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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을 세계복합유산으로 - 23. 전문가 좌담회

지난 5월부터 시작된 지리산 세계복합유산 기획취재 과정에서 수많은 논의들이 오갔다.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는 어렵다는 의견부터, 지리산의 장점을 살리는 연구를 진행해 차근차근 준비해야한다는 주장까지 의견이 분분했다. 하지만 이는 지리산의 세계복합유산 등재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나온 이야기들이었다. 누구도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서 가치가 없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다만 등재 전략논리를 더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지난달 15일 열린 지리산 세계복합유산으로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주장도 대동소이했다.△사 회 = 김재호 선임기자 △토론자 = 이병채 남원문화원장, 우두성 구례문화원장, 서정호 순천대 교수, 최원석 경상대 교수, 유인학 전 국회의원, 김인태 전북도 문화예술과장△세계복합유산로서 가치와 등재 과정사회= 그동안 기획 취재를 진행하면서 가능하면 다양한 자연경관부터 동식물, 문화역사종교 등 많은 부분을 다루고 싶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여기 참석하신 분들도 그간 많은 도움을 주셨지만 생각만큼 많이 지면에 반영되지 않은 점을 양해해 주시길 바란다. 먼저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는 과정과 지리산이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대해 의견을 말해달라. 서정호= 우리나라 세계유산 가운데 자연유산은 한 개에 불과하다. 자연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는 데는 최소 5년이 걸리는데 제주도가 지난 2001년에 신청해 2007년에 됐다. 제주도는 먼저 시군에서 도에 의견을 올렸고 도는 이를 모아 문화재청에 세계유산으로 등재해 줄 것을 요청했다. 문화재청은 심사를 거친 뒤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올려 최종 등재됐다. 하지만 지리산은 여러 가지 요인에서 뒤쳐져있다. 언제 세계복합유산으로 추진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복합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사전 조치들을 미리 해놔야 한다.유인학= 지리산을 세계복합유산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지리산이 솔직히 말해서 중국의 황산처럼 웅장한 경관을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연을 보는 시각에서 보자면 지리산의 위치가 가장 기후변화가 심한 아열대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동식물, 수산 자원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우리가 제대로 보전하고 알린다면 충분한 가치가 인정될 것이다. 또 문화적 가치는 아주 독특하고 무속 신앙, 유교, 불교 등 종교 유산은 너무 많아 손에 꼽기도 어렵다. 이와 함께 지리산은 고려 말부터 동북아의 큰 정치나 변화기에 어김없이 국제적 전쟁터였다. 고려 말 왜구의 침략부터 임진왜란, 동학농민운동, 한국전쟁까지 수많은 전쟁을 거치면서도 보존된 자연과 문화 유산 자체가 세계유산으로 충분히 가치를 지닌다. △등재 추진 전략은?사회= 지리산의 세계복합유산 등재가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게 공통된 의견 같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추진 전략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로 귀결된다. 유인학= 몇몇 학자들이 지리산을 종교유산으로 세계유산에 등재하려고 하는데 이는 실패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우선 이들의 연구 결과는 지리산의 가치에 대해 너무 과소평가한 측면이 있다. 또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사례지만 특정 종교로 세계유산을 신청한다면 반대할 단체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면 추진도 해보기 전에 지리산의 가치는 사장될 것이다. 최원석= 종교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할 당시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은 지리산이 가진 세계유산의 가치 가운데 어떤 유산으로서 가치가 가장 뛰어난지 전반적인 검토를 했다. 그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지리산의 다양한 유산이 굉장히 복합적으로 용광로처럼 융합돼 있다는 점이었다. 이 때문에 어느 하나 탁월한 가치를 끄집어내기 힘들었다. 이런 상태에서 과연 연구단에서는 어떤 전략을 수립할 것인가 고민하다 문화경관으로 문화재청에 등재를 신청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다. 우리가 지리산이 복합유산으로서 과연 가치가 있는지 현실적인 판단을 해야 했고, 복합유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생물권보존구역문화경관역사경관 등 한 걸음씩 차분히 준비해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유산들도 대부분 이 과정을 거쳐 등재된 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서정호= 지리산이 절대 복합유산 대상이 아니다라고 결정한 것이 아니다. 명칭문제는 지리산을 세계복합유산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단계적 전략을 짜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언제든지 세계복합유산 추진으로 바꿀 수 있다. 다만 세계복합유산으로 가기 전까지는 여러 단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이 과정에서 제기되는 명칭 문제는 논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지리산이 생물권보존구역, 문화경관 등 아무것도 확정된 게 없다. 이 부분부터 하나씩 추진해 나가면 세계복합유산 등재로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자치단체 및 중앙정부 협력 강화해야 사회= 중국 무이산에 다녀온 결과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자치단체 및 중앙정부 간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 무이산의 경우 등재 추진 과정에서 지방정부 간 동의를 이끌어 내는 일이 무엇보다 어려웠다. 지리산에도 케이블카, 댐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어 앞으로 추진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우두성=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케이블카와 댐 문제다. 두 개의 사안을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생각이 많이 다르다. 또 해당 자치단체장의 첨예한 시각차도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이들의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한 과제다. 구례의 예를 들면 지난 2004년 수달보호구역을 지정할 때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그간 각종 반대에 부딪혔지만 지역 시민과 환경단체가 간담토론회를 통해 의견 조정을 이룬 결과다. 이로 인해 구례는 청정이미지를 얻었다. 또 반달곰 사업을 할 때도 재산권 침해 등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현재는 반달가슴곰 때문에 60명의 일자리가 생겼다. 이와 함께 여러 언론에서 반달곰에 대해 보도해 엄청난 지역 홍보가 이뤄졌다. 이병채= 남원에 있는 국립공원연구원이 내년에 원주로 이전을 한다. 연구원에는 지리산권 뿐만 아니라 전국 국립공원의 동식물 자료 등이 방대하게 있다.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가려면 국립공원연구원이 현 위치에 있는 게 도움이 많이 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는 동식물을 보존하려는 의지도 중요하게 보기 때문이다. 또 국립공원연구원이 지리산권에 자생하는 동식물 연구를 통해 자료를 만들기 위해 남원, 구례, 산청 등 관련 자치단체에서 2000만원씩 편성했다. 하지만 이 예산도 다른 곳에 쓰려고 하는 게 현실이다. 이는 자치단체간은 물론이고 지리산권에 있는 여러 단체의 의견이 잘 모아지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유인학= 자치단체의 소극적인 자세도 문제다. 지리산의 가치를 잘 모르고 다른 것들을 세계유산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사안의 중요성을 판단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몫이지만 지리산의 가치는 현재 대한민국 뿐만 아니라 세계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김인태= 전북이 절대 소극적인 것이 아니다. 서원과 백제문화 등으로 세계유산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는 전국 3~5개 자치단체가 협력해 이뤄낸 결과다. 케이블카와 댐 문제 등이 지리산 세계복합유산 추진에 걸림돌이었고, 이에 대한 자치단체들 간의 협의가 전무한 상태였다. 케이블카의 경우 오히려 서로 유치하려고 하는 상황이 아닌가? 또 지정 추진 과정에서 주민들의 동의 절차 등 많은 부분이 미비했다. 이런 절차들을 거치고 주민들의 동의를 이뤄내는 과정이 같이 가야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과제는사회= 지리산의 가치는 충분한데 여러 가지 문제들이 세계복합유산으로 가는데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앞으로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원석= 지리산이 되기 위해서는 네 개의 바퀴가 필요하다. 지방자치단체, 주민, 언론 사회단체, 연구진 학자들이다. 지리산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는 연구, 지방자치단체의 협력, 주민 동의, 언론의 관심 등 어느 하나 따로 굴러가서는 절대 세계복합유산이 될 수 없다.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이 네 바퀴가 잘 굴러가게 해야 하고 이 과정 자체가 세계유산감이다. 이병채= 현재 댐 저지운동은 실상사 도법스님을 중심으로 한 사회단체 생명연대가 주도하고 있다. 우리도 관심을 가지고 이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지리산을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보존하려는 노력을 유네스코에서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인태= 이번에 한국의 서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잠정목록에 올라간 만큼 전북도도 다음에 어떤 것을 세계유산으로 추진하는데 관심이 많다. 자치단체 간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 주도로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반드시 진통이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교수님의 말씀처럼 네 바퀴가 동시에 잘 굴러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끝〉v:* {behavior:url(#default#vml);}o:* {behavior:url(#default#vml);}w:* {behavior:url(#default#vml);}.shape {behavior:url(#default#vml);}※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김정엽
  • 2013.12.10 23:02

새만금 MP 조기개발 보완

새만금 종합개발계획(MP)이 수익성 확보 방안을 보완해 대규모 투자자를 끌어들인 뒤, 조기개발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조정된다.새만금개발청이 최근 국토연구원에 새만금MP 보완용역을 의뢰한 가운데 △민간 투자유치 활성화 방안 강구 △사업성 제고를 위한 계획 보완 △계획 수립 이후의 여건변화 반영 등 크게 3가지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우선 민간투자유치 활성화를 위해 FTA 확대, 한류 확산에 부응해 새만금이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방안과 투자인센티브를 기업 맞춤형으로 다양화하는 방안 마련을 주문했다.대내외적으로 투자유치를 촉진할 수 있는 차별화된 홍보방안은 물론, 사업추진 과정 및 투자자 성향 등을 고려한 투자유치 전략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사업성 제고를 위해서는 개발계획 수요반영 등을 통해 토지이용계획 및 사업 추진단계 등을 검토하고, 공공부문의 참여 등 사업 추진방식에 대한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관광공사 등 공기업이 각각 새만금 복합도시와 관광용지 등에 사업시행자로 참여하는 방안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져 주목받고 있다.그동안 도는 정부에 사업성 제고 방안으로 개발비용의 국비지원을 확대해 민간사업자 부담을 덜고, 녹지비율을 조정해 개발가능 부지를 확대해줄 것 등을 요청해왔다.개발청은 또, 이번 용역에서 새만금개발청 출범에 따른 일원화된 사업추진 체계 구축과 방수제 축조, 매립토 확보, 해안방재림 조성 등에 대한 해법 마련도 주문했다.현재 새만금지구 관광용지와 생태환경용지, 농업용지, 산업용지, 과학연구용지, 신재생에너지용지 중 개발이 진행되는 곳은 산업단지와 관광단지 2곳에 그치고 있다.

  • 기획
  • 구대식
  • 2013.12.09 23:02

취임 보름 정완택 전북도 소방본부장

“효율적인 현장대응과 적극적인 소방행정으로 전북지역을 대한민국 최고의 안전행복도시로 만들겠습니다.”지난달 21일 취임한 정완택 전북도 소방안전본부장(소방준감)의 포부다.정 본부장은 취임사에서 “재난예방을 위한 안전관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화재 등 각종 재난으로부터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달 6일 취임 보름째를 맞이한 정 본부장을 만나, 그동안의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오늘(12월 6일)로 취임한 지 보름째가 됩니다. 현재까지의 소감은.“공직 생활 중 처음으로 고향에서 근무하게 된 것에 대해 기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도민과 지역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자리에서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전북소방을 이끌지에 대한 고민도 컸던 시간이었습니다. 들여다보면 전북의 소방인력,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형편입니다. 이 같은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 부처 및 전북도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겠습니다.”- 취임사에서 효율적인 현장대응과 적극적인 소방행정 실현을 약속했는데.“도정의 주요 방향이 민생안정 및 일자리 창출입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화재 등 각종 재난사고로부터 도민의 안전 확보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도민들이 맘 놓고 생업에 종사해야, 도의 발전도 따라온다고 여깁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 (직원들이)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주력하겠습니다.”- 음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구조·구급대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크게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특히 구급대원 수당이 10년째 동결됐습니다. 이들에 대한 처우개선 방안이 있다면.“구급대원들의 수당은 정책적으로 인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노후화된 소방장비 등의 교체를 위해서도 다각적으로 그 방안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다만 소방관들의 개인장구의 경우 아직까진 부족한 면이 많지만, 어느정도 확보됐다고 생각합니다.- 전북 혁신도시 조성, 전주 신시가지 확장 등에 따라 소방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신규 119안전센터 설립에 관한 계획이 있다면.“이와 관련해 이 문제를 다룬 전북일보 기사(11월 18일자 6면)를 봤습니다. 신규 119안전센터 설립의 필요성에는 동감합니다. 내년 추경 예산에 설계비를 반영, 빠른 시일내에 전주 신시가지에 안전센터가 신설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또, 혁신도시에는 이미 안전센터 부지가 용도 지정돼 있습니다. 도시가 조성되는 상황을 봐서 센터 및 인력 배치 등에 관해 도와 심도 있게 논의하겠습니다.”- 이달 2일 도내 각 소방서 서장들과 함께 겨울철 소방안전대책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현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방활동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 발 앞선 초기 대응으로, 더 큰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겠습니다. 또한 화재·폭설 등 각종 사례를 분석, 그에 맞는 예방·대응 태세를 갖추겠습니다. 이와 관련, 전북도 및 전북지방경찰청 등 유관기관의 소통도 강화하겠습니다.”- 화재나 구급 상황에서 5분 안에 현장에 도착해 상황에 대처해야 최대한의 피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를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소방출동로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선 소방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소방출동로에 대한 국민들의 의식이 아직은 낮은 편입니다. 무엇보다 국민들의 협조와 의식 변화가 가장 중요합니다. 구조·구급차량이 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 대응 태세를 갖추기 위해서는 소방출동로 ‘길 터주기’가 생활화돼야 합니다. 이에 각종 매체를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하겠습니다. 또한 과태료 부과 및 계도 조치 등 제도적인 차원으로도 접근, 원활하게 소방출동로가 확보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이 있다면.“화재를 비롯해 각종 사고, 재난은 소방서나 소방본부 일부의 관련 업무 부서에서만 노력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화재 등은 일상생활에서의 부주의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민 모두가 재난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 중요합니다. 더불어 도 소방본부는 최근 많은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는 소방안전체험관의 활성화 등을 통해 어린 학생들이 재난상황과 소방관 업무 등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더해지면서, 전북소방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감도 커졌습니다. 우리 소방은 도민 여러분 가정의 행복과 평안을 위해 더욱 열심히 업무에 임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보내주신 사랑과 신뢰를 바탕으로 매일매일 새롭게 거듭다는 전북소방이 되겠습니다.”● 정완택 본부장은 공직 28년…실무 탄탄, 균형잡힌 리더십 인정정완택(57) 전북도 소방안전본부장은 정읍시 감곡면 출신으로, 부안제일고와 한국방송통신대(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충남대와 대전대에서 각각 행정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1985년 2월 소방간부후보 4기로 소방에 입문한 후 강원도 동해소방서, 충남 공주소방서장, 충청소방학교장, 소방방재청 기획재정담당관, 부산소방본부 소방행정과장을 지냈다.정 본부장은 실무경험에 바탕을 둔 균형 있는 시각과 리더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또, 격의 없는 소탈한 성격으로 덕망 등에서도 좋은 평판을 받고 있다. 국무총리, 대통령표창을 받았다.28년 공직생활 중 처음으로 고향인 전북도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도민들이 맘 놓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그는 “시시각각으로 닥쳐오는 재난·재해상황 속에서 소방관들의 노고가 그 어느때보다 많다”면서 “도민들의 성원과 지지가 절실하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내 고향의 안전을 지키는 최일선에 서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현장 대응과 소방행정 실현으로 살기 좋고, 안전한 전북도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다짐했다.

  • 기획
  • 최명국
  • 2013.12.09 23:02

지리산을 세계복합유산으로 - 22. 중국무이산 ⑷ 변화상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무이산을 둘러싼 이해관계인들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될 경우, 재산권 행사 등에서 많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기우에 불과했다. 주민 갈등재정 문제지방정부 간 불협화음 등을 이겨낸 결과, 자연도 보호하고 관광주민 소득 증대로 이어졌다.△관광수입증대23만여명의 인구가 살고 있는 무이산시의 지난해 지역내총생산(GRDP)은 150억 위안(2조6128억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관광산업과 농업의 비중은 90% 이상을 차지한다. 변변한 공장 하나 없이 이뤄낸 놀라운 결과다. 또 관광차(茶) 산업으로 올린 수입은 대부분 지역 주민들에게 돌아간다. 외부 자본의 유입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입장권 판매기준으로 63만명의 관광객이 무이산을 찾아 1억2000만 위안(208억원)의 입장 소득을 올렸다. 하지만 10년 새 이 수치는 4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50만명의 관광객이 찾아 5억 위안(869억원)의 입장 수입을 올렸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는 공원 구역 내 입장한 관광객 외에도 300여만명이 더 무이산 일대를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관광객 증가는 주민들의 생활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무이산시 인구 23만명 가운데 80% 정도가 요식업, 숙박업, 관광 가이드 등 관광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 전에는 임업농업축산업이 주 수입원이었다. 무이산 현지에서 가이드를 하고 있는 후위안씨(46)는 등재 후 관광업으로 수입이 증대되자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오기 시작했고, 현재 농사를 짓는 것보다 4배 가까이 수입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대홍포차대홍포차(大紅袍茶)는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 전에도 중국의 10대 명차 중에 하나로 이름을 날렸다. 등재 이후 청정지역에서 생산됐다는 이미지가 더해지면서, 지난 2002년 대만에서 열린 차박람회에서 20g에 20만8000위안(3600만원)에 팔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초 보호 구역 안에서 대홍포차를 재배하던 이주민들은 중국 정부의 이주 계획에 반발했었다. 하지만 차 농업을 중심으로 한 이주단지 건설과 보호 구역 내에서 계속해서 차 재배를 허용하는 조건으로 이주 계획을 받아들였다. 그 결과 이주민들에게 대홍포차는 최고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 무이산시 지역내총생산(GRDP) 150억 위안(2조6128억원) 가운데 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10.6%(16억 위안)에 달한다. 대홍포차는 무이산 지구에서도 화강암이 풍화돼 만들어진 곳에서 나온 것이 최고의 가치가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홍포차는 중국 내에서도 귀빈들을 접대하는 데 사용된다. 이 때문에 이주민들 중에는 홍콩 등 중국 내 타 지역으로 진출, 합작회사를 설립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 위저관 위원장 "주민 신뢰형성, 등재에 결정적 역할"주민들에게 제시했던 약속을 지킨 결과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됐고 이후의 삶의 질도 향상됐습니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 위저관 위원장은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려면 주민들에게 실현 가능한 비전을 제시하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리회사의 성격을 띤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에는 현재 60명의 직원과 2300여명의 관리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이 중에는 이주민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는 게 위 위원장의 설명이다.무이산은 주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어요. 입장 수익 등으로 올린 수입 중 일부는 마을발전기금으로 사용하고, 차 산업에 종사하지 않는 이주민들은 대부분 관리 인력으로 채용했습니다. 무이산 지구에서 이주한 주민들은 모두 5800명이다. 이들이 머물 수 있는 마을을 건설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380억원이다.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갔지만, 무이산풍경명승구 관리위원회의 연간 관리비용 200억원 중 상당수를 이주민들에게 지급할 보상금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주민들은 차 산업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보상금까지 더해지면서 무이산 지구에서 가장 잘 사는 부류에 속한다. 이제는 무이산이 국제적 관광지로 거듭나야 할 때입니다. 그간 눈부신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나 내국인 수요가 대부분으로 언제 한계점에 다다를지 모르는 상황이니까요.위 위원장은 단순히 눈 구경만 하던 관광에서 인문문화적 관점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무이산 관광산업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면서도 참고해야 할 대목이라고 조언했다.

  • 기획
  • 김정엽
  • 2013.12.06 23:02

위용 드러내는 '고창 복분자클러스터'

민선4~5기 고창군과 이강수 군수의 최대 역점사업 중 하나인 복분자클러스터 조성사업이 복분자 연구소, 생산시설, 테마파크, 웰빙센터(건립중), 농공단지, 캠핑체험장 등을 갖추고 그 위용을 드러냈다.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2014년까지 715억 원을 투입하여 복분자와 복분자 관련산업을 집적화시켜 식품복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전략산업이다.7개 사업을 한 곳에 집적화하는 이번 사업은 단순한 클러스터가 아닌 연구생산가공유통과 함께 관광과 체험요소를 강화한 명품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이다.황토땅에서 해풍을 맞고 자라 당도가 매우 높고, 항암효과 등 탁월한 효능을 가진 고창복분자를 이용한 다양한 복합사업을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는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온 군민의 관심과 기대속에 추진되었다. 이번 사업이 마무리되면 그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되어 현재 1500억 원의 복분자 시장을 뛰어 넘어, 3000억 원 시장을 선도하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품질친환경 재배로 고부가가치 창출= 고창복분자는 1960년대에 처음 재배를 시작하여 2004년에 복분자산업특구로 지정됐다. 고창에서 생산되는 복분자는 재배면적이 861㏊로 전국대비 31%에 이른다. 타지역의 복분자와 다른 특이한 맛과 향을 가지고 있으며, 폴리페놀 성분이 2배이상 높게 함유되어 있다. 고창복분자 공동 브랜드 선연은 고창 지역에서 생산됨을 인증하는 지리적 표시 인증을 획득했으며, 2008년부터 5회 국가브랜드 대상과 3년 연속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대상을 수상한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 브랜드다. 군은 복분자 제품의 고부가 가치창출을 위해 프랜차이즈 마케팅 및 국내외 시장 개척에 나섰으며, 이를 위해 바이어 초청 행사, 박람회 참가 등 마케팅 활동이 분주하다.군이 복분자를 기능성 제품 및 기능성 원료로서의 새로운 소비처 창출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관내 73개소 가공업체에서 복분자주, 잼, 청, 음료, 한과, 사탕, 젤리 등 건강기능성에 대한 과학적 규명을 거친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 복분자 산업 중추 역할 고창복분자연구소= 지난 2008년 지식경제부 공모사업으로 설립된 고창복분자연구소는 올해까지 16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한 가운데, 연구소 건립(2011년) 및 연구장비 등을 갖추고 복분자를 이용한 다양한 제품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현재까지 가공업체에 13건의 기술 이전과 31건의 연구개발, 복분자와 식초의 품질특성과 황산화활성 외 8건의 논문발표, 학술발표 39건, 특허출원 21건, 상표등록 23건 등 괄목할 만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연구소는 전북복분자식품사업단과 공동으로 식품의 안전성 요구 및 건강기능식품 수요확대 등에 대처하는 고품질 안전식품제조를 위한 복분자공동가공센터를 건립 중이며, 지역특화기술융복합연구지원사업인 특화자원(복분자, 홍삼) 융복합 연구와 지역특화자원 발굴 및 효능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신제품 개발과 제품화 추진, 신규 창업을 위한 컨설팅, 제품개발 지원과 기업의 애로기술 등을 해결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복분자와 풍천장어의 만남, 웰빙식품센터 건립= 웰빙식품센터 건립사업은 2014년까지 179억 원을 투자하여 풍천장어웰빙식품센터와 복분자체험시설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풍천장어웰빙식품센터에는 복분자와 풍천장어를 활용한 식품개발실, 양식기술 개발실, 마케팅 및 유통 지원실, 생태 홍보관, 식품가공관 등을 갖추게 되며, 복분자체험시설에는 전시홍보관, 식물원, 복분자체험장 등이 들어선다.풍천장어 웰빙센터와 복분자체험시설이 완공되면 풍천장어와 복분자의 만남으로 전국적인 미식가와 식도락가들을 위한 공간, 장어의 일대기를 감상할 수 있는 공간 등이 마련되어 고창복분자와 풍천장어산업을 융합 발전시키는 거점단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복분자 농공단지 조성= 복분자 농공단지는 부안면 용산리 일원 196,680㎡(분양 면적 140,520㎡)에 복분자를 원료로 하는 제품의 가공생산시설의 집적화를 위해 조성됐다. 앞으로 복분자 관련 식료품 및 음료제조업, 창고, 운송관련 서비스업 등을 유치하여 전략산업인 복분자의 수요를 창출하게 된다.또한 기업 유치를 통해 500여 명의 고용 창출과 복합(테마+가공+생산+유통) 산업화를 통한 고소득 창출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수 고창군수 "새만금 관광과 연계 명품 체험지로 육성"고창복분자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단순한 클러스터가 아닌 연구, 생산, 가공, 유통과 함께 관광과 체험요소를 강화한 명품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사업입니다.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새만금 관광벨트와 연계하여 고창복분자와 함께하는 많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최적의 체험 관광지가 될 것입니다.이강수 군수는 전국 복분자 생산량의 31%를 차지하는 고창복분자 산업의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 저장 및 가공시설 클러스터 구축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웰빙시대에 맞는 기능성 복분자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개발과 생산관리로 고창복분자 산업의 고부가 가치화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고창군이 농업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대한민국 대표브랜드 대상을 5회나 수상한 고창 복분자를 전략산업으로 집중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복분자는 4200여 재배농가가 연간 3,600여 톤(재배면적 861㏊)을 생산, 1인당 700여 만원의 농가소득을 올리는 대표 작물로 자리잡았다. 이 군수는복분자산업의 발전은 기후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고품질 신품종 개발과 복분자를 이용한 다양한 기능성 제품 개발에 있다.며 고창복분자연구소의 다양한 개발품들을 관련산업과 연계하여 재배, 유통마케팅, 체험관광까지 통합하는 6차 산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고창군은 고혈압, 협심증, 심근경색 및 동맥경화 예방 등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기호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고품질 고창복분자의 안정적인 생산과 가격안정을 위해 재배면적을 확대하고자 신규식재 인건비, 방제약제 지원, 비가림시설을 확충하고 있으며 기후와 재배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고품질 신품종을 개발, 보급하고 있다. 또한 세계화 전략을 위해 해외시장 개척사업인 해외바이어 초청행사, 해외 판촉행사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인증마크인 BR로고를 부착, 수출하게 되면 더욱더 소득향상과 지역경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군수는 대기업의 복분자 시장 진입으로 인해 지역산업이 많이 위축되었다며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타 지역의 여러 연구소와 긴밀한 네트워킹을 통해 장기적으로 고창복분자의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 기획
  • 김성규
  • 2013.12.05 23:02

23. 진안초 - 광복 뒤 여학생반 따로 수업 '시대 앞선 교육'

진안초등학교(교장 박병래)의 얼굴은 학생 오케스트라다. 박병래 교장은 부임한 뒤 진안초 하면 연상되는 게 뭘까를 고심했다. 소외지역에 가까운 진안초 학생들의 문화적 감수성을 깨워주기 위해 창단된 학생오케스트라가 대안. 2012년 첫 발을 디딘 학생오케스트라는 벌써 진안의 축제는 물론 행사장에 초청되는 귀한 손님이 됐다.△ 여성 인재 앞장선 진안초개교 102주년을 맞는 진안초는 졸업생이 2~10명 안팎인 진안연장진안서진안남(반월)초교가 합쳐진 학교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오가던 진안초는 1만 2128명(2월 기준) 졸업생을 배출했으나 현재 전교생이 330여 명에 그친다. 진안초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기억하는 이들은 많지 않지만, 향토사학자 최규영씨(47회)가 팔소매를 걷어부친 끝에 올해 진안초등학교 100년사가 발간됐다. 100주년 기념 행사 때 맞춰 출간하려던 계획이었으나 자료 수집이 어려워 2년이 꼬박 걸린 셈이다. 100년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전 군민들이 모여들어 축제처럼 열린 운동회, 삼삼오오 달뜬 표정으로 떠나는 소풍길, 경범죄 처벌법 준수하여 명랑 사회 이룩하자는 팻말을 들고 나서는 질서유지 캠페인 등은 지금은 생경한 장면들이다.진안초는 일찌감치 여학생 반을 따로 만드는 등 시대를 앞서간 학교이기도 했다. 송남오 전 진안부군수(39회)는 광복 후 학업을 다시 시작한 학생들로 인해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공부했다. 그 가운데 여자반이 따로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재명 진안문화원장(54회)도 여학생들은 그러나 여자라는 이유로 집안일을 도맡아 하면서 학교를 다녔다. 그 억척스러움이 오늘날 대한민국의 위대한 아줌마, 위풍당당한 어머니를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 정계교육문화계 동문기반 탄탄진안초의 자랑스런 동문은 이옥동 전 국회의원(24회)이 대표적일 것이다. 이 전 의원은 일본 유학생 시절 항일운동을 하다가 체포 돼 전주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는 등 시대정신을 보여준 지식인으로 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스물일곱에 국회의원 뱃지를 단 전휴상씨(35회) 역시 3선 국회의원이라는 보기 드문 영광을 누렸으나 일찍 운명을 달리 해 아쉬움이 적지 않다. 둘 다 39회 동기로 진안부군수를 거친 송남오씨와 반상석씨(전 정읍부시장)도 진안초의 든든한 조력자다. 진안초 총동문회장을 맡고 있는 윤석정 국제해운 대표(39회)는 목포해운항만청장을 지낸 공직자이나 이운룡 전 중부대 교수(40회)와 함께 문화계 인사로 분류된다. 윤 대표는 이 전 교수와의 인연으로 지역 문화계에서 보기 힘들게 통 큰 메세나를 지원, 국제해운문학상을 제정해 귀감을 사고 있다. 도내 최초로 여성 교육장을 한 김정자 전 진안교육장(43회)의 배출은 여성 인재 배출에 앞장서온 진안초의 자랑이며, 육군사관학교 출신 정충열 육군 준장(59회) 역시 진안초의 또 다른 자부심이다. 모교 출신으로 진안초 교장을 지낸 김창현씨(46회), 진안초에서 교장을 하지 못한 게 아쉬움으로 남는 성귀자(47회)씨도 교육계 인맥이다.△ 수업 혁신으로 힐링 프로젝트 진안초는 혁신학교가 아니다. 그럼에도 수업 혁신이 이뤄진다. 전북교육청이 지난해 진안초를 JB초등교육과정 우수학교 1위로 지정한 이유다. 교사들의 자발적인 수업 혁신은 이제 학생학부모교사 모두가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고 있다. 다른 학교에서 1~2회에 그치는 공개수업을 5회까지 늘려가며 시작한 것은 교사가 아닌 학생 관찰. 부모의 이혼으로 짜증이 잦거나 학업에 산만한 학생들이 교사들의 노력으로 밝아지고 수업에 열의를 보이는 건 기분 좋은 변화다.학생 위주로 시작된 독서토론논술교육은 교사에게까지 확대됐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이로 인해 책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일부터 수업 혁신을 고민하는 일까지 공유하게 됐다. 오케스트라 불모지에 탄생된 진안초 학생오케스트라는 진안초의 명물이다. 20일 제2회 정기연주회를 앞둔 오케스트라 학생들은 매주 지휘자 이일규씨의 지휘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박병래 교장은 학생들이 노력한 1년의 결실이라면서 진안에 싹을 띄운 오케스트라가 잎이 무성해져 지역에 행복이라는 열매를 맺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기획
  • 이화정
  • 2013.12.04 23:02

지리산을 세계복합유산으로 - 21. 중국 무이산 (3) 어떻게 지정됐나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되기까지는 12년이 걸렸다. 중국 정부는 지난 1987년 무이산 일대를 생물권 보존구역으로 지정해 세계복합유산 등재의 초석을 다졌다. 처음부터 세계복합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비현실적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생물권 보존구역 지정 이후 중국 정부는 무이산 일대에 자연 환경 보호를 위한 예산과 인력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로부터 진정성을 인정받았다. 이와 함께 세계복합유산등재추진위원회 구성, 관광 특구 지정, 역사인문학 배경 연구 조사 등을 통해 마침내 지난 1999년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됐다.△등재 과정= 무이산 세계복합유산 등재 추진은 지난 1993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관광산업에 관심이 많았던 천자룽 무이산시 시장은 취임 첫 업무보고에서 등재 추진을 지시했다. 이후 무이산시 관계자들의 반응은 회의적이었다고 한다. 세계복합유산에 선정될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 뿐이기 때문이다. 당시 생물권 보존 구역으로 지정돼 있었지만 유산의 가치 평가, 유산의 보호 관리가 선진국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상태였다. 무이산시는 먼저 2년 가까이 전 세계 복합유산 답사를 진행하며 정보를 수집했다. 이를 바탕으로 무이산의 장점을 키우는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에 대한 보강 작업을 시작했다. 먼저 무이산시와 중국 정부는 무이산 일대를 관광특구로 개발했다. 빼어난 풍경과 풍부한 역사유적에 비해 관광객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무이산 관광 특구는 지난 1996년 첫 삽을 뜬 이후 현재도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면적은 16㎢에 이른다. 숙박시설만 300여개에 달하고 상업지구에 들어선 상가는 1000여개가 넘는다. 연간 700만명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와 함께 기반시설을 구축하는데도 많은 예산을 투입했다. 당시 1억7000만 위안(현재 환율 적용 한화 550억원)을 들여 도로 및 공항 시설을 보강했다. 또 무이산 일대에 낙후된 건축물 14만㎡ 철거했고, 무이산에 거주하던 2000여명의 주민들을 이주시켰다. 기반시설 보강, 기초 연구 등을 마친 중국 정부는 지난 1998년 6월 국가 건설부, 문화부, 교육부, 외교부 등의 연합서명문서를 국무원으로 제출했다. 당시 주룽지 총리와 원자바오 부총리가 이를 승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등재 신청을 했고 이듬해 실사단의 평가를 거쳐 지난 1999년 12월에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됐다. 당시 평가단은 양서류파충류새의 천국, 뱀의 왕국, 곤충의 세계 등 세계 생물의 창문이다고 무이산을 평가했다. △등재과정서 겪은 어려움= 등재과정에서 가장 걸림돌로 작용한 점은 각 지방정부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었다. 무이산은 3개의 성과 4개의 10개의 향진에 걸쳐있어 지방정부 간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자룽 무이산시 시장은 이들 지역을 수시로 방문, 세계복합유산 등재에 대한 당위성을 설명하고 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이익 공유를 약속하며 합의를 이끌어냈다. 재정적 어려움도 등재 추진에 발목을 잡았다. 관광특구 개발 등에 필요한 550억원의 막대한 비용 마련은 인구 23만명의 지방정부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벽이었다. 하지만 무이산시는 고부가가치 관광산업 발전 비전 등을 제시하며 중국 농업은행에서 114억원의 대출을 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중앙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냈고, 현재 대출받은 금액은 대부분 상환한 상태다. 마지막 과제는 이주민들에 대한 보상이었다. 당시 무이산시의 한 지역신문은 수십년 동안 무이산 일대에서 살아가던 주민들에게 삶의 터전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이주할 것을 설득하는 것은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무이산시는 주민들에게 공동이주단지를 만들어 주는 한편 보호구역 내에서 지역 특산품인 대홍포차(大紅袍茶)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도록 허락해 주민들을 설득했다. 현재 이주한 주민들은 대홍포차를 재배해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고, 이에 더해 관광 수입은 덤으로 얻으면서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 양잉씨(46)는 이주할 당시에는 반발이 많이 있었지만 지금은 차(茶) 산업을 중심으로 그때보다 소득이 30배 이상 올랐다면서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지정되면서 대홍포차의 브랜드 가치는 더욱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기획
  • 김정엽
  • 2013.12.04 23:02

문화전문시민기자, 이렇게 뛰었습니다

지난 3월부터 문화전문시민기자가 꾸려져 지난달까지 활동하며 올해 활동을 마감했다. 반복적이고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작고 사소한 취미, 자신만의 공간에서 행복을 찾는 이들의 비결을 들춰보고자 이색지대를 마련했다. 올해 6명의 문화전문시민기자단은 매주 발품과 손품을 팔아가며 이색적인 문화현장과 사람들을 발굴했다. 글쓰기와 소재 찾기에 대한 부담으로 점철됐지만 일상을 농밀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됐고 새로운 인맥을 형성할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9개월간 매주 금요일 지면을 장식했던 이들의 소회를 들어봤다.△사회=김원용 문화부장△참석자=김진아 익산문화재단 경영관리팀장, 임진아 전북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팀장, 송은정 전주문화재단 문화사업 홍보팀장, 김정준 전주 전통문화관 공연팀장, 김정경 전주MBC 작가, 성재민 선샤인뉴스 대표 △일시= 11월28일 오후 7시 △장소=전주시 금암동 백리향-사회=현장 활동가 중심으로 올 시민기자단을 꾸렸다. 평소 취재원으로 활동했던 분들이 취재기자로 변신하면서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임진아=처음에는 부담이 적을 줄 알았는데 차례가 빨리 돌아왔다. 그러나 모두 문화 관련 일에 종사해서 그런지 정보 교류도 되고 유익했다. 그전까지는 주변을 허투루 봤다면 이제는 좀더 집중해서 보는 경향이 생겼다. 문화전문기자단 6명의 네트워크도 이뤄져 공연, 글, 강연 등을 기부 받았다. △김정준=이름을 걸고 긴 호흡의 글을 쓸 수 있는 자체는 좋았다. 하지만 내 머릿속을 심하게 드러낸 것 같아 글쓰기 학원에 가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기도 했고 지면을 망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김정경=횟수로 치면 얼마 안 되는데 마음으로는 열 번이 넘는다. 낮 12시부터 2시까지 라디오 방송을 준비하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없다고 여겼는데 문화전문기자를 하면서 조금 더 자신이 생겼다. 등단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 이름을 건 공간이 열려서 좋았다.△송은정=내 이름을 걸고 쓴 기사가 대중에게 읽혀진다는 것은 굉장히 부담스럽고, 책임감이 수반되는 일이다. 하지만 굉장히 멋진 기회였다. 전문 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주제 선정이나 기사 작성에 조금 더 자유로울 수 있었다. 취재를 통해 다른 분야의 사람들을 알게 되고 인맥을 넓혔다. △성재민=아직 서른밖에 되지 않은 애송이가 지역의 문화를 논한다는 게 무척 부담스러웠다. 그럼에도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건 미약한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지역의 청년들에 대해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는 사명감 때문이었다.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의 순간들을 잡아내고자 노력했다. -사회=기억나는 남는 에피소드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취재원은.△김정경=작성한 기사가 몇 번 되지 않아 다 기억에 남는다. 그중에서 폐교를 공공의 장소로 이용하는 곳을 찾았다. 완주 고산에 있던 귀농귀촌의 중간지원조직이었다. 전주에서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갔다. 올 때 고산터미널에서 만난던 기사를 전주에 갈 때 또 만났다. 그 분이 먼저 인사를 건넸고, 돌아오는 길에 행복함을 느꼈다.△송은정=아무래도 처음 쓴 기사다. 유기견, 유기묘 9마리를 반려가족으로 입양하신 분 이야기인데, 동물복지와 동물권에 대해 절감했다. 동물이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는 인간도 행복할 수 없다.△김진아=취재를 위해 만난 모든 분들이 떠오른다. 몇몇은 방송사의 섭외가 쇄도했다는 후문이다. 취재 기자가 아닌 일반인의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했고, 딱딱하지 않게 따뜻한 감성적 접근을 하려고 노력했다. △김정준=바이크 동호인이었던 김기헌 씨는 유라시아 일주를 했는데 저를 통해 이야기를 알릴 분출구를 찾았다. 기사가 나가고 주변에서 멋있다는 격려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 다음에 만났던 사람들도 저를 통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다는 느낌이 좋았다.△성재민=취재원과의 만남은 짧았지만 그들이 가진 열정과 에너지는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게 할 만큼 큰 영감을 주었다. 다른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가 감화되는 느낌은 실로 오랜만이었다.-사회=객원 기자로서 취재에 어려웠던 적도 많았을 것 같다.△임진아=경험한 소재면 100%(퍼센트) 확신이 드는데 제보만 받고 취재를 한 뒤 서론을 들었을 때 이게 아닌데라는 감이 오면 참 난감했다.△송은정=글쓰기와 아이템 발굴이다. 20여년간 문화예술분야 기획을 했고 보도자료를 쓰는 일은 익숙하다. 하지만 기사는 많이 달랐다. 최대한 객관적이려고 했는데 중간쯤 쓰다보면 상당히 주관적인 애정이 묻어나더라. 꽤 괜찮은 아이템이 생각나 검색해보면 이미 기사화가 된 경우가 많았다.△김진아=취재 과정에서 만난 어느 분은 문화전문기자가 낯설었는지 신문사에 전화해 신분을 확인한 일도 있었다. 아직은 기고자에 대한 인식이 낮아 신분을 설명하기가 곤란한 적이 여러 번이었다. △김정경=각자 본업을 가지고 기고를 하다 보니 욕심이 나는 기삿거리도 시간, 장소 등 제약적인 여건이 많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경우도 있었다.△임진아=앞뒤에 썼던 다른 문화전문기자들과 비교되는 게 신경 쓰이기도 했다. △김정준=지역을 전북에 한정지은 점도 한계였다.-사회=문화전문기자단이 보완할 점은.△송은정=좀더 입체적인 기사를 쓰지 못한 점이 아쉽다. △성재민=다양한 이야기를 담는 그릇이 되길 바란다. 깊이를 가진 문학과 역사도 좋지만, 보다 많은 세대가 함께 소통하기 위해서는 지금 여기 우리가 누리는 문화도 다뤄야 한다.△김진아=올해는 인물 위주의 기사들이 주를 이뤘다. 다음에는 문화계의 화두, 유행 코드, 화제의 인물, 단체 등 보다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발굴된 화제 인물들 '커피청년' 김현두'바늘소녀' 윤슬기지난 3월 말 선보인 문화전문시민기자는 그동안 다양한 화제의 인물을 발굴했다. 가장 대표적으로 최근 모 통신사 광고모델로 유명해진 커피청년 김현두 씨. 그는 분홍색 커피트럭 공간이를 몰며 전국을 여행하며 커피를 판매해 화제가 됐다. 전주 한옥마을과 남부시장 인근에서 자신만의 아이디어로 상점을 운영하는 청년들도 소개했다. 재미로 시작한 바느질이 평생의 업이 된 바늘소녀 윤슬기 씨, 서울에도 보기 드문 독립출판 전문서점을 운영하는 신재연 씨, 마론 인형에 새로운 얼굴을 만드는 인형 화가 김윤정 씨. 동네 문화를 만들고 익산 스트리트 댄스의 맥을 잇는 열정의 청춘 한국공연문화예술연구소 등. 이들 가운데 일부는 보도 뒤에 유명세를 탔다는 후문이다.이와 함께 수천 장의 LP레코드를 모으는 민병하 씨, 전주영화제의 텃주대감 통역사 이현정 씨, 전국노래자랑 300회 이상을 참관해 기네스에 오른 이병철 씨 부부 등 자신만의 철학으로 삶을 풍요롭게 한 이웃을 소개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 기획
  • 기고
  • 2013.12.03 23:02

전통정원의 재해석 - 12. 전문가 좌담회

덕진공원 일대를 성공적인 관광자원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무엇일까. 본보는 전통정원의 재해석연재를 마무리하면서 전문가 좌담회를 마련했다. 전문가들은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제시했다. 현재의 자산을 허물고 새로 짓는 방식을 배제하는 대신 환경생태적인 시각에서 문화와 사람을 접목시키자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전문가들은 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서두르지 말고, 모든 구성원들이 한발씩 양보하는 미덕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사회= 정진우 교육부장 / △토론자= 김정문 전북대 조경학과 교수, 박일두 덕진공원 건지산명소화 / 시민모임 사무처장, 신상섭 우석대 조경도시디자인학과 교수, / 이지성 전주시 기획 조정국장 / △일시= 11월 29일 오후 1시 △장소= 전북일보사 3층 편집국장실-사회=복원과 현대적 재창조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찍어야 하는지.△박일두 사무처장=덕진공원은 오랫동안 전주의 문화공원 랜드마크였고, 생태의 보고이자 전주의 허파였지만 엄밀히 말해서 전통정원은 아닙니다. 이런 점에서 앞으로의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현재성을 중심으로 과거 자연요소들을 재복원하는 쪽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거점지역인 덕진연못과 조경단을 새롭게 창조해야 한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공원의 기능이 회복돼야 합니다.△김정문 교수=전통정원 조성사업은 덕진연못을 비롯한 덕진공원 전체공간과 공원주변 마을지역까지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덕진연못과 조경단에 대해서는 역사성을 부각시켜야 하고, 공원내 다른 지역은 생태적 특성이 우선 고려돼야 합니다. 또 공원주변 마을지역은 문화적 특성이 부각됐으면 합니다.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일부 복원을 포함한 현대적 재창조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이지성 국장=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부산을 방문해 한옥마을을 언급하면서 창조경제를 이야기했습니다. 복원과 현대적 재창조가 구별되는 것이 아니라 복원을 바탕으로 시민들의 삶의 방식이 녹아들어가 현대적인 재창조가 이뤄져야 합니다. 굳이 어디에 방점을 찍기 보다는 함께 가야 합니다. 전통이라는 틀에 지나치게 얽매이기보다는 전통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해 우리 시대의 삶의 방식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신상섭 교수 =2000년대 이후로 전세계적으로 로하스(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전통정원 조성사업의 키워드도 옛 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 지속가능한 경제공동체, 웰빙문화의 추구가 될 것입니다. 규모로 승부하는 인공미, 화려함, 백화점식 설계기법 등은 자제되는 대신 한국적 조경미학 등을 앞세워 숲지형 등이 적극적으로 복원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ESSD(En vironmental Sound and Susta inable Development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재창조)가 고려돼야 합니다.-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을 말씀해주신다면.△이지성 국장= 최종용역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총사업비를 추정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다만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기존의 갖춰진 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서 약간 다듬는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복원을 바탕으로 한 재창조를 추구하는 만큼 사업비가 그리 많이 들어가진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앞으로 전주시의 예산을 최소로 투입하고, 국가예산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덕암연화대지마을 등 인근의 3개 마을 및 전북대 등과의 상생협력 방안이 중요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의견은 무엇인지.△박일두 사무처장= 마을주민들 가운데서도 토지 소유자와 무허가로 토지를 점유중인 사람들의 입장차가 큽니다. 전주시도 이에 대한 고민은 적지않지만 해결책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전북대도 당장의 입장을 고집하지 말고 여유를 가졌으면 합니다. 언론이 상생협력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공론화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전북대의 재산권에 피해를 주지 않는 방향을 고민해보면 좋겠습니다.△김정문 교수= 3대 핵심권역인 덕진연못 일원, 조경단 일원, 오송제 일원은 공원주변 마을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앞으로 덕진연못 일원과 덕암마을, 조경단과 연화마을, 오송제 일원과 대지마을 등은 마을별 특성과 연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이 개발될 것입니다. 마을환경의 변화는 예술인들의 레지던스(Residence)를 통해 자연스럽게 변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이지성 국장= 전주 한옥마을의 성공배경에는 지역주민의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이 있었습니다. 전통정원 조성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3개 마을과 덕진공원 전체부지의 36%를 관리하고 있는 전북대의 협조가 중요합니다. 전주시는 앞으로 3개 마을의 고유자원이 마을발전의 초석이 될 수 있도록 배려하겠습니다. 주민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해 주민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신상섭 교수=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민관학은 전통정원 사업이 무엇을 해줄 것인가를 고민하지 말고 이 사업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전주시는 체험교육공연 등 경쟁력 있는 기반을 구축해야 하고, 전북대의 통 큰 양보가 필요합니다. 전북대는 지역거점대학으로서 시민들의 문화향유관점에서 캠퍼스 개방과 동선연계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또 전주시 차원에서 컨설팅이나 기술지원 등을 통해 원주민의 삶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한옥마을과 덕진공원의 연계방안이라면.△박일두 사무처장= 슬로시티인 전주시의 중심축을 한옥마을에서 덕진공원으로 확장시켜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 것이 아니라 예전의 물맞이 역사를 복원하는 등의 대안이 필요합니다.△김정문 교수= 한옥마을과 전통정원 조성사업의 3개의 핵심권역은 전통을 매개로 손을 맞잡을 것입니다. 한옥마을과 전통정원이 시너지효과를 낸다면 하루 이상의 관광코스화 개발이 구체화될 수 있습니다.△이지성 국장= 전통정원 조성사업은 어떻게 하면 전주에 가급적 관광객들이 체류할 수 있도록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비롯됐습니다. 당연히 전통정원은 한옥마을과 연계될 것입니다. 여기에 삼천동 생태체험장까지 더해 트라이앵글전략을 추진중입니다. 한옥마을은 역사전통, 덕진공원 전통정원은 휴양힐링, 삼천 생태 체험장은 생태교육이 중심을 이룰 것입니다.△신상섭 교수= 한옥마을은 전통생활문화체험공간으로, 전통정원은 향토공간이라는 장소적 특성을 제대로 살린다면 상호보완적인 관광자원으로 착근할 것입니다.-전통정원 조성사업이 성공하기 위한 선결조건이 있다면.△김정문 교수= 양보와 배려가 필요합니다. 주민들, 전주시, 전북대가 모두 해당됩니다. 인근 마을 개발은 슬로시티 개념에 맞게 연차적으로 10년 이상이 필요합니다. 급작스런 변화는 필요악입니다.△이지성 국장= 한옥마을의 예를 들어봐도 거대자본이 들어와서 한옥마을이 성공한 것이 아닙니다. 전통정원사업도 거대자본이 들어와서도, 들어오기도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마을별로 특성화된 사업이 추진되고 생태문화 전통이 어우러지는 변화가 차근차근 이뤄지면 앞으로 15년 이후에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입니다.△박일두 사무처장= 긴 호흡이 필요합니다. 생태개념을 제대로 복원한 뒤 휴머니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신상섭 교수= 중장기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통정원 사업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만큼 전주의 잠재력을 일깨우는 쪽으로 방향성이 제시돼야 합니다. 〈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정진우
  • 2013.12.02 23:02

모금활동 본격 나선 이종성 전북 사랑의 열매 회장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29일, 희망2014 나눔캠페인 출범식을 열고 연말연시를 맞이해 어려운 이웃들을 돕기 위한 기부금의 집중 모금활동에 나섰다. 취임 이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집중 모금활동과 관련, 이종성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사회 각계각층을 만나 기부활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나눔캠페인 출범식이 열렸던 29일 만난 이 회장은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라는 이번 모금활동의 표어를 토대로 작은 나눔의 의미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밝혔다.- 취임하신지 어느덧 1년 반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사랑의 열매 전북지회장으로서 일한 소회에 대해 말한다면. “어려운 이웃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대체적으로 우리나라 사회복지 분야의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만, 그 망이 아직까진 촘촘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어려운 이웃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노력이 어느정도 결실을 맺은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임기 동안 가장 보람을 느꼈던 점은.“올해 캠페인의 표어가 ‘작은 기부, 사랑의 시작입니다’에요. 그만큼 소액 기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런 소액기부자들이 이전보다 많아진 것을 알게 됐을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제가 다니는 모임에서도 연말을 맞아 회원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기부하곤 합니다.”-오늘(11월 29일) 도청에서 ‘희망2014 나눔캠페인 출범식’이 열렸습니다. 본격적인 모금활동의 시작을 알리는 행사인데, 올해 모금 계획 및 모금액의 구체적인 활용방안은.“추위가 성큼 다가왔습니다. 또, 서민경제도 예년의 비해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계층이 늘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보다 열흘 정도 앞당겨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내년 1월 31일까지 총 48억원을 모금, 성금 전액을 도내 소년소녀가정, 장애인, 독거노인 등 소외계층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또, 경제적 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각종 상담활동을 통해 이들의 그늘진 마음까지 어루만져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경제적 지원 외 구체적인 봉사계획에 대해 좀 더 자세히 말씀해주십시오.“도내 14개 시군에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이 있고, 1500명이 단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의료, 미용, 음식 등 다양한 재능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가까운 주민센터나 사랑의 열매 나눔봉사단을 찾아 문의하면 그 누구나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최근 좋은 소식이 날아들었습니다. 지난 25일, 익명의 남성 기부자가 1억원의 성금을 기탁했습니다. 각박한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소식이었는데요.“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전주 서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에 이어 제2의 얼굴 없는 천사가 나타난 것 입니다. 이런 소식이 널리 알려지면서 각계각층에서 후원 문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습니다. 전주에서 일어난 익명 기부는 전세계 어디를 찾아봐도 볼 수 없는 기부문화입니다. 해외에서도 우수사례로 소개되고 있는 자랑스러운 우리의 자산입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어려운 이들을 돕고자 하는 숭고한 정신이 아직 우리사회가 살아있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 하지만 후원금이나 봉사의 손길이 예년 같지 않다는 말이 많습니다. 모금활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는데, 기부 활성화를 위해 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항상 어려웠지만, 매년 성금 목표액을 달성해왔습니다. 올해도 다소 어려움이 예상됩니다. 하지만 우리 도민들의 역량을 믿기에 올해 역시 성금 목표액을 달성할 것으로 굳게 믿습니다. 이를 위해 작은 기부 활성화를 역점사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작은 기부의 구체적 사례에 대해 소개한다면.“유치원생 및 초등학생 대상 동전 모으기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도내 유치원 및 학교별로 우유팩을 모금함으로 만들어서 비치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학교별로 500~600만원 상당을 모금했습니다. 또, 직장인 대상 나눔캠페인도 활발히 전개해왔습니다. 현재까지 총 1만2000여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 나눔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사회에 대한 믿음입니다. 자신이 내는 기부금이 어떤 용도로 쓰이고, 이것이 제대로 집행되는지에 대한 믿음이 자리잡아야 합니다. 이 같은 믿음이 사회전반에 뿌리내릴 때 기부 문화가 활성화됩니다. 이에 전북 사랑의 열매는 기부금의 사용처와 관련, 기부자에게 알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투명한 기부 집행을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작은 나눔문화가 점차 확산되고 있습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매번 성금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었던 원동력입니다. 특히 현재까지 총 3억6000만원이 모금돼, 벌써 사랑의 온도탑이 7.5도를 가리켰습니다. 캠페인이 본격화하면 최종 목표인 100도 달성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도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해마다 연말이 되면 어김없이 이웃돕기 성금을 내는 도민들에게 진정으로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올해 일찍 찾아온 추위 때문에, 많은 이들이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웃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전북 사랑의 열매는 활발한 모금활동을 통해 우리 이웃의 삶의 질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습니다. 그 어느때 보다 도민들의 작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도민들의 작은 기부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큰 사랑을 전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이종성 회장은 언론인 생활 45년…나눔문화 확산 앞장이종성(69) 사랑의 열매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은 정읍시 감곡면 출신으로 전주고와 중앙대를 졸업했다.1969년 서해방송에 입사, 언론인으로서 첫 발을 디딘 그는 1974년 전주문화방송으로 자리를 옮겼다.문화방송 보도국장을 지낸 후 현재까지 금강방송 대표이사직을 맡아오고 있다. 또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호남지역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협의회 회장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 창립멤버로서 분과·운영위원으로도 참여한 그는 나눔문화의 확산에 일조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5월 16일 운영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취임했다.그는 취임사에서 “이웃사랑 실천에 앞장서 나가는 사랑의 열매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그동안 다져온 나눔문화의 토양을 한층 더 비옥하게 일궈 나가며 고루 잘 사는 전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었다.취임 후 ‘작은 기부의 활성화’라는 평소의 신념을 토대로 유치원생부터 직장인까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계층의 기부를 독려해왔다.또, 오랜 언론인 생활을 통해 다져진 황금 인맥을 활용해 정치권, 기업체, 관공서, 언론계 등 각계각층의 나눔문화 확산에 이바지하고 있다.

  • 기획
  • 최명국
  • 2013.12.02 23:02

지리산을 세계복합유산으로 - 20. 중국 무이산 (2) 유람

웅장했다. 대나무 뗏목 주파이를 타고 바라본 무이산의 풍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두 시간 가량 무이구곡(武夷九曲)을 따라 펼쳐진 뗏목 유람길에는 천혜의 비경과 함께 수많은 인문학 유적들이 산재해 있었다. 황하문명부터 50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도 이만한 곳은 찾기 어렵다는 게 현지 관리인들의 설명이다.중국은 수많은 전쟁과 수십 차례 왕조가 바뀌는 등 격동의 역사를 보내왔지만 이곳만은 고요했다. 속세를 피해 문인과 종교인들이 이곳에 터를 잡았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인문학적 배경은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선정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줬다. △무이정사 무이구곡 가운데 5곡에 있는 무이정사(武夷精舍). 남송 때 주자학의 대가 주희(朱熹, 1130-1200)가 1183년 이곳에 서원을 짓고 무이정사잡영(武夷精舍雜詠)을 썼다. 입구를 지나 전청(前廳)에 걸려 있는 학달성천(學達性天배움을 통해 천성에 이른다)이라는 문구가 눈에 띄었다. 이 문구는 서원 중앙에 1000년 된 박달나무가 하늘로 치솟아 있는 것과 묘한 대비를 이뤘다. 현지인들은 주희의 뜻을 이어받아 지혜롭게 살게 해달라는 의미에서 이곳에서 웨딩촬영을 많이 한다. 서원 북쪽 중앙에 위치한 강학당에는 주희의 영정이 있다. 그 바로 아래에는 당시 주희가 제자들에게 학문을 전수하는 장면이 재현돼 있다. 주희는 1183년 이후 무이정사에 은거하며 무이구곡가를 짓고 성리학을 완성했다. 무이구곡가는 첫 수를 제외하고 무이구곡의 산과 물의 아름다운 경치를 묘사하고 있는 가운데 도학(주자학성리학)을 공부하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담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말에 성리학이 들어왔으나 조선 중기에 와서 퇴계 이황선생과 율곡 이이선생에 의해 주희의 사상과 작품들이 완전히 소화흡수된다. 그 뒤 무이구곡가는 조선조 성리학자 사이에서 주자학을 실물을 통해서 보다 가깝게 접근하게 하는 기능을 했다. 무이정사는 무이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인문학적 배경을 제공했다.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인근의 수많은 서원, 그 가운데서도 남명학의 본산 덕천서원을 중심으로 등재 추진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이유다. △서한의 도읍지 민월왕성민월왕성은 무이산 동남쪽에 면적 42㎢의 서한 유적지 한 가운데 있다. 이곳은 2100년의 역사를 자랑한다. 민월왕성은 한나라 유방이 진나라를 멸할 때 도움을 준 민월에게 왕의 호칭을 내리고 무이산 일대를 통치하게 하면서 만들어졌다. 오랜 역사만큼이나 놀라운 사실은 당시 왕궁터에서 발견된 유적들이다. 현재 도읍지 전체에서 불과 2㎢의 면적을 발굴 했을 뿐인데도 4000여점의 유물이 나왔다. 이는 중국 고대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사료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는다. 왕궁터에서 나온 유물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목욕탕과 배수관이다. 당시 중국의 문화가 고대 그리스 로마와 견주어 결코 떨어지지 않았음을 증명한다. 지리산도 삼한시대 왕궁터인 달궁과 철기문화의 중심지라는 점을 내세워 역사적으로 충분히 세계복합유산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대목이다.● 천시앙룽 무이정사 관장 "남명학 전승할 체계적 조직 만들어야"남명학은 세계적으로 조명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고 지리산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를 추진하면서 반드시 포함돼야 할 요소입니다.천시앙룽 무이정사 관장은 남명 조식 선생의 학풍에 대해 엄지를 세웠다. 그는 매해 경북 안동에서 열리는 한중 성리학 교류 대회에 참석하면서 남명의 학풍에 매료됐다고 했다. 동아시아 전체를 봤을 때 주희, 율곡 이이, 남명 조식, 퇴계 이황 등은 주자학에서 손꼽히는 대학자라는 설명이다. 무이정사는 현재 상징적인 공간으로 남아 있고, 주자학을 학습하고 전승하기 위한 공간들이 무이산 일대에 수십 군데나 됩니다.천시앙룽 관장은 인문학적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명학을 전승할 수 있는 체계적인 조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무이정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인정을 받은 것은 학문의 독창성도 중요하게 작용했지만, 이를 전승하고자 하는 의지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주희의 신유학은 동아시아의 문화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남명학을 한국에 국한하지 말고 동아시아 전체로 봤을 때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를 연구하는 것도 중요한 대목이다.천시앙룽 관장은 남명학을 중심으로 한 국제 포럼을 열 것을 제안했다. 유교 사상의 영향을 받은 국가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면 분명 남명학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것이란 생각에서다.

  • 기획
  • 김정엽
  • 2013.11.29 23:02

전북대서 특강 민족음악학자 이병원 교수

TV 방송광고의 우리 전통음악 등장은 이제 낯설지 않다. 우리문화의 가치에 눈을 뜨게 된 시점으로부터 출발했을 전통음악의 활용은 사실 상업성을 앞세운, 조금은 불온한(?) 목적이 읽혀지긴 하지만 어찌됐든 우리음악 대중화를 위한 통로로는 반가운 일이다. 최근에는 한 이동통신 광고에 출연한 촉망받는 10대 국악인의 빼어난 실력 덕분에 우리 민요의 쓰임이 더 새로워졌다. 좁은 통로이긴 하지만 전통음악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사실 반세기가 넘는 대한민국의 현대교육 역사에서 우리의 음악교육은 서양음악이 중심이었다. 변방으로 밀려난 전통음악의 존재는 그래서 늘 낯설거나 미미했다. 지금도 그 상황이 역전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음악의 가치에 주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전통음악의 고유한 특성과 그 가치는 무엇일까 궁금했다. 민족음악학자 이병원교수(72, 하와이대 교수)를 만난 것은 그래서였다. 1967년에 미국 유학을 떠나 1세대 국악이론가로서 민족음악학의 기반을 다지고 연구 작업을 확산시켜온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 민족음악학을 소개하고 서양에는 한국음악을 전파한 주역이다. 우리지역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지만 한국전통문화, 특히 전통음악의 중심지로서 전주와 전북을 주목해 온 이 교수는 여러 차례의 특강을 통해 이 지역의 연구자들과 젊은 세대를 만나왔다. 안식년을 맞아 한 달 일정으로 한국에 온 이 교수가 지난 11월 초, 전북대 국악과 특강을 위해 다시 전주를 찾았다. 한국전통음악의 묵은 과제를 명쾌하게 짚어내는 이교수와의 인터뷰동안 이 시대의 화두가 되어버린 세계화의 허상이 어른거렸다. -민족음악을 이념적인 개념으로서가 아니라 학문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대중적으로 아직 낯선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민족음악학 발전은 어느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역사가 짧은 만큼 아직은 전공자도 적고 학문적 성과도 미진합니다. 전공자가 늘고는 있지만 한국음악의 이론적 영역에서도 연구의 진전은 여전히 초기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역사가 짧다고는 해도 민족음악학에 관심을 덜 갖게 된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요. 대학 교육의 한계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민족음악학과 관련이 있는 분야는 국악과인데 국악과 교수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었죠.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인식이 고착되어 있으니 전공 선택의 폭도 좁을 수밖에요. 웃지 못 할 일도 있었는데, 국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유학을 권하면, 오히려 교수들이 한국음악을 공부하는데 왜 미국까지 가서 공부하려고 하느냐고 말리기도 했어요.(웃음)-심각한 상황이었군요. 지금은 좀 나아졌습니까.크게 나아지진 않았지만 가능성은 보입니다. 1980년대 초에 국제전통음악학회의 26차 회의를 한국에 유치했어요. 그 행사를 치르려고 아예 하와이대를 휴직하고 풀브라이트장학금을 받아 서울대로 왔었죠. 한국음악을 연구하는 교수들이 틀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 안타까웠거든요. 젊은 세대라도 다른 나라 음악과 학자들의 연구 환경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스럽게 그즈음부터 국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유학을 가기 시작했고. 민족음악학을 공부하려는 한국인 제자들이 생겼습니다.-민족음악학에서도 교수님이 주목하는 부분은 어떤 것인가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음악과 음악가는 무엇인가를 주목합니다. 한 시대와 사회에서 음악과 음악가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연구라고 할 수 있지요.-한류의 영향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높아졌는데, 한국음악은 어떻습니까. 제가 처음 유학 갔을 때 한국음악은 그 존재가 거의 없었어요. 미국이나 유럽의 음악교과서에 소개조차 되지 않았으니까요. 중국과 일본음악에 대한 내용은 있는데, 한국음악은 중국 일본음악과 비슷하니 그냥 넘어가겠다는 식이었죠. 그러다 처음으로 영국의 음악백과사전에 실리게 되었는데, 그 내용을 제가 정리했습니다. 1980년에 한국음악 원고 청탁을 받았는데 박사과정을 마치는 즈음이어서 개인공부만으로도 버거웠던 때였어요. 그래도 그것을 놓치면 안되겠더라고요. 분량까지 많아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 만큼 보람은 있었지요. 그 후 수정보완작업을 거치면서 전문가들이 각자의 영역을 정리해서 이제는 한국음악에 대한 소개가 아주 잘되어 있습니다.-연주나 실제 무대 공연을 통해 한국음악을 이해하게 되는 통로도 예전보다 많이 달라졌죠. 물론입니다. 그런데 사실 외국인들에게 한국음악은 매우 어려운 음악입니다. 아프리카나 다른 나라의 전통음악들과는 많이 다르죠. 그것이 한국음악의 중요한 요소이기도 한데, 첫째는 한국음악은 연주할 때 음을 변형하는 특성이 있다는 겁니다. 이른바 변음인데, 대금의 경우도 한 구멍에서 한 가지 이상의 음을 만들어내거든요. 가야금도 마찬가지고요. 변음을 할 수 없는 악기는 중심 악기가 될 수 없습니다. 한번 조율하면 그만인 양금이나 음을 변형시키기 어려운 단소 같은 악기는 그 때문에 부속악기의 기능을 하게 되죠.-악기의 특성이 존재와 위상을 규정하는 셈이군요.또 하나는 한국적인 독특한 음색입니다. 목소리라면 거친 탁성 같은 것이고, 악기에서는 거문고의 경우, 줄을 뜯고 밀었다 끌었다 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서걱거리는, 잡음 같은 소리를 말합니다. 이 특성은 우리 음악에 중요한 요소예요.-한국 사람들도 한국전통음악의 이런 특성을 잘 모르는데, 외국인들에게는 두말할 나위 없겠습니다. 어떤 미국인 교수가 쓴 글을 보았는데, 한국음악을 이해하고 즐기려면 특별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더군요. 그것이 뭐냐면 한국음악의 경우 음을 변화시키는데 그 또한 일정치 않다는 것이죠. 오늘연주 다르고 내일 연주 다르니 음악가들이 일반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기준이 있다 하더라도 그런 음악적 특성을 익숙하게 익히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었습니다.-그러한 변음의 구사가 가능하려면 연주자 또한 그만한 역량을 갖추어야 되겠군요. 물론입니다. 정악에서는 개인 연주자들의 변음 정도가 덜하지만 어찌됐든 영산회상 같은 경우도 완벽한 기준은 없으니까요. 다시 말하자면 융통성이 있는 음악이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산조나 시나위까지 나가면 완전한 즉흥연주랄 수 있으니 연주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좋은 연주를 할 수 없죠.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그러한 우리 음악의 전통이 달라졌어요.-전통 양식과 고유한 특성이 발휘되지 않는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습니다. 1960년대에 대학에 국악과가 생기면서 대학교육을 위해 국악곡도 서양악곡의 형식으로 채보하기 시작했습니다. 채보가 교재가 된 것이죠. 심지어 산조까지도 그 작업이 이루어졌는데, 그렇다보니 융통성이 있는 연주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악보에 의한 한 가지 연주밖에 못하게 되었습니다.-창조적인 연주가 불가능하게 된 셈인가요. 그래도 어느 단계까지는 악보에 의한 정확한 이해와 연습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여러 명을 단체로 가르칠 때는 악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실력을 갖추게 되면 악보를 떼고 즉흥적으로 자기 연주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꼭 필요하죠.-도제식 교육이 장점도 있지만 현대의 교육 방식에 익숙한 세대에게는 이러한 한국음악의 전통적인 교육 방식이 더 어렵다는 인식이 있을 것 같습니다.인도의 전통음악인 라가는 지금도 악보를 쓰지 않습니다. 구음으로 가르치죠. 하나의 음에서 다른 음으로 넘어갈 때 수백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것만 계속 연습합니다. 그런 다음에 연주를 하면 자연적으로 즉흥적인 음이 나오게 되는 것이죠. 인도음악은 지금 세계적으로 존경받는 음악입니다. 역사도 길고, 음악성도 풍부하죠. 우리 음악의 전통과 특색도 그에 못지않은데 그런 고유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시대적 환경보다 본질적인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혹시 문화재 지정 제도의 영향은 아닐까요. 가장 큰 이유는 거기 있다고 봅니다. 한국음악의 특성으로 보면 무형문화재 지정은 잘못 적용된 예입니다. 문화재 제도가 뭔가요. 일본에서 들여와 그대로 적용시킨 것 아닙니까. 일본음악은 그것이 가능합니다. 서양음악도 그렇지만, 일본음악은 완제예술이예요. 한번 만들어 놓으면 변하지 않죠. 그래서 일본음악은 그대로 재현하는 모방 기능이 아주 중요합니다. 원형으로부터 조금만 벗어나도 인정을 못 받게 됩니다. 일본의 대대로 기능을 세습해가는 이에모토(家元)제도가 대표적인 예죠.-그렇고 보니 우리 전통음악에서도 누구누구 류라 해서 스승의 기능을 그대로 이어받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것도 그 제도의 영향이 큰 것 같습니다. 그 누구누구류가 문제입니다. 거슬러 올라가보면 판소리만 해도 스승의 소리를 그대로 따라하면 2급 예술가로 평가받았습니다. 좋은 음악가는 내 음악을 만들어야했지요. 류가 등장한 것이 사실 얼마 되지 않습니다. 60년대 즈음 일 텐데, 일본 유학파들이 유식하다는 것을 내세우기 위해 일본식의 류라는 명칭을 사용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 음악은 일본음악과 완전히 다르거든요.-우리 전통음악도 일본처럼 도제식 교육으로 이루어졌지만, 그 특성은 전혀 다르다는 말씀이군요. 옛날 국악인들은 한명의 스승 밑에서만 공부하지 않았습니다. 판소리 공부하는 사람도 스승이 여럿이었지 않습니까. 소리하는 사람이 가야금이나 거문고를 배우기도 하고, 여러 영역의 음악을 섭렵했지요. 결국 그런 과정에서 익힌 음악적 자양분으로 자기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변음이 가능했던 것도 그만큼 음악의 양분으로 음악세계를 갖추어놓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요. 이런 특성이 문화재 제도 때문에 망가졌습니다. 물론 그 제도를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연주방법이 변해가고 있다는 것은 문제예요.-고유한 방식과 그것으로부터 생성되는 특성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겠습니다. 저는 그것을 과정예술인 한국음악이 완제예술화 되어가는 과정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에 공헌(?) 한 것이 서양악보로 채보하는 것과, 문화재 제도랄 수 있어요. 그나마 과정예술의 전통을 고수하는 음악가들이 아직은 적지 않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그 대부분은 훌륭한 음악성을 갖추고 있는 음악가들이죠.-과정예술과 완제예술의 예술적 완결성을 명쾌하게 가를 수는 없겠지만 형식적 특성은 분명히 있겠군요. 과정예술은 공부해가는 과정에서 얼마든지 변해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비닐봉지는 그 안을 무엇으로 채우느냐에 따라 모양이 바뀌지만 플라스틱 통은 바뀌지 않습니다. 과정예술과 완제예술은 그런 차이입니다.-사실 오늘의 풍토에서는 전통예술의 길을 가는 사람들 대부분의 궁극적인 목표가 문화재로 지정받는 것인데, 오히려 제도가 예술적 창조성을 제한시키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처음 젓대를 배울 때만 해도 선생님이 한 달 배우고 나니까 거문고를 배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경기민요 하는 분을 소개하면서 민요도 배우라고 권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자기의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자양분을 섭취할 수 있도록 길을 가르쳐준 것이었죠.-좋은 연주자가 되는, 한국음악의 고유한 특성을 잘 갖춘 연주를 하려면 어떤 방식의 과정이 필요하겠습니까. 저는 대학에 있는 제자나 후배들에게 이렇게 권합니다. 적어도 국악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이라면 졸업을 앞두고 1년은 예를 들어 무용하는 사람 반주와 굿판의 반주만 하게 하는 방식으로 가르쳐보라고. 그렇게 하면 연주 역량이 놀라울 정도로 커집니다.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갖출 수 있게 되죠.-그렇고 보면 요즈음 시대의 화두가 된 통섭이나 융합이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군요. 한국음악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이루어져 온 형식이라는 사실에 우리음악의 예술적 완결성을 새롭게 들여다보게 됩니다. 전주 전북의 문화적 토양은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전북, 특히 전주는 한국적 전통문화 도시로서 네임밸류가 있죠. 다양한 예술장르의 전통이 그렇고 음식도 그렇고. 특히 판소리를 비롯한 한국음악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중심지로서의 전통과 역할을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중요한데, 그러려면 이제는 세계의 여러 나라 도시들과 교류하면서 우리전통문화 전통음악의 정체성을 창조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소리축제도 그런 소통의 좋은 통로가 될 수 있겠죠. 저도 기회가 된다면 세계 여러 나라의 민족음악 교류를 전주가 이룰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 이병원 교수는 국악이론 1세대한국음악, 서양에 첫 소개이병원 교수는 한국 민족음악학의 선구자다. 국악이론 1세대로서 그가 이뤄놓은 학문적 결실은 국악발전에 큰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 양평이 고향인 그는 1967년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온 직후 유학을 떠났다. 민족음악학을 마음에 품은 것은 중학교 3학년 때다. 미국대사관 도서관에 드나들었던 그는 미국의 대학을 알고 싶어 카탈로그를 들춰보다가 UCLA의 민족음악학에 관한 내용을 만나게 됐다. 내용을 정확하게 알수는 없었지만 무엇엔가 끌리는 마음이 있어 국악학회 월례발표회가 열리는 행사장에 찾아가 공부할 수 있는 길을 물었다. 우리나라 대학에서는 공부할 길이 없다는 답을 그때 들었다. 산골에서 자란 그는 바다를 좋아해 해양대를 가고 싶었지만, 유독 수학을 어려워해 희망을 접고 우연한 기회에 마음에 다가온 국악의 길을 택해 서울대에 국악과가 개설된 이듬해 2기로 입학했다. 하나뿐인 아들이 국악과에 들어가겠다는 것은 풍각쟁이가 되겠다는 이야기라고 단정한 아버지가 학비 지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이후에는 독립해 혼자 힘으로 성장해왔다. 의지를 갖고 들어갔지만 대학의 현실은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그의 이론 연구에 스승들의 칭찬이 이어지자 의욕이 생겨 더 열심히 논문을 쓰고 발표했다. 유학은 민족음악학을 공부하겠다는 오랜 의지의 실현을 위한 선택이었다. 미국의 여러 대학에 제안을 했는데, 대부분의 대학이 좋은 조건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시애틀의 워싱턴 주립대학도 그 중의 하나였다. 그는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민족음악학 전공자가 되었다. 석박사 논문은 모두 한국의 불교음악이 주제였다. 박사과정을 끝낸 해에 하와이대 음대 민족음악학 교수 모집 공고가 났다. 경쟁이 만만치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큰 어려움 없이 하와이주립대 교수가 됐다. 한국의 불교음악 전문가인 그는 1980년 영국에서 출판한 백과사전 The New Grove Dictionary of Music and Musicians에 한국음악을 소개한 글을 실었다. 처음으로 서양음악학계에 한국음악을 체계적으로 소개한 글이었다. 강의와 연구를 위해 세계의 여러 나라를 다니는 분주한 일정에도 안식년을 이용해 한국의 대학, 국악 관련 기관과 교류하며 학생들을 가르치고 수많은 저술을 통해 학문 연구의 성과를 전파하고 확산시켜온 그는 한국전통음악의 고유한 특성을 지키는 과정예술의 전승 양식을 지키는 작업을 주목하고 있다.

  • 기획
  • 김은정
  • 2013.11.28 23:02

22. 김제 중앙초 - 의식있는 지주들 보루서 공원 같은 배움터로

김제중앙초등학교(교장 문홍근) 입구에 들어서면 왜 그린스쿨인가를 곧바로 알 수 있다. 편백나무 벽으로 건립된 건물과 소담한 숲길은 아토피 없는 아이들의 천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동문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아 건립한 연필 모양의 100주년 기념비는 과거 명문으로 꼽혔던 김제중앙초의 자부심을 대변하는 것이다.△ 지주의 자존심으로 건립된 김제중앙초1911년 설립된 김제중앙초는 올해로 개교 102주년을 맞았다. 최고의 곡창지대였던 김제는 일본이 가장 발빠르게 접수한 곳 중 하나. 일제강점기 문화통치 일환으로 세워진 김제중앙초는 그러나 의식있는 지주들이 지켜온 자존심의 마지막 보루였다. 조광수씨는 천석꾼이었던 증조부(조인행)가 김제중앙초 건축비로 1000원(75억 원)을 내놓았다. 건물의 앞 건물강당은 그렇게 설립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증조부의 유지(遺志)를 잇기 위한 공적비 건립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사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전하면서도 김제중앙초를 향한 곡진한 애정은 유감없이 나타냈다.그럼에도 김제중앙초의 초창기 역사는 아직도 베일에 싸여 있다. 심재만 총동문회 사무국장은 1960년대 교실이 모자라 강당에서 칸막이 수업을 받았는가 하면, 오전오후반으로 나뉘었다면서 그러나 교실은 언제나 학생들로 바글바글했다고 기억했다.문홍근 교장은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지조와 강한 의지로 상징되는 소나무는 김제중앙초의 상징이라면서 학생들의 창의성과 인성이 함양되는 교육으로 교육가족이 만족하는 요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백영훈 KDI 원장 등 학교를 빛낸 동문 김제중앙초 총동문회의 결집력은 100주년 기념사업 때 빛을 발했다. 당초 100주년 기념사업 불가론이 나왔을 정도로 동문들은 회의적이었다. 학교 관련 자료는 물론 역사를 기억하는 동문들이 뿔뿔히 흩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쇠락해가는 명운에도 불구하고 학교를 빛낸 동문들은 김제중앙초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가장 전설적인 인물은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원장(33회)일 것이다. 1960년대 정부의 대표단을 이끌고 서독의 경제부 노동국장을 만나 3000만 달러의 차관을 빌리는 조건으로 광부와 간호사를 서독에 파견하는 협상을 이끈 주인공. 그는 이승만 대통령 시절 국비 유학생으로 서독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한 독일 박사 1호다.전 교육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유홍렬 덕암학원 이사장(40회)과 10년 넘게 총동문회장을 맡았던 김연준 전 전북법무협의회 회장(43회)은 김제중앙초를 대표하는 또다른 동문. 나우진 전 김제시의회 의장(39회), 조종곤 전 도의원(45회), 이광록 전 도의원(53회) 등 동문이 정계에 포진해 있으며, 김윤철 군산대 교수(57회)와 박종원 우리한방병원 원장(67회)은 학계와 의료계를 대표한다. 한 때 김제중앙초는 배드민턴 명문이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여자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정소영(68회) 덕분이다. 1980~90년대 세계여자 배드민턴계를 주름잡았던 그는 국제배드민턴연맹(IBF)의 명예의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 친환경 녹색학교 차별화김제중앙초는 2009년 그린스쿨로 지정됐다. 1년 공사 끝에 자연친화적 학교로 리모델링 된 김제중앙초 곳곳엔 나무와 생태형 연못을 조성해 공원에 버금가는 조경을 마련했다. 태양광 옥외 가로등을 설치해 지열을 이용한 에너지 설비를 갖췄으며, 아토피로 고생하는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편백나무와 친환경 페인트로 개보수했다. 송민영 교감은 학교 담을 없애는 대신 학교 숲을 조성했다. 그 결과 언제든지 주민들이 와서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 됐다고 설명했다. 2010년 U-러닝 선도학교로 선정된 김제중앙초는 학생 1명 당 PC 1대를 사용할 만큼 자기주도적 학습을 위한 시설은 거의 빈틈이 없어 보인다. 배드민턴 선수 육성에서 최근 수영 선수 배출에 주력하고 있는 김제중앙초는 새로운 명문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문홍근 교장은 어제는 역사이고, 내일은 미스터리이고, 오늘은 선물이라면서 100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중앙교육의 명성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 기획
  • 이화정
  • 2013.11.27 23:02

[38. 도내 가정폭력 현주소] 남편에 맞아도 부부싸움 치부, 외부에 도움 요청 안해

11월 25일부터 12월 10일까지는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이다. 1991년 세계에서 활동하는 여성운동가들이 세계여성폭력추방의 날(11월 25일)부터 세계인권선언일(12월 10일)까지, 총 16일간 여성폭력을 추방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하기로 결정한 이래, 한국여성의전화는 매년 이 기간 동안 여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근절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해왔다. 가정폭력은 더 이상 가정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는 인식에서, 내 가정뿐만 아니라 내 주변에서 가정폭력으로 인해 고통을 받지 않는지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때이다. 세계여성폭력추방주간을 맞아 우리 지역의 가정폭력 문제를 짚어본다.전주에 사는 문희자(48)씨는 늦은 밤 윗층에서 들리는 부부싸움 소리에 난감할 때가 많다. 아이들이 뛰어다녀 쿵쿵 울린다면 위층에 올라가 주의해 줄 것을 당부하겠지만 부부싸움의 경우, 남의 가정사에 끼어드는 것 같아 섣불리 참견하기가 어렵다.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들릴 때는 올라가 볼까 하다가도 혹시 나중에 보복이나 화를 자초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애써 모른 체 한다. 하지만 한선미 전주여성의전화 부설 가정폭력상담소장은 가정폭력을 단순히 집안일 쯤으로 여기는 사회 풍토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말다툼에서 시작된 폭력은 상대를 밀치고 뺨을 때리는 정도에서 점차 발로 차고 칼을 들고 위협하는 지경까지 발생하며, 견디다 못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집을 나오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피해를 입은 당사자조차도 사적인 부부 싸움으로 치부해 버리며 밖으로 알려져 봤자 득이 될 게 없다는 생각은 위험하다고 말한다.체면을 중시하는 분위기 탓에 외부에 폭력사실을 알리기를 꺼려하는 여성들이 많습니다. 폭력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반드시 처벌을 받아야 할 사회적 범죄라는 인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상담하고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한 소장의 말이다.실제 지난해 여성가족부가 전국 3800여가구를 상대로 조사한 전국 가정폭력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정폭력 가운데 부부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의 62.7%는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폭력이 심각하지 않다고 생각해가 29.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집안 일이 알려지는 것이 창피해가 26.1%, 배우자를 신고할 수 없어서가 14.1%, 자녀 때문 10.9% 순이었다. 우리 지역의 경우 2012년 전주여성의전화에 의뢰된 상담건수를 보면 전체 651건 중 가정폭력이 419건으로 가장 많이 차지했다. 내담자의 대부분은 피해여성이며, 폭력의 가해자는 대부분 배우자이다. 피해여성의 연령비율은 40대가 34%, 30대가 33%, 50대가 18% 순이지만, 연령이란 상담을 의뢰해 온 시점일 뿐 피해의 시작시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연령이 높을수록 폭력의 지속기간은 그만큼 길고, 피해가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피해유형을 보면 신체적 폭력이 39%, 정서적 학대 35%, 경제적 학대 17%, 성적학대 8% 순이다.3년마다 실시되는 가족폭력실태조사를 보면 부부폭력 발생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가정폭력방지법을 제정한 지 16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6가구 중 1가구에 신체적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가정폭력방지법의 한계가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정폭력방지법이 피해자의 권리보장보다는 가정의 보호와 유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정폭력 피해자와 자녀들이 폭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실질적으로 돕고자 한다면 당사자들에게 왜 폭력을 당하는지,왜 폭력을 당하고도 사는지 묻기 보다는 사회가 먼저 가정폭력에 대한 편파적인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또한 피해자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법과 제도까지 점검해봐야 해답을 찾을 수 있다.이에 전주여성의전화는 지난 15일 지역사회에서 법 개정 필요성과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 가정폭력 피해생존자 지원을 위한 관점과 실천이라는 주제로 2차 토론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발제자인 고미경 한국여성의전화 부설 오래뜰 관장은 해마다 가정폭력 발생률이 증가하는 것은 법집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입장이나 가정폭력 피해의 특수성이 반영되기 보다는 성차별 인식이나 가정보호적 관점, 행정 편의적 사고가 드러나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가정폭력이 인권의 문제이며 사회적 의제임을 여론화하고, 가정보호와 유지의 관점이 아닌 피해자와 자녀들의 인권과 안전을 우선해야 한다며 법 개정의 당위성을 주장했다.전주여성의전화 상담원 이형자씨는 내담자들이 대체로 참고 견디다보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사태를 악화시키는 사례를 자주 접한다고 한다. 남편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기대와는 달리 폭력이 일정한 주기로 반복되면서 점점 심해지고 나중에는 폭력에 대한 죄책감마저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가정폭력은 엄연한 범죄이며 어떤 형태의 폭력도 우리 사회가 묵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버지의 폭력으로 인해 분노와 미움이 가슴속 깊이 내재되어 있던 자녀들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친구나 동생에게 폭력을 가하게 된다. 폭력가정에서 자라면 폭력을 문제의 해결방법으로 잘못 인식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폭력의 가해자는 폭력이 행해지는 상황에서 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이 부족하여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된다. 따라서 이들에게 체계적이고 전문화된 교정 치료프로그램을 실시하여 적절한 표현 능력과 합리적인 자기주장 능력을 높여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아내들이 폭력 상황에 혼자 남겨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지를 보내야 한다. 나와는 무관한 일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이웃의 도움요청에 귀 기울이고 폭력적인 상황에 고립되지 않게끔 역할을 찾아야 한다. 죽음을 선택하거나 혹은 살인을 선택하지 않도록 최소한의 안전망을 우리 사회가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 (전주여성의전화 상담전화 282-1366, 283-9855)● 전주여성의쉼터 소장 "피해여성 신분 노출않는 게 원칙, 취업때까지 최소생계비 지원을"인터뷰이지만 제 이름이나 얼굴을 드러낼 수는 없습니다. 전주여성의쉼터 소장을 만났을 때 들려준 첫 인사말이다. 가정폭력 피해여성과 자녀가 쉼터에 피신해 있는 동안 가해남편은 피해자의 친정이나 지인들 뿐 아니라 자녀의 학교와 경찰서를 찾아다니며 피해여성의 소재를 추적합니다. 아내의 가출로 인한 분노나 불안이 극에 달하여 집요하게 추적하는 과정에서 쉼터 종사자들도 위험에 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쉼터종사자들도 신분을 노출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그는 전주여성의쉼터가 1999년 전주여성의전화 부설기관으로 개소하였지만 아직도 피해여성들이 쉼터에 대한 정보를 갖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한다. 폭력에 시달리다 못해 가출을 하면 처음엔 찜질방을 전전하다가 몸과 마음이 지치면서 잠자고 먹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절실하게 직면하게 된다고 한다. 쉼터에서는 무료로 숙식이 제공되며 교육과 상담프로그램을 통해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의료와 법률 서비스를 제공받으며 내년부터는 직업훈련도 받을 수 있다. 일시보호기간은 6개월이지만 3개월 연장이 가능하다. 가정폭력피해자 뿐 아니라 자녀도 동반 입소할 수 있다.대부분의 입소자들이 결혼 전에는 이러한 기관의 도움을 받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겠지요. 뉴스에서나 들어본 얘기가 자신의 현실이 될 줄 어찌 알았겠어요? 쉼터에 들어와서 동료들과 서로의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다보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남편들이 타인과 소통을 하는데 커다란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을 발견합니다.4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는 쉼터와 같은 최소한의 사회복지시설이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피해여성은 물론 그 가족에게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느낀다며 자립지원금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만기가 되어 퇴소하는 피해여성들에게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생활유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자녀를 동반한 여성들이 이혼이 완료되어 취업할 때까지 최소 생계비를 지원하는 일은 생존과 결부되어 있는 중요한 문제입니다.〈끝〉이금주(주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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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26 23:02

[우리고장 명인명물] 남원 연극 막 올린 배수연씨

1985년 12월, 남원지역 학교의 교사들을 중심으로 연극 단체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다음해인 1986년 2월 겨울방학을 끝낸 교사들은 한 식당에 모여 발기인 모임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남원 연극의 시작을 알리는 극단 둥지는 그렇게 출범했다. 총 20명의 둥지 회원 중 16명은 당시 남원지역 중고등학교에 근무중이었고, 이들은 첫 작품으로 만선을 택했다.배수연(59) 씨는 남원 연극의 막을 올린 둥지의 중심 인물에 속한다. 첫 작품의 연출도 그가 맡았다.배 씨는 둥지가 탄생했을 당시 남원은 연극의 불모지였다. 첫 작품에 참여했던 회원 중 연극을 한번도 구경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전문성은 전혀 없었다면서 하지만 1980년대는 연극예술에 대한 갈증이 심했던 시절로, 우리는 2개월 동안 맹연습을 통해 1986년 4월에 만선을 무대에 올렸다. 이틀동안 2000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첫 공연은 성황을 이뤘다고 당시를 회고했다.배수연 씨는 이후 방황하는 별들(1987년), 노비문서(1988년), 한씨연대기(19891990년), 반녀의 봄(1990년), 오장군의 발톱(1991년), 반녀의 겨울(19992000년), 정유재란(2001년) 등 많은 공연을 연출하게 된다.하지만 극단의 가난한 살림은 공연장 임대료(한달 10만원 정도)를 낼 수 없는 실정으로 내몰기도 했다. 그래도 연극예술을 통해 즐거움을 찾고 남원에 연극문화를 확산시켜야 한다는 확고한 의지는 지금까지 공연을 이어올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고 배 씨는 설명했다. 그는 현재 둥지의 57회 작품인 아! 그날이여!의 연출가로 남원시민들과 함께 공연을 준비중이다. 12월14일과 15일에 공연될 이 작품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된 김주열 열사(남원 출신)에 대한 내용이다. 2010년 만인의사 추모공연에 이어 남원이 가지고 있는 역사문화유산을 체계화하겠다는 신념이 이번 작품에도 반영된 것이다.그는 역사, 사랑, 민주화 등 남원의 소재는 다양하다. 남원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공연예술작품으로 지역의 이미지를 높이고 남원의 연극을 브랜드화 하고 싶다는 목표를 내세울 정도다. 그리고 한가지를 꼭 당부했다. 몇명의 후배들이라도 안정적으로 연극을 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즉 풍류와 예술의 고장에서 연극 무대가 지속될 수 있도록 남원시가 관심을 가져달라는 주문이다.제6회 전북연극제 우수작품상 및 연출상(1990년), 계원연극상(1999년), 동화연극상(2013년) 등을 수상한 바 있는 배수연 씨. 고등학교 교사와 연출가, 대학교 교수(명신대 연극영화학과와 사회복지학과)로 인생 2막을 살았다는 그는 끊임없이 노력하며 완성하는 연극 무대처럼, 내년에는 인생 3막을 올릴 것이라는 새로운 각오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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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오
  • 2013.11.26 23:02

26일 이임 강철규 우석대학교 총장

강철규 우석대 총장이 26일 이임한다. 지난 2011년 5월 취임한 강철규 총장은 2년8개월을 재임하면서 우석대를 한뼘 성장시키는 주춧돌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강철규 총장은 그동안 학생중심 대학을 구현하기 위해 노심초사했고, 이를 통해 학교의 체질개선이 가시화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강철규 총장으로부터 이임의 소회와 함께 우석대가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대학으로 성장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무엇인지 등을 들어본다.-2년8개월의 총장 임기를 마무리하신 소회를 말씀해주신다면.가르치는 일, 학생들을 돌보는 일이 천직이라는 생각을 잊지 않았습니다. 우석대와 인연을 맺으면서 학생들에게 꿈과 뜻을 찾아주는 대학을 지향하겠다고 다짐했고, 이를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우석대에 입학한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재학시절 꿈과 가치를 찾고 올바른 사회인으로 착근할 수 있도록 학교가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앞세웠습니다. 그동안의 노력을 통해 꿈과 뜻을 찾아주는 대학이라는 슬로건이 정착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합니다-그동안 우석대의 체질개선이 얼마나, 어떻게 이뤄졌는지 소개해 주신다면.학생들에게 실질적인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변화가 시작됐고, 의미가 남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학생중심의 대학으로 만들자는 고민을 거두지 않았습니다. 이같은 고민을 앞세워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 교직원들이 합심했고, 서서히 가시적인 성과를 냈다고 봅니다. 일례로 학교가 많은 예산을 들여서 모든 신입생들에게 적성검사와 성격검사를 해줍니다. 더 나아가 1박2일 또는 2박3일 일정으로 천직개발 및 진로개발 캠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천직과 관련해 학생들의 61.8%는 현재 선택한 학과와 매칭이 된다는 결과가 나온 반면 28.1%는 현재 다니는 학과와 맞지 않는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이처럼 적성이 맞지않는 학생들을 위해 12개의 융복합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융복합과정은 다른 학과를 합쳐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회에 필요한 전문가를 양성하는 제도입니다. 학생들이 식품안전, 아동발달, 풍력에너지, 문화관광컨텐츠, 카페운영 등의 전문가가 될 수 있고, 학교가 그 과정을 제공해줍니다. 또다른 사례는 학생들의 협동심을 길러주는 프로그램입니다. 학생들은 치열한 경쟁사회에 살고 있는 만큼 서로 협력하는 방법을 제대로 모릅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석대는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레공동체를 필수과목으로 운영중입니다. 우석대 학생이라면 학과도, 성별도, 지역도 다른 20명이 팀을 이뤄 한학기동안 공동체생활과 강의캠프에 참가해야 합니다. 서로 더불어 사는 훈련을 거치는 셈입니다. 처음에 어색해하던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에는 평생 친구를 만났다면서 후한 점수를 주고 있습니다-총장 재임기간에 보람있었던 일이 꼽으신다면.학생들과 직접 만나는 일이 가장 큰 보람이었습니다. 한해에 신입생들이 대략 2000명 가량 들어오는데, 신입생 전체와 소그룹으로 나눠 대화를 나눴습니다. 졸업생들과도 만났습니다. 학생들에게 인생경험이나 철학을 전해주고, 인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길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런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학생들의 의식과 됨됨이가 변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행복했습니다. 우석대의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선정도 보람있는 일로 꼽고 싶습니다. 우석대는 지난해 전북에서 유일하게 LINC사업에 선정돼 첫해에 30억원의 지원금을 받았고, 5년동안 꾸준하게 지원금을 받게 됩니다. 올해들어서는 최우수대학에 선정되면서 인센티브를 포함해 51억원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와 별도로 10년동안 지원을 받는 공학교육혁신지원사업에 선정된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한국의 대학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치열한 생존경쟁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우석대도 생존경쟁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석대가 한국의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필요충분조건이 있다면.앞으로 10년을 내다보면 학령인구가 현재의 55만명에서 37만명으로 줄어들 게 됩니다. 2000명 수준의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 100곳이 없어지는 겁니다. 지리적으로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일수록 힘이 들 것입니다. 우석대도 향후 10년을 내다보면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교직원과 학생이 합심해서 고비를 넘는다면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석대가 어려운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세가지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첫번째는 특성화입니다. 앞으로 모든 학과를 끌고가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지역 특성에 맞고, 지역과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는 쪽으로 특성화가 이뤄져야 합니다. 두번째는 재정적으로 투자가 이뤄져야 합니다.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넉넉한 재정을 확보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정부지원을 받거나 지방정부, 기업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재정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는 학생들이 찾아오는 대학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 학교에 들어가면 전체 교직원들이 학생들을 위한다거나 학생의 프로그램을 따라가기만 하면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입소문이 난다면 학생들이 찾아올 것입니다. 이미 우리 학교는 어느정도 초석을 다졌고, 몇 개 학과는 전국에서 학생들이 몰려들고 있습니다-도민과 대학 구성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전북도민들은 전북이 농경시대의 중심이었지만 산업화시대에는 소외됐다는 박탈감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얘기는 삶의 질이 높고, 오히려 앞으로 도약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일부 산업화 선도지역들은 환경오염이 심각하고, 생활환경의 질도 떨어집니다. 전북이 산업화는 늦어진 대신에 환경친화적인 녹색산업이 자리잡을 수 있는 여지가 많습니다. 우석대도 학교의 바탕이 좋습니다. 앞으로 구성원들의 에너지를 한데 모은 뒤 이를 학교발전에 보태면, 브랜드가치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강철규 총장은- 공정거래위원장 역임 / '합리적 사고의 대명사'재계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한데다 강철이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강철규 총장은 얼핏 엄격한 사람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그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무엇인지를 몸소 실천하는 총장으로 알려져 있다. 만나는 사람마다 손을 붙잡고 대화를 즐기며, 이를 통해 얽힌 실타래를 풀어간다. 대학 구성원들이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라거나 합리적 사고의 대명사라는 평가를 내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장관급 관료를 지낸 사람답지 않게 액션이 크지 않고, 의외로 비정치적인 사람이란 인상을 준다. 충남 공주에서 태어나 대전고와 서울대 상과대학을 졸업한 그는 미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 석사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과 산업연구원을 거쳐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를 역임했다. 장관급인 초대 부패방지위원장과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제19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맡았었다.● 강 총장 교육철학 담긴 책자 '학생 위한 100가지 서비스'강철규 총장은 그동안 학생중심의 서비스 개선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였다. 이같은 관심이 반영된 결과물 가운데 하나가 우석대에서 받을 수 있는 100가지 서비스책자다. 강 총장은 취임직후 학교가 학생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모아보자라고 제안했고, 이를 한데 묶어 책자로 펴낸 것. 책자는 2년에 한번꼴로 수정판을 내고 있으며, 현재는 100개를 훌쩍 넘어 135개 서비스를 안내하고 있다.강 총장은 서비스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학생은 물론 담당자도 잘 인식하지 못하는 서비스가 적지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책자는 우석대가 얼마나 학생들의 편에 서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하는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아이콘이라고 설명했다.

  • 기획
  • 정진우
  • 2013.11.26 23:02

日 가나자와 겐로쿠엔 가보니

일본 정원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조영호 전주시 한스타일관광과 관광마케팅팀장이 겐로쿠엔(兼六園)을 다녀왔다. 조영호 팀장으로부터 일본 정원만의 장점과 특징을 들어본다.우리나라 정원이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최대한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일본 정원은 나무 하나에서 정원의 흙 한줌까지 일일이 사람의 손을 거쳐 완벽하게 가꾸어진다고 한다. 일본 가나자와(金澤)가 품은 겐로쿠엔(兼六園) 정원은 미토 가이라쿠엔, 오카야마 고라쿠엔과 더불어 일본 3대 정원(日本三名園) 중 하나로, 화려한 전통문화를 꽃피운 에도시대(16031867)의 마에다 가문에 의해 1676년 첫 삽을 뜬 뒤 170여 년에 걸쳐 완공한 대표적 다이묘 정원이다. 겐로쿠엔 즉, 겸육원(兼六園)은 광대함 유수 인력 고색창연함 수천 조망이라는 6가지 경관 조건을 두루 갖춘 명품 정원이라는 뜻이다. 봄의 벚나무, 여름의 녹음, 가을의 단풍, 겨울의 눈 등을 통해 사계절 풍취를 즐길 수 있다.나무 하나에서 정원의 흙 한줌까지 오랜 정성을 담은 11만4436.65㎡의 면적의 겐로쿠엔에는 약 8750그루의 나무와 183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회유식 요소를 도입해 종합적으로 가꾸어져 있다. 회유식은 절의 방장이나 어전의 서원에서 바라보는 좌관식 정원이 아니라 넓은 토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정원 안에 큰 연못을 만들고, 구릉을 쌓아 정자와 다실을 지어 전체를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든 정원이다.겐로쿠엔은 귀담아 듣고, 눈여겨 보아야할 스토리텔링과 상징물이 경관적 요소와 함께 장소적 차별화로 사계절 내내 아름답게 다가오고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겐로쿠엔은 먼저 입구에서부터 자연의 위치에너지만을 이용해 100년 넘게 작동하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가 시원한 물줄기를 뿜으며 아담한 자태의 폭포와 함께 뽐내고 있다는 것, 다실인 유가오 정(夕顔亭)은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로 1774년에 세워졌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특히 두 개의 다리를 가진 석등인 고토지 등롱은 가나자와시와 겐로쿠엔 정원의 상징물로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가라사키 소나무는 13대 번주 나리야스에 의해 가라사키에서 옮겨 심은 것이다. 간코 다리는 11개의 붉은 돌이 거위가 날아오르는 형상으로 놓아져 있고, 가이세키 탑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마에다에게 증여한 것이라며 겐로쿠엔을 방문한 방문객들에게 장소를 둘러싼 스토리텔링을 전하고 있다.정원의 기본적인 사상을 신선사상에 두고 있는 겐로쿠엔은 스이센과쵸보우 즉, 연못과 폭포를 보면서 멀리 노토반도와 하쿠산을 볼 수 있도록 수천과 조망이라는 경관적 공존 공간을 만들어 다른 정원이 흉내 낼 수 없도록 장소성을 차별화한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겨울철 폭설로부터 나무를 보호하기 위해 밧줄로 나뭇가지 사이를 원뿔모양으로 연결한 유키쓰리를 겐로쿠엔의 상징으로 관광명소화, 명품화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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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11.25 23:02

전통정원의 재해석 - 11. 싱가포르 (하) 보타닉 가든

보타닉 가든(Singapore Botanic Gardens)은 도심 속에서 근사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싱가포르 최고의 식물원이자 공원이다.이 공원은 사람과 식물이 교감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다.1859년에 개장한 공원은 150여년의 역사를 지녔다. 전체 규모만 약 63㏊에 달하는 이 공원은 60여만 종의 식물과 3개의 호수, 산책로 등으로 구성돼 있어 일상에 지친 현지인들에게 사랑받는 힐링 공간이다. 사시사철 향긋한 꽃이 만발해 현지인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쉼터이자 산책로로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보타닉 가든은 구역 별로 크게 탱글린(Tanglin), 센트럴 코어(Central Core), 부킷 티마(Bukit Timah) 등 세 개의 중심부로 나눠지며, 각각의 중심부에는 호수와 테마 공원이 있다.세 개의 중심부 안에는 힐링 가든, 제이콥 발라스 어린이 정원, 에볼루션 가든, 국립 난초 정원 등 특별한 테마를 가진 정원이 있다.힐링 가든은 전통적으로 약으로 쓰이던 식물로 구성된 정원이다. 웰빙의 느낌을 주는 힐링 가든을 따라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지친 몸과 마음이 치유되는 느낌이 든다.제이콥 발라스 어린이 정원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는 물놀이 시설과 자연을 그대로 이용한 나무 집과 미끄럼틀, 독특한 놀이기구 등이 있어 아이들의 상상력을 무한히 펼칠 수 있게 한다. 또한 식물과 환경 간의 상호작용에 대한 교육 전시물 등이 있어 아이들의 교육장소로도 유익하다. 여러 식물들의 진화를 보여주는 에볼루션 가든도 매력적인 정원인 동시에 학습의 장으로 인기가 많다.국립 난초 정원에는 3000여 종의 진귀한 난초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정원이다. 이곳에서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난꽃들을 찾아 볼 수 있다.이밖에도 1000여 종의 생강이 모여 있는 진저 가든과 향이 좋은 식물과 벤치로 구성된 향기로운 정원, 쭉쭉 뻗은 열대수목이 우거진 열대다우림, 영화 상영이나 공연이 펼쳐지는 심포니 레이크 등도 각양각색의 특색을 가진 보타닉 가든의 매력을 더해주고 있다.또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정원 조형물과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하고 아름다운 나무들도 볼 수 있다.자연 속에서 쉴 수 있는 식물원이자 도심 속 공원인 보타닉 가든. 공원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삼림욕을 하는 기분이 들어 긴장감도 풀어지고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진다. 끝도 없이 펼쳐진 잔디와 울창한 수목들, 60만 종의 식물, 연꽃으로 장식된 호수, 고즈넉한 산책로와 앙증맞은 벤치까지 평화로움이 묻어난다. 일상에 지친 현지인들 및 관광객 등에게는 힐링을 하기에 안성맞춤인 공원이다.

  • 기획
  • 강정원
  • 2013.11.25 23:02

'국내 최대' 고창 MTB 파크

21세기 최고의 부가가치 분야인 환경과 레저산업을 착실하게 준비해온 고창군이 지난 5월 28일 행정구역 전체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는 쾌거를 올린데 이어,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 중인 고창 MTB파크를 선보였다.지난 7월 공사를 시작한 MTB파크가 5개월이 지난 12일 미디어 데이를 통해 최초로 공개됐다. 국내 100만 MTB 라이더들의 꿈이었기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으며, 자전거 관련 산업시장도 크게 주목했다. 민선 5기 고창군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고창 MTB파크는 이강수 군수의 민선 345기를 아우르는 최고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고창 MTB파크 한국 MTB 역사에 한 획을 긋다MTB는 Mountain Bike의 약자로 산을 달리기 위한 자전거를 일컬으며, 세 장르로 나눠진다. 육상의 마라톤과 비슷한 크로스컨트리(XC)와 최근 라이딩 분야에서 세계적인 트렌드로 자리 잡은 올 마운틴(All Mountain), MTB의 꽃으로 불리면서 극도로 화려한 기술을 요하는 활강 다운힐(DH)종목으로 구분된다.타 지자체의 경우 전문화되지 못한 시설로 MTB 이용자들의 사용빈도가 매우 적으며, 그 이외 여러 리조트도 대회용 코스로 구성되어 있어 상시개방 없이 대회시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이러다 보니 국내 MTB 라이더들의 고창 파크에 대한 기대는 매우 크며, 그러한 점에서 고창군의 MTB파크 선점은 대한민국 MTB 역사에 한 획을 긋는 대목이다. △ 총길이 15km, 10개 코스 운영방장산(고창읍, 해발 640m)일원에 국내 최대 규모로 조성중인 MTB파크는 총사업비 15억원을 투입해 올 7월 공사착공에 들어가 11월 현재 전체 공정율 80% 이상을 보이고 있다. 총 길이 15㎞의 자전거 전용코스로 조성됐으며, 초중상급으로 구분된 10개 코스에서 개인별 수준에 맞게 라이딩을 즐길 수 있다.다양한 점프대, 드랍대, 웨이브 데크 등은 국내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짜릿함과 스릴로 라이더를 중독 시키기에 충분하다.특히 고창 MTB 파크는 세계적인 라이딩 트렌드에 맞춰 올 마운틴 및 다운힐 장르에 적합한 코스 구성으로 난이도별로 총 15km에 이르며, 하단부 순환코스는 크로스컨트리 및 초급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초급 난이도로 마련됐다. 집체만한 바둑판 모양의 바위는 드랍존으로 구성하고 랜딩 지점 수직 높이만 3m에 이른다.싱글코스는 수작업과 떡매로 노면을 다져 특성을 살렸고, 뱅크와 기타 코스는 포크레인 다짐 후 마지막 임팩트로 한번 더 마감했다.특히 코스 내 우수 배수 개거 및 절개지 방부목 설치, 우천시 계곡으로 변하는 바위구간은 데크로 처리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코스 유실을 최소화 했다.△ MTB 국가대표 선수들 코스 극찬지난 12일 고창산악자전거공원 미디어 데이에 초청된 이창용, 박준성, 강태혁, 강석현, 노기탁, 장재윤 등 MTB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스 라이딩을 즐겼다.이날 라이딩에 참여한 국내 정상급 MTB선수 및 수입사 관계자들은 고창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방장산 정상을 출발, 상쾌한 숲 속 공기를 마시며 중간 중간 설치된 다양한 점프대, 수직높이가 3m에 이르는 드랍대, 웨이브 데크 등을 질주하며 멋진 묘기를 선보였다.이창용(전주아시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선수 등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짜릿함과 스릴을 만끽했다. 국내외 라이더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데모 라이딩을 위해 해외로 나갔던 자전거 관련업계와 참가선수들은 코스의 아름다움과 잘 맞아떨어지는 헤어핀(뱅크), 다양한 점프대 등에 감탄사를 연발했으며, 사방이 확 트인 방장산 정상부는 MTB 라이더들의 인증 샷은 물론 포토존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트레이닝센터에서 방장산 정상까지는 약 7.3km로, 셔틀차량을 이용해 자전거와 사람을 수송할 계획이다. △ MTB파크 운영계획MTB파크는 산악자전거 전용코스 15km와 하단부 트레이닝센터로 구성된다. 트레이닝센터는 총사업비 10억원을 투입(국비5, 군비5)하여 MTB체험 경기장, 지원센터, 세척시설, 정비실, 소통의 공간으로 설립된다.군은 MTB 전문인력을 채용해 내년 3월부터 상시개방 할 계획으로, 지속적인 코스관리와 안전순찰,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셔틀 운행 등으로 라이더들의 이용률을 높일 방침이다. 또한 내년 4월 고창군수배 전국산악자전거대회를 시작으로 분기별로 다양한 자전거대회를 유치할 복안이다.● 이강수 군수 'MTB 파크' 포부 "해외서도 찾는 레포츠 명소로 키울 것"사람과 자연이 어우러져 살기 좋은 도시 고창에 국내 최대 규모의 MTB파크가 조성되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라이더들의 힘찬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어 기쁨니다. 열정 가득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고창 MTB파크가 국내 MTB라이더들의 꿈을 실현시킬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으며, 세계인이 찾는 레포츠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이강수 군수는 고창 MTB파크는 이제 절반 만들어졌다. 나머지 반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과 관련 업계, 그리고 파크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때 완성된다며 지속적인 관심과 이용을 당부했다.지금까지 국내에 마땅한 MTB시설이 없다보니 일본 후지미노 리조트나 캐나다 휘슬러로 MTB를 타러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고창 MTB파크가 조성되면서 2014년도 MTB라이딩은 고창으로 계획할 만큼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MTB의 성지인 캐나다 휘슬러를 다녀온 라이더들에게 고창MTB파크는 한국의 휘슬러 고창이라고 할 만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이 군수는 고창 MTB파크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레포츠도시 고창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많은 라이더들이 고창특산품을 애용하고 숙박하고 고창을 사랑해 줄 때 고창이 더욱 발전하고 고창 MTB파크도 세계인이 찾는 레포츠 명소로 성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고창MTB파크는 접근성이 뛰어난 곳에 초급자부터 상급자까지 다양하게 즐길 수 있게 마련되었다. 누구라도 쉽고 편하게 재미있는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되어 있으며, 또한 가족놀이공원으로서 역할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사업을 추진하는 동안 고창군에 MTB라이더 클럽이 3개정도 결성됐으며, 회원수도 150여 명에 이르는 등 지역민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군수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꾸준히 노력 하겠다며, 상쾌한 숲 속에서 자전거로 하늘을 나는 짜릿함을 맛보기 위해 고창으로 올 것을 권했다.

  • 기획
  • 김성규
  • 2013.11.21 23:02

21. 부안초 - 관악부 '전국 명성'…창의·인성교육 선도

뭐니뭐니 해도 관악부는 우리 학교가 전국 최고입니다.고광태 부안초등학교 교장은 관악부를 가리키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다. 최근에야 정부가 한국형 엘 시스테마(El Sistema) 열풍을 선도해 문화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 음악교육을 하고 있지만, 30년 전만 하더라도 음악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삶에 희망과 꿈을 채워주겠다는 발상은 아주 앞서간 것이었다. 엘 시스테마는 베네수엘라의 빈민층 아이들을 위한 오케스트라 교육을 뜻한다.△ 두 번의 화마에도 역사는 계속된다부안초등학교의 역사 되짚기는 암중모색(暗中摸索)이었다. 1912년 개교와 1981년 부안초 병설유치원 개설 사이의 역사는 빈 칸에 가까웠다. 기록조차 찾기 어려운 두 번의 화마(火魔)로 인해 지난해 100주년 기념행사도 어렵사리 치렀을 만큼 학교자료가 거의 소실됐기 때문이다. 1960~70년대 전교생이 2500~3000명을 차지할 정도로 부안군에서는 제일 가는 역사와 규모를 자랑했으나 농어촌 학생수 급감을 피하지 못하면서 예전의 위용을 잃어버린 상태다. 지난 2월 기준 졸업생은 2만2471명. 현재 특수학급을 포함해 22학급이다.고광태 교장은 개교 100년의 역사적 발자취를 거울 삼아 창의인성교육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관악부를 비롯해 축구부, 합창부, 씨름부가 전국대회에 참여해 우수한 성적을 거둬 학교와 지역사회의 명예를 드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100주년 기점 동문회 시작지난해 100주년 행사 때 총동문회가 재조직됐다. 총동문회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나 와해됐다고 할 만큼 활동 자체가 없었다. 학교가 승승장구하던 시절 학생수가 워낙 많아 반창회 중심으로 모였다가 뒤늦게 전국 각지로 뿔뿔이 흩어진 동문들을 규합하려다 보니 연락망이 연결되지 않았던 것. 지난해 총동문회장을 맡게 된 노일천 전 부안교육문화회관 관장은 지난해 100주년 기념행사 때 이리저리 수소문한 끝에 졸업생 600여 명이 모였다면서도 다만 자료 소실로 인해 100주년 기념자료집을 내놓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했다. 총동문회를 통해 파악된 역대 동문들도 40~50회 경계에 있는 졸업생들에 그쳤다. 그럼에도 정계법조계교육계에 진출한 이들은 꽤 많았다. 이 시기에 정계에 진출한 김종수 전 도의원(41회), 장석종 전 부안군의회 의장(48회), 장세환 전 국회의원(51회)이 눈길을 끈다. 장세환 전 의원과 오랜 지기인 노일천 전 관장은 장세환 전 의원은 부안초 5학년 재학 도중 전학을 갔으나 부안초 졸업생으로 간주해도 무방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바른의 고문변호사로 활동 중인 박재윤 전 대법관(45회)과 조광제 전 국정원 국장(51회), 박희원 전 전북경찰청장(42회)이 법조계행정계의 파워 인맥이다. 교육계 진출은 꽤 많은 편이다. 6년 선후배인 임영식(42회) 송경식(48회)이 전 부안교육장을 비롯해 노일천 전 부안교육문화회관 관장(51회), 강귀자 부안동초 교장(50회), 서춘국 군산마룡초 교장 등이 진출해 있다. △ 전국 명문 관악부 두각이의문 부안초 교감의 말을 빌리자면 이곳 관악부는 대한민국에서도 알아주는 실력을 자랑한다. 대한민국 관악경연대회에서 종합대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휩쓴 학교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4~6학년 학생 62명으로 구성된 관악부는 플루트클라리넷트럼펫 등 다양한 관악기를 자유자재로 소화한다. 30년 째 관악부 터줏대감을 맡고 있는 최홍열씨는 아이들이 얼렁뚱땅하지 않고 열심히 따라주고, 학부형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해준다. 무엇을 더 바라겠느냐고 웃으며 말했다. 고광태 교장도 관악부처럼 목표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면 원하는 바를 얻게 된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아름다운 일이라면서 이것은 비밀이고, 또 비법이라고 귀띔했다. 부안초는 창의인성교육연구학교(2011~2013)와 창의영어모델학교(2012~2014)를 운영 중이다. 2011년 전국 100대 교육과정 우수학교 선정을 계기로 창의인성교육 연구학교로 지정 돼 자율봉사활동에 중점을 둔 창의적 체험에 주력하고 있다. 영어동아리방과후프로그램영어독서 활성화, 영어 페스티벌 개최 등도 창의영어모델학교 운영의 결과다. 부안초는 지난해 전국 학부모 참여교육 우수학교 지정으로 인해 올해 학부모 참여교육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소득층 지원사업인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 교육복지사업 등도 내실을 기하고 있다는 평가다.

  • 기획
  • 이화정
  • 2013.11.20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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