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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고혈압 - 30세 이상 30% 고혈압…자각증상 없어 더 위험

고혈압은 우리나라에서 악성 종양 다음으로 많은 사망 원인을 차지하는 뇌혈관 및 심혈관 질환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전체 심혈관 질환 중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에서 발표된 역학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세 이상 인구의 30%, 60세 이후에는 50% 이상에서 고혈압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고혈압은 대부분 자각증상이 없어서 여전히 전체 고혈압 환자의 반 정도가 자신이 고혈압인지를 모르며 이에 따라 치료도 받지 않고 있다. 불과 40%만이 적절히 치료받고 있다고 한다. 고혈압을 치료하면 고혈압의 합병증인 심근경색의 20~25%, 뇌졸중의 35~40%, 심부전의 50%를 예방할 수 있어 적극적인 진단 및 관리를 통해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전북대학교병원 심장내과 이선화 교수로부터 고혈압의 원인 및 치료·예방에 대해 알아본다.△고혈압의 원인고혈압 환자의 대다수(약 90%)는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본태성 고혈압이며 유전적 요인이 50~60%, 환경적 요인이 40~50% 관여한다. 자녀가 고혈압이 발생할 확률은 양쪽 부모가 고혈압인 경우 60%, 한쪽 부모가 고혈압인 경우 30%일 정도로 유전적 요인이 중요하며 환경적 요인에는 비만, 고염식, 흡연, 과음, 과로, 스트레스 등이 있다. 이차성 고혈압은 나머지 10% 미만을 차지하고 혈압을 높이는 호르몬 분비 종양 또는 신장 혈관이 좁아지는 등 이차적 원인에 의해 혈압이 상승하는 경우다. △고혈압의 증상고혈압은 대부분 환자가 느끼는 불편감이 없으면서 심장, 신장, 혈관 등의 내부 장기를 서서히 망가뜨려 합병증을 일으키므로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린다. 혈압이 높으면 뒷목이 뻣뻣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흔히 있으나 이러한 증상은 대부분 혈압과는 무관하고 오랫동안 긴장 상태에 있거나 신경이 예민한 사람들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긴장성 두통으로 어깨나 뒷목의 근육 긴장에 의한 것이며 아침에는 증상이 없다가 오후에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피곤할 때 뒷목이 뻐근해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고혈압이 있는 경우 두통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아침에 일어날 때 뒷머리가 아프거나 뻐근할 수 있으나 두통의 심한 정도에 따라 혈압의 높고 낮음을 알 수는 없다. 이차성 고혈압 환자 중 일부에서는 원인 없이 갑작스럽게 얼굴이 달아오르고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면서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혈압의 진단18세 이상의 성인에서 두 번 이상 안정한 상태에서 측정한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진단하며 수축기와 이완기혈압 중 한 가지라도 기준치보다 높은 경우 고혈압에 해당한다. 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이며 고혈압 치료 지침에서는 120~139/ 80~89mmHg의 경우 고혈압 전단계로 분류한다. 이 범위에 해당되는 환자들은 과거 정상 범위로 분류되었으나 장기 추적 관찰 결과 이들에서도 정상 혈압에 비해 심혈관 사고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보다 낮은 혈압부터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함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고혈압을 처음 진단 받은 경우 합병증이나 동반 질환을 파악하기 위해 혈액, 소변 검사, 흉부 방사선 검사, 심전도, 심장초음파, 동맥경화 검사, 안과 검사 등을 시행하게 된다.△고혈압의 치료고혈압은 대개 증상이 없으며 고혈압의 치료 목표는 현재의 불편감을 치료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고혈압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심혈관계 및 신장 질환과 같은 합병증 발생 및 이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는 것이다. 합병증이 없는 고혈압의 목표 혈압은 140/90mmHg 미만, 당뇨나 만성 신장질환을 동반한 경우 130/80mmHg 미만이다. 고혈압의 치료에는 항고혈압제 복용뿐 아니라 운동, 식이요법, 체중 감량, 금주, 금연, 채식 및 저지방 식이, 저염식과 같은 생활요법의 개선이 포함되며 이러한 생활요법은 각각 2~20mmHg 가량의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 생활요법의 개선은 고혈압 전단계의 주 치료 방법이며 항고혈압제를 복용하는 환자도 반드시 기본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흡연은 장기적으로 혈압을 높이는 나쁜 영향이 있을 뿐 아니라 흡연 자체가 심혈관 질환의 원인인 동맥경화 발생의 4대 요인 중 하나다. 운동 요법의 경우 빠른 걸음으로 걷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분가량 하도록 권장되며, 규칙적인 운동은 혈압 감소뿐 아니라 심폐기능 개선, 체중 감소, 고지혈증 개선, 스트레스 해소와 같은 부가적 효과가 있다. 고혈압의 치료 약물인 항고혈압제는 처음부터 매우 심한 고혈압으로 진단되거나 진단 당시 이미 합병증이 있는 경우, 생활요법을 3~6개월 시행해 목표혈압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복용해야 한다. 항고혈압제에는 각기 다른 기전으로 혈압을 낮추는 다양한 계열의 약제가 있고 한 계열 내에도 미세하게 다른 효과를 나타내는 수많은 종류의 약제가 있으며 최근에도 새로운 약제가 계속 개발되고 있다. △고혈압의 예방고혈압의 발생에는 유전적 요인이 상당 부분 관련돼 있고 정확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고혈압을 완벽히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미 알려져 있는 고혈압의 환경적 위험 인자들을 관리하고 불편감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한다면 고혈압의 발생을 어느 정도 예방하고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에 조기 진단할 수 있다. 고혈압 발생의 위험인자에는 과체중 및 비만, 운동 부족, 고지방 및 고염 식이, 흡연, 과음, 스트레스 등이 있다.도움말=전북대병원 심장내과 이선화 교수

  • 기획
  • 강정원
  • 2012.01.09 23:02

본보 여론조사 "세대교체 필요" 80.3% - 전주 완산(을)

전주 완산을은 불출마를 선언한 장세환 의원이 민주통합당 후보들에 대해 어떤 태도와 입장을 취할 것인지, 여성후보 의무공천 대상 지역에 포함될 것인지,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 간의 후보 단일화 대상 지역이 될 것인지, 한나라당 후보가 약진할 것인지 등이 주요 변수로 꼽힌다.최근 본보의 '전라북도 정치현안조사'결과 전주 완산을은 정치인 세대교체 필요성에 대한 견해가 80.3%로 나타났다. 국회의원 후보 선택기준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소속 정당을 보겠다는 응답이 도내 평균 5.8%를 웃도는 7.6%로 11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높았고, 정당 지지도에서도 한나라당 지지비율이 11.3%로 도내(평균 8.3%)에서 가장 높아 이채롭다.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전주 완산을은 도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5명의 쟁쟁한 후보들이 민주통합당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고, 통합진보당 도당위원장과 장관 출신의 한나라당 후보도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선거구를 누비고 있다.먼저 민주통합당 공천 경쟁에는 김완자 전 도의원(54), 김호서 도의회 의장(48), 박영석 대주그룹 지에스건설 대표(50), 이상직 이스타항공그룹 회장(49), 최형재 전 전주아름다운가게 공동대표(48) 등 5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김완자 전 도의원은 민주통합당의 여성후보 의무공천 방침 확정에 따라 그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경선을 하더라도 여성후보 가산점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전북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인 김호서 의장은 현직 도의장이란 프리미엄과 한국노총의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당 차원의 '지방의원 사퇴 자제 권고'라는 복병을 만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유종근 전 지사 비서실장 출신인 박영석 대표는 유 전 지사와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 대학시절 학생운동 경력과 공직자를 거쳐 건설사 대표까지 오른 이력이 눈길을 끈다.증권회사 직원에서 제조업과 항공사를 거느린 그룹 회장에까지 오른 CEO인 이상직 회장은 경제 전문가로서의 경쟁력을 부각시키고 있다. 매년 그룹 최대 행사를 전주에서 여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노력해왔다.시민운동과 환경운동 등 시민사회 영역에서 오랜기간 활동해온 최형재 전 대표는 시민사회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전북도의 민간부문 갈등조정 업무와 경제살리기 업무를 맡는 등 활동 영역을 확장해 왔다.이들 민주통합당 후보 5명의 치열한 공천 경쟁은 현역인 장 의원이 변수가 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불출마 선언으로 공천경쟁에서 자유로워진 장 의원이 민주통합당 공천심사위원으로 참여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장 의원이 특정 후보 배제 및 지원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기도 하지만,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의 공천 개입이란 비판을 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의 생각과 다른 오해를 살 수 있는 무리한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전주 완산을은 민주통합당 공천 후보 선출이후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남아있다. 이 곳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이광철 통합진보당 전북도당 공동위원장(55)은 자신이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이 중앙당 차원에서 선거연대 및 후보 단일화를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도내 지역이 해당될 지 여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전주 완산을은 본보 조사결과 민주통합당 지지율이 48.0%로 도내 평균(52.2%)에 못미치며 익산을(47.3%), 전주 덕진(47.5%)에 이어 세 번째로 낮았던 반면, 한나라당 지지율은 11.3%로 도내에서 가장 높게 나타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난 2010년 6월 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한나라당의 전북지역 선거사상 최고인 18.2%를 득표했던 정운천 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58)은 당시 자신의 고향인 고창(23.96%)에 이어 전주 완산구에서 두 번째로 높은 23.59%를 득표했고, 중산층이 많이 사는 신흥 도심지역인 완산을에 출마한다. 지역주의 극복과 여야의 균형있는 정치환경 조성을 호소하는 그의 주장이 얼마나 힘을 얻을 지 주목된다. 이밖에 김대식 전 도교육위원회 의장(57)도 무소속으로 총선에 도전한다.

  • 기획
  • 강인석
  • 2012.01.06 23:02

본보 여론조사 "세대교체" 81.6% - 전주 완산(갑)

오는 4월11일 실시되는 19대 총선이 100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이후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지고, 야권통합을 통해 탄생한 민주통합당의 출범, 한나라당의 변화 몸부림 등이 기존 정치의 판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들의 정치 쇄신에 대한 욕구가 매우 높고, 여야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411 총선은 여야를 막론하고 그 어느 때보다 물갈이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도내 11개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선거 쟁점과 구도, 변수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전주 완산갑 선거구는 현역 교체 분위기, 중앙 정치권 인사의 계파 대결, 현 의원과 전 의원측 인사의 대결 등이 선거판의 흐름을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 공천을 희망하는 후보가 5명에 이른다는 점에서 누가 1차 관문을 뚫고 경선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최근 본보의 '전라북도 정치현안 여론조사' 결과 전주 완산갑은 세대교체 여론이 81.6%(도내 평균 76.5%)로 도내 11개 선거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현역인 신건 의원(70)이 지난 2009년 4월 재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사실상 '반쪽짜리 초선 의원'이란 점에서 다소 의외다. 이는 전국적으로 거세게 일고 있는 현역 교체 여론이 도내도 예외가 아니란 점을 보여주는 한편, 70대인 신 의원의 나이도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신 의원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는 남녀노소 고르게 구성돼야 한다며 나이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법무부차관과 국정원장 등 화려한 경력을 쌓아오는 과정의 연륜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도전자들은 신 의원의 나이를 공격하며 기존 정치의 쇄신과 변화를 주장하고 있다.중앙 정치권 인사간 계파 대결도 관심사다. 신 의원은 2009년 재선거에서 함께 무소속으로 당선된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과 친분이 깊고, 유희태 민들레포럼 대표(58)는 정세균 상임고문의 지원을 받고 있다. 정(鄭)-정(丁) 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업은행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부행장을 지낸 유 대표는 한국노총의 지원도 함께 받고 있다.현 의원과 전 의원측 인사의 대결도 주목된다. 전주 완산에서만 내리 4선에 성공한 장영달 전 의원을 따르는 일정 세력이 신 의원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오랜 민주화 운동으로 수 차례 옥고를 치른 장 전 의원의 이력과 검사 출신인 신 의원의 살아온 길이 다르기 때문이다.장 전 의원측 인사로 분류되는 유창희 도의회 부의장(51)은 선거법 위반혐의로 고발돼 한때 불출마를 검토했지만 기부행위 부분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사전선거운동 혐의만 불구속 기소돼 출마설이 다시 나오고 있다.장 전 의원의 측근은 아니지만 대학시절 도내 민주화 운동의 선봉에 섰던 김윤덕 전 전북도 경제통상진흥원장(45)도 신 의원과 대립각을 형성하고 있다. 도의원 출신인 김 전 원장은 이미 민주당 복당과정에서 자신의 복당을 막는 신 의원과 대결해 승리했었다.지난 2009년 재선거 막판에 신 의원 지지를 선언하며 꿈을 접었던 김광삼 변호사(50)는 과거 출마경력에 따른 인지도와 친화력 등을 앞세워 4전5기를 노리고 있다. 김 변호사는 신 의원과 대립하지 않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향후 정치 상황을 살피고 있다.시민운동가 출신으로 민주통합당 전북도당 공동위원장인 박종훈 위원장(56)도 최근 뒤늦게 공천 경쟁에 가세해 기존 후보들이 일찍부터 다져온 공천 구도에 어떤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한편 한나라당에서는 태기표 도당위원장(62)과 최범서 전 2012 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 상임감사(55)가 전통적인 보수층 결집을 목표로 공천 경쟁에 나서 본선 티켓을 누가 쥘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 기획
  • 강인석
  • 2012.01.05 23:02

안도현 시인은, 짧고 쉬운 詩…'하찮은'것에 따스한 생명 불어넣어

우리나라 시인 중 최근 10년간 시집 판매량이 가장 많은 시인은 누굴까? 안도현 시인이다. 이는 인터넷 서점인 알라딘이 시집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다. 그러면 우리나라 시인 중 가장 연애하고 싶은 시인은 누굴까? 안도현 시인이다. '접시꽃 당신'이란 시로 유명한 도종환 시인이 꼽은 것이다.이것은 무얼 말할까? 안도현 시인의 시가 문학성과 대중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의 시는 대부분 짧고 쉽다. 그러면서도 따뜻하다. 특히 그는 우리 곁에 있는 작고 하찮은 것을 자주 다룬다. 그 동안 발표한 1000여 편의 시가 대개 그러하다.하지만 시에 생명을 불어 넣는 작업은 생각처럼 쉽지 않다. 그는 어느 강연에서 "난 시를 한번도 한꺼번에 다 써본 적이 없다. 시를 참 치사하게 쓴다. 평균 50번 정도의 수정을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하나, 그는 지역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각별하다. 전북의 산하와 전북사람들의 삶을 푸근하게 그린 작품이 많다.안 시인은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대구 대건고 시절 학원문학상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1981년 문학하기 좋다는 원광대 국문과에 입학했으며 대학 4학년 때인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돼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졸업과 함께 이리중 국어교사로 부임했으나 1989년 전교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직되었다. 1994년 복직돼 장수 산서고로 발령이 났다. 1997년 교사직을 그만 두고 8년 동안 전업작가로 생활했다. 2004년 우석대에 문예창작과가 생기면서 교수가 되어 '시 창작'을 강의하고 있다.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인정받은 점도 특이하다.그 동안 그대에게 가고 싶다 등 9권의 시집을 펴냈다. 동화와 에세이 등에도 탁월한 실력을 발휘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1996년 첫 출간 이후 100만 부가 넘게 팔렸다. 또 중국 일본 독일 프랑스 등 8개국에서 번역돼 읽히고 있다. 짜장면 등 어른을 위한 동화 8권, 산문집 3권, 동화집 10여 권을 펴냈다. 2002년에는 서일본신문에 에세이 50회를 연재하기도 했다.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모악문학상, 이수문학상 등의 상을 받았다. 가족으로는 전북대와 원광대에서 한국어강사를 하는 부인 박성란 씨(50)와 북경대와 고려대 중문과 대학원을 마친 딸 유경(28), 성균관대 사학과에 다니다 입대한 아들 민석(22)이 있다.

  • 기획
  • 조상진
  • 2012.01.03 23:02

"시인은 어깃장 놓는 사람…작은 것 속 의미 잘 집어내야"

설레었다. 30년 전 사모했던 연인을 만나는 기분이었다. 안도현 시인을 처음 만난 것은 1984년이었다. 물론 시로 였다. 그 해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을 통해서였다. 그 시를 읽는 순간 심장이 딱 멎는 듯했다. 서정(抒情)과 서경(敍景), 서사(敍事)가 적절히 어우러진 절창이었기 때문이다. "그래, 바로 이거야. 시는 이 정도는 돼야지!" 그러면서 내심 "한국시단에 뭔가 큰 기념비를 남기지 않을까" 기대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그 기대를 허물지 않았다. 이후 발표한 시와 동화, 산문들은 늘상 잔잔하며서도 뜨거운 감동으로 다가왔다. 끊임없이 진화하면서 발전해 온 것이다. 그 시인을 만나러 가는 발걸음에 어찌 설렘이 없겠는가. 인터뷰는 안 시인이 재직하고 있는 우석대 예술관 4층 교수연구실에서 진행되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십니까? 휴대폰이 없어 연락하기기 쉽지 않던데요."한 5~6년 전에 잃어 버렸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성적처리 등으로 계속 학교에 나왔습니다."- 휴대폰이 없으면 불편하지 않습니까?"휴대폰을 쓰지 않는 편리함이 99라면, 불편함은 1정도 되는 것 같아요."- 방학 때 특별한 계획이라도?"보름 정도 어디 숨어있을 예정입니다. 전화도 안 되고, 인터넷 없고, 그런 데 있잖습니까. 학교 있으면 왠지 자잘한 것이 많더라고요. 글 쓸 것은 방학 때 몰아가지고"- 보름 전쯤, 우석대 문창과 학생들과 함께 '사랑의 연탄나누기운동'에 동참해 연탄 나르는 모습이 신문에 났던데요. 「연탄시인」으로 불리는 등 겨울만 되면 연탄과 뗄 수 없는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연탄이 한 20년 전만 해도 겨울에는 정말 없어선 안될 것이었잖아요. 지금은 어린 친구들은 거의 기억도 하지 못하는 잘 모르는 존재가 됐죠. 「연탄시인」이란 이름이 붙어 다니는 게 지금은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웃음)"(안 시인은 고등학교 때 자취하면서 연탄을 자주 갈았다고 한다. 이 때부터 연탄에 관한 여러 편의 시를 썼다. 널리 애송되고 있는 '너에게 묻는다'는'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가 전부다. 이 석줄짜리 시로 그는 국민시인 반열에 올랐다.)- 시인은 곳곳에서 '내 시의 사부(師父)는 백석(白石)이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매력 때문에 끌린 것입니까?"제가 습작시절부터 많은 시집을 읽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반쪽만 읽었더라는 거죠. 나라가 분단된 이후에 문학도 반쪽으로 나눠지고, 그 반쪽 속에 없는 정서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백석의 북방정서죠. 또 하나는 우리 시를 이야기할 때 아직도 좀 이해가 짧은 사람들은 시를 순수와 참여로만 이분법적으로 나눠서 설명하려는 경향이 있거든요. 백석의 시는 일제 강점기 때 저항의 몸짓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현실을 외면하지 않는 중도 내지는 중용 그런 것을 보여준 시인, 세상이라는 시적 대상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보편적 정서를 끄집어 낼 줄 아는 시인이어서, 지금도 배울 게 많은 시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인들한테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냐 물어봐도 백석이 늘 첫번째죠."-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은 아주 인상적이었습니다. 1980년대라는 암울한 시대상황과 맞아 떨어지기도 했고, 이 시가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설명해 주시죠. "제가 원래 경상도 출신입니다. 20살 때 전라도지역에 와서 대학(원광대)을 다니면서, 그 때만 해도 똑같은 대한민국이지만 경상도의 현실과 전라도의 현실은 제 눈으로 봐도 차이가 많이 있었거든요. 그 불균형을 눈으로 보면서 전봉준으로 상징되는 저항의 목소리를 체감하게 된 거죠. 또 그게 80년대라는 전두환 군부독재 시기에 문학이 어떻게 하면 사회와 만날 수 있는지를 고민할 때였거든요. 또 하나는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광주항쟁의 좌절과 1894년에 일어난 동학혁명의 좌절을 좀 겹치게 해 보자, 그런 의도가 있었죠."('서울로 가는 전봉준'은 눈 내리는 만경 들 건너가네/ 해진 짚신에 상투 하나 떠 가네/로 시작하며 역사를 성공적으로 시화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꼽힌다.)- 이쪽에 와서 지역감정 문제를 피부로 느낄 기회가 많았겠어요?"저는 어릴 때 외할머니가 '전라도 사람'이란 말을 쓰지 않고'전라지기'라는 말을 썼었거든요. 산지기, 문지기할 때처럼. 그러니까 전라도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죠.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랐는데 실제로 와서 보니까 불이익 당하고 피해를 입은 것은 호남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됐죠."- 동서화합에 기여하고 계신거군요?"모르겠습니다. 경상도 가서, 케케묵은 생각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러면 사석에서, 술자리에서 그런 식의 이야기를 하면 저한테 죽죠.(웃음)"- 동시집 '냠냠'을 내는 등 음식에 많은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시 창작과 무슨 연관이 있습니까?"맛있는 것을 먹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이 누구나 가지고 있는 본능적인 욕망이죠. 그런데 음식이라는 게 단순히 허기를 채우고 미각을 즐겁게 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시 쓰기가 종이 위에 펜을 꺼내서 쓱싹쓱싹 쓰는 게 아니고, 그게 최명희 선생 같은 분은 '바위 위에 새기듯이'한 것처럼, 철저한 장인정신을 투여해야 되는데, 음식도 그냥 뚝딱뚝딱 차려서 먹는 게 아니고, 그런 면에서 음식 만들기와 시 쓰기는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종환 시인은'안도현론'에서 안 시인을 '상상력의 기관차'라고 했습니다. 시 창작에서 상상력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상상이라고 하는 건 공상이나 몽상하고는 좀 다른 영역이죠. 시라는 게 있어야 하는 큰 이유가 지금하고는 다른 어떤 생각을 찾아내고 그것을 언어로 말하는 게 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존의 어떤 질서나 방법하고는 다른 무엇을 찾아내는 것인데 그런'시적 순간'은 창의성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별 의미가 없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끊임없는 창의성을 생산해 내기 위해서는 상상력이 개입되지 않으면 안 되는 요소고."- 신경림 시인은 일찍이 안 시인을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의 시인'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작고 평범한 것에 대한 관찰력이 남다른데 비결이 뭔가요?"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80년대 시하고 사회하고를 만나게 하는 데 골몰하다 보니까 작은 것보다는 큰 것, 그러니까 거대담론 쪽에 시가 훨씬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더라고요. 민주화나 통일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는 시점에서 계속 시를 그 방향으로 가져가면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작은 것 속에도 큰 게 있는 것이다, 그러려면 작은 것을 유심히 관찰하고 거기서 새로운 발견의 눈을 찾아내야 한다, 이런 쪽으로 바뀌게 됐죠."- 시인이란 어떤 존재입니까?"시인이라는 게 대단한 존재는 아니거든요. 그런데 시인이 대단한 존재이기 위해서는 작고 하찮은 것들 속에 있는 의미를 잘 집어내야만 그 땐 대단해질 수 있다, 생각하는데요. 우리는, 누구나 다 좋은 걸 취하려고 하죠. 더 좋은 것, 더 많은 돈, 모든 사람들이 그런 것을 꿈꿀 때 약간 어깃장이라고 할까, 시인은 그런 어깃장을 놓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아니다, 작은 것, 하찮은 것, 느린 것, 적게 가지는 것, 시인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보거든요."- 시인께서는 전교조 활동으로 해직되었다 복직되어 장수 산서고등학교에서 3년을 보냈습니다. 산서생활이 어떤 전환의 계기가 된 것 같은데요."1994년에 복직해서 3년간 산서에 있는데 시적인 전환을 꾀했다고나 할까, 그렇게 한 게 딱 그 무렵이었죠. 나라가 부분적인 민주화의 길로 들어서고, 한때 별(어떤 이상)인 줄 알았던 현실사회주의가 동구(東歐)에서부터 무너지기 시작하고, 남북간에 약간의 신뢰가 싹트기 시작하고, 하여튼 바꾸자, 세상을 보는 눈과 말하는 방식을 바꾸자."- 교사 생활을 접고 전업작가로 8년을 보내다 2004년 대학에 몸 담았습니다. 창작하는 데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실제로 8년간 글쓰기에 종사하다 보니까 바닥이 보이는 거예요. 글을 써서 먹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을 하니까, 마감에 쫓기고, 가진 것도 별로 없는데 다 써 먹고, 힘이 들었죠. 힘들었지만 자유스러웠습니다."- 안 시인은 대학 1학년들에게 무조건 시를 필사하도록 한다면서요?"재수없는 친구들은 필사, 1학기에 한 200편 정도를 빼껴쓰기 하도록 하죠."- 어른을 위한 동화들 가운데'연어'가 가장 감동적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연어'는 밀리언셀러로 '어린왕자'를 쓴 생떽쥐페리와 비교하는 평론가도 있습니다."「어린왕자」에 비하면 「연어」는 밑이죠. 제가 연어를 쓸 때 어린왕자를 롤 모델로 생각했던 것은 사실이고요. 그런 형식의 글, 소설도 아니고 동화도 아닌, 소설이면서도 동화인 그런 양식이 그 동안 없었기 때문에 많이 읽혔던 것 같고. 내용이 요즘 아이들은 귀하게 키워 놓으니까 오직 자기 자신만 알게 되는데'나'라는 존재라는 게'나'만을 위해서 사는 게 아니고 누군가에게 배경이 되어 주어야 한다, 그런 메시지를 독자들이 잘 읽어 준 것 같아요."- 갈수록 어렵고 난해한 시가 많은 듯합니다. 막연하지만, 좋은 시란 어떤 시를 말합니까?"단순하게 말하면 좋은 시는 맛이 있으면서도 몸에도 좋은, 음식으로 치면 그런 게 좋은 시죠. 저도 좋은 시가 뭔가를 모르니까,(웃음) 시라는 게 시인이 쓰는 거지만 시인의 개인적인 고백 양식이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해요. 보편적인 공감이 필요하고, 독자들에게 새로운 눈을 틔워 줄수 있는 시가 좋은 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좋은 시를 쓸 수 있습니까?"학생들에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많이 읽어야 한다. 읽어야 되는 것은 책뿐만 아니라 세상을 많이 읽어야 한다. 세상에 대해서 연애감정 같은 것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혼자 술 먹지 말고, 여러 사람하고 술을 먹어 봐야 한다. 시라는 게 세상읽기의 결과물이거든요."- 2009년 5월 노무현 대통령 서거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영결식 노제에서 추도시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를 낭송해 많은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과 감동을 줬습니다. 어떻게 쓰게 됐습니까? "평소에 원칙과 상식을 지키는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제가 좋아했고요.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죽음을 애도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시 한편으로 애도를 해보자 한 거죠. 돌아가신 게 5월인데 3월 말에 봉하마을에 가서 직접 뵌 적이 있어요."- '혁신과 통합 전북지역위' 공동대표와 노무현재단 전북위원회 상임대표를 맡았는데. 시인의 정치참여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그걸 어떻게 보면 정치참여라고 볼 수도 있지만, 또 어떻게 보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활동이라고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냥 시인으로서 또 이명박 정부 이후의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서 발언할 때는 발언을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해요. 제가 뭐 직접 정치를 하지는 않을 거고요. 저는 최소한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 또 과거로 돌아가는 퇴행과 미래 희망을 보여주는 것 사이에서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를 물을 때는 제 소신대로 발언하고 시도 쓰고 참여할 것은 참여하고,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민주주의는 거꾸로 가고, 남북관계는 거의 파행 수준이고, 4대강은 파헤쳐져서 돈을 쏟아 붓고 있고, 그런 것들에 대해서 침묵하면 그건 정말 비겁한 것이죠."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밝혀 주시죠."나이는 아직 몇 살 안 되지만 너무 많은 일을 하면서 살아온 것 같아요. 제가 참 좋아하는 말인데 빈둥거리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시라는 것도 좀 빈둥거리는 시간이 있어야 쓰여지는거든요. 그리고 제가 하는 일 중에 북한에 사과나무 심는 일이 있습니다. 한겨레 통일문화재단하고, 제가 만든 북녘에 나무보내기운동본부하고 2008년부터 평양 근교에 있는 사과나무 농장 3만 평에 사과묘목 1만2000 주를 심었거든요. 원래 3개년 계획으로 10만 평 하기로 했는데 딱 끊겨있는 거죠."- 전북의 문학 수준과 조언해 주고 싶은 말은?"근대 이후에 전라북도 문학판이 한국문학에서 큰 역할을 한 분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죠. 미당 채만식 신석정 윤흥길 박범신 양귀자, 최근에 신경숙 은희경까지. 경제적인 도세(道勢)에 비해서는 문학적인 전통은 대단한 지역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현 단계는 정체국면인 것 같아요. 특히 시인들이 지나치게 많이 양산되는 풍토는. 저도 전북작가회의 회장을 맡고 있어서 이 말을 하기가 조심스러운데, 문협 얘기는 안하는 게 좋겠습니다.(웃음)"

  • 기획
  • 조상진
  • 2012.01.03 23:02

"나 보다 우리, 함께 사는 전북"

▶ 관련기사 3면나눔과 봉사. 우리 사회를 지속시킬 이 시대의 화두다. 2011년 지구촌을 휩쓴 불평등과 사회적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또 경기불황이 심화되면서 사회적 약자층이 더욱 두껍게 형성되고 있으며, 우리사회의 큰 불안요인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한해 우리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일자리와 무상복지 문제도 따지고 보면 양극화 심화에 따른 결과물이다.특히 복지확충의 기대는 높고, 국가재정은 한계가 있는 시대에서 우리 스스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에게 나눔, 봉사, 소통과 공감 같은 새로운 사회문화가 절실한 이유가 되는 것이다. 사실 요즘 정치권에서 내세우는 선택적 복지 또는 보편적 복지 개념도 나눔(기부)문화의 제도적 정착 개념이다. 올해는 4월 국회의원 선거, 12월 대통령 선거가 연달아 치러진다. 가히 '정치의 해'다. 큰 선거가 연중 치러지면 정 ㅀ姸─ㅋ英 등 전반에 걸쳐 숱한 정책과 쟁점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중에는 당장 유권자의 표심을 잡아끌기 위한 선심성 정책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된다.전북일보는 '정치의 해' 2012년을 출발하면서 '나눔, 그리고 희망'을 기치로 내걸고 뛴다. '나의 가치' 가 강한 선거판이 벌어지는 올 대한민국 사회에서 자칫 소홀해질 수 있는 '우리와 나눔의 가치'를 지키고 확산, 독자들이 더 큰 희망을 안고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지난 해 전북사회를 뒤돌아보면 아쉬움이 많다. 시내버스와 시외버스의 파업이 1년 가까이 지속됐고, 시외버스 파업으로 인한 노사갈등은 아직도 풀리지 않았다. 또 자치단체장 선거를 치르면서 선거법을 위반한 남원시장과 순창군수의 당선이 무효돼 재선거가 치러지는 등 다사다난했다.이 같은 현상은 우리 사회에 만연된 이기주의 때문이다. 양극화된 사회는 서로 자기이익을 쫓는 심리를 자극하고, 많은 사람들이 이기주의에 빠지면서 사회 혼란이 커지는 사회 시스템이 작동되고 있는 것.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자기 중심적인 것은 아니다. 유명인에서 서민층까지 많은 사람들이 현금 기부를 넘어 유산기부, 재능기부, 문화기부, 식품기부, 사진기부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랑을 나누고 있다. 나눔 문화는 지역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전북일보가 지난 연말부터 펼치고 있는 연탄 나눔 운동에 많은 개인과 기업, 단체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도 얼마 전 어김없이 찾아와 주민들을 감동시켰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진행하는 사랑의 온도탑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이재호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은 "우리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따뜻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그늘진 곳이 너무 많다"라며 "어렵고 힘든 일상생활 속에서도 소외된 이웃을 잊지 않고 기부의 실천, 그런 문화의 확산이야말로 계층간 격차를 없애고 사회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획
  • 구대식
  • 2012.01.03 23:02

감동하는 가슴은 따뜻하다이재호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회장

'다사다난' 이라는 말은 퍽 진부하다. 연말이 되면 지겨울 만큼 이 말을 듣는 일이 이번에도 바뀌지 않았다. 한 해를 결산하는데 그 보다 더 적절한 어휘를 찾지 못해서 일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이번에도 지난해를 '감동'이라는 단어로 정리할 수 있었다. '사랑의 열매'(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몸담은 이래 시작된 변화이다.사랑의 열매 사무실은 일 년 내내 감동의 물결이 구비치는 특별한 곳이다. 유치원 꼬마부터 아르바이트 학생, 저임금의 근로자에서 노점상 할머니까지. 오히려 남의 도움을 받아야 마땅할 사람들이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성금을 맡기는 기관이기 때문이다. 지난 해 9월에는 교통사고로 숨진 '철가방 천사' 김우수씨의 사연이 한반도를 눈물로 적셨다. 지난 12월, 우리 고장의 91살 할머니는 평생 모은 재산을 다털어 3억여 원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았다. 그래서 이제는 가진 게 없으니 남을 돕기가 어려워 마음이 아프다는 TV 인터뷰로 우리를 울렸다.전주 노송동의 '얼굴없는 천사'는 이번 성탄절 직전에 산타클로스처럼 어김없이 오셔서 전국을 감동으로 떨게 만들었다. 그 이름 없는 천사가 지난 12년 동안 세상에 기부한 것이 단지 2억4천여만 원이라는 금액으로 표시되는 화폐에 불과할까?12월1일 사랑의 열매가 전주시 오거리에 설치한 사랑의 온도계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눈금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사랑의 열매 봉사단원들의 눈물겨운 헌신과 언론. 행정기관들의 뜨거운 관심이 이 한파를 이겨내고 있다.기업과 기관의 직장인들은 매월 급여의 일부를 정기적으로 기부하고 매출의 일정액을 자동적으로 기부함으로써 연중기부의 시스템화가 확산되고 있다.이 같은 기부의 일상화 추세에 힘입어 전북사랑의 열매에는 지난 해 모두 65억여 원의 성금이 모아졌다. 이 모금액에 중앙지원금 40억 원을 보태 모두 105억여 원이 전북지역에 지원되었다. 3만 가구의 어려운 이웃과 1천 군데의 복지시설, 수많은 저소득 아동, 청소년과 독거노인, 장애인들이 온정의 손길을 맞잡을 수 있었다.그러나 이것으로 충분치는 않다. 아직도 따뜻한 도움이 필요한 그늘진 곳은 너무도 많아 안타깝다. 기부방법도 다양하다. 현금이나 물품을 어려운 이웃에게 직접 전달할 수도 있고 사랑의 열매를 통해 지원을 위임하거나 수혜자를 지정할 수도 있다. 또 금품이 아닌 노동이나 재능을 기부할 수도 있다. 대기업까지도 금품이나 기능을 활용해 사회공헌활동에 다투어 나서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사랑의 열매가 벌이는 이번 모금캠페인의 슬로건은 '나눔! 행복으로 되돌아옵니다'이다. 이제 더 이상 나눔과 기부는 선택적 문제가 아니다. '기부는 의무다' 지금 세계의 시대적 요구는 양극화 해소와 분배의 정의구현, 동반성장에서 더 나아가 공존민주주의 지향이다. 누구나 감동을 받으면 가슴이 뜨거워진다. 모두가 뜨거운 가슴이 되어 다함께 훈훈한 겨울나기에 동행하기를 소망한다.

  • 기획
  • 구대식
  • 2012.01.03 23:02

재능·문화·개미 기부, 2012년 '나눔 바이러스' 퍼뜨린다

"부자는 자기 자식을 유능하게 만들 수 있을 만큼의 돈을 남기고, 무능하게 만들 만큼의 돈을 남기지 않는다". 그동안 390억 달러(약 42조원)를 사회에 환원했거나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또한 "재산을 가지고 죽는 건 수치다". 전 재산을 기부하기로 한 중국의 부호 천광뱌오에서 "자식에게 능력이 있으면 아버지의 돈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 전 재산 4000억원을 기부키로 한 국제적인 기부활동의 선구자 성룡까지 이들에게 있어 공통분모는 나눔이다, 그리고 사랑이다. 상하위 개념도 성립되지 않는다. 다만 사랑을 찾아가는 나눔의 방법만 다를 뿐이다.본보는 올 한해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나눔의 새바람, 재능 기부 △객석도 나눠요, 문화 기부 △나눔이 곧 행복, 개미 기부 등 세가지 방향에서 제2의 워런 버핏과 천광뱌오, 성룡을 찾아내고, 적극 소개하려 한다.△돈과 시간, 사랑 나눔나눔의 한 축인 기부의 사전적 뜻을 보면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돈이나 물건 따위를 대가 없이 내놓음이다. 요즘은 기부를 실천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물질적 기부뿐 아니라 봉사하거나 멘토링 후원, 재능 기부처럼 개인의 역량에 따라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아직 정착단계는 아니지만 헌혈, 장기기증, 재능기부,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확산 중이다. 그동안 나눔은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어려운 형편에도 한푼 두푼 모은 것을 고스란히 내놓는 특별한 소수가 하는 일로 인식돼 있다. 이는 한국인 기부 수준이 전 세계 153개국 가운데 57위라는 것에서 뒷받침한다. 최근 나눔 운동이 확산되고 있지만 아직 미약하다.반면 외국 사회지도층의 노블레스 오블레주는 우리를 숙연케 한다. 빌게이츠 등이 출범시킨 '더 기빙 플레지(The Giving Piedg)'에 따르면 마이클 블롬버그 뉴욕시장, CNN창업자인 테드 터너 등 40여명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키로 약속했다. 단순 비교로만 따져도 1500억달러(약 175조원)에 달한다.△갈수록 커져가는 나눔 바이러스최근 나눔 바람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과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대통령 등 정치인에서 박찬호 선수, 홍명보 올림픽 축구대표팀 감독 등 스포츠 스타, 가수 김장훈과 방송인 김제동, 정혜영-션 부부 등 연예인이 주도했다. 안 원장은 지난해 본인 보유 회사지분 주식(당시 주가 기준 1740억원)을 사회에 환원키로 했다.방법도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유엔식량계획(WFP)과 함께 전 세계 기아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쌀을 기부할 수 있는 게임인 '프리라이스' 한국어 버전을 출시했다. 포스코는 월급 1%씩을 모아 다문화자녀 교육을 돕고 있다. 총 830명 임직원들이 참여, 연간 8억7000만원이 모아질 전망이다.공공기관도 빠지지 않는다. 경기도는 건축사와 손잡고 소규모 건축물을 무료 감리해주는 방법으로 재능 기부를 하고 있다. 경남 창원시는 선물 대신 축하받을 사람 이름으로 기부하는 축하 기부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인천시는 식품기부활동을 한 기업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식품 기부에 나섰다. 개인 또는 단체의 나눔 활동도 눈부시다. 대전에서 활동하는 음악인들은 매 연말 'YWCA 성탄축하 재능기부 음악회'를 연다. 서울 종로구 음식점들은 '딱! 하루매출 기부운동'을 벌이고 있다. △아직도 갈 길 먼 도내 나눔 문화도내 나눔 문화의 아이콘은 전주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다.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12년째 익명으로 2억4700만원을 보내왔다. 얼굴 없는 천사는 남원 산동면에도 3년째 찾아오고 있다. 지난 2009년부터 매 연말마다 300만원씩 보내온다. 이처럼 나눔 바이러스는 도내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얼굴 없는 천사의 원조 겪인 전주 노송동의 주민으로 구성된 노송동애향회는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전해달라며 50만원 어치의 쌀을 전주시에 보내왔다. 천주교 전주교구를 비롯한 종교계에서도 1100여 만원 어치의 쌀과 라면, 김치를 전달해왔다.도내 자치단체도 발 벗었다. 정읍시는 지역 내 23개 읍면동 출입구에 쌀뒤주를 설치해 사랑의 쌀뒤주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는 취약계층 중 결식우려가 있는 대상자들이 언제든 읍면동을 방문, 쌀을 가져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북도도 사랑온정 나눔 연탄배달 행사에 나서는 등 나눔문화 확산에 뛰어들었다.그러나 갈 길이 멀다. 고액기부의 기준인 '아너 소사이어티' 멤버 67명 가운데 도내는 단 한명도 없다. 사랑의 열매에 따르면 도내 올 1월부터 11월까지 2만3993명이 52억9500만원을 기부, 전년 동기 2만4638명이 45억5200억원을 기부한 것보다 액수는 늘었으나 기부자는 줄었다. '얼굴 없는 천사'의 본류라고 떠들어대는 전주시마저 자랑할 만한 나눔 활동이 없다. 구대식이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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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대식
  • 2012.01.03 23:02

"뚝배기에 얽힌 일상의 애환 꼼꼼하게 녹여내"

수필을 붓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했다. 그런데 바로 그 말에 수필 쓰기의 용이함과 어려움이 모두 들어 있다. '붓가는 대로' 누구나 쓸 수 있으되, '붓가는 대로' 아무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닌 글이 바로 수필이라는 말이다. 예심을 거쳐서 마지막까지 논의가 되었던 것은 이정인의 '마당', 윤희순의 '바람꽃', 오서림의 '뚝배기' 세 작품이었다. 이 작품들은 모두 완결된 한 편의 수필로서 부족한 점도 있었지만 각자 돋보이는 힘도 갖추고 있었다. 적어도 문장을 다룰 줄 아는 솜씨만으로는 '마당'이 가장 돋보였는데, 그게 또 이 작품의 약점으로 지적되었다. '마당'과 관련해서 연상되는 몇 가지 에피소드를 묘사 중심으로 나열하다 보니 현란한 수사는 읽으되 잔잔하게 읽는 맛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것이다. '바람꽃'은 임종이 엄마 남지 않은 노모와 그 막내딸이 산사에서 하룻밤을 함께 보내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것을 사실감 있는 문체로 담아내지 못했다는 점이 지적되었다. 그에 비해 '뚝배기'는 문체상의 안정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졌지만, 뚝배기에 얽힌 일상의 애환을 꼼꼼하게 녹여낼 줄 아는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수필가로 활동하기에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마당'과 '바람꽃'의 필자들과는 내년을 기약하기로 했다. '뚝배기'의 필자는 더 좋은 작품으로 이번에 경합했던 다른 필자들에게 예의를 갖춰줄 것을 당부한다.

  • 기획
  • 이화정
  • 2012.01.02 23:02

"바람 속 날 수 있도록 날개 달아 줘 감사"

바람은 늘 한 곳으로만 불었다. 나는 그 바람 부는 방향만 지켜보고 있었다. 그것이 글이든 삶이든 방관자적 시선은 변두리에만 머물렀다. 이제는 그 바람을 내가 만나러 가야했다.신춘문예 원고를 보내놓고 원피스 한 벌이 갖고 싶었다. 추위를 많이 타서 잘 입지 않을 거라는 걸 알면서도 원피스를 장롱 안에 걸어두고 싶었다. 그것은 내 안의 글의 바람을 끌어내기 위한 일이었다. 한동안 글 쓰는 일에 움츠러져 있었다. 수필은 알면 알수록 어려웠고 좌절하게 만들었다. 좋아하는 작가의 글에 감동하고 다음 신작을 기다리며 사는 재미도 글 쓰는 일 못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머릿속에는 늘 문장에 대해 고민하고 참신한 소재거리가 없나 눈을 크게 떴다.나의 동문이자 선배이자 멘토이신 송금례님. 내 속의 감성을 자극하여 글줄이 나오게끔 조용히 지켜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작 속에 수작이 나온다며 치열하게 쓰라고 용기를 주신 교수님, 부모님, 가족들 모두 고맙습니다. 존경하는 여천님께도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바람 속을 날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주신 전북일보사와 심사위원님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제대로 된 글을 한 번 써 보라는 격려로 감사히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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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1.02 23:02

"따뜻한 서정과 맑은 연민 보여주고 있어"

심사는 비교적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심사위원들은 한 편의 시가 유기적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보았다. 작품의 처음과 끝이 조직화되어 있는지를 살펴보았다. 난해한 시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난해한 시는 명상과 사색에서 탄생한 것으로서 유심하게 들여다보면 해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이 곤란하다고 본 시는 비록 그것의 파편적 언어와 기발한 상상력이 부분적으로 절창을 낳더라도 맥락의 구조화가 되어 있지 않은 경우였다. 시행의 전개가 연상에 의해 진행되더라도 산만하고 까다롭기만 한 경우는 제외시켰다.고현도의 '까치의 독후감' 외 2편은 안정되고 사려 깊은 시편들이었다. 시류에 영합하지 않는 장점이 돋보였고, 오래 다듬은 흔적도 역력했다. 그러나 정아(正雅)하기만 할 뿐 새롭고 기발한 해석이 부족했다. 규정하고 설명하는 진술이 많은 것도 시의 맛을 떨어지게 했다.반면에 임해야의 '독도' 외 4편은 전체적으로 보아서 사고가 기발하고 분명했다. 그런데 이 기발하고 분명함의 수준이 투고한 작품들 사이에서 편차가 컸다. '독도'나 '쿼드러츠學' 같은 작품들은 상상력이 뛰어났으나 그 착상 자체는 진부하고 평범했다. 그래서 연상이 과잉되게 사용되고 있는 느낌을 갖게 했다. 시적 질문이 보다 더 독특하고 다양한 곳에서 생겨났으면 좋을 듯하다. 당선작과 마지막까지 경합한 작품들이었음을 밝혀둔다. 분발을 당부한다.이도율의 '노숙' 외 3편은 진지한 작품들이었다. 순정이 있는 따뜻한 서정을 보여주었다. 옹동이라는 곳의 맵고도 신 삶의 풍경을 보여준 '항아리'도 좋았으나 심사위원들은 '노숙'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우화적 요소가 가미되었으나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맑은 연민에 이르고 있다는 점도 이 시의 장점이었다. 시단에 좀 늦게 나오는 만큼 정신을 곤두세워 부지런히 좋은 작품을 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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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화정
  • 2012.01.02 23:02

"재미와 비애 있는 詩 쓸 수 있도록 분투하겠다"

2011년 크리스마스 저녁이었다. 마음의 모든 정물들을 설레게 했던 당선 통보를 받고, 나는 산양이 바위를 건너는 법을 생각했다. 약속한 것은 아니었지만 해거름에 전화해도 그냥 한 잔 할 수 있는 사람처럼 늘 거기 있을 것 같은 산양의 눈망울을 떠올렸다. 산양이 아니라면 건너기 힘든 바위를 딛고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하나의 법을 알았다 했더니, 어느새 새로운 바위가 나를 기다리는 날이 지속되고 있다. 결국 바위를 건너는 법을 다 알지 못하고 가고 말 것이다. 하지만 살아있는 한 지속되어야 할 고통스럽고 즐거운 일이다. 내가 사는 곳은 눈이 많이 내린다. 겨우내 이 땅의 주인은 사실 눈이다. 내가 아끼는 나무를 부러뜨려 눈을 흘기면 "내 것 내 맘대로 하는데 네가 무슨 상관이야."라고 말하는 듯 처마에 고드름을 수십 개나 매달아 놓은 적도 있다.나는 하루 종일 집에 갇혀 있거나 엉금엉금 친구를 만나러 나간다. 원래 만나려 했던 친구를 나는 늘 만나지 못한다. 그가 이 땅에서 살았던 자취를 거두어 자기 땅으로 망명해 버린 지 몇 해가 되었기 때문이다. 13권 대하소설 '마적'을 마치고 삶 또한 마친 친구 서 권은 지금도 눈 내리는 감나무 가지에 와서 내 집 개를 밤새워 짖게 한다. 나가 담배를 피워 그와 소통을 하는 일이 뜸해졌다. 그도 이제 돌아갈 곳을 찾았는지도 모른다. 심사위원들께서는 관계를 성찰하여 희열 가득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면허증을 내주셨습니다. 재미와 비애가 있는 시를 쓸 수 있도록 분투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시를 쓴다 하였지만 눈 뜨지 못한 나에게 점안을 해주신 안도현 교수님, 아낌없는 비판을 해주었던 우석대학원 문예창작학과 문우들께 금오도를 드립니다. 내가 살았던 날들을 빨래처럼 비틀면 흘러나올 물 색깔이 거의 똑같을 나의 친구들, 함께 젓가락 딸그락거리던 어머니와 아내, 식구들께는 무엇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습니다.

  • 기획
  • 이화정
  • 2012.01.02 23:02

수필 당선작 - 뚝배기

맵시는 부족해도 푸근한 오지그릇이다. 아가리가 넓고 속이 깊은 건 제 안에 담긴 음식을 한껏 품어내기 위해서다. 그 안에서 노랗게 봉싯 부풀어오른 계란찜은 더없이 맛깔스럽다. 바글바글 끓는 청국장은 헛헛한 몸의 기운을 돋군다. 무게감 없는 양은냄비는 왠지 경박해 보이지만, 투박하니 묵직한 뚝배기에는 이름 그대로 뚝심이 배어 있다. 서민적이고 인간적인 맛을 담아내는 데에는 뚝배기만한 그릇도 없다. 뚝배기는 완전한 것보다 조금은 허점이 있어야 더 친숙하다. 한두 군데 이가 빠진 아가리 둘레로 와글와글 개구리 울음소리를 내며 국물이 끓어넘쳐야 제 맛이다. 자르고 찌르는 서양음식에 비해 입술을 쑥 내밀고 숟가락을 후후 불어가며 뚝배기에서 떠먹는 우리 음식에는 여유로운 정이 흐른다. 뚝배기의 질감은 매끈한 물감보다 가루가 묻어나는 크레파스에 가깝다. 계집애들의 보들보들한 손등이 아니라 평생 진일, 마른일 가리지 않으신 우리네 어머니의 손등이다. 처자식 건사하기 위해 뚝심 하나로 묵묵히 농사를 지으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그 안에 깃들어 있다. 고봉밥처럼 넉넉하고 속정 깊은 그릇이다. 어쩌다 나는 뚝배기로 먹고 사는 집으로 시집을 왔다. 삼계탕집을 운영하시는 어른들을 시부모로 모시게 되었던 것이다. 갓 시집 온 새댁이 맨 먼저 배워야 할 것은 뚝배기와 가까워지는 일이었다. 나는 반지르르하게 배를 닦아주는 것으로 뚝배기에게 손을 내밀었고 말을 텄다. 하지만 그런 내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뚝배기는 며느리 자격부터 시험하려 들었다. 달구어진 뚝배기를 잘못 집었다가 데이고 물집이 잡히는 건 예삿일이었다. 잘 익은 수박이 쩍 소리를 내며 갈라지듯 금이 제법 굵게 간 뚝배기도 심심찮다. 필시 뜨거운 불 위를 어지간히 들락거렸으리라. 더는 못 쓰게 된 뚝배기는 망치로 톡톡 깨부수라고 시어머님은 내게 일러주셨다. 하지만 시집살이 스트레스가 어디 톡톡으로 해소될 일인가. 나는 시어머니 몰래 금간 뚝배기를 뒷마당 구석에 쌓아 올렸다. 그 뚝배기들이 어느 날은 내 키만큼 부쩍 자랐다가 와르르 무너지면서 박살이 났다. 그 소리가 속을 후련하게 했다. 그런데 내가 너무 이기적이었던 걸까. 그날 오후에 시어머님이 삼계탕 솥을 들어내리다 펄펄 끓는 국물을 그만 다리에 쏟고 말았다. 비명을 지르며 가슴을 쓸어내리는 내게 어머님은 괜찮다며 오히려 나를 위로해주셨다. 당장 병원에 가셔야 한다고 말씀드렸지만 소용없었다. 이게 약이다시며 벌겋게 덴 자리에 감자를 갈아 붙이실 뿐이었다. 하루도 가지 않아서 어머님의 다리는 곳곳이 물풍선처럼 물집이 잡혔다. 결국 어머님은 그날 밤을 뜬 눈으로 새우셨다. 밤새도록 뚝배기 깨지는 소리가 귓가에 쟁쟁거려서 나도 뒤척거렸다. 다음날, 왜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했느냐는 의사의 지청구가 또 가슴을 저릿저릿하게 했다. 뚝배기 속 국물은 조금만 방치해도 속수무책으로 왁 넘친다. 국물이 끓기를 기다렸다가 기름기도 걷어내고 잡내 나는 불순물도 덜어내야 하는데 그 시절에는 그것조차 제대로 몰랐다. 무지한 나를 보다 못한 뚝배기가 스스로 기름기와 불순물을 내보내서 제 맛을 찾았던 것이다. 좋은 것은 품고 해로운 것은 가려서 뱉어낼 줄 아는 이치를 나는 뚝배기한테 배웠다. 그렇게 쩔쩔매던 며느리가 뚝배기를 만진 지 올해로 이십 년째다. 가게를 물려받은 뒤 팔에도 제법 힘을 올린 그 며느리가 지금은 어른들께서 물려주신 맛을 이어나가고 있다. 어린 닭을 손질해서 솥에 넣고 푹 고아내기까지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일을 하자면 허리가 뒤틀리고 어깨도 뻐근해진다. 그러면 온갖 상념에 빠진다. 고부갈등도 있고, 뜻대로 되지 않는 아이들 때문에 속상할 때도 있다. 가족간에도 민주주의 원리가 적용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런데 내겐 의무만 지워진 것 같아서 야속하기도 했다. 닭이 고아지는 동안 다른 솥에 넣을 어린 닭을 또 손질한다. 내장을 말끔히 긁어내고 미리 준비한 인삼, 대추, 찹쌀 등속으로 그 안을 꽉꽉 채울 때는 마음이 또 요상해진다. 어느새 내 안의 작은 응어리까지 사그라든다. 이마에 잡혔던 주름도 저절로 펴진다. 그리고 두 시간 가량을 뭉근한 불에 푹 고아 뚝배기에 담아내면 어느덧 내 마음은 해감을 다 토해낸 바지락처럼 개운하다. 이제 뚝배기는 내 분신과 같다. 체질적으로 몸이 차가운 나와 열이 많은 뚝배기는 어쩌면 서로의 고단한 등을 토닥여주며 평생을 함께해야 할 운명공동체인지도 모른다. 뚝배기와 더불어 살아갈 날들이 얼마인지는 모르겠다. 뚝배기를 닮고 싶다. 뚝배기처럼 담백하고 뜨거운 열정이 부럽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맘속에 금 간 뚝배기 하나를 걸어놓고 산다. '뚝배기보다 장맛'이라고 했다. 겉모양은 보잘 것 없지만 내용은 그만이라는 뜻이다. 처음에는 다가가기 어려워도 차츰 정감있게 다가오는 사람이 있다. 훈훈하게 덥혀져 오는 사람, 인연을 소중히 여기고 늘 한결같은 사람이 바로 뚝배기다. 그런 사람을 하나라도 마음에 두고 살아간다면 늘 보양식을 먹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 그런 이에게 뜨끈한 삼계탕 한 그릇을 대접하고 싶은 날이다.

  • 기획
  • 이화정
  • 2012.01.02 23:02

"미소가 번지는 새해 선물같은 소설"

본심에 올라온 5편을 읽으면서 새삼 소설 속 개인사가 사회현실을 반영하는 적절한 연결고리로 작동하고 있는지, 그것이 결국은 성공과 실패를 나누는 잣대임을 확인했다. '이야기'를 넘어 문학으로 이르는 길을 찾아내는 것, 그것이 관건이었다. 물론 쉽지 않지만.'울려라 종소리'는 이야기에 급급했고 '컴백홈'은 자신의 이야기가 부족했다. 심리치료사인 화자가 지니고 있는 상황이 주변 인물들의 삽화에 묻혀버려 아쉬웠다. '라일락 나무가 있다'는 도입부 문체부터 아주 명료하여서 기대를 가지고 읽었지만 이야기가 지나치게 단순했다. 공감하고 싶었지만 공감할 수 없었다.'깊은 숨'은 탄탄한 문체만으로 이미 시선을 끌고도 남음이 있었다. 세밀한 묘사들에 지나침이 없었고 때때로 깊은 성찰이 드러나는 문장도 꽤 있어서 아마도 당선작일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게 만들었던 소설이었다.그러다가 '어느 시대의 연애'가 나타났다. 정말이지 단숨에 읽었다. 소설이 끝나가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마지막 문장까지 다 읽고 나니 저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아니, 새해의 선물 같은 소설을 당선작으로 뽑을 수 있어서 기쁘다. 중앙지 신춘문예와 비교한다 해도 손색이 없다는 말도 덧붙이고 싶다. 축하를 보낸다.

  • 기획
  • 이화정
  • 2012.01.02 23:02

"문학 본질은 작품 통해 감동 주는 것"

많이 부족한 작품이라 당선을 기대하지 않았는데 운이 좋았습니다. 겸손하게 보이려고,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닙니다. 소설 습작을 많이 하지 못 했고, 인문학 공부도 절대적으로 부족하기에 두렵습니다. 글을 너무 쉽게 쓰는 것은 아닌지 반성도 합니다. 자만하지 말고 열심히 공부하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을 거라고 믿고 정진하겠습니다. 전북일보와 심사위원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부끄럽지만 고백하자면, 문학의 본질이 '감동을 주는 것!' 이라는 기초적인 사실을 최근에 깨달았습니다. 학교에 다닐 때는 딱딱한 전공 서적을 읽고, 리포트를 쓰느라 문학과 가까이 할 시간이 없었는데 요즘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소설과 아동청소년 문학을 꼼꼼하게 읽게 되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올해 유독 고민이 많아 삶이 고단하다고 느끼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작품 속 인물들이 건네는 말 한마디에 따뜻한 위로를 받았습니다. 감동의 힘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또 읽을수록 풍성해지는 작품을 보며 어떤 글이 좋은 작품인지 곰곰이 생각할 기회도 얻었습니다. 까닭에 2011년은 제게 의미가 크고, 이번 당선은 새로운 시작이 될 겁니다. 소설가 최인석 선생님, 아동문학 평론가 김서정 선생님, 이남석 선생님 감사 드립니다. 늘 격려해주는 가족과 친구들, 특히 '런치 메이트' 수빈 누나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 기획
  • 이화정
  • 2012.01.02 23:02

전북지역 RDD방식 최초·최대규모 실시

여론조사 어떻게 했나리서치뷰는 62년 전통의 전북 대표정론지 '전북일보'의뢰로, 지난 12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에 걸친 전북 11개 국회의원 지역구 및 14개 시군별 ARS[RDD]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제19대 총선과 관련해 11개 국회의원 지역구별 정치인 세대교체에 대한 의견, 정당 지지도, 전북도 및 14개 시군 직무평가 등에 대한 RDD방식의 여론조사는 이번 전북일보와 리서치뷰 조사가 국내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RDD는 'Random Digit Dialing'의 약자로, 전북지역 고유번호인 '063' 지역번호를 이용해 컴퓨터로 전화번호를 생성한 후 무작위 추출해 조사를 진행하는 방식을 말한다(임의전화걸기). 그 동안 국내 여론조사기관들이 사용해 온 조사방식은 KT에 등재된 전화번호만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러다보니 KT에 등재되지 않은 약 60%에 달하는 도민들이 여론조사에 아예 배제됨으로써 조사결과와 실제 표심에 큰 차이가 나타날 위험성이 높았던 것이다. 아래 표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이번 전북지역 RDD조사는 기존 방식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실제 이번 조사와 관련해 전화를 받은 분들이 전체 세대수의 절반에 가까운 33만7098명에 달하고, 마지막 설문까지 응답해주신 응답자가 1만6433명, 지역구별 정량(연령성비) 비례로 추출된 최종 유효표본이 8804명에 달하는 방대한 조사였다. 전라북도에서 정치현안과 관련해 지금까지 시행된 여론조사 중 역대 최대규모의 조사라 단언할 수 있다. 그런 연유로 이번 조사와 관련해 일부 불편을 느끼신 독자들도 계실 것으로 생각된다. 늦게나마 지면을 빌어 사과드리며 깊은 양해를 구한다. 세부 조사결과 문의는 리서치뷰(02-786-0409)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 기획
  • 김준호
  • 2012.01.02 23:02

여론조사 주요 질문

1. 최근 정치권의 변화와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리 지역도 세대교체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① 큰 정치인으로 키우기 위해 경륜을 가진 정치인이 계속해야 한다② 능력있고 참신한 정치신인이 출마할 경우 인물교체가 필요하다 ③ 기타 잘 모르겠다2. 그렇다면 총선에서 선생님이 후보를 선택하실 때 다음 중 어떤 기준에 가장 중점을 두고 투표하시겠습니까?① 개혁성 ② 능력 ③ 소속정당 ④정책과 공약 ⑤ 지연학연혈연 ⑥ 기타3. 김완주 전북도지사가 지난 5년간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① 매우 잘하고 있다 ② 대체로 잘하고 있다③ 대체로 잘 못하고 있다 ④ 매우 잘 못하고 있다 ⑤ 기타 잘 모르겠다4. OOO시장(군수)이 지난 5년간 일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니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① 매우 잘하고 있다 ② 대체로 잘하고 있다③ 대체로 잘 못하고 있다 ④ 매우 잘 못하고 있다 ⑤ 기타 잘 모르겠다5. 총선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다음 여섯 가지 중에서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①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②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 확보 ③ 복지 확대 ④ 세대 교체와 정치 개혁⑤ 지역균형발전⑥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정착 ⑦ 기타6. 현재 지지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호감가는 정당은 어디입니까?① 한나라당② 민주당 중심의 민주통합당 ③ 자유선진당 ④ 민주노동당 중심의 통합진보당 ⑤ 진보신당⑥ 기타 지지정당 없다

  • 기획
  • 김준호
  • 2012.01.02 23:02

"정치보다 경제 우선" 생활고 해법 주문

외환위기 극복 이후 미국발 금융위기를 지나 최근 유럽 재정위기 등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생활은 힘들어지고 사회 양극화는 심해졌다. 상대적으로 도세가 약한 도민들의 체감은 더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고자하는 열망과 맞물려 도민들은 오는 411총선에서 가장 큰 기대 분야로 '경제'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전북일보의 여론조사에서'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가 411총선에서 도민의 기대 1순위를 차지했다. 근소한 차이로 '지역 균형발전'이 그 뒤를 이었다. 이들 항목은 모든 연령층에서 골고루 가장 중요한 항목으로 꼽혔다. 올 411총선의 최대 화두인 '정치개혁이나 세대교체'보다도 앞섰다. 결론은 하나였다. 지난 1992년 미국 빌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당선될 때 외쳤던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가 민심이었다.도민은 오는 4월 총선에서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를 가장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내년 총선에 거는 기대가 있다면 어느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조사대상의 26.4%는'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라고 응답했다. 자녀 세대인 20대와 부모 세대인 50대~60대 이상에서 높은 응답률이 나왔다. 뒤를 이어 '지역균형발전' 23.7%, '세대교체와 정치개혁' 16.6%,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 확보' 11.7%, '복지확대' 11.4%,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정착' 3.9%'순으로 조사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19세20대는 그들의 지상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33.2%)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지역 균형발전(22.4%), 세대교체와 정치개혁(16.5%),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 확보(11.1%), 복지확대(8.6%),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정착(2.8%)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5.4%였다.30대는 지역 균형발전(24.7%)이 가장 높았으며, 세대교체와 정치개혁(19.5%),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18.5%), 복지확대(17.7%),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 확보(12.4%),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정착(2.8%) 순으로 나타났다.40대 역시 지역 균형발전(26%)이 첫 순위였으며,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23.7%), 세대교체와 정치개혁(18.8%),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 확보(13.4%), 복지확대(11.3%),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정착(2.8%) 순으로 답했다.50대는 20대와 마찬가지로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30.9%)를 우선으로 선택했으며, 이어 지역 균형발전(24.5%), 세대교체와 정치개혁(16.7%),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 확보(10.8%), 복지확대(7.8%),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정착(3.6%)의 순으로 응답했다.60대 이상도 일자리 창출과 청년실업 해소(26.1%)가 가장 높았으며, 지역 균형발전(21.8%), 세대교체와 정치개혁(13.4%), 복지확대(11.7%),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 확보(11.2%), 남북교류 확대와 평화정착(6.3%) 순으로 나타났다.

  • 기획
  • 이세명
  • 2012.01.02 23:02

52.7% '능력' 중시 '개혁성·정책' 이어

지금껏 도내 총선은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로 귀결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 도민 절반 가량은 후보 선택 기준으로 '능력'을 가장 먼저 꼽았다. 이에 비해 소속 정당과 지연학연혈연 등은 선택기준의 후순위로 밀렸다. 오는 4월 총선 때 후보 선택 기준으로 도민 52.7%는 '능력'을 가장 중시했다. 뒤를 이어 개혁성 18.5%, 정책과 공약 14.8%, 소속정당 5.8%, 지연학연혈연 0.9% 순으로 나타났다. 무응답은 7.3%였다.선거구별로는 모든 지역에서 능력을 중시하겠다는 의견이 42.8%~65.1%로 나타난 가운데 고창부안 65.1%, 정읍 58.0%, 남원순창 57.4%, 김제완주 57.3%, 진안무주장수임실 53.3%, 익산 갑 52.4%로 집계됐다. 나머지 지역에서도 40% 이상이 능력을 선택 기준으로 꼽았다.능력 다음으로는 개혁성(18.5%)에 주목했다. 전주 완산 갑을과 덕진, 군산에서는 20% 가량이 개혁성을 꼽았고, 다른 지역은 10% 중후반으로 나타났다. 정책과 공약을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견은 평균 14.8%로, 능력과 개혁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주 덕진에서 20.4%로 가장 높았고, 고창부안이 9.4%로 가장 낮았다. 이같은 현상은 선거 때마다 후보들의 공약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여론조사 기관 관계자는 "747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던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이 대표적인 '거짓 공약'으로 드러나면서, 대통령조차 국민과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현상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이와 함께 소속 정당(5.8%)과 지연학연혈연(0.9%)을 중시하겠다는 의견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후보 선택 기준으로 소속정당을 꼽은 응답자는 자유선진당 지지층(15.9%)과 60대 연령층(7.4%)에서 상대적으로 높았고, 지역별로는 완산 을(7.6%)에서 가장 높았다.

  • 기획
  • 이세명
  • 2012.01.0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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