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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공감 2020 시민기자가 뛴다] 서점의 이유, 지역의 이유2

책방에 혹시 확진자가 다녀가면, 책은 모조리 소각장이죠. 코로나가 정점을 찍고 있을 때, 한 책방 대표가 말했다. 일순간 분위기는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가 됐다. 나는 우리 책방에 있는 책이 모두 소각장으로 끌려가 불에 타오르는 장면을 떠올렸다. 말도 안 돼. 그런 불안감을 안고 석 달을 보냈다. 기적적으로 코로나 불길이 잦아들었다. 모두가 애쓴 덕분이었다. 휴업하던 책방은 다시 문을 열고, 손님도 서서히 책방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코로나가 휩쓸고 간 화마는 아직 검게 남았다. 아니 다시 시작될지도 모르겠다. 과거 셀 수 없이 많던 동네 책방이 마치 전염병에 걸린 듯 한꺼번에 사라지고 만 것처럼, 버티고 버티던 책방들도 하나 둘 우리 눈앞에서 떠나버린 것처럼. 서점이 사라지자 독자도 사라지고, 독자가 사라지자 출판사가 사라진 것처럼. 책으로 풍성했던 생태계를 잃자 독서인구가 나락으로 떨어지고 작가들이 가난해진 것처럼. 책방과 상생하는 도시의 노력은 이제 더는 왜?라는 질문 앞에 제자리걸음을 해선 안 된다. 책방을 위한 도시의 노력은 책방을 위한 것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라져가는 문화를 지켜내기 위해서, 돈으로 살 수 없는 지적자본의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서, 동네와 골목에 사람이 넘쳐날 수 있는 이유를 복원하기 위해서, 자라나는 아이들과 어른들의 마음건강을 잃지 않기 위해서. 지켜나가야 할 최소한의 잠금장치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워진 문화거점 책방들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각 지자체들이 힘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책방이 가장 많은 서울시는 어떤 방책을 내놨을까. 시는 소규모 동네책방 120개소에 긴급 운영비를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예산을 먼저 풀었다. 온라인 프로그램 기획운영비, 장소사용료 등을 총 100만원 내외로 지원하고, 자체적으로 온라인 프로그램 기획운영이 어려운 동네서점에는 영상 촬영과 서울도서관 유튜브SNS 채널을 통한 온라인 업로드를 돕기로 했다. 이어 헌책방 12개소에는 올해 개최 예정인 책 시장과 연계해 시가 헌책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지원한다. 5월 중으로 16개 헌책방에서 각 100만 원 내외의 헌책(총 2000~3000여 권)을 우선 구매하고, 헌책을 활용해 큐레이션 전시, 헌책 블라인드 북숍 등을 진행한다. 북큐레이션이란 특정 주제에 맞게 책을 선별해 보여주는 방법을 말한다. 이렇듯 같은 100만원이지만 기획 역량이 있는 동네책방에는 온라인 프로그램 운영비를 지원하고, 헌책이 쌓여 소비가 시급한 헌책방엔 직접구매로 숨통을 열어주는 것이 이번 서울시 지역 서점 지원의 특징이다. 여기에 카카오와 랜선 북클럽 운영을 제시한 점도 퍽 흥미롭다. 책방지기가 북클럽장이 되어 지금 함께 읽으면 좋을 책 1권을 선정하고 프로젝트를 개설하는 형식인데 멤버들은 매일 약속된 페이지만큼 읽고 인증하면 된다. 이를 운영하는 책방에게는 50만원을 지원한다. 주로 책방에서만 손님을 만나던 동네책방 주인들은 온라인 프로그램 기획이라는 새 길을 통해 만나지 않고도 만나는 방식을 모색하며 책방 홍보의 새 장을 열고, 헌책방 주인들은 책 시장이라는 오프라인 무대에 나가 큐레이션 전시 등 새 영역에 다가서며 오래된 책의 가치를 알릴 수 있어 새삼 의미 있다. 100만원 지원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내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서울시 도서관의 계획은 동네서점과 헌책방의 문화거점으로서 역할을 인정하며, 어려운 시기일수록 새 실험과 방식으로 함께 돌파해보자는 잔잔한 응원이 깔려 있는 듯하다. 도내 300개 인증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1곳당 최대 36만원의 도서 택배비를 지원하는 경기도의 깜짝 기획도 반갑다. 택배비 지원은 경기도의 착한소비 운동에서 나온 목록 중 하나로, 사회적 거리두기로 책방에 방문하기 힘든 시기인만큼 손님들이 책을 주문하면 택배로 보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만들었다. 지역서점의 생태계를 꿰뚫어보고 함께 고민하는 경기도의 아이디어가 핀셋처럼 뾰족하다. 코로나19 지역 서점 지원 정책에 관계없이 꾸준히 분발하고 있는 경남 김해시의 오름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김해시는 동네책방 활성화를 위해 올해 6억600만원을 투입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의 동네책방 도서 구입비 예산은 6억 원으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나 문화 프로그램 지원 예산은 예년 평균 300만원에서 600만원으로 2배 늘었다. 서점과 동아리를 이어주는 독서동아리 공간나눔 사업, 서점에서 작가와 시민들이 만나는 작가와 서점 나들이 프로그램, 지역서점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2020년 동네책방 지도도 눈에 띈다. 작가와 서점 나들이 프로그램의 경우,?초기엔 작가 섭외부터 참가자 모집까지 시에서 일괄 추진하고 서점에서는 장소만 제공했다고 한다. 하지만 행사 역량이 있는 복합문화형 서점이 점점 늘어나 작년부터는 시에서 강사료 지급과 포스터 제작 등 행정적인 지원만 하고 작가 섭외, 참가자 모집 등 행사 전반은 서점에서 전담해 진행한다. 민과 관의 역할 분담을 통해 민간의 역량을 강화하는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주시 도서관도 전주 책방과 서점의 생존을 돕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주시 인증 지역서점을 대상으로 올 한해 10% 할인가가 아닌 100% 정가로 도서를 납품 받고 있다. 이어 동네책방에서 산다, 동네책방이 산다를 주제로 전주 책방과 협업해 특색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며 곧 있을 도서관 개관에 맞춘 행사도 함께 준비 중이다. 전주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선 전주 책방과 함께하는 코로나 극복기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전주 책방 10곳에서 2만원 이상 선결제(책 구입)하고 SNS에 인증샷을 공유한 뒤 2명 이상을 지목하는 릴레이 캠페인으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책방에 응원을 실어주기 위해 전주지속협이 기획했다. 캠페인은 몸은 멀리, 책은 가까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달고 5월 31일까지 진행된다. 한 사람의 힘이 두 사람으로, 열 명으로, 백 명으로 이어지는 릴레이의 힘, 어려울 때일수록 더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전주 책방 10곳이 뭉쳐 탄생한 전주책방네트워크는 5월 1일 발대식을 갖고 공식 활동에 나섰다. 독특한 개성을 가진 다양한 책방의 존재감을 더해 전주를 모두가 부러워하는 책의 도시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다각적인 교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전주책방네트워크 이지선 회장은 전주책방네트워크는 지역 사회를 바탕으로 책 문화를 만들어가는 책방들의 연합이라며 각 책방만의 개성 있는 (북)큐레이션으로 시민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며, 다양한 문화 활동과 독서 운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코로나 시대, 생존하는 책방과 실천하는 도시의 협업이 어느 때보다 고맙고 의미 있는 지금, 환기만큼 온기가 필요할 때다. /임주아 시인물결서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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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3 17:08

[참여&소통 2020 시민기자가 뛴다] 이집트의 문화와 법률 이야기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몸과 마음이 병들어 가던 지난해 10월. 훌쩍 한국을 떠나 이집트를 경험하고 돌아왔습니다. 이집트의 문화사회역사법률 등을 살펴봤습니다. CHAPTER 1. CAIRO-스모그, 피라미드, 스핑크스 그리고 스모그... 첫 번째 국가는 아프리카 대륙의 북동쪽에 위치해 있고 고대에 찬란한 문명의 중심지였던 이집트입니다. 이집트는 고대에는 파라오가 지배하는 국가였지만 중세에는 로마 및 이슬람의 지배를 받아 기독교 및 이슬람교의 영향을 받았고, 근대에는 서구 열강의 식민지 지배로 인하여 서양 특히 프랑스의 법과 제도를 받아들이게 됨에 따라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특수성과 근대법 사상과 제도가 섞여 있는 특이한 국가입니다. 대한민국을 출발한 후 환승시간까지 포함해서 거의 20시간의 비행 후 도착한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에는 엄청난 교통체증, 무단횡단 인파, 엄청난 스모그가 존재하였습니다. 실제로 카이로에서 머무르는 5일동안 이집트의 주말인 금, 토일을 제외한 요일에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로 인한 새까만 하늘과 그로 인해 물색이 어두워 보이는 나일강밖에 보지 못했습니다. 이집트의 경제난이 심해지면서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서 저소득층의 경우에는 하루에 1$로 생계를 유지해야 하고 일자리도 찾기 어려워 대부분의 사람들은 농사를 짓거나 관광지 근처에서 관광 기념품 또는 물을 팔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스모그를 헤치면서 도착한 유명 관광지 기자에는 거대한 쿠푸왕의 피라미드와 금방이라도 퀴즈를 낼 것 같은 스핑크스가 있었고 낙타를 타라고 강매하는 호객꾼들도 있었습니다. 사복 경찰뿐만 아니라 장갑차, 실탄을 소유한 제복 경찰들이 관광지마다 출입하는 관광객들의 수, 국가, 소지품 검사 등을 철저히 하기 때문에 치안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CHAPTER 2. LUXOR-잃어버린 신들의 왕국 이집트의 수도 카이로를 떠나 예전에 상이집트로 불렸던 룩소르로 이동을 했습니다. 비교적 개방된 이슬람 국가인 이집트는 수도인 카이로에서는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을 많이 볼 수 있었으며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제한된 식당에서는 이집트에서 생산하는 맥주도 마실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방으로 올수록 거의 모든 여성이 히잡을 쓰고 있었고 전신을 감싸고 얼굴만 내놓는 검정색 옷인 차도르를 입은 여성들도 많이 볼 수 있었으며 술의 경우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의 경우 손으로 만져서도 안되기 때문에 기독교를 믿는 이집트인이 운영하는 술을 취급하는 가게에서만 매우 한정적으로 술을 구매 할 수 있었습니다. 룩소르는 과거 이집트 왕국 시대에 테베라 불린 도시로 투탕카멘의 무덤이 위치한 왕가의 계곡을 비롯하여 하트셉트 신전 등 수많은 유적이 있는 도시였습니다. CHAPTER 3. ASWAN-우연히 마주친 이집트 법원 다시 룩소르를 떠나 아스완으로 이동했습니다. 아스완은 이집트 최남단에 위치해 있어서 접근하기 힘들지만 람세스 2세의 아부심벨 신전이 있어서 그 곳을 방문하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곳입니다. 아부심벨은 아스완에서 편도 4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어서 보통 아스완에서 새벽 3시정도에 출발합니다. 저도 새벽 3시에 관광버스에 승차 후 본 창밖에는 신전처럼 생긴 이집트 법원이 있었습니다. 갑자기 이집트의 사법체계는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궁금하여 현지인과 이야기를 해 본 결과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도 다른점도 있었습니다. 크게 다른 점은 2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로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 3권이 독립해 있는 우리나라와 달리 이집트는 법원이 별도의 사법부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검찰과 함께 법무부 내의 한 조직으로 존재하며 모든 민사, 상사, 형사 및 개인적 지위와 관련된 모든 사건을 담당하는 일반법원과 공법적 문제들을 다루는 행정법원으로 나누어져 있다는 점입니다. 1심법원은 우리 나라의 경우와 같이 한 명의 판사가 재판을 담당하는 단독사건과 같은 개념인 단독 간이법원(one-judge summary court)과 1차법원(the primary court)으로 나뉘어지는데 1차법원은 단독간이법원의 항소심과 중범죄의 1심을 담당하며 우리나라의 합의부 재판부처럼 3명의 판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중간단계의 법원으로서 사실심리의 최종단계인 항소법원(the court of appeal)과 우리나라의 대법원에 해당하는 법률적 오류만을 다루는 파기법원(the court of cassation)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판사의 나이 제한이 존재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는 경력법관제도를 통해 판사를 임용하고 있기 때문에 판사의 나이 제한은 존재하지 아니하지만 이집트의 경우 1심 법원의 판사는 30세 이상, 2심 법원의 판사는 38세, 대법원의 판사는 43세 이상이어야 하는 등 엄격한 법관의 자격이 요구됩니다. (이집트의 형사절차상 검찰 기능 및 인권보호제도 연구-오창섭). CHAPTER 4. ABU SIMBEL-아아 위대한 아부심벨이여 이집트와 우리나라의 사법체계 중 같은점과 다른점을 이야기 하며 끝없는 사막을 달리고 달려 드디어 아부심벨에 도착하였습니다. 아부심벨 사원은 고대 이집트 19왕조의 파라오 람세스 2세가 건설한 신전으로 약 3,000년전에 세워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하여 죽기 전에 한번은 꼭 봐야 할 건축물입니다. 원래 아부심벨 신전은 현재의 위치보다 70m 아래에 위치해 있었는데 아스완 댐 공사로 인해 수몰될 위기에 처하자 1968년부터 1972년 사이에 신전을 1만 6천여개로 조각 내 분할 한 뒤 현재의 위치에서 재조립 된 후 현재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CHAPTER 5 SHARM EL SHEIKH- 안녕 홍해바다, 잘있어 이집트 사막을 뒤로 하고 이집트 여행은 아름다운 홍해 바다가 있는 샴엘셰이크에서 마무리 하기로 하였습니다. 푸른 홍해바다 사진을 끝으로 이집트 여행기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법무법인 수인 강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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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2 16:48

[뚜벅뚜벅 전북여행] 옥정호 물안개길 드라이브, "코로나19로 갑갑했던 몸과 마음을 힐링해요"

코로나19 사회적거리두기로 제한되었던 축제, 여행에 아쉬운 봄입니다. 5월 사회적거리두기에서 생활속거리두기로 완화되었습니다. 그동안 갑갑했던 집콕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을 힐링할수 있는 전주 인근 드라이브 스루 코스 어떠세요? 생활속거리두기 지침 잘 지키며 자동차 드라이브로 지친 몸과 마음에 잠시 휴식을 주세요. 마스크 필수 착용하고 두 팔 간격 거리 두며 가슴 활짝 자연을 느껴볼까요~ 전주 인근 임실 옥정호 물안개 길을 한국의 아름다운 100선에 한곳으로 임실 옥정호에서 국사봉 붕어섬까지 12km 이상 자동차 드라이브 스루 코스로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곳입니다. 봄날 물안개길 양쪽으로 벚꽃이 팝콘 마냥 활짝 필 때면 그저 드라이브로 힐링 그 자체입니다. 청정 지역 옥정호 호수를 바라보며 물안개길 중간 팔각정자 쉼터와 전망대가 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최적인 것 같습니다. 물안개길 중간쯤 국사봉 쉼터에 도착하면 지나칠 수 없는 전망대를 꼭 올라가 보세요. 국사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옥정호 물안개 길이 펼쳐지고 옥정호 호수 안에 붕어섬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국사봉 1전망대, 2전망대 오르는 산책로는 모두 데크로 되어 있어 천천히 올라가기 편합니다. 파릇파릇 소나무 사이로 봄꽃도 바람따라 반겨주며 전망대를 오릅니다. 국사봉 마지막 외앗날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신비로운 청정 호수 옥정호 붕어섬. 확 트인 풍경이 저절로 감탄사가 나옵니다. 이곳은 사진 출사지 명소로 잘 알려진 붕어섬입니다. 새벽녘 물안개 피어오르는 모습을 멋진 작품으로 담기 위해 전국에서 찾아오기도 합니다. 아름다운 옥정호 물안개 길의 자연경관이 마음 가득 채워지며 자연 에너지가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국사봉전망대 전북 임실군 운암면 국사봉로624 국사봉 휴게소 하얀 꽃잎이 조밀 붙어 있는 조팝나무꽃 일명 싸리꽃이라고도 합니다. 산책로 양쪽으로 하이얀 조팝나무꽃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인근에 있는 조팝나무 길은 인근 주민들의 산책로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조팝나무 길은 중인리에서 천변 둑길까지 걷기 좋은 코스로 이어져 있습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저녁 산책으로 이 길을 걷는 분들이 많습니다. 집 가까운 공원이나 산책로에서 갑갑했던 일상을 툴툴 털어보세요/ 조팝나무길 전주시 완산구 중인동 227-13 전주에서 많이 알려진 금산사 드라이브 코스는 초록의 산새와 강바람 시원한 금평저수지 산책로가 있습니다. 김제 금평저수지는 농어촌용수로 사용되고 있는 저수지입니다. 저수지 둘레따라 산책로 데크가 조성되어 있고 잔잔한 물결에 마음 까지 평온해집니다. 금평저수지 산책로가 잘 되어 있고 나무 향이 좋은 산책로 제대로 힐링할 수 있는 코스입니다. 시원한 강바람에 마음이 확 트이고 눈 앞에 펼쳐진 산과 호수 잔물결에 마음 까지 차분해집니다. 금평저수지 산책로 데크 따라 40분 정도 걷다 보면 삼림욕이 되고 공기 좋은 생태공원에 다녀온 듯합니다. 호수와 소나무가 있는 산의 경계선따라 걸을 때는 소나무 향이 일상에서 쌓인 피로를 풀어주는 것 같습니다. 자연의 향기가 갑갑했던 일상을 정화해줍니다. 산책하며 금평저수지 한없이 바라보고 있어도 좋겠죠. 중간중간 쉼터가 있어 여유 있게 산책할 수 있어요. 전주 인근에 드라이브하기 좋은 곳 산책하기 좋은 곳 금평저수지에서 자연과 함께 힐링하세요. 자동차 드라이브스루 코스로 일상의 답답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 생활속 거리두기 지침 지키며 코로나19에 지치지 말고 우리 함께 힘내봅시다. /글사진=이임순(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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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11 17:15

취임 한 달 맞은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이승수 회장 "대중이 영화치료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 가장 중요"

전주 출신 이승수 전북영상영화치료학회장이 제6대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장에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았다. 국내 영상영화치료 분야에서 유일한 공식 단체로, 영화제 기획 평론학회 연구전문가 양성 등에서 전국적인 권위와 위상을 떨치고 있다. 그간 서울 출신 회장들이 주도하던 학회에서 드물게 지역 출신이 회장에 추대되면서 주목도 받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한 그는 지역 영화자산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이 회장으로부터 취임 후 활동 계획과 지역 연계 발전 방안 등을 들어봤다.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제6대 회장에 취임하셨습니다. 전북 최초인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책임감에 부담이 큽니다만 한편 즐겁습니다. 좋아하는 일이니까요. 회원들과 함께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취임 후 한달간 업무 인수하고, 임원 구성하고, 조직정비 하는 등 바쁘게 지냈습니다. -영상영화치료가 생소한 전북도민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영상영화치료란 상담, 심리치료, 교육에 영화 및 영상매체를 활용하는 모든 방법을 지칭합니다. 영상매체가 인간 내면의 특수한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이를 상담과 교육에 적용하여 효과를 촉진시키는 기법인데요. 1990년대 미국에서 노인 사회복지 차원의 교육에서 발전하기 시작했고, 우리나라에는 2004년 도입됐습니다. 2008년에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가 설립됐고, 현재까지 이 분야에서 유일한 독보적인 단체입니다. 단순한 연구자 모임에서 나아가 전국적으로 전문가와 실무자를 배출하고 저변화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을 맡으며 학회 내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계셨지요. 2014년부터 전북지부장으로 일했어요. 지부장 6년 여 동안 영화치료라는 생소한 콘텐츠를 전북 일원에 보급하는데 주력했습니다. 크게 기억에 남는 일은 전주국제영화제와 연계해 유명감독 초청 영화마당, 학술대회, 전북 일원의 문화탐방 등의 행사를 매년 실시한 것입니다. 이준익, 황동혁, 장준환, 윤가은 등 유명감독과 함께했고요. 매년 전국 회원 100여명이 참여했어요. 무주산골영화제에서는 4년 동안 관객과의 대화를 했는데요. 상담 형식으로 진행해서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 학회에 영상영화심리상담사라는 자격제도가 있는데, 전북에서 자격자를 100여 명 양성했습니다. 이분들이 현재 학교, 사회복지, 상담센터, 문화센터 등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전주국제영화제는 학회에서 매우 소중한 콘텐츠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영화 자산 덕분에 수도권 중심 전국 학회에서 지역 출신 회장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북 영화자산과 연계해 학회가 발전하기에 좋은 토대인 것이죠. 전주국제영화제의 기치가 독립, 대안입니다. 이게 무엇에 대한 대안인가 살피면 상업성, 오락성에 대한 대안입니다. 인간을 탐구하고 예술성을 지향하죠. 영상영화치료에 접목하고 깊이 연구할 수 있는 영화자원이 아주 풍부합니다. 학회 소속 치유교육연구상담사 수백여 명이 매년 열광하며 전주영화제를 찾습니다. 영화제의 영향인지 도민들의 영화에 대한 관심, 흥미, 의식수준, 치유수준이 높아요. 학회에서 전북 회원들의 비율도 상당하죠. 그래서 학회도 매년 전주국제영화제와 시즌에 맞춰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활동을 하면서 의미 있거나 기억에 남는 활동 또는 일화가 있을까요. 영화의 재미있는 요소를 활용하여 많은 사람을 위로한 게 기억에 남아요. 서부보훈지청 소속 국가유공자 어르신들이 영화 <국제시장>을 보면서 자신의 삶을 반추하던 때, 광역센터의 치매 어르신들이 영화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보면서 울고 웃던 때, 중학생들이 영화 <빌리엘리어트>를 보면서 자기의 비전에 대하여 말할 때 좋았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센터에서 2014년부터 지금까지 매월 1회 힐링 시네토크를 하고 있는데요. 한 편의 영화를 같이 보고 나눔을 하는 자리입니다. 매월 30여 명이 참여하고 있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전북일보와의 인연도 깊습니다. 2014년~2017년 사이에 힐링시네마 에세이연재, 문화마주보기연재,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리뷰 등 80여 회 기고를 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관객과의 대화도 3년 여 했는데요. 많은 질문을 받았고, 답변에서는 통찰과 의식화를 강조했습니다. 현상을 또 사물을 항상 새롭게 보고, 재구조화 하라는 뜻이었죠. 출향 인사들이 신문을 보고 책을 보내달라고 할 때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회장님의 영상영화치료 입문 계기가 궁금해집니다. 2004년에 위암수술을 받았습니다. 진단 받으면 죽음을 먼저 생각하는 때였죠. 자신에게 너무 가혹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먼저 제 마음을 치료하기로 했어요. 운명처럼 영화치료가 앞에 나타났죠. 영화치료를 국내에 도입한 심영섭 박사를 만났고, 사사하면서 학교에서 전공수업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영화를 많이 봤어요. 입문하고 2천 여 편 본 것 같아요. -출범 12주년을 맞은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가 그간 전국적인 명성을 쌓아왔다면 이제는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수장으로서 책임감도 막중할 것 같습니다. 대중이 영화치료를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영화를 보며 감동하고, 정서적 통찰을 하지요. 그러나 영화 보는 순간이 지나가면 대개 그것으로 끝입니다. 내가 그 대목에서 왜 울고, 웃었는지, 벅찬 감동을 느낀 연유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합니다. 영화에는 동일시, 투사, 공감, 모방, 주인공을 이상화 하는 등의 심리 치유 기제가 있거든요. 핍진성(逼眞性)을 강조해야죠. 다음은 영상매체가 오락 수단에 그치지 않고, 치유의 수단으로 쓰일 수 있도록 장치를 만들 생각입니다. 전 국민이 손안에 영화관을 하나씩 지니고 있지 않습니까. 좋은 재료입니다. 또 영화를 교육의 도구로 활용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임기 내 최종 목표가 무엇입니까. 첫째, 학회의 법인화로 보다 폭넓은 활동을 할 계획입니다. 둘째, 영화치료 콘텐츠를 다양화 하는 일입니다. 영화보고 해석하고, 해설하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지요. 영화치료는 방향이 많이 다릅니다. 영화의 미학보다는 영화가 얼마나 우리 삶의 고통과 공명하는지 찾아내어 필요한 분들과 상호작용 할 것입니다. 정체성을 확고히 해야겠죠. 셋째, 영화치료를 수행하는 우수한 자격자를 많이 배출하겠습니다. -올해 구체적인 학회 계획도 말씀해주시죠. 영화 만들기 치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영화 만드는 과정에서 치유 효과가 배가되니까요. 가족, 비전, 자서전, 사랑 등 생애주기에 맞춰 프로그램을 만들 것입니다. 또 문화나 상담에서 소외된 시골 마을회관을 순회하면서 어르신들의 마음을 보듬어드리겠습니다. 지자체, 정신건강증진센터 등 관련 기관, 단체와 협조해 진행할 일입니다. 도서관, 문화센터 등 교양 프로그램에서도 활발히 만날 예정입니다. -도민들에게 영상영화 치료에 관해 한 말씀해 주신다면요. 마음 아플 때, 외로울 때, 친구가 필요할 때 영화를 보십시오. 살면서 고통이 들어오는데. 내보낼 통로를 찾아야 합니다. 영화를 도구로 써보세요. 숨구멍 역할을 할 것입니다. 영화를 잘 골라야 하는데요. 학회로 질문하시면 성심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이승수 회장은 전북 1호 영상영화심리상담사도내 저변화 앞장서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의 이승수 회장은 전북지역에 영상영화치료를 전파하고 확산에 앞장선 도입자다. 영화치료를 국내에 도입한 심영섭 박사를 사사했고, 전북 출신 최초로 영화영상심리상담사를 취득했다. 2014년부터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 전북지부장을 맡아 생소한 콘텐츠를 전북에 알리기 위해 힘썼고 영화감독 초청 대화, 학술대회, 상담사 양성 등을 진행했다. 전북대학교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명지대학교사회교육대학원 평생교육학 석사를 마치고 건신대학원대학교 문화예술치료학 박사를 수료한 후 현재 가천대 겸임교수와 한국영상영화치료학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 <울면지는거야>, <영화보고 갈래요>, 공저 <영화치료의 기초(이해와 활용)>, 영화치료 논문 <영화치료의 치료요인과 효과적인 영화선택에 관한 기초연구>를 펴냈다.

  • 기획
  • 김보현
  • 2020.05.10 18:39

[뚜벅뚜벅 전북여행] '요천 100리 숲길'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전거길

어디선가 아침 굴뚝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장작을 태운, 향기로운 냄새가 납니다. 성북동 비둘기는 아침 구공탄 냄새에 향수를 느낀다지만, 장수를 찾은 자전거 꾼에겐 너무 그윽한 향기로 느껴집니다. 이곳은 장수군 번암면 물빛 공원입니다. 전라북도 장수군에 있는 수분령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중요한 분수령(分水嶺)입니다. 이 고개에서 태어난 물이 북쪽으로 흐르면 금강이 되고, 남쪽으로 흐르면 요천이 되어 섬진강으로 흘러들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물의 운명과 이름을 결정짓는 힘 있는 고개입니다. 그 수분령 고개 아래 장수 물빛 공원에 차를 대었습니다. 아름답다는 요천 100리 숲길을 달리기 위해서입니다. 물빛 공원에서 잠시 요천을 건너면 독립운동가인 백용성 선생의 생가인 죽림정사가 있습니다. 잠시 시간을 내어 둘러보았습니다. 선생의 기를 받고 싶었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어떻게 하면 이겨 낼 수 있을지 선생님께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차분한 분위기의 죽림정사를 출발해 요천을 품은 첫 번째 마을은 번암면 소재지입니다. 요천은 번암면 장터 한가운데를 보듬고 지나갑니다. 번암 장날이 아니라 아쉬웠지만 평화로웠습니다. 작고 아담한 시골 마을입니다. 요천의 향기가 좋은 깨끗하고 조용한 시골 마을입니다. 그리고 마을을 빠져나오면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옛 차도를 따라 논곡리 입구까지 갑니다. 번암면 소재지에서 논곡마을 가는 길은 힐링 다큐멘터리에 나올법한 예쁜 길입니다. 휴일이었지만 마을에서 공동으로 못자리를 만드는지 분주한 모습입니다. 청보리도 요천을 따라 맛있게 익어가고 있었습니다. 논곡리 삼거리를 우회전해서 다리 하나를 건너자마자 바로 좌회전하면 원촌 한옥 꽃마을 가는 길입니다. 가는 길 양옆으로 다 자란 청보리밭을 지나게 됩니다. 산들산들 봄바람이 보리밭 사이를 지나는 소리가 기분이 좋습니다. 이 기분 때문인지 이제 더는 아침 바람이 차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구수한 시골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그리고 보리밭이 끝날 무렵 한옥 돌담길이 나오고 돌담길 끝에서 우회전하면 다시 요천을 만날 수 있습니다. 원촌마을에서 우회전한 다음 계속 직진하면 넓은 평지의 공도를 가게 됩니다. 양옆으로 평화로운 하늘 아래 요천을 따라 넓은 들판을 달리게 됩니다. 고속도로 나들목으로 가는 길인데 주말에도 교통량이 별로 없어 위험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나타나는 첫 번째 다리 요천 2교를 지나면 바로 좌회전해서 다리 아래 토끼굴을 통과해서 나오면 비로소 요천 100리 숲길 출발점인 월석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요천 100리 숲길은 남원 땅인 월석교에서 요천대교 까지 약 40km(100리) 길을 강남북을 따라 1코스(32km)와 2코스(38km)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본래 길은 강의 남쪽과 북쪽을 字 형태로 나누어 놓았지만, 이번에는 편의상 강의 남쪽과 북쪽을 차례로 달리게 되었습니다. 월석교를 따라 강의 남쪽으로 난 길을 따라 나란히 달리기 시작하면 우리나라에 이렇게 예쁜 길이 있다니 하는 생각이 듭니다. 숲이 너무 우거지면 하늘이 보이지 않고, 너무 어리면 햇빛이 너무 셀 텐데 이 길은 누가 일부러 자전거 라이딩을 위해 세팅해 놓은 길처럼 모든 조건이 완벽합니다. 차가 다니지 않는 포장도로, 적당히 그늘진 숲길, 중간중간에 자리 잡은 쉼터, 그리고 화룡점정인 요천의 물빛과 물 향기. 모두 완벽합니다. 그 옛날 작은할아버지 자전거 뒤에 타고 친척 집에 다녔던 기억이 생각나는 예쁜 길입니다. 매일 이 길을 라이딩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조용한 경치가 너무 목가적이어서 페달을 밟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이 길을 그냥 지나가야 하니까요. 아름다운 풍경으로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고소바위 공원을 지날 때는 귀 옆을 스치는 바람에서 사과꽃 향기가 나고, 바람이 바뀌면 요천의 향기가 더 그윽하게 느껴집니다. 가끔 트랙터가 지나갈 뿐 라이딩을 방해하는 존재가 하나도 없습니다. 이곳은 자전거 전용도로가 아니므로 바닥에 칠해 놓는 파란색 유도선이 없습니다. 아니 그런 것은 필요 없습니다. 경치 감상하는 데 방해될 뿐입니다. 정말 예쁜 길과 나, 그리고 내 자전거밖에 없는 구간입니다. 물빛이 매우 예쁜 경치 좋은 곳 오두막이 나와 잠시 쉬어 봅니다. 정말 눈이 선해지는 순간입니다. 간혹 들리는 바람 소리와 비행기 소리만 들리다 갑자기 어디선가 개구리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올해 듣는 첫 개구리 소리에 기분이 매우 좋아집니다. 저 멀리서 할머니가 나를 부를 것 같은 정겨운 마을 풍경입니다. 요천교 앞을 지나 요천을 따라 계속 직진하다 보니 저 멀리 남원 시내가 보입니다. 길은 살짝 도시 스러워(?) 지지만 그래도 아직은 한적합니다. 그렇게 십분 정도 가다가 갑자기 길이 없어지는 구간이 나오고, 50m 정도 자전거를 끌고 그 구간을 통과하면 정말 남원 시내 구간이 나옵니다. 자전거를 끌고 올라오면 바로 인도교 앞 산책길 구간이 나옵니다. 이제 도시로 들어섰다는 기분이 확 날 정도로 잘 포장된 길입니다, 전체 구간 중 이 구간의 포장상태가 가장 완벽합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라이딩 하고 싶은 충동이 드는 길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왼쪽을 돌아보면 숨이 멎을 것 같은 지리산 주능선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바람의 향기가 좀 바뀐 것 같았는데 그것은 지리산 산바람이었습니다. 섬진강 자전거길은 길에서 지리산 주능선 스카이라인이 보이지 않는데 이곳 요천 자전거길은 지리산 주능선의 멋진 하늘 금을 보면서 함께 달릴 수 있습니다. 시내 구간으로 들어서자마자 제일 처음 한 일은 자전거길 바로 옆에 있는 편의점에 들러 식수를 보충하는 일이었습니다. 깨끗한 화장실에도 다녀오고, 멋진 꽃길도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관광객들도 많아져서 앞을 잘 보고 달려야 하는 구간입니다. 시내 구간의 가장 큰 특징은 둑길을 달리는 것이 아니라 요천의 수면과 비슷한 높이에 만들어진 길을 달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물 위를 달리는 것 같은 기분입니다. 길가에 꽃이 없었더라면 아마도 물 위를 달리는 것 같은 착각에 충분히 빠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립국악원 옆에는 매우 멋진 금수정(錦水亭)이 보입니다. 옛날 사람들도 이곳에서 바라본 요천 물이 비단같이 느껴진 모양입니다. 정자와 주변 경치와 그 이름이 너무 잘 어울립니다. 정말 시간만 있다면 저 누각 위에 올라 큰대자로 누워 있고 싶었습니다. 시내 구간을 빠져나오면 새로 지어진 큰 아파트 단지를 지나고, 다시 강둑으로 올라와 조용한 길을 달리게 됩니다. 그리고 조금 더 가면 의외의 복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것은 비포장 도로입니다. 다행히 길은 잘 다져져 있어서 바퀴가 빠지거나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마침 타고 간 자전거가 바퀴가 두꺼운 것이라 별 무리 없이 지날 수 있었습니다. 바퀴 얇은 로드용 자전거는 불편할 듯합니다. 하류로 내려갈수록 경치는 다시 멋있어지고 물은 고요히 흘러갑니다. 100리 숲길도 그 옆으로 강물을 따라 조용히 이어집니다. 왼쪽으론 장쾌한 지리산 주능선이 보이고, 강물엔 파란 하늘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정말 콧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리는 편안한 길입니다. 요천대교는 중요한 다리입니다. 섬진강 자전거길과 요천 100리 숲길이 만나는 구간이기 때문입니다. 요천대교를 건너지 않고 계속 직진하면 곡성과 구례를 거쳐 남해안 광양으로 갈 수 있는 길목입니다. 비장한 얼굴의 자전거 꾼들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요천을 즐기는 자전거 꾼들도, 섬진강을 따라 내려오는 라이더들도 이 다리를 건널 때 많은 고민을 합니다. 다리를 건너 계속 갈 것인가. 아니면 금지역 앞에 있는 맛집에 들렀다 갈 것인가 말이죠. 그래서 들러 보았습니다. 요천대교를 건너 논밭 사이를 가로질러 찾아온 곳은 유명한 중국음식점입니다. 이런 시골 동네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중국음식점이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지만, 일단 수저를 들고 국물 한입 떠먹으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한나절 50km를 달려온 보람이 있습니다. 피로가 확 풀리고 기력이 회복되는 느낌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해산물과 채소가 잘 어울리고 정돈된 맛 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요천 물을 배불리 먹고 자란 부추와 시금치의 향이 매우 좋았습니다. 잘 먹고 나서 다시 페달을 밟는데 동네에 염소우리를 보았습니다. 이 염소들도 요천 물을 먹고 자라서인지 그 품새가 참 멋있습니다. 그리고 알았습니다. 양고기를 먹을 때 나는 냄새가 바로 이 냄새였군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살아있는 염소를 본 소감입니다. 이제 금지면을 등지고 요천의 북쪽으로 난 길을 택해 다시 남원 시내를 향해 거슬러 올라가 봅니다. 요천은 여전히 소리 없이 흐르고 있고, 아까와는 달리 요천 건너에 여전히 믿음직한 지리산 주능선이 보입니다, 가는 내내, 보면 볼수록 참 멋있는 하늘금입니다. 금지면에서 남원 시내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포장상태와, 편의시설, 관리상태 모두 만점인 구간입니다. 마치 탱탱한 도토리묵 위를 달리는 느낌의 주행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루 종일 달렸지만, 피로감이 0인 길입니다. 그렇게 한 삼십 분을 지루한 줄 모르고 달렸더니 다시 남원 시내에 이르렀습니다. 광한루 지붕이 보일락 말락 할 때쯤 자전거길에서 나와 공설시장으로 향했습니다. 남원까지 왔는데 장을 보지 않고 그냥 갈 수가 없었습니다. 이것저것 제철 장을 보고 나오는 길에 마지막으로 남원의 명물 칼과 낫을 구했습니다. 남원은 예로부터 가야의 철기 문화가 꽃피운 곳으로 지금도 옛날 방식의 대장간이 있는 곳입니다. 시장을 나와 광한루를 살짝 둘러 보고 다시 자전거길로 들어서니 이제 해가 저물기 시작합니다. 깨끗한 화장실도 들렀더니 기분이 개운해집니다. 그리고 예쁜 시내 길이 이어집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러다가 내 앞에 내 그림자가 나타납니다. 오후가 되니 길 색깔이 변하기 시작합니다. 강물 색도, 강가의 꽃길 색도 변해갑니다. 향기도 변해갑니다. 지리산과 남원이 섞인 저녁 색깔과 향기입니다. 남원 시내에서 빠져나와 번암쪽으로 강을 북쪽을 따라 올라가는 길. 이 구간도 길이 참 정겹습니다. 중간에 경비행장도 나오고 신기한 것도 많이 나옵니다. 마치 남원 장에 들렀다가 장수 집에 가는 할아버지 자전거 뒤에 타고 달리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길은 요천 삼거리 앞에 있는 요천교 까지 이어집니다. 이곳은 요천 라이딩에서 매우 중요한 지점입니다. 초보자라면 다리를 건너 좌회전 하여 강둑길을 따라 올라가는 것이 좋습니다. 다리를 건너지 않으면 공도를 따라 서부지방산림청을 지나는 19번 국도를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에 강의 남쪽을 따라 내려왔기 때문에 이번에는 다리를 건너지 않고 국도를 따라 계속 올라가 봅니다. 길의 포장상태는 매우 양호하고 중간중간 갓길도 넓은 편이라 위험하지는 않습니다. 교통량도 많은 편이 아니라 헬멧과 반사판 등 기본적인 안전장비만 있으면 갈 수 있습니다. 이 길도 경치가 매우 좋은 편이라 중간중간 언덕길이 나오지만, 힘이 부치지는 않습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사실 요천 자전거 라이딩의 장점이자 단점이 심한 오르막이나 내리막이 없이 평평한 길이기 때문에, 다소 지루할 수 있는데, 요천 삼거리부터 이어지는 공도는 오르막과 내리막이 적당히 섞여 있어서 중급자 이상이면 지루하지 않고 신나게 달릴 수 있는 매력적인 길입니다. 공도로 가는 길은 산동면 소재지까지 이어지고 산동교에서 다시 천변 둑길을 따가 가다가 또다시 공도로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번암면과 맞닿은 곳(석동 정류장)에서 다시 월석교로 우회전하면 됩니다. 갓길도 넉넉히 있어 차선만 잘 지키면 위험하지 않습니다. 출발 한지 약 10시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아침에 월석교에서 출발해서 요천대교 까지 왕복 70km를 달렸습니다. 이제 차를 세워둔 장수 물빛 공원까지 가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쯤 되면 엉덩이가 얼얼할 것 같은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매우 좋은 하루 라이딩 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침과 달리 저녁 햇빛은 그 색과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한옥 마을도 보리밭도 대나무숲도 그 색깔과 향기가 달라졌습니다. 아침에 코끝을 간질였던 부뚜막 연기도 다시 납니다. 저녁연기라 그런지 더 따뜻하고 구수하게 느껴집니다. 대나무숲을 지나는 저녁 바람이 더 이상 차갑지 않습니다. 부드럽게 느껴집니다. 이제 꽃도 지고 낮에는 더워지는 계절이 왔습니다. 전염병도 물러가면 많은 사람이 이 길을 달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긴 하루 일정을 마치고 페달을 밟아 아침에 출발했던 장수 물빛 공원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참 많은 자전거길이 있습니다. 매주 주말이면 수많은 라이더들이 그 길과 주변 풍경을 즐기러 갑니다. 요천 자전거길은 남원 시내 구간을 제외하면 주변에 대도시도 없고, 시설 좋은 편의점도 없습니다. 하지만 지리산 산바람과 섬진강 강바람을 동시에 즐길 수 있고, 사람이 붐비지도 않습니다. 지나가는 길목마다 향기가 달라지고 색깔이 달라집니다. 지난주에 다녀왔는데 이번 주에 또 가고 싶습니다. 그 길, 그 풍경 오래오래 남아 있겠죠. 집으로 돌아와 씻고 나왔는데 엉덩이 하나 아프지 않고 개운합니다. 남원 장터에서 사 온 지리산 흑돼지와 미나리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기분이 좋은 하루였습니다. 눈코입 모두 호강한 하루 라이딩 코스입니다. ■ TIP : 요천 100리 숲길 자전거 라이딩 할 때 알아두면 좋은 것들 1. 100리 숲길의 시작은 남원 월석교 ~ 요천대교입니다. 두 끝점 모두 마땅히 주차할 곳이 없습니다. 2. 장수군 번암면의 물빛공원에 주차 공간이 넉넉합니다. 번암면 장터 주변에도 차 댈 곳이 많지만, 장날(2일, 7일)에는 물빛 공원에 차를 대는 것이 좋습니다. 3. 가장 좋은 라이딩 코스는 남원 시내에 숙소를 잡고 ▭字 코스로 라이딩을 하는 방법입니다. 출발지를 기점으로 강남북을 한 바퀴 도는 것입니다. 4. 전체 코스는 1코스와 2코스로 나뉘어져 있는데, 1코스가 자전거 라이딩 하기에 좋습니다. (초보자들은 1코스만 라이딩 하기를 권합니다) 2코스는 부분적으로 비포장 길이 있습니다. 5. 중간에 식수 보급과 화장실 사용은 남원 시내 구간에서 가능합니다. 6. 강의 북쪽으로 달릴 때 월석교 ~ 요천삼거리 구간은 자동차와 함께 달리는 공도 구간이 섞여 있습니다. 안내표지는 없으니 주변을 잘 보고 가야 합니다. 7. 강의 남쪽으로 달릴 때 남원환경사업소 맞은편(남쪽) ~ 요천대교 구간은 군데군데 비포장입니다. MTB 자전거를 타면 재미있지만, 속도를 즐기는 타이어가 얇은 자전거는 조심해야 합니다. 전체적으로 땅은 단단히 다져있어 바퀴가 빠지지는 않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강의 남쪽 길이 더 운치가 있습니다.) 8. 식수와 간식을 넉넉히 챙기세요. 중간에 경치 좋은 곳에 정자와 벤치가 많습니다. 9. 남원 시내 구간에 식당도 많고, 편의점도 많아 중간 보급하기 매우 좋습니다. 10. 요천대교 인근 금지역 입구에 마트가 있어 중간 보급 할 수 있습니다. 반대편 기점인 월석교 인근에는 마트나 편의 시설이 없습니다. /글사진=한형석(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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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8 17:31

[카드뉴스] 쓸쓸한 어버이날

  • 기획
  • 신재용
  • 2020.05.08 15:30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77. 모악산 소나무의 선물, 김제 송순주

소나무는 우리나라 사람이 가장 사랑하는 나무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 보니 애국가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 소나무이다. 최근에는 코로나와 싸우는 의료진과 지친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주기 위해 편곡된 노래에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는 익숙한 노랫말로 등장하며 커다란 위안을 건네주었다. 주변에 흔할 뿐 아니라 쓰임도 많아서 목재 외에 약재와 식재로도 사용되는데, 우리지역에는 모악산이 내어준 소나무로 빚은 완주의 송화백일주(松花百日酒)와 김제의 송순주(松荀酒)가 명주로 알려졌다. 완주의 송화백일주가 소나무의 꽃을 주재료로 사찰에서 즐기던 곡차에서 출발했다면, 김제의 송순주는 소나무의 어린 싹인 새순을 주재료로 집안에서 빚어온 전형적인 가양주이다. 오래전부터 소나무를 원료로 한 술은 다양했지만 이중 특히 송순주와 송화주 송근주 송실주 송엽주 등을 한 데 묶은 술은 오송주라 불리며 선조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 독특한 향과 맛이 탁월한 술은 여러 문구에 등장했으며 제조 방법과 약효를 담은 기록도 많이 남아 있다. 고려 문인 이규보는 『동국이상국집』에 한 잔의 송료(소나무 술)를 마주 앉아 마시며 / 은근한 정 나누면서 눈물 뿌리네라는 시구를 남겼다. 고려 시기 중국에서 건너온 독주를 중화하기 위해 곡주를 섞어 마시면서 소나무를 원료로 한 술도 빚은 것으로 전해지는데, 한때 부안에서 왕실의 재목을 관리하는 직책을 역임하며 소나무에 둘러싸였던 이규보도 그 향과 맛을 즐기며 시구로 남긴 것으로 보인다. 또한, 유배지인 익산 함열에서 조선 음식을 평했던 허균도 『성소부부고』에 송료를 언급했으며, 정약용은 『아언각비』에 송순주는 우리나라의 유명한 술이다라며 아예 송순주를 언급하였고, 송순주의 향에 매료된 조선의 문인 김정은 송순주의 맑고 산뜻한 향을 예찬하며 벽향춘(碧香春)이라는 별칭을 지어 『해동잡록』에 시구를 실었다. 김제 송순주로 알려진 송순주는 김제시 요천동 경주김씨 집안의 특별한 사연과 더불어 제조 방법이 전승된 술이다. 경주김씨 집안에 조선 선조 때 병조정랑까지 지낸 김탁은 평소 위장병과 신경통으로 고생했다. 부인 완산이씨는 힘들어 하는 남편을 위해 여러 방법을 찾던 중 산사의 여승으로부터 소나무 순으로 빚은 송순주가 병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제조법을 배워 남편에게 복용시켰는데 병이 정말 호전되었다. 이후 그 소문은 조정에까지 퍼져 궁중에서도 송순주를 약주로 즐겼다고 전해진다. 그로부터 400여 년이 넘도록 경주김씨 집안에서 이어온 김제 송순주는 15세에 시집와 시어머니와 시할머니로부터 송순주 빚는 비법을 전수받은 배음숙이 며느리인 김복순에게 전해 주었다. 오랜 세월 동안 송순주가 빚어지지 않은 시기는 6.25 전쟁 때뿐이라 전해지며 주세법에 따른 밀주 단속에서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적은 양이라 할지라도 제사용으로 빚었다고 한다. 송순주는 제조 기간이 약 100일 동안 정성을 들여 만드는데 그 절차가 까다롭다. 주재료인 송순의 채취가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에 이른 봄 새로 자란 양질의 송순을 채취하여 시루에 넣어 수증기로 찐 뒤 햇볕에 말려 수분을 제거한 이후에 사용해야만 그 고유의 향과 맛을 지닌 최상의 송순주가 탄생할 수 있다. 모악산 줄기의 청정 소나무와 좋은 물과 옥토인 김제에서 나는 재료들은 최상의 맛을 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밀주를 단속하는 시기에는 이를 피하기 위해 송순주를 빚는 날에는 밤잠을 자지 않고, 한밤중이 되기까지 기다렸다가 대문을 걸어 잠그고 고두밥을 짓고 누룩을 디뎠다. 부엌 바닥에 땅을 파서 술독을 묻고는 장작과 솔잎을 덮어 철저하게 감추는 수고를 감내하며 명맥을 지켰다고 전해진다. 밀주 단속이 사라진 1980년대부터 집안에서 편하게 송순주를 빚자 그 명성이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1983년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가 주최한 민속주 심사에서 지역의 최고 술로 인정을 받으며, 이를 계기로 1987년 4월 지방 무형문화재 제6호로 지정되면서 김복순은 김제 송순주 제조 기능보유자가 되며 한동안 유명세를 탔다. 그런 까닭에 눌제 정재범의 집안에서 내려오는 술을 계승한 박흥선 명인의 함양 송순주는 김제의 송순주의 명성으로 인해 송순주라 하지 않고 함양 솔송주란 이름으로 지어져 경상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대전의 은진송씨 가문의 술은 대전 송순주로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서울은 해를 넘긴 송순인 송절을 사용한 서울 송절주를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였다. 그러나 아쉽게도 명성이 자자한 원조 송순주 격인 김제 송순주는 기능 보유자인 김복순의 작고 이후 그 명맥이 사라졌다. 한동안 김제시와 김제문화원에서 관련 포럼을 열며 송순주 보존을 위해 노력했지만, 자손들이 이어가지 못하며 그 흔적만 지역에 짙게 남겨 놓았다. 김제의 경주 김씨 집안에서 김제 송순주가 전승되지 못한 사정이 경제적으로 큰 수익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라 전해지나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모악산의 소나무가 내어준 선물에 귀한 사연이 더해져 다져진 전통주의 맥락이 사그라지는 것이 너무도 안타깝다. 아직도 남아 있는 그 흔적을 후손과 더불어 지역의 자산으로 되찾아내면 좋겠다. 한 모금 머물면 입안에서 감도는 은은한 솔향과 감칠맛이 일품인 김제 송순주가 올곧게 복원되기를 기원하며 그 여정에 힘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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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5.0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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