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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단의 거목, 소설가 박완서씨 별세

소설가 박완서(80) 씨가 22일 오전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1931년 경기도 개풍에서 태어난 박씨는 1950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으나 전쟁 발발로 중퇴한 뒤 1970년 여성동아 장편소설 현상공모에서 「나목(裸木)」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등단했다.「휘청거리는 오후」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 「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미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아주 오래된 농담」 「그 남자네 집」 등의 장편과, 「엄마의 말뚝」 「꽃을 찾아서」 「한 말씀만 하소서」 「너무도 쓸쓸한 당신」 「친절한 복희씨」' 등의 소설집을 냈다. 지난해 등단 40년을 맞아 자신의 작가인생을 돌이켜 본 산문집 「못 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를 내며 고령에도 창작활동에 매진했다.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현대문학상(1993), 황순원문학상(2001), 호암예술상(2006) 등과 1998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다. 1993년부터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활동했으며, 2004년 예술원 회원으로 선임됐다. 2006년 문화예술계 인물로는 처음으로 서울대에서 명예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유족은 장녀 호원숙(작가), 차녀 원순, 삼녀 원경(서울대 의대 교수), 사녀 원균 씨 등 4녀와 사위 황창윤(신라대 교수), 김광하(도이상사 대표), 권오정(성균관대 의대 학장), 김장섭(대구대 교수) 등이 있다.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 고인의 빈소 입구에는 '부의금을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는 안내문이 쓰여 있다.평소 생활이 힘든 문인들을 생각했던 고인은 유족들에게 "내가 죽거든 찾아오는 문인들을 잘 대접하고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발인은 25일 오전 7시. 장지는 용인 천주교 묘지.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1.01.24 23:02

[키워드로 책읽기] 고전

지식을 쌓거나 배우는데 있어 정해진 때가 없다고는 하지만 스스로 뭔가를 배운다는 건 큰 결심이 필요하다. 특히나 학창시절을 지나 가정을 갖거나 취직을 하게 되면 또 다른 책임감이 따라오니 말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4학년 조카에게 수학을 가르치며 일일학습지를 몰래 숨겼던 어린 시절을 얼마나 후회 했는지 모른다. 지금에 와서 수학을 다시 배울 수도 공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리고 보면 배우는데 정해진 때는 없지만 더 좋은 때가 있음은 분명하다. 다행히 학창시절보다 지금이 배우기 적기인 분야도 있다. 그 중 하나 꼽는 것이 책, 특히 고전 분야가 아닌가 생각한다. 고전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역사를 알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문학적인 맛 이해는 필수, 한자 습득은 선택이니까.▲ 한시와 미학의 '친절한 만남' - 정민 저/ 휴머니스트/ 3만 2,000원대부분의 사람들은 소설에 비해 함축적인 시를 더 어렵게 느낀다. 한자 보다 영어가 편한 요즘 세대에게는 고전이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한시는 어떻겠는가? 굳이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면 보고 싶지 않은 것이 당연. 그런데 설상가상 한시에서만 끝낸 것이 아니라 한시를 통해 시의 미학적 원리까지 연구했다고 한다. 「한시미학산책」'웬만하면 피하고 싶은' 한시와 미학을 결합시켰다. 지레 겁부터 먹게 되는 제목이지만 내용은 생각보다 친절하다. 한시에 대한 기초 입문서로 활용하면 좋을 것. 중국과 한국의 한시를 고루 다루어 좋고 다양한 형태미와 내용 분석이 더해져 유익하게 읽을 수 있다. 처음부터 보기 어렵다면 '들어 본적 있는' 낯익은 시부터 골라 보는 것도 좋은 방법. 한시에 문외한인 '요즘 세대'의 한 사람으로 서는 16번째로 실린 '말장난의 행간'이 재미있게 읽혔다.▲ 중국의 신화부터 현대문학까지 - 송철규 저/ 소나무/ 1만 5,000원우리나라 문학도 어려운데 중국문학 교실이라니 한시에 이어 눈살 찌푸리는 독자가 있을 것이라 상상해 본다. 중국문학 역사를 흐름 있게 정리한 이 책은 신화부터 당나라 문학까지를 다룬 1권을 시작으로 송나라부터 아편전쟁까지 다룬 2권, 근대부터 현대 문학까지 다룬 3권을 포함해 총 세 권으로 구성 돼 있다. 중국 문학을 작가와 작품으로 살펴보고 그 속에 숨겨진 중국인들의 삶, 문화, 정신세계를 알아보고자 한 것. '새천년을 여는 삼천년의 지혜'라는 부제처럼 지난 세월을 통해 현재를 위한 지식을 얻는 것이 목적이기도 하다. 지리적으로나 정치, 경제적으로나 과거부터 중국과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상 필요한 책 일뿐 아니라 앞으로 전개될 두 나라간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더욱 필요한 상식이라 생각된다. 중국에 대한 문학서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단비 같은 존재. 학창시절 배운 내용 때문인지 현대의 작품을 다룬 3권 보다 1,2권이 더 쉽게 읽히는 경향이 있으며 긴 역사를 세 권 분량으로 묶다보니 부족함을 느끼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옛 성인들의 글에서 찾는 '삶의 답' - 이소영, 한정주 저/ 일월담/ 1만 3,000원'경험과 지식처럼 확실한 삶의 힌트는 없다'하루에도 수십 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고전의 필요성에 의문을 갖는 사람에게 던지는 대답이다. 아직도 유대인들이 탈무드에서 해답을 찾고 중국인들이 공자의 글을 참고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조상들이 남긴 혜택이 있는 것. 이 책은 옛 성인들의 글을 통해 삶의 지혜를 발견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읽기 어렵게 느껴졌던 고전을 쉽게 풀어써 현대인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것. 세상, 마음, 사람을 큰 주제로 잡아 3장으로 구성 했으며 각각 어울리는 이야기를 실어 삶의 답을 얻고자 했다. 고전을 도구로 삼았지만 삶 자체를 돌아 볼 수 있는 책이라 더 와 닿는다. 미래를 볼 수 없는 우리에게 필요한 지침서이자 신선한 충격을 줄 책. 그래도 왜 이 책을 읽어야 할지 고민 된다면 일단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황과 느낌을 잘 설명한 작가의 프롤로그를 읽어보길 권한다.

  • 문학·출판
  • 이지연
  • 2011.01.21 23:02

위도띠뱃놀이·진안 증평굿·익산 목발노래…사라져가는 전통예술 정리하다

위도띠뱃놀이는 부안군 위도면에서 전승되는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다. 위도어민들이 산신과 용왕신을 통해서 공물을 바치고 띠배를 받침으로써 마을의 안녕과 풍어를 기원하는 놀이로 1978년 한국민속예술축제서 대통령상을 수상했다.진안 증평굿은 진안 성수면 증평마을에 전승돼 온 전라좌도굿을 고스란히 간직한 전통 마을 굿이다.마을 이름을 따서 증평굿이라 명명했으며 , 김봉열 상쇠에 의해 전승되고 있으며 지난해 국무총리 상을 받았다.익산 목발노래는 지게목말을 두드리며 부르는 노래다. 나무하러 산에 오를때 나무할 때, 나무하는 도중 잠시 쉴 때 나무따먹기 놀이할 때, 나무짐을 지고 내려올 때 부르는 노래로 1972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다.위도 띠뱃놀이 진안 증평굿, 익산 목발노래 등 우리의 자랑스런 전통예술, 특히 토속적인 무형의 문화유산은 생산기술의 발달, 의식의 변화, 외래종교의 배타성, 농어촌사회의 붕괴 등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선형)에서는 소멸되어가는 도내 민속예술의 원형 보존·전승 및 전통문화예술을 계승하고, 민속예술들을 도립국악원의 공연작품으로 활용하기 위해 「전북의 민속예술 50년」을 발간했다.이 책은 지난 50년 동안 한국민속예술축제(구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위도 띠뱃놀이, 남원 삼동굿놀이, 익산 이리농악, 완주 봉서사 영산작법, 순창 금과들소리, 고창 오거리 당산제 등 전북의 45개 민속예술을 현장중심으로 기록하고 있다.지역별 수록작품수는 익산이 5개로 가장 많고 임실은 4개이며 남원 ·군산 ·진안 ·고창은 각각 3개이고 전주 ·부안· 김제· 완주는 2개이고 무주 ·순창은 각각 1개이고 장수지역은 없다.이선형원장은 "민속예술작품들은 40~50년 전의 흩어진 자료들을 모아 정리한 것이기 때문에 그 당시의 원형이라기 보다는 현재의 기억을 묶어 정리한 것"이라며 "민속놀이 민요 농악 민속무용 민속극 등 도내 지역마다 보유한 민속예술의 체계적 정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황주연
  • 2011.01.20 23:02

"첫 열정 잊지 않고 한국문단의 든든한 버팀목 되기를"

"수필 쓰는 사람들에게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로망입니다. 예향의 고장에서 상을 잘 탔다고 칭찬 많이 들었어요. 수필 인구가 많지만 글을 내어놓을 자리가 적었는데, 전북일보가 그 지평을 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숙씨·수필 부문 수상자)"글쓰기는 저와 한 순간도 떼어놓을 수 없는 그림자나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작가라는 이름으로 다시 출발하겠습니다."(강필선씨·소설 부문 수상자)"그간 저를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의 격려와 성원이 이렇게 큰 영광으로 돌아온 것 같습니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한 걸음을 내딛습니다."(장정희씨·시 부문 수상자)"교사지만, 40세가 넘어 동화 쓰기를 시작했습니다. 아들이 해 준 이야기가 모티브가 됐어요. 신춘문예 당선은 제 선택이 옳다는 확신을 주었습니다."(홍인재씨·동화 부문 당선자)수상의 기쁨은 각기 달랐다. 하지만 한국 문단에 우뚝 서겠다는 다짐은 한결 같았다. 18일 오후 3시 전북일보 회의실에서 열린 '2011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상식'. 당선자 장정희(시) 조숙(수필) 홍인재(동화) 강필선(소설)씨는 수상의 기쁨과 작가로서의 미래에 대한 각오가 교차된 표정이었다.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배 문인들이 대거 참석, 새로운 출발점에 선 후배 문인들을 격려했으며 당선자들은 "신묘년 새해 등단의 날개를 달아 준 심사위원과 전북일보에 감사드린다"며 더욱 정진하겠다고 약속했다.가천문화재단이 후원한 올해 신춘문예는 시 852편, 수필 350편, 소설 64편, 동화 48편등 총 1314편이 접수, 지난해 1395편에 비하면 다소 줄었다. 전국 각지는 물론 해외에서도 작품이 출품됐으며 몇년전부터 이어진 40대의 약진은 올해도 두드러졌다. 덕분에 인생의 연륜이 묻어나는 작품이 많았다는 평가다.임명진 심사위원장은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예술성이 뛰어나고 발전 가능성이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며 "올해 신춘문예가 20~30대 보다 40대 이후 장년층 응모자들이 많았는데, 젊은 혈기의 청년 예술이 잘 숙성된 예술로 발효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서창훈 전북일보 회장은 "불혹을 넘기고 지천명의 나이를 바라보면서도 문학에 대한 열정을 지켜온 당선자들의 의지가 진정 문학정신이 아닌가 싶다"며 "전북일보 역시 당선자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버팀목이 되어 드리겠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시상식에 참석한 문인들은 다음과 같다.(가나다순)경종호 구순자 김경희 김계식 김기화 김 영 김용택 김정길 김정웅 김종필 김철규 김 학 김형진 류희옥 문 신 서정환 서재균 소재호 송 희 안도현 양봉선 임명진 유인명 윤이현 이기반 이근풍 이목윤 이소애 이정숙 안평옥 안도 장태윤 정군수 정병열 정희수 진원종 조기호 조미애 주봉구 윤석조 이운룡 허소라 허호석 최기우 최 영 황영순

  • 문학·출판
  • 황주연
  • 2011.01.19 23:02

故 리영희 선생 대표 글 엮은 산문집 '희망' 출간

지난해 12월 타계한 리영희 전 한양대 교수의 대표적 글을 모은 책 '희망'(한길사)이 출간됐다.2006년 12권으로 출간된 '리영희저작집'에 실린 글 가운데 리영희 사상의 정수와 빼어난 문장력, 문학성을 담은 글을 추려 한데 엮은 것이다.예리하고 통찰력 있는 정세 분석으로 널리 알려진 사회과학 논문보다는 그의 사상적 바탕을 이루는 인문학적인 글에 무게를 뒀다.분단의 비극, 통일론,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독재체제와 민주주의 투쟁 같은 담론뿐 아니라 인간 존재론, 역사, 평화, 신앙, 자연, 예술을 주제로 한 글에도 지역과 세대를 초월한 그의 지혜가 담겼다.리영희의 고향인 평안북도에 '어둑서니'란 말이 있다. 어두운 밤에 아무것도 없는 데 있는 것처럼 잘못 보이는 물체나 헛것, 즉 우상이란 뜻이다."어린 시절 북쪽 나라 고향에 사는 어둑서니는, 나와 같은 어린이들이 땅 위를 내려다볼 때 처음에는 달걀만한 작은 크기이지만 무서워서 올려다보기 시작하면 점점 더 커지고, 겁에 질려서 하늘을 바라보면 그 크기가 하늘 전체를 시커멓게 덮을 만큼 무서운 형상이 되어 우리 어린이들의 뒤를 쫓아오곤 했다. 나는 일흔이 다 되어가는 지금도 삭주군 대관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밤길을 가다가 이 어둑서니를 만나, 겁에 질려서 캄캄한 밤거리를 죽으라 하고 도망치던 소년시절의 꿈을 꾸곤 한다."(『무한경쟁시대와 정보화와 인간』중)리영희에게 글쓰기는 우상을 부수는 이성의 회복 활동이었다. 거짓으로 점철된 권력과 철학, 학문, 신앙, 교육, 언론은 진실에 다가서려는 이성을 어둑서니로 학살하고 있다는 게 그의 현실인식이었다.'D검사와 이 교수의 하루' '『우상과 이성』 일대기' '핵무기와 인류의 양심' '불효자의 변' '하늘을 나는 새에게서 배우자' '내가 아직 종교를 가지지 않는 이유''기술·전쟁·인간·인간성' 등 대표적인 글이 실렸다.이 책의 엮은이이자 2005년 리 교수와 나눈 대담을 '대화'로 펴냈던 문학평론가임헌영씨는 "리 교수의 칼럼은 정지용의 어휘력과 피천득의 서정성, 법정 스님의 안정감, 고은의 기지에다 진중권의 예리성을 두루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고 말한다.660쪽. 2만2천원.

  • 문학·출판
  • 연합
  • 2011.01.18 23:02

신곡문학상 대상에 유한근 교수

수필과 비평사(회장 라대곤)가 주최하는 '제16회 신곡문학상 대상'에 평론집 「한국수필비평」을 펴낸 유한근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교수가 선정됐다. 본상은 수필집 「나도 詩 지어놓은 것이 있는디」를 출간한 김향자씨, 수필집 「찌륵소」를 내놓은 윤석희씨, 수필집 「파로호에 잠긴 초록별을 낚다」를 펴낸 심선경씨가 공동 수상하게 됐다.유 교수는 "신곡문학상은 문학의 변두리에 있는듯 하면서도 정작 문학의 중심에 있는 수필에 주어지는 상"이라며 "수필에 대한 나의 믿음과 애정이 확인된 것 같다"고 밝혔다.197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동화,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으로 등단한 유 교수는 시집 「사랑은 흔들리는 행복입니다」와 평론집 「문학의 모방과 모반」, 「현대불교문학의 이해」 를 비롯해 동화 「무지개는 내 친구」를 펴냈으며,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1988), 만해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김향자씨는 1995년 「수필과 비평」으로 문단에 나와 수필집 「개미 발을 밟았어요」(2003)를 펴낸 바 있으며, 대한문학상(2003), 광주문학상(2005), 광주문화예술공로상(2007)을 수상한 바 있다. 현재 수필과 비평 광주수필문학회 부회장, 여류수필문학회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2002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한 심선경씨는 첫 수필집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으며, 수필과비평작가회의 부산지부 부회장과 부경수필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한 바 있다. 윤석희씨도 2002년 「수필과 비평」으로 문단에서 활동하게 됐으며, 수필집 「바람이어라」, 「찌륵소」를 펴낸 바 있다. 현재 수필가비평작가회의·계룡수필문학회·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2011 신인상은 강 천 서영주 이명자 이신구 최기술 박종승 서용태 이영순 이은영 장병선 한조자 박귀숙 박종임 신창선 장재정씨로 결정됐다.시상식은 22일 오후 3시30분 전주 관광호텔. 23일에는 군산의 개발과 수탈의 현장을 돌아보는 문학 기행도 준비돼 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1.01.18 23:02

[키워드로 책 읽기] 장하준

종이에 손을 베었다. 별 것 아닌 상처인데 피가 스물 스물 맺히고 은근한 통증이 신경 쓰이게 만든다. 크게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면서 쉽게 놔버릴 수도 없는 상처. 이렇게 장하준의 책은 종이엔 벤 손의 상처를 떠올리게 한다.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사는 국민의 한 사람이지만 경제나 정치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분야는 아니다. 적어도 연예인이나 스포츠 보다는 그렇지 않은가. 더군다나 나에게 직접적으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정책이나 거시경제 같은 부분은 다른 나라 이야기만 같다. 그래서 장하준의 책을 읽으면 그 독설과 직설적인 내용 속에서도 크게 깨달아 지는 것은 없다. '아, 위험하구나' '이런 비밀이 있었구나' 같은 단편적인 생각에서 끝나는 것. 하지만 어느새 신경 쓰게 된다. 물건을 살 때도, 뉴스를 볼 때도 타고난 그의 지적이 떠오르고 다시금 깨닫는다. 아무리 작은 상처도 덧난 후에는 더욱 고통스럽고 고치기 어렵다는 걸.▲ 자유시장 자본주의라는 환상 깨기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장하준 저/ 부키/ 1만 4,800원"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장하준이 쓴 책은 여러 권이지만 일관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있다. 수많은 문제점과 제약을 가진 자본주의임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 이라는 것. 그러나 지난 30년간 세계를 지배한 자유 시장 자본주의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본디 알고 있는 자본주의가 지금 우리 시장을 움직이는 자본주의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저자는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 것이며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갈 수 있는지 이해하도록 돕는다.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만을 토대로 경제 시민으로서의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 '재미'면에서는 「나쁜 사마리아인들」 보다 떨어지지만 그의 책 중에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으로 꼽는다.▲ 신자유주의적 조류 '경제 교과서' - 나쁜 사마리아인들장하준 저/ 부치/ 1만 4,000원만약 누군가 장하준 교수의 책을 한 권만 추천하라면 단연 이 책부터 꺼내들고 싶다. 시각 차이는 있겠지만 그의 책들 중에서 이해하기 쉬운 축에 속하기 때문. 또한 장하준 교수의 신작을 읽고 싶다면 거쳐 가야 할 준비운동 같은 책이기 때문이다.「나쁜 사마리아인들」은 그 동안 우리에게 긍정적으로만 알려졌던 '세계화'와 '개방'을 강조한 신자유주의적 조류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세계화'에 대한 허구, 부자나라가 생긴 과정, 우리가 진짜라 믿고 있지만 진실이 아닌 역사적 사실 등을 진지하게 접근한 것. 우울한 시작이지만 개발도상국들의 경제를 발전시킬 방법과 낙관적인 시선으로 끝을 맺어 그리 암울하지만은 않다. 저자의 6살 난 아들을 개발도상국과 비교해 쓴 부분이나 낯익은 회사명들이 책에대한 접근을 더욱 쉽게 해줄 것이다.▲ 희망과 절망 사이, 한국경제의 단면 - 장하준,한국경제 길을 말하다장하준 저/ 시대의 창/ 13,500원'위기의 대한민구,상생의 대안,사회적 대타협' 이란 부제가 붙은 책. 2007년에 출간 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봐도 신기할 정도다. 사람들은 대부분 힘든 상황이 오면 비관적으로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혹시나'하는 희망을 갖고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다. 그런데 장하준은 너무나 잔인하게도 한국 경제를 현실 그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 그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대안이 더 믿음이 가는지 모르겠다. 전문인이 바라본 경제의 합리적인 단면을 인터뷰 작가 지승호가 쉽게 풀어내 일반인들이 읽기 좋은 책. '세상이 꼭 흑백이 아니고 진실이 한 가지만은 아니다'라는 그의 말처럼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알아보자.

  • 문학·출판
  • 이지연
  • 2011.01.14 23:02

[내가 권하고 싶은 책] ⑨이현수 시인-월간 '좋은생각'

어린 시절, 어머니는 도루코 칼로 연필 깎아주곤 하셨다. 자동연필깎이는 연필심을 빨리 닳게 한다고 나중에는 직접 손으로 깎게 하셨다. 물론 어릴 때에는 친구집에 들러 필통 속의 연필을 죄다 자동연필깎이로 깎아 의기양양하게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필자는 아직도 연필을 쓴다. 어디 번듯하게 내놓을 필체는 아니지만, 무엇이든 우선은 연필로 쓰는 것이 참 좋다. 그래서 책상에는 잘 깎인 뾰족한 연필들이 늘 가지런하게 놓여 있다.사실, 게으른 필자가 뭔가를 끼적거리는 이유에는 '연필의 힘'이 크다. 무엇이든 쓰게 하는 것도, 간혹 읽을 만한 졸작을 만들어내는 것도 모두다 연필 덕분이기 때문이다. 연필 덕을 보고 사는 필자로서는 연필이 지닌 위대한 힘을 믿지 않을 수가 없다.그래서인지 연필을 닮은 책들이 참 좋다. 인쇄술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라, 몽글몽글하고 뭉글뭉글한 사람 사는 이야기가 좋다는 것이다. 책을 펼치면 그 단단하고 날렵한 활자에도 연필의 기억이 살아 있다. 누군가가 또박또박 사각사각 써내려갔을 두근거리는 이야기들이 있고, 잘 부러져도 침 묻혀가며 꼭 꼭 눌러쓴 연필심 같은 사람들이 살고 있기도 하다.1992년 8월에 창간하여 지난 20년 가까이 한결같이 밝고 긍정적인 사람들의 따뜻한 삶을 담아온 월간 「좋은생각」. 그리 두껍지 않은 이 잡지에는 우리 가족이, 친구가, 이웃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있다.그러므로 이것은 책이 아니라 편지다. 누군가가 그대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그대에게 닿기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로움이 깃들어 있는지 받아들자마자 읽고 싶지만 그렇다고 성급하게 뜯어버릴 수 없는 편지다. 이윽고 조심스레 가장자리를 잘라내고 종이를 펼치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그래서 더욱 소중한 손 글씨가 보인다. 쓰여 있는 이야기는 눈으로 읽고, 쓰여 있지 않은 이야기는 마음으로 읽는다.악필이든 아니든, 손 글씨는 그 사람의 많은 것을 보여준다. 성격, 기분, 상황은 물론이고 그 사람의 눈매와 입매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하여 편지를 읽다보면 그 사람이 봄을 닮았는지, 여름을 닮았는지, 가을 혹은 겨울을 닮았는지 알게 된다. 고백할까 말까 주저하는 사람의 손 글씨와 한달음에 써 내려간 사람의 손 글씨도 꽤나 다르다. 손 글씨의 매력은 이런 데 있다. 행간의 감정을 솔직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의 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진정,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다.이 책은 우리의 가족, 친구, 이웃들이 그들이 사는 이야기를 편지에 담아 일궈낸 것이다. 따라서 옆집 아주머니, 뒷집 총각 같은 평범한 이웃의 기쁨과 아픔과 웃음, 추억의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평범하게'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러니 정갈한 활자가 심장을 꿰뚫을 때가 있다. 책 한 권이 마음을 후려칠 때가 있다. 지우고 쓰고, 지우고 썼을 손 글씨가 느껴지는 '참'다운 우리 이웃들의 이야기. 그래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되는 「좋은 생각」. 세상을 따뜻하게 데우는, 36.5℃의 사람 사는 이야기.오늘 밤, 그대에게 길고 긴 편지를 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선 그보다 더 오랜 시간 연필을 깎아야겠다.▲ 이현수 시인은 원광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2007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11.01.10 23:02

[전북문화 지형도] ①문학

올해 전북 문단의 기상도는 어떻게 펼쳐질까. 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천)가 1월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집행부를 다시 꾸린다. '제1회 전국 문학관 대표자 회의'가 2월 최명희문학관에서 마련되고, 격월간지 「수필과 비평」이 창간 20주년을 맞아 월간지로 거듭나면서 지역 문단을 풍성하게 살찌울 것으로 보인다. 장편소설 부문으로 5000만원의 상금이 걸린 '제1회 혼불문학상'이 올해 8월 첫 주인공을 기다린다.▲ 전북문협, 전북문학관 추진…전북작가회의, 새로운 집행부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이하 전북문협)는 올해도 문단 안팎으로 다양한 소통을 시도한다. 무엇보다 지난해 하반기 개관 예정이었던 전북문학관의 예산을 확보해 문향(文鄕)의 맥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전북도의 지원으로 지역 작가 46명의 책들을 구입해 도내 56곳 작은 도서관에 비치한 전북문협은 올해도 이 사업을 확대할 계획. 「전북문단」과 전북문협 신문 발행, 새만금 문학제와 전북도민해변문예대학 추진 등을 통해 문단 내 화합의 장을 마련하면서 새로운 문인들이 등단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전북작가회의(회장 이병천)는 올해 신임 회장을 선출하면서, 새롭게 집행부를 꾸린다. 기존 사업을 수행하는 데 그쳐왔다는 지적을 받은 전북작가회의는 젊은 작가들의 활동 침체, 회원 가입 정체를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시도할 계획이다.▲ 신아출판사, 출간 20주년 맞아 「수필과 비평」 월간지로 펴내신아출판사(대표 서정환)는 매년 100권 가까이 책을 출간해오면서 '중앙 문학의 권력화','지역 문학의 종속화'라는 등식을 깨뜨려온 곳이다. 신아출판사는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은 「수필과 비평」을 격월이 아닌 월간지로 새롭게 출간하면서, 중앙에서 우수 문예지로 꼽혔던 「문예연구」를 비롯해 「소년 문학」, 「좋은 수필사」, 「계간문예」 등을 펴내 지역 문단을 지켜간다. 수필이 변두리 문학으로 천대받던 시절 수필의 문학적 가치를 조명해왔던 신아출판사는 「좋은 수필사」를 통해 '현대 수필가 100인선'을 선정, 한국 수필 문학사도 새롭게 정리하고 있다.▲ '제1회 전국 문학관 대표자 회의' 2월 개최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제1회 전국 문학관 대표자 회의'를 2월 전주로 유치했다. 한국문학관협회(회장 김후란)가 창립 이래 지역에서 처음 갖는 행사로 지역 문학관 운영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담론이 전주에서 이어진다. 최명희문학관은 올해 '문학인과 돌려 읽는 헌 책'과 '문학 강연 지원 사업'을 신설, 서가에 꽂혀 있는 오래된 책을 기증 받아 관람객에게 제공하면서 대학·동호회·문학단체 등에서 신청 받아 '최명희와 혼불','전주의 문학'을 테마로 한 문학 강연을 지원한다. 소설가 최명희씨를 비롯해 작고 문인 조명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전주와 전북의 역사적 전통을 세우는 일에도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혼불문학상 첫 공모…다양한 문학상 내실 다져야문학상은 현재 문학계 지형도를 알려주는 바로미터다. 올해는 상금 5000만원이 걸린 장편소설 공모전 혼불문학상이 제정된 첫 해다. 전주문화방송이 주최하고, 혼불문학상제정위원회가 주관한 혼불문학상은 앞으로 전북을 문학의 고장으로 각인시키고, 전북 문단의 맥을 이어가는 공모전으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도내에 문학상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데다 사숙관계나 친분관계로 수상작가가 결정되는 분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한 문화예술인은 "문학상의 이념 부재, 심사위원의 친분관계로 문학상이 정해져 중견·원로 작가들의 공로 잔치로 보일 때가 많다"고 꼬집으면서 " 평균적으로 미학적인 모범성을 갖춘 작품에 상을 주는 것도 필요하지만, 특별한 개성에 주는 상은 많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1.01.10 23:02

[키워드로 책 읽기] 중국

새해를 맞으면 반자동적으로 하게 되는 것들이 있다. 다이어리 준비하기 같은 소소한 일부터 새해에 빠뜨릴 수 없는 한해의 결심 같은 것들이 그 예. 다이어트 하기와 금연은 새해면 등장하는 단골손님이고 모르긴 몰라도 영어 공부는 영원히 지속될 다짐 중 하나다. 이런 결심들과 함께 2011년은 책 읽기도 더해보면 어떨까? 핸드폰이나 컴퓨터 스크린에 뜬 글자가 아닌 종이에 프린트 된 활자를 읽는 즐거움을 느껴보면 좋겠다. 그래서 혹시나 이미 책 읽기를 결심한 독자가 이번 '키워드로 책 읽기'를 참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주제 선택하기가 더 힘들었다. 너무 무거운 주제면 시작과 동시에 포기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다른 곳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주제는 피하고 싶은 생각이 동시에 들었기 때문.고민 끝에 선택한 이번 주 키워드는 바로 '중국'이다. 세계의 대세로 떠오른 중국을 책으로 읽고 나 스스로를 넘어 우리나라의 미래를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다소 무거운 키워드가 될지도 몰라 입문서로 이 책을 먼저 추천한다.▲ 20세기 중국사(알랭 루 저/ 책과함께/ 2만원)저자는 중국을 연구하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중국학자다. 외국인의 시선으로 만들어 좀 더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역사서. 무엇보다 입문서에 걸맞게 '중국사를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열쇠'로 책을 시작해 역사를 두려워하는 독자에게도 친절히 다가온다. 청 제국의 몰락을 시작으로 무력항쟁과 마오쩌둥주의의 해체까지 20세기 중국을 다루고 있으며 다양한 문헌자료를 이용하고 있다. 더불어 중국에서 방영된 연속극이나 영화, 그리고 외국에서 만들어진 중국 관련 인터넷 자료, 간행물을 더해 사회적인 사건을 더 가깝게 느낄 수 있을 것. 지난 100년을 정리한 연표와 주요 정치 지도자들의 약력 또한 일목요연하게 파악 할 수 있도록 제공해 책을 읽는데 참고할 수 있다. 겉으로만 보는 중국이 아닌 그 안의 사회가 진짜 겪는 문제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문제들이 어디서부터 출발했는지 알 수 있어 읽어 볼만한 책. 21세기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이해하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이다.▲ 차이나 트렌드(중앙일보 중국연구소/ 중앙북스/ 1만 8,000원)과거의 중국을 이해했다면 급속도로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은 이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차이나 트렌드」는 현재의 중국과 중국이 나아갈 방향을 한눈에 파악하는데 완벽한 책. 중국의 동향을 많은 도표와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넘쳐나는 중국에 대한 분석과 보도를 정리하고 필요한 부분만을 알짜배기만 정리한 것. 경제 이슈부터 정치, 사회, 군사 등 중국의 모든 정보를 포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가들이 뽑은 11개의 키워드를 따라 책을 읽다보면 중국의 진짜 모습이 보이게 될 것. 내수시장이나 외교 인터넷등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만 뽑아 읽기에도 편리하다. 전문가가 만들었지만 일반인이 보기에도 거부감이 없도록 노력한 흔적이 돋보이는 책.▲ 중화를 찾아서(위치우이/ 미래인/ 2만원)앞의 두 권의 책이 외국인이 바라본 중국이라면 「중화를 찾아서」는 예술평론가이자 문화사학자인 중국인 위치우이가 생각하는 중국. 특히 이 책은 중국을 문화사로 풀어내고 있다. 고대의 하상주 시대에서 현대의 문화대혁명까지를 다루고 있으며 중화문화의 흐름을 되짚어 가는 것. 저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는 한족 중심의 중화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은 중국의 대국주의와 대중화주의가 한족 위주의 혈통주의로 빠져 흑백논리로 판단하게 된다는 지적에서 찾을 수 있다. 중화문화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외부 문화를 적극적으로 흡수해야 한다는 의외의 주장이 새롭게 다가오며 독자들에게 또 다른 생각의 기회를 줄 것이라 기대된다. 또한, 우리 자신에게는 중화주의에 무조선 휩쓸려서는 안된다는 경고가 되는 책.「중화를 찾아서」가 절대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책들을 통해 중국에 대해 어느 정도 파악했다면 가장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인 것은 틀림없다.

  • 문학·출판
  • 황주연
  • 2011.01.07 23:02

소설가 이외수 에세이집 '코끼리에 날개 달아주기' 출간

"젊음을 색깔로 표현하면 초록이다. 그러나 갈색이나 똥색인 젊음도 있다. 희망을 상실한 젊음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말라. 한평생 어둠만 지속되는 인생은 없다. 다만 지금은 때가 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생각하자."(401쪽)트위터 스타인 소설가 이외수(64) 씨의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주기'(해냄 펴냄)가 나왔다.1992년 출간된 에세이집 '흐린 세상 건너기'의 일부 원고에 작가가 새로 쓴 글과 에세이집 '하악하악' 등에 참여했던 박경진 씨의 그림을 더한 개정증보판이다.삶의 지혜를 담은 동서고금의 글들을 수록했던 원작에서 명언을 빼고 다양한 일화만 실었으며, 생각의 여운을 남기는 이씨의 짧은 글 119편을 추가했다.이씨는 "모든 하루는 모든 인생의 중심"이라며 하루하루에 소중하고 충실히 보낼 것을 당부하고 "슬픔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이라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아프냐. 더 아픈 것들을 굳게 끌어안으라. 그러면 지금 아픔은 저절로 사라져버릴 것이다. 슬프냐. 더 슬픈 것들을 굳게 끌어안으라. 그러면 지금 슬픔은 저절로사라져버릴 것이다."(59쪽) 또 "하고 싶은 일 한 가지를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하기 싫은 일 열 가지를 하면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이라고, "절망을 사랑하는 자에게는 절망이 오래 머물러 있지 않는다"고 용기를 불어넣는다.416쪽. 1만2천800원.

  • 문학·출판
  • 연합
  • 2011.01.06 23:02

'조용필의 음악세계' 펴낸 김익두 전북대 교수

'한국의 가왕(歌王)'으로 불리는 조용필도 환갑을 넘겼다. 엄습했던 환갑의 공포를 이겨낸 그는 지난해 소록도에서 런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공연을 가졌다. 그의 음악은 이제 소외된 이들을 어루만지고 있다. 김익두 전북대 국문학과 교수(56)가 '국민 가수' 조용필의 인생이 담긴 「조용필의 음악세계」(평민사)를 펴냈다."노래 잘하는 가수는 많은데, 노래로 자기 세계를 구축한 가수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나는 조용필 노래에서 '한국적 정한'이 담겨 있다고 봤어요. 그의 모든 노래에 샘이자 뿌리죠."그와 조용필의 만남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당시 조용필 매니저 장두익의 소개로 그를 만났다"며 키는 작지만 아우라가 대단한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조용필은 당시 '한(恨)'을 강조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 망국의 한이 시대적인 한이라면, 고려가요 '가시리'와 김소월의 '진달래꽃' 등에서 노래되는 민족 정서의 한을 정확하게 짚었다고 적었다. 그래서 조용필의 노래는 미당 서정주의 시(詩)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강조한다. 특히 '그 겨울의 찻집'은 서정주의 '동천(冬天)'과 닮았다고 했다."그의 노래는 정한을 폭발적으로 토로하는 노래가 아니라, 그것을 가만히 응시하고 관조하고 서서히 체념해 가는 노래입니다. 그 정한을 아름답게 정화(淨化)해 나가는 노래이기 때문입니다."시인의 일생을 대변해주는 자전적인 시가 있듯, 가수에게도 가수의 삶을 대변해주는 자전적인 노래가 있다. 조용필의 대표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은 김희갑 양인자 부부의 작사·작곡에 의해 나온 작품. 이들 부부는 "조용필은 술을 마시면서도 음악을 연구하는 사람"이라며 "라이브 음악만 고집하는 걸 보면 진정한 프로라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그는 조용필의 성음·창법·가사·반주·공연 등에 관한 음악적 성과를 집대성했다. 지난해 초고를 탈고해 10년 가까이 걸린 작업. 그는 "전공이 아닌 분야라 힘들었지만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매달리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그는 은퇴 후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로운 글을 쓰고 싶다고 했다. 전북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그는 제2회 「객석」 예술평론상(1991), 제3회 판소리 학술상(2003), 제3회 노정 학술상(2003) 등을 수상했으며, 우리의 전통 소리에도 조예가 깊어 「전북의 민요」,「전북의 노동요」, 「위도 띠뱃놀이」 등을 출간한 바 있다.

  • 문학·출판
  • 황주연
  • 2011.01.06 23:02

가람기념사업회 '가람시학 창간호' 발간

가람기념사업회(회장 김제현)는 4일 가람 이병기 선생의 문학 정신을 기리고자 최근에 '가람시학 창간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창간호는 46판 변형으로 가로 17.5cm, 세로 21cm이며, 386쪽의 방대한 분량이다.또한 이번 창간호에는 익산시 조례에 따라 시상하는 가람시조문학상의 역대 수상자 30명 가운데 12명의 작품 등 모두 117명의 시조시인들의 대표작과 신작이 수록되어 있다.전국의 내로라 하는 시조시인들의 작품을 총망라하여 시조집을 내는 경우는 문단에서 매우 보기 드문 사례다.특히 이번 창간호는 특집으로 제29회·제30회 가람시조문학상을 수상한 김영재·유재영 시조시인의 수상작과 대표작, 제1회·제2회 가람시조신인 문학상을 받은 정용국·이송희 시조시인의 수상작과 대표작을 실어 눈길을 끌고 있다.이 밖에 제2회 가람시조문학제 때 주제 발표에 나선 경기대 이지엽 교수의 '가람 시조의 탈정형 형식 일고', 한양대 유성호 교수의 '정형 양식의 위의로서의 음악성'이란 글도 실려 있고, 가람기념사업회가 주관한 제1회, 제2회 전국시조백일장 수상작도 실려있다.한편 가람기념사업회는 가람 이병기 선생님의 정신을 계승하는 추모 사업을 펼치면서 시조 보급 활동에 나서고 있는 단체로, 시조시인과 각계인사, 주민 등 회원 1100여명으로 조직되어 있다.

  • 문학·출판
  • 엄철호
  • 2011.01.05 23:02

전국 신춘문예 주춤…'전북 문단' 힘 떨어졌나

해마다 기대 이상으로 신춘문예 당선 소식을 안겼던 전북 문단이 올해는 조용하다. 올해 전국 신춘문예에 전북 지역에서 당선된 이들은 문화일보 희곡 부문 노대원(28)씨, 전북일보 동화 부문 홍인재(43)씨, 전북도민일보 시 부문 하미경(42)씨와 수필 부문 배귀선(54)씨. 매년 조선일보, 서울신문, 문화일보 등 전국에서 강세를 보였던 전북의 문청(文靑)들이 올해는 전북 문단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같은 현실은 다변화된 글쓰기 환경, 젊은층의 사그라든 글쓰기 열기 등이 작용한다.박태건 원광대 교수는 "올해 신춘문예 등단자 숫자만으로 문단의 열기가 줄었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5년 전부터 문청들의 문학에 대한 촉기가 사라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전국 대학에 문예창작학과(이하 문창과)가 생기면서 신춘문예가 문창과 졸업생·재학생 중심의 글쓰기 공모전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분석. 박 교수는 "대학생들 사이에서 상금이 있으면 도전해 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사고방식도 만연돼 있다"며 "문학에 대한 시각이 판이하게 달라졌다"고도 했다.이병천 전북작가회의 회장(소설가)은 젊은층이 신춘문예 도전에 시들해진 것에 대해 완성하거나 바꿔야 할 현실이 없고, 지켜야 하는 주체도 없고, 부채의식이나 짊어져야 할 상처도 없는 이들에게 문학은 더이상 매력적인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문학이 현실을 바꿀 수 없다는 사실을 냉정하게 직시한 결과이기도 하다"며 "자신만의 윤리를 만들거나 아예 이 환상이나 비현실적 질서로 일탈하는 경향도 보인다"고 설명했다.신춘문예가 여전히 실력 있는 예비 문인들의 관문이기는 해도 다변화된 글쓰기 환경으로 그 권위가 약해졌다는 분석도 있다.박성우 시인은 "이젠 고급 독자들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며 "평생교육원·문화의집에서 뒤늦게 글쓰기 수업을 받는 중년층이 카페나 블로그, 미니홈피 등에 '생활형 글쓰기'를 하면서 신춘문예가 작가가 되기 위한 절박한 통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등단을 했더라도 출판시장이 어렵기 때문에 괜찮은 출판사에서 시집 한 권 내기가 힘든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도 "젊은층이 신춘문예 보다 방송작가에 관심이 높은 것도 글쓰기와 밥벌이를 연관시키기 때문"이라며 "또한 사회구조와 현실의 작동 방식에 대해 글을 쓰기 보다는 살아가는 것의 고통스러움을 지극히 개인적 차원에서 풀어가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이화정
  • 2011.01.04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