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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전주다운 새로운 축제의 탄생, 그 지속을 기대하며

2023년 전주에 새로운 형태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축제의 이름은 ‘전주예술난장’. ‘난장’이라는 단어에서 옛 풍남제 난장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으리라, 필자 또한 그랬다. 전주종합경기장 일대의 백제로의 차량을 통제하고 그 큰 대로를 걸어다니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흥분되는 일탈이었다. 여기저기 질서없이 틀어대는 음악 소리를 들으며, 산처럼 쌓아놓은 음식을 보며 군침을 다시거나 코를 킁킁 거리고, 기웃기웃 사람 구경을 하며 수많은 인파에 휩쓸려 다니는 일은 목적이 없어도 그저 재미있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같은 반 친구들 우연히 마주치면 오늘 학교서 만났지만 왠지 더 반가워 두 손을 붙잡고 폴짝폴짝 뛰었던 기억이 있다. 다음날 학교에서 지난밤 난장에 다녀온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서 너 그거 봤어? 넌 뭐 먹었어? 하며 은근 자랑도 했었다. 지금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구걸하는 걸인도 있었고, 종종 사람들이 싸움도 하고, 얼큰하게 취한 취객이 경찰과 실랑이를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어른들은 늘 외지에서 음식을 파는 장사치들이 바가지 요금을 받는다고 욕하곤 했다. 무질서 자체였지만 매년 전주 사람들은 난장을 기다렸고, 어린 필자도 좋아하지도 않는 뽕짝 소리가 들리면 그 소리를 따라 난장에 어서 가야할 것 같은 이상한 의무감이 있었다. 그러다가 전주 난장의 여러 단점들이 문제화되고, 사회가 발전하면서 점점 그 고유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전북연구원 장세길 박사는 풍남제 난장이 사라진 이유 중 하나를 풍남제를 관광객이 오는 관광축제로 발전시키자는 전문가와 언론으로 의견으로 인해 본연의 일탈성을 금지하고 질서있게 정리하면서 재미없고, 특색도 없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축제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돈 버는 축제를 만들자는 전문가들의 의견으로 인해 전주 시민들의 일탈의 창구였던 시민축제만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필자는 ‘전주예술난장’을 기획한 사람들이 ‘난장’이라는 단어를 통해 지난 날의 ‘난장’을 기억하는 전주 사람들의 추억을 소환하려고 했는지, 난장의 일탈성을 되살리고자 의도했는지는 잘 모른다. 전주에 ‘예술’과 ‘난장’을 붙인 축제 이름이 처음에는 약간 촌스럽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이 축제가 ‘거리예술축제’라는 것을 알고 나니, 꽤 적합한 이름으로 보였다. 더군다나 요즘 새로 만들어지는 축제 이름에는 선을 넘는 장난스러움이나 적합하지 않은 영어표현이 다수인데, 한글만 사용한 것도 자신감 있어 보였다. 난장은 그야말로 거리의 판이였고, 그 일탈성의 의미를 거리예술로 연결하여 축제 판을 펼치는 것은 누가 들어도 설득력있을 것이다. 그렇게 2023년 전주예술난장은 한옥마을 일대에서 축제를 시작했고,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필자도 2023년 전주예술난장에서 우수한 국내 거리공연예술가들의 작품을 보고 즐거운 관객이 되었다. 특히 축제를 운영하는 방식이 신선했다. 어떤 기관에 위탁하지 않고, 지역의 기획자들과 예술가들이 모여서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축제운영의 품앗이라고 해야할까? 축제현장에서 소리꾼 S는 관객 안내를 하고 있었고, 기획자 H는 크레인을 섭외하고 예술가들의 안전을 점검했다. 갑자기 만들어진 규모있는 축제에서 전주 예술판의 젊은 일꾼들이 크고 작은 일은 나눠 함께 축제를 만드는 모습이 듬직하게 보였다. 그러나 동시에 아쉬운 부분도 있었는데 첫 번째는 장소였다. 한옥마을의 가을은 축제가 없어도 인산인해이다. 그 가운데 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왠지 쉬운 시작으로 보였다. 물론 많은 인파를 뚫고 축제를 운영하는 일은 쉬운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전주 내에서 한옥마을이 아닌 곳에서 관객을 모으는 것은 기획자들에게 엄청난 과제이기 때문에 한옥마을을 선택한 이유가 이해되긴 했다. 그러나 한옥마을에서 전주예술난장을 만난 관객들은 비록 즐겁게 공연을 봤어도 축제의 존재를 모를 가능성이 높다. 그저 한옥마을에 관광와서 운 좋게 만난 공연만 기억하고 전주예술난장이라는 거리축제의 이미지는 희석될 수 있다. 또 하나는 거리예술에 대한 이해였다. 거리예술은 그저 거리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실내공연장에서 하던 컨텐츠를 거리에서 그대로 공연하는 것은 거리예술이라고 할 수는 없다. 아마도 거리에서 하는 공연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것이다. 거리예술은 거리(밖)라는 공공의 영역에 예술의 생동감을 불어넣는 예술장르이다. 엔터테인먼트적인 즐거움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독창적인 예술 행위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대중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에 대한 연구와 방법이 면밀히 고려되야하는 장르이다. 거리예술을 통해 관객과의 소통, 감동을 주는 방법, 공간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법, 해당 예술 장르의 적합한 구현 방법 등 깊이 있게 연구하고 접목해야하는 부분이 많아 보였다. 서울, 안산에서 이미 거리예술축제는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다. 과천은 우리나라 거리예술축제의 대표격인 축제가 있었는데, 행정기관의 아쉬운 판단으로 옛 명성은 사라졌다. 각각의 거리축제마다 대중성, 예술성, 거리예술 창작 등 균형있게 축제를 운영하고자하는 고민들이 수년째 진행되고 있다. 전주예술난장은 거리예술축제의 후발대라고 볼 수 있는데, 전주의 예술적 장르와 지역 문화행사의 성격들은 넓게 비교해 볼 때 거리예술축제는 가능성 높은 장르로 보인다. 2024년 두 번째 전주예술난장이 펼쳐졌다. 나의 아쉬움을 누군가에게 말한 적도 없는데, 그 아쉬움이 채워졌다. 장소가 변경되었는데, 매우 도전적인 장소였다. 팔복동의 산업단지. 와! 나는 감탄이 나왔다. 용기있는 선택! 팔복동은 지금도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있는 삶의 일터인 공장과 들고양이들의 놀이터가 된 문을 닫은 공장, 그리고 어떤 토양에서도 가꾸고 보듬으면 문화예술의 생명이 싹틀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팔복예술공장(전주문화재단)이 공존하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팔복동에 대한 향수가 있다. 값싼 집세 때문에 살던 때가 있는데, 아직도 그곳에서의 조용한 동네 모습, 개짓는 소리, 볕 좋은 날 옥상에서 빨래를 널던 때가 생각난다. 집주인 아저씨는 팔복동이 예전에는 정말 활기찼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 공장이 많으니, 사람이 많고, 집집마다 남은 방을 세주어 대문 안에 3~4가구가 살았다고 한다. 더불어 식당도 생필품점도 많았다고 팔복동의 영광의 시절을 자랑하셨다. 그러나 도시는 계속 변하기 때문에 팔복동은 전주에서 자주 거론되지 않은 곳이 되었다. 전주의 중심도 여러번 변했다. 쇼핑센터도 극장도, 체육시설도 많지 않은 곳, 아마도 거주자가 아니면 팔복동에 자주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전주문화재단 팔복예술공장이 들어선 뒤 문화예술 활동의 싹이 트고 점점 팔복동의 이미지가 문화예술지구로 확장되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팔복 거리에서, 공장 앞에서, 기찻길 옆에서, 공장 문을 열고, 축제의 판이 펼쳐졌다. 아이 보기 힘든 곳에 유모차 부대가 들어오고, 데이트족이 들어오고, 어르신들이 자전거를 끌고 구경나왔다. 철길 옆을 달리는 꼬마 기차 속에는 웃는 얼굴이 가득했다. 축제는 사람 많은 곳에서 하는 것이라고, 누가 그런 나약한 말을 했을까? 간혹 화물트럭만 다녀 먼지가 수북했던 거리는 축제를 찾은 사람들의 걸음에 자연스럽게 먼지가 날아갔다. 그 자리에 웃음소리, 환호와 감탄, 그리고 맛있는 음식 냄새와 플리마켓의 불빛이 빛나고 있었다. 거리공연 구역마다 새로운 볼거리에 관객들을 행복했고, 예술가도 행복했다. 이곳에서는 음향의 부딪힘도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였다. 언제 유리창이 사라졌는지 모를 공장 창문을 통해 배우들이 열연을 하고, 관객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무용수를 카메라에 담기 위해 일제히 밤하늘을 바라보았고, 아이들은 삐에로가 만드는 버블을 터트리려 깡충깡충 뛰어 다녔다. 올해 전주예술난장의 의미는 ‘팔복’이라는 장소의 특별함에서 찾을 수 있었다. 전주 사람이든, 관광객이든 한번도 찾지 않았을 장소로 사람을 모이게 했고, 그 시공간을 유명인이 아닌 축제의 힘으로 채웠다. 세상에 좋은 컨텐츠는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렇게 축제가 필요한 장소를 찾아 판을 벌일 용기는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다. 물론 운영 구조나, 관객 편의 제공, 홍보 등 아쉽고 발전시켜야하는 부분은 아직 많다. 이제 2회를 마쳤으니 당연한 일이다. 개선했으면 하는 부분은 비난이 아닌 애정의 비판으로 하나하나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필요하다. 예술축제는 축제를 채우는 예술가와 관객, 해마다 새롭게 나오는 이슈, 일하는 사람, 예산이나 운영을 위한 제반 환경이 매년 바뀌기 때문에 매년 과제를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축제를 만들어가는 것은 그 과제를 하나씩 푸는 과정일 수 있다. 축제의 결과를 몇 명의 관객이 왔는지, 수익이 얼마인지, 협찬은 얼마 받았는지로 평가한다. 물론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예술축제의 성과로 판단되어야 하는 것은, 창의적이고 차별성 있는 예술적 행위가 용인되고 수용되는지, 그것이 관객과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이 지역의 문화적 토대를 단단하게 하는 것이다. 팔복의 거리에서 내년에도 전주예술난장을 만나길 기대한다. 한지영 (사)전주세계소리축제 콘텐츠운영부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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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30 15:07

〔전홍철 교수의 ‘영상과 함께 하는 실크로드 탐방’〕 (4)실크로드의 미스터리 보물

페르시아 최고의 암벽 정원, 타크이 부스탄(Taq-i Bustan) 사산조 예술의 전형: 광륜(光輪), 연주문, 생명수 동서 문명 교류의 역사적 증거 고구려 무용총, 소그드 석당의 수렵도와 동일 계열 【전문】 최근 중동 전쟁이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로 번지고 있어 현재는 탐방이 불가한 타크이 부스탄(Taq-i Bustan)은 페르시아 사산(Sassan) 왕조(AD 226-651) 때의 유서 깊은 암벽 유적이다. 페르시아어로 '타크(taq)'는 아치를, '부스탄(Bustan)'은 정원을 의미한다. 타크이 부스탄에 새겨진 서임식 부조, 진주의 연주문, 왕권 상징의 광륜, 생명수 그리고 수렵도는 사산 예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특히 수렵도는 고구려 집안 무용총(舞踊塚)에 보이는 벽화와 동일 계열이다. 이는 동아시아와 페르시아 문화 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인데, 필자가 직접 촬영한 드론 영상 자료 등으로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 타크이 부스탄(Taq-i Bustan)은 어떤 유적? 이란 서부 산악지대인 케르만샤(Kermanshah)에 자리잡고 있는 타크이 부스탄 유적은 암산 단애의 두 곳에 아치형 대암벽과 소암벽을 조성하고, 그 동쪽에 개방형 구조를 조각했다. 좌측의 대암벽은 로마 제국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사산 왕조 역사상 최대의 영토를 보유했던 호스로 2세(Khosrow II)의 서임식을 묘사한 것이다. 소암벽에는 샤푸르(Shapur) 2세와 그의 아들 샤푸르 3세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우측 바깥의 개방형 구조는 아르다시르(Ardashir) 2세의 대관식을 묘사하고 있다. △ 암벽 외곽의 문양 : 광륜, 연주문, 생명수 먼저 대암벽을 살펴보자. 대암벽 외곽의 아치 상단에는 다섯 개의 피라미드형 장식이 세워져 있으며, 하단에는 중앙의 초승달을 중심으로 두 천사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이 날개 달린 천사들은 왼손에 은기를 들고 있고, 오른손에는 조로아스터교 신화에 나오는 두 줄의 연주문으로 구성된 광륜을 들고 있다. 이 천사는 그리스-로마 스타일의 승리의 여신 니케(Nike)를 표현한 것으로, 광륜은 왕권을 상징한다. 왕의 고리에 새겨진 연주문은 '쿠바르나(khvarnah)'라고 불렸던 진주에서 유래했다. 진주는 이란 고원에서 탄생한 조로아스터교의 광명을 상징하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왕권 신수의 개념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한편 하단의 기둥을 표현한 직사각형 내에는 식물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이는 신성한 나무 즉 생명수를 표현한 것이다. 생명수의 잔잔한 잎의 형태는 그리스, 로마 그리고 인도의 스타일이 혼합된 것으로 보인다. △ 암벽 내부의 조각 : 서임식 부조와 기마상 내측 후벽 좌우 하단에는 주두 장식이 있는 기둥을 세우고, 중간에 지붕과 같은 선반을 만들어 상하로 구분하였다. 상단에는 호스로 2세의 제왕 서임식 부조를, 하단에는 제왕의 기마상을, 좌우 벽에는 수렵도를 각각 조각하였다. 후벽 상단 우측에 성벽관을 쓰고 있는 인물은 조로아스터교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이다. 왼손에 검을 쥐고 있는 인물이 바로 페르시아 제왕 호스로 2세(Khosrow II)이고, 좌측은 아나히타(Anahita) 여신이다. 아후라 마즈다는 원래 두 손에 조로아스터교의 성물을 들고 있었으나, 현재는 훼손되어 있다. 아나히타는 왼손에 주전자를 들고 있으며, 그 주전자로부터 성수가 흐르고 있다. 두 신은 각각 리본이 달린, 왕권을 상징하는 고리를 왕에게 수여하고 있다. 왕은 다수의 대형 진주로 장식한 화려한 복식을 입고 있으며, 왼손으로는 검을 쥐고 있다. 오른손은 아후라 마즈다로부터 리본이 달린 환을 받고 있다. 왕이 쓰고 있는 왕관은 좌우에 새 날개를 붙이고 초승달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후벽 하단의 기마상은 머리 부분을 원형의 광배와 리본으로 장식하고 있고, 갑옷 하단 복식에는 페르시아 신화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인 시무르그(Simurgh)와 화려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시무르그는 사산조의 은기나 직물 등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개의 머리, 사자의 다리, 독수리의 날개와 공작의 꼬리로 합성되어 있고 우주를 상징한다. 한편 시무르그는 철갑 원주 안에 그려져 있는데, 바깥 원주에는 연주문이 새겨져 있지 않다. 이 기마상은 위대한 정복자 호스로 2세가 자신의 애마 샤브디즈(Shabdiz)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추정된다. 또한 기마 인물은 당시 페르시아 중무장 기병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 소암벽 내부와 우측 외부 개방형 부조 소암벽에는 샤푸르(Shapur) 2세와 그의 아들 샤푸르 3세의 모습이 새겨져 있으며, 우측 바깥의 개방형 부조는 아르다시르 2세의 대관식 장면이다. △ 왕실 사냥터와 악사들의 공연 사냥은 페르시아 왕들이 가장 즐기는 활동 중 하나였다. 이 때문에 사산조 왕실 벽화에는 수렵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늪지에 설치된 장막은 왕실 사냥을 위해 만든 일종의 임시 경기장으로 볼 수 있다. 우측 벽 수렵도는 맨 위에 말을 탄 왕이 단상의 여악사들의 연주를 들으며 일산(日傘)을 든 시종과 함께 사냥터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중간 부분에서는 말을 탄 왕이 질주하면서 사슴 무리를 활로 사냥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아래 부분은 수렵을 끝낸 왕이 좌측 하단의 장막문을 향해 귀환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왕은 머리에 후광을 띠고 활을 편안히 내려놓고 서 있는데, 이는 사냥이 끝났음을 나타내는 신호다. 결론적으로, 타크이 부스탄 암벽 부조는 사산조 페르시아의 예술적 걸작일 뿐만 아니라, 장대한 유라시아 실크로드의 문화 교류를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이다. 특히 수렵도는 중국 집안시 고구려 무용총(舞踊塚) 벽화와 소그드인 석관상의 수렵도와도 긴밀한 관련이 있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회에 상세히 소개한다. 타크이 부스탄 대암벽의 좌측 수렵도 전홍철 교수(우석대 경영학부, 예술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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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30 12:57

[뉴스와 인물] 김세만 익산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백제왕도 익산의 가치, 관광 마케팅으로 널리 알릴 터”

익산문화관광재단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백제왕도 익산’의 가치를 국내외에 효과적으로 알리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역이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 자원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하나둘씩 결실을 맺으면서, 문화가 도시를 바꾸고 관광이 일상에 물드는 익산으로 한 발 더 나아가고 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 김세만 대표이사가 있다. 일본 관광통으로 불리는 그는 지난해 취임 이후 줄곧 일본 관광시장 공략 등 관광 마케팅에 진력하고 있다. 익산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 자산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관광 진흥을 촉진하는 마케팅 전문기관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재단의 존재 이유이자 스스로의 다짐이기 때문이다. 매사 의욕적인 모습으로 매일같이 지역 곳곳을 누비며 보다 나은 익산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그를 만나 백제왕도 익산에 대한 얘기를 들어봤다. -지역 문화예술관광 진흥을 촉진하는 마케팅 전문기관이 되겠다는 게 취임 일성이었습니다. 지난 1년 5개월여 동안의 소회를 간단히 밝혀 주신다면. “백제왕도 익산에 대해서 지식적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들을 피부로 느끼고 몸으로 체감하게 되고 익산 예술인들 각각의 작품이 이제 눈에 들어오는 시간, 제가 익산에 스며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십 년에 걸쳐서 발굴하고 복원해 온 미륵사지와 왕궁리유적, 서동선화 웨스트 앤 이스트 공연 등 익산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콘텐츠를 국내외에 더 잘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을 확실히 하는 기간이었으며, 현재 저는 익산의 푸근함과 맛깔스러운 음식 맛에 빠져들고 있습니다.” -올해 ‘백제왕도 익산, 관광 마케팅으로 문화를 알리다’라는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익산의 많은 역사문화예술 콘텐츠들이 익산의 경계를 뛰어넘어 국내외로 나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개별 콘텐츠의 특색을 살려 수도권과 해외에 홍보해 국내외 관광객을 익산으로 유치하고자 노력하기 위해 만든 슬로건으로, 관광은 빛을 발견하고 비추는 일이라는 뜻을 생각하면 더 가깝게 와 닿을 것입니다. 현재 익산의 많은 역사문화예술 콘텐츠 위에 빛을 비춰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취임 이후 일본 관광 분야 전문가답게 일본 언론·미디어 공략을 통해 익산 관광시대를 열고, 일본 관광 수출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보다, 일본 관광 이제 시작입니다. 일본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관광 마케팅을 진행해 왔던 저에게는 첫 숟가락을 들었을 뿐입니다. 조금씩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달려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 가장 큰 성과는 서동축제와 연계한 백제교류단 팸투어 운영입니다. 일본인 단체 여행객이 발길이 뜸해진 익산에 일본인의 발길을 돌리기 위해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 ‘백제왕도 익산’을 전면에 내세웠으며, 이를 위해 직원들과 일본과의 지속적인 연락 체계를 구축하며 소통해 왔습니다. 이 노력에 화답하듯 일본인 관광객 30명이 서동축제 기간에 익산을 방문해 줬고 퍼레이드에도 함께 참여하며 백제왕도 익산에서의 축제를 함께 즐겼습니다. 또 익산을 알리기 위해 마케팅을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고 판단, 일본 오사카 현지에서 열린 ‘2024 K-관광 로드쇼 in 후쿠오카’에 참가해 일본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B2B 상담을 실시하며 ‘백제왕도 익산’을 알리고 익산을 판매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은 저와 직원들이 함께 일궈낸 성과입니다.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는 직원들도 열심히 일본어를 익혔으며, 영어와 번역기를 활용해 그들과의 의사소통에 힘썼기에 일궈낸 결과가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이 외에도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한국 세계유산순례 상품에 백제왕도 익산이 포함될 수 있도록 하고 일본 MZ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만화 형식의 익산관광 지도, 백제왕도 익산 및 서동축제 홍보 팸플릿을 제작해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사 등 해외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세일즈를 진행 중입니다. 또 일본 큐슈지역의 언론인 초청 팸투어를 진행하며 일본 주요 언론 및 미디어에 ‘백제왕도 익산’을 자연스레 홍보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일본 마케팅 전문가로서 방향을 제시했을 때 우리 직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따라와 줬기에 가능한 성과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이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도 일본인들의 마음의 고향 ‘백제왕도 익산’을 알리고 세일즈하기 위해 일본 인바운드 전문 여행사, 한국관광공사 일본지사, 기타 관계기관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며, 일본 전역에 익산 연구회를 조직해 백제왕도의 숨결을 느낄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익산 서동축제를 백제왕도 익산의 정체성 및 DNA를 구현하는 축제로 탈바꿈한다는 게 재단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인데요. “전북특별자치도 14개 시군의 축제 중 익산 서동축제는 백제 30대 무왕의 어린 시절 서동이라는 인물 중심의 유일한 역사문화 축제입니다. 핵심 콘텐츠는 익산시민이 대거 참여하는 ‘무왕행차 퍼레이드’로서 익산시민의 결집력을 보여줄 계획입니다. 또 서동공원에서는 어린이날과 함께 연계한 가족 중심의 백제놀이와 백제군사 체험 등 액티비티 프로그램을 통해 익산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백제왕도 시민으로서 프라이드를 가질 수 있도록 교육적인 내용을 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익산의 정체성 및 DNA를 구현하기 위해 서동축제를 통해 백제왕도 익산시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하는 것과 역사를 지속적으로 현대적인 콘텐츠로 재해석해 시대에 맞게 디자인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익산시민들이 직접 참여해 만드는 로컬 웹드라마 ‘백제 무왕의 꿈’이 눈길을 끕니다. 굉장히 이색적인데요. “수많은 드라마가 명멸하고 있는데, 히트 작품을 만드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백제왕도 익산의 역사 유적이 다큐멘터리 형태의 영상으로 제작돼 왔다면, 드라마를 통해서 좀 더 재미있게 알리자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백제 역사유적 및 문화관광 자원에 문화예술인들의 상상력이라는 창작과 채색을 통해 역사문화 스토리텔링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백제 역사를 기반으로 한 현대적 감각의 웹드라마를 통해 미디어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흥미를 유발하고, 익산시민이 배우로 직접 참여하게 함으로써 백제왕도 익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자 했습니다. 현재는 편집 작업 중인데, 연말 전에는 꼭 완성본으로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익산시가 새로운 도시 브랜드 ‘위대한 도시, 그레이트(GREAT) 익산’을 발표하고 한(韓)문화 발상지로서 익산의 가치를 재정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재단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고조선 준왕이 세웠던 한(韓)문화 발상지가 익산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습니다. 한문화의 발상지라면 한류의 뿌리가 되는 것입니다. 한류에 대한 현상적인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지만, 역사적인 연구도 이뤄져 익산이 한류의 뿌리로서 조명되길 희망하고 있습니다. 내년 하반기에는 고조선과 마한, 백제로 이어지는 한(韓)문화 그리고 대한 국호의 발상지를 알리는 마한문화대전을 영등시민공원에서 시민의 날 시상식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할 계획입니다. 익산의 새로운 도시브랜드와 함께 재정립된 익산시민의 날을 통해 한문화를 담은 익산의 가치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며, 창작오페라 준왕과 같은 한문화 발상과 관련된 창작 문화예술 콘텐츠가 생산되는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끝으로 익산시민, 전북도민 여러분들께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시민, 도민들이 한문화의 발상지 익산에 대해서 자부심을 가지고 익산에서 개최되는 크고 작은 행사를 타지에 살고 있는 친지와 친구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렸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익산의 홍보 요원이라는 생각을 하고 익산을 사랑하고 자랑하면 익산도 여러분을 자랑하고 사랑할 것입니다.” ●김세만 대표이사는 김세만 대표이사는 동아대학교 관광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관광공사 센다이지사 차장, 감사실 수석검사역, 의료관광사업단장, 대전충남지사장, 나고야 지사장 등을 역임한 관광 분야 전문가다. 지난해 5월 취임 당시 “익산이 가지고 있는 문화예술의 활동 위에 관광과 마케팅이라는 모자를 씌워 문화예술관광 진흥을 촉진하는 마케팅 전문기관으로서 재단의 새로운 모습을 창출하고, 익산이 지역관광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실현 방안으로는 유휴 공간 활용 테마가 있는 익산 차박 캠핑 등 내국인 관광객 유치 활성화, 야간 관광 활성화에 역량 집중, 백제문화를 기반으로 일본 수학여행 시장과 한류 동호회 등을 대상으로 한 중장기 일본 관광시장 개척 기반 마련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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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외(1)
  • 2024.10.28 20:24

[주말, 여기어때] "와! 이곳도 예쁘네"⋯숨겨진 전북 단풍 명소 가을소풍 떠나요

빨강, 노랑, 주황, 초록, 갈색 등 오색단풍으로 단장한 산과 익어가는 벼가 가득한 황금빛 논밭이 장관을 이루는 가을이 왔다. 올 여름 폭염으로 전국의 단풍이 주춤하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은 일찍이 물들기 시작했다. 지각 단풍 속 발 빠르게 가족·연인·친구, 그리고 사색을 즐기기 좋은 가을에 혼자 떠나는 단풍놀이를 위해 전북에 숨은 단풍 명소를 한데 모았다. 가을비가 한 차례 지나가고 가을 햇볕 좋은 날만 남았다. 이번 주부터 하나둘 울긋불긋 물들어 갈 단풍 보러 가을 소풍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완주 고종시 마실길 위봉산성에서 출발해 위봉사, 위봉폭포, 송곶재, 시향정, 다자미마을을 지나 동상면 학동마을로 이어지는 코스다. 둘레길을 걷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빨갛고 노란 단풍은 걷는 재미를 더한다. 특히 위봉폭포는 시원한 물줄기와 양쪽에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전주 수목원 전주에는 단풍과 꽃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수목원이 있다. 단풍을 배경으로 인생 사진까지 건질 수 있는 전주수목원의 사진 명소는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빨간 단풍나무와 노란 은행나무, 10만 평 부지에 뿌리를 내린 3800여 종의 식물까지, 이곳은 눈이 즐겁다. △익산 아가페정원 계절에 따라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는 정원, 아가페 정원은 사계절 내내 관람객이 즐겨 찾는다. 익산 9경 중 7경에 해당할 정도로 아름다움은 이미 증명됐다. 특히나 가을 단풍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잠깐 가을바람 맞으며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공간이다. △무주 적상산 한국의 100경 중 하나로 손꼽히는 적상산은 이름마저 가을의 냄새를 풍긴다. 가을 단풍이 붉게 물들면 마치 여인들의 치마와 같다고 해 '적상'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덕유산 원추리 봄을 틔우고 반딧불이 여름을 밝히던 곳이 이제는 적상산 자락 붉게 물들여 길손을 맞는다. 적상산은 해발 1024m 향로봉과 천일 폭포, 송대 폭포, 장도 바위, 장군 바위, 안렴대 등 곳곳에 명소를 간직하고 있다. 정상까지 차가 들어가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갈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적상산 단풍 구경을 다녀온 사람들은 "이보다 멋질 수 없다"고 표현할 정도로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하늘을 닮아 곱고, 물을 닮아 깨끗한 무주의 가을을 느낄 수 있다. △고창 문수사 고창 문수사 단풍나무 숲은 천연기념물이다. 수령 100년에서 400년 사이의 단풍나무 500여 그루가 빼곡히 늘어서 숲을 이룬다. 흔히 볼 수 있는 단풍나무가 아니다. 문수사로 가는 길 양옆으로 펼쳐진 단풍나무는 아름다운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한다. 사찰의 고즈넉함까지 내려앉아 숨만 쉬어도 힐링이 된다. △진안 구봉산 구봉산의 봉우리 아홉 개가 가을의 멋스러움을 더한다. 인근에 있는 마이산과 운장산으로 인해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았지만 구름다리가 개통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단풍이 고운 산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봉우리가 많아 산행의 난이도는 높지만 올라가면 보이는 절경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고 한다. △군산 오성산 군산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오성산은 성산면 여방리와 둔덕리 경계에 있다. 정상에 오르면 금강하굿둑과 충청남도 서천군이 보인다. 완만한 산길이라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특히 오성산 정상에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로 멋지고 사방이 탁 트여 시원한 조망, 서해와 금강을 붉게 물들이는 아름다운 석양까지 숨겨진 특급 뷰를 자랑한다. 가을철만 되면 알록달록 단풍이 조화를 이뤄 수채화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일상 스트레스를 씻어내고 평온한 마음으로 바꿔 주는 환상의 코스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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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4.10.24 17:34

[주말, 여기어때] 단풍놀이 오가다 "으악"⋯가을 행락철 교통사고 사망 '최다'

가을철 단풍 구경에 나서는 행락객이 많아지는 10월과 11월에 교통사고 사망자가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전북경찰청이 제공한 최근 5년간(2019∼2023년) 월별 전북 교통사고 사망자 현황에 따르면 2019년 사망자 수는 248명, 2020년 217명, 2021년 194명, 2022년 194명, 2023년 171명이다. 이중 가을 행락철(10∼11월) 사망자 수는 각각 56명(22.58%), 42명(19.35%), 41명(21.13%), 48명(24.74%), 44명(25.73%)에 달한다. 가을이 시작되는 9월까지 포함하면 각각 80명(32.26%), 62명(28.57%), 55명(28.35%), 61명(31.44%), 61명(35.67%)이다. 가을철에 유독 교통사고 사망자가 집중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졸음과 전방주시 태만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급증하는 가운데 다른 때보다 교통량이 많아지면서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가을 행락철 대형 교통사고를 막으려면 운전자는 과속이나 끼어들기 등 난폭 운전을 삼가고 장거리 운전할 때는 충분히 휴식해야 한다. 승객은 반드시 안전띠를 착용하고 차내 음주·가무 등 운전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또 가을철에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커 안개가 발생하기 쉬워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기상 상태별 교통사고 치사율을 보면 안개는 9.1로 맑음(1.2), 흐림(4.6), 비(2.0)의 최대 10배다.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0m 이내일 때는 50% 감속 운행을 하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할 필요가 있다. 한편 전북뿐 아니라 전국에서 연중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30% 가량은 가을철에 집중돼 있다. 최근 3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총 8202명 중 가을철(9∼11월)에 발생한 사망자는 2403명으로 전체의 29.3%를 차지했다.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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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4.10.24 17:34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21)홍양기사(洪陽紀事)·창계신공실기(蒼溪申公實記)

홍양기사 표지 국사편찬위원회 제공 〈홍양기사(洪陽紀事)〉 〈홍양기사(洪陽紀事)〉는 충청도와 인접한 경기도 남양 사람 홍건(洪健)이 기록한 충청도 홍주(洪州) 일대의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기록이다. 지금 현재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장되어 있다. 홍건은 홍주목사(洪州牧使) 이승우(李勝宇)의 친우로 지내다가 이승우가 홍주목사로 특별히 제수되자 그의 막객(幕客)으로 따라 내려가 동학농민혁명의 진압에 깊숙이 관여한 인물이다. 홍주는 충청도 서북 내포(內浦) 지역의 중심지로서 동학농민혁명 당시에도 끝까지 동학농민군에 함락되지 않은 고을이었다. 그 공로를 인정받은 목사 이승우는 10월 8일에 호연초토사(湖沿招討使)로 임명되었으며 그에게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던 홍건도 11월 16일에 홍주 영장(營將)에 발탁되었다. 〈홍양기사〉에 따르면 동학농민혁명 1차 봉기가 마친 다음인 7월 7일 홍주에서 동학 주문을 외우는 소리가 밤마다 일어나고 있으며, 홍주 관아의 인원들까지도 동학에 물든 정황이 파악되었다. 8월 6일에는 선무사 정경원이 홍주로 와서 인근의 접주들을 소집하여 효유하기에 이르렀다. 이 무렵 유명한 동학농민군 지도자로는 홍주의 김영필(金永弼)·정대철(丁大哲)·이한규(李漢奎)·정원갑(鄭元甲)·나성뢰(羅成蕾), 덕산의 이춘실(李春實), 예산(禮山)의 박덕칠(朴德七)·박도일(朴道一), 대흥(大興)의 유치교(兪致敎), 보령(保寧)의 이원백(李源百), 남포(藍浦)의 추용성(秋鏞成), 정산(定山)의 김기창(金基昌), 면천(沔川)의 이창구(李昌求)이다. 그 가운데 이창구의 무리가 가장 많아서 50,000~60,000명이라고 하였다. 1894년 9월 동학농민혁명 제2차 봉기가 시작되고 나서 홍주를 중심으로 한 충청도 내포 지역의 동학농민군의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졌다. 10월 3일 각처의 동학농민군이 최시형의 지휘라고 하며 도처에서 일어났다. 서산 수령 박정기(朴錠基)·태안부사(泰安府使)·신백희(申百熙)·별유관(別諭官) 김경제가 모두 그 피해를 당했다. 해미·예산·덕산 등의 고을에서는 군기를 모두 빼앗겼다. 해미·덕산·대천·예산·목시(木市) 등지에서 진세(陣勢)를 이루기도 하였다. 그러나 10월 8일 홍주목사 이승우가 호연초토사로 임명되고 나서부터 이들에 대한 본격적인 토벌이 진행되었다. 관군은 10월 20일 合德에서 동학농민군을 격파하여 60여 명을 사로잡았다. 10월 25일 일본군 아카마츠(赤松國封) 소위와 통역관 이이다(飯田)가 군사를 인솔하여 홍주성에 입성하였다. 결국 10월 28일부터 29일 사이에 홍주성에서 커다란 전투가 벌어졌다. 〈홍양기사〉에 따르면 관군의 대포는 멀리까지 날아가고 일본군이 대포를 잘 쏘아서 적중하였으나 동학농민군의 병기는 뛰어나지 못하고 서툰 자들이 쏘고 법도가 없어서 끝내 관군 및 일본군 중에 1명도 해칠 수가 없었다고 한다. 동학농민군 상당 수는 사로잡혔고 이틀 동안 성 아래 죽은 사람만 600~700명에 이르렀다. 〈홍양기사〉에는 11월 8일 서산 해미에서 일어난 전투도 수록되어 있다. 해미성을 점거하고 있던 동학농민군은 죽산부사 이두황이 지휘하는 병력의 공격을 받아 퇴각하여 서산의 도비산(道飛山)에 물러나서 주둔하기에 이르렀다. 이제 내포 지역에서 동학농민군의 기세는 완전히 가라앉게 되었다. 〈홍양기사〉는 홍주성 영장을 받았던 홍건의 기록인 만큼 동학농민군에 대하여 왜곡되거나 과장된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많은 사실을 기재하고 있다. 그 가운데는 홍주성 전투에서 관군 측의 탄약을 허비하게 하기 위해 인형을 만들어 위장전술을 사용한 농민군의 전술, 이 지역 동학농민군 지도자 가운데 가장 세력이 컸던 이창구를 체포하기 위해 그의 애첩을 납치하여 미인계를 쓴 이야기, 결국 부하의 배신으로 이창구가 체포되는 경위 등 흥미로운 이야기도 실려 있다. 비록 동학농민군을 토벌한 기록이지만 그들에 대한 생생한 모습을 알려주는 점에서 〈홍양기사〉가 가지고 있는 사료적 가치를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유바다(고려대학교 한국사학과 부교수) 〈창계신공실기(蒼溪申公實記)〉 경상도 의흥(義興, 현재 군위군 의흥면)에서 동학농민군 진압 관련 내용을 일기체로 적어 편집하여 인쇄한 자료이다. 이 자료의 저자는 신석찬(申錫燦, 1851~1921)이다. 신석찬의 활동은 뒤에 붙여 놓은 행장을 통해 알 수 있다. 이 행장에 따르면 호는 창계(蒼溪)이고 나이는 40대 후반이며 의흥향교의 약장(約長) 또는 교의(校議)를 지냈다. 표지의 책명은 〈창계실기(蒼溪實記)〉라고 했으나 『창계신공실기서(蒼溪申公實記序)』 라고 하여 〈창계신공실기(蒼溪申公實記〉를 책명으로 볼 수 있다. 이상교(李相敎)가 지은 서문에 “공은 바위굴에서 책을 읽는 선비요, 초야에서 조잡한 음식을 먹는 사람”이라고 한 것으로 보아 신석찬은 벼슬은 하지 않은 시골 선비였다. 내용 기술은 일기체로 1894년 8월부터 12월까지의 사실을 적어 놓았으며 끝에 포상과 관련되는 문건들을 붙여 놓았다. 이 내용의 기본은 의흥을 중심으로 창의하고 농민군을 토벌한 과정을 담았다. 앞에 “동도의 변고가 처음 호서와 호남에서 시작하여 봄에서 여름 사이에 더욱 퍼졌는데, 영남의 인사들도 많이 그사이에 물들어 낙동강의 좌우와 상하가 모조리 소굴이 되었으며 약탈이 끝이 없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또 동학농민군이 먼저 의성에서 봉기하고 나서 이들이 8월 19일에 의흥 지방을 침입하였다고도 기록하였다. 일기 순서에 따르면, 8월 18일 신석찬은 동료들을 모아 방어의 계책을 논의하였고 의흥수령 성태영(成泰永)과도 의논하였다. 그는 의흥ㆍ칠곡ㆍ군위 세 고을의 사족들과 민정(民丁)을 모아 수천 명의 민보군을 조직하고 양곡과 군기를 거두어 활동을 전개하였다. 신석찬은 향교의 조직에 따라 약소(約所)를 꾸려 총지휘관인 약장이 되었고, 이어 면 단위의 약장, 강장(講長)을 임명하였다. 이들 민보군은 1차로 신원전투에서 동학농민군 27명을 처형한 것을 시작으로, 2차로 신녕, 3차로 효령에서 동학농민군을 진압하였다. 이 세 곳은 모두 강좌(江左) 지역으로 김산 등 강우 지역에서 쫓겨오는 농민군을 방어하는 역할도 하였다. 또 민보군 일부를 강우로 보내 김산 등지에서 활동하게 하였다. 이어 1905년에 의병이 일어나자 개화 정부의 하수인인 수령들이 이들의 방어에 나섰다. 이에 신석찬은 동학농민혁명 당시의 조직을 다시 가동해 토벌에 나섰는데, 이 사실을 끝 부분에 간략하게 적어 놓았다. 2권에는 부록을 실었는데 선무사 이중하(李重夏)가 전달한 선유문, 토포사인 조중응(趙重應)이 보낸 전령, 신석찬이 의흥약장의 이름으로 보낸 전령 등의 문건이 실려 있다. 이 책의 자료와 내용은 향교 중심의 민보군이 조직된 점과 강좌 지역의 민보군 활동 모습을 보여 주는 게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끝에는 의흥현의 유생들이 연명으로 군위현감에게 신석찬의 포상을 요청하는 장초(狀草)와 상서(上書), 경상도 유생의 이름으로 경상관찰사에 보낸 서장, 군부아문과 궁내부에 보낸 서장 등이 수록되어 있다. 관련 부처에서 끝내 포상을 내리지 않았지만, 이로 보아도 신석찬은 유력 인사로 짐작된다. 맨 끝에는 신석찬의 일대기를 적은 행장이 수록되어 있고, 또 다른 유생들이 신석찬과 관련하여 쓴 글 몇 편이 수록되어 있다. 발문에는 족질인 신태경이 편집해 발간한 경위를 밝혀 놓았다. 지금의 경상북도 지역의 동학농민혁명 전개상황과 민보군의 활동을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가 매우 높다.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병규(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연구조사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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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4 17:24

[주말, 여기어때] 가을폭염에 '지각 단풍' 전북, 이번 주부터 단풍 들기 시작

최근 가을비가 내리고 난 뒤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을바람이 살랑이고 있다. 눈치 없는 '지각 단풍'이 아쉽지만 단풍놀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매년 똑같이 설레는 모습이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단풍이 늦어졌다. 단풍으로 유명한 설악산도 지난해보다 나흘 늦게 첫 단풍이 관측됐다. '지각 단풍'이 든 이유는 늦게까지 이어진 폭염과 폭우의 영향이 크다. 여기에 지난해와 비교해 지역·수종별로 차이는 보이지만 해발고도와 위도 등 지리적 요인도 이유일 수 있다. 산림청이 전망한 전북지역 주요 산림 단풍 관측 시기는 10월 말이다. 산림청에 따르면 변산반도 단풍나무류는 22일, 내장산 참나무·단풍나무류는 각각 25·27일, 대아수목원 참나무·단풍나무류와 은행나무는 각각 28일, 11월 1일로 예상된다. 이는 50% 정도 물드는 날짜다. 단풍 절정을 말하는 80%가량 물들 때까지는 조금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가을 행락객을 맞이할 단풍도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완전히 빨갛고 노란 옷을 입지 못했지만 나뭇잎 끝부터 가을이 왔다는 것을 알리듯 조금씩 옷을 갈아입는 중이다. 단풍이 물들 준비를 한다는 의미다. 이번주부터 단풍 들기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가을 소풍'을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도내에는 내장산, 대둔산, 지리산 등 유명한 단풍 명소가 있지만 14개 시·군 곳곳으로 들어가 보면 이들 산에 못지 않은 '숨겨진 단풍 명소'가 많다. 올 가을에는 완주 고종시 마실길, 전주 수목원, 군산 오성산, 익산 아가페정원, 무주 적상산, 고창 문수사, 진안 구봉산으로 단풍놀이를 떠나보자. 디지털뉴스부=박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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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현우
  • 2024.10.24 12:54

[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익산 왕궁리유적 발굴결과로 확인하다

'익산 왕궁리유적(王宮里遺蹟)'은 행정구역상 익산시 왕궁면 왕궁리 634번지 일대이다. 용화산에서 남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탑리마을의 북편 구릉에 위치한다. 현재 사적 제408호(1998.9.17)로 지정되었으며 2015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등재된 의미있는 유적지이다. 그런데 최초 왕궁리 유적의 조성 및 운영 세력에 대해 그간 마한 도읍설, 백제 무왕 천도 및 별도설, 안승 도읍설, 후백제 견훤 도읍설 등 다양한 견해가 존재하였다. 그러나 왕궁리 5층 석탑과 관련 1976년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조사 성과에 비추어 보면 핵심적 유구는 백제 사비기 무왕대 조성된 것으로 판단되며, 백제 멸망 이후 고려시대에는 사찰로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결국 백제 무왕기 궁성으로 조성되었다가 백제말~통일신라시대에 1탑 1금당의 사찰로 변모했던 것이다. 이에 이번 글에서는 그간 발굴성과로 증명된 왕궁리의 각종 유적을 소개하고 그 의미를 살펴볼까 한다. 현재 왕궁리 유적은 시대구분 없이 건물지가 정비되어 있어 유적의 명확한 모습이 일반인의 눈에는 쉽게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1976~1977년 시굴조사(원광대 마한백제연구소)가 시행되어 궁궐 담장과 사찰 관련된 시설의 모습이 드러났다. 이후 1989년부터 현재까지 국립부여문화유산연구소에서 학술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이 조사를 완료한 상황이다. 우선 사찰 건물지 흔적을 살펴보면 궁성 건물지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동쪽에 편향되어 남북축선상 5층석탑 – 금당지 - 강당지로 놓여 있으며 석탑 동편 기와 가마터 2기와 강당지 서편 건물지 2기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금당지와 강당지의 중앙은 적심이 없는 구조이며, 사찰 중문지와 회랑은 확인되지 않았다. 강당지 남편에는 3개의 계단시설이 확인되었는데 이 계단은 초기 강당지의 계단으로 추정된다. 한편 5층 석탑 아래에는 동서 16.85m×남북 폭 12.7m의 건물 축기부가 확인되어 석탑이전에는 궁성 관련 시설이 존재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으로 궁성 관련 유적이다. 궁성의 외곽은 동서 240m, 남북 490m로 평면 장방형이다. 궁궐 내부는 경사면을 따라 단이 지도록 축대를 쌓아 평탄대지를 조성했으며 정전으로 추정되는 대형 건물지와 와적기단(瓦積基壇)건물 등 43여기의 건물지가 있었다. 동서 방향으로 4개의 석축과 남북 석축 2개가 확인되어 궁성 내부의 계획적인 조성모습이 확인된다. 그리고 더욱 주목되는 것은 궁성 남동편에 동서 120m, 그리고 남북방향으로 160m의 대규모 내부 성토층을 조성한 것인데 이는 당시 백제의 뛰어난 토목기술을 짐작케하는 유적이다. 성벽 혹은 궁궐 담장은 도성 내부의 궁궐을 보호하기 위한 시설로 동벽 492.8m, 서벽 490.3m, 남벽 23.06m, 북벽 241.39mfh 동서 길이가 남북 길이의 1/2인 약간 틀어진 장방향으로 조사된다. 체성부와 낙수용 부석시설 유적이 확인되었으며 동쪽 궁장은 구간별로 돌을 쌓는 방식이 차이나는 모습을 보이며 궁장 내외로 다량의 기와편이 드러났다. 현재 동쪽 궁장 밖으로 마무리 발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향후 제석사지와 연결하는 어도가 발굴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간절하다. 다음은 대형 건물지 이다. 2005년 조사시 남벽 중앙문지에서 남북일직선상에 위치한 대형건물지가 발견되었는데 규모가 31×15m인 정면 7칸 측면 4칸의 구조였다. 토심구조이며 기단 전체를 판축하는 방식으로 기둥을 받치기 위해 높고 큰 장초석을 놓았다. 이는 건물을 크고 높게 보이게 할뿐 아니라 대형건물지의 기초면과 동서 석축 사이의 높낮이를 고려한 것으로 추정되며 정전급에 해당하는 건물로 이와 유사한 구조의 건물지는 부여 관북리에서와 비슷하다. 일반적으로 백제의 궁성 건물지는 기단에 따라 석축기단가 와적기단으로 나뉜다. 왕궁리에서 와적기단 건물지(건물지 10) 기단이 좌우로 나란한 배치된 구조로 발굴되었고 암키와 편을 바깥쪽으로 맞춰 쌓는 형식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암키와 2매를 원형으로 세워 놓은 것이 특이하다. 이런 와적 수법은 대형건물지의 좌측 연결시설과 북쪽 건물지 23에서도 확인되었다. 왕궁 건물지중 가장 미스테리한 건물지는 문지와 정전 사이의 건물지 27이다. 기단 자체도 비교적 잘 남아 있는 유적으로 동서 길이가 33m, 남북 길이가 3.64m를 하고 있다. 여러 건축적 측면을 고려할 때 남북 방향으로 긴 건축물로 알본의 나니와 궁, 아스카 궁 등에서 보이는 양상이다. 왕궁리 우측에도 비슷한 규모의 장랑지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었으나 발견되지 않아 조금 뻘쭘한 형대의 건물지이다. 추후 조사가 더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왕궁리 유적은 조경으로 특히 유명하며 정원과 후원으로 나뉘는 독립된 별개의 공간은 물을 매개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특히 정원유적은 삼국시대 최초로 확인된 백제 조경기술의 총아로 자연친화적이면서 다양한 괴석으로 인해 발굴 당시부터 지금까지 왕궁리 유적의 대표적 발굴유적으로 불리운다. 후원은 궁성의 후반부에 떨어지는 빗물을 모아 자체적 침수 피해를 줄이는 구조로 추정된다. 다만 이 수로와 관련하여 요즘 일제강점기 사진을 이유로 한국전쟁 당시 참호였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어 향후 이에 대한 연구도 필요해 보인다. 왕궁리 유적중 가장 특이한 건물지는 역시 대형화장실 유적이다. 궁성의 서북편 저지대에 위치하며 이 너머에 공방이 조성되어 있다. 구덩이에 오수나 오물을 저장하였다가 긴 수로를 통해 궁장밖으로 빼내는 구조였을 것으로 보인다. 뒤처리용 나무막대가 총 6점 출토되었고 이 나무 막대는 접촉면이 둥글고 매끄러워 실제로 사용된 것이 확인되어 더 재밌다. 익산 왕궁리 유적의 발굴은 마무리 단계이나 아직 익산의 고대 도시 체계에서 왕궁리 유적을 평가하기는 이르다. 그러나 제석사지-쌍릉-미륵사지로 연결되는 고대 도시 공간의 구조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왕궁리의 발굴은 무척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며 향후 동쪽 궁장에서 제석사지로의 연결로가 확인되면 부여와는 또 다른 백제의 왕궁의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영일 백제문화센터 파견 전북특별자치도 연구관 이영일 백제문화센터 파견 전북특별자치도 연구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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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23 15:08

임실 옥정호 붕어섬생태공원 꽃동산 전국 각지 관광객 북적

늦가을로 접어들면서 마지막 자연환경을 만끽하려는 사람들이 옥정호 붕어섬생태공원으로 전국에서 몰려들고 있다. 임실N치즈축제를 성황리에 마친 후에도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들이 붕어섬을 찾고 있는 것. 군에 따르면, 올들어 22일 현재까지 붕어섬 생태공원을 찾은 방문객은 모두 36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특히 주말에는 1일 평균 6~7000여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몰려 출렁다리와 붕어섬 생태공원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군은 임실N치즈축제에 맞춰 풍성한 가을경관을 위해 기존보다 많은 1만3900분의 국화분을 생태공원과 요산공원에 배치했다. 옥정호의 명물 출렁다리를 건너 붕어섬 산책길을 따라 국화를 배치하고 넓은 공간에는 가을축제와 호수풍경, 가을하늘 3가지 테마로 국화를 배치했다. 그라스류 수크령과 은사초 등이 국화 배치와 조화를 이루고 기존 화단에는 메리골드와 안젤로니아, 천일홍 등 가을꽃 13종 2만여본이 식재됐다. 아울러 9900㎡ 면적에 걸쳐 가을의 전령사로 하얗게 핀 구절초의 물결도 붕어섬 곳곳에 펼쳐져 한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을 정도다. 국화와 가을 초화류, 구절초를 감상하며 붕어섬을 거닐다 보면 메타세콰이어길에 이르고 코스모스가 활짝 핀 꽃동산을 만나게 된다. 군은 지난 여름부터 1만㎡의 면적에 코스모스를 파종, 이식하고 붕어섬의 꼬리에는 가을 억새를 조성해 빼놓을 수 없는 경관으로 꾸몄다. 심민 군수는 “임실N치즈축제를 성황리에 마치고 행복하고 즐거운 임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전국의 도시민이 붕어섬 생태공원에서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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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우
  • 2024.10.22 11:19

[배리어프리, 공공디자인에서 인권을 찾다] ④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 어디까지 왔나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 UD)은 공공시설의 보편적인 기준이 됐다. 승강장 열차 사이의 높이와 간격 차이, 다목적 화장실과 엘리베이터 미비, 저상버스 부족 등의 문제가 장애인뿐 아니라 노약자, 어린이, 유아를 동반한 부모 등 다양한 교통약자가 겪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유니버설디자인’은 장애·연령·성별·​언어 등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라도 시설물과 제품,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을 말한다. 2018년 행정안전부가 본격적으로 공공건물에 유니버설디자인 확대를 유도하면서 서울시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공공청사, 도서관 등에 유니버셜 디자인 적용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교통시설로 확대 적용 사회 장벽을 허무는 배리어프리의 움직임이 활발해지면서 연령과 성별, 장애 여부, 국적 등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안전하게 환경을 이용할 수 있도록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도 속도가 붙고 있다. 서울시는 2020년 지자체 최초로 ‘유니버설 디자인’을 공공 건물과 시설에 의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종합계획을 발표하면서 행정전반에 유니버셜디자인을 선도적으로 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계획에 따라 서울시는 △공공부문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의무화 △유니버설디자인 전담기구 설치 운영 △성공모델 개발 축적 △전 사회적 확대 및 제도개선 등 4개 분야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민 4명 중 1명이 교통약자로 분류되는 만큼 서울시는 최근 교통시설 유니버설 디자인 가이드라인 개발 용역을 실시해 서울시 교통시설에 맞는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교통약자법 시행규칙 설치 기준에 부합할 수 있도록 이동 편의시설 적합 설치율을 2027년까지 95%이상으로 유지시킨다는 목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 유니버설 디자인 도시조성 기본조례에 보도, 교통시설 등에 유니버셜 디자인을 적용하도록 명시되어 있고, 서울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을 위해 실시한 시민 만족도 조사에서 교통시설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다"며 "이동 편의 시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교통시설을 대상으로 유니버셜 디자인 도입까지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된 서울시 대표 건축물은? 배리어프리, 유니버설 디자인이 적용된 건축물은 어떤점이 다를까. 지난 2012년 준공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는 건물 자체가 유니버설 디자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지난 12일 찾은 DDP는 지하철과 연결되는 길과 내부 통로를 경사로로 만들어 휠체어나 유모차의 이동을 용이하게 했다. 계단이 있는 곳이라도 다른 건물에 비해 단차가 크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유도 블록이 지하철역, 버스 정류장에서 건물의 출입구까지 이어져 있고 건물 마다 촉지도가 마련돼 있었다. 외부 통행로에는 안전 손잡이와 난간의 역할을 하는 휜스 레일이 설치돼있었다. 건물 출입구는 문턱이 없고 자동문으로 돼있어 휠체어, 유모차를 이용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이용자가 편리하게 드나들 수 있었다. DDP는 휠체어와 유모차 대여 등 다양한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건축물 내의 작은 부분까지 이용자를 고려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국내 1호 무장애 통합놀이터 '꿈틀꿈틀놀이터' 2015년 서울시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내에 문을 연 첫 무장애놀이터 '꿈틀꿈틀 놀이터'는 장애·비장애 아동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놀이터다. '꿈틀꿈틀놀이터'는 평범한 놀이터와 같아 보이지만 다른 점들이 숨겨져있다. 미끄럼틀이 설치된 놀이대는 긴 경사로가 이어져있다. 바닥과 높이 차가 없는 회전무대를 비롯해 그네에는 등받이와 안전띠가 마련되어 있다. 휠체어에서도 놀이기구에 옮겨탈 수 있도록 놀이기구에 경사로나 지지대 등을 설치해 제작됐다. '아동의 놀 권리 보장'과 '장애·비장애 경계가 없는 통합놀이터' 구축을 위해 서울시와 대웅제약, 아름다운재단, 서울어린이대공원 등 8개 기관이 의기투합해 조성한 무장애놀이터는 2018년 행정안전부 우수어린이 놀이시설로 선정되며 '통합놀이터'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보행자 중심 안내체계 개발…올림픽공원 유니버설 디자인 적용 서울시는 규모가 큰 공원에서 보행자들이 쉽고 안전하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보행자 중심의 정보안내체계를 개발해 올림픽공원에 적용했다. 기존의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정보를 읽기 쉬운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개선한 정보안내체계는 공원 내 이동 경로‧방향‧교통시설(버스‧지하철) 정보, 보행 소요 시간 등의 정보를 표기했다. 보행로 폭에 따라 노선의 굵기를 달리 했고, 색채와 눈에 잘 띄는 서체로 정보를 표기해 모든 사람이 정보를 쉽게 인지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공원 방문객에게 제공하는 보행자 안내지는 △점자 책자 △리플릿 △일반형 책자 등 세 가지 종류로 제작됐다. 서울시 유니버설디자인팀 관계자는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복지 수용도가 높아졌고, 배리어프리와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이 당연해지는 추세"라며 "서울시에서도 이같은 사회 현상에 발빠르게 대응하고자 2016년 관련 조례를 제정했고, 유니버설 디자인 도입을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공공 공간을 발굴해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하고, 이와 관련한 가이드북 발간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이미 디자인이 적용된 공공시설 중에 미비한 공간이 개선 보완될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개발해 모두가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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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4.10.21 15:55

[2024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전북,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2024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주역들

전북특별자치도가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전북대학교에서 '2024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개최한다. 전북에서 첫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국내외 기업인 3000명이 참여한다. 이들에게 전북 기업이 생산한 제품을 소개하고 글로벌 시장에 수출할 수 있어 전북 경제의 세계 진출을 모색하는 중요한 기회이기도 하다. 전북일보는 대회 개막을 앞둔 가운데, 대회장과 세계 총연합회장들, 행사주체 총책임자인 김관영 도지사까지 대회를 앞둔 주요 인사들의 목소리를 담아봤다. △김우재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대회장 -이번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전북에서 개최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개인적으로 전북에서 이번 대회를 개최하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합니다. 전북은 독특한 문화 유산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경쟁력 있는 기업을 보유했습니다. 이번 기회로 전북의 문화 콘텐츠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전북의 중소기업들에게 이번 대회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전북의 중소기업들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지역 내에서만 활동하다 보면 시야가 좁아지기 쉬운데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해외 바이어들과 네트워킹하고, 새로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북의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며 이런 기회가 자주 오지 않는 만큼 최대한 활용하기를 바랍니다." -전북대학교가 대회 개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대회를 전북대학교에서 개최하게 된 것은 매우 뜻깊은 일입니다. 전북대 학생들이 이번 포럼에 참여하고 세계 경제인들과의 네트워킹 기회를 통해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될 것 입니다. 저는 젊은 대학생들이 전북뿐만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해외에서 무궁화를 피우고 큰 성과를 이뤘듯이, 전북의 젊은이들도 글로벌 무대에서 큰 성공을 이루기를 바랍니다." △김점배 아프리카-중동한인회 총연합회장 -아프리카․중동한인회 총연합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요? "저희 한인회 총연합회는 아프리카 57개국과 중동 14개국, 총 60여 개국의 한인 회장들이 모여 있는 조직입니다. 아프리카는 여전히 많은 분야에서 발전이 더디지만 동시에 무궁무진한 기회의 땅이기도 합니다. 전북이 이 지역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상호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아프리카에서 기회를 찾고 있으며, 전북과의 협력을 통해 더 큰 성과를 이루고자 합니다." -전북과 아프리카의 농업 분야 협력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북은 농업이 강한 지역이고 아프리카는 아직 농업 개발이 미흡한 상태입니다. 전북과 아프리카가 농업 분야에서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봅니다. 특히 전북의 농업 기술과 노하우를 아프리카에 적용하여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을 기반으로 한 수출길을 모색해 나가면 전북뿐 아니라 아프리카 국가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대회가 새만금 잼버리로 실추된 전북의 명예 회복에 어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시나요? "우선 고향인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이번 개최하게 되어 매우 뜻깊습니다. 최근 잼버리 행사로 인해 전북의 이미지가 다소 실추된 상황에서 이번 대회는 다시 한 번 전북이 세계에 긍정적인 인상을 심어줄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전북이 문화와 경제의 중심지로 다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좋은 이미지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서정일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 -최근 오랜만에 고향 전북을 방문하셨다고 들었습니다. 고향에서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를 개최하게 된 소감은요? "저는 전북 김제에서 태어나 익산에서 초중고를 다녔습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고 전북이 더 발전하고 성장하기를 항상 바라고 있습니다. 이번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전북에서 열린다는 소식은 저에게도 큰 영광입니다. 이 대회를 계기로 전북이 세계적인 자치도로 도약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전북이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전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길 바라십니까? "이번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가 전북 기업들에게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북 기업들이 이 대회를 통해 한 단계 더 성장하고, 국제적으로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도청과 대회 조직위가 철저히 준비하고 있는 만큼 대회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미주한인회총연합회는 앞으로 전북과 어떤 협력 관계를 기대하고 계신가요? "저희 미주총연은 전북이 필요로 하는 어떤 것이라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입니다. 특히 미주 지역의 기업들과 전북의 기업들을 연결해 전북 산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할 계획입니다. 저는 전북 산업 육성을 위해 발벗고 나서서 돕고 싶습니다. 이번 대회가 전북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저와 미주총연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윤희 아시아한인‧한상총연합회장 -한상대회에서 세계 한인 비즈니스 대회로 명칭이 바뀌고, 재단에서 청으로 규모가 확대됐습니다. 기존 대회와 이번 대회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지난해 11월 아시아한인회에서 아시아 한상 비즈니스 대회를 논산에서 개최했는데 상당히 성공적이었습니다. 2박 3일간의 행사에서 약 300억 원의 수출 성과를 냈습니다. 이번 전북 비즈니스 대회에서도 이와 같은 성과를 기대하고 있고 그동안 쌓아온 경험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현재 700만 재외동포들이 각국에서 열심히 살고 있고 그분들이 전북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특산물을 구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도민들 중에는 아시아한인회총연합회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총연합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아시아한인회 총연합회는 올해로 24년의 역사를 자랑합니다. 저는 3대 회장으로 2년째 활동 중이며 아시아 22개국에 72개의 한인회가 소속돼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는 아시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대회를 기회로 전북의 많은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길 바랍니다. 아시아는 현재 매우 중요한 시장이며 전북의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 도전할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 지사 -지난해 잼버리 파행을 겪었습니다. 절치부심한 이번 대회 준비 상황은 어떤가요 "잼버리와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는 성격이 다릅니다. 참가자, 개최 취지, 행사 내용, 주최 기관까지 모두 다른 대회입니다. 이번 대회는 재외동포와 국내 기업의 협력을 촉진해 전북 경제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잼버리 파행 이후 남은 상처를 새로운 도전과 성과로 바꿀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중입니다. 제가 직접 야전사령관이 됐다는 각오로 모든 과정을 챙기고 있습니다. 현장점검과 상황점검회의를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고 대회의 메인 행사장인 전북대학교에는 330개의 전시 부스가 설치돼 전주시 및 재외동포청과 협력해 숙박, 교통, 안전대책 등을 꼼꼼히 점검하고 있습니다. 대회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됐고 현재까지 400여 개의 기업이 비즈니스 미팅을 신청한 상태입니다. 참석자들에게 전북의 매력과 가능성을 각인시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도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번 대회를 반드시 성공적으로 치러내 지난해 도민들이 가졌던 소외감과 절망을 희망과 환희로 바꿔내겠습니다. 전북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저는 이 대회가 단순한 경제 행사를 넘어 전북의 미래를 밝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습니다. 잔치에는 주인이 필요한 법입니다. 도민 여러분께서도 주인의식을 갖고, 전북의 저력을 전 세계에 보여주시길 기대합니다."

  • 기획
  • 이준서
  • 2024.10.20 18:43

[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탄자니아에서 잡은 ‘관광’과 ‘동물보호’라는 두 마리 토끼

지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는 드넓은 초원과 그곳을 자유롭게 누리는 대자연의 동물들. 언제 눈으로 이런 광경을 보겠나 싶어 신혼여행지로 아프리카 동부의 중심이자 그 유명한 ‘세렝기티’를 품은 곳, 탄자니아로 떠났다. 세렝기티는 탄자니아 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무려 3만 제곱킬로미터가 넘는 땅으로, 500여 종이 넘는 동물과 조류가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우수한 자연의 땅이다. 세렝기티의 75%는 탄자니아에 속해 있어 자연과 동물을 관찰하고 광활한 땅을 탐험하는 로망을 품은 사람들에겐 꿈과도 같은 곳이다.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세렝기티 국립공원은 1981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됐는데, 그 면적만 전북도 2배에 맞먹는 규모이다. 국립공원은 철저히 당국의 관리 하에 운영되며 허가를 받아야만 출입이 가능하다. 출입 자체도 정식 사파리 가이드 운행 하에 허락되며, 자동차에서 하차해 땅을 밟는 행위,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만지는 행위 등은 금지되어 있다. ‘라이온킹’에서 이야기하는 ‘자연의 순환(Circle of Life)’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보니 자연 보전을 위해, 관광객의 안전을 위해 인간은 그들의 땅에서 그저 잠깐의 ‘관찰자’의 역할만 허락될 뿐이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과 자연이 가장 잘 보존된 땅. 가까이서 직접 본 탄자니아는, 아프리카의 주변 이웃국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빈부격차와 열악한 생활 인프라 부족이라는 문제는 안고 있었지만 그나마 ‘관광업’으로 국가 운영이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체적으로 경험한 바로는, ‘자연/동물 보전’과 ‘관광업’이 함께 성장하는 있는 독특한 특성을 지닌 곳이었다. 수많은 초식동물과 맹수까지 볼 수 있는 본거지여서일까. 세렝기티를 벗어난 탄자니아의 다른 주요 관광지에서도 관광과 동물보호,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야생으로 돌아가기 힘든 상황의 동물이나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생추어리’에 전 세계 관광객들의 발길이 닿고 있는 것이다. △단 7마리에서 100여 마리로.. ‘창구 섬’의 육지거북 생추어리> 탄자니아 서쪽에는 광주광역시만한 크기의 자치구역인 잔지바르라는 섬이 있다. 약 2만 년 전부터 인간이 거주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인도와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항구로 역할하며 과거부터 포르투칼, 영국 등에 점령되기도 한 역사 깊은 곳이다. 잔지바르는 이슬람 술탄이 통치하는 왕정 국가이기도 했는데 18세기, 마다가스카르와 인접한 아주 작은 섬나라 세이셸에서 육지거북을 선물하며 잔지바르에서의 육지거북 서식이 시작됐다. 잔지바르에 작은 섬, 창구 아일랜드로 보내지며 그 숫자가 200마리로 증가했다가, 1960년대부터 밀렵과 갈취 등으로 1996년엔 이 섬에 단 7마리만 남게 됐다. 알다브라 자이언트육지거북은 육지거북 중 가장 큰 크기와 긴 수명을 자랑하는데 이제 자연에서는 세이셸과 갈라파고스 일대, 딱 두 곳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세계자연보전연맹 멸종위기 취약종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잔지바르 정부는 세계 동물 보호 단체 World Animal Protection과 협업해 남은 육지거북을 보호하기 시작했다. 창구 섬에서의 ‘생추어리’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보호 시설이라 해서 거창하진 않다. 섬 일부에 울타리를 설치해 거북이들이 지정된 공간 내에서 서식할 수 있게 구분하고, 생존에 취약한 새끼 거북이들은 별도의 울타리에서 관리하는 것이다. 3-4살이 돼 어느 정도 단단해진 거북이들은 생추어리에서 제공하는 건강한 채소를 씹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관광객들은 세렝기티 사파리 때와 마찬가지로, 먹이를 주거나 만지는 것은 삼가며, 성인 몸무게를 훌쩍 넘는 100살 넘는 귀한 생명체를 관찰하고,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한다. 육지거북의 생추어리가 마련된 잔지바르의 창구 섬은 오늘날 잔지바르를 찾는 모든 관광객이 들르는 필수 관광지이다. 모든 이에게는 입장료와 더불어 일종의 ‘환경보존세’가 부과되는데, 육지거북 육성과 보호에 필요한 자금으로 쓰인다. 1~2만 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다른 곳에서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귀한 몸을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찾아오는 사람들이 직접 눈에 담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서, 관광객에겐 잊지 못한 추억이, 생추어리에는 동물 보전을 이어갈 수 있는 자금이 마련되는 것이다. △수달부터 호랑이까지.. 야생동물생추어리에서 ‘치타’와 사진을? 탄자니아의 동부 지역에는 많은 관광객이 동물을 보기 위해 찾는 또 유명 보호시설이 있다. 치타스락, 일명 ‘치타의 바위’이란 이름을 갖고 있는 야생동물보호시설이다. 이곳에는 시설의 마스코트인 치타부터 백사자, 호랑이, 퓨마, 얼룩말, 원숭이 등 다양한 구조 동물이 인간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이곳의 모든 동물은 애완동물로 길러지거나 장애 등으로 더 이상 야생에 적응할 힘이 없다고 판단되는, 비극을 이겨낸 동물들이다. 동물을 보전한다는 한 가지 목적으로 운영되는 이 생추어리는 동물의 윤리적 보살핌을 최우선으로 두고 있다. 예약제로, 매일 한정된 인원만 방문할 수 있고 꽤나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점에서 진입장벽이 있는 장소이지만, 명성이 높다 보니 거의 매일 최대 정원을 채운 채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방문객들이 지불한 비용은 생추어리 운영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동물단체의 주요 임무 중 하나인 멸종위기종 개체수 유지를 위한 번식 프로그램에 대거 투입되기 때문에 설득력도 있다. 우리나라 돈으로 인당 20만 원 가량 지불하면 반나절 간 보호소의 모든 동물을 만나보며 이들의 사연과 생추어리의 목표와 비전에 대해 활동가들이 안내한다. 낯선 인간과의 접촉이 위협일 수밖에 없는 호랑이와 사자, 퓨마와 같은 맹수는 철장 밖에서 그들의 사연을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지만, 인간과의 접촉이 유해하지 않은 동물은 장벽 없는 같은 공간에서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 방문객들의 만족감은 높다. 호기심이 많은 버빗원숭이들은 과일과 땅콩을 손에 쥔 방문객들을 이리저리 탐색하며 이 팔에서 저 팔로 날아다니기도 한다. 지구상 가장 빠른 맹수 치타도, 사람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이 가능한 동물이다. 치타는 다른 맹수에 비해 수줍음이 많고 침착한 성향을 보이는데, 이 때문에 고대 이집트 시대에는 애완동물로 길들여지기도 했다. 현재에도 치타는, 인간이 먼저 공격하지 않는 한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런 성향 덕에 치타스락에서는 방문의 하이라이트로 치타 옆에 앉아 등을 쓰다듬으며 사진을 찍는 다소 ‘비현실적인’ 경험이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경험은 생추어리를 운영하는 10여 명의 활동가들 동행 하에 충분한 설명과 안내와 함께 진행된다. 다음 질문은, 과연 이런 운영 형태가 ‘동물원’과 다르며 윤리적이라고 할 수 있냐는 것이겠다. △동물과 함께하는 ‘체험형 생추어리’ 우리나라도 가능할까? 탄자니아를 비롯해 해외의 대표 생추어리의 모습은 비슷하다. 방문객은 시설에서 동물을 직접 보고, 일정의 ‘교감’도 가능한 프로그램을 체험하기 위해 돈을 지불한다. 시설의 수입은 시설 운영과 동물 구조, 관리 등에 사용된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생추어리의 개념이 낯설다. 동물단체를 중심으로 ‘보호’시설이란 인식이 강한데, 그렇다면 방문객이 ‘돈’을 지불하고 찾는 것이 옳은 것이냐는 논란에 막혀 활발한 논의나 진전이 부족한 실정이다. 또한, 동물을 자연 그대로 보호하는 것이 생추어리의 목적이라면, 매일 찾아오는 낯선 방문객이 동물의 습성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겠냐는 걱정도 있다. 근본적으로, 생추어리에 입장료를 받고 방문객을 허용하면 ‘전시 목적’으로 가두어진 ‘동물원’과 본질적으로 다르냐는 반감도 있다. 아직 해외와 같이 사설 생추어리가 활발히 운영되는 사례가 없다 보니 이런 벽에 부딪혀 국내 생추어리의 안착이 지지부진한 것도 사실이다. 동물 ‘체험’이라는 매력적인 프로그램을 소비하지 않고선 대중의 관심도, 생추어리 운영에 필요한 자본도 마련되기 힘든 것이다. 하지만 생추어리는 100% ‘구조동물’로 채워진 공간이라는 점에서 엄연히 동물원과 대비된다. 사자와 기린이 폐사했다고, 방문객이 줄까봐 돈을 주고 동물을 거래하지 않는다. 더 이상 갈 곳 없고, 안락사만을 앞두고 있는 사연 있는 동물들이 이제는 인간의 보살핌과 함께 제2의 생을 살아가는 곳이다. 운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금이 필요하고, 그 자금이 생추어리 동물의 건강에 해를 가하지 않는 선의 방문으로 마련된다면, 생추어리 운영의 가장 현실적이고 현명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반 대중의 생추어리 방문은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전반적인 동물권 향상에도 도움이 될 수밖에 없다. 평소 영상 매체에서만 보던 동물을 직접 보고 느낀다는 것은, 개개인의 관심 영역을 확장시키는 일이다. 특별한 경험을 통해 무의식적으로 동물에 대한 감수성이 깊어질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앞서 소개한 잔지바르의 치타스락은 미국의 유명 여행서비스업 플랫폼에서 꾸준히 최고 평점을 자랑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도 섬세한 보살핌이 필요한 동물이 넘쳐난다. 이들이 대중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목서윤 전주MBC 아나운서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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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6 15:29

[뉴스와 인물] 제25대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 최무연 회장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제25대 한국예총 전북특별자치도연합회(이하 전북예총) 회장 선거가 마무리되고 지난 8월 최무연(71) 신임 회장이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임기는 오는 2028년 2월까지다. 전북예총은 1962년 4월 출범해, 현재 1만 5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지역대표 문화예술 단체다. 회장 선거를 둘러싼 갈등을 딛고 ‘예향의 도시’ 전북 문화예술계를 이끌게된 최무연 회장을 최근 만나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제25대 전북예총 회장에 취임하셨습니다. 2028년 2월까지 수장을 맡아 지역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게 됐는데, 소회를 들려주시죠. “지난 8월 9일 민주적인 보궐선거를 통해 회장에 당선되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회장 당선이라 원로 예술인과 저를 챙겨주신 예총 회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저희 전북 예총은 현재 젊은 인재도 부족하고, 콘텐츠도 부족한 형편입니다. 특히 이를 실행할 예산은 갈수록 줄어들어 단체 존립이 어려운 지경입니다. 이에 제 능력을 다해 기업인들의 상생 협약과 지자체, 각 대학과의 연대를 통해 전북의 예술이 세계화로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보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 지난 8월 보궐선거 현장에서 당선 소감으로 ‘전북 예총 발전을 위해 헌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임기 중에 꼭 이루고 싶은 공약사업은 무엇인지요. “저는 과거에서부터 전북예술원 설립에 대해 오랜 기간 고민했습니다. 현재 전북예총은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에 세를 얻어 살고 있습니다. 저희 건물이 아니죠. 그래서 저는 전북예술인들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건물을 지어보고자 소망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예산이 없죠. 그래서 그 전 단계인 문화대학과 원격평생교육원을 설립하고자 공약했습니다. 교육부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교육으로 고용노동부도 원격교육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TF팀을 구성해서 예술인들이 강의도 하고 수강도 할 수 있는 문화대학 및 원격평생교육원을 생각합니다. 이 분야는 벌써 전문인들이 기초를 다지고 있어 몇 개월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전북예총 행사 아니 전라북도 문화예술 행사에 세계적인 국제행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광호 전북국제관계대사, 류창수 중국칭다오총영사와도 오랜기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무형문화유산센터가 관리하는 48개 지역 국가와 문화예술에 관련해서 아트페스티벌, 국제콩쿠르에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제 임기 내에 꼭 이런 국가행사를 유치해 내려고 합니다.” - 전북예총의 재정 확보에 주력할 것을 약속하셨습니다. 구체적인 방안이 있는지요. “예산이 있어야 문화예술도 운영, 영위할 수 있는데 전북예총의 현재 상태로는 보조금에 의지해 운영돼 온 것도 사실입니다. 이에 전북의 기업을 운영하시는 대표님들과 상생 협약을 통해 특히 10개 협회와 기업인들이 함께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즐거움을 드린다면 이것이 상생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전북예총은 지난 달 전주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지역내 기업과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꾸준히 지역을 사랑하는 기업인들과 문화예술이 함께해 나간다면 전북예총 운영에 보완책으로서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더불어 자구책에 대해서도 또 다른 사업들도 전문인들의 도움을 받아 챙기고자 합니다.” - 전북예총의 미래 존립을 위해서는 지역 내 젊은 예술인들의 참여와 관심 유도도 힘써야 할 것이나 해결책이 있으신지요. “현재 전북특별자치도에 청년들이 외지로 나가고 있습니다. 경제가 어렵기 때문이겠죠. 그 여파는 전북예총에도 미치고 있습니다. 선거운동 차 지역예총을 방문했을 당시, 40대 중반이상이 1~2명 있다는 현실을 맞이하고 있더군요. 그중 저희 전북예총에 가장 젊은 그룹은 연극협회 입니다. 그들이 오랜 연습과 피나는 노력으로 무대에 극을 올리고는 있습니다만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이 융복합으로 발전하고, 청년들의 생각이 시대를 앞서가고 세계화를 이룬다고 보고 있습니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전북예총에 기운을 청년화하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방법 중에 하나로 청년예술인상을 별도로 마련해 청년들의 참여를 높이려고 고민 중이고, 저희 전북예총 운영위원회에 청년 예술인들에게 문호를 열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전북예총의 새 인물의 등용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 도민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전북예총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전북 문화예술의 기반은 민속예술, 국가유무형의 예술이 기초가 돼야 하고, 문화예술인들이 새로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우리 고장 출신의 BTS 방시혁 대표, 비보이 라스트포원을 배출했습니다. 유튜브를 통해 이날치밴드, 악단광칠, 전북에서 활동하는 판소리합창단, 이희정밴드, 제가 단장으로 있는 전주기접놀이보존회에도 청년들이 존재합니다. 이 청년들이 전북 문화예술의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도민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전북예총이 첫 깃발을 올리신 김해강 초대회장을 비롯해 직전 소재호 회장님까지 원로회원들의 공로가 조금이라도 진전돼 제 임기 동안에 세계화를 위한 초석으로 사용된다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무연 회장은 전주 출생으로 전주대 음악교육과를 졸업해 전북대 대학원에서 교육학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전주기접놀이보존회 운영위원 및 상임이사, 단장 등을 지내고, 전주예총 4~6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현재 한국음악협회 부이사장, 대한민국국제음악제 운영위원장, 국립전주박물관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기획
  • 전현아
  • 2024.10.13 17:36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20)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

“어머님께 올리나이다. 제번하고 모자 이별 후로 소식이 서로 막혀 막막하였습니다. 남북으로 가셨으니 죽은 줄만 알고 소식이 없어 답답하였습니다. 처음에 나주 동창 유기모 시굴점 등에서 죽을 고생하다가 한 사람을 만나서 소자의 토시로 신표를 하여 보내어 어머님 함께 오시길 기다렸더니, 12월 20일 소식도 모르고 오늘 나주 옥으로 오니 소식이 끊어지고 노자 한 푼 없어 우선 굶어 죽게 되니 어찌 원통치 아니하리요. 돈 300여 냥이 오면 어진 사람 만나 살 묘책이 있어 급히 사람을 보내니, 어머님 불효한 자식을 급히 살려 주시오. 그간 집안 유고를 몰라 기록하니 어머님 몸에 혹 유고 계시거든 옆 사람이라도 와야 하겠습〔니다. 부디부디 명심불망 하옵고 즉시 오시기를 차망복망 하옵니다. 남은 말씀 무사하나 서로 만나 말하옵기로 그만 그치나이다. 1894년 12월 28일 달문 상서 의복 상하 벌, 보신 한 벌, 토시 한 벌, 주의 한 벌, 망건, 노자 3냥 온 사람과 함께 가 과세를 편히 할 터이니 혹 가고 싶어도 올 수 없으면 옥동 가고골 한기에서 의복 지어 보내소서.”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는 전라도 나주에서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한 접주급 인사 한달문(韓達文, 1859~1895)이 관군에게 체포되어 나주 감옥에 있던 중에 고향집에 있는 모친 쌍동댁(雙同宅) 박씨에게 보낸 한글 편지이다. 작성일자는 1894년 12월로 추정되며 한달문의 당시 나이는 36세였다. 이 편지의 작성자 한달문은 1859년 6월 2일 전라도 화순 도암면에서 출생한 인물로, 한경진(韓敬鎭)과 밀양 박씨 사이에서 태어났고, 족보와 호적 명은 한영우(韓英愚)이며 호는 묵헌(黙軒)이다. 그는 전라도 남부지역에서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하였다가 체포되어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에 잡혀 있다가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에 나주 감옥으로 이송되었다. 한달문은 돈 300냥이면 목숨을 구할 수 있으니, ‘부디부디 명심 불망하옵고 즉시 오시기를 차망복망 하옵니다’라고 애원하고 있으며, 옥중생활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추운 날씨를 이기기 위해 ‘의복ㆍ보신(명주옷)ㆍ토지ㆍ주의ㆍ망건’ 등을 함께 요청하고 있다. 이 글에서 ‘노자 3냥(路子 三兩)’은 추가로 기록된 것으로 편지를 전해준 자에게 전달하는 돈으로 파악된다. 호남초토사이자 나주목사로 동학농민혁명 당시 농민군 진압 책임자였던 민종렬(閔種烈)이 전라도 각지에서 체포한 동학도(東學徒)들의 성명과 처리 상항 등을 중앙에 보고한 자료인 『전라도 각읍 소착 동도수효 및 소획집물 병록성책(全羅道各邑所捉東徒數爻及所獲汁物幷錄成冊)』(1894)에서 동학농민군 한달문이 잡혀 압송되었다는 기록이 확인된다. 당시 동학농민군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는 『김낙철역사(金洛喆歷史)』에서도 나주 감영에 잡혀 온 농민군들이 가혹하게 다루어진 모습이 기록되어 있는데, 현재 나주초등학교 소각장 부근이 나주옥(羅州獄)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며 많은 농민군들이 이곳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주옥’은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인 이병수의 『금성정의록(錦城正義錄)』(1946), 오지영의 『동학사(東學史)』(1926), 이두황의 『양호우선봉일기(兩湖右先鋒日記)』(1894) 등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문헌 기록과 증언에 따른 한달문의 동학농민군 참여 내용을 보면, 그는 전남 화순 도암면 동두산 인근 부락에서 ‘한대장’이라 지칭되었다. 동학농민군의 주력이 태인에서 해산한 후 전라도 남부지방으로 밀려 내려와 12월 중순 격전장이었던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에서 토벌대와 싸워 농민군 13명이 전사하고 14명이 포로로 잡혔다. 이때 한달문은 14명의 포로 중 한 명으로 나주옥에서 모친에게 구원을 요청하는 편지를 작성했다. 유족 증언에 의하면 그는 다음 해 3월 석방되어 조카 한일수가 업고 집에 돌아왔으나 감옥에서 나오자마자 장독으로 사망하였다 한다.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어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와 유족에 대한 명예회복사업이 진행되자, 한달문의 손자 한우회가 한달문을 참여자로, 한우회 등을 유족을 신청한 바 있다. 이에 2005년 동학농민혁명참여자명예회복심의위원회에서는 1894년 전투 중에 작성된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와 전라도 각읍 소착 동도수효 및 소획집물 병록성책 등을 근거로 한달문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로, 그의 손자 한우회를 유족으로 인정하였다. ※ A : 한달문 거주지, B: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 C: 나주옥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 및 관련 내용은 전남대 사학과 이상식 교수에 의해 광주일보(1994. 2. 16)에 처음 보도되었다. 편지의 원본은 한관용(1937년생)이 한달문의 직계 후손인 백부의 유품에서 발견하여 간직해온 것으로 손자인 한우회(1938년생)가 오랫동안 보관해 오다가 2019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기증하여 현재 이 재단에서 소장하고 있다. 이 편지에는 나주 감옥에 갇혔던 농민군의 절박한 상황과 어려움을 잘 드러내고 있고, 짧은 편지이지만 동학농민군의 상황을 생생히 전해주는 역사성과 진정성, 19세기 전라도 방언을 국어사적으로 작성했다는 희귀성 등의 측면에서 매우 귀중한 사료이다. 동학농민군 활동과 관련한 문서의 대부분은 관변자료나 양반 유생들의 기록이고, 동학농민혁명에 직접 참여한 농민군이 남긴 기록 중 특히 서간문은 한문으로 작성된 유광화 편지를 제하면 찾아보기 어렵다. 이 편지의 주요 내용 및 특징을 보면, 한달문이 나주 감옥에 갇혀 목숨을 구하기 위한 자금으로 300냥을 모친에게 부탁하고 있는데, 이는 농민군의 옥중생활과 나주 감옥의 실상을 알려주는 내용이다. 그가 모친에게 돈 300냥과 노자, 의복 등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의 집안이 300냥을 융통할 수 있는 집안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며, 당시 목숨 거래를 담보로 부패한 자금을 요구했던 세태를 보여주는 것이다. 또한 ‘나주 동창 유기 모시굴 점등에서 죽을 고생하다가’라는 글을 통해 농민군 격전지인 이곳에서 격렬한 전투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달문 편지는 문화재적 가치도 높다. 한달문이 모친에게 보내기 위해 직접 한글로 작성한 유일한 옥중 한글 서신은 전북대 국어교육학과 서형국 교수에 따르면 조선 후기의 한글 편지 형식으로 국어사적 가치가 뛰어나다고 한다. 그가 작성한 한글은 19세기 말 사용되었던 한글로 전라도 방언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으며, 서간문 형식 등을 보여주고 있어 국어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여기서 ‘고상’은 ‘고생(苦生)’의 한자어 모음 ‘ㅐ’가 ‘ㅏ’로 변동된 것이고, ‘신표ㅣᄒᆞ여’에서 ‘표(標)’를 ‘표ㅣ’로 적은 것으로 중간 단계를 거쳐 정착한 표기이다. ‘어마임 항게’는 ‘ᄒᆞᆫᄢᅴ’에서 온 ‘한께’가 변동된 발음을 그대로 작성한 것이고, ‘지달이던이’는 ‘기다리더니’로 ‘기’가 ‘지’로 구개음화된 표현, ‘업신이’, ‘깊피’, ‘직시’는 각기 ‘없으니’, ‘급히’, ‘즉시’의 모음으로 ‘ㅡ’가 ‘ㅣ’로 발음된 것이고, ‘모로고’는 ‘모르고’를 적은 것으로 모음 동화를 겪어 어간이 고정된 것이다. 이 편지는 전봉준, 손화중, 김개남 등을 비롯하여 동학농민군 주도세력과 그들을 진압한 조선 정부, 일본군의 입장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이해해 왔던 기존 인식의 틀에서 벗어나,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싸우다 죽을 수밖에 없었던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농민군들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도 보존 및 연구 가치가 충분한 자료이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특히 동학농민혁명에 참여했던 농민군이 직접 작성한 자료가 현재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유물로서 이 편지가 갖는 사료적 및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대표성․희소성도 충분하다.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는 2022년 2월 국가유산청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국가유산청 설명문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동학농민군 한달문 편지는 전남 화순에서 동학농민군으로 활동하다 나주 감옥에 수감 중이던 한달문(韓達文, 1859~1895)이 고향에 계신 어머님께 직접 쓴 한글 편지 원본이다. 본인의 구명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으며, 양반가의 자제로서 동학농민군의 지도부로 활동한 유광화가 동생에게 보낸 한문 편지와는 다른 면에서 동학농민군의 처지와 실상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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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11 13:25

[참여&공감 2024 시민기자가 뛴다]살기 좋은 도시, 선형공원 사례와 전주시 정책과제

코로나19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여가 활동 시간의 확대 등에 따라 공원과 하천을 찾아 운동을 하고 여가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이와 같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에 따라 최근 주목받고 있는 공공공간이 선형공원이다. 선형공원(linear park, 線形公園)은 도로, 철도, 하천, 강을 따라 조성한 선형 녹지공간을 의미하며, 보통 산책, 걷기, 달리기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번 글에서는 전주와 서울의 선형공원 사례를 비교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전주시 공원·녹지 정책과제를 제안해본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사람숲길 광화문광장은 대한민국 역사·문화의 중심공간이며 민주주의의 상징공간이기도 하다. 2016년 광장 재구조화 및 개선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어 4년 동안 시민 토론회, 설명회 등 300회 이상의 소통과정이 있었고, 기본계획과 실시설계를 거쳐 ‘20년 11월 착공하고 ‘22년 8월 준공하여 광장을 재개장하였다. 새로 조성한 광화문광장은 역사성을 강화하고, 보행 접근성과 주변 건물과의 연계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조성되었다. 예를 들어, 서측부에 있던 차로를 광장 영역 안으로 편입시켜 광장 폭이 기존 35m에서 60m로 확대되었고, 면적도 약 2배 넓어졌다. 또한, 광장에는 약 5,000그루의 수목을 식재하고, 사람들이 쉬며 즐길 수 있는 분수, 쉼터 등의 휴게공간을 조성하였다. 한편,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세종대로 사거리부터-숭례문-서울역까지 이어지는 1.55km 구간의 도심 가로숲이다. ‘21년 5월 준공한 세종대로 사람숲길은 차로 축소를 통해 보행로를 확장하고 자전거도로를 조성하였으며, 소나무·느티나무, 관목, 초화류 등 도심 가로숲을 조성하여 사람·문화·녹지가 어우러지는 보행거리로 조성하였다. △전주 첫마중길과 백제대로 바람길숲 서울에 광화문광장과 세종대로 사람숲길이 있다면 전주에는 첫마중길과 백제대로 바람길숲이 있다. 먼저, 첫마중길은 전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처음 마주하게 되는 곳으로 전주역 앞에서 명주골 네거리까지의 720m 구간 폭 15~20m의 선형 보행광장이다. ‘16년 산림청 도시숲 조성사업에 선정되어 ‘17년 12월 조성 완료되었다. 전주시에서는 첫마중길을 보행권이 확보된 생태도로로 조성하기 위하여 도로 다이어트를 통해 왕복 8차선 도로를 6차선으로 축소하고, 도로 중앙에 가로숲과 보행광장을 조성하였다. 또한, 시민 헌수를 받아 느티나무, 이팝나무 등 수목 약 400그루를 식재하였으며, 방문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위한 여행자도서관과 이동형갤러리, 편의시설 등도 조성하였다. 그리고, 첫마중길 일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주역세권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였다. 지난 8년간의 첫마중길 및 도시재생사업 추진 결과 기존 전주역 앞 유흥주점, 모텔 등이 카페, 식당, 호텔로 업종이 변경되었으며 건물 리모델링과 간판 개선사업 등을 통해 쇠퇴한 상권 이미지가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다음으로 백제대로 바람길숲은 첫마중길이 끝나는 명주골 네거리부터 꽃밭정이 네거리까지 13km 구간에 폭 6~10m로 조성한 긴 가로형 숲길이다. 미세먼지 저감 및 열섬현상 완화를 위해 인도 공간에 가로수, 관목, 초화류를 식재하고 보도와 자전거길을 조성했다. 바람길숲에 접해 있는 공원에는 공원까지 숲을 확장하고, 아파트 단지에는 담장을 낮추거나 없애서 단지 내 녹지공간과 연결했다. 또한, 관공서와 은행 앞에는 디딤숲이라는 정원형 숲과 쉼터를 조성했다. △전주와 서울의 선형공원 사례 비교 서울 광화문광장·세종대로 사람숲길, 그리고 전주 첫마중길·백제대로 바람길숲은 광장과 숲길을 조성한 배경과 목적, 위치, 규모, 형태 등 많은 점이 다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첫 번째는 차량보다는 보행자와 자전거, 즉 사람과 생태교통 중심으로 전환한 도시혁신 사례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선형 녹지공간으로서 가로숲을 조성하여 도시 내 중요한 녹지축을 형성하였다는 점이다. 세 번째는 공원을 도시재생 및 문화관광 사업과 연계하여 상권 등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서울과 전주 두 지역 사례 모두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히, 전주시의 경우 첫마중길과 백제대로 바람길숲에서 확장하여 추가로 논의가 필요한 공원·녹지 정책과제들이 있다. △전주시 공원·녹지 정책과제 첫째, 도시 내 공원, 녹지, 하천을 연결하는 그린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전주에는 모악산, 남고산, 황방산 등이 있고, 만경강, 전주천, 삼천이 흐르는 등 좋은 자연환경 여건을 갖고 있다. 다만, 산과 강이 도시 외곽에 위치한 경우가 많고, 보행을 통한 접근성도 좋지 못한 편이다. 백제대로·기린대로 등 대로를 중심으로 조성한 바람길숲을 도시 전역으로 확장하고, 생활권을 중심으로 연결녹지를 확충하는 방식으로 그린 네트워크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둘째, 전주천과 삼천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고, 천변 보행환경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전주에 있는 선형공원 중 가장 많은 시민들이 방문하는 곳은 전주천과 삼천일 것이다. 하지만, 전주에 있는 하천은 도로와 언더패스로 인해 단절되어 있어 보행 및 자전거 접근성이 떨어지고 보행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그러므로 천변 도로에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추가 설치할 필요가 있으며 하가지구-여울초 사이와 같이 학생들의 등하교 안전을 위해 인도교 조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주천동로의 경우 보도폭이 좁아 보행이 불편한 구간이 많은데, 차로수를 축소하여, 보도를 확장하고, 천변 바람길숲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셋째, 충경로 보도에 가로정원과 화분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충경로는 보행환경 특화거리 조성사업을 통해 차로폭은 줄이고, 보도폭은 확장하며 차량속도를 40km로 낮추는 등 보행친화형 가로로 새롭게 조성하였다. 하지만, 차도와 보도의 높이가 같아 보행자 교통사고가 우려되며 보도 위 주·정차로 인해 보행환경이 침해될 수 있다. 그러므로 가로수와 한전박스 사이에 대형 화분을 설치해 보행자 안전을 확보하고, 추가로 가로정원과 쉼터를 조성하여 전주천에서 시내로 이어지는 그린 네트워크를 연결할 필요가 있다. 장우연 독립연구자, 전) 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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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9 12:25

[배리어프리, 공공디자인에서 인권을 찾다] ③ 진주시는 어떻게 ‘무장애도시’ 가 되었나

개발과 속도 중심의 도시에서 인간 중심의 도시로 변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짐에 따라 배리어프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공디자인의 역할과 무게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무장애도시(배리어프리)를 표방하는 지역이 늘고 있으며, 경남 진주시는 전국 최초로 ‘무장애도시’ 조례를 제정·공포하면서 일찌감치 진주형 무장애도시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함께하는 무장애 공감(共感) 도시, ‘진주’ 진주시가 시행하는 보편적 복지시책인 ‘무장애도시’는 누구나 이용하기 편리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시작됐다. 2012년 7월 전국 최초로 무장애도시를 선언한 진주시는 2013년 진주시 무장애도시 조성 조례를 제정 및 공포하고 2014년 시행규칙을 마련했다. 이듬해인 2015년 진주형 배리어프리(Barrier Free) 인증제 시행 등 독자적인 무장애 도시 시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특히 진주시는 생활환경 속 장애물을 원천적으로 제거하여 사회약자와 시민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함께하는 무장애 공감도시’를 만들고자 진주형 BF인증 제도를 적극 운영하고 있다. 시민이 이용하는 건물과 도로, 공원 등 별도의 편의시설에 대한 기준을 마련 적합할 시 인증서를 교부한다. 진주시는 장애인단체, 건축가, 시민단체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장애인시민촉진단을 발족‧운영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무장애 도시에 대한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무장애 주택모형’을 지어 시민들의 장애체험관 등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진주시 배리어프리 생활환경을 만들다 진주시 등록 장애인은 2024년 기준 1만 8047명으로 파악된다. 이는 진주 전체 인구(34만 6962명) 중 약 5.2% 이상이 다양한 형태의 장애를 안고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진주시는 도시의 공간을 자유롭고 완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생활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진주시 성북동에 위치한 진주성은 누구나 산책이 가능한 무장애 힐링 산책로로 지정되어 있다. 진주성 탐방로는 전체적으로 휠체어가 다니기 좋게 정비되어 있고, 탐방로를 가로지른 수로의 덮개를 판재로 마감해 휠체어가 빠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길을 조성했다. 특히 진주성 안에 위치한 국립진주박물관은 장애인의 접근 편의를 고려한 진입로와 보행로를 설치했으며, 점자블록과 촉지도 안내판 등을 통해 박물관 시설에 대한 종합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박물관 앞에는 ‘무장애도시 휠체어충전소’가 마련되어 있고, 전동휠체어 고속충전과 바퀴의 공기 충전은 물론, 에어펌프를 이용해 먼지 청소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실 간 이동하는 곳들 대부분에 경사가 있어 휠체어 이동에 큰 무리가 없고, 장애인 화장실 역시 세면대 밑 공간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 휠체어가 여유 있게 들어갈 수 있다. 다만, 시각장애인에 대한 편의시설 확충은 미흡한 상태다. 시각장애인 블록과 손잡이가 설치되어 있지만 시각장애인 안내판과 음성 안내기가 완전히 구비되지 못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진주박물관 관계자는 "진주시 대표문화 시설인 만큼, 이동권 보장을 위해 박물관 내 다양한 시설을 설치했지만 아직 시각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부족한 상황"이라며 "수어해설, 촉각 전시물, 점자 소개판을 박물관 내 비치하려고 노력중에 있다"고 밝혔다. 2022년 여름에 개관한 진주시립남부어린이도서관은 영유아와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도 도서관 이용 편의를 높이고자 도서관 1층에 '공동육아나눔터'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하루 3회 운영하고, 한 타임 당 12명까지 입장할 수 있다. 어린이도서관은 총 3개층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도서관 2층에는 영유아&영어 자료실이 3층에는 아동자료실과 문화교실 등으로 나눠져 다양한 연령대의 아이들에게 책읽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진주시청 민원인 주차장은 휠체어가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따로 조성해 눈길을 끈다. 평소 진주시청을 찾는 장애인들이 시청을 방문하는데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주차장 내 도움벨도 따로 설치해뒀다. 휠체어 이동이 용이하도록 출입문은 자동 개폐 되고, 엘레베이터 버튼을 비롯해 시청 내부에 설치된 버튼은 비교적 낮게 형성되어 있었다. 1.6~1.8m 높이로 버튼이 낮아 휠체어에 앉아서도 버튼을 누르기가 수월하다. 실제 지난 8월 24일 찾아간 진주시청에서 만난 시민 김옥남 씨(62·신안동)는 "전동휠체어에 앉아서 시청 내부를 비롯해 외부를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어 주말에 자주 찾게 된다"며 "특히 낮은 세면대와 넓은 화장실 통로 덕분에 움직임의 제약이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휠체어 뿐 아니라 유아차도 지나갈 수 있도록 널찍한 편이어서 가족 단위 방문객들도 종종 시청에 온다"고 덧붙였다. △무장애도시 진주, 앞으로 더욱 발전해 나갈 것 진주시는 장애인 편의시설 정책과 편의증진 5개년 계획, 유니버셜디자인 사례 등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교육을 꾸준히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사회적약자들이 생활을 영위함에 있어 이동과 시설이용의 편리를 도모하고,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시설 마련에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진주시는 올해 5월부터 제3기 무장애도시 기본계획 및 무장애(BF)환경 조성계획 수립 연구 용역을 시행하고 있으며, 미비점을 보완해 향후 5년간 종합적이고 지속가능한 무장애 시책 등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진주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무장애 도시 조성이 다소 더딘 상황이지만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모든 시민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건축물과 도로, 공원 등 공공시설 뿐 아니라 민간다중이용시설에도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을 만들 수 있는 포용적 복지시책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도 밝혔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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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은
  • 2024.10.07 16:31

금강 상류구간 국가적 차원의 하천관리 절실

근래 지구는 북반구의 봄과 여름의 빙산이 1950년 이래로 약 1~15% 감소하였으며, 지난 100년 동안 지구 해수면의 높이가 10~25㎝ 상승함으로 투발루, 키리바시 공화국의 일부 도서, 몰디브, 파푸아뉴기니 등 남태평양 섬나라가 물에 잠기고 있다. 불행하게도 지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기후변화 상황이 좋지 않다. 최근 30년간 아시아 지역의 온난화 추세가 그 직전 30년의 2배에 이를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 여기서 문제는 기후변화가 단순히 계절이나 연평균 기온 상승으로 끝나지 않는 것이다. 기후가 점점 따뜻해지면서 이상기후 현상이라 불리는 특이한 날씨가 반복돼 자연적 피해를 넘어 인간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수 있는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이제 기후변화는 단순한 ‘변화’의 개념을 넘어 ‘기후위기’로 표현되며 자연재난이 통제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주, 강하게 나타나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현상을 ‘기후재난’이라 부른다. 기후변화는 하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기후변화로 강수량이 증가하고, 기온이 상승하면서 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기후재난의 시대, 그만큼 하천관리의 중요성이 커졌다. 우리의 하천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으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는데, 2023년 ‘하천법’이 개정되면서 홍수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지방하천 가운데 치수 목적으로 중요성이 큰 하천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의 재원으로 하천공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집중호우 시 국가하천의 배수 영향을 받는 지방하천에 대한 국비를 투입할 수 있는 것이다. 주요 강은 ‘인류의 생명줄’이란 인식이 강화되고 있어, 발원지부터 관리하는 것이 요구된다. 장수군 금강 상류구간은 금강의 발원지이자 전북‧충남도의 8개 시군에 급수하고 있는 용담댐 상수원의 상류지역으로, 국가하천 지정을 통한 효율적인 수질 및 하천관리가 절실하다. 그런데 장수군 장수읍과 천천면을 관류하는 금강 구간 중 장수군 경계 하류구간은 국가하천으로 관리중이고 상류구간은 지자체에서 관리하여 이원화된 관리체계로 효율적인 하천관리가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환경부는 홍수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작년 대하천의 본류 중심이던 홍수특보지점 75곳(국가 63곳, 지방 12곳)을 올해 5월부터 국가하천의 지류까지 포함해 223곳(국가 94곳, 지방 129곳)으로 확대하여 운영하고 있다. 홍수특보지점이 늘어남에 따라 급격한 수위 상승이 예상될 때는 주의보를 거치지 않고 바로 경보를 발령해 즉각 대응이 가능해졌다. 주민들의 신속한 대피와 통제는 유리해졌지만, 계속되는 홍수특보 발령에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지난 7월 10일, 9월 21일 장수군 천천면 금강 운곡교에 설치된 홍수특보지점에서 급격한 수위상승으로 홍수특보가 발령되어 공무원이 비상근무를 실시하고 주민들을 통제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 운곡교의 잦은 홍수특보 해결을 위해 하천정비가 필요함에도 하천관리청과 장수군의 열악한 재정으로 조속한 정비가 어려워 국가하천으로 승격시켜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 환경부에서 장수군의 국가하천 승격 건의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금강 전구간의 치수이수수생태환경 및 지역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하천관리 대응을 위해 국가하천으로 일원화하여 관리하길 기대해 본다. 장수(長水)의 지명은 금강의 물길이 길어서이기도 하지만, 발원지로서 물의 ‘으뜸, 어른’이라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장수군은 수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치수관리에 힘쓰고 주민들의 공공복리 증진에 앞장서는 금강의 으뜸으로써 기후재난시대를 극복하는 길잡이 역할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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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6 16:09

[세계기록유산이 된 '동학농민혁명기록물'] (19) '순교약력'과 '종리원사부동학사'- 남원 동학농민혁명의 기억을 담다

2023년에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순교약력>과 <종리원사부동학사>는 남원지역 동학의 역사와 동학농민혁명의 실상을 잘 보여주는 기록물이다. 1995년에 남원대접주 김홍기(金洪基, 1856-1895)의 3대손인 김동규(金東圭)가 소장하고 있던 기록물을 공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특히 이들 기록물은 남원 동학농민혁명에 직접 참여한 유태홍의 진술을 남원군 종리사 최병현이 각각 1923년과 1924년에 정리한 것으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의 기억 기록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 때문에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할 때 중요 기록물로 선정된 것이다. <순교약력>은 동학농민혁명에 직접 참여한 유태홍의 진술을 남원군 종리사 최병현이 1923년에 정리한 1책 61면의 기록물이다. 이 기록물이 생산된 직접적인 계기는 1923년 3월 10일 있었던 천도교 남원교구의 ‘갑오 이래 순교인의 위령식’이었다. 남원교구는 3월 1일 42명의 순교인과 47명의 환원인 총 91명의 명단을 작성하고 8일 뒤인 3월 9일에는 위령문을 차례로 작성하였다. 순교인은 동학농민혁명 과정에서 사망하거나 그 직후 체포되어 처형된 인물이고, 환원인은 동학농민혁명 이후 동학교단 내에서 활약하다가 사망한 인물들이다. 특히 이 자료가 주목되는 점은 갑오년에 사망한 이들에 관한 기록이다. 여기에는 김홍기 등 남원지역 유명접주들의 출생, 거주지, 동학 입교시기, 연원, 지위, 활동내용, 체포과정 등이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그에 따르면 순교자 42명 가운데 남원 출신이 38명으로, 출생지는 둔덕면과 산동면 출신이 각각 7명과 11명으로 가장 많았다. 둔덕면은 김홍기가 친인척을 적극 동학에 가입시켜 활동한 결과 김홍기가 살던 탑동리 출신이 가장 많았다. 순교자의 나이는 1850년대생이 12명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1860년대생 10명이다. 이것으로 보아 동학농민혁명기에 활동한 남원 토착 동학농민군은 주로 젊은 나이층인 20-30대가 주축을 이루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전투과정에서 죽은 인물도 있지만, 주로 12월에 민보군에게 체포되어 남원과 오수장터 등지에서 처형되었다. 일부는 감옥에서 장독으로 죽었다. 또 일부는 출옥하였지만, 이후에도 동학 지목이 심해 병사하거나 자결하기도 하였다. 당시 처참하였던 남원의 동학농민혁명 실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다만, <순교약력>은 수록 인물을 사망자로 국한한 데다, 남원지역과 연원이 있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하였다. 따라서 실제 동학농민혁명기 사망한 남원 출신 동학농민군은 <순교약력>에서 정리한 인원보다 훨씬 많았을 것이다. <종리원사부동학사>는 1926년 남원군 천도교 종리사 최병현이 갑오년 당시의 남원지역 동학농민혁명 지도자 유태홍의 구술을 바탕으로 남원군의 동학 연혁을 기록한 책이다. 이 자료는 1861년 수운 최제우가 남원에 온 사실부터 1904년 일진회사건까지 44년 동안의 남원지역 동학 역사를 정리하고 있지만, 전체 분량의 60% 정도가 갑오년 남원지역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적 사실을 중요하게 기술하고 있다. 예를 들어 <종리원사부동학사>는 동학을 창도한 수운 최제우가 남원에 온 사실을 다른 어느 자료보다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실제 수운이 남원에 와서 은적암에 기거하는 일련의 과정에 대해, “1861 6월에 대신사가 호남으로 향하시어 산수풍토와 인심풍속을 살펴보시고 본군 남문 밖 광한루 아래 오작교 옆 서형칠 집에 와서 머물며 수일을 유숙하다가 그 집은 약방인 까닭에 번잡함으로 인하여 부근에 있는 서형칠의 조카 공창윤 집에 유숙하시며 서형칠, 공창윤, 양국삼, 서공서, 이경구, 양득삼 등에게 전도하실 때 --- 동년 가을에 대신사께서 은적암(은적암은 본군 서쪽 10리쯤 교룡산성 덕밀암 내 대신사께서 거주하신 방호)에 돌아와서 연성으로 가을 겨울을 지내시고”라고 하였다. 이와 같은 내용은 다른 어느 자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귀중한 내용들이다. 다른 자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또다른 내용은 1892-1893년에 걸친 동학운동 관련 내용이다. 최시형이 이끄는 동학교단은 1892년 10월 공주집회를 시작으로 삼례집회, 광화문 복합상소, 금구집회, 보은집회를 연이어 개최하여 동학의 자유를 쟁취하고자 하였다. 이때 주도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 서인주이나, 그에 관한 기록이 없어 그동안 서인주의 활동상을 알 수 없었다. <종리원사부동학사>에는 삼례집회 때 서인주가 전라감영의 영장 김시풍과 담판짓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그밖에도 1892년 11월 삼례집회 때 남원 출신 유태홍이 전봉준과 함께 장두가 되어 소장을 전라감사에게 제출한 점, 1893년 1월 10일 전봉준이 작성한 창의문을 김영기가 남원에 게시하고 유태홍이 구례에 첨부한 사실, 금구 원평집회의 전말 등은 다른 자료에서 찾아볼 수 없는 내용들로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크다. 특히 <종리원사부동학사>는 남원지역에서 전개된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새로운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 가운데 김개남이 남원에 5영을 설치한 사실, 전봉준이 운봉 박봉양을 찾아가 그를 설득해 민보군을 해산시킨 사실과 김개남과 8일간에 걸쳐 논쟁을 벌인 사실, 많은 동학농민군이 희생된 11월 방아치전투, 전봉준의 최후 모습 등이 기술되어 있다. 그리고 11월 28일 남원성 전투 이후 살아 남은 동학농민군 오백명이 유태홍을 따라 순천으로 향하였다는 기록 역시 중요하다. 이러한 내용을 담고 있는 <종리원사부동학사>는 “수백인이 갑오 12월부터 을미 봄 여름까지 남원장터와 오수장터 및 각 방면 도회지에서 총칼의 원혼이 되고 그 외 생존 도인도 가산탕진하고 망명도주로 유리걸식하여 거처없이 떠도는 자가 수백인이었다.”라고 하면서 처참히 죽어간 남원 동학농민군의 최후를 잘 말해주고 있다. 다만, <종리원사부동학사> 내용은 유태홍의 구술에 의존하였기 때문에 몇 가지 사실 오류도 있어 고증이 요구된다. 김개남 부대가 남원을 떠나 행군한 곳도 청주가 아닌, 공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일부 기억의 오류가 있을지라도, <순교약력>과 <남원종리원사부동학사>는 남원지역에 동학이 확산되는 일련의 과정과 남원 동학농민혁명의 실상에 관한 다양한 기록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 기록물이 1995년에 공개된 이후 <영상일기>∙<갑오약력>∙<박봉양경력서> 등과 함께 남원지역 동학, 동학농민혁명, 천도교 연구에 활용되어 남원지역의 동학농민혁명사 연구를 풍부하게 하고 있다. 특히 다른 기록물의 경우 정부나 양반유생의 시각에서 기록된 반면, 이 두 자료는 동학농민혁명에 직접 참여한 동학농민군의 구술을 기반으로 작성되었다. 이 점은 동학농민군이 직접 남긴 기록물이 많지 않은 실정에서 매우 가치 있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이 아닐 수 없다. /김양식(청주대 영화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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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10.03 15:49

‘아따! 워매!’ 완주 와일드&로컬푸드축제 더 재밌고, 더 맛있다!

‘아따! 재밌는거, 워매! 맛있는거~’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완주 와일드&로컬푸드 축제가 가을의 문을 연다. 와일드&로컬푸드 축제는 다양한 체험거리로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단연 인기다. 화덕, 물고기, 메뚜기 잡기, 짚라인, 다양한 물놀이, 놀이터가 다채롭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또, 로컬푸드 1번지답게 맛있는 먹거리까지 푸짐하다. 올해는 어떤 한 상이 펼쳐질까. 미리 축제 프로그램을 살펴보고 200% 즐겨보자. 더 ‘와일드’하게 놀아보자 오는 10월 4일부터 6일까지 고산자연휴양림 일원에서 열리는 완주 와일드&로컬푸드 축제의 가장 중심 프로그램은 역시 체험이다. 어린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 거리가 많은 것이 강점인데 다채롭다. 우선, 시랑천에서 맨손 물고기 잡기 체험이 3일간 총 8회 진행된다. 행사를 위해 탈의실, 대기실이 마련된다. 물놀이는 이뿐만이 아니다. 부표를 건너는 와푸런닝맨, 워터볼, 워터롤러, SUP패들보드까지 다양한 즐길 거리가 가능하다. 나무에서 즐기는 익스트림도 있다. 무궁화전시관 인근 숲에서 열리는 ‘도전! 트리익스트림’은 등반, 몽키 클라이밍, 로프라인, 밧줄 놀이터 체험이 안전교육 이수 후 진행된다. 초등학생들이 참석할 수 있는 ‘리틀 와푸족’도 인기 프로그램 중 하나다. 하루에 3회씩 진행되는 와푸족은 30명씩 참여해 야생을 즐긴다. 와푸족 의상을 입고 대나무 낚시, 뗀석기 만들기, 사냥 연습, 꼬치구이, 폴라로이드 촬영 등을 진행하며 축제장 곳곳을 누비게 된다. 논에서 즐기는 메뚜기 잡기 체험은 매일 3회 진행된다. 메뚜기를 직접 잡아 강아지풀에 꿰어 화덕에 구워 먹는 것까지 가능하다. 덩달아 키, 홀태, 절구를 이용해 벼를 수확해 보는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유아부터 초등학교 저학년을 위한 와일드 놀이터도 있다. 와일드 놀이터에서는 네트 플레이, 유로번지, 짚라인, 360도 하늘그네가 진행되는데 지난해 이 체험을 즐기기 위해 방문객들이 몰려 인산인해를 이루기도 했다. 문화역사를 배우며 즐길 수 있는 체험도 있다. 철기문화 체험마당에서는 쇠붙이를 불에 달구고, 망치로 두들기며 나만의 팬던트를 만들어 볼 수 있다. 완주의 자부심인 이치웅치전투 역사 체험도 빠질 수 없다. 활쏘기, 주먹밥 만들기, 의병 에코백 만들기가 진행되고, 행사장에서는 취타대가 이끄는 이치웅치전투 승전행렬도 관람 가능하다. 더 ‘맛있게’ 먹는다 ‘로컬푸드 1번지’답게 완주의 밥상은 건강하고, 맛있고, 푸짐하다. 각 13개 읍면 새마을부녀회원들이 준비한 로컬밥상은 언제나 먹음직스럽다. 각 읍면의 특산물을 활용한 대표 음식을 고르는 재미도 있다. 봉동읍 더덕홍어회, 삼례읍 한방수육, 용진읍 소고기 육개장, 상관면 돼지고기 두부김치, 이서면 솔잎수육, 소양면 고구마 등심돈가스, 구이면 모듬순대, 고산면 돼지두루치기, 비봉면 버섯탕수육, 운주면 인삼오징어 초무침, 화산면 육회, 동상면 산채비빔밥, 경천면 추어고추튀김 등을 선보일 예정으로 메뉴만 들어도 군침이 돈다. 완주군의 로컬푸드 상품을 만나볼 수 있는 로컬푸드 장터에서도 다양한 품목을 만날 수 있다. 각 농가의 무화과, 청국장, 고구마, 애플수박, 샤인머스켓, 꿀, 대추, 생강청 등 엄선된 제품들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더 ‘화려하게’ 즐기는 음악 와일드&로컬푸드 축제의 공연 라인업이 화려하다. 장민호, 배아현, 현진우의 개막공연과 5일에는 박명수, 체리필터, 김소연이, 대미를 장식할 폐막공연에는 완주홍보대사 고성현, 라클라쎄가 가을밤을 웅장하게 장식한다. 박명수, 고성현, 라클라쎄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와일드&로컬푸드 축제를 찾는다. 특히, 고성현과 라클라쎄는 고품격 음악의 진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축제장 빠르게 가는 길 와일드&로컬푸드 축제장을 가기 위해서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간편하다. 고산면 오산리 309-1에 마련되는 임시 대형주차장에서 축제장까지 5분 간격으로 버스가 운행되고, 고산미소시장, 고산초, 놀토피아 완주군청, 우석대, 삼례문화예술촌, 삼례읍 행정복지센터, 삼봉지구, 둔산파출소 맞은편, 봉동읍 행정복지센터, 이서면 행정복지센터, 한국전기안전공사, 전주종합경기장, 전주역까지 셔틀버스가 곳곳에서 수시로 운행된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앞서 언급한 버스 정류장을 거점으로 주차하면 된다. 유희태 완주군수 “와일드&로컬푸드축제에서 행복 담아가세요” 유희태 완주군수는 완주군의 대표 축제 ‘완주 와일드&로컬푸드 축제’가 올해도 최고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완주처럼 체험, 먹거리를 집약해 보여주는 축제도 드물다. 여기에 각 읍면의 주민들이 합심해 맛있는 먹거리까지 푸짐하게 펼쳐주니 이웃이 나누는 정은 덤이다. 유 군수는 “10년 넘는 기간 동안 축제를 선보이다 보니 축제조직위, 공무원, 주민들 모두가 축제에 대한 애정이 크다”며 “올해는 와일드&로컬푸드 축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각 프로그램의 즐거움을 배가 시키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안전도 꼼꼼히 챙겼다. 유 군수는 안전관리위원회 심의와 현장점검에 직접 참여해 시설물, 음식 관리, 방문객 동선 등 세부적인 사항들을 직접 점검했다. 유 군수는 “다양한 즐길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를 준비했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축제장에서 완주를 만끽하고, 행복을 담아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 기획
  • 김원용
  • 2024.10.01 16:57

전통과 현대의 만남 제51회 고창모양성제, 10월 9일~13일 개최

오는 10월 9일부터 13일까지 고창읍성에서 펼쳐질 ‘제51회 고창모양성제’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강조하며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관광객을 맞이할 예정이다. ‘온고Z신: 옛 것에 MZ를 얹다’라는 슬로건 아래, 이번 축제는 전통 문화의 재해석을 통해 전 세대가 어우러지는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 화려한 개막을 알리는 거리 퍼레이드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퍼레이드는 14개 읍‧면 주민들의 참여로 더욱 흥겨워질 예정이다. 취타대와 퍼레이드 악단을 선두로 천여 명의 행렬이 자유중학교에서부터 모양성 축제장까지 이어지며, 각 읍‧면 주민들은 자신들만의 개성을 담아 다양한 ‘씬(Scene)’을 표현한다. 특히 관광객과 주민들이 함께하는 플래시몹은 축제의 흥을 최고조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세대를 잇는 전통의 답성놀이와 강강술래 모양성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답성놀이는 조상들의 전통을 현대에까지 이어온 중요한 행사다. ‘한 바퀴 돌면 다리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이라는 전설을 품은 답성놀이는 한복을 차려입고 머리에 돌을 이고 성곽을 도는 행사로, 참여자들이 옛스러운 성과 자연 경관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저녁에는 한지 등을 들고 성곽길을 걷는 야간 답성놀이가 펼쳐져 가을 밤의 운치를 더한다. 또한, 강강술래 경연은 고창 지역농협 농가주부모임 회원들이 한복을 입고 무대에서 전통 춤을 선보이는 행사다. 맑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펼쳐지는 강강술래는 축제에 화려한 색채를 더해 군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풍경을 선사할 것이다.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화합의 공간 제51회 모양성제는 세대 간의 소통을 도모하는 축제로 기획됐다.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당근마켓’과 영어체험 프로그램, 청소년을 위한 페스티벌, 어르신들을 위한 기로연 등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특히, 축제 개막식과 폐막식에서는 장민호, 빅마마, KCM, 엔플라잉, 노사연, 박창근 등 각 세대별로 인기를 얻고 있는 가수들의 공연이 예정되어 있어 세대 간의 경계를 허물며 즐거움을 더할 예정이다. 가을 정취를 만끽하는 모양성의 매력 이번 모양성제는 고창읍성 내에서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며, 조선시대 한량을 주제로 한 '슬기로운 한량생활', ‘멍때리기 대회’, ‘모양 도화서’, ‘모양철학관’ 등 젊은 세대의 감성을 반영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피크닉 존은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에게 여유로운 휴식 공간을 제공하며, 성곽과 어우러진 가을 경관 속에서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저녁이 되면 축제장은 더욱 화려해지며 뜨거워진다. 야간 경관 조명과 맹종죽림에서 펼쳐지는 제너레이티브 아트쇼는 가을 밤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조성하며,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또한, 소원등 달기 프로그램에 참여해 작은 소망을 빌어보는 것도 이번 축제의 즐거움 중 하나다. 이 행사는 유료로 진행되며, 수익금은 불우이웃돕기 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친환경, 안전, 그리고 배려로 완성된 축제 이번 모양성제는 친환경 축제를 지향한다.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고, 다회용기를 사용해 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다. 또한, 관광객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물가 안정과 바가지 요금 없는 축제를 약속하며, 철저한 안전관리 계획을 통해 안전사고 없이 모든 이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계획이다. 고창의 자연환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돋보이는 이번 축제는 군민들과 관광객 모두가 다회용기 반환에 동참해 친환경 문화를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심덕섭 고창군수는 “제51회 모양성제는 고창의 역사와 문화를 알차게 담아내어, 천만 관광도시 고창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많은 분들이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 고창에서 풍요로운 가을의 정취와 함께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제51회 모양성제는 고창의 역사와 전통을 경험하며, 현대적인 감성을 더해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다.

  • 기획
  • 박현표
  • 2024.09.28 10:50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