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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벅뚜벅 전북여행] 온·오프라인으로 즐기는 전주박물관 “코로나 19 시대 변화한 박물관 나들이 풍경”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퍼지고 있음에 따라 지역사회 감염차단을 위해 휴관 중이었던 전주박물관이 6월 말부터 재개관하게 되었습니다. 휴관 중에는 VR체험과 동영상을 활용한 온라인 전시만을 진행했었는데요. 이제는 6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서원, 어진 이를 높이고 선비를 기르다`라는 주제로 오프라인 특별전시가 진행 중입니다. 지금부터 전주박물관을 온오프라인 동시에 즐기는 방법을 소개해주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온라인 전시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주박물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처음 메인 화면에 알림 화면이 뜨게 되는데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박물관 전시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온라인 전시의 형태는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볼 수 있는데요. VR 형태의 전시와 영상으로 즐기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VR 전시는 오로지 오롯한 고을, 완주라는 주제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이 주제는 2019년 6월에 진행되었던 특별전시였는데요. 그 당시에 관람해보지 못했었던 분들은 이번 VR 전시를 통해 똑같이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마우스를 통해 직관적으로 움직이면서 원하는 내용의 전시물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여유롭게 전시 관람하기를 원하시는 분들이라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음으로 동영상 전시는 5개의 주제를 가지고 각각 영상을 보고 간접 체험할 수 있는 형태의 전시입니다. 모든 동영상 전시는 10분을 넘기지 않기 때문에 부담 갖지 않고 가볍게 영상을 보는 기분으로 관람하게 된다면 충분히 유익한 시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온라인 전시를 충분히 즐기셨다면 이제는 오프라민 전시의 매력을 만나볼 시간입니다. 코로나19가 현재도 진행이 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완화가 되고 생활수칙을 지키며 관람을 하게 된다면 박물관 관람을 다시 즐길 수 있으므로 다시 개관을 하게 된 전주박물관은 관람객들을 환영하면서도 철저하게 관리를 하고 있었습니다. 박물관에 입장하기에 앞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 마스크착용을 확인하고 열화상 카메라와 체온계로 체온을 검사함으로써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전주박물관의 입구를 들어가게 되면 소나무가 우거진 전경 속에서 `서원, 어진 이를 높이고 선비를 기르다` 특별전시를 홍보 글들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 꼭 참고해 두셔야 할 점이 `서원, 어진 이를 높이고 선비를 기르다` 특별전시는 본관의 기확전시실이 아닌 어린이박물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본관의 기획전시실은 현재 공사 중이더라고요. 원래 전주박물관의 대다수 특별전시는 기획전시실에서 이뤄졌지만, 이번 특별 전시는 어린이박물관에서 진행한다는 점을 꼭 기억해주세요. 그래도 본관과 어린이박물관은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으니 착각하셨더라도 옆으로 이동해서 찾아가시면 됩니다. 그렇게 어린이 박물관에 입장하게 되면 바로 왼편에서 특별전시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 특별전시의 주제는 서원을 소재로 전시가 진행되는데요. 서원은 우리 현재로 따지면 사립학교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우리도 현지 공립학교가 있고 사립학교가 있듯이 조선시대에도 국립교육기관인 성균관, 사부학당, 향교가 있었다면 사립학교로는 서원이 그 역할을 했었습니다. 서원은 성리학 가치에 부합하는 지식인을 양성했습니다. 국가에서는 이러한 서원이 지역문화의 발전이 된다는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국가에서 주요 서원에 직접 이름을 지어주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사액이라고 합니다. 또한, 서원에서는 지역의 대표 유학자를 스승으로 삼아 제사를 지냈습니다. 게다가 서원은 도서출판, 문화예술과 같은 선비문화의 핵심을 간직한 공간이기도 했습니다. 조선시대의 선비들을 서원에서 역사와 교육, 제향, 건축, 기록유산과 같은 문화유산을 만들어 후대에 전하기 위해 소중하게 보존했습니다. 이러한 선비들이 뜻이 전해져서 2019년 7월 10일 제 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 9곳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였습니다. 이렇게 이번 특별전시를 통해 한국 서원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게 되고 조선시대의 선비 정신을 다시 재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질적인 성공보다. 나눔과 배려를 중시했던 선비들의 모습을 알고 싶다면 이번 전시를 구경하러 오는 것도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글사진 = 이범기(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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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7 16:52

[뚜벅뚜벅 전북여행] 무주 솔다박 체험 휴양마을,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깃든 농촌공감여행“

무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원한 곳으로 여름 휴가 떠나고 싶은데 코로나19로 여행지 선택에 고민이 많으시죠? 우리 가족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여행지가 아닌 사회적 거리를 충분히 두며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농촌 마을로 체험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도시에서 잠시 벗어나 농촌에서 일상적인 자연을 느끼며 그 지역 농산물을 이용한 체험과 먹거리를 즐기며 소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솔다박 체험 휴양마을은 2018년 농식품부에서 으뜸촌으로 선정될 만큼 숙박, 체험, 경관이 뛰어난 곳입니다. 무주 덕유산 I.C와 인접하여 접근성도 뛰어납니다. 숙소 뒤편에는 소나무들이 높이 자라 한결같이 푸름을 선사하는 솔바람 둘레길이 있는데요.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 누구나 편안히 산책할 수 있는 곳으로 솔다박마을의 자랑입니다. 농촌 감성을 맛볼 수 있는 이색 체험프로그램, 손맛 넘치는 건강 먹거리, 자연 정감을 느낄 수 있는 숙소 등 각기 다른 고유한 매력을 가진 전라북도의 우수한 50개의 마을을 선정하여 농촌공감여행을 지원해 드리고 있습니다. 지원기간: 2020년 4월 ~ 11월 (지원 예산 소진 시 마감) 지원혜택: 농촌공감여행 인증마을 방문 시 `체험숙박식사` 이용금액 일부 지원(지원율 최대 50%, 1인당 1만원 지원 등) 지원대상: 4인 이상 누구나(가족, 동호회, 학교, 기업, 어린이집, 각종 단체) 음식, 숙박, 체험 등에서 1등급을 맞아 으뜸촌으로 선정된 무주 솔다박 체험 휴양마을은 숙박시설이 깔끔해 한여름 시원하게 묵어가기 손색이 없는데요. 은은한 편백향이 물씬 풍기는 아늑한 2인실부터 객실 벽면이 황토로 되어 있는 독채는 최대 30명까지 수용이 가능합니다. 밥통, 조리기구, 식기류 등 기본적인 물품은 준비되어 있으니 편히 몸만 오셔도 될 듯합니다. 환경을 생각해 칫솔 등 일회용품은 제공하고 있지 않습니다. 솔다박 체험 휴양마을에서는 천연 솔방울 가습기 만들기, 대나무 부채 만들기, 산머루 와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데요. 모기가 극성을 부리는 여름철에 아이들과 함께 천연 아로마 오일의 향도 맡아보며 고사리 같은 손으로 한 방울씩 정성스럽게 천연 모기 퇴치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500ml 스프레이 용기에 방충 기능이 뛰어난 시트로넬라 9방울, 해충을 쫓는 레몬그라스 9방울, 진드기 퇴치 성분이 뛰어난 시나몬 4방울, 코가 뻥~~~ 비염에도 좋은 유칼립투스 4방울, 가려움 진정에 효과가 있는 라벤더 4방울을 넣고 향수 베이스를 채운 뒤 살살 흔들어 주면 완성됩니다. 무주에는 머루뿐만 아니라 블루베리도 많이 재배하고 있는데요. 안토시아닌, 항산화질, 식이섬유가 많이 함유되어 있어 특히 눈 건강에 좋은 블루베리를 이용해 블루베리청을 아이들과 함께 만들어 보았습니다. 재료는 블루베리(1kg), 설탕(500g), 레몬즙 3~4푼과 정성스런 손길이면 충분합니다. 블루베리청은 잼을 만드는 것이 아니므로 블루베리가 바르르 끓을 때 설탕을 넣은 후 조금 걸쭉하게 될 때까지 저어가며 레몬즙을 넣고 한번 더 끓여주면 완성됩니다. 토스트와 함께 블루베리청을 먹으니 과육이 풍부해 씹는 맛이 좋습니다. 솔다박체험 휴양마을 근처에는 작은 텃밭이 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보물찾기하듯 수박, 호박을 찾는 재미가 쏠쏠한데요. 이곳에서 숙박하시는 분들은 청정지역 무주에서 자라는 상추, 고추 등 신선한 채소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텃밭에서 막 수확한 상추와 삼겹살 한 점에 금세 저녁 식탁은 풍성해집니다. 솔다박마을의 명소인 솔바람 둘레길에 들어서자 솔내음과 어우러진 향긋한 냄새가 물씬 풍깁니다. 마을 주민들이 마을을 둘러싼 소나무 숲을 손수 가꾸어 소나무와 야생화가 어우러진 산책길로 조성하였는데요. 일 년 사계절 언제 찾아와도 한결같은 푸름을 선사합니다. `솔다박` 마을은 행정구역상 죽장마을인데요. 옛날에 많았던 대나무밭을 정리하여 현재는 마을을 중심으로 소나무들이 둘러싸고 있어 `솔다박 마을` 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청정지역 무주에서 가족과 함께 느린 발걸음으로 솔향를 듬뿍 느끼며 솔바람 둘레길을 거닐었는데요. 이 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천천히 걸으며 자연이 주는 여유로움을 만끽하기 좋은 곳입니다. 솔바람 둘레길은 솔다박 체험마을을 찾는 분들이라면 꼭 방문해야 할 필수 코스입니다. 솔바람 둘레길을 따라 가족과 함께 마을길을 거닐었습니다. 블루베리를 수확하던 마을 주민께서 인심 좋게 갓 딴 통통하고 실한 블루베리를 한주먹 주셨는데요. 마음이 더 해져서 그런지 지금까지 먹어 본 블루베리 중 최고였답니다. 솔다박 체험휴양마을에서도 주문을 받아 블루베리 구입도 가능합니다. #무주 특산물을 이용한 착한업소 천마루 전라북도와 무주군에서 인정한 착한가격 모범업소 천마루(중화요리 전문점)는 숙소에서 자동차로 5분 거리인데요. 무주지역특산물인 천마를 이용한 천마면 짜장, 머루소스 탕수육, 큼직한 갈비가 일품인 해물갈비짬뽕이 가격까지 착해서 그 맛을 더합니다. 덕유산 I.C 근처에 있어 접근성도 좋습니다. #시원한 물소리가 일품인 명천마루 카페 솔다박마을에서 자동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자리 잡은 무주 명천마루 카페는 덕유산 자락에서 흘러내리는 수정 같은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기 좋은 곳인데요. 건축가인 사장님께서 손수 카페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날그날 정성스레 반죽하여 만든 와플에 직접 끓인 머루베리청, 싱싱한 과일과 무주에서 재배한 갖가지 베리류를 넣은 머루 베리와플은 입을 즐겁게 해줍니다. 가족과 함께 한여름에 다녀온 무주 여행이 아직도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11월까지 농촌공감여행 비용을 최대 50%까지 선착순으로 지원하니 서두르세요. 코로나19로 여행에서도 거리두기가 필수인 요즘 소박한 인정이 넘치는 농어촌에서 안전한 여름휴가를 즐기시면 어떨까요! /글사진 = 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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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7 16:31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82) 여름날, 바람이 이끄는 군산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제나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보리라. 황동규의 시 『즐거운 편지』 한 구절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의 제목이 될 뻔한 그 시는 당시 박신양 주연의 <편지>가 개봉을 앞둔 탓에 그 여운만을 담고 <8월의 크리스마스>로 제목이 바뀌었다. 그 때문인지 8월이면 문득 그 영화의 배경이 된 군산이 떠오른다. 군산에서 대부분 촬영한 <8월의 크리스마스>는 전주 출신 영화감독 허진호(1963년생)의 데뷔작으로 1998년 개봉하여 흥행한 영화이다. 허진호 감독은 영화 구상단계에서 『즐거운 편지』의 구절과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사를 모티브로 했다가 장례식장에 있던 활짝 웃는 가수 김광석의 영정 사진을 보고는 영감을 받아 시한부 삶을 살아가는 사진사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영화는 여름에서 겨울까지의 이야기로, 주차단속원인 다림(심은하)이가 정원(한석규)이 운영하는 초원사진관 앞에서 한참을 기다렸다고 투덜대면서 첫 만남이 시작된다. 여름의 상큼한 이미지를 풍기는 다림은 생기발랄하고 아름답다. 하지만, 죽음을 앞두고 세상과 이별을 준비하는 시기에 찾아든 사랑을 부여잡지도 못하는 정원은 안타깝다. 마지막 사랑을 하며 더 살게 해 달라고 절규하지 않는 정원은 그대로 그 사랑을 스미듯 그저 사소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서인지 아저씨는 왜 나만 보면 웃어요?라고 당돌하게 말하는 다림의 표정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나는 긴 시간이 필요한 사랑을 하고 있다는 정원이 더욱 가슴 아프다. 영화는 마치 오랜만에 꺼내든 옛날 사진을 바라보는 것처럼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그 영화 속 초원사진관이 있는 신창동 인근은 이제 군산의 명소가 되었다. 하지만, 현재의 초원사진관은 사실 원래부터 사진관도 처음 촬영지로 염두 한 곳도 아니었다. 제작진이 주요 촬영지가 될 사진관을 찾아 전국의 사진관을 다니며 물색하다가 지금은 사라진 월명사진관을 마음에 두고 군산을 촬영지로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월명사진관은 주변이 막혀있어 막상 촬영하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적당한 장소로 차고가 눈에 띄었다. 바로 그 차고지가 지금의 초원사진관이 된 것이다. 부지를 대여하기 위해 주인을 만나 어렵게 설득해 촬영 후 세트장을 없애고 차고로 다시 복원하는 조건으로 세트장인 사진관을 만들었다. 허진호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며 세트장이 만들어지기까지 애로사항이 많았지만, 영화를 찍을 때 주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길을 다 막고 촬영을 해도 지역에서 뭐라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어요. 특히 마지막 씬이 눈이 내린 것으로 해야 해서 소금을 뿌려야 했는데, 그 소금이 처치가 곤란하거든요. 그런데 주민들이 소금을 가져다 김장할 때 쓰기로 하여 뒤처리의 수고를 덜어주었지요. 지금도 그 인심과 촬영하며 먹었던 맛있는 음식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렇게 감독의 기억에도 좋았던 장소는 영화 촬영 후 약속대로 차고로 복원되었다가, 구불길의 한 코스인 탁류길의 이야기 자원으로 발굴되어 2012년 군산시에서 부지를 매입하여 초원사진관으로 재복원한 것이다. 영화 속의 모습 그대로 재현된 초원사진관 앞에는 다림이가 타던 주차단속 차량과 정원의 스쿠터가 세워져 있다. 이제는 군산의 관광명소가 된 초원사진관은 영화 속의 주인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추억을 더 하는 장소가 되었다. 다시 재현된 초원사진관과 인근 8월의 크리스마스라는 이름의 카페를 가본 허진호 감독은 소장한 자료와 영화 소품을 기증하여 초원사진관에 전시해 그곳을 찾은 사람들에게 더 좋은 추억을 선사했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곳이 많은데, 특별한 제목과도 같이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남은 영화는 빛나는 군산의 자산이 되었다. 군산은 8월의 크리스마스 외에도 영화의 흔적이 많은 곳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일제 강점기 개항 이후 외래문화가 어느 지역보다 풍성하게 유입된 곳으로 전북 최초의 극장인 군산좌를 비롯하여 명치좌, 희소관 등이 생겨 성황을 이룬 곳도 군산이었다. 당시 명성과 그 흔적은 관련된 신문의 기사와 광고에서도 발견할 수 있고, 1914년 철도 호남선을 준공하고 기념으로 발행한 『호남선 선로 안내』에도 등장한다. 극장이 있는 도시 군산은 영화제작의 도시로도 이어져 1948년 이만흥 감독의 <끊어진 항로>를 시작으로 장군의 아들, 투캅스 3, 박하사탕, 최종병기 활, 변호인, 신세계, 화려한 휴가, 말죽거리 잔혹사 등 수 많은 영화의 배경이 되었고 이제는 영화의 흔적을 품은 이야기 길로 남았다. 지루한 장마 속에도 8월이 되니 우산을 쓰고 초원사진관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초원사진관 앞에서 영화 주인공인 심은하와 한석규처럼 아련한 느낌을 담은 인증 사진을 SNS로 확장하며 추억의 장을 넓히고 있다. 비록 우리가 기억하는 팔월의 태양아래서 한없이 잇닿은 기다림의 모습은 못보겠지만, 2020년 지루하게 내리는 비도 그칠 것이고, 숨이 턱턱 막히는 팔월의 바람에 비릿했던 이 비바람도 사소한 그리움으로 기억될 것이다. 내 기억속의 무수한 사진들처럼 사랑도 언젠가는 추억으로 그친다던 영화 속 그들처럼 말이다.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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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6 15:24

[문화&공감 2020 시민기자가 뛴다] 서점의 이유, 지역의 이유5

이 시대의 여름나기, 책방에서 보내는 휴가 어때요? 이 시대의 여름, 축제는 없지만 휴가는 있다. 두꺼운 책처럼 막막한 일상을 잠시 접고 떠나고 싶을 때, 조용히 혼자 다정히 둘이 혹은 사이좋게 여럿이 어딘가를 탐색하고 싶을 때, 꼭 가봐야지 찜해뒀던 작고 특별한 공간들 중 빼놓을 수 없는 동네책방이 생각날 때, 수줍은 혹은 수다스러운 책방지기가 기다리고 있는 전주 책방 10곳으로 작은 휴가를 떠나보자. △혁신도시에도 책방이 생겼다 전주 혁신도시 엽순공원 앞 한 건물 2층에 오래된 새길이라는 책방이 둥지를 틀었다. 방송기자 출신 정진오 씨가 운영하는 이곳은 작은 책방이라는 말이 쏙 들어가게 책이 참 많다. 마치 작은 도서관을 방불케 하는 이곳엔 인문사회과학에서 종교서적까지 8천 권 가량의 새 책과 헌책이 넉넉하게 펼쳐져있다. 남의 눈치 안 보고 맘껏 책 좀 읽고 싶어서 급기야 책방을 열고 말았다는 그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사뭇 진지하게 말한다. 아무리 영상매체가 발달해도 책을 집어 들지 않으면 존재의 변화는 불가능하다고. 그래서 우리는 다시 오래된 새 길을 찾는다. △전라감영 앞엔 에이커와 카프카 전라감영길을 지나면서 이 책방들에 안 들르면 손해다. 바로 앞 편의점 건물 3층 계단을 올라가면 전북 최초 독립출판물 전문책방 에이커북스토어가 있어서다. 독립출판은 원고부터 제작, 유통, 홍보까지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 만드는 책을 말한다. 이명규 대표는 한정판이라 때를 놓치면 더 이상 구하지 못하는 책이 많다고 말한다. 일반 서점이나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는 만날 수 없는 독립출판물이 성실히 진열되어 있는 이곳은 독립출판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모를 리 없는 책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명규 대표가 말하는 책방 운영의 짠내 나는 슬픔과 그럼에도 기쁜 이야기를 담은 독립출판물이 곧 출간된다하니 기대해보자. 에이커에서 나와 완산경찰서 옆길로 걷다 보면 오래된 건물 왼편에 나무로 만든 계단이 눈에 띈다. 삐그덕삐그덕 한발 한발 올라가면 책은 우리 안의 얼음을 부수는 도끼여야 한다는 카프카의 말과 정신을 책으로 큐레이션한 서점 카프카가 있다. 소설가 강성훈 씨가 운영하는 이곳에는 다양한 공부모임과 창작모임이 있어 찾아오는 매니아층이 두텁다. 문학전문서점답게 시, 소설, 산문집 등 충실히 선별된 목록도 돋보인다. 카페도 겸하고 있어 한나절 머물기에도 좋다. 통유리창에 붙은 긴 책상에 앉아 그에게 추천받은 소설 책 한권으로 마음을 보살펴보자. △청년몰의 뚝심 책방 토닥토닥 책으로 몸과 마음을 토닥여주는 작지만 큰 책방을 꿈꿔요!전직기자 문주현 씨와 인권활동가 김선경 씨가 운영하는 책방 토닥토닥은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에 있는 짱짱한 책방이다. 3.5평 작은 우주로 시작했지만 올가을 12평쯤 되는 좀더 큰 세계로 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청년몰 카페 나비였던 자리로 옮겨 책을 읽고 차도 마실 수 있는 안락한 공간으로 자리 잡기 위해 뚝딱뚝딱 오늘도 공사 중이다. 3.5평의 원래 책방도 그대로 운영 중. 독립출판물과 인문사회, 철학, 문학, 그림책 등을 판매하며 페미니즘 독서모임을 이끌고 있다. △송천동의 다정한 두 얼굴 20년차 카피라이터의 위엄과 따수운 넉살로 송천동 골목을 휩쓸고 있는 잘 익은 언어들의 이지선 대표. 책을 읽는 이유는 더 나은 나를 찾기 위해서이자 더 나은 우리를 만들기 위함이라 생각한다는 그는 오랫동안 읽고 쓰기를 지속하면서 좀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믿는다. 그래서일까. 인문사회서적을 포함한 문학, 그림책, 동화, 그래픽노블까지 다양한 분야의 책이 책방 가득히 꽂혀 있는 책방은 모든 책을 망라한 책 점빵을 떠올리게 한다. 전주책방 10곳이 모인 전주책방네트워크의 회장님 아닌 이장님으로 좀더 나은 전주 책방 생태계를 위해 오늘도 부지런히 발로 뛰고 있는 이지선 대표가 펼쳐 보일 잘 익은 책방들의 미래가 궁금해진다. 이번엔 송천동의 소소당으로 가보자. 노란 불빛의 서점이라는 책의 그곳처럼 너무 밝지도 너무 어둡지도 않은 불빛을 따라 들어가면 책장 가득한 책과 아기자기한 소품들, 두세 명의 손님과 책 넘기는 소리, 커피와 꽃차 향기가 발길을 붙든다. 김정숙 대표는 지역주민들의 문화센터가 되길 꿈꾸는 우리 책방은 원데이클래스와 모임장소으로도 계속 공간의 반경을 넓혀가는 중이라 말한다. 잔정 많은 주인장이 있는 따뜻한 카페이자 근사한 서재가 있는 이곳에서 소소한 휴가를 보내보자. △하가지구 골목을 살리는 책방 덕일초등학교와 덕일중학교 사잇길에서 마을쪽을 바라보면 흰 바탕에 검정글씨가 정갈하게 박힌 살림책방 간판이 보인다. 전주 객리단길에서 만났을 법한 소품샵 같은 깔끔한 공간인데 들어서면 사방이 책으로 둘러싸여 있다. 테이블에 앉아 드립커피를 맛볼 수 있고, 마루에 올라가 그림책을 고를 수도 있다. 전주 책방에서 가장 굿즈(상품)가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종이를 만지며 느껴지는 촉감의 미덕을 아는 홍승현 대표는 대전 출신이지만 전주가 좋아 이곳에 터를 잡고 책방을 열었다. 책으로 지역을 살리고 사람을 살리고 싶다는 그의 의지가 작은 골목을 지나 책방 곳곳 묻어나 있다. △금암동에 산다면 책방에서 놀지! 우리들의 지적놀이터로 놀러오세요! 문화인류학을 전공한 선후배 5명이 모여 금암동 골목에 카페형 서점 책방놀지를 만들었다. 한적한 동네에서 음료를 매개로 책을 소개하는 책방이자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이곳은 인문사회서적과 문학서적을 갖추고 있다. 책방놀지 운영진은 지식을 공유하는 오프라인 플랫폼이자 책을 매개로 한 문화공간이라고 말한다. 아시아 사회문화를 탐구하는 연구소와 1인 출판사도 겸하고 있다. 책방놀지가 엄선한 제철 음료를 마시며 인문학 책 한권 즐기는 것도 좋겠다. △그림책은 같이 읽어야 가치 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그림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마음에 품은 한 권쯤은 있다는 것이 책방 같이[:가치] 대표들의 지론. 오랫동안 그림책을 좋아하고 공부해온 특별한 자매가 더 많은 이들과 읽고 보는 기쁨을 나누고자 서학동에 책방을 냈다. 그림책이란 무엇인가부터 제대로 읽는 방법과 다양한 활용법까지 세심하고 촘촘하게 알려주는 북큐레이터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책방을 나오는 길에 본 서학동마을 풍경이 조금 더 그림처럼 보일 것이다. △선미촌에 새 물결을 부르는 책방 전주에 사는 청년작가 7인이 성매매 집결지 선미촌 골목에 작은 예술책방을 열었다. 대안과 답지가 필요한 이곳에 새로운 물결을 부르고 싶어서다. 책방 이름은 물이 좋은 동네라는 서노송동 물왕멀길의 지명을 살린 물결과 서점을 뜻하는 옛말 서사를 합쳐 물결서사라 지었다. 문학, 음악, 영화, 사진, 그래픽노블 등 새 책이 진열되어 있는 공간과 시민들이 기증한 귀한 헌책을 만날 수 있는 공유책방도 있다. 예술인 워크숍과 시 낭독회, 영화상영회 등 재미있는 일도 자주 꾸민다. 예술인과 시민들이 마음 놓고 찾을 수 있는 꾸준한 책방의 서사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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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5 15:02

‘관련 법률로 알아보는,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한 특수강도 사건’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늘어나면서 이를 활용한 범죄 사례도 늘어가고 있다. 도내에서도 관련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피의자들이 구속되고 있다. 도내에서 발생한 사건 내용을 들여다보고, 어떤 처벌을 받는지 살펴본다. △사건 개요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남자 2명 여자 2명이 전주를 방문하였다. 방문한 목적은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 여자 2명이 성매수남을 구한 후 수면제를 탄 음료수를 성매수남에게 먹인 후 잠든 틈을 타 다른 일행 남자 2명이 모텔방에 들어와 성매수남의 소지품을 훔쳐가는 것이었다. 모든 계획은 완벽히 성공하였고 손쉽게 돈을 번 이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지만 그 기쁨은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히면서 눈물로 바뀌었다. 위 남자 2명 여자 2명은 모두 최근 실형을 선고받고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누구나 언제든지 할 수 있고, 성매수남에게 수면제를 먹이니까 성매수남의 물건을 훔칠때도 직접적인 폭력을 가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위와 같은 형태의 범행은 몇 년전부터 꾸준히 발생해 오다가 최근에는 가해자들의 연령이 더욱더 낮아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이러한 범죄는 다수가 수면제를 이용해서 타인의 물건을 절취하는 것으로 매우 위험하고 법정형도 높은 위험한 범죄이다. △사건 관련 법률 다음은 이번 사건을 통해 처벌받을 수 있는 법률에 대한 설명이다. 가. 형법 제331조(특수절도) 1항에 따르면 야간에 문호 또는 장벽 기타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고 전조의 장소에 침입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한다. 또 2항에는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설명한다. 나. 형법 제333조(강도)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타인의 재물을 강취하거나 기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삼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한 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고 한다. 다. 형법 제334조(특수강도) 1항에는 야간에 사람의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 선박이나 항공기 또는 점유하는 방실에 침입하여 제333조의 죄를 범한 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하며 또 2항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하여 전조의 죄를 범한 자도 전항의 형과 같다고 한다. 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3조(일반 행위의 금지)에서는 누구든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승인을 받지 아닌 경우 외에는 향정신성의약품 또는 이를 함유한 의야품의 소지 등을 해서는 안된다고 하고 있다. 마. 또 이들이 성매매를 알선 했던 것들에 대해서는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4조와 제21조, 특히 대상자가 미성년자일 경우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3조에 따라 미성년자의 성을 사는 행위의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상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또 아동ㆍ청소년의 성을 사기 위해 아동ㆍ청소년을 유인하거나 성을 팔도록 권유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범행 이후의 상황 가해자들은 남자 2명과 여자 2명 총 4명이서 함께 범행을 하였기 때문에 일반 절도강도가 아닌 법정형이 높은 형법상의 특수절도특수강도의 죄가 적용된다. 보통의 가해자들은 범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수면제를 많이 사용하지만 이는 매우 위험하다. 범행 시 처방받은 수면제를 이용하였다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의 벌칙조항도 적용되는 것과 별개로 가해자들이 성매수남에게 수면제를 사용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 성매수남의 술잔에 타는 경우가 많은데 술과 수면제가 잘못 반응을 일으켜 사람이 사망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통 남자 일행 중 1명은 다른 일행의 망만 봐줘라는 권유로 가벼운 마음으로 범행에 가담하는데 실제로 모텔 건물 밖에서 망을 보았다 하더라도 특수절도특수강도의 공동정범으로 처벌된다. 피해자의 경우에도 특수절도특수강도의 피해자이자 가해자로부터 성을 매수한 사람 역시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성인 여성의 성을 매수하였다면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의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할 수 있고, 미성년자의 성을 매수하였다면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이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상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실제로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특수절도특수강도의 피해자로 가해자들과 합의를 진행하지만 가해자와 성관계를 한 것이 수사 진행 중 밝혀져 오히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로 기소가 진행 된 경우도 왕왕 존재한다. △마무리하며 위 사례의 4명은 모두 20대의 젊은 청년이었고 심심한데 쉽게 돈이나 벌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범행을 시작하였다. 위 사례의 피해자들 역시 심심한데 사람이나 만나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스마트폰 어플을 이용해 여자를 만났다. 현재 가해자들은 모두 실형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있고 피해자들은 범죄 피해자로 엄청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그들 중 일부는 성매매 행위로 인해 처벌을 받기도 하였다. 우리의 삶에는 항상 유혹의 순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며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것이 우리의 지역 사회를 바르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마무리한다.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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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4 16:49

[에디터가 만난 사람] 퓨얼셀랩스 김태영 대표이사 "우리미래 수소연료전지에 달렸다"

차량기반 수소연료 전지로는 국내 유일한 기업인 퓨얼셀랩스 김태영 대표가 수소연료전지의 미래 가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오세림 기자 수소 연료전지는 200여 년 전 발명된 이래 수소전기차와 우주정거장 등에 사용됐으나 그 특성상 생산이나 운반, 저장이 매우 어렵다. 현대차나 도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이 수소연료전지 패권을 잡기위해 뛰는 가운데 정부도 지난해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를 기반으로 세계최고 수준의 수소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소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며칠전 전주에 1호 수소시내버스가 등장하면서 도민들도 수소 경제에 눈길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도내 한 스타트업이 2시간 넘게 체공가능한 수소연로전지 드론을 개발,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부안 신재생에너지센터에 입주해 있는 (주)퓨얼셀랩스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 김태영(40) 대표이사를 만나 그간의 추진 경위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먼저 퓨얼셀렙스는 일반인에게 좀 생소한데 어떤 회사입니까. 수소연료전지 스타트업 기업인 퓨얼셀랩스는 연료전지 파워팩을 전문으로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회사입니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직접 연료로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전기화학적 변환장치인데요, 우리는 공랭식 소형 연료전지 파워팩 (3 kW급 이하) 및 수냉식 대형 연료전지 파워팩 (80 kW급 이하)을 직접 설계하고 있습니다. 이런 소형 연료전지 파워팩을 활용해 6.5 kg의 임무장비를 달고 80분 연속 비행이 가능한 연료전지 드론과, 대형 연료전지 파워팩을 활용한 물건 배송이 가능한 자율주행 기반의 스케이트 보드형 자동차 플랫폼 자동차 하부 샤시 부분에 연료전지 파워팩과 수소용기를 결합한 스케이트 보드형 타입 부분과 그 위에 캐빈을 탑재하여 물건을 이송할 수 있는 분리형 자동차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선정한 BIG3분야 중소벤처기업 혁신성장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됐죠? 3년간 135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됐는데요, 스케이트보드 타입의 연료전지 플랫폼(F-Platform)으로 차량의 출력 부분만 담당하게 될 언더바디모듈로써 용도에 맞게 바디 위쪽 부분에 다양한 형태의 캐빈이 탈장착 될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전세계적으로 분리형 모듈에 대한 연구가 많은 기업들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가 제안한 플랫폼 타입은 기존 이차전지 기반이 아닌, 연료전지로 제안된 타입이며 전 세계 최초로 제안된 컨셉입니다. 스케이트보드 타입의 소형전기차량은 도심지내 무인배송에 적합한 물류 운반 부분에 처음 도입될 계획입니다. 2021년 말까지 시제품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며 2023년에 최종 제품을 판매할 계획입니다. △여건이 좋은 수도권을 떠나 왜 부안에서 창업했는지 궁금합니다. 퓨얼셀랩스를 창업하기 이전에 8년 가량 부안에 있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실증센터에서 근무했습니다. 연구원을 다니면서 연구원 창업 형식으로 회사를 창업하게 됐죠. 전형적인 시골같아 보여도 부안은 연료전지 사업을 하기에 가장 최적화된 인프라 및 지원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새만금 배후기지로써 태양과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메카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수소저장 및 이를 활용한 사업은 앞으로 대한민국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부안군에 본사를 두고 앞으로 다양한 연료전지 사업을 통해 전라북도 및 부안군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나설 생각입니다. △연료전지 부품사업과 관련해 두산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는데 그건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연료전지 드론용 파워팩의 핵심기술중 연료전지 스택 기술은 가장 자신있는 부분이나 연료전지용 수소용기 개발은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됩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은 연료전지 드론 분야에서 전세계 가장 앞서있는 선진사인데요, 두산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 연료전지 드론 시장을 같이 개척하고 서로 상호 보완적인 관계로 나가기 위해서입니다. △얼마전 현대차그룹에서 수소차를 집중적으로 개발, 생산및 보급한다는 비전을 선포한 적이 있는데 수소차나 수소전기차와 퓨얼셀렙스의 상생 방안은 과연 있을까요 현대차는 1997년부터 지금까지 많은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전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정부지원책과 맞물려 급격한 수소전기차 시장을 새롭게 창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기준으로 4900여대의 수소전기차가 새로 보급댔고, 올해는 1만 1000대 정도의 수소전기차가 생산 예정입니다. 현대차도 핵심이 되는 연료전지 스택을 직접 생산하고 있지만 시스템을 구성하는 수소공급계, 공기공급계 및 열관리 장치에 관련된 많은 중소 중견기업들을 지원하여 연료전지 부품 생태계를 조성했습니다. 저희는 이런 연료전지 부품사들과 협력을 통해 저희 만의 새로운 연료전지 파워팩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해외 자동차 업계 및 관련 업체들에게 저희 파워팩을 제공해 다양한 형태의 연료전지 제품이 출시 될 수 있도록 글로벌 파트너쉽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오는 28일 부안 현지에서 대규모 시연회를 갖는다죠? 그동안 저희가 개발한 연료전지 드론 시제품을 가지고 부안군청 앞에서 도지사님과 부안군수님을 비롯 많은 분들이 참석한 가운데 시연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에서 만든 연료전지 드론은 스택 방열 특성이 높지 않아 외기온도 35도 이상에서는 운전을 하지 못하지만 저희가 개발한 연료전지 스택은 외기온도 43도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방열 특성을 가진 분리판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업용 드론은 그 활용처가 무궁무진 합니다. 이차전지 기반의 드론은 비행시간이 15분 내외로 내풍성이 크지 않아 임무수행에 한계가 많지만 연료전지 기반의 드론은 6 kg이상의 무게를 달고서 80분 비행이 가능하기에 육상 뿐만 아니라 해상에서도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저희가 개발한 연료전지 드론은 순간 최대 출력이 11 kW입니다. 경쟁사의 경우 6 kW 수준입니다. 특히 새만금쪽 수상 태양광 및 해상 풍력 단지내 12 m/s 근처의 바람이 불더라도 안정적인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겁니다. 특히 80분 정도의 비행시간은 육상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풍력단지내 풍력발전기 유지보수 점검 및 주요 부품 이송과 같은 특수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기존에는 육상에서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기 위해서 소요되는 비용이 1회 천만원을 넘어가지만 저희가 개발한 드론을 활용할 경우 인건비가 들지 않아 50만원 미만으로 임무 수행이 가능합니다. 김태영(40) 대표이사는 김태영(40) 대표이사의 고향은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마을이 바로 김 대표가 태어나 중학교까지 생활했던 곳이다. 택시 운전기사였던 부친 슬하에서 1남1녀중 장남이었던 그는 평범한 학생이었으나 한얼중 시절 줄곧 전교 1위를 차지하면서 학업에 두각을 나타냈으나 마산고에 진학하면서 뜻하지 않게 폐결핵을 앓게 되면서 반에서 늘 꼴찌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하지만 건강을 회복하면서 학업에 정진하면서 그는 고3때 전교 10위권 정도로 올라서면서 예전의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 일찌감치 건축가를 꿈꿨던 그는 성균관대 토목과에 진학한 뒤 엄청난 분량의 독서를 하면서 시야를 넓혀나갔다. 내친김에 성균관대 대학원에 진학, 토목에 대한 전문성을 더 길렀으나 이후 박사과정은 카이스트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인 엔지니어의 길을 걷게된다. 2010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실에 들어가면서 연료전지와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 그는 2013년 현대자동차 연료전지팀 책임연구원으로 1년 가량 근무했다. 하지만 그는 2014년부터 올초까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연료전지실증센터에서 책임연구원과 센터장 등을 지내면서 부안과 인연을 맺게된다. 부안 신재생에너지단지에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분원이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퓨얼셀랩스를 창업한 그는 본격적으로 기업인의 길을 걷고 있다. 24편SCI 논문과 34개 국내외 특허 출원 및 등록 실적에서 알 수 있듯 대기업에서도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뉴리더로 급부상하고 있다. 언젠가 테슬라와 스페이스X 수장인 엘론머스크 같은 사람이 될 날을 꿈꾸고 있다. /위병기 정치경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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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8.03 16:03

류균 재경 전주시민회장 "전북 '희망·기대' 얘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맞아"

희망과 기대. 모든 출향 전북인들이 고향에 대해 갖고 있는 마음이다. 재경 전주시민회 류균(74사진) 초대 회장은 스스로에게 이 화두를 던졌다. (전주시민회는 14개 재경 시군 향우회 가운데 가장 늦은 올 1월 출범했다.) 그는 취임 후 6개월여 동안 이 같은 고민 속에서 전주시민회의 역할을 모색해 왔다. 그의 결론은 향우회는 단순 애향모임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시민단체였다. 향우회가 이전과 같은 친목도모 공간이 아닌, 고향의 미래를 고민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구심체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더불어 그는 미래가 현재를 만든다며 전북의 미래를 과감하고도 창의적으로 설계하고 준비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재경 향우회의 새로운 모델 제시로, 앞으로 여타 향우회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 내내 그는 열정적이었다. 고향발전을 위한 그의 제언은 칠순의 인생만큼이나 따뜻하면서도 풍부했다. 한편으로 냉철하고 날카로웠다. - 재경 전주시민회 초대 회장을 맡으셨는데, 소감은. 재경 전북도민회 산하에 14개 시군 향우회가 있지만 유독 전주시민회만 없었다는 게 좀 이상했는데, 2년 전 도민회가 의욕적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차제에 전주시민회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내부 논의가 있었고, 몇몇 분들이 제게 참여를 권유해 고민 끝에 수락을 했습니다. 도민회와 시군 향우회는 고향에 대한 사랑과 추억을 공유하고 함께 나누는 친목모임이지만 시대적으로 고향 전북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절박하다고 할까,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함이 있어서 전주시민회도 동참해야겠다는 조그만 사명감을 안고 참여하게 됐습니다. - 전북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절박하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전북은 현 상태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바꿔 말하면 낙후된 도세 때문에 자존심이 상해 있고, 상대적으로 발전에 대한 갈망이 있습니다. 한때 250만이었던 인구가 180만으로 줄어들면서 모든 경제지표가 전국 최하위를 맴도는 가난한 도(道), 낙후된 도(道), 소외된 도(道)라는 자괴감이 팽배합니다. 이렇게 된 데는 1970년 이후 산업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농도였던 전북이 산업화에서 뒤처지고 정치사회적으로 밀리는 시대적 고통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사회는 변화했고, 과거의 유산이 더 이상 우리를 속박할 수 없는 새로운 시대가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어서 전북은 지금 희망과 기대를 얘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 기회를 살릴 수 있을까요. 구각(舊殼)-낡은 껍질(앙상 레짐)이 깨트려지고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독재대신 민주화가, 굴뚝공장의 산업화시대 대신 정보 기술과 문화산업시대가, 모방과 복제의 타성대신 꿈과 상상력의 창의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전북은 그런 시대에 최적화되어 있는 최우성적 재능과 지혜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 전북은 자신감을 되찾아 성큼 앞으로 나아갈 시점입니다. - 희망과 기대를 갖자는 말은 관념적이지만 이해는 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할 수 있는 구체적 징표가 있습니까. 있지요. 희망과 기대를 충족시킬 액션플랜이 우리 전북에는 넘칠 정도로 많습니다. 주변을 한번 돌아보십시다. 우선 새만금입니다. 도민들 가운데는 진척이 빠르지 않다고 새만금 피로증을 얘기하기도 합니다만 새만금은 지금부터입니다. 바다를 메워 여의도 면적의 140배인 1억2000만평의 엘도라도를 만드는 일이 빨리빨리만 가지고는 될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농업용지에서 최첨단 산업기지, 더 나아가 4차산업혁명의 요람으로 변신해온 것이 새만금의 30년 역사인데, 이것은 우리나라가 농업사회에서 산업사회로 탈바꿈한 70년 역사에 비해 오히려 빠른 것입니다. 새만금은 이제 때를 만났습니다. 새만금은 굴뚝산업이 들어설 자리는 이미 없고, 노동집약적이거나 환경침해산업이 자리 잡을 일도 결코 없습니다. 오히려 새만금 수질문제 등을 깔끔하게 해결해 친환경 미래 산업이 들어설 메카 역할을 새만금이 해줄 수 있을 것입니다. - 염두해 둔 친환경 미래 산업이 있습니까. 노무현 정부 때 국정 먹거리 산업목표로 내세웠던 IT(정보기술산업), BT(바이오산업) NT(나노산업), ET(친환경산업), CT(문화산업), 그리고 ST(우주항공산업) 등 이른바 6T산업이야말로 4차산업혁명시대에 새만금이 최적화된, 최적지의 국가 산업기지가 될 것입니다. 특히 그중 CT(Culture Technology-문화 기술산업)는 예술의 본고장 전북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가장 경쟁력이 있는, 그래서 가장 빨리 새만금에 자리 잡게 해야 할 산업입니다. 마침 2023년에 새만금-부안지역에서 세계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만큼, 이 대회를 문화 잼버리로 치러내서 전북이 문화산업의 본향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 잼버리 대회는 그렇다 치더라도 다른 대형 프로젝트가 새만금에 들어설 가능성이 있을까요. 우리는 지금까지 과거를 끌고 거기에 현재를 얹어 미래로 가고, 그렇게 해서 미래를 만드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만 현실, 현재에 머물다 보니 미래에 대한 상상력이 부족합니다. 하지만 미국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지금은 미래가 현재를 만드는 시대라고 했습니다. 미래는 상상하고 꿈을 꾸는 것입니다. 과거에는 꿈은 꿈일 뿐이고, 상상은 상상에서 끝났습니다. 하지만 미래는 다릅니다. 이제 21세기는 꿈 꾼대로, 상상한 대로 이루어지는 시대입니다. 그런 시대를 전북이 맞고 있고 전북은 그것을 해낼 수 있습니다. 새만금은 앞으로도 30년 역사가 더 진행됩니다. 전북은 5년짜리 미래, 10년 형 미래, 20년30년 형 새만금의 미래지도를 그려 지금부터 해나가면 됩니다. 이것은 중앙정부가 하겠지 하고 그냥 보고 있으면 안 됩니다. 그냥 보고 있으면 30년 형 프로젝트가 50년으로 밀렸다가 슬그머니 사라질 수 있습니다, 5년 형 설계가 10년으로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새만금 계획도, 설계도 우리 전북 도민이 나서고 전북도민이 지혜를 모으고 자치단체들이 앞장서 중앙정부를 압박해야 합니다. 그 일은 전북도민회와 14개 시군 향우회가 함께 나서야 할 절반의 몫이기도 합니다. - 전북은 보수적이라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전북을 잘 못 보고 한 소리입니다. 전북인들은 뒤떨어졌다는 말을 싫어합니다. 전북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습니다. 동학혁명이 어디에서 일어났습니까. 정여립의 대동사상이 어디에서 발현했습니까. 정치만 놓고 보더라도 전북은 누구보다 진보적입니다. 그것은 이데올로기나 사상의 문제이기보다 정신이성의 영역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거의 민주당에 몰표를 주었는데, 이것이야말로 전북 도민, 유권자들이 통 큰 진보정신을 발휘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선자 하나하나의 면면은 차치하고 현 정부가 개혁을 달성해서 전북인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높여달라는 요구였던 것이지요. 이 점 현 집권당, 특히 그 결과 국회에 들어오신 21대 전북 출신의원들이 가슴에 담아두어야 할 민의일 것입니다. - 전북이 새만금에만 매달리다 꿩도 매도 다 놓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것도 전형적인 새만금 피로 현상이지요. 저는 오히려 이렇게 애기하고 싶습니다. 새만금에 공력을 쏟는 것도 전북도민이 할 일이고, 전북의 다른 살 길을 열심히 찾아내는 것 또한 전북 도민만이 할 일입니다. 전북도민회와 14개 시군 향우회의 600만 전북도민이 모두 힘을 모아 제 밥그릇도 찾고 제 역할도 해내야 합니다. 전주에 1년에 천만 관광객이 왔다 간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천만이 왔다 가면 뭘 하나? 낮에 잠깐 왔다가 밤에는 다른 지역으로 다 빠져나가 버리는데라고 푸념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 전주나 전북의 다른 명소에 가서 자지 않고 빠져나가 버릴까요. 잠 잘 데가 마땅치 않아서겠지요. 그럼 어떻게든 전주에서 재울 궁리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현실적으로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은데,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전주를 다녀온 한 지인에게서 이런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전주는 비빔밥의 고장이라고 해서 잔뜩 기대를 하고 갔는데 식재료를 비싼 걸 썼는지 모르지만 비빔밥치고는 값이 너무 비싸더라. 바가지 쓴 기분이 들더라고요. 저는 전주비빔밥이 좋은 재료에 맛깔스럽게 차려주는 반찬들이 너무 다양하고 맛있어서 비싼 비빔밥을 먹어도 고향 비빔밥이니 좋기만 하지만, 타지 사람들은 비빔밥은 비싸면 안 된다는 고정관념 또는 선입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주에 관광 와서 전주비빔밥을 먹는 타지 사람들은 전주의 명물 전주비빔밥을 서울이나 자기 고장보다 백 원이라도 싸게, 맛있게 먹었다는 자랑을 하고 싶었을 수도 있습니다. 관광객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아는 전북의 마음 씀씀이가 관광객을 전주에서 자고 가게 하는 출발일 수 있습니다. 비빔밥 가격을 가지고 자치단체와 업주들이 머리를 맞대어 가격을 낮추되 맛은 높이는 지혜를 발휘하는 것, 옛날 아침상까지 정갈하게 차려내던 전주식 온돌 여관거리를 설치하는 것은 새만금만 바라보지 않고서도 전북이 다른 지역보다 더 잘 살 수 있는 시작일 수 있습니다. 그렇게 부자 전북이 되어서 그 풍요로움으로 예부터 전해 내려오던 전라도의 정, 전라도의 넉넉한 인심을 타 지역 사람들에게 각인시켜주는 징표로 삼았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은 결코 멀리 붙잡을 수 없는 곳에 있는 신기루가 아니라 바로 우리 전북 도민의 마음속에 있는 여유로움이고, 이제 우리는 그 여유를 다시 장착하고 희망의 내일을 보고 가면 좋겠습니다. 전주시민회가 생긴 것, 전북도민회가 의욕적인 행보를 시작한 것은 모두 그런 마음가짐으로 고향 전북을 위해 손을 맞잡아 가자는 뜻에서입니다. - 전주시민회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향점은 무엇인지. 그저 친목단체에 머물기보다는 전주발전, 고향발전을 위해 지혜와 힘을 모으는 일이라면 자치단체와 최대한 협력해가는 것이 전주시민회가 앞으로 지향해 나갈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단순한 애향모임이 아닌 새로운 개념의 미래형 시민단체, 즉 협력과 선의의 NGO라고 할까요. 다행히 서울에는 전주시민회뿐만 아니라 재경 전북 기업인 모임인 JB미래포럼과 각계각층의 젊은 지식인들이 모인 전사(전북사람들의 약칭) 모임, 그리고 신지식 장학회 등 굵직한 애향포럼이 있습니다. 이들과 전북 도민회가 서로 손잡고 전주시민회 등 14개 시군 향우회가 뒤를 받친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달라진 전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재경 향우회와 자치단체들이 함께 손을 잡고 간다면 실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전주를 예로 들어보면, 전주시와 함께 갈 수 있는 애향프로젝트는 찾아보면 많습니다. 고향방문 등 친목행사에서부터 소외불우 이웃돕기 등 선행과 자선행사, 서울에 있는 전주 장학숙생 장학금 지급 등 장학사업과 같은 봉사격려활동, 그 밖에 재경 전주출신 혹은 전주에 연고가 있는 기업인 및 기술인 등과 자치단체 간의 연찬회나 세미나정책간담회 등을 정례화할 수도 있습니다. 자치단체가 바라는, 혹은 안고 있는 난제들의 해법을 함께 찾아보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류균 재경 전주시민회장은 1946년 전주 출생. 전주고-고려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1973년부터 1985년까지 중앙일보 정치부경제부사회부를 거친 후 1985년 KBS로 옮겨 도쿄총국 특파원, 경제정치부장 및 보도국장, 보도본부 보도위원을 역임했다. 이후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과 방송통신심의위 연예오락방송특위 위원장을 거쳐 현재 극동대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언론인 시절에는 고 박권상(부안) 전 KBS사장과 함께 중앙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과 지역의 전언회를 꾸리기도 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장으로 재직하던 2005년에 방송영상을 통한 한류 확산에 앞장서겠다며 방송영상을 통한 한류진흥의 총본산을 선언해 관심을 모았다. 이어 2007년, 당시 송하진 전주시장과 업무제휴 협약을 체결, 전주영상테마파크 조성 등에 협력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고향에 대한 관심은 계속돼 2017년엔 민간정책 전문가 포럼인 새만금 새전북21포럼 회장을 맡아 전문가들과 함께 전북의 발전방향을 담은 7개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포럼에서는 △새만금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새만금 글로벌스포츠 콤플렉스 △새만금 신항 국가식품클러스터(Ⅱ) △한국인테마파크 △우리문화 치유공원 △세계한식대회 △한국의 강 섬진강 생태밸리 조성 등이 제안됐다.

  • 기획
  • 김준호
  • 2020.08.02 18:05

[뚜벅뚜벅 전북여행] “힐링되는 역사여행 고창 무장읍성으로 떠나볼까?”

사회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여행을 하기 딱인 곳. 자연 속에서 힐링하기 좋은 곳을 소개합니다. 그냥 걷기에도 무리가 없고 너른 공간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산책하듯 고창 무장읍성 여행 어떠세요? 무장읍성은 조선시대의 성곽이자 동학농민운동 당시 고부 봉기로 군수 조병갑을 몰아내고 해산한 후 보복하듯 이어진 관군들의 횡포에 정읍, 부안, 고창 일대의 농민군과 동학세력이 무장읍성에 모여 거사를 시작한 역사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제가 떠난 무장읍성으로의 여정을 함께 해요. 무장읍성은 전북 고창군 무장면에 있는 조선전기에 축조된 성곽인데요. 사적 제346호로 지정되어 있답니다. 고려시대까지 무송과 장사의 두 고을이었던 것을 효과적인 왜구의 방비를 위해 1417년에 합하여 두 고을의 첫 자를 떼어 `무장`이라고 하였다고 하네요. 전라도 여러 고을의 장정과 승려가 동원되어 성벽을 쌓고 성 위에 여장(성 위에 낮게 쌓은 담)을 만들고 옹성을 갖춘 남문과 동. 북문을 세웠다고 해요. 무송현과 장사현을 통합하여 무장진을 삼을 때 두 고을 중간 지점인 이곳을 읍치의 중심지로 삼고 성을 쌓았다고 하는데요. `무장읍지`에는 `병마사 김저래가 승려와 백성 2만여 명을 동원하여 축성하였다`고 쓰여 있다고 합니다. 읍성의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진무루라는 2층 누각으로 지어져 있는 건물이었는데요. 이곳은 무장읍성이 복원되기 전 무장초등학교의 교문이었다고 하네요. 교문을 들어서는 학생들은 이런 멋진 교문을 드나드니 자랑스러웠으리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무루를 들어서면서 우측으로 바라보니 관광안내소가 있네요. 우선 그쪽으로 직진해봤습니다. 관광안내소에 들러 고창여행에 도움되는 책자를 안내받아 얻었어요. 무장현 관아와 읍성에 관한 페이지를 보며 발걸음을 옮겨보네요. 무장읍성 관광안내소에는 문화관광해설사님이 상주해 계셔서 해설해 주신다고 하니 필요하신 분은 문의하세요. 진무루를 먼저 들러보았습니다. 진무루의 단청은 색조가 참 아름다웠는데요. 청룡과 황룡이 나뉘어 그려있더라고요. 자세히 보지 않으면 모를 텐데 확인해 보시는 것도 좋겠죠? 진무루와 연결된 곳인데요. 옹성위에서 멀리 시야를 두니 마을이 한눈에 들어와 골목골목을 살펴보게 되는데 읍성 둘러보고 근처 카페에서 무장읍성이 보이는 자리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며 여행의 여운을 느껴봐도 좋겠더라고요. 역시나 완만한 잔디언덕에 오래된 수목들이 멋스럽다 했었는데 이곳은 드라마와 영화를 촬영했던 촬영지였네요. 무장읍성의 연못에는 연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었지만, 울타리가 있어 가깝게 다가가 감상할 수는 없었지만 멀리서 그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남겨봤어요. 무장읍성 연못은 2015년 발굴조사에서 우물과 함께 발견되었다고 하는데요. 직사각형의 형태로 자연석 석축으로 쌓아 만들어 연못 중앙부에 사각형의 섬이 있고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나다는 천원지방의 사상에 따라 원래 원형이었던 것이 후대에 와 변형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하네요. 연지 중앙부에는 정자의 기초로 보이는 초석이 발견되었고 연못 안과 밖을 연결하는 나무다리의 흔적도 확인되었다고 해요. 지금의 모습은 발굴조서 결과를 토대로 2017년에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 연못은 사두봉 전설에 나오는 용소이며 예로부터 이곳에서 용이 뿜는 김이 안개처럼 솟아 나와 고을을 뒤덮으면 경기도 좋고 그 기운으로 고을 사람들이 부귀를 누리게 되고 많은 인걸이 배출되어 무장현의 세가 매우 드높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마을의 걱정과 근심을 막기 위해 뱀의 머리에 해당하는 사두봉을 깎아 연못을 메웠고 이로 인해 무장에서 인물이 나지 않을 것을 염려해 사두봉 높이만큼의 느티타무를 심고 개구리 연못을 만들어 고을이 계속해서 번영하게 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라 하네요. 관광안내소 뒤쪽에 있는 읍취루는 무장현 관아에 딸린 누각인데 이곳은 관청손님을 맞고 연회를 했던 곳이라 하네요. 누각으로 올라서면 시원스런 바람이 오가면서 바로 앞에 연못과 성곽이 눈에 들어옵니다. 편안하게 머무르면 좋을 장소였습니다. ​ 무장객사는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34호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조선시대 때 무장에 내려온 관리나 사신들의 숙소로 사용되던 곳입니다. 본관에는 궐(闕) 자를 새긴 나무패가 있는데 임금을 상징하는 것으로 매달 초하루와 보름에 수령과 지방 관리들은 이 패에 경의를 표하고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도 이곳에 모여 축하의식을 행하였다고 합니다. 조선 선조 14년에 건립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본관, 좌익현, 우익현 그리고 몇 개의 출입문이 있습니다. 좌우 건물의 지붕이 본관보다 낮은데 그 이유는 격을 낮추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객사 뒤쪽으로 돌아가면 건물과는 떨어져 위치한 굴뚝도 볼 수 있고 객사로 오르는 계단에는 눈에 띄는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부조가 있었는데요. 특히 섬세하게 표현된 꽃 화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객사 마루는 누구나 앉아서 쉴 수 있는 곳이었는데요. 눈앞에 펼쳐지는 마을의 풍경과 바로 앞 오래된 수목들 그리고 파란 하늘이 시원스럽게 감상할 수 있어 너른 공간에서 여유를 가지는 이 시간이 힐링이구나 싶어 매우 좋았습니다. 객사 옆쪽에는 수십 개의 송덕비가 자리 잡고 있었는데요. 선정을 편 원님과 공덕이 있는 분들의 비인데요. 각처에 흩어져 있던 것들을 여기 모아 놓은 거라고 합니다. 세월을 이기지 못해 글자가 뚜렷하지 않은 것들도 있고 특히 이 중 쇠로 만든 철비는 조선조 후기의 몇 개 안 남은 귀중한 문화유산으로의 가치가 있습니다. 읍지에 김유희 현감비도 철비로 나오는데 일본 강점기에 군수용으로 뽑아간 듯하다고 하네요. 그리고 현감비의 아래 장식된 거북이 머리가 비틀어져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이는 백성들이 비를 세워 주면서 미운 구석이 있어서 일부러 그랬다네요. 정말 그런지 찾아보는 재미도 느껴보세요! 송덕비 옆 오래된 느티나무 아래 서니 그늘도 시원하였고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보니 그 또한 시야가 상쾌해짐을 느끼게 합니다. 사진으로 담고 싶은 하늘의 풍경이었습니다. 연못이야기에서 사두봉을 언급했었는데요. 사두봉은 북쪽 성벽에서 읍성 중앙 쪽을 향해 남쪽으로 뻗어 오다 객사 뒤쪽에서 우뚝 멈춘 구릉인 곳을 말한다고 합니다. 사두봉에 얽힌 전설은 바로 성내리 사두봉과 느티나무의 이야기인데요. 무장현은 동북방으로 황새의 형태인 한제산이, 읍성 안에는 큰 뱀의 형태인 사두봉이, 읍성 남쪽 남산이 개구리의 형국을 이루고 있어 황새와 뱀 그리고 개구리가 가까이에 먹이를 둔 셈이어서 늘 기근이 없이 날로 번창해 왔다고 하는데 매번 안진머리 장날이면 젊은이가 한 사람씩 죽어가는 묘한 일이 그치지 않았다고 해요. 어느 날 시주를 얻으러 온 도승이 나타나서는 황새가 뱀을, 뱀은 개구리를 잡아먹으니 살인이 그칠 새가 없을테니 사두봉을 깎아내려야만 황새와 개구리만 남아 싸움이 없고 살인이 그칠 것이라 했지만 사두봉을 깎아내리면 예전처럼 번창하는 기운이 없어질 것을 염려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감은 도승의 말처럼 사두봉을 깎아내리고 사두봉 좌우측 용소를 메워버리니 후에 장날 사람 죽는 일은 없어졌지만, 무장의 기운이 없어질 것을 걱정했는데 지나던 도사가 일러주기를 사두봉에 나무를 심어 그 나무가 예전사두봉 높이만큼 자라게 하고 개구리 연못을 만들면 뱀의 먹이가 생기게 되어 무장고을을 계속 번영할 것이라는 예언에 그리하였다고 합니다. 개구리 연못 자리는 지금의 무장장터이고 객사 주변의 나무들은 그때 심은 거라 하네요. 객사 주변에 무성하게 자란 느티나무에 그런 사연이 있다니 나무들을 다시 한 번 바라보게 되더라구요. 무장객사 옆길을 사이에 두고 작은 연못이 있고 정자 주변에 연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이곳도 복원된 곳 중의 하나라고 하는데요. 무장읍성내에는 객사 뒤편 사두봉을 중심으로 뱀의 눈처럼 좌. 우에 2개의 연못이 있었고 이 연못은 일제 강점기인 1910년 읍성철폐령때문에 성곽이 헐리고 읍성의 기능이 없어지면서 메워지고 2004년까지 무장초등학교의 운동장으로 사용되어 왔었는데 2009년 연지에 대한 발굴조사를 통해 위치와 형태가 확인되어 운동장의 흙을 걷어내고 지금의 모습으로 복원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연못 복원 후에 이곳에 물이 고이자 100여 년간 잠들어 있었던 연꽃의 씨가 발아하여 놀랍게도 그 모습을 드러냈고 부들과 부레옥잠 등 수 많은 수생식물도 살아났다고 하네요. 연못이 복원으로 연꽃이 다시 피어나고 생물들이 살아나는 것이 무장지역의 아픈 역사 속에서도 잠들어 있다가 다시 소생하는 상징적인 의미의 장소가 아닐까 합니다. 그런 기억을 간직한 이 연못에 작은 돛단배가 바람에 둥실 흔들거리는데 한낮 더위를 그 풍경에 잠시 잊게 되네요. 여기서 쉬었다 갈까요? 여기 앉아서 책을 읽거나 시 한 수 읊고 싶은 풍경이었습니다. 무장동헌쪽에서 바라보는 풍경인데요. 이 길은 제가 좋아하는 길이랍니다. 느티나무의 푸름과 파란 하늘과 굽이진 멋스러운 길입니다. 무장동헌은 전라북도 유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조선시대의 수령이 정무를 보던 관아의 중심건물인데요. 1914년 고창군으로 통합되기 전까지 무장현 동헌으로 사용됐었다고 하네요. 조선 명종 20년에 건립되어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군 무장수비보병대 사무실로, 광복 후에는 무장초등학교 교실로 사용되기도 하는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를 대변해 주는 건물이기도 합니다. 많이 변형되어 있던 것을 1989년 고증을 거쳐서 원형으로 복원한 것이 지금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삼문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서면 취백당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요. 동헌의 당호인 취백당의 `취`자는 소나무처럼 푸른 기상을, `백`자는 모래처럼 희고 결백한 정조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 뜻은 이곳에서 정무를 보는 현감들이 소나무처럼 무르름을 간직하고 모래처럼 청백하게 정무를 펼치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고 해요. 동헌의 대청마루에 앉아서 또 한 번 휴식을 취해보면서 하늘도 보고 하는데요. 역시 이곳도 탁 트인 시야가 한여름 오후의 더위를 살짝 식혀주는 것 같았습니다. 무장읍성의 성곽 따라 산책을 하시는 주민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이곳을 누구나 쉽게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좋았던 것 같았습니다. 읍성과 마을 사이로 멋스러운 소나무를 곁에 두고 걷는 것은 평온해지는 마음이 들었거든요. 걸음을 옮겨 사창지라는 곳에 도착했는데요. 사창은 백성들로부터 걷은 세금을 관리하는 일종의 창고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합니다. 전쟁 중에는 군량미를 보관하는 중요한 군사 요충시설이었고 무장읍성의 사창터는 지금 현재 건물은 복원되지 않았으나 2015년 발굴조사로 드러난 건축물 기초유구를 중심으로 2017년에 지금의 형태로 정비되었다고 해요. 여행하게 되면 작게나마 어떤 목적이 있기 마련인데요. 이번 여행은 어떤 여행이었을까?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적이었던 것들이 일상적이지 않게 된 현실에서 스스로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보내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이 생각나지 않지요. 여기 어때요? 역사의 한 공간에서 자연과 호흡하고 느끼며 걸음걸음 역사를 돌아보며 함께 걷는 여정이었던 귀한 시간을 보내 보는 것 말입니다. 사회적 거리도 동참하면서 답답했던 공간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의 장소로 떠나 보는 것~추천드립니다. ​/글사진 = 권미선(전라북도 블로그 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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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31 16:50

[문화&공감 2020 시민기자가 뛴다] "국악의 꿈나무가 되어 주세요"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밑에서 자랐던 나는 어릴 때부터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나는 언제나 비디오 영화나 녹화해둔 지난 방송을 돌려보는 일이 다반사였다. 당시 비디오 플레이어가 있었던 가정은 모두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금처럼 지나간 방송을 다시 보기 어렵던 시절, 보고 싶은 방송을 비디오테이프에 녹화해두는 경험을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문화가 당시엔 일상이었으나 현재는 불법이 되어버린 추억이다. 내가 판소리에 관심을 갖던 시기도 이 시기와 맞물려 있다. 국악을 좋아하시는 아버지의 영향도 있었고, 당시에 다녔던 초등학교가 국악 특성화 학교라 전공을 하진 않았지만, 국악의 울타리 안에서 어린 시절을 지낸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tv에서 남자 소리꾼이 판소리를 부르는 방송을 발견하고 긴급히 비디오 플레이어 녹화 버튼을 눌렀다. 비록 앞부분은 아쉽게 잘렸지만 나름 만족스러운 분량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곤 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다시 카세트테이프에 녹음해서 그 소리를 한참 동안 듣고 외우기를 몇 날 이렇게 나는 앞머리가 잘린 사철가를 테이프 선생님을 통해 처음 배울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혼자만의 판소리 놀이는 몇 해를 더 이어 갔다. 비록 엉성했지만 이젠 제법 아는 소리도 많이 생겨나고 나름 어른들 앞에서 선보일 수 있는 장기자랑 수준은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수없이 부모님을 설득한 끝에 나는 14세에 판소리를 전공하기 시작했고, 결국 나의 첫 번째 소원을 이룰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판소리 신동 유태평양의 역할도 한몫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당시 그가 최연소의 나이로 판소리 흥부가를 완창함으로써 전국적으로 국악의 붐이 일어나는 시기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선수로 인해 피겨 꿈나무가 많이 생겨났듯이 당시엔 국악 꿈나무가 많이 탄생하는 시기였다. 생각해 보면 내가 국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전공을 시작했던 그 시기가 국악의 전성기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1993년 한국 영화 최초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가 100만 관객을 돌파하였고 1994년 국악의 해를 맞이하면서 점차 국악의 대중화에 박차를 더하며 노력의 결실을 얻어 내고 있던 시기였다 생각된다. 물론 오래전부터의 국악을 지키고자 했던 선생님들의 숭고한 노력이 기반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이었다는 것도 당연히 잊지 않고 있다. 돌이켜 보면 당시 각 초중고등학교에 사물 놀이반이 없는 학교가 없었으며, 리코더보다는 단소를 더 많이 불던 학교생활의 기억이 생생하다. 또한 각 지역에 예술고등학교와 대학교에 국악과는 당연히 있어야 하는 학과로 생각하며 살아왔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많이 다르다. 우리 지역의 대학을 포함하여 전국적으로 국악과 및 한국음악과의 간판이 하나둘씩 내려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학이 국악을 포기하는 시점이었다. 결국 나도 대학을 졸업하는 동시에 국악을 포기했다. 어린 시절 국악을 그 누구보다 사랑했던 꿈나무는 결국 현재 다른 방향의 진로를 선택하여 살아가고 있지만, 당시엔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과 골방 연습실에서 고독하게 지내야 할 날들이 몹시 두려웠던 것 같다. 결국 먹고사는 문제였고, 그렇게 타협하는 과정 속에 국악을 포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 자책감이 들었다. 그리고 큰 꿈을 품고 시작했던 나의 첫 번째 꿈이 무너지는 순간이었으며, 나와의 싸움에서 패배하는 순간이었고, 어린 시절 부모님과의 약속도 저버리는 순간이었다. 현재 전국적으로 국악 전공자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리고 점차 대중에게는 멀어져만 가고 있는 느낌이다. 요즘 대세인 트로트처럼 열풍이 한번 불어주었으면 좋으련만, 국악 전공자들이 트로트 분야로 전향하는 시점이니 상황은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할 거라 생각된다. 그들을 뭐라 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 역시도 국악을 알리기 위해 트로트 전선에 뛰어들어 국악 전도사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한편으론 그만큼 국악으로 먹고살기 힘들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굴복할 국악이 아니다. 그 와중 여러 스타급 국악인들이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여러 시도를 통해 현대적 국악을 만들어 내어 선전하고 있으며, 무수히 많은 창작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점이다. 심지어 얼마 전 개봉한 영화 소리꾼은 흥행에는 다소 성적이 부진했지만 판소리의 예술성을 알리는데 충분한 역할을 했으며, 현재도 국악을 알리는데 고군분투 중이다. 마치 이러한 시도들이 1970년~90년대 국악의 붐을 일으키기 위해 노력하셨던 옛 선생님들의 이야기와 많이 닮아 있는 듯하여 앞으로의 국악의 미래도 또다시 기대해볼 만하다 생각하는 바이다. 지난날 국악을 시작했던 국악 꿈나무들은 지금쯤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고 있을까? 아직도 해당 분야에 남아서 전공을 넘어 생업을 이어나가고 있을지, 아니면 일찍이 진로를 변경해서 다른 곳에서 살아가고 있을지 궁금하다. 모두가 자신의 선택에 만족을 하며 살아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들이 선택의 기로에 서서 꿈꿔 왔던 꿈은 그 누구보다 찬란하고 희망찼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현재의 모습이 어떠하더라도 당시엔 분명 행복했을 것이다. /이왕수 문화예술공작소 예술감독전주문화재야행 기획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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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7.29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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