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딧불이 마을로 떠나는 스크린 소풍
무주 산골영화제가 두 번째 걸음을 뗀다. 제1회 영화제의 뼈대를 유지했다. 대규모 영화제가 갖는 치열한 맛 대신, 산골에서의 여유와 치유, 따뜻함을 지향한다. 영화야! 소풍갈래?를 콘셉트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26일부터 5일간 무주군 일원에서 진행될 올 영화제 역시설렘, 울림, 어울림을 슬로건으로 걸었다. 첫 영화제 때의 7개 섹션을 5개 섹션으로 줄였지만, 주요 기조는 같다. 상영 영화는 17개국 51편(한국영화 23편, 외국영화 28편, 극영화 39편, 다큐멘터리 7편, 애니메이션 5편)으로, 지난 영화제와 비슷한 규모다. 영화제는 3개 실내상영관(무주예체문화관, 영화관 2개관)과 야외상영관(등나무운동장, 부남면 체육공원)에서 열린다.영화제는 집행위원회(위원장 김건)가 주관하며, 한국영상자료원전북독립영화협회전주시민미디어센터 영시미서울영상미디어센터가 섹션별 일정 부문을 맡아 협조했다.개막작은 1958년 작 이국정원이며, 폐막작은 수상작(뉴비전상, 건지상) 중 1편을 상영한다. 5개 섹션은 새로운 시선의 영화 창, 영화의 미학적 지평을 넓힌 국내외 상영작으로 엄선한 판, 이벤트와 함께 하는 락, 캠핑을 즐기면서 야외에서 즐기는 숲, 찾아가는 영화 길로 구성됐다.△가요반세기기록영화, 디지털로 재탄생시켜영화제는 개막작에 의미를 부여했다. 개막작 이색정원은 1958년 한-홍콩 합작영화로 제작된, 가장 오래된 컬러 극영화. 한국영상자료원이 한국에 남아있지 않은 필름을 추적해 홍콩에서 찾아냈으며, 최악의 상태로 남아있던 필름을 복원했다는 점에서다. 1950년대 당시 한국영화의 주된 방식이 후시녹음이었던 것에 착안, 이를 재현한 라이브 더빙 공연으로 생명을 불어넣었다. 영화제는 1회 때 청춘의 십자로에 이어 두 번째 고전영화의 재창조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경쟁 부문 창섹션(반디관)은 2013년 8월 이후 제작됐거나 국내외 영화관에서 첫 공개, 또는 극장 개봉한 영화중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9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극영화 5편, 다큐 3편, 장편 데뷔작 4편, 첫 공개 영화 1편(이삼칠 감독의 리뎀션 송)이다. 비경쟁 부문 판에는 26편이 출품됐다. 최신 개봉작 중심이었던 지난해와 달리 국내 미공개 신작상영작한국 고전영화 등으로 폭을 넓혔다. 영화제는 복원된 영화 가요반세기(1968년 개봉, 김광수 감독)에 주목해달라고 주문했다. 1920년대부터 1960년대 후반가까지 한국 대중가요 반세기를 집약한 기록영화로, 최근에 그 존재가 확인됐고, 디지털화 작업을 거쳐 국내 영화제에서 처음 상영된다.지난해 무주덕유산리조트의 스키 슬로프에서 열렸던 락섹션은 올해 무주읍 등나무운동장으로 자리를 옮겨 진행한다. 음악 다큐와 고전영화 1편씩이 상영되며, 다채로운 색깔의 음악공연과 이벤트가 입혀진다.△숲과 길에서 만나는 영화제무주지역의 특성을 살린 숲섹션은 가족과 연인 단위의 캠핑장 방문객을 위해 영화제 기간 2편씩 야간에 상영한다. 올해는 덕유대야영장 공사 관계로 부남면 체육공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상영작을 관통하는 주제는 사랑으로, 4편의 극영화와 3편의 애니메이션이 준비됐다.무주산골영화제의 또하나 특징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이동영화관을 운영한다는 점. 설천면안성면부남면무풍면 자치센터에서 찾아가는 영화관(한국영상자료원 주최)옹기종기 마실극장(전북독립영화협회)이 열린다.영화제 페스티벌 프렌드(홍보대사)는 배우 민효린이 맡아 26일 개막식과 영화제 기간 핸드프린팅 행사 등에 참석해 영화제를 알리며, 개막식은 영화배우 박철민손태영이 맡는다. 영화제 기간 경쟁부문 감독들이 영화제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김건 집행위원장은 많은 고민 속에서 준비한 영화들이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울림이 있는 영화가 되고, 자연의 품 속에서 관객과 영화가 함께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어울림의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