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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열정으로 맺은 인연 평생 친자식·그림자처럼

채금석 선생에게는 양아들이 있다.황홍근씨(68)가 바로 그다.군산시청 녹지계장을 끝으로 공직을 마친 그는 평생 채금석 선생을 그림자처럼 보좌했다.축구선수가 되기를 원했으나, 집안의 반대로 이를 관철시키지 못한 그는 제자 육성에 헌신하는 채금석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고 평생 따라다녔다.임피중 2학년인 황홍근은 축구선수였다.어느날 신문을 보다 우연히 '채금석 오토바이'란 타이틀을 보고, 무작정 기사에 난 영명고(군산제일고 전신) 운동장을 찾았다.축구인 채금석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를 알았기에 학생 황홍근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당돌하게 "축구를 배우고 싶다"고 간청, 두달남짓 제대로 된 기술을 배웠다.하지만 집안의 반대로 고교시절 축구를 중단해야만 했던 황홍근은 이후에도 꾸준히 채금석 선생과 인연을 맺는다.채 선생은 자신을 직접 찾아온 어린 선수의 용기에 탄복해 그를 깊이 신뢰하게 됐고, 평생을 친자식이상 가까이 대하며 살게된다.황 씨는"전북축구에 큰 주춧돌을 놓은 김문철, 김대은을 발굴해서 키운 것도 사실은 채금석 선생의 혜안" 이라고 말한다.첫 대회가 열리던 날, 감격에 겨워 눈물을 펑펑 쏟던 채 옹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황씨가 한때 건강을 잃어 시력이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듣고 채금석 선생은 "나는 다 살았으니, 자네에게 내 눈을 기증하고 싶다"며 끝까지 고집을 피운 일화도 있다.

  • 주말
  • 위병기
  • 2012.02.10 23:02

"금석배 창설 힘입어 전북축구 성장 가능"

"경상도에서만 축구대회가 있을뿐, 호남충청강원제주에 단 하나의 전국축구대회가 없을 때 도내 축구인들이 하나로 뭉쳐 첫 전국대회를 창설할 때의 감회가 새로울 뿐입니다."김대은 전북축구협회장은 "전북 축구가 오늘날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을 꼽는다면 단연, 지역을 기반으로 한 금석배 창설을 꼽을 수 있다"며 "이번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전북 축구가 한단계 더 올라설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김 회장은 대회 창설때 자신과 송두영 전무 등이 당시 강현욱 농림수산부장관, 이진삼 체육부장관을 찾아가 승인을 받아냈던 기억이 새롭다며 "실무는 송두영 전무이사가, 경제적인 문제는 황홍근, 정태훈 님이 많이 도와줬다"고 회고했다.1992년 8월 26일부터 30일까지 초등 17개, 중등 31개 등 총 48개팀이 참가한 가운데 제1회 금석배 대회를 개최할 때 군산에 금석배 후원회가 결성되고, 군산시 유지들이 팔을 걷고나섰던 일화도 소개했다.김 회장은 "전국 48개 대회중 금석배 축구대회만 유일하게 지방협회장이 주최, 주관하고 있다"면서 "금석배 활성화의 결정적 계기는 문동신 군산시장이 대회 창설 취지에 맞춰 대회 개최지를 군산으로 고정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특히 금석배가 성년의 나이를 넘어 전국 최고대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뚜렷한 후원기업이 없는 상황에서 전북도와 군산시가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줬기에 가능했다고 덧붙였다."전북방문의 해를 맞아 열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군산은 물론, 전북의 명소가 널리 소개됐으면 좋겠다"는 그는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 주말
  • 위병기
  • 2012.02.10 23:02

금석배 끝나도 전북은 축구열기

이번 금석배가 끝나면 곧바로 전주월드컵 경기장에서 대한민국-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경기가 열려 전북은 축구열기로 가득찰 전망이다.오는 25일 전주에서 열리는 이 경기는 최강희 전 전북현대 감독이 도내 축구팬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개최하는 경기로 볼 수 있다.금석배가 끝난 뒤, 단 이틀만에 열리는 경기라는 점에서 역대 금석배가 배출한 스타들의 경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우즈베키스탄은 지난 1월 기준 FIFA 순위 67위다.월드컵에 출전한 경험은 없으나,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고, 2011 아시안컵에서도 4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권의 다크호스다.옛 소련에서 분리된 이후 첫 출전한 1996년 아시안컵때부터 지금까지 적어도 아시안컵에서는 단 한번도 예선 탈락한 적이 없다.전주월드컵경기장은 지난해 열린 가나와의 A매치때 첫 4만관중 돌파 기록을 세운 바 있다.과연 이번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는 경기 내용이나 결과 못지 않게, 얼마나 많은 관중이 몰릴지도 관심사다.지난 2000년 이후 전북에서는 여러차례 국가대표간 경기가 열렸으나, 최근들어 빈도가 잦아지고 있다.2001년 11월 월드컵경기장 개장 기념 세네갈과의 친선경기가 열렸다.2002년 한일월드컵때 3경기가 열렸고, 2005년 동아시아선수권대회때 4경기가 열린 바 있다.지난해 6월 가나전 빅매치에 이어 오는 25일 오후 2시 우즈베키스탄과의 일전이 예고돼 있다.

  • 주말
  • 위병기
  • 2012.02.10 23:02

금석배가 배출한 스타들 - 박지성·박주영·구자철·기성용

전북도민들은 지역에서 열리는 금석배가 얼마나 가치있고, 큰 대회인지를 잘 모르는 경우가 많지만, 전국 축구인들 사이에서는 '금석배'라고 하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인다.성년의 나이를 넘어서는 동안 금자탑을 쌓았다는 얘기다.금석배가 배출한 스타만 봐도 이를 쉽게 알 수 있다.현재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박지성은 1992년 경기세류초 시절, 준우승과 함께 우수선수상을 받았다.그는 1994년과 1995년 경기안용중 시절에도 금석배에 출전한 바 있다.카타르 알 사드에서 뒤고 있는 이정수는 경기이천실고 때 우승한 경험이 있고, 울산현대 김영광, 수원삼성 정성룡 골키퍼도 금석배에서 잔뼈가 굵은 경우다.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 진출한 박주영은 2000년 대회때 고교 선수(청구고)로 출전, 두드러진 활약을 보이며 훗날 대스타가 될 것이란 점을 알리고 나섰다.백성동은 전주조촌초완주중 시절에, 조동건은 이리동중 시절 금석배에 참가해 주목을 받은 선수였다.전북현대에서 뛰고 있는 조성환은 서울대신고 시절 역시 금석배에 참가했다.프랑스 AS낭시에 소속된 정조국은 2001년 대회때 서울대신고를 우승으로 이끌며, 득점상(10골)을 받아 발군의 스트라이커가 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성남일화 조동건은 2003년 이리고 우승을 이끌며 득점상(10골)을 받았다.김영권은 2007년 전주공고 시절 금석배에 참가해 두터운 수비력을 선보였고, 그해 대회때 전남광양제철고 지동원은 공격수로 활약을 보였다.구자철, 기성용, 남태희, 홍정호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구선수중 금석배 때 그라운드를 누비지 않은 선수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전북축구협회 김승섭 부회장은 "어릴때 금석배같은 큰 대회에서 뛰는 모습만 봐도 그 선수가 어느 정도로 뻗어나갈지 알 수 있다"며 "기본기가 탄탄하고, 볼을 유연하게 터치하는 선수를 보면 꼭 미래의 국가대표 선수를 직접 만나는 것 같아 가슴이 설렌다"고 말했다.

  • 주말
  • 위병기
  • 2012.02.10 23:02

이제는 자기계발 시대… 배움의 열기'후끈'

'배워서 남주냐'는 말이 있다. 평생교육(平生敎育)을 설명하기에 가장 적절한 말이 아닌 가 싶다. 요즘 나를 채우기 위해 평생 배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막 걸름마를 뗀 어린애에서 백발이 송송한 노인까지 경쟁적으로 배움에 빠져 있다. 지식기반사회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한 생존경쟁 방법의 하나다. 특히 주5일제 등으로 여가생활이 늘어나면서 뒤늦게 또는 서둘러 공부하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공부하는 이른바 '평생교육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지난 28일 오전 전주시 진북동에 소재한 전북교육문화회관 3층 모자열람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하나인 '책이랑 아이랑'수업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불구, 이미 10여 가족 30여 명이 10여 평에 불과한 열람실을 가득 채웠다. 4개에 불과한 원탁 책상은 이미 먼저 온 아이들과 부모들의 차지가 됐다. 대부분은 부모들의 욕심 때문에 찾아왔지만 조기교육 또는 평생교육의 열기를 내품기에 충분했다.시댁에 왔다가 두 자녀와 들렀다는 유진영씨(여35)는 "20분 먼저 와서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만큼, 이 프로그램의 인기가 많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줄이야 몰랐다"라며 어리둥절해 했다.오전 11시부터 시작된 수업. 하나둘 찾아온 수강생이 어느덧 20여 가족에 50여 명으로 늘어나 더 이상 열람실에 빈 자리가 없을 만큼 찼다. 이 프로그램의 정원 20명을 두배 이상 넘긴 셈. 뒤늦게 온 사람들은 더 이상 열람실에 들어올 수가 없어, 아쉬운 발걸음을 해야 했다. 수업은 '만원(滿員)'이 된 수강생만큼이나 시끌벅적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너무 많은 사람 특히, 제어(?)가 힘든 어린 아이들이 절반이상을 차지하는지라 울음소리, 웃음소리 등이 뒤엉켜 누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제대로 간파하기 힘들었다.그러나 걱정은 기우(杞憂)일 뿐. 수업이 시작되자마자 열람실은 '쥐죽은 듯' 조용해졌다. 서 있는 아이, 누워 있는 아이, 책상에 앉은 아이 등 좀 잡을 수 없었지만 아이들의 눈과 귀는 선생님이 손에 든 책으로 향해 있었다. 열기만큼은 충분했던 것이다."원래 그래요. 막상 떠들다가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이 나오면 급속히 관심을 보이고 참여하는 것이죠. 그런 맛에 다소 시끄러워도 열심히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서연숙 선생님의 설명이다.수업은 겨울철에 맞는 '장갑'이란 책으로 시작됐다. 7세 이하의 유아들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인지라 사실상 책을 읽어주기보단 보여주는 형태로 진행됐다. 특히 아이들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 손짓과 발짓, 노래와 무용 등을 동원해 동화구연으로 진행됐다. 그래야만 아이들의 흥미를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 아이들은 "장값은 어떤 어떤 종류가 있을까요?"란 선생님의 질문에 '벙어리 장갑', '스키장갑', '손가락장갑' 등을 일일이 열거하며 이 프로그램에 그리고 '장값'이란 제목의 책에 서서히 빠져 갔다. 동화구연이 끝나자 이번에는 만들기 수업이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은 한가지 주제를 정해놓고, 동화구연으로 설명한 뒤, 이후 주제에 맞는 만들기 놀이를 통해 책과 더욱 친숙해지도록 도와주고 있다.아이들은 선생님이 나눠준 형형색색의 색종이와 가위, 풀, 줄 등을 이용해 방금 전 자신들이 책에서 본 벙어리 장갑을 만들어갔다. 물론 선생님과 엄마 아빠가 도움을 줬지만 자신만의 장갑을 만들었다. 전북교육문화회관 장윤정 독서교육팀장은 "이런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장갑에, 나아가 장갑이란 책에, 더 나아가 독서에 관심을 보이게 된다"라며 이 평생교육 프로그램의 파급효과를 세세하게 설명해줬다.평생교육은 만들기 수업 이후에도 계속됐다. 1시간여의 고된(?) 수업이 끝나자마자 대부분의 부모들과 아이들은 모자열람실과 바로 옆 일반 열람실로 몰려갔다. 이어 자신들이 방금 책에서 보고 만든 '장갑'이란 주제의 책 또는 겨울과 관련된 책, 아니면 다른 책을 하나 둘 들고 나왔다. 여기에는 유아책 5000여권 등 모두 17만원의 책이 배치돼있다.사실상 '책이랑 아이랑'이란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책과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 아이와 아빠 또는 엄마가 함께 책을 읽으면서, 가족이란 동질감을 더 없이 느끼는 것을 넘어, 어려서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엄마, 언니와 함께 온 소윤아양(5)은 "가족과 함께 재미있는 그림책도 보고, 만들기도 해서 좋다"라며 "어떤 일이 있어도 다음 주에도 꼭 여기에 올 것"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 주말
  • 구대식
  • 2012.02.03 23:02

이용자가 본 평생교육 "매일 만나고 싶은 곳, 도서관"

오늘처럼 바람이 좋은 날엔 도서관에 간다. 아이들 손을 잡고 야외로 나가도 좋으련만 대출한 책을 한아름 안고서 도서관을 찾아가는 것도 정말 좋다.아이들이 먼저 나서서 도서관에 가자고 하는 것은 도서관이 주는 정겨움과 특별함이 있어서일것이다. 전라북도 교육문화회관 현관을 들어서니 자동반납대에 책을 반납하는 이들을 맞으며 자동 반납대가 또박또박 친절하게 안내를 하는 것이 마치 동네 아는 지인에게 말하듯이 한다. 반납명세서를 받아 정리하면 자연스레 독서이력철이 된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도서관에 들어서면 반가이 맞아주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사서선생님들이다.이제는 아이들과 제법 낯이 익숙해져 친근해진 사서선생님들은 좋은 책도 소개해 주시고 여러 가지 좋은 정보도 주셔서 아이들이 책과 더불어 도서관에 온정을 느끼게 해주신다.도서관이 책을 빌려보고 공부를 하는 곳 정도로 알고 있던 구시대적인 발상은 도서관에 들어서는 순간 여지없이 깨지고 만다. 도서관은 이제 더 이상 책을 빌려보는 곳만으로 기억되는 것을 거부한지 오래다.매주 운영되는 '책이랑 아이랑' 프로그램은 전문북시터 선생님께서 책도 읽어 주시고 책과 관련된 활동을 같이 해주신다.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하게 만들어주시고 창의적인 생각을 키워가게 하는 좋은 프로그램이니 보는 이들마다 시간내어 참여해보라고 권하게 된다. 좋은 것은 소문을 내어 서로 공유하고 나누어야 더욱 좋지 아니한가.도서관이 더욱 가까이 다가온 것은 야간 개장을 통해서 야간에도 문을 열어 늦은 시간에도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고, 야간문화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지역주민들이 끊임없이 자신에게 교육적인 투자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주간에 운영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도 좋지만 아이들은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부모는 교육을 받으니 그 또한 기다려지는 일이 되었다.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디지털자료실'이다. 도서관에서 책을 읽는 것만큼 영화를 좋아하기에 디지털자료실에서 대여해주는 DVD를 보는 것도 도서관을 찾는 이유가 되는 것이다.도서관이 이렇듯 여러 가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친근하게 느껴지다보니 도서관이 점점 좁아진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은 계속 늘어나는데 서가도 좁고 앉아서 책 읽을 장소도 좁으니 전층이 모두 책으로 가득찰 날을 그려보게 된다. 한 층 정도는 어린이 자료실을 만들어 아이들이 맘껏 책을 읽고 누리게 되었으면 좋겠다. 빌게이츠가 어린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가 도서관이었다고 하니 우리의 모든 아이들이 도서관을 놀이터처럼 여기며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이다.오늘도 아이들 손을 잡고 도서관에 간다.

  • 주말
  • 구대식
  • 2012.02.03 23:02

실무자가 본 평생교육 "꿈과 미래를 설계하는 보물섬"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자료를 선정하고, 목록을 만들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사서로서 요즘 일반도서부터 아동도서에 이르기까지 독서와 독서교육관련 책들의 출판량이 많아지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한 도서관을 홍보하기 위한 단골소재였던 빌게이츠, 안철수, 오프라 윈프리, 나폴레옹 등과 같은 유명한 독서광 또는 독서의 힘으로 고난을 이겨낸 이야기들은 이제 너무나 유명한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이러한 현상은 독서교육이 종합적인 사고능력배양, 자기 주도적 학습 뿐 아니라 전인교육에 큰 도움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우리 도서관에서는 양질의 도서를 선정하고, 제공하는 기본적 기능 뿐 아니라, 어린이들에게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독서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먼저 도서관에 소장하는 수많은 자료를 어린이들이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사서가 직접 교육하는 도서관 이용교육이 있다. 특히 농산어촌학교를 방문하여 실시하는 방문 이용교육은 각급학교에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공공시설인 도서관 이용 시 바른 예절 방법을 교육하여 더불어 살아가는 바른 인성교육에도 힘쓰고 있다.두 번째로 유아 및 초등 저학년에게 책과 친밀해 질 수 있고, 책 읽는 습관형성을 길들여주기 위한 책 읽어주기 교육을 하고 있다. 우리 도서관에서 매주 토요일에 운영하는 '책이랑 아이랑' 프로그램이다. 82년생인 나의 어린시절 까지만해도 독서란 조용한 곳에서 바른 자세로 묵독을 하는 것처럼 엄숙한 활동 이였다. 하지만 이제 유아기 독서는 하나의 문화 활동으로서 '책 놀이'를 통해 아이들이 책과 친해지게 하고, 책을 폭넓게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책을 매개로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일석 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책을 직접 읽고, 내용을 생각해보고, 표현을 해 봄으로써 책을 학습 하는 독서교육이 있다. 매년 방학 중 운영하는 '독서교실'이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또한 토의, 토론 활동, 글쓰기 지도, 북아트 활동, 골든벨 대회 등의 다양한 독후활동을 통하여 종합적인 사고능력을 키워주려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올해는 '영어동화스토리텔링', '도서관체험학습', '지역아동센터방문 사랑의 책 읽어주기' 등 다채롭고 정다운 어린이 대상 독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할 계획이다. 우리 도서관에 소장하고 있는 17만여권의 장서는 그 자체만으로 첨단지식이고, 기술이며, 문화이자 역사이다. 이 소중한 지식정보 자원은 어린이들이 꿈과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보물섬 같은 장소로 만들어 준다. 앞으로 우리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 도서관을 통해 어린이 독서교육이 더욱 활성화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주말
  • 구대식
  • 2012.02.03 23:02

도내 평생교육 현황…6개 시설서 年 15만명 '배움의 즐거움' 만끽

도내 교육문화회관의 평생교육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됐다. 전북도교육청 직속기관인 전북교육문화회관과 익산 마한교육문화회관, 군산교육문화회관, 남원교육문화회관은 애초 도서관이나 체육관을 겸비한 학생회관으로 출발했다.하지만 20012002년에 도교육청으로부터 평생학습관으로 지정된 후 다양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이후 20072008에 교육문화회관으로 이름이 바뀌면서 보다 활발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김제, 부안 교육문화회관은 지난 2010년 문을 열었다.도내 교육문화회관 평생학습 프로그램은 크게 성인교육과 학생교육으로 나뉜다. 비용은 대부분 무료다. 한 곳 당 2040여개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며, 수강생이 연인원 15만 명에 이를 만큼 거대 공룡으로 발전했다. 실제 전주에 있는 전북교육문화회관 수강생은 연 5만여 명이다.이용자는 6070대 노인에서 영유아까지 다양하다. 프로그램도 각종 교육에서 취미, 오락, 체육까지 여러가지가 있다. 도내 교육문화회관이 애초 도서관으로 출발한 탓인지 초기에는 도서관련 프로그램이 많았다. 이후 먹고 살기 좋아지면서 취미교실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에는 건강 관련 프로그램에 수강생이 몰리고 있다.하지만 열기만큼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인기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갈수록 몰려드는 수강생들로 인해 제대로 교육받기가 힘들 정도다. 전북교육문화회관은 국선도와 요가, 명심보감, 익산 마한교육문화회관은 바둑과 수영, 군산교육문화회관은 논술과 노래교실에 수강생이 몰려들고 있다. 최근 전북교육문화회관이 21개 과목의 수강생을 모집한 결과, 대부분이 정원을 넘겼다.인기 프로그램은 도시나 농촌 가릴 것 없이 프로그램의 질에 따라 가리고 있다. 지난 2007년부터 남원교육문화회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책사랑 독서회'는 몰려드는 수강생들로 인해 애초 초등학생반만 운영하던 것을 중고등학생반으로 확대했다. 초등학생도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눠 운영하고 있다. 남원교육문화회관은 이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연간 이용자가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이처럼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수강생들이 몰려드는 것은 갈수록 배움에 대한 열기가 높아지고 있고, 사회 전반적으로 여가 생활을 즐기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관계 전문가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남원교육문화회관 관계자는 "앞으로 가면 갈수록 평생교육 수강생들은 계속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주말
  • 구대식
  • 2012.02.03 23:02

평생교육의 어제와 오늘

21세기는 무한경쟁시대다. 이 속에서 변화하는 사회 문물에 적응하기 위해 끊임없는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자기 적성이나 개성을 살리기 위해 교육을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바로 평생교육 전성기인 셈이다.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특히 사회가 분화 발전함에 따라 평생교육은 그 폭과 깊이가 꾸준히 확장되고 있다. 교육 대상이 학령 아동이나 청소년뿐만 아니라 유아는 물론 가정 주부, 직장인, 일반 시민 및 노인까지 확대됐고, 교육기관 역시 매우 다양한 형태로 넓어지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1970년 들어 노동자들에게 직업 기술을 가르치는 직업훈련원 등 사회교육 시설과 비진학 청소년들에게 학력 보충의 기회를 제공하는 야학, 산업체부설학교 등이 시초다. 80년대 들어서는 경제적 여유와 함께 여가생활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취미, 교양교실이 개설됐다.평생교육기관은 산업체부설초등학교, 사내대학 등 학교형태의 준형식 교육형태와 평생학습관 등 비형식 교육형태로 운영된다. 전국적으로 준형식 1008개, 비형식은 3591개가 운영되는 가운데 도내에는 준형식 61개, 비형식 102개가 있다. 전국에서 각각 6.5%와 2.84%를 차지하는 미비한 수준이다. 전북도교육청 산하 6개 교육문화회관에서 운영되는 평생학습은 바로 비형식 평생교육기관이다.도내에는 준형식 교육형태로 고등공민학교 1곳과 특수대학원 40곳, 근로청소년을 위한 특별학급 3곳, 학교형태의 학력인정평생교육시설학교(고등) 7곳 등이 운영된다. 비형식 교육형태로 대학(원)부설 19곳과 평생학습관 19곳, 시민사회단체부설 16곳, 지식·인력개발형태 18곳, 사업장부설 11곳 등이 운영되고 있다.또한 전국에는 총 82개 도시가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됐다. 이중 도내에는 진안군(2001년)과 전주시(2004년), 익산시(2005년), 김제시(2006년), 남원시(2006년), 정읍시(2006년), 군산시(2007년), 완주군(2011년) 등 8곳이 지정됐다. 이 또한 전국 비율의 9.75%에 불과한 수준이다.평생교육사 배치 현황도 마찬가지다. 전국 3144명 가운데 전북에 92명이 배치돼 2.92%에 불과하다. 급수별로는 1급의 경우 전국 147명의 4.08%인 6명이, 2급은 전국 2833명의 0.35%인 79명이, 3급은 전국 164명의 4.26%인 7명이 배치돼있다. 전국적으로는 서울이 1급 55명과 2급 978명, 3급 60명 등 1093명의 평생교육사가 배치돼있다.

  • 주말
  • 구대식
  • 2012.02.03 23:02

"한옥의 아름다움은 지붕의 곡선과 마당"

지난 20일 전북대 본관 주변 육모정 공사현장에서 만난 김종은 대목장(65)은 마루 부분에 사각형의 나무 조각을 끼워 맞추고 있었다. 40여년 된 대패질은 날렵하면서도 힘 조절이 정확했다. 그냥 나무에서 전통양식의 정자를 구성하는 어엿한 재료가 됐다.나무는 결을 따라 반질반질한 속살을 드러내며 바닥을 이뤘다."전통 한옥은 이렇게 철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나무 모양을 그대로 끼워 맞추는 게 기본이죠. 짜맞춤은 견고성이 뛰어나고 뒤틀림이 적어요. 또 해체한 뒤 다른 곳에 옮겨 활용하고, 부품을 바꿔서 계속 쓸 수 있어요." 도내 개보수 경험이 있는 사찰, 향교 등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마이산 탑사 대웅전, 학인당, 전주 향교와 동헌도 그가 맡았다. 남원 출신인 그는 선친을 따라 20대 초반부터 한옥 보수를 다녔다. 국내 4대 대목장 중 한 사람이었던 고(故) 고택영 대목장 밑에서 배우기도 했다. 대목장도 궁궐같은 큰 건물을 해야 이름이 나는데 아직 그런 영광은 누리지 못했다. 그는 전통한옥의 아름다움으로 지붕의 곡선미를 꼽았다. "한옥은 뭐니뭐니해도 지붕의 곡선미가 특징입니다. 추녀 나무가 클수록 곡이 많이 생겨요. 자연스럽게 나무의 모양으로 끝이 올라가 날렵한 곡선이 되지요. 또한 두 번째는 마당입니다. 한옥은 단순히 건물이 아니라 공간으로 사람을 엮고 자연의 변화를 느끼게 하죠."문화재를 전문으로 해서인지 그는 전통을 경시한 '무늬만 한옥'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그는 "요새 한옥 바람을 타고 한옥을 많이 짓지만 보기만 좋지 견고성, 지속성은 의문이다"면서 "어설프게 가격에 맞춰서 모양새만 좋은 한옥은 양심상 지을 수가 없다. 금액에 맞춰서 공법도 없이 모양만 내서 값싼 나무로 못을 많이 박곤 하는데 이는 1회용이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옥의 막연한 선호에 대해서는 "노후에 한옥 짓고 살고 싶다는 사람은 많아도 실제는 어렵다. 한옥은 관리가 힘들다"면서 "한옥은 처마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공간이 많이 필요해서 활성화가 쉽지 않다. 대안으로 흙집이나 목조주택을 짓는데 엄밀히 하면 전통 한옥은 아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한옥의 변화와 표준화는 환영한다. "현재는 재료 다듬는 부분은 대부분 기계화돼 서까래도 기계로 돌려서 깎아요. 나무의 특성에 따라 수입송을 쓰면서 대중화도 됐어요. 또 전에는 설계가 미숙해서 일부는 설계를 무시했는데 지금은 많이 표준화됐지요. 집 자체가 점점 편리하게 변하는 것은 환영할 만 해요. 한옥이 주거공간 역할을 하며 존재할 수 있으니까요."

  • 주말
  • 이세명
  • 2012.01.27 23:02

짓는 과정마다 의식 치르며 정성

한옥은 짓는 과정마다 의식을 치르며 정성을 들였다.국가한옥센터에 따르면 한옥 공사는 터잡기로 시작해 주변 가꾸기로 마무리한다. 집터는 기본적으로 배산임수다. 여기에 지세에 따라 집의 규모와 방향 등을 정한다. 복거(卜居)좌향(坐向) 의례를 치른다. 설계가 끝나면 기초 공사를 한다. 건물이 들어갈 자리를 다듬는 과정으로 처음 땅을 팔 때 개기(開基) 의례를 한다.기둥을 놓을 장소에 초석을 놓는다. 이 때도 열초(列礎) 의례를 치른다.치목(治木)은 나무를 필요한 모양으로 다듬는 작업으로 역시 치목 의례를 행했다.치목이 끝나면 조립한다. 초석에 기둥을 세우고, 기둥 위쪽에 가로로 가로지르는 창방을 짜 맞춘다. 그 위에 기둥머리를 놓고, 앞뒤 방향으로 보를 끼운 다음 직각방향으로 도리를 얹는다. (들)보는 칸과 칸 사이의 두 기둥을 건너질러 건물 앞뒤를 연결하며 지붕의 무게를 받는다. 도리와는 'ㄴ' 자 모양, 마룻대와는 '十' 자 모양을 이룬다. 도리는 건물의 좌우를 연결하며, 목구조 중에서 가장 위에 놓이면서 서까래를 받는다. 서까래(도리 또는 보에 걸쳐 지붕 면을 채우는 나무), 산자 등을 얹으면 기본 구조가 완성된다. 산자는 서까래 위에 흙을 받쳐 기와를 이기 위해 가는 나무오리나 싸리나무 따위로 엮은 것이나 그런 재료를 뜻한다.도리 중 가장 위에 놓이는 종도리를 올리면서 지내는 상량식(上樑式)은 공사에서 가장 중요한 의례다. 집의 완성을 알리고 고생한 장인들의 노고를 위로한다. 목구조를 마무리하면 기와를 잇는다. 지붕에 나무와 흙을 두텁게 깐 뒤 암키와와 수키와를 올린다. 지붕을 완성하면 흙벽 치기를 하는데 진흙, 백토, 생석회가 섞인 흙에 짚 등을 넣어 벽을 바른다. 온돌, 마루, 난간, 창호를 설치한다. 건물을 다 지은 뒤 화단, 장독대, 담장, 대문을 만든다. 입택(入宅) 의례를 치른 뒤 정해진 날에 집에 들어간다. 이세명기자사진 제공=전북대 한옥건축기술종합센터

  • 주말
  • 이세명
  • 2012.01.27 23:02

안방마님 사생활 기발하게 보호한 '건축의 지혜'

고(故) 박경리 작 '토지'에는 반가 한옥이 잘 묘사돼 있다. 마지막 순간까지 최참판댁의 영화를 지키려던 윤씨 부인이 혼외 아들인 김환을 내다보던 안채의 안방, 최치수가 어머니에 대한 의혹분노를 키우며 딸을 냉랭하게 대하던 사랑채, 최치수의 부인이 머물던 별당, 윤씨 부인의 아들이지만 신분을 숨기며 행랑채에서 기거했던 김환. 한옥에는 이들의 삶이 녹아있다. 아는 만큼 보고, 보는 만큼 느낀다. 한옥은 건물을 이루는 구조마다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채와 마당반가를 중심으로 한옥의 살림집은 채와 채로 건물을 나눈다. 채 사이에는 마당이 있다. 마당 사이에는 문이 있다. 채와 마당은 기능과 성격에 따라 달리 사용했다. 가장 안쪽부터 여성의 거주공간인 안채, 안채의 창고로 쓰인 중간채, 남성의 공간인 사랑채, 행랑채(머슴채 포함)가 위치했다. 부속건물로 별당채, 사당 등이 있다. 마당은 외부공간으로 건물에 따라 안마당, 사랑마당, 행랑마당, 별당마당, 사당 마당으로 구분된다. 안채는 안방, 건넌방, 안대청과 부엌, 곳간으로 구성된다. 안마당은 가사노동을 하는 공간으로 밖에서 보이지 않게 짓는다. 전주시 전통문화연수원 김순석 부원장은 "안채 부엌의 바깥 벽면에는 송화가루를 발라 음식냄새를 잡기도 했다"면서 "우리 조상의 사치는 대단히 실용적이었다"고 말했다.사랑채는 남자의 거처로 손님을 맞는 곳이다. 대청과 누마루, 침방과 서고 등이 포함된다. 사랑마당은 대문과 직접 연결돼 안채와 달리 개방적이다. 눈에 잘 띄지 않게 사랑채와 안채를 연결하는 지름길을 만들어 부부의 소통을 도모했다.행랑채는 대문 양쪽에 이어진 건물로 하인들이 거주했다. 곳간, 광, 마구간, 가마고 등도 있다. 별당은 주로 자녀와 노모가 기거했다. 사당은 조상의 신주를 모신 건물로 보통 안채의 동북쪽에 있다. △안방마님의 사생활 보호전통 반가에 들어서면 먼저 만나는 게 바로 대문이다. 문은 크기에 따라 대문중문소문이 있다. 솟을대문은 행랑채의 지붕보다 높이 솟게 지은 대문이다. 가마나 말이 있는 집에서 지었으며, 부와 권세를 상징한다. 문의 양 옆 기둥 수에 따라 일주문, 사주문 등으로도 구분한다. 일주문은 문을 붙들고 있는 기둥을 한 줄로 배치했을 때를 일컫는다. 주로 절에서 많이 쓰인다. 대문을 지나 건물에 다다르면 기둥이 보인다. 기둥과 기둥 사이가 칸이다. 기둥 모양은 건물의 기능을 알려준다. 관청 건물은 기둥이 둥글고 민가는 사각이다. 김순석 부원장은 "전주 동헌의 풍락헌을 예로 들면 앞에서는 7칸, 옆에서는 4칸이다. 풍락헌은 그래서 28칸이다"면서 "조선 말기 이후 민가에서도 둥근 기둥을 쓰기 시작했고 학인당이 대표적이다"고 설명했다. 신발을 벗고 마루에 오르면 건물의 겉을 따라 다양한 마루가 있다. 마루는 5종류다. 처마 밑 용마루, 건물 안 방과 방 사이의 대청마루, 기둥 사이 툇마루, 기둥 밖으로 나온 쪽마루, 다락처럼 높이 올라간 누마루가 있다.방안에 들어가는 문턱은 외부공기가 위로 들어와 감기를 방지하기 위해 높였다. 방 한 켠 작은 문의 밑 부분은 머름이다. 머름은 바람을 막거나 모양을 내기 위해 미닫이 문지방 아래나 벽 아래 중방에 대는 널조각이다. 방바닥에 앉아 문을 열었을 때 바깥에서는 얼굴과 상체 부분만 보이게 만들어 안방마님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시야를 확보하는 기능을 했다.

  • 주말
  • 이세명
  • 2012.01.27 23:02

친환경 '참살이' 주거공간으로 재조명

한옥(韓屋)은 그야말로 화려하게 부활했다.낡고 춥고 불편하고 손이 많이 가는 집에서 참살이와 관광자원의 한 축으로 거듭났다. 한(韓)브랜드의 중심에 섰다.전국 각 자치단체는 한옥 경관 조성과 개보수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한옥을 육성하고 있다.특히 지난 2006년 서울 혜화동은 전국 최초로 한옥 동사무소를 개청해 눈길을 끌었다.한옥은 시대에 따라 재료와 모양을 바꾸고 기능성과 심미적인 요인을 더하며 시대와 친화력을 높이고 있다.△시선의 차이표준 국어대사전에서는 한옥을 '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은 집을 양식 건물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로 풀이한다. 비슷한 말로 조선집한식집이 있다. 근대화와 일제시대를 거쳐며 일본식 가옥과 양옥, 아파트 등에 밀린 속내가 보인다.일반적으로는 국가한옥센터가 정의한 대로 '선사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우리 고유의 기술과 양식으로 지은 건축'을 의미한다. 좁은 범위로는 '주거용 살림집'을, 넓은 범위로는 '한국 전통건축 전체'를 포함한다.건축법 시행령에서 규정하는 한옥은 '기둥 및 보가 목구조방식이고 한식지붕틀로 된 구조로서 한식기와, 볏짚, 목재, 흙 등 자연재료로 마감된 우리나라 전통양식이 반영된 건축물 및 그 부속건축물'을 말한다. 친환경적인 재료를 쓰고 전통적인 모습을 지녀야 한옥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시선의 차이는 정체성 논란을 부른다. 전주 한옥마을의 경우 이 논란의 중심에 선다.전북대 공대 남해경 교수(건축공학과)는 "전주 한옥마을의 한옥은 근대 거주양식이어서 한옥의 정의와 정체성을 적용한다면 들어가기가 어렵다"면서 "목재와 기와를 쓰고 황토색을 냈다고 해서 한옥은 아니다. 한옥 보급화 초기 일부 자치단체는 철제 현관을 단 목조 건축물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이어 "한옥의 현대화 사업과 시도는 계속돼야 하지만 주변과의 어울림이라는 근본적인 정신을 담아야 편리함과 비용에 맞춘 '무늬만 한옥'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시대지역과의 친화국가한옥센터에 따르면 조선시대를 기준으로 한옥은 주거, 종교, 유교, 궁궐관아 등으로 구분한다. 유교의 영향으로 신분에 따라 집 터의 규모, 집의 칸 수, 나무 부재의 치수 등이 제한됐다. 남녀유별과 장유유서의 관념이 주거의 공간구분으로 이어졌다. 반가(班家)의 경우 안채(여), 사랑채(남) 등으로 나눠 생활했다. 한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온돌(북방)과 마루(남방)가 조선시대에는 일반화하고 각 지역의 기후와 조건에 맞는 다양한 건물 형태가 이뤄졌다. 몸채 형태와 평면 형식에 따라 'ㅡ'자형, 'ㄱ'자형, 'ㄷ'자형, 'ㅁ'자형으로 구분한다. 'ㅡ' 자형은 부엌, 마루, 방 등이 길게 배치된 간단한 구조로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형태다. 주로 기후가 따뜻한 전남경남 등 남부지방에 많다. 'ㄱ'자형은 'ㅡ'자형의 변형으로, 주로 중부지방에서 많이 보인다. 'ㅡ'자형에 비해 작은 마당에 지어질 수 있다. 'ㄷ'자형은 'ㅡ'자형을 기본으로, 양쪽에 비슷한 길이의 돌출부를 직각으로 배치한 형태다. 영남 북부지방의 반가에서 볼 수 있다. 'ㅁ'자형은 중앙에 위치한 작은 마당을 중심으로 사방에 모두 실이 들어선 형태다. 추운 겨울, 바람이 잘 통하지 않도록 폐쇄적이며, 안동지역에 많다. 근대화시기 이후에는 흙과 나무 대신 벽돌과 유리 등 새로운 재료를 쓰고 생활의 변화에 따라 실내공간도 달라졌다. 도심 한옥은 도시구조에 맞게 오밀조밀하다.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1960년대 이후 한옥은 거의 지어지지 않다 1990년대 이후 참살이 바람에 따라 각광을 받게 됐다. △한옥은 변신 중1990년대부터 한옥의 친환경적이고 심미적인 요소가 부각되면서 한옥의 주가는 올랐다. 보전, 현대화를 비롯해 신한옥 바람도 일고 있다. 하지만 3.3㎡당 500만 원 이상의 건축비는 자본을 요구하면서 고급화하고 상업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와 함께 기존 한옥의 단점으로 꼽혔던 불편, 관리의 어려움, 높은 신축 비용을 보완해 산업화대중화하는 작업도 활발하다. 전주 한옥마을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듯이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문화시설, 숙박시설, 공공시설 등으로 개축되고 있다. 주거 부문에서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2010년 한옥 구조를 담은 새로운 주택평면을 개발했다. 발코니 확장을 한 전용면적 84m를 기본으로 사랑방, 한실, 안마당, 다실 등 모두 4개 유형을 내놓으면서,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정부 차원에서는 제작의 자동화와 표준화를 추진하면서 건축비를 절감과 함께 대중화도 꾀하고 있다. 국가한옥센터는 지난해 말 한옥에 현대적인 주거성능을 높이고 시공비를 현재의 60% 수준으로 절감하는 기술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한옥 모델을 보급하고 재료 생산과 시공의 기계화로 균일한 품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북대는 지난해 11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한옥건축기술종합센터를 개소해 건축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계교육을 하고 있다. 올부터는 환경대학원에 국내 최초로 한옥학과를 신설하고 고창캠퍼스에서는 기능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전북대 한옥건축기술종합센터 김윤상 팀장은 "한옥은 단가가 500만~1000만 원까지 천차만별이다. 최근에는 모듈화된 방법으로 제작이 이뤄지고 있다. 기본을 고수하되 목재와 흙의 접목 방법을 개선하는 식으로 재료의 단점도 보완한다"면서 "무엇보다도 각 지역과 단체가 기술을 공유하는 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말
  • 이세명
  • 2012.01.27 23:02

"아들아, 엄마왔다" 역귀성 시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절은 예의를 표현하는 방법이다. 그런 까닭에 절에도 법도가 있다. 설날을 앞두고 전주 한옥마을에 있는 전북예절원에서 주부 수강생들이 전인주 원장으로부터 세배법을 지도받고 있다. 관련기사 15면 안봉주기자 bjahn@10여년 전 만 해도 이맘때 서울역 광장은 고향으로 가는 열차 표를 사려는 귀성객들로 온통 난리였다. 열차 표를 구하려는 귀성객들은 전날부터 하룻밤을 꼬박 새야 했다. 학업과 직장을 위해 서울로 떠났던 사람들이 설날을 맞아 부모가 계시는 고향을 찾는 게 당연한 것이었고, 가히'귀성전쟁'이라고 불릴 만했다.지금도 명절을 전후해 귀성길이 결코 수월치 않지만, 10여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부모가 자녀를 찾아 서울로 올라가는 '역귀성'이 자연스러워졌고, 가족끼리 차례를 지내는 설 명절을 고집하지 않는 가정도 많아지면서다.부모가 계시는 고향을 찾은 가족들이 모두 모여 설빔에 차례를 지내고, 어른신들을 찾아 새해 인사를 올리며 덕담을 나누는 전통적인 풍속이 여전히 살아있지만, 연휴로서의 의미에 더 무게를 싣는 가정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실제 전주에서 활동하는 운동 모임에 참여하는 50대 초반 가장들의 설날 계획을 들어보니 10인 10색이었다. 자영업을 하는 이모씨는 교사인 부인과 함께 9박 10일간 인도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부부의 금슬도 돈독히 하고, 평소 동경해온 인도라는 나라를 이해할 겸 겸 충전의 기회로 여행을 선택한 것이다.같은 모임의 영어학원 원장을 생업으로 하는 유모씨는 고향인 충남 서천에서 홀로 사시는 어머니를 자신의 집으로 모신다고 했다. 기독교 독실한 신자인 그는 차례 대신 어머니와 함께 하는 데 설의 의미를 부여한다. 그의 어머니는 또다른 아들로 서울에 사는 그의 동생네가 귀성길 불편을 겪을까봐 귀성을 만류한다고 했다.교사인 김모씨의 경우는 서울에서 가족이 모인다. 정읍에 홀로 사는 어머님을 모시고 큰 형이 사는 서울에서 2박 3일간 가족들이 함께 할 계획이다. 설날 가족들이 함께 모여 미국으로 이민 간 동생네와 인터넷 동영상 전화를 하는 것도 이 가족에게는 명절의 색다른 맛이다.공무원인 심모씨는 설 연휴를 계기로 평소 앓아온 달팽이관 수술을 받았다. 서울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형님댁에서 매년 설 명절을 나왔지만 올해는 신병 치료로 대신한단다.리조트에서 명절을 나는 가정도 많아졌다. 독서에 관심이 많은 어느 가정의 경우 매년 명절때면 형제들이 모여 1년간 감명깊게 읽은 책을 차례로 소개하는 자리를 갖기고 한단다.가정마다 이렇게 설명절이 천차만별이다.사실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인 설날이 제이름을 찾은 것은 얼마되지 않는다. 한 때는 양력 1월 1일인'신정'만이 근대화의 길이고, '구정'은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는 풍습으로 여기기도 했다. 또 두 번 설을 쇠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가해지기도 했다.일제강점기때 전통문화 말살정책에 따라 오래된 설이라는 의미로 불리기 시작한'구정'은 80년 대 중반 '민속의 날'로 변경됐고, 1989년에서야'설날' 본래 이름을 찾았다. '설'의 어원에 대해서는 낯설다'는 말의 어근인 '설'에서 그 어원을 찾아서'새해에 대한 낯설음'과'아직 익숙하지 않는 날'이란 뜻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또다른 해석으로'삼가다'는 뜻의 옛말인 '섧다'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다. 새해 첫날'삼가고 조심하는'날로 시작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렇게 시대적 흐름과 가정, 각자의 가치관에 따라 설날을 맞이하는 방법은 바뀌고 다를 수 있지만, 가족과 친지간 우애와 화목을 꾀하고 새해 첫 출발을 위한 다시 한번 새롭게 다지는 재충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여전히 크고 소중하다.

  • 주말
  • 김원용
  • 2012.01.20 23:02

4~5열로 음식 배열… 생선 동쪽, 육류 서쪽

설날 차례상은 집안에 따라 행하는 예법이 조금씩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정갈한 마음가짐으로 격식에 맞춰 음식을 장만하고 조상의 '음덕'을 기리는 정성이 우선돼야 한다.대개 음식은 4~5열로 배열한다. 1열은 밥·술잔·수저·국, 2열은 국수·고기·적·생선·떡, 3열은 탕, 4열은 포·나물·젓갈, 5열은 과일을 놓는다.첫째 줄에는 밥과 국을 신의 수대로 놓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평상시 밥과 국 놓는 위치와 정반대 위치라는 것. 즉 밥이 서쪽, 국이 동쪽이다. 둘째 줄에는 전과 적을 놓는다. 머리와 꼬리가 분명한 생선류는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생선은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놓는 것이 원칙. 고인이 생전에 즐기던 음식을 놓으면 금상첨화다. 셋째 줄은 어탕, 육탕, 소탕 등을 올리는 탕의 자리다. 전 원장은 "땅에 뿌리를 박지 않은 고기나 생선 등은 하늘에서 얻어진 것이기 때문에 양의 숫자인 홀수로 놓는다. 탕에 건더기만 떠서 놓는 것은 조상이 먹기 편하게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넷째 줄은 나물과 식혜, 김치, 포 등이 올라간다. 나물은 역시 귀함을 뜻하는 양의 숫자인 홀수로 놓는다. 김치도 희게 담근 나박김치만 올리는데 이는 깨끗하고 순수한 음식만을 올리는 것이 예라고 여겼다.다섯째 줄의 과일을 놓을 때는 동조서율(東棗西栗), 조율이시(棗栗梨枾), 홍동백서(紅東白西) 순이다. 조율이시는 대추는 동쪽에, 밤은 서쪽에 놓되, 대추 밤 배 감 등의 순으로 놓는다는 것이다. 홍동백서는 동쪽에 붉은 과일을 서쪽에 흰 과일을 놓는 것을 뜻한다. 본래 과일류는 짝수로 맞추도록 돼 있다. 땅에 뿌리를 둔 것은 음수인 짝수로 놓는다고 전해진다.

  • 주말
  • 이화정
  • 2012.01.20 23:02

어른께 '만수무강 하세요' 예의 어긋나요

설 명절이 되면 새댁들의 머리가 무거워진다.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 하는 일 보다 간만에 보는 친척 어르신들에게 실수하지 않고 처신하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호칭 부르기, 세배 올리기, 차례상 차리기 등 배워두고 가야할 게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유학자이자 서예가인 석전 황욱 선생을 32년간 시아버지로 모시면서 전통 예절을 익힌 전인주 전북예절원 원장(71)이 들려주는 예절의 비법(?)을 들어봤다. 전 원장은 "내용이 없는 형식은 없다"면서 "각자 바쁘게 살다 보니 산소도 미리 다녀오는 경우도 그나마 괜찮지만, 선산을 찾지도 않고 여행을 다니는 것은 안 될 말"이라고 덧붙였다.△ 남편을 부를 때 '그이' 혹은 '저이' 갓 결혼한 신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남편을 부를 때다. 자신도 모르게 연애할 때처럼 '오빠' 혹은 '~씨' 혹은'자기야'로 부를 경우 시아버지 시어머니가 불호령을 내리지 않더라도 표정부터 살펴야 할 것이다. 전인주 원장은 "시집 식구들 앞에선 남편을 '그이' 혹은 '저이'라고 불러야 하고, 아이를 낳은 뒤라면 '아비' '아범'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친정 식구들 앞에선 성을 붙여서 '△서방' 혹은 '그 사람'이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새신랑은 아내를 친가에선 '그 사람' '어멈' '어미'로 부르고, 처가에선 '집사람' '안사람' '그 사람'으로 불러야 한다. 가까운 친척인데도 헷갈리는 호칭이 남편의 형이나 누나, 남·여동생의 관계. 전 원장은 "남편의 형님과 같은 항렬은 아주버님, 아내 오빠의 아내는 아주머니, 아내 남동생의 아내는 처남댁으로 부른다"고 일렀다. △ 어른들께 "만수무강 하세요" 버릇없다(?)설날 빠지지 않는 게 세배다. 세배는 조부모, 부모, 자녀가 있을 때는 부모가 먼저 조부모에게 세배한 뒤 자녀가 조부모에게 세배해야 한다. 자신보다 더 어른이 있을 경우에는 그 예를 생략하는 것이 우리의 예법이다. 요즘 현대인들이 많이 범하는 실수 중에 하나가 어른들께 세배 올릴 때 "만수부강하세요","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고 인사를 먼저 드리는 것이다. 덕담은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건네는 게 예의이지 아랫사람이 먼저 인사말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 전 원장은 "어르신들이 덕담을 하신 이후에는 '명심하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 '말씀 잘 새기겠습니다' 정도의 답변은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우리의 앉은절은 절을 올리고 일어나는 것까지이기 때문에 반드시 일어났다 다시 앉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세배는 우리의 미풍양속이지만 세뱃돈은 아니다. 하지만 세뱃돈은 정을 나눈다는 데 의미를 두어 나이에 따라 1000원, 5000원, 1만원 정도만 주는 게 적당할 수 있다. 그 이상의 돈을 주고 싶다면 별도로 용돈을 마련해 우리의 미풍양속인 세배가 돈과 결부되지 않도록 어른들이 신경을 써야 한다.도움말=전인주 전북예절원 원장

  • 주말
  • 이화정
  • 2012.01.20 23:02

주부가 말하는 '주부들 설 잘 쇠기'

명절 때 마다 고향과 가족을 찾아 민족 대이동을 한다.TV를 통해 한도 끝도 없이 이어진 귀향차량들을 볼 때마다 정 이란 게, 핏줄 이란 게 무엇이기에 사람들의 마음을 저렇게 움직이게 하는 걸까 괜스레 콧날이 시큰해지기도 한다. 어려서 명절이면 벽장에 넣어둔 새 옷 새 신 꺼내보며 손꼽아 어서 그날이 오기를 기다렸다. 친지들 모여 북적대는 잔치 집 분위기에 학교도 안가니 마냥 들떠서 신났고, 온 동네 골목마다 기름 냄새 진동하면 비로소 명절모드에 설레던, 참 즐겁기만 한 설날이었다. 성장해서는 서울서 직장 다니다 붐비는 버스에 선물꾸러미와 두둑한 보너스 봉투, 부모 형제 만날 그리움에 부풀어 고향 가는 길이 멀게만 느껴지고 휴가가 짧기만 해 헤어지기 못내 아쉬워 눈물로 매번 차창이 흐리던 명절이었다.그러던 명절이 결혼해서 새로운 가족들과 시댁 풍습들과 더불어 폭이 넓어진 만큼 즐거움이 배가 되어야 할 텐데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무녀독남인 남편이라 모든 준비와 음식을 혼자 도맡아 준비하고 친정에서 배우고 익힌 익숙한 방법이 아닌, 전혀 다른 요리법으로 이십 중반을 좀 넘긴 풋내기 며느리로서 양반집 차례 상을 차려내는 일은 보통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모처럼 고향에 내려온 남편은 친구들과 어울려 밤늦어서야 들어오고 혼자서 하는 음식준비는 밤이 깊도록 해도 부족했다. 명절아침엔 새벽같이 일어나 차례 상을 준비하고 챙기고 치우고, 낮엔 인사하러 들르는 시댁 친척들 접대하고 또 치우고 하다보면 하루가 다 지나간다. 지금이야 며느리 위상이 좀 달라졌지만, 7080 세대만해도 출가외인이라며 친정 챙기는 일이 눈치 보이는 일이어서 근처 친정에서 이제나 저제나 기다릴 동생들과 친정부모 생각에 애만 태우며 눈치만 보는 애꿎은 남편에게 눈만 흘기곤 했으니 서로 살림살이 초보들이라 상대입장을 얼마나 배려할 줄 알았겠는가.돌아오는 귀성길은 심신이 예민해져 여차하면 부딪힐 듯 냉랭한 평일만도 못한 명절 아닌 명절이 되고 있었다. 명절 후 만나는 대부분의 주부들, 거의 같은 하소연들 일색이었고 좋은 추억들보다는 불만 성토가 많아 여자로서의 한들이 쌓여만 가는 터널 같았다. 그러기를 여러 번, 점점 명절이 다가오면 미리부터 무거운 마음에 시험 앞둔 수험생처럼 심란하기만 한 것이 집안 공기마저 무거워지는 것이었다.그러던 어느 해 설 전날 밤 그날도 준비를 하다 지쳐 잠시 쉬면서 밤하늘의 달을 보고 있었다. 문득 내 평생 명절 준비를 몇 번이나 할 수 있을까. 1년에 두 번 명절들을 두고 평생을 고생이라 여기며 지낸다는 건 얼마나 부질없으며 훗날 삶을 돌이켜 볼 때 후회할지도 모를 일 아닐까 정신이 번쩍 들었다. 하나님은 왼손이 하는 일 오른손이 모르게 하면 아무도 몰라줘도 하늘에 복이 쌓인다 했고, 부처님은 한다는 생각조차 버리고 아무 대가 없이 무주상보시를 행하면 무량한 공덕이 쌓인다 했거늘. 고생한들 얼마나 오래하며 힘이 들면 얼마나 들랴. 너나 나나 부족한 인생들에게 나의 수고를 더 알아 달라고 엄살이나 부리는 행색이 무척 초라하고 부끄러워지는 것이었다. 어차피 할 거 다른 이들에게도 베풀란 지라 가족들에게 하는 건데 나 하나 수고 하면 모두가 즐거울 것을, 마음 한번 돌리니 주객이 바뀌어 내가 벌리는 잔치에 모두를 초대하듯 무엇을 좀 더 해 즐겁게 할까 절로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살아서 윤회하듯 아이들과 같이 음식과 빔들을 사러 마트나 시장도 손잡고 다니며 나름대로 느낄 풍경들을 추억처럼 남겨주고 전 부치는 것도 거들게 하면서 내 어린시절의 남아있는 풍경들보다 더 많이 경험하게 해주며 보는 안목도 길러주고 가져야 할 마음가짐도 일러주었다. 얼굴 한번 못 본 시댁 조상들에게 차례를 올리는 것도 형식적이기 보다 새롭게 나의 솜씨를 선보이니 잘 드시라 기원하며 정성스럽게 올렸다. 이제는 어느덧 세월이 흘러 아이들이 자라 학교 다니느라 서울서 지내다 명절이라고 내려온다. 집 떠나 있느라 변변치 못했을 좋아하는 먹거리 만들어 줄 생각에 마음이 분주하다. 으례 이맘때면 매스컴은 온통 명절 분위기를 고조 시키는 한편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 증후군이다 뭐다 늘 같은 레퍼토리다. 마치 그럴 수밖에 없다는 듯 그러라고 부추기는 듯도 하다. 누군가는 긴 휴일을 이용해 여행을 가기도 하고 적은 식구들에 명절이 별 의미 없는 일상 같을 수도 있겠지만 명절은 명절의 의미를 새기면서 지내는 맛이다. 더 이상 같이 할 수 없는 가족을 가진 슬픈 명절인 가족도 있을 것이고 예기치 않은 병고로 준비 할 수 없는 갖가지 사연을 지닌 채 지내야 하는 상황에 비하면 한자리에 모여 같이 할 수 있는 명절! 다소의 심신의 피로쯤이야 행복한 고민 아닐까. 일이 힘들기보다 관계가 힘든 것이리라. 서로 배려하고 헤아려 주면 훈훈해질 텐데.공연하고 돈을 주는 자와 받는 자 누가 즐긴 자 일까? 기다리지 말고 여유있게 먼저 마음을 내어보자. 할 수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같이 할 수 있음을 감사 한다면 지금 곁에 있는 존재들이 소중하리라. 부모가 갔던 길 내가 가고 있고 그 길을 따라 자녀들이 갈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남겨주고 싶은가. 좀 더 넓게 보고 깊이 있게 생각한다면 명절은 더 이상 고통의 경험 아닌 소통의 기회이고 숙제 아닌 축제가 될 것이다. 숙제 할 것인가,축제하듯 할 것인가?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 주말
  • 김원용
  • 2012.01.20 23:02

그 곳에 가면 '전북의 역사'가 살아 숨쉰다

하얀 눈이 내려 아름다운 설경을 자아내고 있지만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매서운 추위에 밖에서 뛰어놀지 못하고 집안에서 TV나 방학숙제, 컴퓨터 등으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름휴가철도 아니어서 자녀들과 오붓한 가족여행도 할 수 없지만 주말을 이용해 가족들과 함께 주변의 박물관을 찾아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는 것도 나름 의미있는 여가생활이다. 박물관에서 노는 겨울방학, 아무리 바빠도 아이들과 함께 신나는 박물관 나들이에 나서보자.박물관에서는 이 땅에 살았던 역사 속의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수 천년동안 이어온 역사의 발자취도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들을 통해 알 수 있다.박물관에 가기 전에 무엇이던 그 곳에서 만나게 될 것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가면 더욱 더 만족할 수 있다.예전에는 대부분 그냥 한번 둘러보는 식으로 박물관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하지만 아이들이 그동안 궁금해했던 역사 등에 대해 미리 인터넷 등을 통해 사전 지식을 갖고 박물관에서 가 직접 설명해주면 더없는 현장학습이 될 것이고 아이들의 박물관에 대한 흥미도 더욱 커질 것이다.우리 나라에 근대적인 박물관이 등장한 것은 1907년 순종이 창덕궁으로 옮기면서 동물원과 식물원 그리고 박물관의 창설을 준비하면서 부터였다.순종은 1908년 9월 어원사무국(御苑事務局)을 설치하고 먼저 동물원을 발족했다.또한 박물관 운영을 위해 전국에서 도굴돼 유출된 고려자기를 비롯해 불교 공예품 등을 구입하기 시작했다.마침내 1909년 창경궁을 공개하면서 식물원동물원과 함께 박물관이 공개됨으로써 근대적인 박물관의 효시가 되었다. 도내에도 크고 작은 수많은 박물관을 발견할 수 있다. 고인돌, 한지, 판소리, 곤충, 보석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박물관은 지역의 특성을 살린 박물관도 적지않다. 박물관이 있는 시나 군마다 그 지역의 특색과 자랑거리가 오롯이 담겨있어 일반적으로 우리가 인식하고 있는 박물관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흥미로운 박물관 여행을 체험할 수 있다.특히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 옆에는 상상의 기초가 되는 설명도 함께 붙어 있다. 자세히 보고 상상하고 그리고 스스로 느끼면 된다. 모든 것을 다 알려고 하는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느끼는 대로, 매번 다른 경험을 체험하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박물관은 눈으로 보는 것 이외에도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나 영화상영 등도 하고 있어 사전에 미리 알고 가면 즐거움이 배가 된다.국립전주박물관 이문현 학예연구관은 "박물관 전시장에는 다양한 유물들이 가장 보기 좋은 모습으로 놓여 있다. 전시를 기획하고 연출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여기에서 출발한다"며 "박물관은 몸과 마음을 모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숙제하러 가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박물관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 주말
  • 강현규
  • 2012.01.13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