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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⑤ 국내 기업과 상품

한때 '아나바다' 운동으로 물건을 재사용하는 노력도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한 재활용(recycling)보다 한 단계 진보된 개념으로 재활용품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디자인을 접목해 새로운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업사이클(up-cycle새활용)'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 국내 업사이클 기업은 사회적 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아직은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또 재활용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고 소비자, 숙련된 디자이너와 재봉사가 확보되지 않아 업사이클 제품의 가격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버려지는 소재를 근사한 디자인으로 살려내는 업사이클 디자인은 나눔과 사랑을 실천한다. 그로 인해 만드는 사람과 소비하는 사람의 마음까지 따뜻해진다. 환경보호와 독특한 디자인은 물론, 실용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고 있는 국내 기업과 상품을 찾아 나섰다.△현수막 돗자리, 신문지 가방개성 만점 상품 눈길1990년대 한국적인 미를 잘 살린 잡화 브랜드로 인기를 끌었던 '쌈지'는 2000년대 경영위기를 겪은 후 '슬로우 바이 쌈지'로 재탄생했다. 환경친화적인 제품들을 생산ㆍ판매하는 기업으로 변신한 것. '착한 소비'를 이끄는 사회적 기업으로 변모했다. 기존 '쌈지'가 가진 디자인을 접목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슬로우 바이 쌈지'는 누구나 '사고 싶은' 제품들을 선보인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버려진 신문지를 활용한 가방, 염색과 금속을 최소화한 '베지터블 레더(Vegetable leatherㆍ식물성 염료로 가공한 가죽)제품 등은 공정 과정을 모르는 소비자들도 구입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8년'청년 사회적 기업 아카데미'에 참여한 학생들이 모여 고민과 열정으로 탄생시킨 재활용 전문 기업 '터치포굿(touch4good.com)'도 버려지는 현수막폐자전거타이어 등을 활용해 가방을 제작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0년에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우정사업본부한국산업인력공단 등 15곳과 협약을 맺고, 폐 현수막을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있다.이처럼 폐 현수막을 장바구니, 신발주머니, 슬리퍼, 모래주머니, 화분 주머니, 밧줄 등을 만드는 등 새활용 하려는 업체가 늘면서 제품도 다양해지고 있다.목화송이에서 만드는 '폐 현수막 실용돗자리'는 한쪽은 폐 현수막, 다른 한쪽은 방수천을 덧대 두 겹으로 만들었다. 현수막만으로 만들면 땅의 습기가 올라와 축축해서 방수천을 덧대어 활용도를 높였다. 아이들이 체험학습 갈 때 넣어줘도 부담이 없다. 차에 비상용으로 항상 싣고 다니는 엄마들이 늘어나면서 입소문이 나 호응도가 높다. 부엌에 두고 김칫거리 다듬을 때나 전을 부치거나 화분 분갈이할 때, 애들 그림 그리거나 붓글씨 쓸 때 등 활용도가 높다는 게 장점이다. 만들 때마다 달라지는 크기와 색깔을 골라내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게 소비자들의 반응이다.바른 무역을 지향하는 Earthman(어스맨)이 선보이는 선물로 피스밤 액세서리는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얼핏 보면 평범한 실버 액세서리처럼 보이지만, 베트남 전쟁 중 라오스에 투하된 폭탄의 잔해로 만들어진 의미 있는 작품이다. 절망을 희망으로, 부정을 긍정으로 승화시킨 피스밤은 라오스 나피아 마을 사람들의 나무 거푸집과 흙 가마에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또 수익금은 생산자 및 마을 공동체로 돌아가 마을 재건에 힘을 보태고 있다. 다양한 사이즈의 귀걸이는 만원 후반대, 팔찌는 2만 5000원으로 앨런스 파이프 및 리틀 파머스 홍대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최근에 리즈솝이 내놓는 고양이 사료 캔을 새활용해 모기를 쫓는 커피콩초도 인기다.△커피 찌꺼기로 버섯을 키운다고?국내 커피전문점은 총 9400여 개에 달한다. 1년에 배출하는 커피 찌꺼기 양만 7만여톤으로 추정된다. 이런 때 커피 찌꺼기로 버섯 농사를 짓겠다고 나선 자칭 '도시 농부'가 있다. 경기도 고양에 있는 이현수(35) '꼬마 농부' 대표가 주인공이다. 땅에 매립된 커피 찌꺼기가 지구온난화를 일으킬 위험이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높은 메탄가스를 발생시킨다는 이야기를 듣고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게 됐다고 한다.인근 한 커피전문점에서 반나절 동안 배출한 커피 찌꺼기는 10kg정도다.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데 원두의 0.2%만 사용하고 99.8%는 버린다.땅에 묻히면 지렁이 같은 흙 속 생물에게 해가 되는 커피 찌꺼기의 카페인 성분을 버섯 균이 분해한다. 현재 인터넷에서는'지구를 구하는 버섯친구'란 이름의 버섯재배키트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하루 3번 물을 주고 습한 곳에 놓아두면 열흘 후 커피 찌꺼기에서 버섯이 자라는 상자다. 한 개에 9000원인 버섯재배키트는 학습용으로도 인기다.'꼬마농부'가 내놓는 버섯재배키트는 손쉽게 버섯을 기른다는 점에서 아이들의 생태적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교육용 교재로도 인기가 높다.이씨는 "이미 책에서 1990년대 이미 커피 찌꺼기의 주요 구성 성분인 목질 섬유소가 버섯을 잘 자라게 한다는 게 실험을 통해 증명된 바 있다"며"'생태계의 청소부'라는 버섯의 별칭에 걸맞게 버섯을 재배하고 난 후의 커피 찌꺼기가 훌륭한 퇴비로 쓰이게 된 셈"이라고 덧붙였다.△업사이클링 나서는 유명 브랜드 '친근해' 유명 의류 브랜드의 시도도 눈여겨볼 만하다.제일모직의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는 올 초 '업사이클 & 리디자인(Upcycle & Redesign)' 프로젝트를 펼친 바 있다. '에코'를 주제로 했지만, 디자인적 업그레이드, 그리고 패션계 상생까지 모색했다는 평가다. 8명의 신진 디자이너와 협업했다. 목적대로 상품의 수명이 짧아서 쉽게 버려지는 옷들이 새롭게 디자인돼 돌아왔고, 독창적이고 개성 넘치는 젊은 디자이너의 옷은 에잇세컨즈의 디자인 힘을 상승시켰다.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에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신진 디자이너는 더 많은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기회를 얻게 됐다. 단순한 재사용을 넘어서 재미와 예술성까지 고려한 '리디자인' 운동은 에잇세컨즈에 앞서 코오롱FnC에서도 시도됐다. 코오롱FnC의 브랜드 '래코드(RE; CODE)'는 처음 재활용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3년 이상 팔리지 못해 소각될 처지에 놓인 옷들을 분해, 독립디자이너들이 새로운 옷으로 탈바꿈시킨 것. 남성 상의가 여성용 베스트가 되고, 점퍼는 가방이 됐다.- 사진①신문지를 새활용해 슬로우 바이 쌈지가 내놓은 핸드백. 기사를 읽는 재미는 덤이다.② 녹색가게가 넥타이 천을 이용해 만든 지갑.③ 짜투리 헝겊과 양말로 만든 인형.④ 소주병을 눌러 만든 접시.⑤ 세이지디자인에서 선보인 브로치, 시계 부품으로 만들었다.⑥ 터치포굿에서 제작한 컬러풀 가드닝. 적근대, 모듬치커리, 로메인상추 등 모듬 쌈채소를 도심에서 기를 수 있다.⑦ 목화송이가 폐 현수막으로 만든 친환경 돗자리.⑧ 꼬마 농부에서 제작한 커피 찌거기로 만든 버섯재배키트.⑨ 어스맨에서 제작한 팔찌.※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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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나네
  • 2013.09.26 23:02

15. 임실초 - 학생수 늘고 학업성취 높아져 '지역 명문' 재도약

24일 임실군 성가리 202번지에 위치한 임실초등학교. 지난 2010년부터 자리를 지키고 있는 100주년 개교 기념탑이 기자를 맞았다. 16.5㎡ 남짓 되는 아담한 교무실엔 아직도 분필 칠판이 걸려 있을 만큼 옛 교실 풍광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급감하는 학생수 걱정 '안녕'개교 103주년을 맞은 임실초는 1911년 9월10일 문을 열었다. 1942년 지금의 위치로 이전해온 배경은 확실치 않으나 박민 교감은 "만석꾼 집안이 성가리로 학교를 유치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올해 제100회 졸업생까지 포함하면 총 1만1955명이 이곳을 거쳐갔다. 현재 이 학교 학생수는 300여 명(남 168명여 132명). 1950년대만 해도 학생수가 3000여 명이 넘었다는 졸업생들의 구전을 빌리자면 지금 규모는 한참 쪼그라든 셈이다. 제47회 졸업생인 최명옥씨는 "당시에는 한 반에 70~80명 씩 학년별로 8반까지 있었다"면서 "운동회가 열릴 때면 학교가 사람들로 버글버글했다"고 기억했다.제47회 졸업생 박서빈씨도 "5학년 때 7살을 더 먹은 형과 함께 수업을 들었다"면서 "초등학교 6학년 때 장가간 친구도 있었다"고 전했다. 당시 한국전쟁이 끝난 뒤 가정형편이 어려워 뒤늦게 진학한 친구들도 많았고, 점심시간에 50% 이상 학생들이 밥을 굶고 물로 배 채우는 일이 허다했다. 최근 반가운 소식은 임실초가 내년부터 3개 반을 추가해 운영하게 됐다는 것이다. 일진그룹이 임실에 공장을 지으면서 새롭게 유입된 학생 70여 명이 임실초에 입학하게 된 것. 권기호 교장은 "갈수록 학생수가 줄어 걱정하는 학교도 많은데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느냐"며 즐거워하고 있다.△정계재계 진출 두각박민 교감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총동창회 활동이 주춤하고 기수별 동창회 활동이 두드러진다"고 했다. 제47회 동창회 경우 개교 30주년을 기점으로 1990년부터 5년 주기로 은사를 모시고 행사를 열어왔으나 다른 기수 활동은 뜸하다는 것. 다만 역대 졸업생 앨범과 한창 활동이 두드러진 제47회 졸업생들의 이야기를 빌리면 정계재계법조계에 진출한 졸업생들이 적지 않았다. 졸업 연도를 알 수 없는 박세경 전(前) 국회의원(변호사)을 필두로 진직현 전 국회의원(4회), 엄병학 전 참의원(18회), 이정우 전 전북도지사(19회), 엄병건 전 전주시장(21회), 김철호 전 명성그룹 회장(33회), 이상칠 전 전북부지사(34회), 박세두 전 전주완산구청장(36회), 탁병호 전 서울시 부시장(47회), 최명옥 종로엠스쿨 대표(전 서울시의원47회) 등이 뒤따른다. 문화계에선 비운의 죽음을 맞은 것으로 알려진 '38선의 봄'을 부른 가수 최갑석씨(38회)를 꼽을 수 있다.△기초학력체력 신장 등 두 마리 토끼 잡기 최근 임실초가 강조하는 교육철학 중 하나가 기초학력 신장이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교과부의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로 지정된 임실초는 학업성취도 평가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6.8%(2010)에서 0%(2010)로 뚝 떨어뜨린 공로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주 3회 영어수업은 물론 매주 토요일 퇴직 교사들이 영어수학 특별 지도를 해온 덕분이다. 앞서 임실초는 2009년 종합장학지도 우수학교 선정(2009), 학교평가 우수학교(2010) 등을 수상했었다.임실초는 일본필리핀 등 다문화학생 12명을 포함한 전교생들을 위한 '2013 다꿈키움학교'도 운영 중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매주 일본어 학습과 사물놀이를 운영하는 한편 매학기 다문화주간을 선정해 다양한 프로그램도 내놓고 있다. 최근 담배를 끊은 박민 교감을 필두로 교사학생들은 가두 캠페인, 가정에 금연엽서 보내기, 콩나물 키우기 등을 통해 금연을 장려하고, 학생들의 균형 잡힌 식단을 위해 매주 금요일 '채식의 날'도 운영 중이다. 학력신장이 중요하기는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한 학생들로 성장시키기 위한 배려라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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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3.09.25 23:02

학수여자경로당 정정자 회장 "지도자 리더십 있어야 건전한 모임으로 성장"

초가을 바람이 히말라야시다 가로수 밑 길섶에 살포시 내려앉은 이달 9일 오후 3시. 전주 진북동 학수여자경로당은 건강체조 열정으로 뜨거웠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파견 강사의 지도로 노인들이 요가운동을 하느라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참이다.회원은 67세부터 최고령 87세까지 모두 여성 43명으로, 평균 연령은 77세다. 이 경로당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정정자 회장(71전주 진북동)의 정성과 노력이 절대적인 밑거름이 됐다. 회원들의 복지와 건강을 위해 정직과 봉사의 혼과 정성을 쏟아 부은 선물이기 때문이다."처음에 인수를 했을 때는 정식 회원이 겨우 7명이었어요. 제가 회장을 맡고 나서 바로 37명으로 불어났고, 이어 40여 명이 된 거예요. 지금도 회원가입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장소가 협소해서 더 받을 수가 없어 안타깝네요." 정 회장은 회원들이 즐겁고 만족스럽게 경로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회장의 역할이라는 것을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경로당 회장이 '갑'의 행세를 해서는 안돼요. 저는 회장 맡은 지 4년 동안 판공비 한 푼 써 본 일 없어요. 회원들 식재료 살 때도 제 차로 실어 날라요." 지도자가 리더십을 발휘해야 그 모임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그는 "지도자 리더십의 첫째는 정직이고, 둘째는 봉사정신"이라면서 "경로당 회장도 그런 리더십을 가진 자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로당도 국민의 세금이 새나가지 않는지 철저하게 묻고 따져봐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정 회장은 발로 뛰는 회장이기도 하다. 이 경로당의 매주 여가활용 프로그램과 해온 일을 보면 짐작이 간다. 매주 월, 수, 목, 금요일엔 요가와 민요, 건강체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회원들의 건강 유지를 최우선으로 한 정 회장이 이곳 저곳 섭외를 해서 마련한 것이다. 때로는 본인이 직접 요가강사로 뛰기도 한다.스승의 날, 어버이 날, 추석 명절과 설날에는 음식을 만들고 차려서 그 뜻을 기리는 활동을 매년 빼놓지 않는다. 1년에 평균 2회 이상 회원 관광 나들이도 주선한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매월 쇠고기 6,000그램, 자장면, 빵 등을 사업자로부터 무료로 제공받아 회원들에게 제공해 왔다. 그는 "경로당간의 네트워크도 중요하다"면서 "다른 경로당의 좋은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경로당 발전의 바탕이 된다"고 덧붙였다. 정 회장은 공무원들에게도 일침을 가했다. 경로당 예산 집행도 불편한 진실이 너무도 많은데 책상에서 편의주의 행정으로는 개선하기 힘들다고 했다. 그는 또 "경로당운영비 아껴 쓴 예산 이월 사용, 회원 미달 또는 부실 경로당 통폐합, 비리 회장 교체는 꼭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정모(전북실버뉴스레터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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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24 23:02

[27. 경로당 실태와 대책] 노인 이야기방 벗어나 여가 누리는 '문화방'으로

"나 만나는 시간은 저녁 시간 뿐여, 밥만 먹으면 경로당으로 출근 허니까." 익산에 살고 있는 김모씨(89부송동)는 허리가 아파 유모차에 의지하면서도 경로당에 가는 것이 마냥 즐겁고 마음 편하다. 그곳에 가면 친구들도 만나고 새로운 소식도 듣는다. 후배 노인이 차려준 점심도 같이 하고 TV도 보고 화투 놀이도 하면 어느새 하루해가 저문다. 인근 단체에서 점심 초대가 있는 날이면 마음까지 설렌다고 한다.경로당은 노인여가복지시설 가운데 지역사회 노인들의 접근도와 친화도가 가장 높은 시설이다. 노인들이 자율적으로 친목을 도모하고 취미활동과 공동 작업장 운영, 정보 교환과 게임 등 여러 가지 여가활동과 소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그런데 대부분의 경로당이 나이 든 노인들의 단순한 머뭄방이나 시간을 보내는 쉼터에 머무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변화하는 사회와 노인복지 개념의 요구와 필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구 고령화와 경로당 이용 및 시설 현황우리나리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2년 말 기준으로 국민전체 인구 5165만719명의 11.7%인 707만 854명이다. 한국의 노인인구 비율은 2020년엔 전체인구의 15.7%, 2030년엔 24.3%, 2060년엔 40.1% 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2013년 전북의 노인인구 비율은 전 도민 인구의 17.5%로, 전국 시도 가운데 전남에 이어 두 번 째로 높다. 전주, 군산 등 시 지역을 제외하면 군 지역의 노인인구는 30% 안팎으로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65세 이상의 노인인구가 전 도민의 20%를 넘어서 초고령사회가 될 날이 앞으로 6년 밖에 남지 않았다. 전국 평균보다 약 10년을 앞당겨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얘기다. 노인인구가 가파르게 증가되는 상황에서 노후의 여유시간을 어디서 어떻게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노인의 당면한 생활문제요,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실이다. 경로당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노후생활과 문화공간으로서 주목 받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북의 경로당 수는 전국 경로당 6만1859개의 10.37%인 6418개이며 이용인원은 18만4960명이다. 경로당 수로만 보면 전국 평균이 노인 90.8명당 1개소인데 비해 전북은 45.8명당 1개소로 전국 평균보다 월등히 높다. 전북의 경우 노인 회원 수가 부족해서 인가를 받지 못한 비인가 경로당을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아진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1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여가문화 활동 장소로 자기집(33.4%)에 이어 경로당이 27.3%로 두 번째로 높고, 근린공원이나 산, 바다(18.5%), 노인복지관(7.3%)이 뒤를 이었다.여가문화 활동 장소는 노인의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자기 집이나 경로당 이옹 비율이 높았다. 경로당 이용 회원은 70세 이상 노인들이 80%를 차지한다.전북발전연구원의 전라북도 노인생활실태조사 및 정책방향연구(2012)에 따르면 우리 도의 노인들이 하루 일과를 주로 보내는 장소로 자기 집이 56.2%, 경로당이 23.75로 나타났다. ◇ 문제점 및 대책노인들에게 경로당은 단순히 시간을 보내거나 쉬는 정도의 무의미한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경로당이 노인 사회의 변화와 서비스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선 운영 예산과 재원이 턱없이 모자라고 노인 연령과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부족하며 지역사회 주민의 지원과 관심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시설과 설비, 여가활동 도구와 자료의 부족도 예외가 아니다. 올 상반기에 문을 연 전국 시도별 경로당 광역지원센터의 경로당 복지 증진과 운영 활성화에 대한 역할도 아직은 역부족이다.경로당은 노인들의 수준과 요구에 맞는 여가 선용과 문화향유의 공간, 신체 건강 및 유지 향상을 위한 수련의 장소,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교류, 그리고 소득과 자원봉사활동의 기회가 주어지는 삶의 터전이 되어야 한다. 노인 행복의 중심 공간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경로당의 시설과 운영 전반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하는 시스템도 필요하다.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경로당에서 취사와 취미생활까지 함께할 수 있는 공동생활 운영체제도 마련돼야 한다.또한 노인 회원들도 의존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자립적이고 능동적이며 개방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자조적인 노력과 협력이 필요하다. 경로당 지도자와 업무담당자는 노인과 함께 사는 삶의 구성원으로서 정직하고 봉사적인 자세로 경로당을 노인이 행복한 공간으로 만드는데 앞장 서야 한다. 인구 고령화는 정상적인 사회발달과정이라는 명제를 수용하면서'제3의 인생'을 살아가는 노인 사고 즉, 빈곤과 질병, 무위, 고독에서 해방되는 여가와 복지공간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단순한'이야기방', 화투나 TV에 매달리는 '머뭄방'으로부터 탈피해야 한다. 그래서 새로운 여가와 문화를 누리는 '문화방'으로, 평생 학습하고 즐겁게 일하는 '평생 삶터'로 자리매김할 때 노인 사회는 더욱 살 맛 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신 정 모 (전북실버뉴스레터 편집장)※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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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24 23:02

[우리고장 명인명물] 장수 주촌마을

장수군은 임진왜란때 젊은 나이에 왜장을 껴안고 진주 남강에 투신한 의암 주논개가 태어난 고장이다.장수군 장계면에서 26번 국도를 따라 육십령쪽으로 4㎞쯤 가다 오동, 대곡의 군도를 따라 3.5㎞쯤 거슬러 올라가면 깊숙한 산골에 40호 정도의 농가가 있는데 이 마을이 한국여성의 귀감이 되고 있는 의암 주논개의 태생지인 주촌마을이다. 논개는 선조 7년(1574) 9월 3일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주촌마을에서 훈장 주달문과 밀양박씨 사이에서 태어났다. 논개는 장수현감을 지냈던 최경회의 부실이 됐고, 선조 26년(1593) 6월 29일 진주성이 함락되고 평생을 함께 하려던 남편 최경회 마저 순국하자 복수를 결심한다.논개는 슬픔으로 날을 새우다 왜병들이 7월 7일을 기해 촉석루에서 승전잔치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기생으로 가장, 잔치에 참석해 왜장 게야무라 로꾸스케를 의암(순국한 바위)으로 유인한 뒤 그의 허리를 껴안은 채 남강으로 몸을 던졌다. 그때 그녀의 나이 19세였다.주촌마을의 기원은 400여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마을 건너편의 범바위골에 살던 주논개의 부친인 주달문이 주촌에 새터를 잡아 서당을 차리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마을이 형성됐다고 한다. 장수삼절의 주벽이요, 충렬의 여신으로 추앙받는 의암 주논개가 이 마을에서 출생해 13세까지 성장하면서 부친으로부터 글을 배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촌마을은 장수군에서 우리 고유의 전통민속마을로 조성했으며, 다양한 농촌체험과 논개 생가 유적지 등 문화교육자료, 오미자를 이용한 먹을거리 등으로 가족단위의 농촌체험관광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초가와 물레방아, 디딜방아 등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를 간직한 농촌전통테마마을이기도 하다. 몇 년 전에는 드라마가 촬영되고 각종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지역주민 뿐만 아니라 많은 외지인들이 찾고 있는 관광명소로 급부상하고 있다.이곳에선 문화관광 해설사와 함께 하는 논개생가지 투어를 비롯해 논개기념관 전시체험, 김장체험, 이엉얹기, 고구마캐기 등 다양한 민속생활도 체험할 수 있다.마을에선 산유화, 국화네, 흙까비네, 복지관, 전통주막집 등 굴피와 죽데기로 만든 전통가옥의 숙박시설을 조성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이곳에선 콩, 청국장, 오미자, 손두부, 도토리묵 등 마을 주민들이 직접 가꾸고 만든 농특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주촌마을 김생진 이장은 "한국 여인의 영원한 충절의 표상인 의암 주논개님의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후손들이 논개님의 살신성인의 정신을 이어받아 사회적 약자나 서민을 위해 힘쓰도록 거룩한 진상을 알리는 홍보사절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말했다.△ 주촌마을 352-5465, http://nongae.go2vil.org

  • 기획
  • 정익수
  • 2013.09.24 23:02

남원 '수학여행 1번지 조성사업'

남원은 전북의 관광 중심지다. 하지만 그 명성에 비해 관광 남원의 현실은 냉혹하기만 했다. 스쳐 지나가는 관광산업에 불과했다는 평가가 내려질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가 몇년 새 달라졌다. 머무는 관광사업이 점차 정착되기 시작한 것. 그 중심에 '수학여행 1번지 조성사업'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1000만원으로 9만3700여명 유치재정이 열악한 지방자치단체는 '최소의 예산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올해 남원시가 추진한 다양한 사업 중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둔 게 있어 눈길을 끈다.올해 수학여행 1번지 조성에 투입된 예산은 1000만원. 남원시는 이 예산으로 9만3714명(8월말 기준)의 수학여행단을 유치했다.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10만명 이상 유치는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원시가 2013년에 12만명을 목표로 내세운 것이 결코 허세가 아님이 증명되고 있는 셈이다.시 관계자는 "올해 수학여행 1번지 조성에 투입된 1000만원은 홍보물을 제작해 학교에 배포하는데 사용했고, 전북도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최소의 예산으로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는 3000만원의 예산으로 수학여행 관계자를 초청한 팸투어(사전답사), 남원역에 도착하는 학교에 대한 버스 지원, 각 학교 방문을 통한 홍보 활동 등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전북의 수학여행, 남원시가 이끌다수학여행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해 노력중인 전북, 사실상 남원시가 이를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전북도의 2012년 수학여행단 유치성과'라는 통계로 입증된다. 지난해 전북을 찾은 학생 수는 총 29만9009명으로, 이 가운데 남원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의 34.9%(10만4358명)로 집계됐다.올해 수학여행 유치 실적은 지난해 보다 더 좋아졌다. 전북도와 남원시의 수학여행 유치실적 자료에 따르면 7월말 기준으로 23만여명이 전북을 찾았고, 남원시는 이 중 40% 정도인 9만2000여명을 유치했다.△남원이 중심지로 뜨는 이유는 뭘까남원시의 성과는 풍부한 문화역사자원과 대규모 숙박시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남원은 지리산, 광한루원, 만인의총, 만복사지, 황산대첩비지, 흥부마을 등 교과서 속의 문화역사자원을 보유하고 있고 중앙하이츠콘도, 켄싱턴리조트, 지리산유스호스텔, 지리산청소년수련원, 지리산일성콘도, 토비스콘도 등 대규모 숙박시설을갖추고 있다. 이는 대규모 학생들을 유치하는데 유리한 여건에 해당된다.여기에 남원은 전통과 역사를 바탕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이 강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판소리체험, 활쏘기, 농촌체험, 서당체험, 허브체험, 지리산에코체험, 전통문화체험 등이 인기다.△경제적 파급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수학여행단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사실 가늠하기가 쉽지 않은 대목이다. 다만 숙박업과 음식업에서 효과가 주로 발생할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남원시가 지난해 한국관광연구원의 '관광산업의 지역경제 효과분석'을 적용한 결과, 수학여행단 유치를 통해 얻은 파급효과는 7월말 기준으로 35억6000만원에 달했다. 숙박업과 음식업이 29억원 가량으로 전체의 상당부분을 차지했다. 이 밖에 체험비, 입장료, 간식 등 기타 분야에서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나타났다. 일자리창출과 지역 이미지 상승 등을 고려한다면 직간접적인 파급효과는 수백억원으로 추정됐다.굴뚝없는 산업인 수학여행 1번지 조성이 남원 관광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과제 대비해 확고한 토대 이루자1박2일 또는 2박3일 동안 남원에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흥미에 중점을 둔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청소년 시설이 부족하다는 점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언급되고 있다. 활용하지 않는 폐교와 공공건물 등을 수련시설로 전환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 때문에 나온다. 남원시는 또 수도권 소규모(학급단위) 여행이 다시 대규모(학년 단위)로 변화될 조짐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 경북, 강원지역이 다시 수학여행지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원시가 대규모 수학여행단 유치를 위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같은 걱정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노후화된 숙박시설을 리모델링하고, 대형 숙박업소와 마찬가지로 100명 이상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음식점을 확보하는 등의 인프라 확충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환주 시장 "학생 눈높이에 맞춘 프로그램 지속 개발"수학여행 1번지 조성사업에 대한 이환주 남원시장의 관심은 매우 높다. 남원시가 '비전 30대 사업'의 핵심으로 꼽고 있을 정도다. 이 시장은 "수학여행 1번지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신중함을 드러냈다.이 시장은 "수학여행은 소규모 및 테마형으로 변화됐다. 그런데 이 상황이 또다시 바뀔 수 있다"면서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국악공연, 댄스, 농업체험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는 이유"라고 밝혔다.이 시장은 남원만의 풍부한 유무형 문화자원을 활용한 특화된 프로그램 개발에 모든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이 시장은 또 "수학여행 전담창구를 운영해 숙박시설, 음식점 등에 대한 궁금증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갖추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남원에서 소중한 추억을 만든 수학여행 학생들이 미래의 고정 고객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와 함께 이 시장은 수학여행 1번지 조성사업이 반드시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학여행 관계자에 대한 피드백을 통해 성과를 분석한다는 계획이다.

  • 기획
  • 홍성오
  • 2013.09.24 23:02

전통정원의 재해석 ② 한국식 정원이란

전통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우리 조상들은 터살피기(相地), 자리잡기(立地), 설계(規劃), 시공(營造) 등의 과정을 거쳤다. 이 가운데 터살피기와 자리잡기의 경우 '지세는 높낮이를 따르고, 문을 들어서면 아취를 느끼게 하며, 지형에 따라 경물을 배치한다'는 지세자유고저 섭문성취 득경수형(地勢自由高低 涉門成趣 得景隨形)의 의미를 앞세웠다.설계시공단계에서는 '인지제의, 정청당위주 선호취경'(仁地制宜, 定聽堂爲主 先乎取景지형에 따라 알맞게 조성하되, 청당 위치선정을 중히 여기며 경물의 취사선택을 앞세운다)을 중시했다.△전통정원은 자연공간굳이'배산임수'(背山臨水산을 등지고 물을 바라보는 지세)나 '장풍득수'(藏風得水바람은 감추고 물은 얻는다)와 같은 풍수적 사고를 거론하지 않아도, 한국정원은 친환경 자연공간이다. 자연재료와 조영물을 적절하게 배치해 한국의 미를 극대화하고, 몸과 마음을 스스로 열리게 만드는 공간이 한국정원인 셈이다. 또 한국정원은 심층적 생태주의와 차경기법을 앞세운,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깃들어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정원을 '원림(園林)'으로 불렀고, 일본에서는 '정원(庭園)'이라고 썼다. 학계에서는 정원을 일본식 용어로 보는 이가 많다. 국내에서는 가원(家園), 임원(林園), 임천(林泉), 원(園), 원(苑), 정원(庭院), 화원(花園) 등의 다양한 명칭을 사용했고, 이제는 정원으로 굳어졌다.어떤 이는 원림을 자연의 조건을 훼손하지 않고 식물과 조형물의 배치를 돋보이게 하는 친환경 조경문화로, 정원은 인위적인 부분이 가미된 인공적인 조경문화로 구분하기도 한다.무엇보다 정원은 자연과 인공이 어우러진 일종의 예술이다. 정원예술을 통해 사람들은 심신을 달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덕진연못에 전주 정체성 담아야그런 한국식 정원을 덕진공원에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이 일단은 '옳은 선택'으로 평가받는다. 전북지역의 경우 남원 광한루가 대표적인 한국식 정원으로 불리고 있으며, 덕진연못이 전통정원으로 탈바꿈한다면 사정이 달라지게 된다.이런 저런 이유로 덕진공원 전통정원화 사업은 한국식 정원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덕진연못의 역사적 의미는 많은 문헌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고, 역사성과 상징성을 갖춘 공간에 전통정원이 채워진다면 전주의 시격이 한단계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실제로 조선시대 대표적 지리지인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덕진지(德眞池)는 부(府)의 북쪽 10리에 있다. 부의 지세는 서북방이 비어 있어 전주의 기맥이 이쪽으로 새어 버린다. 그러므로 서쪽의 가련산에서 동쪽의 건지산까지 큰 둑을 쌓아 기운을 멈추게 하고 이름을 덕진이라 하였으니, 둘레가 9073자이다"라고 적고 있다. 또 고려의 대문장가 이규보는 용왕제와 성황제가 덕진연못에서 거행되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조선왕조의 창업과 관련된 건지산과 조경단도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그러면서도 덕진공원 전통정원화사업은 덕진공원에 한정되지 않는다. 덕진연못외에도 건지산 힐링숲, 조경단 역사경관 묘역, 동물원, 체련공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을 에두르며'한국적 도시공원모델 제시'라는 포부를 숨기지 않고 있다.전북대 김정문 교수는 "덕진공원 전통정원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주의 정체성에 맞는 전통정원에 대한 개념이 정립돼야 하고, 덕진연못조경단건지산동물원 등이 활용지속성과 환경생태성이라는 밑그림아래 유기적으로 결합돼야 한다"면서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긴 호흡으로 넓게 멀리 보고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면서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주문을 잊지 않았다.● 한중일의 전통정원- 韓 '자연 순응' 中 '규모 압도' 日 '축소 지향'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의 전통정원은 '차경'(借景경치를 빌리다)을 중시하는 동양정원이라는 울타리에 속해있다. 그러면서도 세 나라의 전통정원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이에 대해 우석대 신상섭 교수는 "한국의 정원이 '1대 1'이라면, 중국의 정원은 '1대 10', 일본은 '1대 1/10'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한국의 정원이 자연을 있는 그대로 옮기는 데 주력했다면, 중국의 정원은 모든 것을 한 눈에 볼 수 없을 정도로 규모를 앞세웠고, 지진이 잦은 일본에서는 자연을 축소하는데 천착했다는 것.또 한국에서는 궁궐별서정원이, 일본에서는 사찰정원, 중국은 부유한 관리들과 문인들이 지은 민간정원이 발달한 것도 특이하다.숲이 유난히 많고 수려한 자연경관을 가진 한국의 경우 자연스럽게 자연과 동화된 자연풍경식 조경을 중시했다. 연못누각화단 등은 직선으로 처리하는 등 자연미를 최대한 배려하면서 도형적인 대비효과를 가미했다. 한국인 특유의 무위자연과 겸양, 자연의 이치에 순응하는 순천주의(順天主義)정신을 엿볼 수 있다.이에 반해 중국의 정원은 자연의 이상향과 다양성을 표현하기 위해 규모를 키웠고, 형식에 치우치지 않는 자유분방함이 돋보인다. 동굴바위 등을 인공적으로 만들고, 누각도 높고 화려하다.한편 일본은 땅가름(地割)과 돌놓기(石組)로 대표되는 독특한 정원양식을 발전시켰다. 재난재해가 많다는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일본의 정원은 폐쇄적이고 축소지향적이다. 불교사찰신사를 중심으로 정원문화가 발달한 만큼 간결하고 사색적이며 작위적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기획
  • 정진우
  • 2013.09.23 23:02

취임 1년 1개월 맞은 윤재호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 제25대 수장으로 윤재호 회장이 취임한지 1년 1개월이 지났다. 전북 경제의 열악한 현실 속에서 경제 부흥을 꿈꾸는 도민들의 열망과 성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위기를 기회로, 시련을 도약으로' 삼자는 목소리가 높다. 앞으로도 지역 경제의 초석이 되는 건설업계의 물량 확보, 투명한 입찰 문화 조성 등 전북도회가 넘어야 할 파고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만금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서해안 개발에 대한 기대가 높아가고 있고, 전북혁신도시 개발 등 굵직한 건설 개발 사업들이 산재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함께 부풀어오르고 있다. 도내 건설협회의 '큰 집'으로 불리는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 윤재호 회장을 만나 도내 건설업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도약과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취임 1년 1개월 간 바라본 도내 건설업계를 진단한다면?"건설협회 회장 취임이후 침체된 지역건설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 정부에 업계의 고충과 현안을 건의하기도 하고 지역 건설 수주물량 확보를 위해 주요 발주기관과 간담회를 갖는 등 나름대로 회원들의 권익활동에 앞장서 왔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SOC 사업량에 비해 업체수가 과다한 실정이고 대표적 수주산업인 건설 산업의 특성상 업계가 앞장서 건설시장을 주도적자율적으로 선도하지 못하고 있어 정부의 정책 개선을 이끌어 내기 힘든 현실입니다."-전북도회 차원의 대책이 있다면."정부의 불합리한 정책을 개선시키고 업계의 합당한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어느 때보다도 협회를 중심으로 회원사가 단합하고 노력해야 할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협회를 이끌어 가는 수장으로서 더욱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은 임기동안 도내 건설업계의 '손톱 밑 가시'로 꼽히는 실적공사비와 원가심사제도와 같은 제약들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 각 부처와 긴밀한 유대를 형성해 처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지금까지 협회가 이룬 성과를 평가하신다면."최근 건설시장의 대표적 문제는 건설물량 부족과 야박한 공사비입니다. 적정 공사비는 단순히 시공 품질문제와 건설사의 채산성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만 아니라, 나아가 국민 불편과 하자에 따른 추가 세금 지출 및 연관된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하지만 정부는 업계의 이런 주장을 묵살하는 일종의 미필적 고의 행위를 했다고 생각됩니다. 먼저 성과를 얘기한다면 대형 공공공사인 새만금사업과 철도사업에 지역 업체 참여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해당 발주기관을 방문해 관계관과 수 차례 면담한 결과, 총 939억원 규모의 새만금 방조제 사업 2건에 사업당 지역업체 2개사씩 평균 44.5%, 총 6800억원 규모의 철도사업 4건의 모든 사업에 평균 5~10%씩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아쉬운 부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국내외 경기 침체 속에서 물량난 타개를 위해 지역업체들이 민간 건설시장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인데 공익적 성격의 민간단체가 그릇된 공고를 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지역 입찰시장에 혼란이 야기되고 있지만 정부계약법을 적용받지 않다보니 제한적 대응밖에 할 수 없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점입니다. 앞으로 투명공정한 입찰시장 조성을 위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민간단체의 입찰공고를 표준화 시킬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바뀌어야 할 정책이나 수정해야 할 애로사항이 있다면?"현재 건설업체들은 결산일 기준 60일 동안 필요한 자본금을 금융기관에 예치하고 실태조사 또는 건설업등록사항 신고시 그 거래내역의 적정유무를 평가받도록 돼 있습니다. 이러한 등록요건 등이 부실건설업체 진입방지와 퇴출을 위한 필수불가결한 조치라고 생각은 되지만, 업체 입장에서는 연말 자금수요가 필요할 시점으로 일시적 자금난에 봉착할 수 있는 규제라고 봅니다. 정부도 업계 사정을 감안, 건설업체들의 경영여건 부담완화와 부실건설업체 퇴출이라는 목적이 상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건설업체들의 등록기준 평가가 되도록 현실에 맞게 개선하는 것을 고려했으면 합니다. 또한 공사물량 감소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턱없이 부족한 공사비로 적자시공을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특히 발주기관 귀책으로 공기가 연장되었는데도 공기연장에 따른 적절한 간접비용을 받지 못하는 경우, 100억 원 이상 공사에서 조사한 실적공사비를 소규모 공사에 적용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최저가 낙찰제 대안으로 내년부터 시범실시 할 종합심사제도에 지역업체 참여활성화를 위한 비중이 적고 지역건설업계의 경영가중을 초래할 평가분야가 많아 대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중소업체의 수주기회는 최저가 낙찰제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정부도 지역중소업체의 수주 기회 확대와 기술습득 기회 제공을 위해 지역업체 참여도에 대한 평가비중 상향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건설경기가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고 하는데 현재 상황이 어떤지?"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산업은 경기 위축과 공사물량 부족, 최저가낙찰제 등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자금경색으로 대중소를 막론하고 극심한 침체 속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이를 입증하듯 건설공사 이윤율은 지난 2007년 6.4% 이후 계속 하락, 2010년 2.2%, 2011년 1.4%, 2012년 0.5%로 급락했습니다. 현재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기 어려운 건설사의 비중이 60%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 국내 건설경제의 현주소입니다."-도내 상황도 그리 밝지 않지요?"도내 종합건설업체수는 총 675개사로서 상시 종사자만 약 8500명이고,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도내 총 취업자 수 82만7000명중 7%에 해당하는 약 5만7000명이 건설산업에 종사하고 있어 일자리 창출에도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까지 공공분야 조기발주 정책에도 불구하고 전년동기보다 발주 건수는 10.4% 감소했고 발주금액은 29.2%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종합건설업체 675개사 중 45.9%인 310개사가 공사를 단 한 건도 수주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을 정도로 물량부족과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지역 건설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습니다."-도내 건설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정부 주도의 토목공사 등 대규모 건설프로젝트가 나오기도 쉽지 않은 상태이고 상대적으로 공공공사도 대규모로 집행하는 추세에 있는 실정에서 과거 호황기를 누리던 시절을 생각하며 관망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식의 무분별한 수주방식을 지양하고, 선택과 집중, 안정성과 수익성을 최우선시하는 수주전략, 리스크경영의 도입 및 상시적 운영체계 구축, 새로운 사회변화에 부응하는 신성장 동력사업 발굴과 특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했으면 합니다. 우리 지역업계 스스로가 생활밀착형 SOC, 도심재개발, 제안형 민관복합개발, IT, BT, 문화와 결합된 새로운 건설수요 창출, 민자사업 등 다각적으로 건설일감 창출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할 시기라고 봅니다. 환경변화에 적응하고 생존발전하기 위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정립하는데 노력할 것을 당부드리며, 적극적인 의견개진을 부탁드립니다."● 윤재호 회장은- 도내 건설업 산증인 '신뢰' 바탕으로 활동윤재호 회장은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 해성고등학교, 원광대학교를 나온 뒤 지난 1986년 호남건설 주식회사 평직원 입사를 시작으로 현재 도내 657개 종합건설사를 관장하는 건설업계의 수장 자리에 까지 올랐다.윤 회장은 1986년 일개 건설사 사원에서 1992년 유한회사 창립에 이어 1997년 도내 중견 건설사인 (주)삼부종합건설 대표로 취임하는 등 28년 동안 건설업계에 몸은 담은 입지전적인 인물로 전북 건설업계의 산증인으로 불리고 있다.윤 회장은 건설인이 가져야 할 덕목으로 '신의, 성실, 겸손, 배려'를 꼽는다. 이는 사업가 마인드와는 별도로 동종업계가 서로 돕고 믿고 의지해 나가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그는 전북도회 슬로건으로 '냉철한 두뇌, 뜨거운 가슴'을 내걸고 있다. 이는 평정심 속에서 건설 노동자들의 사소한 부분까지 배려하고 신경을 써달라는 취지로, 머리는 깨어있되 양심과 정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다.윤 회장은 전북 대학산악연맹 회장(2001~2002), 전주 해성 중고 총동창회장(2002~2004), 대한건설협회 윤리위원(2009~2012) 등을 역임했으며, 각 자치단체의 행정 사무를 돕는 계약 심의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전주상공회의소 의원과 전북애향운동본부 이사, (사)전북경제살리기도민회의 운영위원 등을 맡기도 했다.신뢰와 성실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그는 같은 업종에 있는 동료들로부터 신망이 높으며, 향후 전북의 건설산업 구도를 바꿔나갈 능력자로 평가받고 있다.

  • 기획
  • 이강모
  • 2013.09.23 23:02

[우리고장 명인명물] 무주 사선암

이 가을, 여유롭게 쉬기를 원한다면 무주에 가보자! 깨끗하고 아름다운 산을 배경으로 신선놀음이 가능한 곳에서 자연을 마셔보자! 오지 중의 오지로 알려진 무주군 무풍면 골짜기에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기가 막힌 바위가 있다. 오늘은 신선들의 설화가 전해지고 있는 사선암(四仙岩)을 소개해 보기로 한다.무주군 무풍면은 산세가 유독 거센 곳이다. 깊고 넓어 신비감과 아름답기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주변 경관을 보다 보면 신선들이 내려와 노닐 던 곳이라는 말이 비로소 실감이 된다. 얼마 전 철목리 철목마을에서 사선암까지 '신선길'이 정비되면서 신라시대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연마했다던 '사선암'이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다.사선암(四仙岩)은 신라(현 무풍면 철목마을)와 백제(현 설천면 벌한마을)의 경계 거칠봉(7명의 신선을 상징) 정상 부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신라에 속한 국경의 요새로 화랑의 사선, 영랑과 술랑, 남랑, 안상이 국경의 요충을 살피며 호연지기를 연마하던 곳이라 해서 이름 붙여졌다는 설화가 전해진다.사선암의 암면은 7~8명이 앉아도 될 만큼 넓으며, 바닥의 중심에는 옛 선인들이 바둑을 두었다는 바둑판도 새겨져 있다. 바둑판을 앞에 두고 가만히 눈을 감고 앉아 산이 불어주는 바람을 맞고 있노라면 그곳이 바로 무릉도원이요, 내가 바로 신선이 된다.하늘을 향해 치솟은 암벽에는 무풍면 출신 이시발 선생이 각자해 둔 고유문이 남아있는데 이 고을의 선비였던 '하재만'과 '이해교', '권철로', '하연'이 학문과 인격을 존경해 새긴 것이라는 얘기가 전해진다. 암벽의 웅장함도 볼거리지만 바위에 새겨진 선비들의 이름이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또 사선암 주변에는 큰 바위들이 곳곳에 자리해 있으며, 사람들이 오색실과 엽전을 걸어놓고 소원을 빌었을 만큼 약효가 있었다는 약물탕도 자리해 신비감을 더해준다.사선암을 만나기 위해 걷게 되는 '신선길'은 무풍면 철목마을에서 시작되는 3km 정도의 등산로로, 무풍 승지권역 방문자센터를 출발해 마을길을 따라 마련된 이정표를 따라 오르면 된다.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등산로 폭을 확장하고 종합안내판과 방향표지판, 수목이름표, 편익시설 등이 설치돼 있으며 숲이 울창하고 코스도 부담스럽지 않아 가벼운 산행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가을바람 불어 마음이 술렁이기 시작할 때 아직은 잘 알려지지 않아 호젓하고 산속에 숨겨져 신비롭기까지 한 그곳에 가보자.신선길 끝 사선암에서 내려다보면 서쪽으로는 설천면 벌한마을이, 동쪽으로는 무풍면 소재지가 한 눈에 들어와 가슴 탁 트이는 시원함을 만끽할 수 있다.신선들의 숨결이 살아있는 사선암은 오르며 여름 내 지쳤던 마음을 달래고 정상에선 가슴 탁 트이는 시원함을 껴안고 내려오는 길에는 내일을 위한 각오를 새로이 다질 수 있는 곳이다.△ 찾아가는 길무풍승지권역 방문자센터 - 사선암까지 3km구간 (왕복 6km)

  • 기획
  • 김효종
  • 2013.09.17 23:02

연말 준공 목표 김제 지평선산단 규모와 전망

농업이 중심이었던 1960~70년대 26만의 웅군을 자랑하던 김제가 이후 산업화의 거센 물결속에서 잠시 잃어버렸던 위상을 되찾고, 미래 新산업 거점도시로의 도약을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 하고 있다. 기업과 사람이 몰려오는 활기차고 신명나는 희망 김제 건설을 위해 부족한 지역 내 산업인프라 확충에 심혈을 기울여 왔고, 그 첫 신호탄인 90만평 규모의 지평선산단과 김제자유무역지역이 준공을 눈앞에 두면서 국내외 우수한 기업들의 투자 및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지평선산업단지 사업 개요김제시 백산면에 총사업규모 298만6000㎡(90만평)로 조성중인 지평선산단은 2900억여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현재 65% 공정율로 상하수도, 도로 등 기반시설 조성에 박차를 가해 금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지평선산단은 99만1000㎡(30만평)의 김제자유무역지역, 33만㎡(10만평)의 첨단농기계클러스터, 39만㎡(12만평)의 융합형 뿌리산업 국가시범단지 등으로 특화 조성되면서 분양가는 국내 최저 수준인 39만8000원/3.3㎡(1평)이다. 산단 내 기반시설은 국도 23호선과 국도 29호선을 연결하는 4.93km 길이의 4차선 도로, 용수(1만2542톤/일), 오폐수처리(6585톤/일) 등 최적의 산업인프라를 통해 명품 산업단지가 탄생하게 된다.△김제자유무역중국 및 동북아 시장 진출의 최적지로 개발하기 위해 지평산산단 내에 99만1740㎡(30만평)규모로 조성중인 김제자유무역지역은 2009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로 부터 지정 승인을 받고 총사업비 766억원(국비 75%, 지방비 25%)을 투입하여 금년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단지준공과 함께 김제자유무역지역을 총괄 관리운영할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김제자유무역지역 관리원이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해 현재 업무를 관장 하고 있으며, 이달 말 신청사가 준공되면 새롭게 조직을 정비하여 본격적인 투자유치에 나설 계획이다.특히 5층 3개동 규모의 아파트형 표준공장(연면적 3만5640㎡)이 김제자유무역지역 3만4440㎡부지에 사업비 394억원(국비 65%, 지방비 35%)규모로 확정되어 오는 2015년 상반기 완공 예정으로 있다.자유무역지역 입주 기업에는 무관세 혜택과 더불어 투자규모에 따라 최장 10년간 토지를 무상 제공하고, 법인세소득세 5년간 감면(3년간 100%, 이후 2년간 50%) 및 취득세등록세 100% 면제 등 다양한 세제 혜택을 제공 하고 있어 기업유치를 위한 실질적 재정 지원 인센티브가 제공된다.△김제첨단농기계클러스터국내 농기계 기업의 집중 유치를 위해 산단 내에 33만㎡(10만평)규모로 조성중인 첨단농기계클러스터는 국내 유일의 농기계 및 관련 부품 소재소재산업 전문화 단지로써 관련 산업군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농기계클러스터의 성공을 위한 국가차원의 지원 정책이 마련돼 기업들의 투자를 유인하고 있는데 5년간 500억원(국비 396, 지방비 72, 민자 31)이 지원된 IT융합차세대농기계종합기술지원사업을 통해 첨단농기계농합지원센터와 국내 최초 농기계실외험로주행시험장이 준공돼 산업통상자원부 소속 연구기관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책임 운영중에 있다.△뿌리산업국가시범단지국내 뿌리산업의 중흥을 위한 범국가적 지원의 첫 번째 결과물인 지평선산단 내의 뿌리산업국가시범단지는 39만㎡(12만평)규모의 첨단부품 소재 단지로 정부 및 전북도, 김제시의 핵심 정책으로 추진 하고 있다. 정부의 뿌리산업 발전을 위한 첫 프로젝트인 녹색제조공정 Pilot Plant 구축사업이 확정돼 사업비 160억원(국비 80, 지방비 80)이 투자돼 녹색제조공정 Pilot Plant Center를 지난 8월 준공했다.△투자유치(분양) 및 유치업종연초 투자유치 T/F팀을 신설하고 맞춤형 기업유치 전략을 수립, 핵심 타깃기업 발굴 및 투자 상담을 진행 하고 있으며, 지역단체개인별 투자설명회를 수시로 개최하고 김제자유무역관리원 및 KOTRA,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전북도 등과 투자유치 활동을 연계 하고 있다.또한 투자유치 업종을 금속가공, 1차금속, 기계 및 자동차, 전기장비, 전자부품, 통신장비, 식품 등의 산업군으로 확대하여 자유무역, 뿌리산업, 기계부품산업 집적화 단지를 상호 연계하여 기업유치 활동을 추진할 계획이다.△투자 인센티브 등 기업지원대규모투자기업 최대 200억원, 공장이전기업 최대 100억원, 외국인투자기업 최대 50억원 등을 지원하며, 재원마련을 위해 200억원 목표로 투자진흥기금을 조성했고, 산단입주기업에게 정상 분양가의 최대 20%를 파격적으로 지원, 실제 입주기업은 정상 분양가(39만8000원/3.3㎡(1평당))보다 더 저렴한 32만원/3.3㎡에 분양받게 된다.특히 지평선산단은 '지방중소기업 특별지원지역'으로 지정돼 4년간 법인세소득세 50% 감면과 취득세재산세 5년간 면제 등 유용한 세제 혜택과 중소기업육성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다. ● 이건식 김제시장 "교통입주 여건 탁월 김제산단 투자하세요"이건식 김제시장은 "우리 김제는 과거 농업도시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첨단 신산업 경제도시로서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김제 100년의 튼실한 초석을 다지는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이를 실현해 나가기 위해 지평선산업단지와 김제자유무역지역을 조성, 국내외 우수한 기업들의 투자를 위한 기반조성에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서서히 그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이 시장은 "국내외 산업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힘든 여건이지만 우리 김제에 더욱 많은 우수한 기업이 투자하여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어 시민 모두가 행복해 질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더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그는 "지평선산단은 현재 올 연말 준공을 목표로 예정대로 잘 추진 되고 있다"면서 "지평선산단은 호남서해안고속도로 및 산업도로, 군산항, 군산공항, 새만금~포항 간 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물류 인프라를 제공하고, 전주, 군산, 익산, 정읍으로 연결되는 T자형 산업벨트 중심부에 위치해 현대중공업을 비롯 현대자동차, 두산인프라, 타타대우, 한국GM, OCL, LS엠트론 등 자동차조선기계산업의 성장거점으로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다"면서 "전북자동차기술원 및 전북테크노파크,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폴리텍대학 등 우수한 기술지원 R&D 인프라와 맞춤형 인력수급교육훈련 프로그램, 저렴한 임금, 노사화합 문화 정착으로 경쟁력 있는 투자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기획
  • 최대우
  • 2013.09.17 23:02

전통정원의 재해석 ① 프롤로그

전주시가 덕진공원과 건지산 일원에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정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전주시는 현재 전북대 산학협력단에 덕진공원 전통정원 조성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의뢰한 상태다.이에 본보는 덕진공원 일원을 어떻게 전통정원으로 탈바꿈시킬 것인지, 앞으로 이곳이 전주는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등을 가늠해본다.'전통시대상을 반영하여 관상유락휴식심신수양 등을 위해 수목석(水木石) 등의 자연재료 및 조영물을 활용하여 한국의 미상징성기능을 위해 친환경적으로 가꾼 특정 토지''생활환경에 활력과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한 미적 공간으로서 민족 고유의 관습생활환경 등으로 오랜기간 동안 계승발전해온 문화공간 양식''미관위락 또는 생태실용 목적으로 생활환경 주위에 수목을 심고 특별히 조경처리한 토지'전통정원의 정의를 일컫는 말들이다.한국사람이라면 전통정원이 낯설지 않다. 연못과 숲 등이 어우러진 공간은 어릴 때부터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현대인들은 자연과 생태, 위안과 참살이에 잔뜩 허기를 느낀다. 시계태엽처럼 한치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각박한 일상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최근들어 전주를 넘어 전북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전주한옥마을이 떠오르는 것도 같은 이유다.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한옥마을을 걷다보면 마음의 상처를 잊고 향수와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또다른 '한옥마을'의 가능성한옥마을은 전주의 자랑이지만, 역설적으로 전주관광의 임계점이기도 하다. 한옥마을 외에는 전주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을 찾기가 힘들다는 고민이 적지않다. 한옥마을과 어깨를 견주거나 능가할 수 있는 관광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전주발전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게 현실이다.이런 저런 이유로 전주시가 주목한 공간이 덕진공원이다. 덕진연못은 국내에서도 드물게 읍성형 전통정원(읍성부성궁성 앞 뜰에 위치하는 동산원지)이다. 또 1000년의 역사를 가진 덕진연못은 고려시대 밀교의례(사월초파일 용왕굿)이 거행됐다는 자부심을 앞세워 역사성상징성을 넉넉하게 간직하고 있다. 한옥마을이 도시인들에게 위안과 휴식을 제공하는 것처럼, 덕진연못이 제대로 전통정원으로 탈바꿈한다면 각박한 현실을 보듬어주는 쉼터로 자리잡을 수 있다.△여의도 절반크기 어떻게전주시는 덕진공원과 건지산 일원 357만2667㎡ 부지에 전통정원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단순히 덕진공원을 중심으로 전통정원을 꾸민다는 구상에서 벗어나, 이 일대를 친환경생태체험벨트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게 전주시의 청사진이다.여의도 크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해당 부지에는 덕진연못외에도 조경단, 오송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체련공원, 어린이회관, 덕진예술회관, 전북도립국악원, 혼불문학공원, 전주동물원 등을 품고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넓은 부지에 전통정원이라는 오브제를 일관성 있게 펼쳐보일 수 있을까'라는 과제를 풀 수 있느냐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한국적 정원은 한마디로 차경(借景경치를 빌린다)이다. 덕진공원 전통정원 사업도 앞으로 많은 것을 빌려야 한다. 전주한옥마을의 성공요인인 추억과 정경을, 도시인들의 향수를, 전주이씨의 발상지라는 역사적인 배경을 차용해야 한다.결국 덕진공원 전통정원이 갖춰야 할 덕목은 '힐링'으로 요약된다. 위안과 휴식을 주고, 마음의 생채기에 새살을 돋게 하는 공간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이제서야 첫삽을 뜬 덕진공원 전통정원, 아직은 갈길이 멀고 지난해 보인다.

  • 기획
  • 정진우
  • 2013.09.13 23:02

웅장한 자연 모습 수많은 역사 점철

섬진강 동쪽에 붙은 하동 땅. 지리산 자락의 셀 수도 없는 청계수가 모여들어 언제 인지도 모를 먼 과거로부터 하나 되어 흐르다 화동 화개에 이르러 강다운 면모를 드러낸다. 울창한 송림을 거쳐 포구를 휘감고 도는 물길이 닿는 곳 여기저기엔 고운 백사장이 생겨나고 둔치의 갈대숲을 이루며 오늘도 변함없이 하나 된 강물을 남쪽 바다로 흘려보낸다. 소설 '토지'의 무대로 유명한 악약면 평사리 마을 앞 둔치 장승이 있는 공원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은 유난이도 정겨움이 묻어나는데 얼핏 흐름이 멈춘 듯 온 사방이 적막감에 깊이 빠져든다. 유유히 흐르는 저 강물은 지난 과거에도 흘렀었고, 지금도 흐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쉼 없이 흐를 것이기에 한 순간도 머무름이 없으리라. 무심코 흐르는 강물이기에 얽매임도 집착도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로의 치달음도 아예 필요치 않을 것이다. 원래 마음이 무심이라 했다지만 생각 많고 말 많은 이 중생은 언제쯤이나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조금도 머무는 바 없이 무심이 지어가는 저 강물을 닮아 볼까. 지리산에서 수많은 전설과 설화가 탄생한 배경도 이렇지 않을까. 아마도 가락국의 태조이자 김해 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는 섬진강 물길을 따라 이곳 칠불사에 정착했을 것이다. 웅장함과 뜻 모를 적막감이 가득한 강의 무거운 의미를 우리 선조들이 수천 년 전에 깨달았다.

  • 기획
  • 기고
  • 2013.09.13 23:02

11. 민중 정서 담아낸 각종 설화 - 시간이 멈춘듯 수천년간 녹아든 옛 이야기들

설화는 특정지역이나 문화권에서 구전돼 오는 이야기의 총칭이다. 설화는 자연발생적이고 집단적임과 동시에 평민적 성격을 가지고 있어 특정 지역 주민들의 생활, 감정, 풍습, 신념 등을 반영한다. 따라서 한 개인의 창작이기보다는 특정 집단이나 지역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했으며 그 당시 민중들의 생활과 정서를 담고 있다. 또 설화는 신화와는 달리 구체적인 지역성과 역사성을 가진다. 다시 말해 신화가 까마득한 태초 역사시대 이전의 이야기라면 설화는 멀지 않은 시대에 특정지역에서 발생한 이야기다. 지리산권에서 탄생한 설화도 이런 일반적인 특징들을 가지면서도 종교역사적 성격이 두드러진다. 특히 불교설화가 풍부하고 무속과 관련된 설화는 제주도를 제외하고는 가장 많이 드러나는 게 특징이다.△화엄사 각황전 중수기전남 구례군 화엄사 경내에는 현존하는 우리나라 목조 건축물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각황전이 있다. 이 건물의 본래 이름은 장육전(丈六殿)으로 조선 중기 1699년 공사를 시작해 4년 만에 완공, 당시 임금인 숙종이 각황전이라는 이름을 내렸다. 장육전 건립에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벽암스님의 제자였던 계파스님은 스승의 위임을 받아 장육전 중창불사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건축비를 어떻게 마련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계파스님은 밤새 대웅전에 들어가 부처님께 기도했는데 비몽사몽간에 한 노인이 나타나 말하기를 "그대는 걱정 말고 내일 아침 길을 떠나라. 그리고 제일 먼저 만나는 사람에게 시주를 부탁하라"고 말하고는 사라졌다.다음날 계파스님은 간혹 절에 와서 밥을 얻어먹곤 하던 노인를 보고 장육전 건립을 위한 시주를 청했다. 스님의 간청이 이어지자 가진 재산이 없었던 노인은 "이 몸이 죽어 왕궁에 태어나서 큰 불사를 하리니 부디 문수대성은 큰 가피(加被부처나 보살이 사람들에게 힘을 주는 것)를 내리소서"라고 말한 뒤 길 옆 늪에 몸을 던졌다. 갑작스러운 일에 놀란 계파스님은 멀리 도망쳤고 몇 년간 걸식하며 돌아다니다 서울에 이르렀다. 이때 궁궐 밖에서 유모와 함께 나들이하던 어린 공주를 만났다. 공주는 태어날 때부터 한쪽 손이 꼭 쥐어 진 채 펴지지 않았는데 계파스님이 손을 만지자 신기하게도 펴졌다. 그리고 손 안에는 '장육전'이라는 세 글자가 씌어 있었다. 이 소식을 들은 숙종은 계파스님을 불러 자초지종을 듣고 감격해 장육전을 지었다고 한다. △칠불사 일곱왕자와 허황후지리산 반야봉 동남쪽 해발 800m 고지에 자리 잡은 칠불사. 삼국시대 초기 김해지방을 중심으로 낙동강 유역에 있던 가락국(駕洛國)의 태조이자 김해김씨의 시조인 김수로왕의 일곱 왕자가 이곳에 와서 수도를 한 뒤 모두 성불했다고 해서 칠불사라 불린다. 수로왕은 인도 갠지스강 유역에 있었던 아유다국의 공주 허황옥(許黃玉)을 왕비로 맞았다. 두 사람은 10남 2녀를 두었는데 장남은 왕위를 계승했고, 차남 삼남은 어머니의 성씨를 따라 김해 허씨의 시조가 됐다. 나머지 일곱 명의 왕자들은 출가해 아유다국에서 함께 건너온 허황옥의 오빠 장유보옥 선사를 따라 서기 101년 지리산 반야봉 아래 운상원(雲上院)을 짓고 불교에 정진해 수로왕 103년 모두 성불했다. 칠불사에는 이들이 수행했던 운상원터와 수로왕과 허황옥이 간접적으로나마 물에 비친 아들들의 모습을 봤던 연못이 남아있다. △달궁계곡 정장군 황장군 지리산에는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수많은 주검들이 묻혀 있다.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많은 전쟁이 벌어진 곳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슬픈 역사이야기는 멀리 삼한시대까지 올라간다. 마한진한변한은 부족 간에 큰 전쟁이 일어났다. 진한군에 쫓기던 마한의 왕이 전쟁을 피해 문무백관과 궁녀들을 이끌고 지금의 달궁 계곡으로 들어왔다가 최후를 맞는다. 당시의 상황들은 지리산 곳곳에 남아 있는 지명에 그대로 담겼다. 달궁에 은거지를 마련한 마한 왕조는 사방의 험준한 산세를 지키기 위해 수비군을 배치했다. 북쪽에는 8명의 장군을 배치했는데 인근의 재 이름은 '팔랑재'다. 서쪽에는 정장군이 배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정령치'이며, 동쪽은 황장군이 주둔했다 해서 '황령재'다. 남쪽은 중요한 요충지여서 성씨가 각기 다른 3명의 장군을 배치해 지키게 했기 때문에 '성삼(姓三)재'라는 이름을 얻었다. 이 때 쌓은 성의 흔적들 또한 고리봉에서 정령치, 만복대로 이어진 능선에 아직도 남아 그 옛날의 이야기들을 귀 있는 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 기획
  • 김정엽
  • 2013.09.13 23:02

출판인 성공 마다하고 귀향…수년간 폐교 고쳐 책마을 열어

고창군 해리면 나성리 월봉마을에 '책마을 해리'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2월이다. 이 공간의 주인은 출판기획자 이대건 씨. 고창이 고향인 그는 '책마을 해리'를 품고 귀향했다. 고창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니고 서울시립대 국문과에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났으니 20여년만이다. 그는 대학을 다니면서 출판계에 입성했다. 글쓰기를 좋아하고 재능도 있었던 그가 책 만드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은 것은 당연한 선택이었다. 일찌감치 출판기획의 능력을 인정받아 꽤 잘나가는 출판사의 주간까지 거친 그는 언제부턴가 마음에 품고 있던 귀향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창 일할 40대, 그것도 출판인으로서 성공할 수 있는 정점을 맞은 시기에 삶의 방향을 온전히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으나 '지금이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에 가족들까지 설득해 귀향했다. 목표는 하나였다. 책마을을 만드는 일. '책마을 해리'는 그렇게 시작됐다. 그가 책마을을 연 월봉마을은 경주 이씨 집성촌이다. 마을이라야 10가구 남짓, 대부분이 인척이어서 마을과 한 몸이 되는 일은 어렵지 않았다. 폐교가 된 나성초등학교의 교사를 고쳐 출판캠프를 열고 책마을을 만들어나가기 시작했다. 책마을을 꿈꾸기 시작했던 것이 2006년, 처음에는 격주로 드나들면서 폐교된 공간에 정을 붙이며,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지역 콘텐츠를 발굴하고 그 가치를 살리는 통로를 찾고 싶었다. 스스로 잘할 수 있는 일을 돌아보니 출판이었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고창은 유명한 '고창한지'의 고장이다. 1960년대 중반까지도 수십 개의 한지 공장이 운영됐다. 고창은 우리나라 그림책의 원형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 석씨원류 선운사 판본을 가진 고장이기도 했다. 그림책은 그가 석사과정에서 연구했던 논문의 중심이다. 책마을을 만들겠다는 명분은 그래서 좀 더 확고해졌다.'책마을해리'는 그의 설명으로는 범주개념이다. 구체적으로는 고창어린이책박물관과 버들눈도서관, 작은 학교가 되기를 꿈꾸는 책과 이야기가 있는 이야기학교 '나성'이 그 범주에 실재하는 것들이다. 이미 소장한 책만도 10만권이다. 그가 꿈꾸는 책마을은 '디지로그' 방식으로 운영되는 공간이다. 활자꾸미기와 글.그림만들기, 편집하기, 전통방식으로 제본하기 등 책(기획부터 제작까지)을 둘러싼 다양한 캠프를 연다.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채우는 콘텐츠는 물론 고창의 역사, 문화, 생태와 농업활동과 지역생활사다. 지난해 7월부터 시작된 출판캠프에는 참가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욕심 부리지 않는다면 적당한 규모다. 그러나 그의 궁극적인 목표는 따로 있다. '책마을 해리'가 지역을 살리는 문화의 거점으로 자리 잡는 일, 그래서 우리나라 곳곳에 또 다른 '책마을 해리'를 만들어내게 하는 동력이 되는 일이다.

  • 기획
  • 김은정
  • 2013.09.12 23:02

"지역 콘텐츠로 건강한 '커뮤니티 비즈니스' 이룰 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지고 있다. '빠름'과 '편리함'이 최고의 가치가 된 환경이 가져온 결과다. 디지털 문화의 도도한 흐름 앞에 우리가 결별했거나 결별하고 있는 익숙한 일상은 적지 않다. '책'도 그 중 하나다. 책은 더 이상 잉크냄새 배인 종이위의 활자로만 읽혀지지 않는다. 손안의 휴대전화로, 책상 위의 컴퓨터로 책을 만나고 읽는 시대, 종이와 활자의 존재는 힘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인류의 오래된 문명의 결정체인 종이책의 존재가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아날로그적 일상의 가치가 멀어지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그런데 아주 흥미로운 움직임이 있다. 종이책을 일상으로 다시 들여놓는 일, 책과 책읽기의 가치를 주목한 '책마을' 운동이다. 이 문화운동을 먼저 시작한 곳은 유럽의 도시들이다. 이들 중에는 마을공동체를 살리고 관광명소로 발전시키는 결실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도시들이 적지 않다. 현재 세계적으로 책마을로 지정된 곳은 '세계 최초의 책마을'을 선언했던 영국 웨일스의 헤이온 와이를 비롯한 27곳. 모두가 마을의 역사와 문화, 풍광을 온전히 껴안은 아름다운 공간이다. 그렇다면 우리도 그런 책마을을 가질 수 없을까. '고창의 책마을 해리'가 반가웠던 것은 그 때문이었다. 블로그로 만난 '책마을 해리'는 이름만으로도 마음을 움직였다. 작은 마을의 폐교를 터 삼아 책마을을 만들고 있는 이대건 대표(44)를 만났다. 출판기획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환경을 버리고, 고향에 돌아와 책마을운동을 시작한 그의 꿈과 용기가 궁금했다. 여름더위가 느리게 물러가고 있는 9월 초, 고창 읍내에서도 한참 떨어진 해리면 월봉마을 가는 길, 양옆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먼저 마음을 빼앗았다. '책마을 해리'는 지난 2001년 폐교된 나성초등학교의 새로운 이름이다. 잡풀로 덮인 넓은 운동장과 두개의 단층짜리 교사, 조그만 부속건물이 전부인 이곳에서 이 대표는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책마을 해리'를 만날 수 있는 날은 그리 멀지 않았다. -마을이 참 예쁩니다. 초등학교가 꽤 오래전에 폐교되었더군요. 10년이 넘었는데 인연이 있었습니까. "이 마을은 아니지만 조금 떨어져있는 매남마을이 고향입니다. 이 학교는 증조부께서 지어 마을에 기증한 것이죠. 증조부는 시골에서는 큰 부자였는데 적지 않은 일을 하셨습니다. 흉년들었을 때 노적을 헐어 나누는 일은 기본이고 지게지고 겨우 다니던 길을 넓혀 '구루마'가 다닐 수 있는 신작로와 큰 저수지를 만들어놓으셨어요. 1930년대 말에는 땅 3천 평과 산을 내놓고 교사 한 채를 목조로 지어 내놓았지요. 그래서 학교를 유치했습니다. 나성초등학교는 1933년 정식학교가 아닌 간이학교로 인가를 받았는데 당초 다른 곳에 있던 것을 이 교사가 지어지면서 이사해왔습니다. 새 터전을 갖게 된 것이죠."-그런데 어떻게 다시 이 학교를 얻게 된 것인가요."나성초등학교가 2001년에 폐교되었는데 당시에는 폐교를 매각하는 정책이어서 교육청에서 연락을 했더군요. 교육목적으로 기증을 받았는데 그냥 매각해버리면 그 뜻과 달라져버리니 후손과 연고자들에게 먼저 동의를 구하는 절차였어요."-그럼 다시 사신 거군요. 책마을을 만들겠다고 생각하신 것은 계기가 있었나요. "개인적으로 오래전부터 꿈꾸어온 일이기도 하고, 증조부의 뜻을 받는 길이라고도 생각했습니다. 제 증조부를 인근 주민들은 '참봉 하나씨'라고 부르며 존경했습니다. 선각자셨지요. 사실 그 깊은 뜻을 제대로 알 수는 없지만 교육사업을 하시려고 했다면 어떤 의지가 있지 않았을까 싶었습니다. 후손으로서 마땅히 그 길을 따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버님과 상의해 이 학교를 다시 인수했죠. 2006년 1월입니다."-그렇다면 아직은 사유재산인데 책마을은 공적인 성격을 지니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물론입니다. 이 학교는 공적인 공간이 되어야 하고 공적인 기구가 만들어지면 기부해야죠. 학교를 매입한 아버님과 또 다른 친척분의 동의를 이미 얻었습니다. 만약 실컷 일해 놓았는데 '팔 테니 나가라'하면 어쩌겠어요.(웃음) 이 공간의 가치를 끝까지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어른들의 뜻이기도 합니다."-'책마을 해리'란 이름이 참 잘 어울립니다. 언제 문을 열었습니까. "작년 2월입니다. '출판캠프'는 작년 7월부터 시작했고요. 그러나 준비는 꽤 오래전부터 했어요. 2006년 학교 인수를 한 후 거의 격주로 서울에서 내려왔습니다. 처음에는 혼자 오다가 나중에는 가족들과 함께 왔죠. 그때는 물론 풀을 베거나 교사가 더 이상 훼손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 목적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책을 모으기 시작했죠. 지금은 10만권 정도 모았습니다. 아는 출판사들이 도와주었고, 독서운동 단체와 지인들, 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가 나서서 모아준 책들입니다."-가족들과 함께 귀향했는데,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준비기간이 길어서 그나마 큰 반대는 없었습니다. 물론 결단이 필요했어요. 아이들의 교육문제도 그랬고. 애들한테는 동물원을 만들어주겠다고 약속을 했죠. 격주로 내려와 텃밭을 가꾸고 동물들도 가까이하면서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이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은 아이들도 잘 적응하는 편이고 아내는 저보다 더 즐거워합니다."-책마을이 지니게 될 공공성으로 보자면 공간도 그렇지만 운영방식도 사적인 영역에서 벗어나는 일이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래서 법인을 만들었습니다. 우선은 영농조합으로 했는데, 이름이 '꽃피는'입니다. 이 법인에서 학교를 장기임대해 운영하는 형식이죠. '꽃피는'은 다섯 명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모두 고창 사람들이고 선후배 사이죠. 책마을을 마음의 양식만이 아니고 몸양식도 같이 주는 공간으로 만들어내자는 데 뜻을 모은 동료들입니다. 책마을이 지역사회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나 가공품들을 유통하는 통로로 기능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출판 캠프도 함께 운영합니다. 그러나 조만간 법인을 사단법인으로 바꿀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영농법인이면 영농과 관련된 일이 중심이어야 하지 않나요."그렇죠. 영농조합은 목적이 영농행위가 중심이니까요. 그러나 체험 학습이 가능하죠. 그래서 출판캠프도 체험학습의 성격으로 진행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면 출판과 영농체험이 상관없는 것 같이 보이지만 저희는 오히려 그 간극을 깨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 지역에서 꿰어 낼 수 있는 콘텐츠들은 모두 '영농'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영농'에 대한 규정이 흥미롭군요."예를 들면 고창이 올해 유네스코 생물권지역으로 지정이 됐어요. 그래서 올해 출판캠프의 큰 주제를 '생태 생명'으로 정했습니다. 실제 농업체험만이 아니라 지역의 소중한 콘텐츠를 활용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생태체험 역사문화체험 예술체험 모두가 이 지역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것이고, 그래서 이 지역을 브랜딩할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큰 틀에서 볼 때 '영농'이 아니겠어요."-지역의 콘텐츠들을 출판을 통해 활용하는 것 자체가 지역의 훌륭한 '영농'이라는 말씀이군요. 큰 틀에서 보면 굉장히 중요한 지역문화운동이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도시에서 일방적으로 이식하는 문화운동이 아니라 지역의 가치들을 끌어올리는, 교류하면서 균형 있게 문화를 소통하게 하는 것은 참 좋은 일인 것 같습니다. "마을은 전통적으로 먹고 입고 자는 모든 것을 만들어내고, 일할 사람까지도 생산해내는 곳입니다. 책마을도 책방이든 도서관이든 자료관이든 모두 책을 소비하는 장이 중심이 되지만, 저는 그러한 책의 생태계에 생산도 함께 하는 구조를 담고 싶어요."-문제는 그런 구조을 유기적으로 조직하고 실행하는 일일 텐데요. "물론입니다. 생산 구조는 결국 이곳에서 책을 만드는 체험이 중심이 되는 형식이 될 텐데, 그런 구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봅니다. 실제로 작가들이나 편집자들이 일정한 기간에 모여 레지던스 프로그램처럼 머물면서 함께 작업하는 형식도 답이 되겠지요. 이 지역 아이들과 다른 도시의 아이들이 드나들면서 책을 만들어보고 글도 써보면서 글과 이미지를 다루어보는 경험을 한다면 그 어떤 체험보다도 이 아이의 삶은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것이 바로 소비와 생산이 결합된 구조의 미덕이겠죠."-출판캠프 이야기를 해보죠. 책을 만드는 체험의 의미나 가치, 특히 아이들이 그런 경험으로부터 얻는 것은 무엇입니까. "스스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혹은 사진을 찍어 자신의 책을 만드는 일은 가치 있는 일입니다. 저자가 된다는 일은 나의 좌표를 설정하고 내 주변을 확산시켜 가면서 나와 만나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살펴보는 일이지요. 그러니까 단순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사진을 찍는 행위의 의미를 넘어 내가 무언가의 주인공이 된다는 것, 내가 무엇을 써서 내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읽힐 수 있다는 의미를 갖게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저자가 된다는 것은 곧 자신의 삶을 객관화시키는 과정이라는 겁니다. 그런 체험은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근거를 제공해주죠."-아이들에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겠군요.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삶의 주인공이 되게 하는데 큰 계기를 체험하게 하는 것, 그것이 좀 더 근본적인 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책마을과 지역과의 소통은 어떻습니까. "이제 시작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고창에 책과 관련된 동아리가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책마을이 문을 열면서 동화 읽는 모임 같은 동아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 금요일에 첫 모임을 갖습니다. 작지만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것이 반갑죠." -책마을은 주민들의 참여가 가장 중요한 것 아닐까요. "주민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책마을의 의미는 없습니다. 이미 지역과 연계하는 작업은 시작됐어요. 출판캠프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요소들, 이를테면 볼거리 먹을거리 등은 지역을 이어주는 중요한 끈이 됩니다. 책마을은 책이 중심이 되는 공간이지만 체험을 다양한 형식으로 확산해서 지역과 만나는 통로를 개발하려고 합니다. 체험은 현장에 있는 주민들만큼 잘 할 수 있는 주체가 없죠. 가령 갯벌체험만해도 인근의 장호마을이 최고거든요. 주민들도 재미있어하고 규모는 작지만 경제적인 활동에도 도움이 되고요. 책마을은 출판을 지역 주민들의 삶과 결합이 되는 구조로 발전시켜나갈 생각입니다."-2006년부터 준비를 해왔다면 너무 더디가는 것 아닌가요. 혹시 운영재원 마련이 어렵습니까. "재원 확보는 중요하지만 우선되는 가치는 아닙니다. 학교 교사를 리모델링을 하면서 농진청의 지원을 받긴 했지만 운영은 자비로 충당하고 있지요. 리모델링도 아주 더디게 하나씩 하다보니까 답답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언제 끝나냐, 빨리 고쳐서 본격적으로 운영하라는 조언들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저는 책마을을 만드는 일은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더디더라도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 지역을 알고 지역이 한 몸이 되고 그래서 함께 이루어가는 그릇이어야 하니까요. 더 중요한 것은 그런 과정이 하나의 건강한 문화운동이 되어 다른 지역에도 확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책마을이 궁극적으로 마을을 살려내는 문화적 거점이 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여러 지역에 책마을이 만들어지면 좋겠군요.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 있습니다. 제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서울에서 출판경기 안 좋다고 죽네사네 하지 말고 지역으로 내려가라. 귀향도 좋고, 귀촌도 좋다. 일단 지역에 가면 발굴해낼 콘텐츠가 너무 많다. 발굴은 됐지만 유통이 안 되는 것도 많다. 출판기획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널려있다'구요."-아무리 콘텐츠가 많다해도 그것을 발견해 활용해야 가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렇죠. 지역의 콘텐츠로 문화상품을 만들 수도 있고, 지역에서 생산되는 모든 것들에 스토리텔링을 입힐 수도 있죠. 요즈음은 스토리텔링이 근본도 없이 그럴싸하게 붙이는 것 투성이입니다. 그러니 금방 사그라지고 말죠. 지역의 역사를 조명하고 스토리텔링을 만들면서 누군가 그것을 가지고 좋은 출판물을 만들고 확산시켜나가면 지역의 건강한 커뮤니티 비즈니스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그 중심적인 역할을 출판, 혹은 출판이 이루어지는 책마을이 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앞으로 그 역할을 '책마을 해리'가 증명해보이겠습니다."

  • 기획
  • 김은정
  • 2013.09.12 23:02

14. 무주초 - 변치 않는 교육 신념으로 '지역 최고 명문' 일궜다

개교 103주년을 맞은 무주초등학교(교장 조현종)는 무주에서 역사가 가장 오래된 명문학교 지존의 자리를 철옹성처럼 굳게 지켜왔다. 무주군 무주읍에 위치한 무주초등학교는 무주중앙초등학교를 비롯해 용포장백내도가옥대차오산분교장의 전신으로 학교의 산파역을 해왔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 교장의 부임이라는 불명예스러운 역사도 존재했지만 첫 한국인 교장으로 부임한 임종성 전 교장과 그의 바통을 넘겨 받은 김환형 전 교장이 장기 재직하면서 학교는 안정화 궤도에 올랐다. 학생수 급감으로 시골학교의 명운이 엇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무주초등의 아성(牙城)이 지켜질 수 있을 지 졸업생들은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 교훈 등 전통을 지켜온 학교 한때 변화를 주도한 무주초등은 이젠 전통에 충실한 학교로 정평이 났다. 1947년 김환형 전 교장이 제작한 교훈이 지금껏 유지되고 있는 유일한 학교다. 교훈인 '고운 마음씨, 깨끗한 맵시, 뛰어난 슬기'를 가리켜 조용현 교장은 "시대의 흐름을 뒤쳐진다고 여길 법한 슬로건이지만 지금껏 학교가 명맥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일관된 교육 신념과 철학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꽃이름을 딴 반도 그대로다. 학년별로 국화난초매화백합장미옥잠석류반 등 7개 반이 있었으나 최근엔 학생수가 줄어 국화난초반만 운영 중이다.반면 무주초등은 학업열로 시대를 앞서갔다. 1960년대 시작된 수준별 수업은 학생들의 학력 신장을 위한 자극제가 됐다. 동문들은 "무슨 반이었느냐에 따라 성적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기억했다. 한 반에 60~70명 씩 꽉 찬 학생들을 감당 못해 뒷동산 야외수업을 간다든가, 일주일 중 하루는 오전오후반 수업을 했을 만큼 이 명문 초등학교는 한때 학생들로 차고 넘쳤던 시절이다. 특히 체육대회가 열리는 날은 운동장이 인산인해가 됐다. 백경태 도의원은 "분교 학생들까지 운동장에 꾸역꾸역 몰려오는 통에 도시락을 들고 뒤늦게 찾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찾지 못해 쫄쫄 굶기도 했을 정도"라고 전했다.△ 정계 등 우수한 인재 배출도 숱하게 배출된 학생들이 우수한 인재 양성으로 이어졌다. 이 학교 졸업생 가운데는 김덕규 전 국회부의장(42회), 장세환 전 국회의원(53회), 김세웅 전 국회의원 및 무주군수(53회), 백경태 도의원(62회) 등 정계 인사가 유독 많지만, 문화예술계로는 우리나라 최초의 문학평론가 김환태(9회) 정도에 그친다. 백경태 의원 부자(父子)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무주초등을 졸업한 선후배. 조용현 교장도 무주초등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퇴임을 앞두고 고향에 살고 싶어 이사를 온 경우다. 다른 학교와 비해 총동문회의 활동이 두각을 보이진 않으나, 끈끈한 인연을 앞세워 지난 2010년 백경태 도의원을 주축으로 합심해 100주년 기념탑을 세웠다. 행정구역상 전북에 포함되나 생활권은 충청에 더 가까워 졸업생들이 갈수록 대전서울로 진학하는 분위기가 안타깝지만 특별한 대안은 없어 보인다. △ 학습 부진아 줄이기 위한 교육 무주초등은 지난해 도교육청으로부터 '학력 향상형 창의경영학교'로 지정됐다. 기초 학력을 높이기 위한 주제별 연구수업을 바탕에 둔 프로그램 개발로 학습 부진아 등을 줄이기 위한 프로젝트. 조 교장은 "학습권이 소외된 학생들이 갈수록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봤다.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자기주도적 학습 방법, 사이버 가정학습(전북 e스쿨)의 연계, 독서를 통한 글쓰기 교육 등도 학습 능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이다. 학교 폭력왕따 문제 해결과 같은 인성 교육을 특히 챙기는 조 교장은 "학교 폭력왕따 등과 같은 문제가 불거지게 된 근본 이유는 공동체 문화가 깨진 탓"이라며 "이전엔 동네별로 학생 등학교를 전담하는 애향단이 있을 정도로 합심하는 교육 공동체였다. 공동체 문화의 복원이 인성교육의 첫 걸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기획
  • 이화정
  • 2013.09.11 23:02

[26. 캠퍼스가 변화한다] 학생이 소비자 겸 판매자…대학 '생활협동조합' 신풍속도

대학생들은 대부분 학교 안에서 생활한다. 학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웬만한 물건은 학교 매점에서 사며 책이나 복사도 교내에서 해결한다. 술값이나 주거비를 제외한 생활비의 대부분을 학교에서 지출하는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생은 소비자이자 판매자인 셈이다. 대학 곳곳에서 생활협동조합(생협)이 붐을 일으키고 있다.대학가에서 '윤리적 소비와 지출'을 강조하는 생협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대학 내에서 이뤄진 소비의 이익과 결과물을 구성원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가 공감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 성공적인 사례가 이어지면서 생협 설립이 급격히 늘고 있다.현재 생협을 운영하고 있는 대학은 총 33개교에 이른다. 이 중 충남대 등 6개교가 지난해에 생겼다. 올해도 서울과학기술대와 고려대에 생협설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됐고 가천대, 한국과학기술원, 순천향대는 설립 발기인을 모으고 있다.대학 생협은 공동구매를 통해 싸게 물건을 구매한 뒤 거의 이익을 붙이지 않고 판매하기 때문에 시중보다 가격이 5~10%싸다. 이익은 대부분 학생과 학교 복지를 위해 사용된다는 장점 때문에 구성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생협을 들여다 봤다.-생협이 들어선 대학들조선대의 경우 해마다 5600만원을 학생 장학금으로 기부한다. 1998년 생협이 설립된 이화여대 역시 생협 모니터링단으로 활동하는 조건으로 매 학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50명에게 80만원씩의 장학금을 지급한다.이대 측은 운영하는 식당과 매점에서 판매할 상품을 학생들에게 공모해 실제 상품화하기도 한다. 학교마다 생협 운영 방식은 차이가 있다. 연세대는 큰 규모를 감안 약 20% 가량을 위탁으로 맡기고 있다. 반면 이대와 조선대 등은 최대한 직접 운영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서울대처럼 재단과 교수들이 학생과 함께 이사진을 구성한 곳이 대부분이지만 일부 대학은 학생 위주의 운영을 고수한다.생협이 모든 대학에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생협이 집중하는 사업들은 대부분 학교의 수익과 직결되는 매점이나 식당과 연계돼 있다. 생협이 출범하면 학교는 그만큼의 수익을 포기해야 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부 사립대에서는 생협의 출범을 막거나 대학 재단 측과 갈등이 빚어지기도 한다.2000년 생협을 만든 세종대는 대학 생협의 모범사례로 불릴 만큼 재기발랄한 사업으로 관심을 모았지만 2009년 재단 측이 생협사업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히면서 법정 소송으로까지 불거졌다. 현재는 재단 측이 생협의 교내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협약을 체결한 상태다.-전북대에도 들어선 소비자생활협동조합전북대의 경우, 1984년만 해도 4개였던 임대매장이 2009년에는 18개로 늘어났었다. 그러나 2009년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에서 이용률이나 서비스 질 저하 등이 지적되면서 대거 소비자생활협동조합(당시 전북소비조합) 직영체제로 전환됐다.당시 대학 본부측은 매장 이용률 및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 선호도가 높은 문구점과 서점, 복사실, 안경점 등을 제외한 임대매장을 모두 직영으로 바꿨다. 직영은 학교(소비조합)에서 직접 수익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직영으로 소비조합의 수익구조는 개선됐다. 그러나 대학 내에 대기업 자본이 무분별하게 침투하고 있는 것과 관련된 논란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전북소비조합에서 소비자생활협동조합으로 변화되면 뭐가 달라지나소비자생활협동조합은 지난해 5월부터 대학생협으로 이전됐다. 일반기업이나 기존의 소비조합과 달리 대학생협은 학생들이 운영주체로 참가할 수 있다. 기존의 소비조합은 교내 부속기관은 아니나 행정기구에 영향을 받으며 운영돼 학생들은 이용자로만 남는 형태였다. 이에 반해 생협은 생협 이사회에 학생이사가 참여해 학생들의 후생을 위해 활동하는 등 학생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조합 운영에 대한 의사를 전달할 수 있다. 대학생협은 대학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생활하고 있는 교직원, 학생들이 조합원이 돼 학교 후생복지시설 운영의 주체가 되기도 하고 생활의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는 단체다. 이전의 소비조합학교 행정조직과는 별개로 구성된 비영리법인으로 후생복지사업을 전담해 운영하고 있다. 대학생협 박재현 과장은 "조합운영에서 발생하는 잉여금은 총회를 통해 장학금, 발전기금, 시설제 투자 등 학내 구성원들의 복지를 위해 사용되고 일부는 조합원에게 출자금 등의 계획이 있다"고 전했다. -편리함 VS 소비문화조장대학 내 매장은 지역 상권 보호라는 지역사회의 책임과 수익성 확보라는 충돌되는 가치의 중간점에 놓여있다. 그렇기에 대학내에서는 생협에 대해 찬반의견이 엇갈린다.전북대 생협의 경우, 교보문고(서)와 CU(매점) 등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는 게 논란의 핵심이다.김지나(전북대 4)씨는 "대학도 시대에 맞게 움직여야 한다"며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면 의견조율과 충분한 설명이 선행돼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권연주(전북대 3)씨는 "대학 내 소비를 위한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어 멀리 나가지 않아도 캠퍼스 안에서 생활권을 형성할 수 있어 편하다"명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반면, 천지연(전북대 4) 씨는 "단순 상업시설을 늘리는 것은 별로 보기 좋지 않다"고 밝혀 부정적이었다. 이민주 (전북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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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0 23:02

제휴 통해 학생·상가 '윈윈' 할인혜택 이용방법 개선을

대학 학생회는 학생들의 복지 등을 위해 대학가 상점들과 협약을 맺기도 한다. 일명 사업 제휴로, 업소에게는 홍보 효과, 학생들에게는 가격 할인 혜택 등이 제공되는 등 상호 필요에 의한 윈윈전략이다. 전북대 총학생회 학생복지위원장을 만나 제휴사업에 대해 들어봤다. -제휴 사업은 어떻게 운영되나.△대학가 주변 기업이나 상가를 직접 방문해 협의하는 방식으로 업체들과 제휴협약을 맺고 있습니다. 총학생회 이외에도 총동아리 연합회와 단대 학생회 등이 제휴협약을 진행하고 있으며, 총학생회와 제휴를 맺고 있는 대학가 업체는 음식점, 미용실, 어학원, 휘트니스 등 총 18개입니다. -제휴 사업의 기대 효과는.△제휴사업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금전적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소비 생활을 제공해 주고자 하는 데 있습니다. 두번째는 제휴를 맺은 해당 업소의 저비용 고효율의 홍보 효과를 내는 것에 있습니다. 즉, 학생들은 다양한 할인·서비스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업체는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상호 간의 '윈윈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홍보를 조건으로 받는 후원금은 어떻게 이용되나.△후원금으로 현금은 받지 않고 상품권으로 대신 받습니다. 상품권은 축제나 학교 행사 때 이벤트성으로 학생들에게 전달되고 있습니다.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면.△제휴 사업은 주로 할인혜택을 조건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소량 품목을 고가에 판매하는 업체보다는 일부 금액을 할인하더라도 가능한 많은 손님을 유치하는 것이 유리한 식당 및 술집이 제휴 사업에 더욱 적극적입니다. 그러나 학생회 측이 제휴 업체에게 제공할 수 있는 것은 홍보 외에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이렇다 보니 다양한 업체들과 제휴 맺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 또 제휴를 맺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업체 특성별로 주말에 비해 평일 매출이 적은 업체는 평일에만 제휴 서비스를 이용하게 돼 있습니다. 아무래도 제휴를 맺는 해당 업체의 편의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러나 학생들 입장에서는 평일에만 이용되는 할인 혜택은 조금 불편할 수 있다고 생각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점은 업체와 학생회가 서로 주기적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민주(전북대 신방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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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9.10 23:02

[우리고장 명인명물] 진안 마이산 능소화 만개

영험한 도량, 마이산 탑사(주지 청파진성 스님) 경내 암마이봉 서측 깎아지른 절벽에 수 놓아진 '능소화'가 진안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하고 있다.탑사의 능소화는 한 여름이면 암벽 30여m에 1만 여송이의 탐스런 꽃을 피우는데, 주변 80여기의 돌탑과 어우러지면서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케 한다.절벽을 타고 오른 이 능소화 줄기는 낮에 보면 하트 모양을, 탐조등을 비춘 밤이 되면 도깨비 뿔 형태를 띄는 등 그 형상 또한 매우 독특하다.특히 일명 금등화(金藤花)라 일컬어지는 탑사 경내의 능소화는 최고 성장 높이인 10m를 훌쩍 넘겨 규모 면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암벽 흉부(7부능선)에 까지 다다른 능소화가 자태를 뽐낼 즈음(7~8월)이면 밋밋한 잿빛에 홍황빛의 물감을 흩뿌려 놓은듯, 몽환적인 풍경을 자아낸다.이 능소화가 심어진 것은 1983년.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탑사 주지인 혜명(80)스님이 낙석 방지를 위해 1년생 모종 20수를 식재한 게 기원이 됐다.그렇게 심어진 탑사의 능소화는 1년에 1m씩 자라 현재의 모습을 갖췄으며, 능소화를 접한 관광객들은 아름답고 이색적인 풍광에 매료되고 있다.탑사 측은 돌탑과 함께 마이산의 새로운 명물로 등장한 이 능소화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천연기념물로 등재할 복안까지 마련중에 있다.이와 함께 '소원바위'로 유명해진 솟대탑(천지탑) 주변에 3년산 3그루의 능소화를 더 식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를 통해 탑박물관 건립과 함께 이뤄질 힐링도량의 기반을 갖춰 명실상부한 세계 제일의 기(氣)찬 명상도량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게 청파진성 스님의 계획이다.청파진성 스님은 "살아 남은 12수의 능소화를 위해 1년에 10여 차례 자연거름(막걸리)을 주는 등 정성으로 관리하고 있다"면서 "현재의 능소화 풍광도 그런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한편 낙엽덩굴식물인 능소화는 중국이 원산지로, 주로 중부이남 절에서 관상용으로 심어왔으며, 10월 경이면 길고 네모진 삭과라는 열매도 맺는다. 꽃말로는 '명예', '자랑', '자만' 등이 있다. 또한 능소화는 통경약으로 산후병, 월경불순, 이뇨제, 해열제로 쓰였으며, 어혈로 인해 여자의 생리가 없는 증상 및 징가, 산후의 유방염에도 효험이 있다고 옛 문헌에 나와 있다.

  • 기획
  • 이재문
  • 2013.09.10 23:02

정읍시,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

농업농촌을 기반으로 하는 도시들은 인구감소와 관주도의 공동체사업 침체등으로 인해 활력이 저하되는 사회경제적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읍시는 사회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동력으로 주민이 주도하는 지역개발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이 중심이 되고 주인공이 되는 정읍형 마을만들기 사업을 통해 공동체 활성화를 도모해 지역발전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읍시민창안대회, 아파트공동체활성화 사업, 지방자치단체간 연계협력사업, 정읍슬로시티추진, 권역별 단위 종합정비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정읍시민창안대회= 지역사회에 내재돼 있는 잠재적인 역량을 끌어내 침체된 지역사회에 새로운 힘을 불어 넣기 위해 마을중심의 마을공동체와 창업 중심의 창업공동체 등 2개 분야로 진행한다.마을공동체와 창업공동체는 각각의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공동체의 건강하고 지속적인 유지를 위해 300만원을 지원해 교육과 훈련 등 연습을 해보는 '뿌리단계', 연습을 거친 공동체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4000만원 이내의 사업비를 지원해 사업을 실행하는 '줄기단계', 이러한 단계를 통해 조직과 운영이 탄탄한 공동체를 대상으로 도 단위 이상 공모사업의 자격을 부여하는 '열매 단계'로 진행된다.올해에는 전년도에 부족했던 교육의 과정을 보충해 '시민창안학교'를 9회에 걸쳐 진행했으며, 이를 수료한 공동체를 대상으로 실행계획 발표회를 거쳐, 마을공동체 14개, 창업공동체 13개 등 27개의 공동체를 선정해 뿌리단계를 진행했다. 지난달 29일~30일 이틀간에 걸친 최종발표회를 통해 2014년 줄기단계 대상자 8팀(마을공동체 4, 창업공동체 4)을 선정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사업= 지난 5월부터는 도시지역의 아파트 공동체문화 활성화를 위해 4개의 아파트단지를 선정해 활성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은 주민간 소통문화 조성을 위한 어울림문화 프로그램, 함께하는 공동체조직구성, 공동의제 찾기, 공동체 활성화 기획 및 실행하기 등 단계별로 추진했다.내장상동의 엘드수목토아파트는 지난 30일에 '들썩들썩 수목토 축제'를 개최했으며, 엘지아파트는 10월경에 '두근두근 엘지아파트 축제'를 개최한다. 그리고 연지동 신흥단풍아파트와 초산동 현대아파트는 아파트 주변 공한지를 이용해 '공동 텃밭가꾸기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지방자치단체간 연계협력사업,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 사업 선정= 대통령 직속위원회인 지역발전위원회에서는 공동체활성화를 통한 지역의 활력을 높이고자 하는 정읍시의 노력을 높이 평가해, 정읍시와 고창군이 연계협력해 2015년까지 추진하는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 운영사업'에 총사업비 16억원중 국비 15억원을 지원했다.양 자치단체는 지난달 27일 정읍시청에서 김생기 시장과 이강수 군수가 참석한 가운데 메이플-스톤 공동체지원센터 운영에 관한 협약식을 갖고 상호 적극적인 협력을 다짐했다.올해 센터조성을 시작으로 내년부터 2년간 광역창안대회 개최, 지역공동체 주체양성 교육, 지역공동체 신규사업 발굴 및 지원, 사회적경제 교육, 지역공동체 네트워크 구축, 성공적인 시장진입을 위한 맞춤형 창업보육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정읍슬로시티 추진= 정읍시는 공해 없는 자연 속에서 전통문화와 자연을 잘 보호하면서 자유로운 옛 농경시대로 돌아가자는 느림의 삶을 추구하는 국제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지역주민이 중심이 돼 지역의 역사, 문화, 자연자원을 보존하고 활용해 주민의 삶의질 향상 및 농촌활력을 도모하고자 실시하는 '전북형 슬로시티 예비지구'로 영원면이 선정됐다. △권역별 단위종합정비사업= 태산선비문화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은 68억원이 투자된 사업으로 2013년도에 준공해 지금은 태산선비마을 영농조합법인에서 위탁을 받아 운영중이다. 원촌마을 두부사업단, 농경문화체험사업단, 고현향약전통혼례사업단, 농촌유학협의회사업단, 태산원예생산자협의회사업단, 태산풍류공동체사업단 등 6개 사업단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시의 보조를 받지 않고 독립채산제로 운영되는 태산선비문화권역은 정읍교육청과 협약을 맺어 학생들의 방과후 체험학교로 운영되고 있으며, 가족단위 또는 학급단위의 체험 방문객들이 지속적으로 방문하고 있다. 백연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은 2015년 준공을 목표로 신태인읍 백산리와 연정리 9개마을이 참여한다. 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기초생활기반확충사업으로 마을안길정비, 빈집정비, 마을회관, 마을쉼터 등이 추진된다.소성면 신천리, 보화리, 중광리의 6개마을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꽃두레권역단위 종합정비사업은 64억1000만원이 투자되는 사업이다. 2016년 완공을 목표로 기초생활기반 확충으로 커뮤니티센터, 소공원, 마을회관, 마을안길 정비 등이 추진되며, 지역소득증대사업으로 복분자 착즙시설, 잡곡가공시설, 쌀저장시설, 음식체험장, 생태학습체험장이 추진되며, 지역경관개선 및 지역주민역량강화 사업을 병행해 추진한다.태인소재지 종합정비사업은 2016년 준공을 목표로 태인면 태창리와 태성리 등 11개마을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다. 70억원을 투입해 태인면 시가지 정비, 공동주차장 설치, 다목적회관 및 야외공연장 설치, 레포츠 시설 등 기초생활기반 확충사업과 더불어 지역경관개선 사업으로 문화재 보호구역인 하연지 연못 구름다리 설치 등이 진행된다.

  • 기획
  • 임장훈
  • 2013.09.1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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