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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35. 유형원의 숙원, 부안에 깃든 마음 - 초야에 묻힌 위대한 실학자, 국가가 나아갈 길을 말하다

매번 책을 펴서 볼 때마다 그 규모가 크고 식견과 지취가 높은 것에 대해 감탄하지 않은 적이 없었고, 같은 시대에 살면서도 만나 보지 못한 한스러움을 견딜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저도 모르게 책을 덮고 눈물을 흘리며 세상에 이런 위대한 사나이가 있었음을 비로소 믿게 되었습니다. 애석하게도 초야에 묻혀 끝내 죽을 때까지 이름을 드러내지 못하였으니, 참으로 슬프고 한탄스럽습니다. 유형원(柳馨遠, 1622~1673)이 집필한 『반계수록(磻溪隧錄)』을 접한 선비 윤증과 이현일의 심정을 담은 글이다. 살아생전에는 인정을 받지 못했지만, 사회구조 개편이 절실한 시기 개혁의 방향과 대안을 체계적으로 제시하고 정리함으로써 정약용과 이익을 비롯한 조선 후기 실학자들이 실학을 집대성하는 데 모범이 되었다. 그 위대한 업적을 세운 유형원이 『반계수록』을 완성하며 세상을 떠날 때까지 머문 부안에는 그의 발자취가 짙게 남아 있다. 유형원은 지금의 서울 정릉에서 유흠(1596~1623)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2살의 나이에 부친이 유몽인과 연루된 광해군 복위설에 휘말려 옥사하여 조부인 유성민(柳成民)과 외가의 보살핌 아래 성장하게 된다. 어려서부터 다양한 학문에 대한 식견이 높았으나 부조리한 현실과 타협하며 벼슬할 생각이 없었던 그는 당대 정치의 폐해를 혐오하였으며 실생활에 유용한 실학을 연구하고 정치 개혁을 꿈꾸며 사색을 즐겼다. 훗날 진사시에 급제하고 진사가 된 것도 조부의 명에 의한 것이라 전해진다. 관직에 관심 없는 유형원은 그의 나이 32세가 되던 때 조부상을 마치자 부안현 우반동(현재 보안면 우동리)으로 내려간다. 우반동은 조선 개국공신인 유형원의 8대조 할아버지인 유관이 공을 인정받아 나라로부터 받은 토지가 있는 곳이다. 유형원의 나이 15세 되던 해에 조부가 땅 일부를 팔 때 쓴 토지매매 문서(부안김씨 종중 고문서 보물 900호)에 이 전답은 나의 6대조이신 우의정 문간공께서 태조조에 개국공신으로 책봉되어 왕으로부터 받은 사패지이다 (중략) 내(川)를 기준으로 그 서쪽은 그대로 두어 나의 농장으로 삼고, 내의 동쪽에 있는 집과 전답은 모두 김홍원에게 방매한다.는 내용이 남아있다. 유형원은 선대의 얼이 깃든 우반동을 아껴 그곳을 반계(磻溪)라 칭하고 자호로 삼고 초가에 기거하며 민초들의 삶을 보살피고 산 중턱에 반계서당을 열어 제자 양성과 학문에 전념하였다. 제자 김서경은 스승 유형원을 위해 지은 행장에서 대나무 숲 가운데 초가집을 짓고 수백 권의 책을 모아 놓았다. 네모난 모자에 가죽 혁대를 차고 종일토록 단정히 앉아 마음에 새기고 깊이 생각하면서 정미한 내용을 연구하였다라고 그의 삶을 기록했으며 유형원도 골짜기마다 깊숙이 오솔길 비스듬하고 / 반계에는 굽이굽이 복사꽃 떠 온다 / 산에 사는 사람은 스스로 만족한 생애라 여기니 / 긴 대나무 숲이 구름에 잠겨 있다는 시구로 그의 마음을 그렸다. 유형원은 우반동의 삶을 만족해하며 자호인 반계(磻溪)에 완성하기까지 생각이 미치는 대로 수시로 기록한다는 뜻의 겸손한 표현으로 수록(隧錄)이라 하고 『반계수록』을 완성한다. 유형원이 『반계수록』을 통해 알리고자 했던 것은 당대의 불합리한 상황과 이를 개혁하기 위한 실천적 방법이었다. 농업을 중요시한 실학자 이다 보니 『반계수록』의 많은 부분이 토지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 방안을 다루고 있다. 토지는 천하의 근본이다. 이 근본이 바로잡히면 모든 제도가 다 바로잡히는 것이요. 이 근본이 문란하면 모든 제도도 따라서 다 문란해지는 것이다라 하며 토지제도를 바로잡아 백성의 생활을 안정되게 하고 정치와 교육을 바로세울 것을 강조했다. 유형원은 이어서 교육제도와 과거제도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과거제도가 출세의 도구가 됨을 비판하고 과거 위주의 공부보다 나라와 백성에게 도움이 될 실질적인 연구와 정책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관직 임명도 관료의 임기제를 철저하게 지켜 행정의 실효성을 꾀하고, 왕실을 위해 설치한 많은 관청을 대폭 축소하여 국가 재정을 안정시킬 것을 주장했다. 『반계수록』 본문 뒤에 이어지는 속편에서는 당시 노비제도의 문제점을 언급하며, 노비세습 제도의 폐지를 위한 전 단계로서 종모법(從母法)을 실시해 노비의 숫자를 줄여나가자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유형원의 뜻은 그의 생활에서도 여실히 반영되어 농업에 대한 연구를 하였고, 지주로서 많은 곡식을 축적하여 적극적으로 빈민들의 구제에 활용하였다. 유형원은 또한 군대를 강화하여 침략자들을 격퇴하고자 하는 군사학에도 관심을 두어 축적한 재산으로 큰 배 4~5척과 말과 조총, 활 등 무기를 장만하여 자신의 노비들 및 동네 사람들과 함께 사적으로 훈련을 하였다고 전해진다. 총 26권 13책인 『반계수록』은 토지제도를 다룬 전제와 교육과 선발에 대한 방법을 다룬 임관, 관리의 녹봉 체계를 다룬 녹제, 국가 체계를 다룬 직관, 군사제도를 다룬 병제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 속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유형원은 짧고도 길었던 52세 일생 여러 분야 각 방면 실학 연구에 몰두하면서 방대한 양의 연구를 했지만, 많은 저서가 멸실되었고 그에 대한 평가는 미흡하기만 하다. 그의 숙원이 오롯이 담겨있는 『반계수록』이 당대 현실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내놓고 있었지만 아쉽게도 사후에 인정을 받았다. 유형원은 『반계수록』을 1652년 쓰기 시작해 유형원이 49세 되던 해인 1670년(현종 11년) 완성하였으나 사본으로만 남아 있다가 완성으로부터 100년 후인 1770년(영조 46년) 이 책을 보고 크게 감탄한 영조의 왕명에 의해 공식적으로 간행되어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정조는 마치 100년 전에 살면서 오늘날의 일을 환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중략) 그 사람이 품은 생각은 실로 대단하였다라 하였다. 이렇듯 유형원은 영조와 정조의 극찬 속에 조선 후기 실학자들의 지침이 되며 조선 실학을 집대성하는 데 큰 영향을 주었다. 유형원의 유허지(전라북도 기념물 22호)엔 그의 정신을 대변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가 새겨진 글을 따라 산기슭에 난 산책길을 오르면 그가 만들었다고 전해지는 우물터와 복원된 반계서당이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옛 지명인 우반동(愚磻洞)은 민족정신을 말살하려는 일제에 의해 우동(牛東)으로 개명되었고, 유형원의 고택도 터만 남아있으며 세상을 떠나 묻혔던 묘 역시 후손들이 용인으로 이장을 해 그 흔적만 남아 있다. 더욱이 그의 미래인 지금의 상황에도 지침이 될 위대한 실학자 유형원의 업적과 가치는 아직도 저평가된 상태이다. 그에 대한 학술적 재조명을 꾸준히 이어가고 더불어 관련된 유산들 역시 올곧이 복원되고 훼손된 지역의 이름도 되돌려 지역의 자산과 정신으로 이어지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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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칼럼
  • 2018.06.21 20:57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홍성모 화백의 '해원부안사계도' - 길이 56m 부안 풍광서 휘몰아치는 근원을 찾는 부르짖음

기세(氣勢)다. 홍성모 화백의 <해원부안사계도(海苑扶安四季圖)>에서 본 것은. 지금까지 숱한 그림을 보아왔건만, 그림 속에서 기세를 본 것은 처음이다. 높이 1m, 총 길이 56m나 되는 방대한 크기에서 오는 압도감만은 아니다. 그것은 큰 믿음의 뿌리이며, 크게 분발하려는 의지, 그리고 크게 의심하는 뜻에서 나오는 어떤 것이다. 정성과 믿음이 한결같은 이가 아니면 결코 찾아지지도, 보이지도 않는 문. 그 문을 만 사람에게, 문 안을 들여다보고자 하는 온 우주에 오늘에서야 활짝 열어놓게 된 것이다. 홍성모 화백(56)은 2016년 10월, 부안에 들었다. 곰소의 젓갈식품센터 2층 빈 곳을 빌려 주중 사나흘 간 서울에서 내려와 머물며, 계화도에서 시작하여 줄포생태공원까지 해안선을 따라 총 83㎞를 화폭에 담았다. 부근의 찜질방에서 투숙하고, 겨우 화장실만을 왕래하면서 고향인 부안을 붓끝으로 종주한 셈이다. 본디 눈이 있는 사람은 자신의 완성이 있는 곳이 아니면 머무르지 않는 법이다. 그러기에 눈과 마음이 침침하여지고, 두 번이나 췌장에 문제가 생기고, 과로로 쓰러져 병원 신세를 지면서도 계속된 대장정이다. 5년 전 위도 상사화를 보고 나오면서라 했던가. 겸재 정선이 금강산을 보며 영조 대왕을 위해 <금강전도>를 그리기로 작정한 것처럼, 화백은 부안 군민을 왕이라 생각하고 부안의 바다를 그려 바치리라 마음먹었다. 죽막동 사자바위와 어우러진 바다가 하늘이 내린 정원 같아서 이 바다에 깃드는 봄, 여름, 가을과 겨울을, 고향의 바다를 이 생에서 살피고자 했다. 그래서일 게다. 한 획을 발전시켜 남은 곳을 덜어내고, 부족한 곳을 채워 넣는 대원칙이, 두루 영고성쇠의 원리까지 통하고 끊임없이 변화해 나아가는, 언제 어디서나 그러한 이치가 화백의 그림 속에는 있다. 나의 고향은 부안입니다. 붓을 든 내내 화백은 말한다. 실제로 그의 고향이 부안군 백산면이지만, 화백의 어조에서는 송아지가 입을 크게 벌린 채 어미를 부르는 소리가 난다. 추사 김정희의 말대로 가슴속에 서권기(書卷氣)가 있지 않으면 가히 대어볼 수도 없는 붓끝에서 나는 소리다. 그의 희어진 머리만큼이나 본래의 고향, 고향으로 돌아가는 부르짖음. 천지만물 생명의 근원자리이면서, 모든 이들의 궁극인 뿌리 자리. 그 자리를 애타게 찾는, 혹은 찾으라는 하나 된 외침. 아이가 어미의 젖꼭지를 빠는 힘이 내재해 있는, 그의 말이 단순한 말이 아닌 주문처럼 들리는 것도 그 때문일 거라. 그러고 보면 화백의 그림은 조선 명종 때 격암 남사고가 남긴 한국의 역사서이자 예언서인, <격암유록>에 수없이 나오는 구원의 활방(活方)인지도 모르겠다. 큰 병이 큰 약이 되기도 하듯, 알게 모르게 곪아버린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약이 되는 자리. 즉 어지러운 심신과 떠도는 혼백을 안정케 하는 안식의 자리 말이다. 고향을 부르는 소리를 화백은, 사람으로 말하면 뼈대가 되는 선(線)에서 찾는다. 선이 없으면 기운이 생동하지 못하고, 흙무더기처럼 후르르 무너져버린다 했던가. 그러나 선을 긋기 위해서는 제일 중요한 것이 먹색이라고, 화백은 반복해서 붓을 누르는 목소리를 냈다. 먹색이 탁하지 않고 맑아야 그림을 보는 이의 정신이 맑아지고, 먹 냄새에서도 친근함을 가질 수 있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잘 개인 그을음으로 만든 먹을 써야 한다. 생묵이 아닌 하루 재워둔 숙묵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붓의 속도에 따라 먹이 한지 깊이 들어가지 않고 떠 보이므로, 붓을 쓸 때도 늘 삼가야 한다며 화백은 소탈하니 웃는다. 어려운 바를 먼저 하면 뒤에는 쉬워진다는 원리를 아는 이의 웃음이다. 그리고 머물러 있지 않되 머물러 있는, 이른바 동(動)정(精)이 하나로 둥근, 달과 같이 편안한 얼굴이다. 그 얼굴에서 화선지와 판을 배접할 때 쓰는, 오랜 보존을 위해 그가 썩힌 풀 냄새가 묻어난다. 화백이 처음부터 동양화를 그린 것은 아니다. 많은 화가가 그러하듯 화백 또한 먼저 접한 것은 서양화였다. 그가 본격적으로 동양화를 접하게 된 것은, 대학 시절 선천성 심장병 질환으로 쓰러지고 난 후부터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병원비가 무색했으나, 당시 원광대학교 전 동문이 1000원씩 모아 무사히 수술을 할 수 있었다. 두 번 사는 인생이기에 화백은 그 후로 새 생명 찾아주기 운동으로 <전북도민일보>와 함께 난치병 어린이 돕는 일에 앞장서기도 한다. 그렇게 나무 그림도, 바위 그림도 안 배운 상태로 동양화를 시작한 것이, <청산계곡>이라 제목을 붙인 그림으로 1986년 뜻하지 않게 미술대전 특선작으로 뽑히게 된다. 서양화의 면(面)과 동양화의 선(線)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던 때다. 다만 처음 가본 강원도 영월에 눈이 하도 많이 와서 산 계곡에 물안개가 짙었더라는데, 보이는 대로 꾸미지 않아도 무릉도원 같고, 한 폭의 그림 같은 산과 계곡을 그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그렇게 서양화에서 자주 다루던 인물화를 벗어나 여여한 자연에 심취하게 된 것이다. 그런 화백을 취재하러 온 당시 <전북일보> 이해석 기자와는 긴 인연이 되어 지금까지도 벗하며 살고 있다. 심장병 수술 이후 동양화 35년 화력(畵力)이면, 이제는 고향을 담아도 되지 않겠는가, 싶더구만. 좀 더 있으면 손 떨리고, 눈도 침침해질 테니, 그나마 힘 남아 있을 때 부안 군민을 위해 고향에 대한 애틋한 혼신을 내어줘야 할 것 같았어. 고지식한 묘사도 늙어지면 나중엔 하고 싶어도 못하는 것이니. <해원부안사계도>는 이렇게 완성되었다. 군민을 왕으로 생각하여 그린 그림. 붓을 댈 때 자신을 속이지 않는 데서 시작하였으므로 엄정하다 하지 않을 수 없는 그림. 서해 바다 물결 하나, 소나무와 정자 하나도 그림을 보는 이들이나 그림을 그린 이나 서로 상응하는 기가 있는 그림, <해원부안사계도>. 만물의 원리가 변치 않는 가운데, 그 동정이 변화하고 생기와 운치가 발산됨을 온전히 붓으로 드러낸 그림. ▲ 김형미 시인전북작가회의 사무처장 민선 7기 부안 자치단체장 취임식에 맞춰 부안군청 로비에 걸리게 될 <해원부안사계도>. 그의 그림을 보든 보지 않든 모든 이들이 근원으로, 뿌리인 고향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소리가 들린다. 외롭고, 아프고, 고뇌하고, 정한 있는 이들의 병이 낫는 소리다. 아이가 어미의 젖꼭지를 빠는 힘으로 내는 소리. 그러니 보라. 거대한 우주의 힘을 몰아오는, 그의 그림에는 여지없는 기세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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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0 20:36

[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 영화공동체 '무명씨네' - "수동적 소비 아닌 영화 모든 것 즐기고 싶어 의기투합했죠"

▲ 이하늘 공동대표 최근 우리지역에서는 다양한 영화문화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 관객모임, 비평모임, 상영모임, 시민 기획 영화제 등 영화를 즐기고, 영화를 매개로 하는 시민활동들이 자발적으로 생겨나고 있다. 이런 자발적인 활동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무명씨네라는 영화공동체다. 무명씨네는 공동체상영 기획과 영화를 매개로 하는 다양한 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화제작 동아리에서 만난 6명의 멤버가 우리가 보고 싶은 영화를 같이 보자라는 취지로 2016년 가을 밤샘 영화제 나의 n번째 사춘기를 개최하였고, 이후 멤버들이 의기투합하여 무명씨네를 결성했다. 최근 영화의 거리에 대안영화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했다. 감상모임을 진행하고 스크린 상영을 한다. 아직 상영설비를 다 갖추진 못했지만, 9월부터는 상설로 상영할 예정이다. 무명씨네 이하늘 공동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다. - 무명씨네. 무슨 뜻인가? 무명씨네는 無名의 작품, 감독, 배우의 작품을 상영하자라는 뜻과 영화관에서 암전이 된 후 無明 상태의 이미지가 담겨있다. 이름 없는 모두의 영화관이라는 슬로건을 표방하고 있다. - 그동안 어떤 활동들을 진행해왔나? 다양한 상영활동을 진행해왔다. 지난해 5번의 정기 상영회를 진행했다. 지역 독립영화를 기획 상영하여 시민들의 다양한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고 관객 문화 활동 확대를 목표로 했다. 무명씨네라는 이름에서 착안해, 지하 주차장에서 공포 장르의 단편 영화 상영을 하고, 환경영화 상영회, 전주를 비롯한 광주,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감독들의 작품을 상영하고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 했다. 상영회 외에도 지역의 영화 동아리, 관객 모임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전주국제영화제 폴링 인 전주 시민 참여 섹션에 참가해 관객모임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 최근에 영화 매개 공간을 마련했다. 어떤 공간인가? 공동체 상영을 하는 공간이다. 감상모임을 진행하고 스크린 상영을 할 수 있는 장소이다. 기본적으로 지역 단편영화 전용관이지만 무엇보다도 영화를 매개로 한 커뮤니티 공간이다. - 최근 영화상영, 감상, 시민 모임이 많아지고 있다. 관객들이 멀티플렉스 영화에 지쳐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영화도 한정되어 있다. 문화적 다양성 확보가 안 된다. 점차 자신이 보고 싶은 영화를 찾아서 내가 직접 찾아보거나. 문화적 다양성을 추구하는 활동을 좋아하는 문화가 발달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왜 단편영화 인가? 최근 단편 제작이 많아지고 찾는 수요도 많아졌다. 문화적 현상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영화제에 단편이 천편가량 출품된다. 질도 좋아지고 있다. 유행이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단편이 장르로, 장편으로 가는 길이 아닌, 단편만 만드는 감독ㅌ도 나올 수 있다. 단편의 스타배우도 나오고 있다. 질이 좋은 단편이 계속 만들어진다면 장르화 될 수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있다. - 시민들이 직접영화를 선택한다는 것의 의미는? 수동적 소비가 아닌 능동적 소비가 된다. 매개된 활동, 2차 소비를 할 수 있다. 관에서 만든 상영관은 수동적 소비밖에 할 수 없다. 영화 관람 외에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영화를 보고, 리뷰하고, 비평하고 제작하는 그 모든 단계를 다 즐기면서 영화제작 시스템 전체를 다 즐기고 싶어 한다. - 영화를 같이 보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영화가 혼자 본다고 생각하는데 보는 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상업영화도 보고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 같이 보지 않으면 이야기 할 수 없다. 사회가 개인주의적 되다 보니까 반작용으로 공동체적 영화를 보는 상황에 대해 재미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 관점이 다르다는 것에 즐거움을 느낀다. 영화를 자신의 경험과 덧붙여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각자의 관점과 이야기가 있고 그것을 영화로 보고 나누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영화를 같이 본다고 말한다. - 지역 영화관련 정책적인 제언이 있다면? 여러 투자나 지원을 하고 있지만, 주로 제작 관련된 것이다. 상영관련 지원과 정책은 미비하다. 영화제 밖에 없다. 특히 소규모 영화관이나 상영활동에 대한 지원이 없다. 영화는 제작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누군가 봐야 한다. 관객이 개발되어야 한다. 상업영화 뿐만 아니라 독립영화 관객도 많아져야 한다. 지속적으로 영화제나 독립영화 상영관이 되려면 다양성영화를 보는 관객이 많아져야 한다. 몰랐던 관객이 생겨나야 영화제를 보게 된다. 또 소규모 상영관이 많아지면 제작자에게도 기회가 된다. 수익적인 측면도 관객과의 접점도 넓어진다. 그리고 문화적으로 다양성이 확보되고 관객문화가 진흥된다. 관객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관객으로 와서 직접 상영도 해보고 모더레이터도 할 수 있다. 이런 것이 생활문화를 발전시키는데도 도움이 된다. 작은 상영관이 시민들과 밀접하게 연계될 수 있다. - 앞으로 계획은? 상영관 존재를 부각시키고 싶다. 그리고 제안사업을 할 정도로 커졌으면 좋겠다. 보조금에서 독립할 수 있는 수단을 생각 하고 있다. 영화관련 물품과 매거진도 만들고 싶다. 영화관련 체험이나 소규모 관람을 위한 대관도 하려 한다. 수익구조가 고민이긴 하지만 재밌고 다양한 프로그램 많이 만들어서, 많은 분들을 즐겁게 하고 싶다. - 이달에 정기 상영회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소개 부탁드린다. 몸몸몸-나의 몸은 잘못이 없다!는 타이틀로 임순례 감독의 <그녀의 무게>와 김보람 감독의 <피의 연대기>를 같이 보고자 한다. 부대행사로 김보람 감독과의 대화도 있다. 6월 29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부터, 전주객사 4길 73-7, 지하 1층에서 진행된다. 좋은 영화를 함께 보고,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 무명씨네의 문을 두드려 달라. 신청은 http://reurl.kr/2611958TI 로 하면 된다. ▲ 최성은 전주시민미디어센터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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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9 20:55

[국민연금 수탁은행 유치전 뛰어든 글로벌 금융사들] 지상돈 BNY 멜론 한국대표·임영규 스테이트 스트리트 한국지점장 "전북, 금융중심지 자리매김 위해선 접근성 강화해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본격적인 해외자산 수탁은행 선정에 돌입하면서 연기금 관련 금융기관을 전북혁신도시에 집적성공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금융기관 집적은 국제 금융도시가 갖춰야할 가장 필수적인 요건이다. 국민연금과 수탁관계를 맺고 있는 글로벌 금융기관을 성공적으로 유치시켜 전주를 제3의 금융도시로 키워내기 위해서는 일방적인 청사진 제시보다 금융기관이 실제 집적할 수 있도록 긴밀한 소통과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본보는 국민연금 수탁은행선정과 제3금융 중심지 연구용역이 진행되는 가운데 The Bank of New York Mellon 지상돈 한국대표와 State Street 임영규 지점장을 만나 전북혁신도시 국민연금 지점설립 가능여부에 대해 물었다. 인터뷰는 각각 서울 여의도와 종로에서 진행됐다.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 수탁은행 선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두 회사 모두 오랜 역사와 영업노하우를 자랑하는 데,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상돈 BNY멜론 한국대표 겸 서울지점장= BNY멜론은 23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융기관입니다. 설립자는 미국 초대 재무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입니다. 해밀턴은 워싱턴과 함께 미국 건국의 아버지로도 불리는 인물입니다. 본사는 미국 뉴욕맨해튼에 소재하고 있죠. 멜론은행은 1784년 미국독립 그 시작을 함께했을 뿐 아니라 1792년에는 뉴욕증권거래소 1호 상장기업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현재도 BNY멜론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우월한 금융기관의 위치를 가지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전 세계 정부와 중앙은행 등의 자산을 관리할 뿐만 아니라 그 업무영역과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회사입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임영규 한국지점장=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미국 보스턴에 본사가 있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산 운용사 중 하나입니다. 서울지점은 2001년에 설립됐죠. 우리 회사는 전 세계 주요연기금과 탁월한 연결망을 갖추고 있습니다. 창립연도는 1792년입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는 기금 회계 서비스와 주식 , 파생 상품 , 외환 거래 펀드 , 고정 수입 자산, 사모 펀드 및 부동산을 포함한 많은 클래스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수탁은행 선정을 앞두고 전북지역 내에서는 글로벌 금융기관의 집적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금운용본부와 원활하게 소통하고 효율적인 기금 관리를 위해서도 새 사무소 설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지상돈=회사입장으로서는 조금 어려운 질문이네요. 새롭게 사무소를 설립하는 일은 여러 가지 검토가 필요한 일입니다. 지금 진행상황으로서는 국민연금 전담사무소를 전북혁신도시에 설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명확하게 말씀드리기 힘든 점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현지상황과 미국 본사의 판단도 중요하고 직원 정주여건, 그 외 업무환경, 소요비용 등 고려할 점이 많지요. 국민연금이 혁신도시 공공기관으로서 전북과 함께 호흡하고 성장하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또한 고객인 국민연금과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모든 국민들께서 원하는 방향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고민 중에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임영규=스테이트 스트리트는 지역밀착(전주) 서비스를 방안을 계속 협의하고 검토 중에 있습니다. 모든 것은 기금관리 서비스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죠. 그것이 말씀하시는 전북혁신도시 사무소 설립이 될지 다른 형태가 될지는 아직 확답을 드리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분점 설립을 추진하려면 여러 단계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국민연금 측에서는 이전을 평가요소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상생을 중요시 하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지역밀착 서비스를 어떤 형태로 제공해 드릴지에 대한 협의와 논의는 물론 연구 과정을 거쳐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아야겠지요. -글로벌 금융업계 베테랑으로서 많은 금융도시를 방문하셨을 것 같습니다. 금융도시가 갖춰야할 필수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임영규=금융도시 필수조건에 관한 것은 사실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편리한 교통, 핀테크 지원 등 관련 산업인프라, 금융인들의 눈높이에 맞는 교육, 문화시설 등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보통은 대도시들이 이런 것들을 잘 갖추고 있다 보니 금융 중심지가 대도시에 형성되는 경우가 많지만, 외국의 경우 금융 중심지가 지방에 형성되는 경우도 있긴 합니다. 결국은 전주가 금융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려면 결국은 인프라 조성 문제에 집중해야겠죠. -그렇다면 금융도시의 모습을 갖추고 위해 또는 안정적이고 쾌적한 금융 중심지 환경조성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임영규=저희는 고객이 있는 곳 어디에나 찾아간다는 서비스 마인드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북혁신도시는 다른 것보다 우선 접근성을 길러야한다고 봅니다. 전북지역에서 거론되고 있는 KTX접근성 향상이나 공항설립 등도 접근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이라고 봅니다. -추가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지상돈=BNY멜론은 역사만큼 고객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혼자가 아닌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은행입니다. 저희는 경험이 풍부한 파트너로서 국민연금 기금 서비스에 적합하다고 봅니다. 한국고객과 지역에 대한 특수성 문화적 복잡성 등을 이해하고, 고객의 니즈와 요구사항을 반영해 서비스를 한층 더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임영규= SSBT는 복잡하고 다양해지는 시장추세에 맞춘 다변화된 포트폴리오 제공으로 신뢰받는 수탁은행으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지역밀착서비스 부분에 있어서도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고민하고 협의하도록 하겠습니다. ● 지상돈임영규 지점장은 - 지, 고객수요 관련 깊은 이해경험 장점 - 임, 복잡한 환경에도 솔루션 제공 탁월 지상돈 BNY멜론 한국대표 겸 서울지점장은 1958년생으로 연세대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 받았다. 시큐리티 퍼시픽 내셔널 은행(현 뱅크 오브 아메리카)과 아랍은행을 거쳐 JP모건체이스은행에 입행해 20년간 글로벌 기업금융, 자금 및 증권 서비스, 기업 자금 관리 서비스 부서 등을 거쳤다. JP모건체이스은행에서 매니징 디렉터 겸 서울지점장을 역임했다. 지 대표는 고객수요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힌다. 임영규 스테이트 스트리트 한국지점장은 한국 지점의 전반적인 운영과 전략, 사업 개발, 그리고 고객 관리 등을 총괄하고 있다. 그는 업계 내에서 복잡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고객들이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화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스테이트 스트리트 입사 전 노바스코셔은행(Bank of Nova Scotia)에서 28년간 근무하며, 한국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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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윤정
  • 2018.06.17 19:39

[전라도 정도 1000년, 창조와 대안의 땅 '전라북도'] 고려의 위기 도운 전라도와 훈요십조의 역설 - 왕 피난하고 왕비 다수 얻은 곳…과연 차별 받았을까

△후백제 왕위 갈등, 고려서도 재현 2018년 올해는 고려가 건국된지 1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즉, 918년 6월 15일 왕건은 태봉왕 궁예를 축출하고 새로운 왕으로 등극하여 나라이름을 태봉에서 고려로 고치로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였다. 이때 견훤왕은 10년 연하 왕건의 즉위를 축하하며 사절을 보내는 등 우호적 공존관계가 진행되었다. 그러나 이후 양국은 경쟁을 통해 후삼국 통일의 쟁패를 벌이며 927년 공산성 전투에서 후백제의 우위가 확립되었으나 930년 고창(현재의 안동)전투에서 후백제가 패한 이후 역사 흐름의 축은 고려로 이어졌다. 결국 936년 아들 신검의 반란으로 축출된 견훤은 왕건에 귀부하여 스스로 자신이 세운 후백제를 붕괴시키고 9월 8일 황산(논산)의 한 절에서 생을 마감하였다. 이 같은 역사전개과정에서 견훤과 왕건은 마치 중국의 천하 최고 명장으로 지칭되었던 항우와 사려 깊은 유방과 대비되는 존재였다. 결국 천하는 포용력의 왕건이 장악하였고 새로운 후삼국 통일의 위업을 달성하였다. 그러나 왕건은 강력한 후백제와의 경쟁을 위해 수많은 세력과 연합해 많은 세력과 혼인하여 29명에 이르는 부인들로부터 25명의 왕자와 9명의 공주를 얻었다. 이는 곧 후백제 견훤이 겪은 후계갈등을 똑같이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케 되었고 이를 대비한 유훈을 남기게 되었다. △고려 태조 훈요십조의 실체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는 익히 알려졌듯이 불교숭상과 풍수지리 중시와 함께 적장자우선 왕위 계승원칙을 밝히고 있다. 그런데 사실 가장 많은 논란이 된 부분은 제 8조에 나타난 지역차별적 내용이다. 즉, 차현이남 공주강외 지역인재를 등용하지 말라는 내용은 한국사회의 지역 차별인식의 뿌리로 회자되어 많은 논란이 있었다. 특히 이 내용은 조선시대 확대되어 충남 및 전라도 지역에 대한 지역 차별인식으로 활용되었다. 그런데 이같은 인식에 대해 조작설이 제기된 이래 이 문제에 대한 조작 찬성과 반대 입장이 학계에서 다양하게 전개되며 이 사안의 실체에 대한 논란이 학계 및 일반인과 언론에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었다. 그런데 조작설이 나오게 된 역사적 사건을 보면 고려의 위기 상황속에서 충청, 전라인들이 적극 고려를 도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역설적 내용이 과연 역사적 실상일까에 대해 의문이 남게된다. 즉, 왕건의 풍수지리 인식의 사표인 도선국사와 태사인 최지몽, 동진대사 경보는 영암 출신이며 왕건의 2번째 왕후이며 2대 혜종의 모후인 장화왕후 오씨가 나주인이며 왕건의 말년에 함께 산 동산원부인과 문성왕후는 승주(순천 박씨) 태생 박영규의 딸이며 견훤의 외손녀들이다. 또한 고려의 창업 과정에서 왕건을 대신해서 죽은 개국공신 신숭겸은 곡성출신이며 훈요십조를 받은 박술희는 후백제지역인 당진 사람이다. 이 점만 보아도 왕건의 호남인에 대한 기피는 허구일 가능성이 높다. △위기의 고려, 충청-전라 도움으로 살아나 고려는 8대 현종시기에 국가 존망의 위기를 맞게 되었다. 즉, 7대왕 목종의 모친 천추태후는 김치양과 사통해 낳은 아들을 왕위에 앉히기 위해 당시 거의 유일한 태조 왕건의 친손자인 순(8대 현종)을 강제로 절로 보내 승려로 만들고 뒤이어 암살까지 획책했다. 그러나 강조의 정변이 일어나 순(현종)은 뜻하지 않게 고려 8대 왕에 즉위하였다. 그런데 즉위직후 강조의 정변을 구실 삼은 거란이 대규모로 침략해 수도 개경까지 함락 당해 급히 나주로 피난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하였다. 현종은 태조의 2비의 고향인 나주로 피난하기 위해 공주를 거쳐 삼례역(완주군 삼례)에 도착하였는 데 당시 수행이 전주가 후백제 도읍이었으니 지나쳐 가자하여 전주를 피해 장곡역(완주군 앵곡마을)에 이르러 유숙하고 노령을 넘어 나주에 들어갔다. 이후 왕은 거란의 침입을 물리치고 개경으로 환도할 때 처음에는 꺼려서 피했던 전주에서 1주일을 머물렀고, 전주사람 박온기의 딸을 궁인(왕비)로 맞아들였다. 그리고 공주에서는 공주 절도사 김은부의 세 딸을 왕비로 삼았다. 이같이 나주는 피난처였고 전주와 공주에서 각각 1주일여를 머물며 4명의 부인을 얻어 후백제지역 여인들이 왕실의 중심이 되었다. 이같이 전라도지역은 고려 왕실의 수호와 보호역할을 한 지역이었다. △정파갈등에서 나온 지역 차별인식, 역사 실체로 극복하자 현종이 복귀한 개경은 거란의 침입으로 모두 불타 왕실의 역사기록도 모두 사라진 상황이었다. 이에 현종은 역사편찬관을 임명해 사라진 태조이래 7대왕들의 실록을 편찬케 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갑자기 훈요십조가 등장한다. 즉, 고려사최제안전에 의하면, (태조의) 훈요는 병란에 분실되었는데, 최제안이 이미 죽은 최항의 집에서 얻어 바침으로써 세상에 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즉, 훈요십조는 현종이 환도이후 고려 7대왕들의 역사를 새로 정리하면서 갑자기 나타난 기록이다. 그런데 여기서 유독 다른 일반적인 유훈과 달리 특정지역을 차별한 8조항의 내용은 어딘가 석연치 않은 내용이었다. 즉, 태조대에 후백제 출신들이 많이 등용된 것을 근거로 이것이 현종대 7대실록을 새로 만들 때 신라계 경주 최씨 집안에서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였다. 특히, 현종대에 후백제지역 출신의 왕비가 많아진 것에 대한 대응이 아닐 까라는 추측까지 제기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인식이 고려시대보다 조선시대에 실학자 이익의 성호사설과 이중환의 택리지등에서 강조되어 세상에 유포된 점이 더 큰 문제였다. 특히, 조선후기 노론계에게 피해를 본 남인계가 노론계의 근거인 충청 중남부 및 전북지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이 기록과 연결지어 부각시켰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조법종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따라서 태조 왕건의 훈요십조는 실제 고려시기에는 그 실체와 의미가 거의 인식되지 못하였으나 오히려 조선후기 당파적 도구로 활용되어 지역적 갈등과 연결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훈요십조의 실체와 조작 여부를 떠나 그 영향은 고려시대와는 관계없는 최근세의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부각된 지극히 짧은 시기의 왜곡된 인식이었다. 호남지역은 고려 건국이후 고려의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왕의 피난처이자 다수의 왕비를 배출하여 고려왕실을 든든히 만든 고려의 조력자로서 역사적 소임을 한 지역이었다. 따라서 왕건의 훈요십조는 실체를 떠나 역사적 실상과는 거리가 있는 내용일 뿐이다. 다만 이같은 고려현종의 나주 피난과정에서 그 의미가 중요한 전라북도 지역의 삼례역과 앵곡역은 그 자취마저 잊혀진 채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이 방치된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 나주에서는 왕건을 기리고 공주에서는 현종의 공주 방문을 부각하고 행사까지 진행하는 상황에서 후백제 역사이후 고려시기 전라북도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새롭게 파악하는 노력이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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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4 19:52

[카드뉴스] 민선 7기! 이제부터 전북은

613 지방선거가 끝났습니다. 전북은 이제 4년 동안 어떤 길을 가게 될까요? 전북도지사교육감과 14개 시군의 단체장, 그리고 재구성된 전북도의회 의석 현황을 카드뉴스로 정리했습니다. /제작=권혁일 기자 #표지. 민선 7기! 이제부터 전북은 #1. [전북도지사] 송하진, 더불어민주당, 70.56% 득표. #2. [전북교육감] 김승환, 40.06% 득표. #3. [전주시장] 김승수, 더불어민주당, 64.21% 득표. #4. [군산시장] 강임준, 더불어민주당, 49.15% 득표. #5. [익산시장] 정헌율, 민주평화당, 51.90% 득표. #6. [정읍시장] 유진섭, 더불어민주당, 40.86% 득표. #7. [남원시장] 이환주, 더불어민주당, 55.54% 득표. #8. [김제시장] 박준배, 더불어민주당, 66.72% 득표. #9. [완주군수] 박성일, 더불어민주당, 76.83% 득표. #10. [진안군수] 이항로, 더불어민주당, 70.56% 득표. #11. [무주군수] 황인홍, 무소속, 56.80% 득표. #12. [장수군수] 장영수, 더불어민주당, 40.00% 득표. #13. [임실군수] 심민, 무소속, 53.47% 득표. #14. [순창군수] 황숙주, 더불어민주당, 51.08% 득표. #15. [고창군수] 유기상, 민주평화당, 51.51% 득표. #16. [부안군수] 권익현, 더불어민주당, 50.73% 득표. #17. [전북도의회] 더불어민주당 36석(지역구 34석+비례 2석) 민주평화당 1석(비례 1석) 정의당 1석(비례 1석) 무소속 1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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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4 10:41

낭독극 페스티벌 - "목소리의 힘, 사람 빠진 예술 아닌 사람 더하는 예술이죠"

소설희곡 등을 배우가 감정을 담아 읽어주는 낭독극은 대중에게 생소하다. 지역에서는 크게 활성화 되지는 않았지만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인기 있는 장르 중 하나다. 실제 서울에서는 꾸준히 낭독극 공연이 올려지고 있으며 이제는 기본적인 형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예술 장르를 접목시켜 입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또한 낭독극을 접한 관객들은 귀로 듣는 즐거움에 빠질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그것은 바로 배우들의 움직임은 절제되고 목소리만으로 텍스트가 가진 모든 감정을 전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색다른 형식의 낭독극을 익산에서도 감상할 수 있다. 제3회 낭독극 페스티벌이 익산에 있는 아르케 소극장에서 11일부터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 낭독극의 매력관객의 쉬운 참여이해 아르케 소극장은 약 10년 전부터 매년 한 작품씩 꾸준히 낭독극 공연을 올리고 있다. 이도현 아르케 소극장 대표는 사실 낭독극을 처음 올리게 된 계기를 말하자면 그리 즐겁지만은 않다고 했다. 연극을 공연하기에 배우들이 부족해서 정극을 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해가 있었거든요. 그래서 적은 숫자의 배우가 공연 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낭독극을 올리게 된거죠. 그런데 공연을 하면서 낭독극이 참 매력적인 장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매년 한 작품씩 꾸준히 올리고 있죠. 오랜 기간 낭독극 공연을 올리면서 알게 된 장점 중 하나가 조금은 편안하게 희곡을 대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연극이 한 편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단계를 거쳐야 하지만 낭독의 경우 무대에서의 움직임 보다는 소리, 감정, 표현에 좀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 또한 바로 이 점이 연극을 전문으로 하지 않는 관객들의 직접적인 문화예술 활동 참여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 낭독극 페스티벌, 어떻게 열리나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낭독극 페스티벌은 시민이 직접 낭독할 작품을 정해서 매일 한 팀씩 7일 동안 낭독공연을 선보인다. 아이들이나 청소년, 여성을 위한 낭독극, 지역의 역사적 인물을 소재로 한 낭독극 등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올해에는 솜리골 이야기 지킴이팀과 극단 자루, 괜찮아 바비팀이 새롭게 낭독극 페스티벌에 참여하게 되면서 페스티벌의 재미와 즐거움을 더할 것으로 기대한다. 만 55세 이상의 중년 여성으로 만들어진 솜리골 이야기 지킴이 팀은 익산의 오래된 역사인 서동이야기를 기본으로 서동선화 공연을 준비했다. 익산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아리아리 인형극단은 녹두를 사수하려는 할아버지와 녹두를 뺏으려는 토깽이들의 옥신각신 팽팽한 대결이 재미있는 인형극을 준비했다. 꿈초롱 인형극단은 가람 이병기 선생님의 시를 서동 이야기에 접목시킨 색다른 작품을 준비했다. 서동이 선화공주를 아내로 맞아 백제로 다시 돌아오는 과정에서 가람 이병기 선생님의 별, 난초, 풀벌레 등의 시를 들려주게 되는데 듣는 사람들에게 귀로 듣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처음으로 페스티벌에 참가한 극단 자루는 힘든 현실에서 서로가 영웅이 되어 함께 지켜나가야 함을 일깨워주는 작품, 영웅제작소를 준비했다. 극단 작은 소리와 동작은 옴니버스로 구성된 이야기 203040 그녀들의 수다라는 작품을 통해서 20대 여성의 꿈과 사랑, 30대 여성의 정착과 사랑, 40대 여성의 변화와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 세대의 고민은 결국 우리 인생이 밟아 나가야 하는 과정의 하나이며 그 안에서의 행복은 다른 사람이 아닌 스스로 찾아야 함을 전한다. 손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수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 수화는 세계적으로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해를 풀고 싶다는 취지 아래 생활수화 세계편(달라도 너무 달라)을 준비했는데 각국의 수화는 그 나라의 농아인들에 의해 자생적으로 생성되고 변화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고 사용된다는 것을 알린다. 괜찮아 바비 팀은 한 가족으로 구성된 팀으로 엄마와 딸이 낭독극을 준비했다. 무대에 서 본 경험이 전혀 없지만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서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준비했다고 한다. △ 시민 참여적 예술, 함께 하길 ▲ 한유경 연극연출가 김정은 배우는 낭독극을 본 관객들이 책을 찾아 읽거나 이미 책을 읽은 관객들이 공연을 보러 오는 경우가 있다며 더 실감나고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매력적인 장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낭독극이 가진 여러 가지 장점과 매력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낯설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그것은 일반 관객들 뿐만이 아니라 같은 예술 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요즘 주변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배우가 없다는 말이다. 연극은 사람이 다다. 사람이 느끼는 희노애락(喜怒哀樂)을 이야기하는 연극에서 사람이 빠진다면. 과연 연극은 생존할 수 있을까? 이도현 대표가 말했다. 낭독 공연의 또 다른 장점이 하나 있는데요. 바로 사람이더라고요. 이 사람이 배우가 되기도 하고, 관객이 되기도 한다는 거죠. 낭독극에 대한 장점을 사람이 빠진 예술이 아니라 사람을 더하는 예술이라고 말하는 이 대표. 매년 힘들게 낭독극 페스티벌을 진행하지만 매년 새로운 사람들이 무대에 함께 서고 공연을 마친 후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면서 더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이제 막 세 걸음을 뗀 아르케 소극장의 낭독극 페스티벌은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그리고 해야 할 일도 많다. 하지만 천천히 걸어갈 것이다. 함께 걷기 위해서는 함께 걷는 사람들의 걷는 속도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느리지만 천천히, 함께 걷는 낭독의 길. 이 즐거움에 함께 할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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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3 20:18

[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이 게임이 뜨겁다 '배틀그라운드' - "요새 누가 롤하니"…대학가는 지금 '배그' 열풍

#.3랩 가방에 뭐 들었냐? 드링크랑 구상 좀 꺼내줘라. 군 복무 중인 A씨는 처음 휴가를 나왔을 때 이해 못할 친구들의 말을 듣고 적잖이 당황했다. 디지털 도색 군용가방을 메고 나온 A씨는 왜 출타용 가방을 3랩 가방이라 부르는지 몰랐고 이질감을 느꼈다. 하지만 플레어언노운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를 접한 이후 본인도 자연스럽게 3랩 가방이라는 명칭을 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배그를 접하는 사람이 늘면서 부대에서도 가방 이외에 다른 장구류 또한 배그에서 쓰는 명칭으로 부르고 있다. A씨는 원래 출타용 가방이라 불렀는데 배그가 유명해진 이후로는 부대 내에서도 전부 3랩 가방이라 부르고 있다며 방탄은 2뚝, 군장은 2랩 가방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키보드 앞의 20대가 다시 뜨거워 지고 있다. 배그 열풍에 대학가 PC방은 매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고,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배그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3랩 가방, 감자, 치킨 등등 지금 대학가는 배그로 뒤덮여 있다. 배그는 100명의 플레이어가 한 맵에서 생존경쟁을 하는 배틀로얄 게임으로서 후라이팬, 정글도와 각종 총기를 이용해 다른 플레이어와 싸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기에 부착하는 각종 파츠와 탄도학을 완벽히 구현해 현실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며, 이외에도 다른 FPS게임처럼 무기와 탄약을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과정에서 취득한다는 점, 그리고 자기장이라는 요소가 개입해 불확실성을 높인 점도 배그 만의 특색이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불확실성 때문에 배그를 운빨게임이라고 비난하는 유저들도 있지만 대다수의 배그 유저들은 그 불확실성 조차도 흥미를 유발하는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 모든 난관을 극복하고 먹는 치킨이야 말로 짜릿함의 끝이라고. 배그 유저 김영빈(20) 씨는 실력 이외의 요소가 개입하는게 불공정할 수도 있지만 변수가 있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며 그 모든 요소를 다 극복하고 먹는 치킨이 배그의 진짜 매력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뛰어난 현실감과 색다른 매력을 바탕으로 배그는 오랫동안 PC방을 장악해왔던 리그오브레전드(LOL)를 제치고 PC방 좌석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총 120여석의 좌석을 갖추고 있는 대학가의 한 PC방에서는 약 80여대의 PC에서 배그를 플레이하고 있었다. 단체 손님이 많은 저녁시간대에는 전체 좌석의 80%가량을 배그가 점유한다고 한다. PC방 아르바이트생으로 일하는 나영광(23) 씨는 수년간 LOL의 지배력이 절대적이었지만 지금은 배그가 압도적이라면서 요즘에는 PC방을 찾는 손님 중에 절반 정도가 배그를 찾고, 많을 때는 80%가 넘는다고 말했다. 한편 독보적인 PC방 점유율을 자랑하며 인기를 누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배그 운영사의 부실한 운영과 빈약한 피드백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고 있다. 업데이트가 지속됨에도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버그로 인해 운영사는 유저들의 꾸준한 항의를 받고 있다. 특히 삼토바이 버그는 배그 초창기 때부터 꾸준히 지적받았던 문제점임에도 아직까지 적지않은 유저들이 직접 겪거나 목격하고 있어 운영사의 대응이 절실한 실정이다. 이에 대해 배그 유저 김도원(21) 씨는 현실감은 만족스럽지만 운영사의 관리부실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않는다며 운영사가 핵이나 버그를 고칠 의지가 없는듯 하다고 지적했다. ■ 대학 배틀그라운드 리그 진출한 iceplay팀 김영현박성은씨 "혼성팀 아닌 실력으로 주목받을것" - 학업게임 병행 강행군부모님 격려 큰 힘 됐죠 배틀그라운드의 인기에 힘입어 아마추어 리그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 중 대학 배틀그라운드 리그(PSSU)에는 전북에서 유일하게 전주대 iceplay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iceplay 팀의 김영현(22)박성은(22) 씨를 만나봤다. -어떻게 팀을 만들게 됐나? 대회 공지가 뜬 이후로 학교 대나무숲에 팀을 구한다는 공고를 띄웠다. 그렇게 급하게 팀원을 모았는데 학기 중이다 보니 연습을 많이 하지는 못했다. -iceplay라는 팀명은 어떤 의미인가? 차분한 게임을 하자는 의미에서 팀명을 그렇게 지었다. 급하게 만든 팀이다보니 의견이 갈릴 때가 많았고 그럴 때마다 조금 더 차분해질 필요가 있었다. Nice play와 어감이 비슷한 점도 좋았다. -본선까지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 광주에서 예선을 치렀다. 총 20팀이 참여해 5팀이 본선에 진출했는데 우리 팀은 4위를 차지했다.좋은 오더와 자기장 운과 맞물리면서 3라운드까지는 기대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마지막 4라운드에서 일찍 탈락하면서 반쯤 포기했는데 다행히도 4위로 올라갔다. -본선 경기장에서는 어땠나? 프로선수들이 경기하는 곳인데? 경기장에 설치된 컴퓨터 사양이 기억에 남는다. 그래픽카드, CPU 할 것없이 보통 PC방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사양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도중에 튕겼었다. 그 것 외에 흔히 얘기하는 자리빨도 없지는 않다. 앞쪽은 조명과 잡음 때문에, 통로 쪽은 오가는 사람들 때문에 불편이 있다. 게임을 하기에는 구석자리가 제일 좋다. -리그가 서울에서 진행됐는데 지방팀의 고충은 없었나? 주말이라서 차표 예매가 어려웠고, 경기를 끝내고 전주에 내려오면 자정을 넘긴 시간이라 학업과 대회를 병행하는 팀원들에게는 강행군이었다. 특히 일정 중에 어린이날이 끼어있어서 그 때는 교통편 때문에 여러모로 난감했다. -특별히 도움은 준 사람이 있다면? 부모님이 힘을 실어주셨다. 어른들이 보기에는 게임을 하는게 자랑할 일은 아닌데도 격려해주셨고, 주변에 자랑을 엄청 하셨다. 카톡 프사도 방송에 나오는 장면을 캡쳐해서 쓰실 정도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연락이 끊겼던 친구들도 방송을 봤다면서 전화로 격려해줬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 -혼성팀이라는 점은 꽤 특이하다. ▲ 이민욱 전북대신문사 전 사회부장 경기 중에 해설자들도 그 얘기를 했다. 배그를 하는 여성유저는 생각보다 많지만 대회 본선에는 우리 팀을 포함해 딱 두팀에만 여성 유저가 있었다. 그나마도 결승에는 우리 팀만 올라갔고 그래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았다. 여성유저들이 대회에 많이 도전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대회에서는 혼성팀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실력으로 주목받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더욱이 이번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해 분한 마음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실력을 길러 다음대회에서 꼭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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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12 20:33

[윤주 한국지역문화생태연구소장의 사연 있는 지역이야기] 34. 과거의 핫라인, 봉수 - 민족이 바라는 희소식만 전해져 봉화 불빛처럼 퍼져나가길

2018년, 한반도를 둘러싼 다이내믹한 변화들로 뉴스를 따라잡기 벅차다. 각 매체의 뉴스는 물론이고 각종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며 일희일비하고 있지만, 이렇게 즉각적인 소통을 누리게 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몇 세기 전만 해도 대부분의 소식을 인편을 통해 접했고, 국가 방위와 관련된 소식을 전달할 때는 봉수(烽燧)를 올려 상황을 전했다. 당시 통신수단인 봉수는 말 그대로 불을 이용한 선조들의 핫라인이었다. 봉수의 봉(烽)은 밤에 불을 피우고, 수(燧)는 낮에 연기를 올려 연락하는 것을 합쳐 일컫고 봉수를 올리는 설비인 봉수대(烽燧臺)는 봉우리 봉(峰)이 아닌 봉화의 봉(烽)자를 따서 불렀다. 봉수는 고대 중국과 일본에서도 행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시대 의종 때 봉수제가 확립되기 시작했고 봉수대의 시설도 이 시기 확충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의 봉수제는 고려의 봉수제를 계승하여 태종대에 이르러 시행하였고, 세종 시기에 들어 봉수제가 정착되었다. 봉수대는 목적과 형태에 따라 모든 봉수가 집결하는 중앙 봉수인 경봉수(京烽燧)에서 조선 시기 해안을 살피기 위해 단기간 운용한 요망대(瞭望臺)에 이르기까지 종류가 다양했다. 봉수대는 지형의 조건에 따라 배치와 시설의 유형도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대부분 산봉우리에 위치한 봉수대는 산짐승의 피해와 바람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축조되었으며 거화시설인 연조(煙竈) 등을 비롯하여, 번(番)을 서는 봉수군의 생활과 업무를 위한 가옥과 우물, 창고 등 부속시설을 갖췄다. 우물이 없는 봉수대는 마을에서 물을 길어 와야 했고 근무지가 험지에 있는 탓에 인근 마을 주민들을 봉졸로 뽑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봉수대에 상주해 교대로 번을 서며 불을 피울 수 있는 재료를 수거 비축하고 망을 살피고 소식을 불과 연기로 매일 전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또한 이곳은 자체방호에 필요한 무기와 비품을 갖춘 요새지였다. 봉수는 위급함만을 경고하는 것만 아니라 매일 무사 평안함을 알리는 정기 보고에 쓰였다. 봉수대의 굴뚝을 5개로 두었고 규모에 따라 굴뚝이 하나인 곳은 시간을 조절하여 불이나 연기를 올려 신호했다. 세종 시기의 『경국대전』 규정에 의하면, 평상시 평안함을 표시하여 매일 올리는 봉수를 1거, 적의 모습이 나타나면 2거, 적이 국경에 접근하면 3거, 국경을 넘어서면 4거, 접전하면 5거를 올리게 되어 있다. 그리고 비나 구름으로 신호를 할 수 없을 때는 화포 혹은 나팔소리를 이용하거나 직접 파발로 알렸다. 하지만, 봉수군의 근무 태만에 따른 무지와 착오 등 신호오류와 적의 기습을 늘 염려하며 성종 시기에는 한꺼번에 긴급사항을 올리게 하는 등 시기에 따른 변동을 겪었다. 조선의 봉수는 경흥(함경도), 동래(부산), 강계(평안도), 의주(평안도), 순천(전라도)의 5개 봉수대 기점으로 하여, 한양 목멱산(서울 남산)의 제1봉에서 제5봉의 봉수대로 집결되어 승정원을 통해 왕에게 보고되었다. 한양인 서울을 중심으로 한반도 북부지역에 1, 3, 4로의 노선은 중국과 몽고 등을 경계하고 남부지역에 2, 5로인 2개의 노선은 주로 일본의 침입을 경계하는 기능을 담당했다. 조선의 봉수망은 5개로인 직선 봉수를 보조하는 간선 봉수를 운영하며 대략 640여 개의 봉수대가 설치되었다. 전라북도에는 삼국시대부터 쓰인 봉수대의 흔적이 지역 곳곳에 남아있는데, 조선 시기 제5봉의 노선 직봉이 부안 계화(界火)면 계화산(244m)에 있다. 계화도의 계화산은 사방 조망이 확 트인 곳으로 서해로부터 침입하는 적들의 동태를 파악하고 내륙을 다니던 선박들을 감시하기 용이하여 고려시대부터 봉수대가 설치되었다. 계화산 봉수는 전라우수영 소속의 해안선을 연결하는 연변봉수로 순천에서 출발한 봉수를 이어받아 충청도를 거쳐 한양 목멱산인 남산에 전달되는 중간에 위치한 거화선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부안편)에는 계화도 봉수는 북쪽으로 만경현 길관 봉수에 응하고 남쪽으로 점방산에 응한다라는 기록이 있다. 부안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한 봉수대가 있었던 까닭에 계화산을 봉화산으로도 불러왔지만, 기능을 잃고 풍파를 겪으며 훼손되었고 암자를 짓기 위해 봉수대가 파손되었다는 설도 전해진다. 섬이었던 계화도도 1963년 대규모 간척공사로 육지와 이어졌고 훼손되었던 계화산 봉수대는 1995년 부안군에서 복원하여 부안향토문화유적 제9호로 지정했다. 진안에는 1977년 전라북도 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된 태평봉수대가 성재 봉우리(830m)에 있다. 태평봉수대는 삼국시대인 백제 때 처음 축조되었다고 전해지며, 이후 조선시대 중기 1595년(선조 28년)에 태평산성과 전주감영에 신호를 보내기 위해 보완을 하여 재축조되었다. 산봉우리에서 남쪽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룬 자연 암반 위에 잡석으로 축조하여 남쪽이 북쪽보다 약 1m 정도 높게 쌓았으며 전체 높이는 4~5m, 둘레는 대략 32m 정도이다. 태평봉수대는 동서 어느 쪽으로든 수도 방어의 길목으로 통하는 요충지에 있어, 동남쪽에 있던 장수군 장안산 봉화를 승계하여 북서쪽의 완주군 탄현성을 연결하는 중요한 위치에 놓여 있었다. 태평봉수대는 네모난 축대가 원래의 모습을 유지한 채 남쪽과 서쪽 벽이 훼손된 상태였으나 동쪽 편의 돌계단과 함께 보수되었다. 봉수는 오랜 시간 일상의 무사함을 알리고 위급할 땐 신속히 경고해준 선조들의 연락망이었다. 하지만, 정유재란과 임진왜란 등 왜적의 침입에 제 역할을 못 하고 일부 왜적들에 의해 훼손되자 무용론이 대두되었다. 이후 전화통신제도의 도입으로 1894년(고종 31년) 봉수제도가 폐지되자 기능을 잃은 봉수대는 유구만을 남기고 돌무더기로 변한 채 대부분 방치되었다. 일부 복원된 봉수대들도 본래의 기능을 담거나 고증에 의한 모습을 재현하지 못했다. 북한지역에 있던 봉수대들도 625전쟁 시 폭격과 북한군의 군사시설물이 설치되면서 훼손되거나 멸실된 것으로 전해진다. 선조들이 남긴 역사의 산물인 봉수대가 그 가치에 따라 올곧이 복원되어 지역의 자산이 되고 산을 찾는 이들에게 이정표와 쉼터로 활용되었으면 한다. 과거의 핫라인인 봉수와 달리 오늘날 핫라인은 전화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즉시 정보가 전달되고 이슈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이 오고 간다. 하지만, 좋은 소식은 나누면 배가 되고 나쁜 소식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란 말은 예나 지금에도 통하는 이치일 것이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일들에 우리 민족이 바라는 희소식만이 전해져 평안한 일상을 빛냈던 봉화의 불빛처럼 반짝이며 퍼져나가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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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07 20:26

[문화&공감 2018 시민기자가 뛴다] 귀촌 후 완주 고산서 지역공동체 키우는 부부 김주영·이선영 씨 - 연대와 협력으로, 더불어 만드는 마을살이

그 부부는 토리와 키키로 불린다. 물론 본명이 아닌 활동 닉네임이다. 시민운동가, 사회복지 활동가, 문화기획자, 청소년교육기획자 등으로 불리기도 하고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로, 함께 여는 부엌 모여라 땡땡땡 운영자로 소개되기도 한다. 더러 지인들 사이에서는 아픈 유기묘를 입양해 한 식구가 된 세 발 고양이 오이의 아빠엄마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완주군 고산에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해 다양한 활동과 실험을 벌이고 있는 유쾌한 부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김주영이선영 부부 이야기다. 귀촌 5년째.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 부부는 고산을 토대로 도시의 속도를 벗어나 자신들만의 속도에 맞춰 마을살이를 하고 있다. 더구나 끊임없는 소비로도 채워지지 않던 공허한 마음이 호혜적인 관계와 조건 없는 교류 속에서 채워지는 경험을 도시 생활에 지친 청년들에게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김주영이선영 부부의 대안적인 삶과 느슨하지만 지역생태계를 만들어가는 활동들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한 걸음 더 들어가 보면, 귀촌한 문화예술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설립한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운영, 청년들의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한 청년캠프, 청년인턴쉽과 같은 다양한 청년 지원 프로그램들, 여성농민과 지역작가들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하는 함께 여는 부엌 모여라 땡땡땡, 교육 관련 공동체 4곳이 모인 공유공간 온누리풀씨, 고산청소년미디어센터 공동운영, 지역문화기획 꽁냥꽁냥 등 지역 공동체들과 함께 연대하고 협력하며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있는 이 부부의 행보는 놀랍기만 하다.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동안으로 인터뷰에 응한 토리와 키키와의 대화는 그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만큼이나 시종일관 행복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먼저 토리와 키키라는 닉네임의 배경이 궁금합니다. (토리) 오래된 별명인데요, 2005년 무렵 청소년종합지원세터에서 일할 때 학생들이 햄토리 닮았다고 (웃음), 토리라고 불렀는데 그렇게 익숙해지고 계속 쓰다 보니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습니다. (키키) 추측하셨겠지만 마녀배달부 키키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에요.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아 떠나는 키키의 여정이 저와 많이 닮은 것 같아서 사용하고 있어요. -지역 어르신들도 토리와 키키라는 닉네임으로 부르나요? (키키) 의외로 그들의 문화라고 생각해주고 계셔서인지 스스럼없이 잘 불러주는 편이세요, (토리) 저희가 주로 만나는 층이 40~50대가 많아서 그럴 수도 있고요. 오히려 행정에 계시는 분들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닉네임 부르는 걸 더 불편해하시는 것 같아요. -귀촌한지 5년 되었다고 들었는데, 계기가 있었겠죠. (키키) 제가 어린이 어깨동무라는 NGO에서 일하다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완주에서 지인으로부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어요. 그 공간이 삼례에 있는 삼삼오오 게스트하우스였어요. 2013년 초겨울에 내려왔습니다. 당시 도시에서의 삶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서, 다른 방식의 삶을 고민하고 있던 터라 오지 않을 까닭이 없었죠. (토리) 키키가 먼저 내려왔고, 저는 약 3개월을 주말마다 서울과 삼례를 왔다 갔다 하다가, 2014년 초 당시 다니던 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를 그만두고 따라 내려왔습니다. -삶터를 서울에서 완주로 옮기신 건데, 3개월이면 상당히 짧은 시간에 결정을 내린 거네요? (토리) 뭐랄까, 살면서 절대로 안 되는 건 없다고 생각하는 편인데요, 가진 건 없지만 더 나이 들기 전에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어요. 도시에 지쳐있었고, 도시는 나와 안 맞는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시의 속도에 내가 맞추는 게 아니라 도시가 나를 등 떠밀어서 억지로 앞으로 나가고 있는 삶처럼 느껴졌어요. 당시 우리 둘 다 직장을 그만두고 퇴직금 받은 것 다 모아서 한 달 동안 캐나다 여행을 다녀왔는데, 수중에 있는 돈을 다 쓴 거죠. 그래서 결정하기가 더 수월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이 지역 활동의 시작이었죠. (키키) 씨앗은 2013년도에 완주로 귀촌한 청년, 문화예술활동가들이 참여해 설립했습니다. 삼례 게스트하우스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일과 지역과 청(소)년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되려고 노력했어요. 당시 청년귀촌캠프, 청년인턴쉽, 청년네트워크파티, 꽁냥마켓, 단기체류숙소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더 많은 청년이 지역에 안착 할 수 있는 관문이자 비빌 언덕이 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요즘 고산이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명 핫플레이스로 뜨고 있는데요, 토리와 키키 두 분이 그 스위치를 켠 것 같습니다. (토리) 고산의 변화가 갑자기 시작됐다기보다는 삼우초등학교를 중심으로 한 교육공동체를 비롯해 그동안 지역의 많은 기관단체들이 차곡차곡 쌓아온 활동들, 지역의 역량들이 이제야 비로소 차고 넘치면서 분출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더해 작년에 고산에 새롭게 문을 연 고산청소년센터 고래나 모여라 땡땡땡, 얼마 전 개소한 공유공간 온누리풀씨 등도 고산의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토리와 키키, 두분을 연결고리로 고산으로 귀촌한 분들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키키) 많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직간접적으로 보면 30여 명 되는 것 같아요. 최근에 들어오시는 분들 특징을 보면 부부나 커플, 그리고 20~30대 청년들이 눈에 부쩍 띄어요. 특히 청년들의 경우, 자본도, 네트워크도, 경험도 부족할 수밖에 없는데 그럴수록 자리 잡는데 더 많은 고생을 하게 되죠. 이분들이 고산에 잘 정착하실 수 있도록 관계망을 갖고 돕는 게 중요해요. -나만의 속도를 가지며 살겠다고 하셨는데 아주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게 있나요? (키키) 그러게요. 토리가 작년에는 고산청소년센터 센터장을 맡으며 고래라는 이름도 붙이고 초기 세팅을 하느라 무척 바쁘게 보냈어요. 올해는 일을 줄이고 여유롭게 지내보자 했는데 고산영상미디어센터 수탁을 받게 돼 다시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토리) 키키는 3년 뒤에 떠날 세계여행을 꿈꾸고 있어요.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차 팔고 전세금 빼면 가능하지 않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웃음) 처음 완주로 내려올 때 돈을 모으지 말고 사람을 모으자는 약속을 했는데 여전히 그 초심을 지키려 노력합니다. 경험과 자원을 나눔으로써 지역과 청년이 함께 성장하는 변화를 만들어가는 그들. 지역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작은 씨앗이 되고자 하는 이 부부의 바람처럼 5년 전에 뿌린 토리와 키키의 씨앗은 어느덧 튼실하고 건강한 나무로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 함께 여는 부엌 모여라 땡땡땡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대표 김주영)이 운영하는 지역 커뮤니티 거점이자 공유부엌이다. 요리에 재능 있는(또는 관심 있는) 씨앗회원들이 요일을 나눠 제철 재료를 가지고 매일 다른 건강한 음식을 만든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운영하고 매일 점심 한 끼만, 정해진 재료로만 요리한다. 채식 메뉴를 중심으로 한 제철 백반부터 스파게티, 덮밥과 분식, 계절 가정식 등 매일 신선한 제철 재료로 만든 한 끼 식사를 맛볼 수 있다. 가격은 6,000원. 요일 셰프가 다르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려면 사전 조사는 필수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작은 규모의 문화예술강좌나 세미나, 교육, 미팅룸으로도 사용된다. 필요하면 대관도 가능하다. 지역 농산물, 수공예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지난 4월부터 상설 운영하는 못난이장터는 모양이나 색상 때문에 선택받지 못했지만, 지역 농가나 회원들이 직접 생산해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을 전시판매한다. (물론 수량이 많지는 않아서 운이 좋아야 한다) 판매자가 보이지 않아도 당황할 필요 없다. 주변을 둘러보면 가격표도 있고, 저울도 있어서 내가 필요한 양만큼 적당히 달아서 가져오면 된다. 아직 (어쩌면 앞으로도) 수익이 남지는 않지만, 건강한 한 끼를 나누며 지역 농가와 여성, 청년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고 주민들에게 일상의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나누는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되면 족하다. △ 함께 쓰는 공간 고산 공유공간 2호_온누리풀씨 따끈따끈한 지역 거점 공유공간 2호. 지난 5월 30일 문을 열었다. 지역경제순환센터에 자리한 고산 공유공간 1호 숟가락콩빵에 이어 고산에만 두 번째 공유공간이다. 관 주도가 아닌 주민 주도의 순수 민간 공간이어서 더 의미가 크다. 수년간 고산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사이좋게 교류하던 4개 단체,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온누리살이 사회적협동조합, 풀뿌리교육지원센터, 고산향 협동조합이 뜻을 모아 고산초등학교 인근 동우리치상가 2층에 둥지를 틀었다. 씨앗문화예술협동조합 김주영 대표가 다른 3곳 단체들의 운영위원 등으로 참여하다 보니 함께하는 활동이 많아졌고, 어느 날 차라리 함께 있는 게 더 큰 시너지가 있겠다는 생각에 제안하면서 전격 실현이 됐다. 느슨한 연대를 통해 교류협력하던 공동체 네 곳이 공유공간으로 모임으로써 보다 다양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근에 청소년센터 고래와 고산초등학교, 고산향교 등 교육기관이 인접해 있어 마을-학교-교육공동체 간 연계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과 사무공간 외에 청소년들의 아지트로, 교육공간으로, 때론 네트워크 파티 장소로도 활용가능한 공간이 준비되어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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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06 19:29

[참여&소통 2018 시민기자가 뛴다]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대책 - 그곳이 어디든…꿈과 끼를 펼치는 당신이 진정한 '청소년'

매년 6~7만 명의 청소년이 여러 가지 이유로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15년 정부가 발표한 관계부처 합동 학교 밖 청소년 대책에 따르면 학령기에 학교를 떠난 청소년이 누적기준 35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고, 전북도의 경우도 매해 1300여 명의 학생이 학업중단으로 학교를 떠나고 있다. 학교 밖 청소년을 보호하고 적절한 교육 및 자립 지원 등을 통하여 학교 밖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5년 5월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그로 인해 기존 두드림해밀 사업이 학교 밖 청소년지원사업으로 확대변경되면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법률에 따라 전국에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 200여 개소가 설치됐고, 학교 밖 청소년의 개인적 특성과 요구를 고려해 학업복귀 또는 사회진입을 할 수 있도록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학업복귀를 원할 경우, 복교, 검정고시, 상급학교 진학, 대안학교 입학 등을 지원하고, 사회진입을 원할 경우 직업훈련, 자격증 취득, 취업, 자기계발 등을 지원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학교 밖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전북도의 경우도 전라북도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조례에 의거 10개의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꿈드림)를 위탁받아 진행하고 있다. 전국 꿈드림에서는 매월 전국우수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데, 지난해 3월에 전라북도 꿈드림의 청소년 CEO 카페 꿈드림이 우수프로그램으로 소개됐다. 이 프로그램은 많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단기간, 저임금 부당한 노동착취 등 근로 사각지대에 놓여 있고 학교 밖 청소년들의 다양한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는 직업 체험장과 일자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대책을 추진하고자 시작됐다. 이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모임터를 제공, 직접 카페 수익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경제활동 체험, 지역사회 플리마켓에 참여하여 다양한 직업인들과 소통하며, 학교 밖 출신의 멘토와 밀착 소통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기르도록 도와주었고, 대인관계 능력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활동 등을 진행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한 청소년은 여러 가지 이유로 학교에 다니지 않은 저 같은 청소년들의 경우 취업을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이곳을 통해 바리스타 교육도 받고 카페를 운영하고 있어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되었다며 희망을 이야기한다. △ 걸림돌 1. 청소년이 모르는 청소년 지원 정부는 법시행과 함께 센터를 통해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 지원을 하고 있지만 정작 지원 대상인 청소년들이 이곳을 모르는 것 또한 문제다. 학교 밖 청소년지원법 제15조는 학생이 학교 밖 청소년이 되는 경우 교장은 해당 청소년에게 학교 밖 청소년 지원프로그램을 안내하고 지원센터를 연계하도록 하고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 이행 경로에 따른 맞춤형 대책 연구에 따르면 지원센터에 대해 들어본 적 있느냐는 질문에 427명의 학업중단 청소년 중 71.9%가 모른다고 답했다. 청소년 상담복지센터의 한 관계자도 이곳 센터를 이용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통해서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그 아이들을 통해서 여러 활동을 홍보하기도 한다고 한다.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시는 학령기 청소년이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개개인에 대한 데이터를 만들어 운영한다.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직업교육, 직업훈련 등 어느 곳에도 참여하지 않을 경우 담당 공무원이 직접 아이를 찾아가 상담을 통해 무엇이라도 하도록 지원한다. △ 걸림돌 2. 학교 밖 청소년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선 학교 밖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시선 또한 그들을 학업복귀나 사회진입으로 이끄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 같다. 여성가족부의 2015년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를 그만둔 후 겪고 있는 어려움 1위(42.9%)가 선입견과 편견, 무시로 나타났다. 상담복지센터 한 관계자는 학교 밖 청소년이 모두 문제아라는 인식이 오히려 더 문제인 것 같다. 단지 학교를 다니지 않는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모두 범죄에 연루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건 아니다. 학교 밖 청소년의 절반 이상은 학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난해 있었던 강릉 여고생 집단 폭행 사건의 경우 가해 학생 5명 가운데 4명이 학교 밖 청소년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더욱 더 그런 인식이 자리 잡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한다.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의 한 의원은 교육청은 학교 울타리를 벗어난 아이들에 대해 학생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은연중 작용하고 있고 지자체 역시 학교 밖 청소년을 지역주민으로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있어, 그들에 대한 프로그램이나 지원이 소홀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전한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2~2016년) 학업 중단 고등학생(13만여 명) 중 실제로 학교폭력이나 학칙 위반으로 인한 퇴학은 3%, 제적유예면제로 인한 학업중단은 1%에 불과하다. ▲ 박연수 전북교육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 문제아라는 낙인과 함께 어른들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 학교 밖 청소년들이 폭력과 같은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면서 더욱 더 좋지 않을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을 바라보는 지역사회의 인식에 대한 변화가 필요한 이유이다.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 밖으로 나오는 순간, 그들에 대한 교육 당국과 사회적인 관심은 줄어든다. 그들이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실질적인 통계조차 없다. 청소년들이 학교 밖으로 나오는 순간, 사회의 많은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그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커나가기까지 그들에 대한 보다 더 많은 관심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결국은 학교 안의 청소년과 학교 밖의 청소년을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고, 그들을 포용하고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인 시스템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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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05 18:37

취임 반년째 접어든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기금-연금 분리 안돼…균형발전 시대적 요구 부응할 것"

▲ 취임 반년째에 접어든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이 전북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연금다운 연금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취임 반년 째에 접어든 국민연금공단 김성주 이사장이 제3금융도시 초석 다지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성주 이사장은 취임이후 “기금운용본부를 중심으로 한 연기금 특화금융도시가 혁신도시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공단이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김 이사장은 국회의원을 역임한 정치인 출신이라는 우려 제기에도 불구하고 정쟁과 재벌의 외풍에서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용돈연금이 아닌 연금다운 연금을 만들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한 기금과 연금을 분리해서는 안된다는 철학 아래 전북 금융생태계에 기여함으로써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노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취임 초기 전주 지역구 출신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여러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의 독립성 확보와 투명성, 노사화합이라는 과제를 빠르게 풀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그간 말씀하시지 못했던 취임 기간 중 소회를 들려주신다면. “벌써 취임 한지 6개월이 넘어섰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제가 막 취임하던 당시에는 전북출신 정치인이라는 것과 함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부에서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나왔던 주장들을 살펴보면 정쟁에 휘말려 국민연금의 독립성을 잃는 것 아니냐는 것과 지역출신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잃은 채 기금을 지역을 위해 쓰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었지요, 그러나 이런 주장들이 이젠 모두 다 기우였다는 사실을 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우리 공단의 ‘국민신뢰회복’과 ‘연금다운 연금’이라는 가치아래 독립성, 투명성, 안정성을 바탕으로 노후보장 국가를 만드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금은 무엇보다도 천문학적인 규모의 기금을 관리하기 때문에 이슈의 중심에 서있고 역대 정권의 뜨거운 감자였습니다. 국정농단 사태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불거져 나왔지요. “공적연금은 그에 맞는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만 운영돼야 합니다. 국정농단 사태는 대표적으로 권력과 재벌이 결탁해서 국민의 노후자금에 손을 댄 사례지요. 저는 보건복지위 활동을 하며 4년 간 국민연금의 제도와 운용에 대해 깊이 들여다봤습니다. 일단은 독립성 확보를 위한 내부혁신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잃은 국민연금이 되어선 결코 안 됩니다. 연금은 연금다워야 합니다.” -가장 큰 논란이 있었던 기금운용본부 전북혁신도시 이전 문제는 이제 어느 정도 봉합됐다는 느낌입니다. “지난 2012년 당시 저는 대선공약단장으로서 기금본부 전북이전을 주도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2013년에 국민연금법에 기금본부 소재지를 전북으로 못 박았지만, 다시 전 정부와 여당(당시 새누리당)안팍에서 기금과 연금을 분리시켜 공사화 해야 한다는 법안을 내밀었고 제가 야당 간사로 법안 상정 자체를 저지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기금운용본부 전북혁신도시 이전까지는 많은 일들이 있었지요. 이전 후에도 여러 가지 비판이 있었으나 지금은 전주에서도 기금운용에 전혀 장애가 없다는 게 입증됐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기금운용본부는 어느 정도 안착에 성공했다고 보십니까. “지난해 2월 많은 기대와 걱정 속에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하고 1년이 지났죠. 일각에서는 기금운용본부 전주이전이 기금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예상했지만, 사실 금융업은 지역 의존도가 낮기 때문에 본사가 어디에 있는가라는 것은 기금운용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워렌 버핏의 회사는 인구 40만의 소도시 오마하에 있고 스웨덴의 AP2 또한 전주보다 인구가 적은 50만 도시 예테보리에 있습니다. 실제 지난해 전주 이전 후 기금운용 수익률은 최근 10년 이래 가장 높은 7.26%를 기록했습니다. 안착을 가속화 시키려면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으로 안정적인 전문 인력을 공급해야 하는 과제를 풀어내야 제대로 된 안착이 이뤄질 겁니다.” -현재 전주를 제3의 금융도시로 지정하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특히 전주는 연기금특화 금융도시를 꿈꾸고 있습니다. 공단의 역할이 필요한 부분이 많을 텐데 금융도시 조성관련 추진 중인 사항은 무엇입니까. “우선은 금융생태계를 제대로 조성해 인프라와, 인력이 모이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금융 중심지로서 전북혁신도시가 자리매김 한다면 세계각지에서 금융투자 정책을 논의하기 위해 전북을 찾고 기금운용 투자기법을 배우기 위해 우수한 금융인재들이 모여들겠지요.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연기금전문대학원 설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이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두 번째는 NPS금융플러스 센터 건립, 세 번째로는 금융 중심지 지정을 위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자산위탁 운용사의 이전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현실적인 금융도시로서의 기능수행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금융기관 유치는 금융 중심지로 도약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안입니다. 사실 현재 금융기관들은 비용과 인력문제 때문에 지역 이전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도 외국의 사례처럼 금융 산업은 지역에 상관없이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인식전환을 유도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금융업관련 규제완화 등이 병행돼야 하겠지요. 이에 더해 이전하는 금융기관 직원들의 눈높이에 맞는 정주여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교육, 주거, 복지, 문화 인프라가 국제 금융 중심지에 걸맞도록 쾌적해야 합니다. 금융기관의 성공적인 유치는 관련 법령정비, 도시계획과 문화조성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개선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우리 공단과 전북도뿐만 아니라 인근 모든 지자체의 적극적인 협력이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혁신도시를 발전을 통한 지역균형발전 실현에 누구보다도 앞장서고 있다고 생각이 듭니다. 혁신도시가 더욱 성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정부, 지자체, 혁신도시 이전기관의 3박자가 고루 맞아야 합니다. 어느 한 주체의 의지만 가지고는 지역균형발전을 완성하기 어렵죠. 우리 정부는 현재 강력한 균형발전 의지와 혁신도시 시즌 2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이전 기관들도 소극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나주혁신도시의 한국전력과 진주혁신도시의 LH가 저는 모범사례라고 봅니다. 이밖에도 많은 혁신도시 이전 기관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기업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전북혁신도시 기관들도 이들처럼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정부와 지역사회에 보여주기식 상생활동을 넘어 지역발전의 주체가 돼야 합니다. 지자체 또한 막연하게 혁신도시 발전과 상생만 주창하기 보다는 발전을 위한 체계적인 전략마련과 함께 중앙정부에 요구하는 의존적 태도보다 자립적인 노력과 행동이 필요다고 생각합니다.” ● 김성주 이사장은 - 원칙 입각 운영 기틀 마련…지속 가능 연금 개념 제시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16대 이사장은 국민연금 성장의 핵심 키워드로 국민이 주인인 연금, 지속가능한 연금, 지역에 기반하고 세계를 지향하는 연금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국민연금 하나만으로 최소한의 노후소득이 가능한 모델이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적정부담과 적정급여 실현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낸다는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정치인이라는 우려와 비판 제기가 무색할 만큼 원칙에 입각한 공단운영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문성, 투명성, 독립성 확보라는 세 가지 과제 실천에 있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취임이후 혁신전담조직을 출범시켜 잘못된 관행을 혁신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한편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김 이사장은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활동 및 원내부대표, 공무원연금개혁특별위원회 위원, 공적연금강화와 노후빈곤해소를 위한 특별위원회 간사로 활동했다.

  • 기획
  • 김윤정
  • 2018.06.03 20:54

[창간 68주년 특집 : 전문가에 전북 경제 길을 묻다] 군산 출신 이종훈 한성대 이사장 "수심 깊은 새만금 신항만 경쟁력 커…물류·생산 기능 조화를"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에 이어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다. 수 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협력업체가 줄줄이 문을 닫는 등 전북경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런 사태의 원인은 무엇이고,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인지, 전북일보가 창간 68주년을 맞아 한성대 이종훈 이사장(81)을 모시고 이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져봤다. 이종훈 이사장은 군산 출신으로 중앙대 경제학과를 나와 도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중앙대 총장과 덕성여대 이사장을 지냈다. -전국 2% 수준에 불과한 전북 경제가 오늘날 이처럼 어려움에 처하게 된 원인이 무엇일까요. 일제 강점기에는 군산이 남북한을 합쳐 전국 7대 도시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아스팔트가 가장 먼저 도입된 곳이 군산과 전주였고, 일제 강점기에 전기를 가장 먼저 사용한 곳도 군산이었습니다. 일본인이 먹는 쌀의 43%를 우리나라에서 가져갔는데, 그 중심에 군산항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농업시대가 아닌 공업시대가 되었습니다. 식량자급화가 이뤄지니, 농업은 중요성을 잃고 공업화가 중요하게 됐지요. 그런데 군사정권이 울산 등 경상도를 중심으로 공업화를 했고, 서해안 쪽은 개발이 늦어졌습니다. 일본과의 국교정상화(1965년)에 비해 한중수교(1992년)가 크게 늦어진 것도 서해안시대가 늦어지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역사적으로는 그렇다 치고요, 오늘날 현대중공업, 한국지엠 등 일련의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하나요. 군산 등 전북은 원래 공업지대가 아니었습니다. 정부에서 공업을 촉진하기 위해 몇 개 큰 기업을 이쪽에 배치했지만, 기반이 없이 이뤄지다보니 그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원래 공업지대가 아닌데, 한 두 개 대기업을 배치한다고 해서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대기업에 의존하는 경제성장은 한계가 있고, 앞으로도 이런 문제가 되풀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인가요. 국제화가 진행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중국이 우리나라나 일본에 의존해서 공업화를 했는데, 이제는 중국도 많이 발전해서 그럴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동남아 지역에서 중국의 모회사와 일본의 손자회사, 우리나라의 자회사가 경쟁하고 있는 패턴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젠 대기업 보다는 자회사들이 더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기업 의존만으로는 어렵습니다. 다만, 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서 새만금을 개발했으니, 새만금을 활용해서 공업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옛 군산항은 수심이 얕아 제대로 기능을 못했으나, 새만금에는 국제항으로서 손색없는 신항만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내륙의 공업화 지대가 약하니 별로 역할을 못하지만, 새만금 신항만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새만금을 개발해야 합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지만, 생산시설은 그대로 남아있고 협력업체들도 있습니다. 이를 어떻게 활용하느냐도 앞으로 중요한 문제인 것 같은데요.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는데, 정부로서는 지역경제 차원이 아니더라도 외국 대기업을 유치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이제는 외국 기업들이 우리나라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고, 동남아 쪽으로 많이 갑니다.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인건비도 싸고, 중국에 가까우니 우리나라에서 생산해서 중국에 수출했지만, 지금은 그러지 못합니다. 경제의 흐름이라고 봐야 합니다. -자동차와 조선이 주저앉으니 수 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지역경제가 갈 길을 잃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 전북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옛날처럼 우리 경제가 매년 10%이상 성장하기를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이제는 우리도 선진국입니다. 보통국가로 가고 있는 것입니다. 유럽에 가보면 48개 국가들이 연 1~2%만 성장해도 국민들이 편하게 먹고 삽니다. 우리도 옛날 같은 후진국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경제성장이나 경제흐름의 문제가 아니라, 군산은 지금 발등에 불이 떨어진 지역입니다. 어떤 대책이 있어야 할까요. 정부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세금이나 개발비용 등 파격적으로 인센티브를 줘야 합니다. 그러나 정부가 뭘 개발하면 경제가 파격적으로 성장하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우리 경제규모가 작을 때는 정부가 투자하고 개발하는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경제규모가 커져서 정부의 역할이 그렇게 못합니다. -정부가 성의를 가지고 군산에 대해 충분히 지원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지역사회가 똘똘 뭉쳐서 적극적으로 문제제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지만, 정부도 재정절벽에 봉착해 있습니다. 정부예산이 400조원이 넘지만, 쓸 돈이 없습니다. 사회복지 등 소비적인 지출이 많습니다. 이것이 선진국형이고, 유럽에 있는 많은 나라들이 모두 그렇습니다. -군산문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더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다는 뜻인가요. 시간이 치유해주기만을 기다려야 한다는 뜻입니까. 현재로서는 정부의 뚜렷한 지원대책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국이 옛날의 후진국이 아닙니다. 우리도 의식을 바꿔야 합니다. 1~2% 성장으로 만족해야 합니다. 4~5년 뒤부터는 우리나라 인구도 줄어듭니다. 자동차 수요도 줄어든다고 합니다. 옛날과 같은 경제발전은 없습니다. 사고를 바꿔야 합니다. -다시 새만금 이야기로 돌아가서, 새만금을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요. 단군 이래 최대의 공사라는 새만금의 장점을 살려서 외국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합니다. 그러나 파격적인 방법이 아니면 어렵습니다. 새만금에 가보니 일본 기업들이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부지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인건비와 부지가 싸다보니 일본과 미국의 투자가 많았지만, 지금은 인건비와 부지가 모두 비쌉니다. 정부가 파격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 새만금 프로젝트를 정부에 강력히 요청해서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새만금의 개발방향은 어떻게 가야 하나요. 새만금 중앙에 비응도가 있는데, 수심이 30미터입니다. 수심이 깊기 때문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신항만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물류기능과 생산기능을 적절히 잘 조화시켜야 합니다.

  • 기획
  • 이성원
  • 2018.05.31 19:23

[창간 68주년 특집 : 전북도, 산업구조 고도화 어떻게 추진하나] 지역경제, 고부가가치 산업 키워 체질부터 싹 바꾼다

전북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과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로 지역경제가 흔들리면서 지역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전북산업의 현 주소를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근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하는 시점이다. 지역산업의 체질개선이 대안으로 떠오르고는 있지만 단시간에 바꾸기는 쉽지 않다. 기존의 지역사업인 섬유산업식품산업자동차산업의 고도화와 농생명관광산업의 특화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또 전북의 강점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미래산업의 육성도 필요하다. 이에 전북도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급진적 정책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산업구조 고도화다변화를 통한 체질개선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비전을 구상하고 있다. 이를 토대로 새만금~혁신도시~동부권~서해안권을 거점으로 전북발전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이다. 도가 구상하고 있는 산업구조 고도화 방안에 대해 살펴봤다. △농업 분야 전북도는 종자, 식품, 미생물, 농기계, 첨단농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농생명가치 사슬을 완성하고 농업의 고부가가치화를 추진한다. 주요사업은 글로벌 종자산업 메카 실현, 첨단농기자재 혁신기반 조성, 스마트팜 밸리 조성, 식품클러스터 글로벌 거점화, 생물자원소재 융복합 플랫폼 구축 등이다. 도는 정읍 방사선 육종연구센터(2013년),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2016년) 등 이미 구축된 종자산업 및 전후방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민간육종연구단지를 활성화해 종자 산업을 수출전략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전북을 종자업의 메카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풍부한 농기계 산업 기반을 갖춘 전북은 새만금 농생명 용지에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도 준비 중이다. 2037년까지 김제와 새만금 일원에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 구축과 첨단 융복합 시설농자재 혁신기반 조성, 곤충자원 융복합 산업화 등을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전북은 스마트 농축수산 기술 개발과 실증을 위한 연구역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새만금 내 농생명 용지(94.3㎢)도 스마트 팜 등 미래형 농업기술을 선도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장소도 갖췄다. 도는 2050년까지 지능정보 데이터기반 미래농업 서비스 플랫폼 구축, 청년 창업 스마트팜 혁신밸리, 새만금 공공임대형 스마트팜 단지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밖에 식품클러스터 Food-Park 조성, 새만금 신항 농식품 수출 물류 배후단지 조성, 국립 농식품 종합역사박물관 설립, 농식품 융합지원센터 구축, 국가 동물 헬스케어 복합단지 조성, 미생물 연료전지 실증단지, 빅데이터기반 실버케어 플랫폼 구축 등도 추진한다. △제조업 분야 자동차, 농기계, 섬유산업 등 기존 주력산업의 구조고도화 및 다변화와 함께 탄소소재, 바이오 산업 등 신산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도는 지능형이동체 신산업생태계 조성, 바이오 메디-테크 산업 전략 기지화, 미래형 상용차 글로벌전진기지 조성, 탄소 융복합 산업 메카 실현, 산업용 섬유 기술혁신 생태계 육성 등을 추진한다. 전북은 지능형 이동체 관련 연구개발 기관이 입지해있고, 실증연구를 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보유한 전략적 요충지다. 이에 도는 2050년까지 군산과 새만금 등 도내 일원에 무인기술(수중수상공중) 검증, 평가 인증기술 개발 및 센터를 조성하고, 미래형 이동체 거점 단지 구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천연소재 신약 개술개발 연구역량과 함께 미생물발효천연물 소재를 보유한 이점을 살려 2024년까지 전주와 완주 동부권 등을 중심으로 의약 및 의료기기 산업육성을 위한 기반을 구축하고, 개인 맞춤형 의약의료기기의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바이오 메디컬 산업 집적화 및 고도화를 구상하고 있다. 특히 전북은 자동차 관련 기업과 연구시설 등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 이점을 살려 2050년까지 새만금, 군산, 김제, 완주 등에 상용차 자율주행기반 글로벌 전진기지 조성(군산새만금), 완전 자율주행 전기상용차 실용화기반 조성 등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농건설기계와 특수목적 기계 분야 기업과 농기계 관련 혁신기관을 중심으로 2050년까지 초연결 커넥티드 팜 토탈솔루션 서비스, 스마트 컨스트럭션 실증기반 구축, 스마트 팩토리 산업육성 기반 구축을 추진한다. △문화관광 분야 전북의 산, 들, 바다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여행힐링의 메카로 조성하고, 게임소리관광자원 등 시군이 보유한 콘텐츠 자원을 개발육성사업화에도 나선다. 도는 ICT융복합 콘텐츠문화수도 실현, 새천년 전라문화관광벨트 조성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040년까지 전주, 익산, 새만금 등에 소리창작원 건립, 홀로그램 콘텐츠 서비스 지원센터 구축, 실감기술융합 스마트 아틀리에 구축 등을 추진하며, 2035년까지 전라천년문화권 광역관광개발계획을 수립해 시군별 관광자원을 개발하고, 전북형 MICE산업 육성, 고군산군도 해양관광 거점, 태권도원 글로벌화, 농경문화 등 국내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글로벌 관광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역서비스 분야 도는 기금운용본부 이전을 계기로 금융산업 육성을 통해 양질의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고, 농생명탄소소재콘텐츠 등 지역특화 기술창업을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기금운용본부의 안정적 정착을 통해 국민의 자산인 연기금의 효율적 운영을 도모하고, 국민연금공단과 농생명 산업 기관이 입주한 전북혁신도시를 제3의 금융중심지로 조성하기 위해 전북혁신도시 일원에 금융중심지 지정 및 전북금융센터(JBFC) 건립, 연기금(대체투자), 농생명금융 및 전북 주력산업 연계 금융기관 유치, 금융전문인력 양성 및 금융 관련 연구 기능 집적화를 추진한다. 또 2050년까지 도내 일원에 기술혁신형 창업유도와 지원, 투자활성화 및 창업자 상호교류 등을 포함한 글로벌 창업지원 집적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SOC 분야 전북은 국제공항 등 지역발전을 선도할 수 있는 인프라를 확충하고, 전북형 스마트 시티 조성으로 도민의 삶의 질 제고를 위한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유치 확정, 새만금 내부 개발 가속화,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완료 등에 따라 SOC 확충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접근성 향상과 서해안권 물류 중심지 도약을 위해서는 국제공항 건설과 신항만 조기 추진이 시급하며, 전북 주요 거점을 연결, 도민 편의를 제고하기 위해 고속도로망 건설과 전북권 광역철도 완전 운영도 필요하다. 또 무주~대구 고속도로, 새만금~김천 철도 등 국가 균형발전을 위한 지역중심의 동서축 발전 기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도는 2050년까지 새만금공항, 새만금신항만, 호남고속도로 확장, 새만금 내부도로 개설 등 도로, 철도, 공항, 항만 등 사통팔달 글로벌 공공 인프라 구축을 계획하고 있으며, 지능형 농기계, 농어촌 스마트 시범마을, 혁신도시 스마트시티 등 지능형 전북시티도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 기획
  • 강정원
  • 2018.05.31 19:23

[창간 68주년 특집 : 지방분권시대, 도시브랜드가 답이다] 느림의 미학, 맛의 힘, 아이의 행복…전주만 가진 '매력'

도시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다. 도시 브랜드는 특정 도시가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자연환경이나 역사적인 특성, 문화적인 매력, 행정 서비스 그리고 고유한 아이덴티티 등을 인식하게 하는 수단이다. 도시 심벌, 캐릭터, 슬로건, 명소명, 축제 브랜드, 공동 브랜드(혹은 특산물), 정책 등 다양하다. 지방분권시대에서 지방자치단체 경쟁력의 원천은 도시 브랜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시 브랜드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1975년 만들어진 뉴욕의 I♡NY이다. 저명한 디자이너가 만든 이 문구는 세계적으로 가장 성공한 브랜드인 동시에 최초의 도시 브랜드로 평가받는다. 단순한 이 문구 하나만으로 뉴욕주는 1년 뒤 관광수입만 1억4000만 달러가 증가했다. 브랜드 하나가 지역의 성장에 얼마나 큰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인데, 해외여행을 가도 국가보다는 도시의 특색을 따지고 해당 지역을 찾는 경우가 잦아지는 추세다. 그런 차원에서 전주시는 슬로시티 재인증부터 국제 안전도시를 비롯, 최근 수년 동안 갖가지 인증을 받으면서 도시 자체가 브랜드화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가 아닌 차별화된 하나의 도시를 국내, 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는 각종 국제 인증을 통한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지적이다. 각종 국제 인증의 형태와 국내외 현황 등을 토대로 도시가치 향상을 위한 길을 찾아본다. △각종 국제인증과 이를 인정 받은 국내, 세계 도시들 가장 널리 알려진 국제 인증은 바로 슬로시티다. 슬로시티는 이탈리아 어로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이라는 의미의 Citta slow(치타 슬로)의 영어식 표현이다. 조용하고 느림의 미학을 추구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면서 슬로시티로 지정된 도시는 많은 관광객이 몰린다. 1999년부터 이탈리아 그레베 인 끼안티 시(市)에서 시작된 행복한 도시 만들기 운동이 시초다. 국제슬로시티 가입도시는 전 세계 30개국 244개 도시이며, 2018년 4월 기준 국내에는 13개 도시가 슬로시티로 가입돼 있다. 모든 아동에 대해 차별 없이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근거한 아동의 4대 권리를 보장하고, 아동의 의견을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며 정책과 법, 프로그램과 예산을 세울 때 항상 아동의 권리를 고려하는 도시도 있다. 바로 아동친화도시이다. 국내에서는 2013년 11월 서울 성북구를 시작으로 26개 지자체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로 인증받았다. 유네스코 규약에 따라 음식관련 모든 사업에 유네스코 명칭과 로고 사용, 국제 협력망 구축과 창의도시간 정보와 지식, 경험 교류를 할 수 있는 음식창의도시 인증도 도시 브랜드를 키우는데 한 몫 하고 있다. 2017년 11월 현재 72개국 180개 도시가 가입돼 있다. 1989년 스웨덴 스톡홀롬 제1회 사고와 손상예방 학술대회에서 모든 인간은 건강하고 안전한 삶을 누릴 동등한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성명을 채택하면서 시작된 국제 안전도시 인증제도도 있다. 단순히 안전한 도시가 아닌 지역사회 구성원들이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을 줄이고 예방해 사고나 손상을 줄이고 안전증진을 위한 도시를 지향한다는 의미인데, 세계 31개국의 396개 도시가 국제안전도시에 가입돼 있다. △4개 국제인증 받은 전주시, 도시가치도 상승 기대 전주는 앞서 소개한 4개 국제 인증을 받은 도시로 그만큼 정책과 관광 등 다양한 측면에서 그 효과를 보고있으며 도시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슬로시티의 경우 전주시는 2010년 첫 인증을 받았다가 2016년 4월 도시 전체가 슬로시티로 재인증 받았는데, 도시 전체가 슬로시티로 지정된 것은 세계에서 처음이다. 슬로시티 지정 이후 전주시는 한옥마을 관광객의 동선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간 1100만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또 한옥마을 환경정비 및 숙박시설 개선확충 사업으로 관광객 수용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는가 하면, 아카데미 등 주민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 및 주민 협의체가 운영되기도 했다. 전주시의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지난해 6월 28일로, 시는 인증 전부터 전주시내 곳곳에 생태공원과 아이 숲 조성 등 각종 아동과 관련된 조례나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유네스코 음식 창의도시 인증은 2012년 이뤄졌으며, 해외관광마케팅 등 분야에서 먹을거리와 관련한 공신력을 뽐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빔밥의 세계화 사업과 전주국제발효식품엑스포, 한식반찬클러스터 사업, 전주비빔밥축제 등이 음식창의도시 사업으로 꼽힌다. 아울러 지난달 국제 안전도시 인증을 받은 전주시는 오는 7월 공식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인증에 앞서 이뤄진 실사에서 전주시는 △지역안전 증진에 책임 있는 각계 각층의 상호협력 기반 마련 △모든 연령이 모든 환경과 상황에 대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안전도시 프로그램 추진체계 구축 △고위험 연령 및 환경에 대한 안전증진 프로그램 개발보급 △사고손상 감시체계 구축 △손상예방 및 지역안전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 평가 환류 △ 국내외적 안전도시 네트워크에 지속적 참여 항목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전주시처럼 4개 인증을 받은 도시는 전국적으로도 드물다. 이 같은 각종 국제 인증은 도시 경쟁력을 높이고 이로 인해 사람과 자본이 모여 도시 가치를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주시 관계자는 각종 인증을 위한 준비절차도 중요하지만 인증을 유지하고 재인증을 위한 정책마련이 더 중요하다며 인증을 유지해 전주만의 도시가치를 상승시키고 지역발전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 기획
  • 백세종
  • 2018.05.31 19:23

[창간 68주년 특집 : 미륵사지석탑 복원과 전북 새 도약] 무너진 동양 최대 석탑 새 희망으로 다시 선다

국보 제11호인 미륵사지석탑은 국내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한국 석탑의 모태로 불린다. 300여년 전 미륵사지석탑의 서측면이 무너지자 사람들은 무너지지 않도록 석축을 쌓아 버틸 수 있게 했다. 1915년 일제는 사람들이 어렵게 쌓아놓은 석축에 콘크리트를 마구잡이로 덧씌우면서 흉물스럽게 변해버렸다. 1998년부터 미륵사지복원이 시작돼 꼬박 20년이 걸렀다. 마무리 공정이 한창인 미륵사지석탑 복원을 기점으로 전북의 새도약을 꿈꾼다. 백제 최대 사찰이었던 미륵사지에는 원래 3기의 탑이 있었다. 중앙에는 목탑, 동서에 각 1기의 석탑이 균형감 있게 조화를 이뤘다. 중앙의 목탑은 언제 소실됐는지 기록에 없고 동탑은 무너져 현대식으로 새로 세워졌다. 지금 복원되고 있는 탑은 서탑이다. 서탑은 비교적 그 형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부분이 훼손되었고 동북측면의 6층까지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발굴 조사당시 동탑지에서 노반석과 없어졌던 지붕돌이 출토되면서 9층탑이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과학적 기록을 토대로 복원된 미륵사지석탑은 높이만 24m에 달한다. 동양 최대의 석탑이다. 지난 2009년 1월 미륵사지석탑의 해체수리 중 발견된 사리장엄에서 발굴된 자료에는 건립연대가 639년(무왕 39)이라고 쓰여 있다. 미륵사탑은 현재 남아 있는 기록들을 통해 변천을 알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백제가 멸망한 이후 성덕왕 때 미륵사에 벼락이 떨어졌다거나 조선불교총보에 실린 혜거국사 비문의 내용 중 후백제의 견훤시대인 922년 미륵사탑의 수리라는 글귀를 통해 미륵사의 각종 수난사를 짐작케 한다. 미륵사지석탑은 세계적인 건축과 견줄 만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나라 최초의 석탑으로 불리는 미륵사지석탑은 목탑의 섬세함에서 기본적인 구조를 따왔다. 기단부를 목탑의 기단과 같은 단층으로 삼고 1층 탑신 네 곳에 사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십자형 공간을 구성했다. 목조 건축의 섬세함이 그대로 묻어난 미륵사지석탑은 목탑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평가받는다. 백제가 낳은 미륵사지석탑은 석탑 문화를 탄생시켰고 이 원리는 이후 석탑에 조선시대에까지 모든 석탑에 응용되었다. 국내 1500개에 달하는 석탑 중 가장 어른으로 평가받는 미륵사지석탑은 여러 수난을 겪으며 많은 상처를 입었다. 1998년 안전진단을 실시하며 복원이 시작되었고 해체에만 10년이 걸렸다. 해체와 복원에만 225억원이 투입됐다. 해체하며 걷어낸 돌만 3000개, 이 중 72%가 복원에 다시 사용됐다. 석탑은 올해 말 복원이 마무리된다. 미륵사지석탑 복원을 통해 우리나라의 복원 기법이 한층 업그레이드 되기도 했다. 탑의 중심을 드나들며 소원을 빌고, 고통을 호소하며,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통로도 완벽 복원된다. 동양 최대의 석탑, 우리나라 석탑 중 가장 오래된 미륵사지석탑 복원을 통해 전북의 새도약을 기원한다.

  • 기획
  • 김진만
  • 2018.05.31 19:23

[창간 68주년 특집 : 전북의 새로운 문화 성장동력] "천년 문화자산 '초광역 연계사업'으로"

2018년 전라도 천년의 해를 맞은 전라북도. 전북은 풍성한 전통문화 자산을 통해 찬란한 천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다. 미래 천 년을 융성하게 할 전북의 새 문화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과거 천 년 역사문화를 미래 천 년까지 끌어와야 한다고 조언한다. 시간 축으로 길게, 공간 축으로 넓게 잇는 것이 관건. 이를 위해서는 전북이 보유한 문화적 자산을 첨단 기술을 활용해 미래 콘텐츠로 재탄생시키고, 전북을 넘어 광역 간 연계로 영역을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다. △ 천년 역사, 초광역화 미래 활용 필요 전북에는 백제역사유적지구, 가야 역사문화권, 동학농민혁명 중심지 등 다양한 역사문화 유적지가 산재한다. 이를 도내에 한정한 지역 중심의 관광산업을 넘어 다른 광역시와 함께 초광역 연계사업으로 확장해 세계적인 콘텐츠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장세길 전북연구원 문화관광연구부장은 광역 간 연계를 통해 지자체별 사업 추진에 따른 사업 규모의 왜소화와 지역 간 불협화음, 사업의 중복성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초광역 연계사업은 중앙정부가 목표로 하는 지방 균형발전 및 지역 간 화합과도 맞닿는다. 장 연구원은 지역 간 가장 큰 문제는 교류 단절인데, 문화적인 접근이 교류 활성화를 가장 효과적으로 가져온다. 광역 관광개발은 지역발전특별회계의 경제발전계정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동시에 찬란한 천 년 역사를 어떻게 미래적으로 걸맞게 활용하고, 또 역사를 발전시켜 이어올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장 연구원은 문화영토를 확장하고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개발이 필수라며, 문화콘텐츠 개발 인프라 확보는 전북이 전국에서도 선도적인만큼 대표 문화 동력으로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 가야 동학 백두대간 등 동서축 연계 특히 전북을 중심으로 한반도 동서축의 역사문화적 동질성을 복원해 동서화합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동서축은 근대화 이후 사회문화적으로 분절됐지만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때로는 중앙집권 세력, 때로는 외세의 침략에 함께 저항하며 역사적 정체성을 공유했다. 장세길 연구원은 당시 정체성을 공유하는 초광역 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벨트, 가야역사문화권, 평야의 쌀문명과 대비되는 백두대간 산림문화권, 마실길로 전국 국토 걷기 프로젝트 등을 제안했다. 그 중 가야는 동서 교류의 핵심 교두보다. 장수운봉 가야가 영남권과 전라권 가야를 잇는 교류 길목이었다. 역사적으로 복원해 영남전라권 주민들이 서로의 유적을 탐방하면서 동질성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현재 도내 14개 시군에 조성된 예향천리 마실길도 백두대간 마실길지리산 둘레길을 영남권과 잇고, 이를 전국으로 확장할 수 있다. 다른 자치단체와의 공동사업으로 연계해 마실길로 국토 전체를 걸어서 다니는 관광 사업을 기획하는 것이다. △ 가상 테마파크에서 이어지는 전북 새 천년 전북이 문화콘텐츠산업 인프라 구축 부분에서는 타 지역에 비해 앞서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와 올해 지역거점형 콘텐츠기업 육성센터 창공이 전국 최초로 구축됐고 지역 거점형 음악창작소 레드콘, 빛 융합산업기지 스마트미디어센터가 생겼다. 총 143억 원 규모다. 인프라 구축 수준은 선도적이지만 이를 활용해 지역 특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문화예술 분야와 융복합하는 것이 과제다. 특히 홀로그램 콘텐츠산업 육성과 AR(가상현실)VR(증강현실)MR(혼합현실) 체험관 조성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금은 사라진 과거의 역사 유적을 물리적으로 다시 짓는 것보다 가상의 세계에서 실감형으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다채롭고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 역사 유적유산을 활용한 홀로그램 공연교육전시 등으로 구성된 테마파크 구축 사업이 제안됐다. 백제가야조선 등 지역의 역사나 새만금 등의 환경을 입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ARVRMR 체험관 조성, 판소리부채춤농악 등 무형유산 또는 지역 예술인들의 공연을 감상하는 실감형 콘텐츠 전용 공연장 조성도 그 일환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올해부터 군산 근대역사문화지구 내에 아동 교육용 콘텐츠 체험존과 근대역사 4D 홀로그램 공연장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세우는 등 대표 관광지와 연계한 문화콘텐츠 도시 조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획
  • 김보현
  • 2018.05.31 19:23

[창간 68주년 특집 : 미세먼지, 도시숲이 희망이다]도심을 푸르게 푸르게…'청정 전북'다시 되찾자

청정(淸淨). 사전적 의미 그대로 맑고 깨끗함을 뜻한다. 예로부터 전북지역은 청정 지역으로 손꼽히는 곳이었다. 하지만 최근 늘어나는 미세먼지와 가축분뇨 문제, 수질 문제 등 곳곳에서 환경 문제가 터져나오며 청정 전북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 전북일보는 청정 전북 회복을 위한 도시숲 조성 캠페인을 도내 자치단체와 유관기관, 시민사회단체 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전개한다. 편집자 주 △미세먼지 오명 뒤집어쓴 전북 전북 지역의 경우 경기충북과 함께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대기 환경 기준(연평균치 : 50㎍/㎥)을 넘어선 3개 지역에 포함됐다. 2016년에는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미세먼지 평균 농도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5월 평균 미세먼지 수치가 68㎍/㎥, 한 해 전체 평균 48㎍/㎥ 등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혔다. 실제로 전북환경운동연합 등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익산은 초미세먼지 관측망이 있는 전국 157개 기초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m당 51㎍ 이상) 수준 이상인 날이 68일로 가장 많았다. 게다가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30일 이상 발생한 전국 25개 시군구 중에서 수도권을 제외하면 전북 지역이 익산 외에 정읍(36일), 김제(35일), 고창(30일) 등 4곳으로 가장 많았다. 전북은 지난해 17개 광역지자체 고농도 평균 일수에서도 30일로 1위를 차지했다. △미세먼지 저감에 도시 숲이 주효 정부나 지자체는 미세먼지와 관련해 뾰족한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국내 주요 미세먼지 배출원인 화력발전소나 경유차 등을 줄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들 생활권 내 도시 숲이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도시 숲이 도심의 미세먼지(PM10)를 평균 25.6%,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평균 40.9% 줄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 인근 3개 지점(숲 경계, 내부, 중심)과 도심의 농도를 비교분석 한 결과다. 과학원에 따르면 미세먼지의 경우 도심에서 평균 60.2㎍/㎥가 측정됐고, 숲 경계에서는 40.6㎍/㎥, 숲 내부 51.2㎍/㎥, 숲 중심에서는 42.4㎍/㎥로 도심과 비교해 25.6%가 낮았고, 초미세먼지의 경우 도심 평균 23.5㎍/㎥, 숲 경계 13.3㎍/㎥, 숲 내부 14.8㎍/㎥, 숲 중심 13.4㎍/㎥로 도심과 비교해 40.9%가 낮았다. 특히, 1㏊(1만㎡)의 숲은 미세먼지 46㎏을 포함해 대기오염물질을 168㎏이나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라타너스 한 그루의 냉방 효과가 15평형 에어컨 10대를 7시간 가동하는 것과 맞먹는다는 분석도 있다. 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5150만 명)의 약 90%에 이르는 인구(4664만 명)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다며 생활권 도시 숲 외의 외곽도시 산림에 대한 체계적인 조성과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북도 도시 숲 조성 현황 전북도는 도심 속 미세먼지와 열섬현상 저감을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도심 속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도시 숲 조성으로 도심 속 미세먼지(PM10) 농도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평균 40.9% 감소 효과가 있으며, 여름 한낮 평균기온도 3~6도 가량 완화돼 열섬현상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전북도는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734억을 투입해 도시 숲 512개소 344.79㏊를 조성했으며, 1435㎞ 구간에 대해 가로수를 조성했다. 전북도는 올해 150억 원을 투자해 도시 숲 17㏊와 가로수 32㎞, 명상 숲 12개소, 전통마을 숲 복원 1개소 등을 조성하며, 내년에는 200억 원을 투입해 도시 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 "작은 숲공원 많이 늘려 삶의 지속가능성 높여야" - 청정지역이라는 전북의 인식, 어느 순간부터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광역지자체 가운데 고농도 미세먼지 평균일수가 전북지역이 가장 높습니다. 중국이 원인으로 꼽히는데, 그렇다면 서해안이 전부 높아야 하는데 유독 전북지역이 높은 것은 확인이 필요합니다. 환경연합이 추정할 때 2008년 이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는데 이는 새만금 물막이 공사 이후 급증한 것으로 보입니다.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 최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도시 숲 조성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도시 숲의 기능은 알려진 것처럼 대기오염물질 흡수뿐만 아니라 도심의 열섬현상을 완화해주는 온도조절 기능도 있습니다. 또 숲은 수원, 즉 물을 머금고 있는 기능도 있는데 아스팔트 등으로 뒤덮여 건조해진 도심에 습기를 공급하는 기능도 있습니다. 도시 숲은 삶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도시 기반 시설로 볼 수 있습니다. - 이러한 기능이 있는 도시 숲을 어디에 조성해야 가장 효과가 클까요? 대기오염 배출물질이 많은 곳에는 무조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예를 들면 전주의 공단 지역이 주택 지역과 전주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는데, 이런 곳은 완충녹지, 즉 도시 숲을 우선적으로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부 공원을 제외하면 도시에는 녹지면적이 크지 않은 상황인데, 작은 규모의 숲, 공원을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 도민들의 미세먼지 걱정이 큰데, 도시 숲 이외에 또 추천할 방안이 있다면. 저감 대책 이외에 근본적으로 발생을 줄이는 문제를 언급하고 싶습니다.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산업 구조나 자동차 등 배출원을 줄여야 합니다. 특히 전주는 대중교통 수송 분담률이 시내버스가 27.5% 수준인 것과 달리 일반 자동차가 44.5%를 차지합니다. 지자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장기적 대책으로, 대중교통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 기획
  • 천경석
  • 2018.05.31 19:23

[창간 68주년 특집 : 디지털콘텐츠팀의 변화와 목표] 익숙하게, 그러나 새롭게…전북일보만의 '내일 찾기'

집에서 종이신문 보시는 분? 매주 금요일 진행되는 전북일보 일일기자체험에 강사로 들어가면, 중학생이거나 고등학생인 청중을 향해 기자는 항상 이 질문을 던진다. 이삼십 명이 앉아 있는 그 자리에서 한두 명이라도 손을 들면 그날은 운이 좋은 날이다. 질문을 던지자마자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짐을 줄여 부르는 유행어)를 경험하기도 한다. 새로운 소식을 어디서, 어떻게 접하는지 물으면, 페이스북, 유튜브, 네이버가 먼저 나온다. 종이신문을 1순위로 꼽는 이는 찾기 힘들다. 이제는 다른 신문이 아니라 크림히어로즈나 키즈나 아이 같은 유명 콘텐츠 채널, 넷플릭스 같은 플랫폼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 종이신문으로 68년을 걸어 온 전북일보는 어떤 길을 닦고 있을까? △나무가 모이면 숲이 된다 전북일보는 일간지다. 따라서 모든 기사의 수명은 하루다. 하지만 이 기사들을 묶어보면, 세월이 지나도 참고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가 될 수도 있다. 2016년 3월 출범 이후 전북일보 디지털콘텐츠팀이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이 맥락이었다. 이를테면 트위터에서는 기사와 기사를 타래로 엮어 어떤 사건의 발단부터 결과까지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했고, 세월호 참사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는 전북일보가 보도한 것들을 묶어 타임라인을 구성해 선보였다. 카드뉴스나 만화뉴스를 제작할 때도 일회성 콘텐츠가 아니라 두고두고 찾아 볼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들고자 노력했는데, 시간이 지나도 조회수가 꾸준히 올라가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 전북일보만의 자산인 과거 사진들을 활용해 과거의 사건들을 돌아보는 글Pic,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함께 비춰보는 사진으로 비교해 보는 우리 동네 시리즈를 연재하며, 전북의 어제와 오늘을 연결하는 시도를 했다. 장기적으로는 전북일보만 찾아보면 전북의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자는 구상을 품고 있다. 전북의 어떤 이슈가 궁금하든, 전북일보가 조성해 놓은 숲을 보면 되도록 하자는 것. 그 구상의 일부가 문화전문포털 자꾸 찾고 싶은 이야기: 단짠이다. △전북의 지금을 기록하다 언론의 본령 중 하나는 기록이다. 전북도민이 신문의 발행주기에 맞춰진 문자와 사진의 기록에만 만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디지털콘텐츠팀도 새로운 형태의 기록을 위해 현장에 뛰어들었다. 주무기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한 생중계. 지난 2016년 10월, 촛불 정국이 시작될 때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통해 처음 시도한 현장 생중계는 그 가을~겨울 기간에만 17차례의 전북도민총궐기를 포함해 모두 50여 차례 진행됐다. 집회 중에 중요한 장면이 나오면 해당 장면을 따로 편집해 전달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LG U+ 현장실습생 사망 사건과 관련한 집회, 2017 WTF 세계 태권도 선수권 대회 개회식 등 굵직한 행사 현장에 라이브 촬영 장비를 들고 나섰으며, 올해에도 고 이세종 열사 추모식, 517 젠더폭력 끝장 집회 등 사회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현장들을 실시간으로 전달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전북지역 곳곳의 모습을 영상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꽃길 대신 걸어드립니다나 드론을 이용한 꽃길 대신 날아드립니다 영상 시리즈를 제작하기도 했고, 전주국제영화제를 앞두고는 돔 상영장이 지어지는 현장을 하늘에서 촬영했다. 또 전북지역 신문사 중 처음으로 360도 카메라를 도입해 현장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비록 방송사나 동영상 전문 매체들과 비견될 수준은 아니겠지만, 디지털 키보드를 갖다 놓고 직접 배경음악을 녹음해 가며 동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그 열정만큼은 도내 어느 매체와 비교해 봐도 뒤지지 않는다. △ 잘 할 수 있는 것 찾기 물론 아무리 동영상 콘텐츠 이용이 보편화한 시대라 해도, 신문의 본업은 활자에 있다. 여전히 문자를 통한 뉴스 소비가 주류를 차지한다는 점을 간과할 수는 없다. 따라서 전북일보 디지털콘텐츠팀도 기사 쓰는 역량을 활용한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대표적으로 여행 시리즈, 그리고 지난해 연재된 철의 궤도: 전라선 철길 답사기가 있다. 특히 사라져 가는 전북의 철길을 답사하고 기록한 철의 궤도 기획은 처음부터 지면용과 온라인용을 따로 제작하는 방향으로 설계했다. 지면에는 물리적인 한계로 넣지 못한 세세한 이야기, B컷을 포함한 풍부한 사진, 그리고 동영상과 지도를 온라인 판에 게재하는 시도였다. 핵심은 믿고 보는 전북일보가 되는 것. 마니아들도 만족시킬 수 있을 정도로 깊고 풍부한 내용의 콘텐츠들을 축적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다. 그런 맥락에서, 전북일보는 지난 4월부터 문화전문포털 자꾸 찾고 싶은 이야기: 단짠을 운영 중이다. 전북의 문화와 예술, 사람, 지역, 그리고 이들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다루는 공간으로, 단순히 이런 카테고리의 기사를 모아놓는 수준을 넘어서 많은 도민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대유잼 콘텐츠를 구상하고 만들어내 제공하는 것이 목적이다.

  • 기획
  • 권혁일
  • 2018.05.31 19:23

[창간 68주년 특집] "맛난 문화 한 상 차려 올립니다"

전라북도를 한 마디로 무어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 새만금? 낙후된 곳? 호남평야?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전북이야말로 멋과 흥이 넘치는 예향이라는 사실, 그리고 알면 알수록 숨겨진 이야기가 보석처럼 빛나는 고장이라는 사실이다. 자꾸 찾고 싶은 이야기: 단짠은 이런 고장 전북을 대표하는 문화 중심 공간으로 기획됐다. 단짠은 단맛과 짠맛이 교차하는 중독적인 맛을 의미하는 유행어로, 마치 이런 음식들처럼 자꾸만 찾게 되는 중독적인 음식 같은 이야기를 담아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문화예술 관련 소식과 함께 사람, 지역, 맛, 취미 및 이런 주제를 관통하는 이야기들을 싣는 공간으로, 짧은 테스트 기간을 거쳐 지난 4월에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지난 제19회 전주국제영화제 기간에는 영화제 가이드와 관련 기사들 및 일일 인터뷰 등을 게재하며 관심을 끌었다. 특히 전주 영화의 거리 인근 맛집을 소개하는 기사가 꾸준한 인기를 얻었다. 드론 도입과 함께 권혁일 기자의 드론놀이란 제목으로 하늘에서 바라본 전북 곳곳을 동영상으로 소개하는 콘텐츠를 연재하거나, 360도 카메라를 활용해 명소를 소개하는 영상이나 여행 기사 등을 게재해 왔다. 이처럼 단짠은 전북일보에게는 새로운 콘텐츠를 시도하는 전초기지로서, 전북도민들에게는 여기만 찾아오면 전북의 다양한 이야기를 한 눈에 찾아볼 수 있는 포털로서 그 역할을 수행할 방침이다.

  • 기획
  • 권혁일
  • 2018.05.31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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