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소통] 이주여성 인권피해
남편이 칼, 망치, 가위로 위협하면서 죽이겠다고 했어요.베트남 이주여성 띠엔씨는 남편 얘기를 하자 공포에 떨었다. 남편은 알콜릭으로 술만 마시면 칼과 가위로 위협을 가했다. 띠엔씨가 칼과 가위를 숨겨놓자 망치를 들고 위협했다. 띠엔씨 집에는 경찰이 수시로 출동했고, 이주여성쉼터 관계자도 수 차례 함께 동행했으나 남편은 변화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2014년 다문화 유형별 이혼한 사람의 수는 1만2902명으로 나타났다. 2013년 1만3482명과 2012년 1만3701명에 비하면 다문화 이혼은 갈수록 감소하는 추세다. 2015년의 집계된 이혼현황 자료는 2016년 11월 발표를 앞두고 있다.현재까지는 다문화가족의 이혼이 점차적으로 줄어들면서 부부간의 갈등 등 여러 문제가 과거에 비해 비교적 잘 해결되고 있는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반면, 전북의 다문화가족의 이혼한 수는 2014년 514명, 2013년 545명, 2012년 501명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수치에 비해 증감률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전북지역의 이혼의 수가 2012년에 비해 2013년은 8%나 더 증가했다. 그런데 2014년에는 전년에 비해 다시 6%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감소추세이고 전라북도의 2014년도의 이혼율이 전년도에 비해 감소했다.2015년 전라북도의 연구용역사업으로 전북대학교 산합협력단에서 수행한 전북형 다문화가족 중장기 발전방안연구에 의하면 결혼이주여성이 배우자와 이혼별거하고 있는 이유로 성격차이(32%), 학대와 폭력(18.2%), 경제적 무능력(16.7%)이 주요한 것으로 나타났다.2009년 보건복지가족부법무부여성부 등에서 실시한 실태조사의 결과와 비교해보면 전북의 여성 결혼이민자들은 성격차이와 배우자의 학대와 폭력 등을 이유로 이혼별거하는 비율이 높고, 음주 및 도박과 배우자 가족과의 갈등이 이유인 비율도 다소 높게 나타났다.또한 2012년 전국 다문화가족실태조사의 결과와 비교하면 성격차이와 경제적 무능력은 감소했으나 배우자의 학대와 폭력이 크게 증가했다.가정폭력은 일반적으로 물리적인 압력과 해를 가하는 것만을 폭력으로 보는 경향이 많은데, 사실 물리적인 폭력을 행사하지는 않지만 상대방에게 욕설과 폭언 등을 통해 큰소리로 위협을 가하고 괴롭히는 언어폭력과 상대방에게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부분에 있어서 끊임없이 괴롭힘을 가하는 정서적 폭력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특히 정서적인 폭력은 다문화가족 일반에서 쉽게 발견된다.이런 가정폭력으로 인해 상대방은 자존감이 약화되고 철저히 무시당하는 존재가 된다. 폭력의 위기에 있는 결혼이주여성은 남편으로 인해 공포감에 휩싸이게 돼 우울증에 걸리거나 정신분열증 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똑똑하고 일도 잘 하고 부지런했는데, 이제 사람이 완전히 달려져버렸어요.아시아이주여성쉼터 홍성란 원장의 말이다.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레티한씨는 한국인과 결혼해 두 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다. 레티한씨는 누가 보더라도 똑똑하고 총명하며 부지런하기로 잘 알려졌었다. 그런데 레티한씨는 이제 멍하니 먼 곳을 바라보거나 혼자서 같은 말을 반복하며 중얼거리기도 하고 일에 대한 아무런 의욕이 없다.남편의 극심한 의처증으로 인해 오랫동안 심리적 불안감에 놓여있었던 레티한씨는 정신적 이상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법원은 남편의 귀책사유를 인정해 친권자와 양육권을 레티한씨에게 지정했으나, 이혼 후에도 계속된 괴롭힘으로 인해 이제는 조현병 증세를 보이는 등 문제가 발생해 아이들에 대한 친권과 양육권도 포기한 상태에 이르렀다.다문화가족의 위기상담과 피해상담 등을 전담하고 있는 다누리콜센터에 의하면 2015년 가정폭력, 성폭력, 성매매 등의 문제로 14만4616건의 상담이 이뤄졌다.이중에 가정폭력 1만5399건, 일반폭력 945건, 성폭력 1434건, 성매매 173건, 부부갈등 4559건, 가족갈등 1만7094건, 심리정서 2702건, 이혼문제 1만6159건, 일반법률 7841건, 체류 및 국적 1만3959건, 취업 및 노동 5350건, 쉼터 7722건, 의료 8391건 등으로 나타났다.전북지역의 상담을 전담하고 있는 다누리콜센터 전주센터에서도 2015년 가정폭력, 일반폭력, 성폭력, 부부갈등, 이혼문제 등에 있어서 7149건의 상담이 이뤄졌다. 2016년 상반기(1월~6월) 동안 이뤄진 전북지역 상담건수가 3619건이었는데, 전년도(2015년) 상반기(1월~6월) 통계가 2542명이었다. 올해 상반기와 전년도 상반기를 단순 비교해보더라도 1077건이나 늘어난 것이다.다누리콜센터(전주센터) 박미향 센터장은 피해상담의 건수가 증가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사회의 가정폭력 등 인권에 대한 상향된 인식변화로 인해 점차 피해상담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또한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 입국 전 피해 시 대처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대사관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을 통해 인지해 인권감수성이 향상된 것도 주요한 요인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결혼이주여성은 초기 정착과정에서 한국어 구사능력의 빈약함과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 시부모와 시누이 등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부장적 질서와 수직적 권위 속에서 물리적언어적정서적 폭력의 위기에 어렵지 않게 노출돼 있다.결혼이민자의 특수한 환경적 요인은 일반적 가족간 관계에서 나타나고 있는 요인 이외에도 국가와 민족, 인종과 종교, 그리고 문화적 가치관 등의 차이로 인한 문제 등이 추가적으로 발생해 갈등관계를 치유함에 있어서도 더 큰 어려움을 나타낸다.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김동준 팀장은 남편이 아내와 갈등이 발생하면 필리핀으로 가버려. 내가 너를 데려오기 위해 돈을 얼마나 들였는데라는 등 아내의 나라를 존중하지 않고 아내를 가난한 나라에서 비용을 들여 데려왔다며 소유적 존재로 여김으로써 부부간의 갈등의 골은 더욱 더 깊어진다면서 국가와 인종을 떠나 아내를 인간으로서 존중하고 소중한 삶의 동반자로 여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다문화가족의 이혼과 별거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가정폭력으로 결혼이주여성의 권리가 지속적으로 침해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발생된 이후 가족이 해체되면 결혼이주여성은 자녀의 양육과 교육, 의료와 복지 등에 있어서 다양한 어려운 환경에 놓여진다. 폭력적 대응은 가족의 해체를 가속화시키는데, 문제 발생 시 대화와 인내함으로 서로를 존중하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주여성 긴급전화 다누리콜센터(1577-1366)- 13개국어 통역 상담원 배치, 24시간 연중무휴 운영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피해 이주여성 상담 및 긴급지원을 통해 결혼이주여성의 인권보호와 지역사회 속에서 건전한 통합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 있다.이 기관은 다누리콜센터로 여성가족부의 위탁을 받아 한국건강가정진흥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다누리콜센터는 이주여성긴급전화와 이원화된 체계로 운영되다 사업의 유사성과 중복성으로 2016년부터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다누리콜센터는 중앙센터를 서울에 두고 수원, 대전, 광주, 부산, 경북 구미, 전북 전주 등에 지역센터를 두고 있다.가정폭력성폭력성매매 피해를 당한 이주여성은 누구나 이 곳을 통해 상담을 받고 쉼터 등 연계 기관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다누리콜센터의 전화는 1577-1366이며 365일 24시간 무휴로 운영되고 있다.한국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타갈로그어, 캄보디아어, 몽골어, 러시아어, 태국어, 라오어, 우즈베크어, 네팔어 등 13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통역상담원들을 배치해 지원하고 있다.다누리콜센터 전북전주센터는 전북도청 1층에 위치해 이주여성 등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다누리콜센터 전북전주센터에도 통번역 상담사 이주여성 5명이 각기 중국, 베트남, 우즈벡, 캄보디아, 한국어 등 5개 국어를 지원하며 피해를 입은 이주여성을 지원하고 있다.다누리콜센터는 이주여성폭력피해자에 대한 인권보호와 긴급지원업무 이외에도 초기 한국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결혼이민자에 대한 체계적인 적응지원과 다문화가족의 언어문화차이로 인해 생기는 갈등 극복을 위한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또한 이주여성 출신국가 언어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정보이해력을 높이고 정서적인 안정을 제공한다.다누리콜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이주여성은 1577-1366으로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오후 6시 이후와 공휴일에는 서울 중앙센터로 전화상담이 자동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