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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준비·민주시민 정치교육 역량 집중"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자 축제다. 지난해 말에는 국민들의 관심 속에 제18대 대통령선거를 치르면서 올바른 선거문화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도 가졌다. 올해는 특히 헌법상의 독립기관으로 설립된 선거관리위원회가 창설 50주년을 맞은 뜻깊은 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승진 인사를 통해 새해 첫날 고향인 전북으로 자리를 옮긴 황재덕 전북도선관위 상임위원(1급)을 지난 1일 집무실에서 만나 취임 한 달째를 맞은 소감과 선거문화, 그리고 올 주요 업무계획 등을 들어보았다.- 취임하신 지 꼭 한 달이 지났습니다. 먼저 소감은."공직에 입문한 후 지난 1987년부터 선관위에 재직해왔는데 고향 근무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어머니가 계신 고향에서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게 돼 무척 기뻤습니다. 그리고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도 느낍니다. 우선 내년에 실시되는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공정하고 깨끗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기울여 소임을 다할 생각입니다. 또 안으로는 조직 구성원들의 역량을 강화하고 상호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확립하는데 힘쓰겠습니다."- 지난해는 총선과 대선이 잇따라 치러진 '선거의 해'였습니다. 우리나라 선거문화의 변화와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간략하게 평해 주신다면."지난 1994년 통합선거법(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제정 이후 후보자와 유권자들의 의식이 점차 바뀌면서 올바른 선거풍토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다만, 현행 법률에 선거운동에 대한 규제가 너무 심하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앞으로 선거비용은 보다 엄격하게 규제하고, 선거운동 방식에 대한 제한은 완화하는 쪽으로의 공직선거법 개정 방안이 공론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굵직한 선거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재보궐선거 변수가 있고 주민투표도 예정돼 있는데요. "도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자금 관련 소송과 함께 제19대 총선과 관련된 2건의 사건이 현재 법원에 계류중이어서 경우에 따라 4월과 10월 재보궐 선거를 예상해볼 수 있지만 아직 확정된 선거는 없습니다. 하지만 지역사회에서 관심을 쏟고 있는 전주완주 통합과 관련, 찬반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오는 6월로 예정돼 있습니다. 주민투표는 일반 공직선거와는 성격이 다른 만큼 절차와 일시장소 안내 등 관련 법률(주민투표법)에 따라 투표관리에 특별히 신경을 쓸 계획입니다."- 전북도선관위에서 지난달 29일 '2013년 주요업무 시행계획 시달회의'를 열었습니다. 올해 큰 선거는 없지만 선관위에서는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은데, 주요 업무 계획을 말씀해 주시죠. "무엇보다 내년 6월에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 준비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지방선거의 막대한 업무량을 감안해서 선거관리시스템 개선 등을 통해 선거사무 처리의 정확성과 안정성을 높일 생각입니다. 지방선거는 후보자가 많아 단속 수요가 늘기 때문에 업무에 어려움도 있겠지만 국민이 공감하는 예방단속활동을 전개할 것입니다. 또 대선에 비해 투개표 종사자가 늘고 투표소 면적도 넓어야 하는 만큼 도내 각 투표소부터 미리 점검, 적정한 장소인지 다시 한번 검토할 계획입니다. 이와함께 정치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민주시민 정치교육도 확대 시행할 방침입니다."- 선거법 위반 행위 예방 활동은 어떤 식으로 펼치게 됩니까."그동안에는 선관위에서 단속 위주의 활동을 해 온 측면이 있습니다. 올해는 사전 예방활동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의 활동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선거법 위반 예방활동의 필요성이 높습니다. 선거 입지자나 정당자치단체의 행사를 파악해서 사전에 음식물기념품 제공 등과 같은 위법 사항을 상세히 안내할 계획입니다. 또 유권자와 정치인이 원하는 정보가 무엇인지 파악해서 맞춤형 선거정보를 제공하겠습니다. 도민들에게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홍보기법과 자료를 개발하고, 온라인모바일 매체를 이용한 참여소통의 창구도 활짝 열어놓을 생각입니다."- 올해 역점 추진할 계획인 '민주시민 정치교육'에 대해 좀더 상세하게 소개해 주신다면. "국민들의 의식개선 없이는 민주주의와 정치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전북도선관위에서는 정치의식 함양을 위해 시민단체와 청소년정당 구성원교원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도내에서 총 3000여명의 교원과 핵심 당원청소년리더를 대상으로 연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올해는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를 대상으로 하는 선거 아카데미 등 수요자 맞춤형 프로그램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할 계획입니다. - 2013년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의미가 깊은 해라고 알고 있는데요."올해는 선거관리위원회 창설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선관위는 헌법상 독립기관으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진 민주선거 구현을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위원회의 이 같은 역할과 비전을 알리기 위해 중앙선관위에서 오는 5월 10일 제2회 유권자의 날에 맞춰 창설 50주년 기념행사를 실시할 계획입니다. 또 유권자 주간을 정해 시도별로 국민 주권의식을 높일 수 있는 의미있는 사업을 발굴추진할 계획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우리나라가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B)'가 오는 10월께 창설될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끝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은 국민의 참여를 전제로 하는 대의민주주의에 있어 심각한 위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관위에서는 앞으로 보다 겸허하고 중립적인 자세로 공정한 선거관리에 노력하고, 유권자들의 선거 참여 편의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규제 중심의 선거제도를 개선발전시키는 데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도민들께서도 정치와 선거에 깊은 관심을 갖고 주권자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적극 행사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선관위의 활동에도 애정 어린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 기획
  • 김종표
  • 2013.02.04 23:02

"문예진흥기금 확대·예술 관련 전문인력 키워야" 박인현 전북대 예술대 학장

'영예'가 다른 한편으로는 구속이기도 하다. 미술평론가들이 주는 큰 상으로 얻게 된 '우산 작가'라는 명예가 박인현 전북대 예술대 학장에게는'멍에'였다. 젊은 시절에 각인된 '우산 작가'의 이미지는 그를 우산에 갇히게 했다. 물론, 그 스스로 우산을 좋아했다. 기본적으로 비를 좋아하고, 우산은 비와 한 몸인 이유에서다. 인공물이지만, 우산에서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느껴지고 나눔의 철학이 담겨져 있는 것이 그에게는 매력이었다. 그런 우산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큰 상을 받은 것 역시 그에게는 우산이 준 혜택이었다.10여년을 우산으로 먹고 산 그에게 우산을 접기가 쉽지 않았다. 김 학장은"새로운 작업으로 뭔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엄청난 고통이 따른다. 산모가 출산의 고통을 느끼는 것과 같다"고 했다. 그는 2004년 '다시 찾은 우산전'으로 다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옛날의 우산만이 아닌, 자연과 우산을 매치시키는 것을 고민했다. 매화와 사과나무·소나무에 색채 우산을 걸었다.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발상의 전환을 통해 새로운 길을 시작한 것이다.인생을 단거리 선수가 아닌 마라토너로 생각하고, 자신이 갖고 있는 현재의 자산을 기본으로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성취감과 더 큰 결실을 볼 수 있다는 것을 박 학장은 작업으로 보여줬다.-요즘 사과나무에 우산을 얹히는 작업을 많이 한다던 데요."사과는 인류의 역사와 같이 했어요. 성경에 나오는 선악과와, 그리스 신화에서 힘의 상징으로 트로이전쟁의 불씨가 됐던 게'황금사과'이야기 아닙니까. 뉴턴이 만유인력 법칙을 사과 떨어지는 것에서 찾았고, 사과로 세상을 놀래주겠다던 세잔느는 사과 정물로 이름을 떨쳤습니다. 오늘의 관점에서도 자연의 파괴 속에 슬픈 사과도 있고, 외모 지상주의에 섹시한 사과도 있습니다. 사과만으로 삶과 세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좋은 소재가 되고 있습니다."-전북문화예술계를 사과로 비유한다면 어떤 사과일까요."미술 전공의 대학 교수로서 전북예술계 전반이 어떻다고 말하는 것은 주제넘은 말일 것입니다. 다만 수도권에 비해 문화시설과 프로그램 등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는 여건이 크게 미흡합니다. 또 인적자원도 한계가 있어 지역의 문화예술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나무도 심고, 잘 성장할 수 있게 거름도 주어 알차고 건강한 결실을 맺게 잘 보살펴야지 않겠습니까."-지역의 문화예술발전에 인적 자원이 중요한 데, 근래 예술 관련 학과가 잇따라 폐지되면서 예술인 양성에 차질이 우려됩니다. "예술학과의 목표는 취업에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취업률을 잣대로 삼기 때문에 대학에서는 성과를 위해 울며겨자먹기로 상대적으로 취업률이 낮은 예술학과에 칼을 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입니다. 지난해 원광대까지 그렇게 해 전북으로서는 큰 손실입니다. 예술인 수가 줄어 전북 예술의 미래가 암울합니다."-예술활동을 위한 전북지역의 여건은 어떻다고 보는지."자본이 있는 곳에서 예술이 발전하는 상황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전북에서 예술이 꽃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는 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레지던시 심사평가에 관여하면서 전주 교동아트 레지던시를 들여다본 적이 있는 데, 상당히 고무적이었습니다. 외부에서 온 작가들까지 '꼭 고향 같다'며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외부인들에게 전주의 이미지를 높일 뿐 아니라, 타지역 작가와 교류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고리 역할을 합니다. 도립미술관에서 창작스튜디오를 통해 이런 역할들을 해주면 좋을 것입니다."-예술인들의 예술활동을 위해 자치단체의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젊은 미술인들이 전시 한 번 하려면 몇 백 만원이 소요됩니다. 전업 작가들에게는 그 경비가 만만치 않아요. 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문예진흥기금이 젊은 작가들에게 큰 힘이 되는 데, 한 번 받으면 3년을 못 받습니다. 젊은 감각을 갖고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들이 계속 전진할 수 있게 발판을 줘야 합니다. 더불어 40~50대 낀 세대는 그런 기회조차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갤러리도, 자치단체도 중견 전업 작가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전북지역 예술적 풍토 중에서 개선돼야 할 점이라면."예술은 개인의 창작 활동이지만, 지역의 예술발전을 위해서는 예술단체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그런데 예술 관련 단체장 중에는 문화예술발전을 위해서 일하려는 것인지 자신의 이익이나 명예를 위해서인지 헷갈리게 할 때가 있습니다. 예술 단체장 선거만 보더라도 정치판에서의 줄세우기처럼 세몰이를 하는 경우가 많아요. 학연·지연에 따라 몇 사람에 의해 지역 예술계가 좌우돼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지역 예술계를 그리 뽑힌 사람들이 진정 문화예술발전에 헌신할 수 있을 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서 의식있고 양식있는 예술인들이 단체와 거리를 두는 경우가 생깁니다. 예술발전에 봉사하겠다는 각오가 단체장들에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젊은 예술인들에게 한 말씀."80년대 후반 고향으로 내려온 후 5년 정도 지나면서 다시 서울로 올라갈까 고민한 적이 있습니다. 서울 인사동만 하더라도 수 백개의 갤러리가 매주 그림을 바꾸던 시절, 전주에는 갤러리가 손으로 꼽을 정도였고 전시 내용에서도 만족할 수 없었어요. 한마디로 긴장감이 떨어지고 나태해지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루기는 어려워도 잊히기는 쉽다'는 생각에 서울로 이사하게 됐습니다.학생들을 지도하면서도 느끼는 것이지만, 진취적이고 경쟁적인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요. '내가 이 정도만 해도 되겠지'자족하는 경우가 많아요. '경쟁상대는 여기에 있는 게 아니다. 안일한 생각으로 좋은 작가가 되기 어렵다. 길거리의 발걸음부터 다른 서울에 자주 올라가서 자극을 받아라'고 주문합니다. 지금은 많이 달라져 인터넷 정보만 잘 클릭해도 예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지역에 한계점이 있다고 여기지 말고 진취적인 생각을 가질 때 '지역 작가'의 굴레를 떨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 기획
  • 김원용
  • 2013.01.31 23:02

박인현 학장은 - 석남미술상 수상…한국화 새 지평 열어

박인현 학장(56)을 처음 만나는 사람들은 그의'수염'에 눈길을 준다. 대개'예술가 티'를 내는 수염으로 짐작하겠지만, 그는 30년 전 대학원 시절부터 수염을 기르는 과정에 깊은 트라우마가 있었다. 멋을 내기 위해서가 아닌, '면도 독'때문이었다. 워낙 피부가 약해 면도를 하지 않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는 피부과 의사의 처방을 받은 뒤 어쩔 수 없이 수염을 기르게 된 그는 당시 보수적 풍토 속에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 내향적 성격 탓에 바깥출입을 자제할 만큼 위축된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예술가라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그렇게 의식해서야 어찌 예술 활동을 할 수 있을까"는 생각에 미쳤고, 나름의 스타일을 만들어내는 쪽으로 수염에 대한 부담을 털었다. 박 학장의 성격과 스타일, 그리고 예술가로서 일어서기까지 과정이 그의 캐릭터가 된 '수염'에서 찾아볼 수 있는 에피소드다.김제 출신으로, 전주고와 홍익대(한국화 전공)를 졸업한 박 학장은 '우산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89년 한국미술평론가협회가 주는 석남미술상을 받으며 미술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수상작이 우산 소재의 작품이었으며, 그때부터 '우산 작가'라는 닉네임이 붙었다. 젊은 시절 '큰 상'을 받은 후 1989년 전북대 교수로 임용된 그는 2004년 벽공미술대전 제1회 초대작가상, 2005년 북경 국제아트엑스포 은상, 2009년 한국미술상 등의 수상 경력이 말해주듯 계속해서 작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대한민국 여성미술대전 운영위원 △아트그룹 자유로 회장 △전라북도 문화재위원회 위원 △논개 표준영정 응모작품 심사위원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 △제11회 대한민국 신진 작가 발언전 심사위원 △미술세계 대상전 심사위원 △벽골제 미술대전 심사 및 운영위원 등을 지냈으며, 지난해 8월부터 전북예술대 학장을 맡고 있다.

  • 기획
  • 김원용
  • 2013.01.31 23:02

여름에 음식점·펜션 운영… 가을·겨울엔 곶감 생산

완주군 운주면 원금당마을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박용민씨(41). 쌍용자동차에서 16년을 근무했던 박씨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구조조정의 칼바람 때문이었다. 15명의 부하를 둔 '직장'의 지위에 있던 박씨는 어느 날 휘하의 직원 8명이 구조조정이란 찬바람에 해고되면서 도의적인 책임감에 휩싸였다.결국 자신의 손으로 사표를 던지고 나선 회사의 문. 회사원 시절 주도적으로 만들었던 봉사단체의 경험을 살려 경기도 평택시에서 민생복지심부름센터 센터장으로 1년여 일했지만 이것도 자신과 가족의 일생을 맡길 만한 길은 아니었다.귀농을 결심하고 완주군 운주면을 찾아 현지 답사에 나서길 여러 차례. 귀농을 권유하는 후배의 성원까지 덧붙여져 이삿짐을 싸들고 운주면 원금당마을로 나섰다.박씨는 귀농자의 두 가지 금기사항을 첫 걸음부터 깨뜨렸다고 웃음과 함께 설명한다. 금기사항은 '땅을 사지 말라' '집을 사지 말라'이다. 자신의 생각과 현실이 맞지 않을 경우 이후 행동을 제약하는 최대의 짐이 부동산이란 말이다.귀농과 함께 마을에 집을 짓고, 음식점이 딸린 산골 펜션을 덜컥 매입해 버렸다. 세상사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귀농 첫해의 총수입금은 1500만원 정도. 투입 원가를 빼고 나면 입에 풀칠도 어려운 돈벌이였다.음식점과 펜션은 계절적 진폭이 너무 심했다. 원금당을 가로지르는 냇가에 자리잡은 음식점은 한여름엔 손님들로 빼곡하지만 기온이 내려가면 발길이 뚝 끊겨 버렸다.사업 다각화가 현안이었던 박씨는 완주의 대표적인 특산품인 곶감에 손을 댔다. 곶감은 가을에 감을 수확해 가공한 다음, 겨울부터 설맞이 수요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여름엔 '음식점과 펜션' 가을 겨울엔 '곶감'이란 사이클을 구축한 박씨의 연간 총수입액은 3000만원으로 어느 정도 늘었다.특히 박씨는 운주에서 생산되는 감을 농민들한테 매입하고 직접 가공해 원가를 낮춰, 고품질 곶감을 낮은 가격에 공급할 수 있었다. 50개 기준으로 크기에 따라 2만8000원부터 6만5000원으로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한 셈이다. 이 같은 소문이 알음알음으로 이어져 해마다 판매량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도회지 생활에서 맺은 인연의 끈으로 유통되던 곶감의 판로도 온라인으로 확대되었다. 박씨는 지인들의 성원에 힘입어 인터넷 다음에 '운주숲속농장'이란 카페를 만들어 판로를 개척했다.부인 이현주씨와 함께 갓 돌을 넘긴 아들을 안고 귀농한 일가족은 완주군 운주산 딸까지 더해져 이제 네식구로 늘었다.성공 귀농을 좌우하는 최대 조건은 부부의 일심동체. 서울 토박이인 부인은 귀농의 평생 동반자이자 최대 지원자였다. 이씨는 대뜸 "농촌에 정말 잘 내려왔다"는 말과 함께 농촌생활을 설명한다. 생활공간을 둘러싼 쾌적한 자연환경과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을 나누는 삶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단다."물론 불편한 점도 많지요. 문화생활도 어렵고, 아이들이 놀만한 공간도 부족하고, 아이들 교육도 쉽지 않고, 생필품을 살 가게조차 없어 소재지까지 나가야 하고, 아이들이 아플 땐 병원도 멀리 있습니다." 이씨는 푸념을 내뱉지만, 이는 감내할만하다는 대전제에서의 불편일 뿐이다.귀농으로 쪼그라든 수입으로도 삶을 버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모두 이씨의 근면과 절약이다. "농촌에선 생활비가 도시보다 훨씬 적게 들잖아요" 이씨는 활짝 웃는다.박용민-이현주 부부는 또 다른 방향 전환을 궁리하고 있다. '농산물 가공산업에 한번 뛰어들어 볼까''완주군 로컬푸드 사업에 동참해 볼까'조만간 귀농 속에서의 작은 변신이 기대된다.박씨는 마을 주민들의 신임과 지원으로 원금당 마을 이장직까지 맡으며 '마을 속으로, 주민 속으로' 걸어가고 있다.

  • 기획
  • 김경모
  • 2013.01.30 23:02

새만금 관광휴양시설 '첫 삽' 머지 않았다

그동안 민간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해 터덕대온 새만금 일대에 대규모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휴양시설 개발사업이 곧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농림수산식품부는 특수목적법인(SPC)인 (주)새만금이 승인 요청한 신시도 휴게시설 개발사업에 대한 실시계획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지구단위계획에 대한 심의를 최근 전북도에 요청해왔다. 이에 따라 수년째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아 개발되지 못하고 있는 새만금 일대에서 처음으로 관광휴양 개발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새만금지구의 관광휴양개발사업은 그동안 대규모 위락단지 건립에서 중소규모 휴게시설 건립사업이 검토돼 왔으나 경기불황 등으로 인해 좌초됐다.당장 군산 신시도의 경우에만 엘도라도 건설과 주식회사 한백, 과학기술공제회 등이 잇따라 리조트 개발사업 등을 위해 접촉해왔으나 모두 포기했다.인근 새만금 방조제 다기능부지의 경우에도 JY중공업이 3호 방조제 인근 부지(194만7000㎡)를 관광 집객시설 등을 갖춘 관광레저단지로 개발하려다 투자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무산됐다. 새만금 관광단지만 해도 지난해 우수 제안사인 (주)석조가 막판에 포기하는 등 1조원 이상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것만 4건이지만 모두 불발됐다.(주)새만금이 이번에 신청한 실시계획 승인 절차는 개발사업에 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이어서, 곧 신시도 관광휴양 개발사업이 가능할 전망이다.지난 2010년 (주)새만금관광개발과 METAINVESTMENT LIMITED, (주)한양 등 3개 업체로 구성된 (주)새만금은 그간 기본계획 등 행정절차를 진행해왔다. 이어 이번에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 일원 5만5500㎡에 총 777억원을 들여 관망탑과 호텔, 휴게소가 들어서는 관광휴양시설 건립사업을 제시해왔다. 오는 2014년까지 1단계 사업으로 휴게소와 관망탑호텔을 설치하고, 오는 2015년까지 2단계 사업으로 호텔과 휴게소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청사진이다. 특히 관광휴양형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총 122m 높이로 들어서는 관망탑이 관련규정을 위배, 도 도시계획위에 안건 심의를 요청해왔다.관련규정에 따르면 관광휴양형의 경우 건축물 높이 10층, 구조물 높이 40m를 초과하는 경우 반드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고군산군도의 하나인 신시도는 세계 최장의 새만금 방조제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으며, 군산 쪽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자리해 투자자로부터 각광 받아왔다. 도 관계자는 "이번 지구단위계획이 승인절차가 마지막 행정절차이기 때문에, (주)새만금의 의지에 따라 새만금 개발의 시기가 결정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획
  • 구대식
  • 2013.01.29 23:02

전북 '판소리 본향' 명성 무색

"전북은'대한민국 국악의 수도'라는 듣기 좋은 허울만 갖고 있다." 이는 문화재청(청장 김 찬)이 최근 전남 출신인 신영희(71춘향가) 명창과 고수 김청만(67)씨를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로 지정 예고하면서 전남은 판소리 중요무형문화재가 8명이 된 반면 전북은 단 1명도 보유하지 못한 현실에 따른 자조섞인 지적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17일 신영희 명창과 고수 김청만씨를 판소리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고, 김영재(66)씨와 이보현(60)씨 등을 중요무형문화재 제16호 거문고산조 보유자로 지정했다. 이로써 광주전남은 성우향(80춘향가) 성창순(79심청가) 박송희(86흥보가) 송순섭(77적벽가) 남해성(78수궁가) 명창과 고법 정철호(85)씨 외에 인정 예고를 받은 2명(30일 이상 이의 제기가 없을 경우 심의 통해 보유자 인정)까지 포함하면 총 8명의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를 갖게 된다. 반면 판소리의 고장이라고 자부하던 전북에서는 현재 판소리 보유자가 한 사람도 없다. 보유자들이 전수교육조교를 지정하지 못한 채 죽음을 맞거나 관련 제도가 생기기 전 교육을 받은 까닭에 증명할 길이 없어서다. 이들이 뒤늦게 지방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자 문화재청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을 할 때 우선순위로 판단하지 않은 이유도 있다. 일각에선 문화재청이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지정을 위한 정책이 일관성을 갖지 못했다고도 질타했다. 보성광주나주 등에서 뿌리를 둔 서편제의 경우 '심청가'만 해도 故 정권진 명창과 2007년 자격이 박탈됐으나 이수자가 존재하는 조상현 명창(74), 성창순 명창 등 3명을 선정한 것 외에 '춘향가'로 성우향 명창까지 보유자 지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전북에서 맥을 이어온 동초제의 경우 여성으로서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처음 완창한 故 오정숙 명창은 전수교육조교였던 은희진 명창이 먼저 세상을 떠난 뒤 문화재청이 전수교육조교 추가 신청 공고를 내지 않아 무시당한 꼴이 됐다. 판소리를 연구하는 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보유자 지정 여부는 전북이 국악의 고장이라는 주도권을 가질 상징적 의미"라면서 "올해가 판소리가 유네스코의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걸작으로 선정된 지 10주년을 맞는 해인 만큼 '무형문화유산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가칭)이 제대로 제정될 수 있도록 전북 판소리계가 관련 논의를 선점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기획
  • 이화정
  • 2013.01.29 23:02

새만금 개발 밑그림 보강한다

특별법 개정과 잇따른 해양개발 등 최근의 여건변화에 맞춰 새만금사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종합개발계획(MP) 보강 작업이 추진된다.새만금 종합개발계획 변경은 최근 타 지역에서 새만금의 개발전략으로 이미 제시된 환경, 물, 해양관광 관련 산업(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보다 시급한 과제로 요구된다.전북도는 새만금MP와 관련해 새롭게 도출된 문제점을 보완하고, 시대적 여건변화, 사업성 제고를 위한 방향에서 보강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지난 2011년 확정된 새만금 MP는 개발전략에서 단계별 사업추진 계획, 재원조달 방안, 투자유치 계획, 기반시설 확충 계획 등이 총망라된 개발 밑그림이다.그러나 MP 확정 2년여 만에 일부 문제점이 발견되고, 새로운 여건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돼 적극적으로 보강 작업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특히 인천 녹색성장 관련 산업, 제주 헬스케어타운 관련 산업, 대구 물 관련 산업 등 이미 MP에 담긴 새만금 주요 사업이 타 지역에서 추진되기 때문이다.보강 분야는 우선 과학 및 신재생에너지 용지의 재배치와 국토해양부의 사업성 제고 방안, 기존에 사업비를 추정할 때 반영되지 않은 항목이 거론되고 있다.특히 새만금 개발을 진두지휘할 전담 추진체계를 설립하는 것과 대규모 기반시설의 국비지원 확대 등 새만금특별법에 새로 반영된 내용이 우선 대상이다.그 밖에 민자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새만금 개발사업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해 매립공사를 국가에서 직접 개발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도는 오는 4월까지 전문가의 자문과 타당성 검토 등을 거쳐 5월까지 자체안을 마련한 뒤 올 하반기에 국토해양부의 보강용역에 반영토록 해나갈 예정이다.도 관계자는 "시대적 여건변화 등에 따라 MP 보강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며 "새만금이 보다 빠르게 개발되고, 큰 파급효과를 가져오는 방향에서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지난 1991년 첫 삽을 뜬지 20년 만에 완성된 새만금 MP에는 1단계로 오는 2020년까지 총 22조1900억원을 들여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 중심지로 조성하는 방안이 담겼다.

  • 기획
  • 구대식
  • 2013.01.29 23:02

"토착기업 성장해야 일자리 늘고 지역경제 활성화" 김광호 (주)흥건 회장

"기업을 유치하려면 사회간접자본시설 등의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제반 여건 확충이 필요합니다. 이 때문에 전북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외적으로 중앙정부의 예산 배려 등이 우선돼야 하고 대내적으로는 토착 기업 성장과 이를 위한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입니다"제15·16대 전주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한 전북경제의 원로인 (주)흥건 김광호 회장(71)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대외적인 요소 못지 않게 대내적인 노력도 중요함을 강조했다.김 회장은 "도내 국회의원들 중 초선이 많아 중앙과의 인맥 및 역량이 미흡해 국가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는 만큼 특정정당만 선호할 것이 아니라 전북발전을 위한 인물을 도민들이 뽑아야하며 기존 정치권도 지역균형발전이란 대승적 차원서 전북예산 확보에 한 목소리를 내도록 서로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역설한 뒤 "토박이 자본 증대가 실질적인 전북경제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것인 만큼 토착기업 간 공동개발 및 협업 등의 상생 노력과 기능인력 양성, 특화산업 개발 등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토착기업이 성장해야 지역인재의 일자리 창출 및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는데 자본력이 약한 실정이라 전북은 소비산업에 너무 치중돼 있음을 안타까워 하며 전북경제의 산증인으로서 전북 발전을 위해 지향해야 할 점 등을 제시했다.-전북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어떻게 보십니까."생산원가 절감에 물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과거는 무역이 일본과 미국에 의존해 있던 경제체제여서 동남권을 주축으로 산업화돼 있었으나, 현재는 교통의 발달과 IT산업의 발달로 내륙지역 및 서남권 지역도 산업이 많이 발달했습니다. 또한 전북의 미래도 거대한 시장 중국을 겨냥해 새만금을 지방사업이 아니라 국책사업으로 개발한다면 무척 밝을 것으로 생각합니다."-전북경제는 국가 경제의 1.3%에 머물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전북경제가 이처럼 열악한 것은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십니까."그동안 경제가 정치논리에 의해 많이 좌우되면서 수도권과 동남권을 중심으로 산업화가 되다보니 자연히 부익부 빈익빈 현상으로 전북경제가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도내 정치권이나 자치단체들이 하나 같이 전북경제 활성화에 힘써 왔다고 하지만 도민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약합니다. 정치권과 자치단체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새만금개발이 20년이 지났어도 아직 갈길이 멀기만 합니다. 전북은 지역개발예산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적어 도로하나 개설하는데도 다른지역은 1~2년이면 끝나는 공사가 몇 년씩 걸립니다. 예를 들어 익산국토관리청에서 발주되는 1년 예산이 전남과 단순 비교해도 배 이상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정책이 정치논리로 해결되는 경향이 많은 현실에서 현재 전북경제지표가 전국 최하위권에 머물고 전북 경제가 한국경제의 1.3%에 그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이 모든 것에서 정치권과 지자체는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도내 전체 기업 중 중소제조업체가 차지하는 비율이 90%를 넘고 대부분 2차 생산업체나 섬유업체 등이 많아 경제기반 구조가 매우 취약합니다. 이 때문에 경제구조 개편이 시급한데 어떤 방향으로 전북경제의 구조가 개편돼야 한다고 보시는지요."세계경제가 하나로 돼 1등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급변하는 경제체제하에서 1·2차산업으로는 전북의 미래가 어두운 만큼 IT산업, 관광산업 등 특화산업체제로 변화해가야 합니다"-중앙건설이 지난해 12월 상장폐지되면서 도내 건설업체 중 1군 업체가 단 한 곳도 없게 됐습니다. 이처럼 도내 건설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무엇때문인가요."전북경제의 수준에 비해 건설업체의 수가 너무 많습니다. 지역개발도 너무 취약하다보니 대형공사가 발주돼도 전북몫을 제대로 찾지 못하는 실정입니다"-그렇다면 도내 건설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관발주공사는 발주 관서에서 과감하게 지역건설업체를 보호해 주어야 하며 민간공사도 외지업체에 밀리지 말아야 합니다. 이와 함께 도내 건설업체가 합병하는 등 대형회사로 변화해야 하고 외국에도 많이 진출해야 해야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최근 프로야구 10구단 무산과 관련 도민들의 실망감이 매우 큽니다. 도민의 한 사람으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매우 잘못된 결정입니다. 자본력과 물량공세에 의해 좌우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스포츠산업은 경제논리로 풀어서는 안되며 전국민이 동참할 수 있는 전국민 프로야구시대로 발전해야 합니다. 그런데 10구단중 5개구단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새만금개발에서 도내 건설업체들이 제 몫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대응책은 무엇인가요."국가입찰제도상 도내 건설업체들이 소외돼 있고 업체들이 많다보니 경쟁이 심해 단합을 못하고 새만금개발의 외곽에 머무는 자충수를 두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도내 업체들이 똘똘 뭉쳐 공동도급비율 상향을 요구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전북의 미래로 주목받는 새만금이 어떻게 개발돼야 한다고 보십니까."세계경제가 거대한 중국의 결제발전과 더불어 동남아 개발도상국들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서해안시대가 개막되고 있는 이때, 새만금은 당장 눈앞에 나타나는 파급효과만 생각하지 말고 장기적인 면에서 설계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북발전 차원이 아니라 국가발전 차원에서 국책사업으로 개발돼 새만금개발 성과를 극대화해야 합니다"-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대통령, 경제민주화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대 정권의 전례를 보면 지역별 안배에서 호남몫은 대부분 광주·전남에 돌아가고 전북은 항상 소외돼 왔습니다. 전북경제의 원로로서 차기 정부에게 전북경제 활성화를 위해 바라는 게 있다면 어떤 것이 있습니까."대통령 출마당시 전북에 공약한 사항들이 형식에 그치거나 중단되지 않고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반드시 이행될 수 있도록 배려하기 바랍니다"

  • 기획
  • 강현규
  • 2013.01.29 23:02

김광호 회장은 - 건설업 발전 견인…전북경제의 산증인

전주고, 고려대를 졸업했고 전북대 대학원 석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34세때 건설업에 뛰어들어 39세 되던 해인 1975년 (주)흥건사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전북건설업계 혜성으로 부상한 뒤 가장 왕성한 활동을 벌였던 80년대 서울 개포지구 개발 등 전국단위 건설공사를 휩쓸며 전북은 물론 전국적으로 도급순위 상위를 차지하며 전북건설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또한 1994년 4월부터 2000년 4월까지 전주상공회의소 1516대 회장을 역임하며 전북경제의 수장으로서 지역산업단지 입주업체 유치를 위한 기반시설 확충에 힘써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등의 도내 유치에 기여했으며 2002년 월드컵 전주 유치위원장을 맡아 무산이 유력시 됐던 월드컵 경기 전주 유치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전주문화원장 재임시에는 사비를 들여 향토문화지인 격월간지 '노령'을 발행하며 전북의 문화를 널리 알리는데 기여했고 법무부 갱생보호회 전주지부 보호위원회협의회장 재임시에는 교도소 출소자에 대한 재정 지원 및 취업에 힘써 자활의 희망을 안겨줬다.또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중시, 사재를 털어 전주지역한마음장학재단을 설립, 현재까지 이사장직을 수행하며 10억원 기금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열심히 노력하면 안되는 것이 없다'는 인생철학을 가진 김 회장은 경제계에 입문한 뒤 현재까지 경제인으로, 사회봉사자라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다.

  • 기획
  • 강현규
  • 2013.01.29 23:02

방사선 융합기술 집합… 첨단과학도시로 뜬다

정읍시가 신정동 일원에 들어선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소재연구소, 안전성평가연구소 전북영장류시험본부 등 3대 국책연구소를 중심으로 RFT비즈니스 밸리 조성사업을 추진하며 첨단과학도시로 부상하고 있다.정읍시는 오는 2015년까지 이곳에 총 3759억원을 투자해 방사선 연구기반 구축사업 등 대규모 R&D 연구시설 인프라 구축과 함께 연구개발사업을 진행해 21세기 차세대 국가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다.특히 그동안 주력해온 우주, 항공, 의료, 검색 등 다양한 산업분야에 응용되고 있는 첨단 방사선 분야 투자에 이어, 종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미생물 가치평가센터 구축, 안전성평가연구소의 본소 이전 등 굵직굵직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어 RFT비즈밸리 조성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으며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첨단과학산업의 중심에 선 3대 국책연구소는 지난 2001년 한국원자력연구원 정읍방사선과학연구소(현재 첨단방사선연구소)가 유치되면서 시작됐다. 당시 첨단 정부출연연구기관이 지방 소도시에 들어서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지역 발전의 성장동력을 염원하는 지역민들의 염원과 정치권의 노력이 함께 모아져 성사됐다. 이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전북분원(현재 바이오소재연구소)과 안전성평가연구소 정읍분원(현재 전북영장류시험본부)이 잇따라 유치됐고 인근에 100만평 규모의 첨단과학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정읍미래의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다.△첨단방사선연구소 R&D연구인프라 구축사업= Ri-Biomics(방사성동위원소 생명체학) 응용기술 연구센터 구축사업(180억원)은 방사선동위원소(Ri)를 이용한 생명공학 기술을 이용한 종합분석시스템을 구축해 생명체, 유전자와 연계연구, 신소재, 신약개발 연구에 필수적인 연구를 수행한다. 방사선 육종연구센터 건립사업(132억원)은 지난해 6월 착공돼 방사선돌연변이기술 연구시설(연구동, 유리온실 등) 실험시설물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방사선 연구기반 확충사업(250억원)은 정읍시가 방사선 융합기술 산업밸리를 성공시키기 위해 연관산업이 많은 방사선 기기산업을 중점 육성하기 위해 교과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사업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방사선융합기술을 지역전략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라북도와 정읍시가 참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바이오소재연구소 R&D연구인프라 구축 사업= 친환경바이오소재 R&D허브센터 건립사업(188억원)은 국가차원의 펜더믹(Pandemic) 바이러스 대책방안 구축과 축산업과 국민의 보건복지를 위협하는 재난에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처하기 위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바이러스 전문연구기관으로 추진된다.미생물 가치평가센터 건립사업(280억원)은 전라북도 종가프로젝트 선도사업으로 추진 중이며 5000년 전통 미생물을 기능적재분류 연구를 통해 고부가가치 창출과 미생물산업에 대한 국가통합관리시스템구축으로 동북아 허브로 육성한다.△안전성평가연구소 전북영장류시험본부= 그동안 정부의 민영화 추진으로 연구활동이 위축됐지만 2013년 국가예산에 신규사업으로 미니픽 및 감염동물 시험연구동 건립사업 실시설계비 10억원이 확보되면서 연구활동 조기 정상화는 물론 향후 안전성평가연구소 본원의 정읍이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미니픽 및 감염동물 시험연구동 건립사업(199억원)은 미니픽(minipig)을 이용한 비임상시험을 수행해 국내외 독성시험의 미개척 분야 선점 및 시험 의뢰자들에게 정확한 물질정보의 제공을 위한 시설이다. 특히 돼지 췌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하는 연구를 통해 소아 당뇨병 치료 연구를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첨단과학산업단지 조성사업= 정읍시는 LH공사와 지난 2007년 추진협약을 맺고 신정동에 위치한 3대 정부출연연구소와 관련된 기업을 유치해 지역산업 활성화를 위한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2013년 6월까지 1단계로 915억원을 투자해 27만평(0.9㎢) 규모의 단지를 조성한다. 첨단과학산단이 조성되면 그동안 서울 등 외지로 이전되던 연구소들의 각종 연구성과물들이 이곳 업체에 연결되며 지역경제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읍시는 2단계 사업에 대한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정읍시는 기업유치 T/F팀을 구성하고 첨단과학 산업단지에 다양한 RFT 관련 강소형 기업들을 전략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등 여건변화에 발맞추어 20여개의 타킷기업을 선정, 적극적인 유치상담을 진행해 민간기업을 발굴하고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 기획
  • 임장훈
  • 2013.01.29 23:02

"일하면서 가치·보람 느끼는 행복한 농촌 가꾸겠다"

김창수 전북농협본부장이 올해 사업 추진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5년여만에 다시 전북본부로 영전해 금의환향했는데 소감이 어떠신지요. "전북 농업농촌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 저의 포부와 계획을 실천하고 실현 할 수 있는 장을 고향에서 펼칠 수 있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최근의 농업 ,농촌의 현실이 너무 어렵다고 하지만 전북만의 경쟁력 있는 사업을 발굴하고 활성화시켜 임기 동안 전북 발전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지난해 신용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단행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농협이 출발했는데 기대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농협중앙회 수익원 이었던 금융을 독립해 경쟁력을 제고하고 협동조합의 정신에 입각한 농협 본연의 업무에 보다 충실해 농업, 농촌을 건실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자 사업구조를 개편했습니다. 다시 말해 지역농축협의 연합체인 중앙회가 농민 조합원의 생산물을 보다 원활하게 판매해주고 우리 농업, 농촌을 보다 풍부하고 행복한 터전을 만드는데 더욱 힘쓰겠다는 의지의 표명입니다." -협동조합 활성화를 위해 그동안 추진해온 내용은 무엇인가요. "전북농협은 협동조합의 기초적인 조직이나 체계가 다른지역보다 앞서 기반을 구축하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산지에서 협동조합 기초조직인 품목별 정예 공선출하회 육성을 체계적으로 육성시켜 왔으며 농업인간 출하계약에 의해 계획생산, 공동선별, 공동계산 실천을 의무화하는 전문화된 회원제 출하조직으로, 생산단계부터 판매까지 농협이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그 결과 전북농협은 전년도에 농협중앙회가 수여하는 농산물부문 '2012년 산지 유통종합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전라북도 자체 재원을 투자해 전라북도만의 특색 사업으로 2015년까지 추진하는 시군 단위 규모화된 생산자 조직 70개소 육성사업과 시군 통합 마케팅 전문 조직 13개소 육성사업은 산지유통의 규모화 기반 조성에 결정적인 촉진제가 돼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중앙회로서의 역할과 임기동안 중점 추진사업 방향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농협은 50년 역사 내내 농업 농촌 지원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고 자부할 수 있습니다. 우리 지역농축협 역시 많은 역할을 해 왔습니다. 농민 조합원의 팔, 다리가 되어 현장에서 동고동락하며 아낌없는 지원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농촌이 어렵다 보니 농민조합원의 농협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고 지역농축협과 중앙회 농협 임직원의 협동조합 의식도 약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동안 농협이 이루어낸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를 잘 접목해 나갈 계획입니다. 저는 협동조합 가치의 공유가 무엇보다 우선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교육과 세미나, 선진지 연수 등을 통해 협동조합의 소중한 가치를 인식시키고 서로간 공유할 수 있는 장을 확대할 계획이며 농민조합원 중 마을 리더나 작목별 리더에 대한 교육을 강화하겠습니다. 또 농축협의 연합체인 중앙회의 역할에 보다 충실하겠습니다. 전북농협은 타지역보다 생산자협동조합으로서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또한 예담채, 참예우, 자연섭리 등 단위 광역브랜드도 만들어 착실하게 성장시켜 왔습니다. 그 결과 우수 쌀 브랜드로 지난해 5개가 선정되었고 원예부문은 산지유통 종합대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참예우는 3년 연속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 명품반열에 올랐습니다. 쌀밖에 없다는 전북에서 쌀뿐 아니라 쌀 이외의 작목에서 타도를 선도하고 리드해 나간다는 것은 전북의 저력이고 미래의 희망이라 생각 합니다. 이와 함께 영세소농이나 고령의 농민 조합원들이 농촌에서의 삶이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의 사업을 개발하고 실천하겠습니다. 작은 농사지만 힘을 합해 만들어 내는 다양한 사업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를 들어 완주의 꾸러미사업, 농업인 공동 운영 식당, 그린투어리즘, 파머스마켓, 노인복지 관련사업, 농가주부들끼리 모여하는 소규모 가공사업, 공동 학교급식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돈버는 것이 목적인 기존 사업과는 다릅니다. 소득도 올리지만 일을 함으로써 가치와 보람을 느끼고 종사하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농촌사업이기 때문입니다." -한중 FTA 체결 등 전북농업이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해 있습니다. 어떤 대책이 있는지요. "한중 FTA가 체결되면 농축산업에 근간을 두고 있는 전북도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전북농협은 지역농산물 판매 활성화를 위해 '2013년 전북농산물 판매활성화 비전'을 제시하고 원예농산물 통합마케팅 2000억원 시대를 열기 위한 도약을 선언했습니다. 이 선언은 부가가치가 높은 원예판매사업 취급액의 40% 이상을 통합마케팅으로 판매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농협의 전 역량을 모아 전북농업과 전북경제의 활성화를 위하여 제대로 실천하는 농협을 만들겠다는 의지입니다. 특히 농협은 전라북도와 공동으로 전북농산물의 판매확대를 위해 전북농산물 통합연합마케팅의 새로운 모델 제시와 함께 장기적인 추진전략을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전북농협을 어떤 기조로 이끌어갈 계획인지요. "도본부는 관행적으로 일선 지역농협과 중앙회의 중간역할을 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습니다. 이 때문에 아래에서부터 근간을 이뤄가는 협동조합의 정점이 도본부임에도 지역의 주체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저는 이 같은 관행적 인식에서 벗어나 도본부가 지역의 주체로서 지역특색에 맞는 농업, 농촌 발전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또한 도민들과 농업인에게 협동조합 직원으로서 협동조합 가치를 배우고 공유하며, 일로서 협동조합 가치를 실현하는데 모든 열정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 기획
  • 강현규
  • 2013.01.28 23:02

"우중충한 담장에 벽화, 생기 넘치는 농촌 가꿔요"

올해로 귀촌 4년차인 곽무영씨(71). 농촌생활이 생각만큼 녹록치 않았다는 곽씨. "처음엔 이웃과의 관계도 어색했고,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온 탓에 처음 접해보는 것들이 얼마나 많던지 하루하루가 진땀나는 생활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하지만 마을 일이 있으면 앞장서 나섰다. 그러면서 조금씩 융화되기 시작했다. 그는 대성마을이 그린빌리지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사업 계획단계부터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벽화를 그려보자는 사업계획을 주민들과 함께 세웠다. 평소 뛰어난 예술적 감각이 있던 그는 마을 담벼락 15곳에 벽화를 그렸다. 비록 큰 변화는 아니지만, 마을주민들과 함께 힘을 합쳐 소박하지만 따뜻한 변화를 이뤄냈다. 그는 "아직도 완전하게 정착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제 진안을 떠날 생각이 없을 정도로 현재 생활에 만족한다"며 "벽화를 그리고 나서 마을주민들과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진안읍 대성마을은 전주에서 차를 타고 30여분 전주-진안간 국도 26호선을 타고 오면 만날 수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에 사는 할아버지 한 분은 "벽에 그려진 이 꽃이 우리 마을 복덩어리"라며 "꽃을 보러 사람들이 찾아오고 주민들의 마음을 모으고 힘을 모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앞 농가주택 담벼락에 핀 장미와 해바라기는 4계절 찾는 이의 발길을 반겨준다. 계절이 바뀌어도 지지 않기 때문이다. 마을 입구에서 정면으로 바라다보이는 담벼락을 주시하며 더 깊이 들어가 보니, 측면 담벼락에는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글씨가 파란색으로 써 있다. 곽 씨와 마을 주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 벽화를 그리고 한번 해보자는 의지를 담아 글씨도 적었다. 대성마을 안길 담장엔 정겨운 민속벽화도 그려져 있다. 소박하지만 뭔가 따사로움이 배어 있다. 왠지 모를 안도감과 친근함에 젖는다. 마주치는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친근하다. 자연스럽게 고개가 숙여진다. 인사를 받은 한 할머니도 한마디만 물어보면 몇 마디는 풀어줄 것 같은 관심 가득한 표정이다. 골목을 지나 7분쯤 걷자 듬직한 느티나무 수십여 그루가 서 있다. 마을숲이다. 그 아래엔 모정과 주민들이 만든 옹달샘이 자리하고 있다. 바로 옆으로 마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박물관도 있다. 기와지붕에 벽은 흙으로 올렸다. 옛 생활관을 가운데 두고 왼쪽에 디딜방앗간, 오른쪽에 정지가 있다. 정지는 부엌을 가리키는 방언이다. 옛 시골 할아버지댁에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봤을 절구, 도리깨, 키, 맷돌, 지게 등 사라져가는 농기구를 구경할 수도 있다. 묘하게 눈이 쌓인 주변풍경과 조화를 이룬다. 대성마을은 전체 주민이 총 105명이다. 이중 70%에 가까운 72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다. 이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내고 진안군 '그린빌리지사업' 공모에 참여해 재료비 정도의 사업비를 지원받았다. 나머지는 모두 곽 씨와 주민들 몫이었다. 주민들이 모여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면서 관리까지 하고 있다. 큰 변화는 아니지만, 함께 힘을 합쳐 소박하지만 따뜻한 변화를 이뤄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대성마을 한 주민은 "점점 활기를 잃어가는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한 첫걸음은 마을에 방치된 쓰레기를 치우고 마을 경관을 해치는 시설물들을 치우는 일이 그 시작이었다"며 "마을의 얼굴인 진입로에는 화단을 만들고 낡고 지저분했던 담장에는 아기자기한 벽화가 들어 앉아 정감 있고 매력 넘치는 마을로 바뀌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함께 땀흘려 나무를 심고 벽화를 그리고 마을박물관을 만들면서 우리 힘으로도 충분히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고,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협동'한다는 의미에서 대성마을의 변화는 어찌 보면 1970년대 우리 농촌과 비슷한 모습니다. '근면, 자조, 협동'의 과거 새마을운동 기본 정신과 유사하다. 한 가지 다른 점은 관에서 개입을 자제하고 마을 주민들의 생각을 사업의 성과로 고스란히 담아낸다는 것이다.

  • 기획
  • 이재문
  • 2013.01.23 23:02

색깔있는 마을 육성… 삶터·휴식공간 조성

2008년 그린빌리지사업을 시작하면서 진안군 전체 마을을 '색깔있는 마을'로 만들겠다는 목표로 2008년에 시작됐다. 진안군은 마을에서 공모한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해 지원 대상 마을을 선정하고, 재료비 200만 원씩을 지원한다. 계획수립 및 시행은 모두 주민들이 맡는다. 재료비만 지원 받고 노동력과 장비 등 부대비용은 마을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환경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외부전문가 평가단이 마을을 방문해 주민참여도와 친환경 생활실태 등을 점검해 우수마을로 선정하고, 주민숙원사업비(400~800만원)를 지원하거나 2단계 참살기 좋은마을 가꾸기(1000만원 수준), 3단계 으뜸마을 가꾸기(사업비 4000만원), 4단계 녹색농촌체험마을 등 소규모 국비지원사업(사업비 2억~10억원), 5단계 마을종합개발사업(사업비 70억원 이상) 등 진안군 마을만들기 단계별 사업대상지 지정에 우선권을 준다. 각 마을의 고유한 문화, 자연, 풍습을 활용하면서 주민들의 생활환경 개선 및 마을 공동체 의식을 높여 주민들이 스스로 마을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단계별로 길러주기 위한 것이다. 군은 2015년까지 진안군 300개 모든 마을의 환경을 이 같은 방식으로 개선하면서 이 사업을 통해 쌓은 역량을 바탕으로 이후 특색 있는 소득 사업들을 펼쳐가게 한다는 전략이다. 색깔있는 마을 육성을 통해 농촌을 국민의 삶터와 휴식공간으로 조성하고, 지역에는 도농 교류 활성화, 경제활동 다각화 등으로 고용기회와 소득원을 다원화하겠다는 계산이다. 군 관계자는 "국무총리실에서 제2의 새마을운동으로 눈 여겨 보고 있을 정도로 인정받았고, 신안군 증도에서 녹색성장 대표 성공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며 "그린빌리지 프로젝트는 앞으로 농촌 마을의 삶의 질을 높이는 중장기 사업들을 주민들이 자신 있게 수행케 하는 동력원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 기획
  • 이재문
  • 2013.01.23 23:02

이강국 前 소장은 - 3대 법조 명가…헌재의 중흥 이룬 헌법재판 '산 증인'

이강국 전 헌법재판소장은 우리나라 헌법재판 제도의 산 증인이요, 헌법재판소의 중흥을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헌법학의 권위자로서, 한국 헌법재판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이다. 이 소장은 1945년 임실군 오수면 용정리에서 태어나 전주고(40회)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67년 제8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육군 법무관을 거쳐 대전지법, 서울민사지법, 대법원재판연구관, 법원도서관장을 역임했다. 이어 부산고법과 서울고법 수석부장판사, 대전지방법원장 등 각급 법원의 요직을 거쳐 대법관과 법원행정처장을 지냈다. 그리고 2007년부터 제4기 헌법재판소장으로 우리나라 헌법 수호에 헌신했다.1977년에는 독일 괴팅겐대학에 장기연수를 떠나 헌법재판 이론을 연구한 후 독일 연방재판소 판례를 종합분석한 '헌법합치적 법률해석'으로 1980년 고려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리고 1988년 헌법재판소법 제정 당시 실무위원으로 참여해 오늘날 헌재의 초석을 다지는데 기여했다. 2011년에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대법관 시절 새만금소송과 관련, 정부측 손을 들어주면서도 "정부가 향후 환경친화적인 개발방안을 지속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보충의견을 내 환경보전의 소중함을 강조한 바 있다.이 소장은 법조계 내에서 3대 법조 패밀리로 유명하다. 부친인 고(故) 이기찬 변호사는 전주공립보통고등학교(전주고 전신)를 졸업하고 해방 후 처음 치러진 제1회 조선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1949년 전주에서 변호사를 개업했으며 전주지방변호사회장을 여러 차례 역임했다. 또 이 소장의 2남1녀 중 장남인 이훈재 사법연수원 교수는 서울 법대를 나와 사시39회에 합격해, 부산지법, 의정부지법, 서울서부지법 판사를 거쳤다. 둘째 아들의 장인은 대한변협 회장을 지낸 박재승 변호사며, 사위도 판사로 온 가족의 법조화를 이루고 있다.좌우명은 신독(愼獨. 혼자 있을 때도 몸가짐을 삼감).

  • 기획
  • 조상진
  • 2013.01.22 23:02

"헌법은 국민 행복 위한 최고법…헌재가 매개 역할해야" 21일 퇴임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6년 동안 우리나라 헌법 수호의 수장(首長)을 맡았던 이강국 헌법재판소장(68)은 21일 퇴임을 앞두고 눈코들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지난 연말 1000쪽에 이르는 기념논문집을 발간하고, 연초에는 태국 헌법재판소와 MOU를 체결하는 등 아시아 4개국 헌법재판기관을 방문했다. 귀국하자마자 새 정부가 국민대통합과 안정성, 행정능력을 높이 산 탓인지 첫 국무총리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인터뷰 시작 전, 총리 얘기를 꺼내자 "더 이상 공직을 맡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것을 정확히 써 주세요."라면서 웃는 모습이 편안해 보였다. 이 소장은 퇴임후 전북대 석좌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2007년 국회 인사청문회 때 약속했던 대로 법률구조공단에서 무료법률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서울의 유명대학이나 대형 로펌의 유혹을 뿌리치고, 고향과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기로 한 것이다. 인터뷰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장실에서 가졌다. - 뵙게 돼서 반갑습니다. 소장님께서는 40여 년의 현역 법조계 생활을 마감하시는데 소회가 남다를 듯합니다. 퇴임 소감부터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저는 6년 동안 헌법재판소장으로 공직을 수행한 게 과분하고 행복했다고 생각해요. 제가 우리나라 헌법재판소를 세계적인 헌법재판소로 도약시켜 보겠다는 뜻을 갖고 있어서 행복했고, 또 그런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서 행복했고, 그런 꿈의 일부를 현실적으로 이루게 돼서 참으로 행복했어요. 나아가 대과없이 영광스럽게 퇴임을 하게 돼서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재임 중 보람된 일도 있었을 것이고, 또 아쉬운 일도 있었을 텐데요?"보람된 일이라면 우선 헌법재판연구원을 3년 동안의 노력 끝에 신설한 점입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의 중장기 정책과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할 수 있게 됐어요. 그리고 작년 5월에 아시아헌법재판소 연합체를 출범시켰어요. 아시아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에 기여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점이 자랑스럽고요. 그 다음에 2014년에는 전 세계 120여 개국의 헌법재판 관련 기관의 수장들이 모여서 헌법을 논의하는 세계헌법재판회의를 서울로 유치했어요. 우리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질 겁니다. 아쉬운 점은 국민들로부터 더욱 큰 사랑과 신뢰, 존경을 받아야 하는데 그런 점이 아직은 미진한 것 같아요."- 재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소송은 무엇입니까? "순전히 법리적인 것이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는 부분이겠지만, 작년 연말에 우리가 했던 한정위헌청구의 적법성에 관한 사건이 있어요. 20여 년 동안 계속되어 왔던 판례를 번복한 건데 법리적으로 의미가 있죠. 그리고 저희가 내세울 수 있는 게 미디어법, 미네르바 사건, 야간옥외집회 금지사건 등이 있죠."- 헌법이란 무엇이며, 소장님께서 임기동안 세우고자 했던 헌법의 가치는 무엇입니까? "저는 헌법이 국민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국가의 최고법이라고 생각해요. 헌법에는 온갖 좋은 소리가 다 있잖아요. 민주주의, 법치주의, 법 앞의 평등, 인간으로서 존엄과 가치, 인간답게 살 권리, 이런 온갖 좋은 소리가 다 있는데 우리 현실은 그렇지 못했잖아요. 헌법 따로, 현실 따로, 이렇게 된 이유가 헌법재판에 의한 매개역할이 충분치 못했기 때문에 그런 것이죠. 그런데 헌법재판소가 창립되고 헌법재판소에 의한 중개매개 역할이 강화되면서 국민들은 헌법의 이념과 가치를 주목하고 존중하기 시작했죠. 그렇게 됨으로써 헌법은 단순히 장식적. 명목적 규범이 아니라 국민들의 생활을 지배하는 생활규범, 국가권력의 남용에 대한 강력한 통제규범이 되고 그런 것을 통해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이념적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하는 사회적 통합규범으로 발전된 거죠. 헌법과 헌법재판소와의 관계가 그런 점에서 중요한 거죠."- 소장님은 지난 해 10월 마지막 국정감사를 마치며 "헌재가 세계적 기관으로 도약하기 위해 세계적 수준의 높은 법리로 무장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제3의 법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셨는데요?"우리 헌법재판소는 1988년 출범할 당시 독일연방헌법재판소를 모델로 창립됐어요. 그런데 그 후에 연구관들이나 재판관들이 미국 유학을 다녀오면서 이제는 미국 대법원의 영향도 많이 받게 됐죠. 미국식의 헌법재판의 법리와 독일식의 헌법재판의 법리가 꼭 같은 건 아녜요. 그래서 저는 이제 미국식이나 독일식 좌고우면하면서 고생할 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가치체계, 문화체계에 맞는 우리 나름대로의 길을 찾자, 특히 아시아적 가치와 규범에 맞는 아시아적인 기준을 찾아내야 한다, 이것이 제가 주장하는 제3의 법리인 거죠."- 퇴임 후 계획은?"더는 어떤 공직도 맡지 않고, 인생 2모작으로 사회봉사와 새 세대를 위한 교육을 할 생각에요. 전북대학교 로스쿨 석좌교수로 가서 학생을 가르치기로 했어요. 전북이 조용한 곳이기 때문에 외부적인 자극도 받아야 하고, 특히 젊은 사람들은 세상이 넓고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아야 하잖아요. 그런 부분에 제가 기여할 수 있는 일정한 몫이 있지 않을까 해요. 그리고 법률구조공단에서 자원봉사단으로 무료상담활동을 하기로 했어요. 이미 공단 승낙까지 받았어요. 사회적 약자와 소외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법률서비스를 하는 거죠. 다만 통일이 온다면 통일헌법 제정에 참여하고 싶은 게 마지막 소망이자 희망입니다."- 이번 대선은 물론 오래 전부터 권력구조 등 개헌 논의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개헌의 방향에 대해 소장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지금 개헌에 대한 논의가 너무나 권력구조에 집중돼 있잖아요. 권력구조에서 촉발된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그 부분에만 너무 집중되어선 안 되고 국민의 기본권이나 국제화, 세계화에 관한 문제들을공론화해서 전문가와 일반국민의 의견을 충분히 수용하고, 문장도 아름답게 해서 생명력이 긴 그런 헌법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생각해요. 다만 앞으로 통일에 대비한 헌법적인 근거도 만들어 놓았으면 좋겠어요. 서독은 이미 통일에 대비한 근거들을 헌법에 명문으로 다 규정을 했었어요. - 판사의 막말이나, 뇌물검사, 성(性)검사 등 모범이 되어야 할 법조인들이 사회의 지탄을 받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법조인의 자세랄까, 몸가짐에 대한 말씀을 들려주시죠."법관들이 행사하고 있는 재판권, 검사들이 행사하고 있는 검찰권, 이게 모두 법원이나 검찰에서 스스로 창출해서 만든 권력이 아니에요. 이건 국민의 권력인데, 국민이 법원이나 검찰에 위임한 것이죠. 그러니까 법원이나 검찰이 재판권과 검찰권을 행사하면서 항상 이건 국민의 권력인데 우리가 위임받아 행사할 뿐이라는 것, 따라서 재판권이나 검찰권은 국민을 위해서 행사되어야 한다는 투철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끔 튀는 판결도 있는 것 같던데요?"'법관은 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해야 한다.'고 할 때의 양심은 개인적인 양심을 의미하는 게 아녜요. 개인적인 양심에 관한 규정은 헌법에 다른 조항이 있어요. 법관의 양심이라는 것은 국가기관으로서의 법관으로서의 양심을 의미하는 것이고 국가나 정치권력으로 부터의 독립과 중립, 또 국민을 위한 헌신 그런 것들이죠. 또 구체적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정확한 재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확한 사실인정과 정확한 법률의 적용, 그리고 정확한 판단, 이래야 정확한 재판이 되는 건데 말처럼 쉬운 건 아니죠. 그렇기 때문에 정확한 재판이 되기 위해서는 경험과 경륜도 많아야 하고, 근본적으로는 법관과 검사가 정확한 재판이나 수사를 하겠다는 열정이 필요하죠."- 법조계에 입문한 계기는 무엇입니까?"저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만 해도 로켓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모형로켓을 만들다가 화약이 폭발하는 바람에 손을 다치는 일도 있었어요. 로켓 전문가가 되려면 그 당시 서울 공대 조선항공과를 가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그 다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어린 마음에도 조선항공과를 졸업하고 갈 길이 막막한 거예요. 또 아버님은 은근히 법조인으로 제가 나갔으면 하시고, 저도 효도도 하고 싶고, 그래서 고 2때 갑자기 문과로 돌았죠."- 존경하는 인물은 누구입니까?"우리는 법조 역사가 짧은데, 꼭 우리나라에서 찾는다면 김병로 대법원장과 조진만 대법원장을 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병로 대법원장께서는 사법권의 독립을 강조하셨고 조진만 대법원장께서는 탁월한 법리적 능력을 발휘하셨죠. 조 대법원장은 판결문을 개선하고 한글 전용화를 이룩하신 분인데, 1960년대 초에 한글 전용화 한다니까 변호사 분들이 다 반대했죠. 이 분이 밀어 부쳐서 개선하셨죠"- 전북은 가인 김병로, 화강 최대교, 사도법관 김홍섭 등 법조 3성(聖)을 배출한 고장입니다. 소장님의 경우, 3대가 법조 가족으로 이러한 자랑스런 전통을 잇고 계십니다. 우선 선친이신 고(故) 이기찬 변호사님은 지역에서 엄격하신 법조인으로 정평이 나 있었습니다. 소장님이 쉰이 넘어서도 안경을 벗고 뵈었다고 제가 들었은데요? "그럼요. 제가 명절 때 내려가서 뵙잖아요. 그러면 우선 안경을 벗어서 안주머니에 집어넣고 아버님 좌정하신 방문을 열고 마루에서 큰 절을 올리고 꿇어 앉아 있으면 선친이 '들어 오너라' 말씀을 하시면, 기다시피해서 방으로 들어가죠. 꿇어 앉아 있으면 '편히 앉거라' 하시면 비로소 편히 앉고 그렇게 지냈죠. 아주 엄격하시고 대쪽이셨죠." - 선친께서 어떤 점을 당부하셨습니까? "선친께서는 항상 언행을 신중하고 사려깊게 하도록 강조하셨어요. 특히 법관은 칼 날 위를 걸어가는 것과 같다. 균형을 잃거나 집중을 하지 않으면 그 칼에 자신의 발을 벨 수밖에 없다. 그러니 항상 집중하고 신중하고 균형을 잡아야 하고, 조심해야 한다, 이걸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하셨죠."- 자녀들에게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라. 노력하다 보면 수퍼맨이 될 수 있다."고 가르치신 걸로 아는데요?"저희 집 애들 뿐 아니라 모든 사람한테 '왜 최선을 다하지 않는가?' 얘기하죠. 그 외에도 아버님한테 배운대로 신중함, 사려 깊은 처신을 하라고 하죠."- 법조계의 맥을 잇고자 하는 고향의 젊은이들에게 귀중한 말씀 들려주셨으면 합니다."제가 작년 9월에 전주고에 가서 '꿈을 꾸는 자만이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주제로 특강을 했어요. 전북은 외부적인 자극이 없다 보니까 제대로 꿈이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꿈과 이상을 가져야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도 생각하고 노력도 하고 그렇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전북의 젊은이들이 꿈과 이상을 높고 크게 가졌으면 싶고, 그걸 이룰 수 있는 구체적인 절차와 방법을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바로 철이 난다는 의미겠죠. 제가 제 분야에서 그걸 돕도록 하겠습니다."- 고향인 전주나 임실은 가끔 다녀오십니까?"매년 부모님 기일(한식)과 추석 때, 2차례는 정례적으로 조용히 성묘를 다녀오죠. 21일 퇴임하면 23일 성묘 가서 '헌법재판소장 잘 마쳤습니다'고 고유(告由)를 드릴 예정입니다." - 고향에서의 어렸을 적 추억, 가령 고등학교 때 에피소드라든지를 한 가지만 들려주시죠."전주고 1학년에 들어가니까 선배들이 클럽이라는 것을 만들어 가지고 후배들 하나씩 뽑아서 팀을 만들었어요. 주특기가 다른 사람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듯 해서 단합 대회한다고 1학년 초에 우전면 다리 밑으로 일요일에 모여라고 해요. 갔더니 큰 다라이에다 동네에서 막걸리를 받아와 가지고 세수 대야에다 막걸리를 가득 부어서 다 마시라는 거예요. 저는 그때 술이라는 것을 처음 마셔봤어요. 술이 어떤 것이라는 것도 모른 채 막걸리 한 대야를 다 마셨죠. 그리고 거기서 뻗었어요. 나중에 눈 떠보니까 병원이더라고요. 그래서 병원에서 링거주사 맞고 하루 반나절 고생을 했죠. 지금도 그때의 안 좋은 인연 때문에 그런지 술을 잘 못해요."- 대법원 및 헌법재판소 근무가 집에 자료를 싸가지고 가서 검토할 정도로 엄청난 격무인줄 아는데 건강관리 비결은 무엇입니까?"그렇죠. 그동안 등산도 하고 재판관들하고 주말에 골프도 해봤는데, 지내 보니까 역시 등산이 건강 증진 방법으로 가장 좋다 싶어요. 나이가 드니까 높고 험한 산은 아니더라도 둘레길이나 야트막한 산을 다니는 것이 건강 증진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 기획
  • 조상진
  • 2013.01.2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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