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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KTX 개통 효과] 2020년 654억 생산 유발·관광객 110만명 늘 듯

지난 4월 2일 호남고속철도(KTX)가 개통하면서 전북 지역은 바야흐로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었다. 교통 요건의 변화로 도내 인구, 산업 구조, 소득 등 사회경제 전반에 걸쳐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한다.호남선 KTX는 오송역에서 공주역, 익산역, 정읍역, 광주 송정역까지 182.3㎞를 건설한 사업이다. 지난 2009년 5월 착공한 이후 6년이 소요됐고, 총 건설비는 약 8조 3500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이를 통해 서울 용산에서 광주 송정까지 통행 시간이 2시간 39분에서 1시간 33분으로 1시간 6분가량이 단축됐다. 지난 2004년 4월 경부선 KTX 개통과 동시에 기존 선로를 이용해 호남선에 KTX 열차 운행을 시작한 지 11년 만이다.△KTX 개통에 따른 교통경제적 효과경제적 파급효과를 분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방법은 산업연관표를 이용한 투입산출 모형으로 전북발전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시도간 산업연관표를 활용해 도내에서 발생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추정한 바 있다. 분석 결과 KTX 개통으로 인해 오는 2020년을 기준으로 생산액은 376~654억 원, 고용은 933~1623명, 부가가치는 145~252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호남선 KTX의 개통은 지역 간 여객 수송 수단 분담 체계에 구조적 변화를 초래할 전망이다. KTX 정차 도시에서 금융보험교육 서비스 등 3차 산업의 고용 증대 효과가 나타나고, 지방으로의 통행이 활성화돼 일명 빨대 효과보다는 오히려 KTX 기반의 새로운 서비스 경제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일례로 KTX 경부선은 개통 이후 이용객이 증가하면서 항공, 고속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의 이용이 감소했다. KTX역을 중심으로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통행이 정착되면서 KTX역이 지역 간 교통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됐다. 기존에는 지방에서 서울로 바로 가는 버스를 이용했지만, 개통 이후에는 KTX를 이용해 대도시로 이동한 다음 버스를 타고 인근 도시로 이동하는 형태가 구축된 것이다. 도내 KTX 정차역에서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교통 체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관광 측면의 파급 효과전북발전연구원은 지난 2013년 기준 호남선을 이용하는 KTX 승객의 19.9%, 전라선 KTX 승객의 36.7%가 관광, 휴가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KTX 개통에 따른 추가로 발생하는 이용 수요에 관광, 휴가 목적 비율을 적용할 경우 오는 2020년 기준 도내 관광객은 63~110만 명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KTX 개통으로 인한 긍정적인 관광 파급효과는 이동 시간 단축에 따른 관광 수요 증가, 관광객 증가, 관광객의 도내 지출 규모 증가, 상품 및 서비스 생산을 위한 활동 증가, 고용 및 부가가치 증가 등으로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더불어 지난 2013년 도내 방문 관광객 중 당일 관광객의 비율은 59.7%, 숙박 관광객의 비율은 40.3%로 나타났다. 도내에서 지출하는 1인당 경비는 당일 2만 8262원, 숙박 7만 4188원으로 조사됐다. 이를 기반으로 KTX 개통으로 인해 발생하는 관광객이 도내에 지출할 것으로 예상되는 금액은 오는 2020년 기준으로 295~51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일반적인 기회 요인KTX 개통으로 익산, 정읍, 전주 등은 전국 주요 거점 도시와 1일 교류 가능 시간대(출발지에서 도착지 3시간 내)에 포함돼 접근성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익산은 1일 교류 가능한 인구가 2002년 2070만 명에서 2004년에는 3070만명으로 증가했고, KTX 개통으로 3500만 명까지 확대될 것으로 분석됐다.KTX 이용권에 속해 있는 도내 기업이 다른 지역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더 많은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KTX 개통이 도내 전 지역의 공간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정차역 도시의 도심 공간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익산 등은 노후한 도심을 재생할 기회로 풀이된다.또 KTX 개통으로 숙박, 음식 매출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으나 경부축 도시를 조사한 결과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MICE 산업만이 KTX의 블루오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국제회의 개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대비 2009년 정차역의 MICE 개최 현황의 경우 대전은 6건에서 49건으로 700%, 동대구는 2건에서 33건으로 1550%, 부산은 21건에서 199건으로 847% 상승했다.● [지역발전 극대화 전략은] 마스터 플랜 수립, 세부실천 계획 빨리 실행해야호남고속철도 개통에 따른 지역 발전 극대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마스터 플랜을 수립한 뒤 이용객 현황특성에 대한 세부 실천 계획을 실행해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양한 실천 과제를 원활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참여 기관 간의 협력, 사업성 확보 등이 요구된다. 특히 개발 수요가 저조한 지방의 역세권 개발에는 기반 시설 확충, 사업성 확보를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순기능 제고 및 역기능 감소= 정차역별로 역세권 개발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익산역정읍역전주역은 전라선과 호남선의 결집지로 역사에 MICE 기능을 강화하고 새만금의 관문역으로 지역 홍보 등 전시 기능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복합환승센터 개발로 도민의 환승에 따른 시간 비용 절감과 편리성을 제고해야 한다. 또 정차역 내에 컨퍼런스 기능, 홍보관을 통한 지역 홍보, 보석한지 등 지역 특산물 판촉, 한방 등 도외 환자를 유인할 수 있는 기능을 설치해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관광 분야의 수도권 집중 현상을 방지하면서 KTX를 활용한 타 지역 관광객을 유인하는 전략으로 당일 관광객 증가에 대비한 관광객 수요 인프라 확충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이를 위해 익산 정차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의 조속 추진, 도내 관광자원 연계 등이 가능한 철도역 중심의 시티 투어, 전북관광패스 등 KTX 이용자 할인처럼 인센티브 부여에 기반한 다양한 연계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해야 한다.△호남축 KTX 역세권 전략과 정차 역별 개발 전략= 전문가들은 KTX역을 중심으로 한 교통 거점화를 이룬 뒤 KTX 역세권을 지역별로 특성화해 주변 지역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핵심 기능을 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이를 위해서는 기존 도심과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도시 발전 연계 전략이 도입돼야 한다. 역세권 주변 지역을 1차 역세권(반경 500m 이내, 고밀 개발)과 2차 역세권(반경 1㎞ 이내, 중저밀 개발), 3차 역세권(반경 3㎞ 이내, 중저밀 개발)으로 구분해 단계적으로 개발을 추진하는 방안 등이 언급된다.익산역은 관광산업 기능이 향상될 전망으로 새만금과의 효율적 연계 체계 확보가 선결 과제로 제시된다. 호남의 교통 관문으로 다양한 중소상권 중심 특화를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중소기업청전문금융기관 등 관련 지원 기관의 입주를 도모할 필요가 있다. 정읍역의 경우 슬로시티 3개 시범 지구인 영원면, 내장상동, 산내면의 중심에 있는 점을 고려해 이와 연계한 특성화 개발이 필요하다. 빠른 KTX와 느린 슬로시티를 연계해 슬로시티 산업 특화단지 조성, 슬로시티 교육문화시설 등을 추진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 기획
  • 문민주
  • 2015.06.01 23:02

[혁신도시 이전 효과] 공공기관 입주 착착…지역경제 '재도약 거점' 기대감

전주시 만성동과 중동, 완주군 이서면 갈산리와 반교리 일대 990만9000㎡(약 300여만평) 규모로 조성된 전북혁신도시는 현재까지 농촌진흥청 등 9개 공공기관이 입주했으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까지 국민연금공단 등 5개 공공기관이 입주하게 된다.공공기관 이전으로 인구 유입은 물론 인력양성 및 신규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등 여러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또 지역 인재 등용과 같은 지역균형발전과 함께 지역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지역에 다양한 시너지 효과도 낳고 있다.△지역경제 활성화= 전북혁신도시 이전이 완료되면 이전기관 임직원(4916명)과 가족 등을 비롯해 약 2만8000여명의 유발인구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이로 인한 서비스 시설, 관련 기업과 연구소 등의 추가 입주가 예상되면서 점증적인 인구증가는 물론 이전기관 직원의 소비와 기관별 운영비 지출 등으로 내수활성화도 기대된다.이전기관의 연 인건비 2000억원, 운영비 1500억원 정도가 지역에 순환될 것으로 전북도는 분석했다. 특히 지방행정연수원은 연간 7000여명의 교육생이 지역을 방문하고, 농촌진흥청과 4개 소속기관들은 연 10만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전북혁신도시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일자리 창출= 농업과학원 807명, 원예특작과학원 406명, 식량과학원 313명, 대한지적공사 201명 등 약 2200여명이 이전기관에 직접 채용될 예정이다.또 지역주민이 참여하는 일시사역인부 등을 포함하면 연인원 35만명이 신규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상대적으로 취업기회가 적은 전북에서 일자리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취업기회를 확대,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현상이 어느 정도는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전북도에서는 혁신도시 이전기관과 지역연계사업 협약 체결을 통해 지역인재 우대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3월까지 1457명의 지역인재가 채용됐다. 이중 정규직은 91명(전기공사 25명, 지적공사 13명, 출판 1명, 식품 5명, 국민연금 45명, 실용화 2명)이며, 기간제는 1366명이다.△농생명수도 활성화 및 산학연 협력 = 농촌진흥청이 혁신도시로 이전하면서 전북은 농식품관련 기관들과의 클러스터를 통해 한국 농식품산업의 실리콘밸리를 꿈꿀 수 있게 됐다.전북혁신도시에는 농촌진흥청을 비롯해 농업과 식품관련 7개 기관이 있으며, 여기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까지 추가 입주하게 된다.이처럼 전북혁신도시에 농식품 관련 R&D기관이 대거 이전하게 되면서 전북은 대한민국 농생명 수도는 물론 동북아 허브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전북의 특화된 농생명산업과 연계해 산학연 협력을 통한 혁신클러스터를 구축, 농생명산업의 비약적인 발전과 새로운 기업 창출, 전문 인력 유입, 새로운 고용창출을 유발해 지역발전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혁신도시 내 연구기관 입주로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 요건이 갖춰져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도 탄력을 받고 있다.△민간기업 지역 이전= 공공기관이 이전할 경우 연계성이 높은 민간 기업은 업무의 연계성을 고려해 동반이전의 가능성이 높다. 특히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실용화재단 등은 농산물가공업체 등 지역이전의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전북도가 사전 조사한 결과, 21개 기업이 이전 의향이 있으며, 43개 기업이 이전을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됐다.△지역사회공헌 활동= 이전 공공기관 자체의 고유기능 외에도 기관 시설개방, 소외계층 후원활동, 농번기 일손 돕기, 대학생 장학금 지원, 취약시설 전기안전점검, 지역상품 이용 등 다채로운 사회공헌 활동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상호 간 신뢰, 연대의식, 공동체의식 형성에 기여하고 문화, 복지 분야의 역할을 보완해 이전기관과 지역 간의 상호발전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금운용본부 내년 하반기 이전] 전북, 금융허브 꿈 가시화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2016년 하반기에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한다.자본시장과 연계된 금용기관 등 금융산업을 선도하는 금융기관이 없어 금융의 불모지였던 전북에 약 450조원의 연기금을 운영하는 기금운용본부의 이전으로 전북은 연기금 중심의 특화금융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되는 등 지역발전의 새로운 청사진이 제시되고 있다.기금운용본부는 세계 3대 연기금을 운용하고 있는 국내 자본시장 최대의 기관투자자다. 실제 기금운용본부가 5%이상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은 260개이며, 10%에 달하는 기업도 46개에 이른다. 이들 대부분은 국내 굴지의 기업들로,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영향력은 막강하다.특히 연기금 규모는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영향력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가 지난 2013년 발표한 연기금 규모는 2015년에는 514조원, 2020년에는 847조원, 2043년에는 2561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계됐다.이들 연기금은 국내외 주식과 채권은 물론 국내 및 해외의 대체투자 등으로 운용된다. 기금운용본부가 직접 운용하는 것은 전체 연기금의 63%(290조)이며, 나머지는 금융투자회사, 위탁운용사, 투자자문사, 대체투자회사 등의 금융기관을 통해 위탁 운용(27%)된다. 또 한국금융연구원이 지난해 전북도의 의뢰로 실시한 용역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국민연금공단 포함) 이전으로 전북지역의 GRDP(지역내 총생산)는 최대 3522억, 부가가치는 4530억원, 투자는 5534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이로 인해 금융분야 전문가들 사이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전북 이전이 불모지나 다름없는 전북의 금융산업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전북도는 연기금 중심의 차별화된 금융클러스터 개발을 통해 탄소산업 분야 및 농생명분야 등 지역 차세대 성장동력 산업과의 효과적인 연결을 통해 지역경제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금융허브를 조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 기획
  • 강정원
  • 2015.06.01 23:02

[2017 세계태권도대회 전북 유치] 160개국 선수단, 무주로…경제 파급효과 211억 예상

전북도가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무주 유치에 성공하면서 오는 2017년 무주 태권도원에서 전 세계 태권도인의 축제가 펼쳐진다.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는 오는 2017년 5월께 무주 태권도원에서 9일간 펼쳐질 예정으로, 무주 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0개국 2000여명의 선수단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로인해 지난해 개원한 태권도 성지인 무주 태권도원은 다시한번 전 세계 7000만 태권도인들의 주목을 받게 됐다.대회 유치에 성공하면서 전북도와 무주군 등은 곧바로 태권도 종주국이자, 태권도 성지에서 열리는 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작업에 들어갔다.△대회 유치 성공2017년 세계대회 무주 유치는 경쟁도시인 터키 삼순시(Samsun)에 비해 인프라 등이 부족하는 등 불리한 조건을 극복하고 거둔 성과로 평가된다.이로 인해 전북은 지난 1997년 동계 U-대회와 2006년의 2006-2007 쇼트트랙월드컵대회에 이어 10년만에 국제 규모의 체육대회를 개최하게 됐다.당초 터키 삼순시는 유럽지역의 태권도 메카로 불릴 정도로 태권도 인기가 높은데다, 인구 40만여 명의 도시에 공항은 물론 30여개의 호텔을 갖추고 있는 등 인프라가 월등히 앞섰다. 특히 그동안 22회째 열린 세계태권도대회가 종주국인 한국에서만 6차례 열린 점은 개최지의 다국화를 통해 태권도의 세계화를 바랐던 세계태권도연맹내 분위기는 무주에 매우 불리했다.이에 전북도는 태권도 성지라는 대회개최 명분을 전면에 내세웠다. 그리고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이연택 전 대한체육회장을 중심으로 한 유치위와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 출신 태권도인, 정부 및 민간단체 등이 전방위 유치활동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달 10일 러시아 첼라빈스크(Chelya binsk)에서 열린 세계태권도연맹(WTF) 집행위원회에서 터키 삼순시를 꺾고 2017년 대회를 유치했다.△대회 유치 효과2017 무주대회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160개국 2000여 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211억여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올해 러시아 첼라빈스크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는 136개국 875명의 선수단이 참가했다.경제적 파급효과는 대회 개최에 드는 총 비용의 3배가 넘는다. 여기에 전북도와 무주라는 도시 브랜드 제고 등 유무형의 파급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추산된다.무주대회에는 총 6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대회 운영비용은 40억원이고, 나머진 대회 유치때 제안한 태권도 발전기금 및 대회 참가 저개발국에 대한 지원이다.특히 무주대회에는 차기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선출을 위한 총회가 열림에 따라 세계 태권도인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효과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이에 전북도는 대회 개최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방안마련에 나섰다. 대회유치 효과를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역경제 활성화에 연계시키겠다는 게 기본 구상이다.전북도 관계자는 오는 8월에 열리는 세계유소년태권도대회와 2017년 무주대회를 쌍끌이로 삼아 전북도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스포츠 산업을 통한 토탈관광을 실현하겠다면서 관광과 대회를 연계하기 위해 도내에 국한한 관광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성공적 대회개최 과제세계태권도연맹 조정원 총재는 2017년 무주 개최 확정 후 2017년 대회가 지난해 문을 연 무주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것은 시의적절했다고 평가하면서태권도 종주국이자, 태권도 성지에서 열리는 만큼 역시 다르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는 2017년 대회를 준비해야 할 전북도와 무주군 등에는 부담이 되는 대목이다.가장 시급한 것은 인프라 구축이다. 현재 2차선으로 각종 사고발생 위험이 높은 태권도원 진입도로의 4차선 확장과 명인관과 태권전, 추모공원 등의 상징지구 조성이 과제다.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차 통과하지 못한 진입도로는 오는 2017년 대회까지는 물리적으로 완공이 어려운 상황이고, 176억원의 기부금으로 조성할 계획이었던 상징지구는 모금액이 저조(현재 24억원 모금)한 실정이다. 또한 숙박시설도 문제로, 태권도원과 무주리조트의 객실(1849개)은 대회를 치르기에는 충분하지만, 상당수가 온돌방으로 외국 선수들을 위한 침대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더불어 무주 태권도원을 세계 태권도인들의 실질적인 성지로 만들기 위한 태권도원 성지화도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이에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제2차관은 2017년 대회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비롯해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송하진 지사도 앞으로 3개월 내에 대회조직위를 구성하는 등 체계적으로 대회를 준비해 태권도 종주국의 위상을 확립하겠다고 말했다.△2017 무주대회 또 다른 관전 포인트지난 5월 러시아에서 열린 2015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관심을 끈 것은 북한이 중심이 된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참가였다. 북한 선수 18명을 포함한 22명의 ITF시범단은 대회 개막식에서 20분간 태권시범을 선보였다.이번 ITF의 WTF(세계태권도연맹) 주최 대회 참가는 WTF 창설 42년만에 처음이다.이로 인해 오는 2017년 무주 대회에도 ITF가 참가할 지에 세계 태권도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TF가 무주 대회에 참가할 경우, 남북 화합은 물론 양립해 온 국제태권도기구가 화합을 위한 본격적인 발걸음 내딛게 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이와 관련 조정원 WTF 총재는 무주 대회에는 시범단 뿐 아니라 선수들도 참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교류 확대의 뜻을 밝혔다. 그는 ITF 소속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WTF 규정에 따른 선수권선발전을 거쳐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지만, 앞으로 여러 묘안을 짜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무주 태권도원은] 태권도 수련체험교육 '세계 메카'무주군 설천면 소천리와 청량리 일원에 자리한 무주 태권도원은 231만 4000㎡로, 서울월드컵경기장의 10배, 서울 여의도 면적의 절반 규모이다.지난해 9월 개원한 태권도원에는 세계 유일의 태권도 전용경기장(T1 경기장-4500석)과 실내공연장(400여 명 수용), 태권도연수원(1400여 명 수용), 태권도박물관, 체험관(Yap), 도약센터와 도약관, 운영센터 등이 갖춰져 있다.아직은 절반의 완성으로, 나머지 산학협력시설을 비롯한 학원중심 교육시설, 숙박시설, 의료보양시설, 상업시설 등의 민자지구 조성이 과제로 남아있다. 민자지구 조성과 태권도원 활성화를 위한 체험프로그램 등이 정착되면 태권도원은 세계 7000만 태권도인의 성지로 주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며, 이럴 경우 한국개발연구원은 2016년 이후 연간 방문객은 195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획
  • 김준호
  • 2015.06.01 23:02

[민선 지방자치 20년 성과와 과제] 여전히 중앙정부 그늘 아래 '반쪽 자치'…갈 길 멀다

지방자치는 1952년 4월 시도읍면 의회선거가 실시되면서 도입됐으나, 1961년 516에 의해 전면 폐지됐다. 이어 30년만인 1991년 부활돼 지방의회가 구성된데 이어 1995년 6월 27일 제1회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통해 민선 단체장이 선출되면서 온전한 지방자치 체계를 갖췄다. 올해로 20년을 맞고 있는 민선 자치는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지역특성화 사업 추진, 행정서비스 수준향상, 주민참여 기회 확대, 지역문화 활성화 가능성 등 적잖은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이다. 여전히 지방은 중앙에 예속돼 있다. 자치권에 대한 보장 미흡과 열악한 지방재정 등 실질적 민선 자치를 구현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민선 12기민선 자치의 기틀을 다진 시기로, 중앙집권적 통치구조에서 벗어나 주민자치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제도들이 시도됐다. 행정에서는 책임경영행정제, 인사 드래프트제, 외부평가제 등 자치행정 제도가 도입됐고, 환경보전중장기계획과 문화예술발전중장기계획, 권역별 관광개발계획이 수립되는 등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복지환경에 정책이 추진됐다.지역개발에서는 전주권 신공항 건설과 무주대구간 고속도로건설 등 현재도 진행되고 있는 대형사업이 민선 1기때 기획됐다. 민선 2기 때는 전주군장 광역권 지정과 호남고속철, 새만금전주광양간 고속도로 등이 제4차 국토종합계획(2000년2020년)에 반영되는 등 지역발전의 미래 청사진이 그려졌다.반면 단체장이 비리 등에 연루돼 임기를 못채우고 도중하차하는 사례가 잇따랐다.1996년 6월 이창승 전주시장이 입찰방해 혐의로 구속됐다가 자진 사퇴했고, 이어 2년후인 1998년 5월에는 강수원 부안군수가 공무원들의 군의회 난입봉쇄 사건과 관련,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민선 5기까지 16명의 단체장이 비리연루와 선거법 및 각종 법률 위반 등으로 사법처리되면서 민선 자치가 위기를 맞기도 했다.△민선 34기앞서 7년간의 민선 자치를 경험한 자치단체들은 지역 색깔찾기에 나섰다. 3기가 시작되자 마자 지역경제 활성화와 행정서비스 질 제고, 현안사업 효율적 추진 등을 목표로 한 조직개편을 경쟁적으로 단행했다. 이 시기에 지역현안과 특성에 맞춘 부서가 잇따라 신설됐다.그러나 단체장들의 재선을 의식한 전시성선심성 사업이 빈발, 논란이 됐다. 특히 1995년 이전에는 1216개였던 경로당이 1996년부터 10년 사이에 2110개가 새로 설치돼 경로당 행정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4기때는 기업유치와 일자리창출이 주된 이슈였다. 2006년부터 시작된 기업유치는 2006년 46개, 2007년 178개, 2008년 101개 등 2014년 말까지 835개가 유치됐다.현안사업을 둘러싼 지역주민간 갈등이 극심한 가운데 2006년 도내에서는 처음으로 전주시에서 주민감사청구가 실시되는 등 행정에 대한 주민참여가 첫 발을 내디뎠다. 2011년엔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주민예산참여제 도입으로 이어졌다.지역사업으로 시작됐던 국가식품클러스터가 국가사업으로 채택됐고, 지역혁신사례였던 탄소산업이 미래 국가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등 지역 역량도 향상됐다.△민선 56기민선 이후 자치단체별로 시행했던 특화사업이 가시화됐다. 고창 복분자, 임실 치즈, 장수 사과와 한우, 진안 홍삼, 순창 장류산업 등이 지역의 간판산업이 됐다. 더불어 현대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가 2010년 공장을 가동하는 등 유치기업의 생산활동이 본격화됐다. OCI도 생산규모를 1500톤에서 2만7000톤으로 확대하는 등 기업유치의 효과로 업체 수와 종사자 수, 출하액, 부가가치 등의 경제지표가 호전됐다.자치단체의 외형도 크게 확대됐다. 전북도의 2015년 예산규모가 처음으로 5조 원을 넘어섰다. 1995년(9986억 원)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그러나 외형확대와는 달리 내부 살림은 곤궁해졌다. 도내 14개 자치단체 중 10곳이 자체수입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열악했다. 자치단체의 자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율인 전북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지난 1995년 30.1%에서 2015년에는 22.1%로, 20년동안 8%p가 떨어졌다.이는 자치단체의 비효율적 예산집행과 함께 국세에 편중된 세원구조 및 국가사무의 지방이양으로 복지안전 등의 재정수요가 급증했음에도 이에 대한 세입을 자치단체에 넘겨주지 않고 있는 게 주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열악한 지방재정은 민선 자치 20년의 최대 걸림돌이 되면서 현안으로 떠올랐다.△무늬만 민선 자치민선 자치가 시행된 지 20년이 됐지만, 지방재정조직 등의 실질적인 권한은 여전히 중앙정부의 통제아래 놓여 있다. 이로 인해 자치단체가 중앙정부의 지방행정청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1999년부터 지방분권이 추진됐지만, 현재 중앙과 지방의 사무비율은 72%대 28%로, 이전과 별반 차이가 없다. 지난 13년간 지방이양이 확정된 국가사무(3101건) 가운데 이양이 완료된 사무는 1982건(64%)에 불과하는 등 지방분권에 대한 중앙 정치권 및 공무원들의 인식부족과 기득권의식으로 지방이양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더구나 국가사무가 지방으로 이양됐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재정과 인력이 수반되지 않아 지방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 상황마저 벌어지고 있다.또한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대 2로, 세원이 국가에 편중되면서 지방세 수입이 적은 자치단체의 국고보조금 등 이전재원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다. 지방세의 종목과 세율도 법률로 정해져 있어 자치단체가 세출과 세입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도 없다.이 같은 연유로 현행 민선 자치는 2할 자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여기에 행정기구와 지방공무원 수를 늘릴 때는 중앙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가장 기본적인 자치권인 자치조직권도 통제받는 실정으로, 지역정치를 중앙정치에 예속화시키는 자치단체장 정당공천제등과 함께 향후 실질적 민선 자치 실현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 기획
  • 김준호
  • 2015.06.01 23:02

[민선 6기 출범 1년 진단 - ① 전북도] 추진동력 갖춘 도정 3대 키워드, 예산 확보가 관건

민선 6기가 출범(7월 1일)한 지 1년을 맞고 있다. 그동안 전북도를 비롯한 도내 14개 시군은 조직 정비와 공약사항 점검 등 민선 6기 도정과 시군정의 비전을 제시한데 이어 핵심과제 추진을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3년 후의 미래가 될 자치단체의 비전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전북도를 비롯해 14개 시군이 제시한 지역발전 비전의 추진상황과 향후 과제 등을 점검해 본다.전북도는 올 초 삼락농정과 토탈관광, 탄소산업 등의 3대 핵심 키워드를 비롯한 5대 핵심과제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했다. 이어 핵심과제별 위원회를 구성하고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추진동력을 확보했다.핵심과제 외에 현안사업 가운데는 새만금 사업이 지난해 7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의제 선정 이후 후속조치가 잇따라 마련되면서 순항을 하고 있다. 또 세계유소년 태권도 선수권대회에 이은 2017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 성공,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과 혁신도시내 공공기관을 통한 농업 연구개발 기반구축 등 지난 1년간 적잖은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야 할 현안 사업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도정 3대 키워드-삼락농정, 토탈관광, 탄소산업개념정립에 적잖은 애를 먹었던 삼락농정은 올 초 농정 거버넌스인 삼락농정위원회가 출범, 농민 중심의 정책 발굴 시스템이 가동되면서 윤곽이 잡혔다. 전국 최초로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기준 마련하고 제 값 받는 농식품 유통체계 구축, 농가경영안정, 농촌관광활성화 등 12대 추진전략과 30대 세부실천 과제가 마련됐다.토탈관광은 도내 관광지를 하나로 연결하기 위한 1시군 1대표 관광지선정이 마무리되면서 본격화됐다. 토탈관광의 핵심이 될 관광패스라인 구축은 연구용역이 진행중이다.탄소산업은 송하진 도지사가 올 3월 탄소소비 강국인 유럽 방문 이후 탄력을 받았다. 탄소섬유를 활용한 융복합산업이 탄소산업 육성전략에 추가됐으며, 오는 2020년까지 4대 탄소산업벨트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탄소섬유 및 탄소복합소재부품과 제품 기술개발, 연구 장비 구축 등 MEGA-탄소밸리 조성사업이 추진중으로, 이 사업은 올 4월 경북의 융복합 탄소성형 첨단부품산업 클러스터 조성사업과 공동 재기획하는 조건으로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됐다.△순항중인 새만금 사업새만금 사업은 지난해 9월 기본계획(MP) 변경에 이어 내부개발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새만금 한중 경협단지는 지난해 7월 한중 정상회담 의제로 선정된 이후 국가차원에서 추진되면서 본격화되고 있다. 양국은 올 1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3차 한중 경제장관회의에서 새만금 한중 경제협력단지 공동연구를 수행하기로 합의했다.또한 새만금 조기개발을 위한 키워드인 총리실 산하 새만금사업추진지원단도 최근 국무조정실내 전담팀이 구성되면서 지원단 설립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올 4월 송하진 지사는 이완구 전 총리로부터 지원약속을 이끌어냈고, 현재 국무조정실내에는 서기관급을 팀장(직원 4명)으로 한 전담팀이 꾸려졌다.더불어 새만금 내부 간선도로망인 새만금 동서2축 도로가 올해 발주된데 이어 새만금 신항만 등 핵심 기반시설 건설사업이 올해부터 활기를 띠고 있다.문제는 민간투자유치로, 투자유치 환경조성을 위한 과감한 규제완화와 인센티브 제공 등의 제도보완 등이 과제로 남아있다.△비상 걸린 현안정부가 내년도 국가예산을 긴축적으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전북도의 국가예산 사업들이 비상이 걸렸다.현재 쟁점사업은 31개이며, 이중 7개 사업이 대통령 공약사업이다. △지덕권 산림치유원(총 사업비 988억원) △새만금 수목원(2476억원) △국립식생활교육문화센터(550억원) △새만금간척사 박물관(1014억원)은 내년에 시작해야 할 대통령 공약사업이지만, 정부의 입장이 강경해 예산확보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 어느때 보다 지역 정치권의 지원사격이 절실하지만, 대정부 영향력이 크지 않아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려운 상황이다.특히 민선 6기들어 야심차게 추진했던 전북연구개발특구 지정도 기획재정부의 의견 유보로 빨간불이 켜졌다. 11개 정부 부처 가운데 10개 부처의 협의가 마무리되고 있지만, 기재부가 협의를 하지 않아 애초 5월로 예상됐던 특구지정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 이 또한 대통령이 약속한 사안이지만, 정부부처 차원에서 제동이 걸렸다.이 같은 상황은 올 하반기 수립예정인 국토부의 제5차 공항건설종합계획에 새만금 신공항을 포함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전북도에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 [송하진 지사에 듣는 도정] "앞으로 도민 모두가 변화 체감토록 추진"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취임 1년의 소회를 세월유수(歲月流水)가 실감난다는 말로 대신하면서 지난 1년은 도정 3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5대 핵심과제의 추진 기반을 구축한 시기로, 앞으로 도민 모두가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도정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송 지사는 3대 키워드와 관련해 농업의 특성상 단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없겠지만 농업에 포커스를 맞춘 농정에서 농업과 농촌의 주체인 농민을 중심으로 한 지속가능한 농업과 활력있는 농촌을 만들어 가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토탈관광은 삼락농정과 연계, 사람과 돈이 모이는 전라북도의 근간으로 삼아나갈 것이라면서 또 탄소산업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융복합소재산업으로서 특성을 잘 살려야 하는 만큼 앞으로 융복합소재산업을 중점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추진중인 MEGA-탄소밸리 조성사업은 향후 전북 탄소산업 육성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새만금 신공항에 대해서는 새만금 신공항은 건설 가능성의 문제가 아니라 언제냐 하는 시기의 문제만 남았다면서 올 4월 용역중간보고에서 미래항공예측 수요가 590만명에 달할 것으로 조사됨에 따라 이를 토대로 국토부의 종합계획에 반영시켜 조기건설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특히 송 지사는 올 5월 러시아 첼라빈스크에서 거둔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유치를 빼놓을 수 없는 민선 6기 성과중 하나로 꼽았다. 그는 대회 유치 성공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의지의 결실이라면서 유치에 성공했지만, 대회를 유치한 건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철저한 대회 준비를 강조했다. 송 지사는 태권도에 대한 세계의 열기가 높은 것에 대단히 놀랐다. 우리는 태권도에 대해 식상하다고 느끼는 것 같은데 세계의 반응은 그렇지 않았다며 성공적 대회개최에 대한 적잖은 부담을 피력하면서 무주 태권도원내 태권전과 명인전 등의 상징지구 조성 등에 대한 국비지원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 기획
  • 김준호
  • 2015.06.01 23:02

출판인 이기웅 열화당 대표·파주 출판도시 명예 이사장 "조선시대 융성 전주의 출판문화, 역사 깊은 정체성 살려야"

1980년대가 저물어가고 있었다. 경기도 파주의 한편, 황량한 땅위에 출판도시 깃발을 든 출판인들이 모였다. 민주화의 열망이 솟구쳤던 시대. 말과 글이 곧 책이 되던 책의 시대였다. 첫 삽을 뜬지 27년. 황량했던 도시는 이제 책이란 옷을 입고 주목을 받는 출판도시가 됐다. 모든 가치는 공유할 때 가치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도시. 그 고난의 여정 중심에 출판인 이기웅 열화당 대표(75)가 있다. 올해로 27년. 30년 가까운 세월을 고군분투하면서 결국 세계가 주목하는 도시를 만들어낸 그의 삶은 그 자체로 출판도시의 역사가 됐다.그를 만났다. 출판의 역사가 깊은 전주의 미래에 대한 조언을 듣고 싶었다. 조선시대 융성했던 전주의 출판문화 뿌리를 오늘에 되살릴 방법은 없을까. 기대는 빗겨갔다. 그는 도시의 미래를 이야기 하는 대신 말과 글과 책의 참다운 가치를 이야기했다. 세상에 분별없이 넘쳐나는 말에 대한 비판은 단호하고 엄격했다. 도시를 만드는 일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인터뷰는 파주 출판도시 열화당 그의 사무실에서 있었다.-중국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있었나요.중국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심천의 북시티 조성과 관계된 강연이 있었어요. 심천은 등소평의 개혁개방정책으로 성장한 도시인데 중국의 4대도시로 꼽힐 정도로 성장했죠. 지금은 시진핑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는 심천 전해지구에 새로운 문화지구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북시티는 그 중심에 있는 프로젝트인데, 파주 출판단지가 매우 중요한 선례가 되거든요. 이번에 가서 보니 그들의 파워풀함이 놀랍더군요.-확실히 파주출판도시 조성 과정이 많은 도시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군요. 북시티의 확산이 흥미롭습니다.바람직한 일이죠. 특히 심천에 조성하려고 하는 북시티는 가능성이 있어 보였어요. 지역에 문화인들도 많고 그 준비 작업이 아주 탄탄하게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파주에도 관계자들이 여러 차례 다녀갔는데 이런 교류는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어떤 조언을 해주셨습니까.사실 전해지구에 출판 분야만 들어오는 것은 아녜요. 금융을 비롯해 각 분야가 다 들어오죠. 그 중 하나가 출판입니다. 규모로 따지자면 결코 대단하다고 볼 수 없지만 출판이 갖고 있는 의미는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어요. 출판은 각 분야에 스며있는 바탕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고 싶었습니다. 모든 분야가 스스로 정리하고 기록하고 프로모션도 해야 하고, 미디어를 통해서 모두가 이루어지지 않습니까. 시민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두 차례 강연했는데, 매우 주의 깊게 경청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론으로는 배울 수 없는 실전의 귀중한 경험을 전수해주셨군요.주제가 출판도시 27년의 역사를 말한다였는데 그분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되었을 겁니다. 이번에 다녀오면서 국가 간 교류를 많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한중우호나 교류를 많이 경험했지만 우리가 우위에 있는 경우는 드물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경우는 우리가 확실히 그들에게 무엇인가를 줄 수 있는 입장이었어요. 현장의 경험으로부터 증거들이 확실하니까요. 그래서인지 받아들이는 태도가 매우 숙연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우도 극진했고요.(웃음)-파주에 출판도시 조성 작업을 시작한 것이 88년이었으니 30년이 되어가는군요.맞습니다. 그 이듬해인 89년에 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으로 시작했으니까요. 뜻을 함께 하는 출판인들이 모여서 추진했는데, 돌아보니 그 과정에 우여곡절이 참 많습니다.-출판도시는 책의 시대를 상징하는 그릇과도 같습니다. 얼마 전 그 과정을 기록한 세 번째 책을 펴내셨던데요. 출판도시를 향한 우리의 여정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속력의 힘으로 질주하는 시대에 27년은 사실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압축성장의 가치에만 눈을 돌려온 시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속도전에 익숙한 현실을 극복하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그러나 우리 스스로 만들어놓은 가치와 원칙을 지키면 어려움은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뜻을 함께 하는 출판인들이 모여 이 일을 처음 도모할 때 세워놓은 가치와 그 가치를 지켜갈 원칙이 있었거든요. 일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그 원칙은 끊임없이 위협 받았죠. 그야말로 위기였는데 그럴 때 흔들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어떻게 그런 위기를 이겨내셨습니까.편한 길보다는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고민과 갈등이 깊어질 때면 어린 시절 어르신들이 주신 가르침과 책으로 배운 질서를 생각해냈어요. 어렸을 때부터 체득한 공동체 정신과 가치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사대부 가옥으로 이름이 알려진 강릉의 선교장에서 나고 성장하셨습니다. 특별한 환경이었죠.선교장이라 이름 붙여진 공간 안에서 많은 친인척들이 함께 살았어요. 20가구가 넘었을 겁니다. 선교장에서는 어르신들의 가르침이 곧 법이었어요. 옛날부터 내려오던 집안의 질서, 책의 질서, 말씀의 질서가 집안을 단속했습니다. 부잣집이었지만 개인은 돈이 없었어요. 학교 앞에 있는 사탕가게에서 사탕하나 제대로 사먹지 못할 정도였지요. 먹을 것 입을 것 다 갖추어 주는데 왜 다른 용도로 돈이 필요하냐는 것이었는데, 그때는 불만이 많았어요. 그 덕분에 절제를 배웠다는 것을 한참 후에 알게 되었죠. 선교장의 공동체 생활로 공동의 가치,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예의와 본분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었어요. 그래서 공동체 훈련이 잘되어 있습니다.(웃음)-선교장 안에 열화당이 있었죠. 그 시점으로부터 치자면 올해 열화당이 200주년을 맞는다고 들었습니다. 열화당의 역사가 흥미로운데요. 열화당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란 책도 펴내셨죠.열화당은 선교장안의 책방이었어요. 덕분에 어릴 때부터 책더미 속에서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경험이었는지를 어른이 될 때까지 잘 몰랐어요. 책에 대한 깊은 사유가 부족해서였을 겁니다. 사실 우리 민족에게는 잃어버린 시간이 많이 있습니다. 지성인들이 나라를 통치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인간은 지성을 바탕으로 한 존재인데 그렇게 되지 못했으니 안타까운 일입니다. 책의 가치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환경도 같은 연상에 있습니다. 우리 환경을 보세요. 빠르고 편리함만을 추구하면서 시간으로부터 시간을 죽여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얼마나 소중한 것들을 잃는지는 깨닫지 못하는 것이죠. 잃어버린 시간들을 찾는 열화당이란 화두는 제가 책을 만들게 된 것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태생적 환경과 맞닿아 있습니다.-출판도시를 이끌어온 여정에도 사장님의 그런 신념과 철학이 스며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맞습니다. 출판도시 일을 해오면서 고독한 시간들이 많았어요. 초창기에는 출판단지안의 첫 건축물인 인포름에서 숙식을 하면서 일했습니다. 당시 이 건물은 허허 벌판에 외로운 배 같은 존재였어요. 그때 내 체온을 이 땅에 스미게 한다는 생각으로 일했습니다. 밀림을 헤치는 사냥꾼처럼 일을 했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숙연한 생각을 많이 갖게 되었는데, 특히 우리 역사를 주목하게 되었습니다. 인포름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가 북쪽을 바라보면서 분단된 나라의 아픔을 절감했어요. 역사성에 천착하게 되면서 역사적 인물도 다시 보게 되었죠.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면 시대마다 인물들이 많은데도 왜 우리는 그토록 많은 것을 잃어야했는가 궁금했습니다. 결국은 구슬이 꿰어지질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래서 우리가 만드는 출판도시가 이런 저열한 부분을 극복하는 기지가 될 수 있기를 소망했어요. 단순히 내 출판사나 잘 운영해보자는 생각만으로는 안 된다는 인식을 공유해야했습니다. 출판도시는 이미 집단화된 틀이었으니까요. 거대한 집단이 모였는데 공동성, 공동의 가치라는 깃발을 세우지 않고 개별의 깃발을 치켜들면 안 되는 일이었죠. 함께 치켜올리는 깃발을 늘 생각했습니다.-출판도시 1단계에 이어 추진한 2단계도 마무리 단계라고 들었습니다. 2단계 주제인 책과 영화의 결합은 어떻게 추진하셨는지 궁금합니다.영화를 2단계에 도입해야겠다고 했을 때 이견이 많았어요. 지금은 당연시하고 환영하는 일이 되었지만 상상력의 빈곤이랄까 책과 영화가 얼마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생각하지 않았어요. 우리 현실을 돌아보면 당연시 하지 않는 당연한 일들이 참 많습니다. 당연한 것을 배제하고 사는 졸렬한 삶에 너무 익숙해져 있죠. 외부로부터 침략을 받고 식민지치하를 거치고, 서로 갈등하고 싸우는 과정에서 우리민족의 상상력이 설자리가 없어진 것 같아요. 어쨌든 반대도 있었지만 2005년에 책에서 피어난 꽃 영화란 주제로 전시회를 열었어요. 그때 기대 이상의 큰 호응이 있었어요. 사유의 폭을 넓히는 책의 세계는 다 통하는 것이라는 것을 그때 많은 분들이 인식한 것 같습니다.-융합의 시대에 선견지명이 있었군요.(웃음)출판도시를 조성할 때도 출판사만으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돌아보면 우리 사회는 분화되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것을 잃었어요. 분화가 좋은 것 같지만, 그것이 사실은 제대로 된 분화가 아니었던 것이지요. 종합을 염두에 두고 분화해야 하는데, 갈라서기만 한겁니다. 그러니 다 따로 놀게 되었지요. 2단계 조성하면서 영화를 합쳐놓으니 융복합이라고 하더군요. 마치 새로운 현상처럼. 그래서 내가 그랬어요. 새로운 결합이 아니라 원래 제자리 찾아가는 것이라고요. 우리 사회는 너무 많이 분화되고 갈라서서 인간의 존재가 어디에 있는지 잘 보이질 않아요. 반드시 회복해야할 가치입니다.-오늘에 이르러 출판도시의 존재감은 참으로 큽니다. 많은 것을 뿌리고 거두고 있는 것 같아요.보람이 없지는 않지만 그만큼 걱정도 많습니다. 영원성을 가지고 있는 존재란 것이 있나요. 꽃이 필 때는 오래갈 것 같지만 꽃이 지고 열매가 떨어지고 어떤 것은 말라죽기도 하고. 그래서 절대성을 확보할 수 없는 현물과 현상들에 대해 내가 온 힘을 다해 소진하면서 뛰어온 일이 과연 옳은 일인가 가치 있는 일인가 가끔 의심을 갖게 됩니다.-이번에 펴내신 출판도시를 향한 책의 여정에서 염(殮)의 진리를 매우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염이란 망자를 목욕해드리는 것인데 매우 심오한 뜻이 있죠. 이승에서 잘못된 부분을 씻어내고 반듯하게 정리해 저세상으로 보내드리는 것 아니겠습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자기 스스로 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봐요. 책을 만드는 일도 책을 읽는 일도, 출판도시를 만드는 일도 그와 같은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지난해 발족한 무형유산창조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으셨던데요. 이 위원회가 전주에 문을 연 무형유산원과 인연이 있어 더 기대가 큽니다.그 자리에 앉긴 했는데, 부끄럽게도 한 일이 거의 없습니다. 위원회를 발족하긴 했는데, 거의 활동을 하지 못했어요. 그렇지 않아도 이 직분에 대해 고민이 많습니다.-열화당은 문화유산을 주목해온 출판사로 정평이 나있습니다. 문화유산에 대한 사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개인적으로 문화유산, 특히 문화재에 대한 생각이 많습니다. 정책도 그렇지만 기능보유자나 전수자들에 관심이 많아요. 우리 문화가 전승된다면 그것은 결국 문화재들의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거든요. 손끝이 뭡니까. 마음의 끝입니다. 마음이 손끝에 전달되어 구현되는 것이 유산이죠. 더구나 무형유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입니다. 그래서 보유자들이 어떤 마음으로 그것을 지켜 가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무형유산원이 해야 할 일도 그런 바탕위에서 그들을 진정으로 지원하고 힘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개원한지 수개월 지났지만 지금으로서는 그런 기대를 갖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화제를 좀 돌려보겠습니다. 전주는 출판의 역사가 매우 깊습니다. 책과의 인연도 마찬가지지요. 잘 아시겠지만 감영에서 제작했던 목판본인 완판본의 존재가 아직도 귀중한 유산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출판도시로 성장한 파주의 오늘과 미래에 더 큰 관심이 갑니다.전주는 갖고 있는 유산이 참으로 많습니다. 문화적 전통이 탄탄하고 풍요롭지요. 다른 도시들에게는 부러운 대상입니다. 그것을 잘 살리는 일이 중요한데, 전주의 문화역사적 위상을 좀 더 품위 있게 구현해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를테면 인근의 작은 도시들을 품어 함께 가는 방식을 권하고 싶습니다. 문화는 스며드는 것이어야 해요. 행정 단위로는 갈라져있지만 문화성으로는 서로 의지하고 함께 갈 수 있는 도시로 나가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른 도시들은 그것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이 미흡하지만 전주는 다르거든요. 출판 정신을 살려 역사 깊은 출판문화도시의 정체성을 살려가는 것도 매우 좋은 길이라고 봅니다.이기웅 대표와의 인터뷰는 예상보다 길어졌다. 하나의 화두는 또 하나의 화두로 이어져 질문과 대답의 경계는 없어져버렸다. 열정적인 강연을 듣고 있는 듯 한 느낌이었다. 출판인으로 살아온 그의 오랜 삶으로부터 축적된 지식은 그만큼 깊고 깊었다.그는 백범일지 복간을 준비 중이다. 기록하는 민족이 살아남는다는 그의 철학을 온전히 담는 작업이다. 우리에게는 정신을 세우게 하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이기웅 대표는] 건강한 책문화 이끈 출판문화계 든든한 거목이기웅 열화당 대표는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사대부 가옥으로 이름난 강릉의 선교장이 그의 집이다. 어린 시절 집안의 친인척들과 선교장 한울타리에서 자란 그는 대대로 이어져온 엄격한 가풍 속에서 어른들로부터 절제되고 검소한 삶의 지혜를 배웠다. 대가족의 공동체 삶은 그에게 삶의 품격과 규범의 가치를 안겼다.성균관대를 졸업하고 1960년대 일지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1971년 출판사 열화당을 열었다. 열화당은 1815년, 5대조인 오은 이후(李厚)가 선교장 안에 지은 일종의 도서관 이름이다. 그때로부터 치자면 열화당은 200년이란 시간을 안고 있는 셈이다. 초창기 미술전문 출판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열화당은 우리문화의 뿌리를 잇는 기획물로 대중들의 관심을 모았다. 1988년 몇몇 출판인들과 뜻을 모아 파주출판도시 계획을 입안하면서 그 중심에 선 그는 출판도시를 일구는 일에 모든 열정을 쏟았다.위기는 원칙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자갈밭과 같은 출판도시의 여정을 지켜온 그는 출판 관련 분야를 모아냈던 1단계 도시에 이어 책과 영화가 만나는 2단계 도시를 추진, 내년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은 3단계 도시로 농사의 개념을 도입해 쌀농사와 책농사를 조화시키는 인간 중심의 새로운 도시 북 팜시티를 기획해 추진하고 있다.1980년대 창간한 출판저널 편집인, 한국출판협동조합 이사장, 한국출판유통주식회사 설립운영위원장, 2005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주빈국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 출판도시문화재단 이사장, 2014 세계문자심포지아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금은 파주출판도시 명예이사장과 국제문화도시교류협회 이사장, 무형유산창조협력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출판도시를 만드는 과정을 기록한 출판도시를 향한 책의 여정을 비롯해 사진집 세상의 어린이들과 내 친구 강운구를 펴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파주출판도시를 절제 있는 도시로 만들고 싶었다는 그는 열화당을 절제와 균형 이 돋보이는 건축물로 건립, 출판도시 안의 아름다운 출판사 건물 중에서도 손꼽히는 사옥으로 만들었다.2009년 증축하면서 도서관과 책방의 성격을 조화시킨 도서관+책방을 갖추었던 열화당 중심 공간은 지난 2013년 박물관으로 등록해 열화당 책박물관이란 새 이름으로 관객들을 맞고 있다.

  • 기획
  • 김은정
  • 2015.05.29 23:02

[변화&소통] 전주시 생태도시 종합계획

얼마 전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던 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사고 후유증으로 인하여 지금도 자전거 타기가 겁이 난다. 출퇴근하는 길을 돌이켜보니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대부분의 길이 자동차 위주로 디자인되어 있다 보니 자전거가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길은 거의 없다. 도로는 물론이고 인도까지 자동차가 점령한 지 오래다.자동차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엄청난 불평등이 숨어있다. 전주시의 인구는 65만 명(2012년 기준)이고 자동차 등록대수는 25만(2012년 기준)대다. 1사람 당 1대씩만 소유하고 있다고 가정하면 자동차 등록대수는 전체 시민의 38.4%에 불과하다.그런데 도로의 대부분을 차도가 차지하고 있고 그나만 보행자를 위한 인도조차 불법 주정차 차량이 점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동의 편리함을 위해 태어난 자동차가 이제는 교통체증으로 인하여 보행자는 물론 자동차 스스로의 이동성마저 가로막고 있다.자동차가 달리는 거리를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 놀 수 있는 거리로 만들 수는 없을까?사람과 자전거, 대중교통이 우선이 되어 시민들에게 평등한 이동권이 보장되는 도시를 만들 수 없을까?이 모든 것들이 시민의 참여로, 시민의 힘으로, 시민의 아이디어로, 시민의 손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은 없을까?대한민국 그 어느 도시에서도 시도한 적이 없는 전주의 위대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이다. 그동안의 도시계획이 도시계획 전문가들의 일이었다면 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시민들이 직접 디자인하고, 토론하며, 결정한다.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기관(오창환 책임연구원전북대 교수)에서는 생태도시 종합계획을 함께 만들어나갈 1,000인의 시민 디자이너를 모집하고 있다. 시민 디자이너로 참여하는 시민에게는 연구진에서 연구한 결과들이 정기적으로 보고된다. 또 시민 디자이너들은 원탁회의를 통하여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과정에 직접 참여하게 된다.전주시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은 환경에 국한된 계획이 아니다. 연구진이 제안한 생태도시 개념 10가지(자동차 중심이 아닌 사람중심 도시, 대중교통이 잘 발달된 도시, 이웃과 약자를 배려하는 도시, 아이와 청소년이 행복한 도시, 자연과 경관이 잘 보존된 도시, 에너지와 식량 그리고 환경위기에 대해 준비된 도시, 시민들이 스스로 미래를 만들어가는 도시, 생물다양성이 높은 도시, 전통문화를 대표하는 도시, 문화역사교육이 살아있는 도시)에서 알 수 있듯이 전주시의 미래를 디자인하는 포괄적 도시계획이다.이러한 생각의 전환점들은 외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는 2011년 지진으로 인해 붕괴된 도심을 재건축하는데 그 곳에 살고 있는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고자 이같은 회의를 진행한 바 있다. 정부에서도 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여 도심을 건축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 이처럼 시민 원탁회의는 시민들로부터 나온 의견과 경험들이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방안과 방향을 제시하게 된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시민 원탁회의가 전주에서도 진행된다는 것은 사람 중심적인 생각이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계기다.더 많은 도로가 생길수록 차량이 증가하듯이 시민을 위한 공간이 늘어나면 시민들의 활동이 증가한다 는 건축가 얀 겔의 말처럼, 사람의 도시, 품격의 전주라는 슬로건을 내건 전주에 진정으로 시민의,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새로운 바람이 불기를 기대한다.● [시민디자이너 무슨 일을 하나] 전주의 미래, 아이디어 제안도시종합계획 수립과정 참여자동차가 점령한 도로를 보행자와 자전거에게 나눠주면 어떨까.도시를 나만의 아이디어로 바꿀 수 있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은 일이다.생태도시를 꿈꾸는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아주 간단한 신청 절차를 통해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 용역 과정에 시민 디자이너로 참여할 수 있다.시민 디자이너는 지속가능한 생태도시 종합계획 수립과 결정 과정에 직접 참여해서 전주시민을 대표하게 된다. 시민들이 각자 원하는 꿈과 생각을 전문가들을 통해 현실적으로 이뤄낼 수 있는 자리다.전주 생태도시 종합계획이 수립되는 올 연말까지 3차례 걸쳐 시민 디자이너 원탁회의가 진행된다. 이 자리에서는 미래 도시의 모습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고, 생태도시 종합계획안을 놓고 토론도 할 수 있다.생태도시 전주 시민 디자이너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063-281-2959)에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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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28 23:02

[이색&공감] 공무원 퇴직 뒤 귀촌한 유기혁씨

유유자적(悠悠自適, living in easy retirement)의 사전적 의미는 속세를 떠나 아무 것에도 매이지 않고 자유로우며 편안하게 삶이다. 한때 선풍적인 인기였던 웰빙(well-being 참살이, 심신의 안녕과 행복 추구)에서 요즘은 힐링(Healing,몸과 마음의 치유)이란 단어가 친숙하다. 힐링이란 단어가 필요하다는 말은 그만큼 세상살이에 시달려 지쳤다는 표현일 수도 있겠다. 유유자적이 속세의 모든 고민을 벗어난 것이라면, 속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기에 흔들리지 않고 평안하게 지내는 힐링이 필요한 시대인가 보다.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유행처럼 번진 것 중 하나가 귀농과 귀향, 귀촌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진 현대에선 은퇴를 제3의 시대 혹은 인생의 제3기라고 부른다. 이제는 어떻게 노후를 편안하게 보낼 것인가가 화두다. 경제적인 뒷받침과 함께 어떻게와 어떤 일을 하며 지내느냐의 중심에 농촌이 자리한다. 농촌에서 노후를 보내는 유기혁 씨(63)를 통해 새로운 삶을 일구는 이야기를 들어봤다.전주에서 27번 국도를 따라 운암호를 지난 뒤 순창 방면으로 1시간 남짓 주행하다 순창군 인계면 방향으로 들어섰다. 시원한 바람이 부르는 섬진강변을 조금 타고 이정표에 섬진강마실숙박 휴양시설캠핑장이 가까워졌다고 표시될 때 산쪽으로 동네 어귀가 보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까 싶은 자그마한 골짜기처럼 보이는 곳으로 올라가면, 드러나 있는 집은 몇 채 없는 강경마을이 눈에 들어온다.오후 5시를 넘기지 않은 시간인데도 해는 산봉우리를 넘기 위해 따사로운 햇살을 마지막으로 내뿜는다. 어렸을 적 할머니가 저녁 짓기 위해 때던 짚 냄새가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한적한 마을이다.퇴직 후 이곳에 터를 잡은 유기혁 씨는 노후를 위해 이 마을을 택했다. 현재의 집은 초등학교 친구의 소개로 10여가구가 모여 사는 집성촌에서 구했다. 앞쪽에 여유롭게 흐르는 섬진강과 높거나 험하지 않게 돌이 많아 보이는 뒷동산을 끼고 82㎡규모의 집을 지었다. 살던 전주의 집과는 별개로 별장 개념으로 섬진강가에 집을 지었는데 이제는 여기가 본집이 되었다. 교사인 부인과 함께 호젓한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그는 대금으로 시작해 한국화와 요가를 배우며 다른 삶을 살고 있다. 한국화 모임은 순창군 적성슬로시티공동체를 통해 하고 있다. 은퇴 뒤에 휴식을 위해 낙향했는데 취미생활이며, 활동이 많아졌다. 대금으로 자연의 소리를 내고, 감성으로 자연을 화폭에 담아내고, 굳어져 가는 몸과 마음을 융통성 있게 변화해 자연에 동화하고 싶은 의욕이 앞서 바빠졌다. 그럼에도 이전과 다른 점은 스트레스 없이 즐기는 일상이다.순창 출신인 그는 지난 1983년 행정고등고시(5급)에 합격해 이듬해부터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전북도에서 공무원교육원장과 복지여성보건국장 등을 거쳐 2013년 연말에 정년퇴직을 했다. 젊었을 때에는 국영수로 먹고 살고 나이 먹으면 예체능으로 인생을 즐긴다는 현 도지사님의 말처럼 직접 겪어보니 건강과 예술활동이 은퇴 후 생활에 가장 중요한 활력소입니다.아울러 그는 공무원은 제도와 규칙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게 돼 민원인에게 다소 딱딱하고 경직되게 비춰지는데 이를 벗어나 부드러운 서비스를 위해 감성개발의 활동이 절실히 필요하다며 독서와 사색을 통해 감성마인드를 제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또한 그는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예체능을 중요시 여겼으면 한다고 강조한다.그는 예술이야 말로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범죄를 예방하고, 적게 벌고도 만족할 수 있는 활동이기에 사회 자체가 풍성해진다고 말했다.그는 더불어 귀농과 귀촌을 통해 할 수 있는 게 매우 많다며 사회에서 했던 일의 경험과 전공의 전문지식을 이제는 시골생활을 통해서도 펼칠수 있는 환경이 된 만큼 귀농귀촌을 적극 환영한다고 말했다.예전에는 미처 몰랐던 즐겁게 사는 법이다. 그는 앞에서 부는 강바람과 뒷산에서 응해주는 자연과의 대화로 터득하는 것 같았다.● [순창 적성슬로시티공동체는] 체험관광친환경농법 등 도농교류 통해 소득 창출예술활동 장려사업도 진행유기혁 씨가 귀농귀촌하며 속하게 된 순창군 적성슬로시티공동체는 전북형 슬로시티의 하나다. 지난해 5월 시작해 선조들의 옛 생활방식인 두레와 품앗이를 이어나가는 방식으로 운영한다.전북도의 관광 정책에 발맞춘 체험관광형 슬로푸드와 슬로라이프, 슬로시티 문화를 융화해 도농교류를 통한 소득창출과 공동체 형성을 위한 사업이다.친환경 농법으로 식용연을 키워 먹거리 제품을 개발하는 로컬푸드 팀, 역량 강화와 전문화교육 참여로 집수리 재능 나눔 등을 통해 여러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동네목수팀, 섬진강용궐산 등을 주 무대로 관광객에게 안내 및 일일 해설사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숲생태교사팀 등으로 구성됐다.유기혁 씨는 이 가운데 순창군의 정책 사업인 섬진강 숲 생태 교사팀의 회장으로 활동 하고 있다. 이 팀은 귀농귀촌자 14명으로 만들었다. 섬진강을 찾는 청소년, 도시민에게 생태와 마을 문화, 자연 체험, 문화 유산 등을 해설하고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또한 순창군에서는 농업의 Agriculture 와 예술의 Arte의 앞자들만 따서 시골생활에 예술활동을 함께 장려하는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섬진강 줄기 따라 임실에서는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문학 관련 사업이, 순창에서는 송만규 화백과 함께 하는 한국화 모임이, 남원에서는 국립국악원의 단원이 참여하는 판소리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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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27 23:02

취임 100일 맞은 전북출신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 "2017 무주 세계태권도대회 성공개최 적극 지원"

전북출신 박민권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지난 21일로 취임 100일을 맞았다.이에따라 전북일보는 박 차관을 만나 남북간 문화예술 교류, 한류문화 육성 방안을 비롯, 전북의 전통문화 발전 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박 차관은 정부의 문화융성 정책을 총괄하는 실무 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다.-남북관계는 경색됐지만, 광복 70년을 맞는 올해 남북간 문화예술 교류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남북 간에 해가 갈수록 언어, 정서 등 한민족으로서의 동질성이 흐려져가는 가운데 문화, 예술, 스포츠, 종교 등 비정치분야의 남북교류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광복70주년을 계기로 문화유산, 예술, 스포츠, 종교 등의 분야에서 남북교류가 진척되도록 노력하고 있고, 통일문화교육과정과 함께 통일문화정책포럼을 개설해 남북통일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오는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108명의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며, 남북축구 친선경기도 개최하려고 추진중입니다. 각 종교계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의 마중물로써 종교행사 공동개최, 인도적 지원, 종교지도자 교류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입니다.”-한류의 세계화가 요즘 추세인데, 한류의 본고장인 전북의 경우 발전방향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한류는 장르뿐 아니라 지역, 세대를 다양화하고, 대중문화와 타 산업과의 융합적 한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류를 구체화하기 위해 세대간, 계층간 구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고, 패션이나 한식, 만화, 캐릭터 등의 장르는 물론 문학과 미술, 전시 등 예술 장르까지 다변화되도록 해야 합니다. 전북의 경우 전통문화예술과 백제문화재 등 전통문화와 역사문화재의 자원이 풍부하여 좋은 여건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한류가 이제는 지역의 특색 있는 문화를 특화시키고 스토리텔링을 통해 독특한 문화관광상품으로 발전시킨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음식관광 국제교류 확대 및 한식세계화 추진 계획은 무엇이고, 맛과 멋의 고장인 전북, 그중에서도 전주의 참여 방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음식은 국가브랜드 및 이미지를 형성하는 문화 매개체이자 외래 관광객에게 한국의 먹을거리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음식관광 인프라 경쟁력 강화 및 내·외국인 음식만족도 제고를 위해 문체부는 농식품부 및 농진청 등과 협업을 통해 음식관광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관광과 연계성이 높은 각 지역의 음식테마거리를 지정해 서비스인프라 개선 및 홍보·마케팅을 지원하고 있고, 한국적 콘텐츠를 활용한 음식관광 소재 발굴 및 홍보를 위해 궁중음식 체험식당 선정, 고택 종택과 연계한 종가음식 체험상품 운영, 대표적인 종가음식 상설판매 홍보지원, 종가음식 스토리텔링 가이드북 발간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주 비빔밥, 한옥마을 등 한국적 콘텐츠를 잘 보유하고 있는 전주의 다양한 음식과 맛집이 문체부에서 추진중인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5월 1일 밀라노에 한국의 맛과 멋을 담은 달 항아리 한국관이 개관돼 10월말까지 세계인을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밀라노 엑스포를 통해 한식문화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음식관광 교류가 활성화되며 문화국가 대한민국 브랜드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무주태권도원 성지 이미지 구축 및 태권도 테마관광 자원화 계획에 대한 구체적 비전은 무엇입니까.“태권도원은 태권도의 모든 것이 집약된 종주국의 상징시설로 태권도인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찾아와서 수련하고 교류하는 ‘세계 태권도인의 소통의 장’입니다. 태권도의 정신과 가치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교육, 연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심신수련 및 힐링의 공간, 태권도 문화의 발신공간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태권도원이 성지로서 자리매김하려면, 태권도 상징지구에 위치한 태권전, 명인관의 건립입니다. 상징공간인 태권전, 명인관은 태권도원 내에서 가장 위계가 높은 곳으로 태권도 고단자들의 네트워크 공간이자 태권도 철학 및 정신세계를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국내외 일반 방문객들도 태권도를 체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체험, 수련, 상징지구 특화 프로그램 및 이벤트를 개발, 운영하고, 도장 및 기업체 등 숙박 단체 대상으로는 맞춤형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일반 도장 및 연수원에서 제공하지 못했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와 같은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해서 전북 및 무주, 태권도원이 글로벌 브랜드로서 이슈화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많이 만들어 태권도인 뿐 아니라 국내외 일반 관광객들로 하여금 꼭 방문해야 하는 필수 관광코스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등재계획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도 큽니다.“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주시·부여군·익산시 8개 유적지를 묶은 지역으로 작년 1월 유네스코에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했고, 유네스코의 심사과정을 거쳐 지난 4일 유네스코 전문가 자문기구인 이코모스로부터 ‘등재권고’를 받았습니다. 세계유산 등재여부는 6월 28일부터 독일 본에서 열리는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입니다.”-국립무형유산원이 개원한 뒤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지역에서는 기존 다른 기관들과 인지도에서 변별력이 낮다는 지적입니다. 지역 친화적이면서 전국적으로 인지도를 높이는 방법이 있을까요. “국립무형유산원(이하 무형원)은 지난해 10월에 개원해서 이제 활동을 시작한 만큼 아직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측면이 있습니다만, 중요무형문화재들이 펼치는 토요상설공연, 무용, 공예 등을 체험할 수 있는 일반인 체험교육 등은 수용인원을 초과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무형원에서는 ‘올해의 무형유산도시’를 선정하고 해당지역과 함께 지역무형유산 보호에도 앞장서고 있습니다. 무형유산원이 위치한 전주시와도 전주한옥마을 관람객 유치, 지역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지역친화적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립무형유산원을 통해서 전통의 도시 전주가 우리 무형유산의 중심지로 인식될 날도 멀지 않다고 봅니다. 무형유산원이 보다 발전할 수 있도록 지역으로부터의 많은 관심과 협력도 기대합니다.”● [박민권 제1차관은] 빈틈없고 꼼꼼한 성품·도서정가제 실무 책임문화체육관광부 박민권(57) 제1차관은 부안군 변산면 용계리에서 태어나 백룡초등학교를 다니다 서울로 전학, 배명중, 영동고,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했다.모태 신앙을 가지고 있을만큼 전형적인 기독교 집안 환경으로 인해 목회자의 길을 모색했으나 대학 재학중 소설가로 뜻을 바꿨다.여러차례 신춘문예에도 응모했으나 떨어지자 한때 낙담, 군에 다녀온 뒤 뒤늦게 행정고시(33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방송정책쪽에 7년간 몸담으며 관료로서는 드물게 방송정책 전문가로 인정받은 그는 문체부내 핵심 보직을 두루 거쳤다.‘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업무에 충실한 결과, 행정고시 기수에 비해 월등히 빠른 출세가도를 달려왔다.공직사회에서 그의 별명은 ‘디테일(Detail) 박’으로 통한다.꼼꼼하게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모두를 챙기기 때문이다.평소 혼이 많이 난 후배들은 그에게 ‘피곤 박’이라고 한다. 일도 깐깐하게 시키고 한마디로 피곤하다는 것이다.하지만 공식적인 업무를 떠나면 친한 선후배로 지내는 등 인간관계가 원만하고 마음 후덕한 형으로 통한다.‘도서정가제’는 그가 실무자 시절 가장 심혈을 기울여 통과시킨 제도로 꼽힌다.올초 체육관광정책실장을 맡은지 얼마안돼 곧바로 차관에 발탁되자 주변에서는 모두 놀랐지만 정작 공직사회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일만큼 업무에 관한 한 똑소리가 난다는 평가다.미디어정책관, 관광레저기획관, 해외문화홍보기획관, 국립중앙박물관 교육문화교류단장(직무), 예술정책과장, 문화정책팀장 등을 지냈다.

  • 기획
  • 위병기
  • 2015.05.26 23:02

[변화&소통] 인조잔디 운동장 논란

어린이가 마음껏 놀아야 대한민국이 행복해집니다.지난 4일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는 어린이에게는 놀 권리가 있고 자유롭게 놀거나 쉴 수 있도록 놀 터와 놀 시간을 충분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어린이 놀이헌장 선포식을 개최했다.정부도 10년 안에 OECD 국가 최하위 수준인 어린이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를 평균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제1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확정발표했고, 그 안에 놀 권리를 명시했다.그러나 놀 터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있다.벌써 석 달째 도내 5개 학교 학생들이 운동장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한국산업표준(KS)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중금속 등 유해물질이 검출되었기 때문이다.인조잔디 운동장은 학교 환경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2005년부터 시도교육청과 자치단체가 국민체육진흥기금과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여 전국 1,580개 학교에 설치했다. 그러나 조성 당시부터 인조잔디의 안전성 논란이 반복되었다. 인조잔디를 구성하는 파일이나 고무칩의 일부는 재생고무를 사용하고 있어 중금속 오염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다.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전국 학교의 인조잔디 유해성 조사를 진행하게 된 배경이다. 전북지역은 인조잔디가 조성된 총 64개교 중 43개 학교를 조사한 결과 40개교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되었다. 장수초, 고창초, 전주공고, 전주남초의 5개교에서는 납과 카드뮴, 다환방향성탄화수소 등이 허용기준치를 훨씬 초과하여 학생들의 건강 위협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기준치를 초과한 5개교는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사용금지 안내판만 운동장을 지키고 있다.인조잔디를 유치한 시도의원이나 지역 인사들에게도 책임이 있습니다. 시의원들이 중앙정부에서 예산이 내려오면 유해성 점검 없이 무조건 받아 자기 지역구로 가져가 예산확보 치적으로 사용하거든요.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인조잔디 운동장이 계속 늘어난 이유에 대해 오현숙 전 전주시의원은 이렇게 지적했다.그렇다면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발생하는 유해성 물질이 KS 기준치 이하면 괜찮을까?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KS 기준치는 건강안전 기준이 아니다. 기준치 이하라 할지라도 위해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면서 학생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 기준은 환경마크 기준으로 확대해야한다고 강조했다.학교 체육시설 인조잔디의 경우 국내에서는 KS 기준과 환경마크 기준이 있다. KS 기준은 인조잔디의 내구성 등 품질기준과 부수적으로 유해물질 품질기준을 갖고 있으며, 환경마크 기준은 제조과정에서 화학물질 사용, 사용단계에서의 유해물질 배출관련 기준, 제품 폐기단계의 기준이 적용된다.2014년 환경안전건강연구소의 고창초등학교 인조잔디 분석결과 유해물질이 KS기준치 이하였지만 충전재, 잔디파일, 백코팅제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높게 나타났다. 이는 생식독성, 면역독성등을 일으키는 프탈레이트가 함유되어있어 건강위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인조잔디 운동장은 유해성 외에도 화상 및 부상 위험이 크다. 2014년 7월 전북녹색연합이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의 온도를 조사한 결과 51.8도를 기록하여, 같은 시간대 아스팔트 도로 온도 52.4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인바 있다. 인조잔디 운동장의 경우 대부분 축구장으로만 이용하고 있어 학생들이 다양한 놀이활동을 하는데 제약을 주며, 지속적인 보수와 교체 등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도 많이 소요된다.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조잔디를 철거하고 친환경적인 천연잔디나 마사토 운동장으로 교체하면 된다.전북도교육청은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기준치를 초과한 5개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해 6월부터 개보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64개교에 설치된 인조잔디 운동장을 철거하고 친환경적인 천연잔디 또는 마사토 운동장으로 연차적으로 교체한다고 덧붙였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낡은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중금속 수치가 높게 나왔기 때문에 내구연한이 가까운 인조잔디 운동장부터 철거해야 하고, 납 함유량이 평균치보다 높은 학교는 우선적으로 마사토로 교체해야한다고 강조했다.이와 함께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인조잔디 운동장에 대한 제도적인 관리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전북지역에는 대학 인조잔디 운동장과 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체련공원 및 공설운동장, 사설 축구장이 산재해 있다.전주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인조잔디 설치 시 시험성적서가 있고, 정기적으로 브러싱과 이물질 제거를 하고 있어 따로 유해성 조사 계획은 없다면서 다만 인조잔디가 마모되는 시점에서 유해성조사를 통해 교체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서난이 전주시의원은 우선 지자체의 전수조사를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후에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시설관리 조례에 인조잔디 운동장의 안전진단 항목을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그간 인조잔디 운동장 설치는 자치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지역사회 구성원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인조잔디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다양한 학교운동장의 모습을 제시하여, 그 속에서 학교가 학생학부모교직원지역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자율적으로 운동장을 설치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은 또래와 함께 놀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법을 알게 되고, 친구들과 규칙을 만들고, 협력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놀이 자체로 훌륭한 학습이 된다.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꿀 수 있는 운동장이 바람직하다. 자연을 꿈꾸는 학교숲과 연계한 운동장도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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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21 23:02

【젊은 목수 3인방 '플레이 우드'】 "나무 만지면서 행복…친구와 함께하니 든든"

목수. 대패질하고 나무 깎는 사람. 나무 밥을 먹는 사람. 외국에서는 귀한 대접을 받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힘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 기피하고 천시하는 경향이었다. 가구가 대량화되면서 목수도 점점 줄어들고, 배우려는 사람도 없어졌다. 그래서 젊은 목수는 귀하다.청바지 뒷주머니에 목장갑, 스타일을 버릴 수 없는 멋쟁이 젊은 목수들.박성원(31), 김승건(31), 박정군(30) 씨. 이들은 어릴 적 친구들이다. 이들의 관계도를 그려보면 이렇다. 박성원김승건 씨는 중학교 동창. 박성원박정군 씨는 초등학교 동창.어릴 적 친구들이 각기 다른 일터에서 일하다가 지금은 목수로 한 자리에 모였다.이들의 전직은 목수와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김승건 씨는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목공예에 흠뻑 빠져 운영하던 가게를 접고 목수가 되었고, 박성원 씨는 우체국에서 근무하다가 친구 김승건 씨의 꼬임(?)에 넘어가 동업을 하게 되었다. 3개월 전에 합류한 박정군 씨는 회사에 다니다 친구 박성원 씨의 권유로 마지막으로 합류했다.요즘 같은 취업난 속에서 잘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목수의 길을 걷게 된 이들의 이야기라 흥미롭다.젊은 목수 3인방에게 생애 첫 작품을 물었다.박성원 씨는 동생의 결혼이 단초가 됐다.동생이 결혼을 하는데 신혼집에 TV 드레스장을 만들어서 결혼 선물을 해줬죠. 동생 부부가 굉장히 행복해 했어요. 그리고 아기가 태어나고 조카의 첫 침대도 제가 만들어줬어요박정군 씨 역시 가족에게 주는 선물이었다.형수님께 의자 겸 발판을 만들어 드렸어요.김승건 씨는우리들이 처음 목공예를 배워 처음으로 만들었던 것은 전부 가족과 친구들이 필요로 하는 것들이었다며 내 것을 만들기보다는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이 좋아 자꾸 만들어서 선물한다고 말했다.나무를 만지는 사람들은 다 선해진다는 말을 한다. 며칠 동안 손가락을 다쳐가며 만든 가구를 선물하는 그 마음이 전달된다.젊은 목수들이 운영하는 플레이 우드는 문을 연지 2년이 되어 간다. 아직 연륜이 짧아 서툰 솜씨지만 성실하고 꼼꼼한 고객 관리를 해서인지 제법 단골이 많이 생겼다. 동업에 대한 부담을 얘기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젊은 목수들은 역발상의 이야기를 들려준다.혼자였으면 진작 그만뒀을지도 몰라요. 친구들과 함께 하니까. 일도 재미있고,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서로 정말 큰 힘이 되죠.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목수 일을 하겠다고 나섰을 때 가족의 반대가 극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은 행복해 하는 아들들의 모습을 보며 아낌없는 응원을 보낸다고 한다.저희 또래들은 취업 걱정도 많고, 음주 문화에 자연스럽게 많이 노출이 되잖아요. 저희도 예전에는 그랬고. 그러나 지금은 술을 마시며 다음날 작업하는데 지장이 있어서 스스로 자제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건전한 생활을 하게 되는 거 같아요. 그래서 가족들이 달라진 모습에 더 좋아 하죠.나무를 다루는데 밤 문화가 도움이 안 되니 자연스럽게 멀리 하게 되었다는 서른 살의 청년들. 이들에게 목수는 천직인가 보다.목수라고 불리기에는 아직 어리죠. 어른들에겐 아무것도 모르는 애들처럼 보일수도 있구요. 모르니까 더 많이 배우고 모르니까 더 열심히 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새로운 방식을 찾는 게 가능하죠.사람이 만지는 가구이다 보니 비싸더라도 좋은 나무를 고집한다. 주로 편백, 자작, 홍송, 참나무, 물푸레나무, 삼나무를 많이 다루는데, 그중 참나무와 물푸레나무는 워낙 고가여서 다루는데 유독 어렵다고 한다.고집을 꺾지 않는 기성세대와는 달리 이들은 열린 마음으로 유기체가 될 줄 안다. 내가 만들고 싶은 가구가 남들이 봤을 때도 좋은 가구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피드백을 받아들인다.고객이 1cm 더 늘려달라는 얘기를 계속한다면 분명 그것이 옳은 방향이겠죠. 제 디자인에 고객의 니즈(needs, 필요)가 접목돼 발전하니까요. 고객의 피드백을 통해 이상적인 디자인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고객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노력해요. 누가 쓸 것인지 어떻게 쓸 것인지 고객의 얘기를 많이 듣다보니 소소한 가족사도 알고, 막내 동생 같다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아무래도 총각 3명이 운영하다보니 인기가 있지 않나 싶어요.나무를 만지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진다는 젊은 목수 3인방. 지금은 완벽하게 만들어야겠다는 마음 대신 누군가 내 물건을 행복하게 사용하면 좋겠다는 소박한 마음으로 작품을 만든다. 이들의 바람처럼 젊은 목수가 만든 가구가 손때 묻고 부대끼며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상의 행복을 만들어가길 응원한다.■ 손으로 만든 물건 가치 공감 DIY 프리마켓, 내달 송도서2015 송도 DIY 핸드메이드 프리마켓이 인천 송도에서 개최된다.다음달 25일부터 28일까지 4일간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L.I.F.E. 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열린다. L.I.F.E.는 손으로 만들어진 물건의 가치와 감성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모여 배우고(Learning), 영감(Inspiring)을 얻고, 즐거운(Fun) 경험(Experiences)을 공유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전시회에서는 DIY 부자재와 핸드메이드 인테리어 소품, 홈패션 관련 상품, 퀼트, 초크, 인형, 쥬얼리, 도자, 목공, 가죽, 플라워, 종이공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펼치는 작가들의 핸드메이드 품목을 만나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관람객은 친환경 재료로 나만의 DIY가구 만들기, 핸드메이드 작품 만들기 체험존 등에서 직접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 참가 및 관람 안내는 홈페이지(www.diyhandmade .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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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20 23:02

취임 100일 맞는 신유철 전주지검장 "사회적 약자 적극 보호, 따뜻한 검찰되겠다"

“지역사회 발전과 안정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앞으로도 도민들의 요구에 따라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와 서민생활 침해사범을 엄단하는 데 검찰력을 집중하겠습니다.”전주지방검찰청 신유철 검사장이 오는 22일, 취임 100일을 맞는다.신유철 지검장은 지난 2월 11일 취임하면서 ‘지역맞춤형 검찰권 행사’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도민들의 요구에 걸맞는 검찰권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신 지검장을 집무실에서 만나 그간의 소회와 비전, 전주지검의 주요 사업 방향 등을 들어봤다.- 취임하신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습니다. 먼저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전북지역은 전통문화를 계승·발전시켜온 예향이자, 법조삼성(法曹三聖)을 배출한 유서 깊은 고장입니다. 개인적으로도, 화강 최대교 선생께서 초대 검사장으로 근무하신 전주지검에 검사장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되어 매우 뜻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취임 직후부터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하고, 검찰시민위원들을 추가로 위촉해 지역주민들의 형사사법 참여 기회를 확대했습니다. 지역사회와 호흡하기 위해 노력한 100일이라는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나갔습니다. 앞으로도 지역 발전을 위해 전주지검이 할 수 있는 일을 찾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 취임 당시 지역사회 발전과 안정을 위해 검찰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 일환으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주요 내용들을 소개해 주신다면. “검사장으로 취임한 직후부터 지역의 각 분야 기관장, 언론사 대표 등 오피니언 리더들을 직접 만나 지역사회의 현안에 대해 의견을 청취했고, 지역주민 등 200여명을 면담해 검찰에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수렴했습니다. 그 결과 부정부패와 서민생활 침해사범을 척결해 달라는 요구가 가장 컸습니다. 이어 성폭력·가정폭력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 엄단 및 피해회복 지원, 소년범의 사회복귀 지원 확대 등에 대한 요구도 많았습니다. 이에따라 전주지검은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2015년 3대 중점 사업’을 선정, 역점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취임 후 형사부 체제를 개편했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아울러 지난 100일간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무엇인지요.“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건처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검사들이 전문 분야에 집중해 수사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개편입니다. ‘4대악 척결’에 중점을 두는 형사1부와 ‘부정부패 엄단’에 중점을 두는 형사2부, 대공·선거·노동과 집단 분야를 담당하는 형사3부로 전담업무를 명확히 한 것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건은 전국동시조합장선거와 관련해, 상대방 후보자의 남녀관계에 대한 사적 대화가 녹음된 파일을 조직적으로 유포하여 흑색 선거운동을 한 축협 조합장 당선자 등 5명을 구속 기소한 것입니다. 전국적으로도 흔치 않은 사건이라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최근 김승환 전북도교육감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습니다. 김 교육감이 누리과정 예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조치여서 지역사회에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현재 수사 중에 있어 구체적인 사항은 말씀드리기 어렵다는 점을 양해 바랍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사건이다보니 내부 검토가 길어졌을 뿐 특정 시점을 염두에 두고 수사지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현재 교육감에 대한 조사 시기와 방법에 대해 결정된 것은 없고, 다만 검찰은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처분을 할 것입니다.”- 전북은 농도로 불립니다. 그만큼 지난 3월에 열린 첫 전국동시조합장선거에도 많은 관심이 집중됐는데요, 이와 관련해 수사현황이 궁금합니다. “전주지검은 지난 3월 실시된 동시조합장선거가 공명정대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대비를 철저히 하였고, 선거사건을 엄정히 처리하고 있습니다. 공안경험이 풍부한 부부장검사를 전담검사로 배치하는 등 공안수사 역량을 강화하였고, 선관위·전북경찰 등과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협조체제를 공고히 했습니다. 현재 수사 중인 선거사건들도 당락을 불문하고 철저히 수사해 엄정하게 처리할 것입니다.”- 전북지역 연고는 없지만 전북도로부터 명예도민증을 받는 등 지역맞춤형 검찰권 행사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명예도민으로서 전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해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전북도에서 도민들의 안전과 권익 증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바람과 함께, 제2의 애향도민이 되어 주시라는 뜻으로 명예도민증을 주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민 여러분께 감사드리고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전북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항상 전북지역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하는 검찰권 행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검찰은 지역 사회의 일원으로서, 지역 사회를 떠나서는 검찰 역시 존재할 수 없으므로 지역 사회와 함께 하는 검찰, 지역주민이 공감하는 검찰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전북도민 여러분들께서 전주지검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 저희들이 잘 하는 일은 지지·성원해주시고, 잘못하는 부분이 있다면 따끔하게 질책해 주실 것도 당부드립니다.● [신유철 전주지검장은] 아동성폭력 무관용 원칙·화이트칼라 범죄 전문가- 서남대 전 이사장 기소 등 전북지역 굵직한 사건과도 인연신유철 전주지검장은 경기도 김포 출신으로, 서울 장훈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사법연수원을 20기로 수료했다. 이후 부산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서울지검 남부지청 부부장검사, UN 대한민국대표부 법무협력관, 법무부 정책기획단 부장검사·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검사,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등을 지냈다. 2013년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에는 서울고검 송무부장과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신 지검장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재임 시절 아동성폭력 사범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재범방지대책을 세우는 등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데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또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재임 시절에는 여의도 증권가 리베이트 수수사건, 증권회사 임직원의 구조적 금융비리 사건을 담당해 증권사 전·현직 임원 10명을 구속 기소하는 등 화이트칼라 범죄 전문가로 불리기도 했다.이와 함께 1004억원을 횡령한 서남대 전 이사장을 구속기소하는 한편, 호남고속철 사업에 참여한 건설사 입찰 담합 사건을 담당해 건설사와 임원을 기소하는 등 전북지역에서 발생한 굵직한 사건과도 인연이 깊다.

  • 기획
  • 김정엽
  • 2015.05.18 23:02

[변화&소통] 강사학교

2007년에 웃음치료사 자격증을 땄지만 왠지 자신이 없어 지인들이 있는 단체에만 재능기부 형태로 웃음치료 강의를 했다. 뭔가 새로운 배움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지인의 소개로 2011년 전주시 평생학습관의 강사학교에 등록하고 7회에 걸쳐 강의 스킬과 강의 기획, 발성법 등을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후속 프로그램으로 이어진 강의능력 향상평가에 참여했다. 참가자가 5분씩 강의를 시연하고 전문가로부터 조언을 받는 이 프로그램에서 정말 많은 지적을 받았다. 말이 빠르다. 추상적 단어를 많이 쓴다. 강의 내용이 일관성이 없다. 집에 돌아와서 소리내어 엉엉 울었다. 한참 울고 나서 생각해보니 다 맞는 말이었다. 지적받은 내용을 고치려고 노력하면서 강의내용을 다듬었다. 강사와 강사가 필요한 기관을 이어주는 학습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처음으로 유료로 수업을 했다. 전주시 평생학습관에서 첫 강의료 3만5000원이 입금되어 통장에 찍히던 날, 3500만원을 받은 것 같은 기쁨을 맛봤다. 나도 진짜 강사가 된 듯한 기분이었다. 강사학교 후속 프로그램으로 재교육을 해주는 성균관 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하면서 강의 내용를 보강했다. 스스로 성장하는 기분이 들고, 자신감이 붙었다.지금은 전주 여성의전화와 군산 가정법률상담소, 중증장애인 시설을 비롯한 20여개의 초중고교에서 웃음치료 강사와 인권교육 강사로 활약하시는 강정애 강사의 이야기다. 2011년 이후 강정애 강사는 한 해도 빠짐없이 매년 강사학교에 참여하며 자원봉사를 한다. 강사학교에 참여한 후에 자신을 돌아보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하며 그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한다.전주시 평생학습관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차례의 강사학교를 진행하여 7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전주시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분야의 강사들은 강사학교를 통해 전주의 역사를 비롯하여 강의 기획부터 스토리텔링, 발성, 마케팅 등 강의에 필요한 스킬을 배우고 실제 시연을 해 본다. 그리고 이어지는 학습 소외계층 지원사업에 응모하여 강사로 활동할 기회도 제공받는다. 원하는 강사들은 재교육 프로그램인 성균관에 참여하여 심화 전문교육을 받기도 한다.지금은 프로슈머(prosumer)가 관심을 받고 있다. 프로슈머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으로 생산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즉, 학습자가 단순히 학습자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로서의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이다.누구나 가르치고 누구나 배울 수 있다. 그렇다면 한 도시의 강사의 질은 어떻게 높일 것인가? 바로 그 고민에서 강사학교는 시작되었다. 전주시에서 활동하는 강사들이 전주에 대해 제대로 알고 가르친다면 도시의 품격은 저절로 올라갈 것이다. 어느 분야나 강사가 될 수 있지만 지속적인 교육이 제공되지 않는다면 강사 개인의 노력 외에 공통의 질을 높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올해 전주시평생학습관은 3월 14일부터 4월 25일까지 매주 토요일 강사학교를 열어 나의 첫 강의 준비, 강사의 감성훈련, 이미지 메이킹 훈련, 보이스 코칭, 강의 진행기법과 기획서 작성법, 자기경영과 홍보 마케팅, 거꾸로 읽는 전주 역사를 진행하여 4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조인숙 부장은 2016년부터는 자격증이 없어도 강사가 되고 싶은 사람이면 누구나 강사 학교프로그램을 수강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고, 누구나 강의를 할 수 있는 단강을 기획하여 학습자와 강사가 서로 배우고 나누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나도 강사가 되어볼까?하는 생각이 있는 사람, 또는 강사를 하고 있지만 더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싶은 시민은 전주시 평생학습관(063-241-1123)으로 문의하면 된다.● [익산 '누구나학교'는] 누구나 가르치고 배우는 시민주도 평생학습 교실과학자가 꿈인 김제 용지중학교 1학년 박현서 학생은 학교 수업이 끝나면 아버지와 함께 익산시 부송동 희망연대 교육실로 달려간다. 자신이 설계한 드론(무인 항공기)을 직접 만들기 위해 3D 프린팅기술을 배우고 싶었는데, 익산 희망연대 누구나학교에서 3D프린팅 교육과정이 개설되었기 때문이다.5차시 과정을 마친 박현서 학생은 10월에 예정된 익산 희망연대 3기 누구나학교에서 자신이 드론 강좌를 열고 싶다고 한다. 아마 누구나학교의 최연소 강사가 될 것이다. 이처럼 누구나학교는 어떤 주제이든, 누구든 강사가 될 수 있고, 학생이 될 수 있다.익산 누구나학교는 2014년부터 익산 희망연대 주최로 시작되었다. 처음 1기를 시작할 때는 강사와 수강생이 있을지 반신반의하면서 회원이나 지인들에게 강의를 부탁하기도 했다고 한다.24개 강좌를 열었는데, 6개는 폐강이 되는 아픔도 겪었다. 그런데 2015년 3월, 2기 누구나학교를 개설하자 31개 강의가 개설되고, 모두 대기자까지 가득 차는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강좌도 수리수리마수리 마술교실부터 알면 쏙 빠지는 배낭여행 비폭력대화로 소통하기 부모 인성교육 양말인형 만들기 전원주택 짓기 포스트잇으로 회의 빨리 끝내기등 주민센터나 대형마트 문화센터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되었다.익산 희망연대 이진홍 사무국장은 누구나학교는 징검다리 역할이다. 우쿨렐레 강좌는 누구나학교 후에 동아리로 만들어졌다. 강사도 수강생도 맛보기로 해 보는 것이다. 하지만 누구나 자신이 가진 재능과 경험을 나눌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누구나학교가 누구나 A.P.T학교, 누구나 마을학교로 번져가기를 바란다는 희망이 현실이 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누구나학교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익산 희망연대(063-841-7942)에 문의하거나 인터넷(http://cafe.daum.net/iksannuguna)을 참고하면 된다.

  • 기획
  • 기고
  • 2015.05.14 23:02

[이색&공감] '소셜 다큐' 제작하는 영상창작단 '큐오브이'

다큐멘터리(documentary)란 실제로 있었던 어떤 상황을 극적인 허구성 없이 사실적으로 기록한 영상물을 뜻한다. 유명한 배우가 출연하지도 않고, 치밀하고 매력적인 시나리오도 없지만, 감독은 일상의 모습에 최소한의 해석을 더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지난해 다큐멘터리 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가 의외의 흥행을 하며, 한국영화 박스오피스를 술렁이게 했다. 시골에서 애틋하게 지내는 89세 강계열 할머니와 98세 조병만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조금은 특별해 보였던 것일까. 어떠한 형태로든 이 사회에서 기피의 대상이 되고 있는 노인 부부의 일상을 들여다보기 위해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영화관을 찾았다. 관람료도 기꺼이 내고 함께 눈물까지 흘렸다. 이처럼 우리의 일상을 다른 시선으로 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다큐멘터리의 핵심이다. 이런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이웃의 일상을 특별히 제작해 sns(social network service)에 배포하는 이들이 있다. 군산에 자리잡은 영상창작단 큐오브이(qov)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이 만든 소셜 다큐를 통해 지역을 새롭게 보는 법을 엿봤다.△다시 보니 더욱 특별한 우리의 이야기큐오브이가 영상의 소재로 삼은 공간과 사람들은 바로 군산이다. 즉, 군산 사람들의 이야기다. 영상을 하나하나 보다보니 군산시민으로서 참 반갑고, 신기하고, 흥미롭다. 티비에 출연한 내 가족을 보는 기분이랄까. 동네 밥집 소개라는데 과장된 맛집 광고와는 분명히 달랐다. 게다가 촬영과 편집의 수준이 편안한 듯 하면서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것이 예사롭지 않았다.지난해부터 이후 큐오브이가 제작, 공개한 영상의 수는 50여개. 그 중 36개가 광고도 홍보도 아닌 돈 안되는 소셜 다큐들이다. 이 소셜 다큐는 4가지의 시리즈로 제작되고 있다.이웃의 소소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의 삶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개똥철학, 그리 유명하진 않지만 동네골목에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밥집을 탐방하는 우동집(우리동네밥집), 20-40대 솔로 남녀를 대상으로 진정성 있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남들이 알지 못하는 숨은 매력과 끼를 마음껏 발산할 창구가 되어 준다는 연애시장, 10대 청소년의 숨겨왔던 목소리를 담았다는 청춘고백 등이다.단연 눈에 띄는 것은 우동집(우리동네밥집). 우동집에 등장하는 식당 주인의 모습과 음식도 흥미롭지만, 고정 출연하고 있는 리포터 채승연 씨(31)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유치원 외부 강사가 본업인 그는 어머니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일손을 돕다가 손님이었던 큐오브이에게 캐스팅됐다. 리포터가 본업이 아닌 것을 알기에 영상 속 그의 말과 표정을 통해 접하게 되는 그 음식이 더욱 소박하고 정겹게 느껴진다.청춘고백은 청소년과 함께 만든 영상이다. 군산청소년수련관에서 큐오브이 콘텐츠 크리에이터쉽을 진행해 영상 기술을 가르칠 뿐 아니라 영상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앞선 직업인으로 직접 보여주고, 체험을 제공한 결과물이다.△군산에 정착하기까지지난해 5월 개인적인 사정을 계기로 군산에서의 생활을 시작했다는 큐오브이의 두 사람 김규형 대표(38)와 이광열 본부장(37). 그들은 경인방송, sbs, ebs, tvN 등 여러 방송사의 프로그램에서 PD로 근무한 경력의 소유자다.대학에서 일어일문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일본 유학시절 예능프로그램을 시청하다 영상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당시 우리나라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이 일본을 모방하고 있었지만, 그가 보기엔 그 재미가 충분하지 않았다. 이후 영상 관련 학과를 복수 전공하고 경인방송에 입사해 8년간 일했지만 방송사의 PD만으로는 무엇인가 부족했다.방송에서 할 수 없는,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것을 직접 찾아보자는 김 대표의 제안을 받아들인 이광열 본부장은 입사동기였다.이들은 방송사를 그만두고 3년간 여행하며 사람에 대해 고민했다. 그 속에서 나를 찾고자 했고, 장소보다는 그 곳의 사람들을 느끼고자 했다. 여행이 끝나고 서울에서 몇 해간 하던 일을 접었고, 김 대표의 고향인 군산으로 왔다. 군산의 구도심인 중앙로에 자리를 잡고 또 다시 영상이란 매체로 일을 시작했지만, 그 전과는 달랐다. 고향이지만 여행자로 느껴지는, 아직은 낯선 이웃과 소통하고 싶었다. 이런 맥락에서 큐오브이의 소셜 다큐가 시작됐다.△진정한 소통을 꿈꾸다큐오브이의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이어질지 장담할 수 없지만, 최근 1년간 이뤄진 결과물이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들이 찾아 영상 속에 담은 사람들은 평소 우리가 영상을 통해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니다. 특별하지도 않고, 멋있지도 않고, 흥미롭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고민을 안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웃이기에 그들의 삶은 특별하고, 멋있고, 흥미로우며, 더욱 감동을 가져다준다. 이들은 영상물을 제작할 때마다 출연자와 사귐의 시간을 보낸다. 나아가 그 영상을 본 사람들은 출연자와 간접적으로 교감을 형성하게 된다. 이러한 교감을 통한 소통이 군산이 아닌 그 어디라도 존재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만큼 sns를 타고 멀리멀리 퍼져 고리를 이어가길 기대해본다.

  • 기획
  • 기고
  • 2015.05.13 23:02

취임 반년 노경일 전북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몸 재활 통해 정신 재활 이끈 뒤 사회적 재활로"

장애인체육회는 지난 2005년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탄생한 장애인을 위한 체육단체다. 전북에도 2007년 각종 절차를 거쳐 사무처가 신설됐다. 장애인체육회는 장애인의 건강증진과 건전한 여가생활 진작을 위한 생활체육의 활성화가 목적이다. 또 종목별 경기단체와 장애 유형별 경기단체를 통합 지도하고 우수한 경기자를 양성해 장애인 스포츠를 통한 장애인 문화발전에 기여하는 활동을 한다.전북도는 장애인체육회를 통해 도내 14만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 그리고 재활의 의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표선수 양성, 장애청소년 교실, 생활체육 교실, 동호회 지원 등 10여개 시책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도장애인체육회를 이끌고 있는 노경일 사무처장은 그동안 체육계를 포함한 각계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장애인과의 차별없이 장애인의 체육활동을 최대한 지원하고 확대하려는 각종 정책을 구상하고 이를 실현해나가고 있다.-사무처장 업무를 맡은 이후 활동과 성과를 간략히 설명한다면.“취임 이후 장애인 체육계의 현실을 고려할 때 최우선 현안으로 도내 시·군의 장애인체육회 지부설립이 급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14개 시·군 중 익산, 남원, 정읍, 순창에만 지부가 있었는데 부임 이후 지난 4월 장수군에 장애인체육회 지부를 설립했습니다. 올해 안에 군산을 비롯해 부안과 무주에도 지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군산과 무주는 이미 조례안이 통과됐습니다. 나머지 시·군도 이른 시일내에 지부가 설립되도록 할 생각입니다.이밖에 그동안 장애체육인들의 경기력향상과 저변확대를 위하여 현재 19개 경기연맹에 양궁, 싸이클, 당구 연맹이 추가되는 성과도 이뤘습니다.특히 전북도의 열악한 재정에도 장애인 체육복지 실현을 위해 20% 이상 예산을 증액했고 지난 제34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순위 13위를 기록했습니다.”-이번 달에만 장애인체육 관련 대형 체육행사가 3개나 되는 데.“5월은 체육활동하기가 가장 좋은 계절입니다. 먼저 오는 14일부터 경기도 이천에서 열리는 전국생활체육대축전에 전북장애인체육회는 8개 종목 70여명의 선수단이 비장애인과 함께 팀을 구성해 출전할 계획입니다. 이어 19일부터 제주도에서 도내 장애인 체육 꿈나무인 100여명의 장애학생과 임원들이 전국장애인소년체육대회에 출전해 그동안 쌓은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또 27일부터 이틀간 도내 14개 시·군 3300명의 장애체육인들의 한마당 제전인 전라북도 장애인체육대회가 정읍시에서 열립니다. 이 대회는 체육행사와 문화행사를 겸해 열리는데 저희 장애인체육회에서는 시·군 선수단 모두가 경쟁을 통한 단합과 화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에 만전을 기할 것입니다. 물론 참가 선수단의 안전사고 예방에도 심혈을 기울여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를 예정입니다.아울러 오는 10월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5일간 역대 최대 규모의 제35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강원도 일원에서 개최됩니다. 전북에서는 24개 종목 350여명의 선수단이 출전합니다. 이 같은 대회에서 전북의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공식 강화훈련과 현지 적응훈련을 계속하고 있습니다.”-도내 장애인 체육사업의 분야별 계획과 궁극적인 목표를 소개한다면.“장애인 체육은 양적인 성장보다는 장애체육인들의 삶의 질 향상과 시·군지부 확대를 통한 지역 장애인들의 저변확대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체육활동 참여기회를 확대하고 각 종목별 단체의 경기력 향상과 조직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춰 장애인 체육단체를 실질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해 나가겠습니다.전문체육 분야에서는 꿈나무 신인선수 발굴, 경기단체 평가체계를 통한 경쟁력 강화, 우수선수 관리, 훈련환경 개선, 예산지원 확대 등 엘리트 선수 육성과 경기력 향상 여건조성에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생활체육 분야에서는 재가 장애인들이 적응기를 거쳐 동호회에 참여하고 자율적으로 체육활동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각 시·군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을 확대하겠습니다. 특히 찾아가는 솔루션(해결책) 운영 등을 통하여 신규 장애인 생활 체육인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겠습니다.여기에다 장애인 체육인을 대상으로 실력 향상과 정신력 강화를 위해 전국 최초로 ‘경기력 향상을 위한 고도의 심리강화 집중훈련’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결론적으로 저는 장애인체육은 먼저 ‘몸의 재활’을 통해 ‘정신의 재활’을 이끌어낸 뒤 최종적으로 ‘사회적 재활’로 귀결되어야 한다는 목표에 걸맞게 임기 동안 각종 정책 들을 실행할 생각입니다.”-생활체육단체과 전문체육단체의 통합이 추진되고 있는데 장애인체육단체의 향후 위상은 어떻게 되나.“지난 3월 27일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통합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년까지 두 단체를 통합해 운영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압니다.하지만 장애인체육은 국민체육진흥법 제34조에 근거해 장애인 체육 진흥에 관한 사업과 활동을 하기 위한 별도 개별 기구로 운영되도록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번 통합 추진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됩니다.장애인체육회는 대한체육회나 생활체육회의 통합과는 별도로 독립된 기구와 위상으로 운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그렇다면 현재 장애인체육회지부가 설립되지 못한 도내 일부 시·군체육회에서의 장애인체육 전담 지부 신설이 필수적으로 보이는데.“맞습니다. 장애인체육 시·군지부와 관련해 이미 설립된 4개 시·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장애인체육 지부 설립이 가장 시급한 현안입니다. 일부 시·군에서는 자치단체장과 장애인 단체 대표가 지속적인 접촉과 협의로 지부설립을 논의하고 있지만 대부분 시·군은 여전히 지지부진한 상태입니다.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장의 장애인체육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장애인체육 지부 설립의 당위성을 납득시킬 필요가 있고 지역내 장애인 단체간 협조체계도 절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도내 각 지방자치단체의 담당 공무원의 관심과 행정·재정적 지원 확대도 좀 더 과감하고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입니다.국민체육진흥법에서 보듯 장애인체육회는 기본적으로 독립 운영되는 게 원칙입니다. 하지만 도내 기초자치단체 여건상 분리 운영이 어려운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무작정 독립운영을 요구하는 일도 간단치 않은 게 현실입니다.그럼에도 장애인체육의 활성화와 장기 발전을 위해서는 장애인체육회의 독립적 운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노경일 사무처장은] 선수들 목소리 노트에…타인 존중 가치관 돋보여도내 장애인체육의 사령탑을 맡은 전북도장애인체육회 노경일(51) 사무처장의 신조어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다. 이는 태어나자마자 ‘하늘 위와 아래에서 오직 내가 홀로 존귀하다’고 외친 석가모니의 말씀이다. 얼핏 들으면 자신만이 가장 소중하고 잘났다는 독선의 표현으로 들리지만 노 처장은 이를 역설적으로 해석한다. 내가 그 무엇보다 존귀한만큼 타인의 존재 또한 나와 다를 바 없이 매우 귀중하다는 얘기다. 나와 내 주변, 이웃 모두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니 그 것을 인정하면 타인을 경시하고 해치는 풍조도 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비장애인과 ‘다름’으로 규정지어지는 장애인들과 호흡하는 그의 가치관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군산 출신으로 전주영생고와 원광대를 졸업한 노 처장은 대한관광과 대우전자, 하이마트를 거쳐 여행사를 설립, 운영했던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또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각종 사회단체 활동에 회원으로 참여하는 한편 전주시통합축구협회 상임이사와 전북OB축구연합회장을 맡는 등 체육에도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송하진 도지사 후보 캠프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경계가 없는 그의 이력에서 ‘자유로운 영혼’을 느끼게 된다는 게 주변의 평가다.노 처장은 장애인들의 체육활동은 단순한 신체운동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고 강조한다. 성취감 높은 체육활동은 곧 건강한 삶으로 연결되고 이는 곧 경제적 자립기반의 토대로 이어진다는 것. 이 같은 노 처장의 판단은 장애인의 체육활동이 장애인 분야의 사회적비용을 큰 폭으로 낮춘다는 각종 통계와 용역와도 맥을 같이 한다.그는 매주 3회 이상 현장을 찾아 각종 애로사항과 건의를 듣고 이를 정책에 반영시키려 노력하고 있다. 선수 생명이 일반인보다 짧은 장애인 선수들의 은퇴 이후 대책과 도내 각 시·군의 장애인 전용 체육시설 부족에 따른 문제점도 그의 노트에 기록된다.특히 체육활동도 문제지만 장애인들의 일상생활에서 구조적인 출입구 문제로 밖에서도 훤히 들여다보여 수치심을 느끼는 장애인 화장실의 ‘자존권 침해’ 현장도 노 처장이 발견한 문제 사례다.

  • 기획
  • 김성중
  • 2015.05.11 23:02

전주 찾은 김지석 부산국제영화제 수석프로그래머 "독립영화 발굴 지원…전주영화제도'대안 마켓'서 답 찾아야"

지천이 꽃인 봄. 전주의 봄은 축제의 물결로 온다. 그 선두에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있다.지난 4월 30일 개막한 전주영화제는 올해 더욱 다양한 시도와 변화로 주목을 모았다. 가장 큰 변화는 야외상영장과 영화상영장의 동선 확장이다. 덕분에 외연의 확장과 시민들과 가까워진 영화제란 키워드는 영화제가 열리는 내내 새롭게 확장된 공간과 거리를 떠다녔다. 단정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전주영화제가 시민들에게 한걸음 더 가깝게 다가갔다는 지점으로만 보자면 의미 있는 행보였던 것만은 틀림없다.그렇다면 9일 동안 새로운 영화바다를 항해한 올해 전주영화제의 목표와 가치는 주효했을까. 형식의 변화에만 주목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논쟁의 여지는 적지 않을 것 같다.돌아보면 전주영화제는 꽤 오랫동안 주류나 익숙한 것보다는 비주류와 낯선 것을 주목하는 대안영화제로서의 정신이 빛났던 영화제였다. 그래서 여전히 낯설고 실험적이며 논쟁적인 영화로 가득 찼던 전주영화제는 그 자체가 미덕이자 정체성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전주영화제의 성장과 함께 이러한 가치는 얼마 전부터 조금씩 힘을 잃어 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전주영화제를 첫해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찾았던 부산국제영화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55)를 만났다. 해마다 전주의 봄을 조우해온 그는 올해도 일주일을 꽉 채운 긴 시간을 전주를 찾아온 영화인을 만나고 영화 보는 일로 보냈다.부산영화제를 만들고 20년 동안 그 중심에서 영화제 역사를 함께 써온 그에게 전주영화제의 올해 변화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듯 했다.사실 그가 몸담고 있는 부산영화제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다이빙벨 상영으로 불거진 자치단체와의 갈등이 엄청난 후유증을 몰고 온 탓이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부산영화제는 그래서 갈 길이 아직 험난하다. 그만큼 부산영화제가 놓인 상황은 우울했으나 인터뷰는 즐거웠다.-영화는 많이 보셨습니까.하루 네 편이 목표인데 상영장 동선이 달라져서 예전만큼 여유 있게 다니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변화된 환경이 흥미롭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불편했습니다. 상영장 여건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들었습니다. 내년에는 영화의 거리 안에 상영장이 신설된다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겠죠.(웃음)-주로 어떤 영화를 선택하십니까.저는 아시아 영화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영화를 집중적으로 봅니다. 올해 아시아영화들 중에는 이미 본 작품이 많아서 한국영화를 중심으로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전주영화제에는 독립영화가 특히 많이 나오기 때문에 주목할 만한 작품이 많이 있죠.-우리나라 독립영화 환경은 어떻습니까. 눈부신 성장을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여건은 늘 어려운 것 같거든요.그래도 한국의 독립영화는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훨씬 건강합니다. 여건은 어렵지만 좋은 재능들이 꾸준히 발견되고 있거든요. 근래 들어 일본 중국에서는 주목할 만한 신인 감독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너무 하지 않나 싶을 정도지요. 그러나 한국 독립영화를 보면 영진위 지원도 그렇고 환경이 점점 더 열악해지는데도 재능 있는 감독들이 꾸준히 나오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이 매우 중요하다고 봅니다.-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지지하는 전주영화제는 그런 점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군요.물론입니다. 디지털 삼인삼색도 그렇고. 영화제가 해야 할 역할이 여럿이지만 그중에서도 중요한 역할이 그런 것이죠. 영화제 역할을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용어가 대안 마켓 이거든요.-그런 역할이나 기능은 어떤 영화제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가져가야 할 부분인가요.일반적으로 영화시장은 주류 영화, 상업 영화를 중심으로 하지 않습니까. 그대로만 놓아둔다면 예술영화나 독립영화는 죽을 수밖에 없는 구조죠. 그래서 영화제는 그런 주류마켓이 하지 않는 대안마켓의 역할을 해야 합니다. 전주영화제처럼 독립영화를 발굴하고 피칭 행사를 통해 투자자를 연결해주면서 재능을 발굴하는 역할은 매우 중요하고도 큰 미덕입니다.-부산영화제는 어떻습니까.부산도 그런 역할을 하고 있죠. 이런 역할을 하는 영화제는 많을수록 좋습니다.-전주영화제가 이런 역할을 더 활발하게 해야 하겠군요. 해외에서도 이런 성격의 모범적인 영화제가 많죠.전주영화제처럼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성향을 가진 영화제라면 로테르담영화제를 꼽고 싶습니다. 전주영화제도 JPM이나 프로젝트 마켓을 운영하잖아요. 피칭행사도 있고. 로테르담은 그런 성격으로는 아주 잘되고 있는 영화제입니다. 사실 프로젝트 마켓은 아시아에서 부산이 제일 처음 시작했습니다. 우리의 모델이 로테르담이었어요. 그곳에 프로젝트마켓이 있는데 정말 제대로 키워놓았어요. 부산영화제가 프로젝트 마켓을 시작할 때 거기서 영감을 얻고 많이 배웠죠. 전주영화제도 독립영화와 예술영화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대안마켓을 얼마나 잘 운영하는가가 과제일겁니다. 로테르담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요.-결국은 재정이 문제 아닐까 싶은데요.전주영화제도 이런 역할을 잘하려면 펀드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틀림없이 올 겁니다. 물론 지금도 디지털 삼인삼색 같은 경우는 제작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펀드는 그것과는 성격을 좀 달리 할 필요가 있거든요.-부산영화제도 펀드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까.그렇긴 합니다만 저희는 제작비를 직접 지원하지 않습니다. 후원을 받아 진행하지요. 예를 들여 시나리오 개발을 지원하기도 하고, 다큐멘터리 제작이나 후반작업을 지원하는 것도 있는데 후반 작업을 지원하는 경우는 국내 후반작업 업체들의 후원으로 이루어지거든요. 업체들이 후원에 나서는 것은 그만큼 프로모션 효과가 크기 때문이고요. 저희는 직접 지원을 하지 않고 제작하는 동안 작업하는 실질적인 경비만 지원합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지원도 부산의 영화과를 갖고 있는 6개 대학이 협찬을 합니다. 영화제로서는 의미도 있고 재정도 해결할 수 있는 통로지요.-로테르담 영화제는 규모가 크지 않나요.단편이 워낙 많아 상영편수가 400편 가까이 됩니다. 로테르담 영화제는 예술영화를 전문적으로 배급하는 회사에서 시작했어요. 배급에 관해서는 일가견이 있는 셈이죠. 그래서 로테르담에서 상영된 영화는 거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럽 전역에 배급이 될 수 있는 통로를 얻게 됩니다. 토론토 영화제도 그런 역할을 매우 잘하고 있는데 그곳은 프로그래머가 10명이 넘습니다. 제작사를 갖고 있거나 세일즈 회사를 갖고 있는 프로그래머도 있지요. 그런 시스템을 잘 작동해서 토론토에서 소개된 영화들에 대해 판권을 잘 팔 수 있도록 지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 특성들이 토론토를 꼭 가야겠다는 동기부여를 하게 되고요. 우리로서는 매우 부러운 여건이죠. 부산이나 전주도 그런 역할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되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영화제의 기본적인 의미와 가치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말 그대로 축제로서의 가치와 대안시장으로서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영화제는 다른 축제와는 달리 충성도와 몰입도가 상당히 강한 축제예요. 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의 공감도가 매우 높습니다. 영화제 관객들이 모르는 사이라 하더라도 동료의식을 갖게 되는 것도 그러한 이유 때문이죠. 대안시장으로서의 가치는 최근 국내의 영화시장의 상황을 보면 더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영화제가 없다면 영화시장은 그야말로 예술영화와 작가영화는 사라지고 오로지 상업영화만이 지배하는 독과점 시장이 되어 버릴겁니다.- 대안 마켓으로서의 기능이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군요.영화제는 예술영화와 작가영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고, 영화시장에서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자리로서의 의미가 큽니다.-전주영화제 뿐 아니라 지속성과 건강함을 유지하는 것은 모든 영화제의 고민일 듯 합니다. 상업성과 축제성의 사이에서의 고민도 그렇고요. 국내 영화제들은 다행스럽게 저마다의 정체성이 서로 다른 것 같은데요.이제 국내의 영화제들은 자기 정체성이 분명해 진 것 같습니다. 때문에 국내에 국제영화제가 너무 많다는 주장은 별 설득력이 없습니다. 다만 국내 여러 영화제들이 고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세계무대에서 유사한 성격의 타 영화제들과 경쟁하고, 위상을 높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해외영화제와 어깨를 견주어도 될 만큼 성장했다는 이야기도 되겠군요.그렇습니다. 이제는 영화제들이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영화가 영화시장에서 좀 더 폭넓게 수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작업에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되었다고 봅니다. 칸이나 베를린, 토론토영화제가 세계적 위상을 유지하는 강력한 무기중의 하나가 바로 마켓 혹은 마켓 기능이에요. 전주영화제는 마켓은 없지만, 토론토영화제처럼 마켓기능은 수행하고 있지요. 앞으로 이 마켓을 좀 더 확대했으면 좋겠어요. 이러한 기본 방향만 분명하게 설정되어 있다면, 축제성을 강화한다는 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나 영화비즈니스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특정 영화제를 가야하는 분명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그 영화제의 정체성과 축제성 모두가 그들에게는 중요하기 때문이죠.-화제를 좀 돌려보죠. 아시아 영화 전문가로서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중국의 영화산업은 어떻게 보십니까.중국영화산업이 너무 급성장하고 있어서 거품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될 정도입니다. 최근에는 부동산회사와 IT 기업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투자의 흐름이 형성되고 있어요. 그들이 중국영화시장에서 강력한 배급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난 해 중국에서는 오주(五洲)영화배급사가 탄생했습니다. 중국 최대 멀티플렉스 체인망을 보유한 완다그룹과 다디, 진이, 헝디엔 등이 함께 만든 배급라인인데, 오주는 단숨에 중국시장의 45%를 장악하는 막강한 배급라인으로 떠올랐어요. 중국 최대 부동산회사인 완다그룹은 영화산업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동산회사와 IT 기업들과 기존의 영화제작사들, 화이브라더스나 각 지역의 스튜디오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중국영화산업의 방향은 달라질 겁니다.-급작스럽게 이루어지는 이런 현상에서 문제도 있을 것 같은데요.물론 그림자도 있습니다. 바로 양극화 현상인데 대작과 저예산 영화 편중현상이 그것입니다. 중간급 규모의 영화가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으니 새로운 재능을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거죠. 바로 이 점 때문에 거품현상을 우려하기도 합니다.-문화가 도시를 발전시키는 동력이 된 시대에서 문화 인력을 키워내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지역의 문화 인력은 수많은 축제에서 늘 고민과 과제이기도 합니다. 부산영화제도 예외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부산, 혹은 부산영화제가 부산의 영화 인력을 어떻게 성장시켜 가는지 궁금합니다.부산 역시 이러한 고민이 큽니다. 영화제의 경우는 이제 부산 인력만으로도 운영이 가능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지역 인재들을 키워낸 덕분이죠. 영화산업의 인력 문제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부산의 영화산업 기반이 아직은 허약하기 때문인데 부산지역 6개 대학이 영화과에서 배출한 인재들은 대부분 서울로 올라가야 합니다. 부산지역의 영화 인력을 성장시키는 데에 있어 보다 근원적인 과제는 지역의 영화산업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부산도 전주와 마찬가지로 영상위원회, 소규모 스튜디오를 가지고 있지만, 아직은 촬영하기 좋은 도시로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서 당분간은 지역의 인재들이 서울에서 자리 잡게 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정도의 역할밖에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영화제 뿐 아니라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모든 축제나 문화관련 행사들은 자치단체와 늘 갈등과 긴장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산영화제는 특히 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자치단체와 영화제의 바람직한 관계는 어떤 관계여야 할까요.자치단체와 영화제의 관계를 이야기할 때 팔길이 원칙을 많이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한국사회의 특성상 이러한 아름다운 원칙은 언제든지 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최근 부산영화제 사태가 이를 증명했죠. 더 안타까운 것은 공무원 사회 전체가 아니라 단체장 한사람의 문화인식 수준에 따라 이러한 사태가 생겨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팔길이원칙이 타당하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 전체가 공감하고 있지만, 공무원 조직의 특성상, 혹은 특정인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러한 원칙이 무시되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지요. 결국은 깨어있는 시민의식만이 이 같은 상황을 제어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수준이 여기까지라는 것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서글픈 현실이지요.전주와 전주영화제를 향한 그의 애정은 각별했다. 반면교사. 인터뷰 말미에 전주영화제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올해 전주영화제는 그 어느 해보다 큰 변화를 겪은 것 같습니다. 시민들에게 좀 더 다가가려는 시도를 공격적으로 했죠. 이러한 변화가 옳은지 그른지는 제가 판단할 문제는 아닙니다. 독립영화와 대안영화를 지지하고 후원하는 영화제로서의 대원칙, 정체성만 변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시도는 분명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좀 더 다듬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은 듭니다.영화와 영화제를 이야기 하다 보니 전주영화제의 길이 보였다.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부산국제영화제 위상 높인 '아시아 영화 전문가'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는 부산 토박이다. 고등학교시절부터 영화를 좋아해 대학에 가서는 영화동아리에 들어가 열심히 활동했다. 영화를 공부하겠다는 마음을 먹은 것은 영화동아리 활동의 동력 때문이었다. 중앙대 대학원 영화과에 들어가 아예 진로를 영화로 바꾸어버렸다. 영화를 공부하면서부터는 아시아영화를 주목하기 시작했다. 80년대 후반, 아시아국가의 영화들은 국내에서 볼 기회도 거의 없었을 뿐 아니라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았던 대상이었다. 아시아 영화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본 야마가타 영화제를 다녀와서부터다. 야마가타 영화제는 그가 처음 만난 해외영화제인데 다큐멘터리를 주제로 하는 그 영화제에서 그는 큰 문화충격을 받았다. 이듬해 아시아 영화를 중심으로 소개하는 홍콩영화제에서 다양한 아시아 영화를 만나면서 다시 한 번 아시아 영화의 가능성을 주목하게 됐다. 고군분투, 아시아영화를 공부하는 과정은 외로웠지만 선두주자라는 자긍심으로 극복해냈다. 부산을 떠나지 않고 영화와 관련된 작업을 하면서 당시 경성대 교수로 있던 이용관교수와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경성대에 출강했던 전양준씨와 의기투합해 영화전문지 영화언어를 만들었다. 영화언어를 통해 영화를 이야기 했던 시간들이 부산국제영화제를 만들어내는 바탕이 됐다. 제 1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수영만 요트경기장에서 막을 내렸을 때 그를 만난 지인들은 꿈을 제대로 이뤘다고 격려해주었다.1996년부터 프로그래머로 참여해온 그는 특히 아시아 영화를 전담하면서 수많은 영화인들과 친분을 쌓아왔다. 덕분에 그의 인적 네트워크는 예상하는 것보다도 훨씬 두텁고 견고하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의 대표주자가 된 바탕에는 그의 성실하고도 열정적인 노력과 도전의 힘이 놓여있다는 것을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그는 스스로 감독으로서의 재능이나 평론가로서의 재질은 없지만 영화제 프로그래머는 누구보다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학 시절 단편영화를 제작하기도 했지만 그 이후에는 영화 제작에 마음을 두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영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해준 스승으로는 이란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을 꼽는다.수많은 영화제들을 다니면서도 순수한 관객의 입장으로 찾는 유일한 영화제로 전주를 꼽는 그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전주를 찾는다. 전주영화제를 소풍으로 삼아 아시아 게스트들과 전주와 인근 도시의 맛집 순례하는 일을 큰 즐거움으로 삼고 있다.계간지 영화언어 편집장을 지냈으며 넷팩(아시아영화진흥기구)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의 프로그램부터 영화제 앞뒤를 다 들여다봐야하는 수석프로그래머를 맡고 있는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아시아영화 전문가이기도 하다.

  • 기획
  • 김은정
  • 2015.05.08 23:02

[변화&소통] LH 임대주택 지원사업 문제점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는 정부가 30조원을 출자해 설립한 법인으로, 주거복지정책의 목표는 주거안정성 확보와 주거의 질 향상, 주거비 부담의 적정화다.LH의 대표적인 주거복지사업으로는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수준 향상과 주거생활 안정을 위한 임대주택 지원사업이 있다. 그러나 이용자의 욕구에 맞는 시설 및 주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주민들의 사례를 통해 LH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장애인, 임대주택 거주 불편 호소= 전주에 살고 있는 뇌병변장애1급 장윤성 씨(43여)는 LH에서 지원하는 기존주택 매입 임대사업을 통해 마련한 주택에서 살고 있다.장 씨는 거실과 화장실(욕실) 사이에 현관이 가로 놓여 있어 몸을 씻은 후 거실로 들어갈 때 현관을 거치는 까닭에 몸에 이물질이 묻는 등 불편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주택으로 옮긴다고 해서 뾰족한 수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게 장 씨의 걱정이다. 장씨는 새로운 주택으로 옮겨갈 경우 현재 기존주택 매입 임대주택에서 거주하는 사람은 신규 기존주택 매입임대 신청자가 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뇌병변장애1급 서원석 씨(30)도 역시 LH의 기존주택 매입 임대사업으로 지원한 다가구주택 2층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 내에 엘리베이터가 없어 2층으로 오를 때는 활동보조인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다.또한 전동휠체어도 1층에 둘 수 밖에 없어 분실의 위험에 놓여 있다는 게 서 씨의 주장이다. 서 씨는 최근 엘리베이터가 있는 주택으로 옮길 수 있는지에 대해 평화주민사랑방에 상담을 요청했다.이와 관련, 최근 LH 전북본부를 찾아 장 씨와 서 씨가 안고 있는 고민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우선 장 씨의 경우 현재 매입 임대주택 거주자라고 해도 전세 임대 매입임대 주택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장 씨의 경우 기존주택 매입임대 사업이 아닌 전세임대 사업으로 신규 신청하면 손 쉽게 다른 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장애인 특성 고려해야= 또 다른 문제로는 뇌병변장애의 특성으로 인한 잦은 수리(좌변기 하단의 부착부분)가 필요한데, 담당자의 불친절과 늦어지는 수리 때문에 발생한 불편사항이다.이는 LH가 장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담당 직원들에 대한 장애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그리고 서 씨의 경우에는 1층 주택 또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주택을 확보해야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LH는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특성에 맞는 편의시설을 갖춘 주택을 확보해야 한다.또한 주택 매입 때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마련, 장애인들의 거주 불편을 해소해야 한다.LH 주거복지사업이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주거생활 안정 사업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장애인들의 거주 불편사항을 해소하는데는 정책적 결정 보다 의지가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판단된다.특히 지금까지의 사업방식이 공급자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서비스 이용자 중심으로 변화해야 할 때다.△이용자 중심 주택 지원사업 필요= 현재 기존주택 매입임대 사업은 기존 이용자는 신규 신청자격을 제외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장애 등의 이유로 다른 주택으로 옮겨가고 싶어도 신규신청 자격이 없다. 이는 공급자 중심의 편의적 기준에 불과한 것으로, 이용자들의 불편만 가중시키고 있다.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을 개선, 이용자의 편의를 높여야 한다. 기존 기준만을 근거도 없이 고집하는관료적 사업방식이 오히려 각종 문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제부터라도 LH는 국민의 주거수준 향상과 주거생활 안정을 위해 기존 공급자 중심의 주택 지원사업에서 탈피, 이용자 중심으로 정책 방향을 개선해야 한다고 본다.또한 지역제한도 문제다. LH 전북본부는 기존주택 매입 임대사업과 관련, 매입 대상 주택을 전주군산익산지역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이는 헌법에서 보장한 자유로운 거주지역 선택과 이주 권리를 침해하는 인권침해에 해당된다. 지역제한을 풀어 주민들의 자유로운 주거지역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 [LH '임대주택 지원 사업'은] 기존 다가구 주택 사들여 시세의 30% 수준 재임대LH 전북본부에 따르면 기존주택 매입 임대사업(다가구)은 지난 2004년부터 시작됐다.이 사업은 도심내 최저소득 계층(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가족 등)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의 다가구주택(85㎡ 이하) 등을 LH가 매입, 시세의 30% 수준으로 저렴하게 재임대(20년)하기 위해 마련됐다. LH 전북본부는 올 들어 현재 전북지역에서만 약 2500호를 매입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엘리베이터가 있는 호수는 10호, 1층도 165호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기존주택 전세임대사업은 2005년부터 시작했다.무주택 저소득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주택(85㎡이하)에 대해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전북지역 저소득층(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가족 등)에게 4500만원 한도액 범위 내에서 재임대하고 있다. 올 들어 현재까지 도내에서만 약 5000호를 지원했다.이 밖에 영구임대 주택은 기초생활수급자, 국가유공자, 장애인 등 사회보호계층의 주거안정을 목적으로 건설공급하고 있다. 국민임대 주택은 무주택 저소득층(소득 4분위 이하 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국가 재정과 국민주택기금을 지원 받아 LH 또는 지방공사가 건설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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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07 23:02

[이색&공감] 젊은 토박이가 만드는 쌀 이야기

자신이 나고 자란 고장의 농산물로 고부가가치를 올리는 젊은 부부가 있다. 남편은 쌀농사를 짓고, 부인과 그 자매들은 쌀을 이용한 앙금플라워 케이크로 지역 농산물의 새로운 판로를 만들고 있다. 농사를 기피하고 도시로 나아가는 게 당연한 요즘, 김제에서 둥지를 틀고 고집스러움과 예술성을 겸비한 제비공방을 만나보자.△남편은 농사, 아내는 떡으로 예술김제시 신풍동의 한적한 동두사거리를 살짝 돌면 내 속내까지 다 보여주마 하는 듯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있고 간판 하나 없는 떡집 제비공방이 있다.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보면 방앗간지기 이영선 씨(33)와 그를 닮은 두 젊은 처자 이영조 씨(27), 이영경 씨(25)가 떡 케이크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돌아가신 친정아버지가 운영하던 카센터를 리모델링한 공방에서 세 자매가 앙금으로 만든 꽃을 올린 떡케이크를 제작하는데 한창이었다.이영선 씨는 상업적 목적으로 만든 공간이 아닌 개인 작업공간으로 출발했는데 점차 주문과 앙금 플라워 강습요청이 밀려왔다며 제비공방이라는 이름은 사람과 같은 처마 아래서 함께 사는 새를 따라 지었다며 흥부전에서처럼 착한 사람에게 복의 씨앗을 나누어 주는 제비처럼 떡으로, 떡을 가르치는 활동으로 사람들에게 복을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제비공방에서 떡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이곳이 더 이상 제 개인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전통을 현대적인 방법과 감각으로 여러 사람들이 함께 지켜내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쌀 사랑의 바탕은 애향심이 씨는 7녀1남의 8남매 가운데 셋째 딸이다. 제비공방에서 가장 많이 쓰고, 가장 중요한 재료인 쌀은 그의 남편 최낙경 씨(34)가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10년 전에 결혼해 10살과 8살된 아들을 뒀다.이 부부는 김제에서 나는 신동진 쌀을 고집하고, 떡케이크도 택배가 아닌 최상의 맛이 나는 상태로 방문을 통해서만 내어준다.신동진 품종의 쌀은 나락이 잘 쓰러져서 농사짓기도 까다롭고 다른 쌀보다 비싼데 제가 고집합니다. 자부심 강한 농부 남편 덕분에 좋은 재료를 항상 공수받을 수 있어 든든합니다.쌀에 대한 애착 만큼 애향심도 강했다.이영선 씨는 김제는 대한민국 최고의 곳간인 만큼 당연히 이곳에서 난 재료로 떡을 만들어야 한다며 김제는 정겨워서 떠나기 싫은 곳이다고 말했다.그는 저 앞에 있는 나무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심었는데 늘 보이기 때문에 한밤중에 작업할 때도 무섭지도 않다며 전주 한옥마을 쪽으로 입점하라는 권유도 있었고, 서울의 최신식 떡 카페 등에서 러브콜이 왔지만, 모두 거절하고 이곳에서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떡에 미친것 같아요전통을 바탕으로 현대적 감각을 더하며 김제쌀을 사수하고 있는 이영선 씨는 떡보다는 꽃을 먼저 배웠다. 22살 때 버터크림으로 꽃을 만드는 법을 배운 것이 기초가 돼 앙금이라는 재료를 쓰면서 다양하고 풍성한 장식을 하게 됐다. 그가 만든 앙금플라워 떡케이크는 앙금에 녹차, 클로렐라, 블루베리 등 천연색소를 넣어 색을 입히고 다양한 꽃을 만들어 백설기에 장식한 케이크다.그는 스승의 말씀이 큰 지지와 격려가 됐다고 들려주었다. 이어 그는 각종 브랜드의 빵집이 세 집 건너 하나씩 있는 요즘 꼭 떡을 해야 하는 사람이고, 잘 할 수밖에 없는 사람이다며 감각이 있고, 태어나고 자란 곳이 쌀이 나는 김제이기 때문이라고 들었다고 배시시 웃는다.하얀 백설기 위에 마음 가는대로 꽃을 만들고, 놓는다는 그는 떡이 어려운 것 같지만, 해보면 쉽고 재밌다. 만드는 사람들이 제대로 연구하고, 내 아이에게도 먹일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전통과 현대 잇는 떡 전도사 자처오는 28일에서 31일까지 서울 양재 AT(에이티)센터에서 열리는 2015 대한민국국제요리경연대회 병과분야에 출전을 준비하는 이 씨는 솔직히 떡에 미친 것 같다며 떡을 넘어서 폐백 같은 전통음식을 배우기 위해 매주 이틀은 서울에 올라가고, 내려와서는 이를 연습하며 공방에서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하나 둘 대도시로 떠나고, 외국의 디저트 문화가 퍼져있는 요즘, 대한민국 최고의 곳간 김제에서 떡의 전통성을 지키면서 현대적인 감각으로 일상에서 즐기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이 씨는 떡을 파는 것보다 더욱 많이 배워 전통과 고향의 맛이 빚은 음식을 널리 보급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는 아울러 청소년들에게 우리 떡을 알려주고 싶다며 청소년이 제과제빵 기술을 배울 기회는 많은데 우리 떡은 그렇지 않아 아이들이 떡을 배울 수 있는 시설과 교육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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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5.06 23:02

전북출신 홍익태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 만드는 데 최선 다할 것"

홍익태(55·치안총감)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본부장은 전북 출신으로는 몇 안되는 차관급 인사다.지난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해양경찰이 해체되면서 국민안전처 소속 해양경비안전본부가 탄생했는데 그 총수가 바로 홍익태 본부장이다.국민들의 엄청난 관심과 성원, 또 한편으로는 따가운 시선속에 탄생한 해양경비안전본부를 총괄하는 그는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해경안전본부장을 맡으신지 6개월이 돼 가는데 부임당시 소감과 직무를 수행하시면서 느낀 감회를 듣고 싶습니다.“해경안전본부장으로 취임한 작년 11월 19일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지 7개월이 지난 시점이었지만 ‘희생된 승객’에 대한 미안함과 ‘해경 해체’로 인한 슬픔으로 전 직원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진 상황이었습니다.해양경찰의 수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고, 지난 60년 동안 조국의 바다를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바친 선배님과 동료들의 숭고한 정신, ‘안전하고 행복한 바다’에 대한 전 국민의 기대와 염원을 지키는 것을 30년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해양안전의 중요성은 제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해경안전본부 출범 이후 가장 큰 변화는 무엇입니까.“현장 대응력 강화입니다. 그 동안 해경은 바다라는 환경적 특수성으로 안보, 치안, 소방, 환경보전 등 다양한 일을 해왔는데 세월호 사고로 대형 해양재난에 대한 대비가 미흡했던 점이 여실히 드러났으며 이로 인해 해양재난 안전관리 체계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에 직면하게 됐습니다.이에 따라 치안활동에서 구조·안전 중심으로 기능을 전환했고, 현장의 구조·구난역량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해양안전을 말할 때 세월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이 같은 재난 발생 시 어떤 대책이 강구돼야 한다고 보십니까.“세월호 사고는 어느 한 사람의 잘못으로 일어난 재난이 아니라 사회전반의 문제들이 동시에 발생한 결과입니다. 눈앞의 이익에 눈이 먼 선사의 비양심, 선장과 선원의 무책임함, 그리고 당국의 관리감독 부실과 대형사고에 대한 대응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가 세월호 사고라고 생각합니다.해경 본부는 세월호 사고 후 인명구조 훈련을 강화하는 한편 장비보강 등을 통해 해양재난 대응력을 극대화 시키고 있습니다.중앙재난안전상황실과 해경안전상황센터 시스템을 연계하여 실시간 정보공유 및 지휘체계를 확립하고 있고, 인명구조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민관군 합동훈련을 반복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특히, 중앙해양특수구조단을 신설하고, 해양재난 골든타임을 한 시간으로 설정하여 초동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올해안으로 동·서해 중앙특수해양구조대 신설을 추진 중 입니다.”-중국어선에 대한 단속 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 구체적인 대책은 무엇입니까.“중국 연안의 오염과 남획으로 어족자원이 고갈되어 중국 어선들은 가깝고 자원이 풍부한 우리 바다에서 조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하지만 허가를 받고 우리나라 수역에서 조업 할 수 있는 중국 어선은 1600척으로 한정돼 있어 무허가 어선들이 주로 야간과 기상불량 등을 틈타 불법조업을 자행하고 있고, 일부 허가어선들도 다획을 위해 허가조건을 위반하고 있습니다.전북지역의 중국어선 불법조업은 인천과 목포에 비해 상대적으로 언론의 관심이 덜하지만 풍부한 어족자원 때문에 어청도 인근 해상까지 중국어선이 진출하여 불법조업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전북지역의 바다는 전라북도의 약 3.7배(15,844㎢)이며 해경안전본부 관할해역(447,000㎢)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해역에서 군산해경이 지난해 단속한 불법조업 중국어선은 전체 나포척수 (341척) 의 9%인 31척이고 담보금은 35억 원을 부과했습니다.불법조업 중국어선 근절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강력한 단속과 병행하여 중국 정부 스스로 자국 어선들에 대한 교육과 단속을 강화하는 것인만큼 외교부와 해수부 등과 함께 한·중간 외교 회의 시 중국정부의 자체 노력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북의 안전에 대한 수준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곡창지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바다는 관심의 대상에서 조금 멀어진 것 같은데, 전북지역은 섬이 많고 갯벌이 넓어 어선은 물론, 여객선 및 유·도선이 많이 운항하고 있는 특성을 갖고 있어 선박과 연안사고 위험이 많은 지역입니다.여객선은 5개 항로 7척, 유람선 6척, 낚시어선 246척, 어선 3200여척 등이 있습니다.일부 관광객의 안이한 안전의식으로 연안 안전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레저활동이나 연안체험 활동자는 각 종 위험요소 등을 수시로 확인하여 사고 발생 시 즉시 신고할 수 있는 대비 태세를 항상 갖춰야 합니다.”-개인적으로 전북경찰청을 역임하셨는데 도민에 대해 하시고 싶은 말씀은 무엇입니까.“2012년 지방경찰청장으로 근무한 전라북도는 역사와 전통, 맛과 멋의 고장으로 경찰근무 시절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입니다.당시 4대악 척결을 위해 현장과 도민 중심의 치안행정을 펼쳤으며 치안서비스를 향상시키기 위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리는데 주력한 결과 치안고객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이러한 성과는 전북도민의 관심과 애정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전북청장 시절 열정을 갖고 업무를 수행했던 것처럼 해경 본부장인 지금도 항상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해양치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21년 전 위도 인근 해역에서 서해 페리호가 침몰되어 292명이 사망하는 가슴 아픈 사고도 있었습니다. 전북의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도민과 함께 하겠으며, 도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믿음을 줄 수 있도록 현재 직분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속적인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홍익태 본부장은- 탁월한 업무처리 능력에'덕장 스타일'홍익태 해경안전본부장(55·차관급)은 부안 동진이 고향이다.부모를 따라 7살때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생활하면서 서울 중대부고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를 졸업한뒤 1984년 간부후보 32기로 경찰에 입문했다.태국대사관 영사, 서울 노원경찰서장, 인천지방경찰청차장, 전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차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대체로 빛나는 보직보다는 힘든 보직, 남들이 꺼리는 보직을 맡았으나 그게 훗날 더 큰 행운을 가져다줬다.지난해 그는 3개월만에 잇따라 2단계를 승진, 경찰관으로서는 최고위직인 치안총감에까지 올랐는데 그것 또한 침착한 그의 업무처리 능력이 가져다 준 당연한 결과였다.2006년 태국대사관 주재관(총경) 근무시절 귀국 두 달을 앞두고 발생한 쓰나미 때 홀로 현장을 돌며, 우리 국민을 본국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끝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자국민의 시신을 모두 찾아 가족에게 인계한 일화는 유명하다.당시 김문수 국회의원, 반기문 외교부장관 등 쟁쟁한 인사들이 현지에서 동분서주하는 홍익태 주재관을 보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고 한다. 그와 함께 근무해 본 사람들은 “부하 직원에게 한 번도 화를 낸 적이 없을 정도로 온화하고 친화력이 좋은 ‘덕장’ 스타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 기획
  • 위병기
  • 2015.05.04 23:02

[변화&소통] 전주 원도심교육공동체

원도심 공동화현상을 학교 활성화를 통해 해결하자는 취지로 2013년 5월 전주에서 교육공동체 운동이 시작됐다. 학교가 바뀌면 마을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이 운동은 시작된 지 3년만에 전국으로 확산되는 우수 사례가 되었다. 전라북도교육청이 원도심학교 살리기를 핵심사업으로 선정한 것은 물론 광주인천서울 등에서도 벤치마킹이 잇따랐다.시민단체가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 전주초등학교와 중앙완산초등학교 등 3개 학교에서 시작한 운동은 곤지중학교로 확대되었고 마을공동체 형성의 구심이 되어가고 있다. 원도심교육공동체 성공의 핵심은 역시 변화와 소통이다.교사와 학부모문화 및 생태교육 전문가들, 그리고 원도심 작은 학교의 아이들도 둥글게 둥글게 교류하고 지혜를 모으고 있다.우선 원도심 작은 학교의 교사들은 학교교육의 변화를 위해 머리를 맞댄다. 가장 중요한 것은 경쟁과 입시중심 교육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1등 교육이 아닌 공동체교육으로 함께 사는 세상을 깨닫게 하는 교육을 찾는다. 두 번째는 마음의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문화예술교육과 생태교육으로 마음의 힘을 길러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 이겨내고 회복할 줄 아는 아이로 길러내기 위해 정서교육기획단을 꾸려 연구하고 있다.학부모들은 행복한 마을을 만들기 위해 움직인다. 중앙교육공동체, 완산골교육공동체와 같은 마을공동체를 만들어 좀 생소할 것 같은 회의를 하고 마을답사도 다닌다.특히 아이들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마을축제를 열기도 했다. 완산골학부모동아리는 안전한 등굣길 만들기 사업이 2015 공동체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진행 중이었고, 중앙초등학교 학부모 동아리는 방과후활동 프로그램을 맡아 준비가 한창이다.아이들도 손을 맞잡는다. 시범 사업 대상이 된 전주초등학교와 중앙완산초등학교 아이들은 초등학교때부터 만나고 함께 뛰논다. 학교와 상관없이 모두 친구가 되기 때문에 중학교에서 다시 만나도 거부감이 없이 잘 어울리게 된단다.3학년이 되면 공동캠프를 다녀온다. 1박2일의 캠프기간에는 학교의 경계 없이 어울리고 소통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5학년이 되면 공동예술활동을 통해 다시 만단다. 그리고 6학년이 되면 중학생이 될 준비를 하기 위해 인생의 멘토를 만나는 자리를 함께하게 된다. 아이들은 국회 안철수 의원과 프로축구 이동국 선수를 만나 꿈을 이야기하기도 했다.지난 3년간의 전주 원도심교육공동체 운동의 결과로 전주 원도심은 다른 지역에 비해 초등학생 감소추세가 둔화되었다고 한다.이들 원도심 학교에는 다른 학교에는 없는 특별한 이야기가 많다.우선 어린이기자단을 들 수 있다. 도란도란은 원도심 학교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어린이 신문의 이름이다. 도란도란에는 원도심지역 각 학교의 소식과 원도심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지역의 다양한 보물들이 소개된다. 원도심의 보물을 찾아내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지역을 좀 더 상세하게 알아가게 되고 천년 전주의 뿌리인 원도심 지역에 애착을 갖게된다.또 중앙초등학교에는 요리교실이 새롭게 만들어졌다. 완산초등학교는 목공교실이 문을 열기로 했다. 곤지중학교에서는 제과제빵 교실을 마련했다. 노작을 통해 아이들의 잠재력을 깨워주는 활동이 학교교육에 반드시 필요하지만 작은 학교들은 그 시설을 모두 만들 수 없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그러나 원도심교육공동체에서는 문제가 되지않는다. 각 학교별로 체험교실을 만들고 교육공동체내에 있는 학교들끼리 그 시설을 서로 공유하기로 교장단 회의에서 합의했다.● [전주 '완산골 밴드'] '행복한 학교' 학부모주민 공동체 활동아이가 등교하자마자 예성이 엄마는 바쁜 발걸음을 옮긴다. 가는 길에 동네 언니들과 목욕탕 사장님까지 차에 태우고 가려니 마음이 바쁘다. 5명의 손님을 태우자 차안이 시끌벅적하다. 설레는 마음 때문인지 종달새 마냥 재잘거리는 모습에 예성이 엄마도 덩달아 신이났다. 드디어 목적지에 도착, 연습실 문을 열었다.예성이 엄마는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전주 완산골교육공동체에 참여하게 되었다. 일부 젊은 학부모들이 아이 학교를 위해 신도심으로 이사를 갔지만 예성이 엄마는 완산동을 고수했다. 그리고 요즘 그런 선택을 한 스스로를 참 잘했다고 칭찬하고 있다.예성이 엄마 수진씨는 지난해 완산골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질 때부터 참여했다. 완산초 행복찾기란 이름으로 전주 완산초등학교의 학부모와 교사, 완산동 주민, 그리고 생태교육과 열린 교육에 관심있는 전문가 몇 명으로 시작된 모임이 이제는 바로 옆 곤지중학교 교사와 학부모들까지 참여하는 그야말로 완산골교육공동체가 되었다.학교가 달라지니 학부모들도 달라지고 있다. 2014년 한해 동안 행복한 동네를 만들어보고자 이런저런 공부를 하고 교육공동체가 만들어진 옥천, 서울, 고산 등 전국 곳곳을 다녀왔다.행복한 학교는 행복한 마을 속에 있을 때 지속가능하고 더욱 빛나게 된다는 것을 학부모들은 깨달았고 행복한 마을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동아리 활동을 시작했다.그리고 아직 이름도 짓지못했지만 가칭 완산골 밴드가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투구봉에 봄꽃이 만발한 4월, 완산동에 봄바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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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3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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