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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시민문학제 함께 해요"

모든 전주시민을 글 쓰는 시민으로 만들기 위한 전주시민문학제가 올해 처음 열린다. 전주시가 주최하고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가 주관하는 제1회 전주시민문학제는 전주시가 예향의 도시임을 널리 알리는 예술제이다. 전주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범시민 축제로, 시민들의 문학적 역량을 높이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전주시민문학제는 후백제부터 조선왕조에 이르기까지 천년고도의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전주시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작품 공모전이다. 전주시에 거주하는 시민 누구나(문단 등단자는 제외) 자신의 생각을 원고지나 도화지 위에 마음껏 펼치면 된다. 작품은 4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운문, 산문, 그림일기 부문으로 나눠 공모한다. 운문과 산문의 주제는 전주 천년의 역사와 문화, 전주 팔경과 전주신팔경, 한옥마을 등이다. 그림일기 주제는 덕진연못, 전동성당, 한옥마을, 한복이다. 당선자는 9월께 발표한다. 장원 7명, 차상 7명, 차하 14명, 가작 24명에게 시상한다. 총 시상금은 1000만 원이다. 당선작은 작품집으로 발간하고, 낭송회나 전시회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 이소애 회장은 전주시민문학제는 시민의 문화예술적 소양을 높이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많은 시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작품은 한국문인협회 전주지부(전주시 덕진구 가리내로 254 환희B/D 5층)로 우편 또는 방문 제출하면 된다. 문의 063-232-3477.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3.25 19:58

[불멸의 백제] (56) 3장 백제의 혼(魂) ⑮

앞에서 내지른 신라군의 창날을 칼로 쳐 막으면서 계백이 와락 달려들었다. 화광이 충천해서 신라군사의 부릅뜬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으악!” 다음 순간 신라군사가 비명을 지르고 쓰러졌다. 계백이 몸을 틀면서 칼로 군사의 어깨를 내려친 것이다. 그때 땅을 울리는 말발굽 소리 사이에서 외침이 울렸다. “나솔! 어디 계시오! 선봉장이 찾으시오!” “여기다!” 버럭 소리친 계백이 몸을 틀어 뒤를 보았다. 백제군이 지척으로 몰려왔다. 기마군이다. 계백을 본 기마군들이 달려와 둘러쌌고 일부는 앞으로 밀려가 신라군과 부딪친다. 잠시 후에 계백과 진궁이 한솔 협반과 마주보고 서 있다. 전장(戰場)이어서 아직도 앞쪽에서는 함성과 신음이 터지고 있었지만 많이 줄어들었다. 기마군 3천이 모두 들어온 것이다. 기마군은 기세를 몰아 불에 탄 민가를 뚫고 지나가 옆쪽 동산까지 점령한 상태다. “나솔, 이제 하루만 버티면 되네. 방령께서 내일 저녁에는 진입하실거네.” 협반이 계백의 손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소리치듯 말했다. 협반의 시선이 옆에 선 진궁에게로 옮겨졌다. “대아찬도 수고하셨소.” “때맞춰 잘 오셨습니다.” 계백이 가쁜 숨을 고르며 대답했다. “곧 신라군이 전열을 정비하고 성문을 탈취하려고 할 것이오.” 진궁이 소리치듯 말했다. “앞뒤에서 협공을 하면 중과부적입니다!” 그렇다. 이제는 탈취한 성문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빼앗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 그때 협반의 부장(副將)이 다가와 소리쳤다. 불길을 뚫고 왔기 때문에 옷자락과 머리털이 그을렸다. “옆쪽 동산이 요지요! 그곳에 1천 군사를 배치해야 합니다.” “그럼 네가 가라!” 협반이 바로 지시했다. “좌군(佐軍)을 너한테 맡긴다!” 계백은 협반과는 처음 전쟁을 하지만 곧 전장에 익숙한 장수라는 것을 알았다. 전장에서 장수의 첫째 조건은 빠른 결단이다. 거기에다 냉정을 잃지 않아야 한다. 30대 초반의 협반은 백제 대성8족 중 하나인 협( )씨다. 부장이 서둘러 화랑 속으로 사라졌을 때 계백이 협반에게 말했다. “나솔, 저한테 1천 군사를 주시오! 내 군사와 함께 서문을 빼앗겠소.” “서문을?” 되물었던 협반의 눈이 곧 크게 떠졌다. “오오.” 탄성을 뱉은 협반이 소리치듯 말했다. “그렇지, 서문 수문장이 내통하고 있었지. 서문까지 탈취하기로 하자!” 머리를 든 협반이 소리쳤다. “우군(右軍) 대장을 불러라!” 불길을 뚫고 진입하려던 신라군은 거의 격퇴되어서 이제는 백제군만 보인다. 그 사이에 백제군 1진이 옆쪽 동산으로 진출하고 다시 1진이 서문을 탈취하려는 것이다. 백제군은 쉬지 않고 움직이고 있다. 이것이 노련한 장수의 용병술이다. 전장에서 군사들을 멈추게 하면 안되는 것이다. “아직 연락이 없느냐!” 그 시간에 김품석이 내성의 청 안에서 소리쳐 물었다. 이제 밤 술시(8시)가 넘은 시간이다. 청 안에 모여선 장수들한테서 살기가 무럭무럭 피어오르고 있다. 그때 청 아래에서 무장 하나가 소리쳐 대답했다. “예, 아직 전령이 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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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2 20:00

[대한민국 시급 전쟁] "시급보다 중요한 '철학' 설정해야"

하루그룹 이상민 대표가 시급 생활 10년, 경영 생활 10년 노하우를 담은 책 <대한민국 시급 전쟁>을 펴냈다. 이 대표는 더 나은 시급과 조건을 쫓아다니는 생활을 하면서 ‘나라면 풍족한 시급을 주며, 행복한 일터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월급쟁이 10년 만에 시급을 주는 사장이 되었다. 경영 생활을 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그는 시급 1만 원 이상을 함께 만들어가는 해법을 찾았다고 말한다. 이 대표는 시급 1만 원이란 ‘물고기’보다 ‘물고기 잡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20여 년 간의 실패와 성공의 경험을 통해 체화한 ‘물고기 잡는 법’을 공유한다. 그는 이를 일컬어 ‘시급 경영’이라 부른다. 시급 경영의 궁극적인 의미는 시급을 높이기 위해 노·사·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영 공식’이라는 뜻이다. 난 직원 넌 사장, 난 근로자 넌 경영자, 난 노동자 넌 CEO라는 사고와 용어를 버리고, 모두 함께 사회의 대가족이 되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해 개발한 시급 공식 ‘팀 시간÷(팀 매출-팀 지출)= 시급’도 소개한다. 팀 매출 최대를 위한 7단계, 팀 지출 최소를 위한 7원칙, 시간 최소를 위한 7원칙, 이익 최대를 위한 7원칙 등도 자세히 설명한다. 이 대표는 “우리는 시급보다 더 중요한 삶의 근원적 이유와 성찰 그리고 바른 생각인 ‘철학’을 가장 먼저 설정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시급 얼마에 흔들리지 않고 시급 그 이상을 굳건히 만들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3.22 18:51

84. 생선이름 어원 - 선비처럼 먹물 있다해서 '文어'

예로부터 내려온 물고기(생선)의 어원을 살펴보자. 생선 이름 뒤에는 대개 치와 어가 붙는다. 그런데 이것은 비늘의 유무로 구분한다. 즉 어자가 붙는 생선은 비늘이 있고, 치자가 붙는 생선은 비늘이 없다. 갈치, 넙치, 참치, 날치, 가물치와 붕어, 잉어, 숭어 등을 보면 그럴듯하다. 그러나 장어나 문어, 홍어는 어떤가? 따라서 단순히 비늘의 유무에 따라서 치와 어로 구분했다는 말은 보편적이기는 하나 좀 의구심이 든다. 다음은 생선 이름의 유래를 찾아보자. 갈치가 지금은 비싼 생선이지만 예전에는 고등어와 함께 서민들이 주로 먹는 싸구려 반찬거리였다. 그런데 옛날에는 칼치라고도 불렀다. 이는 그 모양이 칼(刀)과 같이 생겨 칼의 고어인 '갏'에서 ㅎ이 없어지고 갈이 되었고 뒤에 접미사 치가 붙어서 갈치가 되었다. 문어는 글을 쓰는 선비처럼 먹물을 지니고 있다고 해서 글월 문(文)자를 넣어 지어졌다고도 하고, 조선시대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를 보면 문어가 사람의 민머리(대머리)와 닮아서 민어라 부르다가 문어라 변한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경상도에서는 언제나 제사상에 문어가 오른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 잘 잡히지 않는 명태는 함경북도 명천에 태 씨 성을 가진 어부가 있었는데 어떤 물고기를 낚아 관찰사에게 바쳤는데 그 관찰사가 이를 아주 맛있게 먹고 그 이름을 물었으나 아무도 알지 못하였다. 그래서 그가 바로 지방의 명자와 어부의 성 태자를 붙여 명태라 부르게 하였다. 복어는 위협을 느끼면 배를 부풀리는 습성이 있어 배 복(腹)과 관련이 있다. <본초강목>에서는 고대 중국의 미인 서시의 젖가슴처럼 부드럽고 희다며 서시유(西施乳)라고 했다. 바지락은 깊이 20㎝ 안팎의 얕은 개흙 속에 살며 번식력 좋다. 개펄에서 이 조개가 바지락 바지락 소리를 내며 밟힌 데서 유래했다. 백합은 조개껍데기 무늬가 100가지나 될 정도로 다양하다 해서 붙은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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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22 18:51

[전북지역문학비평사론] 전북평단 형성사부터 주요 비평가 총망라

문학평론가 최명표 씨가 <전북지역 문학비평사론>을 내놨다. 전북 문학 현상에 대한 비평적 글을 모아 묶은 책이다. 일찍이 그는 전북 문단에 작가가 출현하는 과정을 계몽운동가, 사회운동가, 작가, 전문직 작가의 순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이 모형에 따라 시단, 아동문단, 평단, 극단, 소설단 등의 형성 과정을 차례대로 살피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해 <전북지역 시문학 연구>(2007), <전북지역 아동문학 연구>(2010)를 출간해 장르별 작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장선상에 <전북지역 문학비평사론>이 있다. 이 책의 제1부는 전북지역 평단 형성사로 도내 평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알아본 4편의 글로 이뤄졌다. 도내 평단은 이익상이 개척한 이래 계급주의 비평과 예술주의 비평이 각축하는 가운데 중간파 비평이 자리하게 되었다. 계급주의 비평은 문원태, 장준석, 윤규섭, 임순득 등으로 이어진다. 예술주의 비평은 유엽, 김환태 등으로 계승됐다. 중간파로는 김해강과 채만식의 비평을 꼽을 수 있다. 제2부 전북지역 비평가론에는 장준석, 김환태, 윤규섭, 천이두, 이보영, 오하근 등 비평가 6명이 이룩한 비평세계를 살핀 글을 실었다. 김제 출신 장준석은 도내 계급주의 비평의 앞자리에 선 논객이다.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카프 동경지부와 신간회 동경지부의 간부를 지낸 비평가이다. 무주 출신 김환태는 예술의 순수성을 끝까지 추구한 인상주의 비평으로 통칭된다. 문학적 본질에 입각한 비평이 평단에 자리 잡도록 이끈 선구자이기도 하다. 남원 출신 윤규섭은 1930년대 주요 신문과 잡지의 월평을 도맡을 정도로 활발히 활동했다. 또 남원 출신 천이두는 해방 후 뉴크리티시즘에 입각해 철저히 작품 위주의 비평을 전개한 비평가이다. 그가 남겨준 여러 가지 업적 중 가장 으뜸가는 공적은 한을 학문적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전주 출신 문학비평가이자 미술비평가인 이보영은 폭넓은 외국 문학 이론을 바탕으로 한국 문학을 분석하고 있다. 김제 출신 오하근은 김소월 연구에 평생을 바친 연구자이자 비평가이다. 그는 천이두의 제자답게 뉴크리티시즘의 방법론을 동원해 김소월과 김영랑의 시편을 정독했다. 제3부 비평집 서평은 이보영, 임명진, 정동섭의 평론집을 평한 글이다. 이보영의 <한국 근대문학의 문제>, 임명진의 <탈경계의 문학과 비평>, 정동섭의 <소설의 이론>에 대한 단평을 실었다. 최명표 문학평론가는 전북 근대 문학 자료의 발굴과 정리에 정성을 쏟는 연구자다. <김창술시전집>을 비롯해 <김해강시전집>, <이익상문학전집 1-4>, <유엽문학전집 1-5>, <윤규섭비평전집 1-2> 등을 펴내 도내 출신 작고 문인들의 작품을 정리했다. 또 <전북 근대 문학 자료 1-6>를 통해 근대 계몽기부터 해방 이전까지 문필 활동을 했던 유무명 작가들의 작품을 한데 모으기도 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3.22 18:51

[불멸의 백제] (55) 3장 백제의 혼(魂) ⑭

“무엇이? 북문에 불이?” 김품석이 소리쳤다. “무슨 말이냐!” “네. 북문 근처의 민가에 화재가 나서 북문 수비군이 길을 막고 있습니다!” 보고한 전령은 북문 경비로 보낸 대나마 서창의 군사다. “아니, 그럼 북문은 지금 어떻게 되었단 말이냐?” “북문 근처의 민가랑 모두 불에 타고 있습니다! 대나마가 성문으로 가려다가 북문 수비군이 활을 쏘는 바람에 못가고 있습니다!” “북문 수비군이?” “네. 수백명입니다!” “네.” 그때 부장(副將) 김용하가 말했다. “수상합니다. 제가 가보겠습니다.” “서둘러!” 소리친 김품석이 눈을 부릅떴다. “수문장 그놈이 미친 모양이다. 반항하면 베어 죽여라!” 그시간에 북문 성벽 위에 서 있던 계백이 말굽소리를 듣는다. “선봉군이오!” 옆에 서 있던 무장 하나가 소리쳤다. “이쪽으로 옵니다!” “오오.” 진궁이 탄성을 뱉었다. 어둠 속에서 두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때맞춰 오는구나!” “횃불은 들어서 신호를 해라!” 계백이 소리치자 군사들이 다투어 횃불을 집어들었다. 어둠속에서 나뭇가지에 붙은 불길이 좌우로 흔들린다. “왔다!” 이쪽저쪽에서 함성이 울렸다. “이겼다!” 계백이 머리를 돌려 진궁을 보았다. “이제 시작입니다.” “그렇소. 성안에만 신라군이 1만 5천 가깝게 있소.” 그때 아래쪽에서 화청이 소리쳤다. “나솔! 불길 속으로 신라군이 돌파해 오고 있소!” “선봉군이 곧 올거야!” 계백이 말했을 때 불길을 뚫고 신라군이 몰려왔다. “막아라!” 계백이 소리쳤다. “그리고 머리에 흰 띄를 매어라!” 이제 곧 선봉군과 합류하게 될 것이다. 말발굽 소리는 지진처럼 울렸다. 거리는 5백보 정도, 계백이 성벽 아래로 뛰어 내려가면서 다시 소리쳤다. “성문을 지켜라!” 앞쪽에서 다가온 신라군과 백제군 사이에 칼부림이 일어나고 있다. 화청이 앞장서서 분전을 한다. 계백이 칼을 치켜들고 달려가자 군사들이 뒤를 따른다. “옳지. 들어간다!” 기마군 중심에서 알리던 한솔 협반은 선두가 성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이어서 수십기가 빨려 들어가는 것처럼 성 안으로 들어간다. “와앗!” 뒤를 따르던 기마군이 함성을 질렀다. “이겼다!” 성 안은 불길이 충천해서 하늘이 붉게 물이 들었다. 협반은 칼을 빼들고 소리쳤다. “멈추지 마라!” 기마군이 전장에서 멈추면 커다란 과녁이 되는 것이다. 이윽고 협반도 성문 안으로 뛰어들었다. 불길에 휩싸인 거리를 백제 기마군이 쏟아지듯 나아가고 있다. 협반의 앞을 가로막는 신라군은 없다. 협반의 심장이 거칠게 뛰었다. “나솔! 나솔 계백은 어디 있는가?”

  • 문학·출판
  • 기고
  • 2018.03.21 18:31

[불멸의 백제] (54) 3장 백제의 혼(魂) ⑬

북문 수문장 박기세는 다가오는 진궁을 보더니 의아한 듯 눈을 크게 떴다. 전고(戰鼓)는 계속해서 울리는 중이었다. 북문 수비군은 이리 뛰고 저리 달리면서 성벽위로 오르거나 돌덩이를 나른다. 성벽 위에서 적에게 내던질 돌덩이다. “웬일이시오?” 박기세는 12품 대사 직급으로 휘하에 50여명의 수비군을 거느리고 있다. 다가선 진궁에게 묻더니 뒷쪽 군사들을 훑어보았다. 그때는 이미 1백 군사가 성벽의 돌계단을 오르는 중이었고 일부는 성문 주위에 흩어져있는 수비군과 섞여 있는 상황이다. “북문 수비를 도우라는 명을 받았어.” “금방 보군대장의 전령이 다녀갔소.” 박기세가 군사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북문 수비군으로 대나마 서창님이 5백 군사를 이끌고 온다고 했는데.” “내가 지휘를 맡기로 했네.” 어깨를 편 진궁이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어둠에 덮여진 북문 주변에 횃불이 밝혀져 있다. “그렇습니까?” 박기세가 이상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고 말을 이었다. “군주(軍主)께서 대아찬님을 폐마장에서 끌어내 주셨다니 다행이긴 합니다.” “그까짓 군주.” 후려치듯 말한 진궁이 허리에 찬 칼을 뽑았을 때다. 박기세가 펄쩍 뛰어 물러났다. 대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순간이다. 옆쪽에 서 있던 군사 하나가 쥐고 있던 창을 치켜들더니 그대로 던졌다. 10보쯤 떨어진 거리를 일직선으로 날아간 창이 박기세의 가슴을 관통하고 등판으로 한뼘이나 창날이 빠져나왔다. “으악!” 박기세의 비명을 신호로 삼은 것처럼 사방에서 살육이 일어났다. 한동안 북문 주변은 비명과 외침으로 뒤덮였다. 박기세의 가슴을 창으로 꿴 군사는 바로 계백이다. 기습을 당한 북문 수비군이 전멸을 당한 것과 맞춰서 안쪽 민가에서 불길이 일어났다. 화청의 제2대가 불을 지른 것이다. “성문을 열어라!” “계백이 소리치자 군사들이 성문으로 달려들었다. 그시간에 한솔 협반은 대야성에서 10리 거리까지 다가왔는데 산모퉁이만 지나면 성이 보인다. 이제 3천 기마군은 속보로 달려가고 있다. 아직 대야성 상황을 모르는 터라 먼저 정탐군을 내보낸 것이다. 협반 옆으로 부장이 다가왔다. “한솔, 산모퉁이만 돌면 대야성이 보입니다. 그때는 다 드러납니다.” “어쩔 수 없어.” 협반이 잇사이로 말했다. “나솔이 살아있다면 신호를 할 것이다.” 이곳까지 와서 숨어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그때 앞에서 질주하는 말발굽 소리가 울리더니 기마군 2기가 달려왔다. 첨병으로 내보낸 기마군 전령이다. “장군! 북문 안에서 불길이 오릅니다!” 전령 하나가 소리쳤고 이어서 다른 전령이 말을 잇는다. “북문이 열렸습니다.!” “나솔이 해냈구나!” 소리친 협반이 몸을 돌려 뒤를 따르는 백제군을 보았다. “북문으로 진입한다!” 무장들이 다시 소리쳤고 곧 3천 기마군이 달려가기 시작했다. “한솔! 서문이 아닌 것이 걸립니다!” 부장이 소리쳤지만 협반이 머리를 저었다. “성문이 열린 데다 안에서 불을 지른 것은 안의 공격을 막자는 의도다! 가자!” 협반은 공성전(攻城戰)을 여러번 치른 경험이 있는 것이다. 함정은 아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8.03.20 20:10

국립전주박물관서 '인문학 꽃' 피워보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승희)이 2018 인문학 강좌를 시작한다. 첫 강연은 22일 오후 6시 30분. 김용택 시인이 강사로 나서 섬진강 시인이 말하는 삶과 문학!- 자연이 말하는 것을 받아쓰다를 주제로 이야기한다. 현대사회에서 기술이 무한히 발전할수록 주목받는 인간적 감성에 대해 들려준다. 태어나고 자란 고향 아이들 앞에 서 있는 것을 일생의 가장 아름다운 일로 여겨온 김 시인은 38년간 교사로 근무하며 작품 활동을 했다. 시집 <섬진강>, <맑은 날>, <수양버들>, <김용택의 섬진강 이야기> 등을 집필했다. 김수영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등을 받았다. 강연과 함께 공연도 마련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전문사 과정을 수료한 신주영, 심수현 연주자의 가야금과 해금 협주다. 두 번째 강연자로 한국화가이자 한국묵자연구회장인 송만규 화백이 나선다. 4월 19일 오후 1시 30분 물방울에서 자유를 그리다를 주제로 강연한다. 우리나라 근대 음악사를 알기 쉽게 풀어주는 이영미 문화평론가의 현대 대중음악의 원류를 말하다- 닐늬리야와 라틴음악의 비빔밥도 이어진다. 5월 17일 오후 6시 30분. 김승희 관장은 다양한 인문학 분야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명사를 초청해 그들의 작품세계와 삶에 대해 듣고자 한다며 인문학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중의 욕구가 해소되고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가 신청은 국립전주박물관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문의 063-220-1038.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8.03.20 20:10

도청 도서관, '이름만' 전북 대표

2007년 도서관법 개정으로 광역자치단체에서 지역대표도서관을 지정설립해 운영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전북도는 전북도청도서관이 대표도서관으로 지정돼 있다. 그러나 도청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사서는 단 2명. 별도의 조직도 없는 상태다. 이렇다 보니 이름만 대표도서관일 뿐 지역 도서관 정책을 총괄하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12곳은 대표도서관을 설립했거나 건립 중이다. 전북도를 포함한 강원도, 충북도, 대전시, 광주시는 기존 도서관을 대표도서관으로 지정해 운영하거나 여전히 지정설립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도서관의 도서관 지역대표도서관 2007년 도서관법 개정으로 광역자치단체에 지역대표도서관을 지정설립해 운영하는 법적 기준이 마련됐다. 대표도서관은 지역의 도서관 시책을 수립시행하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곳이다. 주된 업무는 광역자치단체 단위의 종합적인 도서관 자료 수집정리제공, 지역의 도서관 지원협력사업 수행, 도서관 업무에 관한 조사연구 등이다. 지역 도서관의 거점 역할을 하는 도서관의 도서관인 셈이다. 특히 대표도서관은 지역 지식 문화유산을 총괄적으로 수집보존제공하는 기능도 한다. 지역에서 발행하거나 제작한 자료에 대한 납본 기능까지 기본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다. 도서관법이 개정됐을 당시 대부분 광역자치단체는 기존 공공도서관을 대표도서관으로 지정해 운영했다. 그러나 지역 공공도서관이 자치단체와 교육청 소관으로 운영 주체가 이원화돼 있어 대표도서관 지정만으로는 도서관간의 유기적인 협력을 끌어내기가 힘들었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극복하고자 광역자치단체는 운영 주체를 초월하는 대표도서관을 설립하기 시작했다. 경남 대표도서관은 2월 개관했고, 충남 대표도서관과 울산 대표도서관은 4월 개관을 앞두고 있다. 대구시와 부산시, 세종시, 경기도, 경북도 등도 대표도서관을 건립하고 있다. △이름만 지역대표도서관, 도청도서관 역할 한계 전북 내 공공도서관은 자치단체 소관 43개, 교육청 소관 18개 등 모두 61개다. 전북 지역대표도서관으로 지정된 도청도서관은 전북도 문화예술과와 협력해 업무를 추진하기 때문에 별도의 조직은 없다. 실제 도청도서관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사서 1명, 공무직 사서 1명이다. 전문가들은 도청도서관이 대표도서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역부족이라고 판단한다. 기존 도청도서관을 대표도서관으로 지정만 했을 뿐, 인력이나 예산에 대한 충원 없이 업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도서관 중장기발전계획 등 정책적인 비전을 제시하고, 지역 도서관과의 협력망을 구축하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이와 관련해 전주대 김홍렬 문헌정보학과 교수는 대표도서관은 전북을 대표하는 업무가 많다며 전북 작가의 자료 등 향토자료의 수집보존제공, 지역 문화콘텐츠 발굴, 국립중앙도서관과의 협력 사업 등은 대표도서관이 아니면 수행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대표도서관 설립에 관해 모든 시군에서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건립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자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특정 시군의 도심지역에 설립하는 것은 해당 시군의 도서관일 뿐 전북을 대표하는 도서관이 아니라는 의견이다. 이밖에도 대표도서관은 지역 도서관의 균형 발전과 지식정보 격차 해소에 관해 주요 사항을 심의하는 지방도서관 정보서비스위원회(이하 지방도서관위원회)를 두게 돼 있다. 지방도서관위원회 위원장은 부시장 또는 부지사가 맡는다. 현재 서울시, 인천시, 광주시, 대전시, 경기도, 전남도 등은 지방도서관 정보서비스위원회를 설치해 지역 도서관 정책 등을 심의하고 있다. 전북도는 지방도서관 정보서비스위원회조차 조직되지 않은 상태다. 지역 도서관 정책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북도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대표도서관 건립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인식하고, 타 자치단체의 사례를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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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주
  • 2018.03.20 20:10

[불멸의 백제] (53) 3장 백제의 혼(魂) ⑫

북이 울리고 있다. “전고(戰鼓)입니다. 선봉군이 지난 성에서 세 번째 전령이 왔습니다.” 진궁이 말했다. 방금 진궁은 내성에 들어가 분위기를 살펴보고 온 것이다. 유시(오후 6시) 무렵이다. 주위는 어두워지기 시작했고 무장들은 출전 준비를 마쳤다. 머리를 끄덕인 계백이 둘러선 무장들에게 말했다. “죽으면 후생(後生)에서 만나세.” 그때 화청이 픽 웃었다. “나솔, 그런 출진 인사는 처음 듣소.” “이 사람아, 목숨을 바쳐서 싸우라는 인사는 너무 많이 써먹었어.” 그러자 해준이 말을 받는다. “저도 부하들한테 써먹지요. 후생이 있다니 든든해집니다.” 마구간 안 분위기가 가벼워졌고 신라 항장(降將) 격인 전택이 한마디 거들었다. “저는 후생에서 신라 성골 왕족으로 태어나 또 투항하지요.” “앗하하.” 한족 출신 화청이 소리내어 웃었다. “신라 뼈다귀에 한(恨)이 맺혔구려.” “출진.” 그때 계백이 말하자 모두 입을 다물더니 마구간을 나갔다. “나솔, 내가 앞장을 서겠소.” 마구간을 나온 진궁이 계백에게 말했다. 계백과 진궁은 1백명을 이끌고 북문을 먼저 점령하기로 한 것이다. 그 뒤로 화청이 이근 1백명이 근처 민가에 불을 지르고 해준과 전택은 뒤를 맡는다. 계백이 뒤를 따르는 군사들을 돌아보았다. 모두 신라군 차림이었는데 굳어진 표정이다. “대야성을 빼앗으면 너희들이 1등 공을 세우는 것이다.” 계백의 목소리가 어둠 속을 울렸다. “생사(生死) 불문하고 너희들에게 포상이 따를 것이다! 1등 공 포상이다!” 백제땅 칠봉성에서부터 따라온 군사들이다. 지난번에 계백과 함께 신라땅을 무력정찰로 휘젓고 다닌 군사들인 것이다. 군사들의 눈빛이 강해졌다. 진궁을 앞세운 백제군은 폐마장을 벗어나 북문을 향해 다가갔다. 성 안에는 계속해서 북이 울렸고 주민들과 군사들이 어지럽게 섞여 이동하고 있다. 가끔 스쳐 지나는 무장(武將)들이 진궁을 보고는 건성으로 인사를 했다. 이쪽도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터라 이상하게 보는 사람은 없다. 군사들을 배치하는 상황이어서 부대 이동이 많기 때문이다. “대아찬, 어디 가시오?” 이제는 어두워져서 가깝게 다가가야만 얼굴이 보였는데 불쑥 묻는 소리에 진궁과 함께 계백도 머리를 돌렸다. 무장 하나가 군사들을 이끌고 가다가 진궁을 바라보고 물었던 것이다. “오, 아찬 아니신가?” 안면이 있는 무장이다. “나는 예비병을 이끌고 북문 수비를 도우라는 명을 받았소.” “난 동문이오.” 손을 들어 보인 무장이 군사들과 함께 어둠 속으로 사라졌을 때 진궁이 계백에게 말했다. “저 자도 진골 왕족이오. 곧 배치가 되고 자리를 잡으면 내가 명을 받았는지 확인을 할 것이오.” 계백은 웃어 보이기만 했다. 그때는 이미 늦었을 것이다. 그들은 곧 북문이 보이는 낮은 동산에 올랐고 곧 내려가기 시작했다. 3백 백제군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앞장서서 걷던 진궁이 생각이 난 것처럼 머리를 돌려 계백에게 말했다. “나솔, 대왕을 위해 목숨을 바치라는 말보다 군사들에게 포상을 내건 것에 감동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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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19 21:16

[불멸의 백제] (52) 3장 백제의 혼(魂) ⑪

“잠한성입니다!” 옆을 달리던 부장(副將)이 소리쳤다. “곧장 전령을 보낼 것입니다!” “이미 전령이 두어 곳에서 도착했을 것이야!” 한솔 협반이 소리쳐 대답했다. 백제군 선봉 3천기가 땅을 울리며 달리고 있다. 예비마와 군량, 물자를 실은 후위대까지 4천여 필의 말이 달리는 것이다. “전령보다 빨리 달려라!” 협반이 말에 박차를 넣으며 다시 소리쳤다. 선봉군은 이미 신라 대야주 깊숙히 진입해 있다. 국경을 넘어 곧장 동진하다가 크게 우측으로 꺾어 남진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 신라의 성 9개를 스치듯 지나왔다. 일부 성에서는 기마군을 내어 쫓아왔지만 곧 성의 영역을 벗어나면 되돌아갔다. 모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제는 봉화도 부수지 않고 지나간다. 오후 신시(4시)무렵, 앞을 달리던 정찰대에서 전령이 달려와 보고했다. “앞에 강이요!” “옳지, 대야성이 50여리 남았다!” 이미 지도를 모두 머릿속에 넣은 터라 부장 하나가 소리쳤다. 협반이 전령에게 지시했다. “강가에서 한식경쯤 쉬고 곧장 달려간다. 쉬는동안 밥을 먹는다!” 조금 이른 저녁이지만 때맞춰 요기를 할 수는 없다. 전령이 다시 나는 듯이 달려갔을 때 부장이 옆으로 붙더니 말했다. “한솔, 오늘 250리를 달렸습니다!” “나솔 계백이 제때에 성문을 열어줘야 하는데.” 협반이 땀과 먼지로 얼룩진 얼굴을 들고 앞쪽을 보았다. “제대로 성에 잠입했는지도 알 수가 없구나.” 나솔 계백만 의지하고 대군(大軍)이 움직인 셈이다. 그러나 전쟁에서 이런 일이 어디 한두 번인가? 28세가 된 협반도 그동안 수십번 전장에 나간 역전의 용사다. 이번 대야성 진입은 그중에서도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든다. 그시간의 대야성. 김품석이 청에서 세번째 달려온 전령의 보고를 받는다. 모두 대야주의 성주가 보낸 전령이다. “기마군 5천기입니다!” 이번 전령은 현암성주가 보냈는데 대야성에서 1백리 거리다. 김품석의 얼굴이 하얗게 굳어졌다. 웅산성에서 직진하면 호곡성이 나오고 남진하면 현암성인 것이다. 현암성 다음에는 장한성, 그리고 그 다음이 대야성이다. 이제 백제군이 목표가 분명해졌다. 동경이 아니라 대야성인 것이다. 백제군이 동경을 목표로 했다면 호곡성의 전령이 달려왔어야 맞다. 청안이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백제군이 대야성을 목표로 달려오는 중이다. 곧 장한성에서도 전령이 올 것이다. “준비하고 있었으니 걱정할 것 없다.” 김품석이 소리치듯 말하자 청 안이 조용해졌다. 그때 부장(副將) 김용하가 다가서며 말했다. “군주, 즉시 성문을 닫고 주민 출입도 금지시켜야 합니다.” “즉시 성문을 닫아라!” 김품석이 지시했다. “주위 성에 전령을 보내 대비하도록 하라!” “북을 쳐서 통금을 시키고 4개 성문에 병력을 파견해야 됩니다.” “즉시 시행하라!” 무장들이 서둘러 청을 나갔을 때 김품석이 다시 지시했다. “여왕께 전령을 보내도록! 그리고 이찬께도 연락을 해야겠다.” 이찬은 김춘추를 말한다. 김춘추에게 연락을 하면 김유신에게도 소식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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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18 20:20

전북 14개 공립박물관, 문체부 '우수 인증기관'

전북지역 14개 공립박물관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우수 인증기관에 선정됐다. 16일 문화체육관광부(사)전북박물관미술관협의회에 따르면 2017년 문체부가 실시한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 결과, 전북지역에서는 평가 대상인 16곳 중 14곳이 우수 인증기관으로 인정받았다.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는 2016년 11월 개정된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라 박물관 운영의 질적 수준 향상과 대국민 서비스 향상을 위해 도입된 평가제도다. 법이 개정도입된 후 처음 실시된 인증평가로, 지난해 기준으로 등록 한 지 3년이 지난 전국 190개 공립박물관(전북 16개)이 대상이었다. 4개 평가 지표(경영전략, 경영관리, 사업관리, 고객관리)를 기준으로 서면조사와 현장평가, 인증심사위원회를 거쳐 전국 123개 공립박물관을 우수 인증기관으로 선정했다. 도내에서 선정된 공립박물관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 남원향토박물관, 동학농민혁명기념관, 벽골제농경문화박물관, 부안청자박물관, 어진박물관, 왕궁리유적전시관, 익산보석박물관, 전라북도산림박물관, 전주역사박물관, 전주전통술박물관, 정읍시립박물관, 진안역사박물관, 판소리박물관 등 14곳이다. 우수 박물관으로 인증 받지 못한 곳은 마한박물관, 순창장류박물관이다. 인증박물관은 인증서를 받고 2017년 우수박물관 인증을 외부에 공시할 수 있다. 미인증 박물관은 콘텐츠서비스 등을 향상, 다음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인증받도록 문체부가 박물관 운영 컨설팅 등을 협조한다. 인증평가는 2년마다 시행해 공립박물관이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질적 향상을 꾀하도록 한다. 문체부 관계자는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은 단순히 박물관을 등급화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며 공립박물관 서비스의 질을 향상하고, 문화서비스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 근본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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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보현
  • 2018.03.18 20:20

83. 깍쟁이 - 조선 말 서울 청계천서 구걸하며 살던 거지

“대장장이 아저씨는 정말 개구쟁이야.” 이처럼 ‘-장이’는 그것과 관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이고, ‘-쟁이’는 그것을 나타내는 속성을 가진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다. 따라서 ‘옹기장이, 칠장이’처럼 직업을 나타낼 때는 ‘-장이’를 쓰고 ‘겁쟁이, 고집쟁이, 멋쟁이’ 등 사람의 특징을 나타낼 때는 ‘-쟁이’를 쓴다. 깍쟁이는 깍정이가 변해서 된 말이다. 깍정이는 원래 서울 청계천과 마포 등지에서 일정한 거처 없이 살며 구걸을 하거나, 장사지낼 때 상여 앞에서 잡귀를 쫓는 행동을 하며 돈을 받던 무뢰배들을 일컫는 말이다. 과거 서울 사람들에게는 ‘서울 깍쟁이’라는 비칭이 따라붙었다. 깍쟁이의 원뜻은 ‘거지’였으나 현재는 ‘이기적이고 인색한 사람’, ‘얄미울 정도로 약빠른 사람’이라는 뜻으로 사용되고 있고 이 말을 듣는 사람도 그리 기분 나빠하지 않는다. 조선 말 서울 거지들은 개천 다리 밑이나 동대문 옆 가산에 모여 살았다. 땅굴을 파고 사는 거지들을 ‘땅거지’ 또는 ‘땅꾼’이라 불렀는데 영조 임금이 땅꾼들에게 뱀을 잡아 파는 독점권을 준 이래 땅꾼은 뱀잡이를 뜻하는 말로 바뀌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8.03.15 19:53

현순영 문학비평가 〈응시와 열림의 시 읽기〉 출간

현순영 문학비평가가 자신의 시 평론을 한 권으로 엮어냈다. <응시와 열림의 시 읽기>는 현순영 문학비평가의 2013년 등단작과 등단 전에 썼던 시집 평, 등단 후 2017년 여름까지 시에 관해 쓴 글을 추려낸 책이다. 시와 시인에 대한 관점이 어떤 글에서든 대체로 일관되게 유지된다고 생각해 시 평, 시집 평, 시집 해설, 시인론 등 여러 목적으로 쓴 글들을 실었다. 글을 쓰는 동안 그의 관심사는 시인들이 삶의 어디쯤에서 어떻게 불화하고 화해하는지였다. “시인들이 삶과 불화하다가 화해하는 모습, 자신과 타인과 세상을 ‘응시’해 결국 삶과 시를 ‘열어’가는 모습을 읽어내는 데 골몰했습니다. 시의 이미지와 상징, 어조, 리듬 등 모든 요소의 변화를 짚어 시인들의 그런 변화를 증명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시어의 심연에서 우러나는 아름다움과 힘을 포착하고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책은 △제1부 나에 대한 응시, 시의 열림 △제2부 삶과 사랑의 열림 △제3부 나에서 우리로 △제4부 시 읽기의 지평을 여는 물음들로 구성돼 있다. 그는 시인들의 언어를 응시해 자신의 삶과 사랑, 글쓰기를 열어 보고 싶었다고 했다. 이제는 자신을 가득 채웠던 ‘나’를 떠나보내고 ‘우리’의 관계에 대해, ‘우리’ 삶의 맥락에 대해 쓰고 싶다고 한다. 책의 구성도 이를 반영했다. 현순영 씨는 제주대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석사, 고려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3년 평론으로 ‘서정시학’에서 신인상을 받아 등단했다. 저서로 문학사 연구서 <구인회의 안과 밖>이 있다. 지금은 전주에 살면서 문학사 및 소설 연구, 시 비평을 병행하고 있다. 전북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3.15 19:53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 덕유산에 얽힌 역사와 문화 해설·자료집 2권 발간

국립공원관리공단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 허영범)가 덕유산의 역사와 문화를 정리한 해설집 <영봉(靈奉)에 눈꽃처럼 피어난 덕유산의 역사와 문화>를 발간했다.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는 2016년부터 미개발 인문자원을 발굴·보전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덕유산 역사문화 발굴사업으로 추진했다. <삼국사기>, <비변사등록> 등 다양한 문헌자료에서 덕유산에 관한 기록만 추렸고, 사료비판과 역사적인 검토를 거쳐 이번에 <덕유산의 역사와 문화> ‘Ⅰ. 해설서’와 ‘Ⅱ. 자료집’ 등 총 2권을 펴냈다. 제1권 해설서는 덕유산을 찾는 일반대중을 위한 책이고, 제2권 자료집은 공원관리자와 전문가를 위한 것이다. 해설서는 역사와 문화 등 두 개 분야로 나눠 소주제별로 소개한다. 역사는 삼국시대부터 현대까지 덕유산을 둘러싼 전쟁, 종교, 항쟁 등을 설명하고, 문화는 인문지리, 경관자원, 유형문화재, 관련 문학 작품, 민간설화 등을 수록했다. 해설서를 보면서 명확한 근거가 필요할 경우 제2권 자료집에서 관련된 사료를 확인할 수 있다. 덕유산에 얽힌 이야기를 쉽게 풀어내면서도 탄탄한 고증이 뒷받침됐다. 허영범 덕유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공원엔 아름다운 자연만 있는 것이 아니다”며, “드높고 장엄하게 펼쳐진 연봉만큼이나 덕유산 지역의 역사는 장대하고, 수많은 계곡에는 선조들의 사연과 유산도 함께 흘러간다. 방문객들이 이곳의 역사, 문화까지 이해해 온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보현
  • 2018.03.15 19:53

[임미성 첫 동시집 '달려라, 택배 트럭!'] 깊은 울림이 있는 시

익산 성당초등학교 교감인 임미성 시인이 첫 동시집 <달려라, 택배 트럭!>을 펴냈다. 전북지역 동시 창작 모임인 ‘동시랑’ 회원이기도 한 임 시인은 2015년 성당초 교감으로 부임한 이후 매일 오후 1시 학생들과 함께 ‘맛있겠다’ 동시 모임을 해왔다. 동시로 역할놀이도 해보고, 아이들이 쓴 시를 모아 문집도 만들었다. 그가 2013년부터 쓴 시는 약 500편. 이 가운데 첫 번째 택배 트럭에 고르고 골라 담은 시는 45편이다. 소리 내어 읽을 때 즐거움이 있는 시, 반전과 울림이 있는 시, 독창적인 시선으로 대상을 바라본 시 등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아이들이 좋아해 준 시를 우선으로 실었다. “저기/ 기다란 길을 따라/ 달려온다, 우리 집에 배달하러/ 달려온다, 거의 다 왔다/ 상자 열기 전 두근거리는/ 마음 배달하러/ 달려, 달려온다// 달려라, 택배 트럭!” ( ‘달려라, 택배 트럭!’ 부분) 시집 제목이기도 한 ‘달려라, 택배 트럭!’은 택배 노동자의 죽음을 신문 기사로 접한 후 구상한 작품이다. 설렘을 안고 택배를 기다리는 모습을 톡톡 튀는 발랄한 말투와 상상력으로 표현했다. 열악한 근무 환경으로 이중고를 겪는 택배 기사를 응원하고자 하는 따뜻한 인간미도 엿보인다. 임 시인은 동시는 사람의 마음에 ‘울림’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울림이 일어난 동시는 오래오래 곱씹어 생각하고, 사람과 사물이 오래도록 화해하고 공존하게 하죠. 입말이 재미있고, 동요처럼 경쾌한 동시라 할지라도 마음에 울림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편 <달려라, 택배 트럭!> 북 콘서트는 다음 달 13일 오후 6시부터 전주교대 교사교육센터 마음연구홀에서 열린다. 인세의 10%는 소아암 환자를 위해 기부할 예정이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3.15 19:53

[전북작가회의 수필집 '길들이다'] 길은 곧 글이 된다

모든 이는 길 위에 있다. 눈을 들면 걸어가야 할 길이 있고, 고개를 돌리면 걸어왔던 길이 뒤따른다. 이 길은 추억의 장소이기도, 사유의 공간이기도 하다. 모든 일은 길에서 이뤄졌고, 또 이뤄져야 할 운명에 놓여 있다. 작가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점이 있다면, 작가들은 길 위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글로 그려낸다는 것. 길은 곧 글이 되고, 그렇게 그려진 글은 길이 되어 계속해서 뻗어 나간다. 전북작가회의 회원들이 펴낸 수필집 <길들이다>는 길과 글이 지닌 불가분의 관계를 잘 드러낸다. 작가들은 저마다 품고 있던 길 위의 문학, 인생, 사랑을 글로 옮겼다. 참여 작가는 곽병창, 김저운, 김병용, 김수돈, 김성숙, 김형미, 문신, 박서진, 박월선, 임주아, 오정경, 오용기, 오창렬, 유강희, 유수경, 윤미숙, 이병초, 이선옥, 이소암, 이영종, 이은송, 이준호, 장은영, 장용수, 정기석, 채명룡, 최기우, 최자웅, 한지선, 황보윤, 황숙 등 31명이다. 시, 소설, 동화 등 결이 다른 작가들은 길과 관련한 각자의 이야기를, 각자의 호흡으로 풀어낸다. 이 안에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해서 좋은 길, 반대로 혼자 있기에 방해받지 않아서 좋은 길이 있다. 작가들을 따라 숨은 길을 알아가는 묘미도 있다. 김형미 시인은 부안의 성터길을 따라 성황산을 한 바퀴 에돌아본 뒤 옛 부안의 관아터와 군청 인근 매산리고개, 부안 상설시장 등을 굽어보는 부안의 속살길을 소개한다. 정기석 작가는 무주 남대천을 따라 형성된 마을과 그 마을마다 자리 잡은 공공건축물을 길로 엮는 정기용 길, 김수돈 작가는 구불5길이라 불리는 군산 옥산저수지 수변 산책로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오창렬 시인은 춘향로 중 남원에서 오리정까지의 길을 통해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과 이별을 떠올린다. 전북작가회의는 서문을 통해 작가들에게 길은 침묵하는 신과 다르지 않다며 그 고요와 정적에 귀 기울이면서 자기 내면의 목소리로 고통스러워하는 작가들에게 길은 아니 신은 한 번도 빛나는 영감을 선사해준 적 없지만, 작가들은 저마다의 감각으로 신의 몸을 더듬고 살펴낸 형상을 오직 인간의 언어로 형상화해냈다고 밝혔다.

  • 문학·출판
  • 문민주
  • 2018.03.15 19:53

[불멸의 백제] (51) 3장 백제의 혼(魂) ⑩

그러나 김품석도 위기감을 느끼고는 전군(全軍)에 동원령을 내렸다. 대야성 안에는 기마군 5천5백에 보군 8천여명이 주둔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성벽이 높고 단단해서 난공불락이다. 가야국의 왕성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수백년간 수십번 공격을 받았지만 한번도 함락된 적이 없는 거성(巨城)이다. “성문을 모두 닫고 동문의 쪽문으로만 통행을 시켜라!” 김품석이 비상시에 대비한 명령을 내렸다. 전시(戰時) 체제로 운영을 하는 것이다. 무장과 관리들이 분주하게 움직였고 청 안은 활기에 찼다. 김품석이 다시 전령장교를 불러 지시했다. “동경성의 이찬 대감께 갈 전령을 대기시켜라! 내가 편지를 쓰겠다!” 이찬 대감은 김춘추를 말한다. 이미 왕성의 여왕에게는 급보를 올렸지만 장인 김춘추에게도 상황을 전하려는 것이다. 그 시간에 폐마장의 마구간에서 계백이 무장들과 둘러앉아 회의를 하고 있다. 진궁과 전택까지 끼었고 모두 신라 무장 차림이다. 화청이 판자 틈 사이로 밖을 내다보면서 말했다. “미시(오후2시)쯤 되었으니 앞으로 두어 시진이 지나면 어두워질 것이오.” “그때까지 발각되면 안되오.” 전택이 거들었다. 3백명의 군사는 모두 훈련이 잘 된 정예다. 폐마장의 마구간이 부서졌지만 커서 모두 은신을 했고 둘씩 셋씩 요소에 숨어 경계를 했다. 날이 어두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때 계백이 입을 열었다. “선봉군이 어디쯤 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술시가 되면 성문을 탈취한다.” 주위가 조용해졌고 계백의 말이 이어졌다. “목표는 북문, 먼저 선발대 1백명을 나와 대아찬이 이끌고 북문으로 다가가 수문장 이하 경비병을 베어 죽이고 점령한다.” 이미 선발대 병력도 구분시켜 놓은 것이다. “바로 뒤를 따라서 장덕 화청이 이끈 1백명이 근처 민가에 불을 지른다. 주민 피해는 될 수 있는 한 줄이도록.” 계백의 시선이 장덕 해준에게로 옮겨졌다. “그대는 급벌찬 전택과 함께 1백명을 이끌고 연락과 지원을 맡으라.” 위치는 맨 후방이 아니라 최전선이 된다. 불길을 보고 달려오는 신라군을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계백이 좌우를 둘러보며 말을 맺었다. “불을 지르고 나면 모두 성문 주위에서 아군이 올 때까지 기다린다.” 성문을 활짝 열어놓은 채 화광이 충천한 북문에서 기다리는 것이다. 신라군은 불길을 피해 옆쪽 서문으로 나와 북문의 앞쪽에서도 공격해 올 것이었다. 그것도 막아야 한다. 무장들이 모두 떠났을 때 마구간에는 계백과 진궁 둘이 남았다. 그때 계백이 저고리 안에서 가죽으로 감싼 편지를 꺼내 진궁에게 내밀었다. “편지를 이제야 드립니다.” “고맙소.” 바로 받아든 진궁이 편지를 펴더니 마구간의 떼어진 기둥 틈으로 들어온 빛에 대고 읽었다. 이윽고 읽기를 마친 진궁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받아들여 주셔서 고맙소.” “제가 죽어도 고화는 성주이며 나솔 부인의 대우를 받을 것입니다.” “이제 나는 여한이 없소.” “살아 남으셔서 가야인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는 것을 보셔야지요.” “이만하면 되었소.” 진궁이 손을 뻗쳐 계백의 손을 쥐었다. “내가 이제야 사위를 보게 되었구려.” “장인어른과 함께 사지(死地)로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둘이 마주보았고 동시에 허탈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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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3.15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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