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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멜로와 함께 젖는 봄

3, 4월, 스크린에도 봄비가 내린다.따뜻한 바람이 불고 꽃이 피기 시작하는 봄은 연인 관객들의 춘심을 자극할 수 있는 로맨스·멜로 영화가 많이 찾아오는 계절이다. 올봄에는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는 물론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감정선이 강렬한 멜로영화들도 여러 편 내걸린다.◆멜로, 강렬하거나 애잔하거나19일 개봉하는 '엘레지'와 26일 개봉하는 '더리더-책 읽어주는 남자'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줄거리와 파격적인 정사신이 담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멜로다.'엘레지'는 30살의 나이 차가 나는 대학교수와 여제자가 성적 욕망과 집착으로 시작해 사랑을 깨닫기까지 어긋나는 관계를 그린다.'더 리더'는 열다섯 살 소년이 중년이 되기까지 안고 가는 사랑을 그린다. 소년은 연상의 여인과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지만 이 여성이 나치 전범이고 자신만 아는 비밀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한다.11일 개봉하는 한국 멜로 '슬픔보다 더 슬픈 이야기'는 친구이자 연인이고 가족인 두 젊은 남녀가 불치병과 죽음이라는 벽을 뛰어넘어 서로 지켜주기 위해 애쓰는 신파 멜로다.다음 달 9일 개봉하는 천카이거 감독의 '매란방'은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경극배우 매란방이 남장 전문 배우 맹소동을 만나 사랑에 빠져 평범한 삶을 꿈꾸지만 결국 무대를 저버리지 못한다는 안타까운 러브스토리를 그렸다.◆상큼 발랄 로맨틱 코미디할리우드에서는 코미디에 심혈을 기울인 상큼한 로맨스가 찾아온다.26일 개봉하는 '쇼퍼홀릭'은 '칙릿' 열풍을 부채질한 베스트셀러를 스크린에 옮긴 영화로 '신상'과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된장녀'가 늘어나는 빚을 해결하려 좌충우돌하다가 결국 경제력은 물론 진정한 사랑까지 찾는다는 이야기다.12일 개봉하는 '뉴욕은 언제나 사랑중'은 인기 연애 상담사가 멋진 약혼자와 결혼할 계획을 세우지만 엉뚱한 남자와 혼인신고 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혼란에 빠진다는 영화다.역시 12일 개봉하는 '보이 걸 씽'은 전혀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진 남녀 고등학생들의 몸이 마법으로 바뀌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다. 뒤바뀐 삶에 적응하지 못하고 으르렁대던 둘은 점점 서로 이해하며 사랑을 싹 틔운다.이 밖에 프랑스 파리 골목에서 펼쳐지는 평범한 파리 사람들의 알싸한 로맨스를그린 '사랑을 부르는, 파리'는 다음 달 9일 개봉한다. 이번 달 무용 공연으로 방한하는 쥘리에트 비노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09 23:02

강혜정 "스토킹도 고통스러운 일"

"사랑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게 되신 분들, 사랑하다가 자살을 꿈꾸게 된 분들, 사랑의 가해자나 피해자였던 분들 모두 봐주세요"배우 강혜정은 5일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우리집에 왜 왔니' 제작발표회에서 자신이 맡은 이수강을 "엉뚱하고 사회성도 부족하고, 커다란 포부를 갖고 사는 것도 아니지만 기적 같은 사랑을 꿈꾸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하던 이수강은 자신에게 말을 걸어준 박지민(승리)을 10년 동안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하는 인물. 이수강은 박지민을 '스토킹'하려고 박지민의 집이 잘 보이는 김병희(박희순)의 집으로 쳐들어가고, 목을 매 자살하려는 병희를 구해 놓은 뒤 손발을 묶어 감금해 버린다. 영화는 '친절한 금자씨'와 '달콤 살벌한 연인', '미쓰 홍당무' 등의 뒤를 잇는 여성 캐릭터 영화를 표방하고 있다. 뮤직비디오와 CF로 데뷔한 황수아 감독은 첫 장편인 이 영화를 '다양한 장르의 색깔이 묻어나는 독특한 멜로'라고 소개하면서 "사랑과 사랑하는 방식에 대한 이야기를 감정으로 풀었고 그 감정을 따라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강혜정은 "황 감독과 다른 영화를 준비하면서 친해진 뒤에 이 시나리오를 다시 써서 주셨기 때문에 나를 바탕으로 쓴 면이 있을 것이고 그래서 캐릭터와 밀착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수강의 매력은 잘 다듬어지지 않았다는 거예요. 날것 같고, 거칠면서도 여린 느낌. 그게 사실감 있어 보였어요. 예뻐 보이지 않아도 된다는 게 좋았어요"이수강의 맹목적인 사랑 때문에 누군가가 피해자가 되고 힘들어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누군가를 10년 동안 쫓아다니는 것 역시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답했다. "자기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나머지 자기 인생은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죠. 그것 자체가 고통스러웠을 거예요. 자신을 고립시키는 일이니까. 하지만 소유와 집착이었던 사랑을 결국 희생과 인내라는 사랑으로 이뤄내요. 현실에서는 힘들지만 이상적인 사랑을 했다고 생각해요"강혜정은 "현실에서는 그렇게 뚜렷한 사랑관을 갖고 있지 않다"며 "느끼는 그대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전부다"고 말했다. 불의의 사고로 아내를 잃고 그 충격으로 자살중독증에 걸린 김병희 역을 맡은 박희순은 "작품도 좋았는데 강혜정 씨가 출연한다고 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장을 찍었다"며 "이런 독특한 멜로는 처음이지만 잘 맞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 작품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하는 빅뱅의 승리는 "박희순 선배님은 옆집 형처럼 편하게 해주셨는데 강혜정 누나는 촬영 전에 불러서 '한 번 해봐'라며 확인하곤 해서 일에 대해 냉정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좋은 인맥을 만들어서 기분 좋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06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전주, '한국의 헐리우드' 명성 찾다

<광복절 특사>(2002), <실미도>(2003), <태극기 휘날리며>(2003), <웰컴 투 동막골>(2004), <왕의 남자>(2005), <타짜>(2006),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7), <화려한 휴가>(2007) 등 300만 이상 관객들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의 전성기를 이끈 이 영화들은 모두 전주에서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그리고 지금으로부터 반세기를 거슬러 올라간 1950년대. 한국 전쟁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그 시절에도 전주에서는 영화가 만들어지고 있었다.우리나라 최초 천연칼라 영화인 <선화공주>가 이 땅에서 만들어졌으며, 1회로 끝나기는 했지만 1959년 제정된 '전북영화상'은 영화인들이 스스로 만든 최초의 영화상이었다. 또한 '우주영화사'라는 자체 영화사가 있었으며, 전주 출신 영화인들이 주도적으로 만든 영화들이 전국의 극장에 내걸렸다.1940년대 후반부터 60년대 초반까지 전주는 한국 영화 역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영화의 산실로, 한국의 할리우드였으며 또 지금의 충무로였던 것이다. 그러나 60년대 들어서면서 부터 전주의 영화인들이 충무로로 옮겨갔고 영화 제작의 맥도 끊겼다. 그로부터 90년대까지 계속된 공백을 이기고, 새로운 천년을 시작하는 2000년대 전주는 다시 영화로 깨어났다.1999년 한 해 동안 전북일보는 기획특집 '전주, 21세기 한국영화의 푸른꿈'을 연재했다. 50년대 한국영화의 중심지였던 전주의 영화 역사를 조명한 이 기획은 자칫 잊혀진 기억이 될 뻔 했던 우리의 역사를 복원해 내는 의미있는 작업이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0년 한국 영화의 탯자리였던 전주에서 '전주국제영화제'가 탄생했다.2009년 봄, '전주국제영화제'가 10회를 맞는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 수 있는 10년이란 시간 동안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계에 큰 발자취를 남기며 걸어왔다. 물론 초창기 모든 것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 속에서 갈등과 진통도 있었지만 이를 슬기롭게 극복, 지금은 한국 영화와 지역 안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오는 4월 30일부터 5월 8일까지 열리는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 '전주국제영화제' 10년을 되짚어본다. '전주국제영화제'와 전주. 그 곳에 한국영화의 푸른 꿈이 있다."거대한 도시가 아닌, 이런 작은 지역에서 한 나라 영화의 행로를 바꾼 작품들을 만든 경우는 세계 영화사에서도 굉장히 보기 드문 일이다."제1회 전주영화제 프로그래머였던 김소영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는 1999년 2월 전북대 건지아트홀에서 열린 '전주영화제 방향모색을 위한 심포지엄'에서 "전주영화제는 부산이나 부천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전주의 상징적 자본이자 문화적 자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전주의 영화 역사와 그 가치를 인정했다.전주는 50∼60년대 서울의 충무로와 함께 한국 영화의 한 중심을 이루었던 영화문화의 메카였다.지방 도시에서 영화문화가 얼마나 자리잡았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지만, 전주는 분명 영화의 땅이었다. 전북 영화계의 산증인으로 불렸던 고 탁광 영화인협회 도지부장은 1999년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리랑>을 만들고 전국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뒤, 충무로에 나서면 '전주 촌놈들이 대박을 터뜨렸다'며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영화를 만들었지만, 당시 풋내기배우부터 한시대를 풍미했던 인기배우들까지 전북 영화계 인사 눈에 들기위해 애원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밝힌 바 있다.모든 것이 부족하고 척박했던 시대. 먹고 살기도 힘든 시기에 전주 사람들은 영화를 만들었다. 물론, 한국영화의 자생력은 생각할 수도 없는 시기였다.해방 이후 전북 최초의 영화는 1948년에 만들어진 이만흥의 <끊어진 항로>였다. 이만흥 감독은 전북에 영화문화의 뿌리를 내린 주역이지만, 그에 대한 자료는 거의 남아있지 않다. 군산신문사의 기자였던 그는 일본대학 연극영화과에서 공부를 했으며, 영화에 대한 각별한 관심으로 늘 시나리오를 썼다. 해방 이후 아무런 기술적, 재정적 뒷받침도 없는 악조건 속에서 수공업적 제작형태로나마 16mm 영화를 만들어낸 것이다.1950년 6·25 직전 군산과 익산에서 창설된 제3연대장 함준호가 주축이 돼 만든 한형모 감독의 <성벽을 뚫고>는 반공영화였지만, 35mm의 본격적인 멜로드라마였다. 그러나 전북에서 영화가 만들어질 무렵, 6·25전쟁이 발발해 모든 것이 중단됐다.9·28 수복이 되자 전주에서 영화가 탄생할 수 있는 몇가지 조건이 조성됐는데, 가장 큰 강점은 서울에서 피난온 연예인들이 집단적으로 전주에 몰려있었다는 점이다. 연예인들은 전주에 주둔했던 11사단 정훈대에 소속돼 있었는데, 전주극장 주변 다방에 자주 모여들었다. 장명수 전북대 명예교수는 「전주 근대생활조명 100년」 제2권에서 "변기종 김승호 이예춘 허장강 김진규 주선태 황해 박노식 전택이 노경희 도금봉 김희갑 현인 김정구 등이 군이나 경찰의 선무공작대에 종사하거나 유랑 악극단을 만들어 수복돼 통행이 가능한 곳에서 반공을 연극하고 노래했다"고 증언했다.1951년 경찰 공보실에서 경찰영화 <애정산맥>을 제작한 데 이어 1953년 <아리랑>, 1955년 <피아골>, 1956년 <선화공주> 등이 제작됐다.<피아골>을 정점으로 전주는 영화도시가 됐다. <피아골>은 흥행에서도 성공했으며, '제1회 금룡상'에서 감독상, 연기상, 녹음상 등을 수상하며 화제작이 됐다. 또한 완벽함에 가까운 리얼리티로 용공혐의까지 받으며 문제작으로도 떠올랐다.비록 16mm의 소형이었지만 한국영화 최초로 시도된 총천연색 영화였던 <선화공주>는 우리 영화의 컬러시대를 연 첫 작품이다. 포스터도 전부 홍콩에서 인쇄해 왔으며 배우들은 영화 속 복장을 하고 서울 시내를 돌며 홍보전을 펼쳤으니, 전주 영화인들의 도전정신을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과거 아무도 전주에서 영화가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2000년 전주에서는 '제1회 전주국제영화제'가 탄생한다. 전주영화제 개최는 영화의 역사와 산업이 서울 중심인 오늘에 전주의 영화사를 되살려내는 작업이자 이제는 지역이 중심이 돼 지역의 시선으로 한국 영화, 세계 영화 전체를 바라보기 위한 창을 내는 작업이었다. 역사적으로도 배경과 명분은 탄탄했다.그러나 이미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천판타스틱영화제 등이 영화축제의 자리를 선점한 상황에서 전주영화제는 차별화를 위해 기존의 접근방식과는 다른, 대안적인 영화를 주목했다. 그리고 현재는 보편화됐지만, 당시만 해도 신기술로 가능성을 실험하는 단계였던 디지털 영화를 택했다.반세기 전 전주의 영화인들이 <선화공주>를 통해 실험과 도전을 했듯, 2000년대 전주영화제 역시 낯선 발견에 주저하지 않고 나선 것이다. 영화인들의 꿈이 무모한 도전으로 끝나지 않도록 축제의 자리를 마련한 전주영화제. 그런 점에서 전주영화제는 분명 '좋은 영화'들을 위한 '좋은 영화제'로서의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다.2000년 4월 24일 전북대 문화관 시사회장에서 '지역영화사-전주'를 상영했던 변영주 감독은 "좋은 영화가 상영될 때 많이 봐주는 것이 영화팬들의 의무다. 그래야 다음번에도 계속 좋은 영화가 틀어질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좋은 영화를 알아봐주는 눈이 있을 때, 비로소 좋은 영화가 만들어지고 상영될 수 있다는 것. 이 한 마디는 전주영화제의 10년 역사, 탄생과 성장 그리고 그 안에서 겪은 진통을 이해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가 된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3.06 23:02

워낭소리 안부럽다…작은 영화들 흥행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관객 수 300만 명을 향해가고 있는 가운데 소규모 개봉 영화들의 '작은 흥행'이 잇따르고 있다.'워낭소리'의 흥행세가 워낙 거센 까닭에 큰 주목을 받지는 못하고 있지만 노영석 감독의 '낮술'과 독일 영화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이 적지 않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배급사인 진진에 따르면 지난달 5일 개봉한 '낮술'은 1일까지 1만7천명의 관객을 모으며 장기 상영되고 있다.10여개 가량 적은 수의 스크린에서 상영되고 있으며 이마저도 1일 2회나 3회 상영 식으로 교차상영되고 있지만 '작은 영화'의 흥행 기준점인 1만명을 일찌감치 돌파했다.신인 노영석 감독이 1천만원의 예산으로 만든 영화는 20대 백수의 여행기를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작년 로카르노 영화제에서는 '특별언급'을 수상했으며 최근에는 프랑스 브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탄 바 있다.진진은 7~8일 주말에 2만명 돌파를 예상하고 있으며 최종 관객 수는 3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지난달 19일 개봉한 도리스 되리 감독의 '사랑 후에 남겨진 것들' 역시 1일까지7천명을 끌어모으며 1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스크린수 4~5개에서 교차상영되고 있지만, 서울지역 상영관의 객석 점유율이 90%에 육박할 정도로 높아 '작은 대박'을 터트리고 있다.낯선 독일영화이지만 '파니 핑크'와 '내 남자의 유통기한' 등 전작들을 통해 감독의 팬들이 된 관객들이 꾸준히 찾고 있는데다 영화가 주는 깊이 있는 감동이 입소문을 타고 퍼지면서 관객수가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수입·배급사 진진의 장선영 팀장은 "상영시간이 오전일 때에도 거의 매진에 가까울 정도로 객석 점유율이 높다. 객석 점유율이 높아 상영 회차와 스크린 수가 점차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사랑 후에…'는 노년 부부의 죽음과 사랑, 이별을 감동적으로 담은 작품이다.유머가 섞인 가벼운 어조를 띄고 있지만 영화는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05 23:02

[일과 사람] 개그맨서 뮤지컬 제작자 변신…'따따붓다' 연출하는 백재현씨

"태권도는 예술입니다. 동작이 딱딱 들어맞을 때에는 소름이 끼칠 정도죠. '개그콘서트'도 제가 만들었고, '루나틱'도 제가 만들었습니다. 이번엔 태권도에 한 획을 긋고 싶어요."우석대학교 태권도학과와 루나틱컴퍼니가 공동제작하는 태권 마샬 퍼포먼스 '따따붓다'를 연출하는 백재현씨(39). 유명 개그맨으로 살다가 뮤지컬에 미쳐 '루나틱'을 제작·연출, 뮤지컬 연출가로 자리잡은 그는 지난달부터 전주에 내려와 우석대 근처 모텔에서 장기투숙하고 있다."세계적인 마샬아츠 퍼포먼스 제작사인 '태양의 서커스'가 제작한 여러 공연들을 보면서 대한민국만의 자랑인 태권도를 소재로 마샬아츠 작품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난해 잔재미가 있는 단순한 스토리로 태권도 비보이 퍼포먼스 '패밀리'를 만들어 봤습니다. 물론,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상을 받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태권도는 나라에서는 밀어주지만, 10분 정도 시범 보여주는 게 전부라고 생각했다"는 백씨. 그는 "연출이 어떤 생각으로 만드냐에 따라 작품 색깔이 달라지듯, 나 역시 '패밀리'를 만들 때에는 태권도에 대해 진심으로 접근하지 못했던 것 같다"며 "지금은 진정한 무도로서 태권도를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출연배우들은 전부 우석대 태권도학과 시범단원들입니다. 대부분의 이런 공연들이 전문배우와 비전문배우들을 함께 캐스팅하는데, 그럴 경우 집중도나 완성도면에서 혼란을 주게 되죠. 단원들 모두 배우로서는 비전문가였지만, 매일 새벽까지 작업하면서 많이 다듬어졌습니다.""전주에 박혀 작품을 만들며 새삼 뮤지컬 연출자라는 사실에 행복해 하고 있다"는 백씨. 지난해 말 국기원의 신시범 프로그램 '태권도의 혼'을 연출, 일반인들 뿐만 아니라 태권도 관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그는 "'따따붓다' 한 편으로 월드컵 4강 때와 같은 애국심을 느끼게 해주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단원들 청춘에 가장 값진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내 인생에 있어서도 가장 멋진 작품이 될 것 같다"고 웃었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3.04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동유럽의 뉴웨이브, JIFF를 빛낸다

올해로 10회를 맞는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는 폴란드의 거장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 감독을 선택했다.'회고전 :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에 초대된 그는 '부전승''출발''딥 엔드'등을 통해 동유럽 뉴웨이브를 이끌 감독으로 주목 받았던 인물. '페르디두르케'를 마지막으로 감독 생활을 접고, 돌연 화가와 영화배우로 변신해 '비포 나잇 폴스''백야''이스턴 프라미스'등에서 수준높은 연기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17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지난해 칸영화제에서 신작 '안나와의 나흘 밤'을 통해 또 한번 깜짝 귀환한 그는 이번 회고전을 통해 대표작 9편과 그의 일대기를 담은 다미앙 베르트랑 감독의 다큐멘터리 1편 등 총 10편을 선보인다. 정치적 현실로 조국을 떠나 방황했지만, 폴란드 역사를 늘 작품의 중심에 두었던 1960 ~ 1990년대 시대별 대표작과 영화감독으로 다시 돌아온 그의 일대기를 엿볼 수 있는 다큐멘터리'영화감독 예르지 스콜리모프스키'다.조지훈 전주국제영화제 프로그래머는"이번 회고전은 직선적인 내러티브가 살아있고, 규격화된 영화 장르를 거부해 리얼리즘과 비리얼리즘, 주류와 아방가르드를 오간 그의 독창적인 시선과 조우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회고전을 위해 전주를 방문할 5월 5일은 그의 71세 생일이기도 하다.전주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회고전을 기념해 그에 관한 책자를 발간할 예정이다.

  • 영화·연극
  • 이화정
  • 2009.03.04 23:02

봄 극장가 때아닌 공포물 '엄습'

봄 극장가에 때아닌 공포물이 등장하고 있다.지난주 개봉한 공포 영화 '언데드'를 시작으로 '13일의 금요일'과 '언인바이티드' 등 3편의 공포물이 잇따라 관객들을 만난다.공포 영화가 여름 시즌에 앞서 봄 극장가로 온 것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공포영화의 개봉 일정을 잡는 최근 경향을 반영한다.'언데드'를 홍보하는 영화사 하늘의 김선민 과장은 "여름이나 봄뿐 아니라 심지어는 겨울에도 적지 않은 관객들이 공포물을 보러 극장을 찾고 있다"며 "이는 공포 영화가 피가 튀는 식의 단순한 설정에서 정서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덕분이다."라고설명했다.올해 첫 공포물로 지난달 26일 개봉한 '언데드'의 오프닝주 성적 역시 6위로 좋은 편이다. 187개의 많지 않은 스크린에서 상영돼 12만4천명이 관람했다. 지난주 첫선을 보인 영화 6편 중에서 '인터내셔널' 다음으로 좋은 성적이다.영화는 사산된 쌍둥이와 퇴마의식이 등장하는 신비주의 공포영화다.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타이밍도 좋고 악령의 정체를 알아가는 과정의 미스터리도 탄탄하다. 여기에 여주인공의 겁에 질린 연기 역시 괜찮다. '블레이드3','인비저블'을 만든 데이비드 고이어의 신작이다.13일 개봉하는 '13일의 금요일'은 1980년대 이후 속편을 양산한 동명 영화의 '리뉴얼'(Renewal).영화는 살인마 제이슨과 캠프촌이라는 배경, 젊은 남녀들 한 무리로 구성된 등장인물 등 원작에서 기본적인 콘셉트만 빌려왔을 뿐 전에 없던 새로운 이야기로 꾸며졌다.기존 공포 영화의 공식에 충실한 이 영화는 공포의 순간에 치고 빠지는 타이밍이 좋다. 이전 시리즈와 달라진 가장 큰 특징은 등장인물들이 제이슨에 맞서 적극적으로 대결을 펼친다는 데 있다.미국에서는 2월13일 금요일 개봉해 오프닝 주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한국 영화 '장화,홍련'(김지훈)의 미국 리메이크판인 '언인바이티드'는 4월9일 한국 관객들에게 첫선을 보인다.영화는 20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초저예산영화지만 미국에서는 개봉주 박스오피스에서 3위에 올랐다. 1월30일 개봉 이후 벌어들인 수입은 미국 내에서만 2천704만3천 달러에 달한다.영화는 '장화,홍련'과 마찬가지로 두 명의 자매와 아버지, 그리고 계모라는 등장인물을 기본 틀로 하고 있다. 리메이크판은 원편과 결말이 달라 한국 관객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수입사 CJ엔터테인먼트는 기대하고 있다.드림웍스가 제작한 이 영화에는 '나의 특별한 사랑이야기'의 엘리자베스 뱅크스와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의 에밀리 브라우닝이 각각 한국판의 임수정과 문근영 역으로 출연했으며 신예 찰스·토마스 형제가 메가폰을 잡았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03 23:02

[2009 전주국제영화제] 제10회 전주영화제 얼굴로 이지훈·조안 선정

연기자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가수 출신 연기자 이지훈과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누비며 뜨거운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조안이 '2009 전주국제영화제' 얼굴로 선정됐다.민병록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은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새로운 영역에 끊임없이 도전하며, 연기자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두 배우는 다양성과 역동성을 추구하는 전주영화제의 활기찬 이미지와 잘 어울린다"며 제10회 전주영화제 홍보대사 선정에 신중을 기했다고 밝혔다.이지훈은 1996년 '왜 하늘은'을 통해 가수로 데뷔, 최근에는 KBS 일일드라마 '너는 내 운명'과 뮤지컬 '햄릿'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 '몽정기2', 드라마 '귀여운 여인' '뉴하트' 등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였으며, 뮤지컬계에서도 2006년 '알타보이즈'를 시작으로 '삼총사' '내 마음의 풍금' 등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조안은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혼신을 다한 연기로 진정한 연기자로 주목받고 있는 배우. 영화 '여고괴담:여우계단' '돌려차기' '홀리데이' '언니가 간다' '므이' 등 다양한 장르에서도 안정된 연기력을 보여주며 연기의 깊이와 폭이 넓은 배우로 평가받았다. 최근에는 개봉예정인 영화 '킹콩을 들다'에서 국가대표 역도선수 캐릭터를 위해 체중을 불리고 근육을 만드는 등 또다른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두 홍보대사는 오는 31일 제10회 전주영화제 상영작 발표 기자회견에서 위촉장을 받고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이들은 영화제 기간 동안 개막식 참석, 관객과의 대화, 핸드프린팅 행사, 일일 지프지기 체험 등을 통해 전주영화제를 알릴 예정이다.

  • 영화·연극
  • 도휘정
  • 2009.03.03 23:02

관객 200만 돌파 '워낭소리'가 얻은 것과 잃은 것

200만 '워낭소리'가 얻은 것과 잃은 것개봉 37일 만에 관객 수 100만 명을 돌파하면서 한국 독립영화사를 새로 썼던 '워낭소리'(감독 이충렬)가 그로부터 9일 만에 200만 명도 순조롭게 넘어섰다.'워낭소리'는 흥행 대성공으로 제작비의 30배에 달하는 수익을 냈고 한국 영화산업과 영화정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을 줬다.그러나 영화 주인공들의 일상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고 촬영지의 관광상품화로 논란이 빚어지는 등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제작비 30배 수익, 사회적 관심 환기=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까지 '워낭소리'는 약 124억여 원의 매출을 올렸다.한국 영화의 통상적인 부율(극장과 배급사의 수익 배분 비율)인 5대5를 적용한다면 제작사와 배급사의 몫은 매출의 절반인 60억원 정도다. 순수 제작비와 배급비용을 합해 2억원 가량 들어갔으므로 30배의 수익을 낸 것이다.이 영화의 프로듀서이자 제작비를 조달했던 고영재 PD는 "수익의 30%를 독립영화에 기부하겠다"고 공언했으므로 이 중 18억원은 독립영화계에 돌아가게 된다.금전적인 수익을 차치하더라도, '워낭소리'가 영화산업 및 영화정책에 던진 화두야말로 한국 영화계가 이룬 큰 성과라고 볼 수 있다.메이저 제작사나 배급사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 채 7개관에서 개봉한 '워낭소리'는 영화 자체의 힘만으로 성공을 거뒀다. 스타도 없었고 엄청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붓지도 못했지만 영화에 감동받은 관객들의 입소문만으로 여기까지 왔다. 고향 농촌, 부모님, 느린 삶을 향한 중년층 관객의 그리움을 자극한 결과였다.저예산·디지털 영화의 잠재력을 보여주면서 큰 영화만 살아남는다는 영화시장의 '상식'을 깨뜨렸고 상업영화만 와이드 릴리스 되는 획일화한 국내 극장개봉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고 PD를 중심으로 독립영화계가 뭉쳐 정부의 독립영화 지원 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워낭소리'로 인해 독립영화에 대중의 이목이 쏠린 덕에 여느 때보다 이들의 목소리는 크게 울려 퍼졌다.◆성공을 둘러싼 잡음=성공이 화려한 만큼 이를 둘러싼 시끄러운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가장 큰 문제는 세속의 지나친 관심에 관련자들이 일상에 지장을 받을 만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존 인물의 삶을 가까이에서 관찰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보니 주인공인 경북 봉화군의 최 할아버지 내외와 자녀들의 삶이 그대로 노출됐다. 이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실제로 최 할아버지를 보기 위해 찾기 봉화에 있는 자택에 계속 찾아오는 바람에 노부부는 홍역을 치루고 있다.이충렬 감독과 고 PD도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고 PD는 100만명 돌파 이후 기자회견을 열어 "로또 맞은 사람으로 취급하는 전화나 이메일, 쪽지가 매일 온다"며 "할아버지와 가족들에게 누를 끼쳤을까 우려에 밤잠도 설칠 정도"라고 말했다.이 감독은 백상예술대상 신인감독상을 받은 뒤 "본의 아니게 할아버지 자제들을 불효자로 만들어 죄송하다"고 시상대에서 사과하기도 했다.이 감독은 지난달 '워낭소리'를 관람한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한 뒤 일부에게서 "'워낭소리'가 정치인들의 들러리를 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난까지 받았다고 고 PD는 전했다.또 경북도가 이번 달부터 운영하는 '주말테마여행'에 '워낭소리' 촬영지를 넣으면서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경북도 홈페이지에는 노부부의 사생활 침해가 우려된다며 촬영지 관광상품화 계획을 철회하라는 글이 일주일 사이 100건 가까이 올라왔다.'워낭소리' 한편의 성공이 독립영화, 나아가 한국영화 전체의 성공으로 이어질지 역시 의문으로 남아있다.200개 상영관에 걸려 있는 '워낭소리'가 한정된 국내 디지털 상영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오히려 다른 영화들의 상영 기회를 빼앗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또 '워낭소리'가 독립영화의 상업성을 확인해줬다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독립·예술·고전영화에 대한 평가에 상업적인 잣대를 들이미는 잘못된 선례로 이용될 수도 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3.02 23:02

전주영화제 '도움의 손길' 기업들 '손사래'

전주 국제영화제가'메세나(Mecenat)'운동을 통해 기업 지원을 유도할 계획이지만, 최근 경기불황과 기업들의 메세나운동에 대한 의식 부족 등으로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26일 전주시와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에 따르면 올 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역 기업들의 메세나운동 참여를 위해 지난 16일부터 한달간 일정으로 후원기업 모집활동에 들어갔으나 현재까지 참여의사를 밝힌 곳이 전무하다.영화제측은 오는 4월30일부터 5월8일까지 열리는 전주국제영화제와 관련해 기업들을 상대로 기부금 등 자금 협찬이나 티켓구매 지원 등을 요청하고 있다.하지만 지원의사를 나타낸 기업들이 전무한 상황이어서 전주국제영화제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총 34억이 투입될 예정이며, 시비(15억)와 도비(2억), 국비(7억)를 제외한 나머지 10억원은 국제영화제측이 자체 충당해야 한다.지역 기업들은 최근 사상 최악의 경기불황이 들이닥친 상황에서 문화·예술 등 다른 분야를 후원하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또 일부 기업들은 기업이익의 사회환원에 부정적인 것으로 전해져 아쉬움을 사고 있다.전주국제영화제는 지난해 처음으로 '지정 기부금 단체'로 지정됨으로써 메세나 운동을 통한 기업 지원이 가능해졌다.전주국제영화제 관계자는"앞으로 시간이 남은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로마제국 때 예술가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마에케나스(Gaius Clinius Maecenas)'에서 유래한 '메세나'라는 단어는 기업이 문화예술을 지원하는 행위로 쓰이고 있다.

  • 영화·연극
  • 구대식
  • 2009.02.27 23:02

'빛나는조역' 뮤지컬배우 조휘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돈 주앙'에는 주역도 아니고 얼굴도 익숙하지 않지만 눈길을 끄는 배우가 있다. '돈 주앙'의 친구 '돈 카를로스' 역을 맡은 배우 조휘가 그 주인공. 그는 안정된 연기와 가창력을 바탕으로 돈 주앙의 조언자로서 극을 이끌어 가는 비중있는 역할을 소화해내고 있다. 작년 '김종욱 찾기'에서 멀티맨으로 활약하기도 했던 그는 "주인공보다 극을 끌고 가면서 뒷받침해주는 조연에 매력을 많이 느낀다"고 말했다. 비록 오디션에서 고배를 마시긴 했지만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극을 이끄는 음유시인 '그랭구아르'나 '명성황후'의 '홍계훈 장군'에 도전했던 것도 그래서였다고 한다. "'내가 돋보이려고 하지는 말자, 극을 연결해주면서 주인공을 받쳐주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회도 그 밑에 깔린 야채나 장식이 없으면 맛있어 보이겠어요? 주연이든 조연이든 아무리 혼자 연기를 잘 해도 작품이 보이지 않으면 그 인물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조휘는 아직 뮤지컬계에 잘 알려진 배우는 아니지만 2002년 데뷔한 '중고' 신인이다. 교회 연극반에서 활동하면서 배우를 꿈꿨던 그는 부모님의 반대로 꿈을 접어둔 채 체육교육과에 진학했고,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자마자 연극 동아리를 찾아가 입학도 하기도 전에 연극활동부터 시작했다고 한다. 데뷔는 대학 2학년 때. 선배 소개로 아무 준비도 안 한 상태에서 뮤지컬 '블루 사이공' 오디션을 봤는데 덜컥 합격해 국립극장 무대에 서게 됐다. "사실 연극에 관심은 있었어도 뮤지컬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거든요. 지금도 제가 뮤지컬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해요."데뷔는 '쉽게' 했지만 이후 오디션에 떨어지기를 반복하면서 방황하기도 했다.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노래를 특출나게 잘하는 것도 아니었고, 춤은 수준 미달이었죠. 뒤늦게 공익근무로 군복무를 하면서 '2년 뒤에 보자'는 생각으로 이를 악물고 준비했습니다. 근무시간이 끝나면 춤을 배우고 노래 연습에 매달렸죠"2년간의 노력 덕택에 군 복무를 마친 뒤 뮤지컬 '마이 스케어리 걸' 대구공연과 '김종욱 찾기'에 참여할 수 있었고, '돈 주앙' 오디션에도 합격했다. 모두 철저한 준비와 노력의 결과였다. "사실 '돈주앙' 오디션은 3차에서 떨어졌는데 추가 오디션 제의를 받고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제안받은 역할은 '라파엘'이었지만 '돈 카를로'와 '돈 주앙'부터 돈주앙의 아버지 '돈 루이'까지 작품에 나오는 남자 배역의 노래는 죄다 외워 갔죠. 결국 '라파엘'이 아닌 '돈 카를로스' 역을 따냈습니다."'돈 카를로스'는 저음부터 고음까지 넓은 음역대를 소화해내야 하는 역할이지만 그는 원래 목소리 톤이 낮아 고음에 자신이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약점도 부단한 연습을 통해 극복해 지금은 음역대가 넓어졌다고 한다. 그는 이 작품이 끝나면 '김종욱 찾기'의 '멀티맨'으로 다시 돌아간다. 또 안중근을 소재로 한 뮤지컬 '영웅'의 조역 '조도선' 역을 맡아 10월부터 LG아트센터 무대에 설 예정이다. 벌써 올해 스케줄이 다 잡힌 셈이다. "25일 학교를 졸업해요. 요즘 같은 취업난에 졸업과 동시에 일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하죠. 아직 배우로서 거창한 꿈은 없어요. 먹고 살 수 있는 배우, 나이 들어서까지 연기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 영화·연극
  • 연합
  • 2009.02.25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