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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빈 제8대 전주기상지청장 "정확한 기상정보로 신뢰받도록 최선"

예측할 수 없는 이상기후로 인해 기후는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농업과 산업, 어업 등 1차 산업 종사자 비율이 높은 전북에선 정확한 지역 기후예보가 더욱 중요해졌다. 지난 1월 22일 제8대 전주기상지청장에 취임한 임덕빈 지청장은 신속하고 정확한 기상예보가 중요하다고 보고 취임후 시간이 날 때마다 전북의 이곳저곳을 돌아보며 지역과 기상지청의 화합을 위해 고민하고 있다. 취임 후 한 달 동안 누구보다 바쁜 시간을 보낸 임 지청장을 만나 포부와 다짐을 들어봤다. -전주기상지청장에 부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주에 와서 보낸 시간이 살아온 시간 중 가장 바쁘게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축하를 받을 때마다 기후 위기 시기에 도민의 안전이나 생활 편의 부분에 대해 힘을 써달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고, 책임감도 느껴집니다. 임기 내내 도민의 안전이나 생활 편의 부분을 위해 노력하겠고, 전북특별자치도로 이름이 바뀐 만큼 전주기상지청도 직원들과 합심해 저희 청만의 명품비빔밥을 한번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기상지청의 올해 계획 및 사업들이 궁금합니다. "먼저 전주기상청은 일상으로 다가온 기후 위기에서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본청 정책의 손발이 돼 기상기후 서비스를 강화하려고 합니다. 전북은 남북보다는 동서로 폭넓게 자리 잡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노령산맥과 소백산맥이 지나가는 탓에 국지적 기상변화가 크고 우박이나 대설 같은 기후변화에 대한 지역 편차가 크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지청의 특화된 핵심기술로 우박과 눈 같은 얼음 결정체에 대한 예보를 본격 개발하려고 합니다." -임기동안 이루고 싶으신 일이 있으시다면? "기상청이 가지고 있는 우박 관측자료와 함께 농업 관련 기관들을 직접 찾아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고 데이터베이스화한 다음 분석을 통해 예보 기술에 활용해 보고자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지역 기후예보를 위한 정책은 무엇이 있을까요? "현재 기상청 본청에서 예보 가이던스를 만들었는데 그것은 이론적이고 포괄적입니다. 우리가 14개 시군별로 기상요소를 분석해 보고 편차와 사례를 분석해 우리 전북에 맞게끔 토착화하고 최적화하는 작업을 해 나가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전주시 기상기후 융합 정보를 개발하고 있는데 올해가 마지막 연차입니다. 이게 개발되면 도시 바람길이라든가 도시개발 전후의 복사온도 이런 분포를 비교할 수 있는 정보가 될 수 있기에 개발을 마무리한 다음에 연말쯤에 전주시에 기술을 이전해 드리려고 합니다." -엘니뇨 등 급변하는 기후변화 앞에서 전주가 더운 도시라는 오명도 있습니다. "전주의 경우 1920년부터 1950년까지와 최근인 1991년부터 2020년까지 비교해보니 평균 기온이 1.6도 올라갔습니다. 사람의 체온이 36.5도인데 1.5도가 올라가 38도가 되면 아픕니다. 전주가 아픈거거든요. 이제 기후변화로 전례 없는 위험 기상이 빈발하면 사회경제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삶 자체도 힘들어지는 것입니다. 인간이 경험해 보지 못하는 그런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유기적 연계를 통해 지자체 정책 수립에 필요한 과학적 정보를 제공하고 일반 도민들에게는 기상기후정보의 현장 전달력을 강화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북은 농·어·축산업 등 기후에 민감한 1차 산업에 종사자들이 많습니다. 기상지청의 역할이 있을까요. "전주기상지청이 그간 해왔던 농축산어업 관련 지원을 찾아보니 2016년도부터 지역별 주력 농산물들에 대한 24절기 기후정보 등을 활용한 영농기상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영농 기술이 점점 고도화되고, 농작업 환경과 농업 방식이 바뀌다보니 해당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조금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좀 주춤한 상황인데 의견을 다시 한번 수렴하고 개선할 부분을 파악한 뒤 사용자들에게 효용성 있고 가치 높은 서비스를 다시 한번 제공하겠습니다." -기상청 레이더센터에서 업무를 보시기도 했는데, 지청에 따로 도입하고 싶은 장비가 있으신가요? "현재 전주기상지청은 육상과 고층 해양 등에 총 25종 187개의 장비를 운영 중입니다. 특히 군산에는 위험기상파수꾼이라는 첨단 레이더가 있는데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기상진단장비가 청진기라고 본다면 군산에 있는 것은 CT로 볼 수 있는 첨단 장비입니다." -도내에 그런 장비가 있는지 몰랐습니다. "도내에는 아니지만 안마도라는 가까운 섬에 연직바람장비가 설치되고 있어 전북이 다른 지역에 비해 기후를 측정하는 첨단장비가 많고 올해 내장산과 뱀사골 등 지역에 레이저 관측장비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전북은 다른 지역보다 첨단장비가 부족하지 않은 지역으로 앞으로도 필요한 장비가 있다면 얼마든지 도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전북지역은 장마기간 집중호우 농작물 등에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올해 대비책이 있을까요? "지난해 전북지역 장마철 강수량이 946㎜로 역대 1위로 나타났습니다. 약 30년 동안 내렸던 비의 평균보다 약 3배 가량 많은 양이었습니다. 과거에 집중호우라고 하면 시간 당 20㎜를 일컫는데 기상 변화가 과거에 비해 상상할 수 없는 정도의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말 예측하기 힘든 기후가 됐고 기상당국도 업무가 어려울것 같습니다. "이러한 이상기후는 예보로 극복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보기술의 발전 속도가 기후변화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이제는 실시간 상황전달이 중요해집니다. 실시간 전달을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긴급 재난문자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범운영됐고 올해 광주 전남 지역에서 시범운영을 합니다. 전북도 사전 준비를 잘해 이상기후에 대한 실시간 전달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상청 대변인을 지내셨는데, 지역소통은 어떻게 하실 방침이신가요? "본부에서 대변인을 할때보다 지역 소통이 힘들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도농 지역이 많아 밀집도가 약해 소통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인데요. 기후변화로 인해 예보의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난이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결과만 가지고 소통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고 위험기상의 신속한 전달과 예보의 변동성을 과학적 근거를 통해 전달하려고 노력하고 다양한 통계자료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 전북일보 독자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전북의 대표 기관지인 전북일보를 통해서라도 독자여러분과 도민들에게 인사를 드리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날씨와 기상재해로부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지원하는 것이 기상청의 주된 역할이고 그것을 누구보다 잘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 전주기상지청의 모든 직원들은 365일 24시간 전북 날씨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정확한 기상정보로 신뢰받는 전주기상지청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고, 새롭게 출범하는 전북특별자치도와 함께 호흡하면서 생명 경제도시에 어울리는 기상기후 서비스 제공에도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가끔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고 기상정보 이용을 생활화해 기상재해가 최소화 될 수 있도록 동참해주시고 전주기상지청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 당부드리겠습니다." ◇임덕빈 신임 전주기상지청장은 임 지청장은 1970년 충남 보령에서 태어났다. 충남 공주대를 졸업한 뒤 기상청에 입사해 기상청 대변인, 국가기후데이터 센터장, 레이더 운영과장 등을 역임하며 기상청 정책부서를 두루 거쳤다. 기상청 내에서 국가기후데이터센터장 등 고도의 기후 분석업무를 하고 대변인까지 지내는 등 대·내외적으로 기상 관련 업무에 정통, 기상청 직원들로부터 깊은 신망을 얻고 있다. 어린 시절 충남 보령에서 살며 라디오 방송에서 전주지역 방송이 나와 전북의 문화와 소식을 접해왔기에 그는 "정신적 고향에 온 것 같다"며 친밀감도 내비쳤다. 임 지청장은 "이상기후로 인해 지역별, 국지적으로 기상, 기후가 극심하게 차이가 난다"며 "지역 맞춤형 기상예보 정책을 중점 추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 기획
  • 김경수
  • 2024.03.10 15:23

[팔도 핫플레이스] 경기 남양주 이색카페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절기 ‘경칩(驚蟄·5일)’을 지나 완연한 봄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요즘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경기도 동북부에 위치해 있는 남양주는 한강과 호수, 수락산 등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과 정약용 유적지 등 선조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역사 공간으로 가득하다. 특히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어 가족 단위 모임부터 연인, 친구 등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도 좋다. 상춘객들의 바람을 채워줄 힐링·낭만 도시, 남양주에서 만나볼 수 있는 조금은 ‘특별한 카페’를 소개한다. ■ 여유와 고품을 느낄 수 있는 ‘아유스페이스’ 아유스페이스(AYU SPACE)는 45년간 한 재벌가의 여름별장으로 사용됐던 공간이었다. 하지만 세계적인 건축가인 조병수씨의 손을 거쳐 카페, 갤러리, 레스토랑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 곳이다. 유럽 명문 귀족 가문의 건축주가 자연친화적이고 다양한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고품격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지난해 대중에게 개방했다. 아유스페이스의 특징은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타원형 형태의 건축물과 주변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카페 앞을 흐르는 북한강 뷰가 한데 어우러져 방문객들에게 마음에 여유와 쉼표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타원형 구조의 건물 내부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큰 화강석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화강석은 문경에서 온 조경석으로 땅속 깊은 곳의 마그마가 응고된 암석이다. 일명 ‘돌멍존’으로 불리는 자리에선 독특한 무늬의 화강암을 감상할 수 있으며, 통유리로 설계된 구조 특성상 천천히 흐르는 북한강 풍경을 눈에 담으며 아늑함을 느낄 수 있다. 외부에는 브런치 레스토랑, 미술 갤러리와 함께 3단 경사지의 잔디밭, 공원에 온 듯한 넓은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볼거리, 즐길거리와 더불어 사계절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며 힐링할 수 있는 공간도 제공해준다. 주요 메뉴로는 커피와 음료, 베이커리, 브런치 메뉴 등이 있고 장미, 카네이션, 그라치아 등 세계 각국의 예쁜 꽃도 구매할 수 있으며, 1만1천570㎡ 대규모 공간인 만큼, 비즈니스 미팅, 콘서트, 웨딩행사, 패션쇼, 예술공연 등 대관도 가능하다. 남양주 화도읍 금남리에 위치한 아유스페이스는 북한강을 따라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가는 길부터 힐링의 시작이 될 수 있다. 영업은 월~목요일 오전 10시~오후 9시, 금~일요일 동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 책과 커피의 만남, ‘인크커피 다산점’ 지난해 12월 오픈한 인크커피 다산점은 ‘인크커피’와 ‘종로서적’이 컬래버를 이룬 이색적인 신생 카페다. 무려 3305㎡ 규모인 인크커피는 ‘테이크 더 오리진(Take the ORIGIN)’이라는 슬로건 아래 인크커피 로스팅 팩토리에서 전문적인 로스팅 과정을 거쳐 만든 스페셜티 커피를 선보인다는 게 특징이다. 특급호텔을 연상케 하듯 지하 1층부터 2층까지 원형을 돌며 설계된 계단은 우아함을 자아내고, 그 사이로 마치 새들이 무리지어 위로 날아가는 듯 연출된 거대한 장식물은 장관을 이루면서 이곳에 방문한다면 꼭 카메라에 담아야 할 포토존이자 시그니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하 1층에는 에스프레소 바를 운영해 특별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으며, 시그니처 음료인 론자카파 밀크와 시그니처 크림 크루아상도 맛볼 수 있다. 또 1층에는 베이글 치아바타, 크루아상, 소금빵 등 더 많은 종류의 빵이 진열돼 있고, 다양한 시식용 빵도 비치돼 있어 ‘빵덕후’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코스로 각광받고 있다. 인크푸드에는 브런치세트와 샐러드, 파스타 등 여러 종류의 브런치 메뉴도 준비돼 있다. 특히 인크커피는 커피와 베이커리뿐만 아니라 대형서점을 연상케 하는 복합문화공간이기도 하다. 신간은 물론이고, 세계문학, 장르·영미·유럽 소설, 철학, 종교, 예술, 역사, 사회과학 등 무수한 책들이 즐비해 있어 언제든지 책을 꺼내 열람할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스타일의 공간들이 있어 새로운 느낌을 주는 데다, 콘퍼런스룸도 조성돼 있어 스터디그룹으로 활용하기도 안성맞춤이다. 남양주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맞은편에 위치한 현대프리미어 캠퍼스몰 A동에 위치해 있다. 휴무일 없이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 과거를 기억하는 ‘리멤버 1910-베이커리씨어터 이석영 광장점’ 리멤버 1910-베이커리씨어터 이석영 광장점은 과거를 잊고 사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 쉼표를 주고 뒤를 돌아보게 하는 카페이자 공간이다. 이석영 광장 지하 1층에 자리잡은 이 카페에는 ‘독립운동을 기억하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공간들로 가득하다. 일제강점기의 독립운동가 이석영 선생을 중심으로 전 재산을 털어 독립운동에 몸을 던지는 등 항일 독립투쟁의 큰 역할을 한 활동 등 우리의 아프지만 기억해야 할 과거를 소개하고 있다. 가장 먼저 카페와 역사전시관(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독립의 계단(독립유공자의 공훈을 기리는 공간)’ 벽돌엔 나라를 위해 희생하다 돌아가신 분들의 성함과 출생연도가 새겨져 있고, 카페 옆에 있는 역사전시관에는 독립운동의 역사 기록들과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간, 이석영 선생 6형제의 기상을 표현한 나점수 작가의 상징 조형물도 볼 수 있다. 또한 독립운동가 의상을 입고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과 독립운동 포토존, 안중근 의사 수감실을 재현한 역사감옥도 조성돼 있다. 감옥시설은 서대문형무소와 안중근, 신채호 선생 등이 순국하신 중국 뤼순감옥을 재현했다. 다소 무거워 보일 수 있는 분위기의 공간이지만 카페는 다양한 꽃과 나무를 파티션으로 활용해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두꺼운 쿠션형 의자를 활용해 방문객들에게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제공하고 있다. 주요 메뉴로는 베이커리 카페답게 갈릭치즈 브레드, 소금빵, 베이커리 양파빵, 베이컨 크림치즈 등 다양한 빵과 커피 등 음료가 준비돼 있다. 남양주 금곡동에 위치한 베이커리씨어터 이석영 광장점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하며 정기 휴무일은 매달 네 번째 월요일이다. 경인일보=하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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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7 15:15

[전홍철 교수의 ‘영상과 함께 하는 실크로드 탐방’] 그리스에서 완주군까지(2)

타파 칼란(Tapa Kalan) 사원 큐폴라 에로스. 완주군의 천년고찰 송광사(松廣寺). 송광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금강역사나 사천왕상이 생각날 수도 있지만 송광사를 대표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대웅전 천장에 그려진 ‘비천(飛天)’도이다. 비천은 부처의 정토에서 공중을 날아가면서 하늘의 꽃을 흩뜨리거나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는 천녀를 의미한다. 그런데 이 ‘비천’은 인도에서 생겨났지만 사실은 서양의 날개 달린 천사가 실크로드를 통해 중앙아시아 간다라와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 전파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송광사 비천이 어디에서 왔고, 어떤 경로를 거쳐 완주까지 왔을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메소포타미아로 떠나야 한다. △날개를 단 최초의 동물, 우룩(Uruk) 그리핀 비천의 기원은 인도로 알려져 있지만, 초기 인도 불교 미술에 등장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지역에서 날개를 단 동물과 신(神)이 장식 모티프로 사용되었다. 원래 날개가 없는 인간이나 동물에 날개를 다는 것은 신성(神聖)과 보호의 상징이다. 또한 날개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메신저로도 기능한다. 날개 달린 최초의 동물 모습은 BC 4100-3000년 메소포타미아 우룩(Uruk) 시대의 원통형 인장에 보인다. 작은 인장 속에는 괴이한 동물들 중 최초의 그리핀(griffin)이라 할 수 있는 사자 머리를 한 독수리와 기다란 목에 사자 머리를 한 신화 속 짐승 세르포파드(serpopard)가 있다. 이러한 날개 달린 신화 속 짐승은 날개를 가진 신인(神人)으로 확산되어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초기 문화에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기원전 2700년 이집트 고왕국 시대의 여신 이시스(Isis)도 커다란 날개를 가지고 있다. 그 외에도 기원전 9세기 아시리아(Assyria)의 도시 님루드(Nimrud) 궁전에 세워졌던 거대한 비석에는 긴 수염과 한 쌍의 커다란 날개를 지닌 신인(神人)이 신성한 나무 좌우에 나란히 서 있다. 이처럼 날개 달린 동물과 인간의 형상이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 널리 확산된 것은 군사적 정복과 무역을 통해서였을 것이다. △ 근동의 신(神), 세라핌과 아후라 마즈다 메소포타미아의 날개 달린 신(神)은 성경 속 천사로도 이어진다. 기원전 8세기에 아시리아가 이스라엘 지역을 정복했었던 때 기록된 이사야(Isaiah)서 6장 1절에 보이는 여섯 개의 날개를 가진 ‘세라핌(seraphim)’이 바로 그것이다. 한편 BC 6세기 페르세폴리스에서는 조로아스터교의 신인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를 날개가 달린 신성한 인물로 형상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날개를 가진 근동(近東) 지역의 신들은 후대에 이슬람의 천사로 계승되는 동시에 그리스로 전해져 헬레니즘 미술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의 여신 에로스(Eros), 승리와 풍요의 여신 니케(Nike),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 등이 된다. 이처럼 날개를 단 서양의 천사가 늘어나는 것은 지중해 동부를 중심으로 지역 간 무역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며 생겨난 문화적 융합 현상이다. △초기 인도 불교 미술의 날개 달린 천사 근동 지역에 이웃해 있는 인도. 소위 무불상 시대인 인도의 초기 불교 미술에는 날개를 단 천인(天人)이 많이 보인다. 이 공중을 나는 천녀는 부처님 생애의 주요 사건을 묘사할 때 등장하며, 하늘에서 내려와 신변(神變)을 목격하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예를 들면, BC 2세기경 조성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불교 스투파인 바르후트(Bharhut) 스투파 토라나(torana)에는 하늘에서 비스듬히 내려온 두 명의 천사가 보리수 위에서 화환을 들거나 꽃을 뿌리고 있다. 이러한 형상은 성수(聖樹)를 가운데 두고 좌우에 인물이 대칭적으로 배치되는 님루드 비석의 양식과 맞닿아 있다. AD 1세기에 만들어진 산치(Sanchi) 스투파 토라나 서문과 북문을 장식한 부조에도 비슷한 양상이 보인다. 보리수 위쪽 좌우에 두 명의 공양인은 비샤푸르(Bishapur) 부조의 천사와 비슷한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전형적인 페르시아의 입수쌍인(立樹雙人)의 형상이다. 인도 초기 불교에서 확인되는 이 날개 달린 천사는 대승불교의 확산 추세에 힘입어 중앙아시아 간다라에서 헬레니즘과 만난다. △붓다를 수호하는 기독교 아기 천사와 그리스 신 불교와 헬레니즘이 만나 탄생한 간다라(Gandhara) 미술은 쿠샨 왕조(AD 1~4세기) 시기에 가장 번성했다. 이 시기 실크로드는 무역 네트워크로써 활발히 작동하면서 로마와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고, 이에 따라 간다라에서는 불상의 탄생 뿐만 아니라 불교적인 모티프가 고대 그리스 예술과 결합하는 문화적 혼합주의로 진화한다. 특히 간다라 그레코 불교 미술(Greco-Buddhist art)에서는 날개 달린 이미지에 한층 친숙해진다. 구체적 사례로 파키스탄 쿠날라(Kunala) 불교 사원의 석조 부조에는 날개 달린 천녀가 많이 보이고, 기독교 신학에서 가장 고귀한 이미지 중 하나인 벌거벗은 아기 천사 큐피드(Cupid)가 신을 숭배하는 화환을 들고 있다. 또 아프가니스탄 하다의 타파 칼란(Tapa Kalan) 사원에서는 3세기의 것으로 추정되는 작은 큐폴라(cupola)가 출토되었는데, 목이 잘린 붓다 위로 화환을 들고 날아다니는 사랑과 섹스의 그리스 신 에로스(Eros)가 그려져 있다. 그런데 이처럼 헬레니즘화된 날개 달린 천사는 간다라에서 한반도를 향하여 차츰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났다. 즉 천사의 날개가 차츰 사라지는 것이다. △ 키질 석굴 : 천사와 비천의 과도기 AD 4-7세기에 조성된 중국 신장 키질(Kizil) 석굴. 이곳 벽화에는 날개 달린 천사가 여전히 보이지만 날개 없는 천사들도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키질 38굴 벽화에는 왕관을 쓰고 후광을 두른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쓰러지는 한 인물을 붙잡고 있는데 두 개의 푸른 날개가 펄럭이고 있다. 또 키질 227굴 벽화에는 아치 위쪽에 날개 달린 나체 인물 두 명이 그려져 있는데 한 명은 피부색이 하얗고 한 명은 어둡다. 간다라에서 보았던 그레코로만(Greco-Roman) 양식의 천사이다. 한편 키질 8굴 벽화에는 드디어 송광사 비천의 모습과 유사한 날개 대신 스카프를 휘날리는 비천이 등장한다. 머리 뒤에 동그란 광배를 두르고 왕관을 쓴 두 명의 비천은 꽃을 뿌리고 악기를 연주하며 공중을 비행하는데 팔목에 휘감긴 스카프가 펄럭이고 있다. △ 서양 천사의 동아시아적 수용 키질을 지나 돈황 막고굴(莫古窟), 맥적산(麥積山) 석굴과 운강(雲崗) 석굴 등으로 동점(東漸)하여 한반도에 가까워질수록 날개 달린 천사의 서양식 이미지는 점차 동양식 천인(天人)의 이미지로 변해간다. 서양 천사의 날개는 사라지고 천의(天衣)를 길게 나부끼는 형태로 변모하며, 여성의 가슴 같은 섹시한 육체미는 복숭아로 대체하거나 두툼한 옷으로 가려지게 된다. 불교미술 전문가 김은아 교수(우석대 대학원 예술경영학과)는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공중을 날지만 날개가 없는 송광사 비천은 날개 달린 서양 천사라는 이미지를 동아시아가 어떻게 수용하였는지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송광사 비천은 동일한 의미를 가지더라도 그것을 표현하는데 동서양의 해석이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전홍철 우석대 경영학부(예술경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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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6 15:20

[팔도 건축기행]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탐험하고, 찾아가는 건축입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이하 문화전당)을 소개하며 유현준 건축가가 한 말이다. 그는 “문화전당은 개미굴처럼 계속해서 방이 연결되는, 무궁무진한 관계를 갖는 좋은 설계”라고 말했다. 정형화되지 않았기에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는 공간이자 건물이 주인이 아닌, 사람과 그곳에서 벌어지는 이벤트가 주인이 되는 공간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공공건축의 의미가 ‘쓰임’에 있다고 한다면, 그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건물이라고도 했다. 그는 70만 조회수를 기록한 유튜브 영상 ‘공공건축은 잘 만들 수 없을까’에서 한국의 가볼 만한 공공건축으로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원주의 뮤지엄 산과 문화전당을 꼽았다. 아시아를 주제로 한 다양한 문화예술과 생활문화를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인 문화전당은 지난 2015년 개관 후 세월의 흔적이 쌓이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다. 곳곳에 조성한 정원은 푸르름을 더해가며 휴식처를 제공하고 아시아문화광장은 워터슬라이드장과 자동차극장으로도 변신, 무한한 재미를 선사한다. 무엇보다 문화전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갖는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고, 전당이 생산한 다양한 콘텐츠 역시 인기 상한가를 기록중이다. 지난해에만 연간 250만명이 문화전당을 찾았다. ◇기억, 빛, 숲, 광장 지난 2015년 개관한 문화전당은 연면적 156.673㎡, 지상 4층, 지하 4층 규모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예술의 전당을 넘어서는 메머드 공간이다. 1980년 5·18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부지에 건립된 문화전당은 ‘장소적 의미’가 큰 건물이다. 문화적 공간이기도 하지만, 역사를 품은 장소였기에 그 ‘기억’을 보존해야하는 숙제가 주어졌다. 2005년 설계공모를 통해 당선작으로 선정된 우규승 건축가의 ‘빛의 숲(Light of Forest)’은 건물을 과감히 ‘지하공간’에 조성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그는 역사적 건물인 전남도청 건물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10층 높이인 지하 25m에 건물을 배치했고, 이를 통해 조성된 건축물의 옥상인 지상공간에는 다양한 광장과 조경 경관을 연출, 도심 속 열린 공원을 만들었다. 또 정육면체의 채광창을 두어 낮에는 자연광을 건물 내부로 전달하고, 밤에는 인공조명이 공원을 밝혀 아름다운 야경을 연출하도록 설계했다. 문화전당의 중심은 대규모 아시아문화광장이다. 길이와 폭이 각각 50m에 달하는 대형 광장은 콘서트, 어린이 축제,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개최되는 열린 공간이다. 지하철 역사, 금남지하상가, 계단, 에스컬레이트 등을 통한 다양한 접근 동선이 광장으로 모이고, 광장을 통해 문화창조원 등 각각의 문화시설로 흩어져 나가며 볼거리를 접하도록 한다. 문화정보원(박물관·도서관), 문화창조원(전시관), 어린이문화원, 예술극장 등 문화전당의 주요시설은 ‘기본틀을 완성하고 채워나가는 전략’을 구사해 전시, 공연, 행사의 방식에 따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층고가 18m에 달하는 창조원 복합1관은 메머드급 전시에 안성맞춤으로, 현재 진행중인 ‘디어 바바뇨냐’처럼 공간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인기를 모으고 있다. 또 대형 개폐형 유리도어를 통해 내부 공간이 외부 광장으로 확장되는 예술극장도 흥미로운 장소다. 국내 최대 규모의 어린이문화공간인 어린이문화원은 지상에서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유리벽을 통해 공간적 개방감을 부여, 호기심을 자극한다. 또 천장의 경사면을 따라 외부에 조성된 옥상정원은 아이들의 놀이공간이자, 무등산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시민들의 휴식처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고 빛과 숲이 교차하는 메모리얼 문화 공간을 구상한” 우 건축가가 심혈을 기울인 것 중의 하나가 공원이다. 광주가 녹지 없는 도시임을 인지한 그는 건물을 지하로 내리는 대신, 도시의 마루와 마당 역할을 하는 녹지를 곳곳에 조성해 공원을 만들었고, 초기에 식재했던 나무들이 커 나가면서 공간 자체를 변화시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장소가 문화창조원 경사 지붕에 만들어진 ‘하늘마당’이다. 광주의 핫플레이스인 동명동, 조선대와 연결되는 지점에 위치한 하늘마당은 공연 등 각종 행사가 열리는 장소이자,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잡았다. 문화전당의 중심시설 중 하나로 옛 전남도청에 들어서는 민주평화교류원은 새롭게 조성된다. 문화전당 조성 과정에서 전남도청 훼손 문제가 불거졌고, 지난해 8년만에 원형복원 작업이 재개되면서 2025년 완공 후 콘텐츠를 채워 새롭게 문을 연다.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서 아쉽게도 문화전당의 상징이었던 대형 미디어월은 철거될 예정이다. 문화전당은 기존의 유명 건축물과는 이질적인 공간이다. 화려한 외관의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같은 랜드마크를 기대했던 시민들 사이에서는 건물이 지하로 들어간 점에 대해 비판의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금도 아쉬움의 목소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문화전당은 유기체처럼 변신을 거듭하며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다. 문화전당은 한국관광공사가 한국만의 매력과 지역적 특색을 반영하는 장소를 선정하는 ‘코리아 유니크 베뉴’에 3년 연속 선정됐으며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도 뽑혔다. ◇1년 내내 볼거리와 즐길거리 최근 2~3년 사이 문화전당을 찾는 이들이 급증한 이유는 독특한 개성을 자랑하는 건물과 함께 다양한 콘텐츠가 인기를 모으면서다. 문화전당이 지난 8년간 만들어낸 콘텐츠는 1650건이었으며 68%인 1120건을 직접 창·제작했다. 지난해 열린 ‘사유정원, 상상 너머를 거닐다’전에는 19만명이 다녀갔으며 ‘몰입미감’도 14만명이 관람했다. 현재 진행중인 ‘이음 지음’과 ‘디어 바바뇨냐’전도 10만명을 넘으며 순항중이다. 또 매년 열리는 ACC 월드뮤직 페스티벌, 브런치 콘서트 등도 인기 프로그램중 하나다. 전당 곳곳에 자리한 공공미술을 감상하는 것은 또다른 즐거움이다. 이불의 ‘무제’를 비롯해 왕두의 ‘승리 !’. 최정화의 ‘Normal Scape’, 마탈리 크라셋의 ‘리플렉시티’, 우고 론디노네의 ‘ACC 매직마운틴’ 등이 있다. ‘지하’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늘마당과 충장로 1가 입구에 설치한 에스컬레이터는 전당으로의 접근성을 높였으며 동명동과 5·18 민주광장 사이를 잇는 플라자 브릿지의 콘크리트 벽면을 투명 아크릴로 대체, 지하공간이 내려다 보이도록 한 점도 방문객을 늘리는 효과를 거뒀다. 특히 지난해 전당 안에 문을 연 카페 ‘진성성’은 사람들을 전당으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문화전당을 방문할 때 꼭 찾아야할 곳이 있다. 5·18 민주광장 맞은 편에 자리한 전일빌딩 245다. 5·18 당시 총탄 자국이 남아있는 전일빌딩 245 옥상에 올라가면 문화전당과 푸른 녹지를 한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인상적이다. 건물의 규모가 방대하다 보니 도슨투 투어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매일 4차례(오전 10시 30분, 오후 1시·2시30분·4시) 투어를 진행중이며 4월부터는 건축투어, 공공미술 투어, ACC 한바퀴 등 주제를 세분해 운영한다. 우규승 건축가의 설명과 모형 등을 통해 전당의 이곳 저곳을 살필 수 있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건립 아카이브 ‘빛의 숲’을 찾거나 앞서 언급한 유현준 건축가의 영상을 보고 공간을 둘러보면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 도슨트 임희영씨는 “문화전당을 방문하신 분들이 처음에는 지하에 있는 공간을 의아해 하지만 함께 투어를 하다보면 재미있는 공간구성에 흥미를 가진다”며 “다양한 문화전당의 매력을 느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주일보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 사진=김미은 기자,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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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3.04 16:06

이준석 중진공 전북본부장 "산업·기술혁신 주역 되는 날까지 함께 뛰겠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복합 위기에 처한 중소벤처기업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던 지난해 7월 이준석(53)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장이 취임했다. 취임 후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 하루를 보냈다.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경제 상황이 침체된 지난해 취임한 만큼 부담감이 컸지만 침착하면서도 꼼꼼하게 어려운 경제 상황을 헤쳐나가고 있다. 이 본부장이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에서 근무하게 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세 번째 발령을 받은 만큼 전북자치도가 더욱더 각별하다는 게 이 본부장의 말이다. 전북자치도 내 중소벤처기업이 대한민국 산업과 기술혁신의 주역이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는 이 본부장은 현장 목소리를 청취하며 현장 밀착형 맞춤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다. 지금도 전북자치도 내 중소벤처기업을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지만 7개월 동안 어려운 경제 환경 속에서 바쁘게 달려온 이 본부장을 만나 중소벤처기업의 목소리와 중진공 전북지역본부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 지 7개월이 지났습니다.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에서는 세 번째 근무다 보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전 근무 기간 알고 지냈던 유관기관 담당자를 찾아다니며 도내 중소벤처기업 현황을 파악하고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가 둔화되고 국내 중소벤처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지난해 7월에 취임해 부담이 있었습니다. 전북지역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 사업 마무리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당시 한 해 사업 마무리하고 다음 해 계획을 고민하면서 중진공 본사와 전북자치도 기업 현황·사업 정책을 수시로 소통하면서 바쁘게 지냈습니다." -7개월 동안 많은 중소벤처기업과 만나셨을 텐데요. 현장 목소리는 어떤가요. "중진공 본사 홍보실장을 하면서도,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에 근무하면서도 전북지역의 여러 중소벤처기업을 방문했습니다. 사실 전북지역에 있는 중소벤처기업이 가진 애로사항이 전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체감의 정도, 심각성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공통적으로 크게 자금 유동성 악화·인력 확보·지원정책 정보 부족·수출국 판로 개척 등 네 가지에 대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자금난에 시달리고 해외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출국 다변화 지원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전북자치도는 대부분 인구소멸지역이다 보니 인구소멸에 대한 고민이 깊은데요. 중소벤처기업도 인구소멸에 대한 고민이 있을 듯합니다. "전북자치도는 대다수 지역이 지방소멸위기 지역입니다. 실제로 (지방)기업들이 최근 쟁점이 되는 인구소멸 가속화로 인력 부족, 생산성 정체 등에 대한 위기를 더욱 절실히 느끼는 중입니다. 중진공 전북지역본부는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좁히기 위해 중진공이 가진 총 역량을 끌어 올려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과 양질의 지역 일자리 창출을 이끌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끌어 인구 유입에 긍정적인 마중물이 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해결책이 되고자 합니다." -어느 때보다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의 역할이 막중할 것 같습니다. "저희 중진공은 정책 자금, 수출 지원, 인력 양성,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정책 사업을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중소벤처기업 종합지원기관이라고 자부합니다. 이에 대해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만큼 책임감도 큽니다. 현재 중진공 전북지역본부는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전북서부지부·청년창업사관학교까지 세 개의 거점을 두고 밀착형 조직을 기반으로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중소벤처기업의 위기 극복을 현장 최일선에서 돕는 것이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7개월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인데요. 그동안의 주요 성과가 있었는지요. "그동안 전북자치도 내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1938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중진공 정책자금 전국 예산 중 4.4%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북이 국내 지역내총생산(GRDP) 중 2.7%를 차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1.6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이는 지역경제 활력을 위한 적극 행정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보조금·인력 지원을 통해 활력 넘치는 기업 환경 조성에 힘쓴 결과 정책자금 지원 기업이 유동성 확보에 힘입어 연중 1048명의 일자리 창출을 이뤘고 수출 지원사업을 통해 수출 증대에도 기여했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의 역할을 다하고자 운영한 '지역산업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대규모 수출 계약 등 성과를 창출했습니다." -이중 '지역산업성장 프로젝트'의 성과가 눈에 띄는 듯한데요. "지역기업이 살아야 지역경제가 살고 지역경제가 살아야 사람이 모인다는 의미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빛을 발했습니다. 김제시·유관기관 등과의 협력을 통해 김제시 백구특장차단지를 조성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김제시 특장차기업의 2조 원 규모의 수출 계약 체결과 함께 관련 부품사의 집적화를 직접 지원해 지역 주력산업의 클러스터 구축 성공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계속해서 투자 유치부터 국토부 투자선도지구 지정, 입주기업 계약 등 좋은 일이 생기고 있습니다. 올해는 시즌 2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전북에서도 남부가 열악하다고 판단해 전북 남부인 남원·순창군을 하나로 엮어서 어떻게 특화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올해 주요 업무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요. "2024년 경제정책방향 목표인 '활력 있는 민생 경제" 추진 계획에 맞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로 역동성 회복·혁신 성장을 위해 금융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지역경제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역혁신'을 적극 추진하고 수출 성장 견인을 위한 글로벌 진출 기반을 마련하겠습니다. 지역 중소기업의 경제력 강화를 위해 장기재직 유도·맞춤 인재 육성을 추진하고 중소기업 규제 애로 해소를 위한 규제혁신을 이끌 계획입니다." -앞으로 어떻게 중진공 전북지역본부를 이끌어가실 계획인가요. "전북자치도가 기업 하기 좋은,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도시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군산 새만금·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완주 수소특화 국가산단 등 지역산업과 시너지를 내는 것뿐만 아니라 우수한 기업이 유치될 수 있도록 일조할 계획입니다. 관내 지자체, 유관기관과 협력해 중진공 지원사업·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등 협력 네트워크를 활성화할 것입니다. 이것이 제 개인, 중진공 전북지역본부 조직 미션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도민과 도내 중소벤처기업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올해는 새로운 기회와 특별한 100년의 시작인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의 원년입니다. 도정 운영 방향에 맞춰 중소벤처기업전문기관의 역할을 다하고 지역산업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경제의 주역인 중소벤처기업이 스스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중진공 전북지역본부가 함께 하겠습니다. 전북자치도의 중소벤처기업이 대한민국 산업과 기술혁신의 주역으로 온전히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뛰겠습니다." 이준석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장은 서울 출신으로 단국대학교 행정학 석사 과정을 졸업했다. 이 본부장은 지난 1995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해 출판사업처부터 벤처창업처·감사실·홍보실·협동화사업처·기획조정실·기업금융처·사회가치실·융합금융처·창업기술처에서 팀장·과장을 지내는 등 여러 부서를 두루 섭렵했다. 특히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와는 인연이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2년 중진공 전북지역본부 과장으로 근무하고 2016년 팀장, 지난해 7월 본부장으로 세 번째 근무하게 된 이 본부장이다. 지난해 7월 중진공 전북지역본부장에 취임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기획
  • 박현우
  • 2024.03.03 16:40

[팔도 핫플레이스] 제주 진수내

먼 옛날 옥황상제의 셋째 딸 설문대할망(할망은 할머니의 제주어)이 있었다. 하루하루를 무료하게 보내던 할망은 하늘과 땅이 달라붙어 답답한 바깥세상을 몰래 내려다보고는 그 세계를 열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할망은 하늘과 땅을 두 개로 쪼개 놓고, 한 손으로는 하늘을 떠받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땅을 짓누르며 힘차게 일어서자 드디어 맞닿아있던 하늘과 땅이 갈렸다. 땅이 하늘에서 떨어져 나가자 옥황상제는 진노하고, 셋째 딸 설문대할망을 땅으로 쫓아버렸다. 이리하여 인간세상으로 내려온 설문대할망은 치마폭에다 흙을 날라 제주도를 만들었다. 제주 창조(創造)의 여신(女神) 설문대할망에 대한 설화(說話)다. 제주는 화산 활동과 이에 따른 수많은 용암분출로 이뤄진 화산섬이다. 화산 활동을 통해 형성됐기에 제주의 토질은 전체적으로 물 빠짐이 좋은 ‘송이(스코리아·scoria·많은 기공을 가진 화산쇄설물)’로 불리는 화산토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때문에 제주에 내린 빗물은 대부분을 지하로 스며들어 평상시에는 하천과 계곡은 물이 흐르는 모습을 볼 수 없는 건천(乾川)이다. 이렇다보니 커다란 호수(湖水), 한강이나 낙동강 등 사철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나 시냇물의 낭만적인 풍경은 영화나 TV 등의 매체에서나 감상할 수 있다. 제주의 하천에도 장마나 태풍 등 집중호우 때에는 물이 흐르는 광경을 볼 수 있지만 유유히 흐르는 잔잔한 모습이 아닌 성난 맹수의 포효처럼 커다란 굉음을 내며 주위 모든 것을 집어 삼킬 듯 광폭하다. 하지만 이런 제주에서도 잔잔히 계곡의 아름다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사진 촬영의 명소 진수내 한라산 백록담 아래 흙붉은오름에서 발원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라면 한번쯤 갔을 사려니 숲길과 삼다수 숲길을 지나 서귀포시 표선면 하천리 해안까지 이르는 제주에서 가장 긴 하천인 천미천(川尾川)의 중간지점인 진수내(川). 제주의 하천과 계곡은 각자의 명칭이 있는데, 그 하천이 지나가는 동네, 지역에 따라 또 다른 이름이 부여된다. 진수내는 천미천이 지나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의 한 지점에서 불리는 이름이다. 진수내의 뜻은 ‘길다’의 형용사인 ‘긴’의 제주어인 ‘진’에다 수(水), 내(川)가 합해진 이름이다. 이 지역주민이 아닌 일부 제주도민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곳이다. 하지만 유명 커피점을 좋아하고, 아름다운 곳·예쁜 곳을 찾아 사진 찍고 SNS에 게재하는 젊은이들, 그리고 제주를 찾는 젊은 개별관광객 및 결혼에 앞서 웨딩촬영을 준비 중인 예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인기 만점인 ‘핫플레이스’다. 제주시에서 표선면을 잇는 번영로 중간지점에 위치한 진수내는 다른 하천이나 계곡과 달리 정장 구두와 면사포 하이힐 차림의 예비 신혼부부가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접근성이 좋다. 우선 내비게이션에 ‘대비(大妃)공원’을 검색한다. 조선시대 인목대비 어머니인 노씨 부인의 유배 생활을 기념하는 곳으로, 공원이라기보다는 한 종중(宗中)의 묘역(墓域)쯤으로 이해하면 된다, 젊은층 사이에서는 대비공원보다 전국 유명 커피 전문점인 ‘B.B’의 입구로 더 알려져 있다. 대비공원으로 진입한 후 대비공원에서 200여 m 더 진입하면 천미천이 품은 보석인 진수내가 등장한다. 주변에 주차할 곳도 충분하다. 주차 공간에 들어설 즈음부터 제주의 다른 하천이나 계곡에서는 볼 수 없는 절경이 펼쳐진다. 동백나무와 복숭아나무, 자배나무, 버드나무 등 진수내를 둘러싼 다양한 나무들 사이로 옥색 계곡물이 시야에 들어온다. 차에서 내려 계곡으로 들어서는 순간 ‘와~’하고 탄성이 절로 난다, 제주 어디를 가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있으랴마는, 이곳은 제주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풍광이 펼쳐진다. 한라산 백록담이나 정방폭포처럼 웅장하지도 않고, 제주 해안가 기암괴석의 풍광처럼 화려하지도 않다. 하지만 그 어디서도 느낄 수 없는 소박함, 담백함, 은은함, 여유로움이 한데 어우러진 곳이다. 우선 울창한 숲 사이로 잔잔한 파문(波紋)이 장관을 연출한다. 제주의 하천이나 계곡은 물 빠짐 때문에 유유히 흐르거나 물이 고인 모습을 볼 수 없다. 하지만 이 곳은 1970년대 즈음 계곡물을 인근의 목장 등에 이용하기 위해 계곡 허리에 보(洑)를 설치해 물을 가둠으로써 지금의 아름다운 모습을 자랑하며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물이 있는 계곡과 계곡을 감싸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여유롭게 산책할 수 있도록 주변도 잘 정비돼 있다. 걷다보면 이리 저리 제멋대로 가지를 뻗은 나무들의 모습이 마치 환타지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계곡을 가득 메운 물은 시시각각 다른 색깔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파란 하늘빛이 비칠 때는 코발트색으로, 숲이 반영(反影)될 때는 옥색으로. 그리고 물을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바람이 불 때마다 잔잔히 이는 물결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모든 근심걱정이 사라진다. 산책로 한 구석에는 동남아 등지에서 볼법한, 대나무로 얼기설기 엮은 오래 된 쉼터도 시선을 사로잡는다. 계곡물 위로 얼굴을 드러낸 바위들을 징검다리 삼아 계곡을 건너면 진수내의 또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울창한 삼나무 숲. 그동안 많은 사람들의 오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숲길이 생겼으며,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을 정도의 울창한 삼나무 숲길을 여유롭게 걷을 수도 있다. 진수내 주위가 이렇듯 아름다우니 누구라도, 아무 곳에서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작품이 탄생한다. 이렇듯 다른 곳에서는 감상할 수 없는 진수내만의 숨은 절경으로 몇 해 전부터 웨딩촬영을 나선 예비 신혼부부들의 성지가 됐다. 각 커플마다 각자 촬영감독의 지시에 따라 곳곳에서 포즈를 취하고, 어떤 핫 포인트에서는 여러 예비 신혼부부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는 모습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심지어 어떤 웨딩이벤트사에서는 작고 예쁜 조각배까지 동원, 계곡물에 조각배를 띄우고, 신혼부부를 태워 촬영하기도 한다. 연인끼리, 친구끼리 계곡 옆에 캠핑용 의자를 펼쳐 놓고 앉아 여유롭게 차 한 잔을 하면서 진수내의 풍광을 즐기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다. 진수내 나무 그늘 아래서 친구들과 고기를 구우며 술잔을 기울이는 어르신들이 술과 안주를 권한다. 자신을 ‘진수내 지키미’라고 소개한 나이 지긋하신 한 어르신은 “수십 년 전부터 이곳을 찾아와 쓰레기를 줍고, 태풍에 부러진 나뭇가지 등을 정비하고 청소하며 관리해오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잘 놀고, 놀던 자리만 깨끗하게 정리하고 돌아갔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진수내 구간을 지난 천미천은 조금 더 하류로 흐르면서 ‘녹산폭포’라는 장관을 또 선사한다. 앞서 말했듯 천미천은 건천(乾川)이어서 물이 없지만 장마나 태풍 등 큰 비가 내릴 때면 이 녹산폭포 구간에서는 정방폭포나 천지연폭포 못지않는 장관이 펼쳐진다. 제주일보=조문욱 기자 사진=조문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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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8 14:04

[정년 연장의 '빛과 그림자'] (중)왜 어려운가 - 추가 비용·청년 고용 '첩첩산중'

'정년 연장' 이슈 트리거는 '저출산과 고령화'다. 국민연금 고갈, 노동력 부족과 노인부양 부담 가중, 노인 빈곤 등 문제의 본질적 원인도 따지고 보면 '인구구조 변화'다. 원인을 무효화하려면 출산율을 끌어 올려야 할 텐데,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이라고 공감하는 젊은 세대는 그리 많지 않은듯하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청년 삶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여성 44.7%가 '출산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이렇다 보니 고령층을 노동시장에 오래 머물게 하는 고용정책이 발등의 불이 됐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 발굴 등 관련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실효성은 의문이고, 정년 연장은 많은 변수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게다가 지난 2016년부터 시행된 '60세 정년 연장'의 부작용도 말끔히 해소되지 않았다. 기업 인건비 부담 증가, 청년취업 악화 등⋯. 정년을 더 연장하기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그간 거론됐던 정년 연장의 걸림돌을 들춰봤다. △"정년 5년 연장하면, 한 해 추가비용 16조" 정년만 더 늘리게 되면 기업이 짊어져야할 비용 부담이 커진다. 한국경제원구원은 지난 2020년 보고서 '정년 연장의 비용 추정과 시사점'을 통해 60∼64세 추가 고용 시, 도입 5년차부터 한 해 직접비용 14조 3875만 원, 간접비용 1조 4750만 원 등 15조 8626만 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임금피크제 확산 도입으로 임금감소율이 연 5%가 되면, 연간 2조 7172억 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기업의 추가 비용 발생은 근로자 근속연수가 늘면서 임금이 상승하는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때문인데, 임금피크제를 도입해도 비용 부담은 여전히 높은 셈이다. 결국 기업이 과도한 비용 부담으로 시장 경쟁력을 잃게되면 경영 위기에 맞닥뜨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년 연장이 마냥 달갑지 않은 기업 입장에서는 계속고용 방식으로 '재고용'을 선호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2021년 전국 5인 이상 1021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고령자 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 58.2%가 '현 시점에서 60세를 초과한 정년 연장은 부담'이라고 응답했다. 정년 연장 시 가장 부담되는 것은 '연공급제로 인한 인건비'라는 응답이 50.3%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 직무에서 고령 인력의 생산성 저하' 21.2%, '조직내 인사적체' 14.6% 순으로 집계됐다. 그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는 '임금피크제 도입·확대' 34.5%, '임금체계 개편' 20.8%, '고령인력 배치 전환' 14.3%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해 7월 발표한 '2023 고령자 계속고용정책에 대한 기업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30인 이상 1047개사 중 67.9%가 '재고용' 방식으로 고령 근로자를 고용한다고 답변했다. '정년 연장'은 26.3%, '정년 폐지'는 12.8%에 그쳤다.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는 "대한상공회의소가 2021년 발표한 중장년 인력관리에 대한 기업실태 조사에 따르면 300개사 국내 대·중소기업 89.3%가 정년 60세 의무화로 인해 인력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노동자와 사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대책이 도출되기에는 중장기적인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청년 일자리 감소 우려⋯세대간 갈등 소지도 청년기본법 제3조에 따르면 '청년'이란 19세 이상 34세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다만, 청년고용촉진 특별법에서 청년은 15세 이상 29세 이하,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상 청년은 19세 이상 39세 이하 등 다른 법령과 조례에서 청년에 대한 연령을 다르게 적용하기도 한다. 전북특별자치도 청년기본조례의 경우 '청년'은 18세 이상 39세 이하, 지난해 개정된 '완주 청년 기본조례'에서는 청년 연령을 기존 18~39세에서 18~45세로 상향 조정했다. 청년고용률 지표는 15세 이상 29세 이하를 기준으로 한다. 올 1월 현재 우리나라 청년고용률은 46.3%, 전북은 39.4%에 그쳤다. 연도별 청년고용률은 상승세이지만, 정년을 더 연장하면 청년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난 2020년 발표한 '정년 연장이 고령층과 청년층 고용에 미치는 효과' 분석 결과, 2016년부터 시행된 60세 정년 의무화로 인해 기업에서 55~60세 고령층 일자리는 증가한 반면 15~29세 청년 일자리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년 연장의 혜택을 받게 될 근로자가 1명 많을 경우 고령층 고용은 0.6명 증가하고 청년층 고용은 0.2명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정년 연장이 세대 갈등으로 번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정적 일자리, 청년 입장에서는 '뺏긴다'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는 '정년 연장이 청년 일자리를 뺏는다'는 주장에 대해 "'고령층이 빠져나가지 않으면 채용시장에 신규 일자리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청년과 중장년의 인식 차이 문제가 크다"며 "학사모를 벗자마자 이론적인 전문성으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었을 경우와 오랜 시간 쌓인 숙련도를 통해 전문성이 높은 중장년의 경우를 비교해 봤을 때 과연, 어느 쪽이 일자리의 실패성이 낮을 것인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각 연령과 숙련도의 차이에 상응하는 임금체계와 근무 강도를 개편해 문제점을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며, '무조건적인 고연봉'이라는 인식 또한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고령 근로자의 생산성 및 업무효율 감소와 함께 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능력 퇴화에 따른 노동력의 질 저하와 사고위험 노출도 정년 연장의 문제점으로 언급된다.

  • 기획
  • 이용수
  • 2024.02.26 14:09

65세 정년 연장의 어려움은, 인공지능에게 물었더니

네이버·구글·OpenAI가 각각 개발한 대표적 생성형 인공지능에게 '정년 연장의 걸림돌'을 물었더니 대체로 유사한 답이 돌아왔다. 먼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공통으로 꼽았다. 네이버 CLOVA X는 "고령 근로자의 증가로 인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 특히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가진 기업일수록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답했다. 구글 Gemini는 '기업의 인건비 부담 증가'로 "연공서열 임금 체계 하에서 정년 연장은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경영난에 처한 기업들에게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OpenAI의 ChatGPT는 '임금 및 혜택 문제'를 언급하며 "노인 노동자의 임금 수준이 높은 경우, 기업들은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감내해야 할 수 있다. 또한, 연장근로자들에 대한 혜택 및 사회보장 지원 등에 대한 부담도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청년 일자리 감소'와 관련, CLOVA X는 "정년 연장으로 인해 청년들이 취업할 수 있는 일자리가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세대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답했다. Gemini는 "청년 실업률이 높은 상황에서 정년 연장은 청년층의 경제적 어려움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답한 반면, ChatGPT는 '젊은 세대나 신규 졸업자들이 진입하기 어려워질 수 있는 노동시장 구조적 문제'와 '인력 구조 불균형'·'세대 간 충돌' 등으로 세분화했다. 또한 CLOVA X는 "정년 연장으로 인해 연금 수령 시기가 늦어지면, 연금 재정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도 답했는데, 이는 사실에 반하는 오류로 판단된다. 국민연금 수령 시기가 늦어지면서 정년 연장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연금 재정의 부담은 오히려 초저출산·초고령화에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인공지능들은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도 서술했다. CLOVA X는 "기업은 고령 근로자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Gemini는 "청년층 취업 확대, 고령층 노동자 지원, 노동시장 유연화, 임금 체계 개선, 사회적 인식 개선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과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ChatGPT는 "유연한 정책과 규제, 그리고 세대 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각각 언급했다.

  • 기획
  • 이용수
  • 2024.02.26 14:09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김진수 상임위원

4.10 총선이 44일 앞으로 다가왔다. 선거구 현장에서 맨 발로 누비는 후보자와 선거운동원들도 바쁘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거를 준비하며 ‘그림자 전쟁’을 벌이고 있는 곳도 있다. 바로 전라북도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이하 전북선관위)다. ‘공정과 신뢰 그리고 정확성’을 모토로 선거를 준비중인 전북선관위는 난항에 빠져 있다. 4·10 총선에서 개표사무원이 개표 때 투표지를 일일이 눈으로 확인하는 수(手)검표 절차를 처음 도입하면서 개표사무원이 4년 전 총선 때보다 최대 20% 늘어난 1만 6000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검표 역시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전원 공무원으로 채운다. 하지만 투·개표 핵심 인력인 공무원들이 최저 시급(9860원) 수준의 수당에 불만을 드러내면서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전북일보는 전북선관위 김진수 상임위원으로부터 22대 총선 준비상황을 들어봤다.   △4.10 총선이 코 앞인데 선거관리 방향을 말씀해 주신다면? “이번 제22대 국회의원선거는 선거관리위원회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선거이고, 우리 위원회가 초심으로 돌아가 하나하나 다시 시작하는 과정의 하나입니다. 이번 총선의 성공적인 관리를 위해 세 가지를 중점방향으로 삼고 관리할 예정입니다. 우선, 정확성인데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정확한 선거사무를 위해 기본에 충실하되 정확하게 선거관리를 함으로써 국민 모두가 인정할 수 있도록 선거를 관리하겠습니다. 다음으로 안정성입니다. 선거라는 국가적 대사에는 많은 인력과 물적 자원이 수반됩니다. 이번 선거에 여러 제도가 바뀌는 만큼 부족함이 없도록 미리 대비해 안정적으로 선거를 관리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공정성입니다. 선거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그 결과는 국민 화합에 저해요인이 됩니다. 선거과정에서 후보자 및 유권자의 선거운동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선거법 위반행위에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모두가 결과에 승복하고 화합할 수 있는 선거환경을 조성하겠습니다.”   △선거구 미획정으로 선거 준비에 어려움이 많을것 같습니다. “아직 국회의원선거구가 획정되지 않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는 현재의 선거구를 기준으로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오는 4월 10일 우리 지역은 약 152만 명의 유권자가 선거권을 행사해 지역구 국회의원 10명과 2명의 도의원, 그리고 1명의 군의원을 선출하게 됩니다. 투표구를 정비하고 필요 장비와 물품, 투·개표장소 등을 확보해 점검하고 있습니다. 사전투표소 243개, 투표소 566개, 개표소 15개가 운영될 예정이고 사전투표운용장비 및 투표지분류기 등 수많은 장비와 1만 6000명 정도의 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준비단계부터 지자체를 비롯한 여러 기관과 국민의 참여가 필요합니다. 안정적 선거관리를 위한 선거관리위원회의 노력에 함께 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21대 총선과 달리 이번 22대 총선에서 변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선거 후 반복되는 각종 의혹들을 해소하기 위해 투·개표사무 전반에 걸쳐 개선방안을 마련했습니다. 국민들이 언제든지 사전투표함의 보관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도위원회 청사 1층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합니다. 누구든지 이 모니터를 통해 도내 사전투표 보관장소 CCTV 영상을 24시간 상시 열람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개표과정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기 위해 투표지분류기를 통과한 투표지를 개표사무원이 손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수검표 절차를 심사·집계단계에 추가합니다. 이 밖에 투표지분류기 보안시스템 강화, 사전투표 신분증 이미지를 선거일 후 30일까지 보관, 사전투표용지 일련번호 등 표기형태를 1차원 바코드 형태로 변경하는 등 투·개표결과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도록 개선했습니다. 선거의 모든 과정들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운영해 선거 결과에 한점의 의혹이 없도록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선거준비에 바뀐 제도로 인한 어려움은 없는지요? “이번 국회의원선거 개표과정에서 수검표 절차가 추가됨에 따라 선거인력 확보가 더 중요해졌습니다. 지방공무원은 선거사무 경험이 축적되어 있고 현장 행정 경험, 전문성과 책임감을 두루 갖추고 있어 투개표 과정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필수 인력입니다. 행안부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지자체 및 해당 노조와의 꾸준한 협의 결과 (사전)투표에 필요한 관리관 등 필수요원 1052명을 지방공무원으로 확보했으며, 추가적인 사무원 확보를 위해 다양한 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투·개표사무원 다변화와 투·개표사무원 수당 현실화 등을 위해 노력하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투·개표사무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정당의 당내경선을 앞두고 일부 선거구가 과열되고 있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요. “후보자 및 유권자의 선거운동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하되, 공정한 선거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매수 및 기부행위, 비방·허위사실공표, 공무원의 선거개입 등 주요 선거범죄는 무관용의 원칙으로 대응할 예정입니다. 지난 선거를 살펴보면 우리 지역은 기부·매수행위 및 비방·허위사실공표 등 중대 선거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지역에서는 당내경선을 앞두고 과열·혼탁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해당 선거구를 특별 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특별대응팀을 편성해 주의깊게 살피고 선제적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또한 공정선거지원단과 사이버공정선거지원단 200여명을 선발해 선거범죄 모니터링과 예방·단속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는 가짜뉴스 등에 대한 우려가 큰데 선관위의 대응계획은? “최근 국민들은 미국의 사례처럼 생성형 AI를 이용한 가짜뉴스 등의 유포로 선거질서가 위협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고, 선거관리위원회도 충분히 공감하고 있습니다. 이에 선거일전 90일부터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딥페이크 영상 등을 제작·유포할 수 없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해 1월 29일부터 단속을 시작했습니다. 사이버지원단 23명을 위촉하고 지능형사이버선거범죄대응시스템을 활용해 온라인상 선거질서를 위협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고 AI모니터링 전담요원을 별도로 지정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후보자들의 정책을 알아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요? “후보자나 정당을 선택함에 있어 정책과 공약의 중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정책공약마당 사이트에서 공약이슈트리 등을 운영해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을 공개하고, 정책선거 관련 콘텐츠와 후보자 선거공보 등을 유권자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또한 선관위가 주관해 개최하는 후보자방송토론회를 보시고 후보자들의 됨됨이와 공약을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부정적인 선거운동에 현혹되지 말고 후보자들의 공약과 정책을 통해 선택할 수 있는 정책선거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 주시기 바랍니다.”   △유권자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씀은. “선거의 정당성을 훼손하고 민주주의 제도를 위협하는 근거없는 부정선거 의혹 제기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선거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는 중대한 위협행위입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법과 규칙에 따른 공정하고 정확한 선거관리를 위해 유관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완벽한 국회의원선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유권자 여러분께서는 근거없는 의혹에 휩쓸리지 말고 정책과 공약으로 정당과 후보자를 결정한 후 빠짐없이 투표권을 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한표가 한 치의 어긋남이 없이 그대로 반영될 수 있도록 선거관리위원회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김진수 상임위원은 누구? 1966년생인 전북특별자치도선거관리위원회 김진수 상임위원은 경남 함양 출신으로 소탈하고 정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털털한 입담과 소탈한 성격으로 선관위 내 직원들로부터 같이 일하고 싶은 베스트 직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는 부산대 행정대학원 행정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12월 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부산광역시선거관리위원회 업무지원과장(서기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비서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법제국 의정지원과장을 역임했다. 이후 2019년 1월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사무국장(부이사관), 주일본대한민국대사관 재외선거관(파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연수원 제도연구부 전임교수, 경상남도선거관리위원회 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전북선관위 상임위원을 맡고 있다.  

  • 기획
  • 이강모
  • 2024.02.25 18:19

[팔도건축기행]우리의 아픈 역사부터 현재까지…옛 충남도청사

옛 충남도청사는 우리의 아픈 역사인 일제강점기부터 현재까지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온 건축물로, 대전역 광장과 마주 보는 도로, 중앙로 끝에 자리하고 있다. 국가등록문화재 제18호인 충남도청사는 1932년 8월 완공돼 2012년 12월까지 80년간 도청사로 사용됐다. 대전에 남아 있는 근대 관청 건물 중 가장 오래됐으며, 전국적으로도 원형을 간직한 몇 안 되는 근대 도청 건물 중 하나다. 건축사적으론 1920년대에서 1930년대로 넘어가는 관공서 건축양식의 변화를 보여주는 자료이며, 정치·사회적으론 일제강점기 식민 통치와 지역갈등, 미군정기와 한국전쟁 등 주요한 사건들의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설계는 조선총독 건축과의 이와스키 센지와 사사 게이이치가 맡았다. 1931년 6월 15일 착공해 이듬해 8월 29일 완공됐으며, 시공은 대전의 건축청부업자였던 스즈키 겐지로였다. 부지 6000평은 모두 공주의 갑부로 유명한 김갑순이 기부했고, 총공사비는 17만 65원으로 현재로 치면 70-80억 원가량 소요됐다. ◇ 1930년대 모더니즘 양식 옛 충남도청사 옛 충남도청사는 1930년대 모더니즘 양식으로 구성됐다. 1920년대까지만 해도 도청사엔 경사 지붕이 많았으며, 중앙에 탑을 세우거나 벽제를 화려하게 장식하고 창과 벽체의 수직성을 강조하는 등 웅장함을 갖춘 외관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1930년대부터 국제주의 양식에 영향을 받으면서 평지붕이 많아지고 장식도 줄어드는 등 전체적으로 단순한 외관으로 변모하게 된다. 충남도청사는 1930년대 도청사의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 입면상 수평이 강조되는 평지붕이면서도 도지사실이 위치한 2층 중앙부를 높게 해 관청 특유의 권위감을 부여했다. 벽체도 세부적인 장식들을 없애고 단순하게 처리했다. 1층과 2층 사이 창대(窓臺)와 그 아랫면을 돌출시켜 장식 문양을 박아 넣어 20년대 장식적 요소를 이어가기도 했다. 특히 옛 충남도청사 후면으론 특징적인 중앙 계단실 입면을 볼 수 있다. 계단 중간 부분(계단참)의 입면은 정면 도지사실 입면에 버금갈 정도로 공을 들였다. 수직으로 긴 3개의 창을 정면처럼 나란히 배치했고, 벽돌을 조금씩 내어쌓는 방식으로 테두리를 만들어 장식성과 주목성을 높였다. 건물 좌우 중앙부엔 출입구와 계단이 위치해 있는데, 이를 살짝 위로 돌출시키고 계단실 창문 아래 발코니를 만들어 단조로울 수 있는 입면에 변화를 줬다. 2층 창 아래에도 창대를 만든 뒤 아랫면을 돌출시켰으며, 돌출면마다 충남도청 심볼 장식 문양을 박아 입면의 특징을 만들어냈다. ◇ 단순한 외관, 화려한 내부 옛 충남도청사 현관에 들어서면 홀이 등장한다. 홀 내부엔 서로 다른 결을 지닌 진한 색 대리석을 격자형으로 붙여 모자이크와 같은 장식 효과를 냈다. 현관홀엔 중앙로비로 통하는 커다란 아치형 문이 달려 있다. 아치형 문은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는 이중 경첩을 사용, 180도 앞뒤로 젖혀지게 만들어졌다. 아치형 문을 열고 중앙로비에 들어서면 중앙계단이 보인다. 2층과 연결되는 중앙 계단은 옛 충남도청사에서 가장 화려하고 장식적인 공간이다. 독특한 몰딩으로 구성된 아치와 이를 떠받치고 있는 독립된 두 개의 기둥 및 벽주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비 바닥엔 작은 타일들을 부여 내구성과 장식성을 높였고, 시각적·물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 두 개의 기둥을 복도선에 맞춰 로비 좌우에 배치했다. 중앙계단은 인조석 물갈기를 한 대리석을 덧대 발판을 만들었고, 좌우 난간 역시 인조석 물갈기로 마감했다. 난간대를 지지 해주는 1층 바닥의 엄지기둥엔 부분적으로 띠를 둘러 장식했고, 기둥의 윗면 또한 곡선에 윤각을 줘 만드는 방식으로 조형미를 높였다. 중앙계단을 올라오면 2층 중앙로비가 있고, 그 정면에 도지사실이 배치됐다. 도지사실 일부를 외부로 돌출시켜 중심성을 높였다. 도지사실 내부는 동일한 크기의 정사각형 방 3개로, 가운데 방이 집무실, 우측에 관방(官房), 좌측에 응접실을 각각 뒀다. 옛 충남도청 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창이다. 창은 수직으로 길게 만들어 세로 6면, 가로 4면 등 총 24면으로 구성됐다. 창호의 가장 큰 특징은 열고 닫는 방식과 손잡이다. 손잡이는 황동으로 만들어져 앞으로 당기면 안쪽에 연결된 상하의 얇은 철물이 손잡이 방향으로 움직여 창문이 열리며, 다시 내리면 원래의 위치로 들어간다. 또 창문의 개방 정도를 조정, 그 상태가 유지되도록 만든 하단부의 독특한 고정 장치도 특징적 요소 중 하나다. ◇ 국립현대미술관으로 변모하는 옛 충남도청사 대전의 대표 근대건축물인 옛 충남도청사는 국립현대미술관 대전관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서울과 과천, 덕수궁, 청주에 이어 대전에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 추가 설립을 추진 중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옛 충남도청사를 활용해 과학도시 대전의 특색을 지닌 미술관을 건립하는 게 목표로, 올해 착공에 들어가 2026년 준공을 계획하고 있다. 앞서 옛 충남도청은 근대문화재에 등록돼 있어 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를 받았으나, 지난해 6월 근대문화재분과 위원회 심의에서 '문화재 구조와 특성 훼손 우려'를 이유로 부결됐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은 같은 해 10월 재심의를 신청, 문화재청은 학예연구실 증축 시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으로 조건부 의결을 결정했다. 국립미술품수장보존센터는 국립현대미술관의 소장품을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품 전시와 교육 기능도 함께 갖출 예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대전관은 스마트 박물관 개념을 접목, 관람 동선과 전시 정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전시와 수장 업무를 유기적으로 진행하는 스마트 개방형 수장고를 운영할 계획이다. 대전일보=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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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9 15:57

[뉴스와 인물] 오진규 제16대 남원의료원장

지난 12월 제16대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의료원 원장에 취임한 오진규 원장은 '공백없는 필수의료, 따뜻한 공공의료, 함께하는 의료원'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취임 두 달여를 맞아 공공의료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오 원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의료원의 산적한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 등을 들어봤다. 취임한 지 두 달을 맞았는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작년 12월 11일 취임한 후 '공백없는 필수의료, 따뜻한 공공의료, 함께하는 의료원'이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이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의료원과 34년 동안 함께 해오면서 보건·의료 분야 경력, 사회 공헌 활동, 경영혁신 방안에 대한 견해 등 경험을 바탕으로 수익성과 공공성을 조화롭게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의료기관 협력을 통해 공공의료 서비스를 강화해 지역주민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남원의료원, 더 나아가 전국 지역거점공공병원이 벤치마킹하고 싶은 병원을 모토로 지역주민들이 안심하고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코로나 이후 의료 인력 부족 등 어려운 상황에서 원장에 취임해 부담이 클 것 같은데요. "언론 보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코로나 이후 공공의료의 위기라고 불리는 시기입니다. 의료 인력 부족 등 다양한 위기 요소가 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직원들과의 소통과 화합을 중요시하고 외부적으로는 타 의료기관 등과 협력을 통해 지역의료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주민의 삶의 질과 건강 증진에 기여하며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필수 공공의료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최근 필수 의료인력 부족으로 지역 의료체계 붕괴가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취임 당시 우수한 의료진을 확보해 지역민에게 양질의 필수 의료를 제공하겠다고 밝히셨는데, 어떤 대책이 있나요. "남원의료원도 다른 지방의료원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인 '의사 부족'이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입니다. 의사 수급 문제는 언제 어디서나 모든 사람이 차별 없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기 위해서 꼭 해결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남원의료원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중 하나가 국립중앙의료원과의 업무 협약 체결입니다. 이 협약을 통해 지난 1월부터 안과 전문의, 2월부터 감염 내과 전문의를 파견받아 지역 내 필수의료 공백을 채우고 있으나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앞으로도 협력체계를 강화해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덧붙여 우리 지역에 연고가 있는 의사들과 공감대를 형성, 고향에 근무하며 지역주민에게 의료봉사를 실천하도록 하고 네트워크 체계를 구축해 안정적인 의료 환경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정부가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기로 했는데 지역 공공의료기관 입장에서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의대 정원을 확대하더라도 지역 공공의료기관과의 연계성이 없다면 수도권과 지방 간의 의료 불균형을 해소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역 의료 공백이 건강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만큼 의료 취약지역의 의료기관에서 수련 과정을 통해 필수 의료 인력을 늘릴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이 도출되고 현실화되기를 바랍니다." 지역 책임 의료기관으로서 남원의료원은 지역사회와 동반 상생을 위한 여러 가지 사회공헌 사업을 해왔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필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총 3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첫번째는 출산 후 산후조리 취약지역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공공산후조리원 개설입니다. 현재 이를 위해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토지 및 건물을 매입 완료해 남원시에 소유권을 이전했고, 앞으로도 적극 협력할 예정입니다. 단계별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리산권 필수 의료·응급의료의 이송 등 네트워크 성과 도출 및 타 지역 확산을 위해 지역공공보건의료협의체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번째는 안정적인 조례입니다. 많은 분이 도와줘서 남원시 공공보건의료협의회 설치 운영 조례와 남원시 응급의료 및 응급의료기관 지원에 관한 조례로 첫발을 뗐습니다. 지역에서 언제 어디서건 누구나 차별 없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이고, 조례를 통해 응급의료기관의 안정적 재정 확보로 24시간 응급의료 및 안정적인 입원 체계를 만들고 싶습니다. 추후 세부적인 조례 제정을 통해 누구나 불편함 없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입니다.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이 설립된다면 지역의 필수 의료인력 부족이 다소 해결되리라 기대됩니다. 지역 의료 인력 인프라를 위한 국립공공보건의료대학에 힘을 보탤 예정이며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모두와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공공의료를 지향하겠습니다." 소통하는 조직문화를 강조하셨는데, 전반적인 남원의료원 운영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남원의료원은 3개 도, 7개 시·군을 진료권역으로 두고 있고 약 31%의 노인인구를 두고 있어 필수 의료가 중요한 지역입니다. 특수한 환경인 만큼 필수 의료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는 곳입니다. 공백 없는 필수 의료로 지역주민의 골든 타임을 지키고, 지역주민과 지역 모두에게 따뜻하게 배려하는 공공의료 서비스 제공을 통해 공공의료의 의미를 실천하겠습니다." 끝으로 남원시민과 전북일보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남원의료원은 지역주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비전에서도 말씀드렸듯 '공백없는 필수의료, 따뜻한 공공의료, 함께하는 의료원'을 바탕으로 믿음 가는 공익, 같이하는 공유, 체감하는 혁신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습니다. 이런 비전과 핵심 가치를 바탕으로 항상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주민들의 요구에 맞는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항상 도민 여러분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소통과 화합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남원의료원이 되겠습니다." 오진규 원장은 오진규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의료원장은 전남대학교대학원 보건학 박사로 공공의료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지난 1990년 남원의료원에 입사해 공공의료사업팀장, 관리부장,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평가 위원, 지방의료원 공공의료발전협의회 회장, 지방의료원 관리부서장협의회 회장, 공립요양병원 운영평가 조사위원 및 자문 등으로 일해왔고 대통령 표창 등도 수상했다. 남원의료원 역사에서 처음으로 직원으로 입사해 비의사 출신의 원장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남원의료원에서 34년 동안 쌓은 실무를 바탕으로 전북특별자치도의 내·외부를 잘 파악하고 있어 지역 내 노령 가속화, 인구 소멸,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어려운 환경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적임자로 추천받았다. 직원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중요시해 직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이를 업무에 반영해 내부 평가도 매우 좋다. 조직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직원들의 역량 강화와 복지 증진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실무적으로도 공공의료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이를 바탕으로 지역 주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소통과 협력, 조직의 안정과 발전, 공공의료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 업무에 대한 추진력을 두루 갖춘 리더로 평가된다.

  • 기획
  • 신기철
  • 2024.02.18 15:47

[팔도 핫플레이스] 경남 산청 트래킹

입춘이 지나며 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 서서히 온기를 되찾고 있다. 자연은 생명이 싹트는 계절이 다가왔음을 누구보다 빠르게 알린다. 이즈음엔 산청의 고로쇠나무에 물이 차오르고 매화는 꽃망울을 터트릴 준비를 하며 봄이 머지않았음을 느끼게 한다. 지리산 정상 천왕봉을 품은 산청은 힘든 등산을 하지 않아도 찬찬히 걸으며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산청 지리산 자락 곳곳을 걷다 보면 매서운 겨울을 이겨내고 돋아 있는 강인한 생명들을 볼 수 있다. 산청에 찾아온 봄의 기운을 만연히 느끼며 걷기 좋은 길 3곳을 소개한다. ◇졸졸 흐르는 물소리 들리는 &대원사계곡길& 대원사계곡길은 사계절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다. 봄에는 겨우내 얼었던 계곡이 녹으며 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 있다. 비 온 다음 날은 대원사계곡길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기암괴석을 휘돌아 나가는 계곡물의 웅장함과 청량함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대원사계곡의 물길은 삼장면에서 흘러내려가 시천면 중산리에서 내려오는 물과 만나 덕천강이 되는데 이 물길의 흐름이 꽤나 빠르다. 시천면의 뜻이 화살 시(矢) 내 천(川), 즉 화살처럼 빠른 물이라는 뜻이니 그만큼 유속이 빠르다는 뜻이다. 맑은 날이 며칠 계속되면 용소 등 물이 모이는 곳이 아니면 금세 물이 흘러가 버린다. 대원사계곡길은 남녀노소, 산행이 처음인 사람도 부담이 없다. 험한 등산로가 아닌 산책길로 조성돼 있어 별다른 준비 없이 가볍게 걷기 좋은 3.5㎞ 길이의 맞춤길이다. 대부분의 길이 자연과 어우러진 나무 데크와 흙길로, 자연 그대로 보존된 생태를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대원사 앞에 설치한 58m 길이의 방장산교는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에 설치된 다리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오랜 역사를 간직한 천년고찰 대원사도 자박한 걸음으로 둘러보기 좋다. 대원사는 넓은 주차장 등 편리한 접근성과 걷기 수월한 탐방로가 입소문이 나서 주말이면 꽤 많은 사람이 찾는다. ◇지척에서 느끼는 지리산 &중산두류생태탐방로& 두류생태탐방로는 지리산의 이명(異名)이 두류산이라는 점에 착안해 이름 붙였다. 중산리 계곡은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비롯된 계곡이다. 천왕봉으로 향하는 등산로이기도 하다. 천왕봉과 중봉 사이에서 발원한 계류가 용추폭포를 거치면서 수량을 더해 써리봉에서 흘러오는 계곡물과 만나면서부터는 우렁찬 물소리와 함께 수려한 경관이 펼쳐진다. 맑은 공기, 싱그러운 숲과 더불어 중산리 계곡을 바로 옆에 두고 감상하며 걸어볼 수 있다. 중산두류생태탐방로의 시작점은 지리산중산산악관광센터로 1.2㎞ 길이의 구간이다. 중산관광센터는 지리산 천왕봉까지 직선거리로 약 5㎞에 불과하다. 지리산을 등산하지 않더라도 천왕봉을 가장 지척에서 느낄 수 있는 길이다. 탐방로를 걷다 보면 우렁찬 계곡소리와 함께 집채만 한 커다란 기암괴석을 감상할 수 있다. 산청군은 중요 포인트마다 관람데크를 설치해 중산계곡의 정취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탐방로 상층부에 닿으면 엄청난 규모의 돌무더기를 확인할 수 있는데 &옛날 신선들이 놀았다& 해서 &신선 너들&이라고 불리는 곳이다. 한 바퀴 걷고 난 뒤 이맘때가 제철인 산청 고로쇠 수액을 마시면 갈증이 싹 가신다. 산청 고로쇠 수액은 시천, 삼장면 부근에서 채취돼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 무렵에 가장 맛이 좋다. 또 해발 1000m 내외의 지리산 청정골에서 자생하고 있어 타 지역에 비해 맑고 깨끗하며 단맛이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 ◇고풍스런 멋 느껴지는 &남사예담촌& 끝으로 소개할 곳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제1호인 남사예담촌이다. 골목길 굽이굽이 이어진 예스러운 돌담길을 한 바퀴 걷노라면 마치 100년 전으로 돌아가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든다. &예담촌&이라는 이름은 전통 한옥의 아름다움을 고즈넉한 담장 너머 볼 수 있는 &예담&이 있는 마을이란 의미를 품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이색골목 여행지로 선정된 남사예담촌은 3.2㎞에 달하는 흙돌담길로 둘러싸여 있다. 최씨고가, 이씨고가 등 선비들이 생활하던 고택과 이를 둘러싼 흙돌담길 모두 문화재로, 마을 전체에 옛 정취가 아로새겨져 있다. 남사예담촌은 고풍스런 분위기 덕에 영화·드라마 등에 등장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드라마 &왕이 된 남자&,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담&과 최근 넷플릭스에 인기리에 방영된 &경성크리처&에서도 남사예담촌의 풍경이 담겼다. 꽃피는 계절이 오면 잊지 못해 찾게 되는 &오매불망(五梅不忘)&의 산청 오매도 이곳 남사예담촌에 있다. 남사예담촌 곳곳의 고택에 자리 잡은 하씨, 박씨, 이씨, 최씨, 정씨 다섯 문중을 대표하는 매화나무를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찬찬히 훑으며 걸음을 옮기다 보면 서로를 끌어안은 형상을 해 부부 회화나무라는 별명이 붙은 나무 두 그루를 만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이 부부 회화나무 밑으로 난 골목길을 지나가면 백년해로한다는 설화에 많은 연인들이 이 길을 걸었다. 경남신문=김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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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15 19:19

[정년 연장의 '빛과 그림자'] (상)왜 필요한가 - '소득 크레바스' 최대 5년

인생 100세, 정년 60세. 초고령사회 준비 안 된 노후,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일터를 떠나 오랫동안 '돈 걱정'에 짓눌리는 삶은 서글프다. 사람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할 수 있는 나이, 일을 해야만 하는 나이는 몇 세까지일까.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나이를 '생산연령(Productive age)'이라 하는데, 보통 15~64세를 '생산연령인구'로 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실질 은퇴 연령'(Effective age of labour market exit)은 남자 65.7세, 여자 64.9세다. 70세까지는 돈벌이를 해야 그나마 생활이 가능하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퇴직하도록 정해져 있는 나이인 법정 정년(Retirement age)은 60세다. 지난 2016년부터 의무화가 시행됐다. 그러다가 지난 2019년 대법원이 '육체노동 가동연한'을 60세에서 65세로 상향하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정년 연장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대다수 근로자가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안정된 소득이 없는 '소득 크레바스(Income Crevasse, 소득 공백)'에 노출되면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자는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정년 연장은 산 넘어 산이다. 임금체계 개편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많지만 노사 견해차는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65세 정년 연장'이 왜 필요하고 어려운지 또 대안은 무엇일지 등을 세 차례 짚어본다. 한국노총은 지난해 8월 "60세 정년 이후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까지 소득 공백으로 인한 노후불안을 해소해야 한다. 최소 2033년까지 법정 정년을 단계적으로 65세까지 늘려 국민연금 수급개시 연령과 연계해야 한다"며 국민청원을 냈다. 법정 정년을 연금받는 나이와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노총 전북지역본부도 65세 정년 연장이 필요한 이유로 △소득 크레바스 △노인빈곤 문제와 노후 준비 부족 등을 들었다. 한걸음 더 가까이 들여다보면, 정년 연장의 필요성은 수명 증가 등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상관관계가 높아 보인다. 초저출산·초고령사회, 부족해지는 노동력지속적인 초저출산 현상으로 우리나라 인구구조가 피라미드형에서 역피라미드형으로 급변하고 있다. 초고령사회로 바뀌는 것인데,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에 따른 지역소멸 위기도 심각하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인구상황판'을 살펴보면, 2024년 현재 우리나라 인구는 5175만 1065명이다. 1960년 2501만 2374명에서 두 배 넘게 늘었다. 2072년에는 3622만 2293명으로 올해보다 1552만 8772명이나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인구구조인데 1960년 중위연령 19.0세 '피라미드형'에서 2024년 중위연령 46.1세 '다이아몬드형'으로, 2072년에는 중위연령 63.4세 '역피라미드형'에 가깝게 변화한다는 것이다. 전북 인구구조도 역피라미드형으로 가파르게 노령화되고 있다. 2000년 인구 192만 7005명에서 2024년 175만 3608명, 2050년 149만 3464명으로 줄어드는데 중위연령은 각각 33.2세, 50.0세, 62.6세다. 전체 인구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령자 인구 비율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된다. 전북은 지난 2020년 20.6%로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올해 전국 고령자 비율은 19.2%인 반면, 전북은 24.4%까지 치솟았다. 역피라미등형 초고령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고령인구가 늘고 생산연령인구는 줄어든다는 점이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2024년 전국 993만 8235명에서 2050년 1890만 7853명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한다. 전북 고령인구 상황도 비슷하다. 2024년 42만 8177명에서 2050년에는 69만 8377명으로 늘어난다. 반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전국 생산연령인구는 2024년 3632만 7585명에서 2050년 2444만 7839명으로 1000만 명 이상 줄고, 전북 생산연령인구는 2024년 114만 8212명에서 2050년 67만 9752명으로 주저앉는다. 생산연령인구의 감소는 장기적으로 생산에 참여할 수 있는 노동력 부족과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국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런 측면에서 일할 의사와 능력이 있고 경험이 풍부한 고령자가 노동시장에 계속 머물거나 재진입할 수 있는 고용 안전망 구축이 필요해졌다. 기대 수명은 느는데⋯44년째 '노인연령, 65세' 몇 세부터 노인일까. 우리나라에서 노인을 정의하는 나이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1981년 제정된 노인복지법에서 정한 노인연령은 65세다.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등 24개 노인복지사업도 이 기준을 따른다. 하지만 의료기술 발전과 생활환경 개선 등 여러 이유로 65세를 넘어서도 청년 못지않은 건강하고 젊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0세의 출생자가 향후 생존할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연수인 '기대수명(Life expectancy, 0세의 기대여명)'은 늘고 있고, '자신이 늙었다고 생각하는 나이'도 상향 추세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대수명은 1970년 남자 58.7세, 여자 65.8세였다. 2024년 남자 81.4세·여자 87.1세, 2050년은 남자 86.5세·여자 90.7세로 전망됐다. 이에 따른 고령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지난 2018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 결과, 고령자들이 생각하는 노인연령 기준은 72.5세였다. 75세 이상이라 응답한 비율도 40.1%나 됐다. 지난해 일본 노화학회와 노인병학회가 공동조사한 '노인의 보행속도와 악력'에 따르면 개인이 늙었다고 인정하는 나이는 70세에서 75세로 올라갔다. 44년째 제자리인 노인연령 기준이 '기대수명의 증가 속도'와 '고령자의 노인연령에 대한 인식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당장 일할 생산연령인구가 줄어들면서 65세 이상 고령인구에 대한 부양비 등 사회적 부담은 갈수록 커진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2022년 연구보고서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가능성과 기대효과'에 따르면 노인연령을 현재와 같이 65세로 유지할 경우, 2054년 이후 우리나라의 노인인구 부양 부담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연령인구 100명당 부양할 인구인 총부양비는 2024년 42.5명, 2050년 92.7명이며, 2058년 101.2명으로 100명을 넘어선다. 2058년부터는 생산연령인구 1명이 유소년·고령인구 1명 이상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개발연구원 보고서에서 "노인연령의 조정 속도가 기대여명의 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해 연금 및 노인복지 수급기간이 빠르게 증가했다"며 "노인인구 부양 부담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부터 건강상태 개선속도를 감안해 10년에 1세 정도의 속도로 노인연령을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하면, 2100년에 노인연령은 73세가 되고 생산연령인구 대비 노인인구의 비율은 60%가 되어 현행 65세 기준 대비 36%p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다만 "노인연령 상향 조정의 폭과 시기는 고령 취약계층의 건강상태 개선속도를 감안해 신중히 결정해야 하며, 민간의 기대 형성과 행태 변화 그리고 사회적 제도의 조정기간을 고려해 노인연령 상향 조정 계획을 충분한 기간 사전예고 하고, 노인연령 상향에 따른 정책적 보완사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인연령 상향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노인 빈곤율 최악⋯국민연금 수령까지 '소득 공백'우리나라 66세 이상 노인 10명 중 4명은 빈곤층이다. 특히 76세 이상으로 연령대를 좁히면 절반 이상이 빈곤 상태다. OECD가 지난해 11월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한국 66세 이상 노인인구 소득 빈곤율은 40.4%로 회원국 중 1위이며, 회원국 평균 14.2%보다 3배 가까이 높다. 66세부터 75세까지 연령대의 빈곤율은 31.4%, 76세부터는 52.0%나 됐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나타난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도 이와 비슷하다. 지난 2022년 시장소득 기준 57.1%, 처분가능소득 기준 38.1%에 이른다. 늙는 것도 서러운데 가난하기까지 하다. 그런데,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도 점점 늦춰진다. 생산연령인구가 줄고 고령인구는 늘면서 국민연금 재정이 말라붙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지급개시연령은 1998년 연금개혁에 따라 2013년부터 2033년까지 60세에서 65세로 5년에 1세씩 상향 조정되고 있다. 2024년은 63세, 2028년부터는 64세, 2033년엔 65세가 돼야 받을 수 있다. 1969년 이후 출생자들은 65세부터 연금을 받는다. 현재 정년은 60세이기 때문에 퇴직 후 연금을 타기까지 3년∼5년의 '소득 공백(Income Crevasse'이 생긴다. 60세 정년을 못 채우고 퇴직하는 근로자들의 소득 공백은 더 심각하다. 연금은 불안하고, 은퇴 후 뭐 먹고 살지 막막하다 보니 일하는 60세 이상 생산연령인구도 늘고 있다. 통계청 '연령별 경제활동인구'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60세 이상 인구는 1389만 3000명이고, 이 중 632만 3000명이 경제활동을 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활동참가율은 45.5%에 달한다. 2022년 12월은 60세 이상 인구 1341만 1000명, 경제활동인구 599만 7000명, 경제활동참가율 44.7% 등으로 집계됐다. 특히 55~79세인 고령층 10명 중 7명은 앞으로 더 일하고 싶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지난해 7월 발표한 '2023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55~79세 고령층 가운데 장래 근로희망자는 1060만 2000명으로, 2022년 같은 달보다 25만 4000명이 늘었다. 비율은 68.5%다. 연령별 평균 희망연령은 55∼59세는 70세까지, 60∼64세는 72세까지, 65∼69세는 75세까지, 70∼74세는 78세까지, 75∼79세는 82세까지였으며, 이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생활비에 보탬' 55.8%, '일하는 즐거움' 35.6% 순이다. 대다수 고령층은 좋든 싫든 더 오래 일해야 하는 처지고, 실제로 경제활동도 증가세다.

  • 기획
  • 이용수
  • 2024.02.12 15:22

[설특집 : 전북은 특별자치도] 완주군 13개 읍·면 특화 전략은

현장 중심 행정을 군정운영 핵심 원칙으로 세우고 있는 유희태 완주군수가 연초 방문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주민들과 가까이에서 만나 소통할 기회를 갖는 군수의 연초 방문은 각 읍면의 최대 행사 중 하나다. 유 군수는 이 연초 방문이 관례에 그치지 않도록 각 읍면의 특화 전략을 발표했다. 연초 방문 현장에서 유 군수는 각 읍면에서 진행되거나 계획하는 사업을 세세하게 설명하고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이 군정을 이해하고 해당 읍면의 미래 청사진을 살펴보는 기회가 됐다. 삼례 관광과 문화 중심지로 유 군수가 연초 방문 현장에서 발표한 지역별 특화전략은 크게 관광, 복지, 주거 환경 개선으로 나뉜다. 첫 방문지인 삼례읍 방문에서 유 군수는 관광, 문화 산업 육성계획을 밝혔다. 삼례읍은 지난해 말 준공한 완주문화역사전망대를 완주군 랜드마크로 부상시키고, 삼례문화예술촌 내외부의 야관 경관을 개선해 관광진흥 사업을 추진한다. 또한,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과 삼봉중학교 신설과 관련한 협의를 지속하고, 2025년 개관을 목표로 삼봉지구 도서관 설립도 추진한다. 교육발전특구 공모에도 도전해 삼례읍의 한별고, 하이텍고의 고등교육을 강화한다. 이서면은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이 추진된다. 이서 혁신도시 클러스터 부지에 ‘K문화 콘텐츠지원센터’ 건립을 추진해 전통문화를 기반한 원천 콘텐츠를 개발하고,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36홀의 파크골프장을 보유한 혁신도시 체육공원 조성도 추진된다. 향후 이 체육공원을 파크골프 스포츠마케팅 거점으로 역점 육성한다. 봉동읍 수소 경제산업 1번지로 봉동읍은 수소경제‧산업경제 1번지, 행정수도 용진읍의 생활‧안전 개선 비전을 밝혔다. 테크노밸리가 위치한 봉동읍은 수소경제와 산업경제 1번지로 집중 육성한다.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 유치’에 따라 370만 평 산업단지를 집적화해 기업유치를 역점 추진한다. 2023년 12월 말 기준 테크노제2산업단지는 투자협약을 포함해 90.4%에 이른다. 수소산업 생태계 기반도 속도를 낸다. 2026년까지 총 1313억 원 규모의 수소 관련 4개 기관의 시설을 조성 추진한다. 전북현대FC와 협력체계도 강화해 K4리그 홈경기 개최를 지속하고, 유소년 클럽하우스를 새롭게 조성해 축구메카 중심지로 육성한다. 용진읍은 신지지구 풍수해상활권 종합정비사업을 시행한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총 403억 원을 투입, 상습 침수구역을 정비한다. 교통도 개선된다. 설경~두억 간 도로확포장, 국도 17호선 용흥교차로 개선, 용진~우아 국도대체우회도로 개설을 실시해 행정수도 용진읍의 위상을 올린다. 웅치전적지 역사 재조명 본격 웅치전적지가 있는 소양면은 웅치전적지 역사를 재조명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내년부터 2029년까지 총 300억 원 규모의 문화재 보수정비, 관리사무소 및 홍보관 조성, 옛길 정비 및 탐방로 조성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구이면은 모악산~구이저수지~술테마박물관~경각산 관광 클러스터를 구축해 대한민국 웰니스+치유관광 대표 관광지로 육성한다. 상관면에 소재한 상관저수지는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조성한다. 곶감 지리적 표시제로 명품화 곶감의 주산지인 운주면, 경천면, 동상면은 지역의 특산품인 곶감을 명품화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현재 완주곶감은 지리적표시제 최종 심사를 앞두고 있다. 지리적표시제는 해당 임산물의 특징이 본질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리적 특성에서 유래되고, 생산과 가공의 모든 절차가 인증받은 범위 내에서 이뤄졌을 때 국가가 품질을 인정해주는 제도다. 최종적으로 등록될 경우 상표권을 보호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는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 품질의 신뢰가 쌓이고, 인지도가 높아져 경제적 효과를 볼 수 있다. 고산면 만경강 프로젝트 거점으로 고산면은 만경강 프로젝트 거점 지역으로 육성한다. 현재 완주군은 지역맞춤형 만경강 통합하천 사업 공모에 선정돼 기본구상 용역을 추진 중이다. 고산권역에만 세심정 수변공원, 자전거도로, 자전거 스테이션 조성 등이 추진될 예정으로 레저스포츠 거점이 될 전망이다. 고산면 읍내리 만경강 수변 인근에는 18홀 규모의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주차장, 쉼터도 만들어진다. 비봉면은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매입한 양동장 부지에 기업을 유치해 경제를 활성화 시킨다. 화산면에는 국가생태탐방로 조성 계획을 밝혔다. 총 29억 원 규모의 산수인 국가생태탐방로를 추진하고, 올해 준공을 목표로 옥포마을 보행로드도 조성한다. 공공승마장과 역참문화체험관 운영도 확대해 승마산업이 지역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유희태 완주군수 “전 언제나 현장에 있습니다” 유희태 완주군수의 현장 중심 행정은 유별나다. 새벽형 인간인 유 군수는 취임 초부터 오전 4시에 일어나 일과를 시작한다. 매일 새벽에 각 지역 현장을 둘러보고, 출근한다. 새벽 현장 방문은 주말에도 어김없다. 현장 속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현장에서 만난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다. 그렇게 해서 만경강 프로젝트가 발굴됐고, 주민과 업체 간 갈등이 심화됐던 비봉면 양돈장을 부지 매입하면서 종지부를 찍었다. 또한, 마을 진입로 사용 문제로 민원이 끊이지 않았던 동상면 구수마을도 직접 중재에 나서 해결했다. 연초 방문 행사와 관련해서도 유 군수는 “형식적인 연초 방문이 아니라 주민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해야 하고, 각 읍면 사업 현장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장을 끊임없는 누비는 유 군수는 이번 연초 방문 일정에서 사업 현장 방문을 추가해 보다 많은 주민, 공무원들이 알아가길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 연초 방문 현장에서 각 읍면의 특화 전략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주민들에게 알릴지 고심하며 매일 사전회의도 열었다. 이렇게 준비한 연초 방문은 지난달 23일 시작해, 2월 2일까지 13개 읍면을 모두 방문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 기획
  • 김원용
  • 2024.02.07 17:21

[설특집 : 전북은 특별자치도] 갑진년 새해부터 노인들 웃음 가득한 순창군으로 변화

순창군이 보편적 복지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인구증가에 성공한 데 이어 연초부터 연이은 복지정책을 추진하며 군민들의 만족감이 크다. 특히 군민들 중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그동안 영유아 및 청년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추진되었던 정책들로 소외됐던 노인들이 민선 8기 출범 이후 다시금 웃을 수 있도록 최영일 군수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최 군수의 그 관심은 실제로 노인 일자리사업 확대, 전국 최초 노인 전동보조기기 지원, 이·미용비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며 ‘따뜻한 복지’순창을 실현시키고 있다. 최 군수가 말하는 노인을 위한 정책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본다. 노인일자리 사업 올해 2833개 확보, 취임 초기보다 1500여개 늘어 최영일 군수가 내세운 5대 군정목표 중 하나인 ‘따뜻한 복지’실현을 위해 추진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이 2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됐다. 올해 노인일자리는 공익형 2085개, 사회서비스형 618개, 시장형 100개, 취업알선형 30개 등 총 2833개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지역사회에서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도 하고 이웃과 소통하며 최소한의 용돈벌이도 하면서 삶의 질을 향상하는 대표적인 복지정책이다. 지난해도 관내 노인들 대다수가 일터가 생겨 삶의 생기가 돌면서 노인들의 건강과 지역 경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군민 대다수가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또한 최 군수는 지난해까지 1인당 월 27만원씩 지원하던 공익형 노인일자리 활동비도 올해 2월부터 월 30만원씩으로 상향해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군은 올해 노인일자리 참여자에 대한 문화체험활동비로 군비 1억 2500만원을 확보해 문화활동 장려와 근로의욕 고취를 위한 문화체험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전국 최초 전동보조기기 지원사업, 노인 이동권 보장으로 최영일 군수는 지난해부터 전국 최초로 수급자나 장애인에게 지원해 주던 이동형 전동보조기기(스쿠터 또는 휠체어)를 소득제한 없이 65세 이상 노인에게까지 지원대상을 확대했다. 여기에 올해 시중에서 보편적으로 구입하는 전동보조기기의 금액을 반영해 스쿠터는 기존 150만 원에서 192만 원으로, 전동휠체어는 188만 원에서 236만 원으로 인상해 지원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노인들이 다리가 불편하다 보니 자신의 발이 되어줄 존재인 전동보조기기를 꼭 갖고 싶어 하지만 그동안 값비싼 가격으로 엄두도 내지 못했던 노인들이 이제는 순창군의 군비를 지원 받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지원 대상은 65세 이상 관내 거주하는 노년층으로, 지원을 희망하는 신청자는 의사(전문의)가 발행한 보조기기 처방전을 발급받아 읍면 행정복지센터 맞춤형 복지팀에 제출하면 된다. 또 군은 올해부터 군에서 지원한 전동보조기기의 수리비도 연간 10만 원 한도 내에서 수리 비용의 50%를 지원한다. 수리를 희망하는 대상자는 주민등록 주소지 관할 읍면 행정복지센터에 전동보조기기 수리 신청 후 수리업체에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새해 첫 스타트 끊은 복지사업은 노인 이·미용비 지원사업 새해 벽두부터 노인 복지정책의 스타트를 시작한 사업은 노인 이·미용비 지원사업이다. 65세 이상 관내 어르신들의 위생관리를 통한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도입해 2024년 1월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다. ‘노인 이·미용비 지원사업’은 순창군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9700여명을 대상으로 연간 12만 원을 현금처럼 쓰는 바우처 카드로 반기별 6만 원씩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미용비 지원사업이 1월부터 본격 추진되면서 파마 비용을 아끼던 노인들이 새해부터 파마를 하며 한 해의 숙원사업을 해결한 듯 미용실에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한층 가볍다. 군은 해당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협의를 완료하고 10월에는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관내 53개 이·미용 업소 사업주들과 협약식을 맺고 사업내용에 대한 설명과 사업시행에 따른 주의사항 등을 안내했으며, 12월에는 11개 읍·면 담당공무원들에게 바우처카드 발급 관련한 실무교육도 실시하는 등 사전준비에 만전을 기했다. 관내 65세 이상 어르신이라면 누구나 읍면 행정복지센터에서 바우처 카드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관내 이·미용업소에서 사용 가능하다. 분실 시 재발행이 가능하고 상반기 지원액은 하반기 이월도 가능하다. 최영일 순창군수 "‘따뜻한 복지’ 실현 앞장" “순창군 인구의 36.5%를 차지하는 노년층은 군의 인구 대다수를 이루는 계층으로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노인도 행복하고 청년도 행복하고 아이도 행복한 그런 순창군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지금의 복지정책을 추진할 수 있었습니다.” 최영일 순창군수가 추구하는 순창군의 모습 중 하나가 5개 군정 목표 중 하나인 ‘따뜻한 복지’를 실현시키는 순창이다. 복지 앞에 따뜻한이라는 이야기는 세심하지만 정을 느낄 수 있는 정책이어야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이·미용비 지원사업이 그런 사업 중 하나다. 최 군수는 “올해 처음으로 시행하는 이·미용비 지원사업은 연간 12만 원을 지원하기 때문에 각 개인에게는 큰돈은 아니지만 돈이 아깝거나 진짜 경제적으로 어려워 머리 자르거나 파마를 하고 싶어도 미용실을 가지 못하는 어르신들에게는 소중하게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을 통해 관내 어르신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가 생각하는 복지정책이 무엇인지도 느낄 수 있었다. 또 최 군수는 “노인일자리 사업을 통해 어르신들의 표정이 밝아지고 서로의 안부도 확인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볼 때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관내 노인들이 호응도가 높은 만큼 임기 내 목표한 3,000개 일자리 달성을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는 “시행 2년 차를 맞이한 전동보조기기 지원사업도 관내 65세 이상 노인들 모두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관련 예산 확보와 행정 누수가 없도록 사업 추진에 철저를 기하겠다”라고 말했다.

  • 기획
  • 임남근
  • 2024.02.07 17:21

[설특집 : 전북은 특별자치도] "2024년, 천만관광 임실시대로 비상하는 해"

기대와 설렘의 2024 갑진년 새해를 맞아 ‘천만관광 임실시대’로 힘차게 비상키 위한 임실군의 2024년은 희망으로 가득찼다. 무소속 3선에 당선된 심민 군수는 ‘지역 발전과 군민 행복’이라는 꿈으로 끊임없이 도전하며 임실 발전을 위한 새 지평을 열고 있다. 굴뚝 없는 관광산업에 열정을 쏟은 심 군수의 뚝심 행정은 올해도 활력이 넘치는 천만관광 임실시대의 원년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천만관광 임실의 핵심 옥정호 관광시대 개막 1965년 대한민국 제1호 섬진강 다목적댐으로 조성된 옥정호는 지난 1999년 8월 광역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그동안 지역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5년 8월 16년 만에 임실지역 수역이 보호구역에서 해제되면서 군은 이곳에 대한 수변개발을 적극 진행, 관광개발을 추진했다. 붕어섬을 잇는 옥정호 출렁다리는 시범운영 기간 45만 명을, 이후에는 40만 6000명의 방문객을 끌어들여 사계절 아름다운 붕어섬으로 유도했다. 옥정호는 민간개발을 통해 에코누리 캠퍼스로 진행 중인 민간투자용지를 호텔로 개발하기 위한 민간개발 공모를 상반기에 진행한다. 여기에 운암교~나래산~붕어섬을 잇는 5㎞ 케이블카와 함께 집라인과 모노레일 설치를 위한 대규모 민자유치도 추진한다. 임실 한우 특화거리 조성(61억 원)과 요산공원 편의시설 건립(30억 원)을 연내에 완료해 관광객들에 임실 명품한우와 임실N치즈 등 농특산물을 제공한다. 이어 옥정호 수변도로 개설(620억 원)을 가시화, 옥정호를 찾는 관광객들이 수변 전체를 편리하게 둘러보도록 조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제2기 섬진강 에코뮤지엄(270억 원)과 옥정호 국가생태탐방로(75억 원), 옥정호 무장애 나눔길 조성(30억 원) 등 속도있게 진행한다. 임실N치즈산업과 반려산업 클러스터조성 및 왕의 숲 성수산 1967년 지정환 신부와의 특별한 인연으로 탄생한 임실치즈는 오늘날 ‘임실하면 치즈’라는 대한민국 치즈의 역사가 됐다. 군은 6차산업의 전국적 성공 모델로 각광받는 임실N치즈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국립축산과학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저지종 젖소를 도입, 프리미엄 원유 생산과 차별화된 연구 및 전략으로 맛과 풍미를 더한 고품질 임실N치즈를 생산할 계획이다. 특히 전북자치도 특례를 연계한 농생명산업지구로 지정, 낙농과 유가공 산업에 대한 친환경 축사시설 및 첨단기술 접목으로 낙농가와 유가공업체의 경쟁력을 강화한다. 2023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임실치즈테마파크에는 유럽형 장미원 조성(98억 원)을 상반기에 완료하고 대형 키즈랜드도 건립(50억 원)된다. 임실치즈마을 농촌테마공원 조성(97억 원)과 치즈테마파크 치유관광벨트(70억 원)를 추진해 치즈테마파크 외연 확장도 도모한다. 아울러 봄에는 장미축제와 여름에는 아쿠아페스티벌, 가을에는 천만송이 국화와 함께하는 임실N치즈축제에 이어 겨울에는 임실산타축제 등 사계절 축제로 육성한다. 살신구주 의견설화의 고장 오수를 반려산업 클러스터로 조성해 임실군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군은 올해까지 반려동물 지원센터 건립(80억 원)과 오수의견관광지 정비(50억 원), 반려동물 동반 국민여가 캠핑장 조성(20억 원)을 완료할 계획이다. 세계명견 테마랜드(180억 원)와 오수지구 도시재생 활성화(233억 원)를 추진할 예정이고 민간 투자의 애견 호텔 건립과 오수 제2 및 제3농공단지에 반려용품과 사료 등 관련 기업을 유치한다. 고려와 조선의 건국 설화를 간직한 성수산은 지난해 10월 오토캠핑장(14면)과 카라반(6동), 캐빈하우스(4동)로 구성된 국민여가캠핑장을 개장했다. 3월에는 산림휴양관이 개장되고 성수산 산림레포츠시설(60억 원)을 연내 완료해 방문객에 다양한 즐길거리와 휴식을 제공한다. 관촌 사선대는 계절꽃 식재와 야간경관조명 시설을 통해 볼거리를 강화했고 청소년 수련원 기능보강시설(76억 원)과 카페형 판매장(9억 원), 국민여가캠핑장(20억 원)을 인근에 새롭게 조성할 계획이다. 생활SOC 확충과 살기좋은 농업 농촌 실현 군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그동안 방치된 구)제일극장을 철거했으며 임실 정주활력복합센터(387억 원) 건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 및 군민과 내방객의 교통 편익 증진을 위한 전라선 철도의 임실역에 KTX 정차를 추진하고 있다. 주거 환경개선을 위한 관촌(452억 원)과 오수 공공임대아파트 건립(277억 원)을 추진하고 군무원과 중소기업 근로자 공공임대아파트 건립(490억 원)도 진행 중에 있다. 군민의 문화와 체육 인프라 개선을 위해 임실문예담터 건립(25억 원)과 폐교활용 복합문화공간(59억 원)도 조성하고 임실군 생활체육관과 야구장도 건립(55억 원)할 계획이다. 이밖에 오수면(125억 원)과 성수면(58억 원)에 행정복지센터를진행하고 임실전통시장에 음식특화상가(50억 원)도 추진한다. 임실 농업의 장기적 발전을 위한 첨단 과학영농시설 구축(156억 원)을 2025년까지 완공하고 미생물배양센터(31억 원) 건립으로 작물의 생산성 향상과 농가 경영비를 절감한다. 노동력이 부족한 농촌 현장의 문제를 해결키 위해 베트남 뚜옌꽝시와 자매결연을 체결, 외국인 계절근로자 200명을 유치하고 농촌 외국인 기숙사 건립(68억 원)을 진행한다. 사회 안전망 및 다양한 복지정책 강화 군은 예측 불가능한 자연재해로부터 군민의 안전을 위해 도심 속 위험 요소를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재해예방 사업을 추진한다. 임실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369억 원)를 활발히 추진하고 오수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 사업(480억 원)도 조기 착공을 목표로 업무를 수행한다. 또 관촌 자연재해위험지구 정비(372억 원)와 임실 공공하수처리시설 증설 및 개량(171억 원) ,임실 공공하수처리시설 하수처리수 재이용(69억 원) 등 기반 시설 확충에도 힘쓸 방침이다. 아울러, 다양한 복지정책 강화로 삶의 질을 중시하는 풍토와 저출산 및 고령화 사회 변화에 대응, 생활복지 실현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도 추진한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이·미용료를 70세까지 확대하고 기초연금과 노인일자리 제공, 경로당 운영비 지원 등 어르신 맞춤 복지정책을 강화한다.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다양한 출산 장려사업으로 첫째 300만 원과 셋째까지 500만 원, 넷째 이상에는 800만 원의 출산장려금을 지원한다. 공동육아나눔터와 임실N키즈카페 등 각종 아동복지 및 보육 서비스 제공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등 특색있는 복지시책도 적극 추진한다. 심민 군수는 “올해는 그동안의 성과와 경험을 토대로 삼아 천만관광 임실시대로 비상하겠다”며 “오로지 지역 발전과 군민 행복을 위해 군정 핵심 사업들을 흔들림 없이 추진, 임실의 희망찬 미래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기획
  • 박정우
  • 2024.02.07 17:20

[설특집 : 전북은 특별자치도] 군산시, 고향사랑기부제 성공 정착‧기부 문화 확산 ‘앞장’

지난해 1월 시작된 고향사랑기부제가 출향인들의 고향에 대한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열악한 지방 재정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고향사랑 기부제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군산시 역시 이 제도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상황이다. 일 년 동안 고향사랑기부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한 군산시는 시행 2년 차를 맞아 고향사랑 기부제의 활성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여기에 십시일반 정성껏 모아진 기금으로 지역 발전과 시민행복을 견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고향사랑기부제란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태어난 지역은 물론 학업·근무·여행 등을 통해 관계를 맺은 ‘제2의 고향’ 등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증진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을 주는 제도이다. 고향사랑기부금에관한법률이 2021년10월 제정돼 지난해 1월1일부터 시행됐으며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추진됐다. 기부는 1인당 연간 최대 500만 원까지 가능하고 지자체는 기부금의 30% 이내에서 답례품을 제공할 수 있다. 또 기부금 10만 원까지는 전액, 10만 원 초과분은 16.5%의 세액공제가 이뤄진다. 구체적으로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 공제되므로 10만 원을 기부해도 기부자는 실질적으로 금전 지출이 없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지자체에서는 30%인 3만 원의 답례품을 제공하므로 결과적으로 10만 원 기부시 13만 원을 돌려받게 된다. 고향사랑 기부금은 기부 받은 자치단체에서 기금으로 관리하고 주민복리증진 사업 등의 재원으로 활용한다. 고향사랑기부제 첫 해 성공 정착 고향사랑기부제를 지난 1년 간 시행한 결과, 당초 제도 취지대로 지역재정확충, 시민편익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부효능감 제고와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023년 고향사랑 기부제 총 모금액(243개 자치단체)은 약 650억 2000만 원으로, 총 기부 건수는 약 52만 5000건에 달한다. 이로 인해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 살림에 큰 보탬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도의 당초 취지 중 하나가 재정이 열악한 자치단체의 재정을 확충하는 것임을 고려할 때 그 취지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는 게 전문가의 판단이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더욱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통해 많은 금액을 모금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별(본청+시군)로 살펴보면 전라남도가 약 143억 3000만 원, 경상북도 약 89억 9000만 원, 전라북도 약 84억 7000만 원 순이다. ​여기에 답례품과 세액 감면을 통해 기부자의 편익을 높였다는 평가다. ​지난 1년간 총 답례품 포인트는 약 193억 원이 지급됐으며, 기부자의 실제 답례품 구매액은 약 151억 원으로 조사됐다. ​답례품의 제공자는 주로 농어민과 중소기업인데 답례품 제공과 판매가 지역의 생산자와 전국의 기부자를 직접 연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또한 기부자가 받은 세액감면 혜택은 최대 약 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가운데 각 지방자치단체는 고향사랑 기부제를 통해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다. 지자체별로 지난해 모금한 기부금으로 지역주민이 체감할 수 있고 기부자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특색 있는 사업을 추진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군산시, 타 지자체보다 모금액↑ 군산시의 경우 지난 한 해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총 3758명이 총 4억 4860만 원을 기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금액별 기부현황을 보면 10만 원 이하 286건(7.6%), 10만 원 이상 3448건(91.8%), 100만 원 이상 24건(0.6%)이다. 이는 다른 지자체보다 높은 수치이다.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총 모금액은 약 650억 2000만 원이며 이를 평균으로 환산하면 2억 6700만 원 정도이다. 군산시가 평균 이상을 웃돌고 있는 것이다. 군산시에 기부한 기부자의 거주지는 경기(24%), 서울(22%), 전북(21%), 인천(4%), 경북(4%), 충남(4%) 순이다. 현재 군산시 답례품 품목은 △쌀 △단팥빵 △박대△군산사랑상품권△젓갈△생선구이△멸치△짬뽕라면△울외장아찌△보리△커피△통곡물△누룽지△토마토△꽃게장△차△숙박권△농산품△김△비누 등 20개로 28개 업체가 참여하고 있다. 2023년 답례품 신청건수는 3234건이며 쌀 780건, 단팥빵 518건, 박대 507건, 상품권 334권, 젓갈 226건, 기타 867건 이다. 다양한 홍보활동 '눈길' 고향사랑기부제 성과 뒤에는 기부문화 확산 및 성공정착을 위해 다양한 홍보활동을 펼친 군산시의 노력을 빼놓을 수 없다. 시는 IPTV 방송 및 카카오톡‧유튜브, 센트럴시티 고속터미널 전광판, 전북 시외버스, 지하철 전동차 내부, 축제 홍보 부스 운영 등 다양한 홍보매체를 활용해 군산시 고향사랑기부제를 적극 알렸다. 또한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대회 등 각종 행사에서 홍보 부스를 운영, 고향사랑기부제 퀴즈와 룰렛 이벤트를 진행하며 재미와 제도 홍보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특히 지난해 4월에는 탤런트 김성환 씨를 군산시 및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대사로 위촉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시는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기부한 순서와 기부금 달성액에 해당하는 대상자에게 군산사랑상품권을 지급하는 특별 이벤트는 물론 ‘기부자 명예의 전당’도 개설하기도 했다. 올해에도 고향사랑기부제 홍보는 멈추지 않는다. 시는 2023년 홍보 효과를 분석한 뒤 그 결과를 토대로 세부 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또한 자매도시‧재경시민회‧애향본부 등 자매결연도시와 출향민 단체를 적극 활용한 홍보는 물론 박람회 및 축제 홍보부스 운영 시 전문적인 이벤트로 참여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기부금은 시민 행복 사업으로 시는 모아진 기부금으로 지역 발전과 시민 행복을 위한 ‘군산시 고향사랑기금’을 만들어 주민의 복리를 증진하는데 소중하게 사용할 방침이다. 이에 시는 올 상반기 고향사랑 기금사업을 선정 ‧ 추진해 기부자들의 공감과 군산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지속적인 기부문화를 확산시켜 나갈 예정이다. 기금사업 분야는 △사회적 취약계층의 지원 및 청소년의 육성·보호 △지역 주민의 문화·예술·보건 등의 증진 △시민참여‧자원봉사 등 지역공동체 활성화 지원 △그 밖에 주민의 복리 증진 사업 등이다. 이에 앞서 시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마련된 기금의 활용방안 마련을 위해 시민 아이디어 공모에 나선 바 있으며 총 35건이 접수돼 7건을 시상했다. 시는 이달 중 고향사랑기금사업 후보 사업 세부 추진 계획을 수립할 뿐 아니라 공모전 아이디어 중에서 사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시민이 공감하고 기부자들이 취지에 동감해 또다시 기부로 이어질 수 있는 군산시만의 기부금 사용처가 선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 기획
  • 이환규
  • 2024.02.07 17:20

[설특집 : 전북은 특별자치도] "상생의 가치 담긴 남원시 설 명절 선물세트로 마음 전하세요"

남원시 사회적경제협의회(회장 서덕교)와 남원시 공동체지원센터(센터장 안상연)에서 설 명절을 맞아 관내 사회적경제기업 총 12개소가 준비한 선물세트 40종 공동홍보 행사를 기획했다. 이번 선물세트는 지리산 청정환경에서 생산된 깨끗한 농산물에 손맛을 더한 전통 디저트와 양념류, 추어탕과 김부각, 전통주까지 풍성하게 구성돼 예년보다 더 가성비가 높다. 특히 로컬 농산물을 활용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사회적경제기업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상생의 가치를 담은 특별한 선물로 제격이라는 평가다. 설 명절을 맞아 전북일보가 남원시 사회적경제기업 설 선물세트를 소개한다. 뽀얀 햅쌀 떡국과 명가의 도토리묵으로 차례상을 품격있게 사회적기업 ‘메밀꽃피는항아리’에서 떡국떡과 모차렐라 치즈가래떡, 떡볶이 소스를 포함한 종합 세트(각 3만 9000원)를 출시했다. 모든 떡을 15일 이내 도정한 햅쌀로 만들어 쫄깃한 식감이 살아있고, 원유 99% 자연치즈를 사용해 고소한 풍미가 그만이다. 떡국떡이 포함된 가족세트와 떡볶이 키트 전용으로 구성된 간식세트 2종류가 있다. 예로부터 집에서 직접 쑨 도토리묵은 명절이나 잔칫상 별미였다. 전통 수제 비법을 살려 국산 도토리묵을 만드는 ‘지리산맑은물춘향골영농조합’은 국내산 재롱이 도토리로 만든 참묵과 건조묵을 활용한 즉석 잡채, 우무채 밀키트는 추억의 맛을 그리워하는 어르신부터 바쁜 직장인과 워킹맘까지 두루 만족할 건강한 먹거리를 준비했다. 1만원대부터 3만원까지 5종류의 다양하게 구성된 별미세트를 선보인다. 달콤한 주전부리도 있다. 바로 직접 재배한 잡곡으로 강정과 조청을 만드는 웅치마을에서 만능 간식 에너지바(3만 원)를 출시했다. 직접 튀긴 곡물 튀밥에 각종 부재료를 버무려 맛과 영양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지리산황치마을영농조합은 유기가공인증을 획득하여 100% 유기농 쌀로 수제 누룽지를 생산하는 마을기업이다. 지리산 산나물에 유기농 당근을 첨가한 ‘산채누룽지’와 ‘발아현미조청’(2만 9000원∼3만 5000원)은 황치골에서만 만날 수 있는 프리미엄 건강식이다. 소문난 남원 특산물, 김부각과 추어탕은 인기 만점 남원의 대표 먹거리 김부각은 반찬으로, 안주로 환영받는 멀티 아이템. (유)하이오백의 김부각(2만 2000원∼5000원)은 두툼한 찹쌀꽃이 바삭하고 고소한 식감을 극대화해서 ‘金’부각이라는 별칭으로 유명하다. 남원김부각협동조합에서 만든 ‘한선생 부각 3종세트’(3만 8000원)도 스낵 부각으로 인기상품이다. 전통 김부각에 다시마 부각, 황태껍질부각을 더해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다. 남원미꾸리추어탕협동조합이 만든 선물세트는 구수한 추어탕 한 뚝배기를 가정에서 간편하게 재현할 수 있도록 구성, 인기만점이다. 100% 국내산 미꾸라지와 시래기, 들깨가루와 전통 된장으로 끓여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추어탕과 장어탕, 1인용 추어탕 세트로 구성도 다양하다. 청정 지리산 닮은 정갈한 기름과 프리미엄 전통주 남원시민협동조합 비즌에서는 청년들이 만든 수제맥주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바이젠과 페일에일, 라거, 스타우트 4종으로 개성이 살아있는 풍성한 향과 묵직한 바디감을 느낄 수 있다. 마을기업 ㈜비즌양조는 남원 지역의 넓은 평야 금지면에서 생산한 쌀을 활용하여 프리미엄 전통주를 생산한다. 4번에 걸쳐 양조하는 고급 기법으로 담은 ‘비즌술’(3만 원/4병입) 은 도수 13도를 자랑하는 프리미엄 탁주로 쌀의 풍미가 살아있다. 신제품으로 출시한‘화동원(42도)’(2만 5000원)는 최근 주류 시장에서 고급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는 순수 쌀 증류주이다. 이어 일교차가 큰 지리산 고랭지에서 재배한 참깨와 들깨는 예로부터 알이 실하고 향이 진하기로 유명하다. 지역에서 계약재배하여 믿을 수 있는 원물로 가공한 참기름과 들기름, 생들기름은 고소한 향이 살아있어 요리의 맛을 한층 높여준다. 마을기업 흥부마을영농조합은 3만원에서 5만원대로 다양한 구성의 기름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사회적기업 지리산처럼영농조합이 선보인‘오메가3 선물세트’(1만 6000원)는 건강식으로 좋은 생들기름을 언제 어디서든 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1회용 스틱으로 가공하여 눈길을 끈다. 또한 참기름, 들기름과 들깨가루, 천연소금을 한 박스에 모은 ‘프리미엄 선물세트’(5만 2000원)는 정성스런 종합 선물로 정평이 나 있다.

  • 기획
  • 이준서
  • 2024.02.07 17:20

[설특집 : 전북은 특별자치도] "푸른 용의 전설 숨 쉬는 김제로 오세요"

2024년 갑진(甲辰)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김제는 드넓은 평야와 새파란 하늘이 지평선을 이루고 있는 지평선의 고장이다. 탁트인 평야에서 파란 하늘 위로 형형색색의 연을 날리는 체험은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놀이에 대해 배우고 경험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농경문화의 중심지인 벽골제 드넓은 광장에는 웅장하게 서 있는 쌍용을 볼 수 있다. 연말과 연초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있으며 쌍용 조형물은 푸른 용의 해 갑진(甲辰)년 일출의 명소가 되고 있다. 또 김제의 숨은 명소인 메타세콰이어 드라이브 길을 지나 진봉면 심포항은 바다와 수평선과 광활한 지평선을 볼 수 있고 서해 낙조의 장관을 볼 수 있다. 이번 설 벽골제의 쌍용을 찾아 푸른 용의 기운을 얻고 서해 낙조를 바라보며 2024년 새로운 마음의 설계와 새로운 희망을 찾아보자. 하늘과 땅이 만나는 지평선의 근원 벽골제 김제시 부량면 용성리에 있는 벽골제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 저수지다.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넓은 녹색 잔디와 쌍용 그리고 파란 하늘빛이 선명한 잔디공원이 나온다. 멋진 쌍용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곳이다. 주변에는 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을 위한 전통놀이 체험인 그네 타기를 할 수 있고 농경문화를 배울 수 있는 연자맷간, 디딜방앗간 등이 있다. 벽골제를 지키는 쌍용은 최평곤 작가의 작품으로 높이가 15m, 길이 54m, 직경 2m이고 재질은 철골과 대나무로 만들어졌다. 벽골제와 생명인 물, 신화와 삶을 연결하는 상징적 고리로 쌍용을 선택해서 만들었다고 하며, 크기도 크지만 꼭 살아있는 듯 꿈틀대는 쌍용의 힘찬 몸짓이 느껴지는 곳이다. 백룡과 청룡이 살아 숨쉬는 쌍용놀이 전설 쌍용놀이는 ‘벽골제’에 얽힌 전설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신라 원성왕 때, 벽골제를 쌓은 지가 오래 되어 붕괴 직전에 놓이게 되자, 나라에서는 ‘원덕랑(元德郞)’을 보내어 보수공사를 하도록 했다. 이에 덕랑과 김제태수 ‘유품(由品)’은 백성들에게 부역을 시키며 밤낮없이 공사를 진행시키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둥과 번개가 일면서 비바람이 세차게 몰아쳤다. 겁에 질린 백성들은 “이러한 공사를 하려면 예로부터 처녀를 용추에 넣어 주고 청룡을 달래야 하는데, 원덕랑이 우리말을 듣지 않아서 이렇게 되었다.”고 원망했다. 벽골제 아래 원평천 용추에는 착한 백룡이 살고 있었고, 연포천 용추에는 심술 사나운 청룡이 살고 있었다. 화가 난 청룡이 사람들을 해치고 벽골제를 무너뜨리려 하자 백룡이 나타나 청룡을 가로 막았고, 두 용 간에 피나는 싸움이 벌어졌다. 백룡이 패해 어디론가 물러나 버리자 청룡의 기세는 한층 더 높아졌다. 마침내 유품과 백성들은 원덕랑의 약혼녀 ‘월내’를 몰래 용추에 넣기로 했다. 그런데 원덕랑을 짝사랑하던 유품의 딸 ‘단야’는 이 사실을 알고 고민 끝에 자신이 대신 희생하기로 결심한다. 월내 방에 대신 누워 있던 단야는 보쌈을 당해 결국 청룡에게 먹히고, 그와 동시에 비가 그치며 청룡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 후 보수공사는 완전하게 준공을 보게 되었다. 이후 김제 고을 백성들은 단야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소복을 한 아낙네들이 연포천 용추에 수없이 모여 들어 진혼제를 올렸다고 한다.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즐거운 벽골제 민속놀이 체험 벽골제 관광지에는 벽골제와 농경문화를 주제로 전시 중인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소설 아리랑의 자료를 전시하는 이리랑 문학관, 전북미술계의 거목으로 왕성한 활동을 펼친 나상목선생의 벽천미술관, 어린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하는 농경사주제관 및 체험관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설에는 쌀 체험장에서 떡메치기, 가래떡 뽑기, 강정만들기 등 쌀 관련 체험과 한지 열쇠고리 만들기, 한지인형 만들기 등 한지관련 공예품제작, 전통한복입기 체험, 짚풀을 이용한 다양한 공예품 만들기(빗자루, 미니액자 만들기 등) 등을 이용할 수 있다. 단, 위탁체험은 설날 당일(10일) 제외 운영되며 직영체험장은 휴관일(12)로 운영되지 않는다. 체험장 사정에 따라 일정이 달라질 수 있어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그 어느 곳 보다 좋은 메타세콰이어길 김제 메타세콰이어길은 죽산면에 위치하고 있으며 소설 아리랑의 배경이된 장소로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한 곳이다. 길가를 지키는 커다란 나무군락과 바람 때문에 파도처럼 일렁이는 보리밭을 보며 힐링 할 수 있다. 이 길은 1970년대 초에 조성됐으며 당시에는 가로수로 심어진 메타세콰이어가 지금은 높이 20m가 넘는 거목으로 자라나 아름다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나무와 나무 사이로 하늘과 맞닿아 있는 김제평야를 만나볼 수 있어 한적하게 즐기는 드라이브도 좋지만 잠시 내려 이 일대를 유유자적 거닐어 보는 것도 권한다. 드넓은 들판은 날아다니는 새들부터 사계절 다른 정취를 선보이는 논밭까지 농촌마을의 매력과 지평선의 역사를 느끼기에 제격이다. 메타세콰이어 길은 봄이면 싱그러운 초록빛으로, 여름이면 시원한 그늘을,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물들어 사계절 내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 할 수 있다. 길 양쪽으로 평야지대여서 일출과 일몰 모두 가능한 곳이다. 이곳의 가장 큰 매력은 바라보는 방향과 시간에 따라 시시각각 풍경이 변한다는 점이다. 노을로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 일몰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명승지 지정이 필요한 낙조의 명소 망해사 망해사는 미륵사상의 성지이자 대한불교 조계종 제17교구 본사인 금산사의 말사로 금산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고대사회에 세워진 오랜 사찰인 만큼 창건과 관련된 이야기는 671년 신라 문무왕 때 지어진 고찰이라고도 하며, 642년 부설거사가 창건한 사찰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져 오는데, 642년 백제 의자왕 때 부설거사가 세운 것을 당나라 승려 중도법사가 중창하고 이후 조선 선조 때의 이름난 선승 진묵대사가 이곳에서 수행하며 낙서전을 세웠다는 것이 통설이다. 망해사가 위치한 진봉면 심포리는 해발 72m의 진봉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데 현재는 지평선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너른 들판을 자랑하는 만경평야가 펼쳐져 있지만 진봉산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뻘이 펼쳐졌던 섬이었다. 망해사는 부설거사가 창건했지만 안타깝게도 땅이 꺼져서 바다 속으로 잠겨버렸다고 한다. 이후 ‘중도화상’이 중국에서 만경강 하류를 통해 한국으로 오던 중 이곳에 들러 100일간의 기도를 하기 위해 방 두 칸 정도의 조그만 암자를 짓고 망해사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그 후 만경 출신의 진묵대사가 낙서전을 새로 지으며 망해사의 명맥을 다시 이었다고 한다. 현재에 이르러서는 새만금 간척 사업지와 인접한 까닭에 지역의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생업에 큰 변화를 겪기도 했다. 그래도 지역 주민들은 정신적 지주였던 망해사를 바라보며 미래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바다를 바라보는 절’ 망해사는 그 이름 그대로 주민들의 바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바다를 잃은 지역민들은 논일, 밭일을 하면서도 갯벌과 바다의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들에게 망해사는 그 기억의 상징이며, 마지막까지 지키고 싶은 희망이다. 예로부터 관광지로 인식되었던 망해사가 명승지가 되어 예전처럼 외지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 활기를 되찾기를 염원하고 있다.

  • 기획
  • 최창용
  • 2024.02.07 17:20

[팔도 핫플레이스] 전라감영에서 시작하는 전주 역사문화관광

전주 구도심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역사문화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2020년 복원된 전라감영을 중심으로 풍패지관, 풍남문, 한옥마을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전북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07호인 전라감영은 '호남의 수부'이자 '전라도의 수도'로서 전통문화를 복원하고 전주의 역사적 정체성을 품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4-1 일원 전라감영터에는 일제강점기에 전북도청이 들어섰다. 이후 2005년 호남의 으뜸도시로서 전주의 역사성을 회복하기 위해 도청이 신도심으로 이전하면서 전라감영 복원 논의가 본격화됐다. 2015년 도청사 철거를 시작으로 감영 복원이 시작됐고, 1단계 사업을 완료하고 2020년 10월 문을 열었다. 전라감영 복원 의미전주 구도심을 전통문화관광의 중심지로서 되살린다는 의미로 전라감영 복원의 중요성은 대두돼왔다. 1970년대 이후 도시화가 가속화되고 2005년 전북도청사가 외곽으로 이전되면서 감영터는 전주의 구도심으로 머무르게 됐다. 하지만 이 터가 조선왕조 500년간 호남의 행정과 군사의 중심이었고 근대화 과정에서도 100여 년간 전라북도 행정의 중심지라는 점에서 역사성을 보전해야 한다는 논의가 계속됐다. 게다가 이곳은 동학농민혁명으로 호남일대에서 봉기한 농민군이 전라감영을 점령하고, 전라도 일대의 폐정개혁을 담당하는 집강소 설치와 함께 개혁의 중심기구로서 대도소를 설치한 장소이기도 하다. 전라감영 둘러보기조선시대의 전라도는 전북·전남·제주까지 포함한 지역이었는데, 당시 전라감영은 전라도를 총괄하는 지방통치관서로서 조선왕조 500여 년 내내 전주에 자리했다. 현재 볼 수 있는 모습은 2019년 완료된 전라감영 복원 1단계 사업의 결과물이다. 2020년 10월 개관한 전라감영은 오전 9시에서 오후 9시까지 연중무휴로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 입구에는 전라도가 우리나라에서 어떤 지역이었는지 보여주는 비석이 서있다. '약무호남(若無湖南) 시무국가(是無國家)'. 이순신 장군은 한산도로 진을 옮긴 후 임금께 올리는 장계에 이 말을 썼다. ‘전라도는 나라의 울타리이므로 전라도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말이다. 내삼문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멋진 팔작지붕의 선화당이 정면으로 보인다. 전라감사는 이곳을 집무실로 삼아 행정·사법·군사의 업무를 수행했다. ‘선화당’이란 ‘왕명을 받들어 교화를 펼친다’는 뜻으로, 이곳이 전라감영의 심장이자 조정의 파견 사무소임을 증명한다. 선화당 앞 섬돌 아래 동편에 가석이 있고 서편에는 폐석이 세워져 있다. 가석은 죄인들에게 잘못을 뉘우치게 하는 표석이고 폐석은 백성들이 억울함을 호소할 수 있는 신문고 역할을 했다. 선화당 동쪽에는 관찰사가 민정과 풍속을 살피던 누각인 '관풍각'이 있고, 북쪽에는 관찰사 휴식공간인 '연신당'이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조선시대 관찰사가 도정을 수행하던 장소인 '선화당'을 중심으로 지어진 수십채의 건물은 조선의 통치 시스템을 한눈에 보여준다. 역사문화 체험의 장 지난해 전라감영에서는 조선시대 호남의 수부를 관리했던 전라감사를 캐릭터화해 다양한 역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세대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역사이야기를 들려주는 '관찰사 해설 투어', 역사 교육 놀이 콘텐츠를 즐기는 '전라감사배 전통놀이 한판', 조선시대 화가를 뽑는 취재시험을 기반으로 한 그림·속담 맞추기 등이다. 특히, 10월에는 '전주페스타 2023'의 일환으로 전라감영 일원에서 '전주 문화재야행'의 주요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기존 경기전과 한옥마을에 국한된 장소를 확장시킨 것인데, 이를 통해 전국에서 모인 야행객이 전라감영 일대에서 전주의 역사자산과 문화유산을 향유하며 가을밤 운치를 향유했다. 전라관찰사와 사관으로 분장한 배우들이 전라감영을 배경으로 시민들과 만나 전주의 역사를 설명하거나 전통놀이를 함께 즐겼다. 지난해 하반기 전라감영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운영된 '전라감사의 하루'는 전라감사의 하루를 주제로 한 재현행사로 시민들이 일상속에서 조선시대의 풍류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올해는 4월부터 '호남제일성, 전라감영 역사의 울림'을 주제로 전라감영을 활용한 역사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전주 구도심·전통문화 활성화전라도 문화 발전의 중심지였던 전라감영. 조선 전기로부터 전주한지의 생산력에 힘입어 완판본 전적을 간행하고 조선의 인쇄문화 발전에 기여한 곳이다. 특히 지소와 인청의 존재는 전라감영의 특징적인 요소로 꼽힌다. 인쇄술의 발전과 완판본의 간행을 비롯해 조선후기 다양한 완판본 소설과 가사류의 간행은 판소리를 보급하고 민중의식을 성장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선자청을 두어 감영에서 부채를 제조함으로써 전주 합죽선을 비롯한 부재 제조기술의 발전을 이끌었다. 이처럼 전라도 전통문화의 중심이자 민중의식의 성장을 이끌었던 전라감영이 오늘날 전주 구도심 개발과 전통문화 관광 활성화라는 새로운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라감영 야경 즐기며 달밤산책, 회화나무도 잊지마세요전라감영은 '야경 맛집'으로 통하는데, 전주에서 저녁에 산책하기 좋은 곳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루 해가 저물고 감영 담벼락을 따라 걸으면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과 함께 운치있는 한옥의 멋이 환영인사를 건넨다. 한옥마을과도 가까워 걸어서 가볍게 다녀오기 좋은데, 근처의 음식점과 카페에 앉아 '전라감영뷰'를 즐길 수도 있다. 낮과 밤, 전라감영이 보여주는 다른 분위기가 궁금히다면 오후 9시에 문 닫는 시간을 고려해 다녀와보면 좋겠다. 밤에도 아름다운 한옥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남기는 것도 추천한다. 그냥 지나치기엔 아쉬운 명물도 있다. 전라감영 선화당에 가면 오랜 시간 한 자리를 지키고 서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회화나무는 전라감영이 생긴 이래 지금까지 현존해있는 유일한 흔적이다. 수령이 250년 된 이 나무는 전라감영의 역사와 함께해온 덕분에 복원 과정에서 선화당의 위치를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줬다. 1982년에는 보호수로 지정돼 꾸준히 관리받고 있다. '선비나무', '학자수'라고 불리며 좋은 기운을 불러다주는 것으로 알려진 회화나무. 전라감영에 가면 긴 세월을 이겨낸 회화나무를 잊지말고 찾아보면 어떨까. 전라감영 해설을 듣고 싶다면 한옥마을 관광안내소(전화 063-284-1126)에 문의하면 된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 오후 4시에 가능하다. 전라감영 해설투어는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내삼문, 선화당, 내아 행랑채, 내아, 연신당, 관풍각을 순서대로 둘러보는 코스다. 20명 미만 개인은 별도 예약 없이 해설 시작시간에 맞춰 전라감영 정문으로 오면 된다.

  • 기획
  • 김태경
  • 2024.02.07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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