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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책 읽기] 선물- 평범하지만 특별한 행복

크리스마스가 토요일이라니. 쉬는 날 하루가 아쉬운 회사원들에겐 슬픈 소식이지만 그래도 크리스마스는 행복을 안겨준다.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던 어린 시절이 보내고 세상 물정에 적응한 어른이 됐다지만 아직도 설레임은 마찬가지. 크리스마스 하면 또 빠질 수 없는 게 '선물'이다. 손으로 쓴 카드도 점점 사라지고 삭막해져 가는 세상에 작은 정성과 마음을 담아 선물해보면 어떨까. 책 선물과 함께 말이다.▲노년 맞는 이들에게 전하는 지혜 - 세월이 주는 선물 : 품위 있게 나이 든다는 것조앤 치티스터 저/ 문학수첩/ 1만1000원인생의 가장 특별한 시간, 노년을 다시 생각한다. 이 책은 노년이 단지 신체적 능력의 쇠퇴와 깊어지는 주름이 아닌 지상에서 긴 삶을 견딘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라고 말한다. 노년을 인생의 절정으로 만들라는 충고. 세월의 변화, 후회, 향수, 슬픔, 꿈, 고독에 이르기까지 노년기에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감정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만날 수 있다. 변화를 가치 있게 맞는 법과 함께 어울리는 법,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법, 죽음의 순간을 대처하는 법 등 노년을 맞는 이들에게 지혜와 격려를 북돋아 주는 책. 젊은 독자들에게도 나이 듦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삶을 토닥여주는 위로와 충고 - 토닥토닥 그림편지이수동 저/ 아트북스/ 1만 2000원"오늘 정말 수고했어. 다 잘될 거야."이렇듯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만으로 마음 속에서 용기가 솟는 날이 있다. 「토닥토닥 그림 편지」는 때로는 친구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등을 토닥여주는 책이다. KBS 드라마 '가을동화'에서 나온 서양화가 이수동의 동화 같은 그림 80여 점과 함께 시를 담은 것. '마음 내려놓기','설렘이 나를 부르네','한 자락 쉬어가기','당신의 인생에게'로 구성, 보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살아가면서 느끼게 되는 소소한 즐거움과 가족·연인에 대한 감사함,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충고 등이 골고루 담겼다.▲ 창의적인 삶 위한 생각 프레임 -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김태원 저/ 21세기북스/ 1만4000원연말을 맞이하는 법은 다양하다. 올 해를 반성하기도 하고 이제 다가올 2011년을 계획할 수도 있다.이 책은 새해를 창의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법을 소개한다. '우리 시대의 젊은 멘토' 김태원씨(구글 코리아의 어카운트 스트래티지스트)가 이성과 감성이 어우러진 독특한 23가지 생각 프레임을 제시한다. 답을 찾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 고 말하는 그는 책을 통해 더 넓게 생각하고 고민할 것을 조언한다.

  • 문학·출판
  • 이지연
  • 2010.12.24 23:02

[내가 권하고 싶은 책] ⑦아동문학가 김종필- 세계 종교 둘러보기

지난 겨울 혼자서 배낭을 메고 인도여행을 다녀왔다. 보름간의 악전고투를 마치고 돌아와서는 인도 쪽을 향해 오줌도 싸지 않으리라 했었는데, 요즘 눈만 감으면 다시 바라나시의 잿빛 갠지스 강물과 델리에서 자이푸르 가는 길의 유채꽃 밭이 아른거린다. 유채꽃 밭은 500리 나 펼쳐져 있었는데 내 몸까지도 노랑 물을 들여 놓았다.인도에는 가는 곳마다 신들이 자리 잡고 있다. 흔들리는 시내버스에도, 운전사의 이마에도 구멍가게에도 심지어 허름한 게스트 하우스 간판에서도 어김없이 힌두신들이 경배를 받고 있다. 3억3000만명이 넘는다는 힌두교 신들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그들은 왜 갠지스 강에서 세상을 마치는 것이 소원일까, 타다 남은 시신이 떠다니는 강물에 몸을 담그고 예배를 드릴까, 파괴의 신인 시바가 어째서 가장 존경받는 신이 되었을까? 미리 공부하고 출발하지 않았더라면 눈을 감은 채 여행하는 꼴이었을 것이다.나는 여행을 떠날 때면 제법 열심히 공부를 한다. 그야말로 하고 싶어서 하는 공부인 셈이다. 그 공부를 할 때면 목적지가 어디든지 어김없이 펼쳐 보는 책이 한권 있다. 비교종교학자 오강남이 쓴 「세계 종교 둘러보기」(현암사)다. 제목처럼 다양한 세계의 다양한 종교를 소개하고 있다.여행은 새로운 나를 찾으러 떠나는 것이라는데, 가는 곳마다 종교가 있었고 종교가 남긴 문명이 있었다. 그 문명은 낯설어서 신비롭고 여행자를 신나게 한다. 종교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역사다. 때문에 종교 간의 관계를 알면 세계역사가 한 눈에 보인다. 만약 다양한 종교가 없었더라면 인류 문명은 얼마나 단조로웠을까?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종교가 지구를 덮기를 바란다지만 이런 이유로 나는 결사반대다.이 책은 오늘날 종교 간의 갈등은 어디서 기인하는지, 그들의 뿌리는 무엇인지, 무엇을 기도하며 사는지를 친절하게 보여준다. 힌두교, 불교, 자이나교, 시크교, 유교, 도교, 신도, 조로아스터교,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동학 등을 각각의 꼭지로 하여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한 권에 여러 종교를 담다보니 깊이는 얕으나 핵심을 꼭꼭 찌르고 있어 보통 사람들의 교양의 습득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하나의 종교만 아는 사람은 아무 종교도 모른다." 는 그의 화두는 한국의 배타적인 신앙관을 가진 사람들이 새겨들어야 할 회초리다. 나무아미타불의 뜻도 모르면서, 예수를 판 사람의 이름이 왜 유다인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믿습니다' 를 외치는 이들도 꼭 읽었으면 좋겠다."이 책을 읽고 신앙인이라면, 이웃이 어떤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봄으로써 더욱 큰 맥락에서 자신의 신앙을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었으면 합니다. 특별히 믿는 종교가 없다고 생각하는 일반인이라면, 우리 인류가 어떤 정신적 유산을 물려받아 지금과 같은 종교적 태도를 가지게 되었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는 문화사적, 사회학적 안목이 깊어지기를 바랍니다."그의 소박한 머리말이 가슴에 와 닿는다. 조금만 더 있으면 인도에 다시 유채 꽃밭 500리 길이 펼쳐질 것이다. 내게 힌두교의 밑바탕을 알려주었던 이 책을 끼고 다시 떠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동문학가 김종필씨는 199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현재 김제 금남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12.20 23:02

[키워드로 책 읽기] 비밀

세상에 비밀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숨기고 싶어서 비밀이 되기도 하고 너무 좋아서 말하지 못하는 비밀도 갖게 된다. 그 모양새와 의도는 다를지라도 누구나 하나쯤, 오히려 없는 사람이 이상한 취급을 받을 만큼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런데 또 사람의 심리라는 게 재미나다. 남의 비밀을 알고 싶어 하고, 그 비밀에서 즐거움을 찾거나 위안을 삼기도 하는 것. 누군가의 비밀을 알고 싶은 욕구가 솟는다면 책에서 찾아보면 어떨까. 그들이 밝히는 비밀에서 우리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책으로 엮어낸 로맨틱 드라마시크릿 가든1 (강이을 저/ 뮤진트리/ 1만 2,000원)텔레비전을 잘 시청하지 않더라도 한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요즘 한 방송사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 대한 이야기 말이다. 출연 여배우의 작정한 발연기가 기사화 되기도 했고 요즘은 주인공 현빈이 입은 '이태리 장인이 만든' 트레이닝복이 연일 이슈다. 이제 좀 시청해볼까 했더니 이런. 벌써 지나간 횟수가 너무 많다. 다시 찾아볼 일이 걱정되는 독자들을 위해 '시크릿 가든'이 책으로 출간됐다. 흡인력 있는 대사로 정평이 난 김은숙 작가의 극본에 신예 작가 강이을이 간결하고 탄력있는 문장으로 신비감을 더한 것. 로맨틱 판타지의 매력은 드라마와는 또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를 이미 시청했어도 명 대사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 흥미로우며, 배우들의 스틸 사진들이 함께 수록돼 드라마의 재미를 다시금 느끼게 된다.▲ 잃어버린 영혼 어떻게 찾을까소울 시크릿(스콧 블룸 저/ 내서재/ 1만 3,000원)몇 해 전 긍정적인 생각에 대한 책 「시크릿」을 기억할 것이다. 자기계발서 책으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사람들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법을 전파한 「시크릿」에 이어 영혼의 치유와 성장 그리고 삶이 우리에게 가리키는 운명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는 「소울 시크릿」이 출간됐다. 이별과 고통, 그리고 수많은 한계로 가득 찬 우리의 삶, 이 삶을 우리가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진정한 행복은 잃어버린 영혼을 찾는 데서 시작된다고 역설하는 이 책은 잃어버린 영혼을 어떻게 찾게 되는지부터 시작된다. 던과 스콧이라는 영혼을 잃어버린 두 주인공을 통해 운명을 바로 알고 그 운명을 이뤄 나가는 길을 담은 것. 이들의 사랑과 헤어짐, 증오와 용서 그리고 삶이 주는 축복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따뜻한 에너지를 채워보자.▲ 애플 혁신전략의 일곱가지 원칙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카민 갤로 저/ 비즈니스북스/ 1만 5,000원)'비밀'이라는 단어가 붙은 책 제목은 참 많다. 특히 비즈니스나 경제, 경영 등의 특정 분야에서 고수들의 방법을 설명할 때 자주 등장하는 단어. 누구나 알고 있지만 못하고 있는 것을 비밀이라고 하긴 부족하게 느껴지지만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은 새롭다 할 수 있다.10년 넘게 스티브 잡스를 연구해온 스티브 잡스 전문가 카민 갤로가 이 책을 통해 그의 혁신 비밀을 밝힌다. 스티브 잡스와 애플을 관통하는 매우 단순하면서도 실용적인 7가지 원칙을 소개하는 것. 좋아하는 일을 해라, 세상을 바꿔라, 창의성을 일깨워라, 제품이 아닌 꿈을 팔아라 등 스티브 잡스를 움직이는 키 워드가 담겨있다. 스티브 잡스만의 독특하고 강력한 전략을 통해 각자의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힌트를 얻게 될 것이다.

  • 문학·출판
  • 이지연
  • 2010.12.17 23:02

전북문학관 건립 또 표류 위기

전북 문학의 근·현대사를 집대성하기 위한 전북문학관이 또다시 표류될 위기에 처했다. 전북도가 수립한 전북문학관 건립 예산 5억원을 도의회 문화관광건설위원회가 삭감, 지역 문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전북도는 우선 추경에 5억을 확보할 방침이었으나, 도의회가 '시기상조론'을 내세우면서 예산을 삭감했다. 도의회는 전북문화재단 출범도 미뤄진 만큼 문학관 조성을 내년에 준비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역 문인들은 문학관 건립은 지역 문인들의 오랜 숙원인 만큼 서둘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도가 약속한 5억은 당초 계획됐던 13억에도 한참 못 미치는 것으로 문학관 전시물을 확보하는 데도 턱없이 부족한 액수라며 반발하고 있다.이동희 전북문인협회 회장은 "전북문화재단 출범과 전북문학관 건립은 별개의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문향(文香)의 고장'인 전북에서 원로 문인들의 귀한 자료를 보관할 곳이 없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허소라 군산대 명예교수는 "다른 지역은 어마어마한 규모로 문학관을 새로 짓고 있는데, 전북은 묵은 건물을 수리해서 쓰는 것 마저 인색해서야 되겠느냐"며 "문학은 과거와 현대, 미래를 잇는 소중한 기록으로 지금이라도 문학관을 마련해 전북문화유산을 회복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지역 문인들은 14일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계수조정 때 전북문학관 조성 예산을 반영하고 단계별 추진 계획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최기우 최명희문학관 기획연구실장은 "전북문학관이 지역 내 문학관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규모로 시작되면 좋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울 경우 일단 작은 규모라도 착수해 도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전북문학관은 지난해까지 전북외국인학교로 이용되던 전주 덕진동 옛 도지사 공간에 총 면적 6225㎡, 연면적 1200㎡로 1층짜리 건물 2동과 별관 2층짜리 건물 1동을 리모델링해 들어설 예정이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12.14 23:02

[2010 전북문화 결산] ②문학-전북문단 부활 움직임

올해 전북 문학은 문학인들이 응집되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이러다 할 결실은 적었다. 전북문학관과 가람문학관 건립이 표류되면서, 전북 문인들의 오랜 숙원이 또다시 좌초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장편소설 부문으로 상금 5000만원이 걸린 혼불문학상이 제정됐고, 전북의 작고 문학인 세미나와 전북작가 육필원고가 모아지면서 전북 문단의 위상 제고를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그 어느 때보다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이 높았던 고은 시인은 수상에 실패해 아쉬움이 컸다.▲ 전북문학관, 가람문학관 건립 차질올해 하반기 개관 예정이었던 전북문학관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차질을 빚고 있다. 도의회 상임위는 문학관 건립 '신중론'을 내세우면서 추경에 5억을 확보하겠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당초 계획한 13억에는 한참 못 미쳐 전북 문학의 근·현대사를 집대성하는 수준을 갖추기에는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문단의 거목이자 전북 문학의 자존심인 가람 이병기 선생을 기리기 위한 가람문학관도 5년 째 표류 중이다. 익산시와 가람기념사업회, 여산면 주민자치위원회가 가람문학관 건립에 나섰지만, 생가 일부만 단장했을 뿐 문학관 건립과 공원 조성 사업은 손을 놓고 있는 상황. 문인들은 지역 사회의 이같은 무관심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전북 문단 부활 위한 혼불문학상 제정지난해 정읍 출신 소설가 신경숙씨의 「엄마를 부탁해」가 100만부 판매를 돌파하는 등 경이적인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전북 문단에서는 눈에 띄는 양적 성장을 이룬 작품이 나오질 않아 다양한 자기 점검의 목소리가 나왔다. 무엇보다 혼불문학상 제정은 전북 문단의 새로운 비상을 꿈꾸게 했다. 문인들은 전북에 이 고장을 대표하는 문학공모전이 없다는 것은 전북 문학의 위상과 맞지 않는 일이었다며 혼불문학상 제정으로 전북 문단의 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반가워했다. 전북문인협회는 '도민문예창작캠프'와'새만금 문학제'를, 전북작가회의는 '전북지역 대학생 워크숍'을 통해 기성 작가와 문청들을 대상으로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했다.▲ 작고 문인 조명, 문인 친필 원고 정리 활발작고 문인 조명과 전북 문인 친필 원고 정리 사업의 중심에는 최명희문학관이 있었다. 최명희문학관은 전북작가회의와 전북 작고 문인 세미나를 통해 젊은 연구자들 중심으로 전북의 중요한 문학적 자산을 정리하는 첫 작업을 시작했다. 중앙 지향적·편파적으로 이뤄지는 전북 문단의 연구가 전북에서 생활한 작가에 관한 연구로 확대돼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최명희문학관은 전주문화재단과도 '전북 문학인 친필 원고 모집·정리 사업'을 진행, 문인들의 육필 원고를 비롯해 편지, 일기, 서화 등 총 400여 명의 2000여 편을 모아 우리 문학의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또한 최명희문학관은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를 진행, 1200여 명의 귀한 손들이 「혼불」 필사의 감동에 동참했다.▲ 고은 시인 기대와 좌절…조명사업 잇따라지난 2002년 이후 해마다 노벨문학상 유력 후보로 꼽혔던 군산 출생 고은 시인은 올해도 역사의 주인공이 되지 못했다. 그가 올해 25년 간 써온 연작시집 「만인보」를 완간했고, 비유럽권 시인이 유력할 것이라는 예측 때문에 수상 실패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에 따라 도내에서는 고은 시인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주시립극단과 전북오페라단은 각각 연극과 창작오페라로 '만인보'를 올렸고, 군산문화원이 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심포지엄을 열었으며, 군산시는 만인보 조각공원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12.14 23:02

전북문화상 시상식·전북문인 송년의 밤 성황

'제22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이 지난 10일 오후5시 전주 완산구청 8층 강당에서 열렸다. 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가 주최 하는 이날 시상식에서는 류희옥(61·시) 장교철(55·시) 이연희(52·수필)씨가 창작지원금 200만원과 함께 상패를 수상했다.이동희 회장은 인사말에서"올 전북문학상 수상자들에게 치열하게 작품활동에 매진해 전북문화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다해줄 것"을 당부했다.축사를 한 부연장학회 이사장 이종희 시인은 "글쓰는 사람의 창작의욕을 고취시키는 것도 넓은 의미의 장학"이라며 창작지원금 1000만원을 내게 된 의미를 설명했다.류 시인은 1989년 월간 「시문학」을 통해 등단한 후 시집으로 「바람의 날개」와 이후 발표한「허(虛)」연작시 등을 통해 독자를 감동시키는 친화력을 보였주었다는 평을 받았다. 1992년 「문예사조」로 등단한 장 시인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순창문협 회장을 역임, 순창문학 발전에 기여한 공로와 시집 「쓸쓸한 강물」을 펴내는 등 적극적인 문단활동을 해왔다. 이씨는 1995년 「수필과 비평」을 통해 등단, 전북예총과 전북문단의 사무국에서 헌신적으로 봉사해 왔으며 산문집 「풀꽃들과 만나다」를 통해 수필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다.'2010 전북문인 송년의 밤' 과 함께 진행된 이날 시상식에는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 문학·출판
  • 황주연
  • 2010.12.13 23:02

"등단 50여년…그의 시는 거대한 산"

한국문학의 거장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고은 시인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는 뜻깊은 자리가 고향인 군산에서 마련됐다.군산문화원은 9일 오후 군산대 해양과학대학 강의실에서 '시인 고은 선생의 삶과 문학에 대한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그 대상인 고은 시인(77)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이날 '실존의 모험, 대지의 서사'라는 내용으로 발제에 나선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문학평론가)는 "고은 문학을 논하기 어려운 일차적 이유는 읽어야 할 작품량이 많은 데 있다. 노년에 가까워질수록 오히려 그 예술적감각이 더 예리해지고 이념적 시야가 더 원숙해지며, 또한 창작 활력이 더 왕성해지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고은 문학에 대한 비평적 언급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입장부터 꺼냈다.그는 이어 시대변화상과 고은의 작품세계, 상식적 평면성을 뛰어넘는 문맥 및 접속사적 부사, 대작 '백두산'과 '만인보'의 업적을 논한 뒤 "고은 선생의 문학은 이제 한반도의 모성적 대지 전체를 그 실물크기에서 언어화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또 다른 발제자인 도종환 시인은 '유목의 정신, 백척간두의 삶'이라는 내용에서 '시력 50여년, 이제 그의 시는 거대한 산과 같다'고 표현했다.도종환 시인은 "고은은 한 곳에 머물지 않는 시인이다. 그는 자신의 삶을 늘 백척간두로 몰고 간다. 언제나 현역 시인이다. 에너지가 끓어 넘치는 열정의 시인이다. 천재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부지런하고 근면하다. 후배 시인들에게 각성의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소개했다.이어 그는 "등단 50여년, 이제 그의 시는 거대한 산과 같다. 골짜기도 있고 봉우리도 있으며 폭포도 있고 벼랑도 있는 산이다. 그의 문학은 원융합일의 세상을 이룬 산과 같다"면서 "거기서 흘러 시의 냇물을 이루며 사람사는 동네를 거쳐 역사의 벌판으로 가없는 문학의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가 끝이 아님을 우리는 안다. 앞으로 어디로 흘러갈지 우리도 모르고 고은 자신도 모르리라"고 밝혔다.이날 이복웅 군산문화원장을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에서는 전정구 전북대교수, 류보선 군산대교수, 강연호 원광대 교수는 개작과 수정 판본에서 모두가 인정하는 결정본의 확정, 고은 문학의 세계문학사적 가치, 작품 속에서 부사의 남다른 사용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군산=홍성오기자ohhappyman@

  • 문학·출판
  • 홍성오
  • 2010.12.10 23:02

[고향 사람들] 김제출신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회고록 출간

김제 출신인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74)가 회고록 '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를 냈다.박 전 총재는 지난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이성태 전 한은 총재와 김중수 한은 총재 등을 비롯해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출판기념회를 가졌다.'하늘을 보고 별을 보고'는 지난해 7월10일부터 1년 여간 한국일보에 연재한 '박승의 고난속에 큰 기회 있다'의 내용을 다시 다듬고 보완해 내놓은 책으로, 학자와 경제관료로 살아온 자신의 인생 역정과 경제 철학 등을 담았다.박 전 총재는 지난 2일자 한국일보에 실린 마지막 글에서 "나 홀로 잘 사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성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는 "우리 국민들 가운데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지난날에는 그러한 생활방식이 절대 빈곤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며 "그러나 앞으로는 이를 시정하지 않으면 우리가 잘사는 좋은 사회를 이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역설했다.그러면서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유산의 사회 환원, 안구 기증을 약속했다.이리공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박 전 총재는 1961년~1976년까지 한국은행에서 근무한 뒤 1976년부터 2001년까지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잭했으며 2001년부터 현재까지 같은 대학 명예교수로 일하고 있다.한국국제경제학회 회장, 금융통화운영위원, 대통령 경제수석비서관, 건설부 장관, 대한주택공사 이사장, 교통개발연구원 이사장,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대통령자문 국가원로회의 위원직을 맡고 있다.서울=강인석기자 kangis@

  • 문학·출판
  • 강인석
  • 2010.12.09 23:02

[내가 권하고 싶은 책] ⑤이태준의 '무서록'

"먼저 자신을 알면 모든 일에 있어 현명한 일이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야겠다. 이태준의 「무서록」(범우사)에 나오는 구절이다. 철인(哲人) 소크라테스도 비슷한 말을 했거니와 불가에서도 자기에 대한 깨달음이야말로 진정한 공부라고 한다. 그만큼 자신을 제대로 알기가 어렵다는 뜻이겠다. 그 다음 문장은 이렇다. "작품은 개인의 뿌리에서 피는 꽃이다." 이태준이 소설가였기에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작품을 삶으로 바꿔 읽어도 괜찮을 듯싶다. 그래서 다시 한 번 읽어본다. "삶은 개인의 뿌리에서 피는 꽃이다."「무서록」을 알게 된 건 한편의 시 때문이다. 5년 정도 다녔던 직장을 나와 뭔가 새로운 일을 궁리하고 있을 때 그 시를 읽었다. 그 시에는 이런 구절이 있었다. "해 저문 뒤 / 「무서록」을 거꾸로 읽는다" 그다지 낭만적이지 못한 성정 탓에 쉽게 감동받는 편은 아니지만, 이 구절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탄식을 했다. '거꾸로 읽는' 독서법과 '해 저문 뒤'라는 시간이 절묘하게 얽히면서 「무서록」을 아주 궁금하게 했다.「무서록」은 1941년 이태준이 37살에 간행한 수필집이다. 애초에는 박문서관에서 57편의 수필을 묶었으나 그 가운데 40편을 추리고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글 2편을 엮어 모두 42편을 수록했다.「무서록」이라 했으니 서언 즉 작가의 말이 없는 글이라는 뜻이겠으나, 경우에 따라서는 순서 없이 읽어도 썩 괜찮다. 「무서록」을 통해 '거꾸로 읽는' 독서법의 맛을 깨우친 시인의 밝은 눈에 그저 경탄할 뿐이다. 아직 눈 어두운 나로서는 「무서록」을 읽어가면서 거의 모든 페이지의 귀퉁이를 접어놓는다. 그리고는 밝을 때는 말고 해 저문 뒤 아무 페이지나 펼쳐서 읽어나간다. 한편 한편이 길지 않아 한 호흡이면 읽어낼 수 있다. 한 호흡에 읽을 수 있지만 그 참맛은 그 참맛은 오래 두고 곰곰 새겨보는 묘미가 있다.「무서록」의 참맛은 문장에서 나온다. 소설가 이태준은 문장론의 고전으로 불리는 「문장강화」를 쓴 장본인이다. 그러니 그의 문장은 수십 년 수제비를 빚어온 아낙이 뚝 떼어낸 반죽처럼 빈틈없고 분명하다."미닫이에 불벌레와 부딪는 소리가 째릉째릉 울린다." 와 같은 구절은 차지도 않고 넘치지도 않는, 그야말로 가득한 문장이다. 미문이어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만들어내지 않고 정확해서 미더운 것이다.그처럼 미더운 문장이 잇대어 한 편의 글을 이루었으니 「무서록」을 읽다보면 삶이 보이고, 삶의 뿌리가 보이고, 삶의 뿌리가 피워내는 꽃이 보인다. 이를테면 내가 나를 알아가는 도중에 있음이다. 그리하여 지금도 해 저문 뒤 더러는 「무서록」을 순서 없이 읽어나간다. 그래도 아직은 나를 알 수 없고 내 삶이 다 보이지는 않는다. 「무서록」의 한 구절에 기대자면, '십분심사일분어(十分心思一分語)'다. 마음에 품은 뜻은 많으나 말로는 그 십분의 일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 그래도 무서(無序), 즉 순서 없음의 말뜻이나마 어두운 눈으로 더듬거리는 재미가 있어 오늘도 「무서록」의 한 페이지를 펼쳐 든다. 해는 이미 저물었다.▲ 문신 시인은 전남 여수 출생으로 200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시집 「물가죽 북」(2008)을 펴냈다. 시인은 현재 전주문화재단 문화사업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12.06 23:02

한 줄 한 줄 아로새겨 '魂불' 느끼다

사랑하면 닮고 싶어진다. 누군가의 글을 좋아하게 되면 읽는 것만으로는 만족이 안되고, 필사(必死)적인 필사(筆寫)로 이어진다. 베껴쓰기를 하면 책의 단어와 문장을 끊임없이 매만질 수 있게 된다. 필사의 흔적은 책갈피 틈새와 문장의 행간마다 담겨 작가의 가슴에 더 가까이 다가간다.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지난 2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필사의 힘, 필사의 노력'은 「혼불」을 활물화(活物化)시키는 귀한 체험이었다.1200여 명의 귀한 손들이 필사의 감동에 동참했다. '그다지 쾌청한 날씨는 아니었다'로 시작해 '온몸에 눈물이 차오른다'에서 마지막 점을 찍기까지 「혼불」은 원고지 분량으로 1만2500여 장이 쓰여졌다. "「혼불」이 얼마나 커다란 보물인가 필사를 통해 만인에게 알리고 싶었다"는 문선아씨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이어달리기하듯 대학노트 17권에 「혼불」을 써내려갔다. 그런가 하면 두 사람이 힘을 보태 원고지 한 장을 메우기도 했고, 6권 18장과 9권 3·4장 모두 225장을 빼곡히 채운 이들도 있었다.''어둠은 결코 빛보다 어둡지 않다.' 「혼불」을 통해 살아생전 세상에 그 한마디 두고 싶으셨다는 꼿꼿한 음성은 「혼불」 안에서 살아서 오래도록 나를 설레게 만들었습니다.' (충남 보령에서 서은경)'읽을 때도 느꼈지만, 너무 치밀해서 조급해지는 느낌. 작가는 어떻게 견뎠을까. 그 불가항력적인 고통을.' (대구에서 곽수민)'혼을 다해 「혼불」을 쓰시고, '혼불'처럼 살다 가신 분. 그 분의 아름다운 가슴 속을 조금이나마 느껴보고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경기에서 강인호 시인)시인이나 소설가를 꿈꾸는 문학지망생을 비롯해 언론고시생, 교사, 신앙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펜을 쥐었다. 무엇보다 글을 잘 쓰려면 문장력이 좋은 작가의 작품을 따라 쓰면서 공부하는 것이 효과적. 정읍 출생인 소설가 신경숙씨는 산문집 「아름다운 그늘」을 통해 '필사를 하면서 나는 처음으로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것이다. 나는 이 길로 가리라. 필사를 하는 동안의 그 황홀함은 내가 살면서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각인시켜준 독특한 체험이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안도현 시인은 백석의 시에 반해 필사를 했다. 안 시인은 필사를 '손가락 끝으로 고추장을 찍어 먹어 보는 맛'이라고 했다. 글도 고추장 맛을 보듯 몸으로 부대껴 써보아야 작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펴낸 「모닥불」,「외롭고 높은 쓸쓸한」 등의 시집 제목은 백석의 시와 많이 닮아 있다."나는 일필휘지(一筆揮之)란 걸 믿지 않는다. 원고지 한 칸마다 나 자신을 조금식 덜어 넣듯이 글을 써내려갔다." 소설가 최명희씨는 자신의 삶을 필사하며 17년간 한 줄 한 줄 아로새겨 「혼불」을 세상에 내놓았다. 「혼불」에는 인간이 지닌 원초적인 아픔과 어두움을 밝고 찬란한 빛으로 발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혼불」을 필사하며 새길 때 문학의 혼은 원고지 칸칸이 불꽃처럼 피어나게 될 것이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0.12.06 23:02

[키워드로 책 읽기] 스마트폰과 삶

불과 몇 달 사이 우리 삶은 완전히 변해버렸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스마트폰. 1년 만에 스마트폰 이용자는 500만 명으로 급증했고 한낱 기계에 불과한 이 전화기 때문에 '스마트 푸어'(비싼 요금과 기계 비용 때문에 스마트폰 구매를 못하는 사람들)나 '크랙베리'(마약을 뜻하는 영어 단어 크랙과 스마트폰 블랙베리의 합성어)같은 신조어도 생겨났다. 하루의 시작과 끝을 스마트폰과 함께 하는 사람들이 늘어갈수록 책과 멀어지는 요즘. '스마트폰 삶' 속에서 '스마트한 삶'을 살기 위한 책 세 권을 소개한다.▲ 모바일 시장과 미래 전략스마트 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애플, 온라인 시장을 이끌고 있는 구글. 이들에게서 배울 점은 없을까? 「스마트 빅뱅」(MBN/ 매일경제신문사/ 1만 5,000원)이 그 답을 제시한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늘어가면서 본의 아니게 내비게이션,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등 많은 업계가 타격을 입고 있다. 스마트폰이 IT세계의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온 것이다. 더욱이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을 넘어 TV 시장도 넘보고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이들에게서 이 책은 그들의 전략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현재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성장 배경과 과정, 그리고 미래 전략까지 훑을 수 있는 기회. 앞으로 우리를 둘러싼 세상이 어떻게 변할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스마트 빅뱅의 한 가운데 와있는 2010년, 지금을 사는 우리에게 계기와 성찰을 줄 것.▲ 기초 이용법부터 활용법까지세계의 변화는 고사하고 당장 스마트폰 사용법도 모르겠다는 당신에게는 「아이폰4 Using Bible」(이윤환 저/ 황금부엉이/ 1만 4,800원)이 필요하다. 넘쳐나는 스마트폰 기능들 때문에 핸드폰 바꾸기를 주저하고 있다면 이 책이 필수품. 스마트폰의 대표 아이콘인 아이폰(iPhone) 사용법을 담은 이 책은 제목처럼 아이폰 이용자에게는 성경 같은 존재. 아이폰 4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필요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다. 기본 조작법부터 메시지, 이메일 관리, 사진 등 아이폰의 기본 기능과 어플 활용에 필요한 정보까지 225가지 단락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단순한 조작법이 아닌 '요금 폭탄 피하기'나 '탈옥' '애플의 AS 정책' 등 실제 아이폰 사용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를 심도 깊게 다루고 있다. 설명과 함께 아이폰 화면 사진이 첨부되어 스마트폰 초보 이용자도 이해하기 쉬울 것.▲ 뻐근한 당신 스트레칭 하라요즘 유달리 뒷목이 뻐근하고 아프지 않은가? 그렇다면 당신은 진정한 스마트폰 이용자(?)다. 그 동안은 컴퓨터 이용으로 인한 목의 불편함을 호소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 등의 첨단 디지털 기기들이 주요인.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버스 안에서나 어두운 곳에서 스마트폰을 이용하다보니 목뼈, 척추 등에 안 좋은 영향을 준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오피스 요가 스트레칭」(송태영, 이리나/ 살림LIFE/ 8,800원). 책상 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과 학생들을 위해 특별한 운동 기구 없이 할 수 있는 스트레칭 44가지가 담겨있다. 업무나 공부 중에 가볍게 할 수 있어 부담 없고 몇 가지 필요한 동작을 외워 놓으면 몸이 좋지 않을 때 바로 이용 할 수 있다. 운동양이 부족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책이기도 하다. '허리를 강화하는 자세'나 '무거운 목을 위한 스트레칭' '뻐근한 등을 펴는 스트레칭'은 스마트폰 사용자를 위한 추천 동작. 스마트한 삶을 살고 싶다면 '스마트폰 피로증'부터 풀어보자.

  • 문학·출판
  • 이지연
  • 2010.12.03 23:02

올해 출판계 '정의'열풍..진지한 책들의 귀환

올해 출판계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치철학 책 '정의란 무엇인가'의 인기에 힘입어 인문 분야 서적이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최대 온라인 서점인 예스24는 올해 1월부터 이달 21일까지 분야별 매출(판매액 기준)을 집계한 결과 인문(사회·역사와 문화·인문) 분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27% 늘었고 특히 이 가운데 사회 분야 매출은 50%나 급증했다고 28일 밝혔다. 종교 분야 매출도 28% 늘었고 문학(국내문학·해외문학·인물)은 6%, 학습서는 8%, 어린이 분야는 6%의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반면 비즈니스(비즈니스·자기관리) 분야 매출은 2% 늘어나는데 그쳤다. 안지애 예스24 마케팅팀장은 사회 분야가 두드러진 성장을 한 것은 "올해 최고의 화두를 던진 '정의란 무엇인가'의 영향이 크다"면서 "종교 분야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은 올봄 타계한 법정 스님의 책과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의 신앙고백서 '지성에서 영성으로'의 영향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전국 16개 영업점과 온라인 서점을 운영하는 교보문고도 올해 1월부터 이달 25일까지 분야별 도서 판매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인문 분야 매출(권수 기준)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0% 늘었다고 밝혔다. 역사·문화 분야도 27.9%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교보문고 최대 영업점인 광화문점이 개보수 공사로 문을 닫았던 기간(4월1일부터 8월26일까지)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한동안 자기계발서 등 실용서에 밀려 찬밥 신세였던 인문 서적의 부활에 불을 지핀 것은 '정의란 무엇인가'다. 올해 5월 24일 국내에서 출간된 '정의란 무엇인가'는 인문 서적으로는 이례적으로 지금까지 61만 부가 팔리며 서점가에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출판인회의가 전국 온. 오프라인 서점 9곳을 대상으로 집계한 베스트셀러 순위에서도 올해 들어 총 16주 동안 1위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를 조목조목 비판한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의 신간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도 출간과 동시에 단숨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인문·사회 서적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9일 출간된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지금까지 약 한 달 만에 12만 부 이상 팔려나갔다. 이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최근 서점가에는 조지 레이코프의 '도덕, 정치를 말하다', 제러미 리프킨의 '공감의 시대', 샌델 교수의 '왜 도덕인가?' 등 인문·사회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묵직한 주제의 인문·사회 서적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사회 현실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올해 출판계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자기구원'을 선정한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독자들이 "근본을 찾으며 스스로 구원받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답답한 현실을 책 속에서라도 풀어보려 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소장은 '정의란 무엇인가'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의 인기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얘기해주는 책이 있으면 독자들의 수요가 언제든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면서 "내년에도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는 인문 서적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정의란 무엇인가'의 열풍을 인문 서적의 부활로 보기에는 아직 이르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인문 사회 서적이 모두 외국 서적이라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정의란 무엇인가'의 경우 하버드를 부각시킨 마케팅의 승리"라면서 '정의란 무엇인가'가 몰고 온 인문 서적 열기도 "한 때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백 연구원은 또 "우리 사회의 문제를 우리 필자들의 눈을 통해 풀어주는 책은 그다지 찾아보기 어려웠다"면서 "한국 사회라는 구체적인 맥락 위에서 공동체 문제를 묵직하게 풀어내는 작가를 발굴하는 출판사들의 노력이 없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0.11.29 23:02

[내가 권하고 싶은 책] ④가브리엘 마르께스 「백년 동안의 고독」

진실을 믿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주식이 하한가로 곤두박질 칠 때, 멀쩡하던 지인의 부음을 들었을 때, 인정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 TV에서, 눈 앞에서 일어날 때 나는 주문을 외운다. '아니야, 이것은 현실이 아니야.' 내가 본(들은) 것을 부정한다. 부정의 포즈가 강할수록 지독한 꿈은 현실이 된다. '천안함'과 '연평도'가 그랬고, 오늘 차 안에서 잃어버린 내 가방이 그렇다. 분명 차 뒷좌석에 있었는데 아무리 뒤져봐도 보이지 않는다. 마술처럼 그것은 공기 중으로 증발했다.노벨문학상 수상작인 가브리엘 마르께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하서)은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평가를 받는다. 부엔디아 가문의 4대에 걸친 저주와 신기루처럼 사라진 '마콘도'라는 마을의 이야기. 이곳에 근친상간의 저주가 있다. 터부를 통해 마을은 생겨났고 도시로 번창했다. 이 모든 것이 백 년 전의 예언에 의한 것. 돼지꼬리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 연금술과 사랑, 전쟁과 암살, 농장주의 착취와 파업이 혼란한 라틴아메리카의 역사와 맞물려 전개된다. 정말 좋은 이야기는 이런 것이리라. 현실과의 긴장감을 가지면서 문학의 경계를 넘나드는 것. 현실과 환상이 공존하는 '마콘도'를 '연평도'에서 보아내는 것.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환상인지 모를 때, 이 거짓말 같은 현실을 견디기 위해 자기만의 주문을 조용히 외워보는 것이다.대학 2학년 때 그녀는 신입생이었다. 나는 인문대 계단을 언제나 뛰어내려오던 그녀가 들고 있던 노란 표지의 꽤 두꺼워 보이던 그 책을 굳이 빌려달라고 했다. 단숨에 읽었다. 정말 재미있었다. 그녀에게 교통사고 후유증이 있다는 것을, 계단을 내려올 때 다리 저는 것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을, 내게 빌려준 「백년 동안의 고독」이 사실은 예비역 선배의 책이었다는 것을 한참 뒤에 알았다.가방을 못 찾고 결국 차 밖으로 나왔다. 만추의 바람이 불었고 대학 캠퍼스의 미루나무에서 잎들이 우수수 떨어지고 있었다. 내 차 지붕에 쌓이는 잎들은 마술사의 손끝에서 끊임없이 떨어지는 종이 꽃잎 같았다. 문득 사라져 버린 것이 너무 많다고 나는 생각했다. 잊었던 나이를 한꺼번에 먹은 기분이었다. 20년 전 「백년 동안의 고독」을 다 읽고 난 뒤에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진실을 믿고 싶지 않을 때는 진실의 대가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표지가 바랜 책 속지에 '정말 잃어버린 것은 그것을 완전히 잊어버렸을 때다.'라고 뒤늦게 쓴다.▲ 박태건 시인은 1995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현재 원광대 글쓰기센터 연구교수로 있다.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0.11.2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