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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소통] 정부, 자치단체 복지사업 축소 압박

지난 8월11일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안을 의결하고 전국 5981개 자체사업 중 1496개 사업이 중앙정부 사업과 유사하고 중복되는 사업이라며 각 자치단체에 공문을 보내 정비할 것을 요구했다.이 요구안에 따르면 전북도는 모두 17개 사업이 정비대상에 포함됐다. 예산으로만 340억 여원에 달하는 사업이 유사중복사업으로 분류됐다.전북도를 제외한 각 시군별로 보면 모두 74개 사업이 해당된다.그러나 이 같은 중앙정부의 정비 방안이 아무런 법적 근거가 없다는 시민사회단체의 비판이 일자, 정부는 지난달 30일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정비 방안을 따르지 않은 자치단체에 대해 교부세를 감액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만들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이와 관련, 전주 평화주민사랑방 등 지역복지를 옹호하는 전국 시민사회단체는 지난 12일 전국복지수호 공동대책위원회를 발족, 중앙정부의 부당한 압력에 맞서 지방자치와 지역복지를 수호하고 사회적 약자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다.△유사중복사업 정비, 법적 근거 희박= 이번 사태의 도화선이 된 국무총리실 산하 제10차 사회보장위원회에서는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정비 추진방안의 법적 근거로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2항 제7호 및 제9호와 지방자치법 제166조 제1항을 들고 있다.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사회보장위원회) 제1항은 사회보장에 관한 주요 시책을 심의조정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사회보장위원회를 둔다는 조항이며, 제2항은 위원회 심의조정 대상을 열거하고 있다. 제2항 제7호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 및 비용 분담, 제9호는 사회보장 전달체계 운영 및 개선이다.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2항에서 열거한 내용은 같은 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회보장에 관한 주요 시책에 해당하는 것을 열거한 것으로 전국적으로 공통 적용되는 사항에 관한 것이다.중앙정부와 각 자치단체의 개별적인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특별규정을 보면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의 협의 및 조정 규정이 이번 정비방안에 적용될 수 있다.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는 사회보장제도의 신설변경이 기존 제도와 사회보장 전달체계 및 재정 등에 미치는 영향운영방안 등에 대해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보건복지부장관과 협의하도록 하고, 협의 실패시 사회보장위원회가 조정하도록 하는 내용이다.하지만 이 조항은 지난 2013년 1월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그 이전에 각 자치단체가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나 제도에는 적용될 수 없다.또한 제9호는 사회보장 전달체계 운영 및 개선에 관한 것인데, 현행 사회보장기본법은 전달체계의 개념을 규정하고 있지 않다.정부가 또다른 법률적 근거로 주장하는 지방자치법 제166조 제1항은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에 관해 조언 또는 권고하거나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사회보장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 위원회이며 중앙행정기관이 아니다.게다가 사회보장위원회는 지방자치법 제166조 제1항에서 정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지도 및 감독권을 행사할 법적 권한을 갖고 있지 못하다.이런 점에서 정부가 지방자치법 제166조 제1항을 정비방안의 법률적 근거로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한 것이다.△헌법적 가치 수호해야= 우리나라 헌법 제117조에서는 지방자치를 규정하고 있으며, 주민의 복지증진은 지방자치의 중요한 목적이다.지방자치법 제9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자치사무와 국가위임사무를 처리한다고 규정하면서 그 일환으로 주민의 복지증진에 관한 사무를 예시하고 있다.또한 사회보장기본법 및 사회보장급여법에서 규정한 사회보장급여는 주민의 복지증진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지자체가 사회보장급여와 관련된 사무를 처리하는 것은 주민의 복리증진을 지향하는 지방자치의 본질적인 내용에 속한다. 이 때문에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회보장 정비방안은 지방자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다.결국 이번 자치단체의 유사중복 사업 정비방안은 법의 전체적인 체계나 법의 취지, 규정의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할 문제이다.이 사안에서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의 협의를 합의로 해석하는 것은 법문언의 넘어설 수 없는 한계를 넘어선 것이 되며 이는 해석이 아니라 입법이 되는 것이다.그렇다면 정부가 법을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을 넘어 유권해석을 통해 입법자로 둔갑하게 되는 것으로 3권분립을 위반하는 것이다.그럼에도 정부가 사회보장사업 정비에 나선다면 전북도민은 힘과 지혜를 모야 대응해야 할 것이다.정부 방침으로 인해 빈곤율이 높은 전북도민들이 큰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자치단체 차원 대응 필요=법적 근거도 없이 자치단체를 압박하는 중앙정부에 맞서 지역주민의 복지증진을 위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그 어느 시기보다 전북도와 도내 각 시군의 조직적 연합이 중요하다.다른 지역에서도 이런 움직이 포착되고 있다. 실제 경기 성남시를 비롯한 전국 26개 자치단체는 보건복지부의 지방자치단체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지침에 대해 지방자치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이에 따라 이들 자치단체는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에 이 같은 취지의 권한쟁의 심판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그러나 전북도와 도내 시군에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중앙정부의 처분만을 바라는 소극적 자세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은 사회서비스의 발전과 지방자치시대의 도약이라는 시대상황을 거스르는 명백한 반 복지적인 조치로, 지역주민들의 동의나 승인을 받지 않은 정책이다.도내 자치단체장들은 중앙정부의 부당한 압력으로부터 장애인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를 지키겠다는 일념 아래 결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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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2 23:02

[이색&공감] 정읍 '수제천 보존회'

△세월만큼이나 웅장하고 아름다운 곡= 정읍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많다. 갑오동학농민혁명, 내장산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 남편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여인의 고결함을 느끼게 하는 정읍사가 아닐까 한다. 수제천을 검색해보면 가장 오래된 정악곡 중의 하나이자 백제가요가 고려까지 전해져 이어졌으며, 후에 무용 반주음악과 왕의 행차 등에 쓰인 음악이라고 소개돼있다.특정한 작곡자 없이 역사의 흐름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서 시대적 문화와 함께 흘러온 우리음악의 특징처럼 수제천은 그 세월만큼이나 웅장하고 아름다운 곡이다. 오래된 곡인만큼 연주 또한 편하지 않다. 아악(정악)의 백미라 불리는 수제천을 전문 연주인들이 아닌 순수 동호인들이 연주하는 것은 어찌 보면 무리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우리의 전통 악기를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들, 그것도 관악기에 김을 불어본 사람이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울 것처럼 보일 정도로 수제천은 어려운 곡이기도 하다.관악기들의 소리가 끊길 듯이 끊기지 않으며, 이어지듯 연주 하는 연음형식의 합주는 듣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하고 경건해지게 까지 하는 효과가 있는 음악형식의 곡이다. 장중하다고 표현되는 이 곡이 단계적인 학습과정과 연주과정을 거쳐도 어려운 곡을 순수 동호인들이 무대에 올린다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 큰일인 듯하다.무대라는 곳이 공연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생업의 터이자 다른 말로 전쟁터에 비유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가까이 있지만 올라가기 쉽지 않은 곳이다. 그냥 한번 밟아 보기에 절대 허투를 수 없는 곳이 무대이기도 하다. 여기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관중들 앞에 서기 위해, 많은 예술가들은 밥 먹고 자는 일 이외에 오직 여기에 오를 준비만 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동호인(아마추어)들에게 무대는 동경의 장소이자 미지의 장소가 아닐까 한다. 매년 정기연주회 등 크고 작은 연주회를 통해 무대에 오르기도 하지만 매번 오르는 무대에도 전문가들도 긴장을 하는데 비전문가야 말로 오죽할까 한다.△1996년 창단처음엔 교육목적으로 활동= 1996년도에 창단한 수제천 보존회는 처음에 교육목적으로 정읍문화원에서 수제천 교실로 만들어졌으며, 초기에는 우석대 국악과 심인택 교수와 문정일 교수의 도움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교육 기능에 충실해 진행해왔다고 한다. 현재는 총 5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 되었으며, 연주 참여 가능한 인원은 35명 정도라고 수제천보존회 이영자(75, 아쟁) 회장이 말한다.그간 시간이 많이 흘러 수제천 보존회 회원에서 시작했던 학생들 중 2명이 국악과에 전공자로 입학하기도 했으며, 보존회의 주업무는 사무국장 박상주(44, 타악), 예술감독 이금섭(56, 피리아쟁작곡지휘),단무장 박성경(54, 대금), 총무 김해영(41, 해금) 등이 주축이 되어 진행 한다고 한다.초창기에는 국비 지원을 받아서 기본 악기들을 준비 했었는데 악기 역시 노후돼 현재는 해금, 대금, 피리는 개인악기로 회원들이 각자 준비하고 아쟁은 정읍시에서 보조해 연습과 연주를 하고 있다고 한다. 곡도 어려울뿐더러 이곡을 연주하기 위해서 거쳐야 하는 과정을 축소하기 위해 각 파트별로 악기를 전공한 지도강사가 있다고는 하나 재능기부 수준이다. 보존회에 적극적인 활성화가 된 계기는 이금섭 예술감독이 2013년도 초부터 함께 하면서 음악의 전체 지도와 연주활동에 힘을 더 했다고 한다.△정읍시시의회 아낌없는 후원=2012년에 첫 정기연주회를 시작으로 매년 한번의 정기연주회와 크고 작은 연주회, 전국 각지에서의 초청 연주를 10여회 정도 한다고 이영자 회장은 말한다. 회원들은 익산, 광주, 부여 등에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9시 까지 주 1회 연습을 하는데 천재지변이 있어도 연습은 진행 된다고 자랑스럽게 얘기한다.역사와 여러 학술적인 부분에서 너무도 잘 알려진 수제천보존회지만 운영은 회원들 각자의 회비 지출과 악기 구입 등 순수한 열정으로 진행해오다 정기연주회, 초청 공연 등의 성과와 안길만, 정병선 정읍시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현재 정읍시장과 정읍시의회 의장의 도움을 받아 보존회의 조례제정과 의상 악기지원 등 대폭적인 지원을 끌어내게 되었다고 한다.△내달 26일 제 4회 정기연주회= 오는 11월 26일 정읍사예술회관에서 제4회 정기연주회를 준비하는 회원들은 연주는 둘째 치고 가만히 감상하기도 어려운 곡들을 연습하며, 일상에서 벗어난 평화로움을 맛보는 모습으로 연습에 임하고 었다. 창립 20주년이 되는 내년도 계획은 관립단체의 계획만큼이나 화려하다. 학술대회와 세계민족음악축제를 준비 중에 있는데, 일본 중국 인도 헝가리 프랑스 태국 등의 연주단체를 초청해 교류 음악회를 할 예정이다.듣기만 해도 숨이 턱에 차지만 숱한 어려움에도 보존회를 지키며 진행 해오던 회원들의 힘이 이런 계획들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강한 믿음이 생긴다.이영자 회장은 나이가 제일 많아 모두 엄마처럼 생각하며, 잘 따라주고 열심히 하는 젊은이들이 있어 모임 순간순간이 너무 즐겁고 기쁘다고 말한다. 박상주 사무국장은 젊게 살면서 만사에 솔선수범하고 유쾌하게 이끌어 주시는 회장님 덕에 모임 순간순간이 즐거울 수밖에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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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21 23:02

취임 1년 전주 YMCA 임수진 이사장 "사회적 경제 운동·청소년 선도 활동에 힘쓰겠다"

전주 YMCA 임수진 이사장(70)은 청소년 선도활동과 농업운동 등의 활동을 끊임없이 강조했다. 그는 “YMCA는 단순한 친교와 봉사단체가 아니라 예수그리스도의 삶을 실천해 가난한 자, 소외된 자와 함께 시대의 모순을 극복해가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임 이사장은 YMCA가 일제 치하에서는 항일독립운동의 거점으로 활동했고, 한국 전쟁 이후에는 전쟁고아를 보살폈으며, 독재정권 시기에는 민주화 운동을 전개해나가는 등 역사의 중심에서 활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YMCA의 현재 과제는 생명, 평화, 공동체 운동이라고 강조했다. 취임 이후 지역 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불철주야 애쓰고 있는 임 이사장을 만나 YMCA가 현재하고 있는 일과 미래비전 등에 대해 들어봤다.- 올해로 전주 YMCA가 창립 90년을 맞았고, 이사장님께서도 취임한 지 1년 여가 지났습니다. 그 동안 바쁜 일정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2013년 2월 진안 YMCA 이사장의 임기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전주에서 전북지역 사회운동을 했습니다. 첫째로는 순창군에 청소년센터와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수탁 운영해 농촌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 멘토 역할을 했고, 둘째로는 전북지역에 있는 청소년 중 취약계층 20여명을 선발해 올 7월27일부터 8월3일까지 7박8일간 해외연수를 보냈습니다. 도내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진로를 결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인 ‘길 위의 청소년 학교(지난 2011년 개설)’에 속한 학생들입니다. 셋째로는 분단 70년을 맞아 도내에서 평화통일운동을 전개하고자 평화와 통일을 위한 8·15행사, 평화통일포럼, 토론회 등을 개최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밤나무 심기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넷째로는 지역의 여러 단체들과 함께 전북시민사회포럼을 진행해 ‘변화와 혁신을 위한 시민정치 토론회’, ‘청소년 교육토론회’등을 진행했습니다.”- 창립 9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특별행사는 있습니까?“창립 90주년을 맞이해 행사를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향후 10년, 즉 YMCA 창립 100주년이 되었을 때 YMCA의 위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실질적으로 필요한 운동과제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YMCA 지도자들의 뜻을 모아 ‘YMCA 100년을 향한 비전선언문’을 만들어 YMCA가 나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이사장님께서 보실 때 YMCA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운동과제란 무엇입니까?“행정과 주민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YMCA 입니다. 정치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저는 지역 정당 정치가 바람직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YMCA가 다리를 놓아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YMCA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을 통해 지방자치에 참여해가는 것입니다. 가령, 사람들의 손길이 필요한 건지산 등산로를 가꾼다거나 슬럼화가 진행되는 도심지역에 주거환경정비사업을 건의한다거나 하는 일입니다.”- 말씀하신 것 이외에 농민운동가 출신의 3선 단체장을 역임하셔서 농산물 가공·유통분야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높으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예. 제 생각은 진안군정을 이끌어왔던 때와 동일합니다. 바로 ‘농촌은 뿌리요, 도시가 꽃이다. 뿌리가 시들면 꽃이 시든다’입니다. 농업이 미약한 산업같지만, 농업이 약해지면 모든 동식물이 죽듯이 사회가 어려워집니다. 농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야 서로가 상생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대안은 생활협동조합입니다. 저희는 지난해 ‘착한소리협동조합’을 순창에서 출범시켰습니다. YMCA가 다른 생산자로 하여금 친환경 농업을 하게하고, 거기서 나온 생산물을 착한 가격으로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는 것입니다.” - 앞서 ‘길 위의 청소년 학교’를 강조하셨는데 그동안 펼쳐오신 청소년 선도 활동에 대해 설명해 주시죠.“제가 YMCA와 인연을 맺은 계기도 청소년 선도활동 때문입니다. 서울에 유학을 갔다가 졸업 후 다시 고향에 돌아와 보니, 청소년들이 희망과 즐거움이 없는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화투만 치거나 남·녀 간의 적절치 못한 활동을 일삼는다거나 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에게 건강하고 유익한 젊은 날을 보내게 해줄 매개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YMCA 청년클럽을 만들어 청년문화건설과 청년운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마을에 문고를 설치한 후, 독서운동을 펼쳤습니다. 더불어 청소년을 건강하게 길러내기 위한 여러 사회적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청소년들에게 변화가 왔고, 건실한 청년들로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때처럼 현재도 청소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나가고자 합니다. 장학금을 지급하는 것도 좋지만 생활 속의 믿음을 길러주고, 자신감을 심어주고, 용기있게 나가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YMCA를 돕기 위한 봉사조직인 청년 와이즈맨과 결연을 맺어, 멘토-멘티 활동을 강화하고자 합니다.”- YMCA의 미래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전주 YMCA는 전북지역사회에서 가장 오래된 민간단체이며 시민사회운동체입니다. 이에 전북시민사회의 맏형으로서 역사의 무게만큼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자문합니다. 역사만큼 만족스러운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지만 지역사회를 위해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첫째로 청소년·대학·청년들이 중심이 되어, 생명·평화·공동체 운동의 주체로 설 수 있는 청년 지도력의 육성에 최우선적인 노력을 다할 생각입니다. 둘째로 정의·협동·나눔의 공동체를 위한 생활협동운동, 지역순환경제 중심으로 시민 자구적이고 민중자립적인 사회적 경제운동을 전개하고, 셋째로 남과 북의 평화적인 통일운동을 중심활동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운동과제를 중심으로 YMCA 운동역량을 집중해 하나님과 인간의 정의와 평화의 역사 앞에 부끄럼 없이 순례자의 길을 가는 YMCA 운동을 하고자 모든 선한 실천을 할 것입니다.”● [임수진 이사장은] 농민 운동가 출신…진안군정 12년간 이끌어일제에서 해방되던 1945년 진안군 성수면에서 태어난 임수진 전주 YMCA 이사장은 서울 휘문중·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농촌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신념으로 농민운동에 뛰어들었다.1974년 가톨릭센터에서 농촌문화연구회 활동을 하던 중 YMCA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YMCA 클럽을 만들고자 했던 임 이사장은 YMCA 씨알클럽의 창립총무를 맡고 이듬해 회장을 했다. 그는 “당시 청년 Y클럽의 활동이 미미해, 청년 Y운동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치열했다”며 “이후 논의를 거쳐 청년 YMCA에서 농촌봉사활동 마을 개발운동 중심으로 활동했고 녹원클럽, 한뜻클럽, 씨앗클럽, 큰 바위 클럽, 금요노래모임 등 5개 클럽이 모여 전주 청년 YMCA연맹을 결성해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임 이사장은 이후 진안 YMCA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YMCA는 내 인생의 40년을 함께 한 단체”라고 애정을 표시했다. 1991년 지방자치시대에 접어들면서 농민운동 대표를 자임하며 출마한 임 이사장은 무소속으로 전북도의원에 당선됐다. 도의원 임기 4년을 마친 뒤엔 다시 무소속으로 진안군수 선거에 출마해 내리 3선을 했다. 진안군수 시절에 추진한 마을경관만들기 사업인 ‘으뜸마을 가꾸기사업’과 마을 간사를 중심으로 도시민 농촌체험프그램 등을 개발하는 ‘마을간사제도’ 등으로 인해 지난 2006년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이 때문에 전문성을 인정받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으로 2년간 재직하기도 했다. 임 이사장은 공직을 마감한 후 사회봉사 차원에서 지난 2014년부터 전주 YMCA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나의 사회적 삶의 절반은 정부조직에 있었고, 절반은 사회운동단체에서 활동했다”고 회고했다.

  • 기획
  • 김세희
  • 2015.10.19 23:02

[이색&공감] 고창 마을·창업공동체

마명, 송림, 연동, 주진, 중산, 호암 마을, 365일건강해, 막사발보존회, 다홈, 두부시대, 모꼬지, 별누림팜스토리, 별별공방, 수월마을, 쉼, 엄마손, 와일드애니멀파크, 용추골, 자연염색꼭두서니, 책놀이터, 촌뜨기, 파릇파릇보리새싹, 행복한나누는사람들. 마을에다 별별스런 수식이 붙어 무엇하는 사람들일까 궁금증이 일어나는 이름, 고창 공동체들의 브랜드다. 이명사 안에 어떤 형용사와 동사, 부사들이 차곡차곡 담겨 꿈틀거리고 있을까? 고창의 마을공동체, 창업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났다.△공동체 풍경 하나, 마을에 신명이두둥실 밤하늘에 100여개 투명한 작은 보름달이 올랐다. 일제히 일어서는 희망등(LED헬륨풍선)에 맞춰 농악소리가 푸지게 푸지게 모아지고 있었다. 고창군 고수면 연동마을의 지난 정월대보름 풍경이다. 행사를 기획하고 마을어르신들과 준비했던 안상현(43) 이장을 만났다.한동안 잊혔던 대보름 행사였죠. 행사에 함께한 어르신들이 자신들의 소원을 담은 희망등이 밤하늘로 올라갈 때는, 모두가 청년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을 거예요. 한해 기운을 모두 얻는 시간이었죠.안 이장은 마을 어르신 50여 명에, 직장인, 농악대, 나눔굿패 친구들이 판굿이며 길굿, 마당굿 같은 고창 풍물가락으로 흥을 풀어준 그 하루를 몸에 새기듯 기억하고 있었다. 잃었던 마을의 신명이 돌아온 것이다. 그 신명으로 지난 칠월칠석에는 출향인사 50여 명을 초청해 흥겨운 마을모임도 가졌다. 평균 연령 70대 중반, 연동마을에 작지만 새로운 희망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그가 알아챈 것이다.마을 어르신 가운데 왕년에 짚풀공예하던 분과 대나무 공예하던 분을 찾아내 체험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마을 안 연꽃방죽을 다듬어 연잎차며 연잎밥을 준비하는 힘이 이렇게 모아지고 있었다.마을과 마을바깥(출향가족)이 함께 정과 믿음으로 이어지면 마을에서 키운 것, 만든 것을 도시의 마을가족이 믿고 소비하는 작지만 건강한 생산-소비 공동체가 만들어질 거예요.△공동체 풍경 둘, 건강한 동물농장앗! 엄청나게 부드러워요. 오, 따뜻해요, 정말 촉촉해요. 자기만한 덩치, 뒷발질이 무서워 처음에는 가까이 가기도 겁냈던 아이들이었다. 젖염소 유산양(乳山羊)에게 고구마 줄기며 친환경 사료 한줌씩을 가지고 조금씩 가까워진 아이들이, 금세 보드라운 염소 젖을 쥐고서는 호들갑이다. 5년 전 고창군 부안면 수앙리 2만여 평 부지에 친지 네 가족, 모두 일곱 사람이 정착해 만든 와일드애니멀파크, 성은주(59)대표를 만났다.동물농장을 하려던 것은 아니에요. 처음엔 이곳에 정착한 우리 농부들부터 자연스럽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얻어야겠다 생각했던 거예요.공장형 축산시스템에서 나오는 먹을거리 대신 농부들 스스로 건강하자는 뜻이었다. 동물 식구들이 늘어나자 더불어 새로운 체험프로그램으로 기획하게 된 것이란다. 애니멀파크에는 토종닭, 흑염소, 유산양들이 천연덕스럽게 살고 있다. 어른 허리까지 오는 나무다리, 페인트를 쓰지 않은 천연 층층나무계단에 녀석들이 삼삼오오 노니는 동물놀이터다.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다. 특히 자연방사장 안에서 달걀을 찾는 놀이는 흥미진진하다. 다섯 개, 열 개씩 알 무더기를 찾는 날에는 그 어떤 컴퓨터 게임보다 짜릿하다. 식사는 이곳 농부들이 먹는 가정식 그대로다. 염소와 놀거나 무화과를 따거나, 고구마를 캐거나, 그저 게스트룸에서 편안한 잠자리에 들어도 좋다.모두, 놀면서 먹으면서 쉬고 치유받자는 거예요.성 대표는 와일드애니멀파크와 더불어 꼬미다레알(리얼푸드의 스페인어)이라는 농산물 생산유통 브랜드도 론칭했다. 오이와 애호박은 친환경 학교급식용으로 납품을 시작했다. 도시생활을 접고 새로 시작한 전원속 7인의 삶이 벌써부터 흥겨워지고 있다.△공동체가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나첫 사례는 마을공동체, 두 번째 사례는 창업공동체다. 모두 창안대회, 창안학교 출신이다. 마을공동체와 창업공동체를 가르는 것은 무엇이고, 창안대회는 무엇인가. 조금 더 나가면 씨앗, 뿌리, 줄기, 열매단계까지.우리 안의 공동체성을 다시 모으고 가다듬는 흐름이 이 안에 다 있다. 그 모체가 메이플스톤공동체지원센터이다. 단풍의 메이플, 고인돌의 스톤,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하는 공동체들의 어머니.공동체 씨앗을 마을 안에서 틔우려면 마을로, 뜻과 마음 맞는 사람들 사이에서 틔우려면 창업, 이렇게 나뉜다. 그리고 창안학교를 통해 씨앗으로부터 햇볕과 공기, 물을 받아들이는 연습을, 창안대회를 통해 스스로 터득한 공동체성, 공동체의 신명, 공동체의 비전을 겨룬다. 겨룸을 통해 뿌리단계는 줄기로, 열매단계로 성장해간다.스스로, 겨루면서 서로에게서 배우는 이것이 고창, 정읍 공동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문제를 풀고 미래를 준비하는 방식이다. 이전에 없던 그 찬란한 시도를 단행한 메이플스톤공동체지원센터 방경은 사무국장 이야기이다.창안대회는 우리 공동체의 시작도, 끝도 아니에요. 차근차근 성장하고, 더불어 함께하고자 했던 우리 모두의 도전입니다. 그 아름다운 도전을 미약하나마 도울 수 있어서 그리고 함께할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고맙습니다.고창, 정읍이 함께한 공동체의 시도는 올해로 일단 막을 내린다. 정해진 예산과 일정이 모두 끝나기 때문이다. 전국 어디에도 없던 지자체간 협력과 창안대회라는 시도는 시도대로, 오히려 부안군까지 세 곳의 전북 서남권 시군이 큰 공동체의 밑그림을 그리자는 이야기까지. 아직은 안갯속이다. 그러나 이 공동체의 경험은 고창지역에서 열다섯 개 공동체가 모여 고창공동체협의회를 준비하는 모임으로 번지고 있다.공동체의 씨앗, 씨앗이란 언젠가 다시 피어난다. 저 연방죽에 묻힌 씨앗이 수천 년 뒤 다시 피어나 황홀한 색과 향을 피워내듯.

  • 기획
  • 기고
  • 2015.10.14 23:02

취임 한달 주낙영 지방행정연수원장 "지방공무원 역량강화 프로그램 확대…창조능력 키울 것"

주낙영 지방행정연수원장(54)은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지방공무원들의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강조했다. 지방공무원의 경쟁력이 자치단체의 경쟁력이 되고, 결국에는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이에 따라 지방행정 인재발전소인 지방행정연수원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지방공무원들의 역량제고를 위한 프로그램을 확대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취임 후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협력사업을 발굴·추진하고 있는 주 원장을 만나 지방행정연수원의 운영방향과 계획 등을 들어봤다.- 취임한 지 한달 여가 지났습니다. 그동안 바쁜 일정을 보내신 것 같습니다.“지난 한달 여간은 ‘중국버스 추락사고’의 후속조치와 함께 침체된 연수원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등 각 교육과정 운영을 정상화 시키는데 중점을 두어 바쁘게 지냈습니다. 올해는 지방행정연수원이 개원 50년을 맞는 뜻 깊은 해인데, 막중한 임무를 가지고 원장으로 취임하여 감회가 새롭습니다. 특히 공직생활 중에 전북도와 인연이 많아 전북에 애정이 많은데, 전북으로 이전한 연수원에 있게 돼 대단히 기쁩니다.”- 전북과의 인연을 이야기하셨는데, 어떤 인연입니까.“경북도 자치행정과장 시절에는 전북도와 자매결연 체결을 추진했고, 행정부지사로 재임 시에는 영·호남을 잇는 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등 ‘동서화합 SOC구축사업’을 적극 추진했었습니다.”- 동서화합 SOC 구축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수도권과 지방간의 격차가 매우 심한 편입니다. 전북도 그렇지만, 경북도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습니다. 이에 국토의 중간 허리 부분에서 서해안과 동해안을 연결하는 경제권, 즉 전북과 경북을 잇는 황금허리 경제권을 조성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는 구상을 했었죠. 전북의 새만금과 경북의 포항·구미의 산업벨트를 연결하는 것이죠. 양 지역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교통접근성이 떨어져 있어 새만금∼포항간 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이를 통해 탄소산업을 중심으로 양 지역의 산업발전을 도모하면 실질적으로 동반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돼 적극 추진하게 됐습니다.”- 올해로 민선 지방자치 출범 20주년을 맞았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반쪽 지방자치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지방행정연수원장으로서 갖는 생각도 남다를 것 같은데요.“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지방자치의 가치를 중앙과 지방이 함께 공유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질 않습니다. 중앙 공무원들은 자치단체와 주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지방에 결정된 정책을 시행하도록 압박하는 등 산업화 시대의 논리로 밀어부치고 있습니다. 지방과의 협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재정과 조직구성권 등이 중앙에 집중돼 있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한데, 지방의 역량을 키워 조금씩 바꿔나가야 됩니다.”-먼저 지방공무원의 역량제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그렇습니다. 지방공무원의 역량강화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지방공무원도 이제는 과거와 같은 단순 법규 집행자로서의 자세를 탈피해야 합니다. 끊임없는 연찬을 통해 변화와 창조의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이와 함께 지방공무원에게 요구되는 능력 가운데 하나는 현장접근적 마인드 입니다. 지역현안을 해결할때 과거처럼 교과서적인 방식보다는 주민설득과 대언론 활동 등 종합적인 문제해결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이처럼 길러진 공무원의 경쟁력은 자치단체의 경쟁력이 되고, 자치단체의 경쟁력은 결국에는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집니다.”- 자치단체 경쟁력은 역량있는 인재를 얼마나 보유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했는데, 지방행정 인재발전소인 지방행정연수원의 역할 또한 큰 것 같습니다.“대한민국은 사람이 자원인 나라입니다. 지방공무원의 경쟁력이 해당 자치단체 및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합니다. 민선지방자치 출범 20주년을 맞아 지방자치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지방행정연수원의 역할이 어느때 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 확고한 공직관과 국정철학으로 무장하고 역량을 갖춘 공무원 양성을 위한 교육 운영에 중점을 둘 계획입니다. 공직자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출 수 있도록 공직가치와 인문학 교육을 강화시키고, 생활자치 현장에서 활용가능한 실용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취임 후 다양한 지역상생협력 사업을 발굴·추진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습니다.“연수원은 지역과의 상생·협력 발전에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수원이 혁신도시로 이전하게 되면서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막중한 사명감과 책임을 갖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갖고 있는 것들을 지역사회와 공유하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많이 찾아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연수원의 특성상 전국의 지방공무원이 전북지역을 찾는 자석 역할을 하므로 이를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계되도록 유도하고 아울러 연수원도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현재 추진 중인 지역상생협력 사업은 어떤게 있습니까.“대표적인 게 8개의 지역 상생발전과제를 선정하여 중점 추진하고, 인근 지자체 및 유관기관, 혁신도시 이전기관 등이 참여하는 ‘혁신도시 상생협의회’에 적극 동참하고 있습니다. 지역 주민에게 연수원의 테니스장, 조깅트랙 등을 개방하고, 구내식당 식자재로 사용하는 로컬푸드의 구입량을 현재 35%에서 6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입니다. 또 지역인력 채용 확대를 위해 기간제 근로자 2명과 시설관리 직원 총 81명 중 80명(99%)을 채용했고, 올 8월까지 34억4400만 원 규모(총 구매액의 78%)의 물품·용역 계약을 지역업체와 체결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 지역의 우수한 전통문화 자산을 교육운영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장기 및 5급 승진리더과정 교육생의 평균 94%가 하숙하고 있는데, 원룸 등 인근 숙박시설 이용에 따라 연간 29억 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발생합니다.”● [주낙영 원장은] 균형발전 기획통·지방행정 전문가경북 경주 출신으로, 경북도와 행정자치부, 대통령실 등 지방행정분야 요직에 근무한 지방행정전문가로 통한다. 성균관대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행정고시(29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다. 경북도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자치행정과장-기획담당관-경제통상실장-비서실장을 거쳐 행정부지사까지 올랐다. 중앙에서는 균형발전지원본부 균형발전기획관과 대통령실 선임행정관(행정자치), 행정자치부 제도정책관 및 지방분권지원단장 등을 역임해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에 대한 이해가 깊다.오랜기간 지방행정을 수행했던 그는 ‘현안은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며 현장 행정을 첫 손으로 꼽았다. 그는 “기획력을 바탕으로 현장을 찾아 해답을 모색하는 적극성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지역 현안을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이어 중앙과의 관계에 대해서는“중앙과 지방정부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부터 넓은 시야를 통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추진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조언했다.한편 지방행정연수원은 행정자치부 소속기관으로, 전국의 각 지자체 공무원들의 행정역량을 강화하고 국정철학과 공직가치를 함양시키는 교육훈련기관. 지난 1965년 9월 1일 개원한 이래 지금까지 27만여 명이 다녀가 지방공무원 교육의 산실로 불린다. 현재 연간 7000명 이상의 지방공무원이 교육을 받고 있다.

  • 기획
  • 김준호
  • 2015.10.12 23:02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서학동 갤러리 김지연 관장 "계남정미소 다시 살릴 수 있다면 언제라도 힘 보탤 것"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 계남마을 입구에 있는 오래된 정미소가 문화공간으로 변신한 것은 2006년 봄이었다. 산과 강이, 들과 숲이 푸르게 달려오던, 찬란한 봄 햇살이 들판위로 쏟아져 내리던 바로 그 봄날이었다.개관을 기념한 첫 전시는 〈계남마을 사람들〉. 마을 주민들의 개인사를 담은 100여장의 빛바랜 사진이 주인공이었다.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은 그렇게 시작됐다.낡은 정미소 건물 이마에 〈공동체 박물관 계남정미소〉란 이름을 달고 등장한 이 공간은 금세 화제가 됐다.오래된 마을과 사람들, 그 일상의 흔적들을 길어 올려 추억하게 하는 일을 도모한 사람이 누구인가 관심이 쏠렸다. 사진가이자 전시기획자인 김지연씨(67, 서학동사진관 관장)가 거기 있었다.계남정미소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숱하게 이름을 올렸다. 일 년에 많게는 네 번, 적게는 두 번 기획된 전시회는 마을공동체의 소중한 가치와 그 의미를 기억하게 하는, 그 자체로 또한 소중한 통로가 되었다. 때로는 사적인 기억이, 때로는 공적인 기억이 교차하는 이 공간은 새로운 것들에 열광하는 시대에서 충분히 특별하고도 새로운(?) 존재였다.그런데 지난 2012년 9월, 계남정미소는 빗장을 걸었다. 잠정적 휴관을 내세웠지만 빗장은 아직 열리지 않고 있다. 들여다보니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공간을 만들고 운영했던 김 관장의 고단했던 일상이 그 노정위에 놓여있다. 7년 가깝게 전주와 진안을 오가며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모든 일을 건사해왔던 김 관장이 결국은 의지의 끈을 놓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궁금했다.김 관장은 지난 2013년 봄, 전주 한옥마을 인근 동서학동에 〈서학동 사진관〉을 열고 새로운 문화 활동을 엮어가고 있다. 〈서학동 사진관〉은 역시 좁고 오래된 한옥을 고쳐 만든, 지역에서는 유일무이한 본격적인 사진전문 갤러리다. 개관한지 3년째, 50평도 채 안 되는 비좁은 공간의 존재는 빛난다. 온전히 그가 일구어온 힘이다.비가 내리는 날, 동서학동 귀퉁이 골목에서 만난 〈서학동사진관〉은 예뻤다. 인터뷰 내내 쏟아지는 빗소리가 작아졌다 커졌다를 반복했다. 계남정미소와 서학동사진관을 잇는 10여년 노정이 그 소리위에서 움직였다.-갤러리가 조용하군요. 개인적인 작업을 하시기 에는 더없이 좋겠습니다.(웃음)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니 관객들이 들러주는 것이 좋은데, 그렇다고 너무 많이 관객들이 찾아와 번잡해지면 혼자 감당하기 버거울 것 같아요. 워낙 드문드문 찾아오시니까 이런 분위기가 낯설지는 않습니다. 그 사이 제 일도 좀 할 수 있고요.-서울 전시를 앞두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준비로 바쁘시겠군요.10월 3일에 시작해 11월 30일까지 이어지는 전시입니다. 빈방에 서다가 주제인데 지난번에 선보였던 낡은 방에 이어진 작업이에요. 방이라는 주제를 확장시킨 이 두개의 작업을 함께 묶은 사진집도 나옵니다.-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지극한 시선이 더 농밀해졌을 것 같습니다. 역시 공간이 대상이겠죠.오래된 마을을 돌아다니다보면 사람이 모두 떠나버리고 없는 빈집, 빈방에 발을 들여 놓을 때가 많습니다. 흡사 관 속에 들어가는 것 같은 서늘함이 느껴지죠. 한 때는 가족의 희망이며 보금자리였을 공간이 모든 희망을 걷어가 버리고 절망과 회한만을 남기고 간 자리로 남아있는 모습은 안타깝습니다. 이런 공간을 남기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지만 누군가가 살았던 소중한 공간을 기억하는 일, 그것만으로도 그들에게 작은 위로가 된다는 믿음으로 하는 일이죠.- 서학동 갤러리가 개관한 것이 2013년 봄이니 계남정미소를 휴관한지 5개월 만에 다시 새로운 터전을 마련한 셈입니다. 계남정미소 휴관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는데, 갤러리 개관과 연관이 있었나요.많은 분들이 계남정미소를 닫고 서학동 갤러리 문을 여니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실상은 전혀 관계없이 이뤄진 일이거든요. 계남정미소는 제가 할 수 있는 물리적 정신적 능력의 모든 한계에 맞닥뜨린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선택해야 했던 일입니다. 당시에는 어떤 공간을 다시 운영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어요.-그러나 결과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었고, 다시 혼자 힘으로 운영해가고 있지 않습니까.상황이 그렇게 된 것이죠. 서울에서 활동하는 사진가가 전주에 갤러리를 마련하고 싶어 했어요. 그 일을 도와주다가 지인으로부터 이 공간을 소개 받았지요. 우여곡절 끝에 집주인이 되었는데, 속마음으로는 계남정미소를 살리지 못하고 끝내 나와 버린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의 사진전문갤러리 류가헌 같은 갤러리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또 뛰어들게 된 것이죠.-말씀이 나왔으니 계남정미소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7년 가깝게 운영해오셨는데 왜 갑자기 휴관을 했습니까.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전주에서 정미소까지 매일 출근하는 노동 강도는 그만두고라도 운영과 관리, 기획과 자료수집, 전시에 관한 모든 일을 혼자서 해내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더 이상 지탱하기 어려운 한계를 맞게 된 거죠. 제 의지로 만들어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6년 넘게 버텨오면서 그래도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그런 믿음도 한순간에 허물어지더군요.-그래도 그렇게 견디고 버텨온 시간이 6년이 넘었지 않습니까.휴관을 결정하기까지 지역 분들을 모셔서 많은 이야기를 했어요. 자원봉사 할 사람을 찾아보기도 했고.......사실 갑작스럽게 문을 닫은 것이 아니거든요.-계남정미소는 마을 공동체의 의미를 되살리는 가치 뿐 아니라 낡은 공간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모범적 사례로도 이름을 널리 알렸습니다. 지역에서도 계남정미소는 자랑스러운 자산이었고 자긍심이었는데 행정의 지원은 없었나요.전국의 사설박물관이나 미술관이 모두 안고 있는 어려움 일 텐데, 형식적인 지원만으로 이런 공간을 유지해나가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저도 처음부터 자치단체나 지역의 도움에 의지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런 일이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고 공공적인 역할을 하게 되면 자치단체나 지역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줘야겠더라고요. 개인적 역량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거든요.-여러 가지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았을까요.계남정미소 폐관 소식이 알려지면서 뒤늦게 정미소를 살려야 한다는 요구가 지역에서도 있었어요. 그래서 재작년에 자치단체 협조까지 받아가며 사립박물관 등록을 추진했었죠. 거의 모든 절차를 밟았는데 포기했어요. 공간의 특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존의 박물관 시설과 기능에 맞추어 모든 것을 갖추어야하는 현실적 부담이 너무 버거웠거든요.-그 뒤로는 어떤 노력도 더해지지 않고 있습니까.뜻있는 지인이 마을 공동체 운동을 하고 싶다고 해서 기꺼이 열쇠를 내주었어요. 몇 분이 사겠다고 나섰지만 팔지 않고 그 공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은 누구라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기 때문이거든요. 그런데 아무래도 개인적 이익이 아닌 공공적 일을 하기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지금으로서는 마냥 기다리고 있기도 안타깝습니다.-그대로 두면 건물 자체도 유지되기 어려울 텐데요.가장 마음 쓰이는 일이죠. 건물이 삭고 허물어 내리는 것을 보면 가슴이 아프고 내가 괜한 일을 했던 것이 아닌가 후회도 들어요.-그래도 후회하신다는 이야기는 뜻밖입니다.정미소는 개인적인 공간이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제 작업을 위해 마련했지만 처음부터 목적을 바꾸었죠. 마을에 사라져가는 것들을 주민들과 함께 살려내면서 문화공동체를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지금은 전국적으로 그런 활동들이 많이 확산되고 있지만 그때만 해도 낯선 일이었거든요. 계남정미소는 그런 활동을 하기에 환경이 좋지는 않았죠. 허허벌판에 서있는 낡은 정미소에서 그런 활동을 어떻게 꾸려갈 수 있겠는가, 사실은 저 스스로도 의심하면서 일을 했습니다.-정미소를 선택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정미소를 문화공간으로 만든 것은 우연이 아니었고, 그 전부터 해왔던 사진작업 덕분이었어요. 사라져가는 것들에 주목하고 있는 저에게 2000년 즈음 급격하게 없어져가는 정미소가 크게 다가왔어요. 진안을 비롯해 전라북도의 마을을 돌아다니며 정미소를 찍고 다른 지역도 찾아 나섰어요. 수백 개의 정미소 풍경을 얻을 수 있었는데 정미소 내부를 살려놓은 공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마침 계남정미소를 만나게 되었죠.-아무런 지역적 연고가 없는 곳에서 공동체 운동을 하는 일이 쉬울 리 없었을 텐데요.무모한 시작이었죠. 그래서 오히려 주목을 받았던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중간에도 너무 힘들어 그만하고 싶을 때가 많았어요. 마을 사람들도 협조적이지 않았거든요. 2년 정도는 마음고생을 많이 했어요. 아는 사람도 한명 없는 곳에 와서 그렇다고 성공한 예술가도 아닌 아줌마가 이상한 짓 하고 있다는 시선이 많았거든요.-그래도 지역의 많은 분들이 휴관에 들어갔을 때는 안타까워했다고 들었습니다.그랬었죠. 마을 분들도 그렇지만 오히려 인근의 다른 마을 분들이 많이 아쉬워했어요. 기획전이나 책 작업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러 다닐 때 그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덕분에 할 수 있었던 일이 참 많습니다. 이장님들 사진 찍으러 다닐 때도 그 분들 아니었으면 힘들었을 일을 즐겁게 했죠. 마을에서도 휴관 후에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이 생겼는데 언젠가 계남에 갔더니 이장님이 전주에 전시관 만들었다면서요하고 물으시더라고요. 바람피우다 들킨 사람처럼 마음이 콩닥거려 혼났어요.(웃음)-그래도 진안의 사라져가는 것들을 기록으로 엮고 자료로 남기는 작업이 정미소의 결실로 남아있습니다. 의미도 있고 보람도 큰 작업이었죠.진안의 사회사로도 그렇지만 개인적으로도 귀한 작업이었죠. 2010년과 11년에 개인적으로 작업에 집중했는데, 마을이야기나 용담댐 기록을 진행하면서 물리적으로 너무 힘들게 되니 대상포진이 오더라고요. 거의 초죽음이 되어 더 이상 지탱 할 수 없게 되었죠.-그만큼 계남정미소의 부활이 바람이기도 하겠습니다.물론이에요. 저는 비록 여러 가지 한계 때문에 전주로 나와 새로운 일을 하고 있지만 계남정미소가 마을공동체의 중심공간으로 되살려질 수 있다면 언제라도 힘을 보탤 생각입니다. 뜻있는 분들이 있으면 좋겠어요. 마을 주민들이 중심이 되어 그런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오늘의 농촌 현실에서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죠. 뭔가 답을 찾고 싶은데 아직은 길이 보이지 않습니다.김 관장은 계남정미소 휴관에 스스로 얹어 놓은 마음 빚이 큰 듯 보였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그의 이야기는 담담함과 격정 사이를 오갔다.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은 담담함으로 추억되다가 고단했던 시간은 격정으로 차오르기 일쑤였다.사실 여러 해 동안 발품 팔아가며 누볐던 진안의 마을과 진안사람들의 역사를 기록으로 안고 있는 그의 여정은 놀랍다. 사진가이자 전시기획자인 그를 아키비스트(archivist)라고 불러도 낯설지 않은 것은 그 여정 때문이다.지난 봄, 서학동 사진관에서 서학동 언니 프로젝트라 이름 붙인 전시회가 열렸다. 지역을 가르며 돋보이는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이 김지연 관장을 응원하기 위해 나선 전시회였다. 전시회의 이름만으로도 흥미로웠던 자리에서 그의 외로운 투쟁은 힘을 얻었다.새로운 것들에 열광하는 시대지만 사진가로서 그가 기록하는 모든 것들은 새로운 것들보다도 더 빛난다. 일흔을 앞둔 나이에도 열정이 식지 않는 그의 작업을 주목하게 되는 이유다.● [김지연 관장은] 민중생활사 아카이브 구축한 '정미소' 작가김지연 관장은 1948년생이다. 일흔을 앞두고 있지만 농촌을 누비며 사라져가는 것들을 사진으로 기록하는 그의 치열함은 세월을 잊은 지 오래다.광주가 고향인 그는 결혼하면서 전주사람이 됐다. 서울예전 연극영화과를 다녔던 그는 연극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현실에 맞부딪히면서 꿈을 접었다. 결혼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20여년 온전히 주부로 살았지만 삶이 강퍅할 때는 잊혔던 어릴 적 꿈은 가끔씩 마음을 헤집어 놓았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문학과 철학 미학 등 관련 있는 분야를 책으로 만났다. 살림만 하던 그가 꿈을 다시 되살려 뛰쳐(?) 나온 것은 나이 오십에 이르러서다. 우연히 서울의 한 기관에서 여는 사진 무료강좌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됐다. 사진은 다른 장르에 비해 오랜 숙련기간이 필요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계의 도움을 얻어 생각과 의지를 담아낼 수 있는 사진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처음에는 강렬한 이미지로 감동을 주는 사진을 찍었다. 그러나 작가로 인정받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지연과 학연으로 얽혀진 예술계의 장벽은 예상보다도 훨씬 높았다. 자괴감으로 심한 갈등을 겪으며 그는 단단해졌다.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기록이 마음을 잡았다. 처음 마주한 대상이 정미소다. 그는 잘 찍겠다는 욕망을 버리고 천천히 기록해가겠다는 마음을 다잡으며 카메라를 마주했다.2002년 서울 인사동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예술적 완성도에 무게를 놓은 주류 사진예술 풍토에서 그의 사진은 폄훼됐다. 기록으로서의 사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시절이었다.그의 작업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전시회에 참여하면서다. 기록사진이면서도 영상미와 사진예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진을 평론가들이 주목했다.그는 정미소 작가가 되었다. 이후 이어진 작업은 김지연 만의 기록사진을 구축했다. 이발소, 묏동, 근대화상회, 학교, 이장님, 낡은 방, 빈집, 장날을 비롯해 마을공동체의 작은 유산들이 그의 카메라 안으로 들어가 역사가 되었다.2006년 봄, 오래된 정미소를 되살려 공동체박물관을 만들었다. 진안군 마령면 계서리에 문을 연 〈공동체박물관 계남정미소〉다.외롭고 고단한 여정이 시작됐으나 작업은 더 치열해졌다. 전주에서 진안의 계남마을을 오가는 일상은 그를 전사로 만들었다. 〈계남마을 사람들〉을 시작으로 〈마이산에 가다〉 〈시간에게 길을 묻다-진안골 졸업사진첩〉 〈전라북도 근대학교 100년사-우리학교〉 〈용담댐, 그리고 10년의 세월-용담 위로 나는 새〉 〈시어머니의 보따리를 펼치며〉 등의 귀한 전시회가 정미소라는 공간에서 생명을 얻었다. 그러나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일구었던 정미소 작업은 더 이상의 물리적 경제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2009년 가을부터 휴관에 들어갔다. 2013년 봄, 전주 동서학동에 작은 한옥을 고쳐 사진전문갤러리 〈서학동 사진관〉을 열었다. 그가 꿈꾸는 도심의 새로운 마을 공동체를 실현해나갈 공간이다.10여회의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나는 이발소에 간다〉 〈우리 동네 이장님은 출근중〉 〈근대화상회〉 〈용담 위로 나는 새〉 〈정미소와 작은 유산들〉 〈삼천 원의 식사〉 등의 사진집을 냈다.

  • 기획
  • 김은정
  • 2015.10.09 23:02

[변화&소통] 가정 햇빛발전소

2011년 3월 11일 일본 후쿠시마 지역에서 원전 사고가 일어났다. 진도 9.0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벌어진 참사였다. 수많은 인명피해와 함께 우리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일들이 벌어졌다.그로부터 약 4년 7개월이 지난 지금 세계 곳곳에서는 원자력발전소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여타의 다른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멈추지 않은 채 핵발전에 대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우리가 항상 가까이, 그리고 늘 접하고 있는 전기를 보다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 해답은 바로 재생가능한 에너지다.원전사고가 속속 일어나면서 세계 여러 나라에서는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 그곳에서 눈을 돌려 재생가능 에너지로 전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독일은 2022년까지 가동 중인 모든 핵발전소를 폐기하기로 했으며, 2035년까지 55~60%의 재생에너지를 만들기로 계획하고 있다. 독일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려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그러나 우리나라는 정작 재생가능 에너지 비율을 2035년까지 11%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만을 세우고 있으며, 다른 선진국들과는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재생가능 에너지로는 우리가 자주 들어봤던 태양광 에너지, 풍력, 조력, 파력에너지 등이 있다.풍력이나 조력 등의 에너지를 당장 개발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른다. 그만한 발전소를 세우기 위한 부지가 필요할 것이며 그 지역의 주민들과도 논의하는 과정이 뒤따르는 등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하지만 우리가 직접적으로 간단하고 손쉽게 먼저 실천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있다. 바로 태양광에너지다.태양광은 아파트나 주택 등 어느 곳에서나 설치할 수 있으며, 설치 즉시 눈으로 쉽게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로 연간 전기요금 절감효과가 탁월하다.우리는 흔히 태양광 발전을 말할 때 들판이나 넓은 부지를 떠올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거지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작은 크기로 만들어져 아파트 베란다나 주택의 지붕 위에 올릴 수 있는 소규모 태양광(250kW 내외) 발전 확산사업도 진행 중에 있다.서울시에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2018년도까지 미니태양광 4만개 보급계획을 세워 추진 중이다. 미니태양광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의 50%를 서울시에서 지원한다.최근 전북지역에서도 자신의 주택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고자 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전주시에서는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후원하고 전주의제21추진협의회에서 주관하여 지난 2014년 8월, 소형 태양광 발전 보급사업의 일환으로 제1호 가정 햇빛발전소가 설치되었다. 이 사업은 각 가정에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함으로써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가정 분야에서의 에너지 사용량을 저감시키기 위한 목적이다.가정햇빛발전소는 전주시 완산구 동서학동 일대 26세대에서 설치하였으며, 총 규모는 16.25kW, 연간 총 생산량은 1만 9344kW다.또한 올 9월 완주군 3개 마을에는 태양에너지를 이용한 기후변화 적응쉼터가 마련되었다.현대자동차 전주공장에서 후원하고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주관하여 마을 에너지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사업으로, 완주군 봉동읍 일대 3개 마을 경로회관에 1kW의 태양광 발전설비와 300L의 태양열 온수기가 설치됐다.이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도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한 노력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태양광 발전 설비는 단지 전기요금을 절감하기 위해서 설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도시지역에서 에너지 문제는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다. 기후변화와 함께 앞으로 에너지 위기가 예상되는 만큼 에너지원을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이같은 사업들은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력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다.재생에너지에 대한 시민들의 긍정적인 생각과 또 적극적인 참여는 앞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큰 힘이 될 수 있다.전주시에서는 올해 신재생에너지를 확산시키기 위해 관내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등 175가구를 대상으로 소형 태양광 발전설비 보급사업(가정 햇빛발전소)을 추진하고 있다.더 많은 시민들의 참여와 관심이 모아진다면 전주에서는 모든 시민들이 내 집에서 스스로 안전한 에너지를 만들어 쓸 수 있게 될 것이다.소형태양광 등 가정 햇빛발전소 사업에 대해 궁금한 사항은 전주시 환경과(281-5060)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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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8 23:02

[이색&공감] 토털아트 예술가 임택준씨 "어떻게 표현할까…도전하는 과정 너무 행복"

과거에 대한 후회나 지속해야한다는 것에 대한 얽매임,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에 용감히 맞서는 자유로운 예술가 임택준(57). 그를 자세히 본 것은 올해 전북문화예술지원센터에서 주최한 모모의작업실이라는 사업을 통해서이다. 색장동에 있는 스튜디오 겸 자택 마당에서 두 세시간 그의 작품을 만나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궁금해져 인터뷰 요청을 했다. 흔쾌히 수락을 해줘 일정을 잡고 준비를 하는데, 도대체 뭘 물어봐야할지 막막했다. 무슨 작품을 하세요? 라든가 언제부터 이런 작업을 하셨나요? 앞으로 어떤 작품세계를 펼치실 건가요라는 질문은 하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의 공간에서 그의 이야기를 듣고 그를 그냥 바라보기로 했다. 그렇게 가을이 완연한 10월 아침에 그를 찾아갔다. 그는지금, 여기를 살기에 과정이 힘들어도 재밌고 행복하다고 했다.△ 자리잡은 곳이 곧 삶터그의 공간에 도착했을 때 3주전에 봤던 그 집은 온데 간데 없고 마당은 건축자재 도구가 한가득이고, 빨갛고 노란 테라스가 만들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공간은 맘 가는대로 부수고, 연결하고, 색칠하고 노는 장난감 공장이란다. 그는 원래 한옥마을에 살다가 그곳이 너무 번잡해지고 비좁고, 자유롭지 않아서 2년 전에 원색장동으로 이사를 왔다. 마을 입구에서 그의 공간을 바라보면 화선지에 붉은 방울이 떨어져 스미고 번지는 듯, 이미 마을의 일부분으로 자리잡혀 있었다. 인터뷰 중 이웃할머니와 너무도 친근감 있게 인사를 나누는 모습에 주민들과의 관계를 물으니 이 동네에 와서 마을 입구에 Book coner를 만들고 벽화 그리기 등 소소한 활동을 함께 나누었어요. 동네분들이 마을에 예술가가 들어왔다는 것을 매우 좋아해요. 내가 운이 좋게 좋은 동네에 와서 서로 도와주고 챙겨주는 마음이 가족 같고 오래 함께 지내온 오랜 이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스펙트럼 무한한 예술세계그림으로 시작한 그의 예술활동은 이제 토털아트라는 이름을 붙일 정도로 장르 폭이 확대되었고, 표현하는 메시지도 극사실적인 표현부터 내면의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엄청난 스펙트럼을 갖고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을 전달하는데 그리는 것만으로 표현이 다 될까? 이젠 그린다라는 개념보다 작품을 만들어낸다라는 표현을 쓰는 게 적합한 시대 같아요. 그렇다면 여러 장르를 포괄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요?라고 이야기했다.그린다는 것은 누구나 어릴 적부터, 글자활용능력에 관계없이 할 수 있는 표현행위잖아요. 나는 어려서부터 그리고 만드는 것을 매우 좋아했어요. 그렇게 그리고, 만들고, 표현하는 것이 내 삶이 되었어요. 대학시절에는 잘 그려야한다는 생각에 극사실주의적인 그림을 그렸죠. 그러다가 어느 날 내가 진짜 표현하는 것은 내 마음 속에 있는 것을 끄집어 내놓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날카롭고 섬짓한 느낌을 표현했던 시간들도 있었어요. 80년대 들어서 대지미술이라는 장르를 접하면서 표현방법이 확장되기 시작했고, 이내 퍼포먼스 작업을 하게 되었어요.△ 퍼포먼스로 시대, 사람과 교감그는 자신의 내면을 표출하는 행위를 보는 이들이 동시성을 가지고 교감하는 퍼포먼스 작업에 매료되었다. 사실 내가 뭘 표현할지도 늘 모르겠어요. 그러다가 뭔가 하나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선명해지면, 그것을 어떻게 표현할까 하고 고민하고, 시도하고, 도전하는 그 과정이 너무 행복해요. 그것이 다 완성이 되어서 전시장에 걸리고 나면 그 때 느껴지는 허무감보다 준비하는 과정 그 자체가 너무 중요하고 행복해요.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같은 시대적 상황을 만나며 그의 느낌과 생각 등 내면적 요소를 행위로 표현하면서 그 시대와 상황을 온몸으로 함께 경험하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퍼포먼스를 통해 대중과 함께 경험한 뒤 그것을 그림에 담는 작업으로 연결한다고 한다. 그랬을 때 그 그림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살아있는 생명력을 갖는 것 같다고 했다.△현재의 삶이 반영되는 것이 예술많은 예술가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내고자 하고, 고수하고자 한다. 그러나 임택준은 그렇지 않다. 줏대가 없어서 이거 했다가 저거 했다가 하는 게 아니에요. 예술가는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가?, 어디에 살고 있는가? 가 표현에 많은 영향을 주거든요. 예를 들어 내가 공장지대에 산다면 공장건물과 근로자들의 일상을 자주 볼 것이고 그것이 나에게 준 많은 영감들을 표현하지 않겠어요. 문명이 차단된 깊은 산에 들어가 산다면 나무와 자연을 보고 그것들이 내게 준 많은 영감을 표현할 것이구요.△주입식 문화예술교육 창의성 억압아이들과 만나는 것은 엄청난 것이에요. 문화예술 뒤에 붙은 교육이라는 말이 좀 그래요. 자유로운 체험을 통해 배워지는 초등학교에서 2년 정도 해본 경험이 있어요. 물감하나 없이 풀잎사귀 으깨서 초록물 내고, 꽃잎사귀로 붉은 빛 내서 색을 만들어 내며 체험하며 놀이처럼 만나는 프로그램을 했지요. 그런데 당시 학교관계자들은 학교환경정리에 나의 예술전문성을 활용하려고 하거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수업 과정에 대해 갈등이 많았지요. 최근에 계속 참여하는 우락부락이라는 프로그램은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촉진하면서도 억압하거나 통제하지 않고, 발현시키는 점이 너무 좋아요. 많은 주입식 문화예술교육이 아이들을 더 닫히게 하지만, 우락부락같은 프로그램이 조금씩 조금씩 아이들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어서 희망적이라 생각해요. 아이들과 만날 수 있는 예술놀이터에 초대해준다면 당장이라도 달려갈 수 있다고 적극적인 의사를 표현하였다. 아이들의 표현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자신에게 실로 엄청난 일이라고 했다.그는 공간이동을 해보는것이 꿈이라고 했다. 배낭 하나 짊어지고, 세계를 떠돌고 싶다고. 마침 내년에 프랑스에서 개인전이 계획돼 있어 여행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세계를 보고, 경험하고, 배우고, 그것을 통해 자신의 또다른 표현의 세계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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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7 23:02

지난달 취임 하대성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지역 발전·주민불편 해소 최우선…신규사업 적극 발굴"

제52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으로 하대성 청장(50)이 지난 9월14일 취임했다. 국가발전 동맥의 근간인 도로와 하천 등 호남지역 SOC 사업 추진의 중추적 역활을 담당하는 최고 사령탑으로서 막중한 책임과 의무를 짊어지게 됐다. 신임 하 청장은 취임사에서 “지역 발전과 주민 불편해소를 최우선 목표로 삼을 것이며, 주민 의견수렴과 지방자치단체와 업무 협조를 통해 기존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안전의식이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건설 재해와 교통사고의 예방에도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업무파악 및 현장방문 등으로 하루 24시간이 너무나 짧은 요즘의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하 청장을 만나 향후의 청사진과 전북지역 발전 기여방안 등에 대해 들어봤다.-취임 소감과 함께 지역에 대한 첫인상과 분위기는.“정신없이 업무파악을 하고, 현장 몇 군데 둘러보니 벌써 취임 보름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공직생활을 하면서 전통과 문화가 있는 호남에서 꼭 한번 근무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이번에 그 뜻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직원들과 지역민들이 기대이상으로 따뜻하게 반겨 주시니 더더욱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호남지역 출신이 아니라서 지금은 틈틈이 지역의 문화와 지리를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앞으로 지역민들에게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추진할 생각입니다. 국토부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을 비롯한 호남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익산청장으로 오래 기억되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전북발전을 위해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실 것인지. “익산국토청은 전북을 비롯한 호남지역의 SOC를 총괄하는 기관으로서 지역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국도와 국가하천을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며 관리하는 일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저나 직원들은 각 자치단체나 유관기관, 지역민들로 부터 많은 의견을 듣고, 그 의견이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최선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치단체와 유관기관들이 지역 현안에 대해 서로 머리를 맞대어 해법을 찾도록 하고, 전북지역의 중·장기적 발전 전략을 함께 구상할수 있도록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또한, 시급한 사업에 예산을 집중해 지역민의 생활을 보다 편리하고 안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업추진 과정에서 있어 공익사업에 재산이 편입되는 주민들의 억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2015년 익산국토청에서 추진하는 전북지역 주요사업 내용은.“먼저, 전북지역의 최대 현안사업인 새만금사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새만금과 주변도시를 연결하는 군장대교, 신태인-김제 등 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국가기간교통망과의 연계를 위해 고속도로와 연결하는 오수-월락, 오수-갈마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KTX가 정차하는 익산역과 연결하는 장신-송학 사업도 내년도 준공을 목표로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지역 개발을 위해서는 부전-쌍치, 순창쌍지, 진안-적상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지역 산업 육성에 필요한 교통인프라 구축을 위해 군장산단 및 익산국가식품클러스터 진입도로 확장 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년에는 용진-우아, 성수-진안 사업도 새롭게 시작될 예정이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 입니다. 하천사업으로는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만경·동진강의 환경개선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고, 생태하천 사업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한 ‘고향의 강’ 사업도 정상 추진하고 있으며, 고부천유역 침수대책 사업은 신규로 추진할 계획 입니다.”-전북지역에서 추진하고 있는 여러 사업 가운데 새만금 연결도로 사업과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만경강과 동진강 수질개선사업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 하고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새만금사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좋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청은 군장대교 건설 등 총 7건의 새만금 지원 연결도로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서해안·호남 고속도로와 KTX 등 국가기간 교통망과 새만금간 접근이 쉽도록 하기 위해 정읍-신태인, 신태인-김제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새만금 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새만금방조제~선유도~장자도를 잇는 고군산군도 연결도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충남과 새만금을 연결하는 군장대교 공사도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새만금의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새만금으로 유입되는 만경·동진강 정비사업을 2011년부터 추진하여 현재 14개 지구는 시행중에 있고, 나머지 5개 지구는 내년에 착공하여 2020년까지 마무리 할 계획입니다. 만경·동진강에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만경 8경과 동진 3경이 조성되고, 물문화관이 건립되면 많은 주민들이 찾고 즐기는 휴식공간으로 다시 태어나 지역의 문화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해상교량 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상교량안전과 신설, 다리 전시관 건립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구체적인 내용은.“익산청은 20개 해상교량을 운영하고 있고, 전북지역의 고군산군도 연결 해상교량 및 군장대교를 비롯해 23개의 해상교량이 건설중에 있습니다. 이는 우리나라 국도에서 운영 및 건설중인 전체 해상교량 가운데 67%, 총 연장의 74%, 건설비용의 82%를 차지하고 있으며, 단일기관으로는 국내 최고의 수준입니다. 이에 익산청은 해상교량의 설계·시공, 유지관리 기술을 특화시키고, 통합관리 체계로 기술 발전은 물론, 해상교량의 관광자원화를 추진하고자 올해 1월초에 국토부내에 최초로 해상교량안전과를 신설했습니다. 덧붙여, 해상교량 관련 자료를 체계적으로 한 곳에서 볼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에 우리 청 부지내에 ‘다리 전시관’을 건립할 계획입니다. -전북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노력은.“전북의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예산의 확보도 중요하지만 주어진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것도 지역경제 활성화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필요한 부분에 예산을 집중하여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차기 예산 확보가 용이하도록 사업의 공정관리를 철저히 해 주어진 예산이 이·불용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신규사업 발주시 지역 업체 참여 비율을 확대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에 요청하고, 우리청 현장에 지역업체가 하도급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현장관계자들을 독려하겠습니다. 나아가, 지역 중소업체 및 건설근로자 등 건설산업 약자 보호를 위해 익산청에서 운영하고 있는 ‘불공정 하도급 해소센터’를 더욱 활성화하고 자치단체 등 관련 기관과도 협력을 강화해 센터 운영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하겠습니다.”-지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우선 많이 축하해주시고, 격려해 주신 지역민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북지역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는 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역민들께서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익산국토청은 호남지역의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다양한 도로와 하천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업들이 차질 없이 잘 추진될 수 있도록 관심과 믿음을 가져 주시고, 아낌없는 격려를 보내 주시길 바랍니다. 지역민들의 격려에 반드시 성과로 보답하겠습니다.”● [하대성 청장은] 탁월한 업무추진력 '외유내강형' 정책통하대성 익산국토청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국토부내 대표적인 국토(지역)계획 및 주택정책통 이다.부산 동성고를 거쳐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일본 사이타대학에서 공공정책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제36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국토해양부 산업입지팀장, 혁신도시팀장, 국토교통부 택지개발과장, 공공주택총괄과장, 대통령실 지역발전비서관실 행정관,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등을 역임했다.폭넓은 지식과 우직한 업무수행으로 기획력과 추진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택지개발과장, 공공주택총괄과장 등으로 근무하면서 우리나라의 굵직굵직한 국토와 주택정책 수립에 참여하였다.익산국토청장으로 부임하기 전에는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으로도 근무한 경험이 있는 등 중앙정부의 정책 입안과 지방정부의 실무 능력을 모두 겸비한 국토계획 전문가이다.하 청장은 또한 성격이 다정다감하고 소탈하여 폭넓은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평소에는 부드럽지만 업무추진 시에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외유내강형’ 리더다. 하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역발전과 지역주민 불편해소’에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하 청장의 행보에 지역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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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15.10.05 23:02

[변화&소통] 자연공원 삭도 설치 논란

지난 8월 28일,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가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을 조건부 승인했다.환경단체는 케이블카 건립 예정지가 전 국토의 1%도 안되는 절대보전지역이고, 멸종위기종 1급이자 천연기념물 산양의 서식지이며 상부 정류장 부지도 보전가치가 높은 아고산 식생지라는 점을 들어 케이블카 설치를 묵인한 환경부를 규탄했다.설악산 케이블카는 자연공원 보존의 마지노선이다. 오색케이블카 사업 승인이 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전국 자연공원(국립, 도립, 군립공원) 16곳, 일반지역 16곳 등 총 32곳에서 케이블카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전북도 예외는 아니다.남원시는 지난 2012년 열린 국립공원위원회 삭도(케이블카) 심의에서 환경성, 공익성 측면에서 낮은 평가를 받아 부결된 반선에서 반야봉 노선 대신 운봉 허브밸리에서 바래봉 노선을 들고 나왔다. 진안군은 1997년에 수립된 마이산 공원관리기본계획을 근거로 마이산 케이블카 건설의 불을 지폈다. 모두 친환경 케이블카 건설로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환경단체의 반발도 거세다. 케이블카는 자연환경과 경관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 유인 효과도 떨어져 경제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시군에서는 자칫 빚더미에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경제적 이득과 환경보전이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다.△케이블카 사업 모두 통영이 될 수는 없다= 지자체와 주민들은 케이블카가 침체된 지역경제의 돌파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관광용 케이블카 시설 20곳 가운데 흑자를 내는 곳은 서울 남산과 경남 통영, 강원 설악산 등 3곳에 불과하다. 전국 케이블카의 85%가 적자를 내고 있다.2012년 9월 운행을 시작한 밀양 케이블카(사업비 250억원)는 매년 2억~5억원의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황금알을 꿈꿨다가 낙동강 오리알이 된 격이다.2013년 전라북도 도립공원 기본계획에 의하면 마이산의 10년간 평균 이용객수는 72만 명 선이다. 이에 반해 현재 케이블카를 운행 중인 내장산 국립공원의 이용객은 연간 190여만 명이다.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내장산개발(주)에 의하면 연간 이용객수는 14만 명 정도다. 이를 전체 이용객수로 비교 추산하면 마이산 케이블카 이용객은 연간 6만여 명에 그친다.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는 이용객이 31만명 수준인데도 적자를 내는 상황이다. 따라서 적자를 면하려면 이용객이 최소한 50만 명은 되어야 하는데, 현재 마이산 이용객 70만 명 수준에서 가능할 지 의문이다.진안녹색평화연대 조헌철 사무국장은 케이블카의 성공 모델로 통영을 드는데, 한려수도국립공원 이용객만 600만 명이고 탑승객이 연간 130만 명에 이르는 통영과 진안을 비교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최초의 해상 케이블카라는 희소성이 있는 통영이 이익을 얻는다고 해서 마이산도 통영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해 진안군 재정자립도는 5.6%로 전국 244개 지자체 중 236위인 최하위권이다. 케이블카 건설비는 300억원으로 군 재정의 10분의 1이다.흔히 케이블카가 관광객 유치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지만 케이블카는 단지 자연을 더욱 쉽게 조망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교통수단에 불과하다.지난해 남원시는 2008년 지리산 둘레길 개통 이후 5년간 이용객수는 모두 180만명이며, 이중 63%가 재방문했다고 밝혔다. 무엇이 둘레길 도보꾼들을 다시 지리산으로 불렀을까? 바로 빠르게 경관을 훑어보는 것이 아닌 느리게 걷는 즐거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태관광협회 김경원 정책실장은 그 지역의 교통수단으로 이동하고, 특산품을 사고 그 지역의 음식을 먹고 그 지역에 묵는 것이 지역민들에게도 훨씬 이익이다 고 말했다.△친환경 케이블카는 없다= 케이블카는 장애인이나 노약자, 어린이들이 편리하게 공원 정상부를 볼 수 있고, 등산로 훼손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케이블카 설치를 위해 철탑을 세워야하고 나무를 베어야한다. 또 케이블카가 쏟아내는 탐방객들은 산 정상부 훼손을 증가시킨다.덕유산의 경우 곤돌라가 있는 설천봉에서 향적봉까지 20분 남짓이면 올라가 등산로 이용 스트레스 지수가 1위다. 늘어나는 등산객들로 향적봉의 아고산지대가 초토화 되었다. 내장산 국립공원은 주변이 술 마시고 노래 부르는 유원지가 되었다. 케이블카 종점부에서 걸어내려오는 사람들 때문에 북방한계선에 위치한 천연기념물 굴거리나무 군락지가 단절되었다. 설악산은 권금성일대가 풀도 나무도 자라지 않는 땅이 되었다.우리는 자역경관과 생태계를 잘 보존해서 다음 세대에 물려주어야 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한번 파괴된 자연을 회복하는데는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케이블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는 몇몇 성공사례만을 가지고 품는 막연한 희망에 불과하다. 자치단체와 전문가, 민간단체, 지역주민들이 서로가 이해할 수 있는 근거들을 철저하게 분석해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산악관광진흥구역 제도] 대기업 특혜 도마위 산지개발 규제 완화지난 7월 9일 정부는 체험형 관광을 선호하는 외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산악관광진흥구역제도를 도입해 산 정상이나 절벽 위에 스키장, 골프장, 호텔 등을 지을 수 있게 했다.그리고 9월 4일에는 산악관광진흥구역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 산악관광진흥구역에 지정될 경우 관련 법률에 의한 행위제한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특례를 주고, 조세부담금을 감면하겠다는 내용이다.이 법안은 보전가치가 높아 개발이 불가능했던 산림지역을 훼손할 수 있는 조항들이 포함되어 논란이 되고 있다. 산악관광진흥구역에 지정고시될 경우 기존 산림관리보존지역에 대한 법률의 행위제한 규정을 대통령령으로 달리 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존국유림(생태계 보전상수원 보호를 위해 보존할 필요가 있는 국유림), 산지관리법이 정한 보전산지, 농지법상 농업진흥구역과 농업보호구역, 백두대간 보호법상의 보호지역, 군사기지시설 보호법에 따른 보호구역 등에서도 개발이 가능해진다.또한 환지개발 방식을 허용하고 있어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 정부의 입법안은 대기업들에게 특혜를 주는 산지 민영화 법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지자체들이 앞다퉈 산 정상으로 향하는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것은 관광객들을 산 정상의 관광휴양시설로 안내하는 길을 닦는 것이라며 자칫 지역주민들의 호주머니가 아닌 대기업들의 호주머니만 두둑해 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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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0.01 23:02

[변화&소통] 제10회 전주 평생학습한마당

가을바람이 살랑살랑 유혹한다. 네모난 상자같은 사무실, 아파트에서 나와 함께 놀자고. 어디로 떠나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9월 18일부터 20일까지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앞마당에서 펼쳐지는 판타스틱한 체험의 세계, 제10회 전주 평생학습한마당을 소개한다.△410세 어린이에겐 판타스틱 앨리스공연= 올해로 10주년을 맞는 전주 평생학습한마당을 축하하기 위한 개막공연이 18일 저녁 7시부터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환상적인 동화의 나라에서 온 앨리스와 토끼, 모자장수가 어린이와 온가족을 댄스뮤지컬화려한 볼거리의 파티 현장으로 초대하는 마술같은 공연이 펼쳐진다. 유료 공연을 온가족이 야외에서 무료로 만끽할 수 있는 딱 한번 뿐인 기회다.19일 오전 10시에는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분수대 근처에서 음악과 함께 하는 액션페인팅도 준비되어 있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살려주는 액션 페인팅 또한 혼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신나는 경험이다.△10대 청소년들에겐 개구쟁이 놀이마당= 바람을 가르는 쌩쌩이와 바람개비만들기, 추억의 골목놀이 모래놀이, 딱지치기, 선놀이가 펼쳐지고, 청소년 동아리 풍물과 댄스의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전통놀이 할 사람 여기여기 붙어라는 이름으로 매일 두차례 전통놀이가 진행된다.△20~30대 청년들은 인문토크 콘서트= 19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 야외무대에서 서강대 최진석 교수와 어쿠스틱 밴드 제나와 함께 하는 인문토크 콘서트가 펼쳐진다.토크콘서트는 사전 접수된 질문과 현장 질문, 최진석 교수의 답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현재까지 접수된 질문은 청소년기를 보람있게 보내는 방법, 7살 거친 사내아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데, 46세인데 가을 바람만 불어도 서글퍼짐, 웰다잉에 대한 성현들의 지혜 등이 있다. 어린이와 동반하는 부모님들을 위해 어린이 인문학(전통놀이마당)도 별도로 운영되며 현장 질문도 받는다.△40~50대는 100여개 기관동아리가 함께하는 체험부스= 전주지역 100여개의 평생학습기관과 단체동아리가 각기 다른 체험거리를 준비하고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모든 체험은 무료로 이뤄진다. 하지만 재료가 동날 수 있으니 일찍 참여하는 것이 좋다. 에코백 만들기, 전통 탁본 체험, 캘리그라피 배우기, 한지공예체험, 재활용 컵으로 화분만들기, 신화 읽기, 메이크업 클리닉, 김치 담그기 등 다양한 장르의 체험이 기다리고 있다.△성인문해교육 학습자 전시 및 노인복지관 프로그램= 성인문해교육 학습자 어르신들의 시화작품이 전시되고 19일에는 성인문해 학습자와 함께 즐기는 골든벨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주시 노인복지관연합회에서 준비한 나만의 컵만들기, 나무 목걸이 만들기도 준비되어 있다.△보는 만큼 즐기는 평생학습 강사 한마당= 전북지역 평생학습 강사들의 특별한 무대가 꾸며진다. 야생화로 만든 압화, 리본비누꽃 등 공예품, 자수 레시피, 북아트, 나무소품, 조명작품 등 가을 분위기 물씬 나는 소품들이 전시되고 전시된 제품을 직점 만드는 체험이 무료로 준비되어 있다. 19일 오후 2시부터는 강사들이 기부해 준 생활소품을 경매로 판매, 수익금 전액은 전주시의 밥굶는 아이 없는 엄마의 밥상사업에 기부한다.△ 10월 1~2일 호남권역 인문포럼= 전주시 평생학습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10월 1일부터 2일까지 전주우진문화공간에서 호남권역 인문포럼을 연다.인문포럼은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인문정신문화특별위원회에서 주최하는 것으로 전국에서 동시에 열린다. 호남권역에서는 전주시평생학습관이 선정되어 김용택 시인, 안상헌 작가, 최진석 교수(서강대) 등 인문학자와 인문학 협동조합-상상창작소 봄(광주), 리더스클럽(전북), 제주시평생학습관(제주) 등 각 지역의 우수 인문학 기관들이 참여할 예정이다.전주평생학습한마당 행사가 어느덧 10회째를 맞았다. 그동안 장소도 국립전주박물관, 덕진공원, 동물원, 한옥마을로 이동했고, 2014년부터 한국전통문화전당에서 진행되고 있다. 10년동안 참여 기관, 동아리도 많아지고 체험 내용도 다양해졌다.전주평생학습한마당은 100여개의 지역 평생학습기관 및 단체들이 참여해서 함께 그리는 그림이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어울리는 다양함을 볼 수 있다. 비 온 뒤에 무지개가 아름다운 이유는 한가지 색상이 아닌 7가지 색이 어우러지기 때문이며, 밤 하늘의 별들도 여럿이 빛나기에 외롭지 않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겠는가.10년 동안 평생학습한마당을 담당해 온 전주시평생학습관 김삼현 부장은 배움의 세계, 학습의 세계는 알수록 사랑하게 된다며 배움과 학습의 주인공인 시민들이 학습에 대한 열정과 감동을 함께 느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각 행사별 문의나 참가신청은 063-241-1123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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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17 23:02

[이색&공감] 지역알리미 익산 '봄 느린 기차'

내 고장 익산을 알리고 싶고 살리고 싶은 작은 소망으로 모인 사람들이 있다.그들은 40여년전 이리역 기차 통학생이었다. 검은 교복을 입은 까마귀떼 통학생들은 황등에서 익산으로, 익산에서 군산가는 열차를, 대장촌에서 익산으로 가는 통학 기차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이 아련한 추억 한 조각을 부여잡고 40여년이 지난 2015년. 이들이 뭉쳤다. 봄 느린 기차로.△내가 사는 지역 알기 = 정도상장마리 소설가, 안선호 원광대 교수(건축학과), 신귀백 영화평론가, 이정선 유아교사, 박은살 요가강사, 손인범 중학교 교사, 임탁균 사회운동가 등 뜻을 같이 하는 이가 하나 둘 모여 봄 느린 기차를 결성했다. 이들의 첫 시작은 우리 익산을 어쩔 것이냐?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영화 철도원,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함께 본 이들은 공통된 추억을 지니는 간이역으로 춘포(春浦) 역 살리기에 시동을 걸었다.이들은 역을 중심으로 한, 내 고장 익산을 제대로 알고 홍보하자는 뜻을 모으고 두 발로 지역 구석구석을 탐방하고 살폈다. 한 공간에서 살고 있지만 잘 알지 못했던 지역의 이야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고장을 살피던 중 이들의 눈에 가장 띈 곳이 바로 위험 진단으로 철거 중인 옛 만경강 다리와 철로가 뜯겨버린 간이역 춘포역이었다. 만경강 다리는 현재 다리의 끝 부분만 겨우 남겨둔 상태이고, 춘포역은 이미 몇 년전에 철로가 걷혀 현재는 역사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상태이다.춘포역은 지난 1914년에 설립된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역이다. 그러나 이제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하지만 역사(驛舍)가 아름답기에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 역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조건으로 일본인 호소가와 농장건물이 아직 남아있고, 가까운 곳에 만경강을 중심으로 한 수려한 풍경이 있다.춘포역은 어느 멍청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 철로를 걷어버렸습니다. 만경강 다리는 가운데만 남기고 정교하게 끊어버렸죠. 그래서 우리는 그 끊어진 다리를 잇기 위해 김제시 청하면의 새챙이 다리를 답사하면서 벤치마킹을 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고 춘포역과 끊어진 만경강 다리 위로 드론을 날리면서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춘포역에 느린 기차가 달리게= 이대로 춘포역의 아름다운 추억과 풍경을 잊혀 지게 할 수 없기에 회원들의 발걸음은 빨라졌다. 철로 잇기 운동, 역사 이전, 영상 철길 만들기 등 온갖 아이디어가 총출동하고 있다.일단은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역에서 오래 근무했던 사람과 젊은 친구들을 불러 블로그와 SNS를 통해 전국의 열차 마니아와 추억에 목마른 사람들을 연결하려 한다. 춘포역에 관한 우선 자료를 수집했다. 신문 자료는 물론이고 역에서 오래 근무한 역무원과 열차 통학생의 기차역에 관련된 많은 자료를 구술로 확보 중에 있다.춘포역에서 임피역까지 느린 기차를 달리게 하고 싶습니다. 3년이면 가능합니다. 3년 후, 미륵사지 탑이 복원된 그 시점에 맞춰 임피-춘포간 아주 느린 열차가 개통된다면 관광객이 모여들 것입니다. 익산을 출발해서 춘포역을 거쳐 한옥마을을 둘러 본 사람들을 다시 춘포역에 실어 나르고 익산역에 들러 가락국수 한 그릇을 먹고 다시 임피역을 거쳐 그들은 군산에 내릴 것입니다. 처음에는 한 달에 한 번 시범 운행, 다음에는 매주 운행, 그리고 주말에 느린 기차 운행이 정례화 되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회원인 안선호 교수의 말이다.아직은 시작이다. 현재는 영화를 보고 토론하고 기차역에 대한 자료수집 단계지만 득량역(驛)을 비롯한 간이역을 둘러 볼 것이다. 춘포역을 자주 답사하고 만경강과 호소가와 농장건물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 중이다. 전국의 간이역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카페와 SNS를 통해 알릴 계획도 가지고 있다. 시민들을 대상으로 캠페인도 벌이고, 자료집을 바탕으로 매월 1회 신문을 발행하는 등 전국의 열차 마니아들에게 지속적인 알림작업을 게을리 하지 않을 계획이다.이들의 목표는 봄 느린 기차를 달리게 하는 것이다.손인범 교사는 우리는 관광객들에게 학생복과 교련복을 입히고 추억의 먹거리를 제공할 것이다. 춘포역 앞에서 노을 진 철로를 걷게 할 것이다며 자전거를 대여하여 교련복 입은 남자가 하얀 교복을 입은 여학생을 만경강 둑까지 태우게 하는 체험도 마련할 계획이다며 청사진을 알려왔다.△원도심 살리기에 중지 모아= 오는 20일에는 뜻을 함께 하는 사람들끼리 근대문화유산인 두동교회와 나바위성당, 그리고 익산교도소세트도 둘러볼 예정이다. 익산이 고대문화유산만이 아닌 근대문화유산을 갖춘 도시로 다시 태어나고, 꺼져가는 불빛의 원도심을 살리게 하는 포부를 차근차근 실천해 나갈 것이다.봄 느린 기차라는 이름처럼 회원들의 걸음은 느릴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느린 행보가 커다란 역사를 이룰 것이다.누군가 노력하면 남기신 분들을 기억할 수 있다.이들의 바람대로 옛 것을 기억하고 지키는 이들의 느린 걸음이 지치지 않기를 응원해 본다.

  • 기획
  • 기고
  • 2015.09.16 23:02

신수미 민주평통 전북지역회의 여성위원장 "독립유공자 유족·후손들 예우 받을수 있도록 힘쓸 것"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북지역회의 여성위원회는 광복 70주년·분단 7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공훈록’을 펴냈다. 신수미 민주평통 전북여성위원장은 일본제국주의로부터 침탈 당한 나라의 주권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힘쓴 전북출신 독립유공자의 공훈을 알리기 위해 이번 공훈록 편찬을 기획했다. 신 위원장은 “조국 광복을 위해 온갖 어려움과 고통을 견딘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삶의 발자취를 정리하고 싶었다”며 “공훈록 편찬을 계기로 독립유공자 유족과 후손들이 국가로부터 충분한 예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독립유공자 공훈록을 펴내게 된 계기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올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역사회 화합과 통합 분위기 조성을 위한 자체 사업으로 ‘독립유공자 유족 및 후손과 함께하는 통일준비’사업을 기획하게 됐습니다. 현 시점에서 지역사회 어떤 인물이 조국 광복과 건국에 기여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가 별도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지역 여론을 반영한 사업입니다. 공훈록에 수록된 전북지역 752명의 독립유공자들의 발자취를 세상에 알리고, 되새기는 작업을 통해 잊혀져 가고 있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들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싶었습니다. 공훈록 편찬은 지역사회 다양한 구성원들과 함께 조국의 소중함과 통일을 향한 화합·통합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민주평통의 시대적 사명을 실천하기 위한 걸음이기도 합니다.”- 공훈록에는 어떤 내용이 주로 담겨 있나요.“학계 전문가, 그리고 지역 독립운동 단체와 함께 국가기록원 자료를 분석,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훈격에 따라 도내 독립운동가를 분류하면 대통령장 4명, 독립장 36명, 애국장 174명, 애족장 304명, 건국포장 63명, 대통령표창 171명 등 모두 752명입니다. 출신지역별로 보면 임실이 126명으로 가장 많고, 군산 75명, 남원 74명, 고창 68명, 익산 65명, 정읍 64명 등의 순입니다. 주요 공적내용을 정리하면서 각 지역별로 독립운동의 양상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에 흥미를 느꼈습니다. 예를 들면 순창지역에서는 항일의병 활동이 활발했고, 3·1운동은 임실, 국내 항일운동은 군산과 고창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다는 사실을 새롭게 알게 됐습니다. 이번 공훈록 발간을 통해 우리 지역 출신의 자랑스러운 인물 찾기에 기여했다는 점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 자리를 빌어 공훈록 편찬에 도움을 준 광복회 전북지부, 한국정치연구회, 대학생 동아리인 통일나래, 신기현 전북대 교수, 전북은행 등 관계기관과 전문가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공훈록 편찬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거나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지요.“예산 확보가 가장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이 때문에 독립유공자들의 공적 내용을 모두 담아내지 못한 점이 가장 아쉽습니다. 또한 조사과정에서 독립유공자로 인정됐음에도 후손이 없어 훈포장과 표창장이 수여되지 못한 사례가 종종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특히 전북 출신 여성 독립운동가(6명)의 경우 그 기록이 부족하고 전북에서 활동했지만, 전북 출신이 아니라는 사실 때문에 공훈록에 담지 못해 아쉽습니다. 최근 큰 화제를 불러온 영화 ‘암살’을 보면 여성 독립운동가의 항일 활동 내용이 상세히 그려집니다. 하지만 이런 여성 독립운동가에 대한 기록이 많이 남아있지 았아, 이들을 제대로 조명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싶습니다.” - 최근 중국에 있는 항일 전적지와 임시정부를 탐방하고 느낀 소회를 듣고 싶습니다.“이달 1일부터 4일까지 독립운동가들의 활동 무대인 중국 항일의병 유적지를 둘러봤습니다. 상해 임시정부와 윤봉길 의사가 대한독립을 외치며 폭탄을 투척한 항주 홍구공원을 답사했습니다. 많이 퇴색되고 초라해졌지만 대한독립을 위해 몸 바친 순국선열들의 넋을 조금이나마 위로하고 느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독립유공자들의 헌신과 열정의 산물인 대한민국이 자손만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광복 및 분단 70주년을 맞아 민주평통에서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을 소개해 주신다면.“광복과 분단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각종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지역 여성단체와 연대해 북한 이탈 주민의 원활한 한국 정착을 도울 계획입니다. 또한 열악한 처지에 놓인 북한 영유아를 위한 분유 보내기 운동을 전개, 영양섭취 불균형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 아동들이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할 방침입니다.”● [신수미 위원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사회 각 분야 활동·지역발전 이바지신수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북지역회의 여성위원장(62)은 광주 출신으로, 전남대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예원예술대학교 사회복지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지난 1970년대 남편을 따라 전주에 온 신 위원장은 1979년 전주YWCA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사회운동에 뛰어들었다.이후 전주여성인력개발센터 관장, 전북YWCA 협의회장, 전주YWCA 회장, 전주·완주통합추진위원회 대표 등을 지내며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운 리더십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국민포장, 대통령 표창, 국민훈장(목련장)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현재 전북도 북한이탈주민 지역협의회 부위원장·전북도 남북교류협의회 부위원장·전북도 인재육성재단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그는 평소 지역출신 독립유공자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이는 전북 출신 독립유공자들의 발자취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전북출신 독립유공자 공훈록’편찬으로 이어졌다.신수미 위원장은 “시댁 어르신 중에 독립운동을 하신 분이 있다”며 “조국광복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한 독립유공자들의 숭고한 삶의 기록을 세상 밖으로 드러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기획
  • 최명국
  • 2015.09.14 23:02

백제유적 세계문화유산 등재 이끈 노중국 추진위원장 "문화교류 핵심 역할한 '백제'…오늘 대한민국이 가야할 모습"

백제가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고대 동아시아 권역에서 가장 빛나는 문화적 역량을 발휘했지만 700년 찬란한 역사를 끝으로 패망하고 난 뒤, 그 존재조차 미미해졌던 백제의 부활은 흥미롭다.지난 7월, 공주와 부여, 익산을 잇는 8개의 백제역사유적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수년 동안 등재를 위해 나섰던 학계 연구자들과 관련기관, 자치단체의 협업이 가져온 결실이다. 이 작업을 주도했던 기구가 있다. 공주부여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과 그 안에서 등재에 관련된 실질적인 일을 진행했던 추진위원회다.지난 3년 동안 노심초사하며 갖가지 준비 작업으로 백제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끌어낸 노중국 추진위원장(66계명대 명예교수)을 만났다.그는 백제사 연구의 권위자로 꼽힌다. 학문적으로도 척박하기만 했던 백제사 연구는 1970년대 그의 도전으로 생명을 얻고 꽃을 피웠다. 학문에서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일은 외롭고 고단한 일이다. 미루어 짐작컨대, 선행 연구 자료가 거의 없었던 환경에서, 그것도 지역적 연고로도 한계(?)가 분명한 그의 백제사 연구는 더 고달픈 여정이었을 것이다.그래서일까.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그의 기쁨은 컸다. 그는 기쁨의 무게를 학문적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의미로 선택했던 추진위원장의 역할에 두었다.백제가 부상하고 있는 시대적 상황을 주목하고 있는 그는 고대 동아시아의 공유문화권 관점에서 백제의 역할과 가치를 강조했다.백제는 중국에서 문화를 받아들였으면서도 그것을 자기화하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일본이나 가야 같은 이웃나라에게 전파했습니다. 문화교류의 핵심 역할을 했지요. 자연히 외교적으로도 특별한 역량을 발휘했습니다. 오늘날 국제적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가야할 길도 백제가 취했던 이런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인터뷰는 대구 그의 자택 근처의 조용한 카페에서 있었다. 정년퇴임 이후 개인적인 연구와 저술 작업에만 전념하고 있는 노교수와의 인터뷰는 강의를 듣는 듯 특별했다. 한국고대사 연구자로 걸어온 그의 길이 더 촘촘해 보였다.-지역적 연고도 없고 학문적으로도 한계가 있는 백제사를 연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 김철준 교수님 밑에서 공부해보고 싶었는데, 막상 고대사를 전공하려고하니 어느 시기를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 되더군요. 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니 삼국 중에서도 유독 백제는 거의 없었어요. 신라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고구려였는데 백제는 아예 없더라고요. 그때 다른 사람이 안한 시기를 한번 공부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선행 학문적 성과가 구축되지 못한 상황에서 연구하는 일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힘들어서 포기할까 고민도 많았죠. 일단 자료가 너무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1971년에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 백제에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하더군요. 기왕에 시작하려고 한 것이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무령왕릉이 교수님 연구에 추동력이 되었군요. 일종의 계시가 아니었을까요. 포기하지 말라는.....(웃음)의지는 다졌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과정은 힘들었어요. 77년에 석사논문을 발표했는데 백제사로 쓴 석사학위 논문 1호가 됐어요. 86년에 발표한 박사학위도 마찬가지고요. 그만큼 백제사 연구자는 수적으로도 적었고, 연구 작업도 미미했어요.-고대 삼국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서도 백제는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학문 영역에서도 그 정도가 심각했군요.다행히 90년대가 되니 백제사로 박사학위를 받는 연구자가 꽤 많아지더군요. 지역도 확산되면서 연구자들의 모임을 만들었어요. 문헌으로 공부한 연구자나 고고학 자료로 공부한 연구자들이 모여 교류하다보니 학문적 활동도 활발해지고 좋은 점이 많았습니다.-영남 지역 출신이어서 지역적 한계가 걸림돌이 되지 않았나요.지금도 영남 지역에서 백제사를 공부하는 연구자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 질문을 곧잘 받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런 면에서 좋은 점도 있고 불편한 점도 있다고 말합니다. 현장을 자주 가보지 못하는 한계는 불편한 점이자 어려운 점이지만 역사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역사 연구는 지역 정서가 반영되면 자칫 또 다른 왜곡이 될 수 있거든요.-등재 추진위 활동을 듣고 싶습니다. 과정이 지난했죠.처음에는 자치단체들이 각각 등재를 추진했어요. 맨 처음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던 것은 무령왕릉입니다. 공주시와 충남이 94년쯤 잠정목록으로 추진했죠. 세계유산이 되려면 두 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하나는 잠정목록에 등재되어야 하고 그 중 한해 하나씩 신청을 할 수 있어요. 일단은 우선 등재가 되어야 신청도 가능합니다. 그런데 당시 무령왕릉은 한계가 많았어요. 그래서 충남도에서 2010년에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를 우선 등재 추진대상으로 다시 신청했어요. 그런데 같은 해에 익산에서도 익산 백제유적지구를 우선 등재 대상으로 신청한 겁니다.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죠. 결론은 따로 가서는 안 된다.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이었어요.-그래서 통합해 추진하게 된 것이군요.2011년 1월에 공주부여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이 발족되었죠. 그 밑에 추진위원위가 만들어지면서 제가 위원장을 2012년 5월부터 맡게 됐습니다.-다섯 개 자치단체가 협업으로 추진한 것이 등재에 상당한 동력이 되었겠군요. 추진위원장으로서도 힘이 분산되지 않으니 다행이었겠습니다.그렇죠. 그러나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습니다. 지금은 결과적으로 등재 되었으니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돌아볼 수 있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온갖 우려와 걱정이 많았거든요. 다만 학문하는 입장에서 개인적으로는 자기연구 열심히 하면서 학생들 잘 가르치는 것이 기본이고, 학문적으로 관련해서 사회적으로 봉사할 수 있는 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어요. 백제유적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는 일은 학문적으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백제사를 연구해온 사람으로서 사명감도 있었죠.-등재는 어떻게 준비했습니까.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은 모든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와 진정성, 완전성을 동시에 갖춰야 합니다.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등재는 그만큼 어려운 일이죠.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등재추진단은 4년여 동안 준비해왔는데 그 과정의 핵심은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어떻게 증명해내느냐 하는 것이었어요. 문화유산으로 등재되려면 6개 기준 중 1개 이상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우리는 그 중 인간 가치의 중요한 교류 문화전통 또는 문명의 독보적이거나 특출한 증거 인류 역사의 중요한 단계를 보여주는 건축적기술적 총체 또는 경관의 탁월한 사례를 주목했어요. 마지막에는 경관의 탁월한 사례를 빼고 두 가지로만 증명했죠.-어려움이 있었겠군요.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서로 모순된 의미잖아요. 그럼에도 그 가치를 찾아내야 했어요. 분석해보니 그 증거들이 충분하더라고요. 아시아 3국에 불교는 다 있습니다. 공통이죠. 이것은 보편성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익산 미륵사의 경우 3탑 3금당이라는 아주 특별한 구조를 갖고 있거든요.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것은 탁월한 덕목이었죠. 건축기술이나 사후세계를 보여주는 무덤의 구조의 특징도 마찬가지입니다. 문화적 전통이나 기술은 중국으로부터 받아들였지만 그것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 적용했고, 이것을 다시 일본에 전해주었죠. 교류와 교류를 잘 보여주는 사례예요.-진정성이나 완전성은 어땠습니까.완전성은 가장 취약한 부분이었어요. 세계문화유산은 기본적으로 건조물이 많거든요. 유물이 아니라 건축물 위주죠. 그래서 지나치게 파괴되고 없어졌다면 완전성을 인정받기 어렵게 됩니다. 결국 그 유산이 얼마나 본래모습을 지니고 있느냐의 문제인데 사실 백제역사유적은 눈에 보이는 것이 별로 없거든요. 그런데 이 취약점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을 찾은 겁니다. 건조물 중심의 사고는 유럽식 사고죠. 유럽은 석조건축물이 중심이어서 시간이 흘러도 별로 문제가 안됩니다. 그에 비해 동양은 목조건축이 중심입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비록 지상부에 남아 있는 것이 없어도 땅속에는 원래의 구조가 잘 남아 있다는 것이에요. 이 점을 유네스코가 인정한 겁니다. 진정성은 손을 댄다 해도 유적의 재질이나 색깔에 원형을 얼마나 반영하고 있느냐의 기준인데 이점에서 가장 우려되었던 미륵사 동탑과 서탑의 경우도 진정성을 규명할 수 있었습니다.-이런 기준을 다 거치고 세계유산이 된 백제 문화의 의미가 더 새롭게 다가옵니다. 당시 백제의 역사적 위상은 어땠습니까.백제는 천도를 두 번이나 한 나라입니다. 고구려 역시 두 번 천도를 했지만 자발적인 천도였죠. 백제는 한번은 쫓겨 내려와 세운 것이고, 한번은 자발적인 것인데 우리가 지금 주목하고 있는 것은 공주로 내려오면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중국 문화의 확산입니다. 백제는 자연조건으로도 강과 바다를 안고 있어서 수운 해운 교통이 발달했죠. 개방적인 특성을 갖게 된 배경입니다. 선진문화를 받아들여서 자기화 하고 더 발전시켜 주변국에 다시 전달하는 교류 문화는 백제의 가장 큰 덕목이랄 수 있습니다. 그만큼 역사적 위상이 탄탄했다는 이야기도 되죠.-고대 동아시아의 공유문화권에서의 백제 역할을 주목하시던데요.고대동아시아 공유문화권을 만들어내는데 핵심역할을 한 나라가 백제입니다. 공유문화권의 기본요소는 의사소통 수단으로서의 한자, 정치이념으로서의 유교, 종교로서의 불교, 사회를 유지하는 법질서로서의 율령, 곧 법이죠. 중국 일본 한국이 공통적으로 다 갖고 있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불교와 유교, 율령을 일본에 전해준 것이 백제거든요. 가야에 불교를 전해준 것도 백제입니다. 고구려와 백제는 중국으로부터 직접 받았지만 백제는 거기서 머무르지 않고 2차로 확산시켰죠. 문화교류의 핵심역할을 한 곳이 백제예요. 저는 바로 이 모습이 오늘의 대한민국이 가야할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시대는 다르지만 한류 열풍과도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맞습니다. 일본에서는 백제 문화의 열풍이 대단했습니다. 백제 이름이 붙은 지역도 많고, 건축과 음악 등 예술 각 분야에 백제문화가 파급되었어요. 그런 점에서 한류의 시작은 백제시대부터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백제역사유적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기쁨이 크지만 앞으로 과제가 더 많을 것 같습니다.물론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은 보존관리가 가장 중요합니다.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근본 목적이 보존이거든요. 이것을 어떻게 잘 활용해서 관광수입을 올릴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잘 보존할 것인가가 목표라는 사실은 의미심장한 메시지예요. 잘 보존하고 관리하면서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 각 지역마다 특성을 살리면서도 세계문화유산 도시를 어떻게 조성해나가느냐 하는 문제는 시급한 과제입니다.-익산 미륵사나 왕궁리유적은 다른 도시에 비해 여건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시내권에서 떨어져 있다는 면에서 특징적인 환경을 잘 살릴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왕궁리는 정말 귀한 유적이죠. 발굴을 통해 드러난 전조후원형 궁궐구조는 유일할 겁니다. 미륵사도 마찬가지예요. 서탑 해체는 아쉽지만 갖고 있는 공간의 의미와 가치, 스토리텔링의 요소가 특별합니다. 이런 요소를 잘 살리면 좋은 공간으로 지켜질 수 있습니다.-교수님 말씀 들으면서 복원과 상상으로 지켜질 수 있는 유적의 가치를 생각하게 됩니다. 가령 유럽의 역사유적이 보이는 것의 가치라고 설명한다면 우리 역사유적은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로 설명될 수 있지 않을까요.맞습니다. 방문객들에게 보여줄 구체적 유적이 부족하다고해서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섣부른 복원은 해선 안 됩니다. 사실 백제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7월 4일 이전이나 이후나 그 역사는 똑같습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제 이 유적들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설명할 수 있는 근거들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죠. 첨단 기술과 예술이 결합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노교수는 초등학교 때 읽었던 삼국지를 자신이 역사를 공부하게 된 끈으로 여기고 있다.삼국지에는 많은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 인물들은 어려운 시기, 이른바 난세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어떻게 상황을 극복해갈 것인가를 보여주죠. 별 볼일 없는 사람도 난세를 통해 두각을 드러내고, 새로운 시대를 이끌어가는 인물도 만들어집니다. 큰 교훈이 거기 있더군요. 역사는 결국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 그래서 모든 것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죠.역사는 또 새로운 역사를 만든다. 한시대의 역사를 우리가 반추하며 귀하게 여겨야 하는 이유도 거기 있지 않을까. 백제가 지금 우리 곁에 성큼 와있다.● [노중국 추진위원장은] 지역학문적 한계 극복한 '백제사 연구 개척자'노중국 교수는 1949년 경북 울진에서 태어났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중학교만 졸업한 뒤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하고 집안일을 도와야 했다. 소를 키우며 지내면서 시내로 고등학교에 다니는 같은 또래 친구들의 등하교길이 마냥 부러웠다. 누군가가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독학으로 공부해 검정고시를 통과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과목 과락에 걸려 재수를 하고서야 합격했다. 때마침 계명대 사학과에 전액 장학금 제도가 있었다. 돈을 들이지 않고 대학에 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다.대학 3학년 때 지도교수의 권유로 한국고대사 연구에 마음을 두기 시작했다. 기왕에 나선 연구자의 길, 고대사 부문의 권위자였던 김철준 교수 밑에서 공부하고 싶어 서울대 대학원을 택했다. 대학원 입학을 하고 공군장교로 군대를 가 4년 5개월 동안이나 군 생활을 했다.백제사를 연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선행 연구가 적은 탓에 연구를 진전시켜줄 자료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포기의 유혹으로 갈등하기도 했지만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 백제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의욕이 생겼다. 무령왕릉 발굴은 노교수가 백제사 연구의 길을 계속 갈 수 있게 한 동력이 되었다.그는 백제사 연구의 개척자다. 석사논문과 박사논문이 모두 백제사연구 첫 논문이 됐다. 석사학위를 받고 곧바로 모교인 계명대 교수로 고향에 돌아왔다. 지역적인 여건으로나 학문적 환경으로나 백제사 연구는 외로운 작업이었다. 90년대에 이르러서야 백제사 연구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백제사 연구자 모임을 만들어 함께 답사를 다니고 토론하면서 학문교류를 확장시켜갔다.2000년대 들어서면서 백제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기 시작했다. 공주와 부여, 익산이 각각 따로 추진하던 것을 통합해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을 발족시켰다. 2012년 5월 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 학문하는 사람으로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서다. 백제역사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고된 노정이 시작됐다. 2015년 7월, 공주 부여 익산을 잇는 8개의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지역적, 학문적 한계를 극복하고 백제사 연구에 열정을 쏟아온 노교수의 열정이 그 과정에 놓여 있다.문화재위원회 위원과 한일역사공동연구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한국고대사학회 회장을 거쳐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제정치사연구〉 〈백제부흥운동사〉를 비롯해 네 권의 백제사 관련 단행본을 펴냈다.36년 동안 몸담았던 계명대를 퇴직한 이후에는 대학 강의를 접고 최종 목표로 삼은 백제생활문화사 연구에 집중하면서 저술활동과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의 의미와 가치를 지키고 열어갈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 기획
  • 김은정
  • 2015.09.11 23:02

[변화&소통] 개인 파산·면책제도

우리 주변에는 힘없고 돈 없는 이웃들이 생각보다 많다. 이들 중 일부는 감당하기 어려운 빚으로 인해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다.실제 우리나라에는 채무상환이 곤란한 연체자(신용불량자)가 32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금의 연체를 면하기 위해 카드 돌려막기 등으로 근근이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는 한계채무자 400만명을 합하면 모두 72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빚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렇게 개인 채무자가 사업 또는 소비활동으로 인해 자신의 재산만으로 모든 채무를 변제할 수 없는 상태에 빠질 때가 있다.이들을 구제하고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돕는 제도가 있다.△개인 파산면책, 신청자격 및 절차=법원에 파산 신청을 하고 빚을 갚을 필요가 없다는 면책을 얻어 채무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공적 회생제도가 반세기 가깝게 유지돼 오고 있다.지난 1962년 1월 파산법(2006년 4월 1일 통합도산법으로 변경) 제정에 따른 개인 파산면책제도와 2004년 9월부터 실시되고 있는 개인회생제도가 그것이다.간혹 파산하면 인생 망치고 호적에 빨간 줄 올라간다, 자녀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고 직장도 못 구한다등의 낭설이 있지만, 이는 모두 근거 없는 소문들이다.파산선고 후 본적지 관청에 통보되는 신원보증 사항만 있을 뿐, 면책을 받거나 복권이 되면 해당 사항은 모두 삭제돼 일반인들이 파산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다만, 공무원 및 사립학교 교원, 검사, 판사, 변호사, 건축사와 공인회계사, 변리사, 자영업자의 경우 자동 퇴직과 자격제한폐업신고를 해야 하는 등 신분상의 불이익은 존재한다.그러나 이들 또한 면책을 받고 나면 자동 복권되며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하면 신분상 불이익 없이 신용회복을 할 수 있다.파산면책제도의 신청요건으로는 직업의 유무에 관계없이 4대 보험 등을 제외한 실 수령액이 법원에서 인정하는 최저생계비에 미치지 못하는 소득일 때와 약 1450만원(시군구 지역) 정도의 임대차 보증금과 6개월 정도의 생활비인 700여만 원의 재산을 보유했을 때다.더불어 카드사협회, 보험협회, 전국은행연합회등이 모여 만든 민간 채권금융 단체인 신용회복위원회를 통해 개인 워크아웃이나 배드뱅크, 희망모아 등을 이용하고 있는 신청자와 신용불량자 및 한계채무자 등도 가능하다.개인 파산면책제도의 절차와 비용, 기간을 보면 일정 서류를 갖춘 뒤 등본상 주소지를 관할하는 지방법원 파산과 접수계에 신청하면 된다.이후 과정은 파산심리, 파산선고, 면책심리, 면책결정, 면책확정 등의 순이다.최종 면책확정까지는 약 10~12개월 소요되며 법원에는 파산심리나 면책심리 때 출석하면 된다.이 때 20여만원 정도만 법원에 납부하면 관련 절차는 마무리된다. 다만 농어민,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장애인, 한부모가족, 월 평균 수입 260만원 이하의 근로자는 대한법률구조공단과의 협의를 통해 관련 비용 전액과 수임을 무상으로 지원받을 수 있다.△적극적인 법률 상담을= 면책이 안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법률 용어로는 면책 불허가 사유라고 한다. 면책 불허 사유에는 채무자가 적극적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다른 사람 앞으로 명의를 바꾸거나 사치나 낭비, 도박 등을 현저히 해 채무가 늘어난 경우등이 있다.그러나 이는 극히 제한적인 사례로 파산 신청자의 95% 가량이 면책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또한 면책결정과 상관없이 면책되지 않는 채무가 있는데, 조세(소득세, 부가가치세, 지방세 등), 벌금, 과징금, 과태료, 형사소송비용, 고용인의 최후 6개월 급료, 이혼 위자료 등은 면책되지 않는다. 단, 통신요금(이동통신 포함)과 할부금은 면책대상이다.한편 개인파산 신청자의 빚 보증인도 보증채무와 자신의 채무로 인해 파산상태에 있다면 각자의 상황에 맞게 채무조정 절차를 밟는 것이 현명하다.신용사회에서는 기본적으로 개인의 신용만을 담보로 금융거래가 이뤄지고 있다.이 때문에 아무리 선진적인 금융시스템이 갖춰진다 해도 우리나라와 같이 복지제도가 미약한 현실에서는 갑작스런 사고나 중한 질병 등이 발생할 때, 또 경기침체로 인한 부도 등 뜻하지 않게 변제가 불가능한 채무자가 생길 수밖에 없다.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하루속히 채무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권리를 찾는 의미에서 적극적인 파산상담을 통해 면책을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이와 관련, 전주시 경원동에 있는 민생경제연구소에서는 채무 및 파산면책제도 관련 법률 지원 및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채무로 인한 인생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고자 한다면 민생경제연구소의 문을 두드려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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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10 23:02

[이색&공감] 나포교육공동체 '도서관 아래'

교육열이 높다고 소문난 한국의 부모들. 좀 더 나은 학군을 찾기 위해 열을 내는 부모들도 있고, 좀 더 나은 선생님과 학원을 찾느라 애 쓰는 부모들도 있다. 사회 구조상 어쩔 수 없다며 학교 성적에 중점을 두고 교육을 고민하는 여느 부모들과 달리 엉뚱하게도 교육을 위해 마을 만들기에 열을 내는 부모들이 있다.지난 1994년 젊은 맞벌이 부부들이 공동육아를 위해 시작하여 현재 한국의 대표적인 도시형 공동체가 된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 마을이 그러하다. 이들은 마을이 학교고, 학교가 마을이다라는 모토로 교육에 이어 주거, 생활, 문화에 까지 점차 공동체를 확장해 가고 있다.협동조합형 어린이집 운영을 필두로 지난 2004년 12년제 대안학교(성미산 학교)를 설립하기까지 약 10년. 또 다른 의미의 명문학교로 자리 잡은 국내의 몇몇 대안학교들이 있지만 대안학교 설립과 운영은 결코 만만할 리가 없다. 더욱이 그 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이 그 지역 주민들의 삶 속에 뿌리내리기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만약, 학생 수가 적은 시골학교의 부모들이 마음을 합쳐 이러한 교육공동체를 만들어간다면 어떨까? 학교의 교사들과 마을 주민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환영하고 이 아이들로 인해 시골의 마을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면?군산의 주봉 망해산과 금강이 둘러싸고 있는 국제적인 철새도래지역 나포에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움직임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바로 군산시 나포의 교육공동체 도서관 아래이다.△지역과 함께하는 육아= 교육공동체 도서관 아래의 주 활동 공간은 그야말로 나포작은도서관의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 마을 경로당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서 생긴 빈 공간이 2015년 군산시 지역공동체 활성화사업과 만나 공동육아를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직접 공간을 가꾸고 방과 후와 방학 기간의 아이들을 이 곳으로 불러 모았다. 외부 강사를 초청하여 생활도구 마술교육 등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이 곳의 진정한 힘은 부모들의 노력과 능력으로 많은 부분들이 채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되었다.학원이 전혀 없다는 나포. 학생들은 나포 서당에서 동네 아줌마 아저씨와 함께 공부도 하고, 모여 앉아 바느질을 하기도 하며, 때때로 어린이 문화 해설사가 되어 나포를 직접 조사하고 발표도 한다. 지난 겨울 출범한 나포 FC 축구단은 여러 지역 행사에서 맹활약 중이며, 세시절기에 따라 삼월 삼짓날이면 화전을 만들고, 동네 주민들과 함께 쥐불놀이를 즐긴다. 소박하면서도 세련된 색채로 직접 채워가는 벽화그림들도 예사롭지가 않다.부모들이 힘들어한다는 방학도 협동이 있기에 이들에겐 더욱 즐겁다. 방학 동안에는 몇몇 부모들이 공동밥상을 준비하여 집에서 혼자 밥을 먹었어야 할 아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니 서로 감사한 마음에 또 한판 부모들 파티가 열린다. 군산시 관광진흥과가 주최하고 동네 교회와 학부모회가 후원하는 여름 생태캠프 때는 군산지역의 로컬푸드로 정성껏 준비된 먹거리로 식사를 함께 하며, 나포의 흙과 자연환경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보며 의미 있는 놀이시간을 보내었다.△아빠가 나선다= 교육은 엄마에게 맡겨지는 보통의 분위기와 달리 이 곳에서는 아빠들의 활동 모습들이 두드러진다. 어느 모임의 장소든지 아빠들이 함께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익숙하다. 나포초등학교 도서관에는 아침마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빠도 있다고 한다. 그 중 독자적인 라디오 채널도 갖고 있는 아빠 세 명, 3빠는 예쁜 동네 까페를 운영하며 휴식의 공간과 좋은 음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 곳에서는 마을 음악 동아리의 작은 음악회가 열리기도 한다.엄마와 아빠의 이러한 모습은 자신의 시간 중 일부를 때내어 자식에게 투자하는 것만으로는 불가능한 모습이다. 부모들 역시 함께 사는 것에 어울리는 삶을 살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고 어쩌면 이들은 차차 준비를 해 온 진정 교육열 높은 부모들일지도 모르겠다.언제부턴가 현대인의 삶에서 육아는 정말 힘든 일이 되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는 속담이 있듯 함께 해야 할 일을 부모가 다 하려니 힘이 들고 벅찰 수밖에 없다.이 곳 나포에서는 학부모들뿐만이 아니라, 동네 친구들, 학교 선생님들, 마을 도서관, 마을 교회,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고 있으니 부모가 좀 바빠도 아이들은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낄 새가 없다. 핸드폰을 사주어도 집에 두고 동네에서 놀고 있으니 핸드폰이 필요가 없어 해지했다는 부모들의 에피소드는 딴 세상 얘기 같으니 그저 부럽기만 하다.△협동으로 키우는 아이들= 서로가 노력했기에 어렵게 형성된 믿음의 힘은 모두에게 그 대가를 충분히 돌려준다. 협동의 삶을 누려본 나포 교육공동체의 사람들은 이 행복을 좀 더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누렸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아무리 좋은 변화도 사람이 없으면 결국 힘을 잃게 되기 때문이다.잦은 정책 변화는 작은 학교와 마을에게 큰 타격을 주기도 한다. 함께라는 가치가 소중히 여겨지는 사회, 나포와 같은 작은 학교와 마을들이 외부의 도움 없이도 우뚝 설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형성되기를 꿈꾸며, 아이들이 좋아하고 아이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나포의 영향이 나포를 넘어 군산, 전북지역에 녹아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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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9 23:02

전원찬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장 "내수시장 탈피, 발전 가능성 큰 기업 글로벌화 적극 지원"

지난 7월 말 취임한 전원찬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장은 전북의 중소기업 사업자들을 만나느라 눈코 뜰 새 없는 한 달을 보냈다. 강원도 출신으로 부산과 경기도 등지에서 지역 근무를 했던 경험이 있지만 전북지역 근무는 처음이다. 그는 타 지역과 비교한 전북의 강점과 도내 중소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과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 3일 전주시 팔복동에 있는 중소기업진흥공단 전북지역본부에서 전 본부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업무를 진행하며 느낀 점, 도내 중소기업을 위한 중점 업무추진 계획 등을 들어봤다.-전북지역본부장 취임 50일이 다가옵니다. 전북에서 지역 기관장으로서 근무를 하게 됐는데 소감은.“전북은 경제지표 및 산업구조가 취약한 지역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농생명, 융복합소재, 문화관광 등 전북에 걸맞는 산업구조를 구축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연구개발특구로 지정되면서 전북은 고부가가치 산업 창출로 가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 전북의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지역본부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전북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아 지역 업체가 갖고 있는 어려움을 살피는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경제적인 측면에서 현재 전북의 강점과 취약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전북은 전국에 비해 부가가치 창출의 산업기반이 취약하다고 생각합니다. 재정자립도 역시 지난해의 경우 9개 도단위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최하위 수준으로 재정상황이 좋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전북의 산업구조를 보면 제조업 중 음식료품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식품산업분야에 강점을 지니고 있습니다. 고부가가치 식품산업 육성을 위한 집중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그 동안 많은 도내 중소기업을 만나셨는데 그들이 꼽는 어려움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자금 조달과 인력 문제에 대해 공통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대내외의 경제환경이 좋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판매 대금이 원활하게 돌아오지 않거나 핵심 인력이 업체를 이탈하는 등의 문제를 겪으며 대내외적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습니다.”-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진공은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까.“우선 자금 부분에서는 올 8월 추경 예산 편성에 따라 전북에 300억원의 예산을 추가해 올 해 총 176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내일채움 공제 사업을 확대해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인재가 장기 근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보다 우수한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내일채움 공제사업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기업주와 핵심 인력이 5년간 매월 일정금액을 공동으로 적립하고, 핵심 인력이 만기까지 재직하면 적립금을 성과보상금으로 지급하는 제도입니다. 올 해 목표가 1만명인데 지난 7월 중순 신청자가 6000명을 돌파했습니다. 인재를 붙잡고 싶은 업체들이 사업 취지에 공감하며 많이 신청하고 있는 상황입니다.”-민간금융권의 자금 지원(대출 등)과 중진공의 정책자금 지원이 다른 점은 무엇입니까.“민간금융권은 재무적인 안정성을 까다롭게 요구하고 또 신생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중진공은 재무적인 안정성에 조금 낮은 비중을 두는 대신 기술성과 사업성, 경영자의 사업 의지를 중점적으로 고려해 자금을 지원합니다. 다소의 위험 부담을 안고서라도 재무적인 평가를 최소화해 사업성과 기술성에 큰 비중을 두고 자금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있습니다.”-좋은 인재를 오래 붙잡아두지 못해 만성적인 인력난에 시달리는 업체들이 적지 않습니다. 중소기업이 해야할 노력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인력을 잡아두기 위해서는 동기부여가 중요한데 자기개발 기회를 부여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직원이 여러 가치를 얻어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합니다. 또 직원들과 기업이 공유할 확고한 목표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나를 따르라’가 아닌 신뢰를 통해 직원이 앞으로 회사와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미래를 보여주는 경영진의 의지와 개선노력이 필요합니다.”-거기에 덧붙여서 중소기업이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한 노력으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합니까.“우선 최고의 기술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는 대기업 앞에서도 당당한 중소기업이 되고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기본 조건입니다. 또 원가절감과 세계 시장 공략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해야 합니다. 대부분 기존 시장에서 경쟁을 하게 되는데 이미 선점해있는 대기업군의 브랜드 파워가 커서 신규로 뚫고 들어가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게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앞으로 중진공 전북지역본부 운영 방향은 어떻게 잡고 계신가요.“자금 지원의 총량에 치중한 내수중심에서 벗어나 발전 가능성이 큰 옥석을 가려내 글로벌화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단편적인 지원으로 자금 지원정책의 의존도를 키우지 않고 업체의 자생력을 키우고자 합니다.”-재임 기간에 역점을 두고 진행할 사업이 있다면.“수출 경험이 없거나 부족한 도내 수출 초보 기업에 대해 수출 마케팅 지원사업을 활성화하려 합니다. 단순히 ‘만든 제품을 해외에 판다’가 아닌 ‘현지에서 팔릴 제품’을 만들도록 지원할 계획입니다. 우리 전북지역본부가 제품 및 업체 분석한 결과를 가지고 한국무역협회 등과 연계해 공략할 시장을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예정입니다. -수출 초보 기업이 해외 시장 공략하는데 염두해야 할 사항은 무엇인지요.“중소기업이 해외 시장 전체를 대기업처럼 석권하는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한 나라에도 지역별로 특성이 다른 점에 주안점을 두고, 거기에 맞는 품목을 수출해 시장을 선점한다면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마지막으로 전북 중소기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저성장기에 강한 기업을 만들어야 합니다. 정책자금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뒷받침하고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주겠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우수인력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종업원이 기업의 자산이라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교육과 근로조건 개선에 좀 더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전원찬 본부장은- 국내 산업메카서 풍부한 현장경험 업무추진력 탁월중소기업진흥공단 전원찬 전북지역본부장(55)은 강원도 강릉 출신으로 부산과 경기도 등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 기술협력센터 센터장과 지부장 등으로 근무하며 중소기업 지원 분야에 두루 경험을 갖췄다.강릉고와 한양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전 본부장은 지난 1990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해 기술교수실 조교수, 전산실 전산운영팀장, 부산지역본부 기술협력센터장, 경기서부지부장, 정보관리실 실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평소 적극적인 업무 추진력은 물론 친화력이 강해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에 나서는 스타일로 직원들의 신임이 두텁다.전북에서는 처음 근무하게 된 전 본부장은 전북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의 관심과 애정도 밝혔다.그는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구개발특구 등 전북의 특성을 살릴 분야에 특화된 업체들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이와 함께 “경영자의 의지가 확실한 숨어있는 우량기업을 발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게 끔 지원할 것”이라며 “글로벌 업체를 몇 개 만들겠다는 식의 수치가 아니라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기업을 발굴하고 키워, 결국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전북지역본부장 재임기간 가장 큰 목표”라고 강조했다.풍부한 지역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더 가까운 곳에서 살펴 해외 시장 진출 지원, 정책 자금 융자·투자 및 마케팅, 인력 양성 등 중소기업 체질 개선을 통한 기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기획
  • 최성은
  • 2015.09.07 23:02

[변화&소통]자전거 라이딩 "두 바퀴로 함께 달리며, 녹색 행복도시 만들어요"

자전거 라이딩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 초등학생들부터 연세 지긋한 노인까지 모두 함께 즐겁게 즐길 수 있는 교통수단이다. 또한 자전거는 대표적인 녹색 교통수단이다. 자동차처럼 커다란 공간을 차지하거나 매연을 내뿜지도 않는다. 적은 공간을 사용하면서도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매연 없는 착한 교통수단이다.하지만 자전거는 안타깝게도 차도와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에서 천덕꾸러기로 취급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자전거 주행환경 열악도로에서 자전거가 주행할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자전거는 차도의 오른쪽 가장자리 차선에서 주행할 수 있다. 도로교통법 상 자전거는 자동차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운전자들은 자전거가 차도로 내려오는 것을 쉽게 용납하지 않는다. 주행하고 있는 자전거를 위협하기도 하고 경적을 울리기 일쑤이다. 차도뿐 아니라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인도와 자전거도로는 분리가 되어있다. 인도는 블록으로 되어있고 자전거도로는 포장되어 그 위에 자전거 모양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하지만 보행자들이 자전거도로로 빈번히 보행하는 것은 물론 불법 주정차 차량들까지 올라와 자전거가 주행할 수 있는 도로를 막고 있다. 인도에 쌓아놓아 자전거의 주행을 방해하는 불법 적치물도 그 중 하나다.시민들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또한 행정적으로 자전거를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불법적치물이나 불법주정차에 대한 단속도 필요하다. 또 부서진 채 방치되어 안전한 주행을 방해하고 있는 자전거 도로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전주시를 비롯한 상당수 자치단체에서는 시민들이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자전거 주행환경 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 선진 시민의식을보행자나 운전자만의 시민의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의식 또한 중요하다.자전거는 도로교통법 상 자동차로 분류되기 때문에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주행방향이 같아야 한다. 역주행을 하다가 사고가 날 경우 자전거를 탄 사람이 가해자가 될 수 있고, 보행자자전거 겸용도로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전거는 보행자를 보호해야 한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마찬가지다.길을 걷다 보면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횡단 시 사고가 났을 경우 자전거의 잘못이 크다. 자전거를 타고 주행하는 순간 차량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가야 보행자로 간주한다. 무조건 자전거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자전거도 차량이라는 생각을 항상 갖고 보행자를 보호하고 도로 신호체계를 준수해야 한다.△ 한여름밤 도심 자전거 라이딩전주시자전거생활협의회는 지역에서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단체 중 하나다.이 단체는 전주시와 함께 지난 8월 22일(토요일) 저녁 8시 이색적인 행사를 열었다. 한여름밤의 자전거 라이딩이다.밤거리를 밝히는 전조등과 깜빡이는 빨간 후미등을 단 자전거 무리가 전주시청 광장에서 출발해 시내를 휩쓸었다. 어른 아이, 너나 할 것 없이 자전거로 하나가 되어 도로를 달리는 모습은 장관이었다.전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에 길을 지나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연신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댔고, 자전거와 나란히 주행하던 자동차 운전자들도 창문을 내리고 신기한 눈으로 바라보았다.전주시자전거생활협의회에서 매년 주최하는 자전거 대행진은 이같은 모습이다. 매년 3월~10월(7월 제외) 셋째주 토요일(8월은 야간라이딩) 오후 3시에 자전거를 타고 도로를 달리는 행사다. 이 행사는 단순히 자전거를 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에게 자전거도 도로를 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자전거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자는 취지다.밤거리를 전조등으로 밝히며 여러 사람들과 나란히 달릴 수 있다는 자체가 대행진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8월 자전거 대행진은 야간라이딩으로 진행했으며, 약 13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번 대행진은 전주시청에서 출발, 덕일중학교와 추천대교를 돌아 다시 시청으로 되돌아오는 10km 구간에서 진행됐다.자전거 대행진에 참가를 원하는 시민들은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안전을 위해 헬멧은 필수다. 9월에는 19일(토요일) 오후 3시에 진행된다. 장소와 코스 등 자세한 사항은 전주시자전거생활협의회 홈페이지(www.d obike.net)나 063-281-2974번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박이슬전주의제21추진협의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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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3 23:02

도심 속 아이들 비밀 아지트 '문화공간 싹'

문화공간싹(대표 채성태)은 2000년 초만해도 다소 생소했던 문화예술교육을 지역의 아이들과 꾸준히 함께 하고 있다. 벌써 15년 남짓. 현재는 어은터널 인근에 있는 공간 일부를 지역주민이 아이들의 활동을 위한 목적으로 기부하였고 페인트칠부터 조명다는 것 하나하나까지 아이들과 채성태작가가 직접 공간 리모델링에 나섰디. 그리고 지난 8월 말 야심차게 공간을 오픈하였다.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새로운 경험을 보는 것만으로도 뿌듯했던 오픈식 현장을 찾아가보았다.어은터널 아래, 뭔가 희미한 불빛이 반짝거린다. 아~ 저기로구나! 가던 발걸음을 불빛 있는 쪽으로 향했다. 입구에서부터 우렁차게 아이들이 손님들을 맞이한다. “안녕하세요. 아지트 오픈식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음식이랑 준비했으니 마음껏 드세요” 아이들에게서 오픈식 멘트를 써보고, 직접 연습한 모습이 보여 기특한 마음에 웃음이 났다. 어두운 마당에, 아이들이 나누어준 야광봉이 반짝거린다. 마당 한켠 자리한 가마솥에 아이들이 돼지고기를 삶았다. 맛이 아주 기가 막힌다. 다들 수육 맛에 빠져, 약속이라도 한 듯 ‘맛있다’를 연발하고 있는데, 지역주민 한분이 물으신다. “ 왜 이렇게 수육이 맛있는 줄 알아요?”, “ 왜요?” “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담겨서 ^-^” 우아.. 마음이 사르르 녹는다. △ 좋은 장소로 지역을 디자인 한 아이들. “ 어은골 소개를 해드릴게요. 함께 가실 분은 입구로 모여 주세요!”아이들을 따라 골목으로 들어서니 벽마다 벽화가 그려져 있다. 아이들이 마을 골목골목에 벽화를 그렸다. 터널 안에는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헤엄을 치고 있다. 벽마다 작고 큰 그림들이 그려 져있다.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벽화사업이 유행이다. 관광객들을 끌어 모을 수 있다고 하니 과정과 결과 따위는 생각하지도 않고 벽화사업을 하겠다고 난리도 아니다. 그렇게 시작한 벽화사업은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의 고통으로 자리 잡는다. 동네가 시끄러워지고 땅값은 올라간다. 그리고 높아진 땅값에 오랜 터를 잡았던 원주민들은 지역을 떠난다. 그러나 어은골에 아이들이 그려낸 벽화는 다르다. 과정이 담겨 있고, 지역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어은골이 있는 지역은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하는 장소이다. 그곳에 아이들이 벽화를 그리겠다며 자주 왕래하기 시작한다. 호기심 많은 어르신들은 아이들이 여기서 뭐하는지 궁금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어르신세대와 아이들 세대가 만난다. 스파크가 튀는 것이다. 채성태 선생님도 그 세대 간의 만남 안에서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다. 스파크가 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이제 이곳은 아이들이 생각을 담아내고, 활동을 만들어나갈 아지트의 공간이다. 아이들의 역사가 쌓이는 공간이 된 것이다. 좋은 장소는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과 생활이 쌓여 형성된다고 한다. 그렇다면, 좋은 장소를 만들려면, 그곳에 사는 사람의 삶과 생활이 쌓일 수 있게 하면 되는 것이다. 벽화를 구실로 시작된 ‘좋은장소’에 아이들과 지역주민의 삶이 색을 덧칠해지며 ‘더 좋은 장소’로 디자인되길 기대해 본다. △ 아이들이 할 수 있도록 가만히…가만히…바라봐 준다는 것.어른들은 아이들보다 경험이 많다. 그래서 두려움도 크다. 빗겨가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안다. 그래서 마음속을 뒤져 애써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게 된다. 아이들을 위해서라기보다 어른들의 편리함을 위해서라는 생각도 든다. 정답을 알려주면, 과정이 없어지니 그만큼 얻어지는 결과물도 빠르기 때문이다. 문화공간 싹에서는 아이들에게 정답을 알려 주지 않았다. 아이들 스스로 직접 몸으로 경험하고 느낄 수 있도록 모든 과정을 맡겼다. 이번 오픈식 과정도 마찬가지다. 아이들 스스로 음식준비, 영상, 발표 팀으로 나누어 준비하게 했고, 날짜도 아이들이 정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함께하는 법을 배워갔다. 사실, 아이들이 스스로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선생님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참 크다. 아이들이 자기 이야기를 꺼낼 수 있게 도와야 하고, 막히는 부분에서는 실마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게 물꼬를 터 주어야 한다. 기다려야 하고, 인내해야 하고, 맘에 차지 않은 부분까지도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아이들에게 경험이라는 것이 쌓이고 시행착오라는 것이 쌓여 자기의 것이 되기 때문이다. 문화공간 싹 선생님들은 그것을 알기에, 이렇게 묵직한 과정을 아이들과 만들어 나간 것이다. △ 반짝반짝한 오늘이 만들어 낼 내일 2015년 문화공간 싹의 토요문화학교 주제는 ‘오늘도, 반짝반짝’ 이다. 2014년도에는 ‘그래도 반짝반짝’이라는 주제로 미래에 대한 상상이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아이들이 살아가는 지금에 대한 고민이 묻어나게 하기 위함이었다. 오늘이 반짝반짝하다면 다가올 내일, 미래는 당연히 반짝 거릴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이 반짝반짝하기 위해서 세상으로 나가보는 준비를 개별 프로젝트 ‘반짝반짝 세상나들이’를 통해 아이들이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그 중 다혜라는 친구는 채성태 선생님을 따라 전북일보에서 주관하는 기자학교 프로그램에서 보조강사 역할을 맡고 있다. 다혜라는 친구가 오픈식에서 ‘반짝반짝 세상나들이’에 대한 소회를 나눠 주었다. “나도 충분히 할 수 있었고, 다른 사람도 할 수 있는데 지금껏 한사람의 능력을 어떠한 기준을 정해서 선을 그었었구나, 라는 것을 경험하면서 깨달았어요. 누구나 충분히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고 세상에서 자신이 주인 되어 반짝반짝하게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각자에게 있어요. 이 프로젝트는 어쩌면 각자에게 특별하게 주어진 그 잠재력, 그것을 끌어올려가는 과정도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모습이더라도 조금씩 내가 꿈꾸는 모습과 닮아가도록 내 안에 있는 것들을 다듬어가도록 노력하는 과정인 것이죠”다혜의 소회가 감동스럽게 다가왔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어려움이 없을 수는 없다. 때로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일까 두렵기도 하다. 그럴 때, 그 상황을 바라보고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은 내가 경험한 것으로 비추어 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 바로 살아가는 삶의 태도로 만들어 진다.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내 삶의 주인으로 내가 살아가려 하는 모습. 아이들은 문화공간 싹을 통해 그 태도를 쌓아가고 만들어 가고 있구나 싶었다. △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오픈식을 준비하는 과정에, 너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고, 작은 공간에 모든 분들을 초대 할 수 없어 이번 오픈식은 부모님들을 모시고 ‘오늘도 반짝반짝’에 참여하는 친구들의 온전한 과정을 위해 꾸며졌다. 아이들 과정 중에 여럿이 함께함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에 대해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기도 했고,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격력의 말을 해주기도 했다. 지역에서 큰 도움을 주신 ‘사부님’의 인사말도 들었다. 어은골을 함께 멋지게 만들어 준 청소년동아리 크로다일의 축하인사도 들었다. 2시간 남짓한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이 오롯이 만들어낸 과정이 눈에 스쳐 지나가는 듯 했다. 아이들 스스로 했지만, 아이들 스스로 하기 위해 애써준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임이 눈에 그려졌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 고 한다. 이제 아지트는 만들어 졌다. 지역 사람들과 아이들이 함께 만들며 쌓아갈 역사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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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9.02 23:02

[변화&소통] 한·일 청소년 환경포럼 - 광복 70주년 江을 통해 한·일 고교생 통하다

방사능 안전 논란을 낳으며 일본 후쿠시마로 떠났던 한국의 아이들이 돌아온 날, 한일 청소년 교류를 위해 오사카에서 한국으로 온 청소년들이 있었다. 전북과 오사카지역 고교생들이 5년째 이어오고 있는 한일 청소년 환경포럼(8월 1011일)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국적은 달라도 모양은 비슷한 물고기지난 8월 10일, 완주 고산천 상류에서 한일 고교생들이 방금 채집한 물고기들을 일본 측 지도강사인 오가와 리키야씨의 도움을 받아 구별하고 있었다.한국의 모래무지는 일본의 카마츠카와, 한국 고유종인 꺽지는 일본의 오야니라미와 친척관계라 할 수 있어요. 몇 달 전 오사카를 지나는 요도강에서 어류조사를 했던 일본 청소년들은 한국의 물고기가 자기 나라의 물고기와 비슷하다는 것이 내내 신기했고, 이유가 궁금했다. 옆에서는 다른 세 무리의 학생들이 물 속 돌을 뒤집어 수서곤충을 잡고 있었고, 수질분석 키트를 이용해 수질을 측정했으며, 물속과 주변 식물들을 채집하고 있었다.△ 한일 관계 실타래, 청소년 교류가 해법한일 청소년 환경포럼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이 교류를 시작한 일본 고주고등학교 과학교사인 후지무라 씨는 일본이 한국에 끼친 잘못을 어떻게 사죄할까, 그리고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교사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고민했다고 말했다.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청소년들이 서로 만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정치인들의 말에 세뇌되기 전, 순수한 시기에 서로 만나 친구가 된다면, 어른이 되었을 때 한일 관계가 지금보다는 평화로울 수 있겠다는 것이었다.한국의 강의 날 대회에 참여했던 후지무라 교사는 이같은 교류 의지를 당시 전북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이었던 김진태 박사(현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장)에게 전달했고, 이 뜻에 공감한 전북지역 과학교사들과 함께 교류를 시작한 것이다.2011년에 첫 교류가 진행되었고, 올해가 5년째다. 그동안 일본 학생들은 다섯 번 한국에 왔고, 한국 학생들은 한번 오사카에 갔다. 한국 측 지도교사 오근석 씨(이리여고)는 2013년 9월 일본에 갔을 때, 환경문제에 대해 작은 것 하나라도 소홀히 하지 않는 일본사람들의 인식과 노력을 보고 감동했다고 한다.내년 1월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환경과학 선진지 견학과 수강, 대기오염 측정 등의 연수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으로 하나되어 환경을 생각하는 교류올해 조사활동에 참여한 학생은 한국 42명, 일본 38명 등 총 80명이다. 이들은 두 팀으로 나뉘어 완주 고산천 상류(오성교 위쪽)와 중류(봉동교) 두 지역에서 생태조사를 했다. 각 팀은 다시 수질, 어류, 수서곤충, 식생 등 소그룹으로 나뉘어, 조사한 생물종들을 구별하고, 서식지 특성을 파악했다. 조사 결과를 정리하고, 하천 상류와 중류의 종 분포 차이를 비교했으며, 일본 요도 강의 생물종과도 비교한 뒤 이를 분석해 포스터 발표를 했다.물론 공용어로 쓰는 영어가 서투르기 때문에 전자사전을 옆에 두고 했지만, 차츰차츰 말문이 열려가고 서로의 마음도 열렸다.빙하기에는 해수면이 낮았고 그래서 일본은 한국과 육지로 연결되어 있었지요. 그래서 한국과 일본의 물고기들이 비슷하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고산천 상류에서 어류 조사를 진행한 A-3그룹의 토의 결과다.청소년들은 생태계 조사 외에도 문화교류, 이리고등학교 둘러보기, 전주천 생태복원 강연듣기, 전주 한옥마을 산책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1박2일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아이들은 내년에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버스가 떠나간 자리에 서서 오래도록 손을 흔들었다.이번 교류에 참가했던 일본 오사카부립고즈고등학교 1학년 무라카미 타가미 학생은 한국의 학생들과 하천조사를 하고 서로의 문화를 이야기했던 순간은 일반적인 한국 관광으로는 하지 못할 귀중한 경험이었다면서, 이번 경험을 주위 사람들에게 전하고, 이러한 노력이 쌓여 일한 관계가 조금이라도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역사로 얽힌 적대감을 풀어 평화를 만드는 데에도 환경교육은 효과적이다. 환경교육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평화 뿐 만아니라 사람과 자연 사이의 평화를 기본적으로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청소년 포럼 주도 오근석 이리여고 교사 "지속적인 환경 교류 활동 동북아 평화 밑거름 될 것"한일 청소년들의 지속적이고 다양한 환경교류 활동은 동북아 환경정의와 평화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5년째 한일 청소년 환경 교류 활동을 주도해 온 오근석 교사(이리여고52)의 소감이다.그에게 올 행사가 더 남달랐던 것은 광복 70주년의 의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위안부 문제나 강제징용 등 일본의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부족한 상황에서 환경을 매개로 청소년들이 평화와 공존의 미래를 고민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와 전문가의 지원이 있는 만남이 중요하다는 것이다.오 교사는 오랜 시간 환경동아리 조직과 운영에 열정을 쏟아왔다. 청소년들이 환경을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고 평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이 학교 교육울 보완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이리여고에서는 환경을 생각하는 학생들의 모임을 지도했다. 이 동아리는 제6회 전국 강의 날 대회에서 하천 모니터링 활동으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고, 그해 일본 강의 날 대회에 한국 청소년대표로 참가했다. 전주 제일고등학교에서는 규모를 키워 전주천 수달탐사반, 전주천 수생식물반 그리고 만경강 생태탐사반을 각각 조직, 운영했다. 이같은 내용을 2013년 제3회 전주 아시아청소년 환경캠프에서 발표했다. 이 같은 활동은 전라북도 환경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되는 성과로 이어졌다.오 교사는 한일 청소년 환경포럼이 일회성 교류에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 일본 오사카 부립 고주고와 전북과학고, 전주고, 이리고, 이리여고 등의 생물 교사들과 뜻을 모아 한일 환경교육연구회를 만들었다. 지금까지는 전북환경운동연합과 지역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았으나 올부터는 교사들이 중심이 되어 학생들의 사전 학습과 조사를 자체적으로 진행했다.그는 내실있는 환경과학 분야 동아리나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에서 환경에 관심있는 교사들에 대한 도교육청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처음에 언어와 문화의 차이로 서먹서먹해 하던 아이들이 금방 친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만날 기회를 더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는 그에게 가장 좋은 교실은 바로 자연이었다./한은주 (전북환경운동연합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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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8.2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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