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7 16:15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기획

[도시의 시간, 성장동력을 만들다] ⑪ 전라북도 도시들의 도시재생

발전과 쇠퇴의 반복, 오래된 도시의 길찾기 우리나라의 도시들은 1980년대 이후 생겨난 몇몇 신도시를 제외하면 대부분 오래된 도시다. 전라북도 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도시연구가 강동진 교수가 규정하는 기능 차원의 오래된 도시는 ‘발전과 쇠퇴를 반복해온 특정한 지역산업을 보유한 도시, 그 도시만의 두드러진 향토색을 가진 도시’다. 오래된 도시는 긴 시간을 거쳐온 만큼 풍부한 역사와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오랜 시간 때문에 쓰임새를 잃어버린 공간이 많다. 낡고 오래되어 불편하고, 그래서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방치된 것들이 많은 도시. 인구 감소와 함께 지역 소멸의 위기에 놓인 우리나라의 오래된 도시가 안고 있는 현실이다. 도시재생은 바로 이러한 현실적 문제로부터 출발했다. 전북의 도시들은 일찍부터 도시재생을 주목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도시재생의 물꼬를 튼 것은 2014년부터 시작한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이다. 정부 주도 도시재생사업은 지방 도시의 쇠퇴를 지역이 주도해 해결할 수 있게 제도화한 일종의 기존도시 재정비 정책이다. 정부는 쇠퇴한 도시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시의 내발적인 발전 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해 도시재생특별법을 제정해 제도화했다. 그 결과 도시재생사업은 전국적으로 확장됐다. 전라북도의 도시들도 2014년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전라북도도시재생지원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사업은 모두 50개. 유형별로는 경제적 이익보다 주거지 개선에 우선순위를 둔 일반근린형이 14개로 가장 많고, 혁신지구 1개, 경제기반형 1개, 지역특화형 2개, 중심시가지형 10개, 주거지지원형 5개, 우리동네살리기 4개, 전북형 3개, 인정사업 10개다. 도시재생 예비사업도 2022년 말 기준, 45개가 선정되어 시・군별로 다양한 주민참여 공동체 활성화 사업이 추진되었거나,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사업이 가장 먼저 시작된 곳은 전주다. 2012년부터 시작한 동문문화예술 거리 조성사업이 그것이다. 그러나 정부 주도 도시재생사업으로는 2014년에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선정된 군산시의 중심시가지형이 시작이다. 이 사업은 사업비만 200억 원이 투자되는 5년 장기 프로젝트였다. 창조적 상생을 통한 근대역사문화 도시 구현이 목표. 원도심인 중앙·해신·월명동 일원을 중심으로 진행된 도시재생사업을 위해 군산시는 일제강점기 식민지의 아픈 역사를 가진 일본 건축물까지 근대문화자산으로 살리고 주민과 함께 특화 거리를 조성하는 등 군산이 갖고 있는 문화적 자산을 적극 활용했다. 당시 도시재생 선도지역 공모사업에 군산시를 비롯해 전국 13곳이 선정됐지만, 국토부는 그중에서도 기존 자산을 살린 군산시의 성과가 가장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도시재생 첫 사업의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눈에 띈 결실은 관광객 증가였다. 내항이 기능을 잃으면서 주변 인구의 74%가 감소해 쇠락했던 군산 원도심의 연간 관광객은 22만 명 수준. 그러나 도시재생사업 직후인 2015년에 85만 명, 2016년에 102만 명 등 해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비어 있던 집과 상가도 하나둘 주인을 찾기 시작했다. 군산 원도심의 도시재생사업 성과는 지역 주민·상인·전문가의 자발적인 참여와 자치단체,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일궈낸 결실이었다. 도시재생특별법 제정과 함께 지역마다 만들어진 기구가 있다. 재생 사업을 실질적으로 추진해가는 일종의 중간지원조직인 도시재생지원센터다. 전라북도의 14개 시군에는 모두 도시재생지원센터(기초센터)가 있다. 가장 먼저 문을 연 곳은 군산시(2015년 4월·행정직영)다. 이후 전주시(2015년 7월·민간위탁), 정읍시(2016년 5월·행정직영), 남원시(2016년 9월·행정직영), 익산시(2017년 6월·행정직영), 김제시(2018년 5월·행정직영), 완주군(2018년 6월·민간위탁), 장수군(2019년 1월·행정직영), 임실군(2019년 2월·민간위탁), 부안군(2019년 2월·행정직영), 고창군(2019년 4월·민간위탁), 순창군(2019년 6월·행정직영), 무주군(2020년 4월·민간위탁), 진안군(2021년 10월·민간위탁)이 뒤를 이어 문을 열었다. 2019년 7월에는 전라북도도시재생지원센터가 설치됐다. 광역 단위 지원센터는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을 비롯한 연관사업 선정을 돕는 전문가 컨설팅이나 사업추진 및 성과관리를 지원하고 전라북도와 각 시・군, 도시재생지원센터(기초),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협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기구다. 지역 주민과 가장 가까이 있는 현장지원센터도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정읍시, 남원시, 김제시, 완주군, 임실군, 고창군, 부안군 등에 모두 28곳이 설치돼 있다. 2014년부터 시작된 정부의 도시재생사업에 선정되어 추진되었거나 추진되고 있는 전라북도 도시들의 사업은 많다. 이미 그 쓰임새를 찾아 성과를 내고 있는 사업도 있지만, 아직 진행 중이거나 실험 단계에 있는 사업이 여럿이다. 그중에서도 옛 수협창고를 수제맥주 특화사업장으로 재탄생시킨 군산의 <째보스토리 1899>, 구도심의 비어 있던 호텔을 리모델링 하여 청년들의 창업과 취업을 지원하는 허브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익산의 <청년시청>, 지역의 특성을 살려 매출 증진에 성공한 정읍의 <쌍화차거리>, 유흥시설 밀집 지역이었으나 역이 이전하면서 기능을 잃은 공간을 매입해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고 있는 남원 <사랑나눔어울림센터>, 노후주택 정비 사업으로 활력 되찾은 고창 <모양성마을>, 오래된 여인숙의 기능을 바꾸어 마을주민들의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는 부안 <창업플랫폼> 등은 재생 과정과 성과를 주목받고 있는 사업이다. 공유공간으로 만들어졌으나 사회적협동조합을 설립해 자립과 지속가능성을 실험해가고 있는 전주의 <둥근숲>이나 공·폐가 밀집 지역 공간을 주민 공동이용시설로 바꾸어 활용하고 있는 <여의주마을>처럼 연구사례로 꼽히는 사업도 있다. 전라북도의 도시재생사업은 어디까지 왔을까. 그 현장을 찾아 성과와 과제를 진단해본다. /김은정 선임기자, 박현우 기자

  • 기획
  • 김은정
  • 2023.10.13 00:48

[참여&공감 2023 시민기자가 뛴다]명절 연휴와 축제가 남기고 간 쓰레기와의 전쟁

지난 9월 27일 추석 연휴를 시작으로 10월 3일까지 임시공휴일과 개천절을 포함하여 엿새간 긴 연휴가 이어졌다. 매년 명절이 지나고 나면 ‘추석 연휴에 쌓인 스티로폼 쓰레기’, ‘한가득 쌓인 추석 연휴 쓰레기’ 등 항상 쓰레기 관련 기사들이 쏟아진다. 이유는 필요 이상으로 과대 포장된 명절 선물 포장재에 나온 쓰레기로 평소보다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배출되며 처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긴 연휴가 지나간 거리에는 테이프 감긴 스티로폼 상자와 부직포 포장재, 과일박스 등 명절 선물 세트 포장재들이 쌓이며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추석 명절이 시작되기 전 환경부는 “국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추석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연휴 기간 동안 쓰레기 적체 방지, 선물 과대포장 점검, 무단투기 집중단속 등 ‘추석 명절 생활폐기물 관리대책’을 9월 25일부터 10월 4일까지 추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명절 포장재 폐기물로 인한 문제는 여전하다. 명절 선물 포장재 쓰레기 문제의 주범인 과대포장은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그 판단 기준을 포장재에서 제품을 제외하고 남는 공간인 ‘포장공간비율’과 단일제품을 몇 번이나 포장했는지의 ‘포장 횟수’로 보고 있다. 즉, 포장공간비율이 높고, 포장 횟수가 많을수록 과대포장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포장공간비율의 최대 %를 정하고, 포장 횟수에도 기준을 두어 규제를 시행 중이며 과대포장 점검의 근거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법적인 기준에도 구멍이 존재하는데, 과대포장 단속 규정이 허용하고 있는 ‘가산공간’개념이다. 고정재·완충재를 사용한 제품의 경우 제품의 원래 크기보다 더 크게 여기는 가산공간으로 인해 포장재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완충재에 해당하는 트레이나, 종이 고정 박스가 사용된 제품은 과대포장 제품처럼 보여도 사실상 과대포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선물을 직접 전달하는 방법 대신 온라인 택배를 이용하여 선물을 주고받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온라인 택배 포장에는 과대포장 기준이 최근 신설되어 당장 적용하기에 생산자들의 준비시간이 필요하다며, 2024년 4월 30일부터 적용하도록 했다. 이런 이유로 온라인 택배 포장은 아직 과대포장 기준의 적용을 받지 않아 포장재 쓰레기 발생에 계속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과대포장에 대한 단속의 주체는 각 시·군·구이다. 과대포장 단속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면 좋겠지만, 순환 보직인 공무원의 특성상 과대포장 관리 감독에 대한 전문성이 떨어지고 지자체마다 관리 감독에 대한 의지도 천차만별이다. 또한 의심 사례 적발 후 과태료 부과까지 전문기관의 검사 성적서를 기다려야 하는 등 번거로운 부분이 있어 단속을 나가더라도 실제 적발, 과태료 부과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매년 명절마다 반복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장재 폐기물 감축을 위해 제품의 생산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보다 규제를 강화하는 등 제도 보완을 통해 포장재 사용의 절대량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노력 ‘축제의 달’이라고 불러도 될 만큼 10월은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축제들이 한창이다. 전라북도에서도 전주페스타, 김제지평선축제, 완주와일드N푸드축제, 남원흥부제, 임실N치즈축제 등을 포함하여 20개가 넘는 축제와 행사들이 진행된다. 이러한 축제에는 즐길거리와 먹거리들이 다양하다. 대부분 축제의 경우 일정 기간 야외에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음료나 음식을 제공할 때 일회용품의 사용이 많아 축제가 끝나고 나면 상당한 양의 쓰레기가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환경오염 문제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축제들에도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시민들이 직접 축제 현장에서 일회용품과 쓰레기 모니터링을 진행하며 쓰레기 없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시민공동행동’(이하 쓰없축)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여 활동하고 있다. ‘쓰없축’에 따르면 전주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은 ‘전주가맥축제’에서는 지난해 행사 이틀간 14만 개의 일회용 쓰레기가 나와 ‘쓰레기’만 남긴 잔치였다는 강한 비판을 받았지만, 이후 일 년이 지난 올해 8월에는 맥주를 담을 컵을 다회용 컵으로 전면 교체하며 일회용 컵 사용을 8만여 개 이상 줄이면서 친환경 축제로 한 걸음 나아갔다. 다만 아직 음식 제공에 쓰이는 식기와 나무젓가락 등 아직 일회용품이 사용되는 부분이 있어 아쉬움이 있다고도 밝혔다. 다른 지역축제에서도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움직임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김제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다회용기 사용 업체를 선정해 김제지평선축제도 변화에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무주 반딧불이 축제에서는 행사에 사용되는 용기들을 다회용기로 사용하는 등의 변화가 있었다. 환경오염을 생각하기보다는 즐거움과 편리함을 추구했던 지역축제도 조금씩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위 사례들처럼 축제들이 자발적으로 친환경 축제로 변화하는 노력과 함께 제도적으로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 2021년에 제정된 ‘공공기관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실천 지침’은 공공기관에서 주최하는 회의나 행사에서 일회용품 등 사용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권고’하는 것일 뿐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아직 많은 축제에서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의무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법이 제정될 필요가 있다. 지역축제 대부분이 지자체의 예산으로 운영되는 만큼 예산 지원 평가 항목에 일회용품 사용 금지 등을 의무화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인간의 편리함과 즐거움에만 초점을 맞추며 환경을 파괴하는 축제를 즐겼다면, 이제는 환경을 위해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즐거운 축제 그 이상이 필요하다. /장진호 전북환경운동연합 활동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23.10.11 13:45

[후백제 역사, 다시 일으키다-미래 지향으로 본 후백제] (24)후백제의 역사적 위치, 고대사회에서 중세사회로

우리 역사에서 후백제는 백제의 부활이자 새로운 시대를 여는 함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후백제를 건국한 견훤은 신라의 변방에서 태어났으나 신라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열고자 하였다. 후백제를 필두로 시작된 후삼국시대는 고대사회의 구각을 깨고 중세사회의 여명을 깨우는 새로운 시대였다. 고려의 입장에서는 후백제를 고려를 여는 매개체로 보거나, 견훤을 무력에만 의존하고 인륜을 저버린 망국의 왕으로 치부하기도 한다. 하지만 견훤의 후백제는 문화 왕국 ‘백제’의 염원을 계승하여 새로운 사회의 이상과 꿈을 제시한 국가로 자리매김하여야 한다. 후백제는 신라와 고려 사이를 연결하는 과도기의 국가가 아니라 중세사회의 시작을 알리는 국가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통일신라는 고대 사회의 성격을 보여주고 있다. 고대국가는 왕이 거주하는 도성이 있는 중앙과 지방으로 구성되었으며, 도성은 지방의 수취물을 통해 유지되고 있었다. 신라 경주는 대경이라고 불리웠으며, 지방의 도시인 소경과는 확연하게 구별되는 도성이었다. 신라는 지방을 군현제로 통치하였으며, 지방민은 도성의 민과는 차별을 받았다. 일본 도다이사 쇼소인에 있는 〈신라촌락문서〉에는 서원경과 주변 지역에서 10여 호, 100여 사람으로 구성된 촌이 나온다. 촌 마다 자체의 촌역을 가지고 있었고 국가에서 사람, 토지, 소나 말 등을 3년마다 파악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마을 사람의 전출을 국가에서 자세하게 파악할 정도로 촘촘한 지배체제를 갖추고 있었다. 또한 신라는 혈연을 기반으로 골품제를 운영하여 진골 귀족이 정치를 주도하였다. 지연과 혈연을 바탕으로 사회가 운영되었으며, 관료조직을 기반으로 중앙집권적인 정치를 시행하였다. 골품제와 중앙집권을 기반으로 유지되던 신라 사회는 사회 모순이 심화되면서 붕괴되기 시작하였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은 도성에서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신라 말기에는 골품제로 대표되는 지배질서가 서서히 붕괴하고 민의 항쟁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전국 곳곳에서 도적들이 일어났으며, 세금의 납부를 거부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역사회를 방어할 필요에서 촌주를 중심으로 지역민들이 자위 조직을 형성하였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지방세력이 성장하여 지방민을 규합함으로써 새로운 사회를 지향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변화의 한 가운데에 후백제의 견훤이 있었다. 견훤의 출생은 두 계통이 전하고 있다. 견훤은 상주 가은현(문경) 사람으로 아버지는 아자개였다. 아자개는 자신의 힘으로 농사를 지으며 부를 축적하여 지방의 유력자로 성장하였다. 농민으로 성장하여 군사적인 능력을 발휘하여 장군으로 입신하였다. 견훤을 포함한 그의 아들도 대부분 장군의 지위를 누렸다. 농업으로 쌓은 부를 기반으로 정치적인 기반을 닦은 대표적인 집안이었다. 다른 기록에는 견훤의 어버지는 지렁이로 나오지만, 외할아버지가 광주 북촌의 부자라고 하여 농사를 지어 성장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록에서 일치하는 사실은 견훤의 가문이 농사를 지어 부를 축적하고 이를 바탕으로 장군이라는 지위를 획득하였다는 사실이다. 신라 말기의 상황에서 부를 축적하는 한편으로 지역민들을 결집하여 다른 공동체나 초적으로부터 지역사회를 방어하였던 것이다. 경제력와 군사력을 보유한 계층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견훤을 단순히 신라 변방의 장군으로만 이해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서 성장하는 인물로 설정할 수 있다. 후에 견훤이 후백제를 건설하여 새로운 세계를 지향하는 토대가 마련되었던 것이다. 견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 공간은 신라의 변방인 서남해였다. 견훤은 순천을 중심으로 하는 서남해에서 장군으로 지위를 확보하면서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런 측면에서 순천의 해룡산성, 광양의 마로산성 등은 견훤의 초기 근거지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마로산성은 통일신라~고려에 걸치는 유물이 출토되어 견훤이 활동한 시기를 포함하고 있다. 청자, 청동거울 등 중국제품, 재갈 등 말갖춤과 더불어 쟁기날, 가래, 따비 등 많은 농기구가 출토되었다. 산성에서 출토된 농기구는 신라 말기 성장하는 계층인 호부층의 경제력과 장군이 가진 군사력의 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견훤은 후백제를 건국하는 과정에서 농사를 지어 성장하는 호부층, 군대의 장군이라는 성격과 더불어 해양을 수호하고 국제적으로 교류하는 면모를 잘 보여주고 있다. 견훤은 도성 중심의 고대 사회가 가진 도시 구조를 탈피하여 지방의 도시인 완산주나 남원소경 등의 지방 도시를 발전시키고 있다. 후백제는 신라 도성인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서남해에서 거병하여 무진주를 거쳐 완산주에서 후백제의 도읍을 옮기면서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동남해 중심으로 발전하는 신라 국가의 틀에서 벗어나 국토를 균형있게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회의 지향점을 알 수 있다. 후백제는 동아시아를 무대로 성장하고 있었다. 견훤은 오월과 후당에 사신을 파견하여 ‘백제왕’을 제수받았으며, 거란과도 독자적인 외교를 추진하였다. 견훤은 외교적 관례로 오월과 후당의 책봉을 받는 존재였으나 국내에서는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할 정도로 독립적인 국가를 표방하였다. 남원 실상사의 편운화상 부도 명문에는 ‘정개’라는 후백제의 연호가 나온다. 국제적으로는 중국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책봉을 받는 (후)백제왕이었으나 국내적으로는 독자적인 국가의 왕을 표방하였다. 견훤이 황제를 칭하였다는 기록은 보이지 않으나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한 정도로 국가적인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지금까지 중세사회는 고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배웠으나, 이제 후백제가 지향하였던 새로운 사회의 이상과 꿈을 자리매김하여야 한다. 견훤이 신라의 관제를 사용하고 신라 왕실과 계보를 연결하는 측면을 보고 고대사회적인 인식을 가졌다고 평가절하하지만, 신라의 변방에서 새로운 사회의 비전을 제시하여 동아시아 속의 국가를 지향한 측면을 중시하여야 한다. 후백제가 중세사회인 고려의 특성을 상당 부분 보여준다는 점에서 새로운 사회로의 지향이라는 시각에서 보아야 한다. /김재홍 국민대학교 교수 후백제의 견훤, 매향비의 염원을 담아 새로운 세상을 지향하다. 견훤은 서남지역에서 흥기하여 민심을 얻어 후백제를 건국하였다. 그가 무리를 모아 신라의 군현을 공격하자 백성들이 호응하여 한 달 동안에 5천여 명이 모였다. 완산주에서 민심을 얻은 것은 기뻐하여 ‘후백제왕’을 칭하였다. 신라 변방의 호족들이 자신의 지역을 근거로 자위조직을 구성한 것에 비해, 견훤은 군현 단위를 뛰어넘는 범위에서 백성을 규합하였다. 통일신라의 통치조직인 군현을 넘어서 국가로 발전시킨 예는 견훤의 후백제가 선구적이었다. 견훤이 무리 5천 명을 단기간에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서남해지역에서 새로운 세상을 지향한 움직임과 관련을 가지고 있었다. 서남해지역에서는 통일신라부터 군현 단위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회조직이 싹트고 있었다. 군현이라는 지연을 뛰어넘어 결속을 다지는 ‘향도’가 나타나며, 매향비를 통해 자신들의 행위를 드러내고 있다. 매향비는 내세에 미륵불의 세계에 태어나기를 염원하면서 향을 묻고 세운 비를 일컫는다. 향을 묻는 행위를 통하여 발원자가 미륵불의 세계로 가기를 기원한다는 점에서 사회변혁과 관련을 가지고 있다. 매향비는 바닷물이 유입되는 지점에 위치하며, 14~15세기에 세워진 것이 많지만 영암 구림리의 매향비는 신라 원성왕 2년(786)에 세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매향비이며, 신앙을 매개로 지방민이 결속하는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중국과 교역하기 좋은 입지인 영암지역은 후백제의 초기 근거지인 순천이나 광양 등 서남해와 연결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있다. 매향비를 세운 주체는 일반적으로 ‘향도’라고 일컬었다. 향도는 신라 변방에서 신라의 지배영역을 뛰어넘어 조직되었다. 신라 경문왕 5년(865)에 철원 도피안사에서 향도가 철조비로자나불을 조성하고 명문을 새기고 있다. 거사 1,500여명이 결성한 향도는 군현 단위를 뛰어넘는 새로운 사회 조직이었다. 고대사회는 도성과 지방을 구분하는 지연, 골품제라는 혈연을 중심으로 사회가 운영되고 있었다. 주민을 군현 단위로 파악하여 국가를 운영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다. 군현이라는 지연을 뛰어넘는 ‘향도’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보여주며 미륵신앙과 연결되어 사회 변혁의 구심체로 기능하였다. 견훤이 신라의 군현을 뛰어넘는 범위에서 5천여 무리를 결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향도라는 새로운 사회조직을 기반으로 가능하였다. 향도는 매향이라는 행위를 통해 집단 내 결속을 강화하여 새로운 중세사회의 원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 김재홍 국민대학교 교수

  • 기획
  • 기고
  • 2023.10.10 16:01

‘2023 남원 세계드론제전’ 나흘간의 드론향연 ‘대성공’

남원시가 국내 최초로 개최한 드론국제행사 ‘2023 남원 세계드론제전’이 4일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드론으로 하나 되는 글로벌 세상’이라는 주제로 열린 ‘2023 남원 세계드론제전’은 국토교통부와 전북도·남원시 공동 주최, 항공안전기술원·대한민국항공회·대한드론축구협회·한국드론기업연합회가 공동 주관한 드론을 총망라한 행사로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남원종합스포츠타운에서 다채롭게 펼쳐졌다. 남원시가 쏘아올린 4일간의 드론 성찬, 그 풍성한 성과를 정리했다. 남원서 펼쳐진 드론 레져스포츠 면모 ‘짜릿’ 이번 2023 세계드론제전은 볼거리과 긴장감을 준 드론레이싱부터 드론축구, 드론스 워 챌린지 등 그야말로 스릴만점의 드론스포츠경기가 곳곳에서 펼쳐진 드론열전 그 자체로, 드론 스포츠의 다양한 경이로움을 발견하는 자리였다. 실제 이번 제전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FAI(국제항공연맹)가 공인한 최고권위의 대회인 드론레이싱의 경우, 최고의 드론 파일럿을 가리는 레이스 답게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좋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실력을 뽐냈으며, 특별히 9일날 진행된 결승전은 최고 실력을 가진 선수들의 경기인 만큼 높은 수준의 레이싱을 선보였다. 그 결과 2023 남원세계드론레이싱 대회에서는 드론레이싱대회의 챔피언을 뽑는 개인종합부문에서 제일 높은 성적을 거둔 김민찬(대한민국) 선수가 1위를 차지, 2023 드론레이싱 챔피언에 이름을 올렸다. 주니어부에서는 김민재(대한민국) 선수가 1위, 제이콥 카포브레스(미국)선수가 2위, 실라스 그리버(미국) 선수가 3위, 유키 하시모토(일본)선수가 4위를 차지했고, 여성부에서는 완라야 완나퐁 (태국)선수가 1위, 팅유 차오(대만)가 2위, 루이자 리쪼(이탈리아) 선수가 3위, 모가연(대한민국) 선수가 4위를 수상했다. 개인종합부문에서는 김민찬(대한민국) 선수가 1위, 유키 하시모토(일본)선수가 2위, 빅터 존슨(덴마크) 선수가 3위 김민재(대한민국) 선수가 4위를 거머쥐었다. 국가대표팀 부문에서는 선수들 개인 기록의 평균값으로 순위가 매겨진 만큼 한국이 1위, 미국 2위, 일본이 3위 중국이 4위를 차지했다. 또한 스피드와 전략, 전술과 같은 경쟁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레이스 형식의 전략 스피드 스포츠인 ‘드론스 워 챌린지’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력으로 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인공지능 로봇제어 시스템을 접목한 게이트를 통과하면서 점수를 획득하는 드론스 워 챌린지에는 10개팀, 3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Jff팀(염동국, 신재범, 김민수)이 1등 남원시장상을 차지했으며, 2등 남원시의회 의장상은 Ddd팀(강준우, 김원, 신재찬, 이승민)이, 3등상 한국인지과학산업협회장상은 Mk드론팀(박병준, 박재형, 허성호, 김준형, 송효재) 이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박람회&컨퍼런스 통해 드론 산업 현주소·미래 발견 이번 드론제전에서는 국토교통부와 남원시가 주최한 글로벌 드론 산업 박람회와 컨퍼런스도 열려 드론 실증도시와 드론특별자유화구역 지정 등 남원시 드론 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발전 가능성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2023 글로벌 드론 산업 박람회는 70여개의 드론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하여 글로벌한 드론 기술을 선보였고, 전시회는 드론배송 및 교통체계, 드론축구, 스마트팜 농업용 드론으로 꾸며진 특별테마관과 드론실증사업을 보여주는 지자체관, 미래 드론 교통체계를 보여주는 기업관으로 구성, 컨퍼런스 역시 드론레저 스포츠, 드론 첨단 무기체계, 노지 스마트 농업·드론활용 등을 주제로 드론의 광범위한 산업에 대한 세미나가 진행, 드론산업의 확장성을 여실히 보여줬다. 부대행사 ‘이모저모’ 다채 ‘2023 남원 세계드론제전’에서는 △미꾸리 하늘을 날다△대한민국 드론공연 남원 페스티벌△남원 세계 푸드트럭 페스티벌△S/W 미래채움 창작페스티벌, 남원 스마트관광도시&리플러스 체험 등이 동시에 진행돼 관람객들이 다양한 이벤트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지난 8일에는 남원시가 새로운 정책홍보방식으로 ‘보이는 이동스튜디오- 뻔하지 않은 대사들, 참여형 토크콘서트’를 선보여 시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토크콘서트에는 유형서, 박혜연 아나운서 진행에 △최경식 남원시장△ 홍보대사 이원종 배우, 미스춘향 진세민 △(사)한국드론기업연합회 정진욱 사무국장 △정일신 남원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 등이 참석, 드론으로 새롭게 변화되는 남원의 미래, 희망, 성장 이야기 등 드론메카도시 남원의 가치를 관객들과 격의없이 소통,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세계음식을 만나볼 수 있는 남원 세계 푸드트럭 페스티벌도 행사기간 내내 진행, 관램객들의 입을 만족시키고,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기도 했다. 최경식 남원시장 “세계드론제전 통해 드론레져 스포츠 도시로 거듭” “나흘간 펼쳐진 2023 남원세계드론제전의 대장정을 잘 마무리했습니다. 2023 남원 세계드론제전이라는 대규모 국제행사를 우리 남원시에서 성공적으로 개최, 정말 영광스러웠고, 이번 제전을 계기로 남원시를 드론의 도시로 알리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습니다. 35개국 2000여명의 세계 각국의 선수단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최경식 남원시장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2023 드론세계제전을 마무리하며,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최 시장은 ”지난 4일간 세계 각국 선수단 여러분들과 함께한 덕분에 드론레져 스포츠 중심도시 남원의 품격을 한층 드높일 수 있었다“면서 ”우리 남원시는 이번 세계드론제전을 계기로 드론레져 스포츠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더 힘찬 발걸음을 내딛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 일환에서 이번 드론제전을 발판으로 드론문화체험관, 다목적 드론 활용센터를 건립해 드론 종사자나 드론 스포츠를 꿈꾸는 사람들이 연중 내내 남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산업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닌 미래 인재 양성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 기획
  • 신기철
  • 2023.10.09 17:05

[한국전쟁 정전 70년] 인천상륙작전

인천시와 해군이 지난달 15일 인천 앞바다에서 개최한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는 해마다 열린 역대 행사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우선 윤석열 대통령이 인천상륙작전 전승 기념식에 참석하고, 상륙작전 재연 행사를 주관했다. 1960년부터 열린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에 처음으로 대통령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전승 기념식에서 "인천상륙작전은 한반도 공산화를 막은 역사적 작전이자 세계 전사(戰史)에 빛나는 위대한 승리였다"며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기반으로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하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압도적 대응 역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의 기념사는 인천상륙작전을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승전 역사로 격상시킨 것이다. 인천시는 2억원 내외였던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예산을 올해 국비·시비 포함 27억3천만원으로 확대했다. 올해 인천시는 대대적인 인천상륙작전 재연 행사를 포함해 지역 곳곳에서 승전을 기념하는 문화 행사와 국제학술대회 등을 열었다. 인천시는 내년부터 행사를 더욱 확대해 2025년 제75주년 행사부터는 한국전쟁 참전 8개국(한국·미국·영국·캐나다·프랑스·호주·뉴질랜드·네덜란드) 정상급 인사가 참석하는 국제행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의 주제를 '세계평화도시'로 설정했다. 인천상륙작전이 국내외에서 더욱더 조명받을 여건이 조성됐다. 인천상륙작전을 조명하는 빛의 세기가 강할수록 그 뒤로 드리우는 그림자는 더 짙어진다. 올해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전승 기념 강화' '대통령 중심'으로 흐르면서 '인천 지역·민간인 피해'처럼 전쟁의 비극을 상기하는 주제들은 과거 행사보다 더 소외됐다. 정전 70년을 맞아 몸집을 키운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가 끝난 후 '인천상륙작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화두가 던져졌다. 인천상륙작전을 둘러싼 상반된 기억은 여전히 화해하기 어렵다. ■"대첩으로 격상해야" 승전의 기억 1950년 9월15일 인천상륙작전은 1953년 7월27일 정전 협정까지 '한국전쟁 3년'을 기준으로 초반에 일어난 전투지만, 전선이 38도선 주변으로 고착화한 1951년 3월을 기준으로 따지면 딱 중간 지점이다. 인천상륙작전 전후로 전쟁 양상이 완전히 바뀌었다. 낙동강 방어선까지 밀린 한국군과 유엔군이 전세를 뒤집고 북진하는 계기였다. 이후 중공군 참전으로 한국전쟁이 본격적으로 국제전 성격을 띠게 됐다. 인천상륙작전 전후, 북진, 1·4후퇴 사이 민간인 학살이 집중됐다. 한국전쟁의 분수령이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해 한국군과 유엔군이 공세로 전환했으며, 공산화를 막았다는 군사적 의미가 주류의 시선이다. 작전을 수립해 진두지휘한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유엔군 총사령관은 한국전쟁의 영웅이다. 인천 중구 자유공원에 세워진 맥아더 장군 동상이 군사적으로 인천상륙작전을 기억하는 주류의 시선을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인천시가 지난달 8일 제73주년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 주간에 개최한 '국제평화콘퍼런스-인천상륙작전과 글로벌 인천의 미래'에서는 인천상륙작전을 '대첩'의 반열에 올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장순휘 한국문화안보연구원 부원장은 "적에게 결정적 위협이 된 인천상륙작전은 낙동강 전선의 적군을 급속히 와해시켰고, 서울을 탈환해 적의 병참선이 차단됐다"며 "성공적으로 완수된 이 작전에 의해 인천항 시설, 서울에 이르는 김포공항, 병참시설 전반을 북진 작전을 위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수세의 전세를 공세로 일거에 역전시킨 위대한 작전이었다"며 "고구려 살수대첩, 고려 귀주대첩, 조선 한산도대첩과 명량대첩, 독립군 청산리대첩과 함께 '인천상륙대첩'으로 명칭을 바꾸는 것을 검토할 단계"라고 주장했다. 육군대학 한국전쟁사과 이광수 중령은 "인천상륙작전은 20세기 공산주의와 자유민주주의 무력 투쟁에서 공산군에게 괴멸적 타격을 준 유일한 승리"라며 "최소한의 희생으로 완벽하게 전세를 역전한 전투"라고 했다. ■여전히 아물지 않은 지역의 상처 인천 지역적 시선에서 승리의 대가는 큰 희생이었다.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 닷새 전부터 상륙지 월미도 등지에 퍼부은 폭격으로 최소 100명 이상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100명의 희생은 정부 1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8년 공식적으로 규명한 피해 규모이고, 실제론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 월미도뿐 아니라 인천 시내 곳곳이 폭격으로 파괴됐고, 인천 섬과 시내 등지에서 민간인 학살 사건도 일어났다. 지난달 15일 인천 지역 시민단체가 주최한 '인천과 한국사회, 인천상륙작전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 학술 심포지엄에서 토론자로 나선 최태육 한반도통일역사문화연구소장은 지역 피해를 정리했다. 최 소장은 "1950년 8월18일 이후 덕적도와 영흥도에 이르는 섬의 거주민 학살, 월미도 네이팜탄 투하, 월미도·송현동·송림동 등 인천 일대 무차별 포격 등 적어도 인천상륙작전은 인천 인근 섬과 시내 주민들에게는 공포와 상처였다"고 말했다. 살아남은 월미도 주민들은 터전을 잃고 현재까지도 고향으로 보내달라고 투쟁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 직후부터 미군 부대가 월미도에 주둔하면서 원래 살던 섬 주민들은 쫓겨났다. 1971년 미군 부대가 월미도에서 철수했으나, 다시 한국 해군이 주둔했다. 2011년 해군이 떠난 후 인천시가 월미도 군부대 부지를 매입해 월미공원을 조성했다. 월미도 원주민들은 1950년대부터 지속으로 귀향 대책을 정부와 인천시에 요구했으나, 여전히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월미도 실향민 대다수는 80대 이상 고령이다. 이른바 '월미도 미군 폭격 사건'에 대한 진실화해위원회 권고 내용은 '위령 사업 지원' '원주민의 귀향 지원' '미국과의 협상(한미 공동 조사와 공동 책임)'이다. 월미도 희생자 위령비는 인천시가 2021년 월미공원에 건립했다. 인천시는 올해 인천상륙작전 기념행사를 진행하며 처음으로 '위령비 헌화 행사'를 별도로 마련했다. 한인덕 월미도 원주민 귀향대책위원장은 "지금도 주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고향 땅을 찾아 달라는 당연한 요구를 이제는 받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호철 인천대 명예교수는 시민단체 주최 학술 심포지엄에서 "인천상륙작전의 군사학적·전쟁사적 의의보다는 이를 통해 인천과 대한민국, 세계가 공유하게 된 보편적 가치를 찾아내야 한다"며 "인천상륙작전의 결과는 자유와 평화라는 세계적 보편 가치를 미래로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인일보=박경호 기자

  • 기획
  • 기타
  • 2023.10.09 15:56

[건강100세시대] 불치병 대명사 치매의 희소식, 산화질소

산화질소(NO)는 전통적으로 화학자들에게는 다양한 화학연구실에서 매우 불안정해 다루기 힘든 기체분자였다. 매우 높은 온도에서 질소와 산소로부터 합성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산화질소는 인간의 거의 모든 세포에서 다양한 반응에 의해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생체분자로 규명되어 있기도 하다. 또 호르몬 같은 생리적 기능을 갖고 혈관의 평활근에 작용해 탄력성을 높여 혈관 확장을 하거나 때로는 신경전달물질로의 작용 및 면역기능 등 인체 내 모든 기관에 관여해 인체의 항상성(homeostasis)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산화질소에 대한 전반적 이야기를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생화학교실 김종석 교수와 전북대학교병원 신경학교실 김고운 부교수의 도움을 받아 알아본다. △산화질소에 대한 연구 산화질소가 부족하면 혈관이 막혀 각종 질환이 유발된다는 사실이 1988년에 최초로 밝혀지기도 했으며 지난 1992년에 Science 지에 의해 ‘Molecule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로버트 퍼치고트(Robert F. Furchgott), 루이스 이그나로(Louis J. Ignarro)와 페리드 뮤라드(Ferid Murad) 박사가 심혈관계에서 산화질소의 신호분자로서의 역할을 발견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함에 따라 산화질소에 대한 의학계의 비상한 관심이 이어졌다. 이와 함께 치매와 고혈압, 동맥경화, 성기능장애, 당뇨병, 항균 및 항바이러스 치료제 등으로 산화질소가 부각되기도 했다. 산화질소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의 의학적 응용을 위해 많은 연구가 진행돼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산화질소와 관련된 연구 논문만 약 10여 만 편에 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산화질소의 다양한 의학적 응용을 위한 산화질소 조절 시스템의 합리적인 설계를 위해 많은 연구들이 이뤄지고 있다. △국내의 산화질소 최근 국내 연구진에 의해서도 산화질소 대사체를 함유한 마늘 발효추출물이 말초 및 뇌혈류를 증가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당 논문은 국제 저명 학술지 ‘nutrients’ 2022년 12월호에 발표됐으며 휴먼에노스(대표 천현수)와 부산대학교, 원광대학교 산화질소연구팀이 분석한 내용이다. 해당 논문에 의하면 58명의 연구 참여 대상자를 대상으로 산화질소 대사체 정제를 투여한 군과 가짜 정제를 투여한 군을 무작위로 배정하고 1회 투여 전후로 혈압 측정, 적외선 체열촬영을 통한 전신체표면 온도 측정, 도플러 초음파를 통한 경동맥 혈류속도 측정, 핵의학 뇌혈류검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산화질소 대사체 정제를 투여한 군에서 가짜 정제를 투여한 군에 비해 손과 발의 체표열 증가소견이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또 말초혈류증가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 저하와 경동맥 혈류속도 저하를 통한 혈관확장 효과도 확인됐다. 뇌혈류검사에서는 산화질소 대사체 정제를 투여한 군에서 양측 전두엽과 우측 두정엽부위에서 혈류증가 소견이 확인됐다. 이같은 연구결과는 산화질소 대사체가 말초혈관건강과 뇌건강 개선을 위한 치료제가 될 수도 있는 한편 향후 말초혈류장애를 가지는 질환, 수족냉증, 고혈압, 치매와 같은 퇴행성 뇌질환 등에 치료제로 활용 가능성을 시사한다. △산화질소와 치매, 그리고 과제 치매는 뇌의 퇴행성 질환으로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진행한다. 따라서 치료제도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되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매의 대표적인 신약은 뇌 내의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는 것이지만 그 이외의 병태생리학을 가진 약제들도 꾸준히 개발 중이다. 매년 발표되는 보고서 형식의 ‘알츠하이머 약제 개발 파이프라인’의 분류를 참고하면 2022년도 기준으로 143종류의 약제 후보에 대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치매 메카니즘에 따라 약제 후보를 나눠보면 아밀로이드(amyloid), 타우(Tau), 혈관 (vasculature), 염증/면역 (inflammation/immunity), 대사/생물에너지학 (metabolism/bioenergetics), 신경발생 (neurogenesis), 신경전달물질 수용체 (neurotrasmitter receptors), 산화 스트레스 (oxidative stress), 단백질항상성/단백질병증 (proteostasis/proteinopathies), 시냅스 가소성/신경세포보호 (synaptic plasticity/Neuroprotection), 후생유전학 (epigenetic) 등 다양한 범주의 연구가 진행 중이다. 산화질소는 이러한 범주 중에서 염증/면역,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다. 실제로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뇌척수액 질산염이 높을수록 인지기능 평가 점수는 낮아지는 역 상관관계를 보여 준 연구결과는 알츠하이머 치매에서 산화질소의 신경 보호 효과를 시사하고 있다.(Dement Geriatr Cogn Disord 2000) 그러나 조건에 따라서 산화질소는 알츠하이머병의 보호 요인으로도, 악화 요인으로도 모두 작용할 가능성이 있었다.(Nitric Oxide 2023). 따라서 산화질소가 AD 신경 보호 및 신경독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더 이해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 기획
  • 기고
  • 2023.10.09 13:40

[참여&공감 2023 시민기자가 뛴다]ESG경영 선택이 아니라 필수

몇 년 전부터 ESG란 단어가 유행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현재 ESG 경영은 기업들이 환경, 사회, 거버넌스 측면에서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ESG(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의 E는 환경(Environmental)으로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사업 운영과 환경 보호에 집중함을 의미한다. 대기업 중 하나인 테슬라는 전기 자동차 기술을 통해 탄소 배출을 중이고 친환경 교통 수단을 개발하여 환경적 이점을 추구하고 있고, 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S는 사회(Social)로 기업이 사회적 문제에 대한 민감성을 표명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력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마존은 최근 노동자 관리와 안전에 대한 향상된 조치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으며, 다른 기업들도 노동자, 고객, 공동체와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G의 경우 지배구조(Governance)로 기업의 조직 내부 구조, 리더십, 투명성 등을 강조한다. 어느 한 그룹은 주식 소유자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기업의 거버넌스 구조를 개선하는 노력을 기울이며 투명성을 높인다. 또 기업들은 이사회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주주들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등 기업들이 ESG 경영을 채택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실천함으로써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에서 더 나은 평판을 구축하면서 사회, 환경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ESG 경영은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업계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기업들은 이를 채택하여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함께 창출하고 노력하고 있다. △사회복지에도 건강한 영향 제공하는 ESG경영 ESG 경영이 기업들에만 미치는 게 아니다. 사회복지에도 건강한 영향을 준다. 기업들은 ESG 경영을 실천하면서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업 환경을 조성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취약계층 및 소규모 기업들에게 새로운 협력 기회가 생길 수 있다. 기업은 지속 가능한 제품 또는 서비스 공급업체로서 사회복지 사업을 지원하고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사회복지 사업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 이는 지역 사회 개발까지 연결이 된다. ESG 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한다. 이는 사회복지 사업에 직간접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으며, 기업은 지역 사회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자금과 리소스를 투자한다. 한 기술 및 노하우 전달을 통한 사회복지 사업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나아가 금융지원,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 등 사회복지 사업이 국제적인 협력 및 수출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ESG경영을 실천하는 대기업은 사회복지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협력 기회를 확장하고 지역 커뮤니티와 지속 가능한 협력을 촉진해 사회복지사업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도울 수 있다. △전라북도 혁신도시 공공기관의 ESG 경영 ESG 경영은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공공기관들도 받아들이고 있다. 다양한 ESG 경영 방침으로 환경, 사회적약자, 취약계층 등 다양한 사업을 지원하며 실천하고 있다. 전라북도 혁신도시에 둥지를 틀고 있는 국민연금공단과 LX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 공공기관의 경우 자활센터에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친환경자원순환사업과, 일회용품 제로화를 위한 다회용기 세척사업을 위한 사업비를 지원했다. 이들 기관은 취약계층의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인 일거리 제공을 위해 출장 세차와 세탁, 자활생산품판매장터, 사내 커피숍 입점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자활·자립을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은 사회적경제기업 자립성장 지원 등 지역상생 사업 은 물론 환경 및 일자리 창출 등 지역활성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혁신도시 내 골목상권 소비 촉진을 위한 상가 활성화 지원, 청년창업지원사업, 도보·대중교통 이용촉진을 통한 탄소중립 활동 참가·지원, 사회적경제기업 융자지원 사업, 농어촌 노후 소득 강화 사업인 마을자치연금 사업 등 다양한 ESG 경영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의 경우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생태교통 활성화 사업, 노인, 장애인 등 의료 취약계층 대상 방문진료, 건강상담 등 건강증진프로그램 운영, 폐컴퓨터 리사이클링을 통해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다. 또 국립발레단, 소리문화의전당 협력을 통해 전북지역에 거주하는 소년소녀가장 등 문화소외계층에게 공연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집중호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지역에 재난재해 지원 등의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취약계층 전기안전 확보 및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를 이용한 취약계층 주거환경 및 노후 전기 설비 개선, 폐건물 증가 등 지역 소멸 방지를 위한 지속가능한 마을 생태계 구축 등 다양한 ESG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또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어버이날 홀로 계신 어르신을 위한 노래교실과 잇따른 아동확대 사건 증가로 아동 인권·권리 보호를 위한 아동 권리 옹호 캠페인 등을 진행 중이다. ESG 경영은 기업 및 공공기관의 미래를 구축하고 경영 방식을 혁신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래 지향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환경, 사회, 지배구조 측면에서 ESG 요소를 고려한 경영은 글로벌 경제에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ESG 경영은 비즈니스 전략을 재정립하고, 더 큰 성장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망하는 길을 열어주고 있다. 이제 ESG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백영규 전북광역자활센터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23.10.04 15:49

[후백제 역사, 다시 일으키다-미래 지향으로 본 후백제] (23) 후백제 견훤대왕의 역사정통성 확립과 왕권 신성화

후백제는 후고구려(태봉) 신라와 함께 후삼국 시대를 열은 주역이다. 특히, 후백제왕 견훤은 가장 먼저 신라의 대안으로서 등장하여 새로운 역사를 여는 역할을 시작하였다. 후삼국 시대는 삼국이 통일된 상태에서 240여년간이 경과된 상황에서 다시 옛 경쟁국가의 부활을 통한 국가간 대결이 진행된 독특한 시기였다. 이같은 상황은 앞서 삼국시대 국가간 확장의 결과로 나타난 대립과 중국, 일본까지 연결된 국제적 충돌 양상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즉, 후삼국시대는 삼국을 하나의 국가로 통일한 신라의 국가 운영이 한계에 달한 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국가 내부의 과제 해결이 핵심이었다. 따라서 통일신라의 후삼국으로의 분열은 삼국을 통일한 나라가 취해야 할 통합적 융합적 통치에 문제가 있었고 결국 이 같은 문제에 대한 현실적 대안과 실천력을 갖춘 새로운 세력이 새 역사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상황이었다. 이러한 후삼국시대의 특징은 백제, 고구려에 대한 신라의 차별적 통치가 기본적 문제점이었다는 점에서 견훤과 궁예는 과거 백제와 고구려 지역에 기반하여 새로운 왕조를 개창하는 방식을 택하였다. 즉, 견훤 및 궁예 모두 신라가 당을 끌어들여 백제와 고구려를 붕괴시킨 역사적 사실에 대한 반감을 공통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또한 백제, 고구려 복속지역에 대한 차별극복을 현실적 목표로 제기하였다. 즉, 견훤은 신라 사회의 골품제적 한계와 정복지역에 대한 가혹한 수탈 등 신라가 통일된 국가를 운영할 새로운 체계와 방식을 구축하지 못하고 기존 방식을 고수하며 한계를 노출하자 반신라적 입장을 명확히 하고 백제부흥을 통해 새로운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였다. △마한-백제-후백제 정통성의 천명 서기 900년 완산주(전주)에 당도하자 주민(州民)이 환영하므로 견훤이 인심을 얻은 것에 부응하여 제시한 첫 번째 발언이 ’국가의 정통성‘ 문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감정적 내용이 아닌 명분의 첫 대목이란 점에서 견훤은 이미 무진주를 출발하기 이전에 전주에서 새로운 국가출범을 준비하였고 그 역사적 명분을 ’정통성 회복‘에서 찾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즉, 견훤은 자신의 후백제 건국의 명분으로 삼국의 시초는 마한(馬韓)이 먼저 일어났고 혁거세가 후에 일어났고 따라서 진한, 변한이 따라 일어났다(吾原三國之始, 馬韓先起, 後赫世㪍興. 故辰·卞從之而興)는 역사정통성의 제시와 마한-백제로 이어지는 정통성의 회복으로서 백제부흥을 명분으로 제시하였다. 이 같은 내용은 935년 견훤의 아들 신검이 정변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 뒤 발표한 즉위교서에서도 “쇠퇴해가는 말세를 만났으나 천하를 다스릴 것을 자임하였고, 삼한(三韓) 땅을 차지하여 백제를 부흥하였다.(生丁衰季, 自任經綸, 徇地三韓, 復邦百濟)”라는 <삼국사기>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즉, 견훤왕은 쇠퇴한 말세의 어려운 시기를 회복하는 것은 역사 정통성의 뿌리인 마한을 이은 백제의 부흥을 통해 이룰 수 있다는 명분을 제시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제기한 고조선의 정통을 마한이 계승하였다는 정통론적 인식과 현재의 대한민국의 국호 ’대한‘의 뿌리와 연결된다는 점에서 견훤의 마한-백제 인식 표명은 고조선 준왕-마한-백제-후백제로 연결된 정통성 논리에 근거하여 제시한 것이었다. △후백제 개국 연호 ‘정개(正開)’ 반포 900년 후백제를 공식으로 출범시킨 견훤왕은 901년 ‘정개(正開)’라는 연호를 반포하고, 오월(吳越), 후당, 거란, 왜 등 여러 나라와 주체적으로 외교 관계를 맺었다. ‘정개(正開)’연호는 2022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된 남원지역 실상사의 ‘편운화상승탑(片雲和尙僧塔)에서 나타나고 있다. 정개(正開)란 '바른 세상을 연다' 또는 '세상을 바르게 연다'는 뜻으로 후백제의 건국 이념으로 파악된다. 특히, 당시 통일신라는 독자적 연호를 사용치 않은 상황에서 정개(正開)란 연호를 견훤왕이 궁예보다 앞서 처음으로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정개(正開)는 올바름으로 새로운 나라의 출현을 선포해 ’올바른 세상‘이 시작되었고 이를 위해 부정의를 정벌하고 새로운 통치와 법질서를 세운다는 다의적 성격의 정치적 선언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연호란 중국에서 시작된 황제의 통치기간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제후왕은 독자적 연호를 사용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결국 후백제 견훤왕은 후삼국 통일을 이루어 제후왕을 거느린 황제를 지향하였음을 보여준다. 결국 후삼국시기 새로운 후삼국 통일에 대한 비전과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가장 대표적인 표현이 후백제 견훤왕이 사용한 ‘새로운 세상을 여는 정개(正開)’로 대표됨을 알 수 있다. △후백제 견훤왕, 대왕(大王)을 천명하다. 견훤왕은 927년 신라를 공략해 경순왕을 옹립한 이후 신라를 이미 자신에게 포용된 제후국적 존재로 간주하고 있었다고 파악된다. 이는 927년 경순왕 옹립시 자신을 신라 제후국 왕을 책봉한 ‘대왕(大王)’으로 위상을 격상시켜 명실상부한 후심국 통일대왕으로 자리매김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본측 사료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929년) 5월 17일 신라 견훤의 사자인 장언징(張彥澄) 등 20인이 대마도에 도착하였다. ... 이에 앞서 1월 13일 탐라도(耽羅嶋)에서 해조(海藻)를 교역하는 신라선이 대마도 하현군(下縣郡)에 표착해 온 사건이 있었다. 이에 대마도의 책임자인 판상경국(坂上經國)은 이 표류민들을 안존시키고 식량을 주었으며, 의통사(擬通事)인 장잠망통(長岑望通)과 검비위사(檢非違使)인 진자경(秦滋景) 등을 파견하여 표착민을 전주(全州)로 보내게 하였다. 그런데 3월 25일 전주에 도착한 진자경만 일본으로 귀국하였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전주왕(全州王)인 견훤은 수십여 주(數十州)를 병탄하여 대왕(大王)이라 칭하고 있다. 장잠망통(長岑望通)등이 전주에 이르렀을 때 견훤이 자리를 마련하여 기뻐하며 은근히 말하기를, ...." <부상략기> 24 제호 연장 7년 사료는 929년 1월13일 대마도에 표착한 탐라도(제주도) 표류민을 일본에서 의통사(擬通事) 장잠망통(長岑望通)과 검비위사(檢非違使) 진자경(秦滋景) 등을 파견해 3월 표착민을 전주로 돌려보낸 사실에 대한 기록이다.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전주왕(全州王)인 견훤은 수십여 주(數十州)를 병탄하여 대왕(大王)이라 칭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즉 왕(王)에서 대왕(大王)으로 견훤왕의 호칭이 바뀌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근거로서 ‘수십여 주를 병탄하였다는 내용이다. 이 기록은 국내 기록에서는 확인되지 않는데 이 같은 사실은 신라와 고려 왕실 입장에서는 치욕적 상황인 것이므로 관련 사료가 모두 누락되었다고 사료된다. 그런데 일본 기록에서는 이 같은 왕(王)에서 대왕(大王)으로의 호칭변화를 직접 후백제 왕도 전주를 방문한 일본인의 언급에서 확인하고 기록에 남긴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한편, 대왕(大王)호의 사용은 이후 935년 정변을 일으켜 등극한 신검이 부친 견훤왕을 ‘대왕(大王)’이라 칭하고 자신 또한 ‘대왕(大王)’을 자칭한 것에서 확인된다. 이같이 견훤은 신라의 통치체계 문란으로 사회 혼란이 가중되자 새로운 대안으로서 정통성에 입각한 백제부흥을 천명하고 정치적 목표로서 ‘정개(正開)’ 연호를 반포하고 대왕(大王) 칭호를 사용해 제후국 신라의 왕을 통솔하는 대왕(大王) 국가 체제를 추구하였다. 그러나 지역과 과거 연고성에 근거한 제한성과 신라에 대한 정치적 보복이 명시되어 표방된 점은 후삼국 전체를 포괄하기에는 한계를 함께 보여준 것이다. 결국 후백제의 역사성격은 현실 모순 타개를 위한 대안 제시와 함께 방법론적 한계를 내포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양대 학장 견훤대왕의 출생 신이성을 부각하다. 후백제왕 견훤의 신성화는 특히, 탄생관련 기록에서 그 특성을 찾을 수 있다. 먼저 고려시대 기록인 <삼국사기>에서는 호랑이로 상징되는 전통적 신성성을 강조하였다. ”처음 견훤이 태어나 아기 포대기에 싸여 있을 때 아버지가 들에서 일하면 어머니가 그에게 식사를 날라다 주었는데, 아이를 숲 밑에 놓아두면 호랑이가 와서 젖을 먹였다. 마을에서 들은 사람들이 기이하게 여겼다.,“ 그리고 <삼국유사>에서는 신라 왕실과의 연결성을 통한 신라적 정통성과 마한-백제전통에 근거한 ‘용의 아들’ 인식을 부각하였다. ” <고기(古記)>에는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 부자 한 사람이 광주 북촌에 살았다. 딸 하나가 있었는데 자태와 용모가 단정했다. 딸이 아버지께 말하기를, ‘매번 자줏빛 옷을 입은 남자가 침실에 와서 관계하고 갑니다....바늘이 큰 지렁이의 허리에 꽂혀 있었다. 이로 말미암아 잉태하여 한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나이 15세가 되자 스스로 견훤이라 일컬었다. 이 내용은 견훤이 마한과 백제의 용신(龍神) 설화를 연결해 강조한 ‘용의 아들’ 인식이 후백제 붕괴후 고려왕조에서 ‘지렁이’로 격하시켜 유지된 내용을 파악되는 설황이다. 여기서는 백제무왕이 용의 아들인란 인식을 견훤이 계승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고려시대 또 다른 역사서인 <제왕운기>에서는 ‘하늘의 새가 내려와 어린 견훤을 덮어 주었다’는 고구려 시조 주몽의 신이성과 연결된 내용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결국 고구려, 백제, 신라와 연결된 시조 및 왕실의 신이성과 정통성을 종합한 존재로서 견훤을 부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조법종 우석대학교 교양대 학장

  • 기획
  • 기고
  • 2023.10.03 15:23

[추석특집] 부안군, 환황해권 크루즈 연대 글로벌 휴양관광도시 우뚝

부안군이 동북아 크루즈 기항 유치를 바탕으로 환황해권 크루즈 연대를 통해 부안형 해상 실크로드를 구현하고 글로벌 휴양관광도시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부안군은 크루즈 기항 유치를 통해 환해양권 크루즈 연대의 거점항으로 발전한다는 구상이다. 부안군은 이를 위해 지난 2019년 상해크루즈센터와 한국국제크루즈연구원 등에 크루즈 기항지 조성 의사를 타진했으며 관련 기관 업무협약 체결, 크루즈추진단 구성, 부안군 크루즈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 크루즈 활성화 사업 민간위탁 위·수탁 협약, 크루즈 육성 및 종합계획 수립, 동북아크루즈산업 국제협력포럼 및 제11회 중국 국제 크루즈 포럼 참석 등 다양한 준비를 해오고 있다. 중국에서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가는 동북아 크루즈의 항로상 변산반도국립공원과 천혜의 자연경관 위도를 보유한 부안이 거점 기항지로의 높은 발전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부안군 크루즈 기항 유치에 대한 비전을 살펴봤다. 크루즈 산업, 지역경제 활성화 기폭제 크루즈 기항 유치는 크루즈 업계를 대상으로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노선을 소개해 우리 지역에 관광을 오도록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기항이 결정되면 크루즈 선사 등은 대행사와 함께 그 지역의 관광지를 대상으로 각 코스별 상품을 개발해 탑승객 등에게 홍보하고 탑승객은 여러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해 관광을 추진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부안군은 기항 시 되도록 많은 탑승객이 부안군 관내에서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관내 관광지를 소개하기 위한 포트세일즈(Port Sales) 자료를 구축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포트세일즈란 크루즈 기항지를 유치하기 위한 부안군의 항구를 소개하는 자료로 부안군에 대한 다양한 관광정보가 포함된 마케팅 자료를 말한다. 따라서 크루즈 기항 유치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큰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부안, 크루즈 기항 최적지 역사적 배경 과거 동북아시아의 해상교역은 한중교역을 위한 황해의 북부 연안(沿岸)항로, 중부 횡단(橫斷)항로, 남부 사단(斜斷)항로와 일본으로 가는 남방(南方)항로가 있었다. 동아시아 해상 실크로드의 교차점에 위치한 변산반도 부안은 예로부터 중국과 한반도를 이어주는 한중 교류의 관문이었다. 당시 부안 죽막동(竹幕洞)은 중국 산둥반도와 한반도를 잇는 중부 횡단항로의 중심에 있었다. 죽막동 유적은 과거 동아시아의 해양 문화와 국제교류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유적으로 대한민국 사적 제541호로 지정돼 있다. 죽막동 바로 옆 대한민국 서해의 대표 국가어항인 격포항을 내려다 보는 채석강(彩石江) 정상에는 닭이봉 전망대가 있다. 예부터 중국에서 닭이 울면 그 소리가 들린다고 해 닭이봉이라 하며 산둥반도의 지리·심리적 거리가 얼마나 가까웠는지를 알 수 있다. 2023년은 중국 송나라 때 문신으로 고려에 파견된 사신 서긍(徐兢)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 40권을 저술한 지 900주년이 되는 해다. 11세기에서 13세기는 수많은 송나라 상인과 사신들이 고려를 왕래하던 시기로 역사서에 기록된 송나라 상인만 해도 무려 5000명에 이르렀다 한다. 부안 크루즈 기항 유치, 경쟁력 있다 동북아 크루즈 업계의 핵심 소비자인 중국인들이 가장 관심 있어 하는 관광지는 전주 한옥마을로 부안의 격포항은 전주와 약 한 시간 거리여서 중국인들에게 충분히 매력 있는 크루즈 기항지이다. 물론 크루즈 관광객이 가장 많이 머무는 지역은 항구와 가장 가까운 부안이 될 것이며 부안에서 약 1시간 거리인 익산, 군산, 고창, 정읍 등 전북권 지역이 크루즈 연계 관광지역으로 포함될 수 있다. 권익현 부안군수는 크루즈 기항 유치를 위해 지난 8월 28~29일 2일간 중국 칭다오에서 개최된 동북아크루즈산업 국제협력포럼 및 제11회 중국 국제 크루즈 포럼에 참석해 부안의 다양한 관광 스팟을 소개했다. 또 ‘환황해권 크루즈 연대를 통한 새로운 해상실크로드 구현’이라는 주제로 기조연설을 통해 부안군의 우수한 크루즈 기항 여건을 홍보했다. 기조연설에서는 부안 격포항-궁항 중심 한국형 칸쿤(멕시코의 한적한 어촌마을에서 카리브해의 낙원으로 불리며 세계적인 휴양관광의 메카로 발전한 도시) 비전과 중국-서해안을 연결하는 환황해권 크루즈 연대를 통한 상생 전략을 제안해 호평을 받았다. 이어 부안군은 세계관광도시연합회 크루즈산업분과 이사회(CCIWTCF)에 회원으로 가입했다. CCIWTCF는 크루즈 관광도시인 베이징, 런던, 아테네, 베를린 등 31개국 125개 도시가 회원으로 가입하고 있는 비영리 국제 조직이다. 부안 크루즈 기항 유치 전략 ‘투-포트(Two-Port)’ 부안군의 크루즈 기항 유치 계획은 크게 ‘투-포트(Two-Port)’ 전략으로 접근하고 있다. 첫 번째는 아직 기항지가 조성되지 않은 단계에서 격포항의 텐더링 방식으로 과거 중부 횡단항로의 중심이었던 죽막동 앞바다(격포항 외항 3.5㎞ 지점)에 묘박지를 조성하고 텐더보트를 통해 국내로 입항하는 방식이다. 죽막동 앞바다에 크루즈가 들어올 수 있는지에 대한 현장실사는 지난 3월 마무리됐다. 기술적인 검토는 끝났고 텐더보트를 통해 격포항으로 입항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0분 정도로 예상하고 있으며 텐더보트를 타고 입항하는 과정도 훌륭한 관광 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두 번째는 궁항에 투자되는 1000억 원의 마리나 항만 민간자본과 연계한 영구적인 크루즈 선석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크루즈 접안 선석인 ‘마리나 워크’를 조성하고 변산지역에 계획된 격포 대규모 관광지 조성사업(1221억 원), 챌린지 테마파크(1200억 원), 변산해수욕장 관광휴양콘도 조성사업(2004억 원), 새만금 VR AR 관광개발사업(813억 원) 등 민간투자 사업과 연계해 서해안 최고의 해양레저관광의 중심지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 기획
  • 홍석현
  • 2023.09.26 14:55

[추석특집] 1200만 명이 ‘완주’에 몰렸다

완주군이 관광도시로도 급부상하고 있다. 좋은 풍경과 역사적 자산이 풍성함에도 전주 변두리 관광지 정도로 치부되던 완주군이 전북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도시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이 이를 증명했다.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 결과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완주군에 1263만 명(KT기반, SKT 기반은 1225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조사됐다(이하 KT 기반 분석 자료) . 이 조사에서 이 기간 1000만 명이 넘는 방문객 수를 기록한 곳은 전북에서 전주(4500만 명), 군산(1427만 명), 익산(1344만 명) 등 4곳이다. 완주군 방문자 수가 도내 다른 3개 시단위와 전국적인 관광명승지를 품은 지자체를 제치고 관광도시로 우뚝 설 가능성을 제시한 빅데이터인 셈이다. ‘핫플’ 완주, 어디에 몰렸을까 전라북도 방문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데 그친 반면, 완주군 방문자 수는 8.8% 증가했다. BTS가 찾아오고, SNS에 소양 오성한옥마을, 대둔산 삼선계단, 각종 맛집들이 화제를 모으는 등 완주군이 뜨거운 관광도시로 떠오르고 있다. 숙박 비율도 2.6% 늘어 거쳐가는 관광지가 아니라 머무르는 곳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 분석에서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은 곳은 대둔산, 오성한옥마을, 고산자연휴양림, 모악산, 대아수목원 순으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대둔산의 경우 올해 13년 만에 ‘대둔산축제’를 부활시켜 성공적으로 치러내고, SNS에서 삼선계단이 큰 인기를 끈 것이 방문객 유입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위인 오성한옥마을은 BTS가 다녀간 이후 ‘핫플’로 떠오른 곳이다. 그동안 ‘아는 사람만 아는’ 관광지였다면, 요즘은 SNS 인증을 위해 수많은 사람이 다녀가고 있다. 고산자연휴양림, 모악산, 대아수목원은 오랜 기간 사랑받고 있는 완주군 스테디셀러 관광지로 분석됐다. 군은 한국관광데이터랩의 1200만 명 방문이 유효한 통계로 보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좀 더 치밀한 관광객 유치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은 한국관광공사의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통신사, 카드사, 내비게이션 데이터를 토대로 방문객을 분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서 무인계측기, 매표 등을 통해 집계하는 관광객 통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한국관광데이터랩은 무인계측기, 매표가 없는 방문객들도 집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방문자가 온전하게 관광을 위해 방문한 것인지 구분이 힘들다. 이에 군은 방문객들이 완주의 어느 곳을 주로 방문하고, 어디에 소비를 하는지, 체류시간은 얼마나 되는지 한국관광데이터랩 통계를 정밀하게 분석해 나갈 예정이다. 군은 한국관광데이터랩과 별도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관광지식정보시스템의 관광객 통계의 정확성도 높일 계획이다. 현재 군은 고산자연휴양림, 놀토피아, 대아수목원, 모악산도립공원, 삼례문화예술촌 등 17곳을 방문하는 관광객 수를 집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소양 오성한옥마을, 송광사, 상관 편백나무숲, 구이저수지 둘레길에도 무인계측기를 추가 설치해 더욱 정밀한 관광객 수를 파악할 예정이다. 완주에서 여행의 진가를 현재 완주군은 관광객 유치를 활성화하기 위해 테마형 관광열차 유치, 삼례문화예술촌 권역 활성화, 주차장 확보, 축제 활성화, 교통 개선 등의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에도 힘을 쏟아 전북현대의 B팀이 홈구장을 완주공설운동장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K4리그는 국내 4부 축구리그이자 세미프로 차상위 축구리그다. 전북현대 B팀의 경기가 열릴 때면 축구팬을 비롯해 지역주민들도 적극 찾아 축구경기를 즐기고 있다. 또한, 군은 용진읍 운곡리에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 중이다. 국제규격에 맞는 테니스장은 이미 조성이 완료돼 국제대회를 치르는 등 활발히 활용 중이며, 생활체육공원의 축구장도 조성 완료했다. 10월 6일부터 8일까지 고산자연휴양림에서 열릴 제11회 ‘완주와일드&로컬푸드 축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 ‘더 와일드한 완주 더 로컬푸드한 완주’를 주제로 일상의 일탈을 선물할 예정이다. 와일드존, 파이어존, 워터존, 기타행사를 큰 주제로 나눠 와일드존에서는 트리클라이밍, 암벽클라이밍, 짚라인, 360도 하늘그네, 모래놀이터를 즐길 수 있다. 파이어존은 직접 잡은 물고기와 직접 캔 감자, 고구마, 옥수수를 구워 먹을 수 있다. 워터존은 워터볼과 패들보드 체험이 가능하다. 매년 가족 단위 관광객들에게 큰 인기를 모은 완주와일드&로컬푸드 축제도 올 단단히 준비해 인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유희태 완주군수 “1200만 숫자 고무적” 유희태 완주군수는 1200만 명의 방문객 여세를 몰아 관광활성에 더욱 박차를 기한다는 계획이다. 완주군은 지형 특성상 동서남북 권역별로 품고 있는 색깔이 다른 관광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관광자원을 활용한 관광개발사업이 현재 속도감 있게 추진 중이다. 삼례 우석대학교 본관 23층에 문화역사복합전시관, 남부권 구이저수지 주변에는 수상레저단지가, 북부권인 대아·동상호반도로에는 낭만쉼터와 포토존이 설치된다. 경천저수지 주변의 생태탐방로 조성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데이터랩 1200만 명 숫자가 굉장히 고무적인 숫자다”며 “통계를 제대로 분석해 관광객 유치전략에 적극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완주군 곳곳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곳곳이 변신 중으로 추석연휴 가족과 함께 완주를 방문하면 새로운 즐거움 느낄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 기획
  • 김원용
  • 2023.09.26 14:53

[추석특집] 순창장류축제,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는다

가을이면 전국에서 축제가 한창이다. 가을은 여행하기도 좋은 계절이다보니 축제장을 찾는 이들도 많고 날씨도 선선해 축제를 치르기도 좋다. 전북 순창에는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순창장류축제가 있다. 10월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순창 발효테마파크 및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장류는 고추장, 된장 등 장을 말하는 소스는 두루 통용하는 말이다. 그 중 대표는 고추장이다. 장류축제도 고추장과 연관된 떡볶이 맛보기, 임금님 진상행렬, 300m 가래떡 만들기 등 다양한 재미를 이번 축제에서 느낄 수 있다. ‘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라는 슬로건으로 전국의 관광객을 맞이하는 순창장류축제를 살펴본다. 300m 가래떡으로 장관 연출 올해 순창장류축제는 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100m의 가래떡을 3줄, 총 300m 가래떡을 방문객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보는 콘텐츠를 준비했다. 노랑, 빨강, 흰색 가래떡을 꼬아서 하나의 가래떡을 만드는 시간을 갖는다. 열심히 잘 꼬아준 팀에게는 현장에서 사은품도 준다. 고추장을 만들 때 쌀가루, 고춧가루, 메주가루 등이 필요하다. 흰색은 쌀가루, 빨간색은 고춧가루, 노랑은 메주가루를 상징해 고추장을 만드는 과정을 가래떡으로 표현해 보고자 이번 콘텐츠를 기획했다. 참여는 순창발효관광재단에서 축제 전에 참여자를 모집할 예정이며, 현장에서도 참여자를 모집한다. 순창 ‘꽃’ 추장을 맛보고, 축제장에서 사진도 한장 ‘순창장류축제’에서 ‘고추장’을 맛보지 않으면 안될 일. 이번 축제에는 관광객들이 함께 고추장을 상징하는 티셔츠나 두건을 착용 후, 다 함께 고추장을 만들어 볼 수 있다. 전통고추장, 토마토고추장, 매실고추장 등 참여객은 직접 만든 고추장을 집으로 가져 갈 수 있다. 고추장을 만들어보지 않았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추장 명인의 설명에 따라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또한 유명한 관광지나 축제장에도 뺴놓을 수 없는 것이 셀카 한 장. 유명한 곳이 어디든 포토존이 필수다. 축제장 일원에 2만본 가량 국화꽃이 심어지며 장관을 연출한다. 남녀노소 국화꽃과 함께 사진 한 장이면 가을 정취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고추장이 있다면 떡볶이가 빠질 수 없지 순창 장 중에 고추장이 유명하다고 해서 고추장만 먹을 수 없지 않겠는가! 고추장하면 바로 이어서 생각나는 음식이 떡볶이다. 떡볶이도 이제 한류의 영향으로 K-음식의 대표주자다. 토마토고추장, 불고기소스, 로제소스 떡볶이 등 가지각색 떡볶이를 먹어볼 수 있게 떡볶이 마을을 만들었다. 거기에 밥, 면, 떡 어디에 활용해도 맛있는 만능소스로 만든 떡꼬치도 준비했다. 순창장류소스마다 가지고 있는 특색을 살려 운영되는 떡볶이 마을에서 먹고 싶은 맛의 떡볶이와 떡꼬치를 먹으며 출출한 배를 채울 수 있다. 이벤트 타임에는 무료로 떡볶이와 떡꼬치 나눔을 하기도 한다고 하니, 축제장의 다른 볼거리를 체험하면서 시간대를 잘 노리면 좋을 듯하다.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로 볼거리 더 순창장류축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중 하나가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이다. 이번 진상행렬은 임금님의 입맛을 사로잡은 진미, 순창고추장을 임금님께 진상하는 행렬을 재현함으로써 조선시대부터 이어진 순창고추장의 위상을 엿볼수 있다. 관광객들은 보는 것뿐 아니라 직접 퍼레이드 행렬에 꼬리물기로 참여할 수 있다. 보기만 하는 퍼레이드가 아니라 관광객이 직접 참여하면서 흥을 느껴볼 수 있다. △숯불구이 체험존부터 먹을거리 가득한 축제 순창 장류소스를 활용한 숯불구이 체험존도 조성한다. 숯불구이용 발효소스 만들기 체험과 함께 맛있는 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 숯불구이 된장소스와 감식초 드레싱을 만들고, 숯불구이 고추장소스와 매실청 드레싱도 만든다. 축제장내 푸드트럭 뿐 아니라 각 읍면 사회단체 등이 참여한 먹거리 부스도 방문객의 허기를 채울 예정이다. 각 읍면별로 특색있는 전통음식들로 구성해 순창만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남녀노소 모두가 즐기는 문화체험 축제 어린아이부터 어르신까지 함께 즐기는 축제. 전국에서 손꼽히는 실력을 자랑하는 금과들소리 공연과 순창 민속놀이 한마당, 농악 퍼레이드 등 어르신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또한 5대 명창공연과 초대가수으로 꾸며지는 장류 음악회로 중장년층을, 장류고을청소년 어울마당과 신나는 예술버스 공연으로 등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즐겁게 한다. 매운맛대회, 지역민이 꾸미는 문화공연, 우리가족 끼자랑 등 직접 참여하는 행사들도 준비돼 있어 지루할 틈이 없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핫플레이스인 발효테마파크에서 축제 한번 더 축제장소인 발효테마파크에는 푸드사이언스관, 미생물뮤지엄, 실내체육놀이시설 등 다양한 시설들이 있다. 이제 어린이들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통한다. 실내체육놀이시설은 ‘세대통합 놀이문화과학복합센터’내 연면적 850㎡ 규모로 조성됐으며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가 구성됐다. 피트니스 트레이닝, 브레인 트레이닝, 헬스게임 등 50여종의 재미있는 콘텐츠를 통해 게임뿐만 아니라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한 무동력 트레드밀과 화면 속 뉴욕, 서울 등에서 자전거 타기, 어드벤처존과 클레이사격, 권총사격 등 레저스포츠 공간이 마련돼 있다. 미생물뮤지엄 1층에는 미생물의 모양과 특징을 주제로 아이들의 신체놀이 활동이 가능한 미생물 서커스 놀이공간이 있다. 2층은 몸 속 미생물, 일상 속 미생물 등 우리와 공존하며 살아가고 있는 미생물을 주제로 현미경 체험, 미생물 게임존과 같은 상설전시로 꾸며졌다. 다년생식물원은 판다누스, 대만고무나무, 부겐베리아 등 50여종의 아열대 식물과 형형색색의 드라이플라워로 조성된 쉼터가 있어 발효테마파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편히 쉬면서 감상할 수 있는 휴게공간이다. 최영일 순창군수 "순창장류축제, 방문객들에 많은 추억 선사"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한 순창장류축제를 위해 전국에서 오시는 방문객들에게 많은 추억을 선사할 수 있도록 축제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영일 순창군수는 "18회째를 맞이한 만큼 역사 깊은 순창장류축제를 성공시키기 위한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순창고추장의 역사가 조선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현재 전 국민의 밥상에 없어서는 안 될 재료”라면서 “남녀노소 모두가 즐거울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군수는“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도록 300m 가래떡 만들기, 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 다양한 소스의 떡볶이 맛보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최 군수는 또 “축제장 일원에 발효테마파크가 조성되어 있어 순창장류축제 말고도 미생물 테마로 한 전시관과 체험관, 다년생식물원 등이 위치해 가족 단위 방문객이 즐기기 좋은 곳이 많다”고 말했다. 특히 최군수는 "축제가 열리는 발효테마파크내 챔피언 스포츠파크는 7종의 실내놀이시설이 조성되어 있어 영.유아기부터 초등학생이 즐기고 놀기 좋은 곳이다"며“축제장을 찾은 관광객이 고추장의 빨간맛을 시각과 미각 등으로 느낄 수 있는 오감만족 축제가 되도록 축제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 기획
  • 임남근
  • 2023.09.26 14:44

[추석특집] 추석 지나면 뭐하지? 맛·재미·볼거리 가득한 군산시간여행축제로

군산시간여행축제가 지역 축제를 넘어 대한민국 대표축제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 2013년 처음 시작한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올해로 11주년을 맞고 있으며, 그 동안 누적 방문객 수만 79만 명에 달한다. ‘근대문화유산’과 ‘시간’이라는 테마를 결합한 특색 있는 행사로 전라북도 최우수 축제이자, 예비 문화관광축제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축제는 오는 10월 6일 오후 3시부터 9일까지 4일간 시간여행마을 일원에서 진행된다. 특히 올해에는 맛·재미를 강화해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재미와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추석이 지난 후 마음 한구석에 느껴지는 아쉬움을 시간여행축제에서 달래보는 것은 어떨까. 지역 축제 넘어 전국 축제 발돋움 지난 2013년 첫 개최된 군산시간여행은 지역의 독창성을 살린 대표적인 축제이다. 이 축제는 전국적으로 근대문화유산을 가장 많이 보유한 도시답게 군산이 가지고 있는 자산과 잠재력을 활용해 추진됐다. 여기에 ‘과거로의 시간여행’이라는 시공초월 모티브를 축제형식으로 구현했다. 특히 일제 강점기 수탈의 만행 속에 군산 공동체의 고통과 항거, 치열한 삶의 역사를 공유하고 새기는 근대 군산으로의 시간여행을 시작으로 시간을 되돌려 근대 이전 과거로 그리고 현대를 지나 미래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군산의 정체성을 대내외적으로 드러내고 새 희망을 만들어간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또한 일제에 항거한 선조들의 애국심을 시민참여 프로그램으로 각색해 장소 특수성과 역사성을 살리면서도 즐거움을 더할 수 있는 축제로 발전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시민·관광객 등 축제 참가자가 함께 어우러지는 참여형 축제로 화합의 장을 마련함과 동시에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과 수탈에 대한 고통을 상기해 보는 교육의 장 역할도 하고 있다. 군산시간여행축제는 전국 최대 근대문화의 유산을 활용한 문화 체험형 관광축제로 입지를 다지며 4년 연속 전라북도 최우수축제, 문화체육관광부 예비문화관광축제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주민과 함께 축제를 만들다 시는 시간여행축제의 도약을 위해 기존 시스템에서 행정 내부와 시민사회의 축제역량을 대폭 개선했다. 먼저 시는 축제행정 역량강화를 위해 관광진흥과 축제계를 컨트롤 타워로 축제발전실무협의회를 구성하고 축제추진 부서 실무자 및 축제계 전문요원, 관광전문교수 등이 참여해 소통과 협업의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또한 시 축제 부서 상호간 내용 공유 및 홍보 협업을 추진하는 한편 축제별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특색 있는 콘텐츠 개발, 중복 프로그램 배제, 경제적 효과성 등을 연구·지원했다. 올해 시간여행축제의 경우 축제 기획 단계에서부터 축제 추진과 지원, 프로그램까지 시민주도로 이뤄졌다. 이오 함께 민간단체인 시간여행축제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산하 축제TF와 축제 청년 서포터즈가 꾸려져 축제 계획 수립에서 현장실행까지 행사 전반을 준비하고 다양한 시민참여 방안도 마련했다. 이의 일환으로 그 동안 시민들이 먼저 기쁘고 즐거운 축제를 만들기 위해 △시민이 모델이 되는 축제 포스터 제작 △시민기획프로그램 공모 △지역축제 역량 강화를 위한 주민 축제 학교 운영 △군산스타 시민 오디션 경연을 통한 메인무대의 주인공 선발 등 다양한 시민 참여 이벤트를 추진했다. 축제에 근대의 맛을 더하다 이번 축제는 ‘군산시간여행, 100년의 미(味)를 찾아서’라는 주제와 ‘근대의 맛’을 축제 테마로 정했다. 행사 기간 내내 군산의 다양한 유·무형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여행의 묘미를 연출하겠다는 시의 계획이다. 축제 개막일인 오는 10월 6일 오후 6시 30분 해망굴에서 옛 시청광장까지 시민참여 퍼레이드를 통해 축제의 서막을 알릴 예정이다. 이후 옛 시청광장과 광장 옆 대학로에서 개막식과 함께 대동마당이 열린다. 시간여행 대동마당에서는 드론쇼와 EDM쇼가 화려하게 펼쳐져 시민·관광객이 다함께 어우러지는 한바탕 놀이마당으로 열릴 계획이다. 여기에 메인 무대인 옛 시청광장 및 광장 옆 대학로 구간을 넓게 활용해 중심 축제장으로 조성한 뒤 콘텐츠의 집중성·접근성·역동성·체험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옛 군산초등학교 운동장, 8월의 크리스마스 영화 촬영지인 초원사진관 골목, 월명동 테마거리, 백년광장, 근대역사박물관 주변, 영동골목 등 원도심 시간여행마을 곳곳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들이 펼쳐진다. 주요 프로그램 뭐가 있나 무대·공연·경연 프로그램으로 △군산항 밤부두 콩쿠르 경연(근대 퍼포먼스 노래 경연) △스트릿 마당무대 (각종 길거리공연과 다양한 레크레이션) △시간여행 패션쇼(영동거리에서 펼쳐지는 시민참여패션쇼) △시민어울마당 (군산스타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시민들의 열정 예능마당 등이 펼쳐진다. 또한 체험·전시 프로그램으로 △모아모아시간(오래 체류하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스마트폰으로 시간모아 기념품 받기) △군산대한독립만세(시간여행마을 주요관광지점을 돌며 독립운동 미션 수행) △우리 모두 3·5만세(축제기간 옛 시청광장에 모여 댄스와 함성 지르기) △근대먹방 300(300명이 동시에 주먹밥 만들고 시식) △시간전당포(레크레이션형 미션 수행 프로그램) △군산공룡대탐험(공룡전시 및 화포·신기전 체험) △받아라!미션공중전화 △모던 갬성 거울샷 포토존 등이 진행된다. 주민주도의 시민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근대먹거리촌(테마거리) △시민 프리마켓(초원사진관 골목) △맛있다 너!주전부리(대학로) △시민문화어울마당(옛 시청광장 무대) △시민기획 체험프로그램 부스(옛 군산초교) 등이 있다. 지역상권의 활력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으로 △모아모아영수증(시간여행마을권역 지출액 합계 7만원 이상 영수증 확인 후 소정의 기념품 증정) △텀블러 쿠폰제(개인 텀블러 사용 후 쿠폰에 도장 받아 확인 후 소정의 기념품 증정) 등의 이벤트가 마련됐다. 이와 함께 △빵야빵야(빵축제) △커피야놀자(커피축제) △다도체험(차문화축제) △별별 홍보부스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 대전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도 준비돼 있다. 김봉곤 군산시 문화관광국장은 “코로나 시대 이후 완전한 일상회복의 전환을 맞아 시민들과 관광객의 축제에 대한 높은 기대를 충족시켜 드리기 위해 다양한 즐길거리 및 체험거리, 먹을거리를 준비했다”면서 “특히 안전관리와 바가지 없는 건전축제를 위해 축제가 마무리 될 때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옛 시청광장옆 대학로 구간을 활용한 본격적인 거리형 축제장 조성에 따라 10월 6일 금요일 0시부터 19일 월요일 밤 12시까지 옛 시청사거리에서 내항사거리 구간의 교통을 통제한다. 해당구간 통행 차량은 중앙로 방면(옛 시청사거리↔해신동주민센터↔해양경찰서)과 죽성로 방면(옛 시청사거리↔가구거리↔째보선창삼거리)으로 우회토록 유도하고 우회 도로변에는 교통량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주정차를 금지한다. 2023년 군산시간여행축제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군산시간여행축제’ 홈페이지, 페이스북, 유튜브, 메타버스군산시간여행축제(제페토-2023군산시간여행축제 맵)에서 확인하면 된다.

  • 기획
  • 이환규
  • 2023.09.26 14:38

[추석특집] 긴 추석 연휴, 낮에도 밤에도 빛나는 익산 나들이 떠나 볼까

추석 명절에 임시공휴일이 더해지며 엿새간의 긴 연휴가 마련됐다. 오랜만에 갖게 된 휴식에 따사로운 가을 햇살을 조용하게 즐길 고즈넉한 공간부터 명절 분위기가 물씬 나는 전통놀이 한마당, 커다랗게 차오른 노란 보름달 아래서 즐겨보는 야간 마실까지 무거운 해외여행 대신 몸도 마음도 가볍게 떠나보는 익산 나들이 장소를 소개한다. 갓 쓴 가톨릭 신부 김대건을 만나다 ‘망성 나바위 성지’ 지난 16일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대성전 외벽에 갓을 쓰고 도포를 두른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의 성상이 세워졌다. 아시아 출신 성인의 성상이 성 베드로 대성전에 설치된 것은 교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갓을 쓴 김대건 신부의 동상은 바티칸이 아닌 가까운 익산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망성면 화산리에 자리하고 있는 나바위 성지(익산시 망성면 나바위1길 146)에서다. 나바위 성지는 한국인 최초의 사제 김대건 신부의 서품과 귀국을 기념하는 사적이다. 성당 본당의 지붕은 팔작지붕으로 한식기와를 얹었고 지붕 아래로 팔각 채광창을 뒀다. 양 측면 개방된 회랑에는 서까래가 그대로 노출돼 있어 한국 전통 목조건축과 서양식 성당 건축이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다. 성당 뒤쪽 너른 잔디밭 광장에 가면 갓을 쓴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도포를 걸치고 한쪽 손을 든 성인의 모습이 바티칸에서 공개된 성상과 매우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바로 뒤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면 야트막한 산이 나온다. 그 산마루에 너른 평야를 가르는 금강의 그림 같은 풍광을 둘러볼 수 있는 정자 망금정이 있고, 그 옆으로 25세 나이로 순교한 김 신부의 순교비가 세워져 있다. 유네스코는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인 2021년 세계 기념인물로 김 신부를 선정한 바 있다. 짧은 생을 살았음에도 평등사상과 박애주의를 실천하고 선교사를 위해 로마자로 조선전도를 제작해 유럽에 조선을 널리 알린 업적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올가을 나바위 성지에서 김대건 신부가 나바위에 타고 온 목선 라파엘호의 흔적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한가위 전통놀이 체험하고 선물도 받고 ‘왕궁 보석테마관광지’ 왕궁 보석테마관광지(익산시 왕궁면 호반로 8)는 추석 연휴 엿새간 쉬는 날 없이 운영된다. 보석박물관에서는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윷놀이와 딱지치기, 제기차기, 투호놀이, 사방치기 같은 전통놀이를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보석박물관 스크래치 엽서 만들기(무료), 이끼나무 고무신 화분 만들기(3000원), 공룡화석 지우개 만들기(5000원), 천연보석 팔찌 만들기(8000원), 천연보석 소망나무 만들기(8000원)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또 보석박물관에서 전통놀이와 체험에 참여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해시태그(보석박물관, 추석, 전통놀이)와 함께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에 게시하면 선착순으로 선물도 받을 수 있다. 달빛이 쏟아지는 밤에는 아름다운 조명이 설치된 칠선녀 광장에서 빛의 향연이 펼쳐져 분수대 주위를 거닐며 가을밤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놀이체험시설 다이노키즈월드도 추석 연휴 운영을 이어간다. 실내 놀이체험시설의 경우 이용 가능 인원의 50%를 온라인 사전 예약으로 접수하고 있다. 추석맞이 추억 놀이터 ‘익산 교도소세트장’ 익산 교도소세트장(익산시 성당면 함낭로 207)은 추석을 맞아 추억 놀이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오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도소세트장 잔디밭 일원에서 진행되는 제기차기, 딱지치기, 윷놀이, 고리 던지기, 투호 등 추억 놀이를 통해 향수를 떠올려 볼 수 있다. 또 연 만들기와 가래떡 굽기, 달고나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부스도 마련되고, 방문객을 대상으로 스탬프 릴레이와 뽑기 이벤트도 진행될 예정이다. 교복·교련 체험이 준비된 추억의 교실과 즉석 사진 포토박스 등 인생샷을 통해 올해 한가위의 소중한 추억을 간직할 수도 있다.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페스타’ 익산을 대표하는 관광지 미륵사지(익산시 금마면 미륵사지로 362) 일원에서는 ‘2023 익산 미륵사지 미디어아트 페스타’가 오는 10월 9일까지 진행된다. 매주 토·일요일에는 각 2회씩 익산시립무용단과 함께하는 융복합 미디어쇼가 미륵사지 특설무대에서 펼쳐지고, 평일 저녁에도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동탑과 서탑 사이에 전국 최대 규모의 대형 스크린에서 메인 미디어파사드 ‘용화세계’와 서브 미디어파사드인 ‘아로새겨진 마음’이 4회 상영된다. 또 어린이 박물관 외벽을 수놓을 미디어파사드 ‘밤이 되면 되살아나는 박물관’, 행사 동선 내 곳곳이 자리 잡은 다양한 신비로운 분위기의 포토존과 버스킹, 체험 프로그램, 플리마켓 등도 기대해 볼 만하다. 세계유산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미디어아트 페스타는 639년의 백제와 2023년의 익산을 연결하고 있다. 밝게 차오른 보름달 아래서 전국 최대 규모의 미디어파사드와 수준 높은 융복합 공연을 즐겨보자.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 ‘금마 서동공원’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 저녁 금마저수지를 낀 익산 금마 서동공원(익산시 금마면 고도9길 41-14) 산책길은 여느 때보다 화려하다. 백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알록달록 유등이 지상과 수상을 환하게 비추고 있기 때문이다. 야간 방문객들은 매일 오후 10시까지 진행되는 유등 전시를 통해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를 들여다보며 백제왕도 익산의 숨은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 앱을 켜고 나와 가장 어울리는 유등 포토존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하늘에 뜬 보름달이 가로등 불빛보다 환한 한가위, 사랑하는 사람들과 특별하고 분위기 있는 밤 산책을 원한다면 고민할 것 없이 서동공원 유등 전시장으로 향하면 된다.

  • 기획
  • 송승욱
  • 2023.09.26 14:35

[한국전쟁 정전 70년] 마산방어전투

기념(記念). 뜻깊은 일이나 사건을 잊지 않고 마음에 되새김. 전쟁기념관은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산방어전투기념관을 통해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나라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친 군인들과 자유민주주의이다. 만약 이 두 가지를 잊는다면 아픈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 마산방어전투는 지난 1950년 8월 1일부터 9월 14일까지 45일간 마산 일대에서 한미 동맹군과 인민군 간 벌인 전투다. 이 기간 핵심 격전지였던 서북산은 고지의 주인이 19번이나 뒤바뀌었고 인민군 4000여명과 미군 1000여명이 희생됐을 정도로 큰 규모의 전투였다. 하지만, 미군 주도 전투라는 이유 등으로 기념관 하나 없이 잊혀 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 기념사업회가 발족하고, 여러 선양 사업이 진행되면서 점차 시민들과 지역사회에서 마산방어전투가 알려졌다. 미래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이 될 기념관 설립의 필요성 또한 커지고 있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최초 한미연합 작전= 1950년 8월 1일 북한군은 남침 36일 만에 진주를 점령한 데 이어 마산 현동 검문소에 집결했다. 중국 국공내전에 참전해 전쟁 경험이 풍부한 조선족들로 구성된 북한군 6사단 7000여명은 함안·진동 고산지대를 확보 후 마산 점령을 노리고 있었다. 당시 이 일대를 주둔하고 있던 국군은 1000여명에 불과했다. 미 8군 사령관인 워커 중장은 급히 경북 상주에 주둔 중인 미 25보병사단을 250㎞ 넘는 마산으로 단 2일 만에 이동시켰다. 이에 맞춰 진주에서 후퇴한 미 24사단도 창녕에 낙동강 방어선 진지를 구축했다. 마산을 점령하려는 북한과 사수하려는 국군과 미군은 8월 1일부터 9월 14일까지 45일간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결국 마산방어전투에서 아군의 승리로 북한군의 부산 점령을 막을 수 있었고, 국군과 UN군이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또한 9월 16일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면서 반전의 기회를 가져왔다. 마산방어전투가 최초 한미 연합 작전이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순복 경남대 군사학과 교수는 "최초 한미연합 작전으로 알려진 다부동 전투는 8월 13일 시작됐지만, 마산방어전투는 그보다 5일 앞선 7일부터 연합 작전을 전개했다"며 "또한 연합 작전은 한명이 지휘체계를 잡고 전투를 지휘해야 하는데 다부동 전투의 경우 그런 성격은 아니었다. 마산방어전투는 국군이 미군에 배속되어 하나의 지휘체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 교수는 "마산방어전투는 최초의 한미연합작전임과 동시에 한미동맹 출발점이다"며 "연합작전을 통해 피를 나누며 싸웠기에 동맹이 강해졌기에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기념관 설립해 선양활동 진행해야= 나라의 운명이 달린 전투였지만, 마산방어전투를 기억할 전쟁기념관 하나 없을 뿐만 아니라 육군사관학교에서 발간한 ‘6·25전쟁 60대 전투’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관련 시설은 해병대진동리지구 전첩비, 서북산 전적비뿐이다. 달성에서 진해까지 낙동강 방어선은 미군 부대가 주력이었기에 그동안 관련 전투들은 관심이 떨어졌다. 잊힌 전투를 기억하고자 지난 2021년 '마산방어전투기념사업회'가 창립이 됐고, 다양한 선양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배대균 마산방어전투기념사업회 회장은 2016년 진해 미 해군 사령관의 추천서를 받아 미국 정부 서류저장처에 보관된 마산방어전투 당시 미 25사단의 전투일지를 확보했다. 이후 3년간 A4용지 500매 분량의 일지를 직접 번역해 책 ‘마산방어전투’를 출간했다. 그는 금속탐지기를 미국에서 직접 사 와 전투일지에 나타난 전적지를 100차례 이상 답사해 탄환, 포탄 파편, 군복 단추 등을 발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전적지를 답사하며 마산방어전투를 알리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처음으로 학술대회를 개최해 전쟁사 전문가들이 마산방어전투의 중요성에 대해 논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향후 기념사업회는 기념관 건립 운동과 더불어 토론회, 사진전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기념관 건립 용역 조사 곧 시작= 창원시는 오는 10월 중 '(가칭) 마산방어전투 재조명 및 기념관 건립 기획 용역' 입찰 공고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용역에는 전사 연구와 더불어 부지 선정 등에 대해 논의될 예정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마산방어전투라는 명칭 자체가 전쟁사에 없다 보니 객관적인 자료를 조사할 예정이다"며 "미군 측에는 자료가 있지만, 한국에는 자료가 부족한 게 현실이다. 용역 자료를 기반으로 기념관 부지와 이름을 정할 계획이다. 용역 기관은 최소 5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홍남표 창원시장 또한 당선인 시절 본지와 인터뷰에서 기념관 건립에 관해 관심을 표했다. 홍 시장은 과거 "낙동강방어선 주요 전투 중 포항·영천·다부동·박진 전투는 많이 알려진 반면, 마산방어전투는 별로 조명을 받지 못 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마산의 뜻있는 분들이 민간 차원에서 ‘마산방어전투기념사업회’를 결성해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마산방어전투 전적기념비와 기념관 건립도 국가보훈처 차원의 선양사업과 연계해 추진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민간 차원의 기념사업회의 활동과 지자체 차원의 공론화 과정 등을 거치면서 마산방어전투 의미를 지역은 물론 전국에 널리 알리고, 이를 토대로 기념사업의 방향을 정립해 나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인터뷰(배대균 마산방어전투기념사업회 회장) "나라를 살린 마산방어전투, 기념관 통해 잊지 말아야 됩니다." 올해 93세인 배대균 마산방어전투기념사업회 회장은 뚜렷이 이렇게 말했다. 배 회장은 90세가 넘는 고령이지만, 직접 마산방어전투 관련 자료를 모으고, 전적지를 답사하고 있다. 만약 그가 미25 사단 전투 일지를 번역해 책을 출판하지 않았더라면, 영영 이 전투는 잊혀 왔을 것이다. 그는 "기념관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지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있어야 할 시설"이라며 "6·25전쟁 초기에 마산을 방어해 부산을 지켰기에 나라와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배 회장은 "아직 기념관이 없어 잊혀 가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지만, 창원시에서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니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 회장은 앞으로도 기념사업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마산방어전투를 꾸준히 알릴 계획이다. 방어전투 참전자 유해와 유품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등산로 하나 없는 고지를 올라 직접 발굴을 나선 것도 그였다. "다양한 선양 활동과 언론 등을 통해 점차 시민들이 마산방어전투를 알아가고 있어 뿌듯합니다. 전투를 직접 겪은 마산 지역 주민들도 기념관 건립을 염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지어질 기념관에 전시될 자료와 증언을 모으고, 유품을 발굴할 생각입니다." 경남신문=박준혁 기자

  • 기획
  • 기타
  • 2023.09.25 16:25

[도시의 시간, 성장동력을 만들다] ⑩ ‘재생에서 창생으로’, 관광거점도시 꿈꾸는 섬 /남해

경남 남해군은 섬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바다와 산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연풍광을 가진 곳이 유독 많다. 그래서인지 바다에 온전히 갇혀 있는 섬이지만 거주하는 인구가 많았다. 1960년대만 해도 인구는 13만 5천 명을 웃돌았다. 그러다 점점 줄기 시작해 1985년 9만 명 이하로 떨어진 이후 더 급속히 줄어 지금은 4만 1천 명을 겨우 유지하고 있다. 젊은이들은 인근 대도시로 나가고 노인들만 남은 결과다. 그러나 남해는 다른 도시들과 사뭇 다르다. 남해는 외지인이 늘 들고 난다. 10여 년 전부터는 들어오는 외지인들이 더 많아지고 있는데, 특히 도시재생을 주목하는 젊은 세대의 유입이 눈에 띈다. 관광객은 늘어나는데 쇠락해가는 원도심 남해는 관광산업으로 이름을 알린 곳이다. 지금도 농업과 어업이 바탕에 있지만, 주산업은 관광이다. 남해군은 오래전부터 자연 유산에만 기대지 않고 관광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다. 대표적인 것이 2001년 조성한 독일마을이다. 1960년대, 산업역군으로 독일에 파견됐던 독일 거주 교포들이 한국에 정착할 수 있도록 주거지를 제공하고 독일의 이국 문화를 경험하는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한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면서 남해군은 외국마을 조성 사업을 지역 활성화의 큰 축으로 삼았다. 그러나 오래된 도시들이 그렇듯 남해군의 고민은 따로 있었다. 관광객은 증가하지만, 원도심은 쇠락하는 상황. 인구 감소도 그렇지만 남해군 전역에 관광 명소들이 흩어져 있다 보니 관광객들 읍 소재지 권역을 지나치는 것이 원인이었다. 남해군이 아예 도시재생 대상 지역을 읍소재지로 집중한 이유다. 주민 삶의 질 높이고 관광객들 이끌 <창생플랫폼> 남해군의 도시재생이 본격화된 것은 2019년부터다. 남해군은 2018년, 중심시가지형 사업 <재생에서 창생으로 ‘보물섬 남해 오시다’>로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됐다. 민간 차원의 도시재생은 이전부터 활발했지만, 군이 본격적으로 주도하는 재생사업은 이것이 시작이었다. 남해군의 뉴딜사업을 이끄는 남해군도시재생지원센터(센터장 안재락)는 2019년 4월 문을 열었다. 시점으로만 본다면 후발주자다. 남해는 도시재생 사업 방향을 관광중심형으로 삼았다. 관광중심형 사업은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선택한 유형이다. 사업 대상지도 남해읍에 집중시켰다. 스쳐 지나가는 남해읍 중심지를 남해관광의 전진기지로 만들어 퇴락하는 원도심을 살려보겠다는 취지였다. 뉴딜사업이 시작된 지 5년째, 원도심 거리는 관광특화 가로 사업과 무장애통학로 사업으로 새롭게 바뀌었다. 오래된 한옥과 떡공장은 청년센터와 청년학교로 변했으며 주민들이 쉬고 즐길 수 있는 야외정원도 만들어졌다. 올해 말에는 ‘창생플랫폼’과 ‘관광창업 아카데미’가 들어선다. 창생플랫폼과 관광창업 아카데미는 뉴딜사업으로 만들어지는 가장 큰 건축물이다. 옛 여의도나이트 부지에 신축하는 <창생플랫폼>과 폐업한 장수장 여관을 개축하는 <관광창업아카데미>를 유기적으로 통합해 남해군의 새로운 거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구조에 전체면적 2,269㎡에 이르는 규모다.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이 이루어지는 복합문화공간이자, 관광객과 외지인들에게는 관광과 창업을 위한 정보를 제공하고 교류하며 남해의 관광자원을 연결하는 거점으로 활용할 <창생플랫폼>은 올 연말 완공 예정이다. 남해 관광의 시작과 끝, 기억의 예술관 <남해각> 프로젝트 바다에 둘러싸인 남해가 육로가 이어지는 곳은 사천시와 하동군. 노량해협을 건너 만나는 육지가 하동이다. 남해와 하동은 남해 노량해협을 사이에 두고 육지와 섬으로 갈린다. 지금은 남해대교와 노량대교가 놓여 남해에서 육지로 나오는 길이 활발해졌으나 다리가 없던 시절에는 배를 이용해야만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 남해와 하동을 연결하는 남해대교가 열린 것은 1973년이다. 우리나라 최초이면서 동양에서 가장 큰 현수교였다. 2018년에는 노량대교가 개통됐다. 남해대교가 건설된 지 50년 가까이 되면서 안전성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덕분에 남해는 남해군과 하동군을 잇는 곳에 남해대교와 노량대교를 함께 품게 되었다. 하동 쪽에서 남해로 들어가는 남해대교를 건너면 처음 만나게 되는 건물이 있다. 남해대교와 연계되어 건축된 숙박과 휴게공간이었던 ‘남해각’이다. 1975년 해태관광이 짓고 운영하기 시작한 남해각은 줄곧 원래의 쓰임을 유지해오다가 2018년에 문을 닫았다. 남해 관광의 상징이자 남해 주민들에게 기억의 장소로 남아있는 이 공간을 다시 주목한 것은 남해군이다. 군은 남해각을 매입해 관광거점 시설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2021년 개관한 ‘남해 관광의 시작과 끝’을 상징하는 관광 플랫폼 ‘남해각’이다. 건물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쓰임을 극대화했다.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관광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여행자라운지와 갤러리, 남해각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와 각종 기획전시가 열릴 수 있는 전시공간, 그리고 다목적 기능을 담은 바다도서관이 들어섰다. 앞마당에는 남해대교와 노량해협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형 음악공연장을 조성 중이다. 남해군은 지난해 남해군관광문화재단(본부장 조영호)에 남해각 운영을 위탁했다. 실질적인 관광거점 시설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선택한 전문성을 갖춘 기관과의 협업이다. 성과는 곧바로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지난봄 개최한 ‘남해 관광 거버넌스데이’는 53개 업체와 제휴를 맺는 성과를 올렸고, 관광기념품 전시·판매에는 20여 개 지역의 관련 업체의 참여를 끌어냈다. 땡큐 영수증 굿즈, 편백 펜던트 등 소비를 촉진하는 관광콘텐츠를 개발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여름에는 바다도서관을 개관, 남해만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성격을 강화했다. 덕분에 남해각을 찾는 여행객들은 크게 늘고 있다. 남해군관광문화재단 조영호 본부장은 “남해각을 남해관광의 매력을 알릴 오프라인 거점 공간으로 구축하기 위해 지역 관광 거버넌스와 소통하고 교류하며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인구 4만 명의 작은 섬 도시 남해의 미래는 관광거점 도시다. 재생에서 ‘창생’을 꿈꾸는 도시 남해의 실험이 주목받고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박현우 기자

  • 기획
  • 김은정
  • 2023.09.25 10:56

‘한가위 보름달처럼’ 익산시, 민생 구석구석 환히 밝힌다

민족 고유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농경문화 중심의 사회에서 한 해 농사를 끝내고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는 가장 흥겨운 시기다. 하지만 익산은 큰 수해로 어려움을 겪은 상황이기에 올해 추석은 맘껏 웃을 수 없다. 어려운 시기를 지나면서도 시민들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용기와 힘을 전하는 것이야말로 행정의 최우선 과제일 것이다. 그 선봉에 서 있는 정헌율 익산시장은 22일 수해 재난지원금 지급 등 주요 현안 브리핑을 갖고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다시 한 번 다짐했다. 수해 농민 재난지원금 ‘추석 전 지급’ 익산시는 시민 앞에서 약속했던 재난지원금 추석 전 지급을 지키기 위해 온 행정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시민의 염원과 관련 부서 직원들의 진심 어린 노력이 더해지면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됐다.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이달 25일부터 230억 원(국비 161억 원 포함) 규모의 재난지원금·특별위로금 지급이 시작된다. 지난 7월 집중호우 피해 신고를 거쳐 국가재난관리정보시스템(NDMS)을 통해 피해가 확정된 이들이 지급 대상이다. 이와 함께 시는 계속되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어려움을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을 위해 추석 전 특별자금으로 총 40억 원의 특례보증이 추가 지원된다. 이는 상반기 50억 원 규모 특례보증에 이은 것으로,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아파트 건설 현장 누수 “구조적 문제 없다” 시는 최근 천장 누수가 발생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 대해 구조 안전 점검을 실시한 결과 구조적 결함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는 지난 8일부터 안전 진단 전문업체 ㈜제이엔케이안전진단연구원에 의뢰해 천장 누수 문제가 발생한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 전체 동에 대한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또 교차 검증 차원에서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에도 해당 층에 대한 안전 점검을 요청한 바 있다. 안전 진단 전문업체는 해당 동에 대한 외관 조사, 슬래브 처짐 조사, 콘크리트 강도 테스트, 철근 배근 상태 점검을 우선적으로 진행한 결과 구조적 결함이 아니라 콘크리트 양생 중 수축으로 인한 균열이라고 판단했다. 국토안전관리원 역시 누수가 발생한 균열 부분은 강도 저하나 철근 부족 등에 의한 구조적 균열이 아니기 때문에 건물의 구조적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시에 통보했다. 시는 건설 업체 측에 점검 결과에 따른 시공 관리와 해당 균열에 대한 보수를 지시할 계획이다. 또 해당 현장을 특별 관리 단지로 지정해 수시로 현장 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를 시민들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신뢰 가능한 공동주택 시공 문화를 조성하기로 했다. 투명한 현장 공개를 통해 시민 알 권리를 충족시키고 건실한 시공을 유도해 입주예정자 불안감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현 주택법은 입주일 45일 전 입주예정자 사전 방문과 전북도 품질점검단 점검을 실시한 뒤 사용검사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를 보완해 입주예정자 현장 방문의 날을 추진, 공사가 진행되는 전 기간 입주예정자들이 분기마다 한 번씩 총 10여 차례 직접 현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복지 사각지대 위기가구 발굴에 최선 시가 전기 사용량 검침을 활용해 위기가구 발굴을 추진한다. 복지 행정은 적기성과 섬세함이 생명이라는 점에 착안, 전력량 검침 현장을 누비는 한전MCS 주식회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전력 매니저 30명을 익산시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했다. 이들은 ‘우리 마을 행복지킴이’로서 검침 업무 수행 중 전기요금이 밀리거나 전기 사용량이 급변한 가구, 우편함에 우편물이 쌓인 가구 등이 발견되면 카카오톡 채널 ‘익산주민톡’을 통해 시에 알리는 복지 사각지대 감시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이를 통해 행정망이 놓친 복지 사각지대 가구를 발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마을전자상거래 ‘효자노릇 톡톡’ ‘생산은 농민이, 판매는 익산시가’라는 슬로건 아래 제값 받는 농산물 판매로 농가 소득 증대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익산시 마을전자상거래 매출이 올해 25억 원을 돌파했다. 소득 창출에 효과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입점 농가도 1100여곳으로 늘었다. 판로를 구하기 어려운 영세 소농이나 고령농이 걱정 없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기획전을 통해 소비자의 합리적인 장보기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익산몰에 들어가면 추석맞이 선물 기획전을 통해 샤인머스캣과 멜론, 사과, 배 등 지역에서 생산된 명품 농산물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고 다이로움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 “든든한 동반자인 시민과 함께 힘찬 변화 이룰 것”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정겨운 말이 올해는 확 와 닿지 않는다. 코로나19의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맞이하는 반가운 명절이지만, 지난여름 기록적 폭우로 피해를 겪은 익산시민들의 신음이 아직 곳곳에서 들려온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연륜과 경험, 안정적인 시정 운영은 절실해진다. 3선 관록의 정헌율 익산시장이 바쁘게 지역 곳곳을 누비며 직접 주요 현안을 살피는 이유다. 앞서 정 시장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추수철이 됐지만 한여름 폭우가 지나간 자리에는 아직도 우리 농민들의 탄식이 남아 있다”며 농가가 제때에 다시 일어날 수 있도록 추석 전 특별위로금과 재난지원금 지급을 약속했다. 이후 발 빠르고 적극적인 대응 끝에 익산시는 명절 전 수해 재난지원금 지급 실현에 성공했다. 정부·전북도와 소통하는 복잡한 행정적 절차를 핑계 삼지 않고, 시민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했던 정 시장의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이와 함께 시는 수해를 이겨내고 얻은 소중한 수확이 헛되지 않도록 인터넷 농산물 직거래장터 ‘익산몰’을 통해 영세 농가의 판로 고민 덜어내기에도 힘쓰고 있다. 소농·영세농·고령농이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 없이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마을전자상거래를 통해 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을 널리 알려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 주고 농촌과 도시가 상생하는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다. 정 시장은 “익산은 희망의 도시, 기회의 도시, 도약의 도시로 나아가고 있다”며 “언제나 든든한 동반자가 돼 주시는 시민 여러분과 함께 더욱 새롭고 힘찬 변화를 이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기획
  • 송승욱
  • 2023.09.24 16:45

[참여&공감 2023 시민기자가 뛴다]만경마을에 새로운 문화를 짓는 사람들

문화는 총체적인 의미로서 사회구성원이 만들어내는 행동양식 전체를 아우른다. 인간의 삶은 문화를 통해 자연 상태의 날 것이 아닌 풍요로움을 만들어내고 편리함을 추구하며 아름답게 만들어간다. 그동안 문화는 모든 분야의 핵심요소로 작용하여 물리적인 결합뿐만이 아니라 화학적 반응으로 새로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침체된 경제를 회복하는 전략으로서 문화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일명, ‘산업의 문화화’를 표방한 정책적 방향을 제시하였다. 산업의 문화화는 제조업이나 서비스업과 같은 기존 산업기반에 문화예술의 창조성을 개입시킨 것이다. 이렇듯 문화는 비창조적인 분야에 새로움을 창조하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힘을 갖고 있다. 그러나 문화는 동력으로서의 역할뿐만이 아니라 문화 자체로서 가시적인 영역을 만들어내는 고유한 힘의 역할이 필요하다. 최근 문화로 발현되는 여러 형태는 대다수의 국가에서 겪고 있는 사회문제를 해소하는 대응전략으로 사용되고 있다. 빈곤, 경제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환경 위기 등의 사회문제는 우리 지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러한 문제는 개인뿐만이 아니라 사회안전망을 위협하는 요소가 되기 때문에 사회구성원이 해소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악순환이 반복된다. 이를 완화하고 해결하는 방법론으로 문화 또는 문화예술과 삶을 결합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가 되었다. 현대인의 삶에서 워라밸, 웰빙 등을 추구하는 것은 문화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게 만든다. 따라서 이제는 ‘문화의 산업화’가 요구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지역을 브랜드 상품으로 산업화한다는 것은 지역공동체의 지속가능한 삶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한 일이다. 김제시 만경읍의 만경제재소(대표 유성기)를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활동을 펼치는 (유)굿만경(대표 김진희)은 지역 자체를 브랜드 상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굿만경은 만경지역에 거점을 두고 주민들과 함께 새로운 문화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역을 알리기 위해 시작한 ‘문화모일장’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시작하여 현재까지 오일장 형태로 문화가 상품이 되는 장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러한 구상을 하게 된 계기는 단발성으로 여는 행사가 아닌 만경지역을 주기적으로 사람들이 찾아오게 만들기 위한 것이다. 문화모일장은 2대째 운영되고 있는 만경제재소 마당에서 대부분 열리고, 때로는 마을길까지 확장하여 지역공동체가 함께 하는 행사로 이루어진다. 굿만경이 지역사회에서 지속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문화가 곧 지역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굿만경의 핵심주체로서 마을의 농부들은 문화모일장에서 지역농산물로 만든 음식과 다도체험, 압화체험, 그리고 만경제재소에서 목공체험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주민참여 음식체험 (굿만경 사진제공) (유)굿만경의 김진희 대표는 소프라노 성악가로서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명한 예술가이다. 그는 남편의 고향인 만경으로 귀농하면서 “만경의 순수한 마을 환경이 좋아 지금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주변의 농부들과 한 걸음 한 걸음 지역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성악가로서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는 사업은‘굿만경 농부합창단’으로 문화모일장의 피날레 공연을 장식하는 주민 공연단 활동이다. 농부합창단은 2013년에 김제평야의 농민들이 설립한 것을 전신으로 2021년 전북농촌지원센터 지원사업으로 김진희 대표가 지휘자로 선임되고 최원단장이 함께하면서 명실공히 전문성을 가진 합창단으로 거듭나고 있다. 농부합창단은 2018년에 이미 이탈리아 문화축제에 참여하여 한복을 비롯해 한식, 전통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했고, 2019년에는 전국독도합창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이력도 갖고 있다. 최근에는 타 지역의 축제에 초청받아 공연을 무대에 올리는 일이 잦아졌다. 그만큼 합창단의 전문성이 인정받은 셈이다. 합창단의 단원은 농가 대표 16명이 함께한다. 이들은 만경지역의 농부들로서 40대~60대의 중장년들이다. 그래서 낮에는 농업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저녁에는 노래로 피로를 풀면서 합창으로 삶을 즐기고 있다. 즉, 농업과 음악으로 워라밸을 추구하는 ‘주경야음(晝耕夜音)’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만경마을은 합창단원들이 음악활동을 통해 삶을 풍성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공연을 보는 주민들은 향유의 즐거움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만경마을이 문화로 풍성하게 된 것은 만경제재소의 힘이 크다. 이곳은 지역의 문화공간이면서 사랑방 역할을 하는 지역공동체의 중심에 있다. 여기에 문화활동이 결합되어 굿만경이 지향하는 지역 브랜드화가 시작되고 있는 곳이다. 제재소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은 한 쪽에 놓인 그랜드피아노의 낯선 조합이 어색하게 느껴지겠지만 제재소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이제 주민들에게 익숙해져 있다. 또한 주민들은 목공체험을 하면서 자신들의 아이디어를 예술작품으로 만드는 성취감을 맛볼 수도 있다. 이처럼 지역을 브랜드화하는 것은 내부에서 먼저 시작된다. 이미 만경마을은 사람-공간-문화콘텐츠가 어우러져 있어 지역브랜드화를 위한 준비는 갖춰져 있다. 만경마을 자체가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요소는 사람을 끌어들이는 거점공간인 제재소의 공간적 매력도 한 몫 한다. 제재소는 생업을 위한 공간이지만 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가 된다. 또 다른 하나는 지역민이 주체로서 움직일 마음이 모였다는 것이다. 굿만경은 농부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활동과 체험을 진행하고 있고, 지역민은 문화활동에 참여하면서 문화적 힘을 발산하고 있다. 이들의 활동은 문화모일장을 비롯해 농부합창단 까지 만경마을의 독특한 문화콘텐츠가 된다. 이러한 콘텐츠는 굿만경의 주요 활동이면서 사람과 공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지역문화를 공유하는 매개체인 것이다. 굿만경은 지역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쉬지 않고 있다. 앞으로 만경마을에 어떤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지게 될지 굿만경의 활동이 기대가 된다. 구혜경 전북문화관광재단 기획정책팀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기타
  • 2023.09.20 15:59

“전북디자인센터 역할·기능 재정립 필요”

1990년대 이후 오랜 기간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익산의 보석산업을 미래 신성장 동력이자 고부가가치 문화산업으로 재인식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익산 보석산업의 기반인 영등동 귀금속보석공업단지와 왕궁 보석마을, 주얼팰리스, 보석박물관, 삼기 패션주얼리단지, 전북디자인센터 등 각 요소들이 갖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 문제점을 보완해 새로운 발전 방향을 찾기 위한 움직임이다. 이에 발맞춰 익산시와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는 익산 보석문화산업의 방향과 미래를 모색하기 위한 혁신 포럼을 공동 기획했다. 최근 산업연구원이 수행한 ‘익산시 보석산업 발전계획 수립 연구’ 용역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현장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포럼을 4차례에 걸쳐 진행함으로써 익산 보석문화산업의 발전 방안을 함께 찾는다는 취지다. 포럼은 9월부터 11월까지 익산 보석산업과 전북디자인센터의 연계 및 활성화 방안, 왕궁 보석마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방안, 익산 보석관광의 발전 방안과 연계사업 발굴, 삼기 패션주얼리집적단지의 역할과 기능 활성화 방안 등의 주제를 가지고 진행된다. 19일 익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첫 번째 포럼에서는 김경숙 원광보건대학교 주얼리디자인과 교수, 이소연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균형기회본부 동부권역센터장, 최윤기 산업연구원 지역정책실 선임연구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익산 보석산업과 전북디자인센터의 연계 및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보석도시 익산’만의 브랜드 개발 필요 ‘보석산업에서 디자인의 의미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을 주제로 발표에 나선 김경숙 교수는 익산 보석산업의 발전을 위해 디자인 분야의 혁신과 집중은 매우 핵심적인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발표에 따르면 현재의 귀금속보석 세계시장은 중국과 동남아 국가들이 저가 제품, 미국과 유럽 국가들이 고부가가치 제품의 경쟁 우위를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 산업의 경우 디자인을 비롯한 인력·설비 등의 인프라 수준이 1980년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산업체의 영세성으로 인해 자체 브랜드 개발이나 기술 혁신에 어려움을 겪으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 익산 보석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과 익산만의 브랜드 개발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보석산업에서 디자인의 의미는 바로 ‘브랜드의 힘’인데, 50년 역사의 뛰어난 기술력과 대량 생산 능력, 영등동과 왕궁·삼기에 구축돼 있는 인프라 등을 활용해 특성화 전략을 수립·추진하고 이를 통해 익산만의 브랜드를 개발해 제품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효과적인 디자인 개발 지원 ‘효자 노릇 톡톡’ 이소연 센터장은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의 디자인개발지원사업과 우수 사례를 소개하며 익산 보석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현재 진흥원은 소비자의 구매 동기에 제품의 비중이 높아지는 트렌드에 맞춰 경기도 내 25개 시군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현장 수요를 반영한 디자인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디자인 전문가의 1대1 현장 진단을 통해 신청 기업의 디자인을 사전 진단 및 분석하고 디자인 전문회사나 지역 대학을 활용해 제품·시각·포장 디자인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기업의 산업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디자인(상표) 등록 및 출원비도 지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디자인 진단·개발·챌린져스와 전시회 참가 등 4개 분야에서 269개사에 대한 지원이 이뤄졌고 이를 통해 1972억 원의 매출과 294명의 고용 창출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특허·디자인·상표 등 산업재산권 등록도 177건에 달했다. 효과적인 디자인 개발 지원을 통해 지역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일명 ‘손연재 의자’로 각광을 받고 있는 ㈜에이블루의 ‘커블체어’가 대표적인 우수 사례다. ㈜에이블루는 진흥원의 제품 및 패키지 디자인 지원을 통해 2019년 71억 원 수준이었던 매출액이 2021년 1100억 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전북디자인센터 운영 방향성 ‘고민 절실’ 최윤기 선임연구위원은 ‘익산 보석산업 발전과 전북디자인센터의 연계 방안’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전북디자인센터의 역할 재정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북지역 특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디자인 분야의 체계적인 지원·육성, 전북기업 디자인 성장의 구심점 역할 수행, 중소기업의 디자인 활용도 증대를 위한 종합적인 디자인 서비스 지원 등 설립 목적을 충실히 달성할 수 있도록 센터의 예산 투자 및 지원 기능에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18년 4월 전북테크노파크 소속으로 설립돼 익산왕궁지식산업센터에 자리를 잡은 전북디자인센터는 전북도가 운영비를 지원하고 익산시로부터 시설 무상사용 허가를 받아 운영되고 있다. 40억 원 규모의 연간 운영비로 중소기업 디자인개발지원사업 등 7개 사업을 진행 중이며, 2020년부터는 시·도비 2억 원으로 귀금속장비 운영사업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은 설립 당시의 목적과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산업연구원의 분석이다. 실제 산업연구원 용역 결과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영등동·왕궁면(주얼팰리스 포함)·삼기면 귀금속보석업체들의 센터 내 시설·장비 이용 경험은 17.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용 만족도 설문에서도 만족한다는 응답이 36.3%에 그쳤다. 향후 기여도에 대해서도 부정적 응답이 48.2%로 절반에 육박했고, 센터가 강화해야 할 기능으로 귀금속보석업체와 네트워크·소통 활성화가 36.5%로 가장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 선임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센터 내 귀금속디자인팀 재구성을 제안했다. 센터 내 입주기업 유치·지원에 초점을 둔 운영에서 벗어나 익산지역 전체 귀금속보석산업에 대한 기업 지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귀금속디자인팀을 구성하되, 익산 귀금속보석산업에 대한 책임성을 담보할 수 있도록 팀장은 익산시가 민간전문가를 평가하고 선임하는 별정직 형태로 운용하는 방안이다. 또 다른 대안으로는 센터 내 디자인동과 공장동을 활용해 별도의 익산 귀금속보석산업 지원기관을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디자인동·공장동 건물에 가칭 익산보석산업지원센터와 사무국을 입주시키고 귀금속디자인실, 공유작업실 등을 설치해 익산 귀금속산업의 실질적인 허브로 운영하는 계획이다. 다만 산업집적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왕궁면에 허브 기구를 둘 경우 거리 제약에 따른 실효성 저하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선결 과제로 꼽았다. "하드웨어 효과적 활용 위한 소프트웨어 필요" 이후 토론에서는 주제 발표를 한 전문가들을 비롯해 정헌율 익산시장과 오택림 전북도 미래산업국장, 원도연 익산문화도시지원센터장, 정영미 익산시의원, 이대원 쉐리온 대표, 남궁재학 전북디자인센터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난상공론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는 전북디자인센터 조직·예산 확대, 운영 방향성에 대한 고민, 영등동·왕궁·삼기에 구축돼 있는 하드웨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사업 발굴, 보석산업이 특화돼 있는 익산에 대한 타깃 지원, 보석산업 종사 청년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 디자인 분야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경기도와의 협업 체계 구축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 기획
  • 송승욱
  • 2023.09.19 17:38
기획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