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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삼국시대 고분·산성 유적 - 곳곳에 야철지…철기문화 꽃 피운 보물창고

백제 멸망 이전까지 운봉고원을 비롯한 지리산 지역은 삼국시대의 역동적인 변화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 남부 지방 중앙부에 위치해 영호남을 잇는 교통의 심장부이자 전략상 요충지였다. 또 백제와 대가야, 가야계 소국들이 서로 교류하는 데 있어 반드시 통과해야만 했던 곳이다. 지리산 권역을 차지하기 위해 수많은 전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특히 풍부한 철을 바탕으로 철기 문화를 꽃피웠던 운봉고원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했다. 백제와 신라가 이곳의 패권을 두고 20년 넘게 혈투를 벌였을 정도다. 조선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남도의 관방은 운봉이 으뜸이고, 추풍령이 다음이다. 운봉을 잃으면 적이 호남을 차지할 것이고, 추풍령을 잃으면 적이 호서를 차지할 것"이라며 전략적 중요성을 강조했을 만큼 운봉고원은 천혜의 자연요새였다.△운봉고원 고분군, 철기문화 비밀 담은 블랙박스 지난 2010년 고고학계와 역사학계의 이목이 운봉고원에 집중됐다. 남원 월산리에 있는 가야계 고총 M5호분에서 중국제 청자인 '계수호(鷄首壺)'가 발굴됐기 때문이다. 계수호는 백제왕의 주요 하사품으로 알려진 최상급 위세품(威勢品)의 하나로 익산 입점리, 공주 수촌리, 천안 용정리 등 백제 영역에서만 출토됐었다. 이와 함께 신라의 천마총황남대총 출토품과 흡사한 '철제초두(鐵製 斗)'를 비롯해 금제 귀걸이, 갑옷과 투구, 기꽂이 등 가야계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가야계 고총에서 계수호와 철제초두가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고, 고령 지산동과 합천에서 출토된 금동관을 제외한 모든 가야계 위세품이 M5호분에서 나왔다. M5호분 외에도 남원 유곡리두락리 등 운봉고원의 가야계 중대형 고총고분은 80여기에 달한다. 30m 이상 되는 초대형급을 포함해 대부분 봉토의 직경이 20m에 달하는 이들 고분군은 고령 지산동 고분군 서쪽에서 최대 규모다. '고분의 입지와 외형은 내부구조 및 부장유물과 함께 고대사회의 총체적 반영'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당시 '운봉가야'가 강력한 힘을 바탕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암시한다. 하지만 운봉가야 철기문화의 비밀을 간직한 고분들 상당수가 아직 발굴조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 고대사회의 문화권과 정치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운봉고원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달궁계곡바래봉 등 야철지 산재실상사 철조여래좌상, M5호분에서 발견된 철제초두, 기꽂이 등 지리산에 철기 유물이 많은 것은 곳곳에 풍부한 철이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운봉고원 일대에 광범위하게 분포된 철광석은 니켈이 함유된 최상급으로 평가받는다. 마한 왕의 달궁터를 중심으로 남쪽 하점골과 남서쪽 봉산골 등 달궁계곡 인근에서는 많은 야철지가 발견됐다. 당시에 철광석을 녹여 철을 생산하던 제련로가 있었던 곳에는 5㎝ 내외의 크기로 잘게 부순 철광석이 봉분처럼 쌓여있다. 철광석의 채광부터 숯을 가지고 철광석을 환원시켜 철을 추출해 내는 제철공정을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 이제 막 문을 연 철의 유적공원을 연상시킬 정도로 유적의 보존상태가 거의 완벽에 가깝다. 이는 지리산이 일찌감치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닫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두대간의 만복대에서 바래봉까지 이어진 산줄기 서쪽에도 3개소의 야철지가 있다. 운봉읍에서 지방도를 따라 정령치로 향하면 선유폭포에 도달하는데, 그 부근에 쇠똥(쇠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이 광범위하게 흩어져 있다. 남원 고기리 야철지도 운봉고원에서 발견된 야철지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세걸산 서쪽 금새암골에도 수철리 야철지가 있는데, 수철리라는 마을의 지명도 철 생산유적에서 유래됐다. 해마다 5월 철쭉제로 유명한 바래봉 서쪽 골짜기에도 철광석을 볼록하게 쌓아놓은 산덕리 야철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야철지의 밀집도가 가장 높은 운봉고원은 철의 생산부터 주조기술까지 응축된 당시 철의 테크노밸리였음을 웅변해주고 있다. △백제신라 운봉고원 패권 경쟁삼국시대 때 백제와 신라의 최대 격전지가 아막성이다. 아막성은 남원 아영고원에 있는 돌로 쌓은 포곡식 산성으로 산성 둘레가 633m에 이르고 동서북문 터가 남아있으며 치성토루우물적대수구 등이 확인됐다. 운봉가야가 처음 터를 닦고 백제신라에 의해 개축됐고, 현재의 성벽은 후백제의 견훤이 쌓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백제는 신라의 아막성을 차지하기 위해 20년 넘게 신라와 치열한 전쟁을 벌였다. 백제 무왕은 즉위 3년 만에 4만의 군대를 동원해 아막성을 공격했지만 대패했고, 616년에도 그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다가 624년 백두대간을 넘어 운봉고원을 다시 백제에 예속시켰고, 이를 발판으로 경남 함양까지도 백제의 영향권으로 편입시켰다. 백두대간에서 20년 넘게 계속된 아막성 전투는 철산지인 운봉고원을 차지하기 위한 철의 전쟁이다. 백제 무왕의 중흥프로젝트를 위해 철산지인 운봉고원의 장악이 절실했던 것이다.

  • 기획
  • 김정엽
  • 2013.07.26 23:02

업사이클링, 새로운 경제 가치를 만들다 ① 프롤로그

쓰레기의 가치를 변화시킬 순 없을까. 쓰레기가 버려지고 자치단체는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폐기물수거함에는 음료수병과 쓰레기가 쏟아지고, 아무리 좋은 상품도 고물로 넘겨봐야 kg 당 몇백 원을 받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재활용이라는 말이 앞에 붙는 순간 그저 그런 상품으로 평가 절하된다. 아무리 재활용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도, 소비자가 지역 내 자원 재활용 가게를 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무리 좋은 뜻도 활성화하지 못한 게 지역사회 자원 재순환의 오늘이다. '자원이 재활용됐다'는 생각은 상상치도 못하는 상품으로 만들어내는 아이디어. 그것엔 소비자의 요구를 읽어내는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본보는 8차례에 걸쳐 국내외 취재를 통해 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 경제적 상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을 짚어봤다.△쓰레기는 곧 자원이다.도내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양을 보면 줄고 늘어나는 추세를 반복하고 있다. 도내 쓰레기 발생량은 1995년 하루 1593톤이 발생, 이듬해 최고 1895톤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후 2000년(1655톤), 2005년(1625톤), 2010년(1593톤)으로 조금씩 줄었다. 그러나 최종 집계연도인 2011년은 하루에 나오는 생활폐기물이 1831톤으로 늘었다.또'2011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에 따르면 전국 평균 1인당 1일 생활 폐기물 발생량은 0.95kg이다. 전북은 1인당 0.97㎏으로 전국평균을 조금 웃도는 수치다. 이 중 쓰레기 처리 방식 중 소각은 늘고, 재활용은 답보 상태다. 실제 소각은 2006년(157톤), 2007년(254톤), 2008년(203톤), 2009년(240톤), 2010년(241톤), 2011년(263톤) 꾸준히 늘었다. 재활용은 2006년(1038톤), 2007년(1039톤), 2008년(1071톤), 2009년(1047톤), 2010년(1023톤), 2011년(1180톤)에 그쳤다.△자원 재순환 가게에서는 무슨 일이자원 재순환 가게를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상품의 우수성과 저렴한 가격을 장점으로 꼽았다.'좋은 상품이 있는 가게'라는 생각이 생기기까지는 반복적인 재방문과 구입이 필수적이었다고 입을 모은다.그러나 이용하지 않는 대다수의 소비자는 좋은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이 상품을 가지고 싶다''좋은 상품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일정한 상품과 고객을 유치하지 못한 상황에서 수백 개에 달하는 자원 재순환 가게가 들어서면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도내에 있는 A 자원 재순환 나눔 가게의 경우 수년간 수익이 하락, 운영 자체가 어려워진 상태다. 또 국내에서 출시하는 상당수의 업사이클링 제품들은 아직은 보편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무엇보다 전문가들은 재활용과 새활용 사업을 나눠 육성하고, 가치 지향적 재활용 방안을 도입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노용선 아름다운가게 전북본부장은 "자원의 재순환에 대한 인식 개선은 물론, 자원을 관리하고 재순환시키는 사람들의 인식 제고도 필요한 것 같다"며"꾸준히 자원을 확보하고 순환하는 방식만 고집하는 것 보다 자원의 재순환 방법을 다양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업사이클링이란업사이클링(Upcycling)은 '새 활용'를 말한다. 재활용을 의미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과 구분되는 새 활용은 새 제품으로 재탄생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생활 속에서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것을 수선해 다시 활용하는 재활용에서 한 단계 진화한 개념이다. 기존에 버려지던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해 전혀 다른 제품으로 다시 생산하는 것을 말한다. 자원을 절약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재활용하는 데서 더 나아가 수준을 한 단계 높여(업그레이드Upgrade) 다시 활용한다(Recycling)는 의미를 담고 있다.

  • 기획
  • 윤나네
  • 2013.07.25 23:02

8. 익산 함라초 - 만석꾼 임천 조씨 문중 설립, 사립창명학교 시초

△학교가 걸어온 길익산 함라지역은 예부터 인근 웅포, 용안지역과 더불어 농업과 물자교역이 융성했던 곳으로 만석꾼으로 유명했던 함라 삼부자가 터전을 잡고 살았다.이들 만석꾼 집안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도움을 주었다고 해서 '인심 좋은 함열'이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 만석꾼 가운데 하나인 임천 조씨 일문이 1908년 설립한 사립창명학교가 함라초등학교(교장 이외자)의 시초다.자주독립정신 함양 및 민족교육 창달을 위해 설립된 학교는 지금까지도 이 지역의 자랑거리로 꼽힌다.특히 31운동에 투신한 혐의로 일본 경찰의 고문에 의해 한 쪽 눈을 잃었던 설립자 조용관은 이후에도 군산지역에서 동아일보 지국장을 지내며 맹렬히 민족해방운동에 나섰다.이 같은 그의 모습은 행동하는 교육자로서의 표상으로 추앙 받고 있다.이러한 공로가 인정돼 2005년에는 건국포장이 추서됐다.학교 변천사를 보면 1909년 사립함열보통학교로, 1941년 함라공립국민학교로 개명됐고, 1982년에 병설유치원을 개원했다. 1996년에는 함라초등학교라는 지금의 교명으로 바뀌며, 면면이 그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한편 올해 102회 졸업식을 연 이 학교를 거쳐 간 학생은 모두 7278명이다.△학교를 빛낸 인물전북지역에서 향학열이 높기로 손꼽히는 함라는 수많은 정관계, 학계 인사를 배출했다.이 중 대다수가 함라초 출신이다.고광만(5회) 전 문교부 장관이 그 첫 머리에 꼽힌다. 그는 전주고등보통학교와 일본 히로시마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일제강점기 동안 해주고등보통학교 등에서 교사로 18년 간 근무했다.이후 조선총독부 학무국 시학관과 충주고등학교의 전신인 충주공립중학교 교장을 지내기도 했다. 독립 이후 미군정 아래에서 충청북도 학무국장에 취임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학장을 거쳐 제1공화국 문교부 차관과 제3공화국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윤택중(14회) 전 문교부 장관은 보성전문학교와 일본 주오대 법대를 졸업한 후 245대 민의원에 당선됐으며, 1961년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민족사 바로찾기국민회의 의장, 헌정회 부회장을 거쳐 헌정회 원로자문위원, 민족통일국민운동본부 상임공동대표, 민족사바로찾기연구장을 맡기도 했다.그는 장관 재직 시절 실업교육, 교육자치제, 대여 장학금제도, 재일교포 교육 강화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웠다.정계에서는 김현기(26회) 전 국회의원이 눈에 띈다. 그는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이리농업고에서 교사생활을 했고, 월간지 '인물계'를 창간하기도 했다. 1952년 민주당 창당 발기인이 되면서 정치가의 길을 걸었다. 1967년 비례대표로서 제7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래 뛰어난 정치역량을 발휘하며 지역구에서 착실히 기반을 닦아 8910대 국회의원을 연이어 지냈다.그는 재정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국회 재무위원회나 본회의에서 경제 전반에 걸쳐 정부의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추궁하면서도 서민대중의 권익을 위한 대안을 시의적절하게 제시했다는 평을 받았다.조남조(40회) 전 국회의원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중앙일보 정치부장을 지내며 날카로운 필봉을 휘둘렀다.이후 정치계에 투신, 1112대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전북도지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2011년에는 새만금위원회 민간위원장으로 위촉됐다.이와 함께 조용욱(5회) 전 동덕여대 총장, 이화영(20회) 전 이리시장, 조현영(26회) 전 동덕여대 대학원장, 조상진(36회) 명예공학박사, 정영태(36회) 전 전주예수병원 원장, 김복현(47회) 익산문화원장, 조인호(58회) 덕성여대 교수 등이 학교를 빛냈다.조용욱 전 총장은 경성제국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각급 학교 교사를 거쳐 동덕여대 교수부학장, 이화여대 교수(대우)를 역임했다.60여 년 간의 교직생활 동안 그는 전통적인 여성의 부덕함양교육에 전념했다.저서로 '대학한문'이 있고, 논문으로는 '퇴율사상비교 연구', '양명학 연구', '한자한문교육의 내실적 방향'등이 있다. 조상진 박사는 전북대 기계공학과를 졸업하고, 대한석탄공사와 포스코에서 근무하며 우리나라 제철산업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그는 퇴임 후 삼진기업, 삼영산업, (주)에스아이에스를 설립운영했다. 또한 사회공헌에도 힘써, 광양시에 지체장애자를 위한 '광산특수어린이집'을 세워, 운영후원회장을 맡아 봉사하는 등 진정한 기업가의 표상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을 비롯해 재경부장관, 노동부장관, 국세청장 표창을 등을 수차례 수상한 바 있다.△도약을 위한 노력함라초는 전통적으로 학부모의 교육열이 높은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특기적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특색중점사업으로는 △지역 전통문화체험 △예술교육강화 △독서논술교육 활성화 △영어 의사소통 능력 신장 △수학문제 해결능력 함양 등이 있다.특히 전교생 62명 중 다문화가정 자녀가 11명에 이르는 여건에 따라 전북도교육청의 2013년도'다꿈키움학교'로 지정운영 중이다. 이에 통합교육 등 다문화가정 학생과 일반학생이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다문화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또한 다문화가정 어머니가 수업에 참여하는 교육주간을 통해 어머니 나라의 역사, 문화 등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다문화학생에게는 자긍심과 배움, 자신감을 심어주는 계기가 되며 일반학생은 다른 나라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고 있다.게다가 학생 수 감소가 불러온 정상적 교육과정 운영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교육문화적으로 낙후된 금강변 지역에 대한 균등기회 제공을 위한 학교군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육과정 정상운영, 수업의 질 향상, 불균형 해소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이외자 교장은 "학생들이 자랑스러운 선배의 얼을 본받아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국제경쟁시대 핵심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과정 및 특성화 프로그램 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 기획
  • 최명국
  • 2013.07.24 23:02

[교과서 속의 원자력발전소] "안전·깨끗·경제적" 지나친 강조…단점은 '실종'

환경운동연합이 교과서에 나오는 원자력발전소(이하 원전)에 대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교과서에서는 대체적으로 '원전은 안전하고, 깨끗하며, 경제적인 유용한 에너지'라며 우호적인 내용으로 기술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에도 이러한 원전에 대한 기술은 바뀌지 않았으며, 원전에 대한 왜곡이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원전에 대한 교과서의 왜곡이 우연한 것이 아닌, 정부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에 의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진행된 교과서 수정작업의 결과라는 사실은 더욱 충격이 아닐 수 없다.△원전 온배수 배출 사례 왜곡고등학교 교과서 '한국지리'(두산동아)의 107쪽에는 '자원의 개발에 따른 지역의 변화'라는 제목으로 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를 활용한 물고기의 양식을 설명하는 대목이 있다. 교과서에서는 "양식결과 자연상태보다 2~4배 정도 빠른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 최근에는 고리 원전에서 온배수를 이용한 진주조개 시범양식이 성공을 거둬 지역주민들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방사성 물질 오염 등의 문제도 없어 온배수의 청정성과 유용성이 입증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라고 기술되어 있다.그런데 이와 같은 교과서의 내용은 당초의 '원전의 온배수로 인한 주변환경 피해'라는 제목의 내용이 우호적으로 바뀐 결과로 알려졌다. 당초에는 "증기와 열교환에 의해 물을 끌어 올릴 때보다 7도정도 높아져 바다로 배출된다'며 온배수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소개하던 기존의 내용을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실제로 고창지역에서도 한빛 원전(영광 원전)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로 인한 피해에 대해 어민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한 바 있고, 주변 어민들이 한빛 원전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처럼 원전 주변 해역에 미치는 실제적인 피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발전소 온배수를 이용한 일부 유리한 사실 만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실을 가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핵융합에너지에 대한 두가지 시선이외에도 교과서에서 원자력에 대해 우호적으로 기술하는 대목은 많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에 수정된 내용을 보면, 중학교 '기술가정2'(교학사)의 222쪽에서 "최근 원전 사고로 인해 더욱 안전한 원자력에너지의 이용방법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핵융합에너지는 중수소와 삼중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이 융합하여 무거운 헬륨 원자핵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안전성이 매우 높아 폭발의 위험성이 전혀 없고, 온실가스나 방사성 고준위 폐기물 등도 배출하지 않아 차세대 미래 청정에너지로 인정받고 있다"라며 원자력에너지를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차세대에너지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러나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핵융합에너지는 1950년대부터 '미래에너지'로 제안됐으나, 5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실현가능성이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 유럽연합과 미국, 일본, 한국 등 7개국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핵융합반응로계획'의 계획으로도 오는 2026년 이후에나 핵융합이 에너지원으로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보여주는 최초의 실험이 비로소 가능하다. 아직 가능성조차 확인되지 않은 원자력에너지를 교과서에서 홍보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 그리고 핵융합은 거대한 국제 사기극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라고 지적했다.△원전을 안전한 시설로 묘사또 다른 사례는 고등학교 '경제지리'(교학사) 교과서의 71쪽이다. 탐구활동의 예시로 제시된 '어떤 시설보다 안전한 원자력발전소'라는 제목의 네컷 짜리 만화이다. 만화의 내용은 '원자력발전소 절대 안돼!'라고 외치던 주민이 지진이 나자 '앗! 지진이다. 이번엔 좀 심한데'라며 급히 원전으로 대피한다. 사람뿐만이 아니라 개구리도 원전으로 대피하고, 원전만 제외하고 모든 땅이 지진으로 갈라진다. 원전으로 대피한 주민들은 '진짜 튼튼한 걸, 원자력발전소 만세다, 만세'를 외친다. 이 역시 원전을 안전한 시설로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이와는 다른 결과를 가져왔으며, 원전이 결코 안전한 시설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이외에도 고등학교 '화학1'(교학사)에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활용되는 방법들로 풍력의 이용대신 원자력의 이용이 제시됐고, 사진도 교체됐다. 고등학교 '경제지리'(지학사)에서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의 사례가 조선공업에서 원자력발전으로 교체되고, 아랍에미레이트(UAE)로의 원전수출 내용이 실렸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업이 자동차반도체IT가 아닌 원자력발전으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 기획
  • 기고
  • 2013.07.23 23:02

교과서에 반영된 원전 내용 2007년부터 306건 수정·보완

민주당의 김상희 국회의원실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교과서속 원전 내용에 대해 수정·보완된 사례가 306건에 달한다. 같은 기간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초·중등 교과서에 대해 매년 각각 309건, 240건, 269건, 271건, 161건의 수정의견을 제출했고, 이 가운데 각각 95건, 35건, 77건, 65건, 34건이 받아들여져 이듬해 교과서 내용에 반영되었다고 한다.이러한 결과에 대해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획기적인 발전"이라며 "이전까지는 어느 기관에서도 교과서 개정의견을 이렇게 제안해서 개선하였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자평했다. 이러한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의 교과서 수정작업은 이미 지난 1996년부터 진행되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상희 의원실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6년 '각급 학교 원자력 관련 수정 반영을 위한 교과과정 개편 추진 기본계획'을 수립해서 오래전부터 교과서의 내용을 수정하기 시작했으며, 2005년부터는 원자력문화재단이 단순한 오류수정이나 의견제시에서 벗어나 직접 '교과서 개정 요구안'을 만들어 교과서의 내용을 원자력발전소에 우호적으로 바꾸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수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원전에 대한 교과서의 수정·왜곡 뿐만이 아니라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각급 학교에 직접 배포하는 부교재와 원자력올림피아드대회, 원자력공모전, 원자력홍보관 견학 등 원전에 대한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측의 주장이 일반적으로 공급되는 사례는 많다.이처럼 일방적으로 왜곡·전달되는 원자력발전소의 교과서 내용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이지언 팀장은 "정부는 핵발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우라늄은 풍부하고 저렴해 경제적이고, 핵발전소는 강진에도 견딜 수 있어 안전하다고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통해 계획적이고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국제적인 인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며, 왜곡된 내용이다"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지언 팀장은 또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을 해체하고, 자연친화적인 재생에너지의 확산을 위해 재생에너지 홍보를 주요목적으로 하는 법인을 대신 설립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한승우 (전북녹색연합 사무국장)

  • 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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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23 23:02

[우리고장 명인명물] 부안 삼보죽염 김인석 대표

"죽염은 오염된 몸의 노폐물과 독소를 잘 제거해주어 모태에서 나올 때의 건강 상태에 가깝게 되돌려주는 환원력이 강한식품입니다"지난 1989년부터 죽염과 인연을 맺어온 (주)삼보죽염 김인석 대표는 국내 최초로 죽염제조장의 전수지도를 받아 죽염을 제조하고 있다.무더위 속에서도 강렬한 열기를 내뿜는 황토가마 앞에 선 그의 이마를 비롯한 온 몸에는 굵은 땀방울이 비 내리듯 흘러내린다.김 대표는 "우리가 흔히 먹는 소금은 정제염으로 Nacl 함량이 99% 이상이어서 미네랄이 거의 없는 단점이 있기 때문에 천일염을 권장해 왔다. 그러나 천일염도 유해성분과 유익한 성분이 공존하고 있다"고 들고 "대나무와 송진, 황토 등을 이용해 천일염 속의 유해성분을 제거하고 9회 법제를 통한 죽염의 기능을 배가시킨 전통 죽염은 우리의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현재 죽염제조장 이수자로 지정된 그는 "죽염 분야 최초 무형문화재(죽염제조장 제23호) 효산 스님의 기술 전수 지도로 황토가마에서 토종 소나무만을 이용해 전통 방식 그대로 자죽염을 생산하고 있다" 면서 "죽염은 우리 민족의 전통 민방요법의 하나로 역사적 전통과 독창성이 있는 매우 귀중한 문화자산"이라고 말했다.김 대표는 특히 "고객을 우선으로 진실만을 추구하는 마음,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혼이 깃든 장인정신을 발휘해 올바른 식품문화를 위해 제품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며 "정직하고 정성을 다한 올바른 죽염을 만들기 위해 무거운 책임감으로 혼신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하지만 죽염의 가치가 왜곡돼 알려져 어려움이 처했으나 이를 극복했던 애잔한 경험도 있다. 어려움을 극복한 데는 전통방식의 죽염 생산과 고객우선주의가 몸에 밴 그였기에 가능했다.김 대표는 "죽염의 가치가 왜곡돼 알려진 게 안타까웠다. 당시 죽염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처했으나 꾸준한 노력 끝에 죽염의 참가치를 널리 알릴 수 있게 됐다" 면서 "앞으로도 우리의 훌륭한 문화유산이 한식의 세계화에 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삼보죽염은 서해안에서 생산된 천일염에 지장수를 뿌려 3~5년 된 직경 7~8㎝의 생대나무통에 잘 다녀넣은 뒤 소나무장작불로 850℃~1000℃까지 올린 황토가마에 구워낸다. 이 과정에서 대나무의 천연 유황성분 등이 스며들어 소금기둥이 남게 된다. 이 기둥을 다시 잘게 부수어 대나무에 다져 넣기를 8번. 마지막 9번째는 소나무 장작에 송진을 더해 마치 용광로에서 쇳물처럼 흘러내리는 죽염을 식혀 분말 또는 원석으로 만든다.

  • 기획
  • 양병대
  • 2013.07.23 23:02

[장수 5·3프로젝트] 돈 잘 버는 농가 키워 농촌에 활력 불어넣는다

지난 2007년부터 추진중인 장수군의 5·3프로젝트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5·3프로젝트 사업이란 5000만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3000농가를 육성하기 위해 품목별 작목반을 구성하고, 그동안 개별 농가에 지원했던 보조사업을 작목반별 지원을 통한 농업 집약적 공동체를 구성해 농가들의 삶의 질 향상과 살기 좋고 행복한 장수를 만들고자하는 사업이다. 무엇보다 장수지역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농가소득을 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5·3프로젝트에 대한 군안팎의 관심이 두드러진다. 실제로 지난 2011년 통계청 자료를 기준으로 장수군 평균 농가소득은 3467만4000원으로, 전국농가소득(3014만8000원)과 전북농가소득(2963만9000원)을 크게 웃돌았다. 이는 노동집약적 농업에 공동체 작목반을 구성함으로써 작목반원간 기술공유 및 협업체계 강화로 노동력 절감을 가져왔고, 잉여 노동력을 추가 작목 생산에 재투입함으로써 추가적인 소득창출을 가능하게 하는 선순환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개인농가별 맞춤형 지원을 기본 뼈대로 삼은 5·3프로젝트는 철저한 농가경영 분석을 통한 농가컨설팅을 실시해 맞춤형 농정지원으로 농가소득 증대 및 안정화로 돌아오는 농촌, 대물림하는 농업만들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동안 장수군은 5·3프로젝트의 성공추진을 위해 읍·면별로 농가별 소득조사 및 분석을 실시, 농가별로 정확하고 철저한 컨설팅을 추진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소득향상 농가를 우선으로 사업을 지원해왔다. 또한 타 지원사업과 달리 일방적 지원사업이 아닌 주민소득지원시스템 분석을 바탕으로 피드백 관리에 주력했으며, 주민소득지원시스템을 구축해 작목별 연중 생산량 파악이 가능해졌다. 이와 함께 농가 및 작목별로 연도별 신청 사업량을 근거해 다음연도 사업대상자를 선정, 철저한 컨설팅 결과에 의거해 사업량과 예산을 확보하고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사업 추진으로 기획하는 등 맞춤농정을 구현하고 있다. △5·3프로젝트 지역관리팀 운영 장수군은 5·3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정착과 농가소득 증대를 위해 소득 기반사업 조성을 위한 축사신축사업, 비가림하우스, 첨단하우스, 사과 과원조성, 유리온실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작목반의 경영개선을 위한 작목반별 컨설팅을 실시하고, 개별 농가를 배제한 작목반별로 중형관정, 저온저장고, 소형 농기계의 구입지원과 대형농기계의 임대 사업을 확대 추진한다. 특히 5·3 프로젝트 지역관리팀 21명을 구성, 철저한 농가 현장위주로 밀착 관리 운영하도록 읍·면별 3명씩을 지정 배치해 참여농가 경영실태를 정비하고 생산기반 확대농가, 경영개선농가, 현수준 유지농가, 복지지원 대상농가, 경영회생 대상농가, 5000만원 이상 농가 등 유형별 분석을 통해 농가소득 증대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다. 또한 부실작목반·실천의지 미약농가·영세·고령 농가를 분류 정리한 뒤 5·3프로젝트에서 배제하고, 복지지원 대상농가로 분류해 지도하는 등 농가경영실태 분석에 따른 실질적 지원방안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다. △ 농가 소득증대 방안 마련 장수군은 1차적으로 농가별 농가경영 실태조사를 지난 2월까지 완료하고 경영실태분석 결과를 토대로 개인별 농업소득 재설정을 실시, 단위면적당 고소득 창출이 가능한 특화작물 전환을 유도하고 근거리 중심의 단일품목 작목반 구성으로 작목반원들의 전업화, 전문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작목반을 구성때 시테크 개념을 도입해 농가간 노동력을 보완하는 시스템 마련하는 등 실효성 있는 작목반 운영을 위한 작목반별 작목반원을 재구성한 뒤 농가별 주작목·부작목간 재설정과 함께 보완 작물 등 컨설팅을 통한 실질적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또한 축사신축, 비가림하우스, 과원조성, 첨단·연동하우스, 양액시설, 유리온실 등 농가소득기반 사업 지원땐 사업의 적정성 검토에 철저를 기하고 작목반 중심의 경영개선사업 지원하고 있다. 2차적으로 전 농가별 경영실태를 정밀 분석해 중점 관리농가 및 배제농가를 철저히 분류해 각각 농가별 영농 가능 토지에 대해 맞는 계획을 수립해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기반부족농가에 대해서는 단기(3년), 중기(5년), 장기(7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특히 의지가 있는 농가를 중점으로 로드맵을 작성해 중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영세농가중 의지가 있는 농가에 대해서는 달성농가와 연계해 영농교육을 통해 기반 마련 및 영농교육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며 영농기반이 부족한 영세농가는 자활사업단에서 참여교육을 실시한 뒤 장기계획을 수립,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5000만원 이상 달성 농가는 1억원 이상, 5000만원 이하 농가는 철저한 경영 지도를 통한 5000만원 달성, 불가농가에 대해서는 가능농가로 달성할 수 있도록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군 농업기술센터 김진홍 총괄분석 지원팀장은 "5·3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서 지역관리팀의 활동을 강화하고 농가별 일대일 영농설계를 지원하겠다"면서 "지역 및 농가 여건에 맞는 소득작목을 발굴, 보급하고, 작목반 정비 및 활성화 등 농가소득 향상을 위한 기술보급과 경영개선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수군은 5·3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마을단위로 농업뿐 아니라 도시, 문화, 건설, 의료 등 각 사업을 집중 투자해 농업인뿐 아니라 모두가 살기 좋은 농촌을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또한 5·3프로젝트를 통해 모두가 살기 좋은 장수, '세계 최고의 농업·건강 중심도시 장수'를 만들기 위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고, 농가소득 안정화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 기획
  • 정익수
  • 2013.07.23 23:02

김정곤 전북도농업기술원장은

김정곤 원장은 전북대에서 농학을 전공한 벼재배 및 육종 전문가다.그는 동 대학원에서 작물학으로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그는 1984년 농업진흥청 호남작시 농업연구사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국립식량과학원 전작과장, 농업유전자원센터 소장, 국립식량과학원 답작과장 등을 거쳐 지난 1일 제5대 전북농업기술원 원장에 취임했다.김 원장은 취임사를 통해 '살고 싶은 농촌건설'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농업인단체, 산업체, 중앙행정기관 등과의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역량을 결집해 나갈 것을 1차 목표로 내세웠다.이는 새 정부 국정비전 농산업분야인 '농업인 소득증대, 농촌복지 증진, 그리고 농업 경쟁력 제고'의 국정 방향에 부합되는 과제이다.또한 김 원장은 '6차 산업화'을 통해 농촌 활력화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FTA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농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친환경적으로 원료 농산물을 생산하고, 이를 가공 산업과 연계해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농촌의 공간과 묶음으로서 소득화의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농촌 활력화의 기본이기 때문이다.아울러 김 원장은 성과중심과 노력 중심의 농촌흥사업 추진으로 연구와 지도직렬 간, 전공간의 유기적인 협업과 통섭을 중시하는 업무 스타일을 펼쳐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 지도사업의 결과가 시험연구에 환류 되고, 연구사업의 결과가 지도사업에 반영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간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전라북도 농업인, 농업관련 종사자 등이 서로 협력하고 공조하면서, 조직화 해 전북 농업이 돈버는 농업, 최첨단 농업이 되길 그는 간절히 바랬다.

  • 기획
  • 엄철호
  • 2013.07.22 23:02

제5대 전라북도농업기술원 김정곤 원장

최근 우리나라 농업·농촌 여건은 FTA를 통한 개방 확대와 농촌인구의 고령화, 농가소득의 정체 등으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새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가소득 향상,복지증진, 농업 경쟁력 제고 등을 농정의 3대 축으로 설정했다. 농도인 전북도 역시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모든 농업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보다 쾌적하고 풍요로운 전북 농촌 건설과 농식품산업의 국제경쟁력 향상 등 전북 농업이 풀어야 할 숙제가 그 어느때보다도 많은 시점에서 지난 1일 제5대 전북도농업기술원장으로 김정곤 원장(57)이 부임했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전북 농업이 발전하려면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북 농업을 이끌 새로운 수장으로서 생산(1차)과 가공(2차), 체험, 외식산업(3차)이 결합된 농업의 6차 산업화를 통해 농가소득 증대와 새로운 일자리 창출에 나서겠다는 김 원장을 지난 19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전북 농업의 정책 및 향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먼저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소감과 앞으로의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984년에 농촌진흥공무원으로 입사해 30여년 동안 주로 중앙기관에서 공직 생활을 했고, 이제 3년 정도의 공직생활을 남겨놓고 있는 시점에 고향인 전북에 돌아와 공직생활을 하게 됨을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기쁘게 생각합니다. 전북 농업의 비전은 살고싶은 농촌건설입니다. 전북도의 농정 목표가 성공적으로 달성될 수 있도록 무조건 최선을 다해 뛰고 달려볼 각오입니다."-전북 농업의 미래를 위한 청사진으로 6차 산업 활성화를 유독 강조하고 계시는데 도농업기술원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지요."요즘 최고의 화두는 생산, 가공, 유통, 관광이 결합된 6차 산업화로 소득창출과 농촌사회 활성화입니다. 도기술원은 이미 6차 산업화 추진에 나선 상황입니다. 농산물 생산만으로 많은 농가소득 증대를 기대한다는것은 이젠 한계가 달했습니다. 다시 말해, 적극적인 생산·가공·제품화 등을 통해 더 많은 부가가치 창출에 나서야 합니다. 아울러 도농업기술원에서는 전북을 대표할 수 있는 12개의 지역전략 작목(벼, 고구마, 콩, 수박, 사과, 오디뽕, 블루베리, 인삼, 오미자, 화훼, 허브, 파프리카)을 선정해 집중적으로 고품질 생산 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한 가공제품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친환경적 원료 농산물을 생산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럼 도농업기술원에서 육성하는 품목은 무엇입니까."국민 건강을 위해 안전한 먹을거리 즉,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전북지역은 친환경 재배면적이 2006년 5932ha이었으나 2008년에는 8736ha, 2011년에는 1만650ha로 급속하게 그 면적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이중 유기농 고급인증은 20.8%로 전국 평균 15.5%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이에 도농업기술원에서는 쌀은 '14년까지 무농약 이상으로 고급화할 계획이고, 친환경 재배가 까다로운 사과, 배, 포도는 토양개량 및 친환경 방제제 선발 등 무농약 재배법을 개발해 보급에 나설 예정입니다. 덧붙여 채소류는 전북도에서 추진하는 10개 전략작목(무, 배추, 상추, 애호박, 오이, 양배추, 대파, 마늘, 당근, 감자)에 대한 유기재배 매뉴얼을 제작해 14개 전 시군 유기농 시범단지에 사용토록 보급할 계획입니다."-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FTA 체결로 어려운 농업인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물론 FTA 체결은 농업인에게 매우 어려운 시련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한·중 FTA 체결에 대비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복숭아, 배 등의 경우는 우리 품종이 당도가 높고 상품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한 채소류 중 저장·유통이 용이한 양념채소류도 경쟁력이 있고, 화훼류의 경우 저장성이 우수한 장미, 카네이션, 국화 등은 수입량 증가가 우려되나 나리의 절화가격은 중국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상류층을 겨냥한 수출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따라서 도농업기술원에서는 기존 채소작목(고추, 무, 배추 등)은 품질고급화를 위한 기술을 개발해 보급하고, 중국에 비해 생산여건이 우수한 과채류(파프리카, 멜론, 딸기 등)는 수출 작목으로 육성하고, 과수는 품질향상과 친환경 농산물 생산을 통한 내수시장 확보로 대처해 나갈 계획입니다."-강소농 육성 방안에 대해서도 한 말씀해주시죠. "우리 농업은 규모의 경쟁보다는 소규모 가족농에서 그 가능성을 찾아야 합니다. 고품질 친환경 농산물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디어 등 우리만이 가질수 있는 경쟁력을 살릴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즉, 우리 농업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규모 가족농의 특성을 살린 '작지만 강한 농업 경영체', 강소농에서 그 희망을 찾을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2015년까지 10만 경영체가 목표이고, 전북은 1만 경영체를 육성할 계획으로 2011년 1777명, 2012년 1686명 육성했고, 2013년 2477명이 목표입니다."-마지막으로 전북을 농식품 메카로 육성할 구체적 방안은 무엇입니까."먼저 농업인 소득증대를 위한 실천과제 구체화를 강조하고 싶습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농작물의 안정적 생산기술과 친환경농업기술을 이용한 안전한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농식품 가공 기술들을 개발해 보급하는데 역점을 두고자 합니다. 또한 건강기능성 신소득 작물을 꾸준히 개발 보급함으로써 전북 농업인의 소득 증대에 기여 할 수 있도록 보다 다양한 과제를 발굴하고, 그 결과를 현장에 접목해 나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식품관련 기관과의 연계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 나설 생각입니다.2014년에 전주 혁신도시로 이전하는 농촌진흥청과 더 적극적으로 공동연구사업을 추진하고, 김제 씨드밸리, 정읍 방사선육종연구센터와 협력해 농식품산업 경쟁력을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6차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적극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해 나가겠습니다. 전북도에는 국가식품클러스터에 의한 식품산업단지의 조성과 잘 보존된 천혜의 농촌관광자원, 한옥마을, 전통 재래시장 등 6차 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진안 인삼, 순창 고추장, 고창 복분자, 부안 뽕 등 지역별 특색 있는 농산물을 생산, 가공, 체험, 유통까지 '융복합 6차 산업'에 대한 활성화에 대해 남다른 사명감과 책임감을 갖고 그 어떤 지원도 아끼지 않겠습니다."

  • 기획
  • 엄철호
  • 2013.07.22 23:02

4. 생태계 보고-동물…서식환경 다양한 야생돌물의 천국

이병주의 소설 '지리산'에는 일제 징병을 피해 지리산에 들어간 젊은이들이 만든 보광당의 두령 하준규가 칠선계곡과 벽송사 일대에서 호랑이를 사냥했다는 대목이 있다. 소설의 무대인 함양군 백무동 지역 주민들은 어린시절에 듣고, 또 보았다는 호랑이를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한반도에서 호랑이는 사라졌다. 사향노루도 지리산 만복대 일대를 중심으로 살았다고 하지만, 찾을 수 없다. 얼마 전 KBS가 지난해 7월 백두대간에서 촬영했다며 사향노루 동영상을 방송했지만, 그 후 흔적이 없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리산 서식 동물은 포유류 42종, 조류 135종, 양서류 13종, 파충류 14종, 어류 52종, 곤충 4,536종 등 모두 4,792종에 이른다. 식물 1,522종과 기타 고등균류 등 561종까지 합하면 6,977종에 달한다. 전국 국립공원 중 으뜸이다. 설악산도 4,612종에 불과하다. 이는 483㎢에 달하는 면적이 흙으로 덮여 있어 영양이 풍부한데다, 해발 1915m까지 각 고도별로 서식환경이 다양하기 때문이다.△반달가슴곰 27마리 서식지리산에 서식하는 포유류는 반달가슴곰과 담비, 삵, 너구리, 족제비, 오소리, 수달, 멧돼지, 노루, 고라니, 하늘다람쥐, 다람쥐, 청설모, 고슴도치, 두더지, 땃쥐, 관박쥐, 흰넓적다리붉은쥐, 등줄쥐, 멧토끼 등이다. 이 중 반달가슴곰은 멸종 단계에 이르렀고, 결국 정부가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 연간 400여마리가 포획될 만큼 반달가슴곰은 지리산에 많이 살았다. 하지만 1983년 5월 설악산에서 포수의 총에 맞아 1마리가 잡힌 후 사라졌다. 다행히 1997년 개체가 확인됐고, 2002년에는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반달가슴곰팀이 설치되면서 복원 작업이 시작됐다. 당시 2마리를 지리산에 방사, 야생곰 복원 가능성을 확인한 정부는 2004년에 러시아와 북한 등에서 수입한 곰 등 6마리를 추가 방사했다. 그 결과 2009년 2월에 반달가슴곰이 야생 출산에 성공했고, 2010년 2월에는 쌍둥이를 출산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사이 24마리를 꾸준히 출산, 지리산의 야생 반달가슴곰은 이제 27마리에 달하고 있다. 다만 수컷 출산이 많아 '종복원기술원'의 고민이 크다. △최상위 포식자 담비호랑이가 사라진 지리산에서 먹이사슬 최상위층에 올라선 담비도 주목할 동물이다. 담비는 2003년만 해도 3마리가 확인됐을 뿐이었다. 이 후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지리산 등에서 담비 추적 조사활동을 벌여온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월 담비가 최상위 포식자이자 넓은 행동권(22.359.1㎢)을 가진 우산종(Umbrella species)으로서 건재하다는 조사 연구 결과를 밝혔다. 연구팀이 담비의 사냥 장면을 포착하지는 못했지만, 담비의 배설물 414점을 분석한 결과, 담비는 청설모와 다람쥐, 멧토끼, 두더지, 말벌 등 동물성 먹이( 50.6%)를 다양하게 섭취했다. 담비는 35마리 단위로 무리지어 사냥을 하며, 연간 멧돼지 9마리, 청설모 75마리 정도를 사냥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농작물 피해를 주는 멧돼지와 고라니, 견과류에 피해를 주는 청설모, 양봉과 토종벌에 피해를 주는 말벌 등을 담비가 사냥하니, 주민들로서는 이로운 동물이다. △곤충류 4,536종 서식까막딱따구리, 원앙새 등 무려 135종의 조류가 지리산에 서식하고 있다. 맹금류인 참매와 황조롱이, 올빼미, 솔부엉이, 소쩍새, 솔개, 독수리 등이 숲 생태계를 한층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 수달도 지리산의 소중한 동물 자원이다. 1997년 1월 잠복 끝에 섬진강에서 수달을 카메라에 담는 데 처음 성공한 우두성씨(구례문화원장)는 "120일간 한자리에서 잠복해 있다가 수달을 포착할 수 있었다"며 "수달은 겁이 많아 처음에는 사람을 경계하지만 나중에 친해지면 크게 경계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수달은 섬진강 뿐 아니라 남원 운봉에서 함양으로 이어지는 람천 등 지리산을 휘감아도는 강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다. 또 지리산의 여러 하천에서는 갈겨니와 꺽지, 돌고기, 각시붕어, 기름종개, 돌마자, 진몰개 등 52종의 물고기가 서식하고 있다. 도롱뇽과 물두꺼비, 청개구리 등 13종의 양서류와 아무르장지뱀, 유혈목이, 능구렁이, 누룩뱀, 쇠살모사, 까치살모사 등 14종의 뱀이 살고 있다. 또 지리산에는 검은물잠자리, 비단벌레, 호랑하늘소 등 무려 4,536종의 곤충류가 살고 있다. 이는 전국의 국립공원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생태계의 보고 지리산의 건강함이다. △보호 대책 절실그동안 사람들은 사냥총은 물론, 올무와 청애 등 불법엽구를 설치해 야생동물을 마구 사냥했고, 결국 호랑이와 사향노루 등이 사라지고 말았다. 불법 엽구 뿐만 아니라 '로드킬'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수준이다. 국립공원 지리산 북부사무소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2년까지 공원 내 도로를 모니터링한 결과, 멸종위기 야생동물인 삵을 비롯해 모두 388개체가 로드킬을 당했다. 게다가 로드킬 개체수는 2010년 56개체, 2011년 64개체, 2012년 77개체 등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리산 멸종위기종이 25종에 달하고, 모두 17개의 국립공원특별보호구역(166.30㎢)과 생태경관보전지역(20.20㎢)이 지정돼 있지만 동물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지리산에 호랑이와 사향노루가 돌아오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제반 조사 연구가 필수적이다. 서정호 교수(순천대 교수지리산권문화연구단)는 "지리산을 유네스코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서는 부족한 점이 있다. 동식물에 대한 좀더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조사 연구가 시급하다"라고 말했다.

  • 기획
  • 김재호
  • 2013.07.19 23:02

10. 장수 말산업 클러스터 - 레저기반 구축·승마 대중화 미흡 성장동력 말뿐

장수군이 사과와 한우에 이어 말(馬) 산업으로 새로운 지역의 신성장 동력사업을 견인하고 나섰지만 아직은 희망 사항에 그치고 있다.장재영 군수는 민선 5기 공약사업으로 말 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내걸고 차세대 지역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군 전체가 산악지형으로 지역 내 생산 소득기반이 미흡한 만큼 앞으로 10년, 20년 뒤 새로운 지역 성장동력으로 말 산업 육성을 선택한 것. 특히 앞으로 소득 3만 불 시대가 도래하면 여가 레저스포츠로 승마가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 말 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장수군은 이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오는 2016년까지 3280여억 원을 투입, 말 생산, 교육연구, 레저문화 등 3개 분야에 6개 사업, 16개 세부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하지만 경마분야에 치우친 국내 말 산업이 아직은 미약한 산업기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승마분야에 대한 대중화가 여전히 미미해 말 산업 여건성숙과 투자유치가 성공의 관건으로 대두하고 있다.△ 장수 말 산업 클러스터 추진장수군은 1단계로 내륙지역 최대의 말 목장인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을 유치한 데 이어 한국 마사고 유치, 장수승마장장수승마체험장말 크로스컨트리 조성사업을 마무리한 상태다.장수승마장은 천천면 월곡리 일대에 있으며 16만 5314㎡, 시설면적 11만 410㎡으로 실내 마장과 실외 마장, 마구간, 관람석 등을 갖추고 있다.장수읍 노하리에 위치한 장수승마체험장은 면적 3만 1361㎡에 관리사와 마구간, 실외 마장, 희귀 말 전시장, 방문자 쉼터, 외승코스, 말 방목장, 트로이 목마 등이 들어서 있으며 날씨와 관계없이 사계절 승마를 즐길 수 있도록 실외 마장에 비 가림 시설을 설치했다.여기에 장수군은 2011년 지식경제부로부터 말 레저문화 특구로 지정됐다.장수군 말 레저문화 특구는 레저문화의 다양화와 고급화 추세에 승마 관련 문화관광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위한 것으로, 장수군은 2단계로 1011억 4700만 원을 투입해 장수읍과 번암면, 장계면, 천천면 일대 71만 984㎡에 말 산업 생산기반 확충사업, 말 관련 인력육성 인프라 구축사업, 말 문화교류 보급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군은 동부권개발사업의 하나로 장수읍 노하리 일대에 조각공원과 인공암벽, 청소년 놀이시설 등이 들어선 승마 레저 체험촌을 조성하고 말 사육 농가를 육성, 지역주민들의 소득을 창출시켜나갈 계획이다.또한, 장수군은 차별화된 말 산업 육성을 위해 말 클러스터 3단계로 말 특성화 대학을 유치, 말 관련 전문인력을 양성해나갈 계획이다.특히 호텔과 골프장, 청소년유스호스텔 등을 건립하고 장수승마장과 장수승마체험장, 말 크로스컨트리, 승마 레저체험촌과 연계한 승마 레저타운을 조성하는 등 내륙 최고의 말 산업을 육성, 차별화된 장수만의 관광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말 문화축제를 개최하는 등 단계별로 체계적인 사업추진으로 장수군을 말 메카이자 관광도시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말 산업의 현실말은 다른 가축들과 달리 육성, 조련, 사료, 수의, 장제, 운송, 장구, 승마 등 부가가치가 높은 복합산업이다. 승마 선진국인 독일의 경우 3~5두에 1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 실제로 독일의 말 산업과 관련된 경제인구는 무려 30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치단체마다 앞다퉈 말 산업 육성에 뛰어들고 있다.하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데다 투자효율 또한 의문시된다. 이 때문에 무리한 지방비를 투자해 말 산업을 키운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말 산업은 레저문화의 인구이동과 함께 성장하고 있지만 경마(도박)라는 인식이 강해 아직은 거부감이 많다. 국내 말 산업 시장규모는 대략 2조 80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그러나 경마를 제외한 연관산업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산업으로 자리를 잡기까지는 요원하다.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 2011년 말 산업 육성법을 제정한 뒤 지난해 말 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오는 2016년에는 승마 인구를 2만 5000에서 5만 명 시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이를 위해 말 사육두수를 3만 두에서 5만 두로 늘리고, 승마장도 300곳에서 500곳까지 늘리고 전문인력도 1,100명까지 육성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자리 창출 2만 명을 3만 명으로 늘리는 등 말 산업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경제 기여효과를 3조 6000억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었다.그러나 말 산업의 장밋빛 희망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말 산업의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경마에 치우친 불균형 성장으로 승마 시장은 경마 시장 매출액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국내 말 사육두수도 3만 두에 불과하다. 제주도를 제외한 내륙지역에서는 30% 미만의 말을 사육하고 있을 뿐이다. 장수군의 말 사육두수는 300여 두를 사육하고 있다.△ 장수군 말 산업이 성공하려면장수군의 경우 지난 2009년 경마공원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분루를 삼켰었다.당시 장수군은 경마장 예정부지 30㎞ 이내에 100만 명이 넘는 배후도시와 전철역, 기차역, 터미널 등 접근성이 쉬운 지역 및 앞으로 주변도시개발계획 및 교통계발계획 수립 발전 가능한 지역 조건을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경북 영천시가 유치권을 따냈다.장수군이 국내 말 산업의 주도권을 쥐기 위해선 승마 레저기반 구축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특히 장수군이 수도권이나 대도시와 비교하면 접근성과 이용객 유인여건이 떨어지는 만큼 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장수군은 이를 위해 학교, 공공기관, 대기업 등과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이지만 수도권과 비교하면 투자여건과 빈약한 인프라가 걸림돌로 작용함에 따라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또한, 장수군 장계면 명덕리 일대에 조성된 한국마사회 장수목장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도 장수지역 말 산업 침체를 부추기고 있다.애초 장수목장이 들어설 때만 해도 대다수 지역민은 고용창출 및 말 생산 등을 통한 농가소득 증가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현실은 미미한 수준이다. 현재 장수목장에 근무하는 지역주민들은 정규직은 단 한 명도 없이 업무지원 직에 10명, 경비청소 등 용역원으로 30여 명이 일하고 있을 뿐이다. 그나마 장수목장 정규직 직원들은 70% 이상이 전주에서 출퇴근하고 있다.한 주민은 한국마사회 생산농가로 등록해 말을 키우려면 4만㎡이상(1만 2000평)의 초지를 조성해야 하는 등 조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초기자본 회수기간이 길어 재정 압박을 겪을 수 있는 등의 장애요건이 많다며 실제로 장수군에서 거주하던 주민들 가운데는 말 생산으로 소득을 올리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수지역 말 산업은 자치단체의 역량부족과 승마 인구의 완만한 증가 등이 겹쳐 변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결국, 장수 말 산업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후속책 마련이 절실하다. 장수 말 산업이 언제 기지개를 켤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장수 말 산업 추진일지△2001년 11월=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유치△2003년 03월= 한국 마사고 개교△2007년 03월= 한국마사회 장수목장 준공△2007년 08월= 장수승마장 준공△2008년 10월= 말크로스 컨트리코스 준공△2010년 03월= 장수승마체험장 개장△2011년 04월= 장수 말 레저문화특구 지정△2014년 11월= 장수승마 레저체험촌 준공 예정△2016년 11월= 장수호스팜랜드 준공 예정

  • 기획
  • 정익수
  • 2013.07.18 23:02

7. 김제 치문초 - 민족사학 출범…항일운동으로 3번 학교 폐쇄 수난

△학교가 걸어온 길김제 치문초등학교(교장 강호현)는 1908년 설립된 사립 신명학당이 모태이다.설립자 치문 김장호는 일본의 대한제국 주권 침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당시'민족혼을 바탕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주체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인재 양성'를 교육목표로 삼았다.이 같은 시대 정신은 이후 면면이 학생들에게 내려왔다.학교 설립 초기에는 같은 지역 김해 김씨 종중의 경제적 보조로 운영됐고, 설립자 김장호가 자신의 농지를 학교 재단에 편입시킨 후에는 매년 발생하는 소작료 수입으로 학교를 운영했다.특히 일제강점기 내내 일본 당국의 경제적 지원을 일체 받지 않고 학교를 운영하면서, 우리 문화전통을 지키는 데 일조했다.학교는 1910년 한일강제병합 당시 일시 문을 닫기도 했다.이후 1919년 31운동에 학생들이 관여했다는 이유로 폐쇄조치되는 아픔을 겪기도 하는 등 학교 역사는 우리 민족의 수난사와 길을 같이 했다.일제의 강압통치가 기승을 부리던 1943년에는 당시 한 5학년 학생이 일장기를 찢어 일제경찰에 연행되기도 하였고, 같은 해에는 만경강 제방 위 호남선 철도에서 고정용 못 50여 개를 뽑은 혐의로 서슬퍼런 헌병들과 고등계 형사들에게 담임교사를 비롯해 학생 30여 명이 구속되기도 했다.1944년에는 급기야 반일, 항일 사상교육으로 담당교사와 학교장이 해임되면서, 세 번째로 문을 닫기도 하는 등 시련의 연속이었다.다행히 광복과 함께 다시 학교는 문을 열었고, 1978년 설립자 후손들이 학교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 후 공립치문국민학교로 인가를 변경,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다.민족 자주성 회복 및 독립 실현이라는 시대 정신에 바탕을 둔 이러한 활동은 당시 독립운동가들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설립자 김장호의 손자인 김병기는 광복 이후 신익희, 백범 김구 등과 교분을 쌓으며 학교 존속 및 미래와 우리 민족이 나아길 길에 대해 줄기차게 논의했다.이런 인연을 보여주는 각종 사진자료와 함께 1955년 교정에 세워진 신익희의 친필 휘호 비석이 이를 증명한다.한편 올해 100회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를 거쳐간 학생은 현재까지 모두 4533명이다.△학교를 빛낸 인물치문초 출신은 학계교육계에 두루 포진했다.대표적 인물로는 김문식(20회) 전 서울대 명예교수가 꼽힌다.그는 한국 농업에 영향을 미친 100인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농업경제학의 발전에 크나큰 영향을 끼쳤다.채정묵(34회) 전 서울시교육위원회 의장은 서울시교육청 관리국장 등을 지내면서 교육환경 개선 및 교육의 질 제고에 힘써왔다.김신기(47회) 전 전북대 교수는 전북칼라특화사업단장을 재직 기간 '칼라꽃'대량 생산을 통한 농가소득 확대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칼라꽃'은 1970년대 익산 팔봉 화훼단지에서 처음으로 재배를 시작해 1990년께 수출을 시도했으나, 하자가 발생해 한동안 국내시장에만 한정적으로 공급됐다. 현재는 꽃 재배에 필요한 최적의 토양과 시설 환경 조건 등을 연구한 끝에 조직한 배양으로 우량 구근을 대량 생산할 수 있게 돼 일본 수출길이 열렸다.이남택(52회) 고려대 교수는 육사 31기 출신으로 1989년 美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유전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육사에서 33년 간 생도교육에 헌신했다.재직 기간에는 교학과장, 평가실장, 화랑대연구소장 등 보직을 겸직해 학교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특히 평가실장 재직 시에는 육사 입시전형에 최초로 인터넷원서 접수 방법을 도입, 응시인원의 파격적 증대 및 우수자원 획득에도 일조했다.또한 유전공학 및 화생방 방호 분야에서 다양한 학문연구에 힘써왔다. 이와 함께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서 한국 정부 대표로 활약했으며, BioDefense Forum 회장 및 화랑대연구소장 등을 지냈다.최주환(57회) 한국사회복지관협회장은 사회복지관 종사자 처우개선, 주민공동체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송대 겸임교수이기도 한 그의 주요저서로는 '사회복지사가 꼭 알아야할 35가지'가 있다.언론계에서는 유은걸(43회) 전 서울신문 연구위원, 채희묵(52회) 코리아타임즈 논설위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도약을 위한 노력현재 전교생이 41명에 불과한 치문초는 '창의인성교육 강화'를 교육목표 삼고, 적극적으로 학생 유치 활동에 나서고 있다.구체적 실천목표로는 △학생주도 학교문화 조성 △다양한 체험활동 실시 △스포츠로 풀어가는 인성교육 △개성과 소질 계발하는 방과후프로그램 등이 있다. 독서의 생활화를 위한 도서실 기본시설 정비, 필독도서 선정 구입, 도서 수시 대출 시스템 등 제반 시스템을 완비했다.다양한 독서논술 행사도 실시하고 있다.독서표현대회, 독서 골든벨, 독서만화표어 제작 등이 그것.또한 이번 여름방학을 맞아 무료로 운영되는 여름방학 프로그램을 개설, 학생 및 학부모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프로그램은 원어민 영어교실, 온라인 독서프로그램, 과학미술교실, 승마체험 등으로 방학 동안 학생들의 특기적성 계발이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강호현 교장은 "비록 작은 학교이지만 도시학교 못지 않은 교육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며 "민족혼이 면면이 내려온 학교의 전통을 유지계승하는 동시에 지성과 감성, 꿈을 갖춘 참 인재를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기획
  • 최명국
  • 2013.07.17 23:02

[18. 아파트 작은도서관]아이들 꿈 키우는 공간…입주민 적극적인 관심 필요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55조 제5항에 따르면 2006년 이후 준공된 300세대 이상의 공동주택 단지에는 33㎡(10평) 이상의 작은도서관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열람석은 6석, 도서자료는 1000권을 넘어야 하며, 설치는 건설사가, 운영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맡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인력과 예산상의 이유 등으로 작은도서관을 운영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창고 등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주민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아파트 작은도서관을 통해 아파트 공동체의 참 의미를 되새겨본다.△송천뜨란채도서관, 사랑방 자리매김"우리 아파트는 유아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이가 많아 도서관이 꼭 필요합니다. 비록 작은도서관이지만 어린이들이 꿈을 키울 수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지요." 송천뜨란채도서관 사서 이현주씨의 설명이다. 전주시 송천동 주공1단지에 위치한 송천뜨란채도서관은 지난 2001년 문을 연 이후 아파트 주민들과 어린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07년 삼성과 책읽는 사회, 한겨레가 함께 하는 '희망의 작은 도서관' 만들기 사업에 선정돼 리모델링을 거친 뒤 아이들이 맘껏 책을 읽을 수 있도록 쾌적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80여평의 규모에 1만9000여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사서가 상근 직원으로 근무한다. 평일은 오전 10시30분에서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격주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까지 개방한다. 1일 이용자가 100여명이 넘는다. 단순히 책을 읽고 대출하는 역할만이 아니라 독서토론, 영화상영, 아동독서지도, 동화구연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방학에는 주민들이 재능기부 형태로 북아트, 창의 로봇수업, 종이접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 지역내 작은도서관의 모델이 되고 있다.주민 김현이씨(40)는 "둘째가 5살인데 유치원에 다니길 싫어해서 거의 매일 저와 함께 도서관에 온다"면서 "도서관 구석진 곳에 들어가 책 읽는 것을 좋아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도서관이 있으니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3년째 자원봉사자로 돕고 있는 박정미씨(43)는 "집 가까이에 있어 놀러온다는 기분으로 드나드는데 좋은 책이 많으니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책을 읽고 있던 신동초등 2학년 정아영양은 "언제든지 내 맘대로 올 수 있어 참 좋다"며 "학교 끝나고 학원에 가지 않는 날은 언제나 이곳에서 지낸다"고 말했다.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빌리고 읽는 곳이 아니라 친구들을 만나는 곳, 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는 곳, 책을 읽고 노는 곳으로의 역할을 하고 있다.△미소뜰도서관, 문화행사 다양저녁을 먹고 이웃집으로 마실 나가듯 아이의 손을 잡고 아파트 작은도서관으로 향하는 곳이 있다. 전주시 평화동 동도미소드림아파트의 미소뜰도서관이다. 2008년 1가구당 1권씩 책을 기증받아 관리실 책장에 비치하다가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도서관 개설에 힘을 쏟기 시작했다. 현재 7000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며, 평일은 오후 4시에서 밤 10시까지 문을 연다. 상근 사서가 없이 20여명의 자원봉사들이 이끌어가고 있다. "처음 1년 정도는 책을 좋아하는 입주민 4~5명이 독서토론 모임을 가지면서 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유도했지요. 주민이 함께 해야만 성공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서관 이름도 입주민 공모를 통해 '미소뜰' 이라고 정했습니다." 강성희 관리소장은 "개관 초기 책을 좋아해 도서관을 드나들던 학생들이 어느새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도서관이 일조를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미소뜰도서관 역시 주민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영화상영프로그램인 '도서관에서 영화를 만나다', 책나눔행사인 '함께 읽자 친구야', 동영상 제작 프로그램인 '영사기를 돌려라' 등 주민들이 편안하게 문화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특히 아파트 벤치나 쉼터에 새집모양으로 만든 짬짜미독서대를 설치해 주민들이 손쉽게 책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아이디어도 신선하다.△신일강변도서관, 어린이천국신일강변아파트도서관은 지난 1999년 개관해 역사가 깊다. 초창기에는 주간에도 문을 열었지만 지금은 밤 8~9시에만 개방한다. 5000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녀회 중심의 자원봉사자 12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10여년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는 박경희 총무(58)는 "신간서적이 들어오면 아파트 통로 게시판을 이용하여 홍보하면서 주민 책읽기운동을 전개하지만 성인보다는 어린이 이용자가 주를 이룬다"고 말한다. 이선주 도서관장은 "이전에는 아파트도서관 운영이 주민들에게 큰 자부심이었으나 요즘 들어 관심이 적어진 것 같다며 도서대출시스템 전산화 등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더욱 힘을 쏟아야겠다"고 말한다. 자주 도서관에 들른다는 효림초등 4학년 이한세군은 도서관이 가깝고, 읽고 싶은 책을 신청하면 구입해준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도서관 운영 활성 관심을전주시립도서관에서 작은도서관 업무를 맡고 있는 이승재씨는 "현재 전주시에는 등록된 70개의 작은도서관 가운데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19곳"이라면서 "입주민들의 관심 여부에 따라 도서관 운영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말했다. 이승재씨는 "주민들이 작은도서관 운영에 자발적이고 열정적인 노력을 하는 경우 멋진 도서관을 만들어간다"면서 "입주자 대표자회의나 부녀회에서 매달 공식적으로 도서구입비를 지원하고, 주민 참여를 위해 다양한 행사들을 기획하는 등 분위기 조성을 위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틈만 나면 TV나 컴퓨터 게임에 빠져드는 어린이들을 자연스럽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불러들이는데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최적의 공간이다. 자치단체는 공동주택 사용검사 및 승인때 작은도서관 설치를 확인할 뿐 실제 운영되지 않는 경우 이를 제제할 법적 근거가 없다. 따라서 도서관 운영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입주자대표회의나 부녀회의 관심과 열정을 필요하다. 특히 작은도서관 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자원봉사자 확보라는 점에서 정부나 자치단체가 일자리 창출정책의 일환으로 작은도서관에 전담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모색해도 좋을 것이다. 또한 입주자대표회의는 운영하는 예산 대부분이 주민들에 의해 조성되는 만큼 마땅히 도서관에 정기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도서관 운영이 활성화되도록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이금주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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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6 23:02

권혜경 미소뜰도서관 운영위 회장 "자녀들에 대한 정보 교환, 주민 친목 다지는 사랑방"

"아파트는 이웃과 왕래가 적어 삭막한 공간이 될 수도 있는데 도서관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 모두가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이곳에서 봉사한다는 생각보다는 자녀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친목을 다지는 사랑방으로 생각하게 되지요."책을 좋아하는 권혜경 미소뜰작은도서관 운영위원회장은 "대화를 나누는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대화의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도서관에서는 같은 주제라도 수준 높은 토론으로 이어지는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권혜경 운영위원회장은 부담 없이 이웃을 위할 수 있다는 일이라는 생각에 도서관 봉사를 시작했다. 3년째 운영위원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구입할 책을 선정하고,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운영위원들과 회의를 하면서 삶의 활기를 얻기도 한다. 전주시에서 시행하는 도서관지원사업 공모에 4년째 우수도서관으로 선정되어 보람도 크다. "방학 중에는 도서관이라는 딱딱하고 낯선 공간을 친숙하고 흥미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합니다. 또한 중고등학생들이 자원봉사를 하게 되면서 개방시간도 연장합니다. 자녀가 도서관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니 자연히 부모들도 관심을 가지면서 도서관에 대한 애정이 커지는 효과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는 "밤 10시까지 개방하니 아이 손을 잡고 아빠들이 오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성인이용자들이 많아졌다"면서 "미소뜰도서관이 주민들에게 문화생활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금주(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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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07.16 23:02

[고창농악보존회장 이명훈 명인]전문 굿쟁이 예인의 삶 외길

"25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이었습니다. 행복, 기쁨, 아픔, 고됨의 연속이었지만 그 세월 속에서 굿을 통해 만난 인연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참으로 큰 행복이었습니다"고창농악보존회 이명훈 회장은 1968년 고창군 고수면 예지리에서 태어났다. 1989년 서울예대에 입학하여 민요동아리(임실필봉농악, 이리농악 전수) 활동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굿쟁이 수업을 받게 됐으며, 1991년 전북 무형문화재 제7-8호 고창농악 상쇠 기능보유자 고(故) 황규언 선생과 60세에서 80세까지의 원로선생님들을 만나면서부터 고창농악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 후로 25여년의 세월동안 고창농악을 배우고 익히며 고창농악보존회를 다지고 고창농악 전문교육기관인 고창농악전수관을 운영하며 고창군민, 전국의 젊은이들에게 문화생활로써 고창농악의 저변확대에 힘쓰고 많은 후학들을 길러냈다. 이명훈 회장은 90년대 초. 고창농악을 전수하려는 고 황규언 선생을 비롯한 고창농악인들과의 첫 만남을 계기로 고창농악의 계보를 잇게 됐다.이 회장은 고창만의 색깔있는 전통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여러 가지 공연, 체험, 교육사업이 이루어지길 희망했으며, 거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던지고자 했다. 고창농악보존회장의 자격이 아닌, 전문 굿쟁이로서의 예인의 삶을 살고 싶었던 것이다.이 회장의 고창농악사랑은 그가 이룬 많은 결실들로 나타났다. 1994년 제12회 전국농악경연대회 대상, 1996년 일본 아마기시 축제 초청공연(설장구), 1998년 제24회 전주대사습놀이 농악부문 장원, 광복 60주년 기념 한러 유라시아 대장정 풍물공연팀 참가(상쇠), 2007년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2개국 순회공연(예술감독, 상쇠), 2008년 서울 국제무용축제 개막공연 '처용굿' (상쇠), 2011년 제14회 서울세계무용축제 '풍무-고깔소고춤'(총감독) 등이 그가 이룬 결실들이다. 또한 '굿과 사랑에 빠지다', '고창농악고창의 마을굿', '고창농악을 지켜온 사람들의 삶과 예술세계' 등 다수의 저서도 그의 농악사랑 결실이다. 이 회장은 특별히 지난 2009년부터 사람과 사람을 통해 전해진 고창만의 소리, 가락, 몸짓을 활자로 정리 100여년의 대기록을 집대성해 후대에 이르기까지 고창농악의 가치를 보존전수하는 데 힘쓰고 있다. 이명훈 회장의 오랜 꿈은 소박하지만 정취 있는 흙집과 한옥들을 만들어 그곳에서 글을 쓰는 사람과 춤을 추는 사람, 음악을 하는 사람, 조각을 하는 사람, 굿을 치는 사람 그리고 오래도록 황토빛 흙을 일궈온 사람들과 함께 살고 싶은 것이다.일상의 생활에서 항상 굿이 함께 하는 굿치는 마을을 이루어 살고자 하는 이 회장의 꿈이 꼭 이루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한편 (사)고창농악보존회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7-6호 고창농악 보유단체다. 고창농악은 호남우도지역에서 발달된 농악으로 고창, 영광, 장성을 중심으로 한 영무장농악의 맥을 정통적으로 잇고 있으며, 박성근, 김만식 등 전문예인들 중심으로 완성된 판굿, 문굿, 풍장굿, 도둑잽이굿, 매굿 등 굿의 형태가 원형 그대로 전해오고 있다. 부포놀이, 설장구놀이, 통북놀이, 고깔소고춤, 잡색놀이 등이 화려한 가락과 함께 멋드러진 춤사위로 남아있는 오늘날 최고의 무형 유산으로 평가받고 있다.

  • 기획
  • 김성규
  • 2013.07.16 23:02

[무주천마사업단]2009년 발족…'건강 약초' 천마 인지도 상승 견인

하늘이 내린 신비의 약초로 불리는 천마는 무주가 주산지다. 무주군 안성면에서 전국 생산량의 50% 이상이 생산되고 있다. 이곳은 해발 400~600m 내외의 산악지형과 고랭지, 마사토 등의 재배여건이 천마 자생지로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마는 뿌리와 잎, 엽록소가 없으며 뽕나무 버섯균과 공생하는 희귀식물로, 1년 이상된 덩이줄기가 분열을 반복하면서 많은 자구를 형성해 번식을 한다. 또한 스스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없기 때문에 공생관계인 뽕나무 버섯균이 참나무의 영양분을 흡수해 천마에 전달해 주는 형태의 편리기생을 한다.무주군에서는 1992년 38명으로 구성된 작목반을 통해 천마재배가 시작됐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은 재배농가가 360여 농가로 증가했으며 100%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해(재배 시 농약이나 화학비료 전혀 사용안함) 안전한 건강보조식품이라는 인식까지 확산되면서 효능뿐만 아니라 경쟁력도 최고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향토특화산업 추진은 2009년 무주천마사업단을 발족하면서 본격화됐다. 무주천마사업단은 무주천마 육성을 위한 전문조직으로 그동안 △마케팅 강화 △파워 브랜드화 △자립화를 위한 노력에 주력하고 있다. 천마사업단을 중심으로 펼쳐진 노력은 농촌활력증진사업(향토산업) 추진실적 평가에서 우수 평가(인센티브 2억원)를 받는 등의 성과를 가져왔으며, 이는 무주천마의 명품화, 세계화를 위한 밑거름이 되고 있다.지난 2007년 지역별 농식품산업 육성지원 품목에 선정(도비 3억 5000만원)됐던 무주천마는 2009년 특허청으로부터 지리적 표시 단체표장을 받고, 농림수산식품부 공모 향토산업육성 대상에도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2012년에는 지리적표시제에도 등록이 되면서 무주천마의 우수성과 차별성을 확실히 각인시켰다. 무주천마사업단에서는 산림청 산림과학원에서 발표한 '유성생식에 의한 기내배양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산림과학원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았다. 또한 천마 실증재배를 통해 얻은 기술을 농가에 보급해 우수천마 생산에 기여했으며, 체계적인 기술정립을 통해 농가마다 재배방법과 사용 자재가 달라 생기던 문제점들을 해결하기도 했다.생천마를 비롯해 엑기스와 환, 액상추출차 등으로 출시되던 천마제품을 다양화시키기 위해 전북생물산업진흥원과 연구기술 이전 협약을 체결했으며, 2010년에는 천마라면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천마를 원료로 한 다양한 식품 및 생필품 개발이 이어지고 있으며 천마국수와 천마냉면, 천마커피, 천마영양죽, 천마후레이크, 천마더덕액기스 등의 제품을 개발했다. 천마족욕 약제배합법과 천마약선 약물배합법 및 기능성강화 건강음료 개발 등 다양한 기능성 제품도 개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막걸리 붐과 함께 개발된 천마막걸리는 올해 초 미국 수출 길에 오르며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제품으로 출시되고 있는 무주천마는 혈액순환에 좋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소비자층도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무주군의 천마재배 면적은 총 59.4ha(전국 생산량의 51%, 전북 생산량의 86%)로 연간 479.7톤이 생산돼 30여억원의 소득을 창출하고 있으며, 무주군 관내 천마 가공업체(5개)에서는 연간 70여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주천마사업단 조규식 단장은 "무주천마사업단에서는 관내 전 천마농가의 소득안정과 천마엑기스를 비롯한 천마원료 식품들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도록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무주천마 자존심은 우리 손에서 나온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한국의 천마, 나아가 세계시장을 점유해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천마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뛸 것"이라고 밝혔다.

  • 기획
  • 김효종
  • 2013.07.16 23:02

9. 미완의 전북혁신도시 - 전국 첫 이전기관 협약에도 민-민·관-관 갈등 '발목'

지난 2005년 10월 27일. 전북도가 지방자치단체 중 전국에서 처음으로 혁신도시 예정지를 완주군 이서면 일대로 확정했다. 이어 전북혁신도시 사업시행자이자 이전기관인 한국토지공사가 전국에서 첫번째로 지방 이전에 나서기로 했다. 그 결과 대통령이 참석하는 전국 보고대회가 전북에서 열었고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장은 "전북을 벤치마킹하라"며 다른 지역을 다그치기까지 했다. 하지만 가장 앞서가던 전북혁신도시의 지구지정이 전국에서 가장 뒤처지며 꼴찌로 추락했다. 오랫동안 혁신도시 면적과 도시용지 배치, 보상, 개발계획안 등을 놓고 민-민, 관-관 갈등이 벌어지면서 한국토지공사 2010년, 나머지 이전기관 2012년 이전 완료 목표는 물건너갔다. "애초 계획대로 한국토지공사가 전북혁신도시에 신축공사를 했다면 2011년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경남에 빼앗기는 일도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도민 사이에 회자되고 있다.△ 주민, 기관, 시군 갈등2005년 10월 한국토지공사 등 이전기관이 들어설 전북혁신도시의 입지로 완주 이서면 일대가 확정된 것도 잠시, 익산지역 정관계에서 혁신도시 후보지 재선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앞서 전북혁신도시 유치 경쟁에는 전주김제완주 등 3개 시군과 남원임실순창 등 3개 시군이 공동으로, 또 군산과 익산, 정읍 등 3개 시가 단독으로 뛰어들었다. 자연히 나머지 지역의 반발도 컸다.갈등은 이전기관, 시군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2007년 4월 전북혁신도시 개발계획(안)을 놓고 농촌진흥청은 도시용지가 완주쪽으로 이전할 경우 작물과학원 등 산하기관들의 부지 배치가 어렵다며, 한국식품연구원은 전주인근에 이전 부지를 요구하며 기관들의 갈등이 이어졌다.기관 배치를 둘러싼 갈등은 전주시와 완주군 등 양 시군 간에도 벌어졌다. 2006년 8월2일 민관학공동협의회에서 완주군측 의원들이 "완주군에는 시험포만 잔뜩 있고 주요 기능은 배제되는 게 아니냐"며 도시용지의 완주 배치를 요구했다. 도시용지를 보다 많이 확보하려는 것은 전주시도 마찬가지였다.주민 갈등도 거셌다. 2007년 1월30일 완주 이서지역 주민들이 부도심 확대와 적정한 토지보상을 요구하며 반발하고 나섰다. 이로 인해 한국토지공사가 같은 해 5월부터 토지보상과 지장물 보상에 들어가 12월부터 본공사에 들어가려 했지만 무산됐다. 전주지역 토지주들도 공시지가의 5.8배로 보상해달라며 반발했다.이 같은 오랜 갈등 속에 전북혁신도시는 애초보다 한달 늦은 2007년 9월4일에야 개발계획이 승인됐다. 보상도 애초 2007년 5월에 하려던 것을 6달 후인 2007년 11월12일에야 들어갔고, 착공도 당초 계획된 2007년 12월을 넘어 다음해인 2008년 3월18일 들어가는 등 전체적으로 지연됐다.△ MB정부, 혁신도시 취소 번복에 흔들지난 2008년 3월18일 한국토지공사 전북지역본부가 전주시 덕진구 만성동 일대에서 제1공구(38만6808㎡)를 착공했다. 1공구에 이어 잔여공구도 같은 해 7월 공사를 발주키로 하면서 전북혁신도시 조성공사는 본격화됐다. 당시 전북혁신도시는 국공유지를 제외하고 80% 정도의 보상이 진행돼 다른 곳보다 늦었지만 2012년 입주 완료에는 차질이 없을 것처럼 보였다.그러나 2008년 4월15일 MB정부가 참여정부에서 국토균형발전 전략으로 추진해온 혁신도시 건설사업을 재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크게 흔들렸다. 이 대통령이 2008년 5월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전국시도지사회의에서 혁신도시 재검토 방침을 밝혔다. 이는 당시 전북도가 10억원 정도를 들여 대대적으로 혁신도시 기공식을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국토해양부가 부정적인 의견을 보여 무산됐다는 게 뒷받침한다.그러자 지방의 반발이 이어졌다. 여기에 한나라당까지 "지방문제에 대해 너무 소홀히 대하고 있다"며 반발하면서 혁신도시 재검토설이 일파만파 번졌다. 당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2008년 5월9일 "혁신도시의 취지와 골격을 유지하며 발전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히면서 일단락됐지만, 후유증은 지속됐다.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정부가 2009년 10월 1일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통합,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출범시키면서 이상조짐이 보였다. 2011년 5월 13일 국토해양부가 "LH 본사를 전라북도와 경상남도에 분산배치하는 것은 LH의 통합 취지에 비춰볼 때 비효율적"이라며 LH를 경남 진주 혁신도시로 일괄 이전키로 결정하면서 전북혁신도시는 더욱 흔들렸다.△ 명품 혁신도시서 꼴찌 혁신도시로전북혁신도시는 오랜 갈등과 논란으로 인해 전국 꼴찌 혁신도시로 전락하게 됐다. 민-민 갈등과 관-관 갈등으로 인해 36개월, 정부의 정책 혼선으로 12년 정도 늦어졌기 때문이다.실제 지난 2006년 2월2일 전북도는 농촌진흥청, 토지공사, 전북발전연구원, 전북개발공사, 전주시, 완주군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명품 혁신도시 개발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전국 최초로 도와 이전기관이 기본협약을 체결한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전북혁신도시는 2007년 12월 전국에서 가장 늦게 실시계획에 들어갔다. 여기에 정부의 혁신도시 재검토와 LH 파문까지 휩싸이면서 애초 선도기관인 한국토지공사는 2010년, 나머지 기관들은 2012년까지 이전을 완료키로 했던 목표는 물건너갔다.그동안 도내에서는 혁신도시 등 대형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으로 인해 애초 계획대로 추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제대로 착공조차 하지 못한 채 무산된 무주기업도시도 전국에서 가장 늦게 행정절차가 진행됐었다. 여기에 김제공항과 KTX정차역, 35사단 등 대규모 지역 현안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갈등과 논란이 되풀이되고 있다.전북도 관계자는 "대형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해당사자간 마찰과 갈등은 벌어질 수밖에 없지만, 우리 지역에서 유독 다른 곳보다 큰 마찰과 갈등이 빚어지는 게 문제다"며 "전북혁신도시는 정부의 LH 배치 과정에서 더욱 늦어졌지만, 주민들과 기관간 갈등도 일부 원인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 전북혁신도시 추진 일지△ 2005년 10월 27일= 전북혁신도시 입지, 완주 이서로 확정.△ 2005년 11월 01일= 혁신도시 시행자 한국토지공사 내정.△ 2006년 01월 10일= 한국토지공사, 혁신도시 기본구상 수립 용역 발주.△ 2007년 04월 06일= 혁신도시특별법에 의한 지구지정.△ 2007년 06월 21일= 보상계획 공고 및 열람.△ 2007년 09월 04일= 개발계획 승인.△ 2007년 10월15일= 혁신도시 공공기관 입주위치 최종 확정. △ 2007년 11월 12일= 보상 착수.△ 2008년 03월 04일= 실시계획 승인.△ 2008년 03월 18일= 공사발주 및 착공.△ 2008년 04월 16일= 국토해양부 혁신도시 재검토.△ 2008년 05월 09일= 정종환 장관, 취지와 골격 유지. △ 2014년 12월= 공공기관 지방이전 완료예정

  • 기획
  • 구대식
  • 2013.07.15 23:02

JB금융지주 진두지휘 김한 전북은행장 겸 JB금융지주회장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을 자회사로 둔 JB금융지주회사가 지난 1일 출범했다. 지난 1969년 12월 도내 상공인과 도민들의 성원으로 창립된 전북은행이 마침내 44년만에 금융지주회사로 발돋움하게 된 것이다. 1998년과 2008년 두차례에 걸친 금융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금융산업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산을 늘려온 전북은행이 지주회사 출범으로 이제 제2의 도약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JB금융지주회사 출범을 진두지휘한 김 한(金 翰) 전북은행장 겸 JB금융지주회장(59)을 만나 지주회사 설립의 당위성과 현안으로 대두된 광주은행 인수 문제, 서민과 중견 중소기업 중심의 최고 소매 전문 금융그룹으로서의 과제, 사회적 책무, 향후 구상 등에 대해 들었다. 스마일 은행장으로 소문 난 김 회장은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이었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인터뷰는 전북은행 접견실에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송승현 전북은행 지역공헌부장이 배석했다.-은행장에 취임한 뒤 얼마 되지 않아 전주 평화동 가맥집(가게맥주)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직원들을 데리고 와 맥주를 마시던 모습을 보고 "처음이라 친숙해지려는 쇼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호프집, 가맥집 이런 곳에서 직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는 걸 보고는 몸에 밴 소탈한 성격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실제로 주변에서도 그런 말을 많이 합니다만. "가게맥주집이란 게 우리 지역만 있지 않습니까. 다른 지역에는 없어요. 가맥문화가 나한테 맞고 또 가격도 저렴해서 좋아요. 직원들과 격의 없이 만나기 때문에 소통하는데 적격이지요.직원들과 소통하기 위해 이용하는 것이지요."-얼마전 JB금융지주회사를 출범시켰습니다. 국내 11번째, 지역기반 금융지주로는 3번째입니다. 그만큼 몸집이 커졌다는 얘기인데, 규모는 어떻습니까."부임할 때 자산이 7조 3000억이던 것이 3년 반만에 15조 원으로 두배 이상 늘었습니다. 직원은 1800명, 점포 수도 100여개로 불어났습니다. 자산 규모가 작으면 경기변동에 취약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데에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요. 서민과 중소기업 지원을 충실히 하기 위해서도 규모를 늘릴 필요가 있습니다."-왜 금융지주회사 설립이 필요한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첫째는 리스크 분산입니다.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 두 곳이 있는데 현재로선 한 곳이 잘못되면 곧바로 상대방 회사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그러나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 다른 회사에 영향을 주지 않아요. 금융위기 등 경기변동이 크고 주기도 빨라지는 추세인데 이런 상황일수록 서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안정화하는 게 중요합니다. 지주회사 체제가 되면 또 고객 간의 정보교환과 종합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다른 하나는 은행법상 출자한도가 자기자본의 30%인데 지주회사가 되면 두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업무영역이 그만큼 늘어나게 되고 인수합병도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습니다."-광주은행 인수를 겨냥한 측면도 있다는 얘기군요."광주은행 인수를 겨냥한 것만은 아니지만 인수가 가능한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지요." -자회사가 전북은행과 JB우리캐피탈 두 곳뿐인데 '규모의 경제'를 이룰려면 지주회사로서는 적은 숫자 아닙니까. "앞으로 늘려 나갈 겁니다. 서민과 중소기업 업종을 지향하고 있는 만큼 이 타깃에 맞으면 진출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서민은행 테두리를 벗어나는 확장은 하지 않을 겁니다. 또 업종이 서로 다른 분야 끼리는 사람 교환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JB지주의 경쟁력이랄까, 기대효과를 든다면."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규모가 작아요. 그런 만큼 소매금융 분야에 특화할 생각입니다. 경쟁력도 충분합니다. JB우리캐피탈이 워크아웃돼 1년반이나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인수 2년만에 캐피탈 업계 2위로 올라설 만큼 성장률이 높았어요. 이런 노하우에다 소형 금융분야에 특화한다면 기대에 어긋나지 않을 만큼 성과가 나타날 겁니다."-광주은행 인수문제가 현안으로 부상해 있는데 어떻게 전망하십니까."정부가 곧 매각 계획을 발표할 겁니다. 그 이전에는 아무 것도 장담할 수가 없어요. 특히 인수가격을 알마로 할 것인지가 가장 큰 관건인데 정부는 가급적 많은 가격을 받아내려 할 겁니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겠지요."-경쟁 상대 금융권은 윤곽이 좀 드러났나요."다른 지방권 은행, 펀드 투자 등이 예상되고 중국 최대 은행인 공상은행이 관심을 기울인다는 언론보도도 있습니다."-광주은행 인수의 메리트는 무엇입니까."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이 영업상 겹치는 곳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지요. 인수 이후 상승효과가 얼마나 나타나느냐 하는 것도 중요한데 전남광주 인구가 전북보다 많고 고객정보 시너지 효과도 다른 어느 금융기관보다도 우리가 낫습니다. 지역사회의 문화가 우리한테 호의적인 것도 플러스 요인입니다."-도민 성원으로 세워진 전북은행이 이젠 금융지주회사로 성장했습니다. 그런 만큼 도민들도 뿌듯해 할 것이고 사회적 책무도 중요하겠지요. "전북은행의 이익 대비 사회공헌율이 13%입니다. 일반적으로 10%를 넘기기가 힘든데 13%라는 비율은 굉장히 높은 수치이지요. 작년 사회공헌액이 95억 원 정도 됐습니다. 지주회사가 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사회공헌을 늘려나갈 생각입니다."-지역사회 환원 활동도 많이 하는 걸로 듣고 있습니다만."다문화가정 친정 보내기, 청소년 장학사업, 지역의 아동센터를 리모델링한 희망의 공부방 운영, 메세나사업 등 많은 공익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100개 봉사단을 운영중이고 분기마다 한차례 이상 봉사활동을 합니다. 각 지점들이 지역에서 사회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고 이런 실적을 지점장 평가에도 반영합니다. 나이 들고 소외된 사람들, 미취학 아동을 위한 문화사업 등 하고 싶은 일이 많아요. 그럴려면 돈을 많이 벌어야 하겠지요." -기금운용본부가 전북에 이전해 오면 지역사회발전에 기여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역발전 펀드 조성' 아이디어를 낸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JB금융지주도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펀드를 구상하시는지 궁금합니다."수도권과 지방 간의 경제불균형이 심화되고 있지 않습니까. 어떻게 지역을 개발할 것인지가 과제인데 정부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기금운용본부의 재원으로 지방상생펀드를 만들어 지역에 투자하면 지역개발도 되고 운용수익도 남기는 등 서로 윈윈하는 투자가 될 겁니다. 국민연금 기금은 지금 400조원이지만 앞으로 2500조 원까지 늘어나게 됩니다. 이 재원을 SOC분야나 수익성을 낼 사업에 투자하자는 것이지요. 연금기금이 투자하면 기관과 은행들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어요. 연금기금이 이 분야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JB금융지주도 기꺼이 투자하겠습니다. 물론 국회 등에서는 수익성을 따지며 반대하는 기류도 있겠지만." -JB금융지주는 서민과 중견 중소기업 중심의 금융그룹을 지향하고 있습니다만 지역의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아쉬운 점도 있을 터인데요."전북도의 파이가 커야 금융기관도 커지고, 도민 호응이 있어야 은행도 발전합니다. 그런데 소극적이고 진취적이지 못한 분위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더 진취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우리 직원들도 처음엔 소극적이고 진취적이지 못한 측면이 많았는데 지금은 월등히 개선됐습니다."-필요할 때 손 쉽게 대출 받고, 예금이자 높게 주고 서비스 잘 하면 최고의 은행 아니겠습니까. 이에 대해 전북은행은 어떻다고 보십니까."시중은행들은 대기업들에게 커다란 규모의 돈을 빌려주기 때문에 낮은 이자를 받지만 서민 중소기업 은행인 전북은행은 그렇지 못합니다. 하지만 돈 필요할 때 전북은행과 시중은행 중 어느 곳이 더 돈 빌리기가 쉬울까요. 절실한 사람에게 더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은행은 전북은행입니다. 전북도민 은행인 만큼 도민들이 이용해 주셔야 합니다."-고객에 대한 직원들의 친절 서비스도 중요한 경쟁 요인인데요."처음엔 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들이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개선됐습니다. 컨설팅, '점프 3.0' 등 친절 교육과 캠페인을 계속 하고 있어요.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좋아졌습니다."-취임 3년 반이 지났습니다. 보람 있었던 일과 아쉬웠던 일도 많았을 법 합니다만."자산 규모를 두배 이상 늘리고 사회 봉사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물론 보람 있는 일로 기억에 남습니다만 그보다는 다문화 지원을 시작한 것이 가장 의미 있었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멀리서 시집 온 다문화 가정의 부인들을 대상으로 한 친정보내기 활동인데 반응이 좋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사각지대가 많아요.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여력이 미치지 못해 안타까워요."-호프집, 가게맥주 집은 앞으로도 직원들과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시겠지요. "그럼요. 오늘도 일과 끝난 뒤 직원들과 같이 가기로 돼 있어요."-JB금융지주 출범에 맞춰 도민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도민 성원에 힘입어 탄생한 전북은행이 44년간 외부 돈 한푼 받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수많은 은행중에서 정부 돈 받지 않고 영업하고 있는 은행은 전북, 부산, 대구은행 세곳인데 둘은 광역시 은행이고 도세가 취약한 곳에서 일취월장 하고 있는 은행은 전북은행이 유일합니다. 모두 도민들께서 사랑해 주시고 성원해주신 덕분입니다. 이익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명멸이 잦은 금융산업 현장에서 100년 이상 지속 성장해 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주회사로 출범한 만큼 발버둥치고 노력해서 더 도약하겠습니다. 변함 없이 지금처럼 사랑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경재 선임기자(수석논설위원)● 김한 전북은행장 겸 JB금융지주회장은△서울 출생 △1954년생 △경기고와 서울대 기계공학과, 미국 예일대 경영대학원 졸업 △삼일회계법인 근무 △제너럴 모터스 근무 △동부그룹 미국 현지법인 사장 △대신증권 국제본부장, 인수본부장, 기획본부장 상무이사 △금융감독위원회 기업구조조정 위원 △유클릭 회장 △메리츠증권 부회장 △KB금융지주 사외이사 △2010년 3월19일 전북은행장 취임

  • 기획
  • 이경재
  • 2013.07.15 23:02

3. 생태학적 가치 - 야생 동식물 6977종 서식… 국립공원 중 최다

'어머니 산'이라 불리는 지리산은 태고의 자연을 간직하며 수억 년 동안 무수히 많은 생명을 보듬어 왔다. 현재 동식물 6977종이 자생하고 있는 지리산은 우리나라 21개 국립공원 중 가장 많은 개체수를 자랑한다. 그 중에서도 식물군은 1522종으로 한라산다도해해상 국립공원 다음으로 많다. 반달가슴곰, 꼬마잠자리부터 기생꽃, 복주머니란까지 멸종위기야생 동식물 36종이 은밀한 공간에서 살아가기에 지리산은 최적의 조건이다. 이 중에서도 지리산 왕등재 습지는 천혜의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공간. 지난달 25일 지리산 국립공원관리공단 박은희 계장과 함께 왕등재 탐사길에 나섰다. '2008 람사르 총회' 공식 탐방지로 생태계 핵심지역이기도 한 이곳은 일반인 출입이 금지돼있어 공단의 사전 허가가 있어야만 탐방이 가능하다. 왕등재로 올라가는 길은 수년 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원시림에 가까웠다. '반달곰 주의' 표지판이 곳곳에 걸려 있고 오소리가 막 파놓은 굴은 이곳이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음을 방증했다. 왕등재에 가까워질수록 시야를 가리던 수풀의 기세가 누그러졌다. 대신 습지식물 사초류가 해발 800m 지점에 군락을 이뤄 넓게 퍼져 있었다. 습지가 가까워졌다는 신호다. 일반적인 산은 정상으로 갈수록 수량이 줄어드는데 비해 왕등재로 가는 길은 고지로 갈수록 습기를 머금고 있다. 사초 군락을 따라 10여분을 더 걷자 놀라운 풍경이 펼쳐졌다. 해발 967m 왕등재 습지. 지리산 주능선 동쪽 끝자락 여러 봉우리에 둘러싸인 2170㎡의 습지는 휴대전화도 안 터지는 그야말로 세상과 완벽히 차단된 곳이었다.이곳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띠는 것은 주변과는 확연히 다른 식물군. 희귀식물인 꽃창포 뻐꾹나리 창포가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광범위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 조그마한 생명의 요람에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잠자리인 꼬마잠자리(멸종위기종 2급), 큰땅콩물방개를 비롯해 깊은 산속 외에는 발견되지 않는 산골조개 등 5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한다. 또 식물들이 뿌리를 내린 이탄층(부패와 분해가 완전히 되지 않은 식물의 유해(遺骸)가 진흙과 함께 늪이나 못의 물밑에 쌓인 지층)은 왕등재의 생성 역사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지형경관지질학적으로 매우 가치가 높다. 정영륜 경상대 식물생명공학연구소장은 "인간의 간섭이 최소화된 산지 습지들이 비교적 자연환경의 역사를 지속적으로 충실히 기록한다. 특히 이탄층에 있는 여러 가지 미생물들은 생명공학 분야에서도 중요한 연구대상이다"고 말했다. 천연자연의 보고 왕등재 외에도 지리산 전역에는 가시오갈피 개병풍 기생꽃 노랑붓꽃 백부자 산작약 세뿔투구꽃 복주머니란 칠보치마 대홍란 석곡 등 멸종위기 2급 식물 11종이 서식한다. 또 분비나무 지리괴불나무 나도제비난 등과 함께 구상나무가문비나무주목철쭉 군락 등은 지리산 생태를 유지하는 중요한 자원이다. 이처럼 지리산에서 많은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지리산의 기후가 식물 성장에 최적의 조건이다. 전주기상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연 평균 강수량은 1479.1㎜, 30년 평균 강수량은 1307.7㎜다. 반면 지난해 지리산 AWS(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서 관측된 연 강수량 2934.5㎜, 뱀사골에서는 2423.5㎜로 나타났다. 평균 강수량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생명의 근원인 물이 풍부하게 공급되는 지리산에서 수많은 생명체들이 서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음으로 지형적 조건을 들 수 있다. 18억6000만년 대륙 간 충돌로 지하에 있던 화강암이 지표로 노출돼 형성된 지리산은 오랜 시간 동안 풍화작용과 지각변동을 받으면서 고위평탄면이 형성됐다. 오장환 전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여러 차례에 걸쳐 화강암이 침식 되면서 퇴적물이 쌓였고 정상 부근에서 운반된 물질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되면서 지리산 곳곳에 평탄면들이 발달했다. 이런 지형적 여건이 여러 가지 동식물들이 자라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 기획
  • 김정엽
  • 2013.07.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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