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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공감] 지리산 운상원 맥 잇는 '운상원 소리터'

지리산에 위치한 구름 위의 집 운상원(雲上院)은 여러 의미로 중요한 명소다. 불교사찰에서는 동국제일선원 칠불암이라 불리는 곳이 운상원의 다른 이름이다. 칠불암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전해지지만 음악과 관련된 이야기로는 신라 신문왕 때 옥부선인이 부는 옥피리(玉笛)소리를 들은 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입사하여 도(성불)를 깨치고 칠불암을 창건했다는 이야기로 유명하다. 다른 한편으로는 신라의 옥보고가 국악기 중 순수 우리악기로 일컬어지는 삼현삼죽(三絃三竹) 가운데 거문고로 운상원에서 50년 동안 공부하고 30곡을 지어 세상에 전했다는 이야기가 내려온다. 문헌상 3대 악성은 고구려의 왕산악(거문고), 신라의 우륵(가야금), 조선의 박연(아악 정비)이라 하지만 거문고에 있어 현재의 음악 체계를 세운 중시조로는 옥보고를 친다. 지리산 운봉 인근에 있던 운상원에서 옥보고에 의한 음악적 기틀이 신라 음악의 기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는 우리 지역과의 밀접함을 증명하고 있다.△국악의 본향, 운상원 맥 이어남원은 국악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다. 국악의 성지 조성사업이 이뤄지는 남원시 운봉읍 비전마을은 동편제 판소리의 창시자인 가왕 송흥록 선생이 태어난 곳이며 명창 박초월의 소리 고향이다. 예부터 운봉은 옥보고가 거문고를 크게 발전 시킨 곳(운상원)으로 알려져 있다. 국악계의 거성으로 우뚝 솟은 송광록, 송우룡, 송만갑, 김정문, 이화중선, 장재백, 배설향, 강도근, 안숙선, 강정숙, 전인삼 등과 대금의 명인 강백천, 가야금병창의 명인 강순영, 오갑순, 강정렬 등 수많은 명인명창이 지리산 자락의 아늘한 고원인 남원에서 소리를 빚어 국악의 고장으로 키워 왔다.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 전수교육조교인 김무길 명인(73)이 부인인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2-13호 판소리 수궁가 보유자 박양덕 명창(69)과 함께 운상원 소리터로 옥보고가 기거하던 옛 운상원의 맥을 잇고 있다.부부는 지난 2002년 10월 가산을 끌어모아 남원 운봉읍 권보리의 고남산 자락의 고남초교터를 사들여 꾸미기 시작했다. 건물의 2층은 생활공간으로 쓰며, 아래층은 제자들에게 판소리를 비롯해 남도민요, 거문고 등을 가르치고 있다.10년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도 넓은 소리터를 가꾸는데 바쁘기 한이 없다. 1만 6000㎡가 넘는 대지에 조성한 운상원 소리터를 두 명인이 구석구석 손수 다듬어 다소 버거워 보이기도 했다. 그 옛날 옥보고가 있던 운상원의 명성을 되살려 후학을 양성하고 우리 음악을 지키는데에는 부부의 사명감도 동반되었다. 두 명인의 손과 발로 일군 이곳이 시간이 지나 빛나는 명소가 아닌, 아닌 살아있는 배움의 명소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좀더 관심이 필요한 듯했다.△예술이 이어준 부부의 연김무길 명인은 서울에서 태어나 고(故) 한갑득(1919~1987)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의 예능보유자에게 사사했다. 서울국악예고(현, 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서 신쾌동(19101977)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 예능보유자에게 배움을 이어 거문고산조의 양대 산맥인 두 거장을 스승으로 뒀다. 지난 1986년 제1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문 장원, 1994년 KBS 국악대상 기악부문 대상을 받았다.박양덕 명창은 전남 고흥 출신으로 11세 때부터 집에 독선생으로 박복선 명창을 모셔 판소리 공부를 했다. 조기교육으로 판소리 4바탕을 사사했다. 열다섯 나이에 여성국극 공연에 참여, 전국을 돌아다니며 무대에 섰다. 김소희 명창에게도 소리를 배웠고, 김 명창의 친동생인 김경희 명창으로부터 남도민요를 비롯한 팔도민요를 익혔다. 1990년 제17회 전국판소리경연대회 대통령상, 1994년 KBS국악대상을 수상했다.박양덕 명창과 김무길 명인이 부부의 인연을 맺은 것은 김무길 명인의 부친인 김봉현 선생이 당시 남녀 혼합단체였던 햇님창극단(후에 여성국극단)의 단장으로 근무할 때였다. 1960년대 열악한 공연문화 현장에서 전국을 무대로 창극(국극) 공연을 펼치면서 키워온 인연이 애틋하다. 이들은 공연 현장에서 선배들의 중재로 사랑을 키웠고 부부가 됐다.△무대에서 단상으로부부는 사랑과 함께 국악인으로서 실력을 담금질하며 1960년대를 보냈다.김무길 명인은 그 때는 녹음기는커녕 악보도 없던 시절, 구전심수로 배우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마음 속 깊이 와 닿은 감정과 음악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연주할 수 있는 바탕이 됐다며 오롯이 밥 먹고 자는 시간 외에는 스승의 음악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보낸 각고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1960년대 말부터 국극을 공연할 장소와 기회가 사라지면서 한 가족의 가장인 김무길 명인도 다른 명인과 마찬가지로 취업에 나섰다. 1979년에 국립국악원에 민속악반이 생기면서 수석 악사로 들어가 음악적 재능을 펼치도 했다. 서용석류 대금해금 산조의 창시자인 고(故) 서용석 국립국악원 민속연주단 전 음악감독과 함께 시나위를 연습하다 산조합주를 구성했고, 남도민요 연곡의 기반을 만드는가하면, 구음시나위 등의 민속합주 작품의 기초를 다졌다. 이 부부는 먹고살기 어려웠던 60~70년대가 음악적으로도 가장 재미있던 시기였다며 오직 국악에 대한 열정으로만 뭉쳐 배고프고 힘들어도 함께하는 연주로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찾았던 때로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데 큰 밑거름이 됐다고 회고했다.박양덕 명창이 남원의 국립민속국악원에 지도위원으로 먼저 내려오고 그 다음해인 2001년 김무길 명인이 국립민속국악원에 예술감독으로 부임하면서 가족 모두 이곳에 정착했다. 부부가 국립민속국악원에 예술감독과 지도위원으로 재직하자 구설을 피하기 위해 박 명창은 남원시립국악단으로 건너가 단장으로 근무하다 김 명인이 정년퇴직한 뒤 국립민속국악원으로 돌아가 예술감독을 지냈다. 이후 두 부부는 운상원 소리터에 자리를 잡고 스승들이 그랬던 것처럼 우리 소리를 후대에 전하는데 여념이 없다.

  • 기획
  • 기고
  • 2015.04.29 23:02

[지리산 산악철도 유치] 국립공원 제1호에 스위스형 친환경 교통시스템 '시동'

남원시가 산악철도 시험노선(1㎞)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남원 지리산으로 시험노선이 유치돼야 본격적인 실용화 노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현재 상황은 어떤가. 지난 2013년 4월16일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기술교류 협약을 갖고 지리산 산악철도 사업의 첫 단추를 뀄던 남원시로서는 긴장감을 늦출 수 없는 실정이다. 2016년에 공모를 통해 시험노선 대상지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때문이다. 이에 남원시는 올해 지역의 최대 현안사업으로 산악철도 유치를 꼽고 있다.△산악철도= 산악철도는 폭설, 결빙, 급경사 등의 기후 및 지형 조건에 맞춰 산악지형에서 운행할 수 있게 특수하게 제작된 철도를 의미한다. 스위스 융프라우에서 운행하고 있는 톱니바퀴형(랙&피니언) 산악철도가 세계적인 명소로 부각되고 있다.남원시의 실용화 노선은 1구간 18㎞(육모정고기삼거리정령치달궁삼거리), 2구간 16㎞(달궁삼거리성삼재천은사)로 나뉘어 있다. 시는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에 산악철도 시범도입을 위해 전북도 및 정치권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2018년에 시범노선 설치, 2020년에 산악철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추진 배경=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국내 최대의 자생식물(1470여종)을 품고 있는 대한민국의 명산이다. 사업 추진을 검토하고 있는 정령치와 노고단 구간은 국토교통부 선정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올라 있으나, 산악지대 특성상 겨울철 결빙으로 10월말부터 다음해 3월까지 약 5개월은 차량통행이 제한된다. 지리산의 주요관광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주민 통행불편과 제한된 관광자원으로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미흡하다.지역이 안고 있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고 지리산이 갖고 있는 천연자원을 보존하는 지혜를 해발 3454m의 스위스 융프라우 산악철도에서 찾았다. 스위스는 100여년 전부터 만년설이 덮인 스위 융프라우를 볼 수 있는 산악철도를 개발해 현재는 전 세계인이 지속적으로 찾고 있는 관광 명소로 떠올랐다.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개발한 최신식 친환경 산악철도를 지리산에 도입한다면 지리산의 제한된 겨울관광과 차량통행으로 인한 교통정체 및 배기가스 오염 등을 해소하고 세계인이 주목하는 새로운 관광자원 창출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이 프로젝트가 계획됐다.△추진 과정= 남원시는 지리산에 산악철도를 유치하기 위해 대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전개해왔다. 2013년 4월에는 국토교통부 산악철도 핵심기술개발 R&D 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과 지리산 산악철도 시범 도입과 관련한 협약을 체결했고, 2014년 2월에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실시한 지리산 산악철도 기본계획 및 예비타당성조사 용역을 완료했다.2014년 11월에는 산악철도 선점 및 시민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서울상공회의소에서 150명이 참석한 가운데 산악철도 세미나를 개최했다. 2014년 12월에는 전북도지사에게 산악철도 시범도입에 대한 전북도 차원의 협조 및 지원을 요청했다.2015년 3월에는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을 남원시로 초대해 산악철도 시범도입의 당위성을 제시했고, 하반기에는 지리산 현지에서 산악철도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어떤 효과= 시에 따르면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에 산악철도가 도입될 경우, 일단 최초의 산악철도라는 점에서 큰 상징성을 갖게 된다. 지리산의 사계를 자원화함에 따라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관광자원으로 발돋움이 기대된다. 이에따른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원시는 또한 이 구간의 차량 통행으로 인한 대기오염, 야생동물의 로드킬, 급커브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 등이 예방될 것으로 내다봤다.△난관과 대책 = 이 프로젝트의 성사까지 여러 난관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우선 대상지 중 일부 지방도가 폐쇄됨에 따라 주민들이 관광객 감소 등을 우려해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 남원시는 이에대해 현재 겨울철 5개월 동안 차량동행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이곳을 찾는 관광객이 거의 없고, 머무르는 관광이 아닌 스쳐가는 관광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며 산악철도가 도입된다면 자연을 해치지 않고 지리산의 겨울을 관광자원화해 지역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환경단체의 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시는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은 생태계의 보고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개발은 안된다는게 환경단체의 입장이지만, 현재 지리산 순환도로에는 해마다 여름철 피서 차량이 몰리면서 발생하는 차량 배기가스 문제와 매년 500여건 이상의 로드 킬 발생 등 환경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일부 지방도를 폐쇄하고 기존 도로에 친환경 미래 녹색 교통시스템인 산악철도를 도입하게 되면 환경문제는 물론 생태계 파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사업대상지가 자연공원법에 의한 국립공원지역으로 개발에 대한 허가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이와 관련해 시 관계자는 지리산 산악철도는 국립공원지역을 관통하는 지방도에 설치하는 사업으로 국립공원관리공단, 전라북도, 환경부 등 유관기관의 절대적인 이해와 협조가 필요한 사안이다면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시행한 지리산 산악철도 예비타당성조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산악철도 시범사업 추진에 따른 막대한 재원 마련도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시는 이 사업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에서 자체 개발한 랙&피니언, 독립 차륜장치 등 우리나라 최초로 국립공원 제1호 지리산에 적용할 수 있는 친환경 미래 녹색교통 산악철도 시스템이다. 중앙정부에 R&D 연구개발 시범사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한편 민간사업자 참여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환주 남원시장 "국내 첫 산악철도, 지역경제 파급효과 커시민들 적극적인 관심협조 필요"이 시장은 국내 최초의 산악철도 선점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했다.이 시장은 산악철도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난관이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범노선 및 실용화 노선이 남원에 도입된다면 최초로 산악철도를 선점한다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면서 남원시는 이를위해 현재 국토교통부 및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을 지속적으로 방문해 국립공원 제1호인 지리산의 상징성과 사업추진의 당위성을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산악철도 유치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시장은 남원시가 체류형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것이며, 사계절 관광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그동안 급경사 및 급커브로 인해 빈번하게 발생했던 교통사고 위험 문제, 차량통행으로 인한 공해발생 문제, 야생동물 로드킬 문제 등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현재 1단계 구간(18㎞육모정고기삼거리정령치달궁삼거리) 중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의 산악철도 핵심기술(급구배 추진시스템, 탄성 랙&피니언, 매립궤도 기술)에 대한 성능시험 시험장(Test Bed) 유치를 추진중인 남원시. 이 시장은 테스트 베드 대상지로 선정돼야 다음 단계인 실용화 노선까지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 기획
  • 홍성오
  • 2015.04.28 23:02

30일 개막 전주국제영화제 고석만 집행위원장 "외연 확장에 중점…시민 친화적 축제로 거듭납니다"

오는 30일 개막을 앞둔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는 올해 축제성을 한층 돋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로 영화 그 자체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관람 환경 개선과 함께 대규모 야외 관람, 공연, 전시, 푸드트럭 등을 마련해 대중성과 접근성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전주영화제 자원봉사자의 발대식이 있던 지난 25일 고석만 집행위원장으로부터 올해 특징과 행사 전반에 대해 들어봤다.-지난 2012년에 9월 전주영화제에 오셔서 벌써 3번째입니다. 그동안 어떤 색의 영화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첫 해는 메우는데 급급했고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로 침전된 분위기였고 올해 비로소 영화제다운 행사를 합니다. 16회가 되니 성숙해 확장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단계에 이르렀고 이번에는 외연의 확장에 가장 중점을 뒀습니다. 영화제는 예술독립 영화라는 전주다운 게 가장 중요합니다. 결국 얼마만큼 좋은 영화를 가져 오느냐로 승부를 거는데 원칙을 바탕으로 여기에 보다 대중친화적으로 개방하고 시민을 흡수하기 위해 축제 분위기를 확대했습니다.-올해 가장 큰 변화와 특징은 무엇입니까?전주종합경기장, 영화의 거리, CGV전주효자가 삼각벨트로 묶여 공간이 확대된 점입니다. 영화의거리에 밀집된 교통문제와 노후한 영화관이 가진 상영환경의 해결책으로 제시됐습니다. 더불어 지역축제로서 영화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시민친화적인 축제로서 거듭나고자 하는 영화제의 의지도 반영된 결과물입니다.-시민의 참여를 높이는 다양한 방안을 내놓았습니다.4월 30일 오후 7시에 실시하는 개막식의 일반좌석수를 전체 50%에 해당하는 2000석으로 배정해 기존 25% 내외에서 크게 늘렸고, 5월 6일 오후 7시에 여는 시상식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좌석은 종합경기장의 지프광장과 영화의거리 내 지프라운지 티켓매표소에서 당일 1인 2매 선착순으로 무료배포합니다. 더불어 버스킹, 관객파티, 라디오 공개 방송 등의 공연이벤트와 관객이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 플리마켓, 보드게임 및 다채로운 음식이 준비된 푸드트럭 등이 흥취를 더합니다. 한옥마을과 영화의 거리를 중심으로 이벤트와 100Films(필름), 100Posters(포스터) 왕빙:관찰의예술 등의 특별전시가 부대행사로, 종합경기장에서는 낮시간대 지프광장에서 토크 프로그램과 공연으로 즐길거리를 제공하고 저녁에는 야외상영을 합니다. CGV전주효자점에는 영화 제작진과 관객이 대화하는 GV(지브이)를 상당수 배치했으니 골라 즐기시길 바랍니다.-올해 가장 두드러진 점이 종합경기장의 사용입니다. 실제 공간이 어떻게 꾸며질지 궁금증이 큽니다.경기장 내 스탠드 좌석을 안전상 쓰지 않고 그라운드 한쪽에 대형 화면을 설치합니다. 가시성과 가청성을 고려해 그라운드 위에 잔디 보호대를 깔고 4000석의 의자를 놓았습니다. 대형 화면을 맨 위 꼭지점으로 한 삼각 형태로 양쪽에 입구를 만들어 왼편은 레드카펫으로 사용하고, 오른쪽은 일반 관객의 입구로 구성했습니다. 30일부터 5월 6일까지 이곳에서 야외상영이 이뤄지는데 다행히 일기 예보도 화창할 것으로 전망돼 새로운 시도에 기대가 큽니다.-지난해 하지 못했던 레드카펫 행사에도 관심이 높습니다.초청 손님이 다른 때보다는 많이 오지만 전주영화제는 대부분 예술영화라 덜 알려진 배우가 찾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비교를 하곤 하는데 우리와 다른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 부산은 지난해까지 비용을 지불하거나 매니지먼트협회와 협약해 유명 배우를 불렀습니다. 그리고 상업적 영화의 홍보를 위해 참여하는 만큼 단순 비교할 수 없습니다. 물론 저도 그런 유혹을 받습니다만 쓴 예산만큼 효과가 적습니다. 예술영화에 참여하는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한 만큼 박수와 격려를 보내주시길 바랍니다.-지난해부터 장편으로 전환한 제작 지원 프로그램인 전주 프로젝트:삼인삼색이 올해 모두 외부 투자 없이 자체 제작했습니다. 배급 계획과 앞으로의 제작시스템은 어떤 형태를 갖추게 됩니까?전주영화제는 지난해부터 감독과 제작자, 투자사를 연결하고 영화산업의 주체를 대응시키는 새로운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잠정적으로 해외 자금의 국내 유입과 한국 투자사의 해외진출을 가능하게 하는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프로젝트의 기획에서 배급에 모두 관여하는 역할을 영화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독립장편제작의 혁신적인 모델로 관계자들의 주목을 이끌었습니다. 향후에도 삼인삼색의 제작 공정에 필요한 제작비 조달과 제작 시스템, 제작 후 관리를 통해 국내 유수 제작배급사와 더욱 긴밀하게 제휴를 맺으며 경쟁력을 다지고 전문 인력을 양성해 자생력을 극대화겠습니다.-최근 사무처장이 사의를 표시했습니다. 건강 악화였지만 조직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의혹도 있습니다.조직은 시스템에 의해 운영됩니다. 시스템과 개인은 다릅니다. 16회를 맞은 전주영화제는 한 개인의 능력이나 기지에 의해 움직이는 게 아니라 시스템으로 돌아갑니다. 물론 이 가운데 개인의 사정과 시스템의 부조화는 있을 수 있습니다. 사무처장은 제가 나서서 승진을 시켰는데, 행사를 앞두고 스트레스와 압박이 심했을 겁니다. 일단은 제 부덕의 소치라는 점을 달게 감수합니다. 더불어 영화제 조직원은 대부분 안정되지 않은 1년 계약의 비정규직으로 착근할 수 없는 구조입니다. 또한 그동안은 영화제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조직의 일반적인 규범이 작동하지 않은 측면도 있어, 이를 바로잡는 과정도 필요합니다.-전주영화제 기간 자원봉사자인 지프지기와 시민, 관객에게 길잡이를 하신다면요.전국적으로 지프지기는 긍지가 있습니다. 이들이 활달하게 능동적으로, 자유분방하게 열흘을 보내길 바랍니다. 더불어 사회 조직의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는 계기로 작용했으면 합니다. 아울러 종전과는 확연히 다른 영화제의 장이 열렸습니다. 적절한 형식을 갖춘 정체성을 지닌 놀이마당을 형성할테니 시민과 관객이 맘껏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고석만 집행위원장은] 명연출자에서 문화콘텐츠 구현자로전주국제영화제 고석만 집행위원장(67)은 전주 교동 출신이다. 전주북중 2학년 때 상경했고 명지고등학교와 서라벌예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했다. 중앙대 대학원 영화학을 수료했다.지난 1973년 MBC TV 제작국 PD로 입사해 청소년드라마 제3교실과 형사물인 수사반장을 비롯해 정치드라마인 제1공화국, 제2공화국 등 공화국 시리즈와 거부실록시리즈를 제작했다. 이 외에도 야망의 25시, 땅, 간난이, 억새풀, 코리아 게이트 등을 선보이며 연출자로 이름을 알렸다. 1990년 한국방송대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방송계를 떠나 1999년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국립영상간행물제작소 소장과 한국정책방송 K-TV 대표를 거쳐 2003년 EBS 사장을 지냈다. 2005년 MBC 제작본부장과 특임이사로 재직하다 2007년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에 임용됐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조직위원회 총감독 이후 2012년 9월부터 전주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 기획
  • 이세명
  • 2015.04.27 23:02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 총감독 인재진 호원대 교수 "아시아 대표 음악 축제된 비결은 '위대한 실패' 경험이죠"

도시마다 봄 축제가 뒤를 잇고 있다. 축제를 알리는 플래카드와 포스터와 사인탑은 도시의 거리를 부유한다.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그러나 축제의 일상은 우리의 기대처럼 늘 평탄하지만은 않다. 축제가 도시의 경쟁력이 되었기 때문이다. 부침이 심한 축제의 결말은 늘 불안하다. 자치단체가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는 축제라면 더 그렇다.대한민국의 헤아리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많은 축제 중에 우리가 진정으로 선망하는 축제는 얼마나 될까.지난 2004년, 인구 6만 명의 군 단위 작은 도시에서 새롭게 이름을 올린 축제가 있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이다. 북한강 유역, 비가 와 물이 불어나면 잠겨서 없어지는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섬. 쓸모없는 땅으로 버려져있던 이 섬이 재즈 페스티벌로 깨어나 지금은 아시아 최고의 재즈페스티벌이 열리는 풍요로운 낭만의 땅이 됐다. 시골의 작은 섬과 재즈라는 전혀 대중적이지 않은 음악 장르의 만남은 흥미롭다. 더구나 이 페스티벌은 이제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페스티벌이 됐다.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만들어 12년째 이끌고 있는 공연기획자 인재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총감독(51, 호원대 공연미디어학부 학부장)을 만났다. 햇살 좋은 3월 봄날이었다.30대부터 40대를 거쳐 50대에 이른 그의 삶은 대한민국에서 공연기획자로 살아온 험난한(?) 여정위에 온전히 놓여 있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골라서 걸어온 그의 궤적은 성공보다는 실패의 시간들로 이어진다. 그러나 돌아보면 어느 순간도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자라섬페스티벌과 같은 성공한 무대는 그의 표현대로 위대한 실패가 가져온 결실이다.30대와 40대를 거쳐 오는 동안 그가 올렸던 공연무대는 1000여회, 이중 적자를 면했던 공연은 100분의 1정도에 그친다. 이쯤 되면 기획자로서 능력 부족은 충분히 검증(?)된 셈이다. 그의 이름 앞에 흥행업계의 마이너스 손 희귀음반 제작자 라는 별칭이 붙었던 것도 이때다. 그런데도 그는 그 실패를 딛고 살아남았다.아무도 하지 않는 장르를 개척해 좋은 공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시작한 일이어서 그만 둘 수 없었습니다. 상업적으로 실패했다고해서 그것이 좋은 공연무대가 아니었다는 것은 아니죠.비결은 따로 있지 않았다. 그의 좌우명대로 꾹 참고 그래도 안 되면 말고 다시 일어서 온 인고의 시간들이 바로 비결이었다.인터뷰 전날 그는 전주의 축제기획자들와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을 만나 강연을 했다.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 강연 현장은 웃음소리가 넘쳐났다. 그의 위대한 실패가 주는 울림은 컸다.-자라섬 재즈 페스티벌과 감독님 이름이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니셜을 JJ로 쓰시던데요. 자라섬과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습니까.우연히 이루어진 특별한 인연이죠.(웃음) 친구 대신 특강을 하게 되었어요. 그때 축제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그 자리에 가평군청 문화담당 공무원이 있었나봐요. 그 분이 가평에서도 그런 것 할 수 있겠느냐고 나중에 연락이 왔어요. 막상 가보니 그 분이 안내해준 곳은 축제를 하기에 적합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돌아오면서 마지막으로 보여준 곳이 있었는데 그곳이 자라섬이죠.-인연이 특별하군요. 그때 자라섬은 그냥 방치되어 있는 섬 아니었습니까.맞아요. 자라섬은 비가 와 물이 불어나면 소양댐이 방류를 하게 되니 가라앉는 섬이었죠. 그런데 저는 여기다 싶더라고요. 자라섬 같은 아름다운 섬에서 언젠가는 꼭 재즈 페스티벌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주위에서는 다 말렸다고 들었는데요.회사 식구들부터 반발이 컸어요. 외진 곳이고 게다가 대중성이 없는 재즈페스티벌을 하자고 하니 그럴수 밖에요. 그래도 설득을 했죠. 저도 사실은 걱정이 많았어요.-그래도 어떤 확신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계기가 있었죠. 핀란드에서 열리는 포리재즈페스티벌에서 영감을 받았거든요. 포리는 인구 8만 명의 작은 해안도시예요. 1966년에 포리재즈페스티벌을 만들었죠. 핀란드 전체 인구가 520만 명인데 연평균 15만 명이 이 페스티벌을 보러 옵니다. 지난 40년 동안 모든 국민이 다녀간 셈이죠. 포리 페스티벌을 만든 사람이 유리키 캉카스감독인데 그 분을 2000년 시드니에서 만났죠. 스물한 살에 그 페스티벌을 만들었는데 얼마전까지만 해도 디렉터로 일하다가 65세를 맞아 은퇴한 분입니다. 그 인연으로 포리를 가게 됐습니다.-공연 기획자로 일할 때였겠군요.제가 30대 중반, 재즈 전용 소극장을 운영했던 직후인데 재즈와 월드뮤직을 전문으로 하는 공연기획사를 운영 하면서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죠. 좋은 인연이었는지 그 다음해에 핀란드 대사관을 통해 저를 초청해주셨어요. 항공과 숙박, 개인 경비까지 지원을 받았는데 가서 보니 포리는 완전 별천지인거예요. 더구나 제게는 무대 뒤 대기실 뿐 아니라 원하면 어디든지 갈 수 있는 ALL Access Pass 가 주어졌어요. 거기서 재즈계 스타들을 다 볼 수 있었죠. 관객 4만 명이 열광하는 그 무대를 보면서 한국에서 꼭 저런 페스티벌을 만들겠다는 꿈을 갖기 시작했어요.-자라섬 첫해 예산은 얼마나 되었습니까.가평군에서 지원해준 예산이 3억 원이예요. 군 단위 자치단체로서는 큰 부담이었지만 페스티벌을 치르기에는 많이 부족했어요. 세계 각국의 뮤지션을 섭외하고 초청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으니까요. 스폰서십을 유치해 몇 군데 지원을 받기도 했지만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터져 나오는 일들이 많아 고생했죠.-재정은 어떻게 해결했습니까.공무원들에게 빌렸어요. 적잖은 돈을 과장 계장 담당공무원한테 부탁했지요. 처음엔 황당해했는데 그래도 빌려주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돈독한 관계가 되었어요.(웃음) 그때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돈이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그 돈을 마련하느라 여기저기 융통해서 해결해주었거든요. 정말 고마운 일이죠. 그런 훌륭한 공무원들을 만나고 나서 대한민국 공무원들에 대한 선입견을 날려버렸습니다.-복이 많으십니다. 그래도 첫해 부담이 컸을 텐데요.물론입니다. 제가 공연료를 받겠다고 하니 자치단체에서는 당연히 반대했죠. 예산을 지원했는데 무슨 돈을 받느냐고. 그래도 상징적으로라도 입장료를 받아야 한다고 우겼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잘한 선택이었어요.-지금은 자라섬 페스티벌이 정체성으로도 그렇고 경제적으로도 성공한 페스티벌로 꼽히는데 지원에만 의존했던 상황이 반전된 것은 언제부터인가요.축제 초기는 늘 적자로 허덕였어요. 4회쯤엔 제가 살고 있던 서울집을 팔아 적자를 좀 해결하고 가평으로 이사했죠. 다행히 적자 폭이 줄기 시작해 5회 쯤 되니 투자와 수입이 거의 맞는 상황이 되었어요. 조금 여유 있게 축제를 준비하고 가능성을 더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 그 즈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야기를 좀 되돌려보죠. 어렵게 공연기획사를 운영하셨다고 들었습니다. 90년대 중반쯤인가요.그렇죠. 기획사를 차리고 온갖 잡다한 일을 다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뮤지션들을 행사에 보내주는 역할을 주로 했는데 전문적인 매니지먼트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단순한 일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프로축구 개막전이 있을 때 밴드 하는 아저씨들 50명 이어주는 것. 일종의 음악 인력 공급업이었죠.(웃음) 그런데 그때 그 일을 하면서 많은 뮤지션들을 알게 되었어요.-돌아보면 소중하지 않은 일은 없는 것 같아요.맞습니다. 음악적인 영역에서 보면 그때가 가장 넒은 인적 교류를 할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그즈음 방송 드라마 덕분에 재즈에 대한 관심이 일기 시작했는데, 재즈는 낯설긴 했지만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일이니 해보고 싶더라고요.-다른 사람이 가지 않는 길에 대한 관심. 거기에 자라섬의 성공 비밀이 있을 것 같습니다.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때 재즈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되니 재즈뮤지션들과 일을 같이 하게 되고 그러면서 대학로에서 딸기 소극장이란 재즈 전용극장까지 열었으니까요.-대학로에 재즈 전용 소극장을 연 것도 용기가 필요했을 것 같습니다.딸기소극장은 100석 정도의 작은 공연장이었어요. 아는 분이 소극장 운영이 어려워지니 니가 한번 해보라해서 맡은 것이었죠. 매일 재즈 공연만 했는데 어떤 날은 두 명 관객을 놓고 그보다 더 많은 뮤지션들이 무대에서 연주를 했어요. 그래도 재즈라는 장르로만 운영되는 전문극장이 없어서인지 관객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해 꽤 운영이 잘되었는데 건물주가 바뀌는 바람에 아쉽게도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잘되어가던 소극장이 문을 닫으면서 다시 시작해야했겠군요.건물주가 바뀌면서 극장을 접게 돼 없어졌는데 그 뒤로는 떠돌며 되지도 않는 공연 기획해서 망하고 다시 시작하는 악순환이 계속됐어요. 결국 기획사는 망했죠.-감독님 말씀대로라면 좀 망해봐야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저는 너무 여러 번 망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과정 모두가 소중한 경험이 되었어요. 물리학자 닐스 보어가 전문가란 특정 분야, 자기 주제에 관해서 가능한 모든 실수를 이미 저지른 사람이라고 정의했잖아요. 저는 그 정의를 좋아합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저는 넘치는 전문가거든요.(웃음) 지금도 여전히 많은 전문가들이 대한민국의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실수와 실패를 하고 있을 겁니다.-자라섬을 맡기 전까지도 수많은 공연을 하셨죠.기획사를 하면서 정말 많은 공연을 했어요. 그것도 재즈와 월드뮤직만으로 자라섬 페스티벌을 맡기 전까지 대략 1000회 정도 공연을 했더라고요.-재즈라는 영역이 대중적이지 않아서 관객들을 끌어들이기에 어렵지 않았습니까.소극장을 운영할 때 그런 어려움은 단련되었던 것 같아요. 관객이 없으면 뮤지션이나 관객이나 기획자나 모두가 서로에게 미안한 상황이 되죠.-그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합니까.그래도 해야 합니다. 저는 뭐든지 한 번에 이룬 일은 없어요. 소극장 관객도 무대 위의 연주자보다 많은 상황까지 가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그 경험으로 어떤 공간이 특화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간과 치밀한 계획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그런데 대부분이 그 시간을 못참는것이겠지요.그렇죠. 그래서 또 다른 길을 찾게 되는데 그것이 답은 아니거든요. 그 실패가 경우에 따라서는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 되어 길을 알려주기도 하고 기반이 되기도 하지요.-상업적으로 성공한 공연도 있지 않나요.대부분 망해서. 1000회 공연하면서 돈을 번 것은 한 열 번쯤 될까요. 그렇다고 뭐 큰돈을 번 것은 아니고 적자를 면했다는 것이죠. 위축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대중성을 좇아가고 싶진 않았어요. 남들이 하지 않는 좋은 공연을 하려고 노력했죠.-감독님이 생각하는 좋은 공연은 어떤 것인가요.기의 흐름이 원활해서 무대 뒤에서부터 관객까지 그 흐름이 이어지는 공연입니다. 모두가 행복한 공연이죠. 무대 뒤에 있는 사람들도 즐겁고 신나야 좋은 공연이 되는 것이거든요. 무대 위에 있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관객은 관객대로 감동을 받아야 하고. 역으로 그런 기의 흐름이 관객으로부터 무대 뒤까지 전달되는 그런 공연이죠.-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그래도 그런 공연을 늘 추구해왔어요. 대한민국에서 아는 사람이 5명만 된다 해도 공연을 무대 위에 올릴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했죠. 오히려 낯선 영역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무대를 기획할 때 더 즐겁게 일했던 것 같아요. 즐거움이란 것이 꼭 익숙하고 아는 것으로부터만 찾아지는 것은 아니거든요. 가령 지나치게 아방가르드하거나 어려운 공연이라 하더라도 완성도 있는 좋은 무대라면 관객들은 감동 받게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 감동이 구체적인 것이 아니라 막연한 것이라도 의미가 있죠.-그것이 곧 진정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의 자라섬은 아시아권에서도 재즈음악의 네트워크 중심에 있다고 들었습니다.아시아권에도 좋은 재즈페스티벌이 여러 개 있는데 그런 페스티벌의 네트워크가 잘 이루어지고 있어요. 세계 각국의 뮤지션들이 올 때 그 네트워크로 초청이 되기도 하고 찾아오기도 하는데 중심 역할을 지금은 자라섬이 하고 있어요.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이 올 때 자기들끼리 투어 계획을 짜고 오기도 하는데 자라섬을 중심으로 동선을 구성하는 일이 많죠. 굉장히 큰 발전이에요.인 감독에게는 일과 관련된 두개의 꿈이 있었다. 하나는 국제적인 축제를 만들어 일흔 살 될 때까지 감독으로 일하다 은퇴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멋진 아티스트를 지원해서 전 세계를 다니며 공연할 수 있는 일을 해보는 것이었다.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을 만들어 세계의 뮤지션들을 불러 모으는데 성공했고, 세계적 재즈아티스트 나윤선씨와 생의 동반자가 되었으니 그의 꿈은 이룬 셈이 됐다. 생각하고 있으면 이루어진다 는 그의 철학은 좋은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의미 있는 명제다.자라섬 축제의 미래를 어떻게 그리고 있는지 궁금했다. 이런 답이 돌아왔다.축제란 것이 흥망성쇠가 있기 마련인데 자라섬페스티벌은 언제까지나 청년처럼 건강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그 건강함을 나눠가는, 꿈꾸는 생활을 하루라도 실험해볼 수 있는 그런 페스티벌을 항상 꿈꾸죠.● 인재진 총감독은 수 많은 실패 딛고 재즈 대중화 이끈 공연기획자인재진 감독은 충남 당진에서 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서울로 조기 유학을 가 중고등학교와 대학을 다녔다. 경찰대를 가고 싶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재수로 고려대 영문과에 들어갔다. 방황이 시작됐다. 학교 다니기를 싫어해 철저한 아웃사이더가 됐던 그를 붙잡아 둔 것은 밴드부였다. 취주악부라는 밴드부에서 그는 나팔을 불었지만 연주보다는 연주자 섭외에 남다른 능력을 발휘했다. 당시 취주악부는 고려대와 연세대 경기의 대규모 응원전에 필요한 음악을 담당했는데, 수가 부족해 밤무대 뮤지션들을 섭외해 응원전에 참여해야 했다. 그의 역할은 빛났다. 음악 비즈니스의 첫 경험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짧은 미국생활을 거쳐 취업 전선에 도전했다. 신문사방송국광고기획사여객기 조종훈련생 모집까지 가리지 않고 응시했다. 뜻대로 취업은 되지 않았다. 스물아홉 살에 의류를 취급하는 무역회사에 들어갔다. 그가 맡은 일은 수출영업이었는데 생각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업무를 해야 했다. 함께 일하는 팀장을 보니 자신의 미래가 거기 있었다. 첫 직장생활은 6개월 10일 만에 끝났다.1993년 1월 언론사 시험 준비를 함께 했던 친구들과 창업을 했다. 서울 시내 대학에 들어가는 무가지였다. 주간생활정보지의 성격을 띤 신문의 이름은 제 3강의실. 그러나 두 달 만에 망했다. 열정만 믿고 뛰어든 대가였다. 동료들은 다시 취업의 길로 갔지만 그는 공연기획자로 삶을 시작했다. 기획사를 차려 음악과 관련된 일이라면 가리지 않았다. 주로 했던 일은 연주자들을 행사와 연결시켜주는 것이었다. 전문적인 매니지먼트는 아니었지만 그때 수많은 연주자들을 알게 됐다.98년 대학로에 재즈 전문 소극장을 차렸다. 재정은 녹록치 않았지만 매일 공연을 올리며 재즈 대중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재즈뮤지션들과 교유했던 그 시절이 인감독의 오늘을 있게 하는데 큰 힘이 됐다. 그러나 그가 일구었던 1000여회의 공연과 음반제작 사업은 부침이 심해 늘 적자에 허덕였다. 흥행업계의 마이너스 손이라거나 희귀음반 전문제작자라는 별칭은 그래서 붙었다.2004년 우연히 가평군의 문화담당 공무원과 인연이 되어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을 시작하게 됐다. 기대보다는 우려가 컸던 첫 공연 이후 12년. 그의 열정을 바탕으로 성장한 자라섬 재즈페스티벌은 대한민국의 가장 멋있고 풍요로운 음악축제가 됐다. 아시아 최고의 재즈 페스티벌로 평가받는 이 축제로 인해 대한민국은 재즈라는 음악장르의 세계지도위에 비로소 존재를 알리게 됐다.9년 전 가평으로 이사해 아예 가평 군민이 된 그는 40대에 음악적 인연으로 만난 세계적 재즈 아티스트 나윤선씨와 결혼했다.자라섬청소년재즈센터 이사장과 호원대학교 공연미디어학부 학부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공연기획자로 살아온 삶의 기록을 담은 책 청춘은 찌글찌글한 축제다를 펴냈다.

  • 기획
  • 김은정
  • 2015.04.24 23:02

[변화&소통] 전북대병원 군산분원 부지 논란

멸종위기종 서식 습지 생태계 파괴와 260억 예산 낭비다.아니다. 대안 없는 환경단체의 군산 전북대병원 유치 발목잡기다.전북대병원 군산분원 건립을 놓고 환경단체와 군산시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감사원에 군산 전북대병원 부지 선정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시민 465명 이름의 감사청구서가 접수됐다. 감사청구에 서명한 사람들 중에는 전북대 교수와 학생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피감기관은 전북대병원과 군산시다.군산생태환경시민연대회의 남대진 운영위원장은 전북대병원이 군산에 오는 것을 환영하지만, 백석제에 오는 것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석제는 국가가 보호하는 멸종위기종이 6종이나 있고, 고려시대부터 존재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습지라고 강조했다.△ 백석제 부지 놓고 갈등군산시는 병원 부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면 행정절차를 원점에서 시작하게 되어 사업추진이 불투명하다고 강조했다. 환경단체가 반대해서 병원 건립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으름장도 놓았다.정당한 문제제기와 합리적인 대안 제시에도 불구하고 마치 병원 유치를 반대하는 것처럼 왜곡시켜 찬반 갈등을 부추 있습니다. 유재임 군산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최근 군산시의 여론몰이가 과거 10년 전 극렬했던 핵폐기장 유치 찬반 갈등을 떠올리게 한다고 말했다.전북대병원은 군산시 옥산면 당북리의 백석제 습지에 지상8층, 지하3층 규모의 군산분원을 계획하고 있다. 군산시는 전북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병원 신축이 가능하도록 토지의 용도를 변경해주고 시비 260억원을 들여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설치해주는 것으로 업무지원 협약을 맺었다. 의료권 확대를 명분으로 한 전폭적인 지원이다.군산시 관계자는 병원 예정 부지(백석제)를 옮기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에 국비 반납과 사업 취소를 우려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 재조사는 수요 예측치가 30% 이상 줄었을 때 하는 것이기 때문에 병원이 군산지역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해당사항이 아니라는 것이 기획재정부의 설명이다. 전북대병원 부지변경이 꼭 예비타당성 재조사를 전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병원 건립절차 중단 왜?환경단체의 반대로 병원 건립 절차가 중단됐다는 주장이 있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해 사업 추진이 멈춰있는 것이다. 독미나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핀란드, 헝가리에서도 보호식물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강원도 지역의 독미나리 자생지의 서식 상태가 좋지 않다보니 백석제의 독미나리 서식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안인 것이다.그런데 군산시와 전북대병원은 독미나리 서식을 알고 있으면서도 예비타당성조사에 이런 사실을 누락시켰다. 독미나리 외에도 다른 멸종위기종이 5종이나 더 있다. 새만금지방환경청은 2013년 12월 전북대와 군산시에 1년 동안 정밀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현재 새만금지방환경청은 논란이 크고 꼼꼼하게 검토해야 할 사안인데다 감사청구가 접수된 만큼 감사 결과를 보고나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감사 대상으로 결정이 되면 6개월 정도 사업 추진이 어려워 보인다.△ 병원 부지 선정, 짜맞추기 의혹환경단체가 정보공개를 통해 입수한 자료를 보면 애초 군산시는 9개 부지를 후보지로 물색했다. 이중 6곳은 생산녹지여서 병원으로의 용도변경이 어렵다. 두 곳은 병원 유치에 호감을 보였으나 주민설명회를 했다는 기록이 없다. 시는 한 달 뒤에 다시 4곳의 후보지를 검토한다. 그런데 이번에도 백석제를 제외하고는 생산녹지이거나 준공업지역이다.감사 청구를 주도한 김재병 전북환경운동연합 생태디자인센터 소장은 3곳의 후보지는 도시계획시설 변경이 어렵고 땅값이 비싼데다가 악취가 문제가 있는 곳이다. 예정 부지로서 기본적인 조건이 안된다며 부지 결정 과정이 결국 백석제로 정하기 위한 짜맞추기라는 의혹이 있다고 밝혔다.또 지난 2011년 전북대병원이 계획한 병원 부지는 약 6만6000㎡다. 그런데,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지로 선정된 후 갑자기 부지가 9만9000㎡로 늘어났다. 백석제가 선정된 주요한 이유도 면적 때문이다.전북대병원 본원이 약 13만2000㎡에 10개동인데, 장례식장 포함해서 3개동인 군산분원 부지가 9만9000㎡라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전북대가 부지를 과다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김재병 소장의 설명이다. 최근 건립된 500병상 규모의 병상 당 부지면적은 평균 148.41㎡인데, 군산 전북대병원의 부지면적은 197.7㎡로 33% 가량이 높다는 것이다. 전북대병원 추진단은 나중에 병원을 증축하는데 필요하다고 이유를 댔다. 김 소장은 향후 병원 확장을 이유로 사업 규모를 부풀리는 것은 전형적인 예산낭비 사례라고 지적했다.게다가 외진 곳에 있는 백석제를 부지로 선정하다보니 군산시는 병원 진입로와 상하수도 시설 등 기반시설비로 260억원을 써야 할 상황이다. 그런데 문동신 군산시장은 이런 내용을 시의회에 보고하지 않았다. 부지가 노출되면 땅값이 오를 것 같아 기밀 유지를 위해 그랬다고 한다.군산시의회 서동완 의원은 군산시민의 세금이 260억원이나 들어가는 사업을 시의회에 보고도, 의견청취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해법은 무엇일까? 김 소장은 의외로 간단한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전북대병원이 규모를 줄여서 군산시에 다른 부지를 추천해 달라고 하면 됩니다. 애초 6만6000㎡ 규모로 계획할 때 군산시나 토지공사 소유의 적합한 땅을 검토한 바 있다는 것이다. 기반시설이 갖추어진 곳이어서 불필요한 예산 낭비도 막을 수 있다.● [군산 백석제는] 독미나리 서식생태계 보고, 문화재로서 역사적 가치 충분전북대병원 군산분원 건립 예정지인 백석제는 멸종위기종 독미나리를 포함해 많은 생물들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일례로 조류가 총 67종이 발견되었는데 이 중 멸종위기종이 4종, 천연기념물이 3종이다. 국제적인 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인 고창 운곡습지에 조류가 51종 발견되었고, 멸종위기종이 3종인 것과 비교하면 생물서식지로서 매우 가치 있는 곳임을 알 수 있다.백석제는 문화재적 가치도 뛰어나다.사료에 남은 백석제의 기록은 고려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현강역사문화연구소 이우형 소장의 조사에 의하면, 고려말 대학자이며 절의충신인 야은 길재(冶隱 吉再, 1353~1409)의 문집 冶隱先生續集 卷上 五에 고려말 충신인 고용현의 일대기 高文英公實行錄이 실려 있는데, 여기에 백석제의 전신인 료화제(蓼花堤)가 명확히 나타난다는 것이다. 고용현(高用賢, 1302~1368)은 백석제와 바로 인접한 군산시 향토유적(제5호)인 염의서원에서 배향하는 학자다.그 내용을 번역하여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고용현을) 이태조가 극력하게 신왕조에 불러들였으나(영의정의 제안이 있었으나 고려신하로서 절개를 지키며 응하지 않고) 고향인 옥산(현재 군산 옥구)의 동쪽에 관직에서 물러나 거주하니 료화제 위의 한림동이다. 이는 공(고용현)의 9세조 이하가 세거하고 있는 터이다.또한, 료화제가 현재의 백석제임을 증명하는 문헌으로는 1933년 제작한 염의서원지가 있다. 여기에 보면, 한림동(지금의 당북리)은 옥구군청에서 동북으로 2리쯤인 발리산(옥구군의 진산이다) 아래와 백석제(또 다른 명칭은 료화제)의 위에 위치한다고 명시돼 있다.군산시민생태환경회의 김형균 사무국장은 전라북도청과 문화재청은 군산 백석제에 대한 문화재 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즉각 국가지정문화재 등록을 해야 하며, 백석제, 발리산, 염의서원, 옥구향교, 옥구읍성 등 백석제와 주변 권역을 군산의 대표적인 생태역사문화지구로 조성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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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23 23:02

[이색&공감] 전주 서학 토요문화장터

침체기를 벗어나려는 노력이 다양한 형태로 진행되는 가운데 시장과 문화예술을 접목한 사례가 두드러진다. 도내에서도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과 같이 문화활성화 차원의 크고 작은 장터가 각양각색으로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장터를 구경하러 오는 지역민은 물론 관광객의 발길도 잦아든다. 최근 예술인 마을로 각광받고 있는 전주 서학동에도 소소한 장터가 선다고해 지난 토요일 그 곳을 찾았다.서학동 예술인 마을은 지난해 6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 (사)한국무형유산진흥센터가 주관하는 2014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사업에 예술가가 살고 싶은 서학동 예술마을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이 일대에 자생적으로 형성된 예술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목적으로 예술가가 살고 싶은 마을, 주민과 더불어 행복한 마을을 만드는 것이 그 취지다. 사업 선정을 계기로 그간 예술교육, 체험워크숍을 비롯한 사업이 서학동에 거주하는 예술가들의 모임체인 서학예술마을 공동체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부터 서학동 토요문화장터가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리고 있다.마을 공동체 일구는 동네장터장터 입구에는 보물찾으러 왔소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다른 장터에 비해 규모가 크거나 판매자가 행과 열을 이루며 즐비하게 서 있는 장이 아니라 동네 사람들 몇몇이 나와 서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그야 말로 외국의 작은 마을에나 봄직한 물물교환 장터와 같은 분위기였다. 그래서 인지 장사는 뒷전이고 토요일 모닝커피를 함께 나누느라 삼삼오오 모여있었다.서학 토요문화장터가 만들어진 계기에 대해 이희춘 촌장과 서학아트 스페이스 김성균 관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내부적 동기는 우선 서학동 마을 사람들이 서로 얼굴도 익히면서 함께 의식을 나눌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라는 데서 시작했습니다.예술인마을 프로젝트 사업의 초기단계에서 가장 조심스러운 것은 원주민에게 피해가 되지 않을까하는 우려였습니다. 그래서 이주 예술가와 원주민이 통합하는 것을 사업의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아울러 삶의 유지공간으로 마을이 확장돼 사업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이것이 지역민의 생활을 조금이나마 윤택하게 만들어주면 좋겠습니다.그래서 마을 사람들과 예술가가 함께 할 수 있는 소소한 시작을 문화장터로 잡았다. 일주일 중 하루라도 대문밖에 나와서 예술가는 예술가로서의 삶을, 그리고 주민은 일상을 서로 나누며 마을공동체로서의 기반을 단단하게 다졌으면 하는 바람이 내재돼 있었다.12살 짜리의 딱지가 '완판'토요문화장터를 시작한 지난달만 해도 장터라고 하기에는 판매자의 수가 너무 적었다고 한다. 운영 7주째, 예술인마을에 입점한 공방이 토요일이면 자기 공방 앞에 오픈스토어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동네 주민에게 홍보하고 지인의 참여를 유도하면서 지금은 15개 정도로 늘었다.판매자로 참여한 한 청년은 예술가는 시장이나 무대에서 낯선 관계로 만나는 사람이었는데 장터에서 예술가들을 만나 대화하며 그들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을 접하고 이해하는 일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다.서학동 문화장터는 참여절차가 까다롭거나 복잡하지 않다. 그만큼 인근 주민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턱을 낮췄다. 사업초기인 만큼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 운영진의 얘기다. 동네의 자발적 문화장터를 지향하는 만큼 창작물도 좋지만 일상의 소소한 물건들이 매매, 거래되기를 희망했다. 그래서인지 물건이 꽤나 다양했고 그 만큼 보는 재미도 색달랐다.사용하지 않은 가방을 비롯해 지갑, 신발, 향수를 바리바리 가지고 나온 40대 아저씨. 양말을 리폼해서 촉감 좋은 손인형을 만들어 나온 아주머니, 지금은 살이 쪄서 못 입는다며 처녀 때 입었던 옷을 5000원이하의 가격으로 팔고 계신 아주머니. 집에서 직접 만든 김부각을 가지고 나온 아주머니. 집의 창고를 그대로 옮겨놓은 모양새다. 그간 참여한 판매자 중 최연소인 12살 남자아이가 자신이 모아뒀던 딱지를 가지고 나와 완판이라는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서학 토요문화장터의 또 하나 볼거리는 오픈갤러리다. 서학동 초입에 가면 지역작가의 낯익은 작품이 눈에 띈다. 그럴싸한 전시관 벽에 걸린 것도, 할로겐 조명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자연광을 받아 더욱 자연스럽고 친근하다. 서학동에 거주하는 진창윤, 강금란 작가를 비롯해 이철규, 류명기 작가 등 지역작가 10여명이 5호 이하의 소품 2-3점씩 모두 20점 내외가 시장에 나왔다. 작품 판매가가 워낙 낮다보니 되려 작가가 다른 작가의 작품을 사가는 일도 흔하다.기획인력 필요성 커져마을장터지만 관련된 업무를 주민이자 작가인 이들이 직접 하다보니 횟수가 더해질수록 부담도 크고 한계도 드러난다.이희춘 촌장은 동네의 장터가 보다 확장돼 지역은 물론 외부에 적극적으로 홍보되고 관광객 유입으로 발생하는 경제창출이 동네 주민에게 환원될 수 있도록 전문 기획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또한 공동 작업을 하면서 의견을 모으는 것도 만만하지 않다. 이 촌장은 작업이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목적이 다 다른 사람이 모이다 보니 각자 생각하는 마을의 비전도 제각각이다며 그 과정에서 뜻을 융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면서도 힘이 든다. 내가 조금 희생하고 같이하는 행사와 사업을 지지하면서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토요일 반나절 동네에 마실 나와 내 물건을 매개로 다른 사람을 만나고 쇼윈도에서 보던 공방이 거리로 나와 작업과 생활이 연속성을 지니고 지역과 공유하는 것이 서학 토요문화장터가 지닌 매력이었다. 일주일의 일상이 토요일 장터로 연속되고, 묻혀져 있던 물건이 또 다른 가치를 찾아가며, 주민의 취미를 경제활동으로 잇는 가치가 서학동 장터의 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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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22 23:02

취임 2개월 오건수 전북지방조달청장 "도내 중소기업 공공조달시장 진입 적극 지원"

오건수 전북지방조달청장이 취임한지 2개월을 맞았다. 본청에서만 근무하다 전북조달청에서 처음 지역 근무를 하게 된 오 청장은 기관장 입장에서 조달행정을 펼칠 수 있어 남다른 각오 아래 그동안 전북청 업무를 숙지하고 지역경제의 상황을 파악하는 등 바쁜 일정을 이어갔다. 불합리한 규제를 개선해 지역업체에 도움을 줌으로써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힌 오 청장으로부터 올해 전북청의 사업목표와 중점사업 등에 대해 들어본다.-전북 근무는 처음인데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전라북도는 한옥마을 등 전통문화가 살아숨쉬는 예향의 고장이면서 새만금개발, 탄소산업 등으로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비상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전북에서 근무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조달서비스를 혁신하고 비정상적인 조달관행이나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개선해 기업이 일하기 좋은 조달시장을 정착시키겠습니다. 이를 통해 지역 업체의 경제 활동 활성화를 유도함으로써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지난해 성과와 올해 전북지방조달청의 사업목표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지난해 우리 지방청의 조달사업 실적은 1조 2226억원이었습니다. 지역 강소기업들을 방문해 현장에서 피부로 느끼는 애로 및 건의사항을 수렴, 조달정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하는 등 지역 밀착형 조달행정을 펼쳤습니다. 올해는 물품구매 8920억원, 시설공사 3910억원으로 총 1조 2830억원의 집행계획을 세웠으며 지역 경제 부양을 위해 상반기에 조달사업의 60% 이상을 조기집행할 계획입니다.”-올해 중점 사업 방향은 어디에 둘 계획인지요.“공공수요 확대를 통한 지역업체 경제활동 활성화,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공공판로 지원 강화, 정부물품 재활용센터 설치 등입니다. 특히 재활용센터는 19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어려운 국가경제 상황에서 자원절약과 환경보전을 위해 광역 시·도별로 설치·운영하고 있는데 현재는 전북지역 공공기관의 불용품은 광주지역 재활용센터에서 불용처리하고 있습니다. 올해 공공기관의 전주혁신도시 이전이 마무리됨에 따라 향후 전북지역 재활용사업이 적지 않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바, 11월 중 정부물품 재활용 사업자 선정 공고를 해 2016년도부터 전라북도 소재 공공기관의 불용품은 전북지역 재활용센터에서 불용처리토록 추진할 계획입니다.”-조달청은 중소기업 육성 촉진 지원에 적극적인데 중소기업 물품 판로 확대 계획이 있다면.“중소기업의 MAS(다수공급자계약)시장 진입 지원을 위한 품목별 간담회를 실시해 현장의 목소리를 조달정책에 적극 반영하는 소통행정을 펼칠 것입니다. 단순히 사회·경제적 약자기업의 이익보전 차원이 아니라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자문하고, 영세한 향토기업이 공공조달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서비스 및 품질개선 지원 등 경쟁력 강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자 합니다.”-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되면 우선구매 등 여러 가지 이점이 있어서 업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우수조달물품지정제도란 무엇이며 도내 우수조달업체 현황과 판로확대 방안은 무엇인지요.“우수조달물품지정제도는 조달물자의 품질향상을 위해 중소기업이 생산한 제품 중 기술 및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대상으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우수제품으로 지정하는 제도로서, 중소기업의 신기술제품에 대하여 판로를 확대하고 정부조달물자의 품질을 크게 향상시켜 조달사업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습니다. 현재 도내에는 42개사의 56개 품목이 우수조달물품으로 등록돼 전국 각 수요기관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지역에서 생산된 신기술제품들이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기술력을 갖춘 강소기업, 특히 우수제품 탈락업체, 특허 보유업체를 대상으로 현장을 방문해 자문할 것입니다.”-조달청에서는 전통문화상품의 판로를 뚫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 지역 전통문화상품의 판로 지원 방안이 있으신지요.“전북지역의 전통문화 상품은 한지 관련 제품, 목기 등 15개사 139종의 물품이 나라장터 종합쇼핑몰에 등록돼 있습니다. 판매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 온 무형문화재, 명장 등 장인들의 우수한 문화상품 개발을 촉진하고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관심이 필요합니다. 21세기는 문화가 곧 경쟁력인만큼 전통문화의 발전과 판로 확대 위해 장인들이 느끼는 어려운 점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강구할 방침입니다.”-성공적인 정부3.0을 위해 조달청에서 실시하고 있는 정책 중 ‘하도급지킴이’와 ‘나라장터 민간개방’을 꼽을 수 있는데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하도급지킴이’는 공공계약에서 하도급 전자계약 및 대금지급 확인을 실시간으로 처리해주는 정부계약 하도급 관리시스템입니다. 임금체불, 대금지급 기일 초과 등 건설사 하도급 불공정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하도급 계약 및 대금지급, 실적증명서 발급 등 하도급 전 과정을 전자화하였습니다. 지난 1년간 전북지역의 이용실태를 보면 11건(약 187억원)으로 이용실적이 아직은 미미합니다만 ‘하도급지킴이’에 대해 꾸준히 홍보하고 교육을 실시해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하겠습니다. 또한 2013년 10월부터 민간부문의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만 이용하던 ‘나라장터’를 아파트, 영농·어조합 등 민간에 개방했습니다. 전북청에서는 의무등록대상 아파트에 적극적인 홍보를 하고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과 협조체계를 구축해 이용자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3월말 현재까지 577개의 등록 대상 아파트 중 396개(약 68.6%)가 등록을 하였고 올해에만 벌써 136건의 공정한 입찰이 이루어져 나라장터 민간개방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달청에서 지난 3월 최초로 군산시와 ‘역사문화탐방서비스’를 계약했는데, 앞으로 기대되는 효과와 추진계획은 무엇인가요.“조달청이 군산시와 ‘역사문화탐방서비스’를 계약하며 지자체와 최초로 직접 계약 체결을 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역사문화탐방서비스’는 국가기관과 지자체 간 소통과 협업을 통해 개발된 상품으로 전문 자격증을 보유한 문화관광해설사가 동반·해설하도록 개발해 교육적 효과를 크게 높였으며, 안전과 위생을 직접 관장하는 지자체와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안전성과 신뢰성을 담보하였고, 수익성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므로 가격의 경제성도 확보하였습니다. 특히, 기존의 여행서비스와는 다르게 학교 뿐만 아니라 각 공공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이번 계약체결이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건수 청장은 국제공인 자격증 취득한 '조달행정 전문가'오건수 전북지방조달청장은 광주에서 태어나 금호고와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충남대학교에서 마케팅을 전공해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32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내자·외자·시설 등 계약업무와 국유재산·물품관리 등 조달업무 전반에 걸쳐 탁월한 업무수행으로 조달행정 전문가가 평가받고 있으며 특히 2001년도에는 미국의 국제공인구매관리자 자격증(CPM)을 취득하기도 했다.오 청장은 평소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는 평판을 받고 있다.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밝고 명랑한 삶을 살고자 항상 긍정적인 생각과 호탕한 웃음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편이라는 오 청장은 조달청 구매국 외자구매과, 시설국 계약과, 물자관리과, 쇼핑몰단가계약과, 시설사업국 기술심사과장, 신기술서비스국 건설용역과장을 거쳐 전북지방조달청장으로 부임했다.공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은 공공 조달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영세 중소기업이 서류작성도 어떻게 작성할 지 잘 모르는 데 친절하게 안내해주고 점차 기술개발 등을 통해 성장해 나갈 때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한다.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을 편하게 대해 줌으로써 직원들로부터 친근감 있는 상사로 통하며 조직내 직원들의 사기와 융화에도 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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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현규
  • 2015.04.20 23:02

[변화&소통] 독서동아리 활동

해마다 시민기자단을 꾸려, 지역밀착형독자친화형 뉴스콘텐츠 생산에 노력해 온 전북일보가 올해도 지역민이 참여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의 창(窓)을 엽니다.지역에서 열정적으로 뛰고 있는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 중견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시민기자단은 매주 한 차례씩 생태환경사회복지평생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민과 소통, 우리 사회 바람직한 변화를 모색할 계획입니다. 시민들이 일상에서 지역사회를 좀 더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정보를 전하는 동시에 모두가 공유하고 또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가치와 현안도 제시합니다.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50대 후반의 남성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두부를 들고 전주시평생학습관 사무실에 들어왔다. 작년에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을 통해 독서동아리를 만나 지금까지 참여했는데, 1년을 맞아 본인이 직접 만든 두부를 전 직원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책을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 해 본 것이 평생 처음이었고, 인생이 즐거워졌다고 하는데, 왠지 모를 감동이 밀려왔다.전주시평생학습관 주위에는 이런 사례들이 많다.한 평범한 주부는 큰 아이가 3살 때 모리스 샌닥의 괴물들이 사는 나라의 일러스트를 보고 그림책에 매력을 느꼈다. 내용보다 그림에 꽂힌 그는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정승각 작가의 까막나라에서 온 삽사리 원화 전시를 보고 이렇게 질 좋은 그림책을 함께 볼 사람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5년의 시간이 흐른 후 독서동아리에 가입했다. 그곳에서 전주독서동아리연합과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진행하는 독서동아리 진행자 워크숍과정을 알게 됐다. 진행자 과정을 마치고, 평생학습관에서 지원하는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에 그림책 동아리를 지원했다. 그리고 2012년에 시작한 동아리가 현재 3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내 마음의 그림책이다. 그 평범한 주부는 현재 내 마음의 그림책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전선영 대표고, 지금은 그림책 강사로, 전주독서동아리연합회 임원으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혼자 읽으면 독서(獨書), 함께 읽으면 공독(共讀)이다. 왜 사람들은 혼자 읽기의 즐거움에서 함께 읽기의 즐거움에 빠졌을까?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 독서동아리 길잡이 양성과정을 담당하는 오충렬 팀장은 본인이 대학시절 소설 아리랑을 읽던 추억에 대해 이야기한다.전라도 사투리가 맛깔스럽게 표현되어 감탄사를 절로 나게 하던 아리랑은 전체가 간행되지 않아 한 권, 한 권 기다리며 구입해 읽었다고 한다. 책을 먼저 읽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넘기면서 열 명이 돌려가며 읽었는데, 새 책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애인이 오기를 기다리는 것 같았고, 책을 읽은 사람들은 밥을 같이 먹으며 둘러앉아 애인 같은 책에 대한 이야기꽃을 피웠다고 한다. 혼자 읽었을 때 느낄 수 없는 즐거움과 배움이 있는 것이다.요즘 들어 함께 읽는 공독(共讀), 즉 독서동아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독서동아리는 책을 함께 읽고 내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을 말한다. 함께 읽는다면 주관적 해석에 빠지지 않고 다양한 관점을 견지할 수 있다.전주시평생학습관은 시민들이 책 읽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고 책 읽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독서동아리를 지원, 육성하고 있다. 독서동아리는 책을 읽는 것과 동아리를 운영하는 것이 똑같이 중요하다.또한 독서동아리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토론하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그렇다 보니 진행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전주시평생학습관은 이러한 동아리 길잡이(독서토론 진행자)를 양성해서 직접 동아리를 기획하고 운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 사업은 독서동아리를 기획해서 운영해보고 결국 동아리로 독립할 수 있도록 돕는 사업이다.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을 통해 많은 동아리가 육성되어 현재 전주시에 40여개의 독서동아리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삶에 무기력했던 주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막막했던 청년, 인생 후반기에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 지 답답했던 노년, 자식을 키워 놓고 허무해하던 장년이 독서동아리를 만나 삶에 재미를 맛보고 새로운 인생을 사는 사례를 만나곤 한다. 삶이 무료하고 재미없다면 독서동아리를 만나야 한다. 동아리에서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고 친구를 만날 수 있다. 동아리를 만나면 삶에 변화를 줄 수 있다.올해도 전주시평생학습관에서는 독서동아리를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고 있다. 3월 16일부터 4월 13일까지 매주 월요일(총 5회) 전주전통문화연수원에서 독서동아리 길잡이 양성과정을 진행했다.또한 5월부터는 초기 독서동아리 지원사업인 독서동아리 인큐베이팅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함께 읽기의 즐거움을 맛보실 시민은 전주시평생학습관(063-241-1123), 또는 전주독서동아리연합(http://cafe.daum.net/jeonjureadingforum)으로 문의하면 된다. /구성은 전주시 평생학습관장(※ 전주시평생학습센터는 2015년 2월 27일, 개정된 전주시평생교육조례에 의해 전주시평생학습관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내 마음의 그림책'은- 엄마들의 행복한 책 수다방내 마음의 그림책은 엄마들이 모여 그림책을 읽는 독서동아리다. 지난 2012년 10월, 전주시 인후동 한신휴아파트 옹달샘도서관에서 첫 모임을 가진 후 매주 작가별 그림책을 선정하여 독서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2013년 5월부터는 전주 아중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매주 2권의 그림책을 읽고 있다.2013년 8월에는 전주 아중도서관에서 내 마음의 그림책이 추천하는 작가의 그림책 40여권을 전시하기도 하고, 지난해 5월에는 한태희 작가의 그림책 전시와 특강을 열기도 했다. 평생학습 한마당을 통해 시민들에게 동아리 활동내용을 소개하기도 하고, 회원들이 함께 국립중앙박물관과 오르세미술관 기행도 다녀오는 등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처음부터 쉬웠을까? 전선영 대표는 모임을 시작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한다. 아파트 도서관에서 시작하다보니 회원들이 대부분 주부였고, 긴 겨울방학이 시작되면 엄마들은 어딘가에(?) 꼭꼭 숨어서 잘 나오지 않았다. 모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대표의 입만 쳐다보는 것 같아 힘에 부쳤고, 회원들의 자발성을 끌어내기도 어려웠다.그러나 처음엔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보여주기 위해 동아리에 참여한 엄마들이 독서토론에 참여하면서 그림책을 통해 스스로 위로를 받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엄마들은 그림책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자기 목소리를 내게 되고, 하나 둘 적극적으로 활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시기적절하게 도서관과 함께 다양한 사업을 벌인 것도 모임에 활력을 불어넣었다.전선영 대표는 앞으로 지역을 소재로 한 그림책도 만들고 싶고, 지역작가를 초청하여 그림책 만들기를 함께 하며 전문성을 높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미 매주 도서관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와 함께 초등학교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까지 나눔을 통해 활동을 넓히고 있는 전선영 대표야말로 살아있는 그림책이 아닐까. /구성은 전주시 평생학습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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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16 23:02

[이색&공감] '인문 인프라' 부족한 시골

한 시대를 읽는 척도 가운데 하나가 책이다.우리는 지금 어떤 책을 읽는가. 지난해 말부터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책이 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채사장, 한빛비즈)이라는 정체를 파악하기 조금 복잡한 이름을 달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같은 이름의(혹은 줄여서 지대넓얕이라고 부르는) 팟캐스트(podcast) 내용을 엮어 펴낸 것이다.채사장이라는 낯선 저자를 내세운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불어온 인문학 열풍에 힘입어 도서정가제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강신주, 고미숙 씨와 같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인문서적으로 우리 사회를 읽는다. 한편으로는 지금 우리가 소비하는 인문학이 참다운 자기에 대한 각성, 관계에 대한 고찰 대신, 넓고 얕은, 오로지 드러내기(지적 대화)만을 위한 것은 아닌가라는 쓸쓸한 단면이 읽히기도 한다.인문학 열풍은 또 다른 사회현상으로도 나타난다. 인문 도시가 그렇다. 이곳은 인문과 공간이 만나는 현상이다. 인문과 마을을 같이 놓으려고 하는 시도가, 지역간 불평등 해소와 닿아 있다. 인문 불평등의 완화다. 마을에 사는 사람의 삶을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하는 것, 나아가 새로운 사람들이 다시 찾게 하는 마을, 이것이 인문마을이다.△인문 인프라 속에서 피어나는 도시하나의 공간에 명멸하며 아로 새겨지는 시간의 흔적, 이것이야말로 중요한 인문의 자취이다. 인문도시 전주를 표방하며 인문학의 다양한 영역과 만나는 전주가 그러하다. 비단 전주만이 아니다. 재작년부터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이 함께 인문도시지원사업을 통해 전국 17개의 도시가 인문학 프로그램을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접목해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인천 남구의 경우 인천 원도심 골목길에서 인문학을 만나다-개항장과 산업단지를 넘어서 인문도시로라는 주제로 인문도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의 골목에서 근대, 산업화시대를 읽는 시도다.영릉이 있는 여주시는 여주, 세종인문도시로 날아오르다!라는 주제로 타이포그라피(typography)를 통한 한글디자인과 세종의 리더십을 새로운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다.도시와 인문학은 아귀가 잘 맞아 떨어진다. 도시에는 기왕의 인문 인프라가 잘 구축되어 있다. 바로 도서관이다. 한때 도서관이 지어지면 주변 아파트값이 오른다, 할 만치 도서관 만들기 붐이 불었다.박물관, 전시관, 공연장 또한 인문 인프라에서 중요한 자리에 있다. 이들 모두 사람이 지어놓은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모으고 재현하는 공간이다.평생학습센터 같은 일상 교육이 이뤄지는 공간은 또 어떠한가. 이 교육공간이야말로 다양한 인문 인프라를 연결하는 중요한 고리이다. 모두 도시라는 공간에 자리하고 있다.△인문학과 마을도시의 사정과 달리 마을의 모습은 인문학의 불평등에 놓여있다. 우리 농산어촌의 무수한 마을은 박물관, 도서관은 물론 전시장이며 공연장, 평생학습센터 같은 인문 인프라가 부족하다.마을이란 모든 생산이 이루어지던 공간이었다. 먹을거리부터 입고 자고 쓰는 대부분의 것들이 만들어졌다. 그 공간의 기능은 아직 유효하다. 한때 우리 생산의 중추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아직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근대를 관통해온 그 관성으로 여전히 하루 점드락 일하는 직분에 충실한 어버이들이 대부분이다. 도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인문학처럼 농어촌의 주민에게도 인문학은 필요하다.인문 마을의 한 유형이 고창군 해리면 책마을해리다. 책마을해리는 지난 2012년 초부터 폐교된 라성초등학교에 운영하는 출판테마공간이다. 출판기획 편집자, 작가, 그림작가들이 모여 마을사람과 일구고 있다. 인문 불평등을 조금이라도 완화시키는 불멸의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작은도서관, 책과 종이 테마공간인 책숲과 종이숲, 책공방과 나무공방, 한지공방(활자공방)에다 책감옥, 마을사진관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어린이, 청소년, 가족이 함께 출판캠프, 독서캠프, 기자캠프에 참가해, 책읽기는 물론 마을을 둘러싼 갯벌, 염전, 논습지 등을 체험하고 책을 펴내는 체험을 진행한다.책마을해리를 감싸는 월봉, 성산, 대정 마을사람들과 함께 3년째 문화예술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마을책, 오늘을 학교 가는 날>(도서출판 기역)을 펴내기도 했다. 매달 보름달 뜨는 주말저녁에는 노래와 공독(共讀, 함께 읽기) 축제인 부엉이와보름달 작은축제를 열고 있다. 마을의 남녀노소가 달밤에 모여 공연도 즐기며 건강하고 문화가 있는 삶을 위한 인문 마을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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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15 23:02

취임 6개월 맞는 전북생활체육회 류창옥 사무처장 "도민 1인 1스포츠로 100세 건강시대 이끌겠다"

전라북도생활체육회 류창옥 사무처장이 13일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취임 직후부터 과감하고 도전적인 생활체육의 장기적 비전을 쏟아내 주목을 받고 있는 류 처장은 생활체육은 생명이다며 살아 숨쉬는 생활체육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실천 중이다.취임 반년 동안 10개가 넘는 각종 프로젝트와 혁신책을 내놓으며 도민 건강기키기에 앞장서고 있는 그를 만나 도생활체육회의 성과와 방향, 비전 등을 들어봤다.-벌써 취임 6개월입니다. 그동안의 활동과 성과 등을 간략히 설명하신다면.사무처장이라는 중책을 맡은지 몇 년이 지난 것 처럼 느껴집니다. 생활체육의 다양한 대회와 프로그램 구상도 하고,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중앙을 방문하면서 매달 시군을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있습니다.취임하자마자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하는 생활체육의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소외계층에게 다가갔습니다. 노인복지관 등 체육활동 참여에 어려운 도내 165곳의 어르신시설을 찾아가 1억3000만원 상당의 운동용품을 전달했습니다. 또 군산과 완주의 종합형스포츠클럽에 15억원의 국가예산을 지원받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습니다.올해 목표 중 하나인 golden triangle frame의 달성을 위해 시군, 종목별연합회와 사무처 조직원간의 소통 강화에도 주력했습니다. 생활체육지도자와 회원단체 연수 등에서 윤리교육과 다양한 이론강의 및 토론을 통해 각 종목연합회의 고충도 들었습니다.-오는 17일 남원에서 열리는 전북어르신대회를 시작으로 올해 크고 작은 생활체육 행사가 대장정을 시작하는데.우선 17일 남원에서 개최되는 전북어르신대회는 도내 14개 시군을 대표해 1800여명의 어르신들이 게이트볼, 에어로빅스체조 등 9개 종목에서 화합 한마당이 펼쳐집니다. 또 가장 큰 생활체육 행사인 전국생활체육대축전과 전북도민체육대회가 각각 5월 14일부터 17일, 22일부터 24일까지 열립니다. 정읍서 열리는 2015 전북도민체전은 전북 도민의 화합을 위한 성공적인 대회가 되도록 도체육회는 물론 정읍시와 힘을 모아 신명나는 잔치가 되도록 하겠습니다.특히 올해 처음 추진하는 아리울 전국 Cycle & Running 페스티벌과 전북동호인 에어로빅스체조 페스티벌행사에서 국민건강과 관광활성화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계획입니다. 아울러 30여개 각종 생활체육 대회와 행사의 안전 문제도 철저를 기하겠습니다.-생활체육 행사를 추진하면서 가장 주안점을 두는 것은 무엇인지.Safety, Easy, Fun(안전하고, 쉽고, 재미있게)입니다. 안전한 스포츠 환경은 도민 모두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기 위한 첫 번째 노력이라고 생각하며, 즐겁고 재미있는 다양한 스포츠 프로그램과 대회로 도민들이 다채로운 생활체육을 즐기도록 창의적 프로그램을 제공하겠습니다.-생활체육이 당면한 문제와 해결 방안은.전북생활체육회는 도내 생활체육인들의 노력으로 6년연속 우수단체 선정이라는 금자탑을 쌓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만족해선 안되며, 이제 동호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동호인들을 감동시키는 완성도 높은 서비스가 펼쳐져야 할 시점입니다. 이를 위해 더 많은 생활체육으로 복지를 실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정책적으로 발굴해야 합니다.또 하나는 이제 국내를 벗어나 국제 생활체육에도 눈을 돌려야 할 때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생활체육도 지구촌에서 일정 부분 경쟁력을 갖춰야 하고 생활체육이 앞장서 전북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구심체 역할을 해야 합니다.-지난 3월 3일 국민생활체육회의 법정법인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생활체육진흥법 제정과 생활체육과 전문체육의 양대 체육단체 통합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됐는데 그 핵심은 무엇인지.생활체육진흥법은 건강한 신체활동과 여가 선용을 위해 생활체육권을 국민의 권리로 법률에 명시하였다는 점이 가장 큰 의미입니다. 특히 이번에 제정된 생활체육진흥법의 핵심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생활체육 진흥을 위한 예산상의 조치 의무와, 생활체육진흥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과 시행 의무, 그리고 국민생활체육회의 법인화와 정관에 따라 시도에 지부지회를 두는 것과 생활체육 연수원 설치 등 입니다. 또 스포츠클럽의 육성과 지원 등 국민체육진흥법에 명시되지 않은 현실적인 환경변화와 생활체육 활성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을 한가족으로 묶는 양대 단체 통합 근거 역시 국민체육진흥법 중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법안 공포 후 1년 안에 통합한다 등의 통합 관련 법률이 일부 개정되면서 두 단체의 통합 작업이 시작됐습니다. 이는 그동안 전문체육과 생활체육이 분리 운용되는 기형적 구조에서 선진체육문화를 도입할 수 있는 획기적인 전기입니다.-생활체육진흥법 통과에 따라 동호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현장의 변화는.생활체육계에서는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으로 생활체육 환경이 크게 개선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역생활체육회의 법적 근거가 마련돼 지자체로부터 예산을 안정적으로 지원받게 되어 정부의 생활체육 육성 근거가 명확해지고 동호인 활동에 대한 지원이 쉬워집니다.부족한 생활체육시설이 늘어나고, 노후시설이 정비되면서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는 여건 조성과 종합형스포츠클럽에 대한 지원이 제도화되어 체육시설 이용이 훨씬 편리해집니다. 생활체육지도자 관리도 체계화되고 처우가 현실화되면서 도민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모든 분야에서 시대상황에 걸맞는 강도 높은 체질개선이 요구되는 데 이에 대한 생활체육회의 조직 발전 복안은.조직의 발전은 고도의 투명성과 도덕성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창립 25돌을 맞은 전북생활체육회가 새롭게 탈바꿈하려면 잘못된 관행과 구습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생활체육진흥법 제정에 따른 법정법인화가 가시화된 시점에서 이에 걸맞는 조직의 변혁을 위해 힘쓰겠습니다. 특히 감사기능을 강화해 업무를 표준화하고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지도감독을 충실히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잘 한부분에 대해서는 더 격려하고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바로잡는데 힘을 쏟겠습니다. -끝으로 생활체육 동호인들과 생활체육 활성화를 위해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스위스 교육자 페스탈로치는 건강한 몸을 가진 자가 아니고서는 조국에 충실한 자가 되기 어렵고, 좋은 아버지, 좋은 아들, 좋은 이웃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건강은 가족을 지키고 조국을 지키는 매우 중요한 요건이라고 할 수 있으며 운동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입니다.전북도민 모두가 1인 1종목 이상을 배우고 즐겨 평균수명 100세 시대까지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도록 전북생활체육회가 앞장서 도민의, 도민을 위한, 도민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이뤄나갈 것입니다.● 류창옥 사무처장은 체육 이론실무 겸비국내 수중구조 전문가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체육학 박사 출신인 류창옥(59) 전북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은 체육의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다. 류 처장의 경력을 보면 동신대 생활체육과 초빙교수를 비롯해 현 도생활체육회빙상연합회장, 전주보디빌딩연합회장, 한국골프학회 이사, (사)한국다이빙레스큐팀 회장에 전 전북배드민턴연합회 이사, 전주스킨스쿠버연합회장, 전주빙상경기연맹회장 등 거론하기가 힘들 정도다. 게다가 예술 쪽도 조예가 깊다. 류 처장은 한국사진작가협 전북사진대전 초대작가이자 전북예술총연합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완주군 구이면 항가리에서 거주하며 5m 수심의 수조 등을 갖춘 돌핀잠수학교를 운영하는 류 처장은 특수 잠수와 수상수중 인명구조 분야에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갖고 있다. 그가 지난 1996년 내무부장관상을 받은 것도 그해 겨울 군산하구둑에서 발생한 익사 사건과 목선 침몰 사건의 사체를 인양하는 등의 구조 활동 때문이다. 특히 지난 해 온 국민을 비통하게 했던 세월호 사건 때도 사단법인 한국다이빙레스큐팀회장으로서 구조와 인양 작업을 도왔을 정도로 국내 수중 구조의 독보적 인물이다.지난 해 10월 도생활체육회 사무처장으로 부임한 뒤 조직을 일신하며 도민 누구나 생활체육을 즐기게 하자는 모토를 내걸고 현장 위주 서비스 제공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류 처장은 평소 선이 굵고 원칙과 정도를 중시하지만 직원들에게 소통과 포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2014년 지방선거 때 송하진 도지사 후보 캠프에 몸을 담았던 그의 종조부는 교육자 출신의 류청 전 국회의원이다. 구이의 돌핀잠수학교에서 함께 일하는 스킨스쿠버인명구조 트레이너인 부인 오은심(55) 씨와의 슬하에 1남 1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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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중
  • 2015.04.13 23:02

부안생태문화활력소 허철희 대표 "지역의 가치 지키는 게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책무"

오랜만에 봄볕이 좋았다. 그러나 전주에서 부안으로 가는 길은 예전처럼 낭만적이지 않다. 도시와 농촌을 잇는 도로는 곡선을 없애고 직선으로 치닫는, 그것도 여기 저기 사방을 불쑥불쑥 자르면서 길을 터가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 도로의 어디쯤에선가는 늘 공사 중이다. 돌아보면 몇 년 전만해도 부안의 모든 길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지막한 산과 해안선이 마주보며 이끌던 아름다운 길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부안생태문화활력소 허철희대표(64)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다. 생태문화활력소는 부안군 변산면 마포리 옛 마포초등학교에 있다. 마을의 아이들이 하나둘 줄어들어 입학생이 없어지자 학교는 폐교됐다. 이 학교 건물을 사진가 허철희씨와 지역문화연구에 뜻을 같이 하는 후배들이 의기투합해 위탁받았다. 새만금과 핵폐기장 반대 운동의 고단한 싸움을 겪으면서 지역의 생태와 문화 환경을 지키는 일을 의식적 책무로 안게 된 활동가들의 의미 있는 출발이었다.건물 안은 온통 부안의 역사와 문화사, 자연생태의 기록물로 채워져 있다. 자료의 양도 그렇지만 내용의 깊이가 만만치 않다. 사진 자료는 거개가 허 대표의 수십 년 작업 결실이다.길은 잘 찾으셨습니까. 자칫하면 헷갈려서요. 좋은 경관 다 없애며 무슨 도로 공사를 그렇게 많이 하는지...... 오랫동안 부안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찍은 자생식물 사진으로 꽉 채워진 벽 앞에 서서 그가 말했다. 툭툭 잘라져나가는 산허리, 사막으로 변하는 갯벌을 마주하면서 그는 더 조급해진다고 했다.청소년기에 고향을 떠났던 그는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고향을 찾기 시작했다. 순전히 사업적으로 시작한 홍보사진 촬영을 위한 시간이었다. 그러나 부안댐 건설로 갯벌을 잃은 주민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보며 의식이 바뀌었다. 자성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철학은 단단해졌다. 30년 가깝게 부안을 기록해온 그의 작업은 그렇게 시작됐다.인터뷰를 고사하는 그를 어렵게 만났다. 지역의 모든 것이 그의 카메라와 함께 있었다. 부안의 가치를 새롭게 만나게 된 시간, 사람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깨닫게 됐다.-부안에는 언제 내려오셨습니까.88년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사진을 찍기 위해 자주 내려오다가 90년대 후반부터 여기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어요. 새만금과 핵폐기장 반대운동을 하던 시절에는 거의 대부분 시간을 여기서 머물렀죠. 지금은 서울과 부안에서 절반씩 보냅니다.-하시는 일이 참 많더군요. 시민단체 활동으로도 그렇지만 인터넷 신문도 운영하시던데요.지금은 저 혼자 운영하는 1인 매체입니다. 2000년 6월에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개인 홈페이지로 운영하다가 지역의 이슈를 기사로 생산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 인터넷신문으로 등록했지요. 핵폐기장 반대운동이 벌어졌던 시기에는 중요한 역할을 했어요. 지금은 몇몇 필자들의 도움으로 부안의 역사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싣고 있는 수준입니다.-광고기획자에서 사진가로 길을 바꾸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었습니까.충무로에서 광고기획 일로 잔뼈가 굵었어요. 사진도 사업상 필요해서 시작했죠. 관광홍보물 제작에 관여하다보니 사진도 그런 주제로 찍게 되었고요. 대한민국의 풍경과 자연유산을 많이 찍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철없던 시절이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일에 회의가 생겼어요.-부안에 자주 내려오시는 시기였나요. 그때는 새만금이 시작되었을 때죠.그렇죠. 부안댐 건설로 갯벌을 뺏긴 어민들을 보면서 그들의 삶이 황폐해지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거기에 새만금 사업까지 시작되는 것을 보면서 이것은 아니다 싶더군요. 제 삶이 바뀌게 된 계기입니다. 그때부터 새만금 반대운동을 하면서 지역주민들의 공동체에 참여하게 됐어요.-그때만 해도 주민들이 새만금을 자신들의 삶과 직결된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맞아요.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었죠. 그런데 주민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계기나 통로가 없었을 뿐 문제의식은 갖고 있었거든요. 98년 즈음부터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환경단체와 결합해 새만금 반대운동을 시작했어요. 덕분에 공부도 할 수 있게 되었죠.-공부라면.(웃음) 사진으로도 그렇고 지역도 그렇고 제가 너무 무지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는데 저는 겉만 보았던 겁니다. 문득 내 자신의 철학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제가 찍는 사진의 관련 분야를 공부를 해보니 관점도 달라지고 의식이 변해 새로운 가치를 만날 수 있었어요.-되돌아보면 새만금 반대운동의 많은 부분이 문화적 활동과 연계되었던 것 같습니다.개인적으로도 새만금 반대운동은 문화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어요. 문화적인 논리로 대응하면 훨씬 설득력을 갖게 되니까요. 갯벌의 가치를 분석해 널리 알리는 일도 그 중의 하나였는데, 당시만 해도 갯벌에 대한 인식이 아주 낮아서 성과는 높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갯벌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되었지만 이미 상당부분이 사막으로 변했으니 안타까운 일이죠.-새만금도 그렇지만 핵폐기장 반대 때는 지역사회의 갈등과 상처가 아주 깊었죠.주민들 사이의 갈등과 반목이 깊었죠. 되돌아보면 엄청난 시련이었어요. 부안 사람들에게는 온전히 치유되기 어려운 트라우마죠.-현장을 지키며 사진으로 기록해놓으셨으니 90년대부터 지금까지 이르는 부안의 생생한 사회사가 생생하게 남아 있겠습니다.자료는 거의 다 있죠. 제 할일이 그것이었으니까요. 특히 새만금에 관한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기려고 노력한 덕분에 그 과정과 흔적 대부분이 현장 사진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자료 요청도 많이 받습니다.-특히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습니까.새만금 방조제가 2006년 4월 21일에 막혔잖아요. 그 이튿날부터 3일 동안 패닉상태에 빠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요. 그래도 몸을 추스려 나가봐야겠더라고요. 현장에 가보니 그렇게 건강했던 갯벌이 어느새 하얀 소금 꽃이 핀 사막이 되어 있는겁니다. 고작 3일 지났는데. 충격이었습니다. 3일 전과 3일 후의 갯벌 풍경을 담게 되었는데 극과 극의 현상이 놀랍습니다.-지금 완공된 새만금을 보면 어떻습니까.국토이용 차원에서 본다면 이제 제대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그러나 지금도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렇게 잘되어가고 있는 것 같지 않거든요. 저는 부안 시내에 나갈 일이 있을 때는 산길로 갑니다. 바닷길이 막히고 갯벌이 사막화 된 것을 보면 가슴이 아파 그 길로는 못가겠더라고요.-이제는 새롭게 생겨나는 땅을 희망적으로 활용하는 길에 모든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데요.그렇겠죠.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을 테니까요. 돌아보면 더 안타깝기 만한데 지금도 갯벌을 잃은 어민들의 삶을 들여다보면 눈물 나와요. 갯벌을 잃고 실어증에 걸린 분들도 있어요. 왜 안 그렇겠어요. 70대 할머니들도 갯벌에 나가서 일을 하면 하루 몇 만원씩 벌었는데 지금은 몇 천원이 없어 시내를 못나온다고 합니다.-일상이 파괴된 상황이 안타깝군요.새만금과 관련해 아마 군산부터 부안까지 2만세대가 보상을 받았을 겁니다. 근데 그 보상이라는 것이 형편없었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하루에 10만원도 넘게 벌었는데 갯벌이 없어지니 인력시장에 나갑니다. 고창 정읍까지 가서 하루 농사일을 하고나면 몇 만원 받는다는데 그 일거리 마저도 부족해 아는 후배는 택배 일로 생활을 꾸려갑니다.-화제를 좀 바꾸어보죠. 갯벌에 대한 추억이 많으시죠.그럼요. 어려서는 갯벌이 놀이터였어요. 마을에서 조금만 나가면 갯벌이었으니까요. 그때 몸으로 체험하면서 얻은 지식을 지금 작업에 잘 써먹고 있지요. 처음에 갯벌을 본격적으로 공부하려고 보니 지도가 그려지더군요. 물때가 언제인지, 종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생태계를 알고 있으니 시행착도 없고 어려움도 겪지 않았죠.-자료가 엄청날 것 같습니다. 분야도 그렇지만 양도 방대하겠죠.부안에 관한 것은 자연 생태부터 문화적 역사적 공간과 유산, 사회사를 망라해 기록했고, 역사적 사료도 복사해 후에라도 지역연구에 활용될 수 있도록 자료화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 양이 많죠.-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요.지역의 현재를 기록함으로써 역사적 사료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죠. 한 개인의 작업이니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지역을 기록하는 이런 작업들이 있어야 지역사가 바로 설 수 있지 않겠습니까. 좀 거창하지만 지역의 가치에 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싶어요. 역사 문화 민속, 지역적 특성을 온전히 보여주는 자생식물과 갯벌, 그리고 옛 문헌까지를 포함해 제가 작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자료로 남아 있는 것까지도 모두 모아내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자료는 어디에 보관해놓으셨나요. 예전에는 필름 사진이어서 그 분량이 꽤 많을 것 같은데요.(웃음) 그것이 문제예요. 디지털 사진 이전에는 필름을 활용했잖아요. 그때 찍은 필름이 정리되지 못한 채로 있거든요. 보관할 당시에라도 메모를 잘했어야 하는데 기억할 수 있겠지 싶어 그냥 쌓아둔 양이 너무 많아요. 작년에 아카이브 구축을 하기 위해 정리 작업을 시작했는데 기본적인 정리 작업만 꼬박 1년이 걸렸죠. 서울 올라가면 그 일만 하다 내려왔다니까요.-개인적으로 담아내기에는 버겁겠습니다. 경비도 그렇고. 혹시 자치단체나 관련 기관에서 지원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개인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러나 관련기관이나 자치단체의 지원은 한계가 있어요. 제가 해온 일들이 대개 관과는 대척점에 있는 일들이었으니까요. 한편으로 생각하면 그럼에도 이런 자료들이 지역과 관련 분야에 꼭 필요한 자료들이니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만 아직 적극적인 통로를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자료에 대한 관심은 오히려 자치단체나 관련기관에서 가져야 마땅한 일이죠. 어느 지역도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 방대한 자료를 갖고 있기 힘든 일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부안은 행복한 곳입니다.그런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다면 반가운 일이죠. 모든 역사는 기록이 말해줍니다. 지역은 더 그렇죠. 가장 지역적인 것이 정말 가치 있는 것인데, 우리는 늘 다른 것만을 바라보며 따라하려 하거든요. 우리 것을 잘 갖고 있어야 자긍심을 가질 수 있고 고향을 떠났던 젊은 세대들도 돌아와 일을 하고 싶어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가치 있는 것들을 잘 지키는 것이 오늘을 사는 사람들의 책무이기도 합니다.-여러 분야 중에서도 가장 힘들인 작업이 궁금합니다.오랫동안 새만금 갯벌 생태와 어민들의 삶을 주목했었어요. 새만금 일대의 생태지도를 그려놓고 싶었죠. 그래서 막히기 전에는 거기에만 집중적으로 매달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우리나라는 학자들조차도 갯벌에 관심을 가진 분이 적었어요. 그러니 대중들이야 갯벌의 가치를 알고 있을 리 없죠. 갯벌은 간척해서 땅으로 만들어 활용해야 더 가치가 있다고 본겁니다.-지금은 부안의 자생식물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몇 년째 헤매고 있는 작업이죠. 변산의 자생식물은 끝이 없는 일 같아요. 제가 주위에 나 발목 잡혔다 말할 정도죠. 이제 됐다 싶어 그만할까하다가도 뭔가 더 좀 조사해야 할 것 같거든요. 그래서 늘 준비를 하고 있죠. 언제라도 계곡을 뒤질 태세가 되어 있는 겁니다.(웃음)-그렇게 많습니까.이쪽이 해안을 끼고 있는데다 남방계 식물의 북방한계선, 북방계 식물의 남방한계선이 겹쳐지는 지점이 많거든요. 또 해안가 식물은 또 그들대로 따로 있기 때문에 엄청 많아요.-학계에 보고된 것 이외에도 많이 나옵니까.국립공원에서 필요한 영역을 조사하는데 대략 800여종이 보고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그 영역을 넘어 위도와 왕등도까지 포함해 조사해보니 900종은 훨씬 넘고 1천종 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전문 연구자가 아니어서 찍은 것을 도감과 비교해 구분하고 수정하면서 정리하고 있는데 그 결과가 그렇습니다. 다시 분류를 정확하게 하면 구체적인 종수가 나오겠지요.-부안은 아름답고 역사도 깊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이런 요소가 부안의 가장 큰 힘이겠지요. 그래서 오늘을 기록하는 일이 더 소중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부안은 이미 많은 것을 잃었습니다. 천혜의 보고인 갯벌도 그 아름답던 해안선도 사라졌습니다. 후회해도 소용이 없는 일이 되었죠. 둑을 트지 않으면 답이 없으니까요. 우리 지역에서는 이제 섬진강 하나 남았습니다. 보로 막혀있긴 하지만 그래도 지켜야 합니다. 강화도가 건강한 것은 그곳 하구가 막히지 않아서예요. 금강 영산강 낙동강 다 막혔잖아요. 자원의 가치로도 그렇지만 생태적으로도 죄짓는 일입니다.인터뷰를 하는 동안 허 대표의 작업은 언제까지고 계속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지역의 자연이, 역사와 문화가, 사회사의 기록이 진행되고 축적되는 과정은 의미 있는 일이다. 부안은 다른 지역보다도 이런 작업이 활발하다. 건강한 의식을 공유하는 단체와 사람들이 지역을 보듬어 안고 가꾸어나가는 풍경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우리 시대에 맞는 지역문화의 건강한 모습은 어떤 것일까. 허 대표와의 인터뷰가 그 답을 준다. 부안의 미래가 기대된다.● 허철희 대표는 새만금핵폐기장 반대 운동인터넷 신문 창간하기도허철희 대표는 부안 변산면 마포리가 고향이다.부모님은 농사를 지었지만 그의 어린 시절 놀이터는 조금만 나가면 끝없이 펼쳐지는 갯벌이었다. 자연스럽게 갯벌의 생태를 그때 체험으로 알게 됐다.중학교를 마치고 형제들과 함께 서울로 갔다. 청소년기를 보내고 비교적 이른 나이에 충무로에서 광고기획 일을 배웠다. 수습을 거쳐 정식으로 일하는 동안 그는 광고기획의 전반적인 업무를 실전으로 익혔다.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과 편집까지의 전반적인 업무가 그의 몫이었다. 그때의 경험이 그를 역량 있는 광고기획자로 성장시켰다.카피라이터부터 아트디렉터 과정을 밟아 광고기획자로서 독립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광고기획을 하다 보니 외주로 나가게 되는 사진작업의 분량이 너무 많았다. 사업성 면에서 보면 큰 손실이었다. 어차피 관심 있었던 분야이기도 해서 본격적으로 사진을 배웠다.80년대 중반 즈음 독립해 작은 광고기획사를 내고 전국을 대상으로 관광홍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88년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자 고향의 풍광을 제대로 담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2년 정도 작업하면 사계절을 담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아는 것도 지식도 없이 의욕만 갖고 덤벼들었던 무지했던 시절이었다.본격적으로 지역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부안의 자연과 역사가 새롭게 다가왔다.사진가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88년부터 부안의 모든 것을 기록하기 시작한 그의 작업이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이유다. 덕분에 부안의 생태와 자연 경관은 물론, 문화사와 지역사회사까지의 모든 시간이 그의 사진에 담겼다.1998년 서울에서 운영했던 광고기획사의 문을 닫고 프리랜서가 됐다.부안댐 건설로 어민들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현장을 마주하며 무엇을 하며 살아갈 것인지를 깨닫게 된 즈음이었다. 더 이상 그는 고향을 떠난 출향민이 아니었다.새만금과 핵폐기장 반대 운동의 중심에 서면서 부안을 지키겠다는 의지는 더 단단해졌다. 2000년에 인터넷 신문 부안21을 만들었고, 2006년에는 뜻이 맞는 후배들과 부안생태문화활력소를 열었다.지역사에 대한 열정은 더 깊어져 2009년 지역 인사들과 부안역사문화연구소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지역 답사를 이끌고 있다.새만금과 관련된 각종 기획전과 광주비엔날레에 초대되어 전시했다. 2000년 1월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던 새만금 매향제를 기획한 이후부터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사진을 모아낸 〈새만금 갯벌에 기댄 삶〉을 펴냈으며 〈허철희 사진집〉과 〈변산반도자생식물〉을 냈다. 지금은 오랫동안 이어온 부안의 자생식물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일상이 이 작업에 걸려있다.

  • 기획
  • 김은정
  • 2015.04.10 23:02

[이색&공감] 길거리 공연하는 원광대 동아리 '공강'

전북일보가 올해도 문화시민기자단을 꾸려 도내 곳곳에서 이뤄지는 문화예술활동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기획자현장 활동가강사 등으로 구성된 문화시민기자단은 열정으로 지역 문화를 풍성하게 만드는 첨병을 찾아 소개합니다. 매주 한차례 전문 예술인뿐 아니라 자신의 문화 향유를 넘어 지역민에게 즐거움을 나누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드립니다.나는 버스킹족이다!거리라는 공간은 길거리 공연을 펼치는 버스킹족에게 가장 재미있으면서도 두려운 무대가 된다. 자신들이 좋아하는 음악과 공연을 찾아 돈을 지불하고 찾아가는 콘서트와는 달리 길거리 공연은 각기 다른 취향을 가진 불특정 다수를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리라는 공간이 지닌 특수성 덕분에 길거리 공연은 언제나 독특하고 묘한 정취를 자아낸다. 청년과 열정, 음악, 그리고 거리. 그 거리에서 음악에 취해 있는 이들 공강을 만나보자.젊다는 이유 하나로 버스킹을 하고 있는 객기 넘치는 청년들 공강.공강은 원광대학교 시각디자인과 친구들이 모여 만든 음악 동아리다. 강의가 없는 공강 시간에 연습하는 동아리라서 해서 이름이 공강이다. 젊은이다운 자유로움과 재기 발랄함이 이름에도 묻어난다. 노래가 좋아 뭉쳤고, 자연스럽게 할 줄 아는 악기를 들었다. 연습은 따로 없다. 공연이 즉 연습이다.지난해 4월 결성되었으니 이제 만 한 살이 되었다. 처음에는 노래가 좋고 자유가 좋아 그냥 몇 명이 모여서 노래하고, 할 줄 아는 악기 하나씩 들고 모여들면서 이들의 모임이 시작되었다.공강의 맴버는 전찬종(보컬26), 김창겸(젬베25), 임진섭(카혼24), 김형성(베이스25), 이수빈(멜로디언25) 등 5명이 회원의 전부였다. 그런데 올해 3월 신입생을 모집해 17명의 식구가 늘었다.이들 다섯 청년들이 공강을 만들게 된 계기는 참으로 자연스럽다.공강의 리더이자 보컬인 전찬종 씨는 학교 앞 단골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기타리스트와 즉석으로 배틀을 한 날이 있었는데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노래하고 연주했다며 카페 손님들이 환호하고 마치 작은 콘서트를 연 기분이 들었고, 모르는 사람들이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친구가 되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모여서 노래하는 게 즐거워 자주 모이다보니, 어느덧 거리 공연을 하고 있더란다. 단 1명의 관객이 공연을 들어준다 해도 이들은 개의치 않았다.대학로 버스킹이 입소문이 나면서 문화예술의 거리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대학로 공연은 같은 또래들이 관객이다 보니 호응도 좋고, 열기도 남다르지만, 시니어 층이 많은 구도심으로 진출했을 때는 살짝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처음 들어보는 노래에 냉담한 반응이었지만 자주 얼굴을 마주하다보니 이제는 알아보는 동네 어르신들이 제법 많아졌다. 대학로가 아닌 거리에서 만난 어르신들이 자식 같고 손주 같은 젊은이의 연주에 박수를 아끼지 않는다. 제법 팬 층도 생겨, 일부러 공연 시간에 맞춰 반겨 주는 고정팬도 생겼다.노래를 듣고 어린 아이처럼 박수를 쳐주시는 어르신들이 많아졌습니다. 우리 공연을 보고 그림을 그려준 소녀가 있었는데, 그때 깜짝 놀라기도 하고 대~박 감동을 받았습니다.이제는 제법 대학로와 문화예술의 거리에 입소문이 나면서 여기저기에서 공연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학교 수업과 공연 스케줄 조정을 잘 해야 한다며 바쁘다는 귀여운 투정을 한다.그들은 길을 스치고 지나가는 평범한 서민에게 지치고 힘든 일상에서 자신의 음악이 작은 위로가 되길 바랄 뿐이다.아직까지는 버스킹 공연이 낯설어서 인지 저희가 눈이 마주치고도 쑥스러우신지 힐끔 쳐다보고 지나가는 분들이 많습니다. 좋아하는 음악에 일상의 스트레스도 푸시고, 5분의 시간으로 슬펐던 마음을 달래주고 싶습니다.이들이 부른 노래가 조용한 골목의 긴 잠을 깨워, 침체된 거리를 살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꿈을 꾸는 청춘 공강의 다섯 청년은 오늘도 그렇게 거리에서 노래를 부른다.● 버스킹은 거리에서 노래악기 연주, 25일 대구서 버스킹 대회버스킹(Busking)의 사전적 의미는 (통행인들에게 돈을 얻으며) 길거리에서 연주하다 이다. 거리에서 노래를 하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행위를 버스킹이라고 한다. 쉽게 말해 길거리 공연이다.외국에서는 이러한 버스킹 공연이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버스킹이 활성화되어 있는 도시로는 프랑스의 파리, 아일랜드의 더블린 등이 있다.우리나라의 경우 서울 대학로나 홍익대 주변 등 젊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버스킹 문화가 점차 확대되고 있지만 외국에서는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주로 아마추어 음악가가 자신의 음악을 알리고 또 공유하기 위해 대중 앞에 나서는 것으로 이뤄진다.버스킹하는 공연자를 버스커(busker)라 부르며 이들은 악기, 작은 마이크, 휴대용 앰프 등을 들고 다니며 거리 곳곳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음악을 즐긴다. 국내의 대표적 버스커로는 버스커 버스커(Busker Busker), 십 센티(10cm) 등이 유명하다.이번달 대구에서는 전국 버스킹 대회가 열린다. 대구의 독립문화예술단체 인디053은 지구의 날을 맞아 4월 25일 개최되는 2015 지구를 위한 차 없는 거리 대구시민생명축제에서 버스킹 페스타(Busking Festa)를 연다. 공연팀에게는 편도 차비 지원과 소정의 공연비도 지급한다.참가를 희망하는 단체는 이달 18일까지 인디053측에 참가 신청을 하면 된다.자세한 문의는 전화(053-218-1053).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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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04.08 23:02

전북 출신 김창수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상무 "선진 농업기술 접목…'농생명 수도' 꿈꾸는 전북 돕겠다"

세계적인 농생명산업의 메카로 급부상하고 있는 전북은 벽골제의 유적에서 알 수 있듯 선사시대부터 농업의 중심지였다. 특히 전북혁신도시에 농촌진흥청 등 농업관련 시설이 속속 이주해오면서 농생명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농업인의 조직인 농협은 전북의 농생명산업 육성에 있어 매우 중요하고, 특히 전북 출신 농협 최고경영자들의 역할은 막중하기 그지없다.이에 전북일보는 김창수(57) 농협중앙회 상무를 만나 농생명산업 활성화를 위한 방안 등에 대해 들었다.김 상무는 농협중앙회장을 보좌하는 총 10명의 상무 중 전북 출신으로는 단 한명뿐인 고위직 인사다.-고향에서 전북본부장을 지내시다가 올초 중앙회 농업경제상무로 영전하셨는데 먼저 소감을 전해주십시오.“1984년 농협 입사 후 늘 마음 한켠에는 농협인으로서 마무리를 고향인 전북에서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다행히 전북지역본부장으로 지낸 2년 동안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올초 중앙회 농업경제상무로 임용된 것은 농협이 농업·농촌을 위한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한 경제사업활성화에 최선을 다 하라는 책무를 맡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달 농협중앙회의 경제사업 중 판매·유통사업이 농협경제지주로 이관되면서 농협은 농산물 판매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조직으로 재편됐습니다. 퇴임하는 그날까지 농업·농촌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저는 평소 ‘농업인은 생산에만 집중하고, 농협이 산지조직화, 규모화를 통해 상품화하고,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팔아주는’ 판매농협 구현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라고 여겼습니다. 전북인의 자존심을 가지고, 전국의 농업·농촌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농업경제 상무란 직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궁금합니다.“중앙회 농업경제사업은 크게 산지, 도매, 소비지로 구분되며, 이중 제가 담당하고 있는 농산물 도매사업은 산지와 소비지의 중간에서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책임지고 제 값으로 팔아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 농협의 농산물공판장 82개소와 안성농식품물류센터를 기반으로 도매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농협계통판매장은 물론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에도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습니다.”-전북본부장 재임시 뚜렷한 성과를 많이 냈던 것으로 유명했습니다.“전북지역본부장으로 재임한 지난 2년간 중앙회 업적평가에서 전국 16개 지역본부 중 2013년에는 1등을, 2014년에는 2등을 했습니다. 전북 10만호 농가의 구성이 20%의 전업농과 80%의 영세농으로 구분됨을 확인하고 농업인에 대한 지도·지원의 방향을 달리 적용했습니다. 20%의 전업농은 시군단위 또는 광역단위로 규모화, 조직화하여 브랜드파워를 높였고, 80%의 영세농은 로컬푸드 직매장, 레스토랑 등을 통해 소규모 농산물 판로를 확대했습니다.특히, 전북 관내에 로컬푸드 직매장 10개소를 운영해서 그날 수확한 신선한 농산물을 근교의 소비자에서 직거래로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동김제농협에 로컬푸드 레스토랑을 만들어 농산물 소비촉진은 물론 이민여성들이 커피숍, 제빵 등을 판매하는 공간도 제공해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전북은 농생명수도라고는 하지만, 전북농협의 사업추진 물량은 전국에서 차지하는 물량이 갈수록 감소하고 있습니다.“전북의 농업은 과거 쌀 중심이었으나, 앞으로는 원예·축산 등 집약도가 높은 분야로 전환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북의 농업환경은 열악하지만 앞으로 상당한 발전이 기대되는 것은 매년 정부에서 육성하는 후계농업경영인의 증가 추세입니다. 전북이 전국 농업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5%인데 반해, 후계농업경영인은 20%로 농업인 비율 대비 2배 가량 높게 점유한다는 점에서 미래가 매우 밝다고 생각됩니다. 특히 ‘동고서저’라는 자연환경을 활용해서 고부가가치 농촌사업을 확대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전주 한옥마을과 연계한 전북 지역 투어를 만들어 많은 도시민이 전북에 와서 먹고, 놀고, 즐기는 농촌체험을 통해 전북의 경제를 활성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농생명 수도’를 표방한 전라북도는 전주·완주혁신도시를 중심으로 농업의 메카를 형성하겠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런 과정에서 농협이 좀더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 있으십니까. “앞으로의 농업은 선진기술의 접목에 따라 농업생산성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국내 선진 농업도시라고 할 수 있는 수원, 밀양, 진주, 나주 등은 지역에 연구단지 또는 산학이 함께 있습니다.우리나라 농업 선진기술의 핵심인 농촌진흥청이 전북으로 이전됨에 따라 전북 농업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런점을 고려해 농협 차원에서 브랜드 파워를 극대화하기 위해 농업인을 규모화, 조직화하고 고도의 농업기술을 접목시켜 생산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올초부터 농촌진흥청 원예특작과학원과 업무제휴를 통해 전처리·소포장 기술을 접목시켜 안전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김제 육종연구단지에 농협종묘센터가 3만평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고, 종자 대표기업인 농우바이오를 인수하는 등 대한민국 종자산업 발전에 농협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새만금사업과 관련해서 농협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당장은 어렵겠지만 향후 축산업과 관련된 사업을 농협이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축분 냄새로 인한 축산업 기피로 인해 새만금지구에 축산업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가축분뇨 자원화시설을 통해 퇴·액비를 생산하여 자원순환농업을 실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새만금 간척지를 옥수수 등 사료작물 생산 공간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은 점진적으로 고민해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지난달 전국적으로 농협조합장 선거가 치러졌는데 그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부탁합니다.“1961년 농협이 창립된 이래 처음으로 전국 농협이 같은 날 조합장을 선출하는 동시조합장 선거를 했습니다. 조합원들의 높은 참여 열기와 국민적 관심 속에 무사히 선거를 마무리하게 돼 다행입니다.50% 가량의 조합장이 교체됐고, 젊은피로 바뀌었습니다. 신임 조합장은 농업시장 개방, 농촌고령화 등으로 어려운 여건에 처한 지역농업과 농협의 발전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화합과 실천의 지도력을 발휘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끝으로 도내 농업인들이 농촌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가졌으면 합니다. 도시 샐러리맨과는 달리 농업인은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고, 결과를 감내하는 경영자입니다. 전북 농업인들이 행복하다고 여기고, 스스로 당당하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김창수 상무는 뚝심있는 일처리…농협 대표 경제통농협중앙회 김창수 상무는 올초 10명의 상무중 하나로 발탁되면서 지역 농업인들의 자존심을 지켰다.김제 만경이 고향인 그는 장흥초, 만경중, 서대전고, 전북대 농업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 농협에 입사한 이래 줄곧 농업경제 부문에만 근무해와 농협중앙회내에서 대표적인 경제통으로 통한다.채소부 채소유통활성화팀장, 고창군지부장, 식품사업분사장, 경제구조개편부장을 거쳐 지난 2013년부터 2년간 전북지역본부장을 지냈다. 올초 상무로 승진하면서 농경사업본부장을 맡은 그는 농협내에서 대표적인 유통, 물류 등 경제분야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주변에서는 그를 ‘합리적 열정으로 무장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중앙회 핵심 간부를 맡을 정도되면 누구나 열정으로 무장돼 있지만, 자칫하면 과욕으로 이어져 쓸데없는 일을 벌이기 쉬운에 김 상무는 평정심을 잃지않고 꼭 필요한 일을 제때 추진하기 때문이다.그는 학창시절부터 “가슴 속에 있는 티모스(열정, 기백 등)를 깨우자”를 모토로 생활해 왔다고 한다. 재미있지 않은 일은 하기 싫고, 재미있는 일을 할 때 열정이 생긴다는 평범한 진리를 자신의 삶에 결부시켜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항상 재미있는 일을 찾아서 해왔다. 산지조직화, 공동계산, 공동출하, 양재·창동 등 농산물유통센터 개설, 연합사업, 대외마케팅, 식품사업 등 농산물유통과 관련된 다양한 업무를 하면서 스스로 재미를 느꼈다.경영일선에 서게 된 그는 이제“항상 후배들이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일을 할까, 두근거림을 가지고 신명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뚝심있게 일처리를 하는 반면, 사람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데도 일가견이 있다는 말을 듣고 있다.

  • 기획
  • 위병기
  • 2015.04.06 23:02

[내장산리조트 조성사업] 골프장·호텔·콘도…분양가 낮춰 '사계절관광지' 앞당겨야

정읍시의 최대 숙원사업인 내장산 리조트조성사업의 기반조성공사가 2014년 12월말 완료됐다. 지난 2003년 3월 한국관광공사의 사업타당성조사에 이어 12월 관광공사와 정읍시가 지자체 협력사업으로 관광지개발 공동협약을 체결한지 12년만이다.이에따라 한국관광공사와 정읍시는 본격적인 토지분양에 나서고 있다. 현재 KT&G 기업연수원이 착공을 앞두고 있으며 펜션과 여관부지 일부가 분양되었지만 실질적인 국내외 투자기업의 유치를 위해서는 한국관광공사의 분양가 하향조정 등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시장상황에 맞춰 감정평가가 이뤄지지만 기반시설이 구축되어 있어 분양가는 저렴한 편이다는 입장이다.정읍시민들은 민선3기부터 시작된 조성사업이 민선 6기에는 꼭 결실을 맺기를 기대하고 있다. 사계절관광지로 거듭나는 거점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것이다는 희망을 걸고 있다.△내장산리조트 조성사업 개요정읍시 신정동과 용산동 일원에 들어서는 내장산리조트는 정읍시와 한국관광공사가 공동개발사업자로 참여해 조성하는 관광지이다. 국립공원 내장산의 9봉중 4봉인 망해봉을 바라보고 둥지를 틀었으며, 내장산 북서쪽의 용산호를 껴안고 있는 형상이다.총사업비 3183억원을 투입하여 전체부지면적 158만7074㎡(48만여평)에 골프장(18홀28만평)과 호텔, 블루밍가든, 스파파크, 콘도, 상가, 여관, 펜션등 리조트 건설을 목표로 한다.정읍시(423억원)와 한국관광공사(440억)가 부지매입과 기반조성공사에 863억원을 투입했고 2320억원의 민간자본과 외국인 자본을 유치해 관광지 조성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한국관광공사는 내장산리조트 조성사업의 민간자본 유치를 위해 부지 일괄분양 계획을 변경하여 2014년 8월, 관광지 48개 부지를 개별분양으로 전환했다. 개별분양 세부사항은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http://www.visitkorea.or.kr, 공고/공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핵심시설 골프장 부지 분양내장산리조트 조성부지 총 158만7074㎡중 분양대상 부지는 109만9371㎡(33만여평)로 총 분양가는 560억원에 달한다. 이중 핵심시설부지는 골프장과 호텔부지를 꼽을수 있다. 골프장은 92만3644㎡(28만평)에 18홀 규모로 230억원이다. 8층 150실 규모의 호텔부지는 2만4890㎡(7500여평)에 46억원이다.한국관광공사와 정읍시는 지난 5일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내장산리조트의 핵심시설인 골프장의 투자자 모집을 위해 원포인트 사업자 특별제안공모 설명회를 가졌다.설명회에는 국내 굴지의 건설사와 금융사, 자산운용사, 스포츠레저업계 등 20여개 사업체가 참석했다.정읍시는 투자자에 대해서는 건축허가 등 처리기간을 단축해 조기 개장할 수 있도록 최대한 행정편의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특히 투자자 인센티브로는 부지 분양가와 토지대금 납부조건 및 납부기간, 부지 임차허용 등 투자제안에 유연성을 강조하고 있다.특별제안 공모기준은 18홀 규모, 계약 후 1년이내 착공과 착공 후 2년 이내의 개장조건이다.투자자는 골프장의 시설내용과 부지의 분양가격 또는 임차료, 토지대금 납부조건(임차조건), 재원조달계획 등을 포함한 투자제안서를 오는 4월22일까지 한국관광공사 관광자원개발팀에 제출하면 된다.골프장 특별제안심사위원회는 이를 심의하여 우선협상대상자와 예비협상대상자를 선발하게 된다.△내장산리조트 조성사업 추진상황 및 계획2003년 한국관광공사의 사업타당성조사 - 2008년 3월 5일 기반시설공사 기공식 - 2010년 12월 관광지 변경지정(용산호 수변구역 추가편입 난개발 방지 및 관광이미지 제고) - 2012년 관광지 조성계획 변경 승인 - 2014년 12월 기반시설공사를 완료했다.2013년 KT&G 기업연수원이 부지를 매입하고 건축허가를 얻어 지난 3월 중에 건립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건축 사업자 선정 절차 등으로 연기돼, 오는 6월 건축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다.KT&G 기업연수원은 171억 6000여만원이 투입돼 총면적 8419㎡에 지하 2층, 지상 6층 숙박시설 72실 규모로 건립되며, 2015년 말 완공 예정이다.여기에 펜션부지 5개소 2531㎡(765평), 여관부지 2개소 7405㎡(2240평) 12억 4600만원이 분양되었다.특히 서울특별시 연수원이 타당성 용역중에 있어 정읍시가 내장산리조트에 유치를 위한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한국관광공사와 정읍시는 오는 4월부터 국내외 투자자 발굴 민자유치 추진을 본격화 하여 레저산업에 관심있는 수도권의 자본가와 기업, 금융업등 투자자 물색에 나서고 더불어 화교자본과 오일머니 투자유치를 위한 해외 홍보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이와 관련 정읍시는 미화 2만불 이상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해서는 법인세, 취득세, 고용보조금, 교육훈련보조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투자 입지여건 및 기대효과내장산리조트가 완성되면 그동안 관광지로서 취약했던 정읍지역의 숙박시설, 스포츠레저시설 등 복합 관광휴양시설이 확충됨에 따라 지역의 관광산업을 한층 끌어 올릴 것으로 보인다.특히, 내장산리조트는 관광지의 기본요소라 할 수 있는 인지도, 지리적 접근성, 관광인프라, 관광소비자, 자연환경 및 주변경관이 우수하여 내장산관광특구로 지정되었고 정부가 각종 관광인프라 구축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민간투자활성화 촉진지역이다.또한 한국관광공사와 정읍시가 공동으로 개발한 레져휴양시설로서 신뢰할수 있는 투자상품이며 기반시설공사가 완료되어 즉시 사업 착수가 가능하다.한 해 150만명이 찾아드는 세계적인 단풍명소로 자연경관이 빼어나고 KTX 고속철도 개통과 더불어 서해안고속도로, 호남고속도로 등이 인천국제공항, 김포국제공항, 군산공항, 무안국제공항, 광주공항, 청주국제공항, 인천항, 평택당진항, 목포항과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이자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는 등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어디에서든 접근성이 좋다.● 김생기 시장 "분양 설명회 개최 등 민자 유치 힘 쏟을것"국내외 잠재 투자 의향자들을 보다 지속적이고 적극적으로 물색하고 분양 설명회를 개최하는등 투자를 이끌어 내는데 전력을 쏟겠습니다내장산리조트 기반조성공사 완료에 발맞춰 2014년 11월 서울에서 개최된 한중 창조도시 문화대전에 포럼발표자로 참가해 민자유치 홍보 활동을 전개했던 김시장은 KT&G 기업 연수원 착공은 내장산리조트 관광지 조성사업의 첫 민자유치라는데 의의가 있다며 이후에도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민간투자자 유치를 위해 국내외 잠재 투자 의향자들을 지속적으로 물색하는 등 내장산 민간투자 유치 및 조기 활성화에 전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이어 골프장 투자자 모집을 위한 설명회에 정읍출신 기업체 관계자는 물론 금융권등에서 인허가 사항 문의등 관심도가 예상외로 높았던 만큼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관광공사와 협력체제를 구축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 기획
  • 임장훈
  • 2015.03.31 23:02

취임 1개월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 "회원사간 똘똘 뭉쳐 지역경제 반드시 살리겠다"

전북 경제의 열악한 현실 속에서 경제 부흥을 꿈꾸는 도민들의 열망과 성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이선홍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임한지 1개월이 지났다.지역 경제의 초석이 되는 상공·제조업의 판로 및 물량 확보, 건전하고 투명한 시장질서 확립 등 전주상의가 넘어야 할 파고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서해안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고, 이에 따라 도내 제조업체들의 자재 공급 및 사업 참여에 따른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함께 부풀어 오르고 있다.도내 경제단체의 ‘큰 집’으로 불리는 전주상의 이선홍 회장을 만나 도내 경제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도약과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제22대 전주상의 회장으로 취임하신 소감은.“개인적으로는 너무 큰 영광이고 기쁨이지만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어 무거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낍니다. 올해는 무엇보다도 회원사간 업종을 떠나 하나로 똘똘 뭉쳐 이 어려운 경제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할 업무를 꼽으신다면.“무엇보다 어려운 지역경제의 회복을 위해 노력할 계획입니다.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왕성한 경영활동이 필요합니다. 경영활동이 왕성해져야 일자리도 늘어나고 기업들의 투자도 늘어 지역경제발전이 이뤄지는 것입니다. 아울러 새만금 동서2축도로, KTX 문제 등 지역현안을 해결하고 전북 몫을 찾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습니다.” -전북에서 전주상의가 갖는 의미는 어떻다고 생각하시는지요.“전주상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다 포함하고 있고, 업종별로도 제조·건설·금융·유통·서비스 등 전 산업을 망라한 명실공히 지역경제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입니다. 전주상의는 지역 상공업계를 대표해 그 권익을 대변하고 회원에게 기술과 정보를 제공해 회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를 높임으로써 상공업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설립목적입니다. 따라서 상공인들의 지위를 높이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나가는 한편 지역 현안을 풀어나가고 전북 발전을 견인하는 최고의 경제단체죠.”-현재 전주상의 현안은 무엇이 있는지요.“저는 이번 회장에 취임하면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공약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이러한 공약을 실천하는데 가장 역점을 둘 것입니다. 먼저 기업인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기업인이 존경받는 사회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기업 사랑과 지역사랑 운동을 전개해 나가겠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특별대책반과 의원분과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고, 지자체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 나가겠습니다.”-21대에 이어 22대 전주상의가 이어가야할 연속사업이 있다면.“올해는 우리 상의가 창립 80주년을 맞는 뜻 깊은 해입니다. 상공인들이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회관 신축을 위해 재원조달 방안 및 구체적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큰 계획을 추진할 것입니다. 아울러 일자리창출에 적극 매진해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는 물론 사회적 문제해결에도 적극 노력할 계획입니다. 기업들의 경영지원을 위해 회계, 노무, 법률 등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기업 활동에 필요한 각 분야별 경영지원에 앞장서겠습니다.”-창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데 이를 어떻게 보시는지요.“중소기업 비중이 90% 이상인 우리 지역경제는 타 지역보다 경영여건이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판로문제와 자금난, 인력문제 등이 가장 심각합니다. 그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많이 인하했지만, 중소기업들이 자금을 지원받기는 여전히 어렵습니다. 자금이 실물경제 부분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지원방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기업활동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돼 왔던 각종 규제들도 조속히 개선돼야 합니다. 또한 우선 우리 도민들부터 도내 상품을 적극 애용해야 합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업체의 생산 제품을 우선 구매해 주고 애용해 주어야 이들 기업들이 지역에 애착을 갖고 투자를 늘리고 고용도 늘릴 수 있습니다. 전주상의는 지역기업들의 자금난 해소를 위해 정책적·제도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규제개선과 도내상품 애용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전북 산업구조의 단점을 꼽는다면.“전북의 산업 구조를 보면 특정 제조업 쏠림 현상이 높은데 도내의 경우 제조업에 치중되다보니 해당 업종이 어려울 때 지역경제까지 같이 흔들리는 구조입니다. 이에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업종들을 골고루 육성시켜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북도가 민선6기 성장동력산업으로 농생명, 탄소·융복합소재, 창조·ICT융복합, 자동차·기계, 그린에너지 등 5개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마스터플랜을 만들고 있는 것에 공감하고 있습니다.”-정부 사업에서 전북 홀대 등의 부작용이 많은데요.“전북은 인구도 적고 경제력도 낮기 때문에 상대적인 박탈감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지역에는 보다 많은 지원을 해줘야 균형발전이 되는데 국비예산은 대부분이 매칭으로 지원되다보니 재정력이 낮은 전북의 경우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가 낙후지역에 더 많은 배려를 할 수 있도록 요구해 나가는 한편 기업유치와 지역산업 활성화에도 총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입니다.”-유관기관 및 회원사와의 유대관계를 높이기 위해 나아갈 방향은.“조직의 가장 강력한 힘은 협력에서 나오고, 그 전제조건은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경계와 칸막이를 넘어 완전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상공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역량이 집중될 수 있도록 노력해 전주상공회의소가 전북경제의 심장의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일자리지원사업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 같은데요.“지난 2009년부터 고용노동부로부터 중소기업 청년인턴제 위탁운영기관으로 지정 받아 6년간 1500명을 알선했으며 올해도 250명을 배정받아 청년실업 해소와 중소기업 인력지원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 2011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시니어 인턴십 운영기관으로 지정받아 4년간 564명의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알선했고, 장년취업 인턴제 위탁운영기관으로 지정받아 200여명의 장년실업자 취업을 알선했습니다. 인턴사업은 정규직 전환시 인턴 지원금이 최대 6개월간 지원되므로 정규직 전환율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습니다.” -도민들께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우리 전북도에는 열정적인 우수한 인재들과 낙후와 소외를 이겨내고야 말겠다는 분명한 목표의식이 있습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정복하지 못할 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우리 지역기업이 생산하는 제품 구입 등 기업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실 때, 기업은 더 좋은 일자리 제공과 함께 지역의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입니다. 도민들의 많은 사랑을 당부 드립니다.”● 이선홍 회장은 마당발 인맥·친화력 장점“때론 돌아가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지만 지금 같은 경제위기 상황에서는 정면돌파가 필요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위기를 기회로, 시련을 도약으로 삼기위해 중앙부처 사업에 전북 몫이 커질 수 있도록 부딪혀 보겠습니다.”특유의 친화력으로 마당발을 뽐내는 이선홍 회장은 정관계 및 유관기관 등 주변인과의 관계가 뛰어난 도내 중견 건설인 출신이다.이 회장은 남원 출신으로 기린라이온스클럽 회장, 국제라이온스협회 355E지구 부총재,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 회장, 법무부 법사랑위원 전주지역협의회 회장, 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이사, 전북자원봉사센터 이사 등을 역임했다.1983년 합동종합중기를 설립한 이 회장은 현재 계열사를 5곳까지 늘리는 경영 능력을 발휘, 묵묵히 한길을 걸어온 전문경영인으로 성실과 근면, 넉넉한 인품을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이 회장은 전주상의 회장이자 전북상공회의소협의회장, 그리고 대한상의 부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2018년 3월까지 3년간 임기를 수행하게 된다.이 회장은 “먼저 올해는 각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북 상공인회관 신축설립위원회를 만들어 회관 신축을 위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해 빠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 초에 착공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한편 전북 상공인회관은 전주상의가 지난 2007년에 매입한 전주 서부신시가지내 부지 2754㎡(현재 전주시 공용주차장으로 사용중) 부지에 13층 규모로 지어질 예정이다.

  • 기획
  • 이강모
  • 2015.03.30 23:02

부임 1년 전북출신 김종훈 한국농어촌공사 상임감사 "농생명 수도인 내 고향 전북 발전에 기여해야죠"

전북 출신 김종훈 한국농어촌공사 상임감사가 부임한지 1년을 맞았다.이에 본보는 김 상임감사를 만나 그가 재직하면서 느낀 소감과 향후 계획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농생명수도를 표방하고 나선 전북에 한국농어촌공사가 기여하는 바는 무엇이고, 특히 새만금 활성화를 위한 노력 등도 들어봤다.-한국농어촌공사 상임감사로 부임하신지 1년이 넘었는데, 그동안 재임하시면서 느낀 소감이 궁금합니다.상임감사 임기가 2년인데 벌써 절반 이상이 지났습니다. 부임하면서 공사의 발전과 청렴한 조직문화 확립을 통해 농어촌과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다짐했고, 국민의 입장에서 공사의 업무에 공정성을 해치거나 공사에 불필요한 낭비요인이 없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점검해왔습니다. 계약관련 제도를 개선해서 과거 발주자 편의에 따라 관행적으로 해오던 긴급발주, 수의계약의 관행이 거의 사라지는 성과가 있었습니다.-재임 중 가장 보람있었던 일은 무엇이고, 또 가장 어려웠던 것은 무엇입니까.우수한 인재들이 모여있는 한국농어촌공사에 와서 사회적 약자인 농어업인들을 대상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을 위한 생산기반의 조성과 관리, 농어촌 생활환경정비는 물론 농어업의 경쟁력 강화 및 농업소득증대를 위한 영농규모화, 어촌개발, 해외농업개발 등 한국 농어업 발전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공기관의 상임감사로 일하면서 막중한 책임감과 보람을 느낍니다. 가슴아팠던 일은 한 순간 잘못된 판단으로 외부로부터의 부적절한 유혹에 넘어가 30여년까지 긴 세월을 몸담았던 직원이 공직을 떠나도록 중징계 처분할 때 였습니다.-전북은 농생명수도를 천명하고 있는데, 농어촌공사가 전북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게 있을까요.전북은 우리의 생명산업인 농업의 본거지이며 대한민국 농업의 미래를 이끄는 농생명수도(農生命首都)입니다. 우리 공사는 농어업인을 위한 기관이기 때문에 사장님을 비롯한 전 임직원은 전북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으며,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인 새만금 간척사업을 주도적으로 해왔으므로 전북과는 불가분의 관계라 할 수 있겠죠. 특히 새만금사업 등의 국책사업에 각 지역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전북지역의 고용창출과 경제활성화에 기여했다고 봅니다. 그동안 공사는 농업생산성 증대, 농어촌의 경제사회적 발전에 이바지해 왔는데 앞으로도 농어업인의 행복을 최우선 가치로 농어촌과 더불어 성장하는 공기업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농어촌공사 새만금경제자유사업단에서 분양한 것은 얼마나 되고, 구체적으로 기업 입주 현황이나 계획도 궁금합니다.새만금 산업단지에 현재까지 입주기업은 OCI 등 6개 기업이며, 총 분양면적은 103ha(약 31만평)에 달합니다. 외국계 투자기업으로는 제조기업인 솔베이실리카(벨기에)와 도레이첨단소재(일본)가 있으며, 최근에 입주키로 한 전북권 강소기업인 ECS(열교환기 제조) 등이 있습니다. 기반시설로는 열병합 발전소인 OCISE와 군산도시가스와 분양계약을 마친 상태인데, 이중 도레이첨단소재와 OCISE는 각각 올 9월과 내년 3월 준공을 목표로 공장이 건설 중입니다. 올해에는 새만금개발청, 전라북도, 군산시 등 유관기관들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토대로 내실 있는 투자유치에 박차를 가하겠습니다.-농어촌공사 상임감사로서 전북과 관련해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해 주시고 도민에 대한 인사 말씀도 부탁합니다.제가 상임감사로서 몸담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는 새만금사업 등 전북지역의 핵심산업인 농업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을 하는 기업입니다. 농어촌공사의 상임감사로서 저는 조직 내 부정부패 척결을 통하여 공사의 경영합리화에 기여하고, 이를 통해 공사가 전북 등 농업농촌 현장에 꼭 필요한 정책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전북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이자 제 삶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는 뿌리이며 이 고장의 일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부족하게나마 나라에 대한 애정과 봉사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살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고장의 선조로부터 내려받은 충의(忠義)정신과 이타심(利他心)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공사가 광주전남혁신도시로 이전한 것을 계기로 고향 가까이 와서 지역 발전을 위한 역할을 할 수 있음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지역 발전을 위해 성심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김종훈 상임감사는 北 실상에 충격 정치 입문친박 조직 '전북희망포럼' 이끌어김종훈(55) 상임감사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를 일궈낸 입지전적 인물이다. 부안군 보안면 상립석리에서 태어난 그는 보안초, 보안중을 거쳐 검정고시로 고교를 졸업한 뒤, 늦게 방송통신대에서 학사, 전주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태어난지 채 100일도 되지않아 어머니를 잃은 그는 할머니 손에 의해 자라다가 13살때 아버지마저 별세, 고아아닌 고아로 자랐다.이후 부모는 물론, 친형제나, 사촌한명 없이 적수공권으로 살아간 그는 세상을 책이 아닌 직접 부딪치며 경험으로 터득해갔다.축구코치, 역도, 마라톤 등 안해본 운동이 없는 그는 20대때 상경, 온갖 밑바닥 생활을 다 경험했다.나이가 들면서 건설업에 뛰어든 그는 잠실 일대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일정액을 모아 사업을 키워갔다.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인 전북에 내려온 그는 2005년말께 평양에서 열린 아리랑축전때 어린이재단 운영위원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이후 사회활동과 정치활동에 뛰어들었다.북한을 보면서 너무 어려운 사회현실에 충격을 받은 그는 자신이 뭔가 역할을 해야한다고 느꼈고, 때마침 새누리당의 영입 케이스로 도당 대변인을 맡으면서 본격적인 정치인의 길을 걷게됐다.보수적 가치에 공감하고 있었기에 새누리당에 입당했다고 한다.그는 도당위원장 선거에도 나서는 등 공격적인 정치행보를 보인 그는 내년 총선에도 지역구에 출마할 생각이다.정치 입문과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 김무성 대표 등과 탄탄한 인연을 맺고 전북의 대표적인 친박인사로 활동, 지난해 농어촌공사 상임감사로 발탁됐다.무려 2만명에 가까운 친박조직인 전북희망포럼을 이끌어온 그는 새누리당 고창, 부안 당협위원장, 대통령 선거 새누리당 전북선대본부 총괄본부장을 지낸 지역내 대표적 여권 인사다.

  • 기획
  • 위병기
  • 2015.03.26 23:02

취임 100일 맞은 심보균 전북도 행정부지사 "시대의 흐름 빠르게 대응…'생동하는 전북' 이끌겠다"

심보균 전북도 행정부지사(54)가 취임 100일을 맞았다. 지난 2007년 전북도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했었던 그는 “6년전 당시나 지금이나 도민들의 열망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 ‘생동하는 전북’ 발전을 이끌어 달라는 것이었다”면서 전북발전에 대한 자신만의 비전을 밝혔다. 특히 그는 시대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을 강조했다.그는“그동안 전북은 역대 정부의 정책적 차별로 산업화에 뒤처졌기에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시대흐름에 적응해야 한다. 대응하지 못하면 자칫 또다시 뒤처질 수도 있다”면서 “앞으로 새로운 시대흐름에 한 치도 뒤지지 않고, 도민 누구나가 행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 항상 고민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심보균 행정부지사의 각오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지난 2007년 2년간 전북도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한 이후 5년 9개월 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어떤 변화가 있습니까.“지난 2007년도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시나 지금이나 도정발전의 밀알이 되겠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지만, 대내외적인 환경변화가 많은 것 같습니다. 우선 송하진 도지사께서 이끄는 민선6기가 출범해 농생명, 탄소, 관광 산업의 진흥 등 새 도정목표를 향해 힘차게 나아가고 있다. 제도적으로는 민선자치 20년을 맞아 성숙한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지방분권이 강조되고 있습니다.대외적으로는 경제대국으로 급부상한 중국자본의 투자유치와 대중국 수출 전진기지로서 한중FTA 산단 조성 등 본격적인 새만금 건설을 위한 내부 개발이 본격화 되고 있습니다. 특히, 한중 경제협력단지는 양국 정상회담 의제에 반영된 만큼 한중FTA 산단 및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 등 굵직굵직한 과제에 대하여는 총리를 중심으로 범부처 차원의 긴밀한 협력과 속도감 있는 추진이 필요합니다. 또 최근 웰빙을 넘어 힐링·생태체험 등으로 사회 트렌드가 변화함에 따라 청정한 자연생태 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전라북도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도의 강점을 잘 살려 도민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사는 ‘생동하는 전라북도’를 만들어 가야할 것으로 봅니다.”-전북도는 민선 6기 들어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전북도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할 것으로 생각합니까. “남들과 같거나 따라가서는 경쟁력을 갖출 수 없습니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리 전북만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 나가야 합니다. 남보다 가장 잘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전라북도의 생명력이자 경쟁력입니다. 민선6기 도정키워드인 농업과 관광 그리고 탄소산업이 해답이라 생각합니다. 농생명을 포함한 농업은 최대 장점입니다. 오랜동안 농도로서 자리를 지켜온데다 농진청 등 농업관련 국가기관 이전,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 김제 민간육종단지(시드밸리), 정읍 방사선 연구센터와 미생물 산업지원센터 등 농생명 육성 기반이 마련됐습니다. 관광도 1시군 1대표 관광지를 선정하고 도내 14개 시·군 관광권이 하나로 연결되는 토탈관광시스템을 구축 중입니다. 세계에서 세 번째 이자 전국에서는 처음으로 탄소소재를 개발, 양산체제에 들어간 탄소산업은 융복합의 장점을 살려 자동차, 조선, 신재생에너지, 농기계 등 관련 산업과 연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여기에 전라북도 또 하나의 장점인 문화 콘텐츠를 연계해 나간다면 오랜 정체를 벗고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한류가 경쟁력이 되고 있는 가운데 전라북도는 ‘한국 속의 한국’ 이라는 캐치프레이즈 통해 도정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 속의 한국’을 만들어가기 위한 복안은. “전라북도의 문화 콘텐츠의 장점은 가장 한국적인 토양을 갖추고 있다는 점입니다. 한옥과 한식, 한복, 한지 등 ‘한스타일’로 대변되는 전통문화를 고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전북이 가지고 있는 맛과 멋의 전통문화는 가장 큰 자산이자 비전입니다. 이를 지자체 차원에서 어떻게 활용해 나가느냐가 가장 큰 관건입니다. ‘한국 속의 한국’은 가장 한국적인 가치를 지닌 곳으로 만들어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한류도 이제 수준을 끌어올려야 합니다. ‘전주한옥마을’의 성공 사례로 볼 수 있듯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발굴, 집중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통문화가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전통과 현대적인 모습을 조화롭게 구성하여 외국인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충족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끊임없이 발굴하여 산업화 시키는 것입니다. 토탈관광과 함께 가장 한국적인 가치를 실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새만금은 전북이 안고가야 할 영원한 숙제이기도 합니다. 민간투자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우선적으로 해결돼야 하는 것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 “새만금은 이제 투자가 이루어지는 땅으로 탈바꿈시켜야합니다. 그러나 민자유치는 말은 쉽게 하지만 방조제 양쪽이 바다인데다 공항 등 SOC가 부족한 지금 상태에서는 협의단계에서부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떠오르고 있는 한중경협단지가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지만 도로·공항·항만·철도 등 SOC기반 구축이 관건입니다. 새만금사업 성패를 좌우할 민간투자와 관광객을 유인하기 위해서라도 국제공항 등 필수 SOC의 조기 구축이 우선돼야 합니다. 특히 국제공항이 없이는 내부개발이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기업유치는 일단 투자 메리트가 있어야 합니다. 한중경협단지 등과 맞물려 중국 거대자본의 ‘입질’이 시작됐습니다. 중국 자본은 관광단지 300만평을 다 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무비자로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특구형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중국 자본의 요구를 무조건 다 들어줄 수는 없겠지만 가능한 한 최대한의 규제 철폐 등을 통해 투자여건을 마련해 줘야합니다. 특히 새만금은 농업과 관광 그리고 탄소산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산업의 귀결점이기도 합니다. 국가사업이기는 하지만 전라북도의 전략산업이 빛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가야 합니다.”-공공기관 이전 성과를 전북발전으로 견인해야 하는데, 전북혁신도시에 대한 도의 계획과 기대하는 바는 무엇입니까.“공공기관 이전 성과를 전북발전으로 견인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연계협력이 필요합니다. 도내 농식품산업 기반과 혁신도시 이전기관 간의 R&D자원을 상호 연계한 효율적인 연구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합니다.즉, 혁신기관간의 공동연구로 수확량이 많고 병에도 강하며 기능성도 강화된 고품질의 종자를 생산할 수 있으며, 이렇게 생산된 농산물을 이전기관인 농진청, 한국식품연구원, 국가식품클러스터, 지역 연구소 등과 공동연구로 가공, 상품화하여 품목별로 고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농생명 연구기관 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공단에 이어 기금운용본부가 이전 하면 새로운 금융허브로의 도약과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심보균 부지사는 중앙부처 두루 거친 '기획통'1961년 김제 백구 출신으로, 김제 난산초교와 이리중-전주고, 서울대(영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행정학과)을 졸업했다. 대학원 졸업 후 2년간 서울에서 고등학교 영어교사로 재직하다 지난 1987년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공직에 발을 내디뎠다.고교시절 영어실력이 뛰어나 영어교사를 희망했던 그는 ‘큰 뜻을 펼치기 위해 공직에 나서 보라’라는 부모와 선배 교사 등의 권유가 진로변경에 적잖은 영향을 줬고 밝혔다.1988년 중앙부처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래 2007년~2009년 전북도 기획관리실장 근무를 제외하고 줄곧 행정자치부와 대통령비서실, 여성가족부 등 다양한 부처와 기관을 거쳤다. 특히 고위직에 오른 이후에는 전북도 기획관리실장(2007년)과 행자부 정책기획관(2009년), 여성가족부 기획조정실장(2013년) 등 주로 기획분야에 근무해 ‘기획통’으로 불린다. 철저하면서도 흐름을 중시하는 스타일로, 그는“행정은 흐름과 타이밍”이라며“자칫 흐름과 타이밍을 놓치게 되면 행정을 망칠 수 있다”고 말했다.

  • 기획
  • 김준호
  • 2015.03.23 23:02

김제 지평선명품사업단(주) 이대훈 대표 "뒤집은 농장 다시 뒤집는 혁신 작업…'로컬랜드' 명성 살려"

전라북도가 2012년 6차산업 사업을 처음 공모했을 때 완주의 로컬푸드, 정읍의 선농(주)와 함께 사업자로 선정된 사업단이 김제의 농업회사법인 지평선명품사업단(주)이다. 예로부터 포도 집산지로 유명한 김제 백구지역의 포도농가들이 대거 참여한 지평선명품사업단은 포도 농원을 가꿔 체험농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온 이대훈 대표가, 그의 표현을 빌리면 농장을 또 한번 뒤집어 엎어버리면서 탄생했다. 그가 뒤집어 엎어버린다는 말은 기존 사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혁신 작업이다. 지난 4일 김제시 백구면 수룡귀지길 276-4(옛 주소 백구면 부용리 911-36) 지평선명품사업단 대표실에서 이대훈 대표(53)를 인터뷰, 그들의 브랜드 로컬랜드의 경쟁력에 대해 들어보았다. 2층 그의 사무실 책상에는 각종 브랜드 와인 병이 가득 세워져 있었다.-와인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신 것 같습니다.예. 조금 있으면 현재 숙성 중인 와인을 병입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규모로는 와인사업 하기가 너무 힘들어요. 와인 제조 등 가공사업을 하려면 그에 걸맞은 지원대책도 필요한 데 그렇지 않거든요.-어떤 것들이 부족합니까.이번 6차산업 사업화 이전에도 무주, 임실 등에서 와인을 생산했지만 생산농가나 가공사업자나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고 봐요. 예를 들어 무주 머루와인공장에 납품하기 위해 백구지역 포도농가에서도 머루를 생산했어요. 그런데 유통업자들의 농간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좋은 가격으로 사갔지만, 일정 시일이 지나면 이런 저런 이유를 들이대면서 매입 단가를 낮췄거든요. 그래서 농업, 농민이 어려운 것이죠. 그 때문에 6차산업 사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당국에서 시설 지원만 할 것이 아니라 안정적 생산과 판로 문제까지 고민하고 지원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해요.-당국의 고민도 필요하지만 결국 사업계획을 세운 사업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놓고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맞는 말이지만, 꼭 그렇지가 않아요. 당국도 30억짜리 건물 준공시켜 주고 출범시키면 끝은 아니죠. 안타까운 것이, 6차산업 하려면 대기업 등과 경쟁해야 하는데, 6차산업 사업자 손발 묶어놓은 상태에서는 일어서기조차 힘들어요. 예를 들어 이 건물의 경우 행정 보조금으로 지었기 때문에 지평선명품사업단이 신규 투자를 위해 금융권에 담보물로 제공할 수 없게 돼 있어요. 보조금을 달라는 것이 아니예요. 다만 사업자가 필요로 할 때 대출을 받아 뭔가 해 볼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전쟁터에서 총알이 부족하면 싸울 수 없잖아요.한 두 사람이 도둑질해 먹고 도망간다고 해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까지 못하게 제동거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어려운 것이 그런 거예요. 저희가 농가에서 30톤 이상 포도를 수매해 와인을 담가 놓거든요. 와인 제조에는 수매 비용, 인건비 등 각종 경비가 엄청나게 투입되는데, 투자비용을 곧바로 회수할 수 없는 선투자 구조예요. 와인은 1년 이상 숙성시켜야 하기 때문에 투자금 회수가 그 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이에 대한 당국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당국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되는 대목이군요. 지평선명품사업단은 어떤 곳입니까.백구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생산과 가공, 판매, 체험, 숙박을 연계해 농가 소득을 좀더 안정적으로 올릴 수 있는 구조로 계획해 만들었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운영하던 사업을 백구지역 포도농가들이 참여하는 사업단으로 확장한 것입니다. 로컬랜드는 지평선명품사업단의 브랜드 명칭입니다.- 사업단은 어떤 계기로 출범시켰습니까.2012년 초 전라북도가 농식품 6차산업 사업자를 공모한다는 얘기를 듣고 추진했습니다. 사업 기반은 돼 있었기 때문에 멋지게 보완을 했죠. 작년에 세월호 사고 때문에 모두가 힘들었을 때도 3만여명이 다녀갔습니다. 매출 4억을 올렸지만, 적자가 났어요. 직원 급여 등 관리비가 적지 않고, 와인용 포도 수매에 투입된 비용이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로컬랜드의 사업 아이템은 포도입니다. 이 지역은 언제부터 포도 집산지로 유명해졌습니까.1930년대 백구면 부용리 일대에서 포도농장이 시작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지금은 전국 3대 포도작목지로 꼽힐 정도가 됐는데, 이 곳에는 목과동, 과목장 등 과수원을 일컫는 지명이 있습니다. 옛날에는 백구포도가 아니라 부용포도로 유명했다고 해요. 6.25전쟁 후 이 일대에 피난민들이 정착하면서 포도 농사를 많이 지었습니다. 옛날에는 대농 위주로 과수원이 운영됐지만 1980년대 들어서부터는 마을마다 포도농사 짓는 농가가 늘어났고, 마을 단위로 포도작목반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렇게 포도농장이 커졌고, 현재 350농가에서 100㏊(300만평)의 포도농사를 짓고 있습니다. 1개 면단위 포도 생산 기준으로 볼 때 백구는 대한민국 최고 포도 집산지라고 자부합니다.-이 곳 포도는 어떻게 관리 생산됩니까.350농가 중 200농가 이상이 시설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고품질 포도를 생산하기 위해 비가림 시설을 하는 것이죠. 포도 품종은 캠벨이 대부분입니다. 약10% 정도가 거봉 계통이고, 청포도, 와인용 포도 등 근래들어 품종이 다양화되고 있습니다.-이 대표 집안은 옛부터 포도농사를 지었습니까.아닙니다. 일반 농사를 지었는데, 제가 농업고등학교 졸업하고 포도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군대 갔다와서 짓기 시작했으니까, 1983년 가을에 아버님과 상의해서 포도묘목을 사다 심었습니다.-포도를 선택한 이유가 있습니까.당시만 해도 이 곳 우리동네에는 포도농사 짓는 사람이 없었어요. 부모님은 벼농사가 많았고, 장남인 저는 농고 졸업했잖아요. 부모님 모시고 농사지으며 살려고 농고 다니면서 관심을 갖고 있던 포도농사를 시작했죠. 농고 다닐때부터 와인 담그는 기술을 익힐 만큼 포도농사에 관심을 두고 있었습니다. 처음 1,200평으로 시작해 6,000평까지 늘렸는데 지금은 생산농장 규모를 크게 줄였습니다.-농장을 규모화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대표는 왜 농장을 줄었습니까.1990년대 우루과이라운드 영향으로 포도 가격이 폭락한 적이 있어요. 그 때 농사를 어떻게 지어야 할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직거래 형태의 포도농장이 안정적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1996년 농장을 한 번 뒤집어 엎어 체험농장으로 만들었어요. 일부 포도나무를 캐내어 사람들이 뛰어놀 수 있는 잔디밭을 만들었고, 가로등과 주차장도 시설했습니다. 물론 포도 직판장도 만들었죠. 유치원 아이들 체험학습장, 어른들 주말농장으로 변화시킨 거죠. 직판장에서 포도를 판매하고,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포도나무도 분양했어요. 이런 체험학습농원은 아마 제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했을 거예요.-10년 넘게 가꾼 포도나무를 캐내고 잔디밭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체험학습장 반응이 어땠습니까.첫 해에 500명 정도가 다녀갔고, 이듬해에 1,000명 등 해마다 늘어가더라구요. 성공적이라고 판단, 농장을 단순한 포도생산 농장에서 관광농원 형태로 계속 바꿔나갔어요. 23년 해서 손님 늘어나면 개보수 해서 넓히는 식이었죠. 또 농산물 판매만으로는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고, 오래 머물게 붙잡아 둘 수 없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서 2002년에는 식당과 족구장, 무대, 방가로도 만들었습니다.-그렇게 해서 여기까지 온 겁니까.아니예요. 2008년에 또 한번 뒤집었어요. 3억 원 정도 들여가지고 평상을 새로 들여놓았고, 가로등을 확충했습니다. 포도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화장실, 소규모 동물농장도 만들었어요. 농산물 판매장, 체험장, 식당, 잔디광장까지 어우러진 멋진 체험농장으로 업그레이드한 것이죠. 땅 속에 커다란 항아리를 묻고 포도주를 생산했어요. 잘 숙성되면 병입해서 지인들을 통해 판매하고요. 그렇게 해서 1년에 2만 명 이상 찾아오는 체험농장으로 만들었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당국이 말하는 6차산업 아니겠냐 싶습니다.-평소 6차산업 마인드를 갖고 꾸준히 노력해 왔군요.그렇습니다. 2012년에 백구농협 이재희 조합장이 저에게 6차산업 사업공모가 있다고 귀띔해 줘서 응모했죠. 공모 내용을 보니 제가 평소해 하고 있는 것이더라구요. 사업을 규모화 해서 좀 더 의욕적으로 해보고 싶었어요. 이제 포도 농사는 1,200평 정도만 짓고, 로컬랜드 관리 업무를 주로 합니다. 포도밭이 줄었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은 훨씬 많아졌어요. 포도를 수매해 와인을 담그고, 숙성 정도를 관리합니다. 찜질방에 쓸 화목도 직접 잘라야 하죠. - 지평선명품사업단 로컬랜드 사업에 참여하는 농가는 얼마나 됩니까.출자금 100만원 이상을 낸 농가는 120명 정도이고, 법인이나 작목반에 속한 분들까지 합하면 557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적지 않은 농가에서 참여하고 있군요. 사업계획을 세워 추진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농가들이 선뜻 믿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영농조합법인 등이 잘 운영돼 왔으면 성공 사례를 지켜본 농민들이 믿고 따르겠죠. 그런데 부도 나서 폐기처분되는 경우를 보아 온 터라 곧바로 믿지 않은 것 같습니다.-와인은 언제부터 했나요.재래식 생산은 포도농사 짓는 동안에 계속 했어요. 땅에 항아리 묻고 포도주를 담갔죠. 3년 정도 숙성되면 병에 담아 지인들에게 선물하거나 저렴하게 팔았어요. 현재 와인생산 시설은 6차산업 사업 중 한 부분입니다. 와인 제조기술은 농업고등학교 다닐 때 배웠고, 그동안 기술이 늘었습니다. 이번 사업을 하기 위해 전문가 컨설팅도 받았구요. 와인시설 건물에 제빵체험장과 저온저장고도 함께 갖췄습니다.-와인은 생산량이 얼마나 됩니까.한 해에 와인을 담기 위해 포도 30톤을 수매합니다. 최고 품질의 와인은 가장 좋은 포도를 사용해야 생산할 수 있습니다. 농가에서 수매할 때 가장 좋은 포도만 요구하고 있습니다. 와인공장에는 와인 3만 병 분량이 숙성 중에 있습니다. 연간 1만 병 정도를 병입해서 판매하는 시스템입니다.-제빵 시설은 어떻게 운영됩니까.처음에는 제빵사를 두었는데, 인건비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직원이 제빵 기술을 배워서 제빵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제우리밀영농조합법인과 업무 제휴, 우리밀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밀가루, 우리밀국수, 우리밀라면 등은 김제우리밀영농조합에서 가져다 판매도 합니다.-포도와 와인, 제빵체험을 비롯 체험행사가 많은데, 소개해 주시죠.포도와 딸기, 토마토, 배 등 과일을 직접 따는 체험을 비롯해서 와인 만들기, 곶감 만들기, 우리밀 쿠키 만들기, 우리밀 머핀 만들기, 피자 만들기, 잼 만들기 등 각종 체험행사가 다양합니다. 포도물염색 체험도 즐길 수 있고요. 4월말까지 포도나무 분양을 받은 사람은 여름 수확철에 4상자 이상의 포도를 직접 따갈 수 있습니다.특히 저희 농장에는 대한민국에서 하나 뿐인 명품 포도시험장이 있습니다. 세계 30개국 120개 품종을 한곳에 모았죠. 여름에 각양각색의 포도가 열리면 그야말로 예술이예요. 러시아 원산인 리자마트는 한송이에 3㎏이나 나갑니다. 호텔 식당에서 주로 사용하는 귀한 몸이예요. 이런 지구촌 포도들이 다 집합해 있어요. 청포도, 적포도, 검은포도, 알이 큰 포도, 알이 작은 포도, 고추같이 생긴 포도, 와인용 포도, 배추같이 생긴 포도 등을 한꺼번에 감상할 수 있어요. 그야말로 환상적이죠. 이곳에 마련된 평상에서 하룻밤 숙박하는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희가 연간 고정고객 23만명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이 특별한 포도시험장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포도가 열리는 여름철에는 한 달에 8000명 정도의 손님만 받습니다.-포도밭에서도 하룻밤 잘 수 있는 거군요.황토방 뿐만 아니라 포도나무 아래 마련해 놓은 평상에서도 모기장 치고 하룻밤 자고 가는 프로그램이 아주 인기입니다. 포도가 주렁주렁 열린 과원에서 가족끼리 혹은 친구끼리 누워 별을 헤면서 하룻밤 추억을 담아갈 수 있도록 마련했습니다. 이 곳에는 포도가 주렁주렁 달린 화장실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에 하나밖에 없다고 자부합니다.-와인스파는 어떻게 운영합니까.황토방과 함께 와인스파가 있습니다. 와인스파는 탕에 와인을 넣은 것입니다. 와인에 항산화물질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서 와인스파를 하면 피부 노화방지 등 피부미용에 효과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피로회복에도 효과적이고요. 와인공장이 있으니까 운영할 수 있는 특별한 시설입니다.-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당국에 바라는 것이 있습니다. 6차산업 사업화만 할 것이 아니라 관련 교육 프로그램을 운용, 농민들의 인식 변화를 유도해 달라는 것입니다. 그래야 많은 농민들이 자연스럽게 6차산업의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대훈 대표는 유기농 인증 '신지식인 1호''농사법 선진화' 주경야독김제시 백구면 부용리가 고향인 이대훈 대표는 이리농림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포도 농사를 짓고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도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한국방송통신대 농학과를 졸업했다.그는 신지식인 1호다. 친환경포도 생산에 주력하는 그는 1999년 유기농 인증을 받았는데, 같은해 정부가 처음 시작한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것이다. 이 대표는 꾸준히 친환경 유기농산물 생산에 주력하고, 1996년부터 시작한 주말 체험농장 운영이 당국의 눈길을 끌어 신지식인 선정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이대훈 대표는 한 곳에 머물러 안주하는 것을 거부하는 혁신가다. 그는 혁신만이 어려운 농촌 현실을 극복하는 길이라고 생각, 끊임없이 농사법을 선진화했다. 1차 생산에 그치지 않고 가공 및 주말 체험농장을 운영하며 일찌감치 6차산업을 실천해 왔다. 농장 한켠에 잔디밭을 조성하고, 세계 120여 포도품종을 갖춘 하우스를 만들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포도밭에 평상을 설치해 고객들이 한여름밤 포도밭 추억을 담아갈 수 있도록 했다. 와인 제조기술을 배워 와인을 직접 담그고 관리한다. 와인용이라고 해서 흠결있는 포도는 수매하지 않는다. 최고 품질의 와인은 최고 품질의 포도가 결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끝〉

  • 기획
  • 김재호
  • 2015.03.20 23:02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비안도'] 13년째 목숨 걸고 육지나들이…"여객선 오가게 해달라"

고향이 군산 비안도인 김모(50) 씨는 지난 설에 고향을 찾으려다 부모님이 육지로 나오시겠다고 하는 바람에 육지에서 설 연휴를 보냈다. 부모님 마중을 위해 가력도항에 도착한 김 씨는 섬에 있는 조카에게 전화로 도착 사실을 알리고 고마움을 전했지만,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일부러 나오는 조카에게 사례나 수고비라도 주게 되면 유선 및 도선 사업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 되는 바람에 선물을 전달할 수밖에 없었다.어선 등 개인선박의 경우 승선인원 초과는 물론 운임료를 지불하는 여객행위를 할 수 없고, 수고비나 상부상조이든 본인의 운임료가 일부 반영됐다는 의사를 가지고 지불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만에 하나 사고라도 생길 경우 그야말로 낭패이다. 이 때문에 김 씨 가족이 비안도를 찾는 대신 부모님이 육지행을 택하신 것이다.김 씨는 15분이면 가는 고향을 눈앞에 놓고 대중교통이 없어 오지 아닌 오지가 돼버리는 바람에, 매년 명절마다 기가 막힌 일이 13년째 반복되고 있다며 이유야 어떻든, 최소한의 이동권은 보장돼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새만금 가력도항에서 4.5㎞ 떨어진 비안도에는 187세대 주민 413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지난 2002년부터 올해로 13년째 뱃길이 끊겨 있다.평소 위험을 무릅쓰고 1-2톤짜리 선외기에 몸을 실은 채 육지 나들이에 나서고 있는 주민들도 명절은 물로 항상 마음이 편치 않다.소형 선외기는 풍랑이 불 때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데다, 연료비도 만만치 않아 경제적 부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선외기가 없는 주민과 관광객은 개인 어선을 이용해야 하기 때문에 항상 불안할 수밖에 없다.비안도는 2012년 행정안전부 공모사업 찾아가고 싶은 섬 가꾸기 사업에 선정돼 사업비 25억 원(국비 20억 원, 지방비 5억 원)으로 도시민이 섬마을의 정취를 느끼고, 자연의 향기에 취해 휴식할 수 있는 섬으로 조성되고 있다.하지만 정작 섬을 찾는 관광객과 주민을 위한 선박이 운항하지 않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주민들은 지난 2010년부터 전북도와 군산시,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비안도~가력도 간 도선 운항을 요구하는 등 교통대책을 촉구해 왔지만 현재까지 도선운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참다 못한 주민들은 2012년 8월 자체 도선사업단을 구성해 도선면허 신청 시 필요한 가력선착장 점사용 승인 신청서를 농림수산식품부에 제출했지만, 새만금 행정구역 문제 등으로 인근 지자체들이 가력선착장 점사용 승인을 반대하면서 아무런 대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새만금 매립지 행정구역 획정을 둘러싼 자치단체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군산시와 김제시부안군 등 인접 시군간 갈등이 가라앉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새만금 행정구역 갈등은 지난 2010년 안전행정부가 34호 방조제의 행정구역 귀속지를 군산시로 결정한 것에 김제시와 부안군이 결정 취소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2013년 11월 대법원의 판결로 관할권이 확정되면서 잠시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12호 방조제에 대한 행정관할을 둘러싼 싸움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비안도 주민들은 가력도 선착장 이용을 요구하는 반면, 부안 측에서는 부안 어민들의 필요에 의해 오랜 기간 요구로 만들어 낸 가력도에 선착장을 요구하는 것은 새만금 행정구역 획정을 겨냥한 군산 측의 노림수라며 반대하고 있다.군산시는 비안도 주민들의 최대 숙원사업인 해상교통편을 확보하기 위해 비안도~가력도 간 도선운항을 위한 가력도 선착장 점사용 승인 및 전북도 차원의 분쟁 조정 및 행정지원을 요청했지만,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시는 고육책으로 선박검사 시 선외기 승선인원을 늘려 위법 요소를 줄이고 어선을 기타 선박으로 분류할 수 있도록 했으며, 구명조끼를 배부하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만 확보하는 조치만 취하고 있다.시 관계자는 오는 10월 이후 혹은 내년 4월 이전까지 새만금 12호 방조제에 대한 행정관할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와는 별개로 시 차원에서 주민 이동수단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 기획
  • 이일권
  • 2015.03.17 23:02

취임 100일 맞은 홍성삼 전북지방경찰청장 "도민 신뢰받는 스마트 경찰, 역량 강화에 최선"

도민에게 신뢰받는 스마트 경찰을 목표로 뛰어왔습니다. 변화하는 전북경찰의 모습, 관심을 갖고 지켜봐 주십시오.홍성삼 전북지방경찰청장이 지난 13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홍 청장은 지난해 12월 4일 취임하면서 스마트(SMART) 경찰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정보화사회의 변화에 걸맞는 선진화된 경찰상을 구축, 도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다. 취임 100일을 맞은 홍 청장을 집무실에서 만나 그간의 소회와 비전, 치안행정의 방향 등을 들어봤다.- 취임하신 지 어느덧 100일이 지났습니다. 먼저 그간의 소회를 말씀해 주신다면.우선 전북에서는 그동안 이슈가 될 만한 큰 사건사고 없이 안정적인 치안상태가 유지돼 다행으로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지금도 뛰고 있을 직원들과 함께 도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100일보다는 앞으로의 100일, 또 1년이 중요한 만큼 도민의 안전을 지키는 신뢰받는 경찰이 되도록 더 열심히 뛸 각오입니다.- 취임과 함께 스마트 경찰을 강조하셨습니다. 그 의미와 취지를 다시 한번 설명해 주시죠.국민에게 책임을 다하고, 내부적으로 정보화 사회에 걸맞는 역량을 길러 자부심과 긍지를 갖자는 취지입니다. 스마트(SMART) 경찰은 스스로 찾아서, 마음을 겸손히 하고, 트인 생각으로 일하는 경찰을 의미하는 조어입니다. 또 영어로는 △경찰혼 확립(Soul) △사명감 정립(Mission) △국민요구 적응(Adapt) △현장 집행력 강화(Reset) △정보통신기술 활용 선진화(Technic)를 말합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자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처럼 치안행정에서 범죄예방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북경찰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범죄예방 프로그램이나 활동은.길거리에 가로등과 보안등CCTV를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범죄예방을 위한 도민들의 경각심도 필요합니다. 가령 자동차의 문을 꼭 잠그고 차량 내부에 귀중품을 두지 않는 것만으로도 범죄를 줄일 수 있습니다. 경찰에서는 특히 절도범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절도범들은 한번 범행에 성공하면 자신감이 생겨서 갈수록 대담해집니다. 실제 절도 행각을 넘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사회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초기 바늘도둑부터 엄정하게 대처해야 합니다.- 경찰청이 올해를 범죄 피해자 보호의 원년으로 선포했습니다. 전북경찰에서는 어떤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는지요.전북경찰청에서도 피해자 보호지원 업무를 총괄하는 전담팀을 신설하고, 1급지 경찰서에 피해자 전담 경찰관을 배치했습니다. 또 11일에는 실무자 워크숍도 열었습니다. 아직은 초기 단계여서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민간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에 만전을 기할 생각입니다. 더불어 학교폭력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도 새롭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경찰관의 사기를 진작시키는 동시에 자체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세부 계획은.현장 중심의 평가를 통해 열심히 일하는 직원이 승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올해는 특진도 예년에 비해 많이 늘렸습니다. 더불어 자체 사고를 줄이기 위해 감찰기능에만 의존하지 않고, 각 과계장들이 나서서 직원들에게 사명감을 심어주고 업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소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특히 경찰관의 자체 사고는 술에 의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발적인 절주 운동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술을 끊을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음주량을 줄여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막자는 취지입니다.- 스마트 경찰을 기치로 내건 활동 중 기억에 남는 일은.우선 지난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 단속과 관련, 기존 대로변을 차단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동순찰을 통해 음주 의심차량을 선별하여 단속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비록 음주운전 단속 건수는 줄었지만 음주로 인한 교통 사망사고를 크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또 매주 수요일 112종합상황실에서 가정폭력 대응 등 테마이슈별로 모의훈련을 실시, 현장 대응역량을 강화했습니다. 그리고 현장의 사례를 공유하기 위해 스마트 경찰 우수 사례도 발굴했습니다.- 지역의 치안행정을 책임지는 전북경찰의 수장으로서 올 치안활동의 방향을 말씀해 주신다면.우선 도민의 눈높이에 맞춰 맞춤형 범죄예방 활동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선지령선응답 등 112신고 총력 대응체제와 더불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112신고 분석 치안예보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또 생활범죄수사팀과 여성청소년수사팀 등 신설 조직이 하루빨리 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4대 사회악 척결을 위해 유관기관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연계활동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범죄 피해자 보호의 원년에 걸맞게 관련 시스템을 갖춰,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고 교통질서 확립에도 노력할 생각입니다. 또 내부적으로는 현장 역량 강화를 통해 업무의 전문성을 높이고, 전북경찰의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자체 사고 제로화에도 도전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전북도민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취임하면서 스마트 경찰을 기치로 내세운 것은 도민들에게 확고한 신뢰를 얻겠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전북경찰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경찰 내부의 변화는 도민의 생활 속에 평온하고 안정된 치안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도민에게 책임을 다하는 전북경찰, 신뢰받는 스마트 경찰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응원해 주십시오.● [홍성삼 청장은]- 행정고시에도 합격한 학구파, 2002월드컵 때 전북서 구슬땀 -홍성삼(52) 제27대 전북지방경찰청장은 지난해 12월 4일, 11년 만에 다시 돌아왔다는 인사말로 취임사를 시작했다.전국이 월드컵 길거리 응원의 열기로 출렁이던 지난 2002년, 전북경찰청 경비교통과장을 맡아 직원들과 함께 밤을 지새우며 근무했던 당시의 생생한 기억과 감회를 풀어낸 것이다. 또 당시 부안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 문제를 놓고 격렬하게 이어진 집회를 관리해야 했던 기억도 있다.충남 공주 출신인 홍 청장은 경찰대학교(제3기)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석사,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7년 경위로 임관한 후 1989년에는 제33회 행정고시에도 합격했다.그는 전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장과 충남 공주경찰서장, 서울경찰청 교통관리과장, 서울 마포경찰서장, 대전경찰청 차장,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안전부장 등을 역임했다. 또 2012년 치안감으로 승진한 후에는 중앙경찰학교장과 충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외사국장을 지냈다.홍 청장은 특히 경찰청 교육과장과 경찰대학교 교수부장, 중앙경찰학교장 등을 거치면서 학구파로 정평이 나 있다. 전북경찰청장 취임 일성으로 스마트(SMART) 경찰을 기치로 내건 게 자연스러울 정도로 스마트하다.평소 소통과 신뢰를 강조하고 있으며, 온화한 성품으로 조직 내에서 업무 추진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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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15.03.16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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